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 쿠로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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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또 이 꿈인가..’ 쿠로오 테츠로는 자신의 팔에 눌려 신음하는 자신의 주인을 내려다 본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과 새하얀 피부가 아름답다. 아처로 현계한 그의 특성상 주인의 허리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마저 뚜렷이 보인다. “무슨 생각해 쿠로?” 중성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고개를 반쯤 돌려 자신을 올려다본다. 고 양이처럼 빛나는 금안이 보석을 연상시킨다. “아니 아무것도..” 자신은 이 전쟁의 결말을 안다. 이렇게 마술회로를 이어서 마력을 공급받았음에도 자신들은 이 전쟁을 지고 말았다. 결국은 주인도 그 종인 자신도 구원받지 못한 것이다. “........” 주인이 사랑해라고 말하는 그 순간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청각 과 촉각이 서서히 옅어지더니 이윽고 시각마저 새하얗게 물들자 쿠 로오는 꿈에서 깨어났다. 석양이 지는 쓰레기의 산에서 그는 힘없이 일어났다. “다음에는 반드시..”


몇 번을 거듭해서 꾼 꿈인지 몇 번을 거듭해서 하는 다짐인지 본인은 영겁이라고 느낄 만큼 그는 주인과 다시 전장에 서게 될 날 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창가에서 들리자 코즈메 켄마는 눈을 떴다. 손 에 쥐어진 게임기의 감촉에 어제는 잠이 잘 안와서 게임을 하다가 새벽에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아..” 전원을 키자 세이브 포인트에 있는 자신의 캐릭터가 화면에 표시된 다. 세이브 시간을 보니 3시 즈음에 잠든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아 침 7시. ‘드디어 오늘인가..’ 4시간을 잤다고 자각을 하니 피곤해진다. 하지만 자신이 잠을 이루 지 못했던 원인을 깨닫자 늑장을 부릴 수는 없었다. 염색을 꾸준히 하지 않아 푸딩처럼 된 자신의 머리를 대충 매만지고는 교복을 걸 쳐 입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가에서 울던 고양이가 창문을 꾹꾹 누른다. 자신의 사역마인 줄무 늬 고양이가 자신이 얻어온 정보를 켄마의 마술회로로 보내온다. 자 신이 자는 새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밖의 날씨는 어떤지 전


해진다. ‘역시 그렇게 쉽게 일이 풀리진 않지’ 오늘부터 시작하는 전쟁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운이 좋다면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서 영맥이 좋은 지역에 사역마를 풀어두었지만 그곳에 인적은 없었다고 한다. 애초에 마술사의 숙원과 가문의 자존심, 본인의 목숨이 담긴 전쟁이 다. 쉬이 적의 꼬리를 발견할 수 있지는 못하리라. “일어났구나” “응..” 평소라면 어머니가 전담하는 아침식사에 오늘은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어머니는 전쟁에 대비해서 그저께 이미 이 지역에서 떠나있었다. “이전에 우리 가문이 전쟁을 하며 얻었던 정보들이다” 오므라이스와 생선구이가 따뜻한 김을 내는 아침상에 고서와 낡은 노트가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겨온다. 근처 신사에서 칠석 때 소원을 매달기 위해 쓰는, 영험한 무녀가 직접 꼬아서 만든 밧줄로 묶인 잠 금장치는 절대 평범하게는 풀 수 없는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이 밧줄말이야 풀려면..”


“응 알아” 사념을 담은 마력을 밧줄에 흘려보내자 밧줄은 자연스레 풀려난다. 이 밧줄을 처음 본 켄마는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진 밧줄인지 순식 간에 추리해낸 것이다. “카라스 신사에서 영험한 무녀가 만든 밧줄이지..? 묶은 사람이 원 하는 사념을 담아야만 풀 수 있게 만들어진..” “역시 훌륭하구나” 참고로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설명이 혹여 정보가 부족할까 전날 밤에 열심히 조사를 했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밧줄을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쳐다본 것만으로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마술사로서의 자질인가. 하지만 자신은 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별로.. 그냥 보고 어렴풋이 안거니까..” “그리고 이 열쇠도 주마” 낡아보여도 이 열쇠를 만든 주인이라면 열쇠를 어디서나 찾을 수 있도록 새겨진 추적각인과 이 열쇠가 강탈되었을 시에 주인의 의지 에 따라 폭발할 수 있도록 새겨진 룬 문자가 주인이 얼마나 훌륭한 마술사였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건...?” “공방이다 우리 집 뒷산에 있는 별장의 지하에 있어 다만 성배전쟁 때를 위해서만 쓸 수 있도록 막아놨다더구나”


