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2024년 0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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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10 vol. 262

COVER STORY

2024년 11월 1일 간이식 2주년을 맞이하는 3살 김지구 양

사진 촬영 스왈로스튜디오 @swalo_studio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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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이웃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어떤 고통은 아픔의 상처가 아닌 기쁨의 흔적을 남깁니다”

살다 보면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 순 간이지요. 저는 전쟁도 겪고, 보릿고개도 지나왔지만, 머릿속 가장 선연하게 떠오르는 기억은 첫 헌혈의 순간입니다. 당시 대학병원의 원목이었던 저는 ‘헌혈’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1968년 병 원에 실려 온 행려환자와 혈액형이 같아 의료진으로부터 헌혈을 권유받았을 때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어찌나 두려웠던지,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건강을 회복해 퇴원하는 그 환자를 보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쳤습니다. 그 일은 저를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그길 로 저는 병원 원목을 내려놓고 헌혈 운동에 뛰어들었고, 헌혈 운동이 우리나라에서 자리를 잡았을 무렵 에는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한 환자를 위해 신장 하나를 떼어주는 수술 을 결정할 때는 놀랍게도 헌혈 때처럼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미 어떤 고통은 아픔이 아닌 기 쁨을 남긴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존 시 순수 신장기증을 실천한 지도 3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이가 저와 함께하며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 운동에 기쁨의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생명을 구한 사람과 생명을 선물 받은 사람, 그리고 생명나눔을 약속한 사람까지 모두 ‘장기기증’이라는 아름다 운 가치 안에서 ‘살리는 기쁨’이 가득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 진 탁 이사장

별에서 태어난 지구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2024년 11월 1일이면, 간이식 2주년을

맞이하는 지구의 엄마 김별하나입니다.

2021년 가을 딸아이를 만난 기쁨도 잠시, 지구는 황달

증세가 계속돼 수많은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결과 선천성 담도폐쇄증이라는 희귀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간을 이식받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시작된 병원 생활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습니다.

지구의 배는 복수로 가득 차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부풀었고, 심한 황달 때문에 피부는 노랗다 못해

까매졌습니다. 심한 토혈로 인해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어느 날은 소아 심정지 방송이 병원 내에 울려

퍼지기도 했지요.

초조한 마음으로 이식을 기다리던 어느 날, 뇌사자 장기이식

김별하나 씨와 2022년 11월 1일 간을 이식받은 딸 김지구 양

대상자 중 한 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드디어 딸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오르던 찰나, 비통한 와중에도

또 다른 생명을 위해 기증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함, 죄송함, 부끄러운 마음이 밀려들었습

니다. 수술 결정을 기다리던 8시간은 그간 병원에서 지낸 4개월

보다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지구는 이식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도 그날을 떠올릴 때마다 기증인과

유가족을 위해 잠시나마 기도하곤 합니다.

결국 지구의 간은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혈액형이 다른 남편의 간을 이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식 이후에도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지금은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는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딸아이의 투병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러나 장기를 이식받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말입니다. 언제 사그라질지 모르는 생명의 끈을 붙잡고

기약 없이 기다리는 그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리 가족은 모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기기증 인식개선을 위해 SNS와

유튜브에서 홍보 활동을 펼치며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작은 실천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께

희망이 되기를, 다른 생명을 위해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들께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간이식인 김지구의 엄마 김별하나 드림

남편 故 정동수 씨와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공점덕 씨.

언제나 함께일 것만 같던 남편 정 씨는 지난 2013년, 3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할머니 뇌사 장기기증인 故 정동수 씨의 아내 공점덕 씨

사진 촬영_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

권태훈 작가

1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남편과 함께

라서 행복했던 순간이 더 많았어요.�

집안끼리의 혼담이 성사된 공점덕 씨는 열여덟 살의 나이에 정동

수 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어린 나이에 시작한 시집살이와 외

진 시골 생활로 고생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슬하에 삼 남매를 두

고 오순도순 살림을 꾸려갔다.

