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과 나눔 vol.209

2021 봄호

여성으로 살아있기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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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과 나눔 209

주소 일산동구 무궁화로 32-21, 602-2 전화 031.907.1003 홈페이지 goyang.womenlink.or.kr 트위터 @gpminwoo

04 [민우ing] 2021 민우회 #다시시작 민우회가 만들어 갈 변화 그리고 함께할 사람들

09 [회원에세이]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 터리스 휴스턴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에 도움받다

페이스북 @gpminwoomenlink 이메일 gpminwoo@hanmail.net

10 [특집] 또 다시 구조적 문제를 묻는다 정치계 성폭력, 올바르게 질문하기

후원계좌 국민 293201-04-014477

12 [회원에세이] 지역 신문의 2차 가해, 진보 정치 성폭력의 고리를 일깨워주다

부설기구 고양성폭력상담소 사무 031.907.1368

구조적 폭력, 습관의 독재

상담 031.919.1366 성폭력피해여성쉼터 하담 010.9140.1366

14 [젠더이슈] 아주 오래된 미래 낙태죄 폐지 이후의 세계,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회원소모임 문의

031-907-1003

풍물패 함께누리 페미니즘 스터디 여적 노래패 퍼플민 미디어모니터링 페미다 페미니즘 스터디 라온제나 집필공동체 공감바다 페미니즘 입문소모임 다락

16 [소모임활동] #2021_민우회_소모임_소개 2021 민우회와 함께할 소모임들

2021년을 맞이하며 작년 이맘때 소식지에 썼던 글이 생각납니다. 3.8여성 대회를 온라인으로 치르고 난 소회였었지요. 꼭 일 년입니 다. 광장에서 만나기를 기원했던 바람은 또 내년으로 미뤄 야만 했습니다. 정말로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은” 세계를 살 아냈습니다. 이전과 같지 않은 세계를 만든 코로나19가 우연한 재앙이 아니라 “이전과 같은” 삶의 방식의 필연적 결과임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난개발과 그에 따른 야생동물

5월 중 우리동네 페미니스트 시즌2 페미니즘 글쓰기 강좌

서식지 파괴는 박쥐를 포함한 동물들을 도시로 몰아냈고, 기후변화는 지구를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었습니다. 빈곤과 불평등은 특히 가난한 사 람들과 소수자들을 전염병에 더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잇따르는 정치계 성폭력 또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가해자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위력은 존재만 으로 작동했고, 성차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피해 자들이 피해를 말하고 문제제기하기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 다. 노동자에 대한 안전망 부재는 피해자가 다른 삶을 상상 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세계는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합 니다. 세계는 결코 이전과 같을 수도 없으며, 같지 않아야 합니다. 일전에 세상이 변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그 변화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는 우리의 몫이라고 했었지요. 이번 소식지는 다시, 민우회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변화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보낸 2020년이었지만 민우회의 자리는 변함없이 차별없는, 성평등한 지역이고 세상이었습니다.

2021년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편집팀의 자리도 거기 있

*홈페이지, 문자 등으로 안내

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가 서로의 곁이기를 간절히 바 랍니다. 편집팀장 지연주 드림

민우 NOW

24년간 민우회가 만들어 온 변화를 다시 생각한 다. 보육이 개인의 책임만이 아닌 지역공동체를 고민하며 아동센터 꿈틀이를 개소하고 또 해소했고 자립에 기반한 여성운동을 고민하며 파주성폭력상담소를 개소하고 또 파주여성민우회를 창립했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고 지금 변화된 것은 무엇인가. 이전과 같지 않은 세상을 위해 2021 민우회가 집중하고자 하는 활동들을 살펴본다.

사무국

고양성폭력상담소

회원조직이 곧 민우회입니다.

올해 고양상담소는 분과 중심의 활동 체계로

모니터링, 공동체사업, 글쓰기, 페미니즘입문 등

변화, 피해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례를

회원들과 만나는 자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열어갑

통해 이슈를 발굴하며 온라인 등 변화하는 환

니다.

경에 발맞춘 다양한 교육 방식을 모색하려 합

디지털성평등세상을 위한 모니터링, 교육활동과

니다. 그렇지만 상담소의 자리는 변함 없이 “성

낙태죄 폐지 이후 지역입법활동 등 코로나에도 지

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성장을 돕고, 지역 내 반

치지 않고 지역여성의제 발굴을 위해 한 걸음 더

성폭력 인식을 확산하는” 현장일 것입니다. 침

나아가려고 합니다. 나썬(미선), 리아(지현)가 함께

향(정효)과 블루(연주), 제제(정희), 항아(현심)

합니다.

와 함께합니다!

하담 시대와 환경이 변화하며, 14년 전 하담이 문을 열었을 때와 지금의 하담을 둘러싼 지형은 참으로 달라졌습 니다. 여기에 ‘감염의 시대’ 속 시설이 어떻게 관리대상이 되는지를 목도하며 ‘시설에서 산다는 것’이 피해 자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짙어집니다. “집단시설이 가지는 통제성, 집단성, 시설성 등의 특성은 어떻게 자율성, 개별성, 다양성 등을 포함하는 여 성주의 가치와 만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올해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체화하고자 합니다. 야간지기로 활동을 했던 밍(미연)은 주간으로 자리를 옮기고, 히나(현주)가 새로운 야간지기로 합류하였습 니다. 히나와 함께 야간을 지켜줄 도마(미성), 그리고 봉봉(수봉)과 영남이 변함없이 주간을 맡아 활동합니 다. “하담은 여성주의 삶의 실천현장”이라는 히나의 말을 상기하며, 5명의 하담지기 모두 하담에서 생활하 는 하담인들의 치유와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뛰어보겠습니다.

04 민우ing

민우회회원이라는 자부심으로 하고싶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도영_고양여성민우회 대표 민우회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대표로서 어떻게 민우회 활동을 펼쳐나갈 생각인지?

고양시 시민단체와의 인연은

민우회가 무엇보다 지역여성문제에 중점을 두고

오래됐지만, 줄곧 가정경제를

활동하도록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책임지는 역할을 하며 살다 보

입니다. 그건 우리가 안하면 아무도 안하는 일이니

니 의욕만큼 회원활동을 활발

까요. 두 번째는 회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많

히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 만들어 내는 것에 애써야 한다는 생각이예요.

보니 언젠가부터, 인생 후반기

회원이 없으면 민우회도 없죠. 회원이라면 누구든

는 오로지 시민단체 활동가로

민우회회원이라는 자부심으로 하고싶은 활동을 할

사는 것이 꿈이고 계획이었어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표로서의 고민과 역할이 필

요. 가족구성원이 각자 경제활

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고양시의 대표적 시

동을 하게 된 시점에 바로 민우

민단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하는 민우회이도

회 성폭력상담원 과정에 참여하면서 민우회와 인

록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야겠죠.

회원활동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활동은?

코로나로 후원행사에 관한 고민이 더 클 텐데,

상담원교육이 끝나고 후속스터디를 하던 시기에,

방향이나 계획을 잡고 있는지?

