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녹유> 5월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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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녹유 2016년 5월

녹유 소개

2016 Baden-Württemberg 주의회 선거 결과

독일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 단위, 독일 녹색당 지역구 청년모임을 다니다. 녹유 당원 인터뷰 녹유 모임 후기

유 럽 당 원 모 임


똑똑똑, 녹유

펴낸 곳 편집/

디자인

녹색당 유럽당원 모임

김도화(http://dofafolio.me)

뉴스레터 편집팀

김인건, 정지은, 김도화

전자우편

kgreens.eu@gmail.com

홈페이지

http://eu.kgreens.org

펴낸 날

201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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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유(녹색당 유럽당원 모임) 소개

녹색당 유럽당원모임은 한국 녹색당을 지지하고 녹색 정치를 함께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의 유럽 지 역 당원모임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탈핵, 생명, 평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습니다. 녹색당의 의제들은 자연이라는 커다란 유기체의 한 부분으로서 인간이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 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시민들에게 추상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생태적 지혜를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흐름들과 구체적인 사례들을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으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는 각국의 녹색당과 유럽 녹색당이 있습니다. 이 곳의 성공 적인 경험을 한국 녹색당과 함께 나누며 국제연대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고자 합니다.

홈페이지: http://eu.kgreens.org

이메일: kgreens.e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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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Baden-Württemberg1 주의회 선거 결과

번역: 정지은, 수정: 김인건

기사 원문: http://www.landtagswahl-bw.de/ergebnis_landtagswahl_2016_bw.html 1

최상의 선거 결과와 정치적 지진: 녹색당이 선거에서 30,3%로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녹색당 역사상 처음으로 그들은 주의회 선거에서 가장 강

한 세력이 되었다. CDU2와 SPD3에게는 암울한 날이었다: CDU (27%)와 SPD (12,7%)는 사상 최저로 하락했고, 1년 전에만 해도 사라질 것이라고 평판이 났었던 AfD4 (15,1%)는 주의회로 입성하게 되었고 FDP5 (8,3%)는

그들의 기반이 되는 주에서 조금 더 나아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2,9%를 얻은 좌파당은 5% 장벽 조항6 때문에 다시 한 번 실패했다. 투표 참여율은 70,8%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2011 : 66,3%).

70개의 초선 의원석은 녹색당에 46석, CDU에 22석 그리고 AfD에 2석이 돌 아가게 되었다. 2011 주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9개의 초선 의원석만을 얻 었었고, 당시 60석이 CDU에 그리고 1석이 SPD에 돌아갔었다.

Baden-Württemberg 주의회는 143명의 국회의원으로 새롭게 구성되게

되었다 (2011 주의회 선거 후에는 138명이었다). 47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녹색당은 가장 큰 원내교섭단체를 조직하게 되었고, 그다음을 CDU (42명), AfD (23명), SPD (19명) 그리고 FDP (12명)가 뒤따르게 되었다.

새롭게 구성된 Baden-Württemberg 주의회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배정 은 20,3%에서 이제 24,5%로 가볍게 증가했다. 녹색당-원내교섭단체에서

남녀 국회의원의 배정이 거의 평준화되었다 (47% 여성), CDU-원내교섭단 체에서는 17%, AfD-원내교섭단체에서는 13%, SPD-원내교섭단체에서는

11% 그리고 FDP-원내교섭단체에서는 8%만이 여성 국회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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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 남서부에 있는 주로, 주도는 슈투트가르트이며 면적은 3만 6000㎢, 인구는 1,047만 명 이다. 2 독일 기독교민주연합, Christlich 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3 독일 사회민주당,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4 독일을 위한 대안, Alternative für Deutschland 5 자유민주당, Freie Demokratische Partei 6 1953년에 신설된 독일 연방 선거법 조항이다. 봉쇄 조항의 일종으로 독일 연방의회 혹은 주 의원 선거에서 주 정당후보자 명부에 의해 의석을 배분 받으려면 적어도 전체 투표자의 5% 이상 득표하거나 3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승리해야 하는 규정이다.


2016 주의회 선거 최종결과

의석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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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주의회 선거에 대한 짧은 분석 Baden-Württemberg에서 다수가 주정부의 활동에 만족했지만, 녹색당과

SPD 연합은 깨졌다. 이제 정부구성에서 산술적으로 녹색당과 CDU가 연 합할 것이다, 녹색당, SPD 그리고 FDP가 연합하는 소위 신호등-연합 또는 CDU, SPD 그리고 FDP가 연합하는 이른바 독일-연합이 가능하다. 다른 모 든 정당은 AfD와 연합은 배제하고 있다.

