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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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파워즈군인가” 온화한 그 목소리는 질문이 아닌 사실을 확인하는 목소리다. “아니오.라고 답하면 납득을 하십니까?” 금발 남성의 목소리는 매우 차갑고 일정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2시간 잠깐 눈을 붙이다가 일어났음에도 정신은 차갑게 주변 환경 을 분석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 성이 멀리보이는 숲에서 추적자는 일주일째 추적 한 자신의 목표를 직접 마주하고 있었다. 마치 길가다가 마주친 듯이 평온한 인사를 건네었으나 벌써 주변엔 자신의 동료들이 목 표를 포위하고 있다. “아니라면 다른 이름을 말해야지 음.. 알베도 뤼드빅? 이건 프랑 스 이름이군” -툭 추적자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복사된 위조신분증 한 장을 툭 떨 어뜨렸다. “테드 파워즈.. 이건 맨 처음에 물어봤었지” -툭 짧은 금발에 눈매가 서글서글한 남성이 찍힌 신분증이 한 장 또 떨어진다.


“레오폴드 루드비히.. 음 동명의 지휘자를 좋아하나?” -툭 어깨까지 기른 금발로 한쪽 눈을 살짝 가리고 있는 남성이 찍힌 신분증이 또 한 장. “루드비히 와일드.. 그래 이 이름이 본명이었지” 금발의 남성은 추위를 막기 위해 올렸던 상의 자크를 자신의 진 짜 신분증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내렸다. 그리고 섬광. “쫓아!” 추적자가 신분증을 보여주던 퍼포먼스는 절대 자만심에서 우러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가 벌어둔 시간만큼 포위망을 좁혀두었던 추적자들은 섬광의 줄기를 따라 사격을 개시했다. “윽..” 루드비히가 적들의 틈 이리저리로 이동했음에도 목표의 도주경 로와 그에 따른 사선까지 이미 고려된 포위망은 루드비히에게 유 효사격을 먹였다. 그럼에도 루드비히가 200m 남짓 떨어진 곳의 나무 위에 몸을 숨긴 것은 그의 몸이 빛처럼 빠른 것이 아니라 그의 몸 자체가 빛 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순히 빠르게 움직였다면 총알은 몸 에 스친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벌집으로 만들었


을 것이다. ‘또 도망가야하나’ 낙엽들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이리저리 들려온다. 역시 이번 적들은 이전의 적들과는 다르다. 덴마크에서부터 독일로 넘어와 벨기에까지 가려던 목적은 이미 크게 틀어져 남서쪽인 이곳, 하이델베르크에 그를 있게 했다. 적들 의 사정은 저마다 있었겠지만 애초에 그들의 목적은 모두 결국 자 신의 목숨이었기에 그들의 대의나 이해관계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이번엔 힘들겠어..’ 능력자는 없지만 그렇기에 개개인이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꿈치에서 흐르는 피가 흔적을 남겨 방해다. 빛이 되어 이동하면 어두운 숲에선 자신의 위치를 화려하게 드러내고, 은밀하게 숨어 서 빠져나가기에는 적들은 모두 영리하다. ‘여기서

죽나..’

죽음의 문턱이 앞에 왔다고 느꼈다. 이미 적들은 수색범위를 매 우 좁혔다. 앞으로 길어야 3분. 운이 나쁘면 1분 안에 자신의 위치 가 발각될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루드비히는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포위망 가장 바깥에 있는 적


날아가 몸을 던졌다. 나무 꼭대기에서 날아간 섬광에 적은 대응하지 못하고 루드비히와 함께 낙엽 가득한 바닥 을 뒹굴었다. 한명에게 섬광처럼

“하아...하아...”

공격시도는 엉망이었지만 속도는 빨랐기에 유효타가 제대로 들 어갔다. 추적자는 갈비뼈가 부러져 내장을 찔렀는지 피를 토하며 루드비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에

담긴 공포를 보고 루드비히는 이제야 그의 삶에서 타인

을 처음으로 이해했다. “아..알았다..” 루드비히는 낙엽이 들러붙은 자신의 머리를

냈다.

