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잡지 GAENYEOM 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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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E NYEOM

01

02

03

개와

우리 개는

그집

함께

커서

개는

살아가는 생각

뭐가 될는지

직업이 뭐예요?

...

발행일 2020. 01.

엮는 글 강예솔

교정교열 박연준

발행·총괄 무소속연구소

생활기록부 글 정소담

디자인 데이워크


GAE NYEOM

04

05

06

함께

나는

함께

걷는다는 건

어디까지

걷는 건

생각보다

반려할 수 있는

역시나

쉽지 않아.

사람일까?

쉽지 않았어.


01

개와 함께 살아가는 생각

개와 함께 살아가는 생각, 개념 프로젝트 “내 개도 행복할까?” “왜 얘였을까?” “이기적인 인간. 이기적인 나. 선택과 소비. 그리고 영원히 알 수 없는 개의 마음.” “얘가 내 삶에서 너무 커져버렸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개에 대한 이야기들을 잔뜩 모아, ‘우리 스스로 재미있는 과정’을 통해 소소하게나마 개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를 주어보자. 이 모든 고민들을 끌어안고, 연희동에 사는 예술하는 개부모들이 만났다. 개와 함께 살아가는 생각, 개념(dog念) 프로젝트



02 우리 개는 커서 뭐가 될는지 ...


뛰어난 재능을 지닌 개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자신도 한 마리 사려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이 수요를 채우기 위해 애완동물 가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충동 구매자는 자신이 데려온 보더콜리가 매우 진지한 성격의 개라는 사실, 그리고 그 개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거리 를 마련해주기에는 자신이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바로 깨닫게 된다. 이런 이야기 속에 식량과 섬유를 생산하는 양과 품삯을 받고 일하는 목동이 수행하는 노동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 격동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우리의 육신으로 물려받는 방식은 어느 정도로 다양한 것일까?*

개가 혼자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사람에게 빼앗겨버린 활동들. 신문배달원이 놓고 간 신문을 물어오는 활동. 젖은 몸을 말리고 털을 다듬는 활동. 땅을 파서 먹이를 넣어 숨기는 활동. 수렵~농경시대의 인류와 다른 삶의 패턴을 가진 요즈음의 현대사회에서 개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잃어버린 직업을 어떻게 찾아줄 수 있을까?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45쪽

학생들이 직업을 결정할 때 진로상담을 받듯, 개들도 진로상담을 받아보았다. 다음은 진로상담을 받을 때 참고가 된 개들의 생활기록부이다.


LAIKA ★


견적사항

성명

라이카

성별

생년월일

2017. 05. 15

나이

2세

기혼. 아들, 딸 다섯이 있음. 행 동 특 성

종 합 의 견

지능이 높고 영특함. 용모 또한 단정하나 급우 간 활동에 다소 비협조적임. 고도의 집중력과 기민함을 가지고 있으며 주관이 뚜렷함. 그러나 지나치게 뚜렷한 주관이 자기중심적 행동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음. 편식을 하는 습관이 있으나 부모가 크게 개의치 않는 편임. 타고난 운동 신경이 있어 부모와 본견(本犬) 모두 탁구 선수를 희망함. 탁구공 회수에 뛰어난 소질과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세 화를 내곤 하므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꾸준한 격려와 지도가 요구됨.


하니


HONEY

견적사항

성명

하니

성별

생년월일

201?. 06. 14

나이

6세 추정

행 동 특 성

종 합 의 견

성품이 차분하고 조숙함.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 보호자를 따라 출근해 곧잘 주변의 일을 도움. 또래에 비해 조숙한 성품 탓에 급우견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인간들에게는 다소 사교적인 면을 보일 때가 있음. 본견과 같이 차분하고 참한 성인 여성을 선호하여 처음 본 여성도 마음에 들면 금세 주인처럼 대하곤 함. 자주적이고 독립성이 강해 스스로의 공간에 대한 요구를 분명히 드러냄. 칠칠치 못하거나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급우나 인간을 보면 언짢고 불쾌한 감정을 숨김없이 크게 드러내곤 함. 감정 기복이 큰 편은 아니나, 얼굴에 감정이 잘 드러나는 편임. 보호자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카페에서의 사회생활 경험이 있으며, 경험을 살려 진로로 컨시어지를 희망함. ‘컨시어지’는 ‘관리인’이라는 의미인데, 최근에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의 역할로서 수요가 높고 전망이 밝은 편.