‘아마도 마력농도가 높은 물건을 그 안에 가득 채워서 유사영맥을 만들어내기 위함이겠지’ 하고 켄마는 속으로 생각했다. 미련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소환진과 성유물도 그곳에 다 있다고 들었다” “헤에..”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여태껏 그의 부모님은 켄마가 이 전쟁 을 되도록이면 참가하지 않았으면 생각하는 주의였다. 마술사로서의 혈통이 점점 옅어진 그의 집안에서 이 전쟁에 발을 들이미는 것은 중화기가 빗발치는 전장에서 목도 하나를 들고 참전하는 것이나 다 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켄마는 어쩔 수 없는 마술사였다. 이따금 혈통과 관계없이 뛰어난 마술회로를 달고 태어난 케이스는 있지만 켄마는 더욱 특이 했다. 흥미가 없기에 단기간에 공부하였으며 열정이 없기에 갈고닦지는 않되 조상에게 꾸중을 듣지 않기 위해 받아온 지식을 그대로 흡수 해냈다. 사후세계는 믿지 않았지만 가문이 대대로 이어온 지식이라 니, 켄마 입장에선 귀찮다고 거절하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하렴” 그의 아버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은 시계탑에 간다면 영재로 서 대우를 받을 것이다. 하다못해 켄마의 조부모가 성배전쟁때 목숨 을 잃지 않았다면 문서화로는 차마 전해지지 않는 마술사로서의 지 식을 물려주었을지 모른다.


“응..” 오므라이스를 먹으면서 의욕이 없게 답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작은 의지를 느끼며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무력함을 다시금 한탄했다. 성배전쟁에서 필요한 전력은 마술사로서의 훌륭한 아버지이지 자신 처럼 현대사회에 잘 순응한 타협한 마술사가 아니다. “너무 걱정하지마 성배로 향후 1년의 복권번호를 알아올테니까” 만에 하나 마술사가 들었다면 마술사의 기원에 대한 모독이라며 욕 을 할 만한 발언을 하면서 태연하게 켄마는 생선의 가시를 발라낸 다. “그래 모쪼록 다치지 말고” 죽지 말고란 말을 해버리면 불안함이 싹틀 것 같아 일부러 대수롭 지 않은 듯이 그의 아버지도 답한다. 부자는 가장된 평온함 안에서 가장된 태연함을 서로 나누며 서로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려 노력하고 있었다. 학교는 성배전쟁에 대비해서 일주일간 결석을 하겠다고 말해두었다. 학업에 의욕적이진 않아도 결석은 없던 학생이니 의심을 할 법도 하지만 켄마가 혹여 그런 귀찮은 상황에 대비하여 그간 걸어두었던 암시에 교사는 그럼 일주일 뒤에 보자는 말을 끝으로 다시는 전화


하지 않았다. 부모님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켄마는 전쟁에 대비해 이런저런 사전 작업을 해두고 있었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면서 천천히 사역마 로 길들이고 있었고, 주변 어른들에게 거짓이나 과장이 섞이지 않은 정보를 얻기 위해 암시도 걸어두었다. 마치 라스트 보스를 잡기 전에 아이템을 모으고 세이브를 해두듯이 천천히 만전을 다한 것이다. ‘좋은 곳이다’ 별장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관리는 안했기 때문에 흉가로 보이는 낡은 저택의 앞에 서서 켄마는 생각했다. 지하의 공방은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영맥의 흐름도 좋고 지형도 좋아 제대로 된 마술사라면 3 일 안에 각종 결계와 트랩을 이용해 요새 수준의 공방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장소에 수년간 마력을 축적시킨 공방이라니, 제대로 된 성유물이라면 최상의 조건이리라. ‘정말로 이길 수 있을지도’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달빛을 받아 부유하는 먼지들이 흡사 은하수처럼 보일 지경이다. 지하에 내려가는 문을 매만져보니 세월 의 흐름에 본래 설치되어 있었던 각종 마술각인들이 그 기능을 잃 은 채로 있었다. 열쇠를 꽂고 돌리자 낡은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린다. 서양풍으로 지어진 주택의 지하실 공방은 지나칠 만큼 대조적으로 동양풍이었 다.


