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체류자 인구 5%로 '억제'
현재 6.2%서 3년간 제한
연방정부가 해외 유입 인구 억제를 위
해 외국인 근로자 등 일시 체류자 규모
를 향후 3년간 인구의 5%로 제한할 방
침이라고 캐나다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마크 밀러 이민부 장관은 이날 회견을
통해 일시 체류자 규모에 상한제를 적
용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캐나다가 일시 체류자 유입을 정책적 으로 억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이 전했다. 일시 체류자는 외국인
근로자 및 유학생, 난민 등 비영주 거주
자로 현재 전체 인구의 6.2%에 해당하
는 250만 명 규모다. 전통적으로 캐나
다는 노동 인력 수급과 인구 고령화에
대한 적극적 대책으로 이민을 포함한
해외 인구 유입을 지속해 확대해 왔으 나 최근 들어 과도한 해외 유입 및 인구 증가로 주택난과 보건 의료 부담이 악 화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정부는 오 는 9월 전체 이민 수용 규모를 확정하 면서 일시 체류자 상한선을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주 정부와 외국인 근로자 수요 등 지역별 해외 인 력 수급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밀러
장관은 "인구 정책 시스템이 보다 효율 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변화가 필요하
다"며 "해외 이민 유입의 증가가 캐나다
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솔직한 대화 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인구는
자유당 정부의 이민 확대 정책에 힘입 어 해마다 급속히 증가해 왔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구 증가가 43만 명을 상회, 지난 1957년 이래 분기별 기 준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기록했다. 이
중 75%가량이 일시 체류자로 파악됐다.
일시 체류자 증가는 대부분 해외 유 학생과 외국인 근로자의 급속한 유입에 따른 결과로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을 피해 입국한 우크라이나 난민이 30만명 에 달했다.
앞으로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
를 줄이기 위해 고용주들에게 국내 체
류 중인 난민을 우선 고용할 것을 요구
할 방침이라고 통신이 전했다. 앞서 정
부는 올해 초 해외 유학생의 신규 비
자 발급을 30% 이상 감축하는 억제책 을 시행했다.
자녀사칭 신종 메신저 사기 주의
경찰은 자녀를 사칭해 돈을 갈취하는 신종 메신저 사기가 등장해 각별한 주 의를 요청했다. 가족·지인을 사칭한 메신저 사기범은 주로 자녀를 사칭해 “핸드폰 액정이 깨 졌다”, “폰 고장나서 수리 맡겼어”라며 새 기기나 수리 비용이 필요하다며 돈 을 요구한다. 올해 들어 이러한 메신저 사기가 3건 이나 접수되었다. 피해자들은 모두 딸 을 사칭하는 사기범으로부터 문자 메 시지를 받았으며, 사기범은 새 휴대전 화 구입 비용이나 청구서 지급을 위해 돈을 요청했다.
이로 인한 피해액이 8천768 달러에 달한다. 경찰은 "아들 또는 딸이라며 신 분증 및 금융정보를 요구하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문자 메시지로 답하 기 전에 반드시 전화로 자녀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가족 구성원이 위기 에 처했다며 즉각적인 조치나 돈을 요 구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조심할 것" 을 당부했다.
중앙논평
일시 체류자 제한, 한인사회의 새로운 국면
연방정부가 최근 외국인 근로자 및
일시 체류자의 수를 현 인구의 6.2%
에서 5%로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
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캐나다 내 일시 체류자
증가에 따른 주택난과 보건 의료 부
담 악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
로, 이러한 변화는 한인사회에도 중
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번 정책 변경으로 한인사회, 특히 사
업체 운영자 및 유학생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인 사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인력을 확보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유
학생들은 비자 발급 감축과 같은 변
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
황에서 한인사회는 정보를 공유하
고, 서로 협력하여 변화에 적응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 뮤니티 내에서 서로의 경험과 지식 을 공유하고, 필요한 조언과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상호 도움을 줄 수 있 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한인사회는 새로운 이민 및 일시 체류자 정책에 대한 정부 의 계획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변 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 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를 주 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인 대 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캐나다 내 한인사회에게 중요한 일이 될 것이 다. 결론적으로, 캐나다의 이민 및 일시 체류자 정책은 지속적으로 변 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인사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 운 기회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삶과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 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편집부]
밴쿠버 도심서 광란의 '묻지마 난동'
60대 남성 중상… 피의자 정실질환 경력
밴쿠버 시내에서 발생한 연속적이고 무
차별적인 폭행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아담 팔머 경찰국장
은 46세의 켄트 미즈 씨가 무기를 사용
한 폭행과 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
며, 추가 기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61세 남성으로, 중상을 입었으며, 피의자와 전혀 모르
는 사이였다고 전해졌다.
피의자는 이날 아침 8시 40분부터 11
시 25분 사이에 밴쿠버 시내에서 발생
한 5건의 폭력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
으로 밝혀졌다.
첫 번째 사건은 시모어와 웨스트 코
르도바 거리에서 발생했으며, 이어서 하버 센터 인근 커피숍에서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또한, 메인과 프라이어 거리에서는 칼을 든 남성이 또 다른 행인을 추격하는 신고가 접 수되었다.
경찰국장은 피의자가 정신적 건강 문 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가족과 연방 정 치인을 협박한 혐의로 복역한 후 6일 전 에 출소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해외 에서 은행 침입과 파손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아담 팔 머 경찰국장은 추가적인 증거와 목격자 의 협조를 요청하며, 만약 더 많은 피 해자가 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제5357호
The Korea Daily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A
미국, 안보리에‘가자 즉각휴전’결의안 제출 네타냐후 압박
블링컨 “민간인 보호가 최우선”
네타냐후 전쟁 뜻 안 굽히자 결단
결의안 통과 땐 휴전 강제조치 가능
이스라엘 자기방어권은 계속 지지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에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
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
권을 강조하며 다른 나라가 냈던 결의
안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
통령의 만류에도 베냐민 네탸냐후 이
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남부 공격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팔레스타인인
들에게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자 결단
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중 현지 매체 알 하다스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
류된 인질의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
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
리는 안보리에 결의안을 제출했고 각국
이 이를 지지해주기를 매우 희망한다”
고 말했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미국·프랑
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 상임이사 국(P5)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테라 권도형, 이르면 내일 한국 송환
가상자산‘증권성’인정여부가 관건 적용 안되면 사기혐의만 처벌 가능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33·사진) 테라폼랩스 대표가 해
외 도피 2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돼 수사
와 재판을 받는다. 20일(현지시간) 몬테
네그로 항소법원은 “권 대표의 한국 송 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
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범죄
인 인도 요청이 미국 정부보다 사흘 빨
랐다는 점이 주요 근거였다. 권 대표는
이르면 23일 한국 땅을 밟을 전망이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해 외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 3월 몬
테네그로 현지 공항에서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됐다.
테라·루나 사건 핵심 피 의자가 국내에 모두 송환
된 만큼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전망 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 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지난달 몬테네그로에서 송환된 권 대표의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차이) 대표 를 21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 등 혐의
로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4월에 재판에
넘겨진 신현성 전 차이 총괄대표도 같
은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차이는 간편
결제 서비스 운영사로 테라와 업무 협 약을 맺은 곳이다. 권 대표의 향후 수사와 재판의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인 테라·루나의 ‘증권 성’ 인정 여부다. 검찰은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루나가 자본시장 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 고 보고 있다. 투자계약증권이란 투자자가 타인과 공동으로 특정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받 기로 한 약정이 담긴 증권을
10개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으로 구 성된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 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맞서 이스라 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 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대해 세 차례에 걸 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러시아·브라질·알제리 등이 결 의안을 제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우방국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줄곧 이 스라엘 비호에 앞장섰다고 로이터통신
이 전했다.
