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원한다

고양시 성평등기금 성평등관점 웹툰 모니터링, 디지털리터러시교육 결과 보고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원한다

1

2021 성평등관점 웹툰 모니터링 /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결과보고회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원한다 일시_ 2021년 11월 5일 금요일 오후 3시~5시 장소_ ZOOM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회: 김지현 / 고양여성민우회 발제 : 모니터링, 디지털리터러시교육 결과 보고 / 이윤진 (올페미팀, 미디어교육 강사) 토론 1 : “그런 여자는 없다”: 여성 서사와 ‘올바른 여성 재현’이라는 문제 / 탱알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저자) 토론 2 : 모니터링을 넘어 웹툰의 향유와 시민-비평으로 / 조경숙 (만화 평론가) 토론 3 : 청소년과 함께 한 디지털리터러시교육 / 임정희 (올페미팀, 미디어교육 강사)

2

목차 Ⅰ. 들어가며

5

1. 왜 지금 웹툰인가?

6

2. 디지털성범죄 국가에서 교육하기

9

3.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11

Ⅱ. 모니터링

13

1. 누가 어떤 기준으로 모니터링하였나?

14

2. 어떤 작품을 모니터링 하였나

16

3. 성차별적 내용 분석

21

4. 성평등(대안적) 내용 분석

35

5. 모니터링 분석 내용

47

6. 모니터링 분석을 마치며

68

7. 더 나은 디지털세상을 위하여

74

Ⅲ.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79

1. 개요

80

2. 활동지

82

발제문

94

토론문_ 탱알

103

토론문_ 조경숙

110

토론문_ 임정희

115

감수보고서

123

3

4

들

Ⅰ. 들어가며

어 가

1. 왜 지금 웹툰인가?

2. 디지털성범죄 국가에서 교육하기

며

3.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5

1. 왜 지금 웹툰인가?

K-웹툰은 현재 아주 잘 나가는 상품이다. K-웹툰을 검색하면 전 세계 가 열광하는 K-웹툰,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5년에 1500억 시장규모였던 웹툰은 2020년에 1조를 넘어섰다. K-게임 산업처럼 비판적 시각으로 부작용을 점검하는 속도를 몇 배 앞서 시장은 활황이다. 한국의 대중문화 시장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수출되고 있고, 웹툰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며 드라마 로, 또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과도한 폭력 묘사와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캐릭터 설정, 소수자 혐오·배제의 문제 등 웹툰에서 늘 문제가 되어왔던 부정적 면들 이 세계시장에서 ‘잘 나가는’ 상품이 되어버림으로 오는 긍정적인 측면 도 분명히 있다. “글로벌스탠다드”한 성인지 관점과 소수자감수성, 기 본적 인권개념을 완전히 무시하고는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힘든 점도 그 하나이나, 시장 자체가 확장되면서 작가들의 영향력이 가지는 사회적

6

역할을 작가들 자신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독자층은 팬 층만이 아 니며 오늘의 팬이 내일의팬도 아니기에 여러 층위의 분석들을 그들도 할 것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미디어 콘텐츠 속 여성의 성적대상화는 은밀하고 도 대담하게, 또 매우 집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폭력과 혐오를 놀이와 취미로 둔갑시키는 남성 서브컬쳐 문화는 가장 “트렌디하게” 왜곡된 성 문화를 확산시키는 통로로 작동한다. ‘만화가 원래 그런 거 아니야?’라 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대중적 인식과 더욱 강렬한 소재를 기대하는 독자와 일단 순위를 높이고 인기를 끌고 볼 일인 온라인 플랫폼, 3박자 가 만들어내는 ‘상품’이다. 시장이 커지자 주 소비자가 아닌 대중과 미디 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업계에서도 자정작용 또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또 하나 웹툰에 주목할 이유는, 2015년 이후 등장한 ‘다른’ 이야기들 이다. 페미니즘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기존의 웹툰에서 보여준 많은 클 리셰들을 뒤엎고 다른 스토리 전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것은 웹툰 장르만의 변화가 아니며, 2015년 전후로 온·오프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폭력, 여성혐오 문제에 관해 눈 감 지 않고 일상의 문제를 여성의 경험으로, 주체적인 여성의 목소리로 이 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젠더이슈 뿐 아니라 소재 다 양성 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데 대중문화 콘텐 츠를 소비하는 적지 않은 대중들의 안목과 감수성이 높아진 점도 그 배 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 웹툰에 주목한 것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디 지털 매체 중 하나이며 한국의 성장하는 문화산업이 되었으나 규제가

7

거의 작동하지 않는 공간에서의 여성·소수자 혐오 비하 표현, 편견과 고 정관념 재생산, 외모지상주의, 과도한 폭력 재현 등 문제가 적지 않은 면 과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미디어로서 유의미함 때문이다. 이번 [디지털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를 통해 모니터링을 리터러시 교 육으로 이어감으로써 문제의식과 동시에 어떠한 변화가 가능하며, 소비 자와 시민의 참여로 한발 더 나아간 디지털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하였다.

8

2. 디지털성범죄 국가에서 교육하기

한국은 디지털성범죄와 관련 성상품화된 범죄물, 또는 불법촬영물을 성적영상물로 즐기는 수요층이 매우 많은 기형적인 디지털 성산업 국 가이다. 오랫동안 우후죽순으로 자라난 성범죄산업에 있어 국가, 사법 체제가 조용한 사이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방관자 노릇을 해왔다. 이러 한 배경에는 왜곡된 남성중심적 성문화를 그대로 답습한 청소년들이 제 대로 된 교육 없이 혹은 효과 없는 교육을 거치고 성인으로 자라나 다시 뒤틀린 성문화 공간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학교현장에서 남성청소년들의 백래시는 페미니 즘은 고사하고 성평등, 성인지라는 희석된(?) 용어조차 사용하기 어렵 게 만든다. 이러한 남학생들의 반응은 교육현장 관리자와 교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지레 제거해버리고자 하는 움직 임도 드물지 않다. 최근 이윤을 앞세우는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과 정부 부처까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않고 비상식적인 딴지를 거 는 소비자들을 서둘러 진화시키고 있는 현상과 비슷한 일들이 이미 교

9

육현장에서는 일어나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니 환경일수록 청소년 교육은 도구를 바꾸고 방법을 달리하여 계속 연구해야 하는 분야이다. 오랫동안 형성된 사회 전반의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청소년뿐 아니라 성과 관련한 사 안을 접하는 부모, 교사 및 지역사회 책임을 가진 성인들의 성인지 관점 이 담보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소되는 문제가 아닌 의식적인 노력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수용되기) 어려운 환경 일수록 성인지 관점을 키우는 교육은 무엇보다 핵심이기에 우리는 거친 길을 갈 수밖에 없다.

10

3.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란, 디지털 도구와 플랫폼을 사용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의사소 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생산과 소비 주체가 분명히 나뉘어지던 시대와 다르게 댓글, 동영상 제작 등으로 정보의 생산자 역할도 병행하는 이 시 대의 대중에게 개개인의 관점은 더욱 중요해졌다. 작년에 이어 대면활 동이 자유롭지 않은 감염병 시대를 통과하면서 비대면이 가능한 디지털 미디어는 더욱 우리 일상 가까이 다가왔으며, 그 결과 이러한 미디어를 소비하는 능력은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할 것이다. 또한 높은 디지털 매 체 활용률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된 청소년들의 경우 그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고양여성민우회는 2021년 고양시성평등기금사업으로 [디지털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를 기획하고 그동안 주력해온 십대 청소년들의 성교 육, 성인지교육, 성폭력예방교육과는 다소 다른 측면으로 그들이 매우

11

빈번하게 접하는 디지털세계의 한 단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영향을 받고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점검하고 개선 방향을 찾고자 했다. 그것으로 다시 교육현장으로 가서 디지털매체의 어떤 면면들이 청소년들의 성인식과 성인지 관점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진행했다. 디지털매체를 접하지 않고는 살아가기가 거의 불가능 한 세대들에게 유용하며 가치 있는 매체를 스스로 찾고, 만들고, 볼 줄 아는 시각을 갖도록 하는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성교육과 마찬 가지로 지속적으로 연령에 맞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12

모

Ⅱ. 모니터링

니

1. 누가 어떤 기준으로 모니터링하였나?

2. 어떤 작품을 모니터링 하였나?

3. 성차별적 내용 분석

터

4. 성평등(대안적) 내용 분석 5. 모니터링 분석 내용 6. 모니터링 분석을 마치며

링

7.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위하여

13

1. 누가 어떤 기준으로 모니터링 하였나?

모니터링팀(이름하여 ‘올페미팀’)은 성인지적 관점을 가지고 미디어, 모니터링, 교육 각각에 관심과 경험이 있는 팀원으로 구성되었고 디지 털 미디어 모니터링부터 교육까지 실제의 기획과 실행의 중추적인 역할 을 담당하였다. 이들은 십대청소년문화, 디지털성범죄 해체하기, 디지 털매체 속 여성재현, 모니터링의 실제 등 10시간의 재교육과정을 거쳐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또래문화를 통해 본 청소년의 성평등 의식과 태도 연구에 의하면 온 라인 참여정도를 묻는 질문에 온라인·모바일 게임이라고 답한 수가 가 장 많았으며, 개인방송 콘텐츠, SNS, 웹툰, 웹소설 순이었다.1) 많은 디지 털미디어 중 웹툰을 모니터링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여러 차례 논의를 거 치면서 개인방송 콘텐츠 영역은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하고 최근의 학교 성교육 시 경험한 바에 의해서도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디지털매체가 다 종다양하여 접근 정도를 기준으로 선정하기 어려웠다. 게임은 실제 게 임에 뛰어들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서는 그 세계를 알기 어렵 다는 한계가 분명했다. 사업 이전에 웹툰 모니터링을 계획하고 있었던 페미다(미디어 모니터링 소모임)도 큰 몫을 담당하였다.

1) <또래문화를 통해 본 청소년의 성평등의식과 태도 연구(1): 남녀 청소년의 또래문화와 젠더의식 격차 비교>, 2020, 한국여성정책연구원.

14

팀이 구성되고 모니터링 대상을 선정한 다음에는 어떠한 기준으로 모니터링 할 것인가 지표를 논의하였는데 본 단체가 2019년 실시했던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프로그램 모니터링2) 시 마련했던 지표를 참고하여 웹툰에 맞는 항목, 또 최근에 떠오른 쟁점들을 포함시켰으며 그 지표는 아래와 같다.

모니터링 지표 지표

항목

내용

성적도구화/성적대상화/ 특정 신체를 부각하거나, 성을 상품으로 취급. 거래가 가능한 성상품화 것처럼 묘사 성별 고정관념

성역할, 돌봄노동, 가사노동에 관한 고정관념, 꾸밈노동 강요, 남성에 의존하는 여성, 남성구원서사, 남아선호 드러냄.

불 평 등 한

외모차별/ 외모지상주의

얼굴 평가, 몸매 평가, 외모에 따른 차별을 당연하게 묘사.

폭력 정당화, 낭만화, 희화화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 정서적 폭력 등 폭력을 사소하 거나 정당한 것으로 묘사

내 용

불법촬영 유포 소지 희화화 사소화

불법촬영, 촬영물 소지와 관람 등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희화 화하거나 사소화

혐오 비하표현

여성혐오, 여적여, 부모비하,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ㆍ비하 표현

가족(형태) 결혼 등에 이성애 관점 강조, 연애의 스테레오타입이나 ‘정상가족’ 논리 관한 고정관념 재생산 여성주체성 성평 (불평등한) 현실반영 등한 내용 다양성 대안성

캐릭터, 대사, 관계에서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장면 불평등한 사회 부조리, 성별 불평등을 보여주는 장면 가족구성, 연애, 직업이나 캐릭터 다양성 등 고정관념에서 벗어 난 내용 (경쟁구도 아닌) 여성연대ㆍ협업, 대안적 해결방안 제시

2)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프로그램 모니터링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프로그램 모니터링 <예능, 성평등: 참견시점>, 2019, 고양여성민우회

15

2. 어떤 작품을 모니터링 하였나?

먼저 독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도, ‘인기순위’를 기준으로 하여 모 니터링 대상을 선정하였다. 인기리에 연재되는 작품들이 대체로 문제적 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모니터링 지표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문제가 상 당하였으며, 그 문제점 지점을 짚어내기 위해서는 대안적인 작품들을 같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럼 이런 거 말고 어떤 거? 재미있으면서 정치 적으로 올바르고 가슴 찡한 감동도 있는.. 그런 게 가능해? 만화가 추구 하는 목적이 또 그래야만 할 당위성이 있는가? 생각이 갈라지는 지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이다. 많은 대중들이 어떤 종류의 재미를 추구하는가. 어떤 작품들이 잘 팔리고 있는가. 그것은 단일한 종류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독자층은 여러 부류이며, 한 독자도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이들의 감수성과 취향도 수정되고 이동한 다.

16

개선이 필요한 점을 찾아 지적하는 작업과 대안적인 메시지를 던지 고 있는 작품들을 찾아 알리는 작업은 동시에 일어나야 더욱 설득력 있 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인기리에 연재되었거나 연재되고 있는 만화 와 인기순위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측면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변화의 가 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작품들을 골라 모니터링 하였다. 어떤 주제로 어떤 독자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대안을 만 들어가고자 하는 작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으며, 그들과 만나는 독자 들은 예전의 독자가 아니다. 이들이 작가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인기순위 웹툰은 2021년 5월 둘째 주, 네이버 주간인기순위를 기반 으로 여남 가장 인기 있는 웹툰 10편을 모니터링 하였다. 최신 화 20편 을 위주로 모니터링 하였고, 초기와 다르게 독자의 반응, 댓글 등을 통해 변화되는 지점과 모니터링을 위해 초기부터의 스토리 맥락과 현재 어떤 내용으로 연재되고 있는지 모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였기에 전편을 함 께 살펴보았다.

대안웹툰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의 모니터링 자료, 여성 서사 웹툰 읽기를 다룬 도서 [다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에서 대안 으로 제시한 작품 등을 참조하여 올페미팀에서 추천작품을 선정하였으 며, 최근의 스토리 전개보다 소재와 표현을 중심으로 알아보기 위해 첫 회부터 20편을 모니터링 하였다. 추천작이라 하여 100% 무균청정하고

3) [독립일기], [바른연애길잡이], [재혼황후]

17

인기 있다고 하여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다시 언급해 둔다. 또한 추천 웹툰이 주간 랭킹과 겹치는 것도 있었다.3)

모든 웹툰은 교차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올페미팀 구성원 각각 인기 순위 웹툰, 대안웹툰 각 한편과 교차모니터링 두편(인기, 대안)을 합쳐 총 4차에 걸친 모니터링을 하였다.

이번 모니터링 작업은 질적 분석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한정된 기간 과 예산, 적은 구성원이 효과적인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작품의 어떠한 성차별적 장면이 몇 회 반복되었다는 등의 양적 분석을 배제할 수밖에 없었으며, 회차도 스토리 전개를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분량을 검토하였으나 20회로 한정지어 추후의 변화 지점, 전체 맥락으로 보았 을 때 놓치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음은 이번 작업의 한계라 할 수 있 다.

18

모니터링 작품 리스트 / 네이버만화 5월 둘째주 인기순위 작품명 더 복서

내용 주인공 유가 재능 있는 복서를 찾던 전설적인 트레이너

액션/

54~

K에게 눈에 띄어 세계적 선수로 커가는 과정.

15세

73화

액션/

61~

15세

80화

일진에게 맞고 사는 서열꼴등 유호빈이 일진 저격 싸움독학

방송으로 인생 역전의 기회를 맛보고, ‘싸움 독학’을 결심하는 이야기

바른연애

장르/권장연령 모니터링 회차

전체

129~

실천하는 정바름의 캠퍼스 로맨스

연령가

148화

이번생도

전생을 기억하는 여자의 열아홉번째 인생의

로맨스/

32~

잘부탁해

로맨스를 다룸.

전체연령가

51화

길잡이

재혼황후

참교육

프리 드로우

여신강림

외모 지상주의

매일 다이어리에 세워 둔 계획을 지키며 바른 생활을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였던 나비에의 욕망,

로맨스/

42~

로맨스를 그린 웹소설 원작.

12세

61화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 ‘참교육’을 하러다니는

액션/

10~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의 이야기

15세

29화

한태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청춘들의 학원 시트콤드라마 완벽한 메이크업으로 여신이 된 주경을 둘러싼 로맨스물 못 생기고 뚱뚱해 괴롭힘만 당하던 주인공이 완벽한 외모로 바뀌면서 인생이 바뀌는 줄거리

드라마/

366~

15세

385화

로맨스/

137~

12세

156화

드라마/

320~

15세

339화

19

대안작(추천작) 작품명 그녀의 심청

독립일기

안녕은 하세요 재벌과의 인터뷰 집이 없어

내용 소외계층 여성 심청과 기득권 여성 장승상 부인의 연대와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고전의 내용을 재해석 처음으로 나만의 집이 생긴다면? 자까 작가의 나혼자 사는 이야기 사회적 기준의 여성다움을 벗어가는 여주의 홀로서기 변화과정을 따라가는 퀴어 웹툰 재벌과의 로맨스를 소재로 여성서사를 그려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성장드라마. 가부장제 비틀기, 대화와 공존의 관계 맺는 방식을 보여줌.

하루만 네가

사랑 때문에 자신을 부정해버리는 흔한 여성은 거부,

되고 싶어

가부장제를 꼬집으며 욕구를 드러내는 여성 환타지.

화장지워주는

평범한 대학생 예슬의 메이크업 대회 출전을 소재로

남자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미의 기준, 탈코르셋에 대해 질문을 던짐. 옥탑방으로 이사 온 30대 여성 계나리. 운동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변해가는 여성의 이야기

장르 순정

에피소드

순정

스토리

스토리

스토리

에피소드

스토리

그 외 동성 간의 사랑과 여성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그리는 [정년이], 새로운 모녀의 모습과 생동감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남남], 기혼여성 의 시가와의 관계에서 겪는 일상적 고충을 디테일하게 그려낸 일상툰 [며느라기], 비혼의 일상을 그린 [혼자를 기르는 법], [뚜벅뚜벅 비혼라 이프], 탈가정을 주제로 한 의미 있는 작품 [단지], [쉼터에 살았다] 등도 추천한다. 신선한 소재로 각각의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20

3. 성차별적 내용 분석

성차별적 내용에는 여성이나 남성을 성적대상화 하거나 도구적으로 소비하는 것, 성별고정관념이 드러난 것, 다양한 외모의 가치를 일률적 으로 재단하고 외모를 다른 요소보다 우선에 두고 평가하는 것,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낭만화하는 것, 불법촬영을 하거나 유포하는 것을 범죄시 하지 않거나 사소화 하는 묘사,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사람 또는 집 단을 혐오 비하하는 표현, 연애 가족형태, 결혼 등에 관한 고정관념을 재 생산하고 있는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항목은 서로 독립적으로 나타나기보다 혼재해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나 보다 주목해서 볼 만한 항목으로 분석하였다.

1)성적도구화 / 성적대상화 / 성상품화 성적 대상화(sexual objectification)는 또는 성적 타자화는 사전적 의미로 타인을 성적 쾌락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인격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행위이다. 성적대상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하자

21

면 페미니스트 철학자로 유명한 마사 누스바움(M.Nussbaum)의 정의 가 많은 도움을 주는데 누스바움은 대상화가 도구성, 자율성의 부정, 비 활동성, 대체가능성, 침해가능성, 소유권, 주관성의 부정4) 등 총 7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분석한다. 이 분석의 틀을 웹툰 등 미디어와 문 학·미술 등 예술 작품에 적용하면 창작자들이 여성을 묘사한 많은 장면 들의 대상화(또는 성적대상화) 여부가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여성 남성의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신체 노출, 여성의 가슴과 엉덩이나 음부를 부각한 장면, 불법인 성매매를 연상하 게 하는 장면, 성을 상품화하거나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장면들을 살펴 보았다.

[더 복서]의 54화에서 주인공 ‘유’와 경기를 할 상대방 ‘파브리조’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파브리조의 형 마르코가 일부러 상대방 선수 딸과 연인관계가 되었다가 상처를 주고 버리는 장면에서 딸은 비를 맞

4) M.Nussbaum,[혐오와 수치심 –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 조계원 옮김, 민음사, 1995 1. 도구성(instrumentality)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을 그 자신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서 대한다.

2. 자율성의 부정(denial of autonomy)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이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을 결여한 것으 로 대한다.

3. 비활동성(inertness)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이 자주성, 그리고 어쩌면 활동성까지도 결여한 것으로 대한다.

4. 대체 가능성(fungibility)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이 (a) 동종의 다른 대상과, 그리고/또는 (b) 이종의 다른 대상과 교환 가능한 것으로 대한다.

