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시대 첫 예산, 새 100년 준비” 헤그세스 “한국핵잠

이 대통령 예산안 22분 시정연설 “피지컬 AI 국가 위해 집중 투자할 것” AI 28번 강조하며 초당적 협력 당부 야당, 추경호 영장에 반발 보이콧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핵
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약 22
분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AI를 총 28번
언급하며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
민국의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26년 예산안은 바로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
산”이라며 “(AI)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성장의 토대를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 혔다. 내년 예산안에 담긴 AI 관련 예산
은 총 10조1000억원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관련 예산(3조30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대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에
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
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
처지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하루
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
해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연구개발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
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
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
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 해 도약과 성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경 제 정책에서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
다”고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공개 발언에선 처음으로
‘피지컬 AI’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이 대
통령은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 해 국내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중점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피지컬 AI 지역 거점을 광역별로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처음 밝혔다. 피지 컬 AI는 로봇 등에 탑재돼 실제 세계에
서 스스로 판단해 물리적 행동을 수행
하는 AI를 말한다. 윤성민·이찬규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한·미 국방수장 안보협의회 개최 이 대통령, 헤그세스 장관 만나 “임기내 전작권 조기회복” 언급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
차 방한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이 4일 한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딜 메이커’(해결사)로
서 다른 대통령들이 할 수 없는 가능성
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여러분은 역사
적 합의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잠 승인’을 재확인하는 취
지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SCM을 진행한 뒤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과 관련 한 질의를 받고 “국무부·에너지부와 계
속해서 신중하게 협의하게 될 것”이라
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 핵잠 도입을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재차 확인하는 취지였지만, 동시에 핵 비확 산을 담당하는 국무부와 원자력 등 관 련 기술 통제를 담당하는 에너지부와도 협의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미 정부가 실무선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 제 등에 어긋나지 않는지, 민감 기술 이 전 등이 가능한지
>> 4면 시정연설로 계속, 관계기사 5면 >>
부동산 공시가율 동결 전망, 보유세는 오를듯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인 69%로 동결 할 전망이다. 올해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시세변동만으로
내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서다. 모의 계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의 내년 보유세는 1가구 1주택 기준 1790만원 으로 올해보다 40%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 관계기사 8면
KT 가입자 유심 무상교체 원하면 택배로 보내줘 >> 10면

노키아 제국서 위성강국으로 핀란드 인재양성소 가보니 >> 12면
날씨 >> 20면, 구독배달 문의 1588-3600 컬처 >> 21면, 스포츠 >> B6·B7면




가끔씩 들여다보는 페이스북에 축의
금 관련 포스팅이 부쩍 늘었다. 저마
다 한마디씩 한다. 모 국회의원 딸 결
혼식 축의금이 화제가 되고 나서부터
다. 의견들이 분분하다. 축의금 고리

를 끊어야 한다는 페친도 있고 그 반
대의 글도 있다. 축의금 문화에



아침의 문장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The Korea Daily, Vancouver
발행인·대표 김소영
중앙일보 The Korea Daily Branches Vancouver, Korea, Los Angeles, Toronto, New York, Chicago, Washington DC, San Diego, Denver
당신은 하나의 책, 미완성 문학 작품, 기술적 역사의 보관소다. 당신의 몸과 유전체는 오래전에 사라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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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중앙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1년 8월 4일 창간
속된 다채로운 세계들, 오래전 살았던 조상들을 에워
대표전화 604-544-5155
E-메일 info@joongang.ca
싸고 있던 종합 기록물로서 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일종의 ‘사자의 유전서(generic book of the dead)’다.
인터넷 신문 joongang.ca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최근작 불멸의 유전자 중에서. 책의 원제는
본사 전재계약 제휴사 THE NEW YORK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LOS ANGELES TIMES, NEWSWEEK 영 국, FINANCIAL TIMES, 일본 時事通信, 日本經濟新聞 338-4501 North Rd. Burnaby BC Canada V3N 4R7
고대 이집트의 사후세계 안내서 ‘사자의 서’를 차용한 ‘사자의 유전서’이다.
박진석의 시선
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대법원장을 위협하는 세력이 있어 요!”
2006년 11월 19일 서울 서초구 사랑
의교회 구내식당. 이용훈 당시 대법원 장이 그 말을 내뱉자 천지가 진동했 다. 누가 감히 국가 의전 서열 3위 대
법원장을 위협했을까. 그는 더 말을
잇지 않았지만, 그게 검찰과 야당이라
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 대리인이었습니다. 유회원
당시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선임했죠.
법원이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네 차례
기각한 배경에 두 사람의 친분이 작용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전 국회 법사위에서
박세환 한나라당 의원이 이렇게 공개
발언하면서 현실화한 위협이었다. 정
보 출처는 검찰로 짐작됐다.
사법부가 뒤집어졌다. 개개인이 헌
확신했고 매우 분개했다”고 당시 분 위기를 전했다. 법원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발했고, 급기야 대법원장까지 참지
못한 채 분노를 표출하는 지경에 이르
렀다. 법원이 만신창이가 됐던 이른바
‘사법 농단’ 사건을 제외한다면 아마
사법부 권위에 대한 가장 큰 도전 사
례였을 거다.
‘삼권분립 원칙’에 기반해 권위의
철갑을 두른 사법부지만, 오랫동안 거
기에 구멍을 내려는 당랑(螳螂)의 도
전을 숱하게 받아넘겨야 했다. 그 도
전은 상당 부분 무분별한 발길질이었
지만, 사법부 스스로 자초한 경우도
계엄 회의 영상에도 영장 기각 여당에 대한 응전 아니었길 법률 따른 판결이 판사의 몫
적지 않았다.
그 당랑의 주종(主宗)이던 정치권 과 수사 기관이 이번에도 사법부의
갸웃거리는 여론이 높아진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잇단 영장 기각 이 여당 강경파의 공세에 대한 법원의 응전이라 생각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여당이 엑스맨”이라는
법기관으로, 독립성을 보장받은 판사 들이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 여당 강경파
판결이나 결
내린다는 건 절대 인정할 수 없
는 금기 사항이었다. 후일 ‘양승태 대
법원’에서 그 금기를 깬 것으로 해석
될 수 있는 몇몇 정황들이 드러났을 때 ‘사법 농단’이라 불릴 정도의 엄청 난 파문이 일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법원장이 영장실질심사에 개
입했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
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실무진
에 포진해 있었던 당시 대검 중수부의
론스타 수사팀은 그걸 확신했다. 당시
대검에 근무했던 한 변호사는 “수사
팀에서는 이 대법원장의 수사 방해를