그러나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 스타인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머무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하
지 말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재
차 거절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내 약
200만 명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
을 겪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악화하
고 있다.
이에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 제출로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블링컨
장관은 “물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
을 지지한다”면서도 “최우선 과제는 극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
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
는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휴전에 대한 강제조 치로 이어질 수 있어서 이스라엘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 형사재판에서 가상자산 의 증권성을 인정한 사례가 없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2월 신 전 차이 대표에 대한 재산 몰수보전 청구 항고 를 기각하며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 론 루나 코인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 단했다. 블록체인법학회장인 이정엽 변 호사는 “현행법이 가상자산의 증권성 을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죄형 법 정주의와 충돌해 적용이 쉽지 않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법원이 테라·루나를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규정하면 권 대 표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 예 자선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국제 코인 범죄에 대한 국내 대응 수준을 보여주 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근·이찬규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결의안은 아주 강력한 메시지와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 는 아랍·이슬람계 표심도 고려해 이 같 은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을 끌어내지 못하고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아랍계 미국 인 상당수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아랍·이슬람계 밀집 지 역인 미네소타·미시간주(州)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에 기표한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브라질 체감 60도 대학생 “에어컨 설치” 시위 남반구인 브라질의 체감온도가 섭씨 60℃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상파울루 가톨릭대 학교에서 학생들이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는 비키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14 종합
A3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분양형 실
버타운’ 부활한다, 경로당 식사도 매일 제공 추진
<60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만 시대 정책 발표
실거주 요건 없고, 주택연금도 가능
요양병원 간병 지원도 내달 시범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맥아더 장군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를 재
건하는 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
습니다. 그 기적을 이뤄낸 것이 바로 우 리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입니다.” 21일
강원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
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진행한
22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은 이렇게 말했다. 노인 인구 1000만 시
대를 맞아 정부가 ‘노인 정책 패키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을 편안
하게 잘 모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
임”이라며 세부 정책을 공개했다.
기업형 장기임대주택도 시범사업 차
원에서 올해 도입한다. 윤 대통령은 이 와 관련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
의 어르신 친화 주택을 도입하겠다”며
‘실버 스테이’와 ‘헬스케어 리츠’ 등을
예로 들었다. 고령 중산층 대상 민간 임
대주택인 실버 스테이에서는 노인 특화
시설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헬
스케어 리츠는 민간사업자가 한국토지
주택공사의 의료복지시설 용지를 사들
여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개
발하는 방식이다. 경기 화성 동탄지구
에 처음 공급한다.
정부는 충분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경로당·경로 식당 지원도 확대한다. 현
재는 전체 경로당(6만8233곳) 중 42%
에서 일주일 평균 3.6일만식사를 제공
한다. 올해부터 제공 횟수를 늘리고, 장
기적으로는 매일 제공이 목표다. 이를
윤 대통령 “정부가 어르신 모실 것” 진천 백곡면, 3년 만의 아기 돌잔치 21일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서 3년 만에 태어난 김율양의 돌잔치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아이를 반기고 있다. 이날 돌잔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마을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로도 기쁜 일이라 직접 왔다”며 축하를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SNS]
내년부터 서민·중산층 대상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10년 만에 재도입한다. 실버타운은 분양 사기, 투 기 수요 등 부작용으로 2015년 폐지됐 다. 그로 인해 공급이 정체되면서 국내 에는 39곳(8840가구, 2022년 기준)에 불 과하다. 유사 시설인 일본 유료 노인 홈 은 1만6724곳에 달한다. 관계 법령을 고 쳐 현재는 ‘임대’만 가능한 실버타운을 전국 89개 인구 감소지역에서는 ‘분양’
도 할 수 있게 한다. 입소 자격도 ‘독립생
활이 가능한 사람’에서 ‘60세 이상 누구
나’로 확대한다. 실버타운 입주 노인은
실거주 요건 제한 없이 주택연금도 계속
받을 수 있게 한다.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인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현
재 연간 1000호인 공급 물량을 신축과 리
모델링을 통해 연간 3000호로 늘린다. 주
거복지사가 배치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도 130곳(현재 111곳)으로 늘린다. 영구임
대아파트는 독거노인 거주 비율이 높다.
위한 관련 노인 일자리도 기존 5만6000
명에서 7만8000명으로 늘린다. 전체 노
인의 10%가 꾸준히 일할 수 있게 일자
리 사업을 확충하는데, 특히 폐지 수집
노인을 전수 조사해 일자리와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한다. 시범사
업 경과를 따져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계획이다. 또 현재 시행 중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자를 2027년
까지 400만명(올해 230만명)으로 확대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방문 의 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택 의료센터’
는 2027년까지 250곳(현재 95곳)으로
늘린다. 올해 7월부터는 치매 관리 주치 의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치매부터 건강 문제까지 통합 지원을 목표로 한다. 또 치매 노인 실종 예방을 위해 휴대용 신 원확인 시스템도 올해부터 운영한다. 현일훈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대통령, 주기환 민생특보 임명 비례 반발 사퇴 사흘만
주 특보 아들도 대통령실 행정관 여권 “대통령, 한동훈 보란듯 인사”
21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이 민 생 특보에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민생특보는 새로 생긴 자리다. 검찰 수사관이던 주 전 위원장은 2003년 검 사로 재임용된 윤 대통령과 광주지검에 서 만나 ‘20년 측근’으로 불린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민 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 관위가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당선이 어려운 24번에 배치되자 후보직을 사퇴 했다.
친윤계가 “한동훈 사천(私薦)”이라 고 반발하면서 공천 과정에서 쌓여온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간 갈
등이 표면화됐다. 국민의미래는 20일
밤 10시 ‘호남·당직자 출신’을 각 1명씩
을 20번 이내로 올린 비례대표 후보 명
단을 재의결했다. 하지만 이미 후보직을 사퇴해 공천받
지 못한 주 전 위원장을 윤 대통령이 비
례 명단 확정 16시간 만에 특보로 임명 한 것이다. 주 전 위원장의 아들도 대선 캠프를 거쳐 현재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있다. 이날 전격 인사 를 두고 대통령실 안팎에선 “한동 훈 비대위원장을 염두에 두 고 보란 듯 인사권을 행사 했다”는 말이 나왔다. 다만, 당내에선 갈등 “수습”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공동선대위 원장은 CBS라디오에서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고 이제야말로 이재명 전체주의 정당에 맞서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일의 호남 현역 이용호 의원 도 MBC라디오에 나와 “수습돼 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한 위원 장은 대구·경북(TK)에 내려갔다. 윤재 옥 공동선대위원장 선거사무소(대구 달서을) 개소식에서 “대구 경북의 힘이 전국으로 퍼져나가야만 이길 수 있다” 고 호소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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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환
비례정당 신청 38곳, 투표용지 51.7㎝ 또 수개표 위기
‘편향’고려해 접근해야
그리고 ‘조사기관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자료는 7개 조사대행사의 결과를 포함하고 있는데 어떤 대행사는 무작 위 오차에 가까운 효과를 보였지만, 다 른 대행사는 중심경향에서 벗어나 추세
를 한 편으로 이끄는 편향처럼 작동했
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조사회사 효 과를 베이즈 추정으로 구한 결과는 <그 림2>에 있다. 추정된 표심을 기준으로
↘
림이 제시한 음영지역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음영지역인 민주당 지지율의 사후확률 95% 영역을 고려하면 대체로
50%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가 2월
말을 기점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반등 양상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면, 여론조사꽃과 엠브레인은 민주당 상대 지지율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 고, 조사대행사 연합인 전국지표조사 (NBS)는 과소평가함을 볼 수 있다. 다만 다음 두 가지 해석상 주의가 필 요하다. 첫째, 이 분석은 최종 선거결과 를 기준으로 삼아 분석한 게 아니기에, 아니 아직은 그럴 수 없기에 과대평가 니 과소평가니 하는 표현은 자료의 중 심경향에 대한 상대적 표현이라는 것
이다. 둘째, 조사대행사가 결과를 많이 제공할수록 모수 추정에 더 많이 기여 하게 된다. 그래서 69개 중 22개 결과를 제공한 한국갤럽의 조사가 추정된 모 수에 가깝게 나왔다.