5. 침해 가능성(violability)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이 경계 완전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그것을 해체하고, 부수고, 침입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으로서 대한다.

6. 소유권(ownership)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이 다른 사람에게 소유되고, 판매와 구매 및 기타 등등이 가능한 것으로서 대한다.

7. 주관성의 부정(denial of subjectivity) : 대상화의 주체는 대상의 경험이나 느낌이 (설령 존재한다 할 지라도)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서 대한다.

22

고 집으로 들어선다. 파브리조가 경기를 하면서 상대 선수 존 르노에게 ‘어이 형씨 딸을 아주 잘 키웠던데 나한테 시집보내는 건 어때? 그럼 한 게임 정도는 져줄 수 있는데 말이야’라고 말한다. 딸을 협박과 거래(전 리품)의 대상, 보호의 대상 또는 성적대상으로 삼는 장면은 아들을 두고 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장면이기에 여성을 성적도구로 삼는 성적대상화 라 볼 수 있다.

[외모지상주의] 323화에서 백호인력소장(이도규)이 샤오룽의 전화 를 받는 장면에서 하체 특정 부위만 모자로 가려진 이도규의 모습이 나 온다. 오른손으로 전화를 받고 왼손은 허리를 잡고 있어 모자를 지탱하 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이야기 맥락과 상관없는 근육질의 벗 은 몸을 그린 것 또한 남성을 성적대상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리드로우] 379화에서 구하린과 남용진의 대결 장면, 구하린이 도 복 입는 모습은 남성이 같은 행위를 할 때와 다르다. 남성 캐릭터는 도복 입은 장면을 바로 보여주고 있으나 여성 캐릭터에게는 입는 과정까지 보여주며 속옷과 가슴을 드러내 보이게 함으로써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 다.

2)성별고정관념 성별을 이분화하여 일정한 특질로 규정하거나 그러한 전형적 묘사에 서 벗어난 캐릭터를 비난하는 등의 언설, 여성에게 꾸밈노동이나 돌봄 노동을 요구하거나 당연히 그래야하는 존재로 설정, 남성에 의존하는 것이 여성의 고유한 성질인 양 묘사, 어려움에 처한 여성을 구하기 위해

23

등장하는 구원 서사, 강하거나 울지 않으며 감정을 ‘사사로이’ 드러내지 않는 성질을 남성성으로 묘사하거나, 남성이 여성보다 중요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제하고 있는 표현 장면 등을 살펴보았다.

[더 복서] 53화에서 전문적인 매니저로 보였던 이가 갑자기 ‘식사’를 준비하면서 여자친구이자 아내 역할을 하게 되면서 주인공 ‘유’의 감정 돌봄을 시작하게 된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식사와 돌봄, 감정을 달래는 역할은 어떠한 전문성과도 상관없이 여성이 통과해야 하는 역할인 듯 표현된다. 이 장면에서 재현하는 것은 당연한 듯 그간의 매니저로서의 전문성 더하기 나머지의 돌봄 역할까지 완수해야 훌륭한 ‘여성’관리자 인 것처럼 제시해 성별 고정관념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성’ 매니저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묘사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바른연애길잡이] 131화에서 유연과 다툰 재현이 유연에게 사과하려 고 계단을 내려가며 ‘언제나 아무 일도 없는 듬직한 아들’,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는 천하무적 형’, ‘믿음직한 선배 신재현’이라고 재현을 설명 하는 장면. 남성은 듬직하고 믿음직하며 천하무적처럼 강해야 한다는 성별에 의한 역할고정관념으로 볼 수 있다.

135화에서 유연과 바름은 100일 기념일에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밤 새기 계획을 세우고 집에 와서 잠들기 전에 ‘단둘이 있어도 별일 있겠 어.’ 라면서 카톡 메시지로 ‘흑심 금지 혹시 몰라서 말함.’이라고 보내자, 유연은 ‘나를 뭘로 보고…’ 라며 혼자 말을 한다. 유연은 바름에게 ‘너야 말로’라고 답을 보내고 바름은 묘한 아쉬움을 느끼고 유연은 ‘그날도 피

24

곤해야 할 텐데’라며 생각한다. 연애하는 두 사람(정확히 말하면 이성) 이 한 공간에 있을 때 성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동시에 ‘남자 늑대 여자 내숭’이란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 한 프레임은 그러한 경우가 아닌 타입 혹은 캐릭터,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를 획일적이고 고정된 틀로 인식시켜왔다. 미디어에서 리플레 이하고있는 성별에 따른 설정이 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여신강림] 150화 커피숍에서 수호가 주경에 대해 관심이 있음을 ‘남 자들에게 친절하게 답장하면 남자들이 관심 있는 줄 안다’라고 하며 사 생활을 간섭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좋아한다는 표현을 ‘나도 경쟁자들 을 좀 줄여야 하지 않겠어?’라고 우회적으로 말한다. 극 중 주경은 수호를 좋아하지만 수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맑게’ 궁금해 하고 고민만 하는 반면, 수호는 연애와 사랑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쟁취하는 것으로 묘사하여 ‘남자주도 여자호응’의 성역할 구도의 전형을 보여준다.

[싸움독학]에서 여성 캐릭터는 남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존재로 묘 사된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 대상이 되며, 힘이 세고, 돈이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려진다. 힘 쎈 남자나 돈이 많고 잘 생긴 남자들은 여 자들을 ‘끼고’ 다니고, 그러한 남성을 부러워하는 남자들은 여성을 욕망 하면서도 혐오한다. 그 구도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일종의 장식품 또는 전리품이다. 어머니는 돈을 잘 벌지 못하고 힘없는 존재여서 아들이 ‘보살펴야 할’ 대상으로, 아버지들은 병원장, 고위공무원 등 사회적 위치가 높고, 경제

25

적 부와 권력을 가진 자로 묘사하여 한 작품의 여·남 캐릭터만으로 평가 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으나 직업과 사회적 지위에서의 성별 편향성도 보이고 있다.

[프리드로우] 379화에서 네이버 웹툰작가 제의를 받은 여주 민지는 혼자만 메일을 받았다는 미안함 때문에 남주 태성에게 이 사실을 알리 지 않고 태성이와 함께가 아니면 절대 연재할 수 없다고 네이버 측에 말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 혼자서 다른 곳에 웹툰을 연재하기로 한 남주 에 반해 제의를 받고도 의리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착하지만(?) 소극적인 여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구하린은 이런 민지를 대단하다고 표현한다. 많은 남성 작가의 작품들은 ‘착한 캐릭터’ 이상의 여주를 그려 내는데 한계를 보인다. 다종다양한 남성캐릭터에 비하면 여성캐릭터는 착하거나 못됐거나, 예쁘거나 아니거나 평면적인 설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미디어 재현의 반복은 남성이 중심이 되고 있는 현실의 조 직체계 안에서 여성을 동료 또는 경쟁상대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380화에서 구하린과 남용진의 대결을 유튜브 생중계 하는 장면에서 ‘용진아 여자애한테도 지냐, 문신 지워라’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무리 못 해도 여자한테는 이겨야 된다는 남성들의 성별 고정관념이라 볼 수 있 다. ‘용진이가 봐주는 거 같다’라고 표현하면서 여성을 평등한 경쟁상대 가 아닌 타자화된 대상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성별고정관념은 남성에게 도 이중의 규범이 되고 있다.

26

3)외모차별/외모지상주의 외모칭찬, 비하 모두 외모평가에 해당하며 특정 외모를 뛰어난 것으 로 언급하고 다른 요소보다 중요하게 강조하며 차별을 드러내는 부분들 을 살펴보았다.

[외모지상주의]에서 외모 차별과 외모 평가는 제목에 ‘부끄럽지 않 게’ 자주 등장하는데 작가의 의도는 외모지상주의를 비판적으로 보고자 한 시각이 없지 않았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외모지상 재생산에 기여하고 있는 측면이 더 강하다. ‘잘 생겼다메! 진짜 못 생겼어’, ‘걔랑 왜해?’, ‘걔 얼굴 개갈렸는데’, ‘삭았잖아’, ‘노안’, ‘저 정도 외모면 누구도 건들기 힘 들 정도라고’,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잘 생겼어?’ 등 외모에 대한 대사로 채워진다.

[여신강림]은 남성구원서사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외모 때문에 학 창시절 트라우마가 있는 여주는 화장으로 완벽하게 얼굴을 가리고 여신 으로 인정받지만 외모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변인들도 외모 가 좋으면 주목받고 그렇지 못하면 무시당한다는 내용을 고수하고 있 다. 여주의 맨얼굴도 사랑하는 사람은 백마탄 왕자나 친한 친구 뿐, 가족 도 여주의 맨얼굴을 놀림감으로 삼는다.

137화에서 여주(주경)의 대학 영상과의 과모임 자리에 참석한 유명한 배우(이수정)를 영상과의 꽃, 여신으로 소개하고 여주와 주변인들이 ‘정 말 예쁘다, 예뻐서 연예인 하나봐’ 등으로 외모를 강조하고, 여성을 꽃 이나 여신으로 대상화하며 외모에 대한 품평을 늘어놓는다. 고정팬층의

27

응원 댓글이 많으나 반복되는 스토리에 아래와 같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독자의 댓글도 상당했다.

화장해서 예뻐지면 자꾸 이상한 사람들이 꼬이다 수호서준이 구해주 고, 화장 안 하고 못생겼으면 못생겼다고 욕 듣다가 시비 걸려서 싸우다 가 수호서준이 구해주고, 화장 안 하고 이쁘면 잘 살 것 같지만 주변의 손가락질과 이상한 사람들이 꼬여서 행복하지 않고..(156화 댓글)

4)폭력정당화/ 낭만화 / 희화화 웹툰시장은 자율규제란 이름으로 규제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15 세 구독 권장물에 과도한 폭력 묘사가 매우 빈번하게 등장하며, 상황에 따라 그럴 수 있는 일로 정당화되고 어떤 경우에는 폭력을 써야 멋있는 남주로 낭만화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학원물에 등장하는 폭력 중 ‘좋은 폭력’도 있음을, 현실을 재현하기 위한 목적이라 하여도 폭력이미지를 과도하게 전시하는 장면, 폭력이 불우한 환경에서 비롯된 듯 묘사하거나 가정폭력, 가스라이팅 등 친밀한 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폭력을 사소화 하는 장면을 문제적으로 보았다.

[프리드로우]는 폭력 미화의 정점에 있다. 381화에서 태성이 사이버 고등만화 최강전에 출품한 작품 제목에서 일진을 ‘착한 일진’과 ‘나쁜 일진’으로 표현함으로서 목적에 따라, 내용에 따라 괜찮은 폭력도 있을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374화에서 불법사이트를 고발한 것에 화가 난 남용진은 구하린에게 유튜브 방송에 사과 및 해명 영상을 찍어 올리라고 하며 목을 조르고 폭

28

행하며, 구하린은 1대1로 맞장을 떠서 평생 노예 해주기를 하자고 제안 하는 장면 대부분은 욕설로 충만하다. 등장인물들의 신체 부위, 도구 등 을 이용한 물리적 폭력이 직접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15세 구독권장의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10대가 주로 보는 학원물(웹툰)에 폭력 행사의 주범인 일진을 지나치 게 미화하고, 학교 내 집단폭력이나 따돌림, 비행행위가 정당화되고 피 해자를 비하하는 내용이 난무한 것은 대표적으로 시급한 규제가 요구되 는 부분이다.

[싸움독학]은 학교폭력 장면이 스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힘없 고, 공부 못하고, 가진 게 없으면 일진의 먹잇감이 되며, 촉법소년이면 범죄를 행해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충분히 있다. 현실에서도 그러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많은 독자들 이 10대인 점을 고려할 때 사안마다 다른 범죄행위와 처벌에 대한 신중 하지 못한 접근이다.

[더 복서]는 천재적 복서인 주인공 ‘유’가 챔피언이 되면서 점차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거나, 선한 인물인 줄 알았던 매니저 K의 비열함 을 묘사하면서 인물들의 입체성을 보여주는 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산 토리노 형제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알고 보면 불쌍하다’는 메시지를 전 달하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측면이 있다. 범죄자가 겪은 성장과정 중 의 가정폭력, 부모 사망이나 가출 등 어린 시절의 불행에 범죄행위의 원 인을 두는 듯한 관점은 경계해야 할 시선이다. ‘환경이 범죄를 만든다’ 또는 ‘범죄 뒤에는 불우한 성장과정이 있다’는 논리는 어느 측에도 옳지

29

않은 편향적 시각을 강화시킬 뿐이다.

5)불법촬영, 유포, 소지 희화화 사소화 당사자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카메라 등으로 상대방을 촬영하거 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전시·상영하는 등의 불법행위이다. 촬영물을 저장하거나 보는 행위, 보게 하는 행위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 청소년, 성인할 것 없이 손에 들고 사는 휴대폰이 어떤 경우에는 범죄 현 장을 기록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범죄 자체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 다.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없는 여건에서 촬영하 고 유포하고, 이러한 행위를 사소화하는 장면을 살펴보았다.

[외모지상주의] 331화에서 박형석의 과거 회상장면. 주로 진따들을 노예로 부려먹기 위한 협박용으로 불법 촬영이 이용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프리드로우] 380화에서 태준그룹회장 왕태준이 불법 웹툰을 올린 남용진에게 광고비가 비싼 성인광고를 올리라고 하는가하면, 불법사이 트로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불법행위를 ‘돈이 되는’ 사업으로 포장한다. 태성이 웹툰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점점 줄어들며 이것이 불법사이트 임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우리 같은 중학생이 웹툰을 왜 돈을 주고 봐, ㅂ신도 아니고 ㅋㅋㅋ’라는 대사, 불법행위에 대한 희화화이건 불법적 소비행위의 재현이건 두 가지 모두 문제적이다.

30

6)혐오 비하 표현 최근 몇 년 사이 혐오는 우리 사회의 화두다.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 발언이 마치 표현의 자유를 가진 시민의 권리인 양 오용되어 편을 가르 고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막는다.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나온 비속어나 온라인에 난무하는 막말 댓글은 대부분 혐오표현으로 초등학교 교실에 도 영향을 미쳐 유행어처럼 번져가기도 하였다. 이주민·장애인 등 사회 적 소수자나 여성에 대한 혐오, 부모비하, 가난에 대한 혐오 등 약자에 대한 혐오 비하 표현을 살펴보았다.

[싸움독학] 63화에서 조폭들 앞에 조신하게 손을 모아 앉은 여자 통 역사, 조폭들이 여자 통역사를 두고 얘기하는 장면에서 나타나는 남녀 성별 위계와 맞는 소리까지 통역하는 모습은 여성 통역사를 비하하고자 하는 목적이 선명해 보인다. 전문성을 가진 여성 직업인이 등장하는 장 면도 드물지만 존엄 있게 그려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64화에서 빡고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유호빈 엄마를 게스트로 섭 외해서 삭발 미션을 주고, 머리를 밀어버리는 장면에서 댓글창에 ‘ㅋㅋ ㅋ 개늙었네. 그러게 돈도 없는데 낳았어.’ 등 유호빈 엄마를 능멸하는 장면. 댓글로 재현되었으나 돈 없고 힘없는 부모는 부모 자격이 없는 것 처럼 적나라한 비하 표현이 나온다.

[외모지상주의] 323화에서 쁘렉딱이 바스코를 찾으러 클럽에 입장 하려는 상황에서 기도가 제지하며 ‘(생략) 이제는 별 불법체류자 ㅅ끼가 시비를 거네’ 라고 말함. 이는 불법체류자를 특정지어 비하하는 표현이

31

명백하다. [더 복서] 58화에서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신경전을 펼치는 파브리조 형제와 ‘유’의 스승 K. K는 파브리조 형제에게 “어머니가 x녀 라 그런지 자식 교육을 제대로 못 시킨 것 같군 그래.” 라고 말한다. 캐릭 터 설정일 수 있으나 여성과 성판매여성에 대한 비하인 동시에 특정한 조건의 여성이 자녀 교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전제, 여성을 ‘창녀’와 ‘창 녀 아닌 여성’으로 이분화하는 등 부적절한 혐오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참교육]에서 한 학생을 전따를 만들어 셔틀과 갖은 폭력을 가하는 장면에서 학폭으로 자살한 친구의 죽음에 대해 가해자가 망자를 비하하 거나. 주동자인 국회의원 아들을 비호하기 위해 학교는 피해자를 성적 비관으로 투신한 것으로 처리한다. 권력 앞에 굽실거리는 교사들의 태 도. 금수저, 흙수저라는 꼬리표에 따라 불공정하게 작동하는 학교 시스 템의 현주소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반면 따돌림, 학교폭력을 거르지 않고 보여주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폭력과 학대 장면 이 재현되고 있다.

7)연애, 가족(형태), 결혼 등에 관한 고정관념 인기순위 웹툰이 그려내는 이성애중심 결혼과 ‘정상가족’, 연애지상, 연애의 스테레오타입을 재생산하는 장면들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연애와 결혼제도에 관한 다양한 견해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과 작품의 경향이 다변화되고 있는 지점이나, 여 전히 다양함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정관념과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는 장면들을 문제적으로 보았다.

32

[더 복서]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며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산토리노 선 수, 사고로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 다케다, 납치 사고로 부모님이 사망 한 매니저 K 등 ‘정상 가족’이 해체된 가정사를 가진 인물들이 복싱을 통 해 세상을 헤쳐 나간다는 설정이 여러 인물을 통해 반복된다. 이성애 결 혼으로 맺어져 ‘정상’의 틀에 들어간 가족은 ‘안정된 가족’을 이룰 수 있 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반면 그 ‘정상성’에서 벗어난 환경에서 자란 인 물은 불우하며 삐뚤어지기 쉽다는 편견을 가져올 수 있다.

[여신강림]은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남주가 등장해 구해주며 여주, 남주 외의 서사는 상대적으로 빈약하여 인물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여 남의 성별이 바뀌기는 했으나 한 사람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기다 림, 사랑=간섭이라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바른연애길잡이] 131화에서 유연과 재현의 다툼을 말리던 윤서진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본인이 수습하겠다면서 ‘본인이 빌었고 다시 사 귀게 됐다’라고 말한다. 이 순간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자막이 뜬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싸움은 젠더권력이 포함된 범죄로 발전할 수 있으나 많은 친밀한 혹은 친밀했던 이성 관계에서 사소화되고 개인화된 다. 관심과 보호라는 허울을 쓴 정서적 통제 상황도 빈번하게 표현되는 데 폭력적인 상황도 친밀한 관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무마된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142화는 연애와 성별 고정관념을 동시에 보여준다. 100일 기념으로 유연의 집에 온 바름이 때문에 유연은 계속 가슴이 두근거리고 성적 욕

33

망으로 힘들어 ‘죽을 맛’인데, 바름은 순진한 듯 해맑은 표정과 귀여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연애 중 각종 기념일을 챙기고, 이성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을 때 (남성이) 성적 행동을 시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연애 는 필수·최고라 미화하고 연애관계에서 주도권은 남자이며, 여자주인공 은 남성의 리드에 따르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여주는 ‘완벽한 연애’를 위해서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참고 넘기는 모습 이 이해심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등 연애 고정관념을 답습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여러 회차에 걸쳐 100일 이벤트를 준비하는 장면은 다수의 독자들에 게는 이미 폐기된 연애환상을 전달하고 있어 현실과 맞지 않는 이질감 을 느끼게 한다. 연애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젊은 세대의 현실이나 다 양한 커플관계, 연애의 다양한 양상들을 포착해내는 것, 빠르게 변화하 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도 새로운 스토리 설계가 필요하지 않 을까 한다.

34

4. 성평등(대안적) 내용

시장의 변화는 더디나 독자들은 다양해졌다. 예전의 흥미를 불러왔 던 요소들이 오히려 불쾌함으로 작동하거나 독자들의 댓글로 내용이 수 정되는 경우도 있다. 트렌드를 매우 빠르게 흡수하는 웹툰 시장에서 창 작자와 독자들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때로 는 견인하며 작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웹툰이라는 뉴미디어 장르 는 댓글, 추천, 평가, 공유 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 독자의 목소리가 일정정도 이상 작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며느 라기>의 수신지 작가는 웹툰을 마치며 남긴 글에서 “<며느라기>는 댓 글과 함께 만들어졌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제까지 웹툰에서 접하 기 어려웠던 캐릭터 설정, 소재, 관계 설정, 대안을 보여주며 다양한 이 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문제만을 짚기보다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 수 있 는지 대안적 성평등적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함께 보고자 하였으

35

며 여기서는 전통적 여성캐릭터에서 벗어나 주도적 역할을 하거나 불 평등한 성차별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캐릭터나 직업, 가족구성, 결혼, 연애담론의 측면에서 전형에서 벗어난 묘사 등을 살펴보았다.

