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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 문화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문화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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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예외지만, 종속이론은 아 한국은 예외지만, 종속이론은 아직 유효하다 이매뉴얼 월러스틴=1930년 뉴욕 출생. 세계 정치·경제변 동에 대한 과학적 분석으로 유명하다. 세계체제론이란 용어를 회자시켰다. 1974년 발표한 논문 ‘세 계자본주의 체계의 성장과 미래의 쇠퇴’와 같은 해 나온 대표작 근대 세계체제는 약 4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후학들의 논문과 저서에서 인용되고 있다. 지난해 근대세계체 제 제4권을 펴낸 현역이기도 하다. 컬럼비아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후, 캐나다 맥길대 교수, 미국 빙엄튼대 교수와 부설 페르낭 브로 델 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세계체제 론은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바탕에 깔고 있다. 중심부 국가(선진국)와 주변부 국가(후진국)가 세계 자본주 의 시스템 속에 의존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학설이다. 70~80년대 한국에 18일 만난것이매뉴얼 “한반도는 때문에 남북하나로 대치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앞으로 종속이론의 소개됐다. 18일 만난 이매뉴얼 월러스틴 미 예일대 종신교수는 “한반도는 여러 조건 때문에 남북 대치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앞으로 10년 내 통일과 관련된 중대한 변화가 있어날 같다”고월러스틴 말했다. 미 예일대 종신교수는 김경빈 기자 여러선조건

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월러스틴 예일대 교수 인터뷰

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월러스틴 예일대 교수 인터뷰

뉴욕 월가를 분노한 시위대가 점거한 이른바 ‘Occupy(점령하라)’ 사태 발생 1년을 맞는 17 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선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이 매뉴얼 월러스틴(82) 예일대 종신교수가 경희 대 미래문명원이 주최한 ‘Peace BAR Festival 2012’ 행사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월러스틴은 “현재 자본주의는 한계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1970∼80년대 그 가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판하며 그랬던 것처럼 명쾌한 대안은 내놓진 못했다. 18일 오전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는 의미였다. 그는 세계 각 곳의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최근 동북아에서 불거 진 영토 갈등, 중동지역에서 미국 대사관이 공 격받는 현상 등에 대한 견해를 쏟아냈다.

뉴욕 월가를 분노한 시위대가 점거한 이른바 ‘Occupy(점령하라)’ 사태 발생 1년을 맞는 17 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선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이 매뉴얼 월러스틴(82) 예일대 종신교수가 경희 대 미래문명원이 주최한 ‘Peace BAR Festival 2012’ 행사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월러스틴은 “현재 자본주의는 한계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1970∼80년대 그 가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판하며 그랬던 것처럼 명쾌한 대안은 내놓진 못했다. 18일 오전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는 의미였다. 그는 세계 각 곳의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최근 동북아에서 불거 진 영토 갈등, 중동지역에서 미국 대사관이 공 격받는 현상 등에 대한 견해를 쏟아냈다.

- 정확히 1년 전 발생한 ‘Occupy’ 시위부터 되 돌아보자.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봉기가 있었다. 미 국 내에서도 월가만이 아니고 500여 도시에서

개발도상국, 강대국에 의존하지만 경제 발전 따라 관계 축 바뀔 수도 이스라엘·사우디·이집트 독자 행동 중동에서 미국 역할 약해진 탓

는 바닷속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이 다. 미국 헤게모니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 다. 중국·일본·한국의 민족주의 감정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누 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20년 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적어도 6개월 정도면 이 문제는 조용해질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 은 지정학적 정치 전략이 아니다. 모든 나라가 선거에 임박해 나오는 과장된 수사학이다.” - 중국의 파워는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은 25년 전부터 경제적·정치적으로 강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관계를 좋게 유 지하려고 한다. 두 나라는 향후 30년간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모순을 내장하게 될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모순인가.

“경제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데 중국 국민들도 반미감정이 있고 미국 정치 인들도 중국을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정 치는 이를 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순이 생 긴다. 예컨대 최근 보도를 보면 중국이 세계무 역기구(WTO) 규정을 어겼다 했는데 이미 몇 년간 그랬다. 오바마가 그걸 지적한 이유는 선 거를 앞두고 국민적 감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 올해 미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오바마가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 같다. 전 세계가 변화의 와중에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현 상황 을 유지하기 위해 오바마를 선택하려는 것 아 닌가 생각한다.”

- 정확히 1년 전 발생한 ‘Occupy’ 시위부터 되 돌아보자.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봉기가 있었다. 미 국 내에서도 월가만이 아니고 500여 도시에서

개발도상국, 강대국에 의존하지만 경제 발전 따라 관계 축 바뀔 수도 이스라엘·사우디·이집트 독자 행동 중동에서 미국 역할 약해진 탓

- 최근 중동지역 미국 대사관이 잇따라 습격 당 했다. 미국의 파워가 쇠퇴하리라는 주장을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다.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보나.