녹색당과 내각 동료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떠오르던 주지사 Winfried Kretschmann, 힘이 약했던 CDU의 야당 정책, 좋은 경기 상황과 고용 상 황, 그리고 실용적으로 이데올로기적이지 않았던 정부 정책은 주에서 커다

란 여론 변화가 나타나지 않게 만들었다. 녹색당의 성공이 20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에 잠깐의 성공이 아니었다는 것을 Kretschmann은 증명해 보 였다. Kretschmann의 인기는 5년의 집권 동안 꾸준하게 증가했고 집권당

이 된 녹색당의 인기 역시 그러했다. Winfried Kretschmann을 앞세운 녹 색당은 대중정당의 포맷에 도달했다. CDU를 기반으로 하는 주는 녹색으로

색이 입혀졌다. 70명의 의원석 중 46석이 녹색당에 돌아갔고, CDU에는 22 석만이 돌아갔다. 이 색깔 변화는 이전에 녹색당의 유일한 중심지였던 대학 도시들을 넘어서 다다른다. 녹색당은 이제 전통적인 CDU의 중심지를 점령 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 내에서 한 정당이 CDU보다 장기간 집권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CDU

는 1953년부터 2011년까지 7명의 주지사를 배출했다. 야당으로의 역할 변

화는 CDU 당원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먼저 CDU는 선거운동을 야당에서 끌어내야만 했다, 유력한 후보자를 야당으로부터 만들어 내야만 했다. 유력 한 후보자 Guido Wolf는 Winfried Kretschmann의 인기에 근접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CDU 진영에서조차 많은 CDU 지지자들이 주지사로 Wolf

보다 Kretschmann에 찬성을 표명했다. 난민 위기 역시 CDU를 분열시키 고 있다. 난민 위기에 있어서 Wolf는 Merkel에 대한 지지와 비판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 몇 주 동안 분열된 CDU의 흔적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렇게 CDU의 이번 패배는 2011년의 패배보다 더 극적이게 되었다.

외교 정책과 이주 정책에 대한 현안이 주 수준에서 결정되지 않고 있지만,

선거 운동의 핵심 주제는 난민 정책으로부터 만들어졌다. 거기에 주의회 선 거는 이른바 두 번째 순서의 선거로 여겨진다. 연방의회 선거에 비하면 덜

중요한 의미가 있으면서 그 투표권으로 주의회 선거는 AfD의 도움을 받아 [선거에서 AfD의 선전으로] 집권 정당들을 비판하는 데 이용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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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hsen7의 [AfD를 제외한] 모든 정당 연정의 경우에도 난민 정책에 대

한 비판의 의미는 유효하다8. 자치주나 기초 자치 단체의 증가하는 부담

과 통합능력의 한계가 많은 이들로부터 야기 되었거나 피난의 움직임에 의해 이미 도달했다는 것이 2015년 7월의 분열을 통해 그 최후가 확정된 것처럼 보였던 AfD를 강하게 했다. AfD의 성공 배후에는 설득력 있고 빠

른 문제 해결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적 무능력에 대한 큰 불만이 숨겨져 있다. AfD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항의를 위한 중심부이다. 증가하는 피난 민 숫자로 인해 지금의 난민 정책에 반대하는 점점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에 AfD는 성공하였다. 거기에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SPD는 녹적연맹의 작은 협력자로서 지나는 5년간의 정부정책에서 자 신들의 몫에 대해 전달하는 것에 성공하지 못했다. 주정부는 설문조사

에서 매우 좋은 지지 평가를 달성했었다. 모든 중요한 관할 구역을 차 지했던 SPD 장관들은 거기에 이바지했었다. 하지만 SPD는 BadenWürttemberg에서 미디어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Stuttgart 219 이후로 중심이 되는 정치적 논쟁 노선이 녹색당과 CDU 사

이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 눈에 띄지 않게 되면 그 당 은 곧 주목과 지지를 잃게 된다. SPD는 주지사의 뒤편에서 주정치에서

거의 인지되지 않는 “작은 연합 파트너”의 전형적인 운명을 감수하고 있 었다. 게다가 SPD는 연방 전체와 주 전체에 걸쳐서 독자적인 견해의 특

징, 분명한 기준의 핵심이 없고 새로운 유권자 그룹을 얻는 데 특히 큰 어 려움이 있다. SPD와 녹색당을 바꿔서 투표한 사람들은 선거에서 두 파트 너 중에 더 강한 쪽을 더욱 지지하기로 했다.

FDP는 2011 주의회 선거와 비교하여 조금 향상할 수 있었다. 주의회 정 당 중에 가장 작은 당으로서 FDP가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것은 물론 어 려웠다. 유력한 후보자이자 원내교섭단체장 Hans-Ulrich Rülke는 수상

의 난민 정책에 대해 비난했다. “근본적으로 수상은 사람이 잘못할 수 있

는 모든 것을 했다”고 그는 얼마 전 “Stuttgart 신문”에서 말했다. 그는 2015년 9월에 Merkel이 내린 결정의 연쇄 효과를 비판했다. 그 결정은

국경을 개방하는 것이었다. Rülke는 특히 난민을 위해 재정지원 대신 현

7 독일 동부에 위치한 주로 주도는 드레스덴 (Dresden)이며 면적은 1만 8413㎢, 인구는 460만 명이다. 8 작센주의 경우 2016년 선거에서 AfD가 24.3%에 달하는 표를 얻었고, 이로 인해 AfD를 배 제한, AfD에 대항한 모든 정당의 연정의 가능성이 제기되었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선거 결 과 자체는 난민정책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9 슈투트가르트에서 진행되는 철로와 도시 개발 프로젝트, 숫자 21은 이 프로젝트를 21세기 안에 실현하게 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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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원, 더 신속한 추방 그리고 더블린 조약10의 실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