1)여성주체성 등장인물 간의 관계에서의 주도성 측면, 남성 의존적·남성에 의한 구 원서사를 밀어내고 독자적 결정 주체로서의 여주를 드러내는 장면을 평 가하고자 했다. 완벽한 주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도 의식이 변화 하는 과정을 묘사하거나 전형에서 벗어난 관계를 묘사하고자 하는 창작 자의 노력도 포함될 수 있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10화에서 계나리 집 주인인 진달래가 능 숙하게 망가진 방충망을 고쳐주면서 ‘여자 혼자 살려면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죠.’ 라고 말한다. 집을 수리하는 일은 대체로 남성의 일로 여겨지 고 여성들은 잘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능숙 하게 방충망을 고치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혼 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지 않았던 일,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할 수 밖에 없기도 하기에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화장지워주는남자] 13화에서 주희원은 예쁜 여자가 갖는 권력에 대 해 '그 권력은 진정한 것이 아니고 결국 권력을 누가 부여하는지 알고 있 다'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웹툰에서 예쁜 여성을 묘사할 때 착하거 나 나쁘거나 얄밉거나, 그러면서 주체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 여성캐릭 터를 흔히 보아왔다면 이것을 넘는 시도라 보여 신선하다.

36

14화에서 여전사 이미지를 두고 이런 컨셉을 생각한 이유를 묻는 천 유성에게 ‘적어도 내 안에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안 받 는 느낌이 들 거 같아서요.’라고 말하는 여주 예슬. 주체적인 캐릭터 재 현이 돋보인다.

15화에서 예슬은 머리 자른 것에 놀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응 잘랐어 내가 마음에 든다.’ 하고 독백한다. ‘예전이었 으면 바로 이상하냐고 되물었을 텐데 왠지 그러기 싫었다.’ 자신이 선택 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주변의 평가에 담담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여주는 원래 ‘센’ 여성이 아니나 변화해가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더욱 의미있다.

[그녀의 심청] 18화에서 그동안 승상부인을 괴롭힌 사람이 승상 아들 의 부인인 며느리가 시킨 짓이었음을 청이가 밝혀내자 승상부인은 ‘앞 으로 사이좋게 선물이라도 주고 더 잘해줘야겠다고 얘기한다. 좋은 시 어머니가 되면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 하자 청이는 ‘그게 말이 되냐’고 한다. 승상부인은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고 하면서 ‘지금껏 책에서 배 운 건 착하게 지내고 모두에게 잘 보이는 것만 배웠다’라고 말한다. 청이 는 ‘그럼 누가 의원이나 남자 하인을 시켜서 손목이라도 잡게 하면 그때 는 손목을 자를 거예요?’라고 물으면서 ‘만만하니까 그런 거라며 예쁨 받을 생각 말고 피를 볼 각오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줘요.’라 고 말한다. 여성의 주체성, 관계에서의 주도성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37

2)(불평등한) 현실 반영 비정규직 등 불안한 현실을 묘사하거나, 외모 평가, 결혼·가족형태·소 수자에 대한 편견·비하 표현, 성별고정관념, 성적대상화 등 불평등한 현 실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담은 관점으로 과장하거나 희화화하지 않고 진 정성 있게 묘사하려고 노력한 장면들을 찾았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3화에서 주인공 계나리가 처음 진달래짐 에 운동하러 가면서 운동복을 고민한다. ‘살 출렁 거리는 것 좀 봐, 엉덩 이가 바지를 아주 먹었는데?, 옆에 지원이랑 다리 굵기 차이 2배임, 허 벅지 나보다 굵을 걸’이라는 표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계나리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시선 폭력’을 묘사하고 있다.

14화 배지현 트레이너가 ‘미혼모예요. 로아는 혼자 키우고 있어요.’ ‘내 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걱정이 많아요.’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같 은 화에서 진달래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친구 배지현에게 ‘어쩌 다 미혼모가 되었는지는 이젠 중요하지 않아. 미혼모로 살아갈 앞으로 가 더 중요해.’라고 힘을 준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운동을 가르치고 운동으로 삶을 변화시 킬 수 있도록 동료로서 돕는 과정이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재벌과의 인터뷰] 3화에서 상담을 받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프 리랜서 작가로 살며 불안할 수밖에 없는 여주 지은의 현실을 그리고 있 다. 자신의 웹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빚은 청산했지만 ‘끊을 수 없는 알바에 소재 고갈, 매너리즘, 갈수록 자신을 조이는 듯한 이 감각은 지

38

치게 만든다. 내일이 온다는 사실조차 두려워지지만..’ 비정규직의 삶과 2030청년의 불안한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이 나온다. ‘아무런 소득이 없 는 일상을 견뎌내야 하고, 불안정한 수입 때문에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없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삶의 그래프에 지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해보는’ 청년들의 현실적 일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녀의 심청] 2화에서 심청이 스님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에 흙 탕물이 차는 것 같다고 말하자 스님은 ‘네가 여자라서 업을 완전히 없앨 순 없지만 쉬지 않고 덕을 쌓으면 다음 생애는 남자로 태어나서 성불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맥락 안에서 그 시대의 성 별위계와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사라 볼 수 있겠다.

18화에서 지아비를 정성으로 간병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서 피를 먹이는 열녀 이야기처럼 승상부인은 차도가 없는 승상에게 정성을 들이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려 하다가 피를 흘 리게 된다. 청이는 그런 승상부인을 막는데 승상부인은 승상의 병을 낫 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열녀로 추대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기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말한다. 승 상부인의 말대로 이런 행동으로 사람들은 승상부인에 대한 의심을 거둔 다. 열녀의 행실을 묘사하는 부분은 가부장제가 강력했던 시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화장지워주는남자] 15화에서 여자애의 외모를 지적하며 ‘웃자고 한 얘기를 죽자고 달려드냐?’는 남학생들의 비아냥 거림에 ‘진짜 웃자고

39

한 얘기야?’라고 정색하는 승우, 여학생의 외모 평가를 웃자고 한 얘기 라며 사소화하는 장면에서 ‘당사자가 들었으면 못 웃었을 텐데.’ 하는 승 우의 대사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성희롱 상황을 분명히 짚고 넘어 간다는 면에서 현실반영과 변화를 꾀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 다.

3)다양성 가족형태(구성), 연애, 직업이나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한 장면과 함께 성별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는 새로운 그림체, 옷차림, 외모 표현에서도 기존의 고정된 재현을 버리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보 이는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독립일기]는 보통 웹툰에 등장하는 그림 또는 인물이 성별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그림체인 것에 비해 여남을 구분하지 않는다. 웹툰을 남 녀가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인식하며 ‘독립’이라는 주제에 집중 하여 볼 수 있도록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읽히는 점이다. 또한 여자도 요 리 못하고, 침대 시트는 땀으로 인하여 노랗게 변색될 수 있으며, 밥을 많이 먹을 수 있음을 소재로 삼으면서 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아닌 사람마다의 다름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특별히 이 웹툰은 부모님 과 함께 살던 이가 독립하여 현실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유쾌하게 그 려내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웹툰에서 자까는 ‘가장’이라는 표현 을 자주 사용하는데 기존 사회에서 가지고 있던 가장에 대한 고정관념 (남편, 아빠 등)을 재해석하고 있다. 즉 가장이라는 말을 성차별 없이 사 용하고 자까가 독립하면서 엄마의 돌봄노동을 당연시 한 것을 자각하며

40

성장해가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또한 여성의 일상에도 게임기와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가 다른 것보 다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 전자기기는 남성이 더 좋아한다는 혹은 잘 다룬다는 흔한 고정관념을 깨주고 있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음식준비도 방충망 수리도 1인의 삶을 유 지하기 위한 필수노동이라는 점을 인지시키며 결혼해서 남성배우자가 아닌 서로 보완해서 살 수 있는 ‘여성 친구’를 찾는 모습에서 이성애 중 심 결혼제도가 아닌 다양한 주거, 가족 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재벌과의 인터뷰] 1화 남주 양서준이 스웨덴 트레킹 중 갑자기 쏟아 지는 폭우를 만나 셸터로 대피하며 먼저 와 있던 지은과 첫 대면하는 장 면. 이역만리 오지에서 트레킹 중 기상이변으로 셸터에 머물게 된 여주 지은은 마음을 졸이며 심란해 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법 하지만 꾸 밈없는 헤어스타일과 근육질 몸으로 무심한 듯 수건을 돌리며 양서준과 자연스럽게 대면한다. 현실에는 있으나 웹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여 주의 모습으로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체에서도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거나 불필요하게 몸매를 부각하 지 않으면서 인물들이 특정 타입에 갇혀있지 않고 다양하게 그려진 것 이 새롭다. 여주의 행불행이 남주가 가진 현실적 조건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다.

2화 강물이 범람하여 셸터 지붕이 무너지고 무전기는 먹통이 돼 양서 준이 자포자기할 때 지은은 지붕 위로 올라가 적극적으로 구조를 요청

41

하고 강풍에 휩쓸려갈 뻔한 양서준의 손을 끝까지 잡고 버틴다. 위급한 상황에서 흔히 그려지던 나약하게 절망하는 여성과 여성을 다독이며 팔 을 걷어붙이는 남성 같은 흔한 여남 구도 설정을 벗어나 마지막까지 포 기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여주를 그리고 있다.

3화 약수터에서 운동하는 지은. 약숫물을 마시려는 남자에게 식수 부 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려주자 고맙다며 점심식사를 청하는 남자, 식수 부적합 판정 사실을 알려준 것뿐인데 ‘말 좀 걸었다고, 그린라이트 킨 줄 알았나;;;’생각하는 지은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로 가볍게 받아친 다. 호의는 호의일 뿐 아무 때나 썸을 작동시키거나 호들갑 떨지 않는 전 개도 참신하다.

17화 서준의 동생 양서정이 ‘회장 딸로 태어난 거, 남들보다 머리도 피지컬도 좋은 게 전부 운이고 생득적이지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고 말 하는 장면. 남들보다 좋은 환경과 조건을 지니게 된 것이 자신의 능력이 나 업적이 아니라 운 좋게 얻은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공정 가치를 말할 때 출발선과 조건을 배제하고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는 시각에 대 한 성찰을 담고 있어 부자=거만, 성취도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할 법한 재벌2세 전형성에서 벗어나려는 다양성 취지가 엿보인다.

[집이 없어]는 돌아가 곳이 없는 두 사람의 힘든 성장 이야기이다. 귀 신이 사는 집에서 산다고 어렸을 때부터 놀림을 받고 자란 해준은 고2 가 되면서 엄마와 귀신이 있는 집으로 부터 벗어나려고 기숙사가 있는 학교를 가겠다고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는 해준과 함께 살자며 따라 나

42

오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해준은 새로운 학교를 찾아가는 길에 백은영을 만난다. 사고로 학교의 신기숙사 신청기한을 놓쳐버린 해준은 할 수 없이 낡고 으시시한 기숙사로 들어가 백은영과 함께 생활하게 된 다. 힘 대결로 만들어지는 관계가 아닌 대화와 공존의 관계 맺는 방식을 보여주는 독특한 소재의 웹툰이라 할 수 있다.

1화에서 20화는 고해준과 백은영이 낡은 기숙사에서 상처 주는 말과 행동으로 서로를 할퀴고 미워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내용의 중반 부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은 삭막한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곁이 되어주는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어 혈연가족 이외의 다른 가족, 다 양한 각자의 사연과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 구성에 대해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4)대안성 여주와 대응캐릭터 여성 인물은 경쟁구도에 놓이는 경우가 흔했다. 여성들의 연대와 경쟁은 남성 세계의 그것보다 특별히 과하지도 모자라 지도 않다. 조직사회에서 경쟁과 협력은 관계마다 다르며 하나의 관계 안에서도 혼재되어 있다. 남성중심 구조 안에서 적은 지분을 놓고 경쟁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과도하게 질투로 묘사하는 왜곡된 설정이 있을 뿐이다.

대안성은 고정된 ‘여자의 적은 여자’ 설정을 벗고 다른 관계와 대안적 해결방안을 열어놓은 장면들과 혼자의 삶 또는 혈연이 아닌 반려인과 함께인 삶을 상상하고, 획일적 외모평가에 대한 다른 접근 등이 해당되

43

었다. 1인 가구가 40%를 넘어 이제 ‘대안적 삶’이라고 할 수도 없는 현 실인데도 여전히 혼인으로 맺어진 가족중심제도는 견고하다.다양성과 의미 면에서 겹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대안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는가 여부에 중점을 두고 모니터링 하였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3화 헬스 트레이너인 진달래는 운동복 고민을 하는 계나리의 고민을 비웃지 않고 공감하면서 운동에 적절한 복장 정보를 알려준다.

10화 계나리가 방충망을 고치러 온 진달래에게 집밥을 해 준 장면에 서 계나리는 ‘그래도 여자 혼자 살려면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죠.’라고 말한다. 그러자 진달래는 ‘각자 할 줄 아는 게 다르니까. 서로 보완되잖 아요.’라고 말하며 대안적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이 작품이 의도하는 메시지는 전편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으며, 운동 과 헬스를 하는 사람들의 공감대가 독자들의 댓글에서도 파악된다. 가 끔 ‘여성 전용’이라는 제목 때문에 ‘남성 전용’은 왜 없냐, 역차별이라는 댓글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베스트 댓글에 공감하면서 운동을 해야겠 다고 다짐하는 여성들의 댓글이 많았던 것도 ‘댓글(독자)과 함께 만들어 가고 성장하는 웹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날씬해지고 예뻐지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근육을 키우고 체형을 바 로 잡기 위한 운동이 소개된 점, 여성전용이라는 공간을 설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역차별이 아니라 그만큼 운동하는 여성에 대한 시선이 불

44

평등하고 왜곡되었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계나리 뿐 아니라 진달래, 배현진, 실장 등 여러 연령대, 다른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운동을 통해 삶이 변화하는 점을 잘 포착해낸 것 으로 보이며, 다양한 모습을 희화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는 창작자의 의도가 전달된다.

[화장지워주는 남자] 7화에서 주희원을 대상으로 범죄를 꾸미던 남 학생들의 말을 듣게 되는 여주 예슬은 친하지도 특별한 호감을 갖고 있 지 않았던 상대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고도 상황을 파악해 희원에게 알려 주려 하여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화에서 천유성의 ‘강하고 섹시한 여전사 이미지’ 메이크업컨셉 주문에 ‘전사는 적이랑 싸우거나 사냥하려고 있는 건데 왜 섹시하기까 지 해야 하지?’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 예슬의 평범하고 상식적인 문제 의식은 이제까지 웹툰과 미디어에서 흔히 재현되었던 젊은 여성=섹시 한 이미지 또는 섹시함을 추구하는 이미지 전형을 벗어나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천편일률적 캐릭터를 부수는 작가의 대안적 설정 을 엿볼 수 있다.

[안녕은하세요] 18화 주인공 보금의 어릴 때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밥 먹으면서 물도 스스로 갖다먹지 않는 보금의 아빠, 육아와 살림에 지친 엄마와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물 달라는 아빠 말에 일어서서 물을 떠온 보금이 혼자 마셔버리고 아빠에게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아 빠가 해.’라고 말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남성에게만 휴식 공간이 되어서

45

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간단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의에 대한 (도움이나 마음을 주고받는 것 등) 에피소드나 영은 엄 마의 졸혼과 데이트 장면, 가족의 의미를 제고하게 하는 등의 대안적 설 정이 나온다. 함께 살기에 안전하지 않다면 부모와 같이 살지 않아도 되 며, 인내하며 감정을 추슬러야하는 것 등 여성에게 요구되는 감정노동 에 대해서도 나를 중심에 두고 해결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장면, 대인 관 계에서 경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 또한 창작자의 의도가 담긴 전개로 와 닿는다.

[집이없어] 20화에서 은영은 우연히 교무실에 갔다가 기숙사에 방이 나와서 해준이 기숙사에 들어 갈 수 있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무섭고 낡은 집에 혼자 남게 된 은영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교무실을 나서 지만 마음속엔 혼자 남겨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집으로 돌아 와 전날 다른 방에 넣어놓았던 쓰레기더미를 치우고 학교에서 돌아온 해준은 그 모습을 보게 된다. 가족이 없었던 은영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하면서 점점 한 공간에 거주하게 된 타인에 대해 온기를 느끼게 되는데,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위안이 되어주는 관계가 한 공간에 사는 ‘가족’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음을 보여준다.

46

5. 모니터링 분석 내용

1)성차별적 내용 ①성적도구화 / 성적대상화/ 성상품화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주인공 유의 경기 상대) 파브리조가 경기를 하면서 상대 선수 존

54

르노에게 ‘어이, 형씨 딸을 아주 잘 키웠던데 나한테 시집보내는 건 어때?’ ‘그럼 한 게임 정도는 져줄 수 있는데 말이야’라고 함. 여성을 전리품이나 거래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

더 복서

어린 파브리조 형제가 도둑질하는 것을 발견한 동네 사람. 파브리 62

조 엄마에게 “교육비가 조금 부족해서 말이야” 라면서 성관계를 요 구하는 장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거래의 대상으로 여김. 여주(주경)의 대학 영상과의 과모임 자리에 참석한 유명한 배우(이

여신 강림

137

수정)를 영상과의 꽃, 여신으로 소개하고 여주와 주변인들이 ‘정말 예쁘다 예뻐서 연예인 하나봐..’ 칭송함. 여성을 꽃이나 여신으로 대상화하고 외모 품평함.

백호인력소장(이도규)이 샤오룽에게 전화

외모 지상 주의

를 받는 장면에서 생식기만 모자로 가려져 323

서 전화를 받는 이도규의 모습. 이야기 맥 락과 상관없는 근육질의 벗은 몸을 그린 것 은 성적대상화에 해당함.

47

박형석이 비비와 만나기 위해 클럽에서 가장 비싼 비비세트를 327

주문하고 서비스 되는 모습. 여 성과 술, 서비스를 연계한 성상 품화 장면.

외모 지상 주의

비비호텔에서 싸움이 벌어지기 전 인물 한 사람씩을 소개하는 장 330

면. 소개장면 중 일해회 제4계열 사 사장 서성은을 욕조에 있는 모 습으로 표현. 근육질 몸의 남성을 소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 박형석이 펜트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건물 벽을 타는 것을 보며 날

338

씨가 좋다는 것을 말하는 장면. 잘록한 허리, 풍만한 엉덩이로 여 성의 몸을 성적대상화 함. 구하린과 남용진의 대결 장면, 구 하린이 도복 입는 장면. 남성캐릭

프리 드로우

터는 도복 입은 장면을 바로 보여 379

주고 있으나, 여성캐릭터에게는 입는 과정까지 보여주며 속옷과 가슴을 드러내보이게 함으로써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음.

② 성차별적 고정관념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카르멘 매니저가 시합을 앞두고 밀접 경호를 한다면서 주인공 ‘유’

더 복서

53

의 집으로 들어감. 밀접 경호 중 하나로 앞치마를 하고 ‘이제부터는 식사도 제가 만들어드리는 것만 드셔야 합니다.’라고 말을 하며 식 사를 준비함. 전문적인 매니저로 보였던 이가 갑자기 ‘식사’를 준

48

비하면서 가족 없이 혼자서 지낸 주 인공 ‘유’의 감정 돌봄까지 맡게 됨. 이 역할을 수행한 뒤 ‘유’에게 데이 53

트를 하자고 제안하고 수락하는 단 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두 인물 의 관계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등 장하는 단계임.

더 복서 54

아버지가 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서사를 통해 남자가 ‘여성의 보호자’라는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하고 있음. 챔피언 유토가 아내와 대화 나누는 장면. 아내가 간식을 쟁반에 들

68

고 들어오는 장면. 운동선수의 아내가 ‘내조’를 통해 심적 안정감 을 찾도록 하는 역할로 규정. 살림과 감정 노동이 여성과 아내의 역할이라고 반복되고 있음. 주경에게 마음이 있는 수호가 주경에게 커피숍에서 ‘남자들에게 친절하게 답장하면 남자들이 관심 있는 줄 안다.’ 하는 이야기에

여신 강림

주경은 별 관심이 없고 주경을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수 150

호가 ‘나도 경쟁자들을 좀 줄여야 하지 않겠어?’라고 이야기 함. 주경은 수호의 표현을 궁금해 하고 고민만 하는 수동적인 모습으 로 그려지는 반면, 수호는 연애와 사랑을 쟁취하는 것으로 묘사함. 연애에서의 성별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있음. 유연과 다툰 재현이 유연에게 사과하려고 계단을 내려가며 ‘언제 나 아무 일도 없는 듬직한 아들’,‘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는 천하무

131

적 형’,‘믿음직한 선배 신재현’이라고 재현을 묘사하고 있음. 남성 은 듬직하고 믿음직하며 천하무적으로 강해야한다는 성역할고정 관념을 드러냄.

