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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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닿음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자원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주관

무소속연구소

주최

서대문구

후원

서울문화재단

협력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기획

무소속연구소

총괄PM

임성연

보조PM 연구원

이정아 강예솔, 남보름, 박연준 박장호, 이가영, 이상형

모더레이터

황윤호 나인로드

편집 및 교정교열 디자인

박연준

studio thwk

도움주신 분들 김하림 제로헌드레드북스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오희영 안녕다방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최정은 기획자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자원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자원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서대문 지역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예술적인 삶을 추구하는 서대문구의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입니다. 예술은 우리의 일상에 있습니다. 예술적인 삶은 일상의 예술을 함께 나눌 관계를 만들고 활동하는 모든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교육은 예술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과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서대문 지역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화두는 ‘닿음’입니다. 서대문에는 예술을 나눌 많은 장소와 사람들이 있지만, 지역의 예술교육과 새롭고 다양한 예술 활동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에는 주체들 간에 해소되지 않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우리는 〈서대문 지역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을 통해 예술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교육하고 협업하는 공간, 예술적인 삶을 추구하는 주민들이 서대문 지역의 어디에서든 접근할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예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곳은 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닿아’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목차 1. 연구 개요

009

1.1. 연구 배경 및 목표

011

1.2. 연구 목적

013

1.3. 연구 기간 1.4. 추진 단계

2. 연구 리서치

015

2. 1. 다음을 위한 오늘

017

2. 1. 1. 서대문 지역 분석

019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021

공공 영역 거점

021

•서대문구 문화체육과 김성우 주무관

022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이명희 주무관

026

•서대문구 혁신교육지구 김선희 팀장

030

•신촌 파랑고래 담당자

032

민간 영역 거점

037

•닷라인TV

038

•명랑캠페인

043

•아이공

048

•아터테인

051

•연희예술극장

055

•최게바라

059

•카페샘

064

•포토브릿지

069


2. 2. 닿음을 위한 상상

075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76

ROUND 1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076

ROUND 2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088

ROUND 3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098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108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118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129

3. 연구 시사점

145

3. 1. 지역 조사 시사점

148

3. 2. 예술교육 시사점

150

3. 3. 다음을 위한 닿음

152

4. 다음을 위한 닿음

155

지역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서의 예술교육 : 서지혜

156

서대문의 예술교육 공간 : 오희영

160

예술을 누릴 권리 : 정유미

162

우리 마을의 예술교육을 위해서 어떤 거점이 필요할까? : 김하림

166

❖ 부록 “서대문 예술교육이란?”

169



1. 연구 개요 1. 1. 연구 배경 및 목표 1. 2. 연구 목적 1. 3. 연구 기간 1. 4. 추진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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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연구 배경 및 목표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이 추구하는 ‘예술교육’은 수평적으로 수직적으로 어디에나 어떻게든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의 형태를 인정하고 그것을 ‘교육’의 방식으로 드러내고, 나누고, 함께 즐기는 ‘과정’의 총체이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서의 예술교육이 이뤄지는 중심 장소는 정해져 있지 않다. 본 사업의 ‘교육 공간’은 열린 ‘광장’으로서 참여 주체가 구성한 교육 프로그램에 합당하며 공유 가능한 서대문 지역의 예술교육 거점들이다. 서대문구는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각 지역의 특성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으며, 지역 생활 주체의 성격이 다양하고, 예술교육 인프라가 구역별로 흩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내 공동의 교육적 목표를 실현해내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로서 예술교육에 대한 공동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대중과 유리되어 있던 예술교육을 보다 가깝게, 공동체의 삶 속으로 가져올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참여 주체 간의 협동과 협업의 가능성, 공간·거점의 활용, 확장적인 예술교육 활동 등 그동안 소규모의 개별 단위 예술교육 주체들로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할 수 있다.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목표는 예술적인 삶을 원하는 서대문구의 주민, 다양한 예술·교육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서대문구의 예술가, 지역과 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확장적인 기획을 품고 있는 공방, 협력과 협업을 모색하는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더불어 이러한 모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민·관 전문가가 마음껏 서로를 알아보고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업 구성의 기조를 세우기 위하여 예술과 교육, 공간에 대한 많은 논의를 한 끝에 구성원 전체가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술교육의 범위 - 예술교육에서는 미술, 공예, 사진, 영상, 음악, 무용, 연극, 미디어 등 현대 예술이 다루고 있는 장르와 각 장르의 융·통합, 인문·사회·과학 분야와 연관한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다룰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 분야에 대한 혁신적인 태도다. 예술교육의 목표 :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 1) 개인과 사회 예술교육의 참여 주체들은 공유와 소통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지속, 확장시키며 그 속에서 개인의 개성을 발현시키고 신장시킨다. 2) 자연과 공동체 예술의 근원은 환경에서 왔으며, 이는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는 모든 환경을 의미한다. 따라서 참여 주체들은 인간으로서 예술교육을 새로운 관점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 연구 개요

011


예술교육의 거점 예술교육의 거점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소통이 가능한 형태의 공간으로 사회적 화합과 공존을 위한 문화예술 공동체 활동의 장으로서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예술의 정의와 가능성 - 예술의 대상, 방법, 범주가 무엇이든 간에 예술의 과정과 결과는 모두 인간적인 것이다. - 예술은 어떤 것에 대해 이해하고 표현하는 모든 활동이며, 예술의 내용과 형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예술교육의 정의 - 예술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상호존중과 자유로운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 삶의 이해다. - 직접적인 대면 소통뿐만 아니라 시대나 지역에 대한 학술적 이해, 예술에 대한 지적 탐구 등의 간접적 소통을 포함한다. 예술교육의 주체 예술교육의 참여 주체들은 상호 작용하는 창조적인 공유 관계다.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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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연구 목적 - 서대문 지역 특성에 맞는 예술교육 기반 조성을 위한 자원 조사 - 이를 바탕으로 향후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사업 방향 및 가이드라인 수립

1. 3. 연구 기간 - 2019년 6월 ~ 11월

1. 4. 추진 단계

조사

연구

전문가 컨설팅 / 자문

출판

라운드

출판, 작품

테이블

결과공유회 프로그램

1. 연구 개요

013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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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1. 서대문 지역 분석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공공 영역 거점 •서대문구 문화체육과 김성우 주무관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이명희 주무관 •서대문구 혁신교육지구 김선희 팀장 •신촌 파랑고래 담당자 민간 영역 거점 •닷라인TV •명랑캠페인 •아이공 •아터테인 •연희예술극장 •최게바라 •카페샘 •포토브릿지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ROUND 1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ROUND 2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ROUND 3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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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019년 6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지역 분석 및 자치구 내 문화예술 자원에 대한 질적 조사를 진행했다. 지역 분석 조사는 서울시에서 발행한 <2030 서울생활권계획 보고서>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리서치를 지역 주민의 증언 수집 등의 방법으로 진행했다. 본 조사는 다양한 주체에서 이미 진행한 문화예술 자원 조사 연구에서 반복한 한계점인 단순 정량 조사, 한시적 현황 조사에 그치지 않고 확장 및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미래의 잠정적 참여 주체를 선별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최대한 정량 조사를 지양하고 경험적이고 직접적인 증언의 수집에 초점을 두었으며, 그에 따른 조사 방식 계획을 수립하였다. 질적 인터뷰 조사는 2019년 이전까지 진행된 자원 조사 관련 유사 사업에서 발행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이번 연구를 위한 조사 대상 기준을 설정, 기준에 맞는 지역 내 ‘거점’을 위주로 거점 상황에 따라 대면·서면 인터뷰 조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녹취 및 기록했다.

2. 1. 다음을 위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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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1. 1. 서대문 지역 분석 권역

홍제

충정

신촌

가좌

면적

673ha (서대문구 38.2%)

255ha (14.5%)

568ha (32.3%)

264ha (15.4%)

인구

119,356명 (서대문구 36.8%)

51,824명 (16.0%)

64,374명 (19.9%)

88,513명 (27.3%)

지역

홍은1,2동, 홍제1,2,3동

천연, 충현, 북아현동

신촌, 연희

남가좌1,2동, 북가좌1,2동

•생활 편의 및 건강·뷰티·웨딩 산업 특화 거점

•대학 문화 기반

•인근 주거지 생활 편의 기능

•역사 관광 인프라 조성 발굴

•디자인·출판·문화 특화 산업 육성

•가재울 재정비촉진지구

•환경 정비 통한 기존 상권 활성화

•쇼핑 특화거리 (걷고 싶은 거리, 찾고 싶은 거리)

•경의선 숲길 사업

정책방향 •서대문구 중심 의료 클러스터 •자연 경관 프로젝트 (걷기 상품, 자연 해설 등) •인왕시장 정비 •통일로 남측 상업 문화시설 유치 •전통시장 신시장 모델

•문화·예술, 관광·교육 거점

•영천시장 •대규모 재개발

•이대 52번가 청년몰 조성 사업

•지역 특화 자원 : 포방터시장

•근린산업 중심지

•에너지마을 •가좌역 인근 특화거리 (이팝나무길 등)

•신촌 지역 축제 집중 •청년 지원 사업 •세대 단절 극복 정책

중심거점 •홍제 지구 •자연 자원 (백련산, 안산, 북한산, 홍제천)

•아현 지구

•신촌 연세로

•서대문 역사문화공원 •궁동공원 (독립문), 영천시장

•남가좌 지구 •가재울뉴타운 •명지대학교

공적문화 •문화 복지 시설 부족 •대학교 밀집 예술자원 •무중력지대 (경기대, 추계예대, 신학대 등) •서대문 50플러스 •독립공원 인근 •서울무용센터 •지역 축제

•연희문학창작촌

특이사항 •자영업 우세

•아파트 비율 낮음

•주거 기반 급격 변화

•외국인 비율 높음

•인구 밀도 높음

•20대 1인 가구 비율 높음

•지역공동체 활성화

•포방터시장, 인왕시장 •유진상가 •노령 인구 증가 •관내 고등학교 없음

2. 1. 다음을 위한 오늘

•도심 인접, 지하철 3개 노선(3,5,경의) → 업무지구 발달 •아파트 비율 높음 •서대문구 내 20대 인구 비율 낮음

•청년문화전진기지

•사회적경제마을 자치센터

•신촌문화발전소 •파랑고래 •다양한 지역 축제

•숙박, 식음료 우세

•홍대 젠트리피케이션 •노령 가구, 1인 가구, → 뜻밖의 예술 부흥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높음

2. 1. 1. 서대문 지역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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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1. 2. 지역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서대문구 내 문화예술 관련 자원 질적 조사를 공공 영역 거점과 민간 영역 거점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공공 영역 거점 2019년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해당 사업 또는 관련 사업 담당자를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다. •서대문구 문화체육과 김성우 주무관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이명희 주무관 •서대문구 혁신교육지구 김선희 팀장 •신촌 파랑고래 담당자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021


공공 영역 거점

서대문구 문화체육과

김성우 주무관

소속 기관과 업무 소개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문화기획팀 주무관 김성우입니다. 1월에 부서 이동하여 6개월 정도 업무했습니다. 이전 남가좌1동에서 마을 사업을 하다 온 것이라 생활 예술은 그래도 좀 익숙한 편입니다. 담당자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문화와 예술의 차이를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문화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것, 예술은 전문적인 것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멋진 극장에서 연극, 뮤지컬을 보거나 하는 것 등이 먼저 떠오르고요. 문화는 예술보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속 부서에서 2주 전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구립 여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를 진행했는데,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와서 연주도 하고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에 제가 경험한 문화예술 관련 경험이고요. 신촌의 물총축제 같은 것도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문화예술에 교육이 더 들어간다면 대상자에 대한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데, 그 대상자를 나누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사업은 크게 생활예술동아리, 자치구예술교육, 세종문화재단에서 하는 오케스트라를 맡고 있습니다. 이외에 가재울 아트피크닉이나 홍제천 교각에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게 전시하는 홍제천미술관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생활예술동아리의 경우 서울문화재단과 시에서 같이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작년과 예산이 같고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올해 3년 차로 4월부터 진행해왔고요. 신규 동아리 발굴, 신규 공간 발굴을 각각 두 사람이 맡아서 조사 수집을 했습니다. 5월 말 즈음에는 전체 동아리가 모여서 네트워크 파티 시간을 가졌어요. 이후로는 소넷(‘小’+‘네트워크’, 3개 동아리 이상)을 형성하면 교육이나 장소 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진행 예정입니다. 소넷에 전시, 공연, 교육 파트가 있는데 희망을 받을 거고요. 전시는 8월 말~9월 초, 공연은 9월에 홍제천 폭포마당과 연세로에서, 교육은 7월 말, 8월 말로 진행 예정입니다. 현재는 모집 중입니다. 자치구예술교육 사업은 아직 저의 사업 이해가 좀 부족합니다. 더 전문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후 라운드테이블 등에 참석하고 회의록을 공유하며 알아가고자 합니다. 이 사업에 속해 있는 누구나공예학교는 작년 협치 사업으로 시작해서 연희동, 홍제동 일대 공방 10개를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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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5회 정도 진행했더라고요. 올해에도 연장해서 자치구예술교육에 포함하려 했으나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공모로 전환하여 공모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신가요? 생활예술동아리에서는 동아리별 명함카드만들기 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명함카드 안에 어떤 동아리인지 설명도 하고 홍보도 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그리고 ‘서대문 생활예술동아리’라는 기존 사업명이 너무 딱딱해서 서통발랄(서대문을 통한 발랄한 동아리)이라고 새로 이름 짓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은 보는 거라고만 생각하지, 참여하는 거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여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나 사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비 전문가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해요. 관심 있는 분들이 꽤 많은데도 다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어떤 기회나 공간이 있는지, 어디를 가면 뭘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교육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에게서 이 사업 또 하고 싶다, 내년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문화예술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보람도 있을 것 같고요. 지속성에 대한 문제도 고민하며 기획하려 합니다.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장점이나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생활예술동아리를 하면서 동아리 대표분들 모시고 운영위원회 기획회의를 하는데 다들 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처음에는 예산 지원 등에 관심 가지고 지원했다가, 네트워킹도 하고 전시, 공연의 주체로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도 내고 즐거워하시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큰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열정을 가지고 자리해주시는 게 감사했어요.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문제점이나 한계는 무엇일까요? 문화예술 사업 자체가 잘 모르는 사람에겐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듭니다. 다른 곳에서 비슷한 사업을 많이 진행한 것 같은데 공유와 아카이빙이 부족해요. 여러 사업을 통해 나온 자료들이 사용 가능하게 가공되어서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공간 조사는 해왔던 것이 있는데도 공유가 안 되어서 자료를 활용하기가 어려웠어요. 이전 자료는 허가의 문제, 개인 정보의 문제 때문에 공유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리서치 사업을 할 때 차후 공유가 가능하게 미리 동의 등을 받으면 좋겠어요.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자료가 책으로 나와도 좋고, 온라인에 게시되어 누구든 볼 수 있게 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예술동아리에서 악기의 경우에는 공연에 세션으로 잠깐 참여는 하지만 개별 동아리 지원 내용이 없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아티스트로서 기획력 있는 활동을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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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게 더 큰 범위의 기회나 역량 강화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업 담당자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담당자의 성향, 원칙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곤 합니다. 사업이 지속된다면 담당자도 유지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른 기관이나 협치 시 지원되는 인력(서울문화재단의 FA 등)도 관심사나 성향, 경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사업이 굴러가는 방향과 속도가 달라집니다. 사업의 내용과 방향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무 진행 시 어떻게 자원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사업을 같이 하는 분들 안에서 활용 자원을 찾는 편입니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자원도 많아서 리서치 연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실무 진행에 있어서 더 알고 싶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혼자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질문할 곳도 없고요. 시스템상 전임자에게 연락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담당자가 외부 교육 등도 좀 받고, 해당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알 수 있는 교육과 공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담당자들끼리도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생각을 공유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각 부서로 흩어져서 비슷한 사업들이 진행되는데 담당자들도 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문화예술교육이 가야 하는 방향성이나 예술이 일반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방법, 예술이 어렵고 전문적이라 느껴져서 접근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바꾸는 방법 등을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를 다음 후임자에게 전달한다면,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앞선 업무를 제대로 연결을 해주고 각 사업에 참여한 민간 주체들의 특성이나 알아야 할 정보 등을 같이 인수인계하면 효과적일 것 같아요. 이번 지역예술교육 사업이 잘 된다면 아카이브 구성을 잘 하여 인적, 공간 자원과 활용 방법을 후임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서대문의 현황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 같고요. 서대문 지역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서대문은 빈부격차가 심해요. 문화예술을 많이 즐기는 사람과 향유하지 못하는 사람의 격차가 큰 편입니다. 저는 지금 서대문에 살고 있는데, 재개발된 대단지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오래된 낙후 지역만 봐도 빈부격차가 커요. 서대문구 전체적으로도 신촌, 연희 지역으로 문화예술의 편중이 있어 좀 격차를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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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좋은 점으로는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협조와 참여가 매우 좋습니다. 대규모 신축단지와 저소득 빌라(노년 등 소외 계층) 사이에서 마을 활동 사업을 진행하는데, 100인의 마을기획단 내에 남녀노소 상관없이, 거주지도 다양하게 조화로운 구성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는 발판이 되었어요. 이런 점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대문에 필요한 문화예술적인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문화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고민이 되지만, 저는 책을 좋아하는데 작은 책방들은 주로 연희, 연남을 비롯한 인접 마포 지역에만 있는 것 같아요. 같은 서대문이라도 연희, 신촌이 중심이 되고 홍제, 충정 쪽으로는 거의 가지 않게 되어서 그곳에도 작은 책방이나 북카페 같은 문화 공간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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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영역 거점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 자치센터

이명희 주무관

소속 기관과 업무 소개 서대문구청 사회적경제과에 소속되어 있고,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에서 근무하며 사회적경제, 마을자치, 주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명희입니다. 센터 입주기업(50여 개)이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지역 자원 연계, 네트워크 연계,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문화예술은 없어서는 안 될 공공재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주처럼 삶을 영위하는 데 당연히 필요한 요소, 생활의 일부라고 느껴요. 촉진제 역할도 하고요. 공공재기 때문에 자생할 필요가 없고, 필수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교육이라고 하면 어릴 때 학교나 학원에서 받은 교육이 떠오릅니다. 현재 진행 중인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가재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활성화 사업을 작년부터 2021년까지 예정으로 하여 진행 중입니다. 명지대 앞(가재울 지역)이 상권에 특색이 없고 사람들이 자주 오지 않는 곳인데요, 뉴타운에 이주민들이 와서 원주민과 동화되지 않고 그 앞 상권이 오히려 분리되어 가라앉아 있어요. 실제로 구매력은 높으나 지역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자원이 없어서 자꾸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그 지역을 바꾸고 알려보자 하는 취지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상반기 3개월간 문화 기획 MD 양성 교육을 만들어 지역을 이해하고,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서대문구에서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하는 사회적경제 기업과 연결해 현장 실습 등을 했어요. 이전에는 글로벌루프탑페스티벌과 어린이연극제를 진행했습니다. 글로벌루프탑페스티벌은 베트남이나 아프리카 민속 공연을 보거나 외국인 유학생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부모님들의 호응이 좋았고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라 참여도 꽤 있었습니다. 어린이연극제는 무료기도 했지만 이 근처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라 더 좋은 반응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신가요? 하반기에는 양성된 MD들의 문화 콘텐츠 사업기획안 중에 선정하여 실행할 계획입니다. ‘가재울담벼락페어’라고 해서 지역의 상점들을 중심으로 매대를 만들어 상권을 알리고,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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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문화를 같이 접목하는 방법을 계획 중이에요. 문화의 거리로 활성화할 수 있게 공공디자인도 바꾸고,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서 새로운 스토리의 중심이 되게 해주는 것이지요. 방배동 사이길, 강화도 교동도 같은 지역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페어에는 버스킹, 영화제, 미디어 파사드 같은 것들을 넣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 인구가 많은데도 영화관이 없는데, 지역 카페에 영화관을 작게 만들고 시그니처 메뉴 등을 개발하여 와볼 만한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해요.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장점이나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저희 센터는 올해로 개소 3년 차인데, 처음에 이 공간을 알리기 위해서 했던 것 중 하나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었어요. 이를 통해 누구나 이곳을 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가족 단위 연극, 음악 공연, 예술 작품 해설, 영화제, 글로벌루프탑페스티벌 등을 했더니 훨씬 더 공간 홍보 효과가 좋았어요. 사회적경제특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사회적경제’라는 어려워 보이는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하게 만들 수 있고, 지역 홍보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문제점이나 한계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글로벌루프탑페스티벌의 경우 공연의 질이 높은 것에 비해 관객이 적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원하는지 선행 조사나 경험치가 쌓이지 않으면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 사업에는 비슷비슷한 것이 워낙 많아서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사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빙 사이트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대문은 집중적으로 자원을 가진 곳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려면 더욱 그런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약 아카이빙 사이트가 생긴다면 프로그램의 수준이 어땠는지, 호응이나 결과물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의 평점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실패한 사례를 갖다 쓰는 일이 없으려면 이런 평점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과가 없는데 무한대로 지원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평가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냉정하게 판단해서 지원하는 게 맞죠. 다른 사업 발표에서 관성적으로 지속되는 문화예술 사업을 보며 의문이 들었어요.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이를 통해 수혜를 받는 사람도 매번 비슷한 사람인 경우가 많아요. 확산이 되지 않고 있는 거죠. 지역에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하는 주체들이 많은데 실제 사업을 하는 기관은 맨날 반복되는 것 같아서 더 많은 발굴을 하고 새로운 주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이런 리서치 사업의 결과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많이들 하는데, 그 다음도 문제입니다. 조사한 결과물을 활용할 방법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해요. 조사해봤더니 자원이 없더라 하는 결론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뉴타운 대상으로 문화, 상권 수요 조사를 했는데 ‘문화예술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상설로 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 2~3순위로 있었습니다. 관련 자원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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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고 문화예술 향유 거점 자체도 적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문화관광부에서 제공하는 여행포털처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공신력 있는 자료를 구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청 차원이면 다 다를 것 같아서 서울시 차원으로요. 실무 진행 시 어떻게 자원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기 때문에 문화예술 관련 사회적경제 기업을 우선적으로 하고, 지역의 아티스트들에게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기획도 그렇고 직접 실행하는 부분도 사회적경제 기업에 많이 맡기고, 저희는 무대, 예산 지원, 홍보, 피드백 전달 등의 역할을 주로 하고 있어요. 실무 진행에 있어서 더 알고 싶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관에 소속되어 많은 사업의 일부로서 문화예술을 매개하고 있는 경우에는 심층적 이해가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넓게 많이 봐야 안목이 생기고 어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만족도와 호응이 있는지 사람들의 니즈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를 다음 후임자에게 전달한다면,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앞서 해왔던 내용에 대한 전달, 더 나은 결과가 있다면 활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서대문 지역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큰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센터가 커뮤니티 센터로도 역할을 하다 보니 그런 분들이 주로 많이 오세요. 서대문은 중견 기업, 대기업이 없고 지하철이 구청과 바로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지자체 중 하나입니다. 학교가 많고 혁신 교육 등 교육에 관심도 높아 유네스코 세계교육도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오래 지역에 사는 분이 많아 노인 인구가 많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도 관마다 입장이 다르고 목표가 다르니까 성과의 기준은 확실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 중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성과의 기준이 달라질 것 같아요. 센터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대중 예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보다 전문적인, 실험적인 예술의 경우 다른 루트의 지원과 지속적 기회 제공이 필요하지만 대중 예술의 경우 대중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런 대중의 니즈를 알고 이를 실행하는 사회적 기업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해서 저는 그게 우선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 영화제를 할 때 관객의 수에 따라 판권의 가격이 달라지잖아요. 그러면 관객 수도 기준이 될 수 있겠죠. 성과보고회 때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도 아무래도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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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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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영역 거점

서대문구 혁신교육지구

김선희 팀장

소속 기관과 업무 소개 서대문구청 교육지원과 혁신교육팀장 김선희입니다. 담당자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 동아리의 밤 발표회 때 했던 창작시 낭송, 연극, 사물놀이, 댄스, 관현악 합주 등 문학과 예술 등을 통해 내재되어 있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서대문 혁신교육지구 사업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사업 내용으로는 누구나프로젝트, 달팽이학교, 토요동학교, 학부모체험한마당 등이 있습니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 공모에 참여하여 시작하게 되었고, 학교-마을 교육공동체 구축을 통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삶의 주체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총 16개 사업 15억 예산 집행 과정에서 평균 300여 명의 민·관·학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매개로 참여 주체들이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어린이·청소년들이 입시가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하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향점을 찾아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기획하고 운영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신가요? 사업이 안정되다 보면 단순히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만 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좀 더 어린이·청소년들을 스스로 주체적으로 표현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모두에게 확산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어른들의 고민을 담아 심화하거나 새롭게 프로젝트를 변화시켜가고자 합니다. 이것을 사업 자체뿐만 아니라 사업의 피드백과 준비 과정을 통해서도 찾아가고 싶습니다. 과정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때론 기획의 주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교육 현장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면 타 부서로 발령이 나지 않는 한 사업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계속 참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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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장점이나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달팽이학교에서 며칠간 깎고 다듬고 사포질을 하며 수제 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느끼지 못해본 성취감을 가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변화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누구나프로젝트에서도 각각의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하는 주체들이 서로 네트워킹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인적 자원 결합을 통해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함께하는 마을의 인적 자원들이 점점 더 생동적으로 바뀌는 모습들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문제점이나 한계는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경험이 부족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있는 인적 자원이라도 맞춤형 공간이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크기도 하고, 참여하는 학생도 비용 문제를 겪거나 원하는 공간이나 콘텐츠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 진행 시 어떻게 자원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서대문 혁신교육지원센터 및 관내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을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마을 강사, 공모 사업자 등 공모를 통해서 강사를 섭외하고 이용자를 모집하고요. 민·관·학 추진단이 함께 행사 및 교육을 기획하는 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무 진행에 있어서 더 알고 싶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선행되는 사례 공유나 체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가 맡은 업무를 다음 후임자에게 전달한다면,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교육 현장을 위해서 어떤 교육 과정이 아이들의 내재된 꿈과 끼를 찾아내고 삶과 배움이 일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경험이 부족한 어른들이 변화된 교육 과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네트워킹이 가능한 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요. 따라서 보다 깊이 있게 협력 종합 예술 활동, 문화예술교육, 진로 체험을 매개로 한 교육 과정 등 사업의 가치를 중심으로 담당자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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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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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영역 거점

신촌 파랑고래

박명섭 · 윤기성 담당자

소속 기관과 업무 소개 박명섭(이하 박)

서대문구청 도시재생과의 신촌연희도시재생팀이고, 신촌 파랑고래의 문화

기획 총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시간제 임기 공무원은 프로젝트성 기간제와 비슷합니다. 이력서 내고 면접을 봐서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신촌이 지역에 문화를 합쳐서 합성어를 만든 첫 번째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현실은 좀 다르다고 느끼게 되었고, 신촌 문화라는 지역 문화의 특징, 상업에 치우친 모습,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현실, 도시 재생 등을 문화로 풀어보려는 생각에 지원했습니다. 윤기성(이하 윤)

소속은 같습니다. 시설 관리, 공간 대관 등도 담당하고 청년 문화를

키워드로 잡아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대학생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게 사실 유목민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에 청년 커뮤니티가 쉽게 생기지 않고요. 신촌은 20~30대 청년들의 거주 비율이 높고, 청년 문화의 아이덴티티가 많아 커뮤니티 형성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랑고래를 중심으로 청년 문화의 앵커가 되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 등과 같은 신촌의 지역성, 특수성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박

파랑고래는 공간의 디테일이 부족하지만 나쁘지 않은 공간입니다. 이전에

청년문화전진기지일 때는 거점의 정체성이나 목표가 없었어요. 지금은 외부와 내부 공간의 특징과 구성이 재밌습니다. 안에서는 밖이 다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이는 비밀의 공간이죠. 파랑고래는 도시 재생 앵커 시설이고, 문화예술 또는 청년 문화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재생, 지역 주민 중심의 문화적 재생을 화두로 가지고 있습니다. 윤

이곳은 2호선 신촌역과 3분 거리에 있고 공원을 끼고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청년 문화

공간 중 가장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참가자를 모으기에도 접근성이 좋죠. 규모도 큽니다. 공간 규제도 없고요. 이전의 청년문화전진기지라는 이름이 신촌이 쇠퇴하고 다시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꽤 적합한 이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로 일대의 행사는 일회성인 게 많지만 파랑고래가 고정된 곳으로서 문화예술 활동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담당자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박

현대 문화예술에 관심을 주로 갖고 있었고, 우연히 기회가 되어 어린이 대상

문화예술교육도 했었는데 둘이 별도로 구분되는 카테고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이 당연히 필요하지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작가들이 직접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다양한 대상들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예술과 문화예술교육은 구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를 하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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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작업에 반영되는 아티스트를 보기도 했어요. 삶의 일부분이고, 공유를 통해 미적 경험을 확산하고, 다양한 행복의 가치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문화예술과 문화예술교육이 동일한 지향점, 같은 뿌리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행복의 일부분을 위해 따라다니는 재미 요소가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진행 중인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박

개관 전에 프리 개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신촌 공간에서 이해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려 했어요. 파랑고래 앞 창천문화공원이 민원이 많고, 고시텔 주거 인구와 상점들이 있어서 이를 포괄할 수 있는 행사를 목표로 했습니다. 거리극도 네 번 했고, 인디 공연, 운영 포럼, 워크숍, 지역 주민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어요. 크게 문화예술 관련 인재 양성, 예술 공연, 지역 주민들의 신촌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 이렇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 중이에요. 윤

대학생 문화 기획단 밀레니얼공작소를 운영했었어요. 거기서 대학생 대상으로 청년 주거

이야기, 강연, 공연 등을 했었고 주로 대학생 동아리팀 지원 등을 했습니다. 공론장 형성, 커뮤니티 형성 등을 중심으로 지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신가요? 박

9월부터 예술가, 문화 기획자들과 함께 예술교육이 뭘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는 활동을

하려 합니다. 문화예술 활동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 어렵고 일회성으로 그치게 되죠. 예술가가 잘 먹고살 수 있게 하려면 그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원서 작성, 정산, 회계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시는데 이걸 잘 교육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을 하면 수혜자들을 위한 매뉴얼은 많이 만드는데 실제로 하는 사람들, 이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가르치지는 않거든요. 외국의 경우 교육의 주체가 기획 과정부터 참여하게끔 이루어져 있는데, 그런 교육을 이번에 해보고 싶습니다. 회계사,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가를 모시고 관련 전문 분야를 해결하는 방법도 가르쳐보려고 하고요. 국가에서 준비해둔 다양한 사업을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도 교육이 필요해요. 그리고 신촌 문화는 끝났다고들 생각하는데, 왜 그런 문화가 생겼었는지를 되짚어서 되돌려보며 찾아나가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윤

공간 대관을 좀 더 잘해보려 합니다. 3층에서 대학생 밴드 등을 받아 해보니까

공연용으로 쓰기엔 출력이 부족하더라고요. 겪어보면서 알게 된 것이죠. 공간을 이용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각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피드백을 열심히 받고 있어요. 하반기에는 ‘청년이 만드는 뉴트로’에 초점을 맞춰서 청년 문화 기획단을 꾸려 프로그램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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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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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관련 사업·프로젝트의 문제점이나 한계는 무엇일까요? 박

파랑고래의 경우는 아닌데 그간 지자체와 중앙정부와 일을 해봤을 때, 위에서는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생각됩니다. 결정권이 있는 상급에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집니다. 지역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지역성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어요. 물리적 공간에 매여서 해당 지역 출신만 써야 한다든지 하는 점 때문에 다른 지역의 작가들을 섭외하는 데 문제가 생기고, 고정적으로 해왔던 네임 밸류에 의해 사업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적합한 인재보다 유명한 인재로 구성하는 상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는 거죠. 사업이나 시설의 목적과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결정권자가 또 그런 사람을 시행으로 앉히고 하는 게 반복돼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화예술교육 종사자들이 나서서 기획하고 확장하고, 공모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관은 일회성 행사로 정량적 평가를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줘야 하고요. 저희 같은 매개자들은 예술가와 관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해야 합니다. 수혜받는 사람과 주려는 사람 각각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도와줘야죠. 윤

관에서는 돈이 있어도 쓰기가 어렵습니다. 결재 시스템이나 금액에 한계도 있고요.