�자녀 교육을 위해 고향을 떠나 처음으로 시작한 건 국수 장사였

어요. 서툴렀지만 곁에서 묵묵히 일을 거들어준 남편 덕분에 단

골손님도 점점 늘었고, 살림도 자리 잡기 시작했죠.� 국수 장사에

이어 식당과 포장마차에 이르기까지 30여 년을 밤낮없이 성실하

게 일한 부부의 헌신 속에서 삼 남매는 훌륭하게 장성했다.

자녀들이 독립한 이후 늘그막에 채 소 장사를 시작한 부부는 그날도 장

사를 마치고 뒷정리에 여념이 없었

다. �남편이 다음 날 장사 준비를 위해 근처 마트에 다녀온다고 했

는데, 이상하게 한참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 거예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서 구급차가 보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

이 들었어요.� 공 씨를 엄습한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남편

정 씨가 마트 계단에서 쓰러진 채로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정 씨

는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결국 눈을 뜨지 못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남편이 살 수 있는 가망이 없다고 하시면서 조

심스럽게 장기기증을 권하셨지만, 처음에는 너무나 허망하고 고

통스러워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극심한 슬픔에 잠겨 장기기

증을 선뜻 결정할 수 없었던 공 씨는 이내 무뚝뚝하지만 정이 많았

던 남편을 떠올리며 가족들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가족들의 고

귀한 결정 속에 故 정동수 씨는 2013년 11월 4일, 3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전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남편이 떠난 후 공 씨는 사무치는 그리움과 죄책감에서 쉽사리 벗어

나지 못했다. �남편이 떠나고 3년

넘게 죄책감으로 힘들었어요. 남편에게 괜한 고통을 준 것은 아

닌가 하는 생각에 목 놓아 우는 날도 많았죠. 미안한 마음이

한 줄기 빛을 만났다. 홀로 묻어두고 있던 아픔을 같은 경험을 가

진 도너패밀리와 나누고, 건강을 되찾은 이식인들을 만나는 경험

은 더할 나위 없이 큰 위로가 됐다. 이후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본

부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공 씨는 지난 5월, 손녀 나은아 양과 함 께 도너패밀리 모임에 동행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또 얼 마 전에는 손주들에게 장기기증에 대해 털어놓았다가 따뜻한 격

려를 받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손주들에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실 때 장기기증으로 3명의 환자를 살리고 가셨다고 말했더니, �할머니, 그때 참 힘드셨을 텐데 정말 잘하셨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한마디에 힘들었던 날들이 모두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의 응원과 격려 속에서 이제는 슬픔이 아닌, 자긍심을 품고 이식인의 건강을 기도하고 있는 공 씨는 먼 훗날 남편을 만 나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느새 훌쩍 자란 손주들이 당신을 정말 자랑스러워해요. 당신에게도 손주들의 마음이 꼭 전해지길 바라요. 다음 생에도 함께하자던 당신의 말처럼, 우리 행복한 모 습으로 다시 만나요.� �열여덟 살에 시집와서 힘든 날도

1993년 9월 남편이 순수 기증인에게 신장을 이식받고 새 인생을 살게 되자,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도 타인을 위해 생명을 나누겠다며 기꺼이

수술대에 오른 이가 있다. 올해로 기증 30주년을 맞은

생존 시 신장기증인 황인원 씨다.

황인원 씨

사진

황인원 씨와 그의 남편 안희준 씨

는 1967년 인천의 교육대학에서

신입생으로 만났다. 안 씨의 회고

록에는 당시를 �1967년은 나의 동반자인 황인원을 운명적으로

만나 멀리서 보기만 해도 가슴 벌렁대던 때였다. 우리는 너무 가

난해서 무작정 걷는 재건 데이트를 많이 했다.�로 기록하고 있다.