바른 연애 길잡이

100일 기념으로 유연의 집에 온 바름 이 때문에 유연은 계속 가슴 두근거리 고 성적 욕망으로 힘들어 죽을 맛인 142

데, 바름은 순진한 듯 해맑은 표정과 귀여운 모습으로 표현됨. 남성의 성욕 은 강하다는 고정관념. 여성은 오히려 순진해서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 는 존재로 묘사됨.

49

③외모차별/외모지상주의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여주(주경)의 대학 영상과의 과모임 자리에 참석한 유명한 배우(이

여신 강림

137

수정)를 영상과의 ‘꽃, 여신’으로 소개하고 여주와 주변인들의 찬 사가 이어짐. ‘정말 예쁘다 예뻐서 연예인 하나봐~’ 여성을 꽃이나 여신으로 대상화한 외모 품평임. “걔랑 왜 해. 얼굴 개 갈렸는데” 대사 외에도 “클럽은 잘 생기면 우

320

대 받는다니 정말인가보군.”, “개 삭았잖아”, “노안” 등 외모를 평 가하는 대사들이 많이 나옴. “저 정도 외모면 누구도 건들 기 힘들 정도라고”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잘 생겼어?”등 외모에 대한 대사가 많음. 박

325

형석이 동네에서 마주치고, 치 킨집에서 만난 여자에게 다른 일을 권유하며 인터넷방송 또 는 틱택톡을 해보라고 함. 이 는 외모차별이며 성희롱이자

외모 지상 주의

대상화에 해당함. 김기명이 비비에게 면접을 보는 장면. “잘 생겼다메!”, “얼굴은 별 로였는데” “진짜 못 생겼었어” “자신 있는 부위는 엉덩이입니다.” 등 외모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짐.

322

50

④폭력 정당화 / 낭만화 / 희화화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이도운이 정찬 일진 무리 들의 폭력으로 죽었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가 벼운 처벌을 받자 성태훈 이 찾아가서 화풀이 응징 을 함. 칼, 망치, 야구방망

60

이 등 신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도구가 등장하고, 선혈이 낭자한 폭력 장면 이 묘사됨. 친구 이도운의 죽음에 정찬 일진 무리를 찾아가 복수하는 장면에서 도 성태훈의 폭력을 정당 화함. 성태훈은, 죽은 이도운과 마찬가지로 지연우 역시 아버지 말에 절

싸움 독학

61

대 복종하며 인형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싸움을 검. 폭력을 반복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폭력이 정당화 됨. 성태훈의 태권도와 지연우

62

의 극진 가라데 대결. 대 련이라기보다는 피 터지는 싸움으로 묘사함. 지연우가 공부를 그만두겠다하자 아버지가 손찌검하는 장면, 지연우 아버지 지차장이 백성준을 찾아가 자기 아들을 유튜브로 망 쳐놨다고 폭력을 가하는 장면, 폭행당한 백 성준이 조폭들에게 화풀이 폭력을 행사하고

63

정당화하는 장면이 매 회마다 등장함. 백성 준의 지시로 정찬이 지연우 아버지를 퍽치 기하면서 “사람 한두 번 쳐보는 것도 아니구 요. 촉법소년 출신이잖아요.”라고 말함. 촉 법소년이면 대수롭지 않게 폭력을 쓰고 어 떤 잘못을 해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는 인 식을 심어줄 소지도 있음.

51

파브리조 형제가 매니저 카르멘을 납치한 후 카르멘은 병원에 누

더 복서

58

워 있는 장면으로 넘어감. 여성이 ‘납치’되고 ‘폭력의 희생자’가 되 는 장면들이 전시됨. 대상화이기도 하나 폭력을 일상적으로 다루 고 있는 문제적 장면들임. 유연과 재현의 다툼을 말리던 윤서진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본인이 수습하겠 다고 하던 중, ‘본인이 빌었고 다시 사귀

131

게 됐다’라고 하면서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자막이 뜸. 부부싸움, 애인 과의 싸움은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임에

바른 연애 길잡이

도 폭력을 ‘싸움’,‘칼로 물베기’로 표현하 여 사소화하고 개인화함. 동아리 공모전 쫑파티에서 바름과 유연 이 사귀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이 '뽀뽀 143

해'라고 분위기를 몰아감. 연인끼리 애정 표현을 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은 폭력적일 수 있으나 사소한 장난으로 재 현함. ‘브라운코믹스’는 스토리작가로 고주연 작가를 제안하는데 태성은 지금까지 스 토리작가로 함께한 민지에게 미안한 마

379

음을 가짐. 태성이 사이버 고등만화 최강 전에 출품한 작품 제목에서 일진을 착한 일진과 나쁜일진으로 표현해 폭력을 미 화하고 정당화함.

프리 드로우

374 초반- 불법사이트를 고발한 것에 화가 난 남용진은 구하린에게 유 튜브 방송에서 사과 및 해명 영상을 찍어 올리라고 하며 목을 조르 고 폭행함.

52

중반- 구하린은 맞장을 떠서 평생 노예 해주기를 하자고 제안함.

프리 드로우

후반- 학교 무단침입 및 폭행으로 경찰서에 간 임하늘은 경찰 조 374

사가가 흐지부지 끝났다고 표현. 청소년들에게 범죄 폭력을 가볍 게 인식시킬 위험과 집단폭력이나 비행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미화 시킴. 중반- 이를 지켜보는 주변 친구들은 재미있다고 UFC나가도 되겠 다고 싸움을 즐기며 부추김. 흉기 사용 방법과 신체 폭력이 구체적 이고 지속적이며 잔인하게 표현됨. 비속어 욕설이 대사의 대부분

384

을 차지함. 후반- 약물 복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함.

384화 전반에 걸쳐 캐릭터의 신체부위, 도구를 이용한 물리적 폭 력과 상해, 유혈, 신체훼손 표현이 지속적이고 노골적으로 표현됨.

프리 드로우

385

초반- 임하늘과 한태성의 싸움은 급기야 집단폭력으로 이어지는 데 주변 친구들은 말리기보다는 망설이지 말고 비틀어 버리라고 주문함. 중반- 아령을 들고 있던 용진의 친구가 쓰러져있는 한태성을 향해 아령을 던지는 장면에서 던지는 모습과 함께 뼈가 부러지는 듯한 ‘뽀각’ 소리를 글로 표현함으로써 끔찍하고 잔인한 행위를 더 부각 시킴. 후반- 임태성은 다시 일어나 태성을 향해 발을 비틀며 자신이 예 전에 술 취한 사람의 십자인대를 부러뜨렸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짜릿하다고 표현함. 폭력을 보여주는 대사와 행위가 구체적이고 지속적이며 학교 내 집단폭력이나 비행행위가 정당화되고 미화됨.

53

⑤불법촬영 유포 소지 희화화 사소화 제목

외모 지상 주의

편

해당장면/내용 박형석의 과거 회상장면. 주로 진따들

331

을 ‘노예’로 부려먹기 위한 협박용으로 불법 촬영을 이용. 전체 내용 중에 다 회 등장함. 김경민이 맞는 것을 보고 경민을 때리 던 가해자를 교권국에서 나온 나화진 이 폭행하자 모여 있던 학생들이 불법 촬영을 함. 이후에 이것을 유튜브에 올

참교육

1

림. 동의 없이 촬영하고 동의 없이 유 튜브에 올린 것은 불법촬영죄와 유포 죄에 유포죄에 해당하나 웹툰에서는 사소화하고 있음. 웹툰에서는 사소화 하고 있음. 후반- 태성이 웹툰으로 돈을 버는데 점점 줄어드는 매출의 이유가 불법사

380

이트임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우리 같 은 중학생이 웹툰을 왜 돈을 주고봐 ㅂ신도 아니고ㅋㅋㅋ’라고 말함. 불법

프리 드로우

사이트 소비를 사소화함. 태준그룹회장 왕태준이 불법 웹툰을 올 381

린 남용진에게 광고비가 비싼 성인광고 를 올리라고 하는 장면. 불법사이트로 많은 수익을 내는 현실을 정당화함.

⑥혐오 비하 표현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조직원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한 여자

싸움 독학

63

통역사가 조신(?)하게 손을 모으고 앉 아서 맞는소리까지 통역하는 장면은 여성통역사를 비하하는 의도로 보임.

54

빡고가 자신의 유튜브 채 널에 유호빈 엄마를 게스 트로 섭외해서 삭발 미션 을 주고, 가운데 머리를

싸움 독학

밀어버리는 장면에서 댓 64

글창에 “ㅋㅋㅋ 개늙었 네. 오늘 개꿀잼이네, 그 러게 돈도 없는데 낳았 어.” 등의 대사가 나옴. 돈을 무기로 유호빈 엄마 를 능멸하는 장면. 경기를 앞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파브리조 형제와 ‘유’의 스승 K. K

58

는 파브리조 형제에서 “어머니가 x녀라 그런지 자식 교육을 제대 로 못 시킨 것 같군 그래”라고 함. 여성을 ‘성녀’와 ‘창녀’로 나누는 이분법으로 여성을 상품화하는 혐오 발언으로 볼 수 있음.

더 복서

어린 파브리조 형제를 훈계하는 동네 불량배는 “이래서 너네 엄마 62

같은 x들은 애를 못 낳게 해야 하는 거야.”라고 말함. 장애인이 부 모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처럼 표현한 비하 발언임. “걔랑 왜 해. 얼굴 개 갈렸는데” 대사 외에도 “클럽은 잘 생기면

320

우대 받는다니 정말인가보군” ,“개 삭았잖아”, “노안”, ‘ㅂ신아’ 등 외모 장애 비하 표현이 반복됨.

외모 지상 주의

쁘렉딱이 바스코를 찾으러 클럽에 입 장하려는 상황에서 발렛하는 사람이 ‘내가 3계열사 넘어와서 조용히 살랬 323

더니 ㅅ벌놈들이 내가 발렛한다고 우 습게 보이나. 이제는 별 불법체류자 ㅅ끼가 시비를 거네.’라고 말함. 불법 체류자를 비하하는 표현임. 첫번째 참교육 대상 고등학교 1학년 전따(전교왕따) 김경민을 놀 잇감으로 게임을 하고 게임에서 지자 화풀이로 컵라면 셔틀을 시

참교육

1

켜 시간 안에 심부름을 못하자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 등 노리개 삼아 셔틀과 폭력(언어적, 정서적, 물리적)을 가하는 장면을 빈번 하게 묘사함.

55

⑦가족(형태), 결혼, 연애 등에 관한 고정관념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유연과 재현의 다툼을 말리던 윤서진이 ‘본인이 빌었고 다시 사귀

131

게 됐다’라고 말하는 순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자막이 뜸. 이는 폭력적인 상황도 친밀한 관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무마 된다는 암시를 줌. 유연과 바름은 (연애) 100일 기념일에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밤새 기 계획을 세우고 집에 와서 잠들기 전에 ‘단둘이 있어도 별일 있 겠어.’하면서 카톡 메시지로 ‘흑심 금지. 혹시 몰라서 말함.’이라고

135

보내자. 유연은 ‘나를 뭘로 보고…’라며 혼자 말을 함. 유연은 바름 에게 ‘너야말로’라고 답을 보내고 바름은 묘한 아쉬움을 느끼고 유 연은 ‘그날도 피곤해야 할 텐데’라며 생각함. 수동적 여성캐릭터 재현과 연애하는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을 때 주로 남성에 의해 시도되는 성적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해당함. 바름이 유연의 집으로 가는 버스에 서 데이트 중인 친구들을 만났는데

바른 연애 길잡이

바름이 토요일임에도 일하고 왔다 고 하자, 데이트만 하고 온 본인들 이 초라하다고 하고 바름은 오히려 140

부럽다고 하고 ‘연애 최고’라는 자 막과 엄지를 치켜든 장면이 나오고 ‘바름이 너도 너무 공부랑 일만 하 지 말고 연애도 해!’라고 말하자 바 름이 ‘그래 일만 하기엔 우리 청춘이 아깝잖아.’라고 말함. 각자 처 한 다양한 현실을 지운 채 연애지상으로 몰아감.

100일 기념으로 유연의 집에 온 바름이 때문에 유연은 계속 가슴

142

이 두근거리고 성적 욕망으로 힘들어 ‘죽을 맛’인데, 바름은 순진 한 듯 해맑은 표정과 귀여운 모습으로 표현됨. 재현이 알바하는 카페에서 도은이 대타로 바름이 일한다고 하니 은근히 재현과 단둘이 있을 바름을 질투하며, ‘아침 일찍부터 카페

145

에 눌러 있으리라 다짐하는 유연이었다.’라는 자막. 연애관계에서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단둘이 있는 것을 질투하는 것이 애정인 것 처럼 표현하여, 정서적 통제를 낭만화하고 있음.

56

2)성평등 또는 대안적 내용 ①여성주체성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승상 부인의 결혼식 날, 뺑덕이 심청이에게 가 장 탐스러운 꽃을 꺾 어서 신부 머리에 장 식해주라고 하자 심청은

3

“대가리를 잘라 놓고 오 래오래 아름다우라니, 그러면 더 빨리 시들어버릴 거 아냐?”라고 말함. 새신부가 “꺾으면 시든 다음에도 곁에 둘 수 있다”는 새신부의 말에 심청은 “시들면 버려질 뿐인데 바보 같다”고 함. 아름다워야만 선택되고, 꺾여서 시들면 버려지는 꽃처럼 여성을 취급하는 것에 주인공 심청이 바 보 같다고 말하는 대목은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줌.

병져 누운 승상을 간병하던 승상부

그녀의 심청

인이 고생하는 걸 걱정하는 청이에 게 스님은 저 여자가 가진 업이고, 자기 죄는 스스로 갚도록 내버려둬 야 한다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함. 이에 청이는 “스님 말씀대로 한다 면 아버지는 눈 멀고 집이 무너졌어 17

도 제 업이니까 혼자 죗값을 치러 야 하는 거예요?”라고 되물음. 스님 은 넌 겉모습을 꾸미지 않기 때문에 저런 여자와 다르다고 말함. 남편이 아픈데도 좋은 옷에 화장에 저렇게 허영을 부리니 죄를 씻지 못하는 거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여자 를 바라보는 시각이 편협하고 왜곡돼있어 불평등한 현실을 반 영함. 이에 청이는 “그럼 어떡하란 말인데요? 마님도 거렁뱅 이처럼 하고 와요?”라며 자신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표현함.

57

그동안 승상부인을 괴롭힌 사 람이 승상 아들의 부인인 며 느리가 시킨 짓이었음을 청이 가 밝혀내자 승상부인이 좋 은 시어머니가 되면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 하자 청이는 그 게 말이 되냐고 반문함. 승상 18

부인은 그럼 어떻게 해야 되 냐고 하면서 지금껏 책에서 배운 건 착하게 지내고 모두에 게 잘 보이는 것만 배웠다라고 함. 청이는 “그럼 누가 의원이나 남자 하인을 시켜서 손목이라도 잡게 하면 그때는 손목을 자를 거예요?”라고 따지듯 물으면서 ‘만 만하니까 그런 거라며 “예쁨 받을 생각 말고 피를 볼 각오로, 건드 려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줘요.”라고 말함. 관계에서 주도하는 대 안적 여성캐릭터를 재현함.

함께 여행하자고 온 국민에게 영은이 거절하는 장면. 이성적인 감 11

정을 가진 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앞으로 묻지 않고 들이 닥치지 말라는 영은. 경계를 설정하는 영은의 달라진 모습과 내면 을 묘사함.

안녕은 하세요

보금의 어린 시절, 집에서의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동생 보 살피는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 등) 것이 단순한 흥미가 아닌 19

문제의식을 갖도록 그리고 있음. 성인보호자의 부재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가 심적 부담을 갖는 것에 대하여 깊이 있게 묘사됨.

지은이 편의점 알바가 끝난 후 함께 식사하자는 양서준의 톡을 받

재벌과의 인터뷰

13

고 고민하는 장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파인 다이닝’은 좀 부담 스럽다고 말하고, 상관없다는 양서준에게 자신은 상관있고 신경 쓰인다고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대목에서 주체성이 엿보임.

58

천유성의 ‘강하고 섹시한 여전사 이미지’ 메이크업 컨셉 주문에 ‘왜 전사가 섹시하기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 7

‘전사는 적이랑 싸우거나 사냥하 려고 있는 건데 왜 섹시하기까지 해야 하지?’ 천편일률적 여성캐 릭터 설정에 대한 작가의 대안적 의도를 엿볼 수 있음. 주희원이 주변(?)에서 말하는 예쁜 여자가 갖는 권력에 대해 ‘그 권력은 진정한 것이 아니고, 결국 권력을 누가 부여하는지 알고 있

화장 지워주는 남자

다’고 독백하는 장면. 미모가 갖는 권력에 대해 인지하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이제까지 흔하게 재현되던 미모의 조연 캐릭터, 즉 ‘나쁜(또는 얄미운) 여자’캐릭터를 넘어 입체적이고 주체성 있는 13

인물 재현이라 할 수 있음. 여전사 이미지를 두고 이런 컨셉을 생각한 이유를 묻는 천유성에 게 ‘적어도 내 안에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안 받는 느낌이 들 거 같아서요.’라고 말하는 여주. 여주의 주체성과 다양 한 캐릭터 재현이 돋보임. ‘기왕하게 된 거라면 확실하게 이미지를 뽑아내고 그 이미지를 가 져가고 싶어요. 더 이상 겁쟁이가 아니다 나도 이런 모습을 가질

14

수 있다 라는 걸 증명하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자른 거예요’ 머리 를 과감하게 자신의 손으로 자르고 새로운 전사이미지를 택한 예 슬의 대사는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줌. 머리 자른 것에 놀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당당한 모습. ‘응 잘랐

화장 지워주는 남자

어 내가 마음에 든다.’ 독백하는 여주. ‘예전이었으면 바로 이상하 15

냐고 되물었을 텐데 왠지 그러기 싫었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 해 의미를 부여하고 주변의 평가에 담담하고 당당하게 임하는 여 주를 묘사함.

59

진달래짐

10 헬스 트레이너이자 계나리 집 주인인 진달래가 능숙하게 망가진 방충망을 고쳐주면서 ‘여자 혼자 살려면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 죠.’라고 말함. 집수리 같은 일은 남성의 일로 여겨지고 여성들이 못 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능숙하게 방충 망을 고치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주도성을 드러냄.

②불평등한 현실반영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주동자인 국회의원 아들 류준형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성적비관 으로 투신 처리한 학교. 권력 앞에 굽신거리는 교사들의 태도. 교

2

사의 말은 신뢰를 잃었고 친구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내뱉는 것을 묵인하는 학교 현실. 금수저, 흙수저라는 꼬리표에 따라 불공정하 게 작동하는 학교 시스템을 반영하고 있음.

참교육

전기과와 자동차과의 세력다툼이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는 학교에 서 ‘학생은 공부가 짱이다.’를 외치며 “정신교육”을 하고. ‘학급서 9,10

열은 오로지 성적으로 정해진다!’는 행동강령을 세우고 노비/양 반/왕으로 서열을 나눔. 참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이 인품이라고 하 면서도 성적이라는 단일지표로 단순평가하고 서열을 나누는 평가 의 잣대가 다양하지 못한 교육현장의 한계를 반영하고 있음. 심청이 스님에게 ‘하루에

그녀의 심청

2

도 몇 번씩 가슴에 흙탕물 이 차는 것 같다’고 말하자 스님은 ‘네가 여자라서 업

60

을 완전히 없앨 순 없지 만 쉬지 않고 덕을 쌓으 면 다음 생애는 남자로 2

태어나서 성불할 수 있게 된다.’고 함. 당대 여자와 남자의 위계와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줌. 지아비를 정성으로 간병 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 락을 잘라서 피를 먹이 는 열녀 이야기처럼 승상 부인은 차도가 없는 승상 에게 정성을 들이고 있

18

음을 증명하기 위해 스 스로 손가락을 자르려 하다가 피를 흘리게 됨.

그녀의 심청

청이는 그런 승상부인 을 막는데 승상부인은 승상의 병을 낫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 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열녀로 추대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기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말함. 승상부인의 말대로 사 람들은 이런 행동으로 승상부인에 대한 의심을 거둠. 혼인 날 밤, 장 승상이 쓰 러지고, 인당수물이 핏 빛으로 변하고 노를 저 어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등 이상한 일이 일어나 4

자 마을 사람들은 승상부 인을 속세에 있을 때 그 런 속물 같은 여자를 여 럿 보았다고 말하면서 저 여자가 업을 청산해야 승상이 눈을 뜰 것 이라고 말함. 나이 어린 신부를 맞이한 남성에 대한 비난은 없고 어린 신부가 돈을 보고 시집왔다는 비난만 존재하는 성불평등 시 대를 반영.