쓸어올려 낙엽을 털

란 모두가 죽음의 문턱 앞에 있구나”

“인간이

냥꾼이나 사냥감이나 모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있다.

제 내가 사냥을 하겠다”

“이

날린 일격이 적의 생명을 거둔다. 그리고 그때 루드비히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추적자들의 눈에 서린 두려움이 한줄기 빛처럼

보였다. 그

날은 루드빅 와일드가 세상의 그늘에서 나온 날이었다.


-

랜만에 꾼 꿈에 루드빅은 짧게 ‘그 꿈이군’ 이란 감상을 품었 다. 그 날 숲에서 동물마냥 자던 자신과 비교하면 지금, 침대에서 자고 있는 자신은 신세가 너무나 다르다. 아직도 타인의 감정은 모르지만 그때 처음으로 배운 대부분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종종 사냥감을 쫓을 때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상반신을 벗은 채로 테이블 위에 놓인 파일 몇 장을 집어본다. 파일의 가장 앞면에는 사냥감의 이름과 직업, 가족관계, 임무가 정 리되어 있다. 그 뒤에는 의뢰인이 적어낸 다양한 고려사항이나 사 냥감의 특이사항이 적혀있으나 그에겐 관심 없는 이야기다. 토끼를 사냥할 때 토끼 각 개체의 특성은 알아둘 필요는 없다. 습성만 숙지하면 사냥은 결국 사냥꾼의 역량에 달린 법이다. 오늘은 일을 쉴까. 하고 생각하던 찰나 자신의 이 세이프 하우 스의 문이 타인의 손으로 처음 열렸다. 오

일주일 전.

브뤼노!!”

바 호타루의 고함이 헬리오스 본관의 복도에 울려퍼진다. 그녀의 손아귀에는 각종 서류다발이 들려있다. 이나


류를 맡길 셈이냐!”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린건데 검토는 해보셨습니까?” “또 이 몸에게 서

헬리오스의 스카우터, 브뤼노가 자신의 수염을 난처한 표정으로 매만졌다. 늘도 기운이 좋네요 호타루씨” “오 앨리셔냐 잘 되었구나” “오

1살 연상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반말로 편하게 다가와 서류다발 을 넘긴다.

임무가 끝난 자에게 이런 서류업무가 또! 하달된다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느냐!?” “조사

앨리셔는 서류를 자신의 품에 품고 머릿속으로 헬리오스에 소속 된 모든 능력자 의 스케줄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녀는 전날 새벽까 지 글림듀 지역의 상해사건 조사임무가 있었다. 습니까”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하지 않았

브뤼노가 다가와서 앨리셔의 품에 담긴 서류를 달라는 듯 손을 뻗는다. 앨리셔는 잠시 서류를 훑어보곤 그에게 넘겼다. 린 선물도 받아보겠느냐!”

“선물이라니 한번 내 진심어 “저기

호타루씨..잠시 진정을..”


수리검이나 폭탄을 꺼낼 기세의 그녀를 앨리셔가 다독인다. 임무가 갓 끝난 사람에게 서류업무도 부탁하는건 좋지 않 다고 생각해요 브뤼노씨” “흐음 하지만 이건 꼭 그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조사

앨리셔는 방금 훑어본 서류내용을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암살의심 사건들은 확실히 그녀가 적격이겠지만 급한 사안이 천천히 넘기죠. 방금 보니 가장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 은 7년도 넘어간 일이 있던데..” “

아닌 만큼

브뤼노는 순간 흠칫하며 그녀의 총명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혹시 내용도 벌써 다 기억하신겁니까?” “설마요..그 정도로 천재는 아니에요” “

브뤼노가 쉬는 미묘한 한숨을 보고 앨리셔는 눈웃음을 지었다. 괜찮다면 제가 대충

요”

정리해서

호타루씨에게 3일 뒤에

넘길게

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정리하죠”

“음 아

류가 어느 정도 자신의 선에서 벗어나자 호타루는 앨리셔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포옹을 남기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앨리셔는 눈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뒷모습까지 바라보다가 서류를 품에 들고 돌아가는 브뤼노를 보았다. 서


앨리셔 언니 기분이 안좋아요..?”