황 씨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안 씨에게 남몰래 데이트 비

용을 쥐여 주며 배려 깊은 사랑을 이어갔고, 1971년 2월 두 사

람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해 보니 남편은 더 좋은 사람이었어요. 음식 타박 한번 없

이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주었어요.� 두 사람은 교직 생활에 충

실하면서도 아들, 딸을 키우며 20년간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이

루었다. 그러나 1991년 신우신염으로 투병하기 시작한 안 씨가

1992년 복막투석을 받기에 이르면서 위태로운 날들이 이어졌

다. 황 씨는 아픈 남편을 위해 당장에라도 신장을 나누고 싶었지

만, 혈액형이 맞지 않아 이내 좌절해야 했다.

1991년 본부를 통해 국내 최초의

생존 시 신장기증이 이루어졌을 당

시 신문을 보고 이를 알게 된 황 씨

는 곧장 본부 사무실을 찾았다. 그렇게 안 씨는 아내의 도움으로

본부의 신장이식 대기자가 됐다. 그리고 1993년 9월, 기적처럼

새 삶을 선물 받았다. �이름도 기억해요. 이윤자 씨. 생면부지 타

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선 순수 기증인이었어요.� 이

후 건강을 되찾은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며, 이식만이 만성 신부

전 환자와 그 가족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확신이

선 황 씨는 1994년 8월, 신장기증을 결심했다.

�수술 후 통증도 대수롭지 않았어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

온 황 씨의 신장을 기증받는 이식인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었다. �언젠가 그 아이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됐는데, 이식 후에 키가 훌쩍 큰 거예요. 어찌나 기특하던지, 벌써 30년이 흘렀으 니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을지 보고 싶어요.�

생명나눔 운동은 계속된다 기적처럼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된

안 씨이지만, 그는 2010년 임파선 암을 진단받으며 또 한 번의 고비

를 맞았다. 이후 3개월 만에 세상에 영원한 이별을 고한 안 씨는

생전의 뜻대로 시신기증을 실천했다.

황 씨는 생명을 선물 받고 생명을 남긴 남편의 삶을 반추하며, 사별 이후 생명나눔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새생명나눔회1)의 일원이 되어 장기기증 캠페인과 여러 기념행 사에 참여했고, 현재까지 경인지회 총무로 활약 중이다. 또 지

난 6월에는 라파의 집을 찾아 만성 신부전 환자들을 위한 음악 회와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더하기도 했다.

몇 년 전 3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황 씨는 지금은 다문화 가

정의 아이들을 돌보는 학습 도우미로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 다. �이 나이에도 교육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황 씨는 이외에도 성당 자모회, 아파트 운영

위원회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걷기 운동을 빼

놓지 않는다. �제가 건강하게 살아야 신장기증인의 본이 될 수 있잖아요. 하하하.� 생명나눔 운동에 대한 황 씨의 열정은 그의 밝은 웃음처럼 지치는 법이 없다.

1) 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이들의 모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 속 김남선 씨의 미소는 투병했던 지난날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아름답다. 매일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 씨는

생명나눔의 기적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간이식인이다.

1972년 남편과 결혼하여 오붓한

가정을 이룬 김 씨는 자녀들을 돌 보며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시

간이 흘러 서른아홉 살이 되던 해, 유난히 속이 더부룩하여 병

원을 찾은 김 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간경변�이

라는 진단을 받으니 너무나 막막하고 절망스러웠어요. 당시 아

이들도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여서 저보다는 아이들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김 씨의 고된 투병 생활은 10년 넘게 이어졌다. 치료를 위해 매

번 지방에서 서울까지 왕복하며 몸도 마음도 지치는 날이 많았

지만, 투병 생활을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바로 가족이었다.