프로그램이나 커뮤니티 조성에 힘을 쓰고 싶으나 실제로 현장에서는 공간 설비나 시설에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어서 좀 아쉽습니다. 고위공무원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도 지금 시스템상 어려울 것 같고요. 이를 위해 시간선택제, 임기제 등을 통해 전문적인 인재 채용을 하고 있지만, 결국 상위로 올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죠. 관에서는 결과가 있어야 집행을 할 수 있고, 전문성이 확보된 사람이어야 채용이 가능하다 보니 자꾸 같은 사람만 된다는 문제를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요즘은 민관 거버넌스도 많으니 민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시도를 관에서 같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실무 진행 시 어떻게 자원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박

활동하는 과정에서 성장한 문화예술 각 분야 동료들의 지원을 받고 그들과 협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창작지원사업소에서 지원 사업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를 불러 공연을 구성하기도 하구요. 저는 탈(脫)신촌을 생각합니다. 신촌 밖의 인원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죠. 그래서 외부 자원, 외부 시설 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윤

신촌을 매개로 한 청년 단체들이 많아 모아보려고 하였으나 각 단체의 규모가 커서

모아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개별 단체들을 따로 모아서 구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용자 모집도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20대 초중반의 참여자는 어렵지 않은데, 30대 이후 대상은 잘 모이지 않아요. 지역에 40대 이상의 거주 인구가 꽤 있어서 그들과 20대의 교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실무 진행에 있어서 더 알고 싶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박

‘재회’라는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아요. 우드스탁이라는 음악 거점 공간에서 20~30년을

여기서 계셨던 분들과 요새 활동하시는 20대분들을 매칭해서 토론,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참여자들은 마음에 많이 남았다고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청중이 적었습니다. 이렇게 소규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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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공연이나 토론을 진행한 사례들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서 그게 어떤 파급을 일으켰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다양하고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서브컬처 프로그램들의 효과와 장단점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배우고 싶습니다. 윤

시설 관리, 공간 대관, 문화 프로그램, 인력 관리, 방문자 지원 등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설 관리는 해보지 않은 것이라 교육이 필요합니다. 어디에 물어볼지, 누구를 불러서 해결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없어서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내가 맡은 업무를 다음 후임자에게 전달한다면,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박

이전에 일하는 곳에서는 항상 업무적인 매뉴얼을 만들었었어요. 행정 문서나, 사업의

결과 등을 서로 공유해서 그냥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은 사업 자체가 급하니까 그냥 눈앞에 있는 걸 하자는 게 관의 생각인데, 저는 누구든 그 자리에서 바로 일을 이이서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윤

매뉴얼을 만든다고 사실 그게 그대로 되거나 보장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에

해둔 것을 또 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1년 사이클을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할 거예요. 계약이 종료가 되고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속성이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개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원들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제가 그만두고 나면 후임이 다시 하기 어렵죠. 쓸 수 있는 자원을 잘 모으는 것이 필요합니다.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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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민간 영역 거점 아래 7항목 중 4항목 이상 해당하는 단체를 선정하였다. 1. 현재성 2019년 조사 시점에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가 2. 지속성 3년 이상 지속적으로 해당 영역에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가 3. 사회적 혁신 가능성 대상 거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지역공동체에 변화를 주고 있는가 4. 수행 역량 대상 거점에서 직접 기획하는 프로젝트의 규모에 적절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가 5. 공신력 있는 결과물 정부 산하 지자체 및 지역 문화재단 등의 국고 지원 사업을 완수한 적 있는가 6. 사업 진정성 대상 거점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공통으로 부여한 가치 또는 고유한 시사점이 있는가 7. 차별점 유사한 다른 거점과의 차별점이 있는가 위의 기준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한 거점은 다음과 같다. •닷라인TV •명랑캠페인 •아이공 •아터테인 •연희예술극장 •최게바라 •카페샘 •포토브릿지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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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닷라인TV

● 소개 닷라인TV는 주민들이 각자 자발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홍대 등지에서 하다가 홍은동 근처 공간을 소개받아서 여기로 오게 되었어요. 자리가 마을 초입이다 보니까 지역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세요. 아이들 등·하굣길도 다 여기로 지나가고요. 전문가 아티스트 커뮤니티도 있고요. 이제 9년 차가 되었습니다. 지역 공유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도예 프로그램이나 동양화 프로그램 등 지역 창작자들이 운영위원회에 참여해서 공간을 관리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교육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거의 창작 소모임처럼 운영되고 있고요. 지역 안에서 서로 순환이 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둔 상태입니다. 공간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죠.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작년에 했던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어요. 예술 프로젝트를 하면 다른 커뮤니티 공간이나 전시 공간에서는 딱 전시하고 연계 프로그램만 하고 끝나잖아요. 그런데 작년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굵은 1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두 개 해보자, 처음 6개월 정도 기획 단계, 자금 마련 단계를 거쳐서 하반기에 지역 주민들과 매달 모임을 가지고 워크숍을 겸한 작품 활동을 하자, 그 결과물로 전시를 같이 준비하고 마지막에는 파티를 해보자 했어요.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매달 모아서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조형물로 만들어보고 만화로 기록해보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에 전시를 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파티를 하며 끝냈어요. 마을 주민들이 자기 자신의 일상을 드로잉이나 콜라주로 활동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매달 진행해서 12월 말에 전시를 했어요. 작가는 이걸 매개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해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나도 작가다’ 하고 뭔가를 할 수 있게끔, 자긍심을 가지고 주인이 되게끔 하는 겁니다. 전시를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가 주인공으로서 예술을 할 수 있는 거죠. 내가 종이 한 장을 사더라도 어떤 새로운 시각으로 볼 것이며 어떻게 임할 것이냐가 예술인가 아닌가를 판가름하는 거잖아요. 기술은 덧붙여지는 것 같아요. 그건 또 배우면 할 수 있는 거고. 주민분들은 말로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시거든요. 이런 식으로 작년에 두 개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올해 하는 사업은 달팽이학교인데 5년 차예요. 달팽이학교는 민·관·학이랑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정에 맞춰서 굴러가고 있어요. 닷라인은 행정적 계약을 하고 지역 안에서 거버넌스로 운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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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대안학교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이 일에 생각과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관의 이해도가 높아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수준도 높거든요. 김선희 팀장님을 필두로 해서 그 아래 있는 모든 직원들이 교육철학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달팽이학교는 부적응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추진단은 달팽이학교 대표, 추진단 위원, 학교 선생님들, 교육 지원과 달팽이학교 담당자로 되어 있고, 올해는 지원하는 학교 선생님들과 간담회도 했어요. 이게 과연 아이들, 부모들에게 받아들여졌을 때 어떨지, 단어 하나까지도 대상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했어요. 계속 논의를 통해서요. 시선과 관점이 달라지면 아이들은 정말 훌륭한 사람일 수 있거든요. 그런 시선과 관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잖아요. 지금의 경험이 생각의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점이라도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작은 변화라도 달팽이학교에서는 큰 의미로 여기고 계속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 미술관에 와서 정서적 교감을 하며 프로그램하고 휴식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거죠. 계속 이 동네에 터를 잡고 계신 선생님들이랑 이후에 또 만날 수도 있고요. 마을 안에서 멘토와 멘티가 만날 수 있다는 특이점이 있어요. 여기뿐만 아니라 이렇게 운영할 수 있는 여러 거점들을 만들면 좋겠어서 지금 발굴하고 있어요.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과연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내가 다 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미술관 일들은 늘 전문가들의 리그처럼 되는 거예요. 국립이나 시립 같은 미술관들이야 시민 관람객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갤러리랑 공간들은 진짜 많이 비어 있거든요. 문화예술의 다양성 확보가 안 되는 거죠. 진짜 대중을 만나고 싶다 생각해서 연구소를 만들었어요. 스트리밍 서비스도 하고 예술 방송, 전시 기획 등도 했고요. 그러다가 홍은동으로 오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만나게 되고 예술교육의 거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보증금만 되어 있고 월세만 각자 분담하는 형태로 레지던스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동기가 있어요. 미술적 공공 레지던시는 공모 절차를 걸쳐서 뽑고 지원을 해주고 공간을 내주고 지원금을 보내고 하는 건데, 작가들이 프로필에 한 줄 넣기 위해서 레지던시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말 그런 것과 상관없이 창작을 하고 싶고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과, 마을 주민으로서 작업을 하고 거점을 함께 만드는 창작 안전망을 만드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심리적 안전망이 되어 창작에 여유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죠. 지금 공간은 항상 장애물 없이 모든 창작자가 사용할 수 있게 해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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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이사 왔을 때 앞집 살던 아이가 달팽이학교 학생으로 왔더라고요. 중간에 이사를 갔었는데 말이죠. 커가는 것을 보다가 더 큰 모습을 보니까 반갑고 좋더라고요. 그 마을에서의 교육 활동이나 돌봄, 예술 활동이 어우러지지 않았더라면 느낄 수 없었을 부분인 것 같아서 되게 뿌듯했어요. 문화재단의 예술마을만들기 사업처럼 우리가 지역에 들어가서 뭔가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했을 때 대부분 단발성이고 지속성이 없죠. 주민이나 마을을 대상화하는 경우가 많고요. 이런 거 하면 좋아하겠지, 이런 걸 누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지금 보면 오만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런 선입견들을 지우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전문가로서가 아닌, 스스로를 같은 수준의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임한다는 게 지금의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여기가 제 것이 아니라 모두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저의 변화가 결국 이 시스템의 변화를 만든 것이라 생각해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주로 관 담당자는 예술이 지역과 만났을 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일회성 행사를 계속 반복합니다. 실무 책임자의 이해도나 철학이 정말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문화센터 등을 떠올리며 프로그램을 기대하시는 지역분들도 항상 있어요. 참여하시는 분들을 제가 막 걸러서 받을 수는 없잖아요. 공간 운영은 기다려주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분들이 이 공간의 어떤 결을 이해할 때까지 좀 기다려주는 거죠. 모든 서대문 사람들이 다 오는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는데, 사실 그 공간의 결에 맞는 분들이 오시는 거거든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거죠. 저는 작은 공간들이 골목마다 생기고 각자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대에서 올 때 아무래도 사무실 집값이 싸서 왔어요. 와서 공간을 고치고 사람들이 오면서 평생 갈 커뮤니티를 만난 거죠. 연구하는 것이 본래 일인데 사람 만나서 뭔가 하는 것에 아주 푹 빠졌어요. 여기가 제2의 고향이 되었는데 한번은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이사를 가야 하는 거예요. 보조금이 늦게 나와서 30분 안에 집 계약금을 치러야 했는데 공동체분들이 30분 만에 1,000만 원 정도를 모아주셨어요. 그러면서 지금 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대로 오늘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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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서대문구는 저소득층이 많아요. 정서적으로 더 메말라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처음 여기 왔을 때 집 앞에 자꾸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테이블을 내놓고 앉아서 쉬게 해두었더니 그때부터는 쓰레기를 아무도 버리지 않았어요. 가끔 앉아서 대화도 나누셨고요. 싸우지 않고 해결한 거죠. 지역 문제는 그렇게 해결한다는 걸 배웠어요. 가서 따지는 게 아니라 ‘함께’를 생각하면서 해결되는 거죠. 여기 오시는 분들이 다 예술 활동을 하는 창작자까지 변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하긴 변해요. ◦ 그에 맞춰 예술 활동·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수정한 경험이 있나요? 저의 연구 결과, 성과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고 전문적으로 깊어질 수 있겠다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주민들을 만나고 나서는 지역성을 보여주면서 예술적 전문성도 높이고 커뮤니티에도 스며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으로 바뀌었어요.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시나요? 주로 저희랑 결이 맞는 분들이 오세요. 나이랑 상관없이 오시고 전문 작가들도 와요. 이런 작업들과 이 공간에 애착을 가지는 것도 작가들이어야 하고, 커뮤니티 아트 위주의 작업을 하는 작가거나 여기 와서 그러한 것들을 지역 안에서 흡수할 수 있는, 로컬리티에 대한 인식이 있는 분들이 결국 남아요. ◦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수업 외에 따로 모임을 형성한 적이 있나요? 여기서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현재 만들어져 있는 커뮤니티 운영회가 있어요.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보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많고, 정기 모임에 한번 나오시거나 다른 커뮤니티를 통해 진입하시는 경우도 많죠. 일일이 홍보를 하지는 않아요. 지금은 여러 층위의 구성원들이 있어서 애착 그룹도 있고요. 장소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어요. ◦ 지역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예술은 결국 일상을 실험하는 것, 그리고 일상을 교류하는 것이죠. 이 공간이 하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은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하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에서 또 실험을 하는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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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협업으로 청년들과 서대문예술마을을 만들어서 청년예술단 활동을 했는데 그게 과연 지역에 계속 정착하여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지역에 살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 일시적인 거거든요. 지역에 정착했을 때 비로소 같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협동한다면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으신가요? 스스로는 네트워킹을 잘 못하고 계시지만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아트 신에 진입은 아직 못했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요. 지금 그렇게 알게 된 분들이 같이 여기서 일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계속 협업해서 마을 전체가 예술가가 되는 이상향을 꿈꾸고 있습니다. ◦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커뮤니티 아트를 하는 작가들이어야 이 공간에 맞아요. 스스로가 지역성에 관심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자기의 전문성보다는 마을 주민의 일원으로 참여하다 보니 내려놓고 경계를 허물 수 있어야 하죠. 예술가들이 교육을 한다고 하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하나의 일원으로서 주고받으며 구성원이 되는 구조예요. 주체로 참여하고 자발적인 노력을 같이 하는 사람이 필요하죠.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정책의 단위들이 참 짧은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마을창작소 사업에서 중간지원 조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진행하면서 3년은 준비 단계고 더 유의미한 걸 하려면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서 이 사업은 5년으로 늘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업들은 여전히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공무원이 그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책적으로는 공간 사업과 지역 안에서 예술 활동이 긴 호흡으로 가야 하고요. 민이 할 수 있도록 관에서는 계속 지원해주고 자유를 줘야겠죠. 그리고 지난달에 서울시 마을공동체에서 시민 자산화를 하기 위한 측량 사업이 시작되었는데, 우리도 이 공간을 공적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서 단계를 계속 밟고 있어요. 지속성을 위해서 필요하니까요. ●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 미디어 아트뿐 아니라 음악, 방바닥 콘서트, 플라밍고 댄스 등 다양한 것을 해보았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1년간의 서사 구조를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봤어요. 처음이었는데 효과도 좋았고 재미있었어요. 앞으로도 이런 것들을 하려고 해요. 예술적인 시각으로 예술 안에서 다른 분야의 것들을 만나 프로그램들을 하는 게 재미있는 융합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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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 소개 제 이름은 오호진이고, 서대문구에서 사회적 기업 명랑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어요. 소외 계층의 자립을 위한 콘텐츠나 캠페인을 만드는 회사고, 문화예술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하고 있어요. 미혼모들과 장애인, 이주민, 50대 독거남 등 세상에서 자기 목소리 내기 어려운 분들을 상대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소외 계층과 문화예술교육을 하면서 그것들을 다 콘텐츠화하고 있어요. 미혼모들하고는 연극, 50대 독거남들하고는 영화제, 경계선지능 청소년들이랑은 전시회, 이런 식으로요. 저희 회사의 소셜 미션이 소외 계층의 자립이기 때문에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하고, 그 이외에는 문화예술 기획이나 자체 콘텐츠 개발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숨겨진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해서 음악극으로 만들고 전시회를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에요. 그리고 회사에 문화 기획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데, 올해는 서울시 전체 생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맡아서 하고 있어요. 서울시 25개 구에 대한 문화예술 컨설팅 같은 건데, 용역을 낸 주체는 서울문화재단이에요. 올해 진행하고 있는 ‘나비남’은 3년 전 양천구에서 시작한 사업이에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해서 나비남으로 이름을 지었어요. 독거남 관련 사업으로 스마트폰 교육을 해서 영화제를 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는 영화 기획자, 그 다음은 공연 기획자였는데 두 개의 경력이 15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명랑캠페인을 창업한 거죠. 기획 마케팅 일을 오래했기 때문에 저는 사람들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얻는지 되게 잘 알아요. 공연 기획 일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엘 시스테마’ 내한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한 일이었어요. ‘엘 시스테마’가 베네수엘라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악기를 나눠주고 음악을 하게 한 거였거든요.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던 베네수엘라 상황에서 빈민가의 아이들이 음악 활동을 하면서 변화한 거죠. 그 공연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냥 일을 한 것뿐인데 너무 음악이 좋고 연출을 잘해서 푹 빠졌죠. 그러면서 제 인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던 것 같아요. 문화예술 콘텐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 내가 직접 해보자 해서 창업한 거죠. 큰 결심을 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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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명랑캠페인을 만들고 대상자를 직접 처음 만난 게 청소년 미혼모였어요. 1년 동안 매주 만나서 엄마들이랑 친해지고, 그 얘기를 가지고 공연을 했는데 좋은 반응을 받았어요. 그러면 이번에는 입법을 해보자 했죠. 한 달에 1~2번씩 공연 투어를 돌면서 국회의원들도 만나고요. 법안이 발의되고 과정을 거쳐 「한부모가족지원법」이랑 「양육비이행법」이 통과됐는데, 이게 4년이 걸렸어요. 제가 혼자 한 게 아니라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부모연합 등 많은 사람들과 단체가 함께 다 같이 이뤄낸 성과였죠. 법안이 통과되고 가장 큰 성과는 5월 10일을 ‘한부모 가족의 날’로 제정한 거예요. 제정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그 행사를 명랑캠페인에서 금액 지원해서 진행했어요. 일반인들도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반인들을 불러서 행사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금은 모두 저희랑 같이했던 미혼모들에게 기부했고요. 모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명랑캠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50대 독거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50대 남자들이 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그분들이 시간은 많고 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께 스마트폰을 드려서 그걸로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하고 있어요. 지금이 3회째인데, 그동안 교육받은 분들이 자립해서 택배, 배달, 공공근로도 하고 굉장히 변화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분들이 다음 회에 새로운 독거남들의 멘토가 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런 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많이 와주세요. 솔직히 미혼모가 연극하고 독거남이 영화 발표하는데 누가 그렇게 관심이 있겠어요. 근데 늘 많이 와주세요. 프로그램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런 응원도 힘이 된다고 봐요. 이외에도 경계선지능 청소년들이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서 왕따를 벗어났다는 등 이런 말들을 들었을 때 너무 감사하죠. 어려운 일들도 많지만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한계는 늘 느껴요. 특히 대상자 숫자가 너무 적어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한다고 10명을 모집해서 모아놓으면 그중에 50퍼센트는 탈락이에요. 이분들의 감정 상태가 일반인들이랑 똑같지가 않잖아요. 수업 교육을 끝까지 못 오고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처음 나비남 했을 때 12명인가로 시작했는데 2명이 남았어요. 2명으로 어떻게 영화제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죠. 결국은 2명으로라도 해보자 해서 1부를 35분 정도 상영회로 진행하고 그게 부족하니까 2부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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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토크쇼를 했는데, 이 토크쇼에서 대박이 났어요. 영화 자체는 이분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고 저렇게 만들었다는 것에 박수를 주는 것이었고, 토크쇼에서는 이분들의 솔직한 얘기들이 나왔어요. 오신 분들의 반응도 너무 좋았고 저도 감동했어요. 그중 한 분은 10여 년 만에 아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잘 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하기도 하셨어요. 이런 걸 겪으면서 양보다는 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몇 명이 참여하느냐는 완전 내려놨어요. ‘한 명이 참여하더라도 변화하면 된다’ 이런 마음이에요. 그런데 지원금을 주는 관의 입장은 다르다 보니까 지원금은 안 받으려 하고요. 저희가 돈을 벌어서 명랑캠페인 자체의 사회 공헌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집에 근처라서 출퇴근을 편히 하기 위해 왔어요.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역사 자원이 많다고 보고 있어요. 주변 공간에 협조를 요청했을 때 협조가 잘 안 이루어진다는 점도 있습니다. ◦ 그에 맞춰 예술 활동·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수정한 경험이 있나요? 작년에 신촌골목문화축제를 하면서 제가 본 건 신촌의 청년들이었어요. 1987년도의 이한열, 2016년 촛불을 든 이화여대 학생들, 그리고 100년 전 연세대의 윤동주요. 그래서 그 100년으로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이한열은 ‘그날이 오면’이 있고, 이화여대 학생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죠. 윤동주의 서시도 이미 노래가 있잖아요. 그걸 55분짜리 뮤지컬로 구성해서 3번 공연했는데 관객들이 우는 포인트가 다 다른 거예요. 40대는 이한열이 나와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울어요. 근데 대학생들이 오면 ‘다시 만난 세계’에서 울고, 그 사이 세대는 X세대에서 좀 유명한 ‘그대에게’라는 응원가가 나오면 울어요. 그런 걸 조사하며 즐거웠어요. 시즌2 대본도 다 쓴 상태예요. 올해 가을~겨울 정도에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그렇게 신촌에 관심을 갖고 찾아다니다가 서대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 이야기를 수집했어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하던 딜쿠샤전에 갔다가 세브란스 의대 1회 졸업생 7명 중 5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작은 글귀를 봤어요. 그걸 보고 알아봤더니 서대문에 독립운동을 이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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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학생 ‘김원벽’이 있었어요. 또, 세브란스 병원에 2월 28일 테일러라는 외국인이 와서 애기를 낳았는데 그 애기의 요람에 독립선언서를 숨겼대요. 그때 독립선언서를 세브란스에서 인쇄했거든요. 그걸 해외로 빼내서 세계에 최초로 알려준 사람이 테일러 그 사람이었어요. 이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숨겨진 독립운동가와 그 이야기에 관한 전시를 먼저 했고, 대본을 만들어서 1월 초에 공연할 거예요.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올해는 서대문구청에서 하는 서대문예술마을만들기 사업도 하고 있어요. 홍제동과 홍은동을 중심으로 거기에 있는 시설을 찾고 거기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인데, 공방, 목공, 사진, 흑백사진, 연극 5개가 개설되어 있어요. 홍제동과 홍은동에 살면서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선생님이 되고 서대문구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참여에 신청한 분들을 보면 연배는 30~50대고 다 여성분들이세요. 2015년부터 양천구, 영등포구, 서대문 이렇게 3개 구에서 일반 시민들과 매해 시민연극도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작년에 1명 빼고 다 남자만 신청했었어요. ◦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수업 외에 따로 모임을 형성한 적이 있나요? 네, 많은 분들이 모임을 만들어서 꾸준히 만나세요. ◦ 만약 그렇다면 그에 어떤 역할을 하거나 하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나요? 문화예술교육은 초반에 라포 형성을 해야 한다고 하거든요. 관계를 만드는 거죠. 그래서 초반의 강사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하지만 굳이 모임을 만들기 위해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아요.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모든 프로젝트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잘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찾아요.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협동한다면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네트워킹 활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모임 같은 데서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무슨 일 하는지 알게 되잖아요. 제가 필요하거나 재밌는 게 있으면 가서 얘기해요. 일을 하게 되면 서류나 기획서가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평판을 찾을 수 있고요. 일을 잘하는지 아닌지를 보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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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잘하시는 분을 찾아요. 나비남의 경우는 3년째 똑같은 분이 하고 계세요. 연극 쪽에서는 ‘문화예술교육사’라는 자격증이 있으면 조금 더 신뢰가 가더라고요. 그리고 주로 추천을 받고 있는데 그럼 검증이 좀 되는 것 같아요. 급여를 받으면 그 순간 프로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첫 회차에 같이 가요. 매주 결과 보고 같은 것도 받고요. 보면서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점검 들어가고, 한두 달에 한 번은 제가 직접 가죠. 경력이 너무 없으면 메인강사는 안 시켜요. 일단 보조강사로 해보고 잘 맞으면 내년에 해보자는 식으로 진행해요. 그 외 조건은 없어요.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돈을 벌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제가 열심히 해야죠. 열심히 일을 해서 더 많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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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아이공 (김연호 대표)

● 소개 저는 대안영상문화발전소 김연호입니다. 아이공은 영상 문화 기획을 하고, 저는 대표와 큐레이터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선 매년 8월에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을 해요. 올해는 홍대역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고 홍대입구역 롯데시네마,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와 홍대 전시 공간인 서교예술실험센터, 미디어극장 아이공, 아트스페이스 오 세 곳에서 다양한 뉴미디어 아트, 대안 영화, 영상 작업들을 소개합니다. 내년이 20주년이고, 저는 1회 때부터 기획을 해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사업은 미디어극장 아이공 사업이에요. 홍대 앞에 위치한 이 공간에서 신진 작가 지원 사업, 기성 작가 지원 사업,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기획전 세 가지로 나눠서 대안 영상, 예술, 아카데미를 1년에 한 번씩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대안 영상 예술, 뉴미디어 아트, 디지털 비디오 예술 작업의 시장을 위한 사업인데요. 작년에 처음으로 디지털 비디오 예술 쇼케이스 마켓을 11월, 12월에 개최했습니다. 올해는 디지털비디오아트페어가 준비 중이에요. 영상, 미디어 작가분들의 작품 특성상 시장 활로가 없거든요. 상업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형태죠. 저희가 20년간 소개해온 작가들의 작업을 전문적으로 소개할 영상·시각 예술 시장 자체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작년부터 개최하는 건데 아직은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모색을 해보려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하는데 지역 주민의 구성이 다양하잖아요. 저희는 일단 여성에 많이 초점을 맞춰서 워크숍을 진행해왔어요, 기존의 미디어 워크숍들이 여성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테크닉이나 촬영 방법, 이미지를 읽는 방법들이 다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할 때 미디어 리터러시라든가 영상 리터러시를 대안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소개를 많이 합니다. 획기적으로 기획을 했던 게 우리나라 최초의 기획이 됐는데 여성주의미디어워크숍이었어요. 비디오 워크숍, 사운드 아트 워크숍, 넷 아트 워크숍 세 가지 분야로 해서 약 40명 정도의 참가자분들과 진행을 했습니다. 오셨던 분들은 여성주의 활동을 하거나 여성적인 영상 언어나 미디어 언어를 찾고자 하는 작가들이 많았고요. 여성시민단체에서 재교육받고 싶은 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셨어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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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좋은 작업들이 결과물로 나왔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2007~2010년도가 지역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시기였어요. 신촌시장이나 북아현동, 북가좌동 같은 공간들이 재개발되면서 추억의 공간들이 눈앞에서 사라진 거죠. 그것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구가 시민들에게 상당히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미디어타임캡슐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주민들에게 호응도가 좋았어요. 그리고 진행했던 기획이 여성기술워크숍이었어요. 주변에서 미디어 관련 행사를 많이 하는데, 가보면 대부분 남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왜 이런 미디어 워크숍에 여성들이 많이 없을까 싶었고 이 부분을 타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존에 활동 중인 여성 작가들 중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기획을 했어요. 직접 영상이나 VR을 만들어보거나 사운드를 만들면서 노이즈 사운드나 기존의 사운드 아트를 시도하는 워크숍, 웹 같은 경우에는 자바를 통해서 미디어 작업을 만드는 이론 중심의 코딩 워크숍 등을 진행했어요. 뉴미디어 시대에 얼마나 많은 새로운 뉴미디어 작업들이 생성되고 있는지를 여성 작가들에게 제시해주는 일이었습니다.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90년대 후반이 제가 활동했던 시기거든요. 처음 기획 활동을 본격적으로 한 게 98~99년 즈음부터인데 그때가 우리나라에 영화나 문화적인 게 올라왔을 때예요. 그래서 문화적인 수혜를 받았고 좋은 영상 작업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비디오 아트, 미디어 아트가 일종의 운동으로 한국에서 발전하는 모습도 봤는데, 거기서 디지털 비디오 예술로 젊은 한국 작가들의 예술이 독창적으로 나올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국문과를 졸업해서 영화를 좋아하다가 다큐멘터리를 거쳐 실험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비디오가 갖고 있는 특성이나 작가들의 스타일에 좀 더 깊이 있게 빠졌죠. 글 쓰는 걸 좋아했는데 글을 쓰려다 보니까 비디오 작업이 너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기획을 공부해서 이벤트를 만들고 작품을 받아 글을 쓰고 했어요. 그게 오늘까지 오게 된 거예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 지역 기반은 홍대였고 서대문으로 넘어온 건 3년 차예요. 홍대 쪽에 있다가 쫓겨났어요. 젠트리피케이션의 당사자였죠.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홍대 축제였고, 지금도 홍대 쪽 공간의 지원을 조금 받아요. 올해 서대문구 쪽으로 옮겨서 해보려고 했는데 공간들이 호의적이지 않더라고요. 문화예술 공간들을 운영하는 데 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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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공간들과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공간이 문화예술인들 때문에 생긴 거잖아요. 그럼 문화예술인들의 특성들을 파악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요.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서대문구는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서대문구에는 신촌과 연희동이라는 핫플레이스가 있잖아요. 그리고 서대문구에서 새로 컬처밸리를 만들려 하는 ‘명지대 앞’이라는 대학 기반의 공간도 있죠. 그중에 연희동은 예술인들이 지역에서 무언가를 해보려 노력하는 공간인 것 같아요. 신촌은 예전에는 라이브 카페라는 음악적인 문화 공간의 성격이 있었는데, 백화 현상이 일어나 문화 공간들이 홍대로 옮겨가면서 현재는 ‘노는 공간’이 된 거 같고요. 앞서 언급한 모든 공간이 문화 거점으로 다시 혹은 새로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신촌은 공간 임대료가 정책적으로 잡혀줘야 할 것 같지만요.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아이공은 저희 활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솔직히 어디로 옮기든 사실 크게 상관은 없지만 다른 예술 공간과 관계 맺음이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공간들이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한데 서대문구의 공간들은 그런 부분이 약한 것 같아요. 좀 경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진행했던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을 많이 했어요. 전혀 모르는 곳과는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이미 일을 통해 알고 있는 단체들과 진행했습니다. ◦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강사분들은 사실 거의 전문가분들이에요. 일을 통해 만나서 그 사람과 경력, 작품에 대해 충분히 아는 시점에서 섭외를 하거나, 신뢰할 만한 전문가들에게 소개를 받아요. 보통 면접 후 기획과 투입이 이루어져요.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이 지역에서 같이 윈윈할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하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자체적인 기획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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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아터테인 (임대식 대표)

● 소개 제 이름은 임대식입니다. 미국에 10년 정도 머무르면서 갤러리를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연희동에 아터테인을 설립해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갤러리에서는 보통 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부추길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들을 교육합니다. 어떻게 컬렉터가 되고 그림을 감상하고 구매하고 관리하는지에 관해서요. 학교로 치면 평생교육원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교육보다는 친목 형태의 모임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고요. 프로그램의 핵심은 제2의 인생을 작가로 살려고 하거나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거예요. 이외에 취미 활동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여가를 활용할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성인들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활동 중인 작가들이 데이클래스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수업으로 구성합니다. 창작의 프로세스를 습득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고 전문화에 방점을 둡니다. 한 클래스가 적어도 세 달 정도까지 지속되고 다른 작가의 다른 클래스를 비슷하게 이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깨비예술마을 운영 당시 활동 중인 현직 작가들과 아직 데뷔하기 전의 젊은 작가들이 교류하면서 활동에서 실제 필요한 내용들을 습득하는 ‘화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도화원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예전 홍대에서는 작업실 문화가 발달해서 선배들이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고등학생들 대여섯 명 가르치고 그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했는데, 그런 문화들을 다시 발굴해서 연희동에서 되살리고 싶었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떤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고, 같은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찾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공간과 운영 인원이 생겨서 구체화시키게 되었습니다.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술에 관심이 있다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작가와 만날 접점이 없죠. 그런데 교육 공간에서는 그게 가능하니까요. 작가들에게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수도 있고요. 이렇게 경제적인 부분과 소통의 부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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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해소가 될 수 있는 것이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또, 전문 미술인들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해왔어요. 데뷔를 준비하는 젊은 작가들을 만나보면 기존 대학의 커리큘럼은 활동할 작가를 양성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대학이 교육 프로그램에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는 시스템에서는 경쟁력 있는 작가들을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이 제 판단이었습니다. 4년이나 대학에서 그런 교육을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2년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바로 작가로 데뷔할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이 더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화원 프로그램에 예비 작가 다섯 명 정도가 꾸준히 참여했는데, 그중 넷은 이미 활동을 하고 있어요. 나머지 한 명도 데뷔를 앞두고 있고요. 데뷔를 앞둔 예비 작가가 화원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가 작가로 활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게 큰 성과라고 봅니다.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교육 커리큘럼은 끊기면 안 됩니다. 연속적,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일회적인 지원 사업으로만 진행이 되는 부분이 상당히 답답합니다. 지금처럼 기반이 만들어지고 경제적인 자립이 이뤄지기 전에는 기금이 마중을 해줘야 했는데, 정성적, 정량적으로 성과와 실적을 평가하는 시스템과 일회적으로 생겼다 사라지는 불안정한 지원 사업 운영으로 인해 활동하는 데 기운이 빠지곤 했어요. 액수보다는 꾸준히 몇 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선정 기준으로 해서 최소 3년은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1년 차에는 금액 지원, 2년 차에는 네트워킹, 홍보 등의 제반 사항 지원, 3년 차에는 프로그램 심화 지원 등 지원에 차원을 달리 해서 장기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어떤가 싶어요. 실행 이후 성과를 평가하여 이후의 기회를 줄이거나 하는 방식을 도입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울에 오면서부터 쭉 홍대에서 지냈습니다.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의 중간이 여기 연희동이었어요. 저한테는 서대문구라는 개념보다는 연희동이라는 개념이 더 와닿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터테인 갤러리가 있는 이곳도 연희동이라는 걸 잘 몰라요. 홍제천 기준으로 연희동과 홍제동이 바로 맞닿아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는 지금처럼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매우 낙후된 지역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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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았고 값이 싸서 작가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당시에 유입된 20여 명의 예술가들이 여전히 교류하면서 활동하고 있고 아터테인, 와이베를린, 레이저, 플레이스 막, 연희702가 현재까지 문화 공간 거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마포는 홍대라는 특별한 지역 때문에 예술인들 중심으로 활동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문화들이 엮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희동의 경우는 그런 게 많지가 않아요. 청년들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문화 공간들도 청년보다는 중년들 대상으로 운영을 많이 하고 있고, 지역 구성원도 거의 노년층이고요. 문화 사업이라는 것이 지역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쉬운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소통하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사실 지역 구성이나 특성이 딱히 중요하지 않다고도 생각합니다. ◦ 그에 맞춰 예술 활동·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수정한 경험이 있나요? 우리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서 이곳으로 오게 만드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그곳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어렵죠.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지역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지역보다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도 어떤 특성화된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모이고 찾아옵니다. 여기는 어떤 지역이다 하는 특성이 명확한 곳을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워요. 혹여 그런 지역이 있다고 해도 그곳에는 문화가 끼어들기 쉽지 않고요. 지역 거점보다는 문화 사업을 운영하는 각 단체별 특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이 지역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예전부터 있던 주민들과 새로 유입된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어요. 저희의 교육 프로그램이 새로 유입된 주민들과 기존에 있던 주민들 간 소통의 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문화로 스며들면서 이 지역과,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작가를 비롯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면 한 사람이라도 기존에 있던 주민들과 관계가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먼저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어요. 서로 잘 융합할 수 있게 ‘문화로 꼬시기’가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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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다른 단체와 협업하는 기획이 많지 않습니다. ◦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조건이랄 게 딱히 필요 없습니다. 작가(강사)들이 어떤 활동과 어떤 작업들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함께 전시 등의 활동을 해왔던 작가들이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강사 인력이 되거든요.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전문적인 예술 활동가가 예술 활동 거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리 공간이든 비물리 공간이든 자유롭게 소통하고 연결될 수 있는 곳으로요. 관이 운영하는 곳은 형식적이고 제약도 많고, 비전문적인 내용들(공방, 단편적인 커리큘럼)과 구분이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요. 지속성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꼭 금전적이지 않더라도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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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연희예술극장 (신재철 대표)

● 소개 연희예술극장을 운영하고 극단 이방인에서 연출가로 활동하는 신재철이라고 합니다. 저희 단체는 극단으로 시작했다가 공간을 운영하는 것까지 발전된 형태예요. 극단 이방인은 콘텐츠 개발 단체고 연희예술극장은 극단 이방인에서 개발한 플랫폼인 거죠. 연희예술극장을 만든 지는 2년 가까이 되었고 연희동에 온 지는 이제 1년 반 조금 넘었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연극을 연출하고 공연하는 극단으로 제일 먼저 활동했고 그 사이에 입시 교육 사업을 했어요. 현재 입시 교육은 접은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작년까지 19~24세 사이의 학생들을 극단의 연습단원으로 받아서 연극에 참여시키는 개념으로 가르쳤어요. 연극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와서 같이 창작 활동을 한 거죠. 그게 최근의 교육 활동입니다.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연극을 만들다가 입시 교육 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의감이 엄청 들었어요. 처음엔 좋은 교육을 위해서 시작해서 순수 예술 교육을 하고 싶었는데 국가에서 원하는 형식에 맞추게 됐거든요. 그래서 순수 예술 교육을 다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입시를 접었어요. 순수 예술가를 교육을 통해 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요. 그러니 스스로 학습하고 공부하는 방식으로 아티스트가 함께 되어보자, 예술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보자 하고 생각하게 된 거죠. 그래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어요. 목표는 이 공간에서 새로운 교육으로 대중들이 미술, 연극, 음악, 디자인 등 예술에 가까운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여기서 했던 교육은 러시아 교육법을 가져왔던 건데, 극단을 정단원, 부단원, 연습단원으로 나누는 거예요. 연습단원은 견습생 레벨에 있는 친구들이고, 부단원은 프로덕션이 있을 때만 와서 활동하고 그 외에는 개인 활동을 하는 개념이고, 정단원은 극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서 하는 시스템이에요. 같이 조명을 달고 음악을 찾아보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그를 통해 배움이 있었어요. 일반적인 연극 교육에서 탁상공론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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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이전에 입시 교육에 대해 가졌던 의구심이나, 지금 추구하고 있는 새로운 연극 교육 모두 의식과 활동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옛날에는 획일화된 생각이 많았어요. 대학에 가거나 기술을 배우고 나면 이후에는 각자 알아서 하겠거니 한다거나, 어떻게 하면 교육생을 많이 모집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좀 떨쳐낸 거죠. 지금도 고민하긴 하지만 방향성이 착해졌달까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대학에 가거나 직업을 가지겠다는 식의 결과론적 목표지향점이 없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예술은 추상적인 거죠. 예술 활동의 순수한 즐거움이나 집중하는 느낌 같은 건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건데, 사람들은 눈앞에 확실히 보이고 목표가 명확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거기서 학생들과의 괴리감이 컸어요. 활동 자체는 좋아하면서도 이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배우겠다던 사람들이 떨어져나가는 위험 혹은 한계가 있었어요.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지니까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도 과거에 입시에서 가르친 50명의 학생들보다 현재 활동에서 남은 5명의 친구들에게서 함께 성장한 느낌이 분명히 들어요. 직관일 수도 있지만 그걸 믿고 있어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 매일 놀러오는 공간이 홍대였어요. 홍대라는 젊은 느낌이 좋았고 다양한 아트워크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근데 거길 가자니 너무 정신없을 것 같더라고요. 열정적이고 저항 정신이 강한 젊은 예술가들과의 접근성도 좋고, 차분하면서 클래식한 걸 갖춘 공간이 없을까 생각했는데 찾다 보니 연희동이었어요. 주변에 갤러리도 많았고 재밌는 복합 문화 공간들도 생기는 시점이었거든요.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홍대도 가까워서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여기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여기서 아티스트들이나 교수님들과 콜라보 작업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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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아직까지 대중들과 소통하는 건 실패 단계예요. 이 공간이 일반 사람들이 와서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요. 처음에 매일 카페를 열고 아트워크하는 걸 보여줬는데 예술가분들만 오시더라고요. 마이너 감성이 강해서 대중들과는 잘 안 돼요. 단점이죠. 좀 속상했어요. 대신에 연희동에 사는 예술가들을 많이 만났어요. 대표적으로 고상진 씨라고 반도네온(손풍금) 연주하시는 분인데 여기 주민이세요. 카페 손님으로 오셨다가 같이 공연했어요. 또, 홍대 미대 교수님도 여기 주민이신 거예요. 그냥 오셨다가 같이 전시하자고 해서 진행했죠. 연극 교육의 경우에는 연극이 배우고 싶어서 극단이나 공간을 찾아보고 소개로 왔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은 공공기관과 순수 아티스트들이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이전에 서대문구 문화교육에서 부모님과 같이 오는 투어 교육을 하루 한 적이 있어요. 플로리스트 교육도 있었고, 유아들과 EBS의 ‘번개걸’이랑 함께하는 예술교육도 했었는데 다 원데이클래스로 끝났어요. 예술을 통한 교육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전문적인 걸 가르치는 건 할 수 있겠는데, 이걸 통해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정말 어렵다고 느꼈어요. ◦ 지역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에든버러연극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이부아트’라는 극단을 불러서 초청공연을 했어요. 그때 지역 주민분이 언제 여기 살며 이런 공연을 보겠냐는 평을 해준 게 좋았어요. 마이너라고 하더라도 이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전시나 공연 콘텐츠를 끌어오는 게 목표인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대학로 공연이 아닌, 이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이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고 싶어요. 그게 교육이라면 교육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최근에는 미술하시는 분들과 많이 해요.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협동한다면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으신가요? 아티스트라면 작품을 볼 거예요. 거기에는 따로 기준이 없어요. 기획자라면 기획안이나 활동을 보긴 하겠지만 서류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획자의 경우는 제가 아직 기준이 불분명한데, 직접 만나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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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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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눠보는 식으로 알아가요.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경제적인 문제 해결이 첫 번째예요. 제일 좋은 건 지원 없이 자생하는 거죠. 공모나 공공기관과의 협업에 대해 잘 아는 전문 기획자, 프로듀서와의 연결도 필요한 것 같아요. 민간 기관이 다양한 기관과 함께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인력의 지원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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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민간 영역 거점