브뤼노를 바라보는 앨리셔의 시선을 본 우비 입은 소녀가 걱정 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온다. 응? 아니 왜 샬럿?”

웃음을 지으며 무릎 꿇어 시선을 맞추는 그녀를 보며 샬럿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눈

방금 눈이 엄청 무서워보여서..” “아니야- 응 디저트메뉴를 생각하는 매의 눈빛이였을까나?” “

앨리셔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헤에.. 그렇다면 오늘 디저트는 과감하게 브라우니를 추천해볼 래요!” “응 그럼 같이 브라우니를 먹을까?” “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는 소녀의 손을 잡고 앨리셔는 사내식당을

향해 걸어갔다. 구두소리와 장화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듣고 코너에 몸을 숨기고 있던 브뤼노는 서류다발 가운데에 있던 것을 꺼내서 보았다. 신문 의 1면이 스크랩된 그곳에는 캘런부부의 암살에 대한 정치적 루머 가 대서특필되어 있었다. 숍으로 찌르려던 것이 하마터면 퀸이 나갈 뻔했군”

“비


브뤼노는 수를 다시금 정리하자고 생각하며 수염을 다듬으며 자 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

똑똑브뤼노는 자신이 보고 있던 책을 덮었다. 세요”

“들어오

열고 들어온 금발소녀를 보고 브뤼노는 속으로 ‘역시’라 생 각했다. 우려한 일은 일어나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앨리셔 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접객용 소파에 앉았다. 문을

랜만에 브뤼노씨와 체스나 둘까 해서요” “좋죠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받다가 브뤼노는 장식장에 있는 체스판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탈리아의 장인이 조각한, 브뤼노의 사치품 중 손에 꼽히는 명품이었다. 서로 미소를 주고

급스러운건 꺼내지 않으셔도..” “상대가 앨리셔양인데 그에 걸맞은 도구를 준비해야죠” “어머 이렇게 고

백을 잡은 앨리셔가 선수를 두기 시작했다. 무난한 탐색전이 이


운데 서로 의미 없는 잡담이 오고갔다. 연말에 할 크 파티와 송년회의 이야기. 새롭게 들어오는 능력자들의

루어지는 가 리스마스 이야기.

닝에서 본격적으로 미들게임으로 넘어갈 무렵 앨리 셔가 말을 꺼냈다. 체스가 오프

브뤼노씨와 타라씨는 서류업무가 많아서 힘드시겠어요”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하하..” “

앨리셔의 공세를 적당히 막으며 브뤼노는 그녀의 심중을 파악하 기 시작했다. 브뤼노씨는 특히 타라씨와 달리 일선에서는 요즘 움직이지 않 으시잖아요?” “

브뤼노의 방어에 앨리셔는 잠시 돌아가는 수를 두었다. 감은 죽지 않았습니다” “후후..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도 아직

열을 가다듬는 앨리셔의 진영에 브뤼노의 나이트가 발을 들이

밀었다.

브뤼노씨는 역시 이기기가 힘드네요”

승률만 따진다면 7:3정도로 브뤼노가 앞서있을 것이다.


최근엔 둔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게요 옛날 생각이 많이나요” “

점점 서로의 공세가 서로의 진영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옛날 생각해서 말인데요”

앨리셔의 퀸이 들어오는 것에 브뤼노는 속으로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제 부모님이 죽은 사건.. 혹시 진전이 있나요?”

퀸이 들어와 균열이 생긴 진영을 보며 브뤼노는 생각에 잠긴 듯 이 수염을 매만졌다. 쎄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음 글 결국

균열을 매우기보다 적에게도 균열을 내기로 결심했다. 요..”