창호지로 된 문을 열자 다다미가 깔린 방이 드러난다. 목재선반에는 다양한 마술재료나 촉매들이 담긴 병들이 가득 차있고 아버지가 말 한 대로 가운데에는 서번트를 소환하기 위해 그려진 마술진과 그 가운데에는 성유물로 보이는 천이 놓여있었다. 맥이 빠질 만큼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된 공방이라 켄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간도 최상의 컨디션인 2시까지 3분 전. 따로 준비 해온 가방에서 주문을 제대로 암기했는지 체크하고 마법진 주변에 붉은 천을 말아선 둘러둔다. ‘준비는 끝났다’ ‘모든 것이 완벽했을텐데..’ 켄마는 난처한 표정으로 마법진의 가운데에 소환된 ‘그’를 바라본 다. 건물의 천장을 부수면서 현계한 그는 마치 작은 유성이 떨어진 것 마냥 주변을 부수면서 그곳에 내려왔다. 심지어 나체로. “오야오야...” 마력을 진 안에 모아두기 위해 둘러두었던 붉은 천이 공중에 떠오 르자 그는 그것을 낚아채서 몸에 두른다. “그대가 내 마스터인가?”


박살난 천장에서 들어오는 달빛을 받으며 서있는 그의 자태에 켄마 는 자신의 (정확하게는 성배의 힘도 있었겠지만) 힘으로 달성한 업 을 잠시 넋 놓고 바라보았다. “이야~ 그보다 옷도 없다니 너 혹시 초보마술사..?” ‘윽...’ 영창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마술이기에 자신의 실수가 1도 없다고 장담할 수도 없었다. “.......일단은 진명을 알아두고 싶어” “통성명 음 중요하지 응응. 쿠로오 테츠로다” “......코즈메 켄마” 세계사 수업도 일본사 수업도 성실히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들 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조부모가 남긴 낡은 노트에는 미래의 영령이 나 인간들이 집단적 무의식에 남은 인물도 소환이 될 수 있다고 하 는데 그걸 모두 감안해도 낯선 이름이다. 자신의 왼쪽 손등에 있는 령주를 보고 켄마는 다시금 쿠로오를 바 라보았다. 확실히 마스터 자격을 얻으면서 이를 자각까지 하니 영령 으로서의 격이나 패러미터가 느껴진다. “너 지금 꽝을 뽑았다고 생각하지?” “윽...” 포커페이스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나보다. 켄마는 내심 찔려서 자신이 옆에 두었던 가방을 어깨에 멘다.


“그보다..여기.. 치워야해” “지금 말 돌렸지!? 임마! 이 몸이 어떤 분인지 모르고!” “....알려줘” “엥?” “...알려줘 어떤 영령인지” 고양이의 눈도, 푸딩이지만 일단은 금색인 머릿결도, 거기에 꽤 소 심해보이지만 분석적인 성격까지 자신의 전 마스터를 꼭 닮았다. 아마 같은 가문이겠지. 하고 생각하며 쿠로오는 턱에 손을 올리고 어색한 연기하듯 신음을 흘린다. “그게에.. 내가 어떤 영령이더라...” “....역시 꽝..” “실례잖아!” 켄마는 미심쩍은 그의 행동에 의심하면서도 일단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전략을 구상했다. 패러미터는 일단 준수하고 클래스도 아처라면 3기사 안에서도 전략 적 가치가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여기.. 이 별장.. 공방으로 설치하려는데..” 켄마는 천장을 손으로 가리킨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 마냥 별장의 천장까지 말끔하게 뚫린 큰 구멍에선 아직도 나무의 잔해들이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오 공방~ 어리지만 훌륭하네~” 쿠로오는 속으로 진심으로 감탄했다. 아무래도 나이에 비해 제법 마 술서로서의 기본 지식과 성배전쟁에 전략이 갖춰진 듯하다. “천장.. 매꿔줘..” “...? 내가?” “응...” 마력이 응집된 지하. 그 위에 지형적 요새에 지어진 별장. 마력결계 를 설치하기 좋은 정원. 켄마의 손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요새는 구 하기 힘드리라. 거기에 자신의 집이 전장이 되는 것 역시 탐탁치 않 았다. “성배전쟁에 나선 영령에게 내리는 첫 명령이 집수리라니!” “애초에 네가 부순건데...” ‘여차하면’ 이라고 운을 띄며 왼손을 들어서 영주를 쓸 것처럼 협박 해오자 쿠로오는 손사래를 치며 일단은 옷을 입고 나서 천천히 수 리해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영체화해서 시내에 있는 양복점에서 하얀 와이셔츠에 붉은 정장을 입은 쿠로오는 결국은 망치질을 해서 지하와 1층의 무너진 바닥을 수리해냈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지자 역시 켄마도 전날의 피로까지 덮쳐와서 지


