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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4년 6월 23일 월요일

믿음과 감동이 있는 신문

시스루 한복녀가 당구치네… 화가 김현정 ‘내숭올림픽’ 인사아트센터서 30일까지… 회화20여점·3D프린팅 작품 전시 한복에 선캡·명품 가방·브랜드 컵… 발칙·발랄함으로 시선 끌어

동양화가 김현정.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도발적인 자세로 당구대에 앉아 큐의 끝을 향해 야릇한 눈길로 공을 바라보거 나 암벽을 오르는 작품이 흥미롭 다. 또 한복에 선캡을 쓰고 동네 공 원에 마련된 나무로 만들어진 윗몸 일으키기 기구에 누워 운동하는 모 습도 이채롭다. 주위에는 명품 가 방과 한때 ‘된장녀’의 상징으로 집 중포화를 맞은 브랜드의 컵이 놓여 있다. 동양화가 김현정(26)의 작품은 이처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친근 하다.

김현정 ‘내숭: 우연을 가장한 만남’(각 129×153㎝, 한지 위에 수묵담채, 콜라주, 2014).

그녀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 터에서 발칙하면서도 발랄한 작품 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동양화는 물론 3D 프린팅으로 완성된 작품도 세워놨다. 한복을 입고 보드를 타거나 강아지를 끄는 모습 등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했 다. 작품에는 속이 비치는 한복을 입혀놨다. “넓은 치마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을 불러일으 키지 않느냐”며 웃는다. 전시 제목은 ‘내숭 올림픽’이다. 작품들은 당구, 골프, 보드 등 일상 에서 하는 운동들을 소재로 했다. 자신의 작업실인 서울 양재동 인 근 시민공원을 거닐며 생각한 것들 이다. 일상생활 속 운동을 통해 표 출되는 감정과 고민의 조각들을 화 폭과 3D프린트 입체작으로 만들어 냈다.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친근하 고 게임 같은 운동들을 통해 열정 과 집념, 환희, 감동, 분노, 좌절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며 “이것은 마치 프리즘이 백색광에 혼재하는 각각의 색소들을 분산 시켜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설명 했다.

처음 ‘내숭 이야기’를 구성할 때 는 내숭을 떠는 사람들에 대한 희 화화 욕구로 시작했다. 그러나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 숭’이 심리학적, 철학적 분석대상 이 됐다. “현재 ‘내숭 이야기’의 ‘내 숭’은 속마음과 다른 겉모습을 드 러내 보이는 모든 태도를 뜻한다” 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누드로 몸의 라인을 표현하고 얇은 한지로 한복을 덧입힌다. “인물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것은 내숭과 관련해 은폐성이나 복잡성 을 상징하며 작품의 심미성을 더한 다는 기능적 측면이 있다”며 “하지 만 중요한 것은 한복을 입고 있는 인물의 동세와 작품 속에 시대성을

김현정 ‘폼생폼사 순정녀’(112×134㎝, 한지 위에 수묵담채, 콜라주, 2014).

담는 소품들과의 대비가 주는 의외 성”이라고 강조했다. “화면에 전통 의상과 현대의 일상을 공존시키고 겉과 속이 다른 여인의 내숭이라는 일종의 비상식이나 아이러니를 형 상화해 파격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품 속 인물은 작가 자신이다. 대부분 자신의 일상적 행동이나 습관을 반영했다. “그림을 통해 나 를 드러내 보이는 것은 미술적 작 업인 동시에 삶에 대한 성찰을 진 솔하게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승희 기자 고 전했다.