를 중심으로 한 함량 미달의 사법부 공격 양태는 재삼 언급할 필요도 없 겠다.
그러나 ‘영장 줄기각’ 사태에 직면 한 특별검사팀의 볼멘소리에는 조금 이나마 귀를 열어줄 대목이 있어 보 인다. 일단 ‘마구 던져서 최대한 많이 건
져보자’는 식의 구시대적 전략이 노골
적으로 엿보였던 무더기 영장 청구에, 무더기 기각으로 대응한 데는 문제 삼 을 대목이 없다. 그러나, 비상계엄 국 무회의 영상이 낱낱이 공개된 이후 한 덕수 전 국무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영장 기각에 고개를

할 일을 하면 된 다. 형사사법 절차에 관여하는 수십, 수백명의 사람 중 마지막으로 법봉 을 휘두르는 건 결국 판사다. 형사사 법 절차에 등장하는 수천, 수만 페이 지의 서류 중 마지막까지 역사에 남는 건 결국 몇 장의 판결문이다. 시간은 사법부의 편이다.



<최근 3년 이내>

삼성동
‘깐부
벌어들인 그의 눈썹이 인상 적입니다. 후계구도까지 보인다는군요.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라오스가 한국 남성들의 ‘한 달 살기 성
2배로 늘린다 오늘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인 The JoongAng Plus 의 다양한 시리즈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 적응하려면 교도소도 사
회 같아야 합니다.”
김영식(60) 소망교도소 소장에게 “소
망교도소는 사람을 살리는 공동체입니
다”란 표어의 의미를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관리동 보안검색대와 철문을 지
나 처음 마주치는 게 붉은 색 수용동 벽
면의 이 표어다. 화단에선 교도관과 수용
자들이 함께 관목을 다듬고 운동장에선
수용자들이 운동하며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장애물과 철창이 없는 개방된 분
위기였다. 김 소장은 “재소자의 재범률
이 높으면 추가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결국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된다”며
“이들이 나가 사회에 적응해야 결국 모
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 민영 수용시설로 2010년 12
월 1일 경기도 여주에서 문을 연 지 15주
년을 맞는 소망교도소를 지난 3일 미리
찾았다. 1인당 수용 면적은 일반교도소
(2.58㎡)보다 넓은 3.98㎡, 수인번호 대
신 이름으로 불러주는 등 인권교도소
로 수용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곳. 그
래서 수용정원 400명(최대 440명)에 결
원이 발생해야 국영교도소 수감자 중에
서 4대 1 경쟁률로 선발하는 곳으로 유
명하다.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복역 중
인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이감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곳은
20%대 중반인 국가 교정시설의 3분의 1
이하 출소자 재복역률(전체 7.6%, 최근
3년 이내 5.3%)을 자랑한다.
이날 식당 점심 메뉴는 샐러드와 차
조밥, 닭강정, 메추리알조림, 어묵김치 찌개였다. 푸른색 수의를 차려입은 사
람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며 식사했다.
한켠에선 교도관들도 함께 식사했다.
배송철(40) 총무팀장은 “직원 식대가
4000원으로 1733원인 수용자 식대보다