호수공원에서 ‘우리에겐 더 많은 페미니스트가 필

우선 민우회의 가치와 잘 맞는 후원행사를 기획해

요하다’ 퍼포먼스를 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하루에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제안한 안이 시나리오로 채택되고 배역도 맡

모이는 행사는 불가능하니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아 무대에 올랐었거든요. 퍼포먼스를 함께 준비하

것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고 무대에 올리고 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신입활동

좋은 기획으로 잘 진행 해 나간다면 재정안정과 운

가라도 제안하면 받아들여지고 비중 있는 역할을

동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긍정의 파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노

이팅을 하고 있죠. 언제나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잖

래소모임 ‘퍼플민’을 직접 만들어서 활동한 것도

아요? (웃음)

빼놓을 수 없겠죠? (웃음) 정리 리아_사무국장

민우ing 05

페미니스트들이 외롭지 않게

고이지선_고양여성민우회 이사 민우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앞으로 이사로서

2018년 불법촬영물 문제와 안희정 성폭력사건 등

민우회에서 어떻게 활동하려 하는지?

으로 사회적, 개인적 분노가 넘치던 때였습니다.

고양시 소속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성

뉴스를 열심히 보고 SNS로 소식을 나르고 거리시

별을 따져보니 여성비율은 30%가 겨우 넘었습니

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을 정도로,

다. 나머지 70% 정도는 남성이 독식하고 있는데,

절망스러웠어요. 게다가 어쩐지 사람들의 일상은

인구나 민간단체 회원 비율 등을 감안한다면 기형

달라지지 않고 거리는 조용하고 차분했어요. 내가

적입니다. 다른 시각으로 질문하는 페미니스트들

있는 곳, 사는 곳부터 변하지 않으면 반복될 수밖

이 이런 자리에도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

에 없겠다는 생각에 지역의 여성단체 활동을 찾아

다. 이런 식으로 고양시에서 여성의 활동을 장려하

보기 시작했고, 운명처럼 고양여성민우회의 불법

고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촬영물 조사 활동을 만나게 되었죠.

여성 차별과 혐오가 뿌리 깊은 사회에서 생존하는 페미니스트들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들이 외롭

이사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지 않고 고립되지 않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

민우회 모임과 세미나는 답답한 생활에 숨통을 트

니다.

이게 해 주었습니다. 불법 촬영물 조사 활동, 성폭 력상담원 교육, 소수자와의 인터뷰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서 내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발현하는 법을 배웠으며, 나와 세상이 연결되어 있 음을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삶이 풍요롭고 유연해 졌습니다. 더 많은 회원과 여성들도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06 민우ing

변화의 바람, 내가 사는 곳부터

정민경_고양여성민우회 이사 민우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말하다>를 기획하고 있던 리아의 제안으로 프로젝 안녕하세요.

트를 함께했고, 그 이후의 여러 활동으로 인해 고

고양여성민

양민우회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우회 신임이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사 하나, 정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민경입니다.

합니다.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민우회와 고양시,

제 이름이 익

대한민국이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가장 작은

숙하고 친근

단위부터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한 분들은 아

었기 때문입니다.

마 2018년 상근활동가를 하며 만난 분들일 것 같 네요. 저는 2018년 상근활동가로 고양여성민우회

앞으로 이사로서

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시민단체연대회의를 통

민우회에서 어떻게 활동하려 하는지?

해 건강한 운동을 하는 민우회를 알고 있었고 지역

얼마전 또래성교육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며 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가 살아있음을 만끽하였습니다. 사람, 지역사회,

때 민우회 활동가 모집을 통하여 상근활동가로 일

환경과 건강하게 소통하며 모두가 살만한 세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의 활동이었지만 끊임

만들고 싶습니다. 성교육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나와 너, 우리가 살아갈 사

미디어 모니터링을 통해 미디어가 사람과 사회를

회를 더 살만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좋아서 회원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피고, 민우회가 지역에서 지

으로 남았습니다.

속가능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입 니다. 또한, 회원들과 소통하고자 가능한 많은 모

이사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임에 참여하려 합니다.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가 꿈

작년에 고양과 파주가 분리되며 제가 살고 있는 지

꾸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세상에 변화의 바람을 만

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자 고양으로 활동

드는 활동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함

지역을 이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

께할 것입니다.

여 또래성교육이 멈췄고 고양에서의 활동이 원활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평등사회_소수자의 삶을

민우ing 07

다시 회원으로 돌아가서

축된 상황에서 재정악화에 대한 고민이 컸었고, 민주적이고 수평 적인 의견을 반

안녕하십니까? 지난 2년간의 대표 임기를 마치고

영한 상근활동가

민우회 회원 자리로 복귀한 후 오랜만에 인사 올립

순환보직의 방법

니다. 1월에 이미 온라인 총회를 통해 이임인사를

과 바람직한 조

드렸고, 현재 새로 취임한 대표가 활발한 활동을

직문화의 위상 정립 등 조직적 내적으로 냉철한 판

펼치고 계신데, 생뚱맞게 다시 이임인사를 드리려

단과 결단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또

니 저도 많이 쑥스럽습니다, 2020년 한 해동안 비

한 안희정 위력에 의한 성폭력 유죄확정, 텔레그램

대면 활동으로 회원분들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

성착취물 불법 유포,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낙태

이 큰데다가 이임인사조차 비대면으로 드리게 되

죄 전면폐지 운동, 21대 총선 대응, 고양시의 숙제

어 아쉽기도 하고 예의가 아닌 것같아, 이렇게 지

로 남아있는 산황동 골프장 증설반대 운동건과 인

면으로나마 정식으로 이임인사를 드리고자 합니

권조례와 성평등조례 개정건 등 그 외에도 많은 일

다.

들이 지난 2년 동안 있었네요. 대표로 활동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지, 시민단체로서 여

민우회에 대한 애정과 운동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

성단체로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인지...

로 대표 후보를 수락한 후, 2019년 총회에서 대표

늘 고민했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과정

로 선출되었을 때의 떨림과 두려움 그리고 가슴벅

또한 보람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참이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2년이라는 시간 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대표가 된 지 얼마 안

제가 힘을 내고 활동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된 시기에 고 김복동 인권활동가의 분향소를 화정

24년이라는 역사만큼의 자랑스러운 고양여성민우

역에 차리고 추모객을 맞았을 때, 바람은 왜 그리

회가 있고, 그 안의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든든한

불고 날은 어찌나 춥던지,.. 꽁꽁 언 몸보다 마음이

버팀목으로 자리하셨던 덕분입니다.

더 추웠던 건, 대표 활동이 운동에 대한 열정 하나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늘 고양여성민우회가 자랑스

만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걸 예견했었기

러웠습니다.

때문이었겠지요.

제게 대표라는 기회를 주시고, 보람된 일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시

오랜 논의와 조직적 결단으로 지역아동센터 꿈틀

회원으로 돌아가서 성평등한 세상을 위한 활동에

이를 해소했고, 파주지역에 파주성폭력상담소를

함께 하겠습니다.