최게바라 (최윤현 대표)

● 소개 최게바라기획사 대표를 맡고 있는 최윤현이라 합니다. 문화 기획을 통해 사회 변화에 기여하는 활동들을 합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금 대표적으로 하고 있는 것에 신촌거리예술축제가 있습니다. 신촌에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또 다른 예술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작년에 처음으로 만들었어요. 민간이 주최하고 주도하는 예술 축제를 신촌에서 만들어보자 한 거죠. 신촌으로 선택한 이유는 첫 번째로 신촌이 갖고 있는 청춘의 로망에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말고도 신촌만의 낭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신촌은 이한열 열사가 계셨던, 저항성이나 시대정신이 강했던 곳이고 아직까지 그런 것들이 남아 있다고 느꼈어요. 세 번째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니까 편안하게 예술을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신촌거리예술축제를 통해서 기존 예술판이나 예술 축제에 새로운 버전들을 제시하고 싶어요. 일반 시민들, 서대문구민들이 예술이라는 게 누구나 접하고 참여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나의 예술성도 발견할 수 있는 거라는 걸 느끼길 바라고요.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 즈음에 문화를 통해서도 사회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즈음에 문화 기획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던 분들이 이런 일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원래 사회 변화에 관심이 있다가 그 방식으로 문화 기획을 선택한 거죠. 그래서 저희가 하는 일들에는 묵직한 메시지나 문제의식의 시작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유쾌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해야겠지만요. 신촌거리예술축제도 지금의 예술판을 우리가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대안은 뭘까, 다음 버전은 뭘까 하는 게 시작점이었어요. 어떤 것들을 조금씩 바꿔가려고 노력하는 저항 정신을 항상 가지려고 합니다.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지역에서 문화 기획이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목적을 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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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해관계에 따라서 예술이나 축제가 좌지우지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잘 방어하고 설득해서 이 예술 사업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내년에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사례들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지역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담당자들이 쉽게 변하지 않으려고 하는, 변화에의 보수성이나 두려움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 같은 존재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필요한 거죠. 지역의 맥락들을 잘 이해하고 사업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진짜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사례를 만드는 거예요. 지역에서 문화를 하는 데는 기획자보다 활동가들의 역할이 더 큰 것 같아요. 많은 정치적 요소, 관계들, 힘의 논리, 이해관계를 잘 뚫기도 하고 아우르면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일이 단순히 문화예술가로서만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거든요.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죠. 그 동네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거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잘 이뤄졌을 때 저는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었다고 느끼고 지역에는 변화된 부분들이 생기는 거죠. ◦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험이 있나요? 지금 매년마다 ‘문화기획불꽃학교’를 하고 있어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기획 커리큘럼 같은 거예요. 체계적인 건 아니고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놀면서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끔 해요. 교육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체계적인 교육은 잘 못하는 것 같고 많은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육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축제 분야에서 전문가가 전문성을 가지고 도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민분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충분히 도움을 드리기도 해야 하고, 전문성이 있는 그룹들이 더 전문성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예전에는 지역 축제라고 하면 무대 크기 얼마, 가수 몇 명, 음향은 뭘 쓰고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이 축제를 왜 해야 되는지, 누가 축제를 만들어가는지 같은 걸 고민해야 하거든요. 이런 고민을 하는 새로운 세대가 있는 지역이 있고 없는 지역이 있어요. 이런 세대가 없는 지역에서도 지역 축제 사업 등을 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세우고 진행을 하죠. 그래서 단순히 좋다, 사람들 엄청 왔네, 유명한 가수 왔네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지역 축제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기획하긴 했지만 내부의 구성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었네 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려고 해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그 지역에 거주하지 않거나 지역에 대한 애착이 부족하거나 지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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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많은 지역구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결국 그 지역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들은 지역에 거주하고 지역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살아갈 분들이더라고요. 지역을 베이스로 하는 주체들이 나오고 그 주체들이 이런 사업들을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더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지역 활동을 하는 데 좀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있고요. 그 지역에 있는 팀들과 협업을 하거나, 그 팀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체로 성장하고 지역 사회나 공공기관과 관계를 맺게 하는 매개자로 역할을 하고 싶어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서대문구라기보다는 신촌이죠. 앞서 말한 것처럼 낭만, 시대정신, 저항 이런 것들이 녹아 있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서대문구가 재정 수입이 낮은 편이라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적어요. 서대문구청이 많지 않은 예산으로 다양한 협업 파트너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좋은 사례들을 남기면서 기대치는 좀 커졌고요. 그러다 보니 함께할 때 외부와의 협업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협업에 열려 있는 부분은 장점이기도 하지만요. 예산의 한계가 있다 보니 중앙정부나 서울시가 하는 보조금 사업들에 의존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예산이 많아야 장기적으로 추진을 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다면 서대문구의 행정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부분은 적죠. 서대문구를 재개발이 되어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과 그 외,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눌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오랫동안 사셨던 거주민들과 재개발을 통해서 나중에 들어온 분들이 다르죠. 그렇게 되면 나중에 오신 분들이 서대문구민이라는 걸 느끼는 건 쉽지 않거든요. 이 안에서 두 집단이 점점 더 나눠질 수 있는 거예요. 아현동 추계대학에 있는 주민들과 역 앞에 있는 대단지 주민들의 문화가 같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 두 집단을 모아서 같이 뭔가 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하고요. 그럴 필요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서로 상처받지 않게끔 잘 배려하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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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신촌에서 행사를 하면 우선 청년 대상으로 모집을 하죠. 청년들 많이 보는 커뮤니티나 갖고 있는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요. 콘텐츠가 명확히 청년 대상의 사업이다 보니 당연히 청년들이 많이 신청을 하고, 종종 이런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어르신들도 참여하세요. ◦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수업 외에 따로 모임을 형성한 적이 있나요? 문화예술하시는 분들을 보면 공동체성을 형성시켜야 된다거나 예술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나친 강박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때로는 되게 일방적으로 진행되거나 억지스러운 경우도 많아 보여요. 저희는 연결고리 정도를 주고 공동체의 복원이나 회복보다는 유쾌하고 발랄한 일탈의 경험을 제공하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 함께 보내야 할 시간들에 대해 힌트를 주는 거죠.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신촌거리예술축제는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하고 있어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게 기획 쪽이라면 운영, 홍보, 디자인 같은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는 주체들과 협업을 합니다. 이번에 파트너만 해도 10개, 콘텐츠까지 하면 20개 팀 정도와 협업을 했어요. 저희는 큰 그림을 그려서 추진력을 가져가고 그 안에 요소를 채우는 것들은 협업 팀들과 하는 건데, 사실 늘 좋은 결과만 나오는 건 아니에요. 얻게 되는 이득이나 권한들이 달라서 협업이 도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서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요.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협동한다면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으신가요? 큰 틀에서 어떤 식의 콘텐츠를 진행했으면 좋을지 그림을 먼저 그리고, 이걸 잘 수행할 수 있을 팀을 섭외해요. 협업을 잘하려면 잘할 수 있는 팀들을 만날 기회를 평소에 많이 갖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신촌 주변에서 문화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는 신촌문화예술레이블을 작년에 했는데, 이것도 그런 협업 팀들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 되는 거죠. 또, ‘널 위한 문화예술’이란 팀이 있거든요. 유튜브랑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팀인데, 그 팀하고 올해 같이 협업해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를 하기로 했어요.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는 협업이죠. ◦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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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을 때 느껴지는 느낌이랑 서로에 대한 태도가 중요한 거 같아요. 물론 성과도 요구되고요. 팀이 잘 맞는지, 유사 경험이 있는지, 협업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고 처음에는 너무 크게 제안하지 않아요. 데이트할 때도 처음부터 해외여행 가지 않잖아요. 처음에는 작게 해보는 거죠.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제일 필요한 건 자생적으로 돈을 잘 버는 거겠죠. 저희는 회사여서 용역을 통해 돈을 벌어요. 저희가 작년 매출이 14억 정도인데, 매출 대비 수익은 높지 않아요. 실비가 많다 보니 겨우 유지되고 있어요. 어쨌든 정부, 지자체 지원 없이 생존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신촌거리예술축제가 2회를 맞이하면서 민간 기업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것들이 있어요. 후원은 아니고 물품 협찬인데, 점점 더 민 쪽으로 가야겠다고 방향성을 설정하게 되었어요. 민간 영역에서 지원을 얻고 수익을 얻는 게 관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것보다 더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게 아닐까 싶은 거죠. 공공기관의 사업 파트너가 되고 싶지, 지원금의 수혜 단체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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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 거점

카페샘

● 소개 최경민 대표(이하 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식자재 유통업을 하면서 지역에서

문화예술 사업을 하고 있어요. 임예은 프로젝트매니저(이하 임)

저는 원래 대학에서 회화를 했어요. 지금은 여기서

매니저 하고 있고요. 졸업 후 전시할 공간을 찾다가 이곳을 알게 되고 첫 전시를 했습니다.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여기서 일하게 됐고 현재는 카페 일도 하고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정혜진 프로젝트디자이너(이하 정)

저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어요. 지금은 샘에서

주로 기획이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고 작년 5월부터 시작했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임

여기서 음악 연습하시던 사장님 지인분께서 제안하신 프로젝트예요.

작가가 전시를 하면 그에 어울리는 연주를 해보자고요. 이걸 ‘샘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이고 1년 동안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예술가분들도 조금씩 찾아오시기 시작했고, 해가 끝날 때 네트워크 파티도 했어요. 이후에 연희골목예술제, 골목영화제, 샘 클래스, 채우장, 우리동네 작은영화관, 공연 프로그램 등 이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최

원래 제 개인 사업을 할 목표가 있었다가 식자재 유통을 시작했어요.

사실 카페는 전혀 계획이 없었습니다. 친구 세 명이서 저는 식자재 유통업, 다른 친구는 야채 가게를 하기로 했는데, 이 공간이 남아서 고민하다가 나머지 한 친구가 카페를 운영하기로 한 거였어요. 두 친구가 자기 길을 가게 되면서 야채 가게는 없어졌고, 제가 카페와 식자재 유통업을 하고 있어요. 2013년부터 지금까지 벌써 7년 차네요. 임

대학교 졸업 후 친구들과 ‘20대인 우리가 부족해도 되지, 각자 하고

싶은 얘기를 해보자’라고 생각해 전시할 공간을 찾아다녔어요. 대부분의 공간은 대관료가 있었는데 여기 사장님은 돈은 필요 없고 전시를 해주면 기쁠 것 같다고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사장님이 전시 동안 받은 커피 값도 저희에게 준다고 하시고 저희 그림도 하나씩 다 사셨거든요. 이렇게까지 환대받으며 전시할 기회가 없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쁘게 찾아오는 경험이 너무 좋았어요. 이후 이 공간을 들락날락하면서 조금씩 일을 벌이기 시작했죠.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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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전시가 단체전이었거든요. 단체전을 이 친구가 나서서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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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더라고요. 처음 하는 단체전이었고 무슨 모임이나 조직이 아니었는데도 예은 씨 본인이 직접 나서서 많은 일을 하는 과정을 보면서 같이 일을 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임

혜진 씨는 대학에서 사회학과를 전공하긴 했는데 동화책 외주를 할

정도로 그림 실력이 좋아요. 저한테 그림을 배우러 샘에 왔는데 너무 잘 그려서 가르칠 게 없었어요. 그러다 연서골목예술제를 진행할 때 같이 하자고 제가 제의를 했고 이후에 여기에 정착해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죠.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최

초창기에는 우리들끼리의 행사에 가까웠고 그걸 구경하거나 참가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왔어요.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해가 지날수록 확실히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걸 느껴요. 혜진 씨가 함께 일하게 되면서 행사들의 완성도가 높아졌는데, 찾아온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각자가 할 수 있는 영역들이 달라서 더 많은 것을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임

그동안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적으로 풍부해졌다고 느껴요.

혜진 씨가 함께 일하게 되면서 받은 영향도 있고, 사장님과 셋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너지도 있었던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 풍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이웃끼리의 연결을 통한 확장이에요. 동네에 작업실 쓰는 예술가들이 생각보다 많고 주변의 청년 사업가들과도 프로그램이나 우연한 기회를 통해 연결되면서 활동의 내용과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것 같아요. 정

저도 그 부분을 느끼고 있어요. 샘이 역동성이 있는 카페로 지역에

자리하다 보니 지역 내 여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고요. 우연한 방식으로 연결되는 거 같아요. 여기도 이걸 하고 있네 하면서 행사에 찾아간다든지, 누군가를 통해 연결된다든지 하는 경험이 많았어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임

관과 행사를 같이 하는 부분에 걱정되는 게 많아요. 저희가 독특하게

시작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저희 스스로도 있거든요. 즉흥성이나 재미있게 연결되는 그런 것들을 잘 지켜가고 싶은데 관과 행사를 하게 되면 혹시나 이런 걸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어요. 최

예를 들어, 얼마 전에 서울시 주최로 공동체 공간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서울시 주무관들이 생각하는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저희의 활동과 상당히 거리가 있어서 그 기준으로 보면 저희는 공동체가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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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 역할하시는 분들은 저희 활동 내용이나 연결성에 대해

독특하다 얘기를 해주시는데, 관 관계자는 동네 기반 공동체에 관해서 이야기하시면서 저희 활동이 너무 청년에 국한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소통의 피로함을 많이 느낀 것 같아요. 최

저희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문화 활동들을 한 것이 2년이니 짧은

기간이죠.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단계거든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데 관에서는 명확한 결과물, 성과에 대한 기준을 통해 저희를 보려고 해요. 저희는 가능성의 차원에서 관이랑 뭔가를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결의 다름을 경험하고 물러났죠. 정

재개발 확정 인가가 나서 내년에는 여기서 나가야 해요. 여기는

임대료가 싸거든요. 아주 많은 수익을 내지 않더라도 활동들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임대료도 문제고 새로운 지역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 될 거 같아요.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

남가좌동에서 공간을 알아보다가 홍제천 건너 이쪽 연희동이 훨씬

저렴해서 이곳에 공간을 잡게 되었어요.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임

공존하는 요소가 있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발전하는 듯하면서도

아니고요. 마포구는 어딜 가나 다 비싸서 기회를 노리는 사람에게 틈새가 없는 느낌인데 서대문구는 중심구에 있으면서도 틈새의 공간들이 아직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정

저는 이쪽이랑 남가좌동에서 활동을 하는데 홍대, 연남이랑 가까워서

젊은 예술가들이 많고 마을공동체 활동하시는 그런 분들도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앞에 민달팽이협동조합도 있고요. ◦ 그에 맞춰 예술 활동·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수정한 경험이 있나요? 임

처음에 샘 클래스 열었을 때는 지인의 지인들이 많이 오긴 했죠.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역 특색을 염두에 두진 않았어요.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정

주민들이 찾아와준다기보다는 여길 아는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의도적으로 찾아오는 형태로 굴러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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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 지역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최

여기가 낙후된 곳이고 카페도 거의 없어서 처음 여기가 생겼을

때 주민분들이 너무 고맙다고 손님들이 오면 데리고 올 수 있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일차원적 니즈였던 거고요. 먹고사는 것이 중요한 곳이라서 그 외의 것들을 생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샘에 왔을 때는 먹고사는 일차원적 문제에서 벗어나서 문화들을 향유하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최

문화예술 쪽으로 함께 협업한 단체는 없었던 것 같아요.

일회용품 소비가 없는 프리마켓 ‘채우장’은 동네의 카페와 함께하고

있지만 이걸 문화예술 활동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최

협업이나 협동을 함께하는 목표나 목적의 출발점이 다른 것 같아요.

저희는 행사가 만들어지는 계기 자체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형태거든요. 예를 들면 연말에 예술가, 음악가들이 모여서 놀다가 즉흥적으로 기획이 이뤄지고 약속이 생겨요. 작곡을 전공한 친구가 와서 자발적으로 여기서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주위의 악기, 영상을 다루는 친구들을 데려와서 함께 이벤트를 만드는 등 필요에 의해 단체의 노하우나 기술을 가져오는 게 아니고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거죠.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최

금전적인 부분이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결국 저희 샘의 실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게 있으면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공간을 운영하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으면 공간이나 위치에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량을 잘 키워서 이전을 해야 할 때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저희 필요에 의해서 갈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임

돈이 제일 필요해요. 샘이 좋았던 것은 처음부터 공동체, 커뮤니티를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어쨌든 다들 커뮤니티를 찾잖아요. 독립 활동가로 사는 게 워낙 힘드니까. 다른 단체들과 협업을 하고 그들이 왔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자신이 주도할 수 없을 거라고, 뭔가 배우는 입장일 거고 허드렛일 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샘에서는 아직 내가 세련되지 않아도 라이센스가 없어도 주도해서 뭔가 만들어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그런 걸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협업을 할 때에도 원하는 게 너무 명확하면 같이 하기 힘들어요. ‘샘에는 이게 필요해’라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일하기 힘든 거죠. 생각보다 그런 경우들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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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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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문화예술 일도 모르고 크게 관심도 없지만 이렇게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에게

거의 다 넘겨주고 공간을 지키는 역할만 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협력 관계에서 관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의 담담자는 자신이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업체나 공동체를 스스로 일궈보지 않고 곁에서 봐온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와 격차가 커요. 문화예술하는 사람들이 전문가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것들을 지원하는 입장이어야 하는데 관 담당자들은 이걸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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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민간 영역 거점

포토브릿지 (정상훈 대표)

● 소개 2014년에 대안학교에서 사진으로 아이들과 활동하면서, 좀 더 많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포토브릿지는 2016년에 법인 등록을 했고 2017년에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 현재 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에 대한 생각 ◦ 현재 하고 있는 예술 활동·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희 회사의 소셜 미션은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있는 취약 청소년들, 흩어져 연결되지 못하는 아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벽에 갇혀 있는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의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가고 공동체 일원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할지, 그 수단으로 사진, 영상, 미디어 체험을 통하는 작업들을 지금까지 해왔습니다. 아이들이 이미지라는 것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세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였어요.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깨닫도록 하는 것도 있고요. 조금 더 나아가서 공동체와 세대의 문제들을 표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해결책을 스스로 찾게끔 도와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대상은 13~20세이고, 학생일 수도 학교 밖 청소년, 위기 청소년일 수도 있습니다. 대상을 저희가 직접 찾기는 역량상 어렵고 기관들과 연계를 합니다. 대안학교, 청소년 복지 기관, 위탁 기관 등과 연결해서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입니다. 공모 사업을 통해 사업비를 받으면 자체적으로 모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자기를 불행하다 생각합니다. 위기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의 차이가 거의 없을뿐더러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떻든 간에 도와주고 함께해야 할 친구들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 영상, 디자인을 함께 배우고 인문·사회적 소양까지 갖추도록 하고 싶습니다. 사회에 사진, 영상, 홍보 등에 대한 니즈가 많기 때문에 그런 걸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배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이 진로를 선택하지 못한 채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취약 계층 아이들에게는 대부분 바리스타, 조리사 등 자격증 과정 같은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만 주어져서 이미 넘쳐나는 자영업자군이나 불안정한 비정규직군으로 떠밀려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친구들이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역할을 찾을 수 있게 매칭해주고 싶고, 이걸 대안학교로까지 발전시키고 싶어요. 지식,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사회를 바꾸는 소셜 체인저로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069


대안학교에서 훈련받게 하자는 것이 저희의 궁극적 방향입니다. 실현하기 쉽지 않은 목표긴 하죠. 현실적으로 이런 것들은 뜻을 함께하는 마을의 교육자와 연대하고 협동해서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서울시 혁신교육지원 사업이에요. 이 사업을 통해 누구나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봉사를 했던 대안학교가 봉천동의 임대주택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그 친구들과 1년 동안 주말에 같이 농사도 짓고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3년 같이 생활하다 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보다 많은 아이들이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스케일을 크게 하려면 조직의 형태를 갖춰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회적 기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이 잘 진행되었을 때 본인 스스로와 대상에게서 어떤 변화나 영향을 느끼나요? 아이들은 단기적인 이벤트나 한두 번의 과정으로 바뀌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도에 만났던 아이들을 포토브릿지 창업 후에 다시 만났어요. 포토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된 건데, 몇 년간에 걸쳐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이 저에게 확신을 줬죠. 처음 만나는 아이들이 변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거기까지만 도달하면 이후는 쉽더라고요. 거기까지가 1~2년 정도는 걸린다고 생각해요. 그런 친구들이 나름의 꿈들을 이뤄나가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보람을 안겨줍니다. 저희는 교육이 끝나고도 계속 관계를 유지해요. SNS를 통해서 애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답변을 주기도 하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할 때 부르기도 하는 식으로 이어지는데 그러면서 중간중간 성장하는 것을 확인하죠. ◦ 수업(프로그램·프로젝트)의 한계가 있나요? 예산 범위 내에서는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두 달이에요. 그런데 정부지원금 보조금은 1년 단위로 나뉘어 있고 그 다음해에 공모해서 통과하지 못하면 끝이죠. 상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 체계를 갖추려면 기업체 후원을 받든 수익 사업을 해서 돈을 벌든 개인 후원을 받든 해야 해요. 어느 하나도 초창기 기업에게는 만만한 게 없죠. 공간의 문제도 있어요. 지금은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에 있지만 내년 초에는 나가야 해요. 3년 이상 입주할 수가 없는 조건이거든요. 새로운 곳을 구해야 하는데 보증금, 월세 100~200에 관리비도 내야 해요.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인적 자원 관련해서도 강사 인건비 외에 그들을 교육하는 비용이 주기적으로 들어요.

070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 서대문 지역 활동 ◦ 서대문구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학교를 모두 여기서 나와서 이쪽으로 왔어요. 친근하고 잘 아는 동네에 있는 것이 좋으니까요. 사는 것도 계속 이쪽에 살았어요. 기본적으로 서대문을 기반으로 하고는 있지만, 어제도 저희 직원들은 인천 가서 교육하고 왔고 저는 의정부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교육하는 등 지방으로도 갑니다. ◦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 있나요? 서대문구는 지역 의제를 찾아내는 부분이 어렵지 않나 싶어요. 서대문구의 지향점이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민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한 게 필요한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지, 취약 계층의 복지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지, 어떤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하는 건지 뚜렷한 지점이 없어요. 구청장님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문화적으로도 딱 짚기 어려운 점이 있고요. 또, 서대문은 사회적 취약 계층이 있긴 한데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교육 대상을 찾는데 어려운 점들이 있어요. 안타깝게도 예산을 가지고 무료 교육을 지원할 때 보면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는 분들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그런 독특한 색이 서대문구에 있더라고요. ● 지역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 주로 어떤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나요? 서대문장애인학부모회라고 지금 2년째 자매결연한 곳이 있어요. 이분들하고 작년에는 26주, 올해는 23주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과도 자매결연이 되어 있어서 영상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요. 단체나 기관과 상관없이 프로그램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구나프로젝트’를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아이들 대상으로 꾸준히 하고 있고, 마을 활동가분들에게도 교육을 합니다. 학교에 가서 하는 사회적 경제 수업도 있습니다. ◦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수업 외에 따로 모임을 형성한 적이 있나요? 그렇게 하나로 묶을 수는 없어요. 지역 기반, 나이, 관심사 등이 모두 다르거든요. 저희 역할은 학생들에게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이지, 그 이상으로 공동체를 만들어주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술적 체험이 일상으로 승화되는 부분은 재미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삶 자체가 나아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 이상을 바라면 힘들어요.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071


◦ 지역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서대문구가 다른 구보다 신혼부부나 청년층이 많은데, 그분들이 이 지역에서 사는 의미들을 찾도록 문화예술이 역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청소년이 꼭 13살부터 19살까지가 아니고 자신을 스스로 정립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다 아우르는 말이라고 생각해왔거든요. 그 이야기들을 풀어가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서대문구민들의 감수성을 어떻게 채워줄지에 대해 큰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 협업·협동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한 경험이 있나요? 저희가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 교육받고자 하는 대상이 있는 곳에 저희 것을 가져가서 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같은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과 같이 사업하는 경우가 있어요. 함께해서 더 효과가 있겠다 싶으면 목공협동조합과도, 도예팀과도 같이 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제안하거나 단독으로 기획 후 적절한 파트너를 구하기도 해요. ◦ 다른 예술가·예술교육 활동가와 협업·협동한다면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으신가요? 역시 목적성을 갖고 만나기보다 그전부터 알고 있는 게 제일 좋죠. 행사에 가거나 소개를 받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받는 방식으로요. 인터뷰나 기사를 보고 직접 찾아오시는 분도 계시고 케이스가 다양해요. 다만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하는 곳인지 알아도 파트너로서 성실하게 일을 해줄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서로 오래 알았거나 사업의 파트너로 경험이 있는 게 훨씬 좋죠. 공동체 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이라면 실제로 실행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선호하는 면이 있는 거 같아요. 잘하는 분들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 협업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조건의 강사를 원하시나요? 포토브릿지 소속의 강사가 두 분 있고, 나머지는 네트워킹되어 있는 분들과 하고 있습니다. 소속 두 분은 정직원이고 예술 계통 전공을 하셨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일 많이 활동하세요. 그 외에 많은 분들이 지원하셔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강사를 구할 때는 일단 제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첫 번째입니다. 능력이 뛰어나도 모르는 사람을 쓸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는 어떤 뜻으로 이분이 교육에 참여하려 하는지를 봅니다. 이렇게 말하면 나쁜 기업처럼 들릴 수도 있겠으나 많은 분들이 강사비를 기부하겠다고 하세요. 그 정도의 동의를 갖고 오시는 분들이 오래 같이 가시더라고요. 자신의 경력이나 수익만을

072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위해 오시는 경우는 다시 일을 하지 않게 되죠. 또 다른 기준으로는 전문성이나 경험을 들 수 있어요. 장애 청소년들의 특징이 취약 계층이랑은 또 다르거든요. 그래서 경험이 중요합니다. 전문성은 학위나 출신 대학, 자격증보다는 교육했던 장르나 분야에서 얼마나 어떤 교육을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직원 한 분은 군포에서 청소년 교육을 7년 이상 하셨던 분이에요. 그게 그분의 전문성이 되는 거죠. 유사한 활동도 괜찮아요. NGO 같은 비영리 기관에서 일을 한 분들의 경우에도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 필요한 게 많죠. 다 부족해요. 공간 문제는 저희뿐 아니라 다른 단체와 같이 회의할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에요. 상시적으로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학습할 공간이 없어요. 서대문구의 문화 체육 시설도 거의 체육 활동이나 어린이 공연 위주지, 상시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언제든지 가면 프로그램이 있는 곳, 즐길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 없어요. 구청에서는 남는 공간이 없다고 말하고요. 서대문구 내 공동체의 교육 자원들을 하나의 협의체로 만들어나가자는 움직임이 있어요. 형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창작자분들을 네트워킹하고 묶어나가는 그런 것들이 필요한 거죠. 그게 사회적 협동조합이 될 수도 있고 마을공동체가 될 수도 있고 협의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묶이는 과정은 연대의 틀 안에서 풀어나갈 과제라 생각하거든요. 민에서 힘을 키워야죠.

2. 1. 다음을 위한 오늘

2. 1. 2. 지역 예술 거점 조사 인터뷰

073


074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조사 첫 단계인 현황 조사 및 인터뷰 조사에서 진행된 내용을 바탕으로 예술교육 종사자 및 관련 분야 유경험자, 잠정적 참여 주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 형식의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각 라운드테이블은 사전 신청자 및 현장 참관 인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아래의 기준으로 총 4회의 조사 및 간담회 형식의 라운드테이블과 1회의 연구 보고서 발간 이후 전체 연구 결과물에 대한 리뷰 형태의 라운드로 설계되었다.

제 목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 다음을 위한 닿음

번 호

ROUND 1 - 예술 -

ROUND 2 - 지역 -

ROUND 3 - 교육 -

ROUND 4 - 서대문예술교육 -

ROUND 5 - 종합 -

소 제 목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서대문의 예술교육

다음을 위한 닿음

참 1. 입시가 아닌 1. 서대문 문화예술 1. 학교 예술교육자 1. 서대문 1. 지역 멘토 여 예술교육 경험이 관련 주체 예술학교에 2. 예술교육 활동가 2. 관련 전문가 대 있는 예술가 참여하고자 하는 2. 서대문에 거점을 3. 예술교육 정책 3. 참여 희망자 상 주체 2. 지역 기반 예술가 두고 활동하는 관련자 주체 2. 예술교육을 3. 거점이 없는 주체 4. 거점이 어디든 변화시키고 싶은 3. 거점을 가진 주체 상관없는 주체 누구나 3. 거점이 필요한 주체

일 정

7월 11일 목 19:00-21:00

7월 25일 목 19:00-21:00

8월 8일 목 19:00-21:00

8월 22일 목 19:00-21:00

장 서대문구 서대문구 서대문구 서대문구 소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세미나실 1 세미나실 1 세미나실 1 세미나실 1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월 예정

별도 공지

075


ROUND 1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ROUND 1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모더레이터 황윤호 (나인로드) 참석자 /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김연수 / 시각 김용현 / 시각 김채린 / 시각 김태덕 / 시각 노상호 / 시각 박장호 / 시각 조의주 / 시각 최아영 / 전통연희 최정선 / 연극 한석경 / 시각

076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들, 뭔가 전하고 싶은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것들로 교육 비슷한 무언가를 시작했는데요. 최아영

봉산탈춤을 하고 있는 최아영이라고

강사 일을 조금 했고 최근에는 주로 성인

합니다. 한국 무용을 전공했고 봉산탈춤으로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서적인

공연을 하거나 아이들을 만나고 있어요.

전달법을 사용해요. 지식을 전달한다기보다는 더

서울문화재단TA(어린이예술사업)에 10년 정도

쉽게 느끼고 더 강하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참여해오고 있고요. 공연자로서 예술교육가로서

채택해서 체험하고 참여하게 합니다. 연극을

활동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베이스로 다양한 장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예술

박장호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장호라고 하고요.

연희동에서 5년 정도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조의주

작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동양화를 전공했고,

주로 설치와 조각을 하고 있고요. 파트타임으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강사, 기간제 미술

일을 많이 했습니다. 성인 대상 취미 미술로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클레이아트 클래스를 여러 번 하다가 지금은

노상호

끝났고요. 예술교육 쪽으로 가장 도움도

노상호라고 합니다. 현대 미술 하고

조의주라고 합니다. 시각 미술 쪽에서

있고,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합니다. 전시 때

되고 좋았던 경험 중 하나는 아트가이드를

상업으로 하는 교육 사업이 있고, 정기적으로는

했던 일이에요. 도슨트와는 약간 다른 건데,

인스타그램으로 신청받아서 매주 토요일마다

신청한 분들과 갤러리를 함께 관람하고 제가

수채화 과정 수업을 하고 있어요. 짬짬이

단순히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이야기를

소외 계층 아이들이나 고등학교 대상 특강을

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경험으로

나가는 등 예술교육에 참여하면서 작업 활동을

예술교육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던 것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같아요.

김연수

한석경

저는 김연수라고 하고요. 연희동에서

미술하는 한석경입니다. 평면이랑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설치를 하고 있는데요. 공간 관련된 설치를

지금은 캔버스에 유화 작업을 하고 있고요.

하다가 연극하는 분을 만나서 무대 미술도

동네분들을 위해서 성인 취미 미술 클래스를

하고, 그러다가 영화 미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해온 지 1년이 좀 넘었어요. 사람들에게 그림이

교육 쪽은 입시 미술 강사로 시작했는데 4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간간이

정도 하다가 사교육에 질려서 그만뒀습니다.

학교에 나가서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아동 미술을 했는데, 미술관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창의 교육 같은 데에

김태덕

안녕하세요. 김태덕입니다. 시각 미술

하고 있고요. 설치, 사진, 드로잉, 손에 잡히는 거 다 합니다. 전공자는 아닌데 어쩌다 이쪽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에서 교육 프로그램들을 하게 되었고 교육을 해온 지 14년 정도 되었습니다.

들어오게 됐고, 예전에는 사진 관련 교육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수업도 하고 학교의

김채린

저는 김채린입니다. 몸으로 느끼는

미술 연계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것들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합니다. 작업이 그렇다 보니까 다양한 관계들을

최정선

저는 최정선이라고 하고요. 연극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서 교육도 하게 됐습니다.

졸업하고 공연 예술 쪽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77


ROUND 1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했던 면도 있었는데,

시작했고 학교에서의 미술을 되게 싫어했거든요.

작년부터는 이것도 제 작업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미술을

가지고 있고요. 정말 다양한 교육 대상을 겪어본

전공하다 보면 교수님들이 졸업 후에 교직

것 같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다문화

이수가 도움이 된다 얘기해주곤 하시잖아요.

가정 학생들이랑도 했었고요. 지금은 대학에서

일단 그래서 시작을 하고 보니까 그때가 2009년,

대학생들에게 드로잉을 가르치고 있어요. 교육

2010년 정도였는데 학교 미술 교육이 많이

레지던시에 입주해서 다양한 대상들과 공간을 좀

달라져 있더라고요. 실제로 그리거나 만드는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둘러보고 자기만의

것보다 감상 위주로요. 그래서 교직 수업을

식으로 공간을 바꿔보는 그런 프로그램도 하고

들으면서 교육에 대한 내적인 동기가 많이

있습니다.

생겼던 것 같아요.

김용현

안녕하세요. 비디오와 퍼포먼스 작업을

노상호

학교에 온 다음에 입시 미술 강사를

하고 있는 김용현이라고 하고요. 저는 회사에

오래했어요. 그때는 동기가 당연히 돈이었죠.

들어가면서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교육

시급이 가장 높은 알바였거든요. 그런데 시급을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기관이랑 교류하면서

떠나서 제가 너무 사기꾼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프로그램 지원하는 일로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고등학생들한테 동기를 준답시고 내가 다니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에서 같이 운영도

대학을 되게 좋은 대학인 것처럼 말하는 게

하고 기획도 해왔습니다. 올해는 쉬고 있어요.

거짓말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대학에 다니면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너무 허무하고 싫고, 선배들은 뭐 먹고사나 고민하고 선생님들은 교직 이수 얘기만 하는데

교육자로 활동하게 된

애들한테는 이 분야에 오라고 말한다는 게

계기나 동기가 있나요.