61

승상 며느리가 승상부 인을 괴롭힌 것에 대한 복수로 청이가 밤중에 무서운 탈을 쓰고 벌레

그녀의 심청

로 되갚아주자 비명을 20

지르면서 소란을 피움. 이에 승상 아들이 부인 에게 화평한 집안에 소란을 피우는 자는 용서 못하다며 한 번만 더 소란을 피우면 실성했다 여기고 내치겠다고 하면서 자식도 못 낳 는 것을 내치지 않은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얘기함. 시대를 반영 한 장면임. 상담을 받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프리랜서 작가로 살며 불안 할 수밖에 없는 지은의 현실을 그림. 웹소설이 드라마화 되어 빚은 청산했지만 “끊을 수 없는 알바에 소재 고갈, 매너리즘, 갈수록 나

재벌과의 인터뷰

3

를 조이는 듯한 이 감각은 지치게 만든다. 내일이 온다는 사실조차 두려워지지만.” 비정규직의 삶, 2030 청년의 불안한 현실을 반영. 아무런 소득이 없는 일상을 견뎌내야 하고, 불안정한 수입 때문에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없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삶의 그래프에 지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는 청년들의 일상을 반영. 주인공 계나리가 처음 운동하러 가면서 운동복을 고민함. ‘살 출렁

3

거리는 것 좀 봐’, ‘엉덩이가 바지를 아주 먹었는데?’, ‘옆에 지원이 랑 다리 굵기 차이 2배임’, ‘허벅지 나보다 굵을걸’이라는 표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시선폭력을 묘사함.

진달래짐

배지현 트레이너가 ‘미혼모예요, 로아는 혼자 키우고 있어요.’, ‘내 14

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걱정이 많아요.’라고 이야기하며 미 혼모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보여줌. 여자의 외모를 지적하며 ‘웃자고 한 얘기를 죽자고 달려드냐?’는

화장 지워주는 남자

남학생의 농담에 ‘진짜 웃자고 한 얘기야?’라며 정색하는 승우, 여 15

학생의 외모평가를 웃자고 한 얘기라며 사소화하는 장면에서 ‘당 사자가 들었으면 못 웃었을 텐데’라고 이야기 하는 승우의 대사는 흔히 일어나는 성희롱상황을 짚고 넘어가는 장면임.

62

③다양성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유연이 재현에게 바름과 사귀고 있다 말했다고 하자 ‘커플 프사 해 놓을 수 있나…?’라고 묻자. 유연이 회사사람들이 내 사생활을 아

141

는 것이 싫다며. 단칼에 ‘아니’라고 대답함. 함께 찍은 사진을 나의 프로필사진으로 올릴 때 동의를 얻어야한다는 것, 그리고 불편하

바른 연애 길잡이

면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하남은 짝사랑 끝내기 프로젝트로 도은에게 좋아했음을 고백했고, 147

그런 하남의 마음은 알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는 도은. 하남도 쿨하 게 마음을 접으려 노력하며 도은을 택시 태워 보냄. 상대의 거절을 어떻게 수용하고 자신의 마음을 조절해야하는 지를 보여줌. 독립하고 싶어 하는 등장인물(자까) 등장. 여남을 구분할 수 없는 그림

1

체로 표현. 웹툰을 남녀가 아닌 ‘사 람’에 대한 이야기로 인식하며 ‘독 립’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볼 수 있도록 함.

독립 일기

자까의 엄마가 이삿집을 싸려는 자 까에게 한 달 지낸다 생각하고 꼭 필요한 것만 챙기라고 하니 게임기 3

와 태블릿 PC를 챙김. 여성의 삶에 도 게임기와 태블릿 PC 등 전자기 기가 다른 것보다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줌. 양서준이 스웨덴 트레킹 중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를 만나 셸터로 대피하며 먼저 와 있던 지은과 첫 대면하는 장면. 먼 타국에서 트

재벌과의 인터뷰

레킹 중 기상이변으로 셸터에 머물게 된 여주 지은. 마음 졸이며 1

심란해 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법 하지만 무심한 듯 수건 돌리 며 양서준과 자연스럽게 대면하는 것으로 그려짐. 꾸밈없는 헤어 스타일과 근육질 몸으로 표현, 웹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여주의 모습.

63

범람으로 셸터 지붕이 무너지 고 무전기는 먹통이 되고 양 서준이 자포자기 할 때, 지 은은 지붕 위로 올라가 적극 적으로 구조요청하고 강풍 에 휩쓸려갈 뻔 한 양서준의 2

손을 끝까지 잡고 버티는 장 면. “벌써 물이 반이나 차버 려서…” 살 가망 없다고 말하 는 서준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봐요! 물이 반밖에 안 찼잖아!!” 말하는 지은. 위급한 상황에서 여자는 쉽게 절망하고 나약하며 부 정적인 반면, 남자는 강하고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 는 캐릭터로 설정하는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 마지막까지 포기 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여주를 그림. 약수터에서 운동하는 지은. 약숫물을 마시려는 남자에게 식수 부

재벌과의 인터뷰

적합 판정받은 사실을 알려주자 고맙다며 점심 같이할 것을 청하 3

는 장면. 식수 부적합 판정 사실을 알려준 것뿐인데 “말 좀 걸었다 고, 그린라이트 킨 줄 알았나;;;” 생각하는 지은. 남자친구 있다는 말로 가볍게 받아침. 호의는 호의일 뿐 아무 때나 썸을 작동시키지 않음. 양서준이 드라마 속 배금주의자 재벌에 질색했지만 결국 자신이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사람이었고, 지은이 돈으로 만족하길

15

바라는,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사람들처럼 행동함을 새삼 느끼는 장면. 양서준이 자신의 내면에 있던 배금주의적 단면을 자각하면 서 앞으로 남주의 캐릭터가 기존의 성격과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음 을 시사함. 양서정이 회장 딸로 태어난 거, 남들보다 머리도 피지컬도 좋은 게 전부 운이고 생득적이지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 남

17

들보다 좋은 환경과 조건을 지니게 된 것이 자신의 능력이나 업적 이 아니라 운 좋게 얻은 것이라고 말하는 양서정. 공정 가치를 말 할 때 출발선과 조건을 배제하고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는 시각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음.

64

여자애의 외모를 지적하는 남학생들의 비아냥거림, ‘웃자고 한 얘

화장 지워주는 남자

기를 죽자고 달려드냐?’는 남학생들한테 ‘진짜 웃자고 한 얘기야?’

15

정색하는 승우, ‘당사자가 들었으면 못 웃었을 텐데’하는 승우의 대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을 짚어줌으로써 디 테일하게 일상의 성차별 문제를 드러내 보여줌. 음식준비도 방충망수리도 1인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노동이

진달래짐

10

라는 점을 보여줌. 결혼이 아닌 서로 보완해서 살 수 있는 여성친 구를 찾는 모습에서 이성애 중심의 결혼제도가 아닌 다양한 주거, 가족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줌.

④대안성 제목

편

해당장면/내용 영은이 다니는 학원에서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다 여자 아이가 운 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그리는 속도가 늦어서 도와주었다고

2

하고 여자아이는 낙서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영은은 남자아이 에게 부탁받지 않은 것은 도움이 아니라고 알려줌. 영은 스스로 민 국에게 일방적인 호의(?)를 받고 있지만 받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안녕은 하세요

따라 폭력일 수도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이야기 함. 밥 먹으면서 물도 스스로 갖다먹지 않는 보금의 아빠,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엄마에게 물 달라는 아빠 말에 일어서서 물을 18

떠온 보금이 혼자 마셔버리고는 아빠에게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아빠가 해’라고 말함. 집이 남성에게만 쉬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함.

화장 지워주는 남자

주희원을 대상으로 범죄를 꾸미던 남학생들의 말을 듣게 되고 위 7

험을 감수하고도 상황을 파악해 희원에게 알려주려는 여주 예슬. 흔히 묘사되는 여성 간 경쟁관계보다 협력하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음. 주인공 계나리가 처음 진달래짐에 운동하러 가면서 살이 찐 체형

진달래짐

3

이 드러나진 않을까 사람들이 쳐다보진 않을까 운동복을 고민함. ‘살 출렁 거리는 것 좀 봐, 엉덩이가 바지를 아주 먹었는데?, 옆에 지원이랑 다리 굵기 차이 2배임, 허벅지 나보다 굵을 걸’이라는 표

65

3

진달래짐

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계나리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에게 가 해지는 ‘시선 폭력’을 묘사함. 또, 헬스 트레이너인 진달래는 이런 계나리의 고민을 비웃지 않고 공감하면서 운동에 적절한 운동복 정보를 알려줌. 계나리가 진달래에게 집밥을 해 준 장면에서 계나리는 ‘그래도 여 자 혼자 살려면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죠.’라고 말함. 그러자 진 달래는 ‘각자 할 줄 아는 게 다르니까. 서로 보완 되잖아요’라고 말 10

함. 요리도 혼자 사는 사람이 갖출 덕목이라는 점을 인지시킴. 결 혼해서 남성과 같이 살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보완해서 살 수 있는 여성 친구를 찾는 모습에서 정상 가족이 아닌 다양한 주 거, 가족 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줌. ‘이왕이면 내가 못하는 걸 할 줄 아는 사람이랑 같이 살면 좋긴 하

10

겠다.’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동거 파트너로서 좋은 점을 찾아내는 점은 이성애 중심주의를 벗어난 시각을 보여줌

66

배지현 트레이너가 ‘미혼모예요. 로아는 혼자 키우고 있어요’ ‘내 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걱정이 많아요’라고 말함. 같은 화에 서 진달래가 과거 회상하면서 친구 배지현에게 ‘어쩌다 미혼모가 14

되었는지는 이젠 중요하지 않아. 미혼모로 살아갈 앞으로가 더 중 요해’라고 말함.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많다는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친구가 협력해서 운동을 가르치고 운동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우는 과정이 드러남.

진달래짐 헬스장 실장님이 계나리의 엄마와 동갑이라고 하자 ‘재작년쯤 폐 경 하셨지?’라면서 폐경한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려줌. 실장 님 과거를 회상하면서 진달래 관장에게 받은 첫 월급에 대해 ‘얼마 20

만에 받아보는 월급이었는지 몰라’라는 대사, 이제는 ‘실장님’이 되었고, ‘요새는 내가 남편보다 힘이 쎄’다고 함. 완경기 여성이 겪 을 수 있는 몸과 마음의 변화로 인한 고통을 그려내면서도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줌. 은영은 기숙사에 방이 나와서 해준이 들어갈 수 있게 된 사실을 알

집이 없어

20

게된다. 가족이 없었던 은영은 무섭고 낡은 집에 혼자 남겨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함께 했던 해준의 온기를 느낀다. 혈연으로 맺어지지는 않았지만 위안이 되어주는 관계를 가족으로 그림.

67

6. 모니터링 분석을 마치며

위와 같이 인기순위 웹툰과 대안적 웹툰을 모니터링한 결과 몇 가지 의 결론과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1)여전히 남은 문제들 대부분의 메이저 문화컨텐츠가 그러하나 첫 번째로 남성중심 서사 를 언급할 수 있다. 여성을 주체성을 가진 인물로 표현하기보다는 자신 의 안전을 남성에게 의탁하는 인물로 혹은 이야기의 부수적인 소재, 남 성을 돌보는 존재, 그도 아니면 독자들의 ‘눈호강’을 시키는 존재 정도의 주변화된 모습으로 재현된다. 남성 작가의 인기작품일 경우 이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성적대상화는 웹툰의 시작과 끝, 표현 근간일 정도로 빈번해서 사실 모니터링하여 짚어내는 것조차 불필요하고 무의한 일로 느껴지게 하는 작업이었다. ‘그거 다 빼면 무슨 만화가 되냐, 그럴 바엔 교과서를 보지’ 하는 류의 비난을 예상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왜 우리는 그런 표현방식에 너무도 익숙해진 것일까. 그것 말고 다 른 방식은 고민도 해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쉽게 가는 방법, 이번 모니 터링을 통해 그것이 특히 여성의 성적대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성적으로 대상화된 장면을 찾아내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묘사가 가능함

68

을 보여주는 장면들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였다.

내용과 무관한 근육질 몸을 가진 남성을 벗은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여성의 몸 라인을 부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이는 근육질 몸(남성)과 가는 허리, 큰 가슴과 엉덩이(여성)가 ‘좋은 몸’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며, 다양한 몸에 대한 사고를 방 해한다. 더 나아가 외모가 다른 여러 가치들보다 우선한다는 외모지상 주의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한다. 획일화된 몸과 외모를 멋진 것 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미디어와 한국의 성형산업, 꾸밈노동을 강요하고 소비하면서 한편으로는 비난하는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는 한국의 젠더 불평등 현주소를 말해준다.

[외모지상주의], [싸움독학], [더 복서]등에서 이주자, 장애인, 여성, “정상가정”에서 성장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혐오비하·고정관념을 재 현하는 표현들도 재차 고려해 봐야 할 사항들이다. 소수자 차별과 비하 가 담긴 언어를 남발하는 디지털미디어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별 생각 없이’, ‘장난삼아’ 이러한 표현을 주변에 사용하고 다시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된다.

또 하나 웹툰에서 보여주는 재현 중 해묵은 쟁점은 폭력 묘사이다. 클 럽을 배경으로 재벌, 연예인, 인플루언서들과 일해회, 빅딜, 비천회 등 폭력조직들이 등장하는 [외모지상주의]는 마약과 폭력 등 범죄 이야기 가 주된 내용으로 폭력 장면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폭력을 정당화하 고 낭만화하는 것은 웹툰의 장르적 특성이라 할 수 없다.

69

[참교육]은 학교폭력과 교권남용, 불평등한 교육시스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교화하는 방식이 과연 현실적 대안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남는다.

[프리드로우]에서는 불법사이트로 많은 수익을 내는 현실을 정당화 하고 청소년들은 그러한 사이트를 불법적으로 소비하는 장면을 당연한 일인 것처럼 사소화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아무런 규제 없이 일어나 던 때 수 많은 범죄들이 양산되었다. 폭력이 될 수 있는 언행을 ‘남자다 운’ 모습인 양 포장하는 재현은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최근에도 보기 어 렵지 않다. [프리드로우], [싸움독학]은 특히 학교 폭력을 묘사하고 미화하는 장 면들이 매우 많았다. 목을 조르고 폭행, 평생 노예 해주기, 도구를 이용 하여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장면 등 가학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도를 넘었다.

우리 사회에서 불법촬영이 몰래카메라로 불렸던 시기가 그리 오래 지 않다. 한국은 IT초강국의 인프라로 오랜 기간 성상품화된 범죄물 또 는 불법촬영물을 성적영상물로 소비하도록 방치하였거나 오히려 산업 으로 장려하였다. 게임 산업과 웹툰은 그러한 장려 속에서 규제에서 벗 어나 시장을 키워왔다. 모바일을 매개로 일어나는 성폭력과 불법촬영의 실상이 그 인프라의 영향 아래에서 우후죽순으로 자라나 청소년들에게 지대한 영향력, 즉 왜곡된 성인지감수성과 불법에 대한 둔감함으로 작 동해 왔다.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상대방을 촬영하여 단

70

체카톡방, SNS에 올리거나 프로필사진을 변형하여 사적 혹은 상업적으 로 이용하는 범죄 또한 학교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모니터링 한 웹툰의 일부는 이러한 행위를 어떤 맥락 안에서는 가능한 일인 것처 럼 설정하여 정당화하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스며드는 재현은 이러한 행위가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놓치게 하고 사소화 시 킨다.

청소년들이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디지털컨텐츠 중의 하나인 웹툰을 심의하고 규제하고 있는 장치는 웹툰자율규제위원회 하나이다. 방송통 신위원회에 접수된 사안만을 처리하며 협약이 된 회원사에 참고의견(권 고, 연령등급 검토)을 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플랫폼에서도 연령 제한을 표시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이 의심된다.

10대가 주로 보는 학원물(웹툰)에 폭력 행사의 주범인 일진을 지나치 게 미화하고 학교 내 집단폭력이나 따돌림, 비행행위가 정당화되고 피 해자를 비하하는 내용이 난무한 것은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 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2)‘다른’ 이야기들의 출현 2017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며느라기]는 여성의 관점으로 그린 일상툰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평범한 기혼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성불평등한 상황들을 포착한 이 작품에 회 마다 1000개가 넘는 독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웹툰계의 82년 생 김지영,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이유는 사회적 배경이 있을 것이다. 가 부장제 시스템, 남성중심사회,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인식하게 된

71

몇 개의 사건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전에도 수없이 많은 여성들이 친밀 한 관계의 남성의 손에 의해 사라져갔으나 언론은 주목하지 않았거나 잠시 뿐이었다. 더 이상 참고 있지만 않겠다는 합당한 다짐에도 일부(또 는 많은) 남성들은 반기를 들었다.

시대의 변화는 창작자들이 이름 붙이기조차 꺼려하는 ‘페미니즘 웹 툰’을 낳았다.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을 중심에 두고, 여성의 경험을 이 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을 전후로 온오프라인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대중적 관심도 높아졌다. 다양한 여 성들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이 전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전 문가들은 여성 웹툰 작가들 스스로도 여성혐오 문제에 대해서 인식하 게 된 계기가 있었고 그런 것들이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분석한다. 조서 연 문화연구자는 ‘페미니즘 리부트 현상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우리 가 보고 싶은 것을 우리가 만든다라는 자발성과 적극성에 있다’며 ‘작가 들 역시 지금의 흐름 속에 있는 20~30대 여성으로서 이전에는 쉽게 다 루지 않았던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보았다.5)

이번 모니터링에서 네이버 인기순위와 고정관념을 벗어난 대안이 될 수 있는 될 수 있는 작품들을 성평등 관점에서 찾아보았다. 작품의 전체 가 아니더라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창작자의 의지 가 포함된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 그중 몇 가지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 면 여성 주체성을 표현한 면에서 [그녀의 심청], [재벌과의 인터뷰], [화

5)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중심에서, 여성을 말하다,] 2018. 2.2 경향신문

72

장지워주는 남자] 등이 돋보였고, 다양성과 대안적 방향을 다룬 면에서 [독립일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등 한 작품이 여러 측면에서 주 목할 만한 작품들이 다수였다.

[그녀의 심청]에서 작가는 청이를 통해 시대의 불합리를 꿰뚫는 대사 들을 쏟아낸다. [재벌과의 인터뷰]나 [화장지워주는 남자]의 지은, 예슬 도 여느 여주캐릭터와는 다른 상황 판단과 주도력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고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의 소재나 이혼 후 삶을 살아가는 싱글 맘 이야기, [안녕은하세요]의 졸혼, 데이트, 가족 가치를 다시 질문하게 하는 장면 등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사회의 진부한 틀을 깨고 다른 이야 기를 전하고자 하는 창작자의 의도가 분명하게 다가왔다.

페미니즘 웹툰과 관련하여 조익상 만화평론가는 ‘여성주의적 텍스 트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텍스트도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읽어내려는 독자층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며. 이 독자들이 창작자와 플랫폼에 의견 을 피력하는 것을 통해 이후의 텍스트도 바뀔 것이고, 바뀐 텍스트는 다 시 독자들의 주체화에 다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보았다. 리타 펠스 키의 말을 인용하여 ‘페미니즘적으로 올바른 읽기’에 몰두한 나머지 텍 스트가 경험하게 해주는 다양한 가치들을 놓쳐버릴 수도 있지만 이것만 염두에 둔다면 여성주의적 시각이 담긴 웹툰이 읽히고 또 여성주의적 독법이 텍스트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무척 환영할 만하다”고 의 미 있는 분석을 남겼다.6)

6)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중심에서, 여성을 말하다,] 2018. 2.2 경향신문 재인용

73

7.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위하여

1)‘표현의 자유’와 ‘재현의 윤리’ 담론 사이에 갇히지 않기 민주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할 소중한 권리임이 분명 하나 한국 사회 뿐 아니라 오늘날 왜곡되거나 오용되는 경우가 많은 ‘표 현의 자유’ 가치는 개인의 권리 측면 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최소한으 로 지켜야 할 ‘책임’의 가치로 이해하는 것이 오해가 없을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특정한 조건을 이유로 차별받 지 않을 권리와 함께 가지 않고 단일한 의제로 기능한다면 위험할 수 있 다. 차별과 혐오를 재현하는 미디어의 혐오 표현들이 타인의 표현의 자 유를, 혹은 침해당하지 않을 자유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할 이유이다. 형사 사법적 책임을 떠나 ‘표현의 책임’도 중요하게 언급되어 야 한다. 자율적인 규제로 이와 같은 창작의 자유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 가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나, 자율규제가 거의 작동하지 않 고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현 상황에서 제도적 보완과 이러한 메카니즘 을 읽는 리터러시교육이 시급하다고 본다.