�투병 생활을 워낙 오래 하다 보니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 써줘

서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몸은 병원에 있어도, 마음은 항상 가

족 생각뿐이었죠. 그런 제 곁을 묵묵히 지켜주며 응원해 준 가

족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가족들의 응원에도 김 씨의 증상 은 점점 악화됐다. �저를 위해 여

동생이 간기증을 결심했는데, 간

의 크기가 워낙 작아 또 다른 기증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어

요. 그 소식에 남동생과 친오빠까지 간기증을 자처했지만, 기증

에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 없어 다시 절망에 빠졌었죠.� 희망조

차 희미해지던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기증인이 나타났다는 반

가운 연락이 왔다. 일면식도 없는 김 씨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간기증을 결심한 이는 이태조 목사였다. 이미

1993년 타인을 위해 신장기증을 실천했던 이 목사는 2005년

11월 10일, 순수한 용기와 사랑으로 김 씨에게 생명의 기적을

선물했다.

이식수술 직후, 김 씨의 건강은 눈에 띄게 회복됐다. �얼굴 혈색

도 돌아오고, 비쩍 말랐던 몸에도 보기 좋게 살이 붙기 시작했

어요.� 김 씨는 끝없는 투병의 골짜기에서 벗어나게 해준 이 목

사를 생각하면 깊은 존경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너무나 미안

하고 감사한 마음뿐이죠. 생존 시 장기기증이라는 것이 가족이 라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잖아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저를 위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선물을 주신 목사님이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생명나눔

2

1 남편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김남선 씨

2 김남선 씨의 칠순 기념 가족사진

행복을 응원하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간이식 이후 건강을 되찾고, 매 순 간 생명나눔의 기적을 느끼고 있어

요. 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근

원은 이 목사님의 굳건한 신앙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를 살린 그 사랑에 감동해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 어요.� 신앙 생활을 시작하며 평안함을 찾은 김 씨는 이식수술 이후에도 대장암 판정과 항암 치료 등 인생의 굴곡이 끊이지 않 았지만, 생명을 선물 받은 순간을 기억하며 담담하게 견뎌낼 수 있었다.

김 씨는 현재 남편과 함께 공기 좋은 거제도에 정착하여 아름다

운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집 앞에 있는 텃밭에 가요. 요새는 기생란과 칸나꽃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 거든요.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주신 모종이라 더욱 애틋하 기도 하고요.� 생명나눔을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으 로 돌아올 수 있었던 김 씨는 이전의 자신처럼 힘겨운 투병 생활 중인 환자들에게 기적이 가닿기를 기원하고 있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고, 기술이 좋아져도 아픈 환자분들과 가족 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거예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 족과 친구들의 응원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좋은 일 이 꼭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을 전하는 청년들, 상반기 대학교 및

CCC(한국대학생선교회) 장기기증 캠페인

인체조직이식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아가게 된 저의 동기처럼 장기이식을 기다

리시는 분들에게도 기적이 찾아오길 바랍

니다.

신한대학교 의정부캠퍼스 2학년 학생

각막기증인이신 故 김준곤 목사님을

비롯해 장기기증에 참여한 많은 선배 신앙

인이 생명의 빛을 밝혀주신 것처럼, 저 역

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통해 사회에 선한

빛을 밝히고 싶습니다.

CCC 장기기증 캠페인 참여 대학생

대학교 캠퍼스에 핀 생명의 희망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캠

페인을 이어오고 있는 본부는 올해 상반기인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33개의 대학교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이에 총

3,832명의 대학생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생명나눔

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3월 19일, 부산시 금정구에 소재한 부산외국어대학교는

382명의 재학생이 장기기증을 약속하며 올해 상반기 캠페인을

진행한 대학교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1학년 학생은 �이번 자원봉사를 통해

장기기증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도에 위치한 신한대학교 의정부캠퍼스와 동두천캠퍼

스에서 열린 장기기증 캠페인에서는 실제 인체조직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한 재학생이 동기들과 함께 홍보 부스를 찾으며

훈훈한 광경을 만들었다. 이식인의 동기인 2학년 학생은 �인체

조직기증을 통해 건강하게 새 삶을 살고 있는 동기를 보니, 장기

기증이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닌 가까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

각에 기쁜 마음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으로 총 222명의 신한대학교 학생들이 장

기기증을 약속했으며, 이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학생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기록이다.