이상하더라고요. 차라리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자 싶어서 그만뒀죠. 지금 하는 것도 처음엔

최아영

대학교 졸업하기 1, 2년 전에 아르떼가

돈이 이유였어요.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생겼어요. 졸업하고 나서 다른 일들을 2~3년

저에게 기반이 되는 게 SNS였거든요. 열심히

하다가, 공연만 해서는 먹고살기가 정말

팔로워를 모으고 그걸 어떻게 돈으로 환원할 수

힘들어서 찾아보다가 아르떼 생각이 났어요.

있을까 고민하다가 교육으로 온 거 같아요. 제

학교 다닐 때 교육에 대해서 배우고 이수했기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만나고 싶어서

때문에 아르떼에서 시작할 수 있었고, 다른

오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까 어떤 때는 팬미팅

계기로 서울문화재단에 들어가게 됐어요.

같은 경우도 있어요. 수강생 절반은 취미로

예술교육자로서 이러이러한 걸 해야겠다는

오고 절반은 실제로 직업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마음이었다기보다는 예술을 교육한다는 게 뭘까

옵니다. 후자의 경우는 제가 직접 수업 구조를 짤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간 거였고요. 활동을

수 있고, 세상의 잔혹함도 알려줄 수 있고,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하면 수익이 나는지 다이렉트로 가르쳐줄 수

박장호

제가 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 건 교직 이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인 것 같아요. 교육 프로그램도 따고 교생도 나가고요. 사실 저는 미술을 좀 늦게

078

다음을 위한 다음

있다 보니까 동기가 생기더라고요. 취미 미술로 하시는 분들은 즐겁다, 회사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런 말씀을 하실 때 저도 가벼워지는 지점이 있어서 내적인 동기가 생겨요. 제가 다른 책임질

2. 연구 리서치


들어가서 그냥 애들이랑 놀거든요. 애들은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동기로 진행하기 때문에

좋잖아요. 토요일에, 만화 보고 놀고 싶은데

사람들이 원하는 얘기를 해주려고 노력하는 거

아침 9시에 나오라고 하는 게 누가 좋겠어요.

같기도 해요.

제가 수업할 때는 그래도 애들이 좀 쉬는 시간을

김연수

저는 작업실을 운영하기 위해서

교육을 시작했어요. 저도 대학 다닐 때 아르바이트로 입시 강사를 했는데, 이제 막

가지면 좋겠고,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제 수업 시간 동안에는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제 입시가 끝났는데 또 입시판에 들어와 있는

최정선

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서 아동 미술 쪽으로

친구가 제안해서 예술 강사 일을 시작했어요.

갔어요. 근데 아동 미술은 엄마들을 위해서

그런데 다양한 연령대를 만나서 무언가를

아이들의 그림을 완성시켜야 하더군요. 매주

전달하고 나누고 하는 과정이 너무 좋다 보니까,

엄마들한테 크리틱을 해줘야 하고, 엄마들이

교육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만족하는 퀄리티를 그날그날 만들어야 되는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렇게 하자니 원래

거예요. 그게 너무 싫어서 다시는 안 하겠다는

하던 작업을 못 하게 될 것 같은 불안이 생겼고요.

생각으로 교육을 접었었는데, 제가 작업을

제가 한 번 빠지면 너무 깊게 빠지는 편이거든요.

해야 하고 공간이 필요한데 그걸 위한 금전적

지금은 제가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는

수단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한 명으로 수업을

게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안내해주고

시작했다가 셋, 넷으로 늘었어요. 다 성인들이고

이끌어준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처음에 입시

저희 또래예요. 동갑도 있고, 많아봐야 30대

학원에서 연기를 배울 때 굉장히 맞으면서

후반이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한 분이 “저

배웠거든요. 그렇게 배웠는데 나중에 학교

칭찬해주는 데가 여기밖에 없어요” 하시는

선배들이 넌 왜 연기를 그렇게 하냐고 해서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울렁거렸던 거

너무 멘붕이 왔었어요. 그러다 외국에 가서

같아요. 내가 뭘 해주는 게 없는데 이분들이

연기를 배우다 보니까 차이점이 느껴지는

여기에서 이렇게 즐거움을 찾고 마음의 위안을

거예요. 요즘에도 카메라 연기, 뮤지컬 연기,

얻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더 의욕도 생기고

연극 연기를 다 약간 다른 식으로 하거든요. 사실

즐거움도 찾았어요.

똑같은 건데, 우리는 다르게 배우고 있던 거예요.

김태덕

학교 밖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진 찍는 걸로 시작을 했는데, 그거 하면서 교육이 재밌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뭘 알려주는 것도 재밌지만, 던져놓은 단서를 가지고 사람들이 제가 의도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미술 영재반 수업을 하게 됐죠. 교육 경험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고 재밌을 거 같아서 하게 됐어요. 저는 아이들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기대가 없는 편인데 그게 오히려 교육에서 도움이 돼요. 수업

2. 2. 닿음을 위한 상상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필요 없이 즐거움만 고민하면 되니까 좀 재미를

처음에는 나중을 위한 보험 개념으로

예술은 내 맘대로 하면 되는 건데, 항상 지적만 하고 원하는 게 안 나오면 억지로 끄집어내는 교육을 받아온 거죠. 절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모든 사람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는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교육받지 못하고 생각을 못 했기 때문에 맞으면서 무조건 “네”, “맞아요” 했던 게 아닐까요? 대학에 가서도 뭔가 잘못됐다고 하면 내가 잘못된 거구나 하면서 고치려고만 했고요. 이런 걸 깨닫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주체성이 있어야 한다는 걸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79


ROUND 1

좀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 게 있어야 사회의

다음 타임엔 계약이 안 되고 수업이 없어지는

문제든 나의 문제든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이

식으로 돌아가는 모습들, 뻔하죠. 아트가이드를

생기는 거잖아요. 이걸 말로 하면 이해시키고

할 때 사람이 많이 오는 날은 많이 오고, 안 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기가 어렵지만 연극의 장점을

날은 한두 명이 와요. 저 혼자 가이드하고 30명

이용해서 공연 같은 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도 오면 수익이 나고요. 저는 더 많은 얘기를 할

쓱 와닿잖아요. 굉장히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수 있으니까 오히려 사람 적은 날이 더 좋았어요.

있게 되더라고요. 그게 교육 프로그램처럼

근데 대표님은 수익이 안 나니까 정원을 늘려서

만들어진 거예요. 어쩌다 보니까 교육이 된 거죠.

문화센터 어머님들도 오고 학교에서도 단체로

그러니까 저는 교육을 한다기보다 내가 느낀

오는 등 점점 힘들게 만들더라고요. 애초에

것들, 사람들이 느끼면 좋을 법한 것들을 같이

아트가이드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건 대표도

나누고자 이런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었거든요. 다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게

조의주

저는 시작한 계기보다 그만둔 계기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파트타임으로 했던 취미 미술 교육 쪽은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그만둔 것도 있지만, 사실은 그 교육 사업을 계속 진행할지 결정하는 결정권자들이 이유인 것

아니라 그 안에서 자꾸 맞지 않는 계산기를 두드리니까, 강력하게 항의하고 잘렸죠. 교육 사업에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거나 제가 프로그램 기획을 직접 한다면 다시 교육을 해보고 싶긴 합니다.

같아요. 사업을 진행하려면 돈이 돌아야 하는데

한석경

그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교육을

언어로 타인과 만나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게 된

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

계기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도시 공간 안에서

않더라고요. 딱히 누군가를 계속 데리고 있을

주제를 잡아서 설치 작업을 하는 프로젝트 팀이

이유도 없고 교육 사업을 그만둔다고 해도

있어요. 운영하는 대표님이 아직 말 못 하는

타격이 없는 거예요. 사실 예술교육이 성과내기

1~2살 정도의 자녀들이 있었는데 애들이 낙서를

너무 좋은 이름 중에 하나잖아요. 그래서 실직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른들이 보는 도시랑

아닌 실직을 해야만 했고, 그러다 회사에

되게 다른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그럼 아이들의

취직해서 ‘대리’ 직함을 달고 아트가이드를

그림으로 도시의 공간을 만들어보자 해서

하게 된 거였어요. 처음엔 도슨트처럼 하면

‘이룹빠’라는 팀을 만드셨고 그 워크숍에서는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다른 작가의

아이들이 만든 그림이나 조형물 같은 결과물들이

작업을 설명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도시 안의 놀이터나 조형물이 돼요. 저는 거기에

당시에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기

선생님으로 들어갔는데, 선생님은 티칭하는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곳에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확 느껴졌어요. 보통

제 다른 직업을 숨겼거든요. 저는 그냥

선생님은 정해진 답으로 몰아가는 느낌이라면,

대리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묘한 괴리감도

그 워크숍 진행하면서는 제가 예술을 먼저 한

있더라고요. 그만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그

테크니션으로서 역할했던 거 같거든요. 아이들이

기업의 대표였어요. 대표가 미술이랑 전혀 연관

뭔가 하고 싶은데 도구를 어떻게 쓰는지 모를 때

없는 전공자였는데, 아트가이드뿐만 아니라

그걸 돕는 테크니션이요. 그때 제 사고가 교육과

캘리그래피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함께 예술하기로 전환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온

강사들을 섭외해서 돌렸어요. 성과가 안 나오면

지 7년 정도 됐고요. 아이가 원하는 지점으로

080

다음을 위한 다음

저는 돈 때문에 시작했지만 예술

2. 연구 리서치


비슷해진 거예요. 원랜 다 저보다 나이가

언어를 제안해주고 아이들의 사고를 말랑하게

많았는데 저보다 어린 작가들이 오더라고요.

해주는 경험이 이걸 제가 계속 하고 있는 이유가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 경력만 길어지고 작가

아닌가 싶어요.

활동은 없고 그래서 그만뒀어요. 이후에 그 일

김채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도 같은데,

미술 학원 하고 강사 하면서 제가 했던 건 그냥 미술 수업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연히 다른 레지던시에 있던 작가님이 ‘움직이는예술정거장’을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제가 예술가로서 예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게 이전과 제일 큰 차이점이고 좋았죠. 나는 원래 조각하는 사람이고 이 일은 돈 벌려고 하는 거니까 잘리려면 잘리든지 하는 생각으로, 수업 프로그램을 짤 때 눈치를 덜 보게 됐어요. 교육 대상들이 하기 싫어하면 하지 말라고 할 수 있었고요. 그게 제가 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메리트라고 생각해요. 예술가들이 예술 프로그램을 할 때 짜놓은 커리큘럼 안에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줄 수 있는 예시인 거죠. 다문화 수업이 미술관에서 하는 거다 보니 전시를 매번 하는데, 저희 반 결과물이 제일 거지같아요. 대상들이 넝마 같더라도

하면서 만났던 담당자들이랑 연이 닿아서 지금은 저도 나름대로 프로그램도 하고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있고 예술을 향유한다고 얘기들을 하는데, 일상이 없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일상이 있었으면 이런 얘기도 안 나올 거 같고 지역예술 얘기도 없었을 거 같아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왜 이런 그림을 그리고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약간씩이나마 이해를 하더라고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요. 이게 되게 대단하고 중요한 거라고 느꼈어요. 예전에 누가 왜 이런 걸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 대답으로 사회가 나를 케어해서 이만큼 성장했으면 나도 아동들이나 사람들한테 환원해줄 의무가 있고, 내가 지금 작업을 하는 작가라면 교육을 하는 게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거든요. 이런 생각이 계기인 거 같고, 그걸 책임감 가지고 하려는 게 제 동기인 것 같아요.

자유롭게 그려서 기분이 좋은 걸 바라고,

예술교육을 하면서

그래서 수업도 추상적으로 진행해요. “이걸 내 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들어보자”라고 하면

기억에 남은 사건이 있다면

처음에는 쭈뼛거리다가도 만들어나가는 걸 볼

말씀해주세요.

수 있거든요. 새로운 것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용현

저는 은사님 소개로, 한 회사의

김용현

작년까지 예술정거장을 하고 올해는

안 하는데, 처음에 들어가서 메이킹하고 나면 매년 계약이 갱신되는 거예요. 12월에 끝나면 4월

프로그램 영상을 찍게 됐어요. 그때 작가들이

즈음 연락이 와요. 올해도 좀 해주실 수 있냐고요.

문화예술교육이란 이름으로 자기 작업을

그런데 이게 없어지는 이유도 각양각색이에요.

소개하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저는 작가가 되는

그냥 기관장이 바뀌어서, 담당자가 없어서 같은

게 꿈이기도 했기 때문에 많은 작가들을 만날

이유들로 만들어놓은 것들이 너무 허무하게

수 있어서 좋기도 했어요. 그 프로그램들을

없어지는 거죠. 그런 부분이 좀 힘이 빠지게 하는

체험해보고 나는 이랬어, 너는 어떠니, 좋아요,

요소였던 거 같아요.

별로예요, 좋구나, 별로구나 하는 작업이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저랑 선생님들 나이가

2. 2. 닿음을 위한 상상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길잡이해주는, 새로운

김채린

어르신들이랑 자기 손을 조형해서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81


ROUND 1

작업하는 걸 했는데, 끝날 때 우시면서 자기

유쾌하세요. 나이대가 마침 제가 그분들 아들

죽으면 아이들한테 물려줘야겠다 하시더라고요.

또래처럼 보여서, 짓궂은 장난치시는 분들이

그런 거까지 의도하진 않았는데도요. 다문화

많이 계셨고요. 한번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면서

수업하면서는 좀 사회 전반적인 거에 대해서

들고 있으라고 백을 주시더라고요. 너무 어이도

생각하게 되고요. 케어하지 않는 부모들 같은

없고 기분이 나빴는데 돌아오셔서 가방을 막

것들에 대해서요. 미술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

뒤지더니 바나나를 꺼내서 먹으라며 주신

생각하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아이들은

게 기억에 남았어요. 이런 해프닝들은 제가

달라지는 게 되게 잘 보이거든요. 처음에

도슨트처럼 하지 말아야겠다 마음먹은 뒤에

물건 집어던지고 이랬던 아이가 한두 달

있었던 일들이에요. 여유가 생겼던 거죠. 얘기도

안에 웃으면서 같이 작업하는 그런 모습들이

하고 농담도 하다 보니까 돌아오는 반응들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돼요.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신선해지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번엔 돈 주고

이번에 개인전을 준비하는데 작품이 너무

오지 마시고, 무료로 볼 수 있는 충분히 좋은

아동같이 나왔나 싶더라고요. 문화예술교육을

곳들이 많으니까 그런 데 많이 가시라고 말씀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생각을 하다가, 오히려

드렸어요. 이후에 갤러리 근처에서 아트가이드

내가 생각하는 완성의 형태가 지루해질 수도

없이 온 그분들을 마주칠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있는데 교육을 통해 그걸 깨는 거라고 생각하게

한 분이라도 뭔가 바뀔 수 있구나 싶어서요.

됐어요. 한석경

최정선 아이들이 어렸을 때 미술을 하다가

제가 하는 방식은 ‘나’에 집중되어

있어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전공으로 하려면 입시를 해야 하잖아요.

느끼는지,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면서 교류하는

사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지점에서, 이전까지는

지점들이 작품이든 교육이든 다 닿아 있죠.

재밌게 막 만들었는데 입시를 하면서 엄청

작업하고 있는 참여진들도 2~3년 정도

갈등하더라고요. 창의 교육을 하는 걸로 엄청

익숙해지다 보니까 제가 원하는 배려와 존중의

유명한 리틀다빈치라는 곳이 있는데 아이들을

마음으로,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대하더라고요.

모아서 창의의 모든 것을 막 가르쳐요. 그러다가

새로 온 사람들도 그 에너지를 받아서 자신에

애들이 미술하겠다고 하면 이제 교육 체제를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요. ‘특별한 사람

입시 방식으로 바꿔야 되는 거예요. 그럼 애들이

만나기’라는 주제로 거울을 가지고 활동을

미술을 싫어하게 되고 그만두고 나가죠. 이

했는데 그게 뭔가 울컥하는 지점이 있었나 봐요.

체제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결국 너무

그런 순간들을 같이 공유할 수 있었죠. 저와

똑같잖아요. 이런 지점을 맞닥트릴 때마다 미술

작업하는 배우들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고,

교육에 생각이 많아지게 돼요. 반면에 다문화

자신에 대해 발견해서 조금 더 성장하고 있다는

가정 수업이나 시니어, 환자분들을 찾아가서

얘기를 들으면 훈훈해져요. 사실 회의감이

수업을 할 때 “이게 미술이에요?”라는 얘기를

많이 들거든요. 제가 하는 교육은 돈이 안 되고

들으면 생활에서 예술 언어를 만나서 그 간극이

빚이 쌓여요. 더 많이 주고 싶다 보니까 더 쓰게

좁혀지는 게 느껴지고 좋고요.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그런 감정과 경험들을

조의주

앞서 너무 부정적으로 얘기했는데

아트가이드를 하면서 유쾌한 사건들도 있었어요. 문화센터에서 오신 어머님들이 되게

082

다음을 위한 다음

나눌 수 있는 게 훈훈하고, 이래서 내가 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 가서 돈을 벌지 고민은 남지만요.

2. 연구 리서치


아동 교육 할 때 집중을 못하고 너무

거예요. 그건 좀 힘들었고요. 배접하는 걸 배우고

심하게 장난을 치던 아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완성본을 사진 찍어서 프레젠테이션하는 게

거의 가장 모범적인 학생이 됐어요. 원래 미술은

마지막 수업이었어요. 이 수업을 어떤 생각으로

좋아하던 애고요. 초등학생이 이걸 어떻게

들었고 과정이 어땠고, 마지막 작품이 어떤

알까 싶은 정도의 정보도 가지고 있어요. 그

작품인지 설명하고 같이 듣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와 1년을 꾸준히 만나니까 저한테 마음이

어떤 어머님이 우시더라고요. 내가 살면서

열리더라고요. 그게 제일 좋았어요. 안 좋은 건

동양화를 이렇게 그릴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이들이 전시장에 가서 이게 막 몇 억짜리다

하시면서요. 저도 감사했죠. 그림을 많이 접하지

이런 얘기만 듣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는 그러면

못해본 분들이 있고, 예상치 못하게 접했을

그림의 가치는 돈으로 매기는 게 아니다, 비싼

때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고 뜻깊은 체험이

거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말을 해줘요. 그리고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어요. 또, 다른

전시를 하게 되면 보여주기를 해야 하잖아요.

수업에서 수강생 중에 간디학교 다니는 친구가

사실 그렇게 안 해도 되는 거고, 있는 그대로

있었어요.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면서

보여주는 게 좋은 건데 자꾸 엄마아빠 눈에 보기

‘예체능’을 하고 싶대요. 어쨌든 미술을

좋게 만들어내야 하는 게 너무 싫고 화나요.

오랫동안 해온 친구였고요. 그래서 예체능 뭐

지금은 아이들에게 피카소를 싫어해도 된다고

하고 싶냐고 물으면 몰라요, 예체능이요 해요.

가르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요. 다들

예체능 말고는 다 싫어서 그렇다는 거예요. 계속

호크니전 가야 할 거 같고 싫어하면 안 될 거

얘기를 나누다가 캐릭터를 그리고 싶고 그건

같아하는 강박이 있는데, 저는 대놓고 싫어해도

혼자서도 많이 그린다고 해서, 그럼 혼자 안

된다고 얘기해줘요. 그런 게 필요하다고

하는 걸 해보자며 자화상을 그리자고 했어요.

생각해요.

거울을 가져다 놓고 그리는 거였는데 그 수업을

김연수

저는 앞서 얘기한, 제 또래 수강생분이

칭찬해주는 곳이 여기뿐이라고 했던 거요. 그 뒤에 다른 분들도 저도요, 저도요 하셨는데 그게 제일 위안받았던 일로 기억에 남아요. 또 하나는 광명문화재단에서 동양화 수업을 할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김태덕

하다 보니까 아이가 안 오더라고요. 그 친구가 자유롭게 하는 건 잘하는데 관찰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제가 욕심을 부렸던 거 같아요. 옆에서 그리는 걸 몇 번 교정했더니 지금까지도 안 와요. 이 일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때 있었던 일이에요. 어르신분들 대상 수업을

노상호

저는 직업 예술가로서 예술가

제안받아서 두 달 동안 했는데, 그분들은 동양화,

지망생이 직업 예술가가 되려고 하는 걸 막으면

문인화를 배우는 줄 알고 오신 거예요. 저희는

기쁨을 느껴요. 중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먹을 가지고 ‘노는’ 수업이었거든요. 소금, 아교,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좋아하면

물 같은 거 갖다 놓고 뿌려도 되고 부어도 되고

다 직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붓으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다 해보라고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저는 그렇게

하는 수업이었어요. 망쳤다고 하면 옆에 종이

생각 안 하거든요. 제가 가장 후회하는 지점이

많으니까 다시 해보자고 하고요. 제 어머니보다

미술을 좋아해서 이걸 직업으로 해야겠다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걸

생각했던 거예요. 취미로 예술을 했어도 충분히

즐기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문인화를 배우셨던

즐길 수 있었을 거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분들은 그 수업에 와서 문인화를 그리시는

교육을 시킬 때 아주 직접적인 얘기를 많이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83


ROUND 1

해요. 연봉은 얼마고 원천세를 어떻게 떼고

뭐가 가장 힘들까 하는 거거든요. 그런 고민을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어떻게 깨지는지, 얼마나

바탕으로 수업을 하는데, 한 분이 펑펑 울면서

불안정하고 얼마나 프리랜서가 거지같은지 이런

자신이 결혼하고 잃어버렸던 자신만의 모습을

얘기들이요. 선배 예술가로서 후배 예술가가

이야기하시던 게 기억에 남았어요. 또, 제가

될 사람을 상대로, 반드시 막는다기보다는 이

8~9세 정도의 초등학생들을 주로 만나는데,

직업에 대해 명확한 서치를 해주는 역할을

아이들이 하는 말, 움직임 하나하나가 전부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외부 수업에

시적이라서 힘들 때 아이들을 만나면 위로가

나갈 때 이 직업을 판타지화하라는 명령을

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아요. 아이들이 가지고

너무 많이 받았고, 그게 다 애들을 망치고

있는 순수함이나 생각 같은 것들이 다 기억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예술을 추구하는

남고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활동이 일상에서 가능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돼요. 기본적으로 저희는 저랑 연극하시는 분,

예술을 그냥 즐겁게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각하시는 분 셋이서 팀티칭을 하고 지금

잘 설명해주고, 이게 직업이 되었을 때 느끼는

학교에서 수업하는 것도 팀티칭을 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를 구체적으로 얘기해줬던 게 좋았던

통합예술교육인데, 저랑 동양화 선생님이 같이

경험으로 남아요. 스포츠랑 비슷하다고

수업에 들어간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분들이랑

생각하거든요. 엘리트 스포츠와 취미 스포츠가

교육을 하면서 제가 눈이 넓어져요. 저도 어릴

분리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예술교육에서는

때부터 무용을 했고 예중, 예고 다니면서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현실적인

무용밖에 몰랐고 대학도 나왔는데 이 일을

얘기들을 해도 예술을 하려는 친구들이 당연히

하면서 예술이란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세계만이

있어요. 그래도 얘기를 들으면 더 명확하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요.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자기 길을 정할 수 있는 것 같고, 그런 걸 볼 때

전문성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즐거워요.

매해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그 선생님들의

박장호

제가 직전에 있던 학교가 반이

14개로 엄청 큰 학교였어요. 미술 선생님이 세

특징들을 기억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제가 수업을 하는 데 원동력이 돼요.

분 계신데 형평성 때문에 모든 반에서 정해진

지역에서 어떤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해야 해요. 그런데 제가

예술교육을 하고 싶으신가요.

애들한테 쉬쉬하면서 몰래 한 게 몇 개 있었는데, 애들이 그걸 즐거워하고 좋았다고 피드백주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하기 싫은 애들한테는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조건들이 있어서 미술 교육 자체에 나빴던 기억은 없는 거 같아요.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게 안 좋은 점이지만요. 최아영

최근에 7~8세 아이들을 키우는

김태덕

제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안 쓰는 걸

가져와서 변형하고 숨기고 촬영하는 워크숍인데 한국에서는 못 했어요.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가 공동체의 공간을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방법이기 때문이거든요. 길 갈 때 옆을 잘 안 보잖아요. 그런데 어디에 숨길지를 찾기 위해 살고 있는

엄마들이랑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대상을

공간을 돌아보고 숨기고 사진 찍고 투어를

정해서 연구할 때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 이들이

하면, 내가 오랜 기간 동안 살면서도 바라보지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바라는 게 뭘까,

않았던 곳들이 되게 많이 보여요. 그리고 내가

084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익숙하지만 내일은 없어질 수도 있는 공간을

수 있는 계기가 되죠. 실제로 해봤을 때 어떤

같이 보고 기억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30대 참가자가 자기가 어릴 때 가던 문방구가

생각했어요. 아이들이랑 공간에 대해 수업하면

여전히 있다는 걸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그분이

아파트만 얘기하거든요. 도시 형태 자체가 다 긴

이 프로그램 통해서 여기에 와보지 않았다면

형태밖에 안 되는 거예요. 공간 자체의 형태를

몰랐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재밌었고

기억하고 볼 수 있는 워크숍을 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도 해보고 싶어요. 최정선

제가 신촌문화발전소에서 청년 대상

조의주

서대문구가 아마 반려동물을 많이

기를 거예요. 예전에 직장인들 대상으로 할

프로그램을 하게 됐어요. 청년들이 SNS는 많이

때도 강아지 때문에 저녁 타임을 그만두시는

하지만 외로움을 느끼잖아요. 그래서 같이

분들이 있었고요. 이런 대상들이 반려견과 산책

공연도 보고 파티처럼 얘기도 하고 뭐 먹으면서

나오는 김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을까 싶었어요.

정서를 공유하는 걸 했어요. 너와 나의 정서를

대상이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나누고 거기서 힘을 얻는 거죠. 그게 신촌에 잘

계기예요. 저도 최근에 강아지를 처음 기르기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나’에 대한 발견과

시작했거든요. 확실히 얘 때문에 못 가는 데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는 시간이, 쉼표 같은

너무 많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좀 해결해주면 한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걸 지금

분이라도 더 오시지 않을까요?

준비하고 있고요. 정서들을 같이 나누는 일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석경

아르떼를 통해서 부산에서 작가

김채린

서울 안에서는 지역의 특색을 나눠서

교육으로 지정한다는 거 자체가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지역보다는 특정한

작업 연계 워크숍을 했었어요. 저는 주로 공간

대상에 맞춰서 짜는 게 더 잘 나오지 않을까

안에서 발생한 것들을 수집하는 작업을 하기

싶어요. 움직이는예술정거장 같은 경우에는

때문에, ‘천천히 걷는 온천천’이란 프로그램을

방방곡곡 문화 소외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만들어서 했어요. 아이들이랑 온천천을 걸으면서

그림을 그려본 적 없는 분들이랑도 프로그램을

버려져 있던 것들을 가져오고 같이 그 물질들을

하게 되고 그랬거든요. 지역에 따라서 그림

이용해서 시각적 지도를 만드는 내용의

그리시다가 중간에 고추 따러 간다고 하시는

워크숍이었죠. 처음 시작은 환경미화원이냐,

것도 봤고요. 서울이라는 지역 안에서 그런

왜 쓰레기를 줍고 다니냐 하는 반응이었다가

주제를 찾는다는 게 지금 당장은 좀 어려운거

즐겁게 끝나는 그런 형태였어요. 아이들이랑

같아요.

같이 다니면서 여기는 왜 맨날 훌라후프가 걸려 있을까 하는 얘기들도 나누고요. 익숙한 걸 낯설게 보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가 서대문에서 하고 싶은 교육도 이런 맥락에 있어요. 저는 성산동에서 작업실을 10년, 연희동에서 1년을 썼고 17살 때부터 하숙을 했거든요. 여기가 얼마나 심각하게 빠르게 바뀌고 있는지 알고 있고 거기에 안타까움이 되게 커요. 시민이든 어린아이든 지금은

2. 2. 닿음을 위한 상상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아는 곳, 네가 아는 곳, 쟤가 아는 곳을 같이 볼

김용현

옛날에는 지역 간의 경계를 허물자고

지역 타파 같은 걸 많이 했잖아요. 근데 요새는 갑자기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게, 지역이 모호해지고 있어서라고 느꼈어요. 옛날엔 극심했던 동네 감정 같은 게 이제는 많이 사라져서 그런 걸 다시 활성화시키려고 하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동떨어진 해석으로 동네를 규정한다면 주민들에게는 별로 공감을 이끌지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85


ROUND 1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지역 주민들이

시간을 가진 거였어요. 반마다 다르긴 했지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아파트를 없앨 순 없는

많은 애들이 좋아했던 거 같아요. 그 나이대

거거든요. 그 아파트를 어떻게 바라볼지가

애들은 뭐든 집중하고 있는 게 하나씩 있잖아요.

중요한 거잖아요. 서대문구도 마찬가지라고

살짝 쑥스러워하다가도 막상 앞에 세워놓으면

생각해요. 예전의 멋진 모습이 있었겠지만,

열정적으로 발표하더라고요. 지역에서도 그런

현재 서대문구의 가장 안 좋은 점을 찾아서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는데 학교는

바라봐야 하는 거죠. 나쁜 건 항상 곁에

주어진 공간 안에 애들이 있고 발표할 수 있는

있지만 드러나지 않잖아요. 서대문구 안에서

환경이 있지만, 지역에서라면 어디서 이뤄질

기피하고 있는,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 부분들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수면으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

공유하는 내용들이 전시를 하든 발표를 하든

가능하다면 좋겠어요. 옛날이 아니라 최근 5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3년 이내의 가까운 시점에 초점을 맞춰서 그 형태가 미술이든 음악이든 움직임이든 낙서든 드러내보는 거죠. 최아영

제가 하고 있는 탈춤은 무형문화재

노상호

일단 지역성에 대한 건 제가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경기권 클래스, 춘천 클래스, 대전 클래스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해보면 지역이란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해요.

선생님이 성동구에서 하고 계세요. 그러다

반대로 유튜브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공간성을

보니까 구 자체에서의 지원도 있고 학교에도

더 많이 느끼고요. 어린 친구들은 더더욱

나가고요. 아이들이 찾아와서 주말에 체험할

그렇겠죠. 지역의 특징이라는 게 사실 이제 없는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는데 사실 활발하진

거 같아요. 사라져가는 공간들에 대해서도, 저는

않아요. 소소히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오고 있는

오히려 생겨나는 거 보기도 바쁘다고 생각해요.

거죠. 봉산탈춤의 지역이 황해도 봉산이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 같은 거에 더 집중을 해서,

보니까 남쪽에는 지역이 없거든요. 그래서

연배가 높은 분들한테도 그런 공간이 설명이

선생님이 계신 곳에 자리를 잡은 거예요. 그래서

돼야 세대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봐요. 이런 다른

성동구에서는 특이한 케이스로 그런 특색이 있을

공간성을 고민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수 있는 거고요.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문화에서

해봤고요. 그리고 제가 만나보면 그림을 사는

소외된 학교와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요.

사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가장 작품에 대한

미술관도 못 가본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고요.

이해도가 높아요. 작가보다 이해도가 높을 때도

서대문구도 아파트가 들어선 지 얼마 안된 걸로

많아요. 내 집에 놔야 하니까 예술적 가치나 이런

알고 있어요. 아파트촌 안의 학교와 그렇지 않은

걸 알아서 공부하더라고요. 예전에 서대문구에

다른 학교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부모의 직업

작가들 작업실 돌면서 굿즈라는 사업을 했었는데

수준, 경제적 수준, 그에 따른 문화적 경험치가

그때 외친 구호가 ‘1가구 1작품’이에요. 집에

굉장히 다를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놓는 경험을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한다면, 조금 더 소외된 학교의 아이들이 경험할

사람, 그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어떨까 생각해요.

서로 되게 다를 거거든요. 어떻게 구매하는지,

박장호

앞서 제가 학교에서 애들한테

쉬쉬하면서 따로 뭘 한다고 했는데 그게 주로 자기만 잘 알고 있는 걸 발표하고 공유하는

086

다음을 위한 다음

시장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작품을 어떻게 고르는지 같은 걸 교육해주는 프로그램도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작가가 나고

2. 연구 리서치


교육과 함께 예술하기

자란 고장에서 그 고장의 모든 사람들이 그 작가를 밀어줬대요.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그 작가의 작품을 다 사줘서 그 사람을 세계적인 작가로 띄운 거죠. 우리나라의 김연아처럼 그 동네에선 그 작가를 그냥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 방법으로 서대문구 작가를 하나 배출해보는 것도 지역적인 소속감을 좋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술가 한 명에게 돈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연수

전 사실 지역성 이런 거 잘 몰라서요.

근데 어쨌든 서대문구에서 작업을 하고 살면서 예전부터 생각해본 게 둘 있어요. 제가 광명에서 했던 동양화 수업에서 보람을 많이 느껴서, 연희동사무소에 소외된 분들과 그림 그리는 걸 해보면 좋겠다 얘기를 한 게 하나 있고요. 또 하나로는, 예술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우리끼리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업실들에 대한 맵을 만들고 일반인들이 어느 기간 동안 오픈 스튜디오 같은 형식으로 골라서 가볼 수 있게 하는 거죠. 일반인들이 우리 동네에 이런 예술가들이 있다는 걸 좀 알면 좋겠다 싶은 건데, 이건 프로그램이 없으면 하기 힘들 것 같아요. 예술가들도 우리가 여기서 이런 걸 하고 있다고 먼저 나와서 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87


ROUND 2

ROUND 2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모더레이터 황윤호 (나인로드) 참석자 /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권영미 / gongyega 김대홍 / 파티션wsc 김준희 / 임팩트스테이션 박명섭 / 신촌 파랑고래 박현진 / 연희동마을계획단 백 훈 / 임팩트스테이션 신재철 / 연희예술극장 오호진 / 명랑캠페인 옥민아 / 공공연희 홍은지 / 신촌문화발전소

088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어떻게 서대문구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자리 잡게 되셨나요.

제 이름은 박현진이고요. 제 관심사는

오호진

집이 가까워서요. 연남동에 살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는 거예요.

있어서 공원 따라 출퇴근하고 있거든요. 2년째

신재철

하루에 만 보씩 걷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운동도

저는 신재철이라고 합니다. 관심사는

특별히 떠오르질 않는데, 노는 거? 재밌게 놀면

되는 거 같고 머리 아픈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좋죠.

걸으면서 생각이 정리되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옥민아

옥민아라고 합니다. 요즘 관심사는

지리적인 것 때문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8월 1일부터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이 있어서

홍은지

그거밖에 없는 거 같아요.

마포에서 계속 살아서 그런 영향도 있고요. 올해

박명섭

저는 박명섭이라고 하고요. 다음주부터

신촌에서 썸머나잇콘서트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무사히 마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김준희

안녕하세요. 저는 김준희라고 하고요.

저의 요즘 관심사는 교육 멘토링이에요. 백훈

백훈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지역 문화 사업이 실행되고 있는 단계라서, 지속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면 좋겠단 생각이 있습니다. 김대홍

저는 김대홍이라고 하고요.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오래 꾸준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권영미

안녕하세요. 저는 권영미라고 하고요.

저는 서대문구에서 태어나서 서대문,

우연치 않게 서대문구에 위치한 문화 공간을 맡게 되었어요. 자리를 잡았다고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권영미

저희는 이대 52번가에서 함께 운영을

하고 있어요. 청년몰 조성 사업 때 처음 이대에 자리를 잡았고 운영하는 동안 이웃사촌들이 생겨서 떠나지 못하고 바로 옆에 다시 자리를 잡았어요. 김대홍

떠날 수 있었는데 남게 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신촌이 계속 끌리더라고요. 신촌이 가지고 있는 유산들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 오래된 것들, 꾸준한 것들이 있고 음악도 있고요. 제가 일본에서 1년 정도 살았을 때, 일본은 오래되었지만 잘

좋아하는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 일과 삶의

관리된 것들이 많다는 데 감명을 받았어요.

경계를 찾는 게 제 관심사입니다.