“그렇군

녀의 목소리를 끝으로 서로의 대화는 멈추었다. 결국 서로의 말이 얼마 남지 않고 체크를 노리기 위한 진영정리가 시작 될 무렵 앨리셔가 입을 열었다. 상심한 그

세요?”

“루드비히 와일드라고 아


룩을 집으려던 브뤼노의 손이 멈춘다. 이내 나이트로 손 을 옮긴 브뤼노가 답했다. 자신의

죠 그럼요 최근 화두에 오르는 헌터니까요” “저와 같은 빛을 쓴다고 해서 흥미가 생기는거 있죠?” “알

앨리셔의 비숍이 킹을 노려왔다. 브뤼노는 황급히 머릿속으로 살아남을 길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혹시 자료를 가지고 계신가요?” “물론이죠...” “

결국

브뤼노의 패색이 짙어지자 브뤼노는 양 손을 들고 소파의

등받이에 기대었다.

젠 앨리셔양에게 도무지 못 이기겠습니다 저도 실력이 죽었

“이

요”

요 과찬이시죠”

“아니에

넣는 가운데 앨리셔가 브뤼노의 서류파일이 꽂힌 책장을 흥미 없다는 듯이 손끝으로 훑는다. 말들을 정리하고 정리장에 다시

연히 찾았어요 루드비히 와일드의 신상서류” “하하 이거야 참 같은 능력자끼리 서로 끌어당기나보군요” “어머 우

브뤼노는 시선으로 호타루에게 넘기려던 서류더미가 아직 자신 의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 여유로이 앉았다.


제가 체스에 빠져서 원래 브뤼노씨에게 용무를 잊고 있었네요” “음? 저에게 따로 할 말이 있으셨던 겁니까?” “아 어머나...

말하려던

앨리셔가 치마주머니에서 작게 접어두었던 서류를 건넨다. 그리 받아든 브뤼노는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고 그것을

브뤼노씨가 최근에 일을 좀 부지런히 하셨잖아요?”

왕의 사인이 되어있는 유급휴가서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었

명 다.

“그래서 일주일정도..

쉬시면 어떨까 해서 아버지께 건의했어요”

브뤼노는 그제야 깨달았다. 체스를 두던 것은 그저 여흥에 지나 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손에 쥐고서 그 안에서 자신이 발버둥 치며 머리를 굴리는 모습을 내려다보던 것이다. 버지도 같은 생각이셔서 놀랐답니다 후후.. 역시 부모자식이 란 그런거겠죠.. 서로 마음이 통하고 이따금씩 생각나고..” “아

호타루에게 맡기려던 서류더미 위로 가늘고 고운 그녀의 손가락 이 올라간다. “절대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운 그녀의 눈빛에 브뤼노는 말없이 자신의 자리에 일어나서 구석에 있는 옷걸이에 있는 자신의 코트를 입고 문 쪽으로 걸어갔 차가

다.

앨리셔양 가끔은 잊어야할 일이 있는겁니다 과거의 기억에 묶 이면 진실에 손을 뻗기 힘든 법이죠” “걱정마세요 전 사실 진실 같은 거 딱히 궁금하지 않거든요” “

브뤼노는 그녀의 의외의 답에 문을 열고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 추었다.

슨 이유로..”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거든요 브뤼노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쁘지 않잖아요? 브뤼노씨에게는 여러모로 말이죠” “그럼 무

녀의 그 직감했다. 그

말에

브뤼노는 그녀가

이미 모

것을 알고 있음을

디 몸조심하시길” “브뤼노씨도 머릿속에 담아두던 걱정을 접어두고 푹 쉬고 오세 요” “부

브뤼노의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잠시 말없이 본 브뤼노는 자 신의 사무실의 문을 닫았다. 치밀하게 적의 수를 헤아리려하던 자신이 체스판에서 내쫓겼다. 퀸이 나선이상 적들은 무너지고 왕의 목숨이 위협받으리라.