건물벽에“사람 살리는 공동체”표어
작업장 갈 땐 교도관 통제 없이 이동
수용실 아닌 식당서 대화하며 식사
자유로운 분위기 속 기초질서 엄격
명성교회 아가페 재단서
도 주어진다. 금속·가죽 공예나 세탁 등 교도작업을 하는 수용자들도 있었다.
수용자들이 스마트팜에서 바질을 재배 하는 풍경도 눈에 띄었다. 작업장 옆에 는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 인권침해신 고센터 등에 민원을 넣을 수 있는 편지 함들도 줄지어 걸려 있었다.
소망교도소는

수용자 교육도 엄격하다.
이곳에선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작업장
이나 교육장으로 향하는 수용자들은 자
율적으로 이동했고, 교도관들은 그런 수
용자들에게 “요즘 밝아졌네?”라고 자연
스레 말을 걸며 웃음을 지었다.
교육장에서 제과나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하면 시설 내 카페에서 근무할 기회
신입의 수감생활 적응 같은 각종 문 제를 수용자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 점 도 특색이다. 수용자 자율회장을 맡고 있는 이모(51)씨는 “일반 교도소와 달 라 처음 이감됐을 때는 적응이 쉽지 않 은데 기존 수용자가 돕는다”며 “수용자 가 수용자를 통제한다며 반감을 드러내 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생활에 곧 적응 해 다른 신입들의 조기 적응을 돕는 모 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이곳 수용자가 마냥 편한 건 아니다. 법에서 허용하는 자유를 주 되 기초질서 위반은 엄격하게 제재한다. 한 수용자는 “이전 교도소는 일과시간 에 누워 있다고 벌점을 주거나 하진 않 았는데 이곳은 좀 더 자유로운 ‘자치지 구’에서 바로 쫓아낸다”고 했다.




SCM은 한·미 국방 당국 간 최고 협의체
로, 이재명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
정부가 출범한 이후론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서는 한국의 국방비 지출 인상
규모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등에 요구한 ‘GDP 대비 5%룰’을 한국에
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토는 이를
‘직접 국방비 3.5%+간접투자 1.5%’로 충
족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올해 국방예산
증액 기조인 연 8%대 성장을 유지한다
면, 2035년까지 GDP 대비 3.5%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장관도 이런
의견을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임기 내
전환과 관련, 이번 SCM에선 내년도
SCM에서 미래연합사의 3단계 평가·
검증 가운데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 (FOC) 검증을 승인하자는 데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
이다. 이럴 경우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
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헤
그세스의 예방을 받고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은 한·미 동맹이 한 단계 더 심
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또 미국이 구축함 등 수
상함뿐 아니라 잠수함 건조도 한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기자
회견에서 “중요한 점은 한국의 조선산
업은 세계적 수준이며, 우리는 수상함
전이든, 잠수함전이든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많은 합의가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SCM에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
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헤그세스는 기
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딜메이커
로서 다른 대통령들이 할 수 없는 가능성
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여러분은 역사
적 합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의 ‘핵잠 승인’을 재확인하는 취지였다.
그는 “국무부·에너지부와 계속해서 신
중하게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비확산을 담당하는 국무부와 원
자력 등 관련 기술 통제를 담당하는 에
너지부가 관여한다는 건 한국의 핵잠
도입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등
에 어긋나지 않는지, 민감 기술 이전 등
이 가능한지 따져본다는 의미일 수 있