신촌에도 많이는 아니지만 이런 게 좀 있어서

홍은지

홍은지라고 합니다. 상반기에 쉴 새

없이 공간에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다 보니 극장 앰프가 나가버려서 지금은 하반기 준비를 위해 점검하고 있는 기간이에요. 하반기에 어떻게 하면 재밌고 흥미로운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호진

저는 오호진이고요. 제 관심사는 돈

버는 거예요. 최대 관심사는 회사의 매출을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박현진

요즘의 관심사와 함께

공간적으로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저희가 패션 쪽 일을 하니까 동대문, 신설동으로 지하철 타기도 가깝고 홍대도 가까워서 좋아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해도 ‘신촌’이라고 하면 당연히 알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좋았어요. 저희가 카페랑 디자인스튜디오를 같이 운영하고 있는데, 같이 뭔가 오프라인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놀이터 같은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시시콜콜’이라는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올리는 일이고요.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89


ROUND 2

자기가 좋아하는 CD나 LP 등을 가져와서 각자의 유년기 시절 음악을 같이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신촌에 계시거나 근방에서 연주하시는 재즈 아티스트들을 섭외해서 공연도 진행하고요. 백훈

저도 사실 서대문구에 자리를 잡았다고

삶의 모습이 숨겨져 있는 거죠. 박명섭

저는 서울이든 서대문구든 올라온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어요. 당연히 정착이란 말은 지금 저랑은 맞지 않고요. 저는 현재 신촌의 한가운데, 신촌 파랑고래에서 일하고

하기에는 애매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저는

있습니다. 5월 29일 개관 전에 진행한 프리

진학 때문에 서대문구에 들어오게 되었고, 졸업

개관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공감토크였어요.

후에 우연치 않게 임팩트스테이션에 취업하게

우드스탁에서도 오시고 이화양장점에서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공연 기획이나 전시 운영

오시고 주민공동체분들도 와서 토론을 진행한

같은 업무를 맡아서 진행하다가, 작년 10월부터

건데, 그분들이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어디

지역 문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부서 이동을

블로그나 뉴스 기사에서 알 수 없던 내용들이

해서 지금 2년 차가 됐죠. 여기서 지역 문화

너무나 많더라고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세대

사업을 잘 운영해서 네트워크 같은 걸 구축하고

간, 장르 간의 관통이 지금의 신촌에서 가능하지

싶고 예술가들이나 주체들끼리 만나서 윈윈할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된 양장점에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제가

계신 분께서 신촌에 문화가 없는데 왜 오는지

맡은 사업에 욕심이 있어서 서대문구에서 버티고

모르겠다는 말도 하셨는데, 저는 그게 다시

있는 거 같아요.

그 새싹을 키울 수 있다는 말로 들렸거든요.

김준희

사실 서대문구는 저에게 직접적으로

생활에 영향을 준 곳은 아니에요. 그런데 제가 다니던 상명대에서 나와서 한잔하기 좋은 곳이 홍제, 홍은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외지인의 입장으로 서대문구를 방문해왔던 거 같아요. 실질적인 경험보다는

그런 부분들을 찾으면서 문화 기획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근처의 청년분들, 문화 기획자분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신촌이 끝났다고 하는 시점에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다시 유입되고 있는 거잖아요? 그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서대문구에 일어났던,

옥민아

연희, 연남에 일어났던 일들을 본 사람인 거죠.

올라와서 마포구에서 살았어요. 그러다가 3년

최근에 임팩트스테이션의 미술관-대학 협력

전 즈음에 작업실이 서대문에 생겼고, 올해

프로젝트에서 타겟을 홍제, 홍은으로 잡아서

작업실을 옮겼는데 그 작업실도 서대문에

진행했는데, 그러면서 서대문구가 가지고 있는

있어요. 여기서 일하고 작업하고 술 마시고 한

실제 생활 방식들을 조금 느끼게 된 거 같아요.

게 10년이 넘은 거 같아요. 저는 높은 건물이

사실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도, 서대문이라는

없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하늘이 잘 보이는

지역이 사람 사는 형태의 문화가 만들어져

거요. 일 때문에 강남에 가면 너무 답답한데,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홍은동의 고깃집에서

그게 꼭 건물 때문만은 아니지만 왠지 위축되는

밥을 먹고 있는데 할머니들이 라디오를

느낌이 들어요. 서대문은 사람들이 적당히

틀어놓고 춤을 추시는 거예요. 주인분이, 그분도

촌스러워요. 나쁜 촌스러움은 아니고 정확히

할머니신데 그곳이 다리 불편하신 어른들이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게 있더라고요. 또, 암흑

모여서 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서 매달 이걸

속에서 이동하는 기분이 들어서 지하철 타는 걸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서대문이라는 곳에 그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긴 지하철이 없잖아요.

090

다음을 위한 다음

학교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로

2. 연구 리서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지켜보게 되는 게 좋아요. 분명히 그런 동네에

범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사는 사람들만이 갖는 정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서대문이 진짜 좋은 게

오호진

사무실은 서대문이고 활동하는 지역은

친구들한테 오라고 하면 되게 잘 와요. 홍대

서울인거 같아요.

같은 데랑 가까워서 그런지 그냥 기꺼이 오는

홍은지

거 같아요. 그래서 이 동네에 안 사는 사람들도

지원이기 때문에 서울 전체라고 보는 게 더

충분히 공감하는 그런 점들이 있어요. 제가

적당할 거 같아요.

서대문구로 한정돼 있진 않아요. 창작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제가 사는 동네를 계속

작업을 할 때 모여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는데 희한하게 만나야 할 사람들이 이미 이 동네 근처에 많이 살고 있더라고요. 연희동으로 얼마 전에 이사 왔다고 하는 배우도 있고 연희예술극장도 있고요. 망원에도 이제 극단과 연습실이 많이 생기고 있죠. 밀려난 사람들이 여기로 오고 모이게 돼서 동네 느낌이란 게 생기는 거 같아요. 내 나와바리의 느낌?

김대홍

저희 단골들은 서대문 기반인 거

같고요. 앞서 말씀드린 시시콜콜을 통해서 6명이 모이게 되었어요. 거기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의 관심사가 생겨서 전시도 하고 프로젝트도 하거든요. 그렇게 연결을 해주는 역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패션 이외의 물건들을 만들고 있거든요. 공예 브랜드 운영을 하면서 북커버를 만들고 있어요. 그걸 종로나

신재철

저도 서대문구에 대한 정확한

지방의 독립서점이나 교보문고에 입점해서

인식이 막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저희는

판매하는데, 독립서점들이랑 얘기할 때 저희가

극단을 하면서 대학로나 강남에서 공연을 계속

신촌 얘기를 많이 해요. 지역을 알리는 거죠.

했고요. 그러다가 연극 말고 다양한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전시든 미술이든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해보자 했죠. 대학로는 좀 폐쇄적이거든요. 그때 자연스럽게 홍대가 떠올랐는데, 홍대는

백훈

저희는 사업이 서대문구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전반으로 확장하는 걸 계획하고 있어요.

너무 비싸서 연희동으로 왔어요. 층고가 있고

박명섭

평수가 좀 되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가성비나

협업해서 신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모든 측면에서 봤을 때 연희동에 알맞은 공간이

출판하고 확장할 수 있게 협의 중에 있어요.

있었어요. 이제 1년 반 정도 되었네요. 자리를

또, 신촌의 공간에 대해서 영상 콘텐츠를

잡았다기보다는 여기 와서 다양한 예술가들

제작해서 바이럴시키는 등 신촌이나 서대문구의

만나서 교류하고 있는 중인 거 같습니다.

이야기를 이 지역 사람들한테만 알려주는 게

박현진

저는 연희동에서 30년을 살아서요.

학교는 석관동에서 다녔거든요. 근데 석관동도 비슷한 느낌이 있어요. 차로 다니고 건물 낮고 그런 느낌이요.

지금 홍익문고, 카카오브런치와

아니라 외부로 확장시키려는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 2일부터 7일 정도 파랑고래 앞에서 야외 공연을 하는데, 홍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유입시켜서 신촌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같이 구성한 공연이에요. 같은 공간에서 다른 날짜에 공연하는 건데 포스터는 하나로 만들었어요. 만난 적도 없고 보이지도 않지만 포스터 한 장으로 서로 알게 되는 거죠.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91


ROUND 2

또, 전국에 음악창작소가 한 10개 정도 있고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서울에서 오시지

대부분 인디밴드들이 지원을 받고 있거든요.

않을까요?

10월에 이렇게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신촌에 모여서 하루이틀 크게 콘서트를 하는 걸

박현진

기획하고 있어요. 그러면 신촌이 새로운 문화

서대문구에서 활동할 때

활동의 메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옥민아

저도 마찬가지로 연희동이요.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올해 초에 새로운 연극을

만들어보자고 연락받은 게 있었어요. 지원 사업에 서류가 통과된 상태에서 연락을 받은 거였고, 얼마를 줄 테니 공연을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저는 당연히 좋다고 했고요. 그런데 지원 사업에서 떨어진 거예요. 되게 미안하게 전화가 와서, 지원 사업 없이 할 건데 같이 하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돈 안 주면 못 한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우리의 연극은 그렇지 않다’라는 슬로건의 연극이라서 안 하면 의리도 없는 거 같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지원금 없이 사비로 한 거죠. 첫 모임을 신촌문화발전소에서 했는데, 대학로에서 안 하고 여기서 하는 게 묘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발표는 또 무중력지대 무악재에서 했거든요. 이것도 대학로에서 안 했다는 게 묘하더라고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항상 돈이 없잖아요. 그랬을 때 작업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곳이 서대문인가 봐요. 다른 지역의 공간들은 분명한 실체가 있어야 하고 대관을 하려면 잘 짜여 있어야 하는데, 약간 애매하고 실체는 없지만 새로움을 담보하는 뭔가를 할 때 서대문에서 발표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어요.

오호진

전 없는 거 같은데요.

홍은지

지역적 특색은 확실히 있는 거

같습니다. 연극은 대학로에 집중된 편이고 시각 미술은 홍대에 몰려 있는 등 이렇게 각자 어떤 지역적 특색이 있잖아요. 신촌의 경우는 자원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지만 그런 게 발화되는 거점들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예요. 90년대 신촌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운영하는 창작 공간에 오시는 작가분들도 다시 신촌을 발굴하고 흔적을 찾고 기존에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는 작업을 많이들 하세요. 애오개 중심으로 시각 미술이나 전시 미술을 다루신 분도 있었고요. 또, 저희가 얼마 전에 ‘얼모스트 창천’이란 공연을 했는데 한총련 사태를 다룬 작업이었어요. 좌파의 정치인들이, 영 페미들이 왜 신촌에서 발화했는지 이런 주제를 꺼내서 이야기로 남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대학로나 홍대와 애매한 거리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야기될 수 없는 것들을 신촌이라는 좀 떨어진 곳에서 비판, 비평적 시선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희예술극장도, 완전히 일반적인 극장이 아니라 중간 지대에 있는 묘한 느낌이 있잖아요. 또, 저희

권영미

저희 주업은 제품을 만드는 일이에요.

팀에서 음악하는 분을 통해서 파랑고래도 알게

그런데 저희가 카페 겸 쇼룸을 하고 있는 게,

됐는데 음악 연습실이 무료라는 거예요. 그러면

카페를 하면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들어오는

아마 서울 전역에서 이리로 오겠죠? 그러다

문턱을 낮출 수가 있잖아요. 쇼룸만 하는

보니까 제 활동 범위가 제가 정한 게 아닌데 자꾸

것보다는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서대문구로 정해지는 거 같아요.

아직까진 다른 공간들과 함께 둘러보는 그런 이어짐이 없는 거 같아서 그게 고민이에요.

신재철

전 거점은 무조건 연희동이에요. 저희

아트페어도 연희동이고요. 아트페어에 오시는

092

다음을 위한 다음

김대홍

저희가 있는 곳이 신촌기차역,

2. 연구 리서치


같은 거 파는 다 똑같은 상회예요. 그게 가장

오피스텔을 진짜 많이 짓고 있고, 그래서 먼지도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지역 사업에서

엄청 많아요. 공사를 많이 하는 게 좀 안 좋은

그런 걸 발굴하는 방법을 찾는 거요.

점입니다. 백훈

박명섭

저는 지금 네트워크 사업을 운영하는

지금까지는 앞서 잘된 사례들을

가지고 유사하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향으로

방향성에 고민이 많은 거 같아요. 서대문에서

해왔거든요. 저는 광주에서 계속 일을 했는데

지역 문화 사업을 운영하는 큰 범주를 봤을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광주비엔날레 예술

때 다른 지역에 비해 자치 문화재단이 있는

감독님께서 북한 미술을 가지고 뭘 해보자고

게 아니다 보니까, 주민보다는 문화 주체,

하셨어요. 그러더니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예술가들을 교류시키는 네트워크 사업과

네트워크와 소스를 동원해서 아름답게

그걸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로 사업 세팅을

풀어내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저는 문화

했거든요. 그러려면 여기에 전제되어야 하는 게

기획이라는 게, 문제점을 발견하고 가진

예술가들과의 교류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런

네트워크 안에서 역량을 끌어내는 과정이라고

네트워크나 교류를 한다고 했을 때 기분 좋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든 프로그램들이 다

오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질문을 안고 시작하거든요. 어떻게 단시간에

하면 예술가들이 원하는 니즈를 갖추면서

이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협업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계속

질문이요. 그러다 보니 청년 기획자나 예술가,

고민하고 있고요. 항상 거기에 멈춰져 있는 거

공간 운영자들로 하여금 국가 지원 사업을 잘

같아요. 어떻게 예술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받게 하고 행정 처리를 잘해서 수익 구조를 만들

하는지에 대해서요. 저희가 주체가 되는 건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고요.

선호하진 않거든요. 이런 같은 자리에서 얘기를 들으면서 소스를 얻어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김준희

옥민아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이대 권역이거든요. 개발을 엄청 많이 해요.

저는 아무것도 안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문제인 거 같아요. 저같이 활동하는 사람이 불평이나 불만이 안 생기는 게

전 여기 지역 문화 사업 들어오기 전에

큰 문제 같아요. 필요한 게 다 있어요. 내가 돈이

공간을 캐릭터라이징하는 작업을 많이 했거든요.

없어도 발표할 공간이 있고 보러 오는 사람들도

새로 제작된 공간들에 캐릭터를 부여하는 역할을

적당히 주변에 있고 그러니까 안 불편해요. 이

많이 했어요. 근데 그런 작업은 사실 소스 몇

안에서 모든 게 이루어지고 이 안에 있으면

개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치면 흡수가

안전한 거죠. 그래서 희한한 고립이 생기는 거

빠른데, 지역 사업은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이

같아요. 다른 지역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닌 거예요. 지역이 그동안 축적해온 역사를

거예요. 다른 데 가면 분위기를 못 견디겠고

연구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몇몇

불편하고, 자꾸 빨리 우리 동네로 가야지

소스만 가지고 캐릭터로 만들 수 없는 형태가

생각하고요. 제가 먹고사는 문제를 생각하면

있어서 좀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유진상가에

멀리멀리 퍼트려야 하고 작업을 더 소개해야

있는 상회들 이름이 흥남상회, 대전상회같이 다

하고 다른 지역을 만나서 확장해야 하는 데도요.

지역 이름인데 파는 건 다 똑같아요. 이름만 다른

제가 자꾸 이 안에만 있으려고 하는 게 문제가

거예요. 단골들에게는 각각의 가게마다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있겠지만, 처음 온 사람한테는 이름만 다르지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93


ROUND 2

신재철

저는 전혀 없습니다.

박현진

저도 없습니다.

앞으로 지역예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지, 혹은 10년 후에 서대문구의 지역예술교육이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오호진

저는 명랑캠페인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소외 계층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하고 있어요.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한 게 서대문이더라고요. 서대문에 청소년 미혼모 시설이 있는데 거기서 제가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형편이 어려운 혼자 사는 어르신들, 장애인들도 만나고 있어요.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다 만나요. 그 일을 지금 5년째

있는 건데 전문 예술가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에요. 굉장히 많은 종류의 강좌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에 창작과정실험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요. 완전한 결과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콘텐츠 단순 공급형 공연이 아니라, 창작 활동과 리서치도 하고 어떤 부분을 공부해보고 싶다 하면 그걸 강의해주실 분을 매칭해서 강좌를 열고 일반에 공개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상반기에는 예술과 기술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배우들이 여성주의를 공부해서 어떻게 예술 언어로 반영할 것인지 등의 주제로 전문가를 모셔왔어요. 조금 더 깊이 연구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기도 하는 등 전문가들의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예술교육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 같아요.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할 거고요. 저희가

권영미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 거

사실 신촌에 자리 잡기 전까지는 신촌이

같아요. 2015년에 주식회사를 시작했는데 그때

서대문구인 것도 몰랐어요. 와서 보니까

만난 분들이 계속 같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때

서대문구 대현동이더라고요. 영화를 보다 보면

만난 경계선지능 장애를 가진 5, 6학년들이 이제

신촌, 연세대 이런 곳들이 되게 잘 보이는데

고등학교를 가서 진로 교육을 같이 하고 있고,

그런 곳들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란 걸 한

그때 막 10개월이던 애기들이 지금 5, 6살 돼서

번도 연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점차

찾아와요. 여력이 닿는 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연관 짓다 보니까 신촌이 가진 역사와 예술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솔루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같이 융합해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생각하고 있어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은지

김대홍

예술교육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신촌이 가진 역사가 있잖아요.

지금은 사실 신촌, 이대가 소위 말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할 건지에 따라 굉장히

핫한 곳은 아니잖아요. 저희 공간을 비롯해서

스펙트럼이 다양하겠죠. 예술을 매개로

자기만의 색을 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걸

좋겠어요. 그중에 하나로서 소임을 하려고 하고

예술교육이라고 통칭한다면 제가 일하는 곳에서

있고요. 낭만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신촌이

할 수 있는 예술교육의 방향은 두 가지가 있을

가지는 낭만이 있잖아요. 그런 거에 일조하고

것 같아요. 하나는 일반인 대상으로 다양한

싶습니다.

예술 경험을 제공해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이런 감각도 있구나, 이런 관점도 있구나 생각하게 하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지금 하고

094

다음을 위한 다음

백훈

저희가 청년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2. 연구 리서치


하면 특정 분야에서 작품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공간 운영하는 사람이 그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참여하게끔 하잖아요. 그런데 해외 자료를

상황이 생기잖아요. 청년, 예비 예술가를

보면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수집하는 것부터

지원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좀 낮춰서, 그들이

함께 시작해서 주민이나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올라갈 수 있는 가교

만들면서도 그게 교육 커리큘럼이라는 걸 모르게

역할을 하고 싶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이

활동을 하더라고요. 그런 활동과 체험을 했을 때

되면 좋겠어요.

일방적으로 학교나 저희 같은 단체에서 교육하는

김준희

전문 영역에서 봤을 때 지역이란

단어도 되게 난해하고 예술이나 교육이란 단어도 난해한 단어라서, 이 세 단어가 뭉쳐있는 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 보니까 지역예술교육이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10년은 힘들 수도 있는데, 적어도 20년 후에는 어떤 사람들의 제스처, 태도, 눈빛 자체도 아름답다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하고 싶어요.

구체화된 뭔가를 제시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옥민아

근데 제 주변에서 일반적으로 그냥 소비를 하는

작년에 안양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연극 쓰기

사람들을 보면 지역예술교육이라고 하는 게

수업을 하고 그 결과물로 공연하는 걸 했었어요.

필요하긴 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사람들은

직접 쓴 걸로 올라가서 독백 연기를 하는 건데

어떻게 그걸 소비해야 하는지를 몰라요. 관심이

다들 그렇게 울어요. 10년 후의 예술교육도

있는데도 돈이나 시간을 쓰게 되지 않고 벽을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서울문화재단에서

만들더라고요. 저희 누나가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하는 지원 사업을 받게 되서 최근에 선정자

애들을 가르치다 보면 가장 큰 벽은 어떻게

대상 교육에 갔는데, 하나는 정산 교육이고

볼 것인지를 가르치는 거래요. 어떻게 예술

하나는 성폭력 예방 교육이었어요. 정산을

경험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교육받을 때는 정말 교육 같았어요. 기술을

할지 모르겠고 그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저에게

가르쳐주니까요. 근데 성폭력 예방 교육은

맨날 물어보거든요. 도대체 예술을 어떻게

교육하는 강사분께서 본인이 활동하면서 경험한

보게끔 만들어야 하는 건지, 그 부분에 대해서

사례들을 얘기해주시니까 하나의 연극 같고

커뮤니케이션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단

이야기 같았거든요. 교육받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생각을 합니다.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경험이었어요.

박명섭

저는 문화예술교육과 활동은 다르지

않은 개념이라고 봐요. 미적 체험 자체도 교육이고 에듀케이터나 작가나, 특정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도 교육이긴 하죠. 체험 교육이라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좀 일방성이 강한 교육이 우세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교육 프레임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어린이 관련된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할 때 해외 사례를 많이 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이라고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공간에 예술가나 기획자가 들어오게 되면

저에게 너무 거대한 질문인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이라기보다는 나의 태도를 생각하게 하는 체험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제가 예술학교를 다니면서 교육받은 건 기술이었거든요. 제작하는 기술, 글을 쓰는 기술, 과정에 대한 기술 같은 거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창작자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모두가 뭔가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예술교육이 그런 목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10년 후의 서대문 예술교육은 ‘교육’ 말고 탁월한 용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95


ROUND 2

교육 말고 다른 좋은 표현이 있지 않을까요. 신재철

예술을 위한 교육이 있고 예술을 통한

교육이 있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명랑캠페인에서 하시는 게 예술을 통한 교육이라면, 연세대학교 음대는 예술과 예술가를 위한 교육을 하겠죠. 예술을 통한 교육은 명랑캠페인에서 하는 걸 확장시키면 된다고 생각해요. 낙후 지역에 가면 나이 드신 분들과 진짜 어린 꼬맹이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오늘은 셰익스피어를 읽어야지 하는

통해서 연극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으면 되게 좋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지역 주민들이랑 같이 희곡 모임을 하려고 연희동마을계획단이란 걸 하게 되었고요. 저는 예술교육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소통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매개체로 저는 인터뷰를 생각했어요.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엮는 거죠. 내년에는 그런 사업을 할 거 같습니다.

생각을 안 하실 테니까요. 명랑캠페인처럼 찾아가는 교육을 하면 창작을 위한 게 아니더라도 주체성 같은 걸 기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쌓은 경험의 밀도감이 중요하겠죠. 처음 예술을 접하는 사람들한테 너무 팬시하거나 너무 안 좋은 걸 경험하게 할 순 없잖아요. 경험 속에서 다양한 예술을 통해 한 사람이 이렇게 성장했다는 레퍼런스를 만들고 중심축을 잡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나라에서 확실히 밀어줘야겠죠. 그리고 예술을 위한 교육은 우리나라에서는 청년 예술가의 부족을 대학 등에서 충족하는 것 말고는 없는데, 미국을 보면 전문 교육 기관을 구나 시에서 만들더라고요. 이건 민간에서는 할 수 없죠. 장기 프로젝트로, 관에서 10년 동안 자원을 투입해서 서대문만의 트랜디한 사설 교육 기관을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브랜드 가치도 있을 거 같고요. 다양한 검증을 거치고 대중, 공공기관, 자문 등을 통해서 최대한의 전문성을 지닌 예술교육 기관을 만드는 거예요. 지성인들이 그곳에 모여서 예술 활동을 펼친다면 예술대학에서 하지 못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현진

연희동에 오래 살았어도 학교, 집,

직장만 왔다갔다 해서 버스정류장만 알 정도로 지역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연극 배우들이랑 희곡 읽기 모임을 하다가 연극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요. 일반인들도 희곡 읽기를

096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서대문에서 예술하기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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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3

ROUND 3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모더레이터 황윤호 (나인로드) 참석자 /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김빛나라 / 연극 강사 남보름 / 교육 기획자 문희진 / 다중지능연구소 박혜영 / 시각 송둥수 / 미술 교사 윤영인 / 연희예술극장 정유미 / 미래교실네트워크

098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꿈꿨는데 대학 졸업하면서 몸이 아팠어요. 그러면서 학교 밖 다른 교육들, 정규에서

정유미

미래교실네트워크라고, 공교육 모델을

가르치지 않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에

새로 디자인하는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됐고, 지금은 교재 개발 등을

정유미입니다. 교육 현장을 다니면서 취재하는

프리랜서로 작업하면서 출강도 하고 있습니다.

언론인으로 있었으나 조금 더 들어가보고자 회사 사단 법인 창립할 때 합류했어요. 현재 3년째 여기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공교육 기준으로 취재를 하면서 느꼈던 문제는 열의를 내는 교육 어젠다가 별로 안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국정 교과서 논란이 많은데, 저는 모든 국민이 교학사 교과서로 배워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막상 교실에 가보면 수업을 안

박혜영

안녕하세요. 저는 박혜영이고, 순수

미술을 전공했는데 학부를 미국에서 나왔어요. 미국식 교육 방법에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와서 2015년 즈음부터 중학교나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경험과 유년 시절 한국에서의 경험을 융합해서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듣는 게 문제니까요. 교육 이슈에 대해서 실제로

윤영인

중요한 걸 건드리고 있는 건지, 애들은 학교에서

연희예술극장이란 곳에 프리랜서로 있으면서

배운 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지, 학교에서 배운

고등학생들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걸 애들이 나중에 써먹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시급이 세서 처음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가

애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어렸을 때 비행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 이곳에서

이 시간들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날 때 그때 제 모습이

매번 비슷한 어젠다만 건드리는 게 아닌가 하는

보이더라고요. 이 친구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생각도 들어서 지금 조금 더 과감한 도전을 하고

보면서 좀 더 진지하게 하고 싶어졌어요. 지금

있습니다.

2년 정도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앞으로는

김빛나라

안녕하세요. 저는 김빛나라고요.

학교에서 연극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연극을

저는 윤영인이고요. 지금

극장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교육 대학원을 다녀볼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공하고 할 게 너무 없었는데, 친구가 교육

송둥수

쪽으로 소개해줘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양주에서 중학교 미술 교사를 하고 있어요.

문희진

저는 문희진이라고 하고요. 연극이란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 교육과 심리 치료를 하고 있어요. 입시 연기 지도도 했었는데 기술적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즐겁더라고요. 조금 더 상담이나 심리에 가까운 분야에서 일하고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송둥수라고 하고,

작년에 초임 정교사로 들어갔는데 지금은 그때의 열정 같은 것들이 좀 사그라진 상태고요. 제가 추구하는 학습 목표 같은 것들보다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상담이나 인성 교육 쪽으로 많이 접근하게 되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 회의가 들었어요. 저는 민주주의 교육에 사명을 가지고 미술을 통해서 아이들이 단단하게

싶었어요.

자기주장을 할 수 있게 하는 걸 기본이라고 남보름

저는 교육 기획을 하고 있는

생각했거든요. 그걸 미술로 표현할 수 있게

남보름이라고 하고요. 전통 교육자 루트인

접근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현실에

사범대 졸업생입니다. 공교육 교사를 오랫동안

들어가보면 아이들을 평가해야 하는 엄격한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99


ROUND 3

기준이 있는 거죠. 아이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박혜영

저는 항상 처음에 장래희망에 대해서

하고 싶은데 동시에 그 기준에 맞춰야 하고, 그런

물어보거든요. 1위는 건물주예요. 대답은 늘

제 자신을 보면서 회의감에 빠지고요. 이건 아닌

정해져 있어요. 그러면 여러 직업의 틈에서

거 같다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생겨나지 않은 직업군, 앞으로 없어질 직업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죠. 중학교는 20차시

예술교육이란

정도로 수업이 끝나는데, 그때 미술뿐만 아니라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 주제에 있어서 아이들의 생각이 수업 전과 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를 나눠요. 제가

송둥수

미술은 크게 미적 인식을 하고

교육을 하면서 계속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한 건

표현하고 감상하는 세 단계로 나뉘어 있거든요.

생각을 바꿔야만 달라진다는 사실이고, 그래서

미적으로 좀 더 감수성 있게, 사물들을 그냥

아이들에게도 다르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좀 더 자극을 받으면서

자주 말해요. 프리랜서로 일할 때 지방의 소외

감각적으로 느끼고 나만의 이상적인 주제 의식을

지역 아이들을 만났는데요. 밭을 물려받을

다룬 표현물로 만들어내는 거죠. 그런 활동들을

거라거나 가업을 이을 거라서 학교 공부가 필요

여럿이 함께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말하고자

없다고 말하는 걸 듣고 많이 놀랐어요. 경험을

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깊이

좀 더 풍부하게 해줘야 아이들에게 뭔가 변화가

있게 찾아가는 과정이 예술교육 아닐까요. 저는

생기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요. 저는 직업 교육

그래서 아이들이 표현하는 것에 가장 집중하게

하듯이 수업하지 않고 ‘우리가 프랑스에 와서

되는 거 같아요.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보자’ 하는 식으로

윤영인

저는 예술을 위한 교육이 있고

교육을 위한 예술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예술을 위한 교육 같은 경우는, 저도 대학에 가기 위해서 교육을 받았지만 이게 맞는

상황을 주고 드로잉 수업을 하거나, 가벼운 범주에서 여러 가지 분야로 확장해가는 미술 수업을 하거든요. 경험을 담아낼 수 있도록 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인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수많은 예술가들이

남보름

성장하면서 대한민국 같은 시스템으로 교육을

음악만 생각하지만, 저는 유튜버가 슬라임으로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거죠. 사실 예술을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도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위한 교육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고요. 제가

만드는 게 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교육에

처음 아이들을 가르칠 때 클래식한 작품들에

있어서는 가르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연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썼는데

틀을 깨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두

아이들이 흥미를 못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가지가 같이 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방법을 바꿔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나 교육적인 주제가 들어가 있는 작품들을 했을 때, 아이들이 자신을 반성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데 자신감을 키워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이 경우에는 연극이라는 예술 자체가 아이들을 교육한 게 아닐까요? 이런 게 예술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00

다음을 위한 다음

문희진

보통 예술이라고 하면 미술이나

무엇을 가르치는지도 중요하지만, 사실

아이들이 교과서 중심의 수업을 안 들으려고 하는 거부터가 문제 아닐까요. 저도 어렸을 때는 학교 수업을 열심히 안 들었거든요. 조금만 밖으로 삐져나와도 틀렸다고 하는 게, 저의 자아를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예술교육이라고 하면 일방적인

2. 연구 리서치


학교 안으로 확장해야 하는 경우에 음악, 미술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현재의 교육

시간 같은 예술교육만으로는 한계에 닿는 거죠.

시스템을 문제로 보고 바꾸는 건 사실 힘들다고

전 예술을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보고요. 전체를 아우르려면 구멍이 생길 수밖에

아이들이 표현하게 해줘야 하는데, 수학, 영어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예술교육이 그

시간에 수용하는 것만 배운 아이들이 갑자기

틈새를 메워주고 놓치는 것들을 채워줄 수

미술, 음악 시간에 표현을 해보라고 하면 할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순대 먹을 때 간도 먹는

수가 없는 거예요. 생산자의 경험을 못 해본

것처럼요. 예술교육이 교육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은 표현하는 거나 이야기 만들어내는

아이들의 자유와 표현을 존중해주고, 인격적으로

걸 버거워하고 익숙지 않아 해요. 오지선다를

자기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게 현실적으로 지금 할

고르고 주어진 수행평가를 하는 건 잘하지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는

김빛나라

요즘의 교육 목표가 자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창의적 인간을 키우는 거라고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답이 정해져 있고 그걸 공부해야 하는 주입식 위주의 교육이잖아요. 그리고 학교생활이라는 거 자체가 사회에 나가기 전에 아이들끼리 작은 사회를 이루고 그걸 경험하는 거니까,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존중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게 학교 과정에서는 부족하다고 보거든요. 그걸 보충할 수 있는 게 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엔 내가 누구인가 하는 고민을 20대 초반에 했거든요. 그런 고민이 더 어렸을 때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들이 미적 감각을 키울 뿐만 아니라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가지고 소통하고 다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얼마 전부터 예술교육을 외따로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것보다는 쌍방향의 소통으로 자기표현을

생각하는 것부터 어려워하거든요. 저희 회사에서 앞으로 학교의 모습은 어때야 할까 하는 취지로 실험 학교를 운영하는데 이 과정이 독특해요. 영어 시간에 영어만 하지 않게도 해보고, 학년에 따라 수업 듣는 걸 깨보기도 하는 식으로 실험을 하나씩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배운 걸 가지고 하고 싶은 걸 하고 해결하고 싶은 걸 해결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거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배움 환경을 만들고, 서로 대화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서 소통을 하게 하는 학교거든요. 거기서 스토리텔링도 배워요. 처음에는 예술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나는 못하는 거, 나한텐 어려운 거, 나에겐 없는 재능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아무거나 하고 싶은 얘기를 해보라고 계속 노출시키다 보면, 꼭 잘해야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느끼더라고요.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았어요. 예술을 못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고 표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 거죠. 예술을 향유하는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향유자로 키워서 청자를 많이 만들고 관객을

공교육에도 역량 중심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교육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나

창의력, 공감, 소통, 비판적 사고력 등이 다

생각해요.

들어가 있거든요. 근데 공교육이 이 역량들을 학교 안에서 못 키우고 있다는 점에 다들 공감하시잖아요. 학교 밖 예술교육은 학교 안에서 억눌렸던 만큼 학교 밖에서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걸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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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3

공교육의 보수성과 예술의 자율성을

측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두는 게 노하우 아닌

어떻게 상정하고 계신지,

노하우입니다. 아, 분장 수업도 해봤어요. 동물

혹은 그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얼굴 페이스페인팅 하고 그랬습니다. 여러 미술

만들어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분야를 가르치는 거잖아요. 기안 올릴 때는 ‘예술과 인문학’이라고 씁니다. 사전 펴놓고 써요.

남보름

학교 교육에서는 학교에 교육 과정을

기안으로 올릴 때 타협의 마지노선이 있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8차시 안에 이런 과정은 반드시

남보름

교육 기안을 쓸 때 마법의 단어 3개가

있습니다. 인문학, 혁신, 창의!

넣고 싶다든지, 교과서랑 섞어서 이런 걸 하고

윤영인

싶다든지, 윗선에 잘 통과되는 과정과 아닌

게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 안에는 없는 거

과정을 어떻게 섞을지…. 저는 아이돌 덕질하는

같아요. 제가 지금 교육 나가는 곳이 안산에

거 가르치는 걸 교육 과정에 집어넣어서

있는 곳인데,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 클래식

해보려고 하거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직접

작품을 했을 땐 애들이 정말로 흥미가 없었어요.

가르쳐보게 하자는 거죠. 뮤비 못 찍었다고

아이돌 좋아하는 친구, 게임 좋아하는 친구,

욕할 거면 직접 시나리오 써보고 코디해보게

자는 친구들이 많은 곳이라 이런 작품들로는

하고, 굿즈 욕할 거면 스스로 디자인해보게

계속 실패를 했죠. 어떻게 관심을 끌 수 있을까

하고요. 홍보 기사를 쓴다면 뭐라고 쓸지 생각도

하다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란 연극이

해보고 가장 좋아하는 곡을 골라서 가사 해석도

있다고 했더니 애들이 웃더라고요. 선생님들한테

공유해보게 하는 등 다양한 걸 해볼 수 있는데,

제목 때문에 거절당했는데 계속 주장해서 결국

이걸 기안 올릴 때는 교육 과정에 맞춰서 말을

했거든요. 이런 작품을 통해서 아이들이 내가 좀

쓰기도 어려워요. 잘 쪼개서 과목별 융합 이런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줄

식으로 올리거든요. 이게 실패하기도 쉬워요.

수 있었어요. 그 이후에 각자의 이야기 표현하는

처음 들었던 반응은 이런 거 하면 민원 들어온다,

걸 했더니 아무도 안 해와서 지금 한 학기가

학부모한테 욕먹는다 하는 말이었어요.