총선을 마치면 실제 결과를 기준으 로 삼이 이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여 기 제시한 조사대행사에 따른 편향은 물론 누가 조사를 발주했는지 ‘의뢰자 효과’도 분석해 볼 수 있고 조사 방법론 에 따른 차이도 분석해 볼 수 있다. 이런 분석의 요점은 물론 그냥 재밌으라고 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지금 혼란스럽
게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들 과 그걸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전략적 추임새들이 과연 이렇게 난리법석을 부 릴만한 일이었는지 사후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46.9㎝ 넘으면 자동개표 못 해 선관위 ‘정당 등록 심사’가 관건 4곳 이상 반려땐 자동개표 가능 1번 더불어민주당, 2번 국민의힘 정당 전국 통일 기호도 확정
4·10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또다시 수 (手)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생겼다. 중 앙선거관리위원회가 34개 정당, 46.9㎝ 길이 투표용지까지 자동개표가 가능한 투표지분류기(분류기)를 도입했지만, 38개 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만약 선관위가 서류
심사를 거쳐 이들 정당의 등록을 모두
인정한다면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 길
이는 51.7㎝가 된다.
이 경우 2020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분
류기를 이용한 자동개표가 불가능해지
게 된다. 당시 35개 정당이 등록, 투표용
지가 48.1㎝에 달해 선관위가 일일이 수
개표했고, 선거일 다음 날 오전 10시에
야 마무리했다.
이미 4년 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소
수정당 우대’ 효과가 사라진다는 게 입
증된 상태에서도 또다시 비례정당이 난
립하게 된 건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 때문
으로 해석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
교학과 교수는 “양당 정치에 동의하지 않
는 세력이 ‘이만큼 다양하게 있다’는 의
사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38개 정당의 등록이 모두 이뤄
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년 전에도 3
개 정당의 신청 서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반려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늦어
도 내일 오전까지 서류 심사를 마무리해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4개 이
상 정당의 등록이 반려될 경우, 선관위
는 자동개표를 할 수 있다. 투표용지에 인쇄될 정당과 지역구 후 보자 기호도 이날 확정됐다. 지역구 후
보 기호를 포함한 정당의 전국 통일 기
호는 1번 더불어민주당, 2번 국민의힘, 3 번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주도 비례위 성정당), 4번 국민의미래(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5번 녹색정의당, 6번 새로운 미래 순으로 정해졌다. 지역구의 경우 출마자가 있는 다른 소속 또는 무소속 후보들이 7번 이후를 받는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 힘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아 3번 더불어민주연합부터 기재된다. 7번 개 혁신당(4석), 8번 자유통일당, 9번 조국 혁신당(이상 한석) 순이 될 수 있다. 각 정당이 앞 순번 정당 기호를 받기 위한 ‘의원 꿔주기’는 막판까지 이어졌 다. 국민의힘은 전날(21일) 김병욱 의원 등 지역구 의원 5명을 국민의미래로 보 냈다. 국민의미래에 속한 지역구 의원이 없어 비례대표 투표용지 두 번째 칸(기 호 4번)이 녹색정의당에 넘어갈 뻔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정당 기호는 5 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보유했거나, 직전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부터 우선 기호 를 받게 된다. 녹색정의당은 4년 전 총선 에서 9.67%를 받아 우선 배정권이 있다. 뒤늦은 의원 이동에 대해 장동혁 국민 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말 한마디로 준연동형비례대표 제가 유지되는 기형적 상황이 없었다면 이런 상황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3월 23일~24일 5 정당별 후보 평균 납세액 단위: 원 1억 5473만 1414만 1억 2492만 1억 1732만 942만 3억 4082만
평균 연령 56 5세 평균 전과 0 6건 평균 입후보 횟수 2 2회 평균 여성 후보 비율 13.8% ● 새로운미래 ● 개혁신당 ● 진보당 정당별 여성 후보 비율 정당별 평균 전과 정당별 평균 입후보 횟수 41 2% 23 8 9 76 7 16 510 8 3.4회 2 42 11 71 33 0 0 6 0 60 31 51 5 2.2건 3월 22일16시 기준,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A7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의료개혁, 의료계만이 아닌 지역·입시 문제로 전환됐다
의대별 정원 얼마나 늘어나나
의대 교원·시설 확충에 사학기금 지원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 여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 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000년의 (의대 정원 감축)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올해의 갈등과 분란 을 낳았다”며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을 늘려 꾸준히 의사를 길러야 해결의 실 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총리는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
인 전남에 의대 신설을 신속히 검토, 추 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들에게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학교로 돌아와 달라. 대화의 창구는 언
제나 열려 있다”고 복귀를 요청하고, 의 대 교수들에게도 “제자들을 환자 곁으 로 다시 불러 달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
까지 대학별 증원 신청을 받은 후 정원
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학별 분배
규모를 확정했다. 총 의대 정원은 3058 명에서 5058명으로 늘어난다. 비수도
권 27개교 정원은 2023명에서 1639명
늘어난 3662명(72.4%)으로 증가한다.
수도권 13개교 정원은 1035명에서 361 명 늘어 1396명(27.6%)이 된다.
교육부는 이어 “현 정원 대비 큰 폭으 로 증원되는 의대는 전임교원 확충, 시 설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
립대 의대는 2027년까지 전임교원을 확
충하고 교원, 시설, 실습공간, 설비·기자 재 등 대학별 수요를 조사해 예산에 반
영할 계획이다. 사립대는 수요조사를 거쳐 필요성이 인정되면 교육환경 개선 을 위해 사학진흥기금 융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증원 배정 발표에 따라 각 대학은 정 원 변경을 위한 학칙을 변경하고, 다음 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정 원 변경 사항을 신청하게 된다. 대교협 이 이를 승인하면 오는 5월 모집요강 발 표를 끝으로 정원이 확정된다. 올해 대 학입시부터 이번에 배정된 정원이 적용 될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가 인력 수급과 관련해 정책적으로 결정하 는 정원은 대학이 임의로 변경할 수 없 으며, 이를 위반할 시 엄정하게 대응하 겠다”고 말했다.
지역 의대 정원, 대폭 증원 발표 충북·경남·전남 “역사적인 날” 환영
“비수도권 1등급 못받아도 의대 가능” 이공계 이탈, 의대 쏠림 가속은 우려
20일 의대 정원 배정을 브리핑한 이주호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은 증원 명분으로 맨 먼저 지역의료 격 차 문제를 내걸었다. 예상보다 더 많은
82%(1639명)를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하
고 서울은 단 한 명도 증원하지 않았다.