비판을 위한 목적이라도 재현 행위는 모든 문화 콘텐츠에서 신중하 게 다시 논의되어야 하며 그러한 흐름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표현의 자 유와 재현의 윤리는 상반된 논리가 아니다. 재현의 윤리를 지킨다고 하 여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것은 아니며 만일 그때 억압받는 자유가 있

74

다면 그것은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한 재현으로 인해 차별받고 고통받 는 소수자 그룹이 있는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집단의 고통을 담보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창작 자들은 재차 살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는 측에 선 사람 들의 논리가 모두 무의미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5년 전, 10년 전 웃고 즐겼던 문화 콘텐츠가 보여준 일련의 표현들에 지금은 웃기지 않 을 뿐더러 매우 문제적인 경우가 많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인 권감수성은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고 있다. 어떤 가치에 사회 다수가 합 의하는가, 합의해 가야하는가를 지속적으로 짚어야하는 것은 사회 구성 원들의 책무이다. 어떤 결과에도 개개인이 기여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 다. ‘표현의 자유’의 이면에 가려진 비윤리적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태도를 지향해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산업 적 측면에서도 참신한 소재 발굴, 표현의 다양성 제고는 끊임없이 연구 해야 할 과제이다. 대중은 자극적인 것에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금세 싫 증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속성 또한 강하다. 표현의 자유, 또는 창작의 자유라는 허울을 쓰고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향해 내뱉 는 분별이 부족한 언어들을 가려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사 회적 약자는 어느 특정집단으로 또는 ‘타인’으로 고정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재현의 윤리’를 상반된 개념으로 프레임 씌우는 것 은 건강한 논의를 방해한다. ‘인권이냐 규제냐’와 같은 담론처럼 반대의

75

개념이 아닌 것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면서 지배담론을 확산시키는 효 과를 불러오며, 그럴 때 어느 쪽의 논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프레임에 갇 혀 다른 상상을 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2)디지털성범죄 국가와 플랫폼의 책임 또 하나는 산업 또는 시장의 문제이다. 한국의 웹툰시장은 1조대의 거 대산업이 되었다. 십대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2020년 상상하기 어려운 디지털성범죄 세계가 드러났고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 이며 피해자와 주변인들의 고통, 대다수 여성들의 불법촬영에 대한 불 안과 공포는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최고속도를 자랑하 는 IT강국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경악했으 나 경각심은 시간이 지나 퇴색되고 있다. 큰 범죄에는 잠시나마 경악했 으나 무수한 불법촬영과 여성폭력은 언론이나 대중이 주목하기 이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웹툰 외에 방송, 드라마, 영화, 언론매체 등 다른 미디어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일정한 규제 하에 규제를 받고 있 는데 왜 웹툰 만은 창작물이라는 이유로 예외인가? 다른 미디어에서는 왜 그토록 중요한 ‘표현의 자유’를 심의하고 규제하는가? 현행과 같은 ‘자율규제’로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되면 가장 바람직하 겠으나 ‘표현의 자유’와 ‘자율규제’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문제적 장면 들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거대미디어 플랫 폼이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으로 디지털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포털과 플랫폼들은 더 무거

76

운 책임에 답해야 한다. 미디어의 폭력 재현이 십대의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폭력적인 매체를 많이 접하면 폭력성이 강해진다.’라고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우나 범죄 행위로 고소 고발된 피의자의 경우 불법 영상물이나 폭력적인 콘텐츠를 즐겨보았다 는 사례가 여러 사건을 통해 보고되었다.

웹툰 업계와 온라인 플랫폼이 제도적 규제장치를 마련하고 독자의 참여, 제3지대의 다른 의견을 청취해야 할 필요성은 시급해 보인다.

‘규제냐 자율이냐’식은 좋은 질문 방식이 아니나 두 가지 노선만을 제 시하고 답한다면 어려운 의제들이 많다. 웹툰이 규제되어도 어떤 도구 와 경로를 이용해서든 시장은 돈벌이가 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며 자 극적인 표현은 쉽게 대중의 이목을 끌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단단해지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법과 제도의 규제 는 그 장치가 될 수 있다. 과거의 통제나 금지적 규범에서 한발 나아간 가이드라인, 타인이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 모두 안전할 수 없다는 긴급 한 요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77

78

1. 개요 2. 활동지

79

디 지 털 리 터 러 시 교 육

Ⅲ.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1. 개요

1) 교육기간: 2021년 10월 7일 ~ 10월 28일 2) 대상: 고양시 소재 초등학교 5, 6학년 3) 시간: 2시간 연강 (블록타임 수업) - 대주제: 성평등 관점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①디지털미디어의 이해와 실천 ②다양성 존중, 고정관념 깨기 - 교육목표: 다양성을 존중하고,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차별 혐오 표현 을 다시 살펴 디지털미디어에 접근하는 비판적 시각을 키운다.

4) 강의수: 초등학교 5개학교 23개 학급 46강 학교명

학년

학급수

강의수

학생수

고양초

6학년

4개반

8강

99명

백마초

6학년

5개반

10강

116명

서정초

5학년

3개반

6강

86명

성사초

6학년

6개반

12강

168명

한산초

6학년

5개반

10강

135명

23개반

46강

504명

계

80

5) 주요내용 수업단계

주제

수업내용

준비물

1. 인사말 및 민우회 소개

도입

미디어란 무엇인가?

2. 미디어 리터리시란?

- 내가 알고, 사용하는 미디어 - 미디어의 변화와 특성/ 영향

PPT

3.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에게 꼭 필요한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전개

다양한 몸, 서로 다른 우리

확장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마무리

우리가 바꿀 수 있어요!

4. 웹툰 속 불편한 장면 찾기, 웹툰 내용 이어그리기 5.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 - 성차별적 규정을 바꾸는 여성 운동선수들 - 나다운 몸, 나에게 맞는 몸, 내가 편한 몸

6. 나와 미디어: - 미디어 속 외모표현, 차별, 혐오 - 어떤 대상에게 혐오표현을 쓰기 쉬울까?

7. 가이드라인 만들어보기 - 소비자의 역할과 변화 가능성 - 미디어를 이용할 때 우리의 자세: 웹툰 가이드 만들기, 변화를 위한 다짐

활동지, PPT

PPT

활동지, PPT

81

2. 활동지

디지털 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

미디어리터러시교육 활동지 “내가 웹툰을 만든다면?” 만화의 다음 내용을 만들어주세요. 그리기 OK 쓰기 OK

→

82

→

?

83

84

85

86

87

디지털 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

미디어리터러시교육 활동지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보아요!!” 웹툰을 만들 때 이것만은 지키자!!

88

89

90

91

92

발제문 토론문_ 탱알 토론문_ 조경숙 토론문_ 임정희 감수보고서

93

발제문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세상을 원한다

이윤진 고양여성민우회 올페미팀, 미디어교육 강사

1. 들어가며 [디지털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사업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미디어의 성 인지적 관점과 미디어리터러시에 관심 있고, 교육 경험이 있는 민우회 회원 들로 올해 4월에 팀이 꾸려졌다. ‘올바른 페미니즘 미디어’라는 기치를 그대 로 팀명으로 정하였고, ‘올페미’라는 별칭으로 십대청소년문화, 디지털성범 죄 해체하기, 디지털매체 속 여성재현, 모니터링의 실제 등 10시간의 재교 육과정을 거쳐 본격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구성원들 중 일부는 2년 전 TV예 능프로그램 모니터링에 참여했고, 모니터링 소모임 활동을 통해서 웹툰, 유 튜브, 드라마 등의 모니터링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에도 성평등 관점을 바탕으로 한 이번 모니터링 작업이 웹툰 모니터링에 대한 전문적 식견으로 보자면 한계가 있었음을 미리 말씀드린다.

94

2. 왜 웹툰에 주목하였나?

K-culture의 붐과 함께 많은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수출되고 있는 상황 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웹툰이다. 웹툰은 모바일의 발달과 함께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여 2020년에 1조를 넘어섰다. 대중예술 분야에 한 획을 긋고 있으며, 고수익의 직업군으로써 웹툰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상위의 인기 직 업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이젠 연재만화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로 제 작되면서 이 콘텐츠 시장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네 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시장을 교두보로 K-웹툰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시점에서 웹툰의 문제로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던 과도한 폭력 묘사 와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캐릭터의 설정, 여성 및 소수자 혐오와 비하 등 여전히 상존해있는 한편 이제까지와는 다른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 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2015년 전후로 온오프라인에 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폭력과 여성혐오 문제에 관해 외면하지 않고 일상의 문제를 여성의 경험과 주체적인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긍 정적인 면이 목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젠더 이슈뿐만 아니라 웹툰 의 소재 다양성 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데 콘텐츠 를 소비하는 적지 않은 대중들의 안목과 감수성이 높아진 점도 이러한 배경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은 의미있는 지점을 인식하고 웹툰을 모니터링 하게 되었다.

3. 어떤 작품을 어떤 기준으로 모니터링 하였나? 본 단체가 2019년 실시했던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프로그램 모 니터링1) 시 마련했던 지표를 기반으로 웹툰에 맞는 항목, 또 최근에 떠오른 쟁점들을 포함시켰다. 모니터링 지표는 불평등한 내용의 시각에서 성적도구화/성적대상화/성

95

상품화, 외모차별/외모지상주의, 폭력정당화·낭만화, 불법촬영 유포·소지 사소화, 혐오 비하표현, 가족형태·결혼 등에 관한 고정관념을 기준으로 보았 고 성평등한 내용의 항목으로 여성주체성, 불평등한 현실반영, 등장인물·캐 릭터, 가족구성 등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고 대안을 보 여주고 있는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모니터링 작품 대상으로는 모니터링 시작 시점인 5월 둘째 주 기준으로 한 여남 ‘인기순위’에 오른 작품들 각 5편씩 10편과 올페미팀이 추천한 8편 을 살펴보았다. 추천작(대안작)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의 모니 터링 자료, 여성 서사 웹툰 읽기를 다룬 도서 [다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작품 등을 참조하여 올페미팀에서 선정하였다. 대안 작을 선정한 것은 개선이 필요한 점을 찾는 작업과 동시에 대안적인 메시지 를 던지고 있는 작품들을 알리고 넓혀가야 더욱 설득력 있는 사업 효과를 발 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지털문화콘텐츠로서의 웹툰의 영향력 안에서 그 공간을 보다 다양한 목소리와 성평등한 관점을 담지한 작품들의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도록 영역이 넓어지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도 중요 하다. 이러한 결과로 인기순위 작품으로 <더 복서, 싸움독학, 바른 연애 길잡 이, 이번생도 잘 부탁해, 재혼황후, 참교육, 프리드로우, 여신강림, 외모지상 주의>를 살펴보았고, 대안작으로는 <그녀의 심청, 독립일기, 안녕은 하세요, 재벌과의 인터뷰, 집이 없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화장지워주는 남자, 여 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을 모니터링 하였다.

1)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프로그램 모니터링 <예능, 성평등: 참견시점>, 2019, 고양여성민우회

96

4. 모니터링 분석 결과 모니터링 분석 결과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해보자면 먼저 남성중심 서사 와 그에 따르는 여성의 주변화, 대상화의 문제이다. 여성을 주체성을 가진 인물로 표현하기보다는 남성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장치로 두는 경우가 많 았다. 자신의 안전을 남성에게 의탁하는 인물 혹은 이야기의 부수적인 소재, 남성을 돌보는 존재로 재현된다. 남성 작가의 인기작품일 경우 이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성적대상화는 매우 빈번해서 모니터링하여 짚어내는 것이 무의한 일로 느껴지게 하는 작업이었다. ‘그거 다 빼면 무슨 만화가 되냐’고 생각하는 사 람들도 많을 것이다. 왜 우리는 만화의 그런 표현방식에 너무도 익숙해진 것 일까. 그것 말고 다른 방식은 고민도 해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이번 모니터 링을 통해 조횟수를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여성의 성적대상화가 아닐 까 다시금 인식할 수 있었다.

스토리 전개와 특별히 상관없이 여 남의 노출된 몸을 부각하여 상품화하 는 것이다. 이는 근육질 몸(남성)과 가는 허리, 큰 가슴과 엉덩이(여성)가 ‘좋 은 몸’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며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몸의 가치를 놓치게 만든다. 획일화된 몸과 외모를 멋진 것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미디어와 한국의 성형산업, 꾸밈노동을 강요하고 소비하면서 한편으로는 비 난하는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를 말해주고 있다.

또 하나는 혐오비하 표현의 문제다. 이주자, 장애인, 여성, “정상가정”에 서 성장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혐오비하·고정관념을 재현하는 표현들도 재차 고려해 봐야 할 사항들이다. 소수자 차별과 비하가 담긴 디지털미디어 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별 생각없이’, ‘장난삼아’ 이러한 표현을 주변에 사용 하고 이것은 다시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된다.

97

다음은 폭력의 정당화·낭만화, 불법을 사소화하는 문제이다. 마약과 폭력 등 범죄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폭력 장면들이 빈번하게 나오거나 학교 폭 력을 묘사하고 미화하는 장면들이 매우 많았다. 목을 조르고 폭행하며 평생 노예 해주기, 도구를 이용하여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장면들이 도를 넘고 있 었다. 폭력 행사의 주범인 일진을 멋진 모습으로 미화하고, 학교 내 집단폭 력이나 따돌림, 비행행위가 정당화되고 있었으며 피해자를 비하하는 내용도 일상적이었다.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상대방을 촬영 하여 단체카톡방, SNS에 올리거나 프로필 사진을 변형하여 사적 혹은 상업 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학교현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범 죄 행위들이 자극적인 스토리에 묻혀 맥락 안에서는 가능한 일인 것처럼 정 당화되고 있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에게 불법촬영이 피해자 가 있는 ‘범죄’임을 놓치게 하고 사소화 시킨다.

이러한 문제적인 장면과 표현들을 고찰한 것 외에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 미 있는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2015년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온오프라인 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대중적 관심도 높아졌 다.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이 전후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웹툰 작가들 스스로도 여성혐오 문제에 대해서 인식하게 된 계기가 있었고, 그런 것들이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분석한다. 작품의 전체가 아니더라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창작 자의 의지가 포함된 작품들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여성 주체성을 표현한 면 에서 [그녀의 심청], [재벌과의 인터뷰], [화장지워주는 남자] 등이 돋보였 고, 다양성과 대안적 방향을 다룬 면에서 [독립일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 래짐] 등이 눈에 띄었다.

[그녀의 심청]에서 작가는 청이를 통해 가부장제의 불합리를 꿰뚫는 대사

98

들을 쏟아낸다. [재벌과의 인터뷰]나 [화장지워주는 남자]의 지은, 예슬도 여 느 여주캐릭터와는 다른 상황 판단과 주도력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고 [여 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의 소재나 이혼 후 삶을 살아가는 싱글맘 이야기, [안녕은하세요]의 졸혼, 데이트, 가족 가치를 다시 질문하게 하는 장면 등 가 부장제와 남성중심사회의 진부한 틀을 깨고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창작자의 의도가 분명하게 다가왔다.

5.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한국에서 최근까지 디지털 성산업과 관련하여 성상품화된 범죄물, 또는 불법촬영물을 성적영상물로 수익을 내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청소년기에 왜곡된 남성중심적 성문화를 답습하고 성평등교육이 나 미디어리터러시교육이 부족한 상태로 성인이 되어 다시 그 성문화 공간 으로 진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 더하여 이미 디지털 기기에 익숙 한 포노 사피엔스 세대와 웹2.0에서 웹3.0으로의 진화, 4차 산업 혁명으로 가속화된 디지털 세상이라는 삼박자는 더욱더 미디어 교육, 특히 디지털미 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제까지 해왔던 모니터링과 연구, 그리고 이번 연도에 진행한 웹툰 모니 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10월 7일부터 10월 28까지 디지털미디어리 터러시 교육을 실시하였다. 고양시 소재 초등학교 5개 학교 23개 학급 5·6 학년을 대상으로 2시간 연강(블록타임 수업)으로 46강을 진행했다. 내용으로는 디지털미디어 이해, 몸 다양성 존중, 혐오가 만들어지는 형 태, 소비자로서의 역할과 변화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교육하였다.(교육에 관 한 자세한 사항은 교육 토론문 참고)

99

6. 더 나은 디지털세상을 위해 콘텐츠 시장에서 세계 시장의 기존 출판물 만화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률 을 보이며 시장 규모가 축소 중인 반면 국내 시장의 만화는 웹툰의 성장으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 중이다.2) 한국에서는 특히 웹툰 IP(information provider)를 중심으로 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글로벌 IP가 나오진 않았지만, 웹툰 플랫폼의 진출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 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현재 웹툰과 드라마 중 심으로 창작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3)이고, 머지않아 국내에서 만들어 진 플랫폼이나 글로벌 플랫폼에서 K-웹툰이 맹위를 떨칠 것이라 예상된다.

플랫폼 기업은 생태계 내의 생산자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시켜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우위의 유지와 네트워크 효과 창출을 통한 승자독식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4) 또한 웹툰 산 업의 발전과 이익 추구가 극대화 되는 사이에 웹툰이 방송과 신문 등과 매체 적 성격이 다름을 이유로 소비자의 권익과 복지가 도외시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입지는 매우 약하다. 과도한 폭력묘사, 혐오 표현, 성 차별적 내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문제적 표현에도 둔감해지기 쉽다. 웹툰을 심의하는 기관으로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있으나 모니터링의 내 용에서 10대가 주로 보는 웹툰 속 학원물에 폭력 행사의 주범인 일진을 미 화하고 학교 내 집단폭력이나 따돌림, 비행행위가 정당화되거나 피해자를 비하하는 표현 또는 차별과 혐오 표현의 내용이 난무한 것은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의제이다. 그러나 이것은 권력에 대응하기 위한 수 단과 권리로 존재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 또는 창작의 자유가 본래의 의미를 2) 방송미디어 산업의 주요 이슈와 핵심가치 24p 3) 글로벌 OTT 사업자의 콘텐츠 IP 전략과 시사점: 디즈니와 넷플릭스 사례 비교를 중심으로. 38~39p 4) 넷플릭스의 경쟁 전략: 네트워크 효과, 콘텐츠 재판매, 오리지널 콘텐츠의 전략적 조합 28p

100

가린 채 이익을 우선하는 기업에 의해 포장될 때 창작자의 강도 높은 노동환 경이나 말 그대로의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는 차원이 아닌 방향, 즉 독자가 불편한 것을 보지 않을 권리, (소수자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아동과 청 소년이 유해적인 환경에서 보호받을 권리는 일면 지워질 수밖에 없으며, 이 것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재현의 윤리를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새롭게 논 의되어야 한다. 규제가 최고의 지향점은 아니나 정책적으로 공교육 안에 미 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충분하게 시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과 우리보다 이 교 육을 일찌감치 시작한 외국의 여러 나라 사례를 참고할 때, 리터러시 교육과 구속력 있는 규제가 함께 가야할 것이다.

모니터링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웹툰 시장은 더 커지고 그 영향력 또한 비대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웹툰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는 사 례가 많아졌다. 이런 시기에 ‘유해하다’는 규정은 누가 하는 것인가? 판단의 주체가 되어야 할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정보는 제공되고 있는가? 를 질문해 야 한다. 이번 작업은 규제를 위한 정책제안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그 것에 관해 논의하기는 어렵다. 다만, 상업적인 플랫폼에서 인기순위 중심으 로 배열되는 문제, 인권 침해 논란이 벌어졌을 때에도 사후적으로 문제를 제 기할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없다는 점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현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된 사안만을 처리하며 협약이 된 회원사에 참 고의견(권고, 연령등급 검토)을 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5) 플랫폼에서도 연령제한을 표시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은 미미한 것으로 보이며,6) 아직도 국내 최대 플랫폼에서는 약속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5) 2021년 4차 웹툰자율규제위원회 민원 검토 결과. 웹툰자율규제위원회. https://acw.or.kr/news/?pIdx=news&B_Name=center&b_dir=bbs&b_url=contents& list_no=16&category=notice 6) 연령별 등급 기준, 자가진단표, 웹툰자율규제위원회. https://acw.or.kr/rank/?pIdx=rank2, https://acw.or.kr/rank/?pIdx=rank4

101

교육 현장에서 만나보니 청소년들은 만화나 웹툰은 유해하니 보면 안 된 다는 식의 논리에 익숙한 듯하다. 그래서 인터넷 접속 시간을 차단하거나 사 용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의 관리가 가장 간편하게 이루어졌었다. 웹툰에 대 한 규제를 얘기하는 것이 혹시 이런 논리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과 인식 확산을 절감했 다. 여성 단체에서 실시하는 성평등 관점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기 때문에 ‘성교육 시간’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을 볼 때 교사들도 미디어 리 터러시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 웹툰 모니터링을 시 작했던 것은 규제하거나 창작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웹툰이 대중화 되고 있는 시기에 적절한 책임성을 찾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책임성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새로운 웹툰 독자들도 늘어날 수 있겠지만, 기 존 웹툰 독자들 중에서도 더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일 수도 있다. 좋아하는 웹툰을 더욱 더 좋아하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도 있 으리라 본다.