그냥 넘어간 상태고요. 다음 학기 때 이걸 다시

박혜영

‘게임과 예술의 상관관계’란

수업이 있어요. 그리스 배경의 게임 틀어주고 하는 건데, 게임이 이슈가 되고 있어서

공교육 체제에서 중간을 시도한다는

발전시켜볼 계획이에요. 상황극을 만드는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교육과 자율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선생님들에게 제재받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송둥수

제가 교육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선생님 한 분이

게 아닌가 하는 자각이 있어요. 한번은

계속 들어와 있으셔야 해요. 그분과의 친밀도도

나에 대한 자서전적인 내용을 담는 활동을

수업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죠. 이러이러한

해보려고 했어요. 아이들이 자기에 대해서

수업을 하고 싶다고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하기도

말하라고 하면 되게 난감해하거든요. 그래서

하고요. 성북구 동구여중에 ‘패션왕’이라는

그거를 보완해보려고 가면 만들기를 했는데

수업으로 출강하는데, 아이들 공부해야 하는데

재미있어하더라고요. 물감만 주고 나머지 재료는

미싱 돌린다고 안 좋게 생각하셔서 마찰이

각자 가져오라고 했더니 열정 있는 애들은

많았던 수업이에요. 어쨌든 프로그램이 통과가

베니스 가면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돼야 수업을 할 수 있으니까 미리미리 학교

했고요. 수업이라는 게 스포츠처럼 당락이

102

다음을 위한 다음

전 너무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2. 연구 리서치


입장에서 생각해봤거든요. 그런데 우리도

나름대로 의미를 찾아야 하는데, 저는 애들이

누구나 화장실을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잖아요.

수업 활동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꼭 괴담은 화장실 괴담이고요. 어린애들

놓치고 있었던 거 같아요.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입장에서는 공공 화장실을 사용하는 게 익숙지

싶다가도 피하고 싶단 마음이 많이 들거든요.

않아서 아무렇게나 어정쩡하게 용변을 보고

체제에 순응해서 한 것들 중에 좋았던 걸로

휴지를 던지고 뛰쳐나가는 거였어요. 화장실이

안전하게 가려고 했던 것 같고요. 예술을

무서워서 더럽게 쓴다는 건 어른들이 발견하지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만들어내는 게 하나의

못했던 문제였던 거죠. 그래서 또 미술 선생님을

제 역할이니까 평가 위주의 교사 역할은 조금

찾아갔어요. 아이들이 벽화를 그리자고 솔루션을

지양해야겠다는 깨달음이 생기네요.

내더라고요. 아이들이 아이돌 음악은 열심히

정유미

결국은 모티베이션의 문제인 거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고 참여하기 좋아야 하는 게 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종시 어진중학교가 정부종합청사 바로 옆에 있어요. 매연이 엄청 심하고 차 소음이 수업에 방해될 정도여서 중간에 도로 방음벽이 있거든요. 근데 거기에 자꾸 새가 부딪혀서 죽는 거예요. 아이들이 학교 마당에서 새의 시체를 계속 봐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수학

듣지만 음악 수업 태도는 왜 안 좋은지, 이런 것도 생각해볼 문제인 거 같아요. 콘텐츠 자체의 문제보단 콘텐츠에 접근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거죠. 모티베이션 빌딩하는 것을 선생님들이 도와줄 수 있다면, 그래서 콘텐츠와 상관없이 동기만 잘 생기면 아무것도 안 해도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합니다. 전 그게 아이들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교육자가 동기 부여에 대한 플랜을 가지는 게 많은 것을 좌지우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김빛나라

있을까 문제를 던졌는데 애들이 방음벽에다가

그럼 학교에서 물어보더라고요. 본인이 하고

버드세이버를 붙이겠다고 했어요. 이걸 한다고

싶은 게 있는데 학교에서 반대하면 할 거냐고요.

수학 시간에 삼각비례로 어디에 붙일까 고민도

전 학교가 원하지 않으면 맞출 생각이 있다고

해보고요. 그러다가 미술 선생님한테 가서

대답을 했어요. 학교 측에서는 그게 좋다고

우리가 수학 시간에 이런 걸 했는데, 미술

생각하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창의성보다

시간에 새를 잘라 붙여보겠다고 했어요. 그때

안전한 방법의 교육을 원하는 거 같다고 느껴요.

미술 선생님의 말이, 아이들이 문제를 스스로

창의적인 수업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을

해결할 수 있게 했을 때 본인들이 주인공이 된

하면 학교에서 난색을 표하고요. 수업 시간에

것처럼 느끼더라는 거예요. 고등학생까지의

학교에서 원하는 바가 명확하게 있는데 그게

아이들은 어른들이 나를 어른처럼 생각해주는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걸 잘

걸 바라요. 어른처럼 책임지고 어른처럼 일할

조율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정말 모티베이션이 되더라고요. 다음은 초등학교 사례인데, 초등학교 저학년 애들이 화장실을 참 더럽게 써요. 선생님들이 캠페인도 하고 지도도 하고 청소도 하는데 왜 맨날 더러울까 하고 아이들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좌우되고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

문희진

학교에 면접을 보러 다니잖아요.

저는 다중지능연구소라는 회사를

통해서 학교에 파견을 나가는데, 4시간, 6시간짜리 하루 단발성 수업이고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는 방식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학교란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03


ROUND 3

시스템과 원하는 바를 맞춰야 하는 경우에서

생각하거든요. 누가 발표하면 왜 저래, 우우 하는

벗어나 있긴 해요. 근데 꿈다락같이 나라에서

분위기가 있어요.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할

주관하는 시스템 안에서 예술교육을 할 때 그

때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고요. 우리는 다

간극을 느꼈어요. 아이들하고 수업하다 보면

생각이 다르고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그걸 꼭 한

항상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기도

번씩 수업할 때마다 짚고 넘어가요. 우린 다른

하잖아요. 예술교육에 있어서 제 신념은 있는

거지 틀린 게 아니잖아요. 특히 예술교육에서는

그대로 괜찮고, 틀린 게 없다는 걸 알려주고

틀린 게 없거든요.

싶은 거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당장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게 있어야 하고 보이는 게 있어야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4년 차 즈음돼서는 될 거 같은 기안만 쓰게 됐고요. 그런 간극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예술교육의 방향에 대해서 결정권자들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대상자들이 좀 더 고려되는

예술교육을 하시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자발적이지 않아도 괜찮고 싫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영어를 싫어하는 인간이란 걸 인정하는 데 27년이 걸렸거든요. 관심 없어도 되고 자발적인 생각을 못 해도 괜찮다는 걸 가르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빛나라

전 수업 들어가자마자 자도 되고, 다른

숙제 해도 되고, 참여하기 싫으면 그런 날도 있으니까 자세만 똑바로 하자고 얘기해요. 너무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건데 억지 쓰지 말자는 그런 얘길 하면서 친해지려고 하는 거 같아요. 시간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남보름

방향으로요. 남보름

박혜영

저는 교육이 세상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믿거든요. 그리고 교육이 누군가에게 단 하나의 어른이 되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동은 믿어주는 단 하나의 어른이 있으면 눈부시게 자랄 수 있으니까요. 네가 하는 모든 것이 너의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니까, 그저 이유를 댔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하라고 가르쳐요.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도 많이 가르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난과 비판을

아이들 평가를 해야 하잖아요. 저는

구분하게 하는 걸 강조해요. 다음을 생각하는

수업 시간에 하기 싫은 거 안 해도 되고 그냥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런

보기만 해도 된다고 말하는데, 꼭 평가에는

걸 전하는 데 있어서 예술교육이 의미가 있다고

들어가야 해서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생각해요. 적어도 이 수업에서는 아무도 너를

남보름

저는 그래서 하기 싫은 애들을 위한

배신하지 않는다고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대안을 준비했었어요. 자기소개서 쓰기 싫으면

문희진

저도 그 얘기에 공감해요. 어렸을 때는

최애 소개서를 써보라는 식으로요. 이런 식으로

어른이 다 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은 다 안

대안을 한두 개 준비하는 게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되었던 경험이 있어요.

저는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거나 생각을 표현할 때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고

학생들에게 이것만은

싶어요. 저도 모르게 똑바로 앉으라는 말이

전달하고 싶다 하시는 것이 있나요.

여기까지 올라올 때, 너는 그렇게 앉고 싶구나 하고 참는 거죠. 그리고 일부러 더 다가가서

김빛나라

104

저는 이해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다음을 위한 다음

얘기해요. 별로 안 하고 싶구나, 이런 생각을

2. 연구 리서치


거죠. 선생님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일부러 관심을 더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너희들의 의견 중에

윤영인

아이들은 직설적으로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아이들 본인에 대한 인지를 시켜주려고 노력해요. 뭐가 안 되고

합당한 게 있다면 듣겠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회를 주고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이야기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있고 잘못되고 있는지는 말해줘야 하니까요.

정유미

대신에 웃기고 재밌는 방식을 쓰려고 해요. 안

이유는 무너진 교사의 자존감, 자아효능감을

그러면 상처받더라고요. 그렇게 자아를 파악하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 때문이었어요.

해주고 고쳐나가고 작품을 통해서 성취감을 주는

제가 생각할 때 교사가 자아효능감을 느끼지

게 제가 생각하는 방식인 거 같아요.

않는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아효능감을 느낄 수

문희진

근데 제가 주고 싶은 경험은, 네가

잘못하고 있고 나는 끌어주는 게 맞지만 그보다 우선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은 거거든요. 저 사람은 내 편이고 내 얘기를 들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하고 그 다음을 이어가는 거죠. 제가 가진 권력으로 찍어 내려서 이끌어가는 게 싫은 거예요. 아이들이 제 말을 듣게 하려면 제가 좋은 사람이라는 신뢰를 줘야죠. 윤영인

이 단체에 처음 들어오게 된 중요한

없거든요. 포지션이 리디자인되는 것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봤어요. 인스트럭터, 렉처러로서의 교사가 있고, 학생들이 정보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디렉션과 인스트럭션을 따라가게 하는 수동적 형태의 교육이었잖아요. 그러다가 민주 교육이나 시민 참여 같은 어젠다가 나오고 창의성, 소통, 공감 이런 게 대두되면서 기존의 수동적 교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목표들이 생긴 거죠. 교과서의 학습 목표가 정말 잘 되어 있어요. 커리큘럼은 정말 괜찮아요. 굉장히 오랜

그래서 제가 애들을 웃기는 방식을

쓰는 거죠. 광대가 되면 그런 벽이 많이 흔들려요. 송둥수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하는구나 하고요.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어도

저는 작년이랑 올해랑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작년에는 아이들한테 존댓말을 했어요. 어른으로 대접을 해준 거죠. 성숙하고 괜찮은 애들은 그럼 되게 잘 따라와요. 근데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과 상황들이 존재하거든요. 그럴 때 반항하고 거부하는 걸 느끼면 제가 못 견디겠더라고요. 인간 중심 교육이라고 하는 게, 전체가 다 그렇게 따라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올해는 처음 수업 들어가자마자 여기 있는 재료들을 쓰고 나서 완벽하게 다시 꽂아놔야 하고 흩트리면 안 된다는 얘기를 했어요. 정리가 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 해야 하니까 배려 없이 예의 없이 그렇게 행동하지 말라고도 하고요. 틀 안에서 아이들이 움직일 수 있게 좀 바꾼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시간 공들인 텍스트고요. 그래서 이제는 교실 안에서 교사의 역할이 어떻게 되는지가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는 착한 애들이 공부를 잘했어요. 선생님이 수업 준비를 해오면 나라도 들어야 하니까 듣고, 수업을 들었으니 공부를 해서 습관적으로 모범생이 된 아이들이 있었죠. 반대로 선생님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 애들이 점점 공부에서 멀어진 거고요. 어른들이 싫은 애들은 당연히 공부가 싫었어요. 근데 요즘 여러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교실을 관찰한 결과, 잘되는 교실은 일단 애들이 배우는 게 있다고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교사의 역할이 계속 이동하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 지금의 교사는 렉처러나 인디케이터 같은 게 아니라, 디자이너, 퍼실리테이터 쪽으로 가고 있거든요. 아이들이 활동을 통해서 잘 배울 수 있게 디자인하는 역할이죠. 아이들이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05


ROUND 3

자기들끼리 일어나는 소통이 되게 중요한

마지막으로

거 같아요. 똑같은 피드백도 어른이 하면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렉션이지만 친구들이 하면 어드바이스거든요. 학교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애들

남보름

있잖아요. 뭐 하라고 하면 걔만 느리게 가는

교사가 된다고 그랬거든요. 아이들이 너무 좋고

세상에 사는 것 같고 느리고 무거운 애들이요.

학교가 너무 좋은 사람이랑 맡은 거에 충실한

저는 그런 게 성격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사람이요. 이게 아니면 아이들을 해치거나 너를

꾸준히 누군가를 피드백하고 본인이 피드백받고

해치는 사람이 된다고도 하셨고요. 근데 그걸

또래로부터의 소통에 노출되다 보면 원래부터

애들도 알더라고요. 스스로 효능감을 느끼는

그런 애는 없더라고요. 다시 빨라지고 초점이

사람에게 배우는지 아닌지 아이들이 알아요.

생겨요. 아이돌을 좋아하고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 속에는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 표현을 잘하는 사람을 동경하는 심리가 있거든요. 음악을 듣든 유튜브를 보든 수동적인 표출을 하고 있는 거고요. 혼자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낙서만 하는 애들, 그런

윤영인

저희 은사님이 두 종류의 사람이

전 질문이 하나 생겼는데요. 일반

사람들한테 예술을 위한 교육을 해주려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수용할 수 있는 태도는 어떤 교육을 통해서 만들어줄 수 있을지,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애들이 1년, 2년 본인이 열심히 한 만큼 삶이

김빛나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게 중요해요.

배웠는데요. 자기가 보기에 예쁘면 예쁜 거고

단순히 대학을 잘 가서 선택할 게 많아지는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 거라고, 그걸 받아들이는

그런 논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뭘 할 수 있고 뭘

게 예술이라고 배웠거든요. 저는 그게 맞다고

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교육이 필요한 거 같아요. 아이들이 어떻게든 한 마디라도 더 하게 할 수 있는 교육, 한 마디라도 효용성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교육이요. 일반 학교에서는, 잘 모르는 수학 문제를 물어볼 때도 친구의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해서 눈치를 봐요. 저희 실험 학교에 와서 애들이 가장 충격받는 게 너무 피드백을 열심히 자기 것처럼 해준다는 거였어요. 아이들이 점점 잘 표현하게 되기도 하고, 남들이 알아듣게 표현하는 지점과

남보름

제가 대학 다닐 때 미술사를

이것도 예술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지점에서 저는 되게 충격을 받았어요. 저런 건 예술이라고 배우지 않았는데 내가 예술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한 거죠. 대중은 예술에 대해 겁을 먹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겁먹도록 배웠으니까요. 그래서 그것도 예술이라고 가르쳐주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호크니가 안 좋을 수도 있다고, 그래도 된다고요.

천불 터지는 상황 사이의 간극을 깨닫기 시작하면 더 잘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더라고요.

문희진

저는 제가 앞으로 해야 하는 게

저는 그럴 수 있도록 포지션이나 패러다임의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연극 볼 때 왜 조용히

변환이 정말 필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해야 하는지, 왜 핸드폰을 꺼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이유를 깨닫고 스스로 그렇게 하고 싶게끔 만들어가고 싶어요.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이렇게 해라 하는 게 아니라 잘 유발해나가는 방향으로요.

106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예술과 함께 교육하기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07


ROUND 4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모더레이터 황윤호 (나인로드) 참석자 /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김연수 / studio9218 김태덕 / 시각 김하림 / 예술 기획 박혜영 / 시각 송둥수 / 미술 교사 오희영 / 안녕다방 옥민아 / 공공연희

108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곳으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잘된 지역예술교육에 대한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지역에서 예술교육을

각자의 의견 부탁드립니다. 오희영

안녕하세요. 저는 오희영이고요.

받고 참여하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게 중요하겠죠. 옥민아

저는 옥민아라고 하고 글을 쓰는

지금은 교육 회사를 하고 있고 퍼실리테이션을

사람이에요. 제 경험담에서 출발을 하자면,

중심으로 하는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작년에 안양시에서 청소년들 대상으로 연극

1월까지 문화재단에서 14년 정도 근무했어요.

글쓰기와 그것을 무대로 만드는 과정에 6개월

잘된 지역예술교육은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동안 글쓰기 선생님으로 참여했는데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는 예술이 아닐까 생각해요.

게 너무 좋았어요. 안양이라고 해서 안양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사람이

특수성이 연극에 들어가는 건 전혀 아니었어요.

교육을 했을 때 활동하는 사람들과 참여하는

그런데 그 지역에 있는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각자 온 아이들이 서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박혜영

전 박혜영이고 미술을 전공했어요.

현재는 중학교와 기업체 강의를 나가면서 박사 과정에 있습니다. 각각의 구마다 학교를 지원해서 가기가 힘들어서 문화재단을 껴서 가요. 여러 문화재단을 돌면서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생각한 게 성북구였는데, 그곳에서는 제가 미술 전공자인 것도 인정해주고 그거에 따라 커리큘럼도 자유롭게 짜게끔 도와줬어요. 전문가도 붙여주고 성북구에 관련해서 따로 교육을 하기도 했고요. 강사를 뽑고 강사 교육을 또 따로 해서 지역구에 대한 의식도 심어주는 괜찮았던 사례 같아요. 중간에 산책을 하더라도 성곽 마을 주변을 산책하면서 어떤 역사가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그 지역에 살지 않아도 그 지역에 대해 인지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었어요. 김태덕

김태덕입니다. 시각 예술 작가고

대학 강의를 하며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잘된 예술교육은 결국은 작품하고 연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재밌게 사는 게 중요한 거잖아요. 요즘은 집이 자는 곳인 경우가, 특히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더 많은데, 자기가 사는 곳을 그냥 자는 곳이 아니라 삶이 존재하는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자기소개와 함께

만나서, 연극을 같이 만들면서 서로 되게 친해졌어요. 다른 학교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게 되게 어려운 건데 자기들끼리 만나서 꽁냥꽁냥 연습하는 경우도 생겼고요. 그런 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꼭 공간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일 수도 있고 그 지역의 역사일 수도 있고 거기서 쌓인 시간일 수도 있는 거죠. 아이들끼리 연극 만들기 수업을 하면서 자기들만의 커뮤니티가 생기는 것 같았거든요. 지역예술교육이라고 해서 꼭 지역성이 강조된 활동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걸 느꼈어요. 지역에서 뭔가 일어난다면 사람들이 알아서 반영하는구나 싶었죠. 지역 안에 내버려두는 예술 활동 같은 걸 조직해주기만 하고 사람들이 알아서 하도록 이어지는 게 잘된 지역예술교육인 거 같아요. 송둥수

저는 송둥수라고 하고요. 양주에서

미술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안에는 뭔가 하고자 하는, 빛을 찾으려는 부분들이 있고, 그런 걸 건드려주는 게 좋은 지역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고 표현하는 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라운드테이블에서 예술교육을 할 때 실패해도 괜찮아, 할 수 있어,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09


ROUND 4

잘하고 있어 같은 말들을 학생들에게 해준다는

세 개가 같이 묶이는 게 참 어려운 거 같아요.

얘기를 듣고 그게 뇌리에 남았어요. 머릿속에

지역예술까지도 접해봤고 예술교육도 자주

계속 맴돌더라고요. 저는 교사로서 평가하는

접해봤지만요. 그런데 저희가 예술가로서

자리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내왔는데,

도시락을 나누면서 작업실로 외부인들을 오게

학생들의 본질적인 뭔가를 깨워내고 희망과

하면 그분들은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에너지를 주고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힘을 주는

매주 보게 돼요. 또, 어떤 분은 벽화를 부탁해서

게 교육과 예술이 맞닿은 부분이 아닐까 하는

저희가 아이디어를 내고 벽화를 그리기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요. 우리의 재능이 어딘가에 도움이 되게끔

김하림

저는 김하림이고요. 미술을 전공했고

지금은 망원동에서 독립서점 겸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창신소통공작소라는 공간에서 활동가이자 기획자로 일을 했습니다. 잡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예술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역, 예술, 교육은 각각 되게 많이 접하면서도 합쳐지기 힘든 단어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관련은 엄청 많은데 잘 섞이기가 힘든 거 같아요. 그리고 매칭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고 생각해요. 지역과 예술과 교육의 관점에서 그 특성, 그 순간,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 따라서 매칭을 잘하는 게 좋은 지역예술교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연수

안녕하세요. 저는 김연수고요.

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연희동 곳곳에서 사람들이 보면서 예술가들이 이러이러한 일을 할 수 있고, 지역에 저런 예술가들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거 자체가 지역예술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자연스러움에서 시작하는 게 잘되는 지역예술교육이 아닐까요.

서대문구의 예술교육은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할까요. 김연수

예술가가 있다는 걸 먼저 알리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저희는 예술가고 이걸 통해서 교육을 할 겁니다” 하기 전에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있는지부터

페인팅을 하고 있는 작가기도 하고 대학에서

알려주는 거죠. 저는 독일에서 공부를 했는데,

수업도 하고, 제 개인 클래스에서 취미 미술

거기서는 사람들한테 제가 예술가라고 하면

수업도 합니다. 저희 작업실에서 지역 네트워킹

멋있다는 얘길 먼저 했거든요. 근데 여기서는

프로젝트라는 명목하에 도시락을 하고 있어요.

예술가라고 얘기를 하면 반응이 “어떻게

연희동에 1인 상점들이 많아요. 사장님들이

살아요?”나 “돈을 못 버는데 왜 해요?”가 먼저

혼자 하시니까 밥을 사먹기도 어렵고 나가기도

나오더라고요. 또, 독일에선 학교 졸업 전시를

어렵죠. 저희도 저희 밥을 해먹다가 다른 분이랑

하면 동네 사람들이 다 와서 보고, 할머니,

나눠 먹기 시작하고 그게 판이 커져서 지역

할아버지도 손자들을 데리고 와서 보고, 젊은

네트워킹 프로젝트처럼 된 거예요. 격주에

친구가 와서 남자친구 생일 선물로 사주고

하루 한 끼씩 저희가 직접 만든 도시락을

싶다고 얼마냐고 묻기도 해요. 그렇게 그냥 일반

인스타그램에 홍보를 하면 예술을 모르는 분들이

사람들이 예술에 거리낌없이 다가오더라고요.

저희 작업실에 오셔서 도시락을 가져가는

그러다 보면 교육이 자연스럽고 퀄리티가

방식이에요. 지금 1년 정도 하고 있어요. 그런

높아지는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예술가가

여러 가지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여기 있고 뭘 하는 사람이라고 알리는 단계가

잘된 지역예술교육 정말 어렵더라고요. 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 심도 있게

110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옥민아

본질적으로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해요. 예술이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서대문은 저에게

대단하다는 걸 알려면 사람들이 편안하고

화사한 색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접해야 할 거 같거든요.

생각할 거라고 예상해요. 서대문을 이미지로

김하림

저는 서대문구를 한덩어리로 묶어서

생각하는 게 직관적으로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지역이 좀 분할되어 있는 부분이 강하잖아요. 그래서 더 단위별로, 자기가 속해 있고 생활권이고 익숙한 자기 언저리의 작은 단위로 움직여보면 더 각각의 특성을 살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서대문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경험의 폭을 확장했을 때 익숙한 서대문과 익숙하지 않은 서대문을 탐색해보는 방향이 재미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이 정도가 진입하기 좋은 흥밋거리인 거 같아요. 여러 가지가 이 안에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게 필요한 거죠. 송둥수

사람들의 어떤 빛을 찾아주는

저는 어떤 동네를 떠올릴 때 색온도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예술에 대한 이해가 생기게 되고, 그래야 좀 더

생각해보자면 물감이 떠올라요. 대학도 많고 신촌, 연트럴 파크 등등이 생각나서요. 제가 홍제, 가좌 이쪽은 잘 몰라서 상상을 못 하고 연희, 연남동 쪽만 생각을 하는 건데, 어쨌든 저에겐 서대문이 화사한 이미지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연극을 만들거나 기획 활동을 할 때 청년 예술가들을 만나서 어디 사는지 물어보면 연희, 연남, 가좌 이런 데 다들 살아요. 저와 지척에 사는 거예요. 아닌 경우도 있지만 유난히 이 동네에 많이 사는 느낌이에요. 제가 이 사람들을 만난 게 지원 사업을 받으면서 같이 활동을 할 사람들을 모으다가 소개받은 거거든요. 그래서 이분들과 같이 일을 할 때 구심점이 지원 사업이에요. 이렇게 지원 사업을 만드는 사람들은 서대문에 되게 많은데, 서대문에

게 예술교육이나 예술의 목적이라면,

실제로 사는 사람들은 그걸 보러 오는 문턱이

지역예술교육에서는 지역 시민들이 가지고

너무 높은 것 같단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있는 자긍심, 긍지 같은 걸 건드릴 수 있는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있으면

게 좀 필요한 거 같아요. 제가 최근에 유럽

좋겠어요. 인적 인프라가 많은 서대문이니까

여행을 갔다 왔는데, 그 사람들이 별거 없는 거

지역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들이 이 안에 되게

같은데도 제가 보기에 새롭고 다양했고 옛날

많이 담겨 있을 거잖아요. 시작은 여기 사는

건물들을 지키고 있는 그런 모습들에서 여유가

분들 본인들이 만든 거예요. 당연히 와서 봐도

느껴졌거든요. 조금의 차이만으로도 좀 여유가

되고 만져도 되고 물어봐도 되고 별로라고

생기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예술교육을

얘기해도 된다는, 그 사실을 교육하는 것부터

통해서 지역 사람들도 지역에서 자긍심을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저만 해도 대학에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여유로워 보이면

와서 갤러리현대나 학고재, 금호미술관 이런

좋겠어요. 추상적이긴 하네요. 서대문구에선

데는 가면 안 되는 줄 알았어요. 그 문을

형무소가 제일 먼저 떠올랐고 신촌에는 젊음이

넘기까지 심리적인 걸 좁히는 게 힘들었거든요.

있겠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주체적으로 할

예술학교를 다니는 저조차도 그런 데는 멤버십

수 있게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지역의

있어야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라는 걸

예술에 대한 자부심,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교육,

알게 하는 교육이 필요한 거 같아요. 예술을 보러

그런 의미를 이해하고 탐구하려고 고민하는

가거나 누리는 것이 능력과 재능이 있어야 하는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게 아니라는 거, 자격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거죠.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1


ROUND 4

김태덕

서대문 예술교육이 차별성을 가지려면

박혜영

신촌 같은 경우 좀 젊은 사람들이

서대문이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있을 수가

많고, 홍제랑 가좌 이쪽을 가면 좀 낙후된 부분이

없어요. 구라는 개념 자체가 행정 구역으로

있어요. 홍제는 거닐고 있으면 지나가다 몇 구역

그냥 자른 거잖아요. 예술교육을 하다 보면

안에 할머니 쓰러져 계시고 경찰차 오고, 노령

서대문구와 관련된 특징을 찾아낼 수는 있겠죠.

인구가 엄청 많아서 그런 기억밖에 없거든요.

숨겨져 있는 역사 같은 거요. 이 사업 자체가

그럼 나이대별로 나눠서 성격이 다른 프로그램을

어떤 사업이든 구청에서 지원을 받는 사업이

기획하면 어떨까 해요. 예술가들을 먼저

되는 거잖아요. 구청에서 예산을 사용하면

모집하고 성격이 다른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 사람들이 시간을

매치, 프로그램해서 관심사에 대해 교육을 하는

내는 게 어려워요. 퇴근하고 쉬고 싶은 사람들로

거죠. 요즘은 의사, 변호사가 아니라 유튜브

하여금 시간을 내게 하려면 무조건 재미가

크리에이터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이 되게

있어야 하죠. 온다고 돈을 줄 순 없잖아요.

많거든요. 부모님 세대와는 달라요. 그 두 가지

자는 것보다 TV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재밌다고

성격이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프로그램들을

느끼지 않으면 절대 안 올 거 같아요. 형식적인

나누면 어떨까 합니다.

면에서는 그렇고요.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이 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절대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24시간 중에 한 3시간만 일하면 집에서 게임을 하고 TV를 봐도 시간이 남아요. 그럼 이제 재밋거리를 찾기 시작하고 그전까지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볼까 하면서 예술도 봅니다. 이런 절대적 시간을 주는 건 서대문구만의 노력으로 힘들겠죠. 하지만 예술교육을 통해서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주는 건 가능할 수 있어요. 지금 우리의 삶과 방식이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예술교육을 통해서 알려줄 수도 있겠죠. 미술을 볼 때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가 없고 이것은 예술이다, 아니다 하는 기준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는 저게 싫어’ 하는 게 가능해야 하죠. 그걸 깨우쳐서 자기만의 미학적 기준을 세우면 쉬워지거든요. 근데 사람은 시간이 없고 남이 해주면 편하니까, 그런 교육이 이뤄지면 사람들이 미술관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안 되면 내가 판단하는 재미가 없잖아요. 절대적 시간을 벌고 그 시간을 통해서 미적 기준을 세우는 교육이 가능해지면 좋겠어요.

112

다음을 위한 다음

오희영

예술교육을 이야기할 때 예술을

위한 교육, 예술을 통한 교육 이렇게 생각을 하잖아요. 지역이란 말이 붙으면 예술을 통한 교육을 좀 더 중점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요. 그럼 이 지역에서 왜 예술교육을 할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교육을 받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예술교육이 왜 필요한 건지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예술교육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이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건지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재미있고 행복하고 즐거운 과정을 통해서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거겠죠. 지역 안에서 예술을 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그 지역에 필요한 예술교육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요. 저희가 교육을 기획하잖아요. 기획하고 교육을 하려면 서대문이라는 지역과 거기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좀 먼저 해서, 그들을 위한 교육이 서대문의 교육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지금 ‘구하라 담비’라는 작업을 하는데, 담비를 구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이에요. 멸종위기 동물이거든요. 이 캠페인 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교육

2. 연구 리서치


대상으로 해야 한다면 일반인이고 전공자고 하는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서 이 친구한테

것보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 거 같아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뭘까 생각하게

아이들도 가르쳐보고 대학생들, 어른들 교육도

되더라고요. 이 체험을 통해서 어린이에게

해보고 하면, 교육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동물을 구하자는,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배우는 사람보다 정보도 많고 기술도 많잖아요.

전달하고 싶은 거잖아요. 이렇게 대상이 되는

그래서 자기의 기준에 차지 않으면 그걸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할 때 차별성을 갖는

어떻게든 끌어내보려고 하다가 오버하는 경우가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있더라고요. 대학이나 교육 기관 같은 경우엔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프로그램을 만들 때 만들어지는 결과물을

그걸 끌어내는 게 선생님의 일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예술은

정도 용인이 가능하지만, 대단한 아티스트가 될

누가 교육하면 좋을까요.

사람들이 서대문구 예술교육을 받으러 오는 건

오희영

앞 질문과 연결되는 거 같아요. 대상에

아니잖아요. 와서 즐겨야 하는데 강사가 욕심을 부리면 하는 사람들이 지겨워질 수 있어요.

대한 이해, 우리가 속한 지역, 공간, 시간에 대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이들이 즐기고

이해가 중요해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을 잘

있는지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해나갈 수 있는 사람, 나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거죠.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른 결과물이

상호 존중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요. 저도

필요해요. 기본적으로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적인

다른 곳에서 활동하면서 리더 역할을 하는데,

강습이 가능하다는 걸 전제하에, 다른 사람과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안 뽑아요. 나이로

소통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지역예술교육을

밀어붙이려고 하더라고요. 아마 지금 서대문구에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내 작업이 아니라

교육 자원은 엄청 많을 거예요. 워낙 사람이

우리의 작업이잖아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걸 또 너무 서대문구에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 같아요. 기술만

국한시키는 것도 좀 아닌 거 같다고 생각해요.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해하는 힘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오희영

저도 일할 때 보면 연세 있으신 분들이

조심스럽고 어려워요. 요즘 제가 50플러스에서

자기 필드에서 어느 정도 전공자만

수업을 하면서 그 이상 연령대분들을 많이

돼도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저도 처음엔 교육

만나는데 여전히 어렵고요. 훨씬 긴장하고

쪽에 관심이 없었다가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

준비하게 되죠. 근데 그분들도 많이 달라졌다고

제가 배워간 것도 많거든요. 시작은 목적과 좀

생각해요. 상대방을 존중하려고 하시고요.

달랐는데도요. 그리고 좀 젊은 층이면 좋겠어요.

청년 일자리도 문제지만, 은퇴가 빨라지면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20~30대면 좋겠다는

누구에게나 다가올 문제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생각이에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일수록 의견

나이로 재단하는 건 좀 조심스럽지 않을까

충돌이 생기는 게 많더라고요.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분들이 변화하고

박혜영

김태덕

제가 40대 비전공자입니다. 말씀하신

있으니까요.

거에 딱 대치되는데, 아마 그렇게 말씀하신

옥민아

나도 사람들이 같이 일하기 싫어하는

이유가 지금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과 접점이

나이가 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그게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예술교육을 일반인

고민이란 얘길 하고 싶고요. 저는 앞선 답변에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3


ROUND 4

이어서 얘기를 하면,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에

선봉에 서서 서대문과 형무소에 대한 깊이 있는

대한 교육은 창작자 당사자에 의한 거였으면

공감으로 이런 예술 작업 활동을 하면 좋을

좋겠어요. 아티스트는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

것 같아요. 연세대에 외국인 학생들 많잖아요.

있는 사람이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무형일

저는 나이를 굳이 따지는 건 없지만 젊은

수도 유형일 수도 있죠. 예술을 설명한다는 게

학생들이 더 열려 있는 것 같긴 해요. 환경적인

별로인 거 같긴 하지만, 교육이라면 당사자가

부분은, 유튜브도 있고 온라인 서비스가

설명해주는 게 허용되는 게 어떨까요. 제가

많아서 학생들도 그런 걸 정말 많이 해요. 근데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건 살롱 같은 공간이

사람들끼리 오프라인 만남은 부족한 거 같아요.

많이 생겨서 자기 예술품을 들고 오는 거예요.

좀 일부러라도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벤트가

보러 오는 사람이 있고 문턱은 굉장히 낮고,

열리는 느낌을 주면,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스스럼없이 자기 작업을 설명하는 활동들이

사람이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고 예술적인

이루어지고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걸 보는

움직임을 만들어보려는 실제적 움직임이 일어날

거죠. 제가 진짜 수학을 진짜 싫어하는데 그게

거 같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지속할 수

초등학교 때 선생님 때문이거든요. 수학을

있도록 지원해주고요.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되게 좋아하고 수가 얼마나 아름다운 세계인지

있는 주제, 콘셉트가 먼저 있고 환경적인 요소가

알려주고 싶어 하는 선생님을 만났다면 지금처럼

주어지면 좋겠어요.

싫어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예술교육도 당장 의지를 갖고 있는 당사자가 할 때 기운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교육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예술가 본인이 갖고 있으면 연결해내고 듣고 경청해내는 수많은 것들이 해결될 거 같아요.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가져야 할 자격 요건들이 자연스럽게 탑재된다고 생각하고요. 소개팅 자리에 갔을 때 상대가 저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느껴지잖아요. 반대로 나를 만나고 싶었단 의지가 뿜어지는 순간 저도 호감이 생기는 거고요. 송둥수

김하림

저도 이해력과 의사소통이 원활한

게 정말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재밌어야 하고 시간을 내게 해야 한다는 거에 너무 공감을 했어요. 바로 집 앞에 있는데도 나와지지가 않잖아요. 당장 발 닦고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고요. 현대인들은 각자 자기가 살고 있는 지금 시점이 되게 고달프죠. 그래서 예술이라는 게 거리감 있게 보일 때마다 시간을 내기가 더 어려워지는 거 같아요. 아까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을 교육한다고 하셨는데 그런 경우에는 향유하는 사람, ‘프로 향유러’가 어떤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즐길 수 있는지 소개하는

지역예술교육을 한다면 모두가 다

것이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열려 있고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향유하는 당사자도 당사자니까요. 또, 외국인을

생각을 해요. 그리고 목표를 이루려면 동기

말씀하셨는데 외국인이 교육을 하는 건 사실

부여가 필요하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요.