이 부총리는 또 증원이 “개혁의 첫걸음”
이라고도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
관은 “의대 증원을 전제로 수련 시스템
혁신, 전공의 연속근무 상한 축소, 파격
적 정주 지원과 연계한 계약형 지역필수
의사제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2000명 증원 문제에 발목 잡힌 의료개
혁을 더 큰 틀에서 풀겠다는 정부의 의 지로 풀이된다. 이번 증원으로 지역 거점 국립대 7곳 과 사립대(원광대·조선대·순천향대) 3곳
을 합쳐 총 10개의 지방대 의대가 서울대 의대(135명)보다 덩치가 커졌다. 반면에 정원에 변화가 없는 ‘인(in)서울’ 의대는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셈이 됐다. 의사들
의 지역 정주 가능성을 높여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포석으로 읽 힌다. 교육부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
연구소 연구를 인용해 “출신 지역, 졸업
지역, 전문의 수련 지역이 비수도권일 경
우 후에도 비수도권에서 근무할 가능성
이 2.01~5.94배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체로 의대 정원 배정을 환영했다. 충북대에 가장 많은
인원(151명)이 증원되자 충북도는 “열 악한 의료 환경 개선과 지역균형 발전
실현, 교육개혁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경상국 립대에 124명이 증원된 경남도, 정부가 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전남도 등도 이날 결정을 반겼다. 반면에 증원 규모가 적거나 신설을 바 랐던 자치단체들은 아쉬워했다. 경북도 는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중증 환자 사 망률이 전국 최다”라며 “의과대학 신설 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증원으로 “의대 쏠림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란 전 망이 나왔다. 증원 규모가 서울대·연세 대·고려대 이공계열 모집 정원(4882명) 의 40%에 달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3학년 도 고등학교 3학년 기준 수능 수학 1등 급을 받은 비수도권 학생이 3346명으로 추정되는데, 내년도 비수도권 의대 모집 정원(3662명)이 이보다 더 많다”며 “숫 자만 놓고 보면 비수도권에서는 1등급 을 못 받아도 의대 진학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권역별 중·고교 출신 학생만 선발하 는 지역인재전형의 확대도 변수다. 현재 모집 인원이 비수도권 27개 대학 1068명 인데,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최소 900여 명 늘어난 1950명 이상을 선발할 것으 로 예상된다. 세종시에서 초등학생 자녀 를 키우는 김모씨는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서울 대치동으로 이사하려고 했는 데, 의대 정원이 늘고 지역인재전형도 확대된다는 말에 계속 거주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의대 선호 현상이 강화될수록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이공계열 학생들의 이탈 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 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의대 를 못 가는 학생들이 이공계 학과에 지원 하면서 상위권 대학 이공계 입결이 하락 하고, 중도 포기 학생 역시 늘 수밖에 없 다”고 말했다. 최민지·이후연·신진호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2024년 3월 21일 목요일 3 이슈 2000명 의대별 배정
↘
단위: 명, 자료: 교육부 충북 +211 강원 +165 경기 +200 충북대 49 200 건국대 충주 40 100 대구 +218 경북대 110 200 계명대 76 120 영남대 76 120 대구가톨릭대 40 80 부산 +157 부산대 125 200 인제대 93 100 고신대 76 100 동아대 49 100 강원대 49 132 연세대 원주 93 100 한림대 76 100 가톨릭관동대 49 100 대학명 현재 정원 2025학년도 정원 성균관대 수원 40 120 아주대 40 120 차의과대 40 80 제주 +60 제주대 40 100 경북 +71 동국대 경주 49 120 울산 +80 울산대 40 120 경남 +124 대학명 현재 정원 2025학년도 정원 경상국립대 76 200 대전 +201 충남대 110 200 건양대 49 100 을지대 40 100 서울 0 826명 동결 대학명 현재 정원 2025학년도 정원 서울대 135 135 경희대 110 110 연세대 110 110 한양대 110 110 고려대 106 106 가톨릭대 93 93 중앙대 86 86 이화여대 76 76 인천 +161 인하대 49 120 가천대 40 130 충남 +137 순천향대 93 150 단국대 천안 40 120 전북 +115 전북대 142 200 원광대 93 150 광주 +100 전남대 125 200 조선대 125 150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대전 전북 광주 제주 경북 대구 울산 부산 경남 충남 A8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전면광고 A9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이철 <친윤> 규 “한동훈, 약속 안지켜” 친윤·친한 감정싸움
>> 1면 윤·한 갈등에서 계속
여권 관계자는 “참모들 사이에서 ‘이대
로 가면 총선 결과가 100석 미만이다’ ‘민심을 잘 받들어 총선에서 좋은 결과
가 나오면 다 대통령 덕분일 것’ 같은 말
이 계속 나왔다”고 했다. 지난 19일 밤에
는 “총선 직전에 갈등이 길어지면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럴 경
우 대통령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
는 우려도 다양한 경로로 윤 대통령에
게 전달됐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런 말들이 윤 대통령에게도 보고되고,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전했다.
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그사이 당정
의 이견도 부각되긴 했지만, 결과적으
로 한 위원장의 공개 요구를 윤 대통령
이 모두 수용한 모양새여서 지난 1월 불
거진 1차 윤·한 갈등에 이어 2차 윤·한
갈등도 봉합되는 단계로 가는 수순이었
다. 총선 목전에 여권이 내분으로 자멸
하는 공멸은 피하는 그림이었던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을 코앞에 두
고 양측이 또 정면 충돌로 치닫는다면
이는 ‘윤·한’을 포함한 여권 전체의 공멸
을 의미한다”며 “이제 갈등은 해소된 것 으로 본다”는 말이 나왔다.
당정, 총선 앞 ‘공멸은 피하자’ 공감대
반전은 오후에 일어났다. 친윤계 핵심
이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
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이 전격 기자회
견을 하면서 갈등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국민의
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
보 명단이 발표된 직후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되고, 호남 기반 정치인 배제가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문제
를 제기하며 한 위원장의 사천(私薦) 논
란을 제기했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비례대표 공천
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초원어린이공원 인근에서 거리 인사 도중 만난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종섭·황상무 논란’여론 악화에
대통령이 수용, 한때 봉합 분위기
친한 “이철규 자기장사 하려는 것”
이철규 “내가 월권이면 한도 월권”
않았다”며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비례
대표를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이후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지도부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
민의미래는 자매정당인 국민의힘과 한
몸”이라며 “국민의미래 당직자 임명부
터 공천 과정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 위원장 책임하에 진행돼 왔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비례대표 명단 논란의 핵심
책임자가 한 위원장이라고 직격한
셈이다.
이는 친윤계와 대통령실
주변 인사들이 “한 위원장이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사실상 사천을 했 다”고 반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라는 점에서 여권의 주목을 끌었다. 여 권 내부 인사의 전언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가 공 개되기 10여 분 전 명단을 받아 본 윤 대 통령은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가까운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이 사실상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치된 데 대해 친윤계는 “윤 대 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의도적으로 배제 한 느낌”이란 반응을 보였다.
주 전 위원장은 후보 명단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자진 사퇴했고,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교감한 결정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여 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비례 대표 명단을 본 뒤 ‘내가 사람을 너무 믿었다’는 취지로 배신 감을 토로했다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더
이철규
군다나 대통령실은 비례대표 공천 ‘불개
입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하고 있다. 뒤집 어 생각하면 ‘윤 대통령은 원칙을 지켰는
데, 한 위원장은 원칙을 어겼다’는 주장
인 셈이다. 실제 이철규 의원도 이날 회견
에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비례대표 공천 문제는 친윤계와 친한 계의 진실 공방과 감정싸움으로도 번졌
다. 이 의원은 ‘일부 인사의 비례대표 공
천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저는 당규에 근거해 비대위원장과 사무 총장,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 특히 호남 지역 인 사, 노동계·장애인·종교계 등에 대해 배 려 의견을 개진했다”며 “이것은 권한 없 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어떤 분 들은 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자 공관위원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 냐, 월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한 위 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 고 모두 다 잘못된 것”이라는 말도 했다.