102

토론문 1

“그런 여자는 없다” : 여성서사와‘올바른여성재현’이라는문제

탱알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저자

바야흐로 보이콧의 전성시대다. ‘남혐’ 콘텐츠 수색의 광풍은 지난 상반 기 웹툰계를 이 잡듯이 볶아댔다. 별점 시스템은 최고 효율의 무기였다. 요 일별 메인 화면과 회차 목록에 게시되는 별점은 작품의 평판에 직격탄이고, 실제로 작품을 읽은 소비자인지 아닌지는 상관 없이 무작위의 방문객 누구 나 클릭 한 번이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정 작가를 압박하겠다는 목 적을 공유하는 이들에게는 에너지를 적게 들이면서 규모를 과시할 수단인 것이다. 외부의 노이즈로 유입된 네티즌의 대규모 평점 끌어내리기가 ‘별점 테러’로 불려 온 이유다.

물론 페미니즘과 사상 검증을 둘러싼 별점 테러가 초유의 사태는 아니다.

2016년 클로저스 성우 사태는 좋지 못한 전례를 남겼다. 일러스트레이터와

103

웹툰 작가들을 향한 공격이 빗발치는 가운데, ‘논란 작품’에서 미처 정치적 함의를 읽어내지 못했던 기존 독자들도 회차를 거슬러 올라가며 별점 내리 기와 댓글창 점령에 매진했다. 플랫폼은 공급자로서 창작자를 보호하기보다 수수방관했고, 비슷한 결과가 누적되면서 독자의 힘은 점점 세졌다. 오늘날 에 이르러 보이콧에는 문해력조차 필요치 않다. 회당 60컷 이상을 훌쩍 넘 어가는 장편 연재작의 파편에 불과한 인터넷 유행어 한 개, 손가락 모양 하 나로도 혐의는 충분히 성립된다.

별점 내리기와 댓글 항의는 남초 커뮤니티의 공격성과 만났을 때 특히 폭 발력을 발휘하는 전략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의 바이럴이 자가발전식으로 화력을 수급하는 현상 자체가 남성 문화만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 성 독자들 역시 (주로)남성향 웹툰의 여성혐오적 캐릭터 빌딩과 서사부터 작 게는 기호, 밈(meme) 활용을 비슷한 경로로 공론화 해왔기 때문이다. 거듭 되는 공방전 속에서 젠더 이슈는 안티페미니스트와 페미니스트의 머릿수 싸 움처럼 전개되는 양상이었다. ‘혐오는 무엇인가’에 관한 최저 수준의 사회적 합의마저 몇 년 째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그래서 온라인 상에서의 쟁의는 결 국 개개인이 실천하는 불매 운동과 소비 운동으로 수렴한다. 차이가 있다면 ‘남혐’ 척결론자들의 반격이 항의라고 표현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의 반달리 즘(vandalism)에 치달았다는 점일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불매 운동은 가장 대중적인 정치행동처럼 보인다. 시민으로 서 참여하는 투표, 민원, 청원, 시위 등과 비교하면 업체의 피드백 속도는 전 광석화인 덕분이다. 때때로 항의자들은 단순히 사지 않기를 결심하는 의미 에서의 불매를 넘어 콘텐츠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훼손한다. 작가를 따라다 니는 집요한 피드백 요구가 사이버불링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원색적인 조 롱이 커뮤니티에서의 소속감을 제공하는 오락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있다.

104

문제는 불매 운동의 최종 목표로서 시장에서 퇴출하려는 상품이 웹툰일 때, 창작자와의 직접 소통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행동 방식과 규모를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독자와 개인 창작자의 관계에서 해명, 사과, 하차 등을 받아내겠다는 목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보다 높게 느껴지 고, 마침내 그것이 달성될 때 소비자 정체성의 효능감은 절정에 이른다.

이토록 기세 높은 소비자 정체성의 위력은 ‘안 사요’라는 관용어구의 확 산으로 방증된다. 작금의 대중은 실질적으로 구매가 불가능한 대상들, 이를 테면 단체, 이념, 태도, 가치들에 맞서서도 ‘안 사요’라고 차갑게 쏘아붙인 뒤 문을 쾅 닫아버린다. 실로 오늘날 소비는 기호나 취향과 같은, 으레 비정 치적이라고 구분 지어지는 영역을 초과하는 함의를 품는다. 내가 무엇을 소 비하는 사람인가 혹은 소비하지 않는 사람인가라는 문제가 정치성 표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비 행위에 정치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사람일수록 신념에 위배되는 소비를 원치 않으며, 극단적으로는 그런 상품이 존재조차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 가치관에 부합하는 작품을 소비하는 활동은 정치 적 선언으로 연장되어 연대체를 구성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성 혐오적 작품 불매의 이면에는 ‘여성 서사’ 소비 장려가 한 짝처럼 붙어 있다. 해당 키워드가 막 부상하던 시기, 여성 서사는 여성 주인공이 스토리를 끌어가는 작품이나 주요 캐릭터가 여성들로 구성된 작품 등을 느슨한 의미 에서 통칭했다. 그러나 여성 서사는 여성 인물을 부차적, 기능적으로 활용 하며 여성 신체를 관성적으로 물화하는 남성 서사 보이콧과 함께 부상한 대 안재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여성혐오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남성 서사에서 여성 인물은 ‘창녀(팜므파탈)’와 ‘성녀(첫사랑/어머니)’라는 이분법의 극단을 횡단하며, 이 외에도 ‘맘충’, ‘희생양’, ‘여적여’, ‘아몰랑’ 식의 유형화 속에서 입체성을 상실한다. 그러나 여성성 스테레오타입에 의 존한 ‘올바르지 않은 여성 재현’을 문제삼을 때, 한편으로는 여성 소비자들

105

이 감각하는 올바른 여성 재현이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도 옳고 참된 여성 재현의 고정형이 있을 수 있는지 질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서사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끝도 없는 갑론을박을 촉발시킨 화제이도 했다.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여성 서사의 바운더리를 명확하게 규정해 거름망 처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지난 수년 간 이어져 온 여성 서사 웨 이브 속에서도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 주인공이 여성 서사를 무조건 보증하지만은 않는다는 정도의 인식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 다. 여성 서사가 남성 서사의 한계를 넘어서리라는 기대를 받는다면 그 차별 화는 여성의 삶과 감정을 보여주면서 여성혐오를 지양할 때 가능했기 때문 이다. 여성 소비자들은 미디어에서의 여성 재현이 대중의 인식에 미칠 영향 력을 의식하고 있었고, 여성 작가의 여성 주인공 작품이라고 해서 모니터링 을 면제받을 수는 없었다. 작품 평가의 새로운 바로미터는 줄곧 ‘정치적 올 바름’ 혹은 ‘재현의 윤리’라고 불렸지만, 그것은 사실상 매스미디어 시장에 서 홀대 받아 온 여성 소비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프로젝트처럼 전개되었다. 여성 캐릭터는 여성에게 용기나 비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했고, 그같은 임파 워링은 주로 능력이라는 자원을 경유했다.

여성 독자에게 지지받고 여성 독자가 감정이입하는 ‘긍정적’인 여성상은 웹소설 원작의 웹툰에서 특히 뚜렷한 경향성으로 모인다. 여주인공의 우월 성을 필연화하는 회귀, 빙의, 환생 코드 덕분이다. 현대에서 근세기로, 현실 세계에서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으로, 혹은 수차례 시행착오를 경험한 인생 에 (다시)던져진 여주인공의 독점적인 정보력은 그를 비범한 존재로 끌어올 린다. 이렇듯 이미 완성되어 있거나 성장이 보장된 여성 주인공에게는 스스 로 부딪히는 내적 모순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서사는 인물이 외부의 난관 에 맞서 얼마나 신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는가에 집중하게 된다. 작가의 트릭

106

을 예측하려는 독자와 독자의 예측을 벗어나야 하는 작가가 벌이는 두뇌 게 임 식의 내러티브는 사실상 성별에 관계없이 웹툰의 흥행 조건으로 자리잡 았고, 빠른 전개와 통쾌한 구성이라는 요구 저변을 떠받치고 있는 능력주의 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성 독자층에게서 유별나게 두드러지는 현상이 있 다면 바로 도덕성에 관한 요구다. 여성향 웹툰의 여성 캐릭터는 유능하고 성 취지향적인 동시에 진실하고 무결해야 한다.

여성 인물의 행동이 논리적인가 혹은 도덕적인가를 준엄하게 평가하고, 사건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엄격하게 가려내려는 시도는 여성향 웹툰 작품 댓글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자 반응이다. 무능력하거나 의지가 약한 여성, 남성에게 의존적인 여성, 꾸밈과 외모에 집착하는 여성, 민폐를 끼치 는 여성 등을 향한 격렬한 반감은 현 시점의 여성 독자가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의 범주가 상당히 좁아져 있음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성향 의 여성 캐릭터를 곧장 여성혐오의 결과물로 해석할 만큼 독자들의 불호가 명백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창작자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불매운동은 강력하 다. 그러니 늦어도 3화 안에 애독자층을 묶어야 하는 창작자에게 안전한 선 택은 논란의 여지 없는 완벽한 이상형을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여성혐 오의 반향으로 발생한 ‘흠결 없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의식적 선호가 ‘흠결 있는 여성’을 그려내는 일 자체를 위험하고 불리한 의사결정으로 만들어버 린 형국이다.

물론 결함이 있는 여성 캐릭터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는 않았다. 이제 대부분의 결함 있는 여자들은 안타고니스트, 여성 주인공의 행복에 훼방을 놓고 갈등을 심는 악녀의 자리로 간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비난받아 온 결점들의 집합체로 보인다는 것이다. 무식하고, 시기하고, 방종하고, 허언을 일삼는 악녀들은 ‘여성의 수치’를 담당함으로써

107

전혀 그렇지 않은 여주인공의 고귀함을 빛낸다. 과도한 무능함과 비도덕성 으로 무장한 악녀가 독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여성주의 자로서의 개심, 즉, 여성으로서의 동질성을 자각하고 여성 주인공과 연대하 는 것뿐이다. 여성 주인공과 반목하는 여성 캐릭터가 자신의 위치를 차별 받 는 여자로 재정립하면서 감정선의 전환을 이루는 이 연대-엔딩 역시 지금은 어느정도 예상 가능할 만큼 보편화되었다.

결국 ‘옳은 여성 재현’이라는 판단은 정치적 올바름 그 자체보다는 여성 독자가 설정한 내심의 가치평가에 기대고 있다. 여성 독자에게 사랑받을 만 한 여성 캐릭터와 사랑할 수 없는 여성 캐릭터의 경계는 명백하게 분절되 어 있고, 우등함과 열등함이 그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은 정치적 올바름보다 는 오히려 여성 정상성 규범의 이동을 보여준다. 그러나 불쾌하고 추한 유형 의 여성 캐릭터를 상대로 ‘그런 여자는 (세상에)없다’고 항변하고, 출중한 여 성을 두고 ‘이것이 진정한 여성’이라고 상찬하는 도식은 오히려 함정이 되기 쉽다. 알파걸 판타지 속에서 비논리적이고 충동적인 여자들은 ‘우리’에 포함 될 수 없는 괴짜 희귀종으로 밀려나버리기 때문이다. 약점을 가진 여성을 재 현하는 일은 ‘여자들은 다 그렇다’는 편견과 ‘그런 여자는 있을 수 없다’는 방어 논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어버린 반면, 여성을 일반화하 지 말라는 외침 가운데서도 여성을 능력주의적으로 임파워링하는 여성상에 만은 예외적인 유형화가 허용되고 있는 작금의 딜레마는 여성 서사의 확장 가능성을 제한한다.

정치적 올바름은 작품을 소비하는 유일한 목적이 될 수도 없고, 완벽하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야기가 있을 수도 없다. 모든 이야기는 어느 정도 누 군가를 조금이라도 더 위하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고 그 틈새에서는 소외 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성 인물을 향한 도덕적 강박과 악인을 파멸시키는

108

쾌감에의 욕구가 충돌할 때, 어떤 작품들은 여성 정체성 바깥에서 ‘손을 더 럽혀 줄’ 대리 징벌자를 모색하고 그러한 시도는 쉽게 남성 성소수자 혐오로 귀결된다. 즉, 일군에서는 통쾌한 여성 서사라고 평가받는 작품일지라도 어 디선가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간과해버리는 미진함이 발견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성 집단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이라 할지라도 외모, 연령, 학력, 계 급, 질병, 성지향성, 성정체성 등의 조건들은 다른 경험을 생산하고, 주류를 차지하는 여성들이 구성한 마스터 내러티브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을 배제 할 뿐이다. 우리가 삶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여성들이 성공할 능력을 갖췄거 나, 정치적으로 결단력 있거나, 명예와 정의와 연대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런 여자가 존재한다고 해서 여성을 대표할 수도 없고, 그런 여자가 있음을 말한다고 해서 여성의 존엄이 실추되지도 않는다. 이 단순하고도 당 연한 사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여성 서사는 보다 풍부한 색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캐릭터를 통해 인간적인 충동과 낮은 욕망 과 불가해한 그늘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웹툰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109

토론문 2

모니터링을 넘어 웹툰의 향유와 시민-비평으로

조경숙 만화평론가

만화는 그림과 말풍선, 배경, 칸, 홈통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예술이다. 만화는 크게 한 칸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칸만화(한겨레 그림 판과 같은 시사만화 등)와 칸과 칸의 연속성을 근간으로 연출과 서사를 표현 하는 다칸만화로 나뉜다. 단칸만화와 달리 다칸만화는 칸과 칸이 연속되며 서로 상호의존적이다. 몇 개의 칸만으로 다칸만화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구성과 연출 속에서 개별 칸을 이해할 때, 그 작품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 대다수의 웹툰은 다칸만화에 속한다. 성 평등 관점 웹툰 모니터링 결과보고서(이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모니터링 팀에서는 매 작품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20화 정도를 보았다고 언급되어 있다. 작품별 20화라고 하면 꽤 많아 보이지만, 개별 작품에서 20화는 시즌 1 정도에 해당하는 짧은 규모다.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된 <바른연애길잡 이>는 152화, <외모지상주의>는 361화, <싸움독학>은 101화를 연재했다.

110

모니터링 활동 기간의 제약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20화를 중심으로 실시한 모니터링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결과보고서는 웹툰 <더 복서> 내용 중 카르멘이 ‘유’의 식사를 준비하게 되는 과정이 '성별 고정관념' 아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성에 이어 돌 봄 역할까지 완수해야' 하는 장면이라고 언급됐지만, <더 복서> 작품 전반에 서 매니저와 선수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음이 꾸준히 그려져 왔다. 유토 는 매니저이자 스승인 '미사키'의 손 아래 키워졌고, 산토리노 파브리조는 오 래 동고동락했던 친형을 매니저로 두었다. 이 작품 안에서 매니저와 선수는 일상부터 훈련, 링 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존재로 그려진 다. 웹툰 <싸움독학> 역시 보고서가 지적하는 대로 “여성은 남성의 보호 대 상이 되며, 힘이 세고, 돈이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은 않다. <싸움독학> 전반을 읽어 온 독자라면, 유호빈의 괴상한 싸움법을 한 수 앞서 파악하는 ‘가을’의 내공을 쉽게 알 수 있다. <싸움독학> 안에서 여성 캐릭터인 ‘한겨울’은 인파이터 복서로, ‘가을’은 정체 미상의 프로 싸움 꾼으로 그려진다. 의외로 <싸움독학>에는 ‘힘이 세고 돈이 많은 남자’를 좋 아하는 여성 캐릭터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들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싸움독학>, <외모지상주의>와 같이 폭력을 내세운 학원물은 판에 박힌 듯한 성차별적 연출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악역 남성을 가운데에 두고 남성 옆 에 몸매 노출이 과한 여성 두 명을 앉혀두는 이미지다. 이는 영화에서도 자 주 사용하는 구도인데, 힘과 권력을 쥔 악역 남성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여성들을 마치 액세서리처럼 차용한다. 힘과 권력을 가진 남성에 대한 시각 적 이미지를 새롭게 연상하지 않고, 오로지 낡은 클리셰에만 기대어 반복하 는 게으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류유희(2020)는 학원물 만화에

111

서 “폭력적 복수를 여성 캐릭터의 성폭행으로 표현한 것” 역시 “전체관람가 웹툰에서는 분명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 에피소드(43화~46 화)에서 페미니스트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악의적인 상황을 조성 하고, 그것을 ‘참교육'한다는 설정의 웹툰 <참교육>는 분명 문제적 작품이 다.(이 웹툰은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학생을 때린다는 설정으로도 연 재 초기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작품들을 ‘제도적 규제'로 막아낼 수 있을까? 막아낸다면, 어떤 ‘규제'여야 하는 걸까?

지난 몇 년간 웹툰계에는 여러 이슈가 있었다. 2016년 웹툰 <뷰티풀 군 바리>의 ‘아헤가오’ 논란에 이어 <복학왕>, <헬퍼>의 ‘여성 혐오’ 표현에 이 르기까지 작품 내 성차별/여성비하 표현 문제가 계속 반복되어 왔다. 누구 나 웹툰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과보고서에 도 언급되듯, 많은 작품이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를 주도하는 유의미한 시도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추천작으로 꼽힌 <며느라기>, <화장 지워주 는 남자>, <그녀의 심청>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은 어떤 미디어보다도 더 빠르게 여성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동시대 페미니즘 이슈를 깊이 있게 담 아냈다. 손희정 영화평론가가 2015년을 페미니즘 리부트 원년이라 부른 것 처럼, 웹툰도 2015년을 전후하여 여성서사 만화가 대거 쏟아져 나왔다. 여 성 청년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 가정폭력 피해자 의 자전 서사가 담긴 <단지>, K-장녀로서의 고충과 취업준비생으로서의 괴 로움을 토로한 <어바웃 블랭크> 등 그 주제도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로맨 스 판타지 장르에서도 새로운 여성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기존과 다른 욕망 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여왕 쎄씨아의 반바지>에서는 중세시대에서 다시 태어난 의상 디자이너 ‘유리’가 여왕에게 코르셋 대신 와이드팬츠를 입 히고, 면수건 대신 탐폰을 개발하려 한다. 그런가하면 <재혼황후>는 단순한 ‘왕의 아내’가 아니라, 사교계를 이끌고 한 나라의 내정을 집행하는 ‘전문직

112

여성’로서의 황후를 연출한다. 많은 작품이 장르의 문법을 살리면서도 새로 운 욕망과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작품에도 한계가 있다. “100% 무균 청정”하지 않다는 의미 가 아니다. 만화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메시지/ 이야기만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결과 보고서에서 추천작으로 꼽힌 <화장 지워주는 남자>의 주인공 예슬은 ‘강한 여자는 왜 늘 섹시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정작 사진에서 예슬은 가슴골이 드러난 비키니를 입고 있다. 이에 대해 만화연구자 한상정은 “발화의 내용과 시각적 묘사가 불일치”하는 경우라고 지적한다. 웹툰을 볼 때, 개별 칸에 대 한 단편적인 인상이 아니라 복합적인 관점을 통한 깊이 있는 비평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공유하고 싶다. 여성혐오 표현과 연출에 대해 독자들이 끊임없이 비판하고 있는데도 왜 여전히 작품에서 이런 장면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는 플랫폼 차원의 가이드라인 부재라거 나, 창작자 및 담당자의 성인지 감수성 미흡 등 여러 측면의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함께 논의하고 싶은 건, ‘주1회 70컷 연재’라는 강도 높은 노동환경이다. 올해 9월 웹툰 창작자를 대상으로 노동 시간에 대 해 설문을 진행했는데, 과반 이상의 창작자가 주 1회 70컷 풀 컬러 원고를 마감하기 위해 일평균 10시간 이상 평균 주 6일을 창작에 쏟는다고 답변했 다. 기존 관행을 깨고 새로운 서사/연출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고 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는 ‘주 1회 70컷’의 트 레드밀 위에서는 끊임없이 그리는 것 외의 선택지가 없다. 웹툰을 그저 ‘상 품’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창작자가 지닌 노동의 문제가 경시되기 쉽다는 함 정이 있다.