현실적으로도 방법적으로도 훈련이 많이

최근에 TV에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란 걸

필요할 거 같아요. 제가 종로구 창신동에서

봤는데 독일인 3명이 와서 서대문형무소를 너무

3개월 동안 상주 예술가로 마을 주민들과

감명 깊게 보는 거예요. 외국인이 이 나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단기 일자리로

역사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공감하는데 나는 왜

알바처럼 소개받아서 간 거였는데, 그 3개월

그러지 못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국인이

사이에 직접 강의를 하게 되는 주민분도 계셨고

114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맞는 거 같고, 인내심도 많아야 하는 거 같아요.

하는 주민분도 계셨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이

지역예술교육은, 아까 말씀하신 대로 대학

교육자가 되어야 하는지 묻는 것보다 교육의

교육처럼 특정한 목표가 있어서 하는 교육이

대상이나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게 선행되어야

아니고 취미 같은 것과 결합될 수 있는 거잖아요.

하는 거 같아요. 어떤 사람들이 참가자가 되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도 하고 관심 하나로

수업을 듣느냐는 거죠. 엄청 소규모로 수업을

참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돌발

했었는데, 한 교실에서 똑같은 교육을 초등학교

질문이나 행동들이 많아요. 그런 걸 귀찮아하지

1학년짜리 남자아이와 아주머니 셋이 같이

않고 정답이 아니더라도 의연하고 친절하게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저는 원래도 종종 아이와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저희와 수업하면서 그걸 자기가 가르치고 싶어

어른이 클래스메이트가 되어 진행하는 수업을 해요. 어른이 아이를 일방적으로 돕는 관계가

지역예술교육의

아니라요. 그런 식으로 참여자도 교육자도

거점이 필요할까요.

다양하게 해서 경험의 폭을 최대한 많게 해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하고요. 지역이나

송둥수

마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게 서울살이에

제가 좀 동경하는, 지역성을 잘 살린 회사가

적합하지 않은 거 같기도 해요. 마을 거점 공간을

있어요. 그 지역이 해가 별로 없어서 상품을

아무리 열심히 운영해도 전세 기간이 끝나거나

만들 때 원색적이고 심플하게 갖고 싶을 만한

집주인이 건물을 팔아버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걸 만드는 콘셉트를 갖고 있거든요. 여기 접시나

정착민 자체가 서울 시내에 많지 않다는 게 가장

공예품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궁극적으로

큰 문제점인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예술교육을 통해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부가

예술교육을 꾸준히 이어가면 지역에서의 예술

가치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향유, 교육 문화에 어느 정도 경험치를 쌓을

들었어요. 예술 공방이라든지 에코백을

수 있을 테고, 사람들이 ‘아, 내가 그래도 이

만든다든지 할 수 있겠죠. 다른 사람들과 향유할

지역에 남아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 서대문구만의 이미지도

예술교육의 효과일 수 있을 거 같아요. 거주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안정화를 할 수는 없으니 예술 콘텐츠로 그 마을을 채우는 거죠. 다양한 경험을 한 개인들을 모아야 하고, 가르치는 사람들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보고요. 아트워크에 역량을 가진 예술가들이 많지만, 아트워크를 잘하는 것과 예술을 잘 전달하고 이끌어내는 능력은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김연수

옥민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웨덴에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교육

같은 뭔가가 여기서 열리고 있고 벌어지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공간이기만 하면 될 거 같아요. 그게 문화재단이 했으면 좋겠는 역할이기도 한데요. 예술가가 자기 작품을 가져다 놓고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으로서의 공간이기만 하면 그 거점은 충분히 갖출 것을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채우는

교육에 대해서 좀 경험해본

것들은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거 같아요. 열린

사람이기도 하면서, 콘텐츠에 대해 전공자

공간이지만 준비도가 높고 다양한 것들이

정도 되는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준비된, 말하자면 상상마당 같은 거요. 청년

그중에서도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요구되는 게

예술가에게 그런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은평,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5


ROUND 4

홍제에도 홍대 한가운데 있는 그런 공간이

어떤 좋은 공간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기획이나

필요해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테니까요.

김태덕

필요합니다. 소통은 물리적인

김하림

거점은 필요한데, 실행이나 수행을 할

거거든요. 그리고 공간은 이미 많습니다.

수 있는 강의실이나 작업장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민센터에 남는 공간 많고요. 식당에서 하면

생각해요. 많이들 말씀하신 거처럼 공간은

왜 안 되겠어요. 본인들이 하고 싶다면 어디든

굉장히 많고, 그 공간들이 접근성과 정보 때문에

상관없다고 봐요. 구에서 지원이 가능하다면

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접근성 좋은 곳에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한번 심사해보는 게

인포 센터나 기자재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고

어떨까요.

생각해요. 상주하면서 방법을 알려주거나 정보를

박혜영

특정 공간이란 건 필요 없고 기획자의

줄 수 있는 안내자와 작은 거점이요.

역량인 거 같아요. 기획자들이 예산을 쓰고 프로그램을 따내면서 어떻게 할지 아이디어가 더 많으니까요. 오희영

저도 개인적으로는 공간은 어디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지역 내에 공간이 정말 많은데 잘 이용이 안 되는 곳이 더 많은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공간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공간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죠. 사람들이 이용하게 하려면 교통도 편하고 해야 하지만, 그보다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 기관의 운영 시스템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공공기관의 공간은 10시면 못 쓴다거나, 주말엔 안 된다거나 하잖아요. 그런 운영 시스템이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이 질문에는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거 같은데, 공간이 있다면 좀 더 지속적이긴 하겠죠. 기관 입장에서는 이게 중요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브랜드 만드는 데는 명소가 중요하니까요. 서대문 여기 가면 예술교육 끝내줘, 할 수 있는 그런 거요. 필요한 거점을 만들 때 운영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고 찾아가고 싶은 공간이라면 어디든 좋겠죠. 김연수

공간은 필요한 거 같은데, 특정한

거점이나 이런 거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기획이 있으면 그거에 맞는 공간이 찾아질 거고,

116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서대문의 예술교육 - A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7


ROUND 4

ROUND 4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모더레이터 최영교 (반짝반짝사진방) 참석자 /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김은경 / 공예 백용성 / 미학 백지현 / 시각 정현식 / 블링어스 타무라 료 / 음악 한민세 / 음악

118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관련된 문화예술 활동을 했었어요. 수색동

잘된 지역예술교육에 대한

재개발이 10년 동안 진행되었고 실제로 저도

각자의 의견 부탁드립니다. 백지현

저는 백지현입니다. 홍대 대학원

쫓겨나서 고양시로 이사 가게 됐거든요. 그래서 그 지역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배들을 같이 만나서 지역 관련된 활동들을 하다가,

회화과 석사를 오늘 졸업하고 왔어요. 제가

마을예술창작소라는 서울시에서 하는 활동도

최근에 아시는 분이 전시를 오리마을에서 했는데

같이하게 됐고요. 또, 지역에서 저희가 하고자

거기가 되게 낙후된 지역이었어요. 거기에

했던 프로젝트 중에 임대중프로젝트라는 게

벽화를 예쁘게 하고, 마을 한중간에 센터를

있는데, 비어 있는 곳들이 되게 많아서 2주

만들었거든요. 미술관이기도 하면서 아이나

동안 임대를 홍보하면서 동시에 전시를 하는

어른이 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센터를

프로젝트였어요. 이거를 저희가 교육 사업으로

만든 거예요. 그 마을에 처음 들어서서 그걸

풀어서 평생학습이랑 같이 연결하고 비어 있는

보기 전까지는 이런 곳에 어떻게 미술관이 있고,

공간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문화예술 체험을

어떻게 시스템이 있나 싶었는데 안에 들어가서

통해 채우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그것들이 또

벽화 꾸며놓은 거랑 할머니들이 거기 중간중간

잘 풀려서 한국관광연구원에서 자유학기제에

앉아서 담소 나누시는 거 보니까 되게 예뻤고,

임대중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문화예술 체험하는

또 센터 안에서는 교육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활동들을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그런 게 좀 잘된 지역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게 어렵지 않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타무라 료

저는 타무라 료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왔고, 음악합니다. 제가 5년 정도 서울문화재단에서 교육 사업을 했는데, 서대문구 연희동에 살면서 아이들 대상으로 했던 예술교육 사업이었어요. 그 경험에서 이야기하자면 일단은 아이들 모으기가 힘들었어요. 부모들은 보내려고 하는데 역시 아이들이다 보니까 본인이 하고

수 있음을 알리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그런 경험을 바라시는 분들도 많고, 모르시는데 경험해보면서 즐거워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걸 느끼게 돼요. 문화예술로 그런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교육의 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싶어서 자발적으로 참가한다기보다 부모들이

한민세

보내는 게 좀 많았거든요. 문화재단의 교육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작업실이 연희동에

사업들은 다 무료로 제공되다 보니까 바쁘면

있고요. 저는 앞서 말씀하신 분들과는 다르게

빠지고, 그런 것들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술교육 사업에 참여해본 적이 없고 이해가

일단은 잘된 예술교육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없어서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수

참여하고자 하는 콘텐츠와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있을 것 같은데요. 전 개인 예술 활동만 했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제가 어떤 예술교육 활동의 주체이자

정현식

안녕하세요. 저는 정현식이라고

하고, 미술 전공을 했어요. 서대문은 신촌에서 잠깐 살았고 부모님이 아직 살고 계세요. 저는 사실 바로 옆 동네인 수색동 재개발 지역에서 2014년도부터 2018년 말까지 지역

2. 2. 닿음을 위한 상상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자기소개와 함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민세고요. 음악

당사자가 된다면 기술을 전수하는 것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실천적인 예술가로서요. 근데 우리 모두 다 예술 작품 하나로 헤게모니가 바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니까, 예술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의미로 인생에 다가올 수 있는지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19


ROUND 4

알잖아요? 지금 말씀해주신 교육 대상들이

하다 보니 모니터링도 하고, ‘수업비평’이라는

대부분 어린아이들인데, 어린아이들에게 어렵지

웹진도 했거든요. 저는 지역 문화예술교육이

않게 인생에서 쉽게 예술을 체화할 수 있도록

잘된 사례를 되게 어둡고 가난한 동네에서

가르친다면 그게 잘된 예술교육이지 않을까 하고

봤는데요. 동네 애들이 노는 걸 보니까 좀 거칠게,

일단 원론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골목 뒤 이런 데에서 놀더라고요. 예술가들이랑

김은경

저는 김은경이고요. 서대문구에서

지금 아이엠샘이라고 해서 자유학기제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주민들하고도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어요. 아이들이랑은 도자기나 천연 제품 만드는 걸 교과연계해서 수업하는 형태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서울문화재단에서 생활예술 FA로 활동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느끼고 알게 된 게 예술을 하는 사람이 상당히 적다는 거였어요. 정론적으로 하시는 분도 많지 않지만 그걸 취미로 갖고 있거나, 예술이란 거를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더라고요. 그리고 이 예술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생활의 여유 같은 게 되게 크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예술을 한다는 거 자체가 문턱이 좀 낮아져서 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가벼운 취미 활동 하듯이 즐길 수 있다면 생활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으로 편하게 접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데에서 어디서든지 쉽게 자그마한 거라도 한다면 이 팍팍한 세상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예술적인 체험을 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백용성

가서 애들이랑 같이 놀자고, 뭐 하고 놀까 해서 시작한 거였어요. 예를 들어서 뒷골목이 너무 어두우니까 거기에 등도 만들고 조그만 공간이 있기에 거기서 뛰어놀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 6개월 정도 했어요. 근데 그게 한국이 아니라 제가 인도네시아에 놀러갔을 때 있었던 일이에요. 제가 거기 예술가들에게 물어봤어요. 돈도 많이 못 버는데 이걸 왜 하냐고. 근데 이게 자기네 예술 작업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걸로 우리 베니스비엔날레 갈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요. 제일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같이 공유하는 일인 것 같아요. 일상생활이 심심할 때 감각을 길러서 내 삶을 풍족하게 만들겠다 하면 그 선에서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리고 제가 아는 예술가들이 본질적으로 문제들을 건드리면서 작곡을 통해서, 회화를 통해서 우리가 놓치는 삶의 본질을 만들어나가는 걸 많이 봤거든요. 예술교육이라고, 교육이 붙었다고 해서 예술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이건 예술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이어질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문제를 공유해야 나중에 측정도 되거든요. 표준 커리큘럼이 방법적으로 필요하고, 가치 문제를 결정하고 교육을 이끌어가는 분들도 자기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기질을 더 확장시키는 솔루션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서대문구보다 조금 더 먼

강서구에 살고 있는 백용성이라고 합니다.

서대문구의 예술교육은

문화예술교육 관련 경험 중심으로 소개를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할까요.

드리면, 경기문화재단 같은 경기 쪽이랑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경기 안산에서 대안 공간 운영을

김은경

조금 했는데, 소위 말하는 토요문화학교나

해도 60만 명이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절반

지역특성학교 같은 거를 직접 하기도 했고요.

수준이에요. 교류가 없는 거는 안산이라든지

120

다음을 위한 다음

서대문구 인구가 33만, 은평구만

2. 연구 리서치


문화예술로 주민들 모아서 같이 뭐 만들고 하는

신촌, 연희 이쪽 문화랑 이쪽 너머의 충정, 가좌

활동들을 하잖아요? 홍제나 다른 지역에 그런

문화는 다르거든요. 신촌, 연희 쪽의 문화하고 그

것들이 좀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연희동에서

주변 문화를 동일시하는 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먼저 활성화되었고요.

다른 쪽은 좀 주변스럽고 도시 재생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아예 외곽이면 뉴타운이 들어설 텐데, 가좌도 얼마 전인가에 아파트가 들어선 거거든요. 고층 아파트들이 서대문구에 많이 없어요. 저는 이곳들이 많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생각보다 조금

백용성

말 그대로 동네의 느낌이 살아 있는

곳일수록 교육은 잘 돼요. 너무 신도시화가 되면 이웃 개념이 없어져버리니까요. 이런 식으로 접근해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 그런 동네들이 서대문구에는 좀 많은 것 같아요.

보수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홍대나

정현식

마포에서 부지런히 유행하고 그런 게 있으면

되게 잘되어 있더라고요. 그런 자연 경관 같은

거기에 인접한 여기서도 빨리 흡수해서 뭔가를

것들을 활용하는 문화예술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할 거 같은데,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는 것

생각이 들었고요. 서대문구가 되게 다양한

같진 않아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전체를 어우르기에는

백용성

지리적으로 보면 홍대와 넘나들면서

활성화되고 이대에서 방점을 찍어주면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있잖아요? 근데 안산 쪽 벨트랑 홍제 이쪽은 완전 구만 서대문구지,

저는 홍제천 주변에 자주 갔었는데,

지역별로 다양해서 서대문 전체로 묶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아예 그것을 장점으로 돌려서, 다양성을 서대문의 특징으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느낌이 아예 달라요. 그런데 문화예술교육과

김은경

관련한 차별성이나 특성이 지역 특성 일반을

것보다 인접에서 누릴 수 있는 분들, 각 지역

논하는 건 아니잖아요? 보통 문화성이 부족한

주민들을 위주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지역에 오히려 문화예술교육이 많이 파급이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지역 주민들도 가까운

되고 있거든요. 강남이나 이런 곳에서는 잘 안

곳에서 즐기는 것이 좋을 테고요. 아니면 안산을

해요. 학생들이 그럴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메인으로 해서 뭔가를 벌이는 건 어떨까요?

보니까 주로 문화적 빈곤 지역에서 교육이

안산이 가운데에 차지하는 부분이 많으니까,

이루어진 경우가 많고요. 원도심화되거나

차라리 안산이 메인 공간이 되고 그 주변으로

도시 재생 같은 것들이 많이 이루어지는 곳에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모델도 가능할 것

예술교육과 관련된 공간들이 주로 있어요.

같아요.

요즘 홍대 쪽도 그런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흐름을 보이고요. 제게 서대문구의 아이덴티티를 묻는다면, 서대문구는 아까 말한 신촌, 연희 쪽은 좀 활성화됐다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좀 죽은 것 같아요. 김은경

마을 공동체 같은 게 발달한 곳에서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이런 걸로 뚝 끊겨서 그런 것 같고요. 문화 자체가

백지현

그런 다양한 부분들을 억지로 묶는

제가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고요. 요즘 노년 인구가 점점 많아지니까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교육을 활성화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어른들이 하실 게 없잖아요, 연세도 드시고 경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제일 접근하기 쉬운 게 문화예술 쪽으로

그분들에게 취미 생활과 연계된 예술교육을

사람들을 모으는 일인 거 같아요. 그런 곳에서 다

하는 게 어떨까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21


ROUND 4

안산을 중심으로 예술교육을 하면 거동이 힘든

스트레스만 많이 받고 딱히 취미 활동을 하는

노인분들도 있으니까, 각자 가까운 데에서

사람이 많지 않아요. 이런 사람들이 집 근처에서

특색에 맞게 교육을 하고 최종적으로 그것들을

뭔가를 해볼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어우러지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동기 부여도 더 될 것 같고요. 김은경

그런데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안 하려고 하니까요. 애들이나 어르신들, 아니면 주부들

근데 요즘 생각보다 노인분들이

하는 게 많으세요. 저희가 노인분들을 모으려고 해도 그분들이 시간이 없어서 모으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활동력들이 있으시거든요. 예술교육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활동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지역에서 하는 활동에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분들이 50대 후반에서 60대 분들이세요. 그 아래 나이대의 분들은 다 직장 다니시니까요. 백용성

타무라 료

보통은 색소폰 같은 것들 많이

배우시더라고요. 그거를 기존 예술교육이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죠. 김은경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주말에 여유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공간들은 주말에 문을 닫고 평일에도 6시 이후에 이용을 할 수 없는 게 문제죠. 직장인들이 퇴근한 이후에 6시부터 10시까지 이용을 할 수 있다든지 하면 지역에서 예술을 하실 만한 분들이 좀 있지 않을까요. 집에 오는 길에 편하게 할 수 있게, 우리가 여건을 만들어주면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질 거 같아요. 물론 회사에서 일찍 퇴근을 시켜줘야 가능한 일이지만요.

접합하려는 시도들이 있어요. 스포츠, 요가 같은 것들 위주라서 거기에 예술이 많지는 않으니까,

지역예술은

이제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겠죠. 아, 노인분들

누가 교육하면 좋을까요.

초상화 그리는 프로그램이랑 사진 배우는 프로그램도 봤어요. 김은경

세대별로 나누기보다는 세대가 같이

즐기고 서로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노인분들 집에 청년분들이 들어가서 활동하는 프로그램도 있다던데 그런 것도 좋을 것 같고, 할머니와 같이 지내보지 않은 아이들이 그런 체험을 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죠. 또,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막상 보면 지역에 친구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마을이라는 것이 있고 언제든지 손을 내밀면 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예술교육이 직장인들에게 기회가 좀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너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서 돌아볼 겨를도 없거든요.

122

다음을 위한 다음

타무라 료

전문성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생활 속의 예술’이라는 맥락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고 지역에서 활동을 하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는 예술가여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저도 처음에 예술교육은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아이가 생기다 보니까 점점 대상이 아이들로 가게 되었거든요. 그런 관점이 생기니까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바뀌게 되더라고요. 제가 제 아이를 통해서 어른들의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아마 예술교육을 다들 해보셨을 테니까 아시겠지만 돈도 많이 안 나오고 뜻이 없으면 오래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교육을 한다는 거에 대한 진심이 없다면 힘든 일인 거 같아요. 자기 작업 하는 게 훨씬 재미있고 보람이 있긴 하거든요. 서대문구에서 지역성을 갖고 예술교육을 하려면

2. 연구 리서치


어려운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되게 어렵고도

할 것 같아요.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백용성

저는 자기 동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동네라고 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애정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옛날에 농촌이고 할 때는 동네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었는데, 지금 우리가 그런 느낌을 잘 느끼고 있진 않은 거 같아요. 동네라는 것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민세

저는 동네에서 부를 수 있는 친구들이

예술가뿐만 아니라 문화 기획자들도 중요한데, 서로 사용하는 언어들 자체가 많이 다르잖아요. 지역 활동 하시는 분들이랑 예술 활동 하시는 분들이랑 같은 문제를 보고도 서로 다르게 얘기를 하세요. 그래서 그 사이를 매개할 수 있는 중간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교육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예술 기반으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을 선택해서 하는 활동을 후배들과 같이 했었는데, 그런 활동을 하다 보니까 교육이 필요하더라고요. 지역의

많으면 내 동네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예술을 매개로 하는 활동을 통해서 지역

교육이었거든요. 교육을 한다는 게 만나고

커뮤니티 안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싶었던 거잖아요. 저희가 얘기하는 예술을 할 수

하나의 목표로 잡는다면 자연스럽게 청년층을

있는 매개가 교육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포인트를 맞춰도 될 것 같아요. 이런 걸 체감하는 게, 제가 친구들보다 결혼을 일찍 했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색소폰을 배우려고 지역 커뮤니티 같은 데를 알아보면 항상 유부남은 사절이라고 해요. 나는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건데 유부남은 안 된다고

김은경

각자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분들끼리 협업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마을 전문가가 계시면 그분이 관련 부분을 담당해주시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분이 계시면 그런 부분을 담당해주시고 하는 방식으로요.

하더라고요. 그 사람들의 목적은 색소폰 배우는

정현식

게 아닌 거예요. 이런 맥락이 있다는 것도 함께

들어요. 혼자서 가능한 부분은 아니니까.

고려해본다면 좋은 답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현식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서대문구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 움직여야

백지현

협업이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대구나 이런 곳은 그곳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지만 서울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꼭 지역이여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저도 서울에서 3년을 살았지만 대구 가면 마음이

많이 받아왔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좋거든요. 그런 협업을 하려면 분명히 여기에

예술가와 지역이 공통점인 부분 그리고

애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타지에서 온

예술과 교육의 공통점인 부분이 무엇일지, 그

예술가들로부터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공통분모를 저희가 잘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것 같아요.

들었어요. 그 공통분모를 어떻게 찾아내고 발현시키는지가 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구에서 지역

한민세

그래서 동네 친구가 있어야 해요. 그

애정이 생깁니다.

활동 하시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것만으로도

김은경

근데 친구를 사귀려면 또 나와야 하는

벅차하세요. 거기에 예술이 더해지면 정말

거잖아요. 그런 의지도 필요하지만 내 스스로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23


ROUND 4

가보고 싶은 흥미를 이끄는 편안한 자리가

활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는 생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맞닿아있기 때문인 거죠. 내가 이걸로 먹고살

백지현

저도 처음에 서울에 왔을 때 작가들

모임도 가고 그런 자리들에 참여했었는데 아직 사회 분위기가 완전히 편하게 형성된 것 같지는 않아요. 나이가 있는 분들과 있을 때 약간의 불편함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몇 번 가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안 갔거든요. 그런 편한 자리가 많이 없었어요. 김은경

그런 것도 사실 과정이지 않을까요.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기고요. 정신적으로는 만족할 수 있지만 정신적 만족으로만 살아갈 순 없으니까요. 예술가들이 교육 활동을 했을 때에 보장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경제마을센터 같은 좋은 공간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예술가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지역예술 활동이 늘어나는 거잖아요. 공급이 많아야 수요도 늘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메리트나 베네피트가

그런 자리 자체가 많지도 않고, 나이 있는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무엇일지 얘기해봐야

분들도 젊은 분들이 몇 번 오면 좀 배우시는

할 것 같아요. 생업이 예술인 사람들을 위한

것 같아요. 이게 학습하는 과정인 거 같고요.

보장이 서대문구에서 잘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과정상의 부분만 보고 계속 사람들이

예술가들이 모이겠죠.

빠져나가게 된다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이 좀 지나고 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고요. 그런 걸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예술인 것 같아요. 와서 공부하자 하면 어디다 써먹을 데 있는 게 아니면 안 올 텐데, 와서 춤을 추든 뭘 하든 와서 같이 놀자는 거잖아요. 노는 방법을 모르니까 연주하는 방법을 배운다든가 춤추는 법을 배운다든가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다른 학문 같은 부분들보다는 예술을 매개로 많이 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역예술교육의 거점이 필요할까요. 정현식

앞에 말씀해주신 거랑 좀 연결해서

백지현

세운상가가 그런 케이슨데,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고 들어갔는데 그걸로 인해서 땅값이 올라가니까 예술가들을 내쫓아버렸어요. 그런 게 자꾸 무너지니까 예술가들은 더 생존이 고민이 되고 그런 공공예술에 더 관심을 안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은평구에 작업실이 있을 때 항상 1층 상가 쪽 문을 열어놓으면 동네 주민분들이 들어오셔서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해서 되게 좋더라고요. 배우고 싶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예술가들에게 터를 내어주고 개방적으로 돌아가게 한다면 관심이 있는 주민분들이나 친구들이 와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은경

서대문구는 문화재단이 없거든요.

아트홀 같은 것도 없고 체육 시설을 겸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지역예술교육에서 중심에

문화 시설들만 있는 상태예요. 지역사람들을

있는 게 저는 예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위해서는 주민센터처럼 동마다 하나씩 시설이

예술가들은 교육이나 지역에서 하는 활동들이

있어서 그곳에 공방이나 예술실 같은 기본적인

생존이에요. 다른 분들한테는 교육받는 서비스

공간이 있고, 무료로 누구나 신청해서 사용할

혹은 향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지만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공간

예술가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가

대관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고, 주민센터와

돼요. 제가 지역에서 예술가 활동, 예술교육

함께한다면 홍보까지 부담이 덜 테니까요.

124

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하기를 원하실 것 같아요. 예전에 제주시에

주민센터에서 주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젊은 작가들이 돈이 없어서 시에서 3년 임대를

들고요. 재단이나 아트홀 같은 것도 있으면 되게

해줬나봐요. 거의 무료에 가깝게 그 공간을

좋을 것 같아요. 서대문에는 큰 미술관 같은 것도

줬어요. 그곳이 거점이 됐죠. 어느 마을이든

없거든요. 문화센터나 수강생은 이미 많아서

거점 활성화를 위해 그런 실험을 해보는

그런 개념보다 열린 공간들이 많이 생기는 게

것도 좋지 않을까요. 서대문에 계신 작가분들

필요할 것 같아요. 사실 공간 대관료 같은 비용

중심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까운

부분이 많은 걸림돌이 되는데, 그런 부분들을

문래예술공장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요.

해결해주면 이웃 사람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술교육을 들으러 올 것 같아요. 만약 예술교육이 여기에 덧붙여진다고 한다면 교육을 하는 예술가에게는 합당한 보수를 줘야겠죠. 외부 기업에서 주는 정도의 규모는 안 되겠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형태가 된다면 좋겠어요. 타무라 료

김은경

그런 공간이 한곳에 대형으로 있는

거보단 차라리 주민센터 같은 데다가 나눠주면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은 그곳을 이용할 수 있겠죠. 예술가들이야 교류할 수 있고, 교육은 서울시 전체로 다닐 수 있으니까. 그래도 예술을 하기 위한 공간은 갖춰져 있어야 하니까요. 기본적인 도구 같은 것들이요.

저는 어린아이들, 초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질 좋은 예술교육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학교에서 가장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들 다 아시다시피 예술가들하고 일반 사람들이 예술을 공유하려고 할 때 너무 괴리가

백용성

공예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문화센터로 갈 수는 없고 자기 공간이 있어야 하죠. 거기 재료랑 이런 것들을 두고 하는 거니까요. 자기 공간 느낌이 좀 있어야 몰입교육도 되고요.

있는 게 문제거든요. 학교 공교육 안에 질

김은경

좋은 예술교육이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위해서 하는 교육은 그거대로 하고, 마을하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요.

교류하는 거는 이런 공간에서 했으면 좋겠어요.

백용성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동네에 동네 예술 공간, 동네 공방 같은 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같은

기관들이 있는데, 그곳에도 어느 정도 예술 강사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거든요. 서대문구에서 예술 작업하고 공간이 있고 하면, 아르떼나 서울문화재단 등에 지원 신청을 하면 되고요. 그래서 되면 정당한 보수를 받고 할 수 있어요. 근데 그건 내가 먼저 지원해야 하고

본인의 공간에서 본인이 수익을 얻기

문래 같은 공간이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원래 있는 공간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마을 하나를 지정해서 진행하는 걸로는 작년에 마을예술학교가 있었어요. 민간 거버넌스 일종으로 해서 단발성 지원 사업으로 한 달 정도 했었어요.

경쟁해야 하고 떨어지면 끝이죠. 지역 차원에서

정현식

유목민처럼, 공간이 꼭 있어야 하나

백업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빈 갭들이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어요. 물론 공간이 주는

있고요. 예술가 혼자는 못 하거든요. 그래서

메리트가 굉장히 크고 주어진 공간이 있으면

수강생 모집을 잘 해줄 만한 통장이든 뭐든

다양한 확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많지만, 꼭

그런 조력자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공간이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구체적으로 공간이 있는 분은 그 공간에서

저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예술가를 더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125


ROUND 4

많이 서대문에 확보를 하는 것, 서대문에서

다시 한 번,

활동하는 예술가를 많이 유입시키는 것이

잘된 지역예술교육이란 어떤 걸까요.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그중에 지역을 선택하는 예술가가 생길 거고요.

백지현

예술가들 중에 지역을 굳이 선택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계층마다 각자의 고민이 다르고, 그

예술가들도 많거든요. 그 많은 예술가들 중에서

고민들을 서로 나누지 않으니까 더 심화돼서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 예술가들을 만들고

막혀버리는 문제가 생기잖아요. 교육으로 그런

발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 그분이 교육에

계층 간의 벽이 허물어지게 되는 게 조금 더 좋은

관심이 생겨서 교육을 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반을 다져줘야 할 것 같아요.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사람이 서대문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할 게 있는지, 굳이 서대문에서 이걸 해야 하는지 질문들을 던졌을 때 서대문에서는 같이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서대문 지역에 예술가들이 하는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이 있을지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고민들이 이루어지고 여건이 생겨야 이런 이야기도 풀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민세

모두가 상생하는 교육이 되면 좋을

결국 이렇게 소통을 하려면,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첫 번째로는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야 하고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도 많이 모여야 하는데, 그거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서 해결되면 자동적으로 교육의 퀄리티도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결국 어떻게 사람을 모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백용성

동네끼리도 이질적인 게 많고, 여기

문화예술교육을

계신 분들도 장르가 다 다르고 같은 장르라고

대신할 만한 이름이 있을까요.

해도 또 다 다르잖아요. 사실 다 이질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통이라는 건 막힌

백용성

예술교육이면 예술교육이고

걸 뚫어서 서로 통하게 하는 거고 그 자체가

문화교육이면 문화교육이지, 말이 길어지는

예술이기도 하거든요. 문화예술교육이 이제는 좀

거 같아요. 교육보다는 수업이 어떨까요. 우리

2.0으로 갈 시기인 것 같아요. 이질적인 소통의

동네 예술 수업, 이런 식으로요. 수업이라고

실험이 이제 필요한 거죠. 벌이 있으면 꽃이

하면 좀 문턱이 낮춰지는 느낌이잖아요? 교육에

벌을 유혹하는 형태를 띠잖아요. 그래서 벌이

교(敎)가 가르친다는 말인데, 뭔가 도그마가

다른 꽃으로 가서 꽃분을 뿌리고요. 곤충 계열과

있고 딱딱하잖아요. 교육의 형태라는 건 알려야

식물 계열이 다른데 그런 영향을 통해서 함께

하니까 수업이라는 말이 어떨까 싶어요.

진화를 이뤄나가거든요. 교육에서도 그런 면이

백지현

예술놀이터는 어떨까요? 놀이터는

연령이 드신 분들도 다 기억이 있잖아요. 문턱도 높아 보이지 않고, 어렵지 않게 어우러질 수 있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남이가, 이런 소통은 서로 확인만 하는 거지 막혔던 소통을 뚫는 게 아니잖아요.

것 같아요. 각 동마다 예술놀이터 하나씩 짓는 걸

김은경

의무적으로 하는 식으로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게 일시적이지

지역예술교육이라는 게 만들어진다면

않게, 지속적으로 쭉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결과를 볼 수 있을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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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2. 연구 리서치


서대문의 예술교육 - B

하다가 흐지부지되거나 변형이 되면 의욕을 갖고 진행했던 사람들이 실망을 하게 되니까요. 지속적인 것에 대한 생각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삶이어야 하는 거죠. 정현식

문화 기획이라는 게, 기획자가

사라져도 판이 잘 돌아가면 그게 잘 기획되고 진행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예술가들 하고 참여자분들 사이의 벽이 사라졌으면 좋겠고 예술이라는 걸 같이 할 수 있는 교육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예술가들마다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도 다르고,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잘 다루는 예술가들의 소통 방식을 일반인들이 같이 느끼고 교류할 수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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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2. 예술 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서대문 지역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연구원들은 개념적으로는 예술과 예술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결론에 도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엇을 예술로, 무엇을 예술교육으로 정의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리하여 연구원들은 이와 별개로 현상학적으로 예술과 예술교육에 대해 접근해보기로 결정하였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예술교육인지를 직접 우리의 눈으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연구원들은 특별한 작전을 수행할 연구원을 비밀리에 파견하기로 결정하였다. 연구원 J와 연구원 M은 서대문에서 누군가에 의해 사용되고 버려진 의자가 모여져 있는 서대문구재활용센터에서 의자들을 가져와 서대문구 곳곳에 놓아둔다. 그리고 연구원 K는 그 의자들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이상의 작전은 시민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의외의 사물인 의자를 맞닥트리고, 그것에 반응함으로써 일상과 비일상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행위를 관찰함에 그 의의가 있다. 연구원들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시민들은 의자에 직접 닿고 의자를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절하면서 비일상을 점차 일상에 받아들인다. 그 받아들임은 사유와 행동을 통해 삶을 확장시킨다는 차원에서 예술 그 자체다. 그리고 의자를 놓아줌으로써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야말로 하나의 예술교육이다. 작전 후의 기록들은 이러한 가설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이 될 것이다.

연구원 J, 연구원 M의 작전수행 영상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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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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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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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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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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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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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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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2. 2. 닿음을 위한 상상

2. 2. 2. 예술매개 연구 : 의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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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리서치


3. 연구 시사점 3.1. 지역 조사 시사점 3.2. 예술교육 시사점 3.3.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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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시사점 각 연구 결과물을 ‘지역 조사’, ‘예술교육’, ‘서대문의 예술교육’ 세 단계를 통해 점진적으로 분석한다고 할 때,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3. 연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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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지역 조사 시사점(남보름) 1. 서대문구 지역에 대한 시사점 •서대문구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2030 생활권계획에 따라 크게 홍제, 충정, 가좌, 신촌 지역 생활권으로 나뉜다. 생활권이란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 범위로 실제 서대문구의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범위를 조사해보니 이와 유사하게 나누어짐을 알 수 있었다. •홍제 지역권은 네 권역 중 가장 문화 복지 시설이 부족하고, 전통적인 상업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자연 경관으로 북한산과 홍제천을 끼고 있어 이와 관련된 주민 참여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왔다. •충정 지역권은 대규모 도시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서대문의 역사적 거점인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일대가 포함되어 있다. 네 권역 중 가장 20대 인구 비율이 낮으며 지하철역이 있어 업무 지구가 발달했다. •가좌 지역권은 도지 재생을 마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며 인구 밀도가 높아진 곳이다. 근린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으며 경의선 숲길 등 인근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는 주민이 많았다. •신촌 지역권은 서대문구의 문화 특성화 지역으로 청년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예술적 시도의 장이다. 기존 거주 인구층과 청년 사이에 세대 단절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서대문구의 지역적 특징에 대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산·안산·홍제천 등의 자연 경관과 관련된 지리적 특징을 제일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모래내시장, 영천시장, 포방터시장, 유진상가 등 다양한 규모의 전통시장 및 골목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리고 마을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교통적 특징, 서대문형무소나 독립문 등의 역사적 특징이 있었다. 2. 서대문구 지역 자원에 대한 시사점 •본 연구에서는 예술에 관한 지역 자원 조사를 목표로 두고 공공기관, 공적 단체, 민간단체 등을 모두 포함하여 거점 29개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이 중 20개가 공공기관 또는 공적 단체였으며, 대다수의 거점이 신촌과 가좌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서대문구에 자발적인 예술 거점이 되는 민간단체는 그 수가 매우 적으며, 그중 일부는 마포나 은평 권역 등 타 지역까지 활동 범위로 잡아 예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적 단체의 경우 소속이 도시재생과,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문화체육과, 교육지원과,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등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서울문화재단과 같이 보다 광범위한 단체 산하 기관도 있었다. 이처럼 각 과에 분산된 자원들은 자원 간의 교류나 소통이 행정적으로 어려워 네트워킹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민간단체의 경우 현재성, 지속성, 사회적 혁신 가능성, 수행 역량, 공신력 있는 결과물, 사업 진정성, 차별성을 기준으로 단체를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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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시사점


•서대문구의 지역 자원이 매우 빈약하고, 일부 지역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이 연구 전반에서 계속해서 제기되었다. 3. 서대문 지역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요소 •서대문의 지역 이슈를 주제로 한 예술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각 권역의 특성에 맞게 전체 그리고 부분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서대문 지역예술교육 구성원들에게는 성북구의 마을극장, 마포구의 성미산과 같은 예술교육의 대표 거점이 필요하다. 앞으로 만들 예술교육의 대표 거점은 공간에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으며 서대문구 지역예술교육의 중추이자 대표가 되어야 한다. •서대문구의 구성원으로서 예술적인 삶을 지향하고, 지역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함께 만나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네트워킹과 네트워킹 지원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네트워킹은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하고, 네트워킹 지원 조직은 공적 단체와 연결되어 공신력과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본 연구와 같은 지역 조사 자원 정보는 이를 필요로 하는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도록 웹같이 접근성이 좋은 곳에 게시되어야 하며, 정보의 권한을 해당 사업에 국한하지 말고 공공재로서 두어야 같은 목적을 가진 사업이 난립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서대문 지역예술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로젝트 및 시도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업에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 이때 공적 단체와 사업 주체들은 자발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지속성 유지에 동참해야 한다.