는 자기의 정책이 AfD와 다르게 단지 Merkel의 [정책] 방향에 반대하여 향 해있을 뿐이고 난민에 반대하여 향해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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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에 대한 조약으로, 1997년 발효되었다. 더블린 조약은 1990년 아일 랜드 더블린에서 벨기에, 독일,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EU 12개국이 서명한 더블린 회의로 처음 시작됐다. 이는 난민이 첫발을 디딘 나라에 난민신청을 하고 해당 국가가 처 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난민들이 여러 나라에 무작위로 난민신청을 하는 이른바 &quot;망명지 쇼 핑&quot;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조약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그리고 헝가리와 같이 지역적 지리로 인 해 외부 국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에 난민들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부과한다는 비판을 받아오 고 있다.


독일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 단위, 독일 녹색당 지역구 청년모임을 다니다.

손어진

오늘 독일어 수업의 주제는 “das Problem” 이었다. “Haben Sie ein

Problem in Deutschland?” (독일에 살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나는 이 질문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Ich weiß es nicht, wer ich bin und wo ich bin und was ich mache jetzt”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첫 번째 질문은 평생 답을 못할 것 같고, 두 번

째와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독일(Germany)

베를린(Berlin) 시의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Charlottenburg Wilmersdorf)에 있게 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라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핀란드 스위스 뉴질랜드 스웨덴 영국 미국 일본 한국

창당년도*

1983 1986(1982) 1980(1977) 1980/1982 1989 1987 1983(1971) 1990(1972) 1981 1973 1984 2012(2008) 2012(2002)

원내진출 년도

녹색당 (Green Party)

1984 1986 1983 1981/1981 1989 1983 1979 1996 1988 2010 -

의회점유율 평균 8,5 7,4 7,3 6,9 5,1 4,7 4,6 4,2 4,0 0,0 -

원내진출 현황(2014)

의석수(석) 6/60 24/183 63/631 12/150 4/150 10/200 15/200 13/121 25/349 1/650 -/435 -/480 -/300

비율(%) 10,0 13,1 10,0 8,0 2,8 5,0 7,5 10,7 7,2 0,2 -

출처: 손어진(2015)에서 수정. 참고: 각 국 녹색당 사이트 및 선거위원회 또는 통계청 사이트. *( ) 재창당 이전 초기정당 창당 또는 지역 정당 창당 년도.

나는 한국의 녹색당원이다. 2012년 5월 9일 당원으로 가입했다. 2011년 12월 말, 한국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한 작은 간담회에서 녹색당 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 녹색당 브로슈어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난

그것이 마음에 꼭 맞았다.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드 는 것이 당연하듯, 나는 녹색당에 대해 알아보고 여러 자료들을 두루 짜깁

기한 결과 다음과 같은 정리를 해보았다. 녹색당은 서유럽을 중심으로 정 당으로서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는데, 그 중 독일 녹색당(Bündnis 90/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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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ünen)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당이다. 독일 녹색당은 유럽사회와 독일에서도 오랜 역사를 갖는 사민 당(Die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SPD), 기민당(Die

Christlich 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CDU)과 같이 명실공히

주요한 정당정치의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독일에 가고 싶은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나는 독일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었다. 16개 주로 이루어진 연방 제 국가 독일.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모름지기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

다고들 하지만 수도인 베를린이 독일을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 면 나로서는 다시 선거결과를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연방의회 선거 (Ergebnisse früherer Bundestagswahlen, 2013) 결과 16개 주에서 녹색 당이 받은 득표율 주목했다.1 지난 선거에서 녹색당은 전체 8,45%의 지지

율로 총 631석의 연방의석 중에 63석을 획득했다. 그 중 베를린은 지역구

득표율에서나 정당득표율에서나 단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지역구

연방의원 1명과 3명의 비례대표 연방의원, 총 4명의 연방의원을 배출했다. 베를린은 유일하게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주이기도 했다.

연방명 지역구 정당 연방명 지역구 정당

바덴뷔르 바이에른 템베르크 10,9 7,7 11,0(10) 8,4(9)

베를린

브란덴부 르크 3,9 4,7(1)

13,6(1) 12,3(3) 노르트라인 라인란트 니더작센 베스트팔렌 자를란트 팔츠 6,8 6,4 6,1 3,9 8,8(6) 8,0(13) 7,6(3) 5,7(1)

브레멘

11,5 12,1(1) 작센

4,5 4,9(2)

출처: Der Bundeswahlleiter, Wiesbaden 2015. 참고: 16개 연방의 녹색당 지역구•정당 득표율 %, ( ) 녹색당 의석수.