“문제가 된 영화를 만든 집단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콥스라는 기독교 단체가 있는데, 이들은 무슬림 국가에 선교사 를 파견하는 극단적인 단체다. 그들이 문제의 영화를 만들어 유포한 것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통제되지 않는 작은 단체에 의해서도 반미 감정은 일어 날 수 있다. 일반적 무슬림의 반감과 이런 상황 을 이용하려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의 반 응은 구분해야 한다. 어쨌든 실질적으로 미국 의 역할은 중동에서 약해진 듯하다. 원래 이스 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가 미국의 동맹이 었는데 이 세 나라가 각기 독자적으로 움직이 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을 당하는 것이다.” - 한국과 일본 사이에 독도 문제가, 중국과 일본 사이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오래됐다. 지금 문제

용등급을 상향시켰다. 당신의 세계체제론에 의하 면 주변부 국가는 중심부 국가에 종속돼 발전이 불 가능하다. 한국의 사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계체제론은 약한 개발도상국이 강대국에 종속된다는 것이 아니라 의존하고 있다는 의 미다. 선진국가와 개발국가가 서로 협력·의존 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경제적 발전에 따 라서 관계의 축이 바뀔 수 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의존하지만 한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 그 관계가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모 든 국가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의존 관계를 설명하는 종속이론이 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종속이론의 여러 측면이 있다. 지금 상황을 설명하기에 유효한 점이 있다.” - 한국과 미국의 의존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한·미 관계는 냉전의 결과다. 한국의 의사 보다 미·소 관계의 유산이다. 한·미 관계는 한 국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한국 방위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한국인이 만족하고 그것이 발전의 긍정적인 역할을 했 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의 지 속 여부는 한국민의 결정에 달렸다.” - 세계 시스템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미래는.

“분단체제 자체가 양가적인 측면이 있다. 통 일로 이득을 보는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 가도 있다. 그러나 10년 내로 통일과 관련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 중국의 파워는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은 25년 전부터 경제적·정치적으로 강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관계를 좋게 유 지하려고 한다. 두 나라는 향후 30년간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모순을 내장하게 될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모순인가.

“경제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데 중국 국민들도 반미감정이 있고 미국 정치 인들도 중국을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정 치는 이를 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순이 생 긴다. 예컨대 최근 보도를 보면 중국이 세계무 역기구(WTO) 규정을 어겼다 했는데 이미 몇 년간 그랬다. 오바마가 그걸 지적한 이유는 선 거를 앞두고 국민적 감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 올해 미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오바마가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 같다. 전 세계가 변화의 와중에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현 상황 을 유지하기 위해 오바마를 선택하려는 것 아 닌가 생각한다.” -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국가신

-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국가신

일어났다. 그 같은 집단적 열광이 앞으로 다 시 일어난다고 확언하긴 어렵다. 두 가지 중요 한 점이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반자본주의적 행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 리가 99%’ 라는 슬로건이다. 실질적인 수입이 줄면서 몰락한 중간계급이 동참하며 사건이 퍼져나갔다.”

는 바닷속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이 다. 미국 헤게모니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 다. 중국·일본·한국의 민족주의 감정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누 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20년 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적어도 6개월 정도면 이 문제는 조용해질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 은 지정학적 정치 전략이 아니다. 모든 나라가 선거에 임박해 나오는 과장된 수사학이다.”

일어났다. 그 같은 집단적 열광이 앞으로 다 시 일어난다고 확언하긴 어렵다. 두 가지 중요 한 점이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반자본주의적 행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 리가 99%’ 라는 슬로건이다. 실질적인 수입이 줄면서 몰락한 중간계급이 동참하며 사건이 퍼져나갔다.” - 최근 중동지역 미국 대사관이 잇따라 습격 당 했다. 미국의 파워가 쇠퇴하리라는 주장을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다.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보나.

“문제가 된 영화를 만든 집단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콥스라는 기독교 단체가 있는데, 이들은 무슬림 국가에 선교사 를 파견하는 극단적인 단체다. 그들이 문제의 영화를 만들어 유포한 것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통제되지 않는 작은 단체에 의해서도 반미 감정은 일어 날 수 있다. 일반적 무슬림의 반감과 이런 상황 을 이용하려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의 반 응은 구분해야 한다. 어쨌든 실질적으로 미국 의 역할은 중동에서 약해진 듯하다. 원래 이스 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가 미국의 동맹이 었는데 이 세 나라가 각기 독자적으로 움직이 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을 당하는 것이다.” - 한국과 일본 사이에 독도 문제가, 중국과 일본 사이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오래됐다. 지금 문제

용등급을 상향시켰다. 당신의 세계체제론에 의하 면 주변부 국가는 중심부 국가에 종속돼 발전이 불 가능하다. 한국의 사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계체제론은 약한 개발도상국이 강대국에 종속된다는 것이 아니라 의존하고 있다는 의 미다. 선진국가와 개발국가가 서로 협력·의존 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경제적 발전에 따 라서 관계의 축이 바뀔 수 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의존하지만 한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 그 관계가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모 든 국가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의존 관계를 설명하는 종속이론이 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종속이론의 여러 측면이 있다. 지금 상황을 설명하기에 유효한 점이 있다.” - 한국과 미국의 의존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한·미 관계는 냉전의 결과다. 한국의 의사 보다 미·소 관계의 유산이다. 한·미 관계는 한 국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한국 방위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한국인이 만족하고 그것이 발전의 긍정적인 역할을 했 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의 지 속 여부는 한국민의 결정에 달렸다.” - 세계 시스템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미래는.

“분단체제 자체가 양가적인 측면이 있다. 통 일로 이득을 보는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 가도 있다. 그러나 10년 내로 통일과 관련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40판 제148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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