KO M O

K


견적사항

성명

코모

성별

생년월일

2017. 02. 02

나이

2세

행 동 특 성

종 합 의 견

독립적이며 자주적임. 호기심이 많아 관찰과 탐색을 매우 즐김. 평소에 앞에 나서고 주목받는 것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급우들 간에 갈등이나 분쟁이 발생할 시 솔선수범하여 중재에 나서는 면모를 보이기도 함. 몸집이 가볍고 날쌔 높은 곳이나 구석진 곳을 잘 찾아 들어감. 종종 큰 목소리로 급우들을 놀라게 할 때가 있으나,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음. 학기 초 용모 검사 시 눈을 가리는 긴 두발로 인해 몇 차례 지적을 받았으나, 2학기 때부터는 깔끔하고 단정한 용모를 갖춤. 스파이, 비밀 요원 등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으나 장점을 살리면서도 보다 음성적이지 않은 밝은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주변의 많은 격려와 조언이 요구됨.

KO M O


견적사항

성명

꿍꿍이

성별

생년월일

2017. 06. 30

나이

3세

행 동 특 성

종 합 의 견

심성이 곱고 착함. 천진하고 명랑하나 아직 인내력이 부족함. 언행에 다소 미숙함이 있으나 성품이 매우 밝고 긍정적임. 식욕이 몹시 왕성하고 식탐이 다소 있음. 식사 예절에 대한 교육이 더 요구됨. 학기 초 용변 검사 시 용변에서 인스턴트 커피 봉지가 나온 적이 있어 가정 폭력(방치)이 의심되었으나, 부모의 양육 방침이 다소 자유롭고 방임적인 것으로 확인됨. 자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한 편. 사랑스럽고 애교가 많으며 엉뚱한 꿍꿍이로 주위에 웃음을 자주 유발함. 부모는 유튜버 등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진로를 희망하나 본견(本犬)은 발굴에만 관심이 있어 고고학자가 되고자 함. 비전이 밝지 않은 직업이라 다른 진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가 필요함.


꿍꿍이 ~secret mind~


siriu

s lai

ka jr .

hogu

시리

hua


ang

견적사항

성명 생년월일

시리 2019. 06.

성 행 동 특

성별 나이

17

견 종 합 의

여 6개월

함. 잘 하지 못 지분간을 천 려 어 물 파손이 나, 아직 학급 내 기 추고 있으 라 갖 이 를 축 모 용 천방지 나갈 수 고 빼어난 장점이나 을 형성 해 체형이 좋 성격이 큰 바른 품성 한 올 활 고 쾌 리 잘살 너지와 넘치는 에 로 장점을 하나 영리하므 고 밝 요함. 고 있는 듯 우 필 잦음. 매 을 잘해내 보살핌이 할 과 역 정 를 트 애 맞는 진로 테라피스 위의 많은 음. 적성에 이너, 멘탈 있도록 주 있 레 트 수 스 뀔 니 로가 바 서는 피트 학 이후 진 가정 내에 급 학교 진 상 로 요구됨. 므 생이 험, 격려가 경 아직 초등 와 구 한탐 도록 다양 찾을 수 있


waccu 와


견적사항

성명

와꾸

성별

생년월일

2012. 10. 04

나이

8세

행 동 특 성

종 합 의 견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어 모자 간의 관계가 매우 각별함. 특히 자녀의 모(母)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크고 강함. 영리하고 선한 성품을 지녔으나, 아직은 다소 의존적인 경향을 보임. 체구는 작지만 용맹하고 강단이 있음. 사교성이 부족한 면이 있어 급우 간의 활동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예민한 기질로 급우들에게 종종 시비를 걸 때가 있음. 타고난 성품이 착하고 영리하므로, 엄마와의 보다 성숙한 애착 형성과 건강한 사회화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훌륭한 견생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임. 보호자는 설령 깡패로 자라더라도 그저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라는 입장인데, 어울리는 친구들의 질이 나쁘지 않아 나쁜 길로 빠질 가능성은 적음.


03

그집 개는 직업이 뭐예요? <말, 하운드, 제퍼슨적 행복 : 동물권은 어떤 점에서 잘못되었나? Horse, Hounds and Jeffersonian Happiness : What’s Wrong with Animal Rights?>에서 헌(Hearne)은 반려 “동물의 행복”이 어떤 것일까 묻는다. 제시된 답은 이렇다. 노력, 일, 가능성의 충족을 통해 얻는 만족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헌의 글에서 동물 조련사들이 “소질”이라고 부르는 것, 즉 내면에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낼 때 이와 같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질문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기로 했다. 학부모 참여수업의 명목으로 개들과 함께 파티를 열었다. 이름하여,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80쪽


*

* 낯선 반려들의 익숙한 파티, 누군가의 반려일 당신을 ‘반려종 파티’에 초대합니다.