3. 1. 지역 조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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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예술교육 시사점(박장호) 1. 체계적이고 꾸준한 연구와 논의의 필요성 새로운 담론의 등장과 기술의 진보에 따라 새로운 양식의 예술이 탄생하고 있다. 이전의 예술 양식 또한 현재에 부합하는 의미와 형식으로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다. 범주와 내용이 넓고 풍부한 만큼 예술 활동 및 예술교육 활동의 여러 주체에 따라 예술을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르며 이러한 이유로 오해들이 발생한다. 예술의 정의에 대한 크고 작은 편견, 보편성과 특이성에 대한 견해 차이, 국한된 경험에 기인한 가치 평가 등이 그것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술에 대한 원론적인 논의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 활동으로서 고유함을 지닌 예술의 근본적인 공통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성과 개별성을 존중하기 위함이다. 분야와 역할, 시대와 환경 등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각의 차이에 따라 섬세한 계획과 실천, 평가와 수용이 필요하다. 지역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이뤄져야 하며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꾸준히 반복되어야 한다. 2. 크고 작은 연결의 장 마련 활동가 혹은 단체의 경우 지원 주체와의 성과 및 평가에 대한 견해 차이가 다소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각 활동 주체들 간의 교류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 과정에서 생각보다 유사한 목표를 지닌 주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정작 함께 일을 진행하는 경우는 적었다. 지원 주체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의식은 ‘비전문성’이다. 순환보직 제도라는 행정 시스템에 기인한 구조적인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를 내부적으로 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실무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무 초기에 생소한 분야를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는 불안과 부담, 국한된 경험에 의지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면이 존재한다. 활동 주체들이 근본적인 논의를 비롯하여 자신들의 예술 기조에 따른 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거나 사소한 의문들을 함께 의논하고 제안할 수 있는 작은 모임들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지원 주체 역시 이러한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고 논의와 연결이 이루어지는 장(場)에 함께 참여하여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고 네트워킹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해야 한다. 3. 세부적인 활동의 목표와 그에 따른 평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현대 예술(contemporary art)의 아티스트들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예술에 대해 알리고 그에 동의를 구하려 한다. 또 다른 그룹은 예술의 대중화에 방점을 두고 예술 향유의 범주를 양과 질의 측면에서 확장시키려고 한다. 마지막 그룹은 경제적, 지역적 차이 등으로 인해 예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예술적 가치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들은 위의 세 꼭짓점으로 이뤄진 삼각형의 내부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 본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 주체가 바라는 목표의 양과 질, 방향성이 딱 떨어지듯 명확하지 않고, 비슷해 보여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예술교육의 각 주체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예술의 의미와 목표를 구체화하여 서로 공유하고 이에 따라 성과를 바라보는 방식을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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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시사점


4. 예술과 예술교육 + 지역 ‘예술’은 인간이 경험을 소화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원초적이고 순수한 행위이며, 지역과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어렵다. 반대로 ‘교육’은 그 목적 때문에 앞에 붙는 영역을 시스템화하고 정량화한다. 상반된 성격의 이 용어들은 ‘예술을 교육한다’라는 식의 단순하고 추상적인 결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영역 융합적인 창의 개념을 강조하고 있으며 예술 영역의 비중이 확대되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예술교육 및 예술 경험에 대한 연구들에서는 예술을 단순히 미적 경험이나 기능적인 활동이 아닌, 자신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본 연구 활동에서 또 하나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지역이다. 서울 내 지역들이 대체로 비슷한 것 같지만 서대문구 내 활동 주체들의 인터뷰와 지역 전문가의 분석에 드러나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예술’과 ‘교육’, ‘지역’이라는 개별 단어의 피상적인 결합이 아닌 현재의 시대와 장소에 적확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5. 접근이 자유로운 공유의 공간 위와 같은 다양한 논의와 시도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공의 장이 필요하다.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비물리적 공간 역시 확보되어야 한다.

3. 2. 예술교육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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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다음을 위한 닿음(임성연) 본 시사점은 4회의 걸쳐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 중 공통적인 발언과 중요 시사점을 중심으로 정리한 텍스트다. 1. 서대문구만의 특징은? 서대문구의 가장 큰 특징은 행정적으로 하나의 구지만 안산으로 인해 두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누어진 심리적, 물리적 분리가 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활동하더라도 신촌-연희-충정과 홍은-홍제-가좌 지역 간의 소통과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을 라운드테이블 참여자들은 특징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신촌-연희-충정 지역을 중심으로 바라본다면 인적, 물적 자원이 많은 곳, 정부 지원 사업과 함께 다양한 예술 활동 단체와 기업이 활동하는 곳이다. 반대로 홍은-홍제-가좌 지역은 노인 인구가 많고 예술 자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분리된 예술교육 접근법이 확실히 필요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공통적으로 신촌에서 처음 경험하고 인큐베이팅되어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간다는 것이다. 두 번째 라운드테이블 옥민아 패널의 발언에서, 지원금 없이 청년 예술가들이 공연을 올릴 때마다 가장 ‘만만한’ 곳이 서대문구였고 그래서 여기에서 하게 되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무중력지대와 신촌문화발전소 등 중앙정부 지원금을 통해 마련한 청년 공간들이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가 증명되었다. 2. 지역예술교육에 적합한 교사는? 원데이클래스나 생활 예술, 입시 미술과는 다른 지역예술교육에서는 다른 강사의 기준이 필요함을 모두 다 언급하였다.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각 분야의 전문성을 담보할 전공자 자격증은 최소한으로 요구된다. 또한 개인 예술 작품 활동이 아니기에 여럿이 함께 만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소통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강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다소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판단 기준도 들어가기에, 자격증 이외에도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인정받아 평판 있는 강사들이 요구된다. 또 다른 시사점으로 예술가들이 교육을 통해 학생도 교사도 함께 발전, 확장된 경험을 하였음을 언급한 점을 들 수 있다. 대입 실기 교육을 통해 자란 예술가들은 높은 급여의 유혹과 작품 활동으로 한정된 수입으로 인해 입시 강사를 해보지만, 결국 자신의 활동과 교육의 괴리감에 새로운 교육 아르바이트로 변경한다. 아르떼의 사업, 방과후 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정부 지원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나며 수입이 없던 예술가들을 끌어들였지만 나중에는 돈보다 자신의 활동이 사회와 연결된 점에 집중하게 된다. 작품 활동으로 특정된 관객만 만나는 것에서 벗어나 학교 밖 청소년이나 다문화 가정, 장애인, 그리고 평범한 아이들이 변화하는 것을 경험한 뒤 작품 활동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예술교육 활동은 예술가들의 자존감과 사회연결성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3. 공교육에서 예술이 줄 수 있는 역할은? 지역예술교육이 꼭 학교와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진 않지만 ‘예술교육’이라는 단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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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시사점


듣자마자 많은 참여자들이 학교와 학생들을 떠올렸다. 세 번째 라운드테이블에서 공교육과 관련있는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가장 큰 논제는 공교육의 보수성과 예술의 자율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항상 정답이 정해져 있는 학교 교육 시스템에서 매일 변화하는 예술 장르는 교육방법론에서 충돌하였고 교사는 항상 학교에 순응하고 복종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자율성이 없어진 교실에서 교사는 자존감을 잃어가고 이 문제는 수업의 질과 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몰래, 혹은 싸워가며 이루었던 성공한 교육의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실패해도 못해도 괜찮은 것이 예술이기에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만 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만들어가게 하는 사례들이었다. 학생들도 이런 경험을 통해 성장하지만 교사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공교육 시스템에서 자율성이 담보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지역예술교육을 실행할 경우 학생도 교사도 모두 자존감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4. 지역예술교육을 위한 거점은? 현재 도시 재생 사업이나 다양한 마을 사업을 통해 지역 활동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많다. 단, 예술교육에 적합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해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뿐이다. 꿈다락토요문화학교와 예술정거장이 종종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었는데, 좋은 프로그램만 있다면 어디든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는 의견과 예술교육이 아닌 지역예술교육일 때는 거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누어졌다. 네 번째 라운드테이블에서 김태덕 작가는 ‘소통은 물리적인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나누기 위한 물리적 거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공간들이 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운영 시스템이 사용자보다 운영자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연 공간은 주말과 저녁에도 운영되지만 그 외 공간들은 저녁 시간과 주말에 모든 관리자가 퇴근한다. 평일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퇴직자와 구직자만을 대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역 활동가들은 많은 빈 공간을 두고 또 다른 공간을 찾아다니는 자원 낭비가 발생한다. 5. 지역예술교육의 정의는? 이렇게 큰 개념의 세 단어가 붙어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의문이 든다. 지역예술교육에 대한 선입견 없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철저히 참여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하나로 수렴되지는 않았지만 몇몇 의미 있는 발언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예술교육이 ‘예술을 위한 교육’과 ‘예술을 통한 교육’으로 나뉘는데, ‘지역’이라는 단어가 붙어 결국 예술을 통해 지역과 개인의 일상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참여자들은 기존의 자신이 경험한 예술교육에 ‘지역’이라는 단어가 붙음으로써 어떤 부분이 변화되는지를 고심하여 발언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개인의 활동보다는 공동체가 함께하고 소통하는 개념이 추가되고, 내가 사는 동네에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여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추천하였다. 또한 지역의 자랑스러운 예술가를 발굴하고 그들과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인위적이지 않은 일상 예술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상상해보았다. 작게는 단어 자체가 주는 위압감을 줄이기 위해 교육을 수업으로 바꾸는 등, 좀 더 지역에 어울리는 작은 개념으로 재정의하여 활동하는 것을 추천하였다.

3. 3.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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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4. 다음을 위한 닿음 지역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서의 예술교육 : 서지혜 서대문의 예술교육 공간 : 오희영 예술을 누릴 권리 : 정유미 우리 마을의 예술교육을 위해서 어떤 거점이 필요할까? : 김하림


지역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서의 예술교육 인컬쳐컨설팅 서지혜

예술교육. 같은 단어를 읽고도 사람마다 갖는 기대나 상이 참 다릅니다. 예술과 교육 사이에 ‘을’을 넣는 것만으로 설명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술을 통한 교육’으로 인간이 삶에서 학습해야 하는 바들을 예술을 통해 체득하게 하는 폭넓은 실천들을 포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로 비슷하게 정의를

지역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서의 예술교육

내리다가도 실제 프로그램으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이해의 다채로움이 드러나기도 하고, 동일한 정책사업하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가운데에서 가르치는 자와 참여하는 자에 따라 프로그램의 동력이 달라지면서 프로그램이 대변하는 예술교육의 모습 역시 달라지기도 합니다. 인간의 삶과 결부되면서 예술교육의 내재적 영향과 접점면의 너비와 깊이에 대한 이해를 더해 해석되기도 하고, 지역과 만나 사회, 경제, 지역 개발의 이슈와 결부되며 예술교육의 유기적 정체성과 외형적 확장성은 점점 더 지대해집니다. 예술교육의 확장성은 실행자들로 인해, 또는 발현되는 가치들로 인해 형성되지만 정부 정책으로 포착된 예술교육의 가치와 영향에 따라 가속되거나 주도됩니다. 지난 15여 년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에 의거한 정책 단위에서의 지원 계획과 자원의 투입은 이제 광역 자치 단체의 주도로 이전되는 전환기를 맞아, 서울시의 ‘문화예술교육지원 기본계획’에 따라 기초 단위에서의 예술교육 활성화 정책 모색이 한창입니다. 지역과 만난 예술교육의 실행은 그 유동성과 확장성 앞에서 여러 갈피들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거나 갈팡질팡하기도 합니다. 예술교육에 대한 이해와 기대, 접근 정책 층위, 실행의 장, 수요자인 주민들에 따라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기저에 있는 개인 ‘사람’에 대한 예술교육의 커밋먼트에의 공감은 그 간극을 뛰어넘는 힘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예술교육의 확장성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영향은 간접적 영향이나, 스필오버 효과로 개인에게 또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닿아 쌓이는 가치로 인해 개인들이 모인 지역의 문화를 바꾸고, 사회적 연대나 공동체성이 공적 혜택으로 드러난다는 학자들의 이론이 있습니다. 이 점은 현장에서 예술교육에 접근하고 실행하면서 무게 중심을 찾는 데에 유효한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 봐서는 오래전 모델과 다르지 않아 보이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활동이지만, 지역 사회 기반의 사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며 클래식 최정상 음악가들과 단체의 활동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엘 시스테마는 예술교육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줍니다. 교육과 연습이라는 외형적 실행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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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라는 최종 결과와 같은 가시적 요인들은 오케스트라 교육에서 ‘객체로서의 예술’을 가르치는 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교육자들을 만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차원을 넘어, 교육의 시작점에 아동의 복합적인 성장을 두고 예술가와 교육 참여자 간, 또 교육 참여자들 간의 음악을 통한 상호 작용의 방식과 과정을 이전과 다르게 기획하고 조력하는 노력이 참여 아동의 감정과 인지, 공감력과 이해, 신뢰와 협력할 수 있는 내적 자산으로 쌓여, 가정과 지역 사회가 참여와 공감, 협력이 이뤄지는 공동체를 형성하며 사회적 가치로 전환되어 갑니다. ‘경험되는 동적 예술’로서의 접근에 대한 예술교육자들의 새로운 이해와 실행이 유기적으로 예술교육 영향의 확장성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참여적 상호 작용의 활동의 기저에서 ‘예술’은 반드시 장르적 활동을 결부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술가가 지닌 관점, 예술가의 리서치 방식, 창작 방식이 반영된 어떤 것이면 됩니다. 예술교육은 형태로 규정되는 것이기보다 참여자의 경험이 예술에 결부된 여러 차원의 이해나 경험의 과정과 관련성을 갖느냐에 있습니다. 물론 장르적 예술하기가 배제되어야 할 이유 또한 없습니다. 티칭아티스트 에릭 부스가 ‘예술을 동사화하는 활동’으로 정의한 데에 공감이 많이 가는 이유는 예술교육에서 예술이 장르나 이미 사회에 구현된 이해에 갇히지 않고 예술이 지닌 근본적 특성을 사람들 안에서 작동시키는 데에 예술가와 서지혜

예술교육자들이 동원할 수 있는 기제와 동원하는 방법이 참여자들에 따라 변신할 수 있는 유기체성을 강조해주기 때문입니다. 예술교육의 높은 유기적 정체성은 예술교육에 참여하는 행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 작용에 기인합니다. 여기서 행위자들이라 함은 예술교육자와 피교육자뿐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이 비롯된 정책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기획된 배경과 목적을 포괄합니다. 따라서 예술교육의 기획자나 실행자, 정책 수립자, 연구자 등 공급자 내지는 공급 조력자들이 예술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함에 있어서 무엇에 근간을 두고 행하는 프로그램인지, 그 중심에 어떤 예술적 경험을 두어야 하는지, 무엇을 과정적 경험으로, 결과적 실체로, 또 영향으로 계획하고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지속적인 성찰을 동반하게 합니다. 예술교육을 시작하게 된 때의 질문, 엘 시스테마의 경우에는 ‘음악 교육이 아동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를 통해 지역 사회를 더 나은 삶의 터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을 지속적으로 자문하며 그 구현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대화하는 동행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예술의 방법론이나 내용에 피교육자의 맥락적 필요나 이슈가 주요하게 결부된 실행을 기획하는 자, 실행을 이어가는 자의 협력적 성찰이 공식적인 방식이든 비공식적인 방식이든 동반될 것을 권장합니다. 지역에서의 예술교육을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개념을 떠올리자면 ‘참여’입니다. 예술이 우리 삶 저변에 있도록 하는 예술교육이 일상적인 문화 참여로 실행되는 과정은 주민들이 사회적 이슈를 좀 더 민감하게 인지하고,

4.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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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문화를 형성하고, 공감대와 응집력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 주요한 역할로 떠오릅니다. 그 과정에 동행하는 예술가의 예술성은 물론 시민성이 드러나고 진해지는데, 참여가 목표가 되는 배경과 동기에는 지역 사회의 다양하고 때론 치열하고 때론 도전적인 삶이 담기는 것을 전제합니다. 치매 노인의 존엄한 시민적 삶의 문제를 담거나, 이주 주민들과 정주해온 주민들 간의 대화나 통합, 다양한 문화나 세대 간의 대화, 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참여를 역능화하는 민주화 등 개인과 특정 공동체, 지역 사회 전체에 장기적 관점에서 전환적 변화가 필요한 여러 접점들에 예술이 지닌 방법이나 내용으로 시민들을 닿게 하고 공감과 상호 작용하며, 자신의 삶과 지역 사회의 이슈들을 연결해가는 데에서 예술교육의 무한대의 실천성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참여’는 예술가의 시민성과 지역민들의 시민성을 함께 결부시키는 게 아닌가 합니다.

지역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서의 예술교육

무엇보다도 지역 기반 예술교육에 대한 고민은 문화 참여의 ‘문화’가 과정으로서의 의미를 충분하게 얻게 되는 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양한 예술교육이 주민들의 ‘문화적 참여’를 돕고 ‘참여의 문화’를 형성하는 엔진으로 동작하는 가운데 개별적인 ‘나’의 내적 교감과 성찰이 수많은 ‘개별적 나’들의 삶에 대한 공감으로 전이되고, 이들과의 관계망에 선을 더해가며 공감과 관용, 신뢰가 풍요로워지는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만큼 다양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이 다양한 여정들이 지역의 구체적 맥락들과 공감 가는 영향들을 통해 풍요로운 가치들로 발현되어, 우리 사회의 문화 향수가 단지 개체로서의 ‘문화’를 소비하는 개념에서 사람들이 형성해가는 과정적 문화에 대한 인지를 키워가는 과정이라는 개념으로 통합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데까지 영향이 미치기를 바라봅니다. 그렇게 예술교육이 개별화되어 산출과 성과로 구분되기보다 우리의 풍요로운 삶의 저변으로 존재할 수 있는 길이 지역에서의 크고 작은 다양한 여정들로 인해 닦여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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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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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의 예술교육 공간 안녕다방 오희영

여러 거점의 중요성 먼저, 시설을 새롭게 건립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기존의 공공 공간과 민간의 공간들을 잘 이용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 공간들 사이의 역할들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의 큰 교육센터의 역할도 필요하다. 그런데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여러 거점들이 연결되는 것이야말로, 이용자인 주민과 강사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센터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여러 거점에서 진행되는 교육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는 플랫폼 기능일 것이다.

서대문의 예술교육 공간

또, 기존의 관 주도의 운영을 넘어서려면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 공간이 거점 공간으로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믿고 밀어주어야 한다. 기존의 문화·예술 서비스를 하고 있던 지역 내 공간을 찾아 이런 기능을 맡긴다면, 민간의 공간이 자생력을 갖고 생존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방적으로 관에서 주민을 모집하고 서비스를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 거점들마다 자주 만나는, 혹은 모으고 싶은 주민 수요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복지 서비스가 다변화될 것이다. 어떤 거점에서는 예술가 및 예술 강사를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질 좋은 교육을 풀어내고, 다른 거점에서는 주민들이 예술가를 찾아내고 초청하여 교육받는 등,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해결책이 다각화될 것이다. 민간 거점을 잘 살리면 문화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 중에 예술 강사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거점들마다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고 기회도 늘어나게 된다. 거점이 여러 개일 때 지역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면서 민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참여자들의 교육 방식이 학습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의 공간 운영 공간 관련자들 중심으로 공간의 기능을 살펴보자. 이런 공간을 필요로 하는 관련자 중에서 예술교육의 공급자인 예술가들이 중심이 되는 공간을 생각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이런 공간을 운영하거나 교육 강사로 이런 공간에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활로를 모색하고 조금 더 지역 사회에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주민들을 만나면서 예술 창조의 감수성과 교육 역량이 높아지는 좋은 점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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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도 예술가 전용의 창조 공간에 주민들이 와서 교육 체험을 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예술가들이 예술교육과 주민 학습에만 전념하는 전문 공간이다. 이런 두 가지 공간을 형식적으로 구분하기보다는 그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방향을 정하되, 서대문 지역에서 천편일률로 정하기보다는 다른 거점 공간과 조금 차이가 나도록 비교해가면서 운영 방식과 방향성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공간 이용자에 따른 운영 방식 다른 한편으로, 예술교육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인 주민들이 주역이 되는 공간 운영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주민들이 늘상 오는 공간을 택하여 이곳에서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예술교육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은 주민 이용자를 위주로 생각할 때 효과적인 거점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교육의 이용자로서 주민이 중심이 되는 거점 공간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다. 하나는 주민들이 그 공간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예술교육을 결정하고 그에 맞추어 예술가를 초청하는 거점 공간이다. 물론 주민들이 예술가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필요한 예술교육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그렇게 예술가들이 중요한 파트너가 되기는 하지만 이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예술교육의 이용자인 주민들이고, 주민들이 지역 안에서 필요로 하는 예술교육이나 오희영

체험 학습을 찾고 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지역공동체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주민들이 예술가를 부르는 것보다는 주민들 스스로 예술 강사나 교육 기획자로 길러지는 매개 공간의 운영 방식이다. 주민들이 예술가를 초청하고 파트너로서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교육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예술가나 예술 강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이 예술 강사로 커나가는 공간이 이 거점 공간의 강점이다. 멀리 볼 때 주민들이 생활 문화 안에서 주민들의 체험 학습을 담당하고 공동체 안에서 참여하면서 예술 경험을 나누도록 도와주는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첫째, 공공의 예술교육 시설을 물리적으로 만들기보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을 먼저 섬세하게 정해 시행해야 한다. 둘째로 새로이 시설을 짓기보다, 기존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공간을 먼저 살려야 한다. 셋째로, 여러 거점 공간을 열되 내용과 운영 방식도 다변화한다. 하나 더 권하자면, 예술가 전용 공간이 먼저 활성화되고 그곳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지역의 예술 강사들을 길러내고, 이들 예술가 및 예술 강사를 주민들의 공간에 파견하는 과정, 그리고 주민을 예술 체험 강사로 길러내는 전망 등을 함께 세워 실행한다면 서대문구에서 훌륭한 전통을 하나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4.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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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누릴 권리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미디어콘텐츠 매니저, (전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기자)

주입식 교육이 답이 아니란 이야기는 이제 지겹다. 지식을 남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을 오를 줄 모르는 취업률을 보며 절감한다. 남보다 성적이 좋다고 해서 남보다 빠르거나, 명확히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말이다. 문제는 그래서 주입식 교육이 아니면 뭐냔 말이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물론 이 말도 새롭지는 않다. 시대가 다르다면 교육도 달라야 한다. OECD는 1997년 발표한 연구 프로젝트 DeSeCo에서 21세기 역량을 도구의 상호작용적 활용,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그리고 자율적 행동 능력으로 예술을 누릴 권리

제시했다. 2015년부터 시작한 교육 프로젝트 Education2030에서는 그런 역량들을 어떻게 학교 교육에서 실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논의를 이어갔다. 목표 지점을 97년에 정했는데, 20년이 넘도록 우리는 교육을 어떻게 목표하는 방향으로 빚어낼 수 있을지 논의만 이어가고 있다. 크고 작은 실험들이 여러 국가에서 있어 왔지만, 큰 울림을 준 솔루션들은 결코 많지 않았다. 솔루션을 더디 내도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가장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것은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이었다. 2018년에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한 ‘유튜버’는 콘텐츠 시대를 알리는 명확한 상징 중 하나였다. 단순히 돈을 벌어서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소통을 하는 행위는 이제 보편 문화가 되었다. 콘텐츠 시장의 진입 장벽이 무너졌다.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은 연일 위기를 맞고 있다. 모두가 생산자다. 소수가 미디어 기술과 권력을 독점하고 광고 시장의 판로가 좁았던, 그 짧았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 예술을 교육한다는 것은, 어찌나 막막한 일일까. 예술 활동이 무엇이건 ‘표현’하는 행위라고 넓게 본다면, 이 시대는 바야흐로 예술가들의 전성시대다.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예술하기가 쉽고, 자유롭고, 선택지도 많다. 그러니 예술을 가르치기란 더 어렵다. 이런 시대의 예술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한겨레> 교육 섹션 기자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주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마리안나 카얀티에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2014년 11월 5일이었다. 헬싱키시는 1987년 버려진 건물을 개조해 청소년 예술교육 기관으로 만들었다. 카얀티에 씨는 그렇게 세워진 공공 문화예술교육 기관 아난딸로 아트센터의 설립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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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알고 지내던 주한 핀란드 대사관 서기관이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고 가볍게 마련해준 자리였는데, 기대에 비해 얻은 인사이트가 컸다. “예술교육의 목표는 대단한 예술가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술 향유자들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그들 사이에서 또 다른 예술이 싹을 틔우도록 할 수도 있고, 평등한 예술교육의 조건을 만족시킬 수도 있죠.” 아난딸로 아트센터가 지향하는 목표를 물어봤는데, 돌아온 건 예술교육 전반에 깔린 철학에 대한 통찰이었다. 여러 예술교육 캐치프레이즈를 들어봤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다. 예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배우고, 그렇게 다른 예술 활동의 촉매가 되도록 돕는 것이 예술교육이라는 뜻이었다. ‘누리기 위해 배운다.’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예술교육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고 있는 말이 있을까. 아이들이 예술을 잘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명제 안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예술교육의 효과와 목적이 포함된다. 누릴 줄 알아야 예술가가 된다. 이때의 예술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미학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예술가가 많아져야 다양한 표현 방법이 생겨나고, 예술이 정유미

발전하고, 더 다채로운 누릴 거리가 생긴다.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상시적으로 어린이·청소년·가족 단위의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연다. 지역의 많은 학교와도 함께 일한다. 학생들과 지역의 시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방과후 예술 활동을 기획하거나 하는 식이다. 센터의 대표가 예술교육에 대한 이런 태도를 가지고 교사들과 함께 일한다면, 이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프로그램,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예술 감수성에 충분히 기여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 갔다. 놀라기만 하고 있는 내게 카얀티에 씨가 대뜸 경험한 중 기억에 남는 예술교육이 있냐고 물었다. 딱 한 경험이 떠올랐다. 중학교 1학년 때의 미술 시간. 담당 선생님이 조금 독특한 분이었지 싶다. 학생들은 4명이 한 조가 되어 사진극을 만드는 활동에 참여했다. 스토리를 짜고, 스토리에 맞는 사진을 찍고, 내레이션 대본도 직접 써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찍은 사진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인화해서 환등기에 넣어 돌렸다. 내레이션 대본에 미리 짜놓은 타이밍에 맞춰 환등기 스위치를 돌릴 때, 그 철컥거리던 소리가 아직 기억에 남는다. 돌아보건대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콘텐츠 제작의 모든 문법을 스스로 배워야 했던 수업이었다. 기억에도 남을뿐더러 배웠다는 느낌도 컸다. 모두 같은 공교육을 받았다고 하지만, 모두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이 경험이 왜 떠올랐을까? 예측컨대 예술을 직접 ‘전공’하지 않은 내가 경험했던 가장 예술적인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 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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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고민 끝에 나왔던 시각화된 결과물. 억지로 남이 그려놓은 그림을 베껴 그려야 하거나, 문학 교과서의 본문을 밑줄 그어가며 읽는 것으로는 채울 수 없었던, 희열이 있었던 거다. 작품을 완성하고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이 있었던 거다. 하지만 앞서 밝힌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고, 대체로 한국 공교육에서 말하는 ‘예술교육’은 주로 ‘예체능 교육’으로 볼품없어진다. 초등학교에서는 다양한 예술 활동이 발달과 성장의 밑거름으로 여겨지지만, 중등 교육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비주요 과목’ 정도의 위상에 머문다. 그러다 중등 교육이 끝나가는 고등학교 끝자락 즈음되면, 틈날 때마다 빈 공책에 낙서를 하고 기타를 만지작거리던 아이들의 억눌린 예술혼이 별안간 대입의 도구로 탈바꿈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 아이들은 무엇이건 말하고, 나누고, 외칠 준비가 되어 있는데 학교 교육은 여전히 ‘대학 가서 하라’, ‘어른 되면 하라’ 하고 떠민다. 공교육을 보완하는 다른 여러 프로그램들은, 단편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이상의 교감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예술을 누릴 권리

학교 교육은 물론, 앞으로 나올 많은 프로그램들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거친 메시지를 다양한 세련된 방법으로 담아내고, 그것을 통해 사회의 많은 다른 구성원과 서로 깊은 소통을 이어가는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마도 그것이 예술을 누리는 자세일 것이고, 카얀티에 씨의 말처럼 그것을 통해 참신한 또 다른 예술의 씨앗이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예술을 누릴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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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의 예술교육을 위해서 어떤 거점이 필요할까? 김하림

나는 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하고 졸업 후 서울의 도시 재생 사업이 실행되고 있는 지역에 만들어진 생활 예술 거점 공간에서 상주 예술가 겸 공간의 기획 운영 인력으로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일을 했다. 그곳에 방문하는 주민과 이용객을 마주하고 응대하는 일, 주민들에게 예술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는 일, 수업을 포함한 예술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일을 했다. 그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있으면서 느꼈던 것은 공간을 지키면서 그곳에 오는 사람들을 우리 마을의 예술교육을 위해서 어떤 거점이 필요할까?

만나는 사람의 중요성이다. 한 마을의 공간이 그 안에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 기획하고 운영하는 실무자들은 마을 안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공간이 만들어진 이유와 존속해야 하는 의미에 대해 끝없이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그 자리에 누군가가 있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찾아가게끔 하는 이유가 되고, 공간을 지키는 사람 스스로가 공간의 얼굴이 되고 내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공간에서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다 한 번 용기 내서 발걸음하는 누군가를 언제라도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역할의 성실한 수행과 책임을 개인에게 맡겨두는 방식으로는 오랜 시간 지속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다. 지난 8월,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다음을 위한 닿음’의 네 번째 라운드에 참석했다. 지역예술교육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이미 앞서 세 번의 라운드테이블이 있었다고 하니 그동안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을 것이고, 내가 참석한 자리는 라운드테이블 전체의 후반부였으니 이미 나온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여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질문과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생각했다. 이전의 이야기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라 걱정이 많았지만 처음 참석한 사람들도 충분히 이야기에 바로 집중할 수 있는 순서가 마련되어 있었다. 무소속연구소의 리서치를 토대로 분석한 서대문 지역의 특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테이블별 진행자의 질문들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역, 예술, 교육 각각의 단어를 따로 떼어 하나에만 집중해서 이야기하기에도 간단하지 않은 주제라고 생각했다. 예술과 교육은 서로 도구가 되고 목적이 된다. 대상과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때에는 명확하게 두 가지를 분리하고 어느 한쪽에 무게를 실어주기 쉽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누가 누구와’가 정해진 뒤에야 뚜렷하게 윤곽을 드러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단어들이 합쳐졌을 때 가리키는 것의 끝에는 결국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적 또는 사회적, 문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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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나눈 지리적 공간이다. 지역 안에서 예술과 교육을 진행하고 참여하는 주체가 되는 사람들은 이 지역의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사람의 범위를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면 좋을까? 가장 협소한 의미의 지역 사람으로는 행정 구역으로 구획된 영역에 속한 땅 위에 사는 거주자가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해당 지역 안에서 일을 하거나 생활의 주된 활동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지역 생활권자 모두를 포함할 수 있다. 사는 곳과 일터가 분리된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행정 구역 단위로 나누어진 영역 안에서 지역이나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주거지도 직업도 옛날에 비하면 변화가 잦은 편이며 오랜 세월을 한곳에 머무르면서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된 덕분에 문화와 관계가 만들어지는 중심점은 고정된 장소보다는 사람들이 자주 접속하는 가상 공간이 된다.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모이는 그 처음의 시작에는 특별한 개인이 아니라 지속하고 연결될 수 있는 느슨하고 유연한 관계를 구축한 ‘무리’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이 집단의 문화가 다시 오프라인에서 만나 구현되고 기능하게끔 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중 한 가지가 예술 아닐까? 현대의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재화의 획득이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 김하림

대부분의 시간과 역량을 몰두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예술은, 마치 생계나 경제 활동 이외의 남는 시간과 여력이 생길 때에만 누릴 수 있는 여가나 취미와 같이 비생산적인 무언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회 곳곳에서 예술과 관련된 활동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는 이유는 예술적인 경험이 주는 감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리적으로 닿을 수 있는 곳, 바로 지역 내에서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으려면 지역 내에서 예술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은 생산성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삼는 획일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을 발견하고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나는 예술교육을 하는 주체가 예술가나 교육자 개인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협력체로 구성되기를 바란다. 예술교육의 첫 단추를 끼우는 사람들을 ‘전문가 집단’이라고 한다면 이 집단은 창작하는 사람, 전달하는 사람, 끌어내는 사람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구성원이 될 것이다.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협업하여 효과적인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 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참여자인 동시에 차기 진행자가 될 수 있다. 예술 활동의 경험자로서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이나 스스로 창작자가 되어본 경험을 또 다른 참여자들에게 자기만의 전달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일정 수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관계가 단단하게 형성되고 경험이 반복되면 집단 내의 문화를 만들거나 지속하는 것이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무리가 형성되면 그들이 만들어낸 문화가 앞으로 나아가고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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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여했던 라운드테이블에서 진행자가 우리에게 던졌던 마지막 질문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우리 지역 내에서 예술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거점이 필요할까요? 거점이 필요하다면 어떤 거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세요.” 무언가를 실행하는 장소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활용 가능성이 높은 공간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고 그 공간에는 운영하고 상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리를 채우는 사람들과 내용을 채우는 이야기들이 충분하지 않은 우리 마을의 예술교육을 위해서 어떤 거점이 필요할까?

상태로 계속해서 새로운 공간이 늘어나기만 한다면 그 각각의 공간에는 그곳을 지키며 각자의 책임을 떠안고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는 외로운 개인들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거점을 만들고 준비할 수 있게 된다면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소식, 정보, 의견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물리적인 장소로서의 공간이 마련된다면 좋겠다. 규모가 작아도 상관없다. 그리고 그곳에서 안내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거점이 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거점의 필수 요소는 홀로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있는 것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앞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한 고민을 취합할 수 있는 중심 역할을 하는 사람들과 기록들이 있으면 된다. 그곳에 있으면서 다양한 접근 경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람들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안내자, 자발적인 목적과 의미를 가졌으며 ‘예술을 통해 지역의 문화를 일구어가는 것’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중심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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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예술교육이란?”

❖ 부록

























발행일 2019년 11월 7일 ISBN 979-11-958290-7-1 ⓒ 2019 무소속연구소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이 책의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의 내용을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무소속연구소의 동의를 받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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