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12 - 심지현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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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지 현

1995년 2월에 태어났습니다.

엄마에겐 똑순이로, 학교에선 심지로 통했습니다.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걸 즐기며, 아무말 대잔치를 사랑합니다.

특기는 쉬운 것도 어렵게 생각하기, 취미는 사서 고생하기 입니다.

인생 주변의 사랑할 것들을 찾아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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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지 현


차례

1995

p.6

2010

p.18

2013

p.28

2018

p.42


2018년 가을의 기록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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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딱 저였대요. 지하철 타면 모르는 아저씨한테 막 동화책 읽어달라고 하고. 약간 관심받고 싶은 아이?

애가 맨날 엉뚱한 소리 하고 장난 심한 개구쟁이면 짜증 날 법도 하잖아요.

근데 저희 부모님은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신 적이 없었어요. 어릴 때부터 자립심을 키워주려고 많이 노력하셨거든요. 지금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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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는 부모님이 저 혼자 필리핀으로 유학을 가보겠냐고 하시더라고 요. 1년 동안. 그땐 해외를 처음 나가본단 생각에 혼자 떨어지는 게 무섭고 외로운 게 걱 정되고 뭐 이런 생각을 못 했어요. 그렇게 열 살짜리 혼자서 가방 하나 덜렁덜렁 메고 외 국에 유학을 간 거죠.

유학원을 다니면서 홈스테이를 했어요. 먼저 와 있는 한국 친구들이 있어서 그 친구들 에게 좀 의지하려고 했죠. 근데 텃세가 심하더라고요. 뭐 하나 하려고 해도 잘 안 끼워 주고. 엄청 서러웠어요. 제가 착한 아이 콤플렉스 같은 게 있어서 사람들이랑 문제가 생 기면 그 원인을 저한테서만 찾으려고 노력하는 나쁜 습관이 있거든요. 그 친구들은 별 이유 없이 따돌리는 건데 저는 저를 바꾸려고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맨날 유 학원 전화 붙들고 울었어요.

그때 외로움이란 걸 처음 느껴본 것 같아요. 힘들어하니까 엄마가 다시 들어오라 하 시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만에 한국에 돌아왔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그때 이후로 뭐든 혼자 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 것 같아요. 큰 걸 얻은 거죠. 물론 영어는 "May I borrow your marker?" 한마디밖에 못 배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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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선 또 엄청 개구쟁이로 지냈어요.

그때 한창 만화 돌려 보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오천원만 주면 키스해주는 놈], [아빠가 된 일진 짱] 뭐 이런 순정만화. 그거를 막 친구들 두세 명이 모여서 전권을 다 빌려요.

저희가 행복한 반이었는데, 저희 학교 반 이름이 다 그랬거든요. 행복한 반, 즐거운 반, 정다운 반 이렇게요.

행복한 반에서 [오천원만 주면 키스해주는 놈] 전권을 빌리고 또 다른 데선 [아빠가 된 일진 짱]을 빌려요. 그러면 한 바퀴 돌고 교환해서 또 보고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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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혼자 있을 때 인터넷을 조금씩 하다 보니까 5, 6학년 땐 컴퓨터에 완전 빠졌어요. 그때 한창 포토샵, 그림판으로 만든 거 인터넷 카페에 공유하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저는 그림판에 꽂혔었어요.

맨날 손글씨 이쁘게 꾸며서 카페에 올리는 재미로 살았던 것 같아요. 카페 회원 생활을 정말 성실하게 했죠. 게시판 지기도 하고.

뭔가를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보여줬을 때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반응을 보면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막 혼자 웹툰 그려서 올리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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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저랑 언니가 같이 메이플 스토리에 빠진 거예요. 근데 캐릭터를 이쁘게 꾸미려 면 캐시 충전을 해야 하잖아요. 저는 막 겁나니까 소심하게 용돈 생기면 카드 사서 충전 하고 그랬는데 언니가 엄마 핸드폰으로 소액 결제하는 법을 알아낸 거예요. 초등학생 입장에선 거의 돈이 쏟아지는 마법봉이 생긴 거죠. 펑펑 쓰다 보니까 소액결제로만 2, 30만원이 나왔어요.