‘찾아가는 장애인 독서운동’ 문화행사 국립중앙도서관서 지식정보 습득·자기 계발 기회 마련 국립중앙도서관이 19일부터 10월까지 전국의 문학관 및 장 애인 관련 단체에서 ‘찾아가는 장애인 독서운동 문화행사’를 펼친다. 장애인들이 책을 통해 지식정 보를 습득하는 동시에 자기 계 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마련했다.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작가· 작품의 배경지 등을 탐방해 동 행 작가와 함께 작품 내용과 삶 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는 ‘작 가와 함께하는 독서 문학기행’ △작품읽기, 독서토론, 작품쓰 기 등의 체험으로 장애인들의

잠재력과 독서능력 향상을 지원 하는 ‘내 안의 나를 찾다’ △’독 서의 달’인 9월에 여는 독서 축 제인 ‘장애인 독서한마당’ 등 크 게 3개 분야로 나뉜다. ‘작가와 함께하는 독서 문학 기행’의 첫 번째 여정은 지난 19 일 국립중앙도서관 장애인 회원 50여명이 운보 김기창 화백의 생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 다. 운보는 청각장애를 딛고 우 뚝 섰다. 한국화를 전공한 뒤 인 간과 사회를 선과 색채로 표현 중인 박정환 화가가 동행, 운보 의 작품과 그의 열정적인 삶에 대해 들려줬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그림 속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들이 새로 운 세계를 만나는 의미 있는 시 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찾아가는 장애인 독서 운동 문화행사’는 2011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과 지역별 장애 인도서관 및 장애인 관련 단체 가 협력해서 추진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장 애인들이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 그램을 통해 책과 친숙해지고,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희 기자

장애 미술가들 작품 전시로 교류확대 25일~29일까지 홍대 현대미술관서 ‘한·중·일 장애인 미술 교류전’ 열려

제5회 ‘한·중·일 장애인 미술 교 류전’이 25일~29일 서울 홍익대

현대미술관 제2관에서 열린다. 장애 미술가 118명의 작품 118

점이 나온다. 한국 76점, 중국 30 점, 일본 12점이다. 25일 오후 2시 개막식에서는 시 각장애인 한빛예술단이 관악 협주 공연을 한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 이 그려진 엽서에 전시 관람 후기 를 남겨 다른 관람객과 작품에 대 한 감상을 공유하는 ‘희망의 엽서 보내기’ 등도 마련된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여의도 렉 싱턴 호텔 연회장에서 교류전으로 는 처음으로 포럼이 개최된다. 교류전에 참가한 장애 미술가들 을 비롯한 국내외 장애인 단체들 이 참여해 ‘한·중·일 장애인미술교 류전’ 5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장 애인 미술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전시는 서울에 이어 9월 18~21 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남하나 기자

헌신과 추모·위로의 기억 ‘꽃으로 피어나소서’ 국립국악원 ‘문화가 있는 날’ 기획 공연 무료 관람 국립국악원이 2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문화가 있는 날’ 기획 공연 ‘꽃으로 피어나소서!’를 무료 로 펼친다. 6월 호국보훈의달을 기념해 나 라를 위해 희생한 영혼을 위로하고 안식을 비는 공연으로 2부로 나눠 진행된다.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 해 해설이 함께한다. 1부 ‘헌신과 추모’에서는 국가 의식과 어우러져 장엄함과 역사적 인 의미가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1호 종묘제례악 중 ‘전폐희문(奠幣 熙文)’, 조선시대 전쟁으로 인해 흉 흉해진 민심을 정화하는 큰 감화 력을 발휘한 경기소리 ‘회심곡(悔 心曲)’, 죽은 이의 영혼이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고 즐겁고 편 안한 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한 씻김굿 중 ‘지전춤’과 ‘길닦음’ 등 이 무대에 오른다. 2부 ‘위로의 기억’에서는 국립국 악원 창작악단(지휘 김경희)이 ‘한 일섭류 아쟁산조 협주곡’(아쟁 협

연 김영길), 이정면 작곡 해금협주 곡 ‘활의 노래’(해금 협연 사주현), 백대웅 작곡 ‘남도아리랑’의 국악 관현악 무대가 마련된다. 공연 관람 신청은 20일까지 국 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 go.kr)이나 전화(02-580-3300)로 구동준 기자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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