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1, 2018
<제3980호> www.newyorkilbo.com
THE KOREAN NEW YORK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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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월요일
… 총기규제론, 폭발직전‘임계점’ “아이들 학교 보내지말자” 전직 교육부장관, 등교거부와 같은‘공격적 접근’필요 주장
총있는 곳에 사고난다… 규제 시급 맑음
5월 21일(월) 최고 76도 최저 57도
비
5월 22일(화) 최고 65도 최저 60도
맑음
5월 23일(수) 최고 80도 최저 62도
5월 21일 오후 1시 기준(한국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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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만! 총기규제 촉구 시위
“한계에 봉착” … 부실한 규제로 참극 되풀이되자 절망·분노 줄이어 ‘총격 언제·어디서 발생하나’문제로 국면전환…‘참극 체념’우려 또다시 교육현장에서 총기참사 사건 이 불거지자 미국 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부실한 규제로 참극이 끊임없이 되풀 이되고 있지만 연방 정치권과 주(洲) 정 부의‘철옹성’같은 총기 옹호정책이 좀 처럼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대해 사회 저변에서 절망과 분노, 비판 과 우려의 목소리가 한데 뒤엉켜 쏟아져 나오고 있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 시절 교육부 장 관을 지낸 안 덩컨은 트위터를 통해 등 교거부까지 거론했다. 한 전직 교육부 관리가“선출된 관리 들이 총기규제 법률을 가결할 때까지 부 모들은 자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서는 안 된다” 고 트윗하자“우리 가족은 동참 한다” 며 지지를 보낸 것이다. 덩컨 전 장관은 WP 인터뷰에서 도발 하려고 내놓은 아이디어이지만 총기규 제를 강화하려면 등교거부와 같은 공격 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극단적 제안이 거론된 것은 전 날 텍사스 주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 교에서 학생이 총기난사로 10명을 살해
한 뒤에 나왔다. 되풀이되는 총기참사에 근본적 처방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 만큼 강력한 저항이 있어야 한다는 절박 함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불과 석 달 전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고교에서 총기난사로 17명이 숨졌다. 그 뒤에 학생들이 생존권 캠페인에 나서면 서 부실한 총기규제에 대한 전국적 비판 이 거세지기도 했으나 실질적 변화는 뒤 따르지 않았다. 일선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관리의 입 에서까지 학교 총기난사 사태를 더는 방 관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텍사스 주 휴스턴 근처에서 경찰서장 으로 활동하는 아트 아케베도는 페이스 북 성명을 통해“슬픔, 고통, 분노의 눈 물을 쏟았다” 고 말했다. 아케베도는“일 부가 총기를 소지할 권리에 강한 애착을 느낀다는 점을 안다” 며“그러나 나는 이 제 더는 용인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 고 총기난사 이슈와 관련해 당신네 견해 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 다” 고 적었다. 그는“총기가 문제가 아 니고 (총기난사와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주장을 게시하지도 말라” 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전미총기협회 연례총회에 참석해 총기 기본권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케베도가 활동하는 텍사스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총기소지에 대한 옹호론 이 가장 강력한 곳이다. 총기소지를 헌법적 권리로 주장하며 총기확산을 부추기는 이익단체 전미총
기협회(NRA)의 올해 총회가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 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총회에 참석해 궁 지에 몰린 수정헌법 2조를 수호하겠다 며 학원 총기난사를 막기 위해 훈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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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총기를 소지하도록 하는 제안 을 관철하겠다고 선언해 박수갈채를 받 았다. 수정헌법 2조는“자유로운 주 정부의 안보를 위해 규율을 갖춘 민병대가 필요 한 까닭에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아서는 안 된 다” 고 명시한다. 이 조항이 제정될 때 미국에는 연방 정부를 이끄는 대통령이 독재자가 되면 맞서 싸울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주 정부에 있었다. 미국 내에는 그런 취지가 개인의 신 체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제도로 확장되 면서 총기소지가 헌법적 기본권처럼 정 착했다는 해석과 논쟁이 있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 주의 주 지사인 그레그 에벗(공화당)은 총기확 산을 막기보다 잠재적 범인의 정신질환 문제를 해결하고 교직원들을 무장하는 방안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케도 경찰서장은 WP 인터뷰에 서“우리는 국가로서 실패했고, 정책입 안자로서 실패했다” 고 비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모종의 체념과 비슷한 공포 가 감지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총기난사가 벌어진 산타페 고교의 학생 수십명은 3 개월 전 파크랜드 고교 생존자들의 시위 에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지난달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시 위에 다녀온 카일 해리스는“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며 도망치라고 하는 게 가장 무서운 일” 이라고 말했다. 산타페 고교의 다른 학생인 페이지 커리는“놀라지는 않고 무서웠을 뿐” 이 라며“총기난사가 아무 데서나 일어나 고 결국 여기서도 발생할 것으로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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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하고 있었다” 고 말했다. WP는 학교 총기난사의 문제가 이제 는‘발생하느냐, 않느냐’ 를 넘어‘언제, 어디서 발생할 것인가’ 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파크랜드 참사에서 생존한 학생인 칼 노벨은“조국과 우리 정부에 대한 희망 을 변함없이 잃어가는 상황에서 확신을 갖고 재발방지 운동을 하는 게 어렵다” 고 똑같은 구호를 며“ ‘다시는 안된다’ 수도 없이 외쳤지만 총기참사는 계속, 또, 계속 터지고 있다” 고 절규했다. 되풀이되는 총기참사 때문에 미국 사 회의 문화와 인식구조가 부정적으로 바 뀔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의 정신적 외상을 연구하는 매 리엄 키아-키팅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교수는 총기난사 소식 때문에 3∼4세 유 아들이 비상사태 훈련을 한다는 점을 걱 정스럽게 주목했다. 이런 훈련 때문에 폭력이 언제 어디 서나 들이닥칠 수 있다는 인식의 세계가 미국인들의 머리 안에서 열린다는 설명 이 뒤따랐다. 키아-키팅 교수는“안전하고 정의로 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신념이 박살 나 고 있다” 며“어떤 면에서 우리는 무덤덤 해지며 그냥 살아가는데 이는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고 몹시 나쁜 파급효과가 있 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