양상
이 의원은 그러면서 한 위원장의 최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무총장 장동혁 의원도 직격했다. 그는 자신과 한 위원 장이 고성을 섞어가며 말싸움을 했다 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왜곡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배후에 누가 있는지 기자들은 잘 알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장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당내 “친윤·친한 건널 수 없는 강 건너” 그러자 장 의원은 이 의원 회견 약 2시 간 뒤에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장 의원은 “공천 과정에 외부 인사를 포 함한 공관위원, 사무처 당직자들이 함 께 참여했고 국민들이 모든 과정을 지 켜봤다”며 공천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곤 “당 내 잡음으로 공천 결과 자체에 대한 신 뢰가 떨어지고, 그로 인해 선거에 영향 을 미치는 것은 당원과 국민들이 전혀 바라지 않는 일”이라며 “사무총장인 저 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일일이 반박 입장 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실제 한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부 글부글 끓고 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 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지난 18일 비 례대표 문제를 제기한) 이철규 의원의 장문의 페이스북 내용은 번역하자면 ‘왜 내가 심으려는 사람이 비례대표 명단에 없냐’, 그렇게 요약할 수 있다”고 공개 저 격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이철규 의원이 자기 장사를 하려다 사고를 치고 선 오히려 화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갈등이 앞으로 여 권의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 원장뿐 아니라 이제 친윤계와 친한계마 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라며 “총선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크게 몰아 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 3월 21일 목요일 5 이슈 총선 D-20
A11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전면광고 A12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자기 전 보면 행복한 그림 그런 작품 사면 실패 없어요
아트&머니: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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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림, 돈이 되냐고? 됩니다” 솔비 벗은 작가 권지안의 팁 2 “벌거벗고 세상에 나온 느낌” 그 작가는 하지원이었다
미술계 최고의 인플루언서 헤르난 바스 (Hernan Bas) 개인전. 한 번 관람하고 도 또다시 가서 보게 된다는 ‘N차 관람’
으로 성황을 이룬 전시다. 이런 전시 기 획은 어떻게 이뤄지고, 투자 가치가 있
는 그림에 대한 안목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다니엘 리히터(2022), 저스틴 모티머 (2020) 한국 첫 개인전을 비롯해 헤르난 바스(2021) 등 세계적 수준의 전시를 성 공적으로 개최한 스페이스K의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를 만났다.
- 전시 기획은 어떻게?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거나, 무시하
거나 서로 갈등이 되는 부분들을 넛지 (nudge) 형태로 터치해 가볍게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세
상을 만들기 위한 작가들을 위주로 전
시한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정신
적·신체적 장애를 가졌거나 혹은 성 소
수자라든가 이념이 좀 다른, 소셜리즘
안에서 청춘을 보냈다거나 서브 컬처에 있었던 작가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개념 미술가인 라이언 갠더 전시(2021).
<아트 앤 머니>와 인터뷰 중인 스페이스K 이 장욱 수석 큐레이터. “그림, 그게 돈이 됩니까?” 도발적 질문으로 시작한 더중플 ‘아트&머 니: 시즌2’. 돈만 보는 사람에겐 돈이 안 됩니다. 그러나 그림을 보는 사람에겐 ‘돈’도 됩니다. 업계 를 선도하는 이들을 만나 무엇이 올바른 미술품 투자인지를 묻습니다. 이번엔 BTS RM이 다녀가 ‘N차 관람’으로 대박 난 헤르난 바스 개인전. 이를 기획한 세계적 큐레이터의 ‘팁’입니다.
3 “쿠사마 야요이 쉽게 이긴다” 인사동 널렸다는 ‘돈 될 작품’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평가받는 헤르난 바스의 개인전(2021). 미술관 ‘스페이스K’ 전시장에서 진행된 요가 수업. 사람들이 미술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이벤트 기획이다. [스페이스K]
‘N차 관람’ 이끈 큐레이터의 팁
이장욱 스페이스K 수석 큐레이터
헤르난 바스 전시, 2.7만명 성황
그림 사는 게 돈 되냐고요?
집 근처 갤러리부터 다녀보세요
- 전시 포인트는? “어떤 맥락이라든가, 재미, 그리고 장 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많 이 고민한다. 어떨 때는 아주 심각하다 가도 웃음이 피식 나올 수 있는, 관람객 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부분들에 신 경을 많이 쓴다.”
- 헤르난 바스 전시 대성공(2만 7000여
명 방문)은 예상했나?
“그때가 2021년 2월이었기 때 문에 아주 엄격하게 코로나 19 방역 수 칙을 요구받았다. ‘지금 꼭 열어야겠 냐?’ ‘물류비용이 높은데 전시하면 너 무 위험하지 않냐’는 우려도 있었다. 오 목한 현실 때문에 석 달 전시할 동안 한 2000분 정도 와주면 고맙겠다고 생각했 었다. 그런데 영화라든가, 공연이라든가 밀집 지역에서 벌어지는 문화활동을 할 기회가 부족했던 부분들도 있었기 때문 에 미술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한국 사 회에 붐이 일어났던 것 같다. 작품도 엄 청나게 좋았지만,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 도 작가에게 좋은 피드백을 해줬기 때 문에 헤르난 바스 자체를 미술계에서 재평가하는 기회도 됐다.” - 그림을 산다는 것이 돈이 될 수 있나? “돈이 될 수 있다. 미술은
특이하게도 자기가 좋아하 는 것이라면 충분히 즐기고 어느 날 우연히 봤더니 이 제 나를 떠날 때가 된 그런 경우를 만나게 된 다는 특징이 있다. 철 저하게 작가에 애정
을 가지고 ‘내가 오늘
집에 가서 내 침대 위
에 있는 그 그림을 보고
이불 홑청을 딱 덮고 자면
내가 너무 행복할 것 같
아’라는 생각을 가지
는 그런 작품들을 사
면 실패란 절대 없다
고 생각한다.”
- 어떤 작품을 컬렉팅 하나?
“젊은 작가들이 작업실 임
대료를 못 내고 할 때 돈을 좀 보내준다
든지 하면서 (컬렉팅) 시작했고, 옥션에
가끔 회사가 어려워져서 한 번에 작품
들이 나오거나 아니면 컬렉터들이 내놓
는 것 중에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데 헐값에 막 나가는 것들은 안타까워
서 모아두고 있는 것들이 있다. 향후 그
런 것들이 제 프라이빗 컬렉션으로 어
디에 기증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이라
그런 거 위주로 일단은 컬렉션을 한다.”
-초보 컬렉터에게 갤러리를 추천한다면?
“일단은 집 근처에 있는 국공립 미 술관을 먼저 가보시면 좋겠다고 생각 한다. 하루하루씩 날짜를 잡아서 주변
에 있는 갤러리들을 검색해서 가는 것
도 좋다. 그리고 다양한 아트페어에 가
서 한 번에 많은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
‘내가 원래 이런 거 좋아하는지 몰랐는
데 여기서 이런 걸 자꾸 보 니까 이런 게 내 취향이 네’라는 것을 알아가 는 것도 지속 가능한 미술 사랑의 아주 중 요한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
- 컬렉팅 꿀팁이 있다면 “작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작가의 인터뷰라든가 어떤 생활 방식 같 은 것을 봤을 때 ‘지속 가능한가?’ 그것 이 가장 1번인 것 같다. 시작하는 컬렉터 들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젊은 작가들 의 작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 에 이들이 전시할 때도 어디 괜찮은 퍼 블릭 쇼에, 단체전에 참여한 경력이 많 다든가 이런 부분들을 체크해 연구해 보고 구매하면 아무래도 좀 더 지속 가 능하게 컬렉팅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 향후 전시 계획은?