다. 특히 에너지부는 지난 1월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다. 공식적
미국과 대화 의지 갖고 있어
대비 동향 다양하게 확인돼”
국가정보원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 이후
가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국정원은 4일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계기 북·미 정상회동이 불발
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
국정원은 우선 “북한의 핵보유국 레
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조
를 대비해 둔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
인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
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건부 대화를 시사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을 자제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시 김정은과 의 만남 의향을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대미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 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 로 판단한다”고도 했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군 건설부대 5000여 명이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며, 인프라 복 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동향 보고도 마쳤다. 국정원은 “북한 파병군 1만여 명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국 경 부근에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 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이 대통령 예산안 22분 시정연설
핵잠 연료 공급 등 APEC 성과 설명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 다해”
한국을 방문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 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이 대통
령을 만나 “(한국은) 산업 로봇 등 피지
컬 AI 분야에서는 글로벌 리더가 될 잠
재력이 충분하다”며 한국과의 협력 의
지를 밝혔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을 방위산업에
활용해 재래식 무기 체계를 최첨단 무기
체계로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런 전환을 통해 “자주국방을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북한의 연
간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한국이 쓰고 있다는 점을 언
급하며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
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국가 생존
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AI 기술을 국가
생존을 위한 돌파구로 설정했다는 점과
그에 걸맞은 집중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
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AI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내년 R&D 투자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예산을 통한 양극
화와 불평등 완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법정 기
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
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비어 있는 야당
의원석을 바라보았다. 국민의힘은 전날
청구된 추경호 의원 구속영장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며 연설이 있던 본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야당이 빠진
‘반쪽 시정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
임 첫해인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한편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과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논의 등 경
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
체(APEC)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
고 밝혔다.
22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민주당 의
원들의 박수는 모두 33번 나왔다. 40초 에 한 번꼴로 박수를 친 셈이다. 본회의 장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개혁신당
의원들도 자리해 이 대통령의 입·퇴장 때 기립했다. 이준석 대표 등 개혁신당
의원들은 박수는 거의 치지 않았다.
5부요인과 사전환담 뒤 시정연설 야당의석 가리키며 “좀 허전하군요” 여당, 22분 연설동안 40초마다 박수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진
행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22분간의 국 회 시정연설에선 40초에 한 번꼴로 더불
어민주당 의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에
도착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관 현관
까지 직접 마중을 나갔다. 보통 장관급
인 국회 사무총장이 영접하지만 우 의
장이 직접 나서 존중을 표한 것이다. 하
지만 이 대통령이 본관에 진입해 로텐
더홀에서 마주한 건 검은 마스크를 쓰 고 ‘근조 자유민주주의’라고 쓰인 피켓
을 든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
이었다. 이들이 “범죄자 왔다” “재판 받
으세요” “우원식 정신 차려!” 등을 외치
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그들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
러곤 곧바로 엷은 미소와 함께 본회의장
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대통령이 들어선 본회의장 안에선
180도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대기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 등장과 동
시에 기립한 뒤 함성과 박수로 맞이했
다. 이 대통령은 출입문과 가까이 있던
정청래 대표,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차례로 악수한 뒤 통로에 도열한 의원
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연단을 향했다.
이 대통령은 연단에 오른 뒤 민주당
의원들의 환호성이 잦아들자 본회의장
왼쪽의 텅 빈 국민의힘 의석을 손으로
가리켰다. “좀 허전하군요”라고 운을
떼자 민주당 의석에선 웃음이 터지기 도 했다. 이 대통령의 두 번째 시정연설은 그 렇게 시작됐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 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 을 부탁드린다”며 연설을
민주 당 의원 전원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시정연설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건 이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의 만남이
었다. 특히, 전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
장이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하려던 ‘국
정안정법(재판중지법)’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직후여서 이 대통령과 정청 래 대표가 불편한 기류를 연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연설 직후 이 대통 령의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오늘의 포토제닉’
이라고 적어 화기애애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 또한 연설 직후 우 의장과 독대 한 뒤 정 대표까지 함께 만나 환담을 나 눴다. 정 대표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 다”며 “원래 대통령님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연설 전에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사전 환담에선 최근 민주당이 “사퇴하라”며 각을 세우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악수를 청하며 “우
리 대법원장님을 포함해 헌법재판소, 선관위, 감사원, 우리 국가기관 기관장 여러분이 지원해 주셔 (경주 아시아·태 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좋은 성 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 은 “네네”라고 짧게