함부르크

헤센

10,6 7,5 12,7(2) 9,9(5) 작센안할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트 3,3 6,9 4,0(1) 9,4(3)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3,8 4,3(1)

튀링겐 3,7 4,9(1)

베를린은 연방의회 선거에서 볼 수 있듯이 녹색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도시

였다. 이것은 시의회 선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2011년 베를린 시 선

거(Wahl zum Abgeordnetenhaus von Berlin 2011) 결과, 녹색당은 정당 투표에서 17,6%를 득표하여 전체 149석 중에서 지역구 11명, 정당명부에

의한 비례대표 18명, 총 29명의 시의원을 배출했다. 물론 베를린은 사민당

출신의 시장(Regierender Bürgermeiste)이 선출됐고, 시의회 또한 사민당 의장(Präsidenten des Abgeordnetenhauses)을 중심으로 사민당과 기민

당이 연립정부(Koalition)를 구성하고 있지만, 29명의 녹색당 시의원도 베 를린 시 정치의 주요한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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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bundeswahlleiter.de/en/bundestagswahlen/BTW_BUND_13/ 2 http://www.parlament-berlin.de/de/Das-Parlament/Abgeordnete/Suche-nachFraktionen#anc_GRÜNE


베를린 지역구 득표율 득표율 지역구 의석수 정당 총

사민당 31,2 28,3 33 14 47

기민당 25,6 23,3 25 14 39

녹색당 18,3 17,6 11 18 29

좌파당 12,6 11,7 9 10 19

해적당 5,0 8,9 0 15 15

총 78 71 149

베를린에서 처음 우연히 정착한 곳은 베를린의 12개의 구(Bezik, 편

의상 구) 중에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라는 구였다. 숙소에 도착

한 다음날 나는 구청(Rathause)을 찾아갔다. 내가 당분간 살게 될 지 역구의 구의회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결과는 아 주 만족스러웠다. 2011년 시 선거와 함께 치러진 구 선거(Wahl zur

Bezirksverordnetenversammlung 2011)에서 녹색당은 전체 18,2%

를 득표하여 55명의 구의원 중 14명의 의원을 배출했다.3 구청 로비 게시

판에 구의회 구성을 나타내는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참 가슴이 설레었다.

물론 우리 구도 베를린 시와 같이 기민당과 사민당이 연정을 하는 구였지 만 아무래도 나는 이 동네가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3 https://www.wahlen-berlin.de/wahlen/be2011/ergebnis/Karten/Bvv/bvv_bez. asp?sel1=1052&amp;sel2=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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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텐부르크 -빌머스도르프 정당 득표율 의석수

사민당 28,8 17

기민당 30,1 18

녹색당 23,9 14

좌파당 3,4 2

해적당 7,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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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이 독일의 수도이다 보니 연방의회 의사당을 비롯하여 연방 단위의

정당 사무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말하자면 서울 여의도에 국회가 있고 여의도를 중심으로 각 정당의 중앙 사무실이 위치한 것과 같다. 이왕

호랑이 굴에 들어왔으니 호랑이를 만나볼 참으로 독일연방 녹색당 사무실,

베를린 녹색당 사무실을 기웃거리다가 독일 청년녹색당(Jugend Grüne) 사무실에 발길이 닿았다. 한국을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하였던 청 년 당원들이 생각나 ‘이곳이 내가 찾던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에서는 독일 16개 주, 각 도시의 청년녹색당 조직을 관리하고 있었다. 사무 국에서 일하는 당직자 청년에게 독일 청년녹색당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

는지 물으니 관련 브로슈어를 몇 개 주면서 현재 베를린에서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냐 물었다. 내가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라고 하니 인터

넷으로 잠깐 검색해 보고는 그 지역구에 매주 목요일에 청년녹색당 모임이 있으니 거기에 가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내가 지금껏 매주 목요일 저녁 7:30에 나가고 있는 샤

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지역구의 청년녹색당 모임이다. 우리 지역 구에는 청년녹색당 모임뿐 만 아니라 청년당원들에 의해 알트 그루네(alt Grüne)라 불리는 지역구 전체 녹색당 모임 또한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화요 일 저녁에 있었다.4 우리 지역구 대부분의 녹색당 모임은 독일 연방의회에

서 지역구 연방의원으로 선출된 녹색당 리사 파우스(Lisa Paus) 의원에게 지원하는 지역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독일 청년녹색당은 90년대 이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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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ttps://gruene-jugend.de/; http://www.gj-berlin.de/; http://gruene-jugend-cw.de/; http://gruene-cw.de/aktuelles/


지역에 존재하던 청년모임들이 1994년 하나로 모이면서 녹색당의 공식

청년조직으로 창당했다. 연방차원의 전체 청년녹색당과 베를린 청년녹색 당, 그리고 베를린 12개 지역구 중 3개의 지역에 청년모임이 있는데, 우

리 지역구의 청년녹색당 모임은 비교적 최근인 2013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청년녹색당은 14세 이상 28세 이하면 누구나 당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베를린의 경우 16살부터 지방선거(시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고,

18살부터는 총선(연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물론 14살 당원은 16살 이 될 때까지 시와 연방의 공식적인 선거에 참여할 수 없지만, 당내 의결

권과 투표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일찍부터 정당 내 정치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청년녹색당 모임을 갔다. 예닐곱의 청년들이 모여 독

일어로 이야기 하고 있었고, 내가 들어가자 모두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 께 내게도 소개를 부탁했다. 우리 지역구에는 베를린 공대(TU), 훔볼트

대(HU), 자유대(FU) 등의 대학이 있어 가끔 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오는 학생들 중에 녹색당에 관심이 있어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아시아 한국이라는 나라에도 녹색당이 있고, 내가 당원이라는 이야기에 모두가 흥미로워 했다. 독일에 온 이유가 독일 녹색당에 대해서 알고 싶 어서였다고 하니 무척 당황스럽고 쑥스러워 하면서, 앞으로 한국 녹색당

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는대로 나눠달라고 했다. 그리고 당분간 모임 진행 을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하자고 합의했다.