개소한 이후 10여년 동안 염원했었던 파주여성민 우회 창립을 이루었지요.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위

08 민우ing

심지선_고양여성민우회 전 대표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

한 달 전 일이다. 집 근처의 어린이도서관에 상호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여성이 위험을 감수

대차도서를 찾으러 방문했다. 열람실 안으로 들어

하다가 실패하면 적임자인지를 미심쩍어하는 분위

가려면 안심콜을 걸어야 한다. 없는 번호라는 음성

기 때문에 여성이 먼저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이다. 어, 이런 적이 없었는데. 당황하며 ‘휴대폰 고

둘째, 결정할 일만 생각하면 되는 남성과 비판받

장인가?’ 아님 ‘번호를 잘못 눌렀나?’ 의심하며 다

을 상황까지 미리 고려해야 하는 여성의 행동에는

시 걸었다. 또 안 된다. 이건 뭐지? 얼굴이 붉어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여성과 남

다. 다시 꾹꾹 눌렀다. 여전히 없는 번호란다. 안 되

성의 행동 차이가 아닌 여성과 남성을 다르게 보는

겠다 싶어 데스크에 앉은 남성에게 없는 번호라 한

사회적 통념, 즉 젠더 편견으로 설명한다. 개별성

다고 전했다. 데스크에서 나온 남성은 다시 걸어보

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여성은 감정적이고 실수

라 한다. 열람실 바로 앞에 서 있는 꼴이 짜증났지

하는 존재로, 남성은 이성적이고 현명한 존재로 보

만, 어쩔 수 없이 다시 눌렀다. 그때 한 남성이 “없

는 탓이다,

는 번호라고 해요.” 한 마디 건넨다. 데스크 남성이 웃으며 “그럼, 들어가시죠” 한다. 순간 멍했다. 열

굉장히 화가 나고 불편했던 일이 최근에야 이해되

람실 밖에서 전화만 걸어대던 ‘나’와 “전화가 안 되

었다. 돌이켜보니 내게 제일 화가 났다. 바보 같이

네요” 한 마디에 무사통과하는 ‘그’의 극명한 대비

기다리다가 무슨 꼴을 당한 거지? 자책과 수치심이

에 충격 받았다. 열람실로 들어가는 그를 뒤따라

올라왔다. 그런 날 수용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터

들어가면서 어찌나 초라하고 속상하던지.

리스 휴스턴을 통해 “그건 네 잘못이 아냐. 그들도 습관처럼 행동했고. 네 행동 역시 신중해서 그래.”

책을 찾아 집으로 오는 내내 충격과 속상함이 가시

날 이해하고 다독였다. 한 달간 혼란스럽던 마음이

지 않았다. 어째서 나조차 날 의심하며 괴롭히는

조금은 누그러졌다.

지, 여성을 불신하는 남성이 다른 남성에겐 왜 관 대한지 궁금했다. 개인의 문제로 넘기기엔 너무 찜 찜하고 화가 났다. 이건 뭐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공감바다_회원

터리스 휴스턴의 책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 까?>가 의문의 고리를 풀어 주었다. 첫째, 남성이 위험을 감수하다가 실패하면 사회가

지워지고 사라진 여성의 이름과 이야기를 복원하는 일에 뛰어든 사과나무가 나와 타인을 바다처럼 공감하며, 함께 글쓰는 집필공동체로 진화합니다

회원에세이 09

또 다시 구조의 문제를 묻는다 사람들은 질문한다. 왜 정치계, 특히 비교적(?) 진보적인 정당이라는 곳에서 성폭력이 반복되는

지 감수성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76.7%(여성 85.9%, 남성 68.0%)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 이것은 올바른 질문일까? 한국사회 도처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원인을 다시 질문한다.

2020년 전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이나 정의당 전대표 성추행사건 등 일련의 정치계 성폭력사건

여성폭력은 늘 존재해왔지만 폭력 상황이 심각한

을 보면서 사람들은 질문한다. 왜 정치계, 특히 비

것과 문제가 드러나는 것은 비례하지 않는다. 과거

교적(?) 진보적인 정당이라는 곳에서 성폭력이 반

에는 그저 “남사스럽고 불편한 이야기”로 묻혀있

복되는가. 이것은 사실 올바른 질문이 아니다. 한

던, 또는 문제라 여겨지기 어려웠던 풍토 속에서

국사회 도처에서 성폭력은 일어나고 있다. ‘그것

피해자들은 숨죽이고 살아야했다. 공동체의 구성

이 누구에 의해 드러나고 어떤 해결과정을 밟고 있

원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당한 일이라 여길 수

는가’가 중요한 질문이 되어야할 것이다. 그런 과

있을 때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온다. 미투 이후에

정 중에 있더라도 성폭력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성폭력사건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그 전에 그

는 이미 성폭력이 가해든 피해든 누구에게나 일어

보다 드물었던 일이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당시 여

날 수 있는 일이란 경험을 해왔다. 문제를 적절한

성시니어들도 인식하고 회자됐던 바이다.

절차로 해결하는 과정에 피해자의 목소리가 당연

미투 이후 전국의 성폭력상담소들의 상담 건수가

하게도 매우 중요하게 담기고 그 안에서 여러 갈래

20%에서 많게는 3배가량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

의 목소리, 또는 백래시가 일어나더라도 더 많은

는데, 이는 법적으로 공소시효가 지난 오래 전의 사

구성원들이 보편타당하다고 판단한 사후조치들에

건을 고통스럽지만 함께 나눌 수 없는 개인의 경험

동의해갈 때 서서히 성폭력을 대하는 공동체의 자

으로 묻어두었다가 사회적 처벌이 가능하지 않을

세는 변화될 수 있다. 가해자가 누구인가, 피해자

까 용기를 내서 상담을 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

가 누구인가(물론 언론에 의해 기사화될 수밖에 없

일 것이다. 이같이 사회적 분위기는 피해 가해자들

지만), 구체적인 피해가 어떠했는가가 중요한 이슈

을 변화시키며, 공동체 전체의 성인지 감수성도 바

가 되지 않도록 절차들을 고심하는 것이 그런 것들

꾸게 한다.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하 여정

이다.