“대중들의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것 보다는 좀 더 한편으로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는, 그 불편함이 우리 미술관에 왔 을 때 더 뭉툭해지는 것,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전시를 작가 발굴과 지원을 통해 만들어 보고 싶다.” 김지선·우수진 PD kim.jisun2@joongang.co.kr
2024년 3월 21일 목요일 12 마음 챙기기
B2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백악관, 자국 기업 인텔에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
라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에 최대
195억 달러(약 26조원)에 육박하는 자
금을 지원한다.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상무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인텔에 최
대 85억 달러(약 11조4000억원)의 직접
자금과 대출 110억 달러(약 14조8000
억원)를 제공하기로 예비적 합의에 도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업계에
서 예상(100억 달러 이상)하던 것보다
많은 액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챈들러를 방문해 이를 발 표했다.
백악관은 “반도체는 미국에서 발명
돼 휴대폰부터 전기자동차, 냉장고, 인 공위성, 방위 시스템까지 모든 것에 힘
을 불어넣지만 오늘날 미국은 세계 반
도체의 10% 미만을 생산하며 최첨단 반
도체는 일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로 애리조나·오
하이오·뉴멕시코·오리건 주에 있는 인 텔 시설의 건설과 확장을 지원하여 약 3 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만 개의 간접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며 “오늘
과 같은 반도체 투자 덕분에 미국은 10 년 내에 세계 첨단 칩의 20%를 생산하
파격 보조금 예상치의 2배
“미국 내 생산 20% 목표” 중국 겨냥 삼성전자 보조금은 8조원대 예상
이달 말께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보조
금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가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에 대해서도 50억 달러(약 6
조7000억원) 이상의 보조금 지원 방침
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투자 규모가 큰 삼
성전자·인텔·TSMC가 전체 보조금의
40% 이상을 받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고 있고, 인텔은
오하이오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
을 신설하는 등 미국에서만 반도체 제
‘홍콩판 보안법’ 만장일치 통과
23일부터 외국 간섭도 처벌 대상
4년 전 중국 법안보다 수위 높아
홍콩 입법회(의회)가 19일 스파이 행위 등을 단속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안보유 지법안(국가안보법)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2020년 6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가 국내법으로 제정·발효한 홍 콩국가보안법에 이어 홍콩 정부의 법안
까지 시행되면서 홍콩은 ‘이중 국가보
안법’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미국과 유
럽연합(EU) 등 서방은 중국 본토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홍콩의 기업 활
동이 향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기업과 관광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오는 23일부터 시행되는 국가안보법
은 반역, 내란, 내란·반란 선동 행위, 국
가기밀·간첩 관련 범죄, 국가안보를 위 협하는 파괴행위, 해외 간섭 등 9개 부 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란죄와 반역
죄는 유죄가 확정되면 무기징역, 공개적
으로 의도를 밝힌 반역죄는 14년의 징
역, 선동죄는 7년의 징역을 처할 수 있
도록 규정했다.
특히 범죄가 외국이나 외국 세력과
결탁한 경우 형량이 가중되어 10년 징
역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제정한 홍콩 국가보안법이 ‘외국 세력과
의 결탁’을 범죄로 단속한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 홍콩 의회를 통과한
법은 의도를 품은 ‘간섭’ 행위부터 처벌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외국의 개인이나 조직을 직접 표적으로
삼았다고 풀이했다.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전인대에서 법
안의 조기 제정을 지시했을 것이란 관
측이 나온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사회 안정을 어느 때보 다 중시하고 있으며,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에 따라 대외 개방된
홍콩이 반중 외국 세력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 투자한 삼성전자 에도 반도체법에 따라 60억 달러(약 8조 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 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4 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중보안법’ 갇힌 홍콩 “여행객·기업인 주의”
대만은 법 통과 직후 홍콩에서의 기 업 활동과 관광에 주의를 당부했다. 잔 즈훙(詹志宏) 대만·홍콩 경제문화협력 카운슬 이사장은 “홍콩 당국의 설명이 구체적이지도, 분명하지도 않아 법을 위 반했는지, 법을 위반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홍콩에서 어떻게 해야 안 전하게 살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외국인의 홍콩 여행과 비즈니스가 모 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14년 징역까지 판결이 가능한 외세 개입 범죄 부분에서는 싱크탱크 간 협 력이 해외 세력과의 협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논의부터 승인까지 50 일 만에 통과된 법안을 두고 “한 때 개 방적이던 홍콩의 폐쇄가 더 빨라질 것” 이라며 “‘외부 간섭’ 등 여러 문구가 상 당히 모호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김민정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조에 435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TSMC는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 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고 있다. 반도체법은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2022년 제 정됐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 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 달러(약 52조3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 금으로 총 132억 달러(약 18조원) 등 5 년간 총 527억 달러(약 70조7000억원)를 지원하도록 했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은 자국이 중국 등에 뒤지면서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나왔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반도체 보조금·대출 26조원 지원
폭발물 탐지 로봇개·경찰견 공조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문화부 건물 앞에서 조우
한 원격 조종 로봇개 ‘사에타’와 복제 경찰견 ‘올림피아’. 이탈리아 당국은 문화부 건물 폭탄 테러
위협에 직원들을 대피시킨 뒤 폭발물 탐지·제거 작업을 위해 이들을 동원했다. [EPA=연합뉴스]
2024년 3월 21일 목요일 10 글로벌
B3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피노 컬렉션 미술관서 김수자전
기획·제작 ‘백지 위임장’ 받은 작가
원형 전시장 418개 거울로 뒤덮어 “둥근 건축구조 하나의 보따리로 봐 흙으로 싼 달항아리처럼 공간 연결”
그는 ‘보따리 작가’라 불린다. 어머니와
마주 앉아 이불보를 꿰매다가 문득 두 개
의 천을 하나로 엮는 바느질에서 영감을
얻은 게 평생 삶과 작업의 ‘화두’가 됐다.
1997년 색동 보따리를 가득 실은 트
럭에 앉아 11일 동안 이동하는 퍼포먼스
를 벌이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
에게 보따리는 나와 우리의 몸이자 기
억이고, 삶의 애환을 가리키는 표상이
다. 서울과 파리를 기반으로 작업해온 미술가 김수자(67) 얘기다.
‘바느질’과 ‘보따리’ 개념을 가지고 현
시대의 정체성과 경계, 피난과 이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던져온 그가
이번엔 프랑스 파리 한가운데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요즘 파리에서 가장
‘핫한’ 미술관으로 꼽히는 부르스 드 코
메르스-피노 컬렉션(이하 BdC·일명 ‘피
노 컬렉션 미술관’)이 여는 기획 전시에
서 메인 전시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BdC에서 20일(현지 시간) 개막한 기
획 전시 ‘흐르는 대로의 세상’(9월 2일까
지)은 제프 쿤스, 신디 셔먼, 마우리치오
카텔란, 피터 도이그 등 세계에서 내로
라하는 작가 29팀의 현대미술 작품 50 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BdC는 여기
에 김 작가를 ‘카르트 블랑슈’(전권 위
임) 작가로 초대하며 미술관의 대표 공
간을 그에게 내줬다.