우리모임은 자유롭게 맥주 등 음료를 마시면서 이 지역의 현안에 대해 나

누고, 베를린 시 단위•연방단위의 공동의제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우리 지역구의 집값상승과 주거부족, 공공부지 개발논쟁, 자

전거도로 확장과 같은 녹색 이슈들에 대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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슨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 나눈다. 최근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는 주제는 소위 언론에서 ‘난민문제’라고 지칭되는 사태와 독일 정당정치 내 새

롭게 등장한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ür Deutschland, AfD)&#39;과 같 은 극우정당 세력의 확장에 대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한다. 그리고 베를린 청년녹색당과 연방 청년녹색당과 어떤 연대활동을 할 수 있

을 것인가도 함께 나눈다. 지역구 모임에 나오는 청년당원들 중에는 베를 린 시 녹색당에서 당직자로 일하는 다비드(David)도 있고, 녹색당 산하 재

단에서 일하는 시몬(Simon), 베를린 시 청년녹색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 여하고 있는 얀(Jan)도 있기 때문에 시 전체의 녹색당과 청년녹색당의 활동 사항을 교류하는 것이 수월하다. 또한 모임의 청년당원들 중에는 지역구 전

체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당원들이 있어 청장년 녹색당의 활동사 항을 수시로 교환한다. 지역구 청년모임이 조직될 때부터 청년녹색당 모임

과 지역구 전체 모임에 참여한 24살의 유리(Juri)와 작년부터 모임에 참석 하기 시작한 19살의 야나(Jana)는 지역구 청년위원장은 아니지만 모든 모

임을 준비하고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모임을 꾸려가는 당원들이다. 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이제는 더 이상 관계에서 나이 따위가 전혀 장애거리가 되 지 않는다. 대부분의 당원들이 20대 초중반이며, 16살(99년 생) 카를로스

(Carlos)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 모임에 나온 14살의 클레아(Clrea)도 당 당하게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내가 이곳 모임에 나오면서 경 험하는 가장 멋진 일이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발 표하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직장인인 플로리안(Florian)은 2차 대전 이전 독일의 국경에 여전히 독일제국이 존재한다고 상상하는 독

일 내 &#39;제국시민운동(Die Reichsbürgerbewegung)&#39;5에 관해 발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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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ttp://egloos.zum.com/flager8/v/3017148


했고, 야나는 극우정당들이 바라보는 여성차별의 문제를 페미니즘의 관 점에서 발표했다. 야나가 발표했던 날에는 한국의 경향신문에서 청년정 치와 관련 유럽 정당의 청년조직들에 관해 취재차 모임에 함께 해서 우리 지역구 모임이 신문지면에 소개되기도 했다. (관련기사☞http://news.

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314230152

5&amp;code=940100) 당원들과 함께 시위(Demonstration)에 나가는 것은 거의 일상과 같다. 그 동안 동물권 보호를 위한 시위에서부터 범대서양무

역투자동반자협정(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TTIP) 반대 시위, 반나치(Anti-Nazismus) 데모, 노동자의 날 노동자 궐

기 집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위에 자유롭게 참여했다. 대부분의 시위 에 나가기 전에는 시위 때 들 현수막을 직접 펜과 물감을 가지고 제작하 기도 하는데, 현수막에 들어갈 문구까지 토론과 투표로 결정하는 모습

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가끔 우리 지역구 연방의원인 리사 파우스를 초

청해 그녀의 전문 분야인 그리스 경제위기와 연방 의정활동에 관한 이 야기를 듣기도 하고, 85년생으로 베를린 시의원이 된 클라라 헬만(Clara Herrmann)을 불러 시정활동을 듣고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베

를린 청년녹색당에서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당원을 초청해 시 전체 차원의 활동사항을 교류하곤 한다.

특별히 2016년은 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시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 에, 녹색당 또한 새해를 전후로 당내 선거준비가 한창이다. 우리 지역구

에서도 시의원으로 나갈 사람을 투표로 정하고, 이 명단이 베를린 전체

녹색당 모임에 올라가 시의원 정당명부가 완성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또

한 우리지역구 구의원 후보들의 명단이 지역구 모임을 통해 결정되는 것 을 보았다. 우리 지역구 청년당원들 중에는 희망자가 없어서 구의원, 시

의원 후보로는 한 명도 없었지만, 베를린 청년녹색당에서는 여러 명의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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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이 나와 시의원 비례명부에 당당히 올라갔다. 근래는 베를린 전체 녹색 당과 지역구의 녹색당 모임, 베를린 청년녹색당과 지역구 청년녹색당 모임 에서 동시에 선거 프로그램(Wahlprogramms)을 다듬고 완성시켜가고 있 다.