CCC 여름수련회, 무더위보다 뜨거운 희망

지난 6월 25일부터 3일간 개최된 �2024 한국대학생선교회(이

하 CCC) 여름수련회�에서도 생명나눔에 대한 청년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파크에서 진행된 이번

CCC 여름수련회는, �We, the Sent!(보냄 받은 우리)�를 주제

로 청년들이 참된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전박람

회를 진행했다. 이에 본부는 비전박람회에 참가하여 장기기증

의 감동을 담은 실제 사례를 청년들에게 소개하고,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비전박람회를 기

획한 황경철 목사(CCC P2C 사역연구소장)는 �장기기증 희망

등록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자각하고, 부활의 산소망으로 죽

음이 두렵지 않은 신앙인만이 할 수 있는 숭고한 선택이다.�라

며 생명나눔에 동참해 줄 것을 권면했고, 이에 820명의 청년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함께하며 뜨거운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한편, CCC는 지난 2012년부터 장기기증 홍보 활동에 적극적

2

1 CCC 여름수련회에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후 기념사진을 찍는 청년들의 모습

2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진행한 장기기증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으로 동참해 왔으며, 올해까지 7천 5백여 명의 청년들이 장기 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는 등 생명나눔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 진행된 대학교 캠퍼스 내 장기기증 캠페인 과 CCC 여름수련회 캠페인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청년은 총 4,652명이다. 장기기증 관련 국내 통계에서도 생명

나눔을 향한 청년들의 따뜻한 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국

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20대 장기기증 희

망등록자는 1만 7,422명으로, 당해 전체 등록자의 21%를 차지 해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또한, 최근 5년간의 통계에서도 20대 등록자의 비율이 33%에 달해 장기기증 운동에 가장 적 극적인 연령대로 기록됐다.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청년들의 따뜻한 참여에 힘입어 더 많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이해 국내 최초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심리 치유 도움서가

출간됐다. 본부가 도너패밀리 21명과 3년간의

긴 호흡 끝에 완성한 「애도의 문」이다.

이 작은 책이 가족을 잃은 커다란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같은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의 연대로 나아가

는 데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면, 그 소명을 충

분히 다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백종우 교수

도너패밀리의 한마디, 한마디 속에는 심

리적 역동과 성숙의 극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완

성된 도움서가 또 다른 유가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양은숙 박사

우리는 남보다 더 용기 있고

더 가치 있는 선택으로 여러 생명을

살리고 떠난 자랑스러운

뇌사 장기기증인의 가족입니다.

비록 내 아이는 떠났지만, 이식인을 통해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을

그 모습을 생각하며 긍지를 품습니다.

우리는 슬프지만 행복합니다.

내 가족이 여전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있기에….

도너패밀리 장부순 씨

이별 앞에서 장기기증이라는

귀한 선택을 한 도너패밀리들의 생생한 애도 과정을 담았다. 이 책이 세상에 나 오기 위해 자녀사별자 12명, 부부사별자 3명, 부모사별자 5명, 형제자매사별자 1명이 용기를 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별에 대한 기억을 되짚으며 상

실의 아픔을 나눈 인터뷰 현장에는 굿데이심리코칭센터 양은숙 박사가 함께했 고, 이후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가 건강한 애도 과정을 제안하

는 �치유와 회복�의 집필을 맡았다.