‘백지 위임장’이라는 뜻의 카르트 블 랑슈는 작가에게 전시의 기획부터 실현 까지 전권을 부여하는 것. 김 작가가 미
보따리 화두로 40년
파리에‘거울 왕국’세웠다
바닥을 418개의 거울로 뒤덮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작가라면 누 구나 이곳에서 전시하고 싶을 것”이라며 “저는 이곳을 보자마자 바로 거울로 채 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거대한 면적의 거울 바닥은 유리 돔의 철제 구
조와 하늘, 그리고 화려한 천장의 그림
술관의 상징적인 공간인 1층의 원형 로 툰다 전시관은 물론 24개의 쇼케이스, 지하 공간(푸아이에&스튜디오)에서 총 44점의 작품을 ‘호흡-별자리’라는 제목 으로 선보인다. 로툰다(둥근 지붕의 원 형 건물)의 대규모 설치 작품 ‘호흡’은 기 획전 개막에 앞서 13일 먼저 공개되며 주목받았다. 김 작가는 인류 무역의 역 사를 묘사한 19세기 프레스코화로 장식 된 천장 아래 지름 29m의 원형 전시장
파리 ‘피노 컬렉션 미술관’(BdC)에서 유리 돔 천장의 원형 공간을 거울로 뒤덮는 작업을 선보인 김수자 작가. ‘보따리’개념에서 확장 된 달항아리 작품. 24개 쇼케이스 전시 작품 중 하나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사진 BdC]
과 조각 장식을 비추며 그곳을 현실과 비 현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김 작가는 “원형의 이 건축 구조를 하
나의 보따리로 봤다”고 했다. “제가 해
온 ‘보따리’ 개념의 작업이 텅 빈 공간을
흙으로 싸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달항 아리 작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한 그는
“이 공간 역시 위의 유리 돔과 거울 바
닥, 두 공간이 만나 하나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 맥락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전시는 원형 전시관을 둘러싼 24개의 쇼케이스에서도 이어진다. 진열 장 안에 달항아리부터 작가의 팔을 캐 스팅한 조각, 그의 낡은 요가 매트 등이 놓였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구분하 지 않고, “굳이 만들지 않아도 예술이 되는 것들”에 주목한 그의 시선을 드러 내는 것들이다.
지하 전시장에선 20여 년 전 피노 컬 렉션에 소장된 그의 대표 퍼포먼스 영상 작품 ‘바늘 여인’과 16mm 필름 영상 연 작 ‘실의 궤적’ 여섯 편 전편이 상영된다. 그의 ‘보따리’는 지금도 쉴 새 없이 새 여정을 떠나고 있다. 지난 2일 네덜 란드 라이덴의 라켄할 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시작한 그는 곧이어 벨기에, 뉴욕, 로마 막시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이어간다. 또 다음 달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건립 30주년 전 시에도 작품을 선보인다. 그에게 “왜 보따리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보따리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 소한의 소유물이자 과거의 한 묶음이 다. 항상 뭔가 미래를 향해서 떠날 채비 가 돼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지금도 저는 보따 리라는 개념에서 시공간의 다층적 의미 를 채굴하고 있다”고 답했다. 피노 컬렉션 미술관=발렌시아가, 구 찌,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 드를 소유한 케링 그룹의 설립자이자 프 랑수아 피노(87)가 건립한 미술관. 증권 거래소였던 옛 건물을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리모델링했다. 50년간 미술품 을 수집해온 피노의 컬렉션 규모는 1만 여 점에 달한다. 파리=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엠마 라빈 피노 컬렉션 미술관장은 부임할 때부터 카르트 블랑슈 프로젝 트의 작가로 김수자 작가를 염두에 뒀 다고 했다. “2016년부터 김수자 작가와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해왔다”는 그는 “그의 ‘보따리’ 개념에서 확장된 달항 아리 작업을 알고 있었기에 이 공간을 보면서 김수자 작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24년 3월 21일 목요일 20
B5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의대 증원 후폭풍
의대교수 25일 사직 확산 일각선 “정부, 대화의 장 만들라”
의료계, 증원 대못에 반발
시도의사협의회 “포퓰리즘” 비난
고려대 등 39개대 교수 사직 합류
정부는 증원 관련 지원책 늘려
거점 국립대 교수 1000명 증원
조윤정(고려의대 교수의회 의장) 전국
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홍보위
원장은 21일 브리핑에서 “대학병원 전
임의와 교수들은 5주간 정신적 스트레
스로 심리적 압박과 우울·불안·무력감
을 느끼고 있다. 정신과 질환과 이비인
후과 질환을 호소해 치료받기도 한다”
며 “이런 상황이면 정상 진료가 어렵고
교수 순직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
태가 얼마나 더 장기화할지 모르는 상
황에서 잔류 인력의 번아웃을 막고 환
자들을 안전하게 보기 위해 진료 축소
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21 일 성명서를 내 “폭군의 포퓰리즘”이라 는 표현을 동원, 원색적으로 정부를 비 판했다.
이날 중앙대의료원 교수들은 의대
증원에 대해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
며 25일 단체로 사직하겠다고 했다. 지
난 15일 서울대·연세대·울산대 등이 속
한 전국 20개 의대 교수 비대위가 “오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겠
다”고 밝혔고, 부산대·고려대 교수들도
동참하겠다고 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도 계속 늘고 있다. 21일 교육부
에 따르면 20일 기준 하루 유효 휴학 신
청 건수는 5개교, 230건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낸 휴학계를 철회한 학생은 1명
이었다. 전날까지 유효 휴학 신청 건수
는 누적 8590건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 (1만8793명)의 45.7%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을 사
>> 1면 의대증원에서 계속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을 확정하며 의료계와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2000명 증원에 쐐기를 박으면 서 의료계도 혼돈에 빠졌다. 일각에선
정원이 유지된 서울권 의대의 경우 집단
행동에 나설 동력이 약화된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오지만 오히려 단일대오로 대 응하겠다는 분위기다.
실상 원점으로 돌리기 어려워진 만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협상론도 나오 고 있다. 방재승 전국의과대학교수 비 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 비대위) 위원장은 21일 한 방송에서 “정부가 전 공의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 들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 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밝혔다. 다 만 전공의 등은 방 위원장의 입장에 반 감이 크고 비대위 내부적으로도 이견
이 있어 소수 의견에 불과한 것으로 보 인다.
의대 정원 늘었는데 기
교원 수, 임상의학 분야의 12% “10명 뽑으려 했는데, 쉽지 않아”
의대 증원을 받은 각 대학은 21일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후속 작업에 돌입 했다.