연)이 실시한 미투 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투 운동 이후 과거에 자신

성적대상화는 어디에나 있고 여성에 대한 폭력은

이 하거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들은 말 또는 행동이

지위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어느 일터에서나

성희롱·성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

일어난다. 젠더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다"는 응답은 여성이 62%, 남성은 58.3%로 나타났

않을 것이다. 여성단체들은 94년의 성폭력특별법

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성인

이 생기기 전에도, 이후에도 성폭력 사건이 가해자

10 특집

가 누구이고 피해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왜곡되지

할 수 있는 정치판부터 바꿔야 한다. 칼자루를 쥐

않고 범죄의 죄질만큼 처분되길 운동해왔다. 미투

고 있는 자들은 결코 그 자리를 쉽사리 내놓지 않

운동이 활발했던 2018년 이후에도, 성폭력 사건은

을 것이다. 하지만 반쯤이라도, 드물게 라도 승리

여전히 유죄를 인정받기 어렵다. “강간 사건에 대

의 경험을 맛본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 여성의

한 검찰의 혐의없음 처분율은 2018~2019년 평균

원 수가 과반을 확보하고 페미니즘을 중요정책으

47.85%로서, 일반 형사범에 대한 혐의없음 처분율

로 내세우는 정당이 의회에 들어가고 그 외의 소수

22.65%보다 훨씬 높으며(대검찰청 범죄분석), 성

성을 대표하는 정당들이 조금씩 의석을 차지해간

인지감수성 판결과 미투 운동 전후를 비교하더라

다면.. 그렇더라도 성폭력은 일어날 수 있다. 그것

도 강간과 추행의 죄의 무죄율이 일반 형사범보다

을 후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과반을 차지하는 다

1)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

수정당들의 자리에 소수정당들이 입성하여 무시할

앞서 밝힌 여정연 조사결과도 수사 재판단계에 대

수 없는 존재가 될 때 (좋은 의미의) 힘을 발휘하는

한 불신을 반영한다.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신고했

것처럼, 젠더문제도, 성폭력도 마찬가지다. 동료를

을 때, 여성의 62.9%, 남성 중 57.2%가 피해 신고

성희롱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문화가 “지

가 합리적으로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체된 행태”로 인식하는 판이 넓어진다면 남성독점 구조는 퇴색되어갈 것이다. 5,60대의 남성들이 다

성폭력사건을 다른 범죄와 다르게 피해자에게서

수 의석을 차지하고 광역지자체 전부를 차지한 그

원인을 찾는 자들은 남성권력자들이었으며, 성별

림이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인지 부끄럽게 깨닫게

위계에서 우위를 점한 자들이며, 가해자 논리를 재

될 것이다. 그들이 리그를 확장할 때 궁극적으로

생산한 언론이며, 통념을 전수받는 우리 모두이다.

아무도 대표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년.. 모두가 투

성폭력에 덧씌워진 편견을 깨기 위해 성폭력피해

표로 답해야 한다.

를 입고도 다른 범죄와 다르게 행동한 피해자의 맥 락을 설명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썼던 것은 어쩌면 패러독스다. 남성독점구조를 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시 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곳, 가장 영향력을 크게 발휘

리아_사무국장 나이드는 생각보다 계절의 변화가 좋은 철부지

1) 2017년 3.49%→2019년 4.02%, 일반 형사범은 2017년 2.5%→2019년 2.53%) “동의중심 강간죄 개정, 유죄추정 무고로 이어질까?” 이경환 변호사, 한겨례신문, 2021년 3월7일자

특집 11

지역 신문의 2차 가해, 진보 정치 성폭력의 고리를 일깨워주다

장혜영 의원의 성폭력 기사를 접하던 날, 다시 한

성성을 강화시켜 표를 얻는 구태를 탈각하고, ‘페

번 경악했고 좌절했다. 또? 그것도 진보 정당인 정

미니스트 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돌직구를 던졌

의당 당 대표가 성폭력 가해자라고? 돌아보면 이

다. 강연 후 질문을 받을 때, 나는 그에게는 불편할

놀람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가해자다움’에 어떤

수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녹색당은 이미 내부 성

특정성(악마성)을 상정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

폭력 사건으로 내홍을 겪지 않았나. 녹색당은 한국

다. 진보 정당의 당 대표 정도면, 그럴듯한 성 평등

유일의 여초 정당으로 페미니즘 정당을 표방하는

한 삶을 견지할 거라 믿고 있는 여전한 어리석음

데, 성폭력 문제를 근절할 의지와 시스템을 갖추지

말이다.

않는다면 명실상부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가 내 질 문의 핵심이었다. 그는 신중하나 자신감 있게 이렇

지난달 고양여성민우회 단톡방이 잠깐 소란했다.

게 대답했다. 당내 토론을 거쳐 성폭력 예방과 근

파주 지역 신문 <파주에서>의 한 칼럼이 김종철 성

절 시스템을 구축했노라고. 선선한 그의 대답에 나

폭력 사건의 피해자 장혜영 의원을 2차 가해했기

는 안도했다.

때문이다. 파주여성민우회와 고양여성민우회의 시 기적절한 대응으로 칼럼은 내려갔지만, 이 사건은

그런데 그런 그가 2020년 녹색당 성폭력 사건의

결코 해프닝으로 끝날 수 없는 어떤 징후를 가지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 그가 녹색당을 탈당하고 당

고 있다. 나는 이 사건을 접하며 열렬한 녹색당 당

직자였던 가해자를 고소했다는 사실이 적시하는

원이었고 2018년 서울 시장 후보로 굉장한 이슈를

바는 이럴 것이다. 그가 당내에 구축되었다고 믿었

던졌던 신지예씨를 아프게 떠올렸다.

던 성폭력 근절(대응)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

같은 해 고양여성민우회는 녹색당 후보로 인상적

았다는 것. 끊이지 않은 당내 성폭력 사건을 거치

인 서울시장 선거를 치른 신지예 씨를 초대해서 여

면서도 녹색당의 성폭력을 바라보는 태도에는 전

성정치에 관한 페미니즘 강연을 열었다. 강연에서

혀 변한 것이 없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그가 성폭

그는 서울시장 선거전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자신

력 사건으로 당 내부에서 어떤 일을 겪었을지를 상

의 페미니즘 정치관을 이야기했다. 보통 여성 정치

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인이 선거를 치르는 전략은 비슷하다. 당신(남성) 을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의 엄마나 누이 또

그리고 이 구조적 불능의 징후는 <파주에서>의 장

는 아내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로 나 같은 여성이

혜영 의원 2차 가해 칼럼과 맞닿아 있다. <파주에

라고 믿게 하는 ‘뉴 마미즘’ 전략 말이다. 하지만 신

서>의 편집인과 발행인이 녹색당 당원이고, 문제의

지예 씨는 그런 전략을 전혀 구사하지 않았다. 여

칼럼을 쓴 기자가 바로 <파주에서>의 편집인인데,

12 회원에세이

그는 파주에서 진보 정치인으로 활약했던 이력을

쳐 박원순을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비호했고, 피

가지고 있다. 녹색당원인 기자가 버젓이 2차 가해

해자가 피해자답지 않다고 다그쳤다. 안희정과 박

를 신문에 실은 것도 모자라, 그의 저급한 칼럼에

원순 성폭력 사건의 피해는 맥락이 놀라울 정도

열호를 보내는 진보 연하는 지지자와 녹색당원이

로 유사하다. 가해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자였다

적지 않았다는 것이 함의하는 바는 명백하다. 페미

는 점,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에게 감정 노동을 강요

니즘 정당이라는 녹색당의 진보 정치는 허상이었

당하는 비서였다는 점, 성폭력 사건을 조직에 호소

던 것이다.