도너패밀리들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려진 의학적 사망선고인 뇌사 판정의 순 간을 경험했으며, 짧은 기간 안에 가족의 장기기증을 결정해야 하는 심리

을 위한 지표 및 건강한 애도 과정을 소개한다. 2부 �트라우마�는 뇌사 추정 단계 에서 장기기증을 결정하기까지의 심리적 상흔을 남긴 실제 사례와 사고 및 자살 유가족의 어려움에 대해 담았다. 3부 �일상�은 평범한 하루 동안 갑작스럽게 마 주하게 되는 애도 감정을 사별유형별로 정리했다. 4부 �관계�는 애도 과정 중에 촉발되는 가족을 포함한 타인 간의 갈등을 살펴보는 동시에 도너패밀리의 집단 치유효과에 대해 기록했다. 또한 각 장에는 �치유와 회복�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을 소개해 도너패밀리가 상실의 아픔을 넘어 내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올

바른 애도 과정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끝으로 에필로그와 부록에는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도너패밀리의 가족인 기증인의 이야기와 장기이식인의 감사 편지, 도너패밀리 모임 및 유가족을 위한 심리지원 제도 안내 등이 담겼다. 도너패밀리

2023년

빛을 전하고, 사랑을 남긴 엄마에게

2022년 11월 9일 김희정 씨의 어머니 故 박은주 씨는 향년 83세로 생을 마감하며, 시각장애인 2명에게

빛을 선물한 데 이어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어머니가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함께한 가족은 고인을 포함해 3대가 모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사랑하는 울 엄마! 보고 싶은 울 엄마! 천국에서 행복한 울 엄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울 엄마! 많이 많이 보고 싶어요. 많이 많이 사랑해요.

2022년 11월 9일 엄마가 천국에 가시던 날, 엄마의 각막이 어느 두 사람

에게 전해져 새 빛을 보게 해주었고, 시신기증을 실천하며 의학연구에도

큰 기여를 해주었어요. 20년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이라는 멋진 결정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이라는 뜻깊은 유산을 남겨 주신 엄마를 진심으 로 존경합니다. 저 역시 엄마를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을 교회 성도들과

나누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1월, 드디어 시신을 기증했던 경희대학교에서 연구가 끝났

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숭고한 나눔을 마친 엄마를 집에서 그리 멀지 않

은 교내 봉안당에 안치할 수 있어서 이제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언

제든 찾아뵐 수 있어서 더 감사해요.

언제나 그리운 엄마, 우리 사 남매는 잘 지내고 있어요. 엄마가 안 계셔도

자주 다 같이 모여서 맛있는 식사를 함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요. 엄

마가 편찮으시면서 우리 남매에게 심어주신 형제간의 우애를 여전히 돈

독하게 잘 이어가고 있어요.

엄마가 떠난 지 벌써 2년이 흘렀는데, 그사이 변화도 많았어요. 엄마가

바라던 막내의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선교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있었고, 우리가 함께 살던 곳은 재건축이 시작돼 이사를 했답 니다. 교회 근처를 떠나지 말라고 말씀하셨던 엄마의 당부대로 새 보금

자리 역시 교회 가까운 곳이에요. 봄이면 라일락꽃이 한 아름 피어나는 아주 예쁜 집이지요. “엄마가 계셨다면 무척 좋아하셨을 텐데….” 한동안 우리끼리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언젠가 천국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엄마가 평생 그러했듯 성경 읽고, 묵상하며, 엄마가 걸어오신 길을 따라갈게요. 사랑하는 엄마, 우리 웃으

며 다시 만나요. 우리 사 남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 모두 잘 감당하고

갈게요. 예수님께 “충성된 종아, 잘하였다!”라고 칭찬받을 수 있도록 복 음을 전하는 삶을 사는 우리 가족이 될게요. 엄마도 그걸 가장 바라고 계 시죠? 엄마, 기다려요!