쳤는지 별실에 있는 침대의 먼지를 대충 털어내고는 그곳에서 잠들 었다. ‘성배전쟁...인가..’ 생각해보면 그 쓰레기장에서 바라마지않던 그 전쟁이다. 소환되고 나서의 일대소란이 쿠로오에게서 이 전쟁에 대한 간절함을 잠시 잊 게했다. “닮았었지.. 선대와” 망치를 툭 바닥에 놓고 계단 너머에 있을 별실 쪽을 올려다본다. “여어..” “안녕 쿠로” 어색하게 인사해오는 서번트는 어색한지 상의를 벗으면서 자신의 맞은편에 앉는다. “긴장했어..?” “뭐 조금..” 이대로는 세이버를 이길 수 없다. 마스터의 마력을 패스를 통해 직 접적으로 공급받는 이 의식을 해야 승산이 조금은 생길지도 모른다 는 것이 둘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긴장하지마 그냥 의식인걸..” “뭐 그렇지 응..” 붉은색에 고양이가 수놓인 기모노를 벗자 새하얀 살이 드러난다. 붉 은 리본을 풀자 금발의 머리가 어깨를 타고 흘러내린다. “우린 이 전쟁을 이겨서.. 영원히 함께 할거야” 용기를 내라는 듯이 주인이 먼저 팔을 종의 목에 두른다. 달콤한 비 누향이 독처럼 어지러움을 유발한다. “쿠로 사랑해” 이것이 주종관계로서 옳을까. 그것을 둘이 같이 생각했으리라. 그리 고 그 생각을 서로 몰아내듯이 키스를 하며 혀를 얽기 시작했다. 마력을 공유하는 의식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낸 마법진의 테두리에 일정 간격으로 둔 촛불들이 일제히 일렁인다. 신음과 타액이 섞이는 소리가 적막한 지하에 울린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서로가 서로의 옷을 한 꺼풀씩 벗겨나간다. 서로가 연결되는 순간에 터진 신음소리가 의식에서 옅어질 때서야 켄마는 이것이 꿈임을 깨달았다. ‘.............’


첫몽정이 남자를 통해서라니. 속으로 한탄하며 켄마는 자신이 방금 꾼 그 꿈이 자신이 소환한 아처의 정신세계가 자신에게 스며들어서 꾼 것임을 깨달았다. ‘이제 다 알았다’ 성유물도 소환진도 다 갖추어있다는 것은 자신의 조부모가 그를 이 전에 이미 소환했었고 그것을 그대로 둔 것임을 의미한다. 왜 이런 간단한 진실을 이제야 깨달았을까. 하지만 이전에 알았다고 한들 켄 마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아처..” “예이-” 분명 잠들기 전엔 양복점에서 옷을 훔쳤었는데 지금은 전투복인지 붉은색 천에 갑옷을 덧댄 복장이다. “......잘 부탁해” “오야..우리 마스터님이 자고 일어나서 심기가 편해지셨나?” 켄마는 작게 미소 지으며 일어났다. 집에서 가져온 붉은색 코트를 걸치곤 난방이 되지 않아 다소 추운 별실에서 입김을 내며 문을 열 고 나선다. “이 전쟁.. 우리가 이길거야” “응..? 주인 이 방 이제 보니 이불에서 이상한 냄새가..”


황급히 사역마를 부리자 침대 밑과 창문에 숨어있던 고양이들이 일 제히 쿠로오를 덮친다. 갑작스런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쿠로오 가 넘어지자 쿵-하는 소리와 함께 별실 주변에서 먼지가 떨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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