했음에도 어떤 보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의 내부 조직과 진보진영이 일상을 유지할

도덕적 면허를 누리던 진보 가부장이 성폭력으로

수 없는 정도의 가혹한 2차 가해를 했다는 점, 그

파산했던 부끄러운 역사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리고 가장 뼈아픈 것은, 적지 않은 페미니스트들이

2000년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의 기치를 건

적극적으로 동조한 점이다.

100인 위원회는 진보 내 가부장에 대한 문제를 적 극적으로 제기했지만 그들은 성찰하지 않았다. 오

<파주에서>의 2차 가해 기사에 대해 지인과 이야

히려 ‘조직 보위론’ ‘대의론’ ‘음모론’을 내세워 성

기를 나눈 적이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폭행 가해자를 비호했고, 2002년 개혁당 성폭력

는 내 분노에 소위 ‘운동권’이었던 그는 딱 잘라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진보의 상징인 유시민은 ‘조

렇게 말했다. “겪어보니 그 사람들, 민주주의고 뭐

개론’으로 성폭력 사건을 비하했다. 이후로 지금

고, 정의고 뭐고 없더라고요.” 그의 일갈은, 민주화

까지 이어져온 진보 내 성폭력 사건은 지면이 모자

투쟁의 공을 앞세워 자신들만의 가치를 서열화하

라 쓸 수 없을 정도로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안희

고 마치 페미니즘 감별사라도 되는 양 성폭력 사건

정 사건이 터졌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은 유구하게

을 재단하는 ‘습관의 독재’가 바로 진보 내 성폭력

이어져온 진보 가부장의 구조적 성폭력 문제의 화

의 실체라고 말하는 듯했다. 끝으로 무엇보다 아프

룡정점이었지만, 진보는 이를 안희정 개인의 ‘여

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진보 여성들의 ‘내 안의 가

자 문제’로 치부했다. 안희정을 보호하기 위해 각

부장’이다. 다 껐다고 믿었지만, 미처 꺼지지 않고

종 SNS를 통해 만들어지고 유포되던 여론의 메커

다시 살아나 불을 지피는 지긋지긋한 가부장의 불

니즘은 진보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낱낱이 증거했

씨 말이다. 그러니 이 말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어떤 자살은 가해”임을 보여준 박원순 성폭력

“아버지의 도구로 아버지의 집을 부술 수는 없다.”

사건은 또 어떠했는가. 그의 죽음은 성폭력 무죄를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지만, 진보 진영은 똘똘 뭉

윤일희_회원

회원에세이 13

아주 오래된 미래

2021년 1월 1일 낙태죄는 역사 속으로 사라

여러 통계와 연구결과가 보여주듯 임신중단율과

졌다. 그러나 동시에 이루어졌어야 할 ‘성과 재

출생률은 무관하다. 출산장려금을 비롯한 현금지

권리’(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and

원 역시 출생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생산 건강 및

Rights·SRHR,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자기결

다.1) 낙태‘죄’의 유무 또한 마찬가지다. 심지어 임

정권을 행사하고, 더 나아가 생애주기에 이뤄지는 재생산(피임·임신·

신중단율은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나라에서 더 높

임신중지·출산·완경 등) 과정에서 안전과 존엄, 건강을 보장받을 권

게 나타나기도 한다. 철분제 지급에 이르러서야 지

리. 국제사회는 이를 ‘인권’으로 확립했다. 이하 성·재생산권)에

대

면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고양시는 이미

한 논의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법적 공백과 그

출산장려금으로 7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어떤 지

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에 입

자체는 셋째 아이를 낳으면 1억 원의 빚을 탕감해

각한 입법역할을 존중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

준다고까지 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저출산” 관련

치’ 결정을 무색하게 한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

예산 규모는 32조 원이었다.

를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낙태죄 없는 세 상에서 성·재생산권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저출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 야 할까? 좋은 선례가 있다. 현재까지 1.9명 수준 의 출생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이

작년 12월에 열렸던 국회 법사위 낙태죄 개정안 공

다.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청회를 보고 있을 때였다. 어떤 위원이 “저출산” 극

러나 스웨덴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출생률이 높은

복을 언급하며 임신중단 가능기간을 대폭 축소해

국가는 아니었다. 1930년대 유럽은 대공황에 따

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득 몇 년 전 민우회가 고양

른 경제 불황에 허덕이고 있었다. 스웨덴도 예외가

시 행정사무감사 의정모니터링을 했을 때가 떠올

아니었다. 빈곤과 실업 등의 여파로 전 인구의 1/5

랐다. 보건소 차례에 한 의원이 “저출산”을 언급하

이상이 이민을 떠났고, 출생률은 유럽에서 가장 낮

며 철분제 지급 대상에 왜 10대 임산부는 빠졌느냐

았다. 독신으로 살거나 출산을 하지 않는 젊은 여

고 기세등등하게 지적했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고

성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종교계는 교리에 기

개를 숙이고 그 의원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반한 가족 윤리를 내세웠고 우파들은 피임과 임신

보건소 관계자들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그랬다.

중단을 규제하는 등의 강제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누구도 다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주장했다. 스웨덴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자 훗날 노벨 경제학상과 평화상을 수상하게 되는

그런데 정말로, 임신중단 가능기간을 축소하면, 철

뮈르달 부부에게 연구를 맡겼다. 1934년 9월 뮈

분제를 지급하면 “저출산”이 “극복”될까?

르달 부부는 ‘인구문제의 위기’라는 보고서를 발

14 젠더이슈

표했다. 뮈르달 부부는 보고서에서 국가주의 관점

었다. 모성휴가제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적용되

에서 출산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가치에

는 부모휴가로 바뀌었다. ‘라떼파파’ 또한 그러한

도 부합하지 않고, 결코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말

정책에서 비롯했다. 같은 1930년대 유럽, “저출산”

했다. 그들은 자녀를 갖고 갖지 않고, 많이 갖고 적

을 “극복”하겠다고 피임과 성교육을 금지하고 낙태

게 갖고의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로 천명하

를 국가적 범죄로 만든 무솔리니와 이탈리아 왕국

고 사람들의 변화된 생활양식을 과거로 되돌리려

의 말로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기보다 이와 같은 구조 자체를 문제 삼고 개혁해 야 한다고 피력했다.2) 출산을 하거나 하지 않는 개

이와 같은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명백하다. 이제는

인을 존중하되, 출산을 한다면 양육을 비롯한 삶을

“저출산” “극복”을 넘어서서 재생산권 보장을 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공청회에서 다른 위원은 “임신중단을 처벌할지 말지의 문제가 인구정책이

이는, 성·재생산권이라는 개념이 확립되기조차 전

나 경제발전, 종교논리에 좌우되던 시기는 90년대

이지만, 성·재생산권 보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실

에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낙태죄는, 정부와 국회

제로 스웨덴은 1938년 출산비용을 지원하는 동시

의 직무유기를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지만, 역사

에 피임방지법을 폐지하고 낙태금지법을 완화했

속으로 사라졌다. 고양시 또한 작년 인구정책위원

다. 이어 학교에서 성교육을 실시하고 경구피임약

회 회의에서 위원장이 “먼저 사람을 중심에 둔 고

과 포궁 내 피임기구를 보급했다. 혼인을 사유로

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좀 더 살기 좋은

한 여성 해고금지도 도입했다. 이러한 스웨덴 정

고양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

부의 노력에 힘입어 1934년 1.67명이었던 스웨덴

다. 그랬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

의 출생률은 10여 년 후인 1945년에는 2.63명으

해서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왜 10대 임산부

로 뛰었다. 이후에도 스웨덴 정부는 정책적 보완

에게 철분제를 주지 않았는지를 넘어서, 콘돔 등

과 개선을 거듭해 나갔다. 비록 주수 제한은 있으

피임기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접근할 수

나 기존의 낙태금지법에서 진일보한 낙태규제법

있었는지, 임신의 지속과 중단을 막론하고 충분한

을 개정하고 또 제정한 것도 그 일환이다. 현재는

정보 제공과 지원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당사

국민이 아니어도 임신중단이 가능하다. 미성년자

자의 결정이 존중되었는지, 인권과 성평등에 기반

여도 성인인 보호자의 동의를 받으면 문제가 없다.