근데 엄마는 제가 엄마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돈이 많이 나온 줄 안 거예요. 어른 들은 기계 잘 모르잖아요. "너가 사진 찍어서 돈 이렇게 많이 나왔지!!!" 하면서 저를 막 혼내셨어요. 저는 울면서 아니라고. 언니라고 그랬죠.

그리고 그때쯤 그런 거 있잖아요. 얼짱. 반윤희 이런. 2006년에서 2007년쯤에 리바이 스 501 이런 거 되게 유행하고 그랬잖아요. 카고바지. 엄청 좋아해서 구제 옷 찾아다녔 어요. 그때 앞머리 완전 짧게 자르고 샤기컷하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중학교 때까지도 앞머리 짧은 애 하면 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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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고등학교는 남녀 분반이었어요.

여자들끼리 있다 보니까 애들 다 좋아하는 선배 하나씩은 마음에 품고 그랬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저도 어떤 오빠 한 명을 마음에 품었어요. 그때가 시험 기간이 었나? 제가 먹을 걸 사서 먹고 힘내라고 그 오빠한테 줬어요. 제가 좋아한다고 막 말하 고 다니니까 그 오빠 귀에도 들어가서 절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 오빤 되게 범생이 같은 스타일이었어요. 선하고 안경 쓰고 공부 잘하게 생긴 오빠. 되게 다정하고 그럴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 오빠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하 다가 밥도 처음으로 같이 먹어보고 데이트를 하게 됐어요. 근데 점점 그분이 다가오려 고 하니까 제가 싫어지는 거예요. 되게 밀어내게 되고. 제가 항상 판이 깔리면 되게 조심 스러워 하더라고요. 걱정만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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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러다 제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예요.

고등학교 3학년 때. 1, 2학년들 가르치시는 역사 선생님이셨어요. 원래는 아예 모르던 쌤이었거든요. 근데 하루는 보충시간에 친구랑 같이 아딸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는데 들 어오시는 거예요.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본 선생님이니까 인사드리자 하고 안녕하세요 인사했어요. 그러니까 어~ 하고 나가시더니, 잠깐 이따 다시 들어왔다 다시 나가시는 거예요. 뭘까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저희 떡볶이를 계산해 주셨더라고요. 와 멋있다, 감사하다 했죠. 근데 웃긴 게, 떡볶이값이 굳어서 그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 으려고 베스킨 라빈스에 갔는데 또 마주친 거예요. 그래서 떡볶이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했더니 "어 그래 공부 열심히 해" 하시더라고요. 그때 이제 심쿵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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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게 원래 엄청난 계기로 찾아오는 게 아니잖아요.

어느 순간 보니까 제가 그 선생님을 엄청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맨날 뭐 사서 드리려고 교무실 문 앞까지 갔다가도 '어 나를 너무 부담스러워 하시면 어쩌지?' 막 이러면서 문고리도 못 돌리고 온 적도 많아요.

한번은 목캔디 드리려고 응원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쓰고 있는데 친구가 "어 이게 뭐야?" 하고 뜯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그 친구한테 "야!! 너!!!" 하고 소리 질렀어요. 걔는 제가 웃겨가지고 막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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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과 정하는 것도 그 선생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사학과 지원했거든요. 역사를 좋아하게 된 것도 사실 그 선생님 덕인 것 같아요. 사학과 준비한다고 우리 역사 바로 알기 대회 이런 거 준비했거든요? 선생님한테 도와달라고 하는데도 마음이 두근두근 거렸어요.

근데 하루는 친구들이 저한테 뛰어오더니 그 선생님이 여자친구가 있다는 거예요. 친구들도 제가 그 선생님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었거든요. 그거 듣고 진짜 처음으로 울었어요. 뛰쳐나가서 막 뛰면서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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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첫사랑이라기보다는 제가 마음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 선생님 동경하는 거를 사랑이라 착각했던 것 같아요.

고3 수능 공부가 워낙 힘들잖아요. 그 당시엔 다들 하는 공부니까 특별히 힘들다 생각 못 했는데 제가 많이 힘들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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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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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능을 보고 대학을 갔어요.