파티에 와서 우리의 질문들을 함께 고민해주세요.

***

1. 그 집 개는 직업이 뭐예요? 2. 당신과 당신 반려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 3. 반려를 위해 병원비를 얼마까지 쓸 수 있을까요? 4. 당신은 당신의 반려가 같은 종이라는 착각이 드나요?

*** 당신의 반려와 함께 오세요. 사람도 동물도 물건도 다 좋습니다. 음식은 모든 반려와 함께 할 수 있는 종류로 준비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익숙해지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세요. 그리고 당신의 반려는 당신이 책임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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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개월의 시골개 오늘이가 오자 파티에 왔던 모든 개들이 오늘이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오늘이가 아기 강아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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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호두가 다른 개들이랑 잘 지내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그냥 멀리서 이런 세상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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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인간은 어질리티(Agility)를 하면서 함께 행동하는 법과 티 없는 기쁨과 솜씨 로 어려운 코스를 통과하는 법, 소통하는 법, 솔직하게 대하는 방법을 찰나에 불과 한 순간일지라도 깨닫게 된다. 훈육된 자 발성이라는 모순 어법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다. 개와 조련사 모두가 활동을 주도하는 법과 상대를 따르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일 관성 없는 세계에서 일관성을 충분히 지님 으로써 육신 속에, 경주 속에, 코스 위에, 존중과 응답을 빚어내는 공동 존재의 춤, “어질리티” 에 참여하는 것이 과제이다. 그 리고 모든 척도에서, 모든 파트너와 함께 그렇게 살아가는 법을 기억하는 것.*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93쪽


04


개가 없던 시간은 생각나질 않는다.

부유하는 삶 속으로 개 한 마리가 불쑥 들어왔다.

어느 개엄마 개아빠의 일기

2017년 7월 24일

남에게도 정중한 개가 되기를 바랐다.

개 역시도 나를 존중하기를 바라고,

사소한 행동에도 개를 존중하고,

개를 위하는 나를 위해서 사치스러운 소비를 한다.

개를 위해서 건강해져야 하고,

개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개를 위해서 쉬고,

개를 위해서 일을 하고,

귀찮았고, 화가 났지만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됐다.

아무 가게나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간식과 배변봉투를 챙겨 다녀야 하고,

개의 걸음에 나의 걸음을 맞춰야 하고,

걸을 때는 바닥에 떨어진 것이 없나 봐야 하고,

쉽지 않았다.


QR코드로 입장하시오.

그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개들.

개.

그곳에 새겨진 흔적만큼이나 많은 이 존재들.

길 곳곳에 있는 전봇대에, 라바콘에.

세상에 남겨놓은 흔적들이 있다.

항상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낭만있길

옆에있길

밤 산책로 코스입니다. 인적이 드문 밤 반려동물과 조용한 거리를 걸으면서 낮과는 다른 소리와 풍경을 즐기는 것도 낭만적인 듯합니다.

낮 산책로 코스입니다. 좁은 도로를 지나 산길로 들어가면 산새소리와 자연의 정취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평지산책로입니다. 높은 턱이 적고, 거리가 비교적 넓어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휠체어로 반려동물과 산책을 원하시는 분들께 제안합니다.

: #연희반려예술행동

@genyomeproject

콧노래 수풀길

카카오톡 오픈채팅

개념프로젝트

hello@musosoklab.com

오픈스트리트맵

당신만의 산책로,


은행들 따라서 오른쪽 골목,마킹 맛집으로 소문난 라바콘에서 다시 왼쪽 골목,그리고 주차금지 패널을 지나치려다 다시 한 번 돌아가서 냄새 맡고 쭉 직진하면 도착.

○○○어린이공원에서 오른쪽 골목,맛집

소개 유튜브에 나온 ○○식당에서 다시

왼쪽 골목,그리고 ○○25시를 지나쳐 쭉

직진하면 도착.

연희동의 산책로를 다시 그려보았다.

개들의 랜드마크로

은행나무에서 냄새 한번 맡아주고 떨어진

돌아가는 바람개비에서 왼쪽 골목,큰

그런데 개들은?

○○교회에서 왼쪽 골목,

이름을 검색해 길찾기 버튼을 누른다.

핸드폰으로 지도 앱을 켜 자주 가는 카페의

뉘집7ㅐ인지도

걸어갈 그 길.