물론 정당 활동이라서 늘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

가 모임에 갔던 첫날 포츠담(Potsdam)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또 다

른 다비드(David)는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지고 와서 모임 후에 모임장소를 순식간에 노래방으로 바꾸었다. 그는 내게 한국의 K-pop과 노래방 문화를 잘 알고 있다며 모임에 처음 왔으니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갑 자기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했다. 한참 토론이 오가는

데 케밥이 먹고 싶다며 분위기를 깨는가 하면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해서 당 원들의 제재를 받는다. 얀은 한 사람이 주도권을 갖고 이야기를 하거나 발

언권 없이 이야기가 진행될 경우 손을 들어 문제를 지적한 뒤, 참석한 모두

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도록 또는 한 사람이 이야기를 끝낸 다음 다른 사람 이 이야기를 하도록 스스로 진행한다. 나라면 누가 내 이야기를 끊거나 제

재를 한다고 느껴 기분이 나쁠 텐데, 이 친구들은 또 아무렇지 않게 문제제 기를 받아들여 순서에 따라 또 이야기 한다. 이야기를 너무 즐기는 탓에 가

끔 이야기가 끝도 없이 진행 되는데, 거의 유일한 여성 당원인 야나는 말 많 은 남성 당원들을 보면서 ‘쟤네들은 정말 못 말린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본다. 고등학생 때부터 이곳 모임에 참석한 로티(Charlotte)는 졸업 후 다

른 지역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아직 그 지역에는 청년모임

이 없어 베를린에서 큰 집회나 중요한 행사들이 있으면 멀리서도 꼭 이곳 모임에 참석한다. 많은 독일 청년들이 영어를 잘한다지만 모든 모임을 영어

로 진행해야 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유리는 지난해 9월부터 거의 매주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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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가끔 모임이 독일어로 진행 될 경우 당원들에게


영어로 다시 바꿔주기를 제안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옆에서 통역을 해 준다. 아마 이 친구는 우리 지역구, 베를린 시, 연방의 지역구 후보 혹은

정당명부에 올라 성실한 정치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정당의 청년 조직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청년당원들 중에는 유럽의회(Europäisches

Parlament)로 진출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니 언젠가 유럽의회에서 그 를 볼 수 있는 날이 있지 않을까.

유쾌하고 다정한 다비드 덕분에 정규적인 당 모임뿐 만 아니라 날이 좋은

주말에도 멀게는 포츠담에서 가깝게는 템펠호프(Tempelhofer)의 너른 공원에서 당원들과 함께 만나 음식과 음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 기도 한다. 저녁 7시 반에 시작한 모임이 자정이 훌쩍 넘도록 함께 이야

기 나누고 웃고 떠들다 보면, 마치 내가 20대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던

교회 청년공동체에 있는 느낌이 든다. 비록 나라, 인종, 직업, 전공, 관심 사 등이 너무나 다르지만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참 감사하다. 이 공동체는 과연 무엇으로 묶여 있을까? 그리고 나는 왜 이 모

임에 28살이 지나도록 나가고 있을까? 나는 이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무척 사랑하고 그것이 매우 큰 즐거움을 주기 때 문이란 생각을 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는 이 시간과 함께하는 친구들이 참 좋다. 아직 이들이 무지하여 시 리아에서 전쟁을 피해 독일로 들어온 친구들에 대해 ‘난민을 환영합니다 (Flüchtlinge Willkommen, Refusees Welcome)&#39; 이라고 이야기 하며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 모임에 독일어 학원에서 만난

아리프(Aref)와 마흐무드(Mahmoud)를 데려가면 이들도 알겠지. 그들은

난민이 아니고 도와야 할 대상이 아니고 우리는 그저 친구라는 것을 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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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유 당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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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규

(Hattersheim)


본인이 하고 싶은 본인 이야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Hattersheim에 살고 있는 성낙규입니다. Hattersheim

은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가까운 동네입니

다. 먼저 개인 신상에 관해서 간단히 말씀 드리는 걸로 시작하겠습니다. 저 는 경북 경산시-대구에 인접한 도시입니다. -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란 경

상도 토박이입니다. 그래서 사투리가 좀 심합니다. 1999년 독일에 청운 의 꿈을 안고 유학을 오게 되었고, 슈투트가르트대학에서 건축공부를 하고 Schwarzwald지역의 Freudenstadt에 직장을 가지고 살고 있다가 작년에 아이들 교육 때문에 프랑크푸르트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호구 조사 같은 얘기가 말고 다른 식으로 저를 소개한다면, &#39;평범&#39; 이 라는 단어로 저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모든 면에서 별로 뛰어나 지 않지만, 그렇지만 뭐 그리 부족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40대

의 가장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뛰어나지 않다는 것

이 참 싫었는데, 살다 보니 평범해지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세상을 지탱하는 건 나 같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가 하는 생각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 지 않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보통의 40대 아저씨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가장 본인의 관심거리 내지는 제일 많이 하는 생각 같은 게 있나요? 요즘의 저 같은 40대 가장들이 많이 생각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데, 지금까

지 살아온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는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 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이 비슷하게 남아있는 시

점에서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들이 어떠했으며 앞으로는 또 어떤 길을 걸 어야 할지에 대해서 참 다양하게 생각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일에 관해서는 어렸을 때 꿈꿨던 성공이라는 데에 내가 도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대충 계산이 나오는 시점인 것 같고요. 또 인생관이랄까 그런 데서