사실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역사 교육과를 가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사학과에 오게 된 거예요.

사학과는 교직 이수가 안 돼서 선생님이 되려면 졸업 후에 다시 교육대학원에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반수를 결심했죠.

새터만 가고 과 활동을 아예 안 했어요. 수업만 듣고 집에 와서 혼자 수능 공부를 한 거죠. 매일 도서관 다니고. 근데 친구들은 다 대학생활 하고 마음은 이미 붕 떠 있는데 공부가 되겠어요. 당연히 안 되죠. 결국 반수에 실패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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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후로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니까 제가 웅덩이에 고여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어떤 사람이지? 정말 사소한 것부터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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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까 초등학교 때 그림판으로 손글씨 만들었던 게 생각이 나는 거예요. 사 람들한테 "무료로 제작해드립니다!!!" 이랬던 것도 기억이 나고. 카페도 만들었거든요. 그림판을 사랑하는 사람들. 제가 특별히 관리를 안 했는데도 나중에 들어가 보니까 막 천 명이 가입해 있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도 포토샵 끄적거리는 거 좋아해서 친구들 얼 굴 합성해서 페이지 만들고 놀고. 제가 만든 거 보고 다 같이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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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학에서 들었던 수업 중에 현대사회와 자원봉사라는 과목이 있었는데, 팀마 다 각자 다른 봉사활동을 기획해서 하는 과목이었어요. 그때 제가 한 프로젝트가 버스 탈 때 기사님께 인사하는 프로젝트였어요. 평소에 제가 버스 탈 때 인사를 너무 하고 싶 은데 다들 안 하니까 너무 눈치 보이는 거예요. 제가 알바를 해 보면 손님의 작은 친절 하나에 되게 행복해지잖아요. 버스 탈 눈 맞추고 같이 인사하면 하루가 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인사 캠페인을 기획한 거예요. 카드 찍는 데 위에다 '안녕하세요, 인사 합시다.' 이런 거 달았죠. 차고지에 커피랑 바리바리 싸 들고 가서. 기사님들 행복해하시 는 거 보니까 엄청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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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민하다 보니까 제가 뭘 만들어서 기획하고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이런 걸 살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알아보다가 컨텐츠 디자인학과라는 게 있더라고요. 디자인도 하고, 앱 개발도 하고, 컨텐츠 기획도 하고.

그래서 전과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 뒤로 계속 이쪽 공부 하고 인턴도 했어요. 얼마 전 졸업 전시도 마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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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겨울에

반수를 접고 학교로 돌아왔을 때 소개팅을 했어요. 제가 반수를 하느라 미팅 소개팅 둘 다 한 번도 안 해봤었거든요. 근데 친구가 해보라 해서 소개팅 자리에 나갔죠. 그냥 경험이나 해보자,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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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처음 만났어요. 처음이라 안 그래도 어색한데 목소리도 좀 뚱하신 거예요. 그래서 그냥 친구 하나 사귀고 오겠구나 했어요.

근데 다음에 또 보자 하더라고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때 어바웃 타임이란 영화가 개봉해서 같이 봤어요. 날이 엄청 추워서 막 콧물도 났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몇 번 더 만났는데 그 친구가 다이어리를 주면서 같이 추억으로 채워보자 하더라고요. 되게 오글거리고 부끄러워하면서 사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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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년 8개월? 그 정도 만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느 연인들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헤어졌고... 좀 힘들었어요 그땐. 저는 남자친구를 처음 사귀어보는 거였고, 당연히 헤어지는 것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무엇보다 오랫동안 가장 가깝게 지내던 사인데 남이 되어버린 거니까 되게 어색하더라고요. 되게 생소한 감정이었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 못 해봤었는데,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더라고요. 원래 혼자 영화 보고 돌아다니는 거 엄청 좋아했거든요? 근데 혼자 영화를 못 보겠는 거예요.

너무 오랜만에 혼자가 되어보니까 다 서툴고 어색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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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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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나이가 제 인생에 있어서 되게 변곡점 같은 시기이거든요?

오래 사귀던 친구가 제 인생에서 똑 떼어져 나가고 나니 다시 온전히 저 스스로가 된 거잖아요.