개와 사람(人)이 서로에게 발을 맞추며

뉘집 개가 지나갔을지 모를 그 길.


그 아래에서는 정말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보다 낮은 위치에서 조금 더 넓고, 빠르게 움직이는 개들의 눈. 그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자. 그들이 ‘되어’보자.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에 숨겨진 먹다 버린 닭 뼈도 보이고, 대문 아래 빼꼼 나와 있는 코도 보이고, 다른 개들이 전봇대에 남겨놓은 얼룩들도 보인다.

12분 45초, 773m의 이동거리. 00cm 아래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00cm 아래> VR, 12분 45초


05

나는 어디까지 반려할 수 있는 사람일까?

“나는 <반려종 선언>에서 소중한 타자의 관계 맺음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개는 반려종이 이루는 거대한 세계에서는 하나의 행 위자에 불과하다. 이 선언이나 자연문화의 삶 에서는 부분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일은 생기 지 않는다. 그 대신 나는, 마릴린 스트래선이 말 한 “부분적 연결”, 즉 참여자들이 전체도 아니고 부분도 아닌 패턴을 이룬다는 관점을 찾고 있 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소중한 타자성의 관계 라고 부르고 싶다.” * 모든 것은 나의 개로부터 시작했다. ‘개’라는 타 자와 관계를 맺고, 타자의 위치에서 바라보고, 타자의 위치에서 생각하는 시도들을 이어나가 며 우리는 역설적으로 타자와 관계 맺는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개가 아닌 다른 타자와 우리 인간이 함께 공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생각 한다.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26쪽

“우리는 어디까지 반려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하나의 질문을 테스트, 그리고 게임, 2가지 형 태로 묻는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 질문을 마주하는 사람이 어떤 존재를 둔 이분법적 선택 지 앞에 놓였을 때, 그 갈림길에서 흔들리는 의 식과 윤리적 갈등, 혹은 그와 유사한 어떤 감정 들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의 질문이 자신에 대하여, 그리고 타자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반려종 허용 테스트 어느 날, 이들은 내게 다가와 “반려가 되고 싶다” 말했다. 나는 어떤 종까지 반려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1. 동물

격리/제거

혐오 공존

긍정 공존

반려

격리/제거

혐오 공존

긍정 공존

반려

격리/제거

혐오 공존

긍정 공존

반려

날파리 모기 바퀴벌레 병든 떠돌이개 새끼를 밴 길냥이 광우병 소 2. 인간 페미니스트 안티 페미니스트 정치관념이 다른 사람 통일한국의 북한 인민 방사능 피폭자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이슬람 난민 3. SF 생명체 쥬라기공원의 공룡들 유전자 변형 괴생명체 고도의 지능과 감정을 지닌 사이보그 뛰어난 과학기술과 특이 바이러스를 지닌 외계인


김미래 <39개의 돌무덤과 108마리의 까마귀들> 종이에 연필, 먹지, 120×126cm, 2019

반려 허용 게임 w ww. co m p a ni on-ga m e . com

나는 얼마나 관용(寬容)적인 사람일까? 이 게임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 진행된다.

당신은 고독한 여행자일 수도, 버려진 외곽의 수호자일 수도, 광장의 경청자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은 언제든 고독한 여행자에서 작은 방의 생태학자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은 주인공이 되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사물과 관념적 대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반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선택한다.

반려의 의미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QR코드로 접속하라.


당신은 어디까지 반려할 수 있는 사람입니까? w

고독한 여행자

버려진 외곽의 수호자

소외받은 이들의 동반자

광장의 경청자

나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외 로움 따위는 잊은 지 오래입 니다. 고독한 여행자에게 반 려란 성가신 짐일 뿐입니다.

당신은 버려진 외곽에서 선 행을 통해 꺼져가는 생명들 을 구하였습니다. 당신에게 반려란 보살핌일 수 있겠습 니다.

당신에게 모든 사람들은 동 등한 존재입니다. 당신은 사 회에서 소외당한 이들과 함 께 기꺼이 동행할 수 있는 따 뜻한 마음의 반려로서의 요 건을 갖추었습니다.

당신은 다양한 이들의 삶을 존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행동하는 실천 가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오늘도 움직이고 있 군요.

작은 방의 생태학자

용감한 사이보그

평범한 일반인

이상적 반려인

모든 생명에는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작은 미물의 생명 조차도 소중히 여기며 종의 상호의존에 대하여 진지하 게 고민하는 당신은 생태학 자적 성향을 가졌습니다.