한 포괄적 성교육이 이루어졌는지, 출산 이후의 가

보호자가 반드시 부모일 필요조차 없다. 혼인하지

능성을 상상할 수 있었는지 같은 것들을 말이다.

않은 여성이나 레즈비언 동성부부도 정자 공여를 통해 임신할 수 있다. 임신 후의 산전검사를 포함

블루(연주)_고양상담소

한 분만 비용은 공공의료로 보장된다. 성교육은 자

몽상가

위, 피임, 성병, 혼인 외의 가족구성, 재생산에 관 한 복지정책, 성 관련 이슈에 대한 토론까지 포함 해서 포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의 사업장의 경우 성평등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는 지 여부를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

1) 제 20차 저출산고령사회 포럼, 대통령직속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블 로그, 2019.11.18. 수정, 2021.03.16. 접속, https://blog.naver. com/futurehope2017/221711492706 2)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0 저출산 대응정책 패러다임 전환 연구 (II): 저출산 대응 담론의 재구성 연구보고서, 2020, 284-286.

젠더이슈 15

#2021_민우회_소모임_소개

함께누리

‘여’성주의 ‘적’금들기 여적

‘함께누리’는 1998년 결성된 고양여성민우회 회

적금을 붓듯이 매월 함께 여성주의 책을 읽고 젠더

원 소모임으로 살림과 나눔을 실천하고 여성으로

이슈를 이야기하는 여성주의 스터디 모임입니다.

서의 옹골진 삶, 신명나는 삶을 꿈꾸는 여성풍물

차곡차곡 쌓아온 10여 년 이자만으로도 든든한

패입니다.

여성주의 적금! 지금 당장 가입하세요!

지난 2020년은 전례 없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가

정기모임:

을굿도 열지 못했네요. 올해는 하루빨리 코로나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오프라인)/

유행 상황이 좋아져 예전처럼 얼굴 보면서 신명나

오후 7시 30분(온라인)

게 풍물 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문의: 사무국(031-907-1003)

함께누리에 기쁜 소식도 많은데요. 새로운 회원이 합류하여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퍼플민

있구요. 또 하나는, 기존의 함께누리 연습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공간을 추가로 사용하게 되어 깔

<퍼플민>은 평등과 평화의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끔하게 새 단장 하였답니다.

이 모여서, 노래를 만들고 함께 부르고 공연하는

이제 예전처럼 땀 흘려 풍물 칠 일만 남았습니다.

소모임입니다.

관심있는 회원 여러분들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

그동안 세곡의 음원을 발표했고, 두번의 정기공연

으니 연락주세요.

과 여러번의 초청공연을 했습니다.

문의: 패장(010-3261-3596)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회원, 기타·건반 등의 악 기 연주가 가능한 회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 사무국(031-907-1003)

함께누리 2018 세계여성평화걷기대회

16 소모임활동

라온제나 우리동네X페미니스트 프로젝트 살림의원 견학

페미다

라온제나

페미다는요~

라온제나는 ‘행복한 나, 즐거운 나’를 표방하며 성

수많은 미디어의 차별적‧폭력적‧혐오적 표현+

과 지역,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활동을 이어가고

연출+내용은 OUT!

있습니다.

평등 & 긍정적 시각의 매체는 찾아 소개하기 위

페미니즘 입문 소모임으로 시작하였고 올해는

한 모니터링 소모임이죠.

‘우리 동네 페미니스트 시즌2’라는 이름으로 여성

드라마, 만화, 영화... 좋아하시나요? 이때 ‘차별’

주의 글쓰기와 환경, 노동, 돌봄 등을 주제로 한

이 보인다면, ‘혐오’로 눈살이 찌푸려진다면, 좋아

열린 강좌를 통해 페미니즘 공동체에 대한 생각

하는 매체를 기분 좋게 보고 싶다면...

을 키워가려고 합니다. 물론 다양한 주제로 페미

<페·미·다>와 함께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바꿀

니즘을 탐색하는 것도 지속합니다.

수 있습니다!

라온제나와 함께 주체적이고 즐거운 페미니즘 공

지금 미디어 속 성인지, 불평등, 폭력 등을 모니터

동체를 꿈꿔보면 어떨까요?

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함께해요~

정기모임: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

정기모임: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

문의: 사무국(031-907-1003)

민우교육장 문의: 사무국(031-907-1003)

집필공동체 공감바다 2021년에 출발해 딱 세 번 모인 따끈따끈한 모임 입니다. 바다처럼 충분히 나를 공감하다 보면, 불 편한 사람과 세상에도 목소리를 내고 작은 균열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평등하고 안전한 여성의 글 쓰기와 말하기가 서로에게 힘과 치유가 되는 공 간. 함께 글쓰는 재미와 감동을 소책자와 낭독회 로 연결하는 <집필공동체 공감바다>에 많이 놀러 오세요^^ 정기모임: 3주에 한 번(수) 14-15시 / 온,오프라인 만남

집필공동체 공감바다 첫 모임

이끔이: 공감바다 문의: 사무국(031-907-1003)

소모임활동 17

민우스케치

본회 / 고양여성민우회 제21차 총회

힘들어도 서툰 다수라도 머리 맞대고 이야기 할 수

(feat. 온라인으로 우당탕탕)

있고, 다음을 준비할 마음이 있고, 기꺼이 그리고 즐겁게 함께해주시는 회원이 있어 크고 작은 문제 는 있었지만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2021년에도 민우회는 회원님들의 믿음을 기반으로 민우회의 길을 열심히 가겠습니다.

2021 조직문화 워크샵 21차 총회는 대표와 이사 선출을 하는 총회로 갖춰 야할 서류 챙기랴 온라인 투표 절차 연습하랴 우리 에게 닥친 뉴노멀은 쉽지 않았습니다. 총회준비위원회의 여러 차례 논의 후 온라인 총회 가 결정된 날, 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은 사치로 접 어두고 본격적인 총회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회의록 공증을 위해 대의원에게 받아야 하는 인감 증명서와 인감도장 날인은 사무실에서, 각자의 자 리에서 1:1로 수령, 행사준비팀 담당업무도 대부분

이사 상근활동가들이 함께한 21년 첫 번째 조직문

온라인 회의상태점검으로 대치되었습니다.

