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2017년 07+08월 호

Page 16

생명의 물결

뇌사 장기기증인 김하람 씨의 아버지 김순원 목사

“딸의 생명을 통해 누군가가 살아가다니 감사합니다.”

지난 7월 2일, 구리에 위치한 예인교회에서는 장기기증

서약예배가 드려졌다. 특별히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순원 목사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다. 지난 2015년 사랑하는 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며 장기기증을 결정해 많은 생명을 살렸다.

지난 2015년 9월, 추석을 며칠 앞둔 금요일 아침뉴스에서는 미국 시애틀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보도되고 있었 다. 다국적 학생들을 싣고 달리던 버스는 중앙선을 침범해 돌진한 수륙양용 버스에 측면이 부딪히면 처참하게 부

서졌다.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들은 미국 시애틀로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이었고, 미국에 도착한지 이제 막 1주일 이 되던 때였다. 그 안에는 한국인 학생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 한 학생이 사고로 인해 중태에 빠졌다.

한국에서 뉴스를 시청하던 김순원 목사는 1주일 전 시애틀로 떠난 딸 하람 씨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내 머릿속에서 사고 생각을 지웠다. 딸의 이야기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전화기가 소란스럽 게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은 미국 영사관 직원이었다. 김 목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 감했다. 아침에 봤던 뉴스 속 버스 사고의 주인공이 자신의 딸이었던 것이다.

“상태가 어떤가요?” 놀란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김 목사가 물었다. “많이 안 좋은 상황입니다.” 영사관 직원의 대 답에 김 목사 부부는 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딸의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절망했다. 영사관 직원의 ‘안 좋은 상황’이라는 말이 가망성이 없다는 뜻이었 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료진은 딸 하람 씨가 깨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소견을 전해왔다. 그리고 뇌사 장기기증에 대

한 의사를 물었다. 김 목사는 하루 동안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김 목사에게 ‘장기기증’이라는 결정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