The Christiantimes Oct.2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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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서부 유일의 기독교 주간지

크리스천신문 The Christian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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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3일(금) 특별판 제4호

오래 전 부터 ‘주일학교를 없애자!’는 구호를 외 쳤습니다. 이 구호를 제목 삼아 미주 중앙일보 에 칼럼을 한번 썼다가 내용은 제대로 숙지하지 도 않고 제목만 보고 발끈한 분의 전화를 받아 진땀을 뺀 적이 있습니다. 칼럼에서 전하고자 했던 주장은 그동안 교회에서 해오던 학교식 교 육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신앙 교육의 중심이 가정 이어야 함 이었습니다. 학교식 교육이란 표현은, 지식전달 위주로, 주 로 교실에서 한 30-40분 동안 행해지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하는 주입식 교육을 의미 합니다. 교회에서의 신앙 교육이 그동안 철저히 학교화 되어 있었던 것은 사용하는 용어에서도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은 그동안 교회 주일“학교”에 맡겨 져 각 “반 (classroom)”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교사”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일 주일에 하루 예배를 포함해 길어야 2시간 남짓 한 시간 안에 교육을 마쳐야 했습니다. 교회 안에서의 이런 학교식 교육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겠으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장점 만큼이나 단점도 컸던 것이 사실이고 이제 는 그 역할을 다 하였습니다. 성경에서는 가정 을 신앙 교육의 기본 장으로, 부모를 신앙교육의 제일 책임자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 해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세 기 남짓한 교회가, 또 교사가 자녀들의 신앙교 육의 책임을 떠맡은 양 지내왔으니 그것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했고 저 역시 약간은 자극적인 구호를 외쳤던 겁니다. 실지로 제가 나성 영락교회의 교육부 담당 목사 로 사역할 당시에는 교육부에서 “학교”용어를 없애고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교육할 수 있 는 자료를 배포하며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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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간편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자녀를 신앙 교육할 수 있는 묘책이 있느냐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해드리는 조언과 권면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밥상머리 교육을 하시라는 겁니다. 안 그래도 밥상머리 교육에 관해서는 일반 교 육영역에서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터 넷에 검색해보면 많은 자료가 뜹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뭐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자녀들과 식 사하며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이런 저런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밥 상머리 교육이 무엇보다 성경적이라 생각합니 다. 신명기에서도 분명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 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 을 강론할 것이며” 하였습니다. 이건 꼭 “교실” 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무시로 자녀에게 신 앙교육 하라는 명령입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자 녀와 함께하는 식사시간은 빼놓을 수 없는 기회 입니다.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은 자녀들과 식사 시간에 밥상에 둘러 앉아 옛날 이야기를 많이 하 시라는 겁니다. 소위 “라떼는…”의 형식으로 시작하십시오. 아 빠가 자랄 때, 엄마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으 로 시작하는 이야기들. 더 옛날로 가셔도 좋습 니다. 우리 노씨 조상은 오래전 중국에서 한국 으로 오셨어. 할아버지, 할머니는 대대로 한국 대전이란 곳에서 살았 단다. 대전 근처에 노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하나 있 거든. 그 마을에 산 하나는 묘지인데 우리 조상 들이 다 그곳에 묻혀 계셔. 거기 아빠 할아버지 묘비 뒷면에는 아빠 이름 그리고 Jeremy (제 큰 아이 이름) 이름도 적혀 있단다. 나중에 한국 같이 가서 보여줄게. 할아버지는 은행을 다니셨 고 아빠가 14살 때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그리 고 작은 아버지 이렇게 네 식구가 미국으로 이 민을 온거야… “라떼는 말이야..”가 꼰대들이 하는 말투라고 부 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자녀들은 부모님의 어릴 적 이야기, 가족의 배경과 특히 북미주에서 2세, 2.5세로 자라면서 직계의 이민 과정의 이야 기를 매우 흥미롭게 듣습니다. 무엇보다 자녀의 Korean-Canadian 으로의 정체성 형성에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의 흐름 가운데 우리 가족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에 관해 언급하 는 겁니다. 어려운 이민생활 가운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도우셨는지, 교회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 었는지,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기쁨과 책임에 대하여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즉 옛날 이야기 형식을 빌은 간증을 하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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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옛날 이야기하며 대화하는 거라 부모가 쑥 스럽지 않아도 되고 부담도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하나님 이야기가 밥상대화 의 중심이 되다 보면 약간의 격식을 차린 가정 예배를 시작하는 것도 조금은 손쉬울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다음세대를 향한 교회역할은 무 엇인가 라는 무거운 주제에 관한 칼럼을 부탁 받 았습니다. 간단히 답하려고 합니다. 이제는 자 녀 신앙교육에 관한 한 교회가 조금 뒤로 빠지 는 것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그럴 수밖 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따지고 보면 전화 위복입니다. 사실 말씀드린 대로 오래전부터 주 장해오던 바입니다. 우선되는 책임을 부모에게 다시 돌리는 것이 옳습니다. 교회는 어떻게 부 모에게 동기부여와 자료 제공을 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밥상머리 신앙교육을 위한 지침서 마련, 자녀와 의 대화의 주제와 흐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 밥상머리 교육에서 가정예 배로 전환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반복되 는 의식(ritual, 예배, 성찬식 등) 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부모교육 등을 교회 교육부와 목회자 들이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지식전달만이 아닌 지혜전달, 부모와 자녀의 소통, 관계 중심적 교육, 인성/성 품 계발 우선이란 좋은 장점들과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녀들의 한국어 어휘, 표현력 향상이 라는 부수적 이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경적 교육이기에 자녀들에게 예수께서 나의 주님이시요, 그리스도시라는 흔들리지 않는 신 앙의 뿌리를 심어주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약간 뒤로 빠지고 주일학교는 없애고 대 신에 밥상에서부터 부모가 자녀들을 신앙 교육 할 수 있도록 격려, 후원, 동기부여, 자료 제공하는 것이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부모의 신앙을 자녀들이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생생하게 듣고 전해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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