또 제가 인턴을 두 번, 총 1년 9개월 동안 했었는데 그것도 끝나고. 예비 사회인으로 사회를 한번 살짝 밟아보고 나니까 회사 다니는 것도 별 게 아니란 생각도 들고.

전과를 해서 정한 전공으로 앞으로 10년, 20년, 커리어를 잘 쌓아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들고요.

단순히 취업 고민 이런 게 아니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생각이 되게 많은 시점인 것 같아요. 연애도 인턴도 끝나고, 곧 졸업도 하니까.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이 한소끔 끓고 또다시 시작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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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턴 새로운 취미도 만들었어요.

기타 치는 거요. 원래부터 악기는 하나 정도 하고 싶었는데 피아노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공간도 있어야 하고. 근데 기타는 딱 기타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요.

제가 기타 연주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옛날 노래 진짜 좋아하거든요. 통기타로 된 노래들. 김광석 노래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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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해요. 제가 작년에 유럽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플리마켓에서 카메라를 하나 샀거든요. 그때부터 찍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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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가끔 무기력해질 때도 있죠.

사실 지금이 딱 그럴 때 같고. 이렇게까지 무기력해본 적이 없었어서 확실한 해결책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밤에 씻고 나서 캔들 워머 키고 좋아하는 노래 틀어놓고 누워있으면서 삭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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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 듣는 게 되게 큰 취미이자 위로예요. 들으면서 가사를 되게 곱씹거든요. 노래가 말하는 그 상황에 공감한다던가, 어떨 땐 가사가 되게 귀여워서 웃는다던가. "하 맞아." 이러면서 힘을 얻죠.

요즘에 꽂힌 가사는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이거. 김창완밴드의 '시간'이란 노래의 가산데. 그 가사가 요즘엔 많이 떠올라요.

앞으로 나아가려고 마음이 앞서다 보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거든요. 사실 후회란 게 흘러간 과거를 제가 못 가게 붙잡고 있는 거잖아요. 올해가 그런 나를 보면서 좀 '나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하는 한 해였어서 더 그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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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가 자꾸 남는 건 결국 미련이겠죠.

지나간 건 항상 뭔가 아쉬운 거잖아요. 내가 내린 선택들, 가지 못한 길, 하지 못한 말. 아쉬워하면 할수록 내가 곪는 건데 자꾸만 아쉬워해야만 할 것 같은 거예요. 시간은 계속 가니까.

아빠를 생각할 때 더 그래요. 어릴 때 부모님은 부모님 그 자체였잖아요. 항상 날 챙겨주고, 뭐든 해결할 수 있는. 튼튼해서 상처 하나 안 날 것 같은 사람.

근데 어른이 되고 보니까 부모님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더라고요. 똑같이 당황하고 똑같이 상처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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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거든요. 아빠 모습들이 여러 장면으로 저한테 남아있어요. "지현아 산보가자~" 하고 잰걸음으로 산책 나가시던 모습, 영어 단어 외우라고 컴퓨터에 붙여주던 모습.

그런 아빠의 모습들이 예전엔 그냥 겉면만 보였다면 이제는 자꾸 아빠 인생이 보여요. 아빠도 나처럼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자꾸 아쉽고 후회가 돼요. 좀 더 잘해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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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후회와 과거에 고여 있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스스로를 생각해 봤을 때 지친 모습이 아니었으면 좋겠거든요.

지금도, 20년 뒤에도, 질리지 않고 철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살아지는 사람 말고 살아내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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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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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현 자서전 만든이 발행일

2019년 1월 10일

글편집

이홍근

사진

김정재, 황병철

영상

최규민

일러스트

류송이

디자인

배완

Copyright Ⓒ

, 2019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





사실 시간은 동화 속처럼 뒤엉켜 있단다 시간은 화살처럼 앞으로 달려가거나 차창 밖 풍경처럼 한결같이 뒤로만 가는 게 아니야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고 멈춰 서있기도 한단다

네가 머뭇거리면 시간도 멈추지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그 사람이 떠난 것은 어떤 순간이 지나간 것

바람이 이 나무를 지나 저 언덕을 넘어간 것처럼

김창완밴드, '시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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