는 나 자신위주에서 내 가족 내 주변으로 무게중심이 많이 이동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내가 만나고 있는 현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년배들

과는 어찌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밑바닥에는 같은 내용이 깔려 있는 것 같 습니다. 단지 어떤 부분이 덜 답답하고, 어떤 분야가 더 빡빡한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 비슷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아이들 교육, 대출, 정원 가꾸기, 축구 그런 일상의 것들로 몸과 마음이 분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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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가입에 동기나 계기가 있었나요? 앞에서 한 얘기들과도 아마 연결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40대가 되

면서 왠지 불안하고 생각이 많아지던 시기에 2014년 &#39;세월호사고’를 접하

게 됩니다. 그리고 지인들과 그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이 사건에 대해 누군가를 비판하며 책임을 요구할 수 만 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나는 무엇을 하였나? 하는 질문 을 하게 됩니다.

그저 나는 침묵으로서 그들에게 동조했다. 세상의 일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았다. 사회의 여러 현안들에 대해 어떠한 피드백도 시도하지 않았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모습이었다는 것들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나 의 20대 30대를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 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걸음으로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인 정 치에 정당활동이라는 형태로 하고자 하였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녹색당의 가치를 살펴보면서 더 다른 길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요. 그리고 당원이 되었습니다.

녹색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한 입장 중에서 본인에게 특히 중요하게 다가오는 입장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기독교인 녹색당원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독교인 당원들이 고민하시는 부분이 아

닐까 생각해봅니다. 저 역시 확실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그들도 사랑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그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녹색당 당원으로서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프랑크푸르트 지역모임을 더 활성화 시켜서 지역의 여러분들과 많은 이야 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만나서 이야기 나누다 보면 해 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

지 경험으로 봤을 때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일들은 대부분 공상에 머무른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조금씩 열매가 맺혀가는 게 아닐까 하구요, 그 과정이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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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유 모임 후기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3월 녹평모임 후기 햇살좋은 삼월의 베를린☀️ 모두가 이야기 보따리와 음식 보따리를 양것 챙

겨오셨습니다. 누추한 집이지만 많은 분들이 오

셔서 바닥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녹평 146호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는 자유인으로서의 개인들과, 이 개인들의 공동 체적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특별히 &quot;협동조합&quot;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과 경 험들을 나누었지요.

마지막까지도 많은 선물들을 들고 오신 유재현

당원님! 그리고 정성스럽게 음식들을 가지고 온 9명의 참석자들! 함께 해서 참 좋네요.

사진 속 물건들이 필요한 분들께는 언제든 연락 주세요. (녹색평론 146호는 대출 중입니다.)

특별히 이번 호에서는 &#39;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

된다&#39; 등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존의 대체에너지, 환경운동 등에 대 한 비판적인 글들이 수록돼 있었습니다.

저같은 초보 독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운 글이었

매번 새로운 분들이 함께 하셔서 녹색의 가치,

또 녹색당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 니 좋습니다.

다음 5월 모임에도 함께해요.

지만, 성숙한 독자들의 독해력과 삶으로서의 적

프라이부르크 에이르와 야라 4월 후기

글을 읽어나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에는 멤버 각자의 바쁜 사정으로 에이르와

&#39;햇빛세상, 바보들이 만든다&#39;, &#39;연대운동으로 에

번에 나눠 풍성하게 가졌습니다.

용력에 감탄하면서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너지 전환을&#39; 을 읽고는 에너지 주권을 행사하 24

야라 모임이 열리지 못했는데요, 4월 모임은 두


먼저 26일에는 &quot;반려동물과 동물권&quot;을 주제로

방향과 무게, 감정의 온도를 돌아봤습니다. 추

론은 객관적 지식과 정보를 최대한 배제하고 개

둘러싼 의혹과 민간 수사를 보도하는 라디오프

90분 에콜로지 토론을 함께 했습니다. 저희 토 인적 경험과 평소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자리입 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반 추해 시간을 거슬러오며 다양한 얘기를 나눴는

데요, 생명의 존엄을 알지 못했던 어린시절 주

변에서 쉽게 구한 동물들을 자신도 모르게 학대 했던 괴로운 기억, 동물에 무관심하게 자랐다가

모미사에 가서 눈물을 쏟기도 하고, 세월호를 로그램을 면밀히 따라가는 등 우리는 세월호에

여전히 연결되어 있네요. 그밖에도 벽난로의 빛 과 온기를 느끼며 밤 열한시가 넘도록 각자의 삶의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말에서 위로 와 응원을 받는 힐링의 시간도 지났습니다.

성인이 되어 고양이를 키우며 채식과 동물권 공 부라는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된 경험, 또 반려 견을 맞이하면서 돌봄과 사랑을 절실하게 체험

한 사례들을 공유했습니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 면서 맞게 되는 현실적 고민 (중성화수술 등)과 도시에서의 인간과 동물 공존을 위한 딜레마도 나눴습니다.