장기기증 의사 표시 3종

장기기증 희망등록증

장기(조직)기증 의사를 표명하는 증서로, 개인 정보 및 기증

의사 등을 수기로 표기

신청 방법

캠페인 현장 등록자 대상 즉시 발급,

우편 및 온라인 등록자 대상 10일 내 우편 발송 등록증 앞뒷면

신분증 장기기증 의사 표시 스티커

장기기증 의사를 나타낼 수 있는 스티커 3종(사후각막, 뇌사장

기, 인체조직)을 희망하는 기증 종류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신분

증에 부착

신청 방법

캠페인 현장 등록자 대상 즉시 발급,

우편 및 온라인 등록자 대상 10일 내 우편 발송 스티커 예시

번역 재능 기부_ 대원외국어고등학교 해도지봉사단 장혜은, 주현서 학생

1 기증인 윌리엄 베이커의 생전 모습 2 스케이트공원에 조성된 추모 벽화

가치를 전하고 있다. 스케이트공원의 추모 벽화

2022년 5월의 어느 날 밤 호

10대 청소년이 트레일 바이크를 타다 교 통사고를 당했다. 소년이 타고 있던 바이크가 지나가던 버스의 측면을 들이 박았고, 그 사고로 소년은 회복할 수 없는 중상을 입었다. 소년의 이름은 윌

리엄 베이커

호주 퀸즐랜드에 위치한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윌리엄의 마지막 면회를 한 그의 부모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힘겨운 숨을 내뱉는 아들의 몸을 끌어 안았다.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윌리엄의 장기를 기 증하기로 결정했다. 건강하고 해맑았던 10대 소년 윌리엄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서며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5명의 환자에게 나눴다.

윌리엄은 지역에서 촉망받는 스케이트보드 선수였다. 지역 의회는 열정적이

었던 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며, 윌리엄의 생명나눔을 기리는 벽화를 지역 내 스케이트공원에 설치하기로 결

생명나눔, 나비의 날갯짓

2021년 5월, 독일 샤리테 의대의 캠퍼스에 장기기증 기념공간이 조성되었 다. 기념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약 2년간 기념물 건립 아이디어 공모가 진행되었으며, 이후 2년 동안은 공간 조성을 위한 모금 활동이 펼쳐

졌다. 드디어 2021년 �나비의 날갯짓�에서 영감을 받은, 서로 마주 보고 있

지만 접촉하지 않는 두 개의 큰 나선으로 구성된 조각품이 완성됐다. 공모를

통해 기념공간 조성에 함께한 건축가 마이클 웨즈 스타인은 �장기기증이 특

정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생명이라는 점�

에서 조각품의 구상이 출발했다고 밝혔다.

2021년 6월에는 독일에서 가장 큰 장기이식센터가 있는 하노버 의과대학

에도 장기기증 기념공간이 자리 잡았다. 예술가 안드레아스 림쿠

품 �Danke Mal(감사합니다)

성도 들을 수 있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건져낸 자긍심

2011년 10월, 네덜란드의 나르던에서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De

Klim(등반가)� 기념비의 제막식이 열렸다. 무언가에 오르는 사람의 형태로

제작된 기념비는 장기기증으로 이식인이 새 생명을 얻은 것을 상징하는 동

시에 세상을 떠난 기증인의 생명이 이식인의 삶에 여전히 남아 있음을 뜻한 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후 슬픔의 골짜기에 빠져 있던 기증인의

유가족이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통해 그 골짜기를 빠져나오는 모습을 형상 화했다.

국가 장기기증 기념물로 지정된 청동 조각품인 기념비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이 힘을 합쳐 만든 재단인 �국립기증인기념물재단�의 주도로 제작되 었다. 제막식에 참석한 재단의 피터 반 루스말렌 회장은 �이 기념비는 모든 이식인이 익명의 장기기증인에게

니다

16년 동안 투석 치료를 이어오고 계시지만 정말 밝고 건강해

보이세요.

저는 원래 취미로 20년 동안 테니스를 쳤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했어요. 워낙 열정이 넘치고 활동적인 성향이

라 10여 년간 꽃꽂이 강사로 활동하며 각종 전시회나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어지

러운 증상이 반복돼서 병원을 찾았는데, 이미 신장의 기능이

거의 상실됐다고 하더라고요. 투석 치료를 해야 한다는 진단

까지 받았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어요. 하지만 가족들과 친구

들의 따듯한 응원 덕분에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를 보내고 있어요. 투병 생활로 힘든 날도 많지만, 혹여나 아

들이 앞으로 겪을 고통을 엄마인 내가 미리 감당하는 것이라 고 생각하면 그 고통조차 사라지더라고요. 이런 긍정적인 마 음 덕분인지,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투병 생활 중에도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 신가요?