화 워크샵. 서로 다름을 확인하고 인정하자는 다짐 과 역할과 권한에 대하여 합의해보고자 시도하였

총회 당일, 대의원의 총회참석 싸인은 컴퓨터화면

습니다. ‘경청’의 진정한 의미는 ‘요약’이라는 것.

캡쳐로 대신되었고, 찬성의 박수는 화면에 보여주

민주적이고 효과적인 회의법은 알지만 한참 놓치

는 손가락 동그라미로, 축사나 인사는 생략되거나

고 있었던, 당장 적용해야할 필수과목이었네요.

영상으로 대치되는, 모두 서로의 얼굴이 아닌 화면

오늘의 시도가 지속가능한 고양여성민우회의 기반

만 바라보는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도 회원들의 열

이 될 것을 믿으며 더욱 단단해질 민우회를 기대합

정적인 참여가 빛난 하루였습니다.

니다.

18 소모임활동

본회 / 홍보편집팀의 새로운 바람, 2021 합류한 두 팀원을 소개합니다.

올해 홍보편집팀에 합류한 지니(진은지)입니다. 여

안녕하세요, 공감바다입니다.

성 노동 조건 개선과 지위 향상을 요구하며 “우리 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던 1백여 년 전의

고양여성민우회의 살아있는 역사와 발자취를 담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이어져

내는 “살림과 나눔” 편집팀원으로 새롭게 참여하게

민우회원들도 각자의 달력에 여성의 날을 표시하

되었습니다. 고양여성민우회는 제게 참 고마운 존

며, 차별 종식과 성평등한 세상을 이루기 위한 걸

재입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누가 누군지 모

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르는 덕양구 국회의원을 뽑을 때,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후보들의 자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무엇보

하지만 여성들이 처해있는 현실은 여전히 비탄스

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고양시에서 자꾸 뭔

럽습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여성

가를 같이 하자고, 이것 좀 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노동권리를 약화시켰고, 가정 내 여성 폭력 증가

연결의 손을 내밀어준 좋은 친구였습니다. 한 사람

등 여성 권리 침해와 존엄성 파괴가 도처에서 자행

을 귀하게 여기고 한 사람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차별과 불의, 폭력 앞에

원하는 고양여성민우회를 통해 또 다시 소식지인

서 여성들은 물러선 적이 없습니다. 전면에 나서

“살림과 나눔”으로 연결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기

훼손된 것을 회복하고, 엇나간 것을 바로잡기 위해

쁩니다.

연대하며 투쟁해 왔습니다. 폭력이 도사리는 세상, 폭력에 위협받는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더욱

그동안 발간된 살림과 나눔을 보니 다양한 이슈들

연결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을 추적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고양여성민우회 와 시대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고 있었

홍보편집팀 활동을 통해 여성들의 언어가 더 많이

어요. 귀한 자리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울

세상에 흘러가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차별과 폭

컥했습니다. 여성운동과 더불어 지역사회운동을

력에 맞서는 제 몫의 연결 조각을 이어붙인다고 할

꾸준히 해온 한국여성민우회 소속 고양여성민우회

까요. 누구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여성이 아닌,

편집팀원의 자부심과 역사의식을 간직하겠습니다.

다양한 존재의 관점과 특성이 어우러진 조화로운

고양여성민우회와 시대의 역사, 회원들의 삶을 잘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미력한 힘을 보태고 싶습

담아내면서도 발 빠른 파발마가 되겠습니다. 감사

니다. 조언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길 부탁드립

합니다.

니다.

민우스케치 19

고양상담소 / 분과장 회의와 함께 2021 고양상담소 시동 걸다!

하담 / ‘15’에서 ‘21’ ‘20’만큼 누구에게나 설레는 숫자가 있을까. 나에 게는 그런 숫자 하나가 더 있다. ‘21’. 막 10대를 벗어나 첫 민증 검사를 했을 때 만큼이나 믿기지 않는 순간이 요즘이다. 한 박스에서 시작한 짐이 네 박스로 불려지고 가득한 짐을 차에 싣고 하담 밖을 나서는 순간. ‘내가 언제 이만큼이나 자랐지?’ 라는 물음으로 파주에서 출발해 답이 나올 즈음 쌍 문에 도착했다. 그 날 저녁은 하담 생각을 하느라 시간이 다 지났다. 2015년 하담에 입소한 첫 날과

올해 고양상담소는 비대면 시대에 발맞추어 좀 더 빠르고 유연하게 연결되기 위해 상담소 활동을 분 과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새출발하는 분과 체제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분과장들이 모여 분과별 올해 계획을 나누고 함께할 일들을 논의하는 커뮤니케이 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민은 나누고 방법은 모 아서! 어깨는 여전히 무거울지라도 마음만은 조금 씩 가벼워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얼굴을 마주하고 또 느리고 단단하게도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2021년도 우리 함께 힘내요!

다르게 2021년 나는 하루종일 과거에 것을 그리워 했다. 짐을 풀고 밥을 먹고 핸드폰을 조금 하다 잠 이 들었던, 단순했던 하담에 입소한 첫 날은 그 무 엇도 그리워 하지 않고 어떻게든 보내야 하는 시 간들만 보냈다. 그 때 나에게는 고향이라 부를만 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 도, 위안을 얻어야만 하는 이유도 모른 채 무덤덤 함으로 온 몸을 치장했다. 그래서 나는 더 조용히 지냈던 것 같다. 하담은 그런 나에게 마냥 껴안아 주고 달래주기 보다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걸 어주었다. 함께 걷는 동안 서서히 시간은 나를 위 해 흘러가기 시작했고 온 몸을 치장했던 무덤덤함 도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기대와 불안, 흥분, 수치 심 같은 감정들을 느껴보고 ‘영화’라는 끝 없이 떨 어지는 꿈도 꾸게 되었다. 하담은 내게 ‘고향’이 됐 다. 노마딕한 감성은 서서히 지워지고 기억들이 칠 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이만큼이나 자랐지?’ 물음에 대한 답을 할 수 있게 됐다. 2015년의 나는 남는 기억들이 두려워 더 이상 기억을 만들지 않겠 다 다짐했지만, 2021년의 나는 고향으로 남겨진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글쓴이: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 정작 할 일을 못 하는 새얀’

20 민우스케치

알립니다 (2020년12월~2021년2월)

신입회원 신광수 신승민 신주희 최민정 최민희

본회 결산보고 (2021 누적)