프랑크푸르트 4월 녹평모임 후기 지난 4월 16일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녹평모임 엔 열 한사람이나 모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2

주기를 맞아 그날의 기억을 함께 더듬어가 보

는 시간이었기 때문일테지요. 모두 먼땅까지 실 시간으로 전해져오던 참사 당일의 참담함, 다른 두번째 모임은 검은숲 하이킹과 세월호 추모 낭 독회로 구성했습니다. 함께 비내리는 숲을 걷

고, 봄의 연녹색잎들과 달팽이들을 관찰했고, 돌아와 오손도손 김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2014년 10월 발간된 &lt;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

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gt; 중 작가 &quot;황정은&quot;의 글을 낭독하고 세월호를 생각하는 각자 생각의

여느 사건에선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국가의 무

능력과 민낯을 기억하면서 보니, 세월호는, 자 리에 모이신 분들의 삶에 모두 중요한 획을 그

어놨었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국가적 참사가 먼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것도, 누군가에 게는 세대의 역할에 대한 미안함에서 정치적 구 성원으로 함께하는 계기가 되고, 누군가는 남의

슬픔을 버거워하고 진실규명의 요구를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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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면한 또다른 크기의 대중에 배신감을 느꼈 던 사건이었습니다.

는 듯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 세월호,

지난 정권들, 이번 총선이야기, 정당이야기..- 무엇보 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자리에 그만큼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 자체였습니다.

2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무력감, 절망감과 저 깊은 곳에서 부터 울컥울컥 올라오는

이름모를 감정에 힘들어하던 제게, 이곳에 함께

시간과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이, 딱 그만큼의 위로가 되더군요.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자연스럽게 한 국가에

같이 살고 있는 &#39;다른 사람들&#39;에 대한 생각들도 늘어났습니다. 투표결과도 함께 뜨거운 화두가 되었고요. 어떤 공동체든 도덕적 합의를 전제하

문득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다가 봤던 글을 요새 계속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노들야학의 김호식님의

글인데, 루쉰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정확히 호식님이 쓰신건지, 인터뷰어가 쓴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지 않고서는 유지될 수 없다, 혹은, 경제발전능

:&#39;앎은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39; 어느 학생이 루쉰에게

있지만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그런 정치인을 선

밝게 본 잘못&#39;이라는 답신을 썼다. 미래를 지나치게

력을 정치인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순 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와 같은 발언들

쓴 편지글이다. 여기에 루쉰은 &#39;미래를 지나치게

밝게 생각하면 조그만 장애물을 만나도 곧 큰 실망을

이 오간것이 생각납니다. 머리에 병이 생긴 사

한다. 그러니 생계를 도모하라. 당신이 영원히 몰락하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이는 매우 중요한 화두

굶기지 말라는 충고이다.&quot;

람들이 꽤 나타나는데,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 였습니다.

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애인을 위로하고

미래를 밝게 보지 말라는 말에 괴로울법도 한데,

그러나 무엇보다도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는

오히려 이 담담한 말에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앞으로

기 나눌 수 있었던 점에서 어떤 위로를 받는 자

있다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혼자가

사람들이 먼 이국땅에서 함께 얼굴을 보고 이야

리기도 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 중 한서영님은

가야할 길은 멀고 그 길 끝에 반드시 희망찬 미래가 아니라면 버틸만도 할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은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혼자 보내기에는 너무 힘들었을 날, 같은 아픔을 공유

그리고 여기에 이어 진실애님의 한마디로 이번

2년전 그날이 희미해진 것 같았는데 한사람씩 저마다

합니다.

하고 있는 분들과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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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서영

의 기억을 꺼내놓으니 다시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 나

4월 프랑크푸르트 녹평모임의 후기를 마칠까


세월호가 준 유일한 선물은 한국을 떠난 독일에서든,

함께 했습니다.

만날 수 있다는 사실 같아요. 2년이 지나도록 어찌할

지난 겨울을 잘 보내고 봄을 맞이한 텃밭에는

세계 어디서든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분들을

애도를 가눌 수 없는 까닭은 진상규명과 책임 그리고 충분한 애도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겠지요.

&#39;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39;라는 고백이

식상한 표식어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각 에도 여전히 녹지않은 슬픔에 있는 유가족분들과

실종자 9명을 기억하며 작은 위로와 기다림 보탭니다. - 진실애

베를린 도시텃밭 방문 후기 안녕하세요. 노동절 하루 전날에 베를린에 살고 있는 몇몇 청년들과 함께 지난 몇년간 베를린 크로이츠벡

도라지, 파, 마늘, 부추, 갖은 허브, 꽃 등이 자라 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공수받은 깻잎씨를도 심었습 니다.

특히 이곳에서 이옥련 샘은 양질의 토양을 위해 직접 지렁이를 기르고 계시는데, 주변에서 가끔 지렁이를 구하러 오는 베를리너들이 있다고 해 요.

앞으로 이날 함께 했던 청년들이 이곳 텃밭에서 갖가지 채소들을 함께 가꾸실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이분들을 따라 더 자주 흙을 밟을 기회 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농장에서 텃밭을 일구고 계신 이옥련 선생 님을 만나뵙고 왔습니다.

녹색평론 모임에 함께 하고 있는 다혜님과 향후 모임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기대되는 윤지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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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유럽모임 소식지 &lt;똑똑똑, 녹유&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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