일주일

후.

맞은편에 앉아있는 의뢰인을 살펴보았다. 애초 에 타인에 관심이 없는 그가 의뢰인을 살펴본다고 얼굴이 떠오를 루드빅은 자신의

리가 없다. 그것이

설령 명왕의 양녀일지라도. 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여기까지 직접 온 사

겐 질리도록 쫓겨본 만큼 자신을 숨기는 데에는 자신이

추적자에 있었다.

요?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진 않았어요”

“어머 그래

님을 잃고 나서 겪었던 시간

일주일 남짓의 시간은 자신의 부모 에 비하면

찰나라고 생각해도 모자람이 없다.

뭘 사냥하면 됩니까?” “용건은 빨라서 좋네요” “그래서

앨리셔는 서류철을 건넨다. 얼굴이 제대로 간결하게 적혀있어 루드빅의 마음에 들었다.

린 여자아이군요” “네 모녀지간이에요” “성인 여성과 어

찍힌 사진에 이름만


꼬고 무릎에 손을 올린 앨리셔를 흘깃 본 루드빅은 사진 을 자신의 품에 넣었다. 다리를

죽이기만 하면 됩니까?” “그걸로 고민이 있어요.. 사실 말이죠 전 고문이라던가..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는 데에 재주가 없어요” “대상을

녀를

그리 말하는 그

보고 루드빅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일관했

다.

냥꾼의 조언을 듣고싶어요” “보통은 사냥꾼이 잔인하게 사냥해주길 바라는 “사 다”

경우가

많습니

외로 심플하네요 음..”

“의

서로의 목소리 어조가 이

흡사 오늘 날씨에 대해 주고받는 이웃사

같은 분위기마저 풍긴다.

천천히 생각할게요 그래도 괜찮죠?” “상관없습니다” “

루드빅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돈은 충분히 있습니까?” “있죠 그럼요” “

녀가

루드빅은 그

건네는

통장을 받아들고 펼쳐보았다.

자신의


옛 가명이 계좌주로 되어있었다. 당신의 이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어머.. 의뢰인이나 내용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도 않나봐요?” “..........

녀는 눈웃음을 지었다.

앨리셔 캘런, 앞으로 당신의 주인이 될 여자에요”

루드빅은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의 발언을 듣고는 답했다.

속될 생각이 없습니다” “사냥꾼을 자처하지만 사냥당하는 것도 사냥하는 것도 다 좋으 신거죠?” “전 개인에게 소

앨리셔는 이미 그가 해온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었다. 습니다” “혹시 여태껏 사냥한 사람을 다 기억하거나 그러시진 않죠?” “물론입니다 토끼든 사슴이든 잡은 대상에게 이름을 달아주거나 박제하는 취미는 없습니다” “부정은 하지 않겠

잠시 했다.

앨리셔의 손이 움찔했으나 루드빅은 그것을 포착해내지 못


토끼나 사슴이라..

토끼가 잡힌 새끼토끼는

어미

쯤 어떻게

지금

지내고 있을지..”

당신과 저 사이에 관계가 있습니까?” “없어요 일단 지금은요” “그게 지금

런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그에게 있어선 가장 쓸모없는 행위 다. 앞서 보여주었던 흥미로운 행동만 아니었으면 진즉에 화를 냈 이

을 것이다.

당신에게 흥미가 있어요” “전 당신에게 흥미가 없습니다” “전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존재는 여태껏 자신이 봐온 사람들 중에 선 특이했지만 여기서 선을 그어두지 않으면 그녀의 사냥개가 될 판국이라 생각했다. “거짓말-”

입니다”

“진심

더 이상의 이야기는 흥미가 없다는 듯이 자리에 일어 나 뒤편에 있는 냉장고를 향해 걸어갔다. 루드빅은

당신이 쫓긴 이유 알고 싶지 않아요?”