113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독자들의 힘이 지금의 웹 툰을 만들었으며 나아가 웹툰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뷰티풀군바 리>, <결계녀>, <복학왕> 등 일련의 문제에서 독자들이 강력하게 비판을 제 기했을 때,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쳤지만 그래도 플랫폼 역시 입을 열었다(< 성경의 역사>, <바른연애길잡이> 등에 가해진 백래시 공격 사건을 보았을 때 네이버웹툰의 태도는 확실히 크게 차이 난다). 강경하게 입을 닫고 있는 것 만 같았던 웹툰 플랫폼 역시 변화하는 때였고, 이 순간은 독자들의 오랜 항 의와 비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플랫폼 내 작품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고 창작자들의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등 플랫폼이 이행해야 할 책무는 산적해 있다. 이번 성평등 관점 웹툰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앞으로 웹툰을 향유하며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는 시민-비평으로 이행하여, 웹툰에 대한 의미있는 영향력이 행사되기를 바란다. 웹툰 생태계에 여러 행위자가 참여 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 우리가 바라던 이상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고 믿는다.

◦ <도롱이>, 사이사, 네이버웹툰

2021년 연재작 중

추천작

◦ <바니와 오빠들>, 니은, 카카오웹툰 ◦ <해오와 사라>, 송송이, 카카오웹툰 ◦ <유부녀 킬러>, YOON/검둥, 카카오웹툰 ◦ <여왕 쎄씨아의 반바지>, 재겸/새들, 코미코

≪만화학의 재구성≫, 한상정, 이숲, 2021, 119쪽 <학원물 장르 웹툰에 나타나는 여성혐오 표현>, 류유희, ≪만화포럼 칸 2020≫, 한국만화영상 진흥원 〈여성을 위한 이야기〉, ≪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 안지나, 이음, 2021 <여성 가슴에 대한 시각적 표현 연구-2020년 네이버웹툰 완결작을 중심으로>, 한상정, ≪만화 포럼 칸 2020≫, 한국만화영상진흥원

114

토론문 3

디지털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의미와 제언

임정희 고양여성민우회 올페미팀, 미디어교육 강사

1. 교육을 준비하면서 이번 사업의 첫출발은 아동청소년의 성인지적 관점과 디지털미디어에 관 한 것이었고, 웹툰을 먼저 염두에 두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아동청소년의 접 근이 많은 디지털미디어 매체인 개인방송, 게임, SNS, 웹툰, 웹소설 가운데 한정된 기간 안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매체와 범위, 기준, 접근성 등을 고려 했을 때 가장 적합한 매체가 웹툰이었다. 모니터링 내용을 정리한 부분은 각 작품의 20화 정도였지만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작품을 맡은 담당자는 더 많 은 회차를 보았고, 교차 모니터링으로 모니터링 작업의 한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했다.

웹툰 모니터링을 마치고 우리가 고민했던 부분은 모니터링 결과물을 학

115

생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인기 순위에 올라온 웹툰 작품 들에서 보이는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 내용들을 어떻게 교육과 연계해야 할 지 고민되는 부분이 많았다. 웹툰 모니터링 결과물을 꼭 교육과 연계할 필요 가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는데 문제적 장면이 많은 웹툰을 오히려 홍 보하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되었다. 그럼에도 웹툰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 면서 웹툰을 소비하는 아동청소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고, 아동청소년의 성 인지적 관점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다.

7월부터 교육 준비 과정에 들어갔고, 10월 초 교육 시작 전 까지 총 7회 의 논의 과정을 거쳐 함께 교육안을 만들었다. 교육 대상은 초등학교 6학년 으로 정하고 미디어 속 차별과 혐오 표현을 살펴보고 미디어리터러시를 키 우는 것을 교육 목표로 잡았다. 교육 내용으로는 미디어가 무엇인지, 미디어 의 영향력, 미디어 속 차별 혐오 표현, 미디어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건강 한 미디어 환경을 위한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자세와 역할에 관한 내용을 담 았다. 수업이 2시간 블록타임으로 진행되는 것을 감안해서 수업 중간에 웹 툰 속 불편한 장면 찾기와 웹툰 내용 이어그리기 활동을 넣었고, 수업 마무 리 활동으로 웹툰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 리터러시 교육의 의미와 보완점 이번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초등학생들과 성인지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소통할 수 있었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보니 국어, 사회 시간에 광고를 가지고 성인지적 관 점을 비롯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미디어리 터러시’를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아 영향력이 크지 않은 단회적 교

116

육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원주민’이라고도 표현되는 세대들에 게 미디어를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하고 평가, 요구할 수 있는 능동 적인 주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한 것은 의의가 있었다. 생산의 주체로 웹툰을 만들어 보는 경험은 실제 창작의 주체가 되 는 경험과 동시에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많았고, 실제 소비자의 요구로 광고 가 바뀌는 사례를 제시한 것은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평 가 일부) 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처음 우려와 달리 초등학교 6학 년을 대상으로 교육하면서 웹툰을 주요 주제로 결정한 것은 적절했다고 생 각된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미디어로 웹툰을 꼽았던 것은 아니지 만, 대체로 많이 보는 편으로 혼자서, 노출되지 않은 상태로, 쉽게 접근 가능 한 매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초등학생들의 미디어 매체에 대한 인식 수준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확인했다. 교육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으로 미디어리터러 시 개념과 미디어를 이용할 때 필요한 자세를 적은 학생들이 많았다. 가짜뉴 스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현재 추진 중인 웹툰 관련법이 있는지, 웹툰을 비 롯해 유튜브나 SNS 등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매체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원하는 수업 방식은 조별 체험식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왔는데, 코로 나 시국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있었다. 느낀 점으로는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 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냥 봤는데 미디어에 성차별적인 내용 이 많다는 것과 생활 속에서 당연시 했던 말이나 행동이 성희롱, 성차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다고 적은 학생들이 있었다. 평소 에 접했던 사진이나 글에 문제점이 있었고 비판적으로 봐야겠다고 한 학생 도 있어 이번 교육이 학생들의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미디어리터러시 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17

반면, 교안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교육을 마치며 아쉬운 점, 다음 교육 시 꼭 보완해야할 점도 적지 않았다.

일단 웹툰 모니터링 결과물을 교육안에 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모니 터링한 작품 등급 연령이 15세 이상인 작품들이 많아 교육 대상 연령과 맞 지 않았고, 문제적 장면들을 강의안에 담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불편한 웹툰 장면 찾기 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장의 활동지 안에 학생들과 함께 이 야기 나누기에 적합하고 선명한 컷을 찾는 작업이 쉽지 않았고, 오해의 소지 가 생기지 않도록 전체 맥락까지 설명해야 하는 점이 힘들었다. 성평등적 관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웹툰 작품도 모니터링 했지만 한정된 수업 시간 안에 다 담을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웹툰을 보는지 여부는 학생들 마다 편차가 있었는 데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1회 교육이 아닌 연속 형태로 교육을 진행하는 방 식도 추진해볼 수 있겠다. 웹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는 활동은 시간 제약 도 있었고, 수업 내용 안에서 미리 제시한 기준들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친 것 같아 아쉬웠다. 학생들의 단순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접하며 문제를 짚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이분법적 교육방식도 틀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 었다. 올해 계획했으나 진행하지 못한 양육자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도 필요하 다. 아동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행태는 양육자의 교육 철학 및 행동에 영향을 받는데 지금은 대체로 미디어 이용시간을 제한하거나 접속 금지 사이트를 정해서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시민대상 의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적인 시민교육으로 자리 잡아 미디어 전반에 대한 논의과정을 통해 인식을 전환하고 대안을 찾아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118

것이다. 방대해지고 고도화된 디지털 공간의 언어를 자의적으로 습득하도록 방치한 결과 왜곡되고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생산, 소비되고 있는 지금 최소한의 지침은 필요하며 그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 시민의 참여 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3. 앞으로의 과제 쌍방향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커뮤니케이션 범위와 방법, 영향력은 과거 미디어 환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미 디어 환경이 가져온 변화는 편리함, 신속함과 같은 합리적인 형태로 우리에 게 긍정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이면에 내포된 위험 요인들도 존재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미디어 공간 은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고려하지 않고, 상업주의와 자본의 논리로 운 영되는 경우가 많다. 거대 미디어 풀랫폼이 운영하는 웹툰 공간도 그런 공간 중 하나다. 웹툰 시장은 2012년부터 자발적인 자율 규제로 운영되어 왔다. 웹툰자율규제위원회의 자가진단을 받고 독자의 연령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 만 ‘이용자 등급’은 웹툰 작품 초반 회차에만 적혀 있거나 경고문이 적혀 있 지 않은 작품들도 많아 자신의 권장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웹툰에 얼마든지 접근이 가능하다. 실효성 없는 자율 규제 체제에서 웹툰의 선정성, 폭력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문제 제기가 계속돼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출판만화와는 달리 웹툰은 인터넷 환경에서 불특정 다수가 주 사용자이고 다양한 플랫폼, 게시판, 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미디어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확장되는 특징이 있어서 규 제의 실효성이 없고 효율적이지 않다. 웹툰 생태계 구성원 모두를 위해서 자 율 규제 방안과 실행이 청소년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형태로

119

평가되어 왔다.”1)라는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현행 자율 규제 방안이 아 동청소년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형태라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 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허술한 자율 규제 방안으로는 스스로 가치 판단할 힘과 자원을 갖추지 못했을 때 아동청소년의 보호받을 권리는 보장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일반논평 25호2)에서 디지털 환경에서 보장되어야 할 아동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모든 아동은 디지털환경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디지털환경 설계에서부터 제공, 운영, 규제 등에서 ‘아 동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동은 디지털환경에서 발 생할 수 있는 폭력, 성적인 내용, 괴롭힘, 착취, 범죄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아동의 특별한 보호를 받을 권리’는 고려되지 않고 있고, 인공지능 시스템이 디지털 환경에서 학습한 차별과 폭력적 언어를 차단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와 규제가 부족함”을 지적한다. 아울러 아동에 대한 보호적 관점뿐만 아니라 능동적 권리주체자로 보는 시각이 부족한 부분도 지적하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일반논평 25호에서 주목할 점은 개인이 디지털 역 량이나 미디어리터러시를 길러서 스스로 자기보호 및 자기조절 능력을 갖춰 야 한다는 기존 논의에서 한걸음 나아가 디지털미디어 환경이 아동친화적으 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동을 고려한 아동친화적 ‘안전 중심 설계’, 예를 들면 여러 플랫폼 이용약관을 통해 플랫폼 상에서 금지하 는 행동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이용자를 차단하는 장치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아동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의견을 충 분히 표현하면서 소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적,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한

1) 웹툰자율규제위원회, https://acw.or.kr 2) 국제아동인권센터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ildrights/222320506149

120

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동청소년기는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시기고, 디지털미디어 환경은 아동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우리가 만난 초등학생 들은 디지털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용도나 접근 경험에서 개인 격차가 있긴 했지만 미디어교육이 처음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미디어리터러시’라는 단어는 생소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미디어리터러시 교 육이 정식 교육과정에 필수로 편입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해 우 리나라는 아직 정책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모색하고 있는 단계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오 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몇몇 정부 부처 의 산하 기관에서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체계적인 시스템은 확립되 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유해성과 위험요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제도적 체계도 미비한데 디지털원주민 세대들은 이미 디지 털미디어 환경 속에서 살고 있고, 새롭게 생겨나는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매 체를 접하고 이용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스스로 정보접근과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기존 미디어환경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를 고려하고 안 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권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표현의 자유’ 는 약자들이 권력에 저항하는 수단이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향한 차별 과 혐오를 조장하고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는 권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표 현의 자유’는 사회윤리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지켜

121

져야 한다. 자율 규제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2012년부터 지금까지 운영되어온 자율 규제 방식은 아동청소년의 보호받 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웹툰 규제 문제는 웹툰 작가들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 문제로만 볼 사안은 아니며 높은 노동 강 도로 웹툰 작가들을 시간에 쫓기게 만드는 ‘주간 마감 시스템’과 같은 자본 의 논리에 기댄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및 운영 방식도 논의와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 허용과 한계에 대한 좀 더 진전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 요하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국가가 보장해야 할 아동청소년의 권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보장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적합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야 한다. 동시에 아동청소년이 디지털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디지 털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22

2021 성평등관점 웹툰 모니터링/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결과보고서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원한다

감수 보고서

이혜정 철학박사

1. 연구의 동기 및 목적 본 연구는 현재 최고의 문화 상품 중의 하나인 웹툰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웹툰이 2015년 1500억 시장규모에서 2020년에 는 1조를 넘어섰다는 뉴스는 한국 웹툰의 인기와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 니다. 애니메이션에선 일본이 단언 앞섰지만 웹툰에서는 한국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웹툰은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 어지고 세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IT최강의 나라에서 웹툰은 남녀노 소 할 것 없이 흥미와 재미를 누리는 일상의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향유 속에서 본 연구팀인 올페미팀은 웹툰의 인기 이면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웹툰의 흥미와 재미 이면에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여성 혐오 및 여성 폭력 이라는 왜곡된 성인식

123

이 무의식적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바로 본 연구팀은 웹툰의 잘나가는 긍 정적 앞면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뒷면을 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다른’ 관점을 요구합니다. 그것은 성인지적 관점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웹툰 에 무의식적으로 녹아 있는 왜곡된 여성의 이미지, 여성 혐오 그리고 폭력성 을 모니터링 합니다. 하지만 본 연구팀은 웹툰의 부정적인 면만을 고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 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갖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대안적으 로 제시하는 웹툰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문제의식과 독자의 댓글 들로 웹툰은 보편적인 인권감수성과 젠더감수성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IT 최강의 국가로서 이와 관련된 양날의 검을 갖고 있습니다. 한 편으로 IT 선진화 덕에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 왜곡된 디지털 성산업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는 단지 디지 털미디어를 사용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상호적인 의사소통과 비판적인 능 력을 키울 수 있는 좀 더 확장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합니 다. 더욱이 젊은 남성 청소년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가 우려의 수준까지 확산되고 있기도 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세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성 인지적 교육은 매우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웹툰의 모니터링 은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의 성인지 관점을 키우는 데 활용될 수 있으리라 보 입니다.

2. 연구 내용 본 연구는 웹툰의 내용들을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모니터링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본 단체가 2019년에 실시 했던 10대가 즐겨보는 12가지 예능 프로그램 모니터링 시 마련했던 지표를 참고하고 웹툰에 맞는 항목이나 최근에 떠오른 쟁점들을 포함시킨 지표입니

124

다. 웹툰 작품 선정으로는 네이버 주간인기순위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 동본부와 여성 서사 웹툰 읽기를 다룬 도서 『다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작품을 토대로 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본 연구에서 다 루어지고 있는 작품들의 최신 화 20편을 모니터링 하였습니다. 우선적으로 성불평등한 내용을 분류하는 지표 항목으로는 일곱가지가 있 습니다. 첫째, 성적도구화/성적 대상화/성상품화가 있습니다. 특정 신체를 부각하거나, 성을 상품으로 취급, 거래가 가능한 것처럼 묘사 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주로, 「더 복서」, 「외모지상주의」, 「프리드로우」 웹툰에서 두드 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둘째, 성차별적 고정관념(성역할, 돌봄노동, 가사노동 에 관한 고정관념)입니다. 가령 ‘여자는 ~, 남자는 ~’ 등의 고정된 성역할 재 생산, 꾸밈노동 강요, 남성에 의존하는 여성, 남성구원서사, 남아선호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웹툰으로는 「더 복서」, 「바른연애길잡이」, 「여신강림」, 「싸움독학」, 「프리드로우」를 살펴보았습니다. 셋째, 외모차별/외모지상주 의가 있습니다. 이것은 얼굴 평가, 몸매 평가, 외무에 따른 차별을 당연하게 묘사하는 것입니다. 웹툰으로는 「외모지상주의」와 「여신강림」이 있습니다. 넷째, 폭력을 정당화, 낭만화, 희화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 정서적 폭력 등 폭력을 사소한 것으로 보거나 정당한 것으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주로 「프리드로우」, 「싸움독학」, 「더 복서」 웹툰을 참고 했습니다. 다섯 째, 불법촬영 유포 소지를 희화화 사소화하는 것입니다. 불 법 촬영, 촬영물 소지와 관람 등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희화화거나 사소화 하는 것입니다. 주로 「외모지상주의」, 「프리드로우」 웹툰을 참고 했습니다. 여섯째, 혐오 비하표현입니다. 여성혐오, 여성의 적은 여성, 부모비하, 사회 적 약자나 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또는 비하하는 표현을 말합니다. 웹툰으로 는 「외모지상주의」, 「싸움독학」, 「더 복서」, 「참교육」을 모니터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곱째, 가족(형태) 결혼 등에 관한 고정관념입니다. 이는 이성 애 관점을 강조하거나 연애의 스테레오타입이나 ‘정상가족’ 논리를 재생산

125

하는 것을 말합니다. 웹툰으로는 「더 복서」, 「바른연애길잡이」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 대안적으로 성평등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 항 목으로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여성주체성입니다. 가령, 캐릭터, 대 사, 관계에서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웹툰으로는 「여성전형 헬스장 진달래짐」, 「화장지워주는 남자」, 「그녀의 심청」이 있습니다. 둘째, (불평등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불평등한 사회 부조리나 성별 불평등 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웹툰으로는 「여성전형헬스장 진달래짐」, 「재벌과 의 인터뷰」, 그녀의 심청, 화장지워주는 남자가 있습니다. 셋째, 다양성(등 장인물, 캐릭터, 가족 구성 등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난 다양성)입니다. 가 족구성, 연애, 직업이나 캐릭터 다양성 등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내용을 말 합니다. 주로 「독립일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재벌과의 인터뷰」, 「집이 없어」 웹툰이 있습니다. 넷째, 대안성입니다. 경쟁구도가 아닌 여성 연대나 협업을 보여주거나 대안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웹 툰으로는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화장지워주는 남자」, 「안녕은 하세 요」, 「집이 없어」가 있습니다. 본 연구팀이 아쉬워하는 점은 웹툰을 20회로 한정해서 모니터링하고 정 리하였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3. 연구 결과 본 연구팀은 다음의 세 가지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첫째, 여성의 주 변화, 비주체성 그리고 대상화입니다. 웹툰의 대부분의 스토리는 남성중심 서사로 전개됩니다. 이러한 가운데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에게 자신의 안전 을 의탁하게 되며 여성의 몸은 상품화됩니다. 여성은 외모로 평가되고 외모 지상주의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성형 산업과 꾸밈 노동이 강요 소비됨으로써 한국의 젠더 불평등을 지속시켜 나

126

가게 됩니다. 둘째, 폭력이 정당화 혹은 낭만화되며, 불법을 사소하게 보는 것입니다. 웹툰 중에는 학교 폭력을 묘사하고 미화하는 장면들이 유독 많습 니다. 이는 폭력을 낭만화하고 정당화하는 이미지를 생산하게 됩니다. 한때 몰카로 불렸던 것이 현재는 불법촬영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왜곡된 성적 영상물이나 성과 관련된 범죄물들이 법으로 허용될 수 없는 ‘불법’이고 ‘범 죄’임을 고지시켜주는 것입니다. 셋째, 대안적인 ‘다른’ 이야기들이 출현하 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는 또 다른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가령, 페미니즘 웹툰을 낳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을 중 심에 두고 여성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성 웹툰 작가들 이 등장하고 그들 스스로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러한 문제 의식이 작품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웹툰과 관련된 표현물들은 흔히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왜곡된 성인 식과 성폭력을 나열하고 때로는 미화하기까지 합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자 칫 보수주의적 성과 결과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 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표현의 자유’의 가치는 개인의 권 리 측면 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책임’의 가치”와 ‘차 별받지 않을 권리’ 그리고 ‘재현의 윤리’와 함께 할 때에만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4. 기대효과 본 연구팀은 “우리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원한다” 연구를 통해서 몇 가지 기대효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IT 최강의 나라에서 청소년들은 성과 관련된 미디어물들을 쉽게 접 하게 됩니다. 그 중의 하나인 웹툰은 다른 표현물들에 비해서 심의나 규제에 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웹툰을 심의하고 규제하는 장치는 웹툰자율규제위원 회만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율규제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127

연구를 통해서 자율규제로 인해 누수되는 여성 혐오와 차별과 폭력을 모니 터닝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서 디지털 미디어 리터리시 교육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리시 교육을 통해 서 웹툰을 작품 그대로 즐기고 향유할 뿐만 아니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고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기업과 제작자 그리고 작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물을 수 있 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익이 있는 한 도덕은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자본주의적 발상으로부터 사회적 책임감 있는 기업적 마인드를 확산 하고, 또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갖춘 작가와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타인 이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 모두 안전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을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