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orea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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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6일  2012년 7월 목요일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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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종합

목요일

“독립기구 만들어

“중국서 끼니는 찐빵 반 개, 13시간씩 노역”

친인척 비리 감독”

북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기자회견

김두관, 관훈클럽 토론회

구금 114일 만에 중국에서 풀려난 북한인 권운동가 김영환(49)씨가 구금 기간 중 중 국 국가안전청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 고 25일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정동 사랑 의 열매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구치소 에 구금됐을 당시 물리적 압박이 있었고 잠 도 재우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검은 정장에 수척한 얼굴로 나타난 김씨 는 체포 직후 18일간 묵비권을 행사하던 중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에 적대적 활동을 한 적이 없는 내게 왜 이 렇게까지 하나, 재판 과정에서 이를 폭로해 중국의 인권상황을 알리겠다고 결심했었 다”며 “중국은 그런 내게 가혹행위에 함구 하는 게 귀환 조건이라며 끈질기게 설득했 다”고 공개했다. 김씨는 자신이 받은 가혹

김두관(54사진) 민주 통합당 대선 후보 가 2 5일 서울 한 국프레 스센터에서 열린 관훈 클럽 초청토론회에 참 석, “대통령에 당선되 면 친인척 비리 문제 를 관리·감독하는 청와대와 분리된 독립기 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이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서다. 이어 그는 “청와대 민정 수석실과 같은 안전장치가 있는데도 비리 가 계속되는 걸 보면 대통령 중심제가 갖는 특수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독립기구 설치와)청와대가 역할을 잘 하도록 해 처음 으로 친인척 비리가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 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며,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정파주의와 패거리 정치, 담합·불통·지역주의에 기대려는 보신주의 가 아직 당을 지배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 의 눈에는 민주당이 그저 ‘꼰대정당’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의 제를 근간으로 하되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 하겠다. SNS(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 스)와 ‘21세기형 만민공동체’ 등 다양한 방 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계속 안개를 피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이젠 출마 여부를 분명 히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심판을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아서 (참여정부가 성공했다고 말하는지)모르겠지 만, 저는 2004년 총선 패배와 2006년 도지사 패배, 2008년 또다시 총선 패배를 통해 노무 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섭섭했던 국민들로 부터 가혹하리만큼 심판을 받았다. 참여정 부의 국정운영을 반성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외 신에서 독재자의 딸이라고 했는데, 스스로 독재자가 돼 있더라”며 “시장에서 콩나물 을 사봤겠나, 오뎅을 먹어봤겠나, 이벤트로 먹었는지 모르지만…”이라고 혹평을 이어 갔다. 강인식 기자 kangis@joongang.co.kr

“25명이 20㎡ 공간서 지내 석방 땐 가혹행위 함구 요구” 외교부 나중에 중국에 문제 제기 중국 측은 “그런 사실 없었다” 행위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중국 측에 해명 요구를 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구치소에서의 인권 유린 실태도 공 개했다. 김씨는 “구치소 2곳에 있었는데, 첫 번째 단둥구치소에선 하루 13시간씩 노역 을 하고, 끼니로 찐빵 반 개만을 먹었는가 하면, 25명이 20㎡의 협소한 공간에서 함께 잤다”며 “체중이 10㎏ 가까이 줄어든 것 같 다”고 했다. 앞서 2001년 김씨와 같은 혐의 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었던 천기원 목사는 조사 과정에서 “똑바로 불지 않으면 사형 시킨다” 등과 같은 협박성 발언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김씨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체포에 밀 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북 한 국가안전보위부가 함께 구금됐던 일행 3명 중 한 명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었 다”며 “수년간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 을 벌인 만큼 북한 측이 요구해 체포됐을

114일 동안 중국 국가안전청에 강제 구금됐다 지난 20일 석방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왼쪽)씨가 25일 오전 서울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기자회견 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김씨가 발언하는 동안 무선마이크를 들고 있다.

김영환씨 구금 114일간 무슨 일 있었나 3월 29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체포 30일 단둥 국가안전국 이동, 가족이 외교 통상부에 실종 신고 4월 15일 변호사·영사 접견 거부, 김씨 18일간 묵비권 행사 28일 단둥구치소 이동 후 하루 13시간 강제노역 6월 11일 선양총영사, 김씨 등 구금 한국인 면 접, 김씨 가혹행위(물리적 압박) 진술 12일~7월 20일 외교부, 총 6차례 가혹행위에 관한 사실관계 요청 7월 20일 김씨 일행 귀국

자료 : 김영환씨 진술과 외교부 발표 내용 취합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러나 북한 고위급 인사의 기획 탈북을 시도하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의 대응이 적절했 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29

일 체포된 김씨는 한 달 정도 뒤인 4월 26 일 처음 선양 총영사관의 직원과 영사면담 을 했다. 랴오닝(遼寧)성 국가안전청 단둥 (丹東) 수사국에서 20분 정도 이뤄진 면담 에서 김씨는 ‘가혹행위가 있었느냐’는 질 문에 “이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 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황 으로 미뤄 가혹행위를 당한 것 같은 징후가 있었는데도 외교부는 바로 중국 측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고, 김씨의 가혹행위 주장 이 나온 2차 면담 이후의 대응도 소극적이 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에 사 실 관계 확인을 요청하며 엄중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11일 영 사면접 때 김씨로부터 중국 당국의 가혹행 위에 대한 진술을 처음 들었다”며 “직후 중 국 측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만약 사 실이라면 엄중히 항의한다고 했다”고 했다. 외교부는 6월 12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

김도훈 기자

사를 불러 가혹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 고, 이후에도 6차례에 걸쳐 사실 관계 확인 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그런 사실이 없 다”는 답변만 지속하고 있다. 외교부는 김 씨의 귀국(20일) 직후인 23일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부대사를 불러 진상조사 를 재차 촉구했으나, 아직 중국 측의 답변 이 오지 않은 상태다. 김씨가 가혹행위에 대 한 추가 폭로를 할 경우 한·중 외교에도 미 묘한 파장이 일 가능성도 있다. 최흥재 김 영환석방대책위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계 속 (가혹행위에 대해) 부인하기에는 국제사 회에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중국 정부 의 태도에 따라 앞으로 김씨와 중국 당국이 진실게임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견장엔 김씨의 운동권 후배 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배석, 옆자리에 서 김씨를 위해 손으로 마이크를 들어줬다. 이원진·송지영 기자 jealivre@joongang.co.kr

40판 제147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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