신입평생회원 박수봉 손홍만 이미연 이정효 주정희 한미선 강희정 고미령 고수민 정·후원회원 강동호 강미성 강시현 강신국 강은주 강희영 고미령 고수민 고은정 고정희 고지선 공경식 곽현희 국경옥 권순현 권애림 권여정 권의현 권정민 길문숙 김경희 김귀남 김남균 김남헌 김달수 김도현 김목경 김미선 김미성 김미수 김민문정 김민정 김서연 김선미 김선희 김성민 김양희 김연희 김영미 김영환 김예리 김예원 김옥경 김옥란 김용희 김은실 김은주 김이숙 김재균 김재춘 김재희 김정래 김정선 김정혜 김지수 김지현 김진아 김진희 김한결 김해련 김향숙 김현심 김현정 김현주 김현지 김혜린 김혜숙 김혜인 김 희 나낮잠 남윤숙 남인숙 남화진 노유다 노은주 노정원 류재숙 마경희 문선영 문수영 문영숙 문영주 문지은 문희숙 민경아 민경욱 민 서 민수영 박가영 박경화 박경희 박민서 박민채 박보라 박선영 박성아 박성은 박송희 박수봉 박시동 박연주 박은영 박은희 박정수 박종숙 박종희 박혜정 배용미 배정미 배진숙 배현이 백오숙 백현옥 서수연 서진숙 손미경 손정은 손희정 송미경 송숙영 송유진 신광수 신미숙 신상만 신승미 신승민 신유민 신유빈 신주진 신주희 심 달 심명숙 심상정 심원식 심지선 심한나 안웅찬 안윤경 안지원 양경선 양미경 양승천 염영임 오영숙 오윤숙 오종윤 오흥란 왕성옥 왕희애 유귀옥 유은희 유정숙 윤경미 윤경회 윤난희 윤숙희 이경혜 이금희 이도영 이미경 이미연 이상규 이상성 이성자 이수정 이수진 이승엽 이승학 이여로 이영남 이영실 이영아 이유선 이윤정 이윤진 이은영 이은정 이인경 이정선 이정숙 이정아 이정효 이주영 이주현 이학남 이해완 이향자 이현옥 이혜숙 이화선 이효정 임경배 임정희 임현자 장상화 장성희 장수영 장순철 장인자 장혜경 전소영 전옥희 정근해 정남순 정미옥 정미은 정미화 정민경 정수빈 정시윤 정영일 정유선 정윤선 정은지 조미정 조 정 조정숙 조진실 조행숙 조홍순 주정희 진은지 차경호 채연옥 채향지 최규식 최미희 최민정 최민희 최성자 최성화 최수남 최수진 최영란 최영화 최영희 최우경 최인선 최종숙 최혜선 피원아 하문선 하민용 하연화 한경옥 한경희 한미선 한웅희 한유경 홍연실 홍연정 홍재희 황금수 황성희 황연수

곽혜경 김명옥 김영선 김정례 김혜련 마명숙 박미우 박정아 손홍만 신지혜 오대양 윤일희 이연화 이종하 장선하 정상희 지명남 최영미 한미화

<수입> 회비수입 후원금 사업수입 기타수입 계

3,864,000 9,982,936 0 50,092 13,897,028

<지출> 인건비 경상비 사업지출 기타지출

11,913,400 2,062,705 2,265,859 0

계

16,241,964 <수지차> -2,344,936

평생회원 강시현 김유임 박선영 안인숙 이영주 정정희

국경옥 권영희 권옥희 김경혜 김미성 김미자 김민문정 김성희 김소앵 김소영 김소희 김은정 김은희 김인숙 김재영 김지수 김지현 김진희 김향숙 김현미 김현심 김혜란 박성혜 박소민 박수봉 박옥기 박응희 박주경 박혜정 배정미 변현숙 석미혜 손홍만 오경희 오현민 왕희애 유선옥 윤소희 이경나 이경선 이경아 이만례 이미연 이소희 이영희 이윤승 이은자 이정아 이정효 이희란 임경배 임재련 임해선 전순애 전애경 정 진 주정희 최수남 최옥선 최혜선 하문선 한미선 한 진 홍미숙

본회

하담

후원금 고지선 김귀남 김미성 김용희 김정선 김지현 김향숙 김현심 박수봉 박은희 손홍만 송숙영 심지선 오종윤 이도영 이미연 이영남 이정효 주정희 지연주 황연수

후원금

김영미 김효정 심지선 이숙희 정미옥

김원희 문용식 안선희 이여로 정양순

후원계좌

국민은행

293201-04-014477 (사)고양여성민우회

김영미(안태환), 너머서교회, 이해완,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고양파주범죄피 해자지원센터, 김재춘, 주정희, 김현심, 김지현, 이도영, 심지선, 김미성, 박수봉 후원물품 조은영(다이슨 헤어기기), 윤일희(비누세트, 떡국떡 3kg, 식용류, 참기름, 스팸통조 림), 주정희(스팸통조림 6개), 아빠와 함께 달마지(생리대 18팩)

민우회와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나 글이 있으신 분은 고양여성민우회 사무국(907-1003, gpminwoo@hanmail.net)으로 연락 주십시오.

디지털세상, 성평등에 접속하다 디지털매체 모니터링과 성평등한 디지털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교육에 참여할 분들을 모집합니다. 재교육과 워크샵, 세미나 등 일정한 과정을 거쳐 모니터링과 교육에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 모니터링 성문화개선 교육 등 전 과정에 참여 가능하신 분들의 많은 신청 기다립니다.

참여대상: 청소년 교육‧상담‧모니터링 등 관련 과정 참여 경험이 있거나, 디지털성문화 개선‧디지털성범죄 예방에 관심 있는 시민 문

모니터링 교육팀 교육과정

의: 고양여성민우회 사무국(☎031-907-1003)

일시: 2021.04.20, 21, 27 (10-15시) 내용: 십대청소년문화(디지털매체를 중심으로), 디지털 성범죄 해체하기, 디지털 매체 속 성문화(여성재현), 무엇을 어떻게 모니터링 할 것인가, 모니터링의 실제 등 (10회기) 교육장소: 고양여성민우회 교육장

미디어 모니터링

일시: 2021.05.17 - 06.25 내용: 디지털 매체(유튜브, 유튜브광고 웹툰, 웹소설 등) 모니터링

모니터링 교육팀 워크샵, 강의안 연구 세미나

일시: 2021.06.28 – 07.23

디지털성범죄 예방 성문화개선 교육 기간

일시: 2021.08.01 - 09.30

내용: 강의안 준비, 대면/ 비대면강의 기술, 모니터링 결과 정리, 강의안 구성 팀별 작업 등 총 10시간

내용: 청소년 대상교육(연속)/ 초중학부모 교사 대상 교육/ 마을활동가 자원봉사자 등 지역공동체 이끄미 대상교육

후원: 고양시성평등기금

22 알립니다

생존권과 노동권을 의미하는 빵과 존엄권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요구했던 여성들의 외침은 2021년 한국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민우회는 지역 여성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성평등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원하며 #포스트코로나시대의_심화된_불평등을_평등으로 온라인 챌린지와 고양 113인 선언에 함께했다.

고양여성민우회와 함께하기

발행인 이도영 만든이 홍보편집팀_고이지선 김서연 김지현 김현심 이영남 지연주 진은지 한미선 펴낸날 2021.3.31 등록번호 고양 라 00032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32-21, 602-2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