야당“추경호 영장, 당 말살 보복수사” 본회의장 밖 상복시위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종일 격앙된 분위기 였다. 당초 시정연설에 참석하기로 했던
국민의힘은 전날 추경호 의원에 대한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구속영
장 청구를 계기로 급변침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기 직전 긴급 의원총회에
서 시정연설을 전면 거부(보이콧)하기로
했다. 장동혁 대표는 “조은석 특검은 그
동안 (특검) 수사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
지 입증했다”며 “이제 전쟁이다. (이 대
통령의) 5개 재판이 재개되도록 힘을 모
아야 한다. 이번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언석 원내대표는 “우리를 내란 세력으 로 몰아 당을 해산시키고 말겠다는 야당
말살의 정치보복 수사”라며 “(추 의원)
영장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빠지고,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도 빠졌다. 특검의
장애’란 말이 무슨 말인지 언어 장
애가 생길 지경”이라고 했다. 의총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80여 명 과 사무처 당직자는 오전 9시30분쯤 이 대통령의 국회 도착 시각에 맞춰 국회 본 관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야당 탄압 규 탄대회’를 열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쓰 고, 상복 차림을 한 채 가슴에는 ‘자유민 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다. 제
일 앞줄에 선 송 원내대표는 영정 사진을 본뜬 ‘근조 자유민주주의’란 푯말을 들 었고, 다른 의원들은 ‘명비어천가’ ‘야당 파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쥐고
시위를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 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이 대통령 과의 사전 환담에도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이 끝나자 “계엄
당일 밤 국민의힘 107명 어느 누구도 자
유로운 의사에 따른 표결을 방해받은 사실이 없다”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국민의힘이 결사항전에 나선 건 추 의 원 구속이 내란 정당으로 휩쓸리는 중
대 변곡점이 되기 때문이다. 최수진 원
내대변인은 “(추 의원 영장 청구는) 내란
정당으로 몰아가기 위한 전초전”이라며
“우리 당의 숙명적 사안이 됐다”고 했다.
특검이 청구한 영장에는 12·3 비상계 엄 사태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이 계
엄이 선포된 후 2시간여 뒤 한동훈 전 대 표와 통화하면서 친한계 의원들을 본회 의장 밖으로 빼내
부적절 발언 지적엔 “동의”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조원철 법
제처장이 검찰이 이 대통령에게 적용 한 혐의에 대해 재차 “너무 황당하다”고 말해, 다시 야권의 반발에 직면했다.
24일) 발언에 대해 “법제처장으로서의
발언이 아니라는 지적들을 많이 하셨
고, 그 부분은 제가 동의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조 처장은 “한 야당 의원이 이 대통령
에 대해 ‘범죄자’라는 표현을 계속했기
조 처장은 지난 3일 ‘장윤선의 취재편 의점’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 령의 혐의는) 다 무죄라고 생각한다”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지난달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행자가 ‘국민들이 납득하
기 어려운 제3자 뇌물죄 등으로 엮은 것 아닌가’라고 묻자, 조 처장은 “대장 동 일당과 한 번 만난 적도 없고 한 푼
뇌물을 받은 적도 없는데, 수백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했다는 주장 자체가 너
때문에, 처음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간 단히 말했다”며 “‘그렇다면 무죄라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그러다 보니 ‘무죄
무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려던 ‘재판중지법’에 대해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조 처장은 “다섯 개 재판부 모 두 헌법 84조의 소추에는 기소뿐만 아 니라 기왕에 진행되던 재판의 진행도 멈춰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했고, 그런 차원에서 재판을 중단했다”며 “(재판 중지법은) 마치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 데 방탄 차원에서 중지시키기 위해 특 별히 입법한 것이라는 오해를 줄 수 있 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4일 “조 처장은 변호를 계속하고




<이 대통령·정청래>
지지층 분화 뚜렷 사법개혁 이어 재판중지법서
대통령 지지층 “당대표가 상습범”
정청래 지지층 “당대표 발목잡혀”
“대통령은 성과, 정은 지지층 확대
각 지지층 사이 간극 갈수록 커질 것”
대통령실이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재
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을
멈춰세우면서 4일 강성 지지층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입법 드라이브에 나
서려다 주저앉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는 주장과 감싸는 주장이 온라인
에서 격하게 맞붙었다. 여권 핵심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만의 팬덤과 정청래 대표
를 당선시킨 당 고유의 강성 지지층의 분
화가 뚜렷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新)이재명 지지층이 주로 모인 디
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
에서는 정 대표를 향한 비난 글이 속출
했다. 3~4일 “재판중지법은 반명 김어
준이 연기 피우고, 친문 의원들이 휘발
유를 뿌렸다” “정청래가 눈치 안 보고
들이받은 건 다음 당대표도 자신 있다
는 계산” 등의 글이었다. “정부조직법
야합 논란 때도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다 뒤집어씌우더니 재판중지법 논란은
박수현한테 뒤집어씌우나. 당대표가 상
습범” 등 감정 섞인 비판도 잇따랐다.
하지만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가 운영
하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서는 “이
번 일로 정청래 욕하는 사람들 정신 차
리라”는 반응이 주류였다. “정 대표가 관
세 협상 중에 재판중지법을 추진하는 게
왜 대통령의 시간을 가리는 게 되냐. 그
런 식으로 정청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
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댓글에서도
“대통령보다 당대표가 더 발목 잡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등 정 대표를 향한 응
원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 대통령의 팬덤과 정 대표 지지층
의 대립은 정 대표가 취임 후 검찰·언론·
사법 등 ‘3대 개혁’을 밀어붙이면서 노출
되기 시작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당)·존치(정부) 등을 놓고 당정 간 엇박
자가 드러날 때였다. 이 대통령의 유엔
총회(9월 23~26일) 참석 기간에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추진해 주목도가 반
감됐을 때 두 그룹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부산
시당위원장 경선 때 지도부가 친명계 모
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유동철 공동상
임대표를 컷오프(공천 배제)시켜 친문계
로 분류되는 변성완 위원장이 당선된 것
도 지지층 균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지층의 분화가 확연해지자 당내에
서도 정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표출되 고 있다. 호남의 한 민주당 의원은 “고관
여층으로 갈수록 정 대표의 강성 일변
도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대통령
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과를 홍보해야 하는 시기에 조율도
없이 당 지도부가 재판중지법 얘기를
한 건 부적절했다”(원내지도부 인사)는
지적이 나왔다.
지지층의 분화를 구조적 단층으로 보 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
령은 노무현·문재인 팬덤을 뿌리로 둔 민 주당 전통 강성 지지층과, 스스로 형성한
개딸 지지층 양쪽을 모두 흡수하면서 정
치적 성공을 거뒀다”며 “정 대표는 이 중
전자와의 결합을 통해 정치적 미래를 그 리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의
성과를 내는 게 본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지만 정 대표는 유튜브·쇼 츠·딴지게시판 기반으로 강성 지지층의 볼륨을 키워야
내다봤다. 한영익·조수빈 기자 hanyi@joongang.co.kr