모험심이 강하고 적응력이 뛰 어난 당신. 미래사회에서 누 구보다 편견 없이 열린 생각 으로 종의 경계를 넘어선 사 랑을 꿈꿀 수도 있겠습니다.

당신에게 선택은 너무 어려워 서 평범한 길을 포기할 수 없 습니다. 그러나 이 테스트를 통해 조금이라도 반려의 의미 에 대한 도전을 받으셨다면, 앞으로 당신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모든 종은 당신과 반려 관계 를 맺을 수 있습니다. 어떤 다양성이든 허용할 수 있으 며, 어디에서든 인기 있는 당 신은 다른 이의 특수성에 의 한 불편함은 감수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06

함께 걷는 건 역시나 쉽지 않았어.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갈라지며 또 자신의 길을 지그재그로 나아간 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그렇고, 우리네 관계들이 그렇고 우리 각 자의 일상도 그렇다. 눈에 띄는 관계 형태들 주변에는 늘 미세한 안 개들이 일어나고, 그것들이 다시금 관계를 이어가게 한다. 잘 보이 지 않는 관계의 움직임은 아주 사소한 손동작, 미소, 표정의 찡그림 이나 신체의 특정 자세들이라는 살과 몸의 대위법적인 안무들 속에 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안무들을 관통해왔다고 말 할 수 있다.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을 같이 읽고, 반려종 파 티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어떤 하나의 응축된 결과를 마주한다. 그 결과인 SDGs(Sustainable DOGn ity Goals)를 우리들만의 반려예 술 선언의 형태로 제안하고자 한다.*

* ‘구불구불한 연결들’ 전시 서문


“예술과 공학은 반려종을 참여시키는 과정에서 자매 관계에 있는 실천 방식이다.” *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43쪽


2018년 대한민국 최대 정치적 화두, ‘개헌’ 초등학생들이 보는 백과사전에서는 ‘정치’를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혹은 다툼이 생겼을 때 이것을 해결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개와 사람. 사람과 개. 개를 키우는 사람과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 그 사이의 아직 모호한 규칙들. 어떤 정치인은 “정치를 바꾸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도 개헌합시다!


지속가능발전 목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UN에서 선정한 인류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발전 목표를 뜻한다. SDGs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 빈곤, 질병, 여성, 교육, 아동, 난민 등 와 지구 환경 문제 기후변화, 환경오염, 물 등, 경제 사회 문제 기술, 주거, 노사, 고용 등 17가지를 주요 목표로 세우고 있다.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adopted on 25 September 2015 as a part of the 2030 Agenda.

그런데, 개는? 인류 문제도 해결 못 했는데 개 얘기를 하는 건 배부른 생각일까? 대한민국에 사는 5명 중 1명이 겪고 있는 문제인데도? 개념 프로젝트는 개와 인간이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발전 목표, Sustainable DOGnity Goals, SDGs를 제안한다.


SDGs

Sustainable DOGnity Goals

인간과 반려 모두는 서로에게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 동등한 존재이다.


“사실 그것이야말로 개의 무엇의 투영도 아니고, 어떤 것을 위한 목적도 인간와 의무를 나누며 역사를 지닌 변화무쌍한 관계는 꼭 좋은 것만은 아 새로움, 노동, 지성, 놀 동시에 낭비와 잔인함, 가득 차 있다. 나는 이 이야기할 수 있을지, 그리 결과를 어떻게 이어갈 수


의 미덕이다. 그들은 다른 의도의 실현도 아니며, 도 아니다. 그들은 개다. 존재를 함께 구성해온 관계에 있는 종이다. 그 아니다. 그 안에는 즐거움, 놀이를 동반하지만 그와 무관심, 무지와 상실로 동반의 역사를 어떻게 리고 자연문화적 공진화의 있을지 배우고 싶다.”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29쪽


** *

여전히 나는 너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너 또한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너는 번번이 내 머릿속 이상적인 개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함께 걷는 일은 역시나 쉽지 않았어. 그래도 산책은 해야지. 에휴. 산책이나 가자.

함께한 반려 강예솔 고아라 구하라담비 국보승 김미래 김인환 김준성 김태덕 꿍꿍이 라이카 명자 박상권

박소담 백도현 백용성 시리우스 라이카 주니어 호구 황 신승주 안가영 오늘이 옥민아 와꾸 원은지 유현정 은종훈

이정아 임성연 장일수 조의주 최정선 코모 타무라 료 하니 호두 홍강의 황호빈 후추

그 밖의 스쳐간 수많은 반려들



@musosoklab www.musosoklab.com

@genyome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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