녀의 말에 루드빅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처음으로 타 인의 말에 자신의 마음이 흔들렸다. 그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아뇨 하지만 당신과 같이 알아가 줄 의향이 있어요” “

루드빅은 고개만

돌리고 있다가 몸을 돌려서 그녀를 보았다.

당신이 알아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태연히 오 는 그녀다. 그의 맘속에선 그녀라면 어쩌면..하는 생각이 피어났다.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까지 알아내고 자신의 거처까지

왜 이리 저에게 흥미를 보이십니까?” “좋아해요 당신 같은 사람” “......

의미심장한 미소지만 루드빅은 타인의 마음이나

감정표현의 의

수 있을 리 없었다. 일단은 그녀에 대해 알아가보자. 그것이 그의 지금 심정이었다.

미 따위 알

-

후에 앨리셔의 제안에 따라 함께 거리를 나섰다. 주 변을 둘러보니 오늘은 추적자가 없다. 루드빅은 이

씨 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으시네요?” “흥미를 가져야 합니까?” “루드빅


앨리셔는 그의 쌀쌀맞은 말투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계속 말 을 걸어온다. 뇨 사실 전 남의 흥미를 받는 거 안 좋아해요 사실 인기인이 거든요” “아

“그러십니까”

쩌면 유명인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이 그녀의 입장에 선 흥미로운건가? 하는 생각을 품었다. 어

씨를 이렇게 곁에 두고 싶은지도 몰라요”

“그래서 루드빅

녀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경악할만한 발언이지만 루드빅은 알

턱이 없었다.

“그보다 이곳에 온 이유가 “아

뭡니까?”

응 맞아 선글라스를 사려고 했어요”

패션샵에 다다른 그녀가 디자인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선글라 스 2개를 대충 집어 든다. 종업원의 눈에는 금발의 커플이 어울려 보였는지 겉치레의 말을 연신 쏟아냈으나 루드빅은 침묵으로, 앨 리셔는 연신 말없는 미소로만 답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요” “

클레어 스미스. 그녀를 잠시 입에 담은 것만으로도 앨리셔는 구


원받은 기분이 되어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산 이유입니까?” “응 맞아요 전에 둘이 선글라스 쓴 사진을 보내왔는데 잘 어울 렸거든요” “그게 선글라스를

앨리셔가 선글라스를 쓰고 그에게 남은 하나를 건넨다. 은 딱히 거절해야할 이유도 없어 선글라스를 받아썼다.

루드빅

당신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

선글라스를

쓰니 그녀의 인상이 다소 달라진 것 같아 루드빅이

질문을 했다.

당신 혹시 능력자입니까?”

회생활에는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

미모가 변하는 능력이라니, 사 다고 그는

생각했다.

후후.. 꽤 중요한 질문이네요 생각해보니 보여주질 않았어요”

녀가 손바닥을 내밀자

거기에

작은

뒤에 숨은 루드빅의 눈이 살짝 커졌다.

빛이

생겨났다.

선글라스

당신과 같은 빛 능력자에요 아마 당신은 제 광휘가 선글라 스를 쓰니 사라진걸 보고 인상이 달라진 거라 생각한 거겠죠” “전


루드빅은

얼추 생각을

녀는 자신에게 맡길 의뢰가

정리했다. 그

며 동시에 자신의 과거를 모두 조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흥미가 일어난 가운데 심지어 능력자로서 같은 능력까지 가지고 있으

있다.

흥미가 없는 일말의 흥미가 생겼다. 타인에게

자신마저 이정도 까지

얽히니 그녀에게

억하는 정도겠지만’

‘그래봤자 이름을 기

같이 선글라스를 쓰고 길을 걷던 루드빅이 다시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미스

캘런. 식사하시겠습니까?”

그 질문에

며 답했다.

앨리셔는 살짝 놀랐는지 가만히 서 있다가 환하게 웃

죠 루드빅씨”

“그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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