“트럼프, 한국이 핵무기 원하면 지지 한·일에 핵우산 보장 확신 시킬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
로 분류되는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 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3 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한국이 핵무기를 원할 경우 이를 지지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 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
낸 인물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 크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요청을 승인한 것을 비롯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핵 관련 발언의 의미’를 묻는
중앙일보 질문에 “(한국의 핵 보유는)
엄청난 도약으로, 북한에는 매우 도발적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한국의 핵 보유
가능성에 대해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달라진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국의 전술핵 배치를 통한 핵무기 재도입
을 제안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를 격분 (crazy)하게 만들었다”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일 3자 (캠프 데 이비드) 협정을 통해 해당 아이디어를 철회하기로 합의하는 데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어 “트럼프 행 정부는 (우선) 한국과 일본에 미국의 핵 우산이 보장된다는 점을 확신시킬 것” 이라면서도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보였던 강력한 반대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 화의 근본적인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에 있느냐’는 중앙일보 질문엔 구체적인
thkang@joongang.co.kr





위성인재 양성소 ‘알토대’ 가보니
15년 전 교수·학생들‘큐브샛’제작
핀란드 대표 위성기업 탄생 원동력
북한 10㎞ 대전차방벽 영상도 확보
한국과 협력 땐‘안보 시너지’기대
2010년 핀란드 에스포의 국립 알토대학
교. ‘위성 시스템’ 수업을 맡은 얀 프락스
교수는 강의실에 들어갔다가, 학생들을
보고는 강의계획서를 힘없이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교실에는 학생이 7명뿐
이었다. 국가 경제를 지탱해 온 노키아가
애플의 아이폰에 밀려 가라앉는 핀란드
공대의 현실이었다. 프락스 교수는 수업
을 단념하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무엇
을 하고 싶지?” 학생들이 대답했다. “인
공 위성을 직접 만들고 싶습니다.”
프락스 교수는 고리타분한 강의 대신
학생들의 마음이 가는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가로·세로 길이가 10 남짓한 초
소형위성인 ‘큐브샛’ 위성은 학생들도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인공 위
성을 우주에 쏘아올린다는 소문에 경
영대, 예술대에서도 학생들이 모여들었
다. 그리고 7년 후, 학생들이 만든 인공
위성 ‘알토-1’은 인도의 발사체에 실려
핀란드,

별의 바다 속으로 나아갔다. 핀란드 역
사상 첫 번째 위성이었다.
지난달 14일 알토대에서 만난 프락스
교수는 “알토-1의 성공으로 핀란드 전
역에 소형 위성 열풍이 일었다. 다른 대
학들에서도 인공 위성 제작에 나섰고,
현재 핀란드 우주 산업의 씨앗이 됐다”
고 말했다. 알토-1은 지난해 임무를 마
치고 대기권에서 소멸했다. 하지만 경험
은 핀란드 땅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
웠다. 아이스아이(Iceye) 역시 그 중 하 나다. 알토-1 제작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창업한 아이스아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합성개구레이더(SAR·레이더를 쏘아
지상 지형의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 위 성 기업이다. 회사 이름과 똑같은 아이스아이 위성
에 달린 SAR 센서는 밤이나 구름이 낀
날에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다. 위성이
관측한 데이터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지난달 13일 핀란드 아이스아이 본사에서 관계
자가 설명하고 있다. 아이스아이 위성 사진(오
른쪽 사진)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일
대에 총 10에 달하는 대전차 방벽을 건설한
모습이 포착됐다. 에스포=장윤서 기자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분석해 수 시간 내에 전달된다. 아이스아이는 원래는 이름처럼 북극 빙하를 관측하는 위성이었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곡점이 됐 다. 아이스아이 위성으로 촬영한 러시 아군의 실시간 이동 영상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 구 관측에 주력했던 소형 위성의 국방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다. 올해 3월 발사한 4세대 아이스아이로는 한국 비 무장지대(DMZ) 인근의 북한군 동향 을 파악할 수 있다. 기자가 찾은 핀란드 의 아이스아이 본사에서 북한이 비무 장지대(DMZ)에 건설한
한
북한 전역을 초고 해상도(16~25㎝)로 관측할 수 있다”라 고 말했다. 아이스아이는 모국인 핀란드 뿐만 아 니라,
3대 걸쳐 중용된 처세의 달인
통일부 “남북대화 물꼬 기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
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의 지도자 (代)를 모두 보좌하면서 외교 분야 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온 김영남 진) 전(前) 최고인민회의 상
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
노동신문은 4일 “영광스러운 우리 당 과 국가의 강화 발전사에 특출한 공적
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 동지 가 97살을 일기로 고귀한 생을 마쳤다” 고 보도했다. 사인은 암으로 인 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김정은은 이 날 오전 1시 주요 간부들 과 함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
는 김정은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이
름을 올렸다.
1928년생인 김영남 위원장은 소련 유 학파 출신으로 외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평양 권력 핵심부에 진입했 다. 김일성 집권기인 1972년 당 국제부
장에 올랐고, 1983년부터 정무원 부총 리 겸 외교부장(현 외무상)을 맡았다.
이후 김정일이 공식 집권한 1998년부터 2019년까지 21년간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숙청, 혁명화나 정치적 부침을 겪 지 않아 ‘처세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정부는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 의의 조의문에서 “김 전
년 평창 동계올림픽
chung.yeonggyo@joongang.co.kr