대학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건 기초
의학 전임 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해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다음 주부터 면허정지 처분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근무 여건 개선이라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 관은 21일 열린 전공의 처우개선 토론회 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필수의료 전공의 수당 확대 등을 추 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과대학 증원을 통보받은 각 대학들은 교수진을 보강하고 강의실과 실험·실습 공간을 확보하는 등 내년도 부터 늘어날 학생들을 위해 교육 여건 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급격한 증원으로 의대 교육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현재 1200명 수준인 비수도권 9개 거점국립 대 의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 늘 려 2200여 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 다. 교육부는 지난 2월 각 대학이 특정 대학 출신 비율에 제한 없이 의대 교수 를 채용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사학진흥재단은 의대 정원 증원을 신 청한 사립대에 어디에, 얼마나 자금이 필요한지 융자 수요조사를 했다. 사학 진흥재단 측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소요되는 재정을 저금리로, 최우선 순 위로 충분히 융자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의학 교수 없어 지방대 스카우트 전쟁
<해부·생리·유전학 등>
명 넘게 증원할 계획을 세웠는데,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
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4개 의대(미제출 6개교 제외)의 기초
의학 교수는 1131명으로 임상의학 교수
부학·생리학 등 기초의학은 주로 본과 1~2학년 때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정원 이 두 배 이상 늘어난 한 의대 관계자는 “당장 내년에 기초의학 교수 수를 10여
(8876명)의 12% 정도에 불과하다. 학교 별 편차도 크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의대 인증 최소 수준(25명)을 못 맞춘 대학도 4곳이나 있다. 특히 유전학·생물물리학·면역학 분야의 기초의학 교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기초의학연구실 교수는 “의대 졸업자 중 기초의학 전공자는 1%
미만”이라며 “수의대·약대 등 다른 계열 출신을 임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 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벌써 기초의학과 교수를 상대로 한 ‘스카우트 전쟁’이 시작됐다 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사립
대 관계자는 “시간은 없고 공급은 부족 하니 새로운 인재를 찾기보다 (다른 대
학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게 편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에선 교수뿐 아니라 학 생 이동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호남권 대학 처장은 “정원이 다 같이 늘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이라면 더 좋은 의대로 가기 쉽게 됐다”며 “어떻게 이탈을 막아야 할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3 이슈
B6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전면광고 B8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이지영의 문화난장
예술가는 어디까지 도덕적이어야 하나
살아있는 발레계 전설로 꼽히는 러
시아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의 4월 내한공연이 취소됐다. 올 하
반기 공개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
어 게임’ 시즌2는 배우 오달수의 출
연 사실이 공개되면서 ‘리스크 캐
스팅’ 논란이 일었다. 올해 초 공연
예정이었던 연극 ‘두 메데아’는 개
막 열흘 전 전격 취소 결정을 내렸
다. 지난해 가을 뮤지컬배우 한지상
2018년 2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문화계 미투 운동 지지 집회. 당시 성폭행 사실이 드 러난 연출가 이윤택은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중앙포토]
됐다. 지난 연말 프랑스 문화계 인사 50여명은 일간지 르 피가로에 “무죄
추정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드파
르디외의 훈장을 취소하지 말라”는
공개서한을 게재했다. 이후 이에 반
대하는 문화계 인사들의 성명이 잇
따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배우 소피 마르소 등 유명 인사들까
지 가세해 설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 늦은 오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연극인들의 모임
‘대학로X포럼’이 주최하는 토론회
가 열렸다. 연극 ‘두 메데아’ 보이콧 운동을 계기로 열린 이 날 토론회의
주제는 ‘연극계 백래시, 어떻게 맞서
시조가 있는 아침 219
시시(時時) 생각하니 강강월(생몰연대 미상)
시시 생각하니 눈물이 몇줄기요 북천(北天) 상안(霜雁)이 어느 때 에 돌아올꼬
두어라 연분이 미진(未盡)하면 다 시 볼까 하노라
-병와가곡집
논설위원 누구에겐 독(毒), 누구에겐 향(香) 강강월(康江月)은 18세기 평안도 맹산의 기생으로, 널리 알려진 시조 두 수를 남긴 빼어난 예인(藝人)이 었다.
은 자신이 주연을 맡아 준비 중이던 ‘더데빌: 파우스트’에서 하차했다.
위의 네 사례 모두 출연자들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이 법정에서 유죄 판결
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자하로바는 ‘친푸틴’ 행보가 문제
가 됐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찬성한 이력 등이 주목받으
며 공연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이달
초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이 “침략
국가의 공연자를 보여주는 것”에 문
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 고, 결국 공연 계획은 백지화됐다.
영화계 ‘천만 요정’으로 불렸던
오달수는 2018년 ‘미투’ 가해자로 지목당하며 한동안 활동을 쉬었다.
오달수는 성폭력 의혹을 부인했고, 그에 대한 경찰의 내사는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혐의없음’으로 2019년 종결됐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밝
혀지지 않은 셈이다.
연극 ‘두 메데아’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던 김소희 전 연희단거리
패 대표는 2018년 공연계 미투 바람
‘미투’연루 김소희·한지상 등
법적 유죄 아닌데도 하차 요구
도의적 책임은 어디까지 논란
여론재판·마녀사냥 경계해야
의 한가운데 있었던 인물이다. 연희 단거리패의 예술감독이었던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범죄 사실이 드러
나면서 당시 대표였던 그에겐 ‘방조 자’ 프레임이 씌워졌다. 경찰 조사 결 과에서 그의 범죄 혐의는 없었다. 당 시 경찰이 “김 전 대표에게는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공 연을 앞두고 연극계 일각에서 벌어 진 ‘보이콧’ 운동의 대상이 됐다. 한지상은 2020년의 여성 팬 성추 행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한 지상은 “호감을 가진 상대와 있었던 사생활”이라고 밝히며 그 여성을 공 갈미수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 았다. 이후 그의 출연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반발 여론이 일었고, ‘더데
빌: 파우스트’ 공연을 앞두고는 공
연장 부근에 ‘관객은 비윤리적 배우 를 원하지 않습니다’가 적힌 하차 요 구 현수막까지 걸렸다.
2017년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 죄 파문으로 촉발된 할리우드발 ‘미 투’ 바람은 예술가의 일탈을 눈감 아주던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비윤 리적인 예술가의 작품은 미학적 가 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예술인에게 요구하는 도 덕성의 수위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 가에 대해선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특히 앞선 네 사례처럼 법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묻는 상황에선 더욱 첨예하게 의견이 갈린다. 이른 바 도의적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시작 조차 안 된 상태다. 우리 사회만 이를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프랑스에선 성폭행 혐 의로 기소된 국민배우 제라드 드파 르디외를 둘러싸고 예술계가 양분
나갈 것인가’였다. 보이콧 운동을 주
도했던 사람들과 ‘두 메데아’ 연출
자·배우 등이 참석해 3시간 동안 토
론을 이어갔지만, ‘물의’ 예술인의
복귀 움직임을 두고 이들의 생각은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토론회에 앞서 ‘대학로X포럼’ SNS에 질문으
로 올라온 ‘도덕적 스펙트럼의 어디
부터 어디까지를 예술가로 인정해
야 할까’ ‘범죄자의 예술적 지위에
대한 심판의 주체는 사법부와 예술
계, 대중 여론 중 어느 집단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등에 대한 논 의는 시작도 못 했다. 예술가의 도덕성과 예술적 성취
를 구분해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이
제 시대 정신이다. 가해자에 대한 엄 중한 처벌, 피해자 보호와 지원, 예
방 교육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와 동시에 가해자로 지목 된 당사자의 책임 범위와 자숙 기간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누구라도 무분별한 여론 재판과 마 녀사냥, 사적 복수의 대상이 된다면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인이 님을 잊지 못해 눈물 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북쪽으로 날아간 기러기가 다시 돌아오면 떠 나간 님도 오시려나. 인연이 아직 다 하지 않았다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슬픔을 못 이겨 울고 또 울다가 체념 에 이른 것일까? 그녀가 남긴 시조 한 수를 마저 읽는다. 기러기 우는 밤에 나 홀로 잠이 없 어 / 잔등(殘燈) 돋워 켜고 전전불매 (輾轉不寐) 하던 때 / 창밖에 굵은 빗 소리에 더욱 망연(茫然)하여라 그리움에 잠 못 이루는 밤, 꺼져 가는 등잔불을 돋워 켜고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창밖에 굵은 빗소리마 저 들리니 아무 생각 없이 멍할 따 름이다.
예나 지금이나 가슴 아픈 그리움 은 많은 명시들을 낳기도 했다. 고 통은 고통 자체로는 괴롭지만 견디 고 다듬으면 예술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독이지만, 누구에게는 향이 되기도 하니 우리네 삶의 오묘 함이여.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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