흔들리는 커피제국 스타벅스
색감 좋고 단 음료 찾는 Z세대 영향
‘더치브로스’에 미국 점유율 1위 뺏겨
중국선 값싼 현지브랜드에 밀려
스벅, 중국사업 지분 60% 팔아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미국식으로 재
해석하며 세계적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
던 스타벅스가 핵심시장인 미·중 시장
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
간) “스타벅스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
다”라며 스타벅스의 침체를 조명했다. 스
타벅스는 미국 내에서 최근 7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더치브로스’에
점유율 1위를 내줬다는 시장 보고서도
있다. WSJ은 “스타벅스가 거대화하며 품
질과 경험의 (질적) 저하를 초래했다”며
“거기다가 젊은 세대는 커피를 마신다기
보다 사진을 찍는다”고 짚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의 전통적인 ‘핫
아메리카노 문화’를 대체하는 달콤하고
시각적인 음료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확
산 중이다. 스타벅스를 제친 더치브로
스도 ‘셀카 세대’인 Z세대(1997~2012년
생)를 겨냥한 효과를 봤다. 이 브랜드는

셀카 세대인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효 과를 본 더치브로스. [인스타그램 캡처]
1990년대 미국 오리건에서 우유 배달을 하던 형제가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밝 은 색감의 아이스 음료와 ‘브로이스타 (broista)’라 불리는 친근한 직원 문화
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치브로스의 주
문 중 94%가 아이스 음료이며, 그 중 3
분의 1은 에너지 음료 기반이라고 한다.
단백질 파우더를 곁들인 아이스 커피부
터 초콜릿 마카다미아 시럽과 하프앤하
프 우유를 곁들인 애니힐레이터 에너지
음료 등 특색 있는 메뉴가 인기다. 더치
브로스는 여기다 서부와 남부를 중심으
로 약 1000개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운영하며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세를 몰아가는 중이다.
‘블랭크 스트리트(Blank Street)’는
‘말차 감성’을 앞세워 젊은 층을 사로잡
았다. 이 브랜드는 딸기 쇼트케이크, 블
루베리, 화이트초콜릿 맛 등 달콤한 색
감의 말차 음료를 앞세워 틱톡에서 폭발
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Z세대 고객에게서 나온다고 한다. 블랭 크 스트리트의 공동창업자는 “말차는
음료 조합에 최적화된 재료”라며 “아직
개발할 맛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했다.
중국에서도 스타벅스의 상황은 다르 지 않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
타벅스는 최근 중국 사업 지분 60%를
홍콩계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40억 달
러(약 5조7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40% 지분만 유지한 채 브랜
드와 지식재산권(IP)을 라이선스 형태
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소비
재 기업이 중국 사업 지배권을 넘긴 거 래 중 순위권에 꼽힌다.
중국 사업 매각 배경에도 급격한 점유
율 하락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
터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중국 커피시장
점유율은 2019년 34%에서 지난해 14%
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토종브
랜드 ‘러킨 커피’는 매장을 1만3000곳 이
상으로 늘리며 스타벅스를 제쳤다. WSJ 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값싼 로컬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러킨은 스타벅 스의 3분의 1 가격으로 쿠폰을 뿌리며 소비 습관을 바꿔놨다”고 분석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스벅 안 마셔요”

이강 전 인민은행장 등 포함 9명
부패 위험·국가안보 피해 예방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고위 간부
9명이 무더기 해임됐다. 해임자 중엔 정 협 경제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던 이강 (易綱) 전 중국인민은행장도 포함됐다.
무위원회 제14차 회의를 통해 이 전 행
장을 비롯해 9명의 전문위원회 부주임
을 일괄 해임했다. 공식적인 사유는 밝
혀지지 않았지만, 성도일보는 내부 당
국자를 인용해 “당국이 ‘뤄관’(裸官·기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정협은 지난 1일 폐막한 제14기 전국위원회 상
없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은 2014년부터 당 중앙위 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정부 부 처·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유기업 간부 등의 가족이 해외에 거주할 경우 주요
직책에서 배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러기 공무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단 행된 조치”라고 했다. 이번처럼 임기 중 9명이 한꺼번에 해임되는 것은 전례가
뤄관이 해외 이주·거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패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고, 부 정축적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행장의 아내와 아들도 미국에 거주 하고 있고, 아들이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이 전 행장 외에 해임된 인물은 장쥔 쿼 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 장 타오린 전 농업농촌부 부부장, 장제 전 상하이교통대 총장, 차오웨이싱 전 자 연자원부 부부장, 천궈칭 전 최고인민 검찰원 부검찰장, 왕룽 전 광둥성 정협 주석, 천위안펑 전 국무원 대만사무판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65세 이상 버스기사
버스기사 중 65세 이상 20% 돌파
노조 “인건비 줄이려, 고령자 늘려”
운수업 교통사고, 65세 이상 37%
“사각지대 감지 등 안전장치 늘려야”
지난 8월 10일 부산 서면에서 시내버스
가 초록 불이 켜진 횡단보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이 숨졌다. 버스 기사는 차량
결함을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
원 조사 결과 버스 기사는 제동장치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조사됐
다. 버스 기사는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67세 촉탁직이었다.
지난 5월 9일 서울 동작구에서 60대
기사가 몰던 마을버스에서 내린 20대
승객이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버스 기
사는 넘어진 20대 승객을 보지 못한 채
출발했다. 20대 승객은 마을버스 뒷바
퀴에 깔려 숨졌다.
고령 운전자 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버
스 기사의 고령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
화하고 있다. 4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 버스 기사(시
내·시외·마을·고속·전세·특수여객) 14만
7445명 가운데 65세 이상 운전자는 3만
206명이다. 전체 버스 기사 중 65세 이상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2020년 65세 이상 버스 기사는 1만
4477명으로 전체 버스 기사(13만4710)의
10.7%였다. 2022년에는 2만324명으로 전
체 버스 기사의 15%를 넘어서더니 2025
년 20.5%를 기록했다. 5년 만에 65세 이
상 버스 기사는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65세 이상 버스 기사가 늘어난 데에는
63세를 전후로 정년퇴직하는 기사를 촉
탁직으로 재고용하는 관행이 한몫했다
는 지적이 나온다. 전광재 민주버스노조
부산지부장은 “촉탁직 버스 기사 시급
은 1만2000원으로 정규직 시급 1만8000
원에 비해 30%가량 낮다”며 “인건비를
아끼려고 촉탁직 채용을 늘린 탓에 고령
운전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했다.
지자체는 촉탁직 채용은 버스업체 자율
사항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부산시 관
계자는 “노사 간 단체 협약 사항이라 시
가 개입하기 어렵다”며 “다만 서면 교통
사고를 계기로 최근 부산 33개 버스업체
에 촉탁직 연령 인하를 권고했다”고 말
했다. 2022년 1월~2025년 7월까지 부산
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사고 514건 가운
데 연령대별로 기사 1인당 사고 건수를
비교하면 60세~62세가 0.1건으로 가장
많고 63세~70세가 0.09건으로 뒤를 이
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운수종사자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수종사자 교통사고는 8990건으로 전
체 운수종사자 교통사고(2만4392건)의
36.9%를 차지했다. 2015년 65세 이상 운
수종사자 교통사고는 5066건으로 전체
사고(3만5638건)의 14.2%였다.
최양원 영산대 드론공간정보공학과
교수는 “고령운전자는 통상 비고령자보
다 반응이 느리다. 고령 운전자의 신체
검사와 인지 반응 교육을 늘리고 버스
에 사각지대 감지장치, 페달 오조작 방
지장치 등 첨단안전장치 설치도 확대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늘어난 탓”

KT가 ‘무단 소액결제 사건’ 후속 대책 으로 전 가입자 대상 유심(USIM·가입 자 식별 모듈)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 김
영섭 KT 대표는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 을 지고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고 1600만명 (알뜰폰 포함) 전 고객 대상 유심 무상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5일부터 KT닷컴 홈페이지·유심교 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하면,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 다. 오는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시행 초기엔 경기 광명 등 소액결제 피해 발생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교체 를 진행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KT망을 이용하는 알
뜰폰 고객도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는 지난 8월 발생한 불법 초 소형 기지국(펨토셀) 활용 해킹 사건으 로 가입자들 불안이 커진데 따른 대응 조치다. 앞서 KT는 피해 고객 대상 5개월간 100GB 상당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보상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전체 고 객에 대한 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업 계에선 알뜰폰을 포함한 1600만명 가입 자가 모두 유심을 교체할 경우,
kim.namyoung3@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