38년 전, 당시 네 살배기였던 아들을 지인에게 맡겼다가 잃

2

1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참여한 오금출 씨

2 오금출 씨 집안 곳곳에 자리한 감사의 메시지

3 건강한 생명나눔을 꿈꾸며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오 씨의 모습 3

3시간이 넘도록 찾지 못했어요.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절망

스러운 순간, 한 농부께서 논에 빠져 있던 아이를 찾아 데리

고 나타나신 거예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에 진흙투

성이가 된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

생해요.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아이를

찾아주신 그 분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어

요.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길이 없던 저는 그

때부터 받은 은혜를 세상에 나누며 갚아가자고 다짐했어요.

어떤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아이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저 또한 어려운 아이들

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아동보호단체에 20년 넘게 후원을

이어오고 있어요. 어렵게 지내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제 아이

같은 생각이 들어 외면할 수가 없더라고요. 또 2009년부터

는 생명나눔 운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김수환 추

기경께서 선종하시며 각막기증으로 숭고한 나눔을 실천하신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망설임 없이 장기기증을 약속하게

되었죠. 언젠가 환자들에게 건강한 생명을 나눌 수 있도록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도 이어가고 있어요.

라파의 집 정기 후원을 이어오시다가, 지난 4월에는 일시 후

원까지 하셨다고요.

작년부터 병원 간호사님과 이웃의 추천으로 제주

중에도 비교적 많이 다녔

걱정 없이 아름다운 제주를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 어서 정말 좋은 거예요.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정기 후원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최근 라파의 집의 상황이 어렵다는 소식 을 듣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작게나마 도

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일시 후원까지 진행하게 되었어요.

선생님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나를 성장하게 하는 자양분이라고 생각해요. 나누면 나눌수 록 기쁨이 커지고, 그 기쁨이 삶의 원동력이 되거든요. 후원

을 한 날에는 힘들고 지치다가도 힘이 솟아날 정도로 행복해

져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 가 인생의 큰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를 전해주세요.

저도 투석을 받는 만큼 환자분들이 겪는 힘들고 고달픈 순간 들이 더욱 마음에 와닿아요. 좌절 속에 지치는 날도 많으시 겠지만, 많은 사람이 응원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항상 긍 정적이고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환자분들께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 으실 수 있기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가 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어요.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마음먹은 건 20대의 방황기가 지나 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였어요. 그전

에는 너무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거든요.

수술로 응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많은데, 현대 의학

수준에서도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제 가족도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나서 혈액이 필요할

지 모르는데, 서로 도우면서 미리 대비하는 게 옳은 일이라

고 생각했어요. 사실 혈색소 부족으로 자격이 되지 않아 한

동안 참여하지 못했는데, 작년부터는 다시 할 수 있게 되어

서 지난 1년간 19번의 헌혈을 했어요.

헌혈에 특별히 적극적인 이유가 있나요?

헌혈할 때 가장 행복해요. 작년에 회사 상황이 나빠져서 삶

에 대한 회의마저 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원치 않게 쉬게

되었던 날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헌혈에 참여했더니,

나도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존감까지 높아지더라

고요. 지금은 모든 생활이 헌혈에 맞춰져서 건강을 잘 유지

하기 위해 운동에 열심이고, 철분제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어요. 그래서 제 꿈은 70세까지 헌혈 200회를 달성해서

명예대장에 오르는 거예요. 지난해 조혈모세포기증도 등록

해 두었는데, 일치하는 수혜자가 꼭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생존 시 신장기증도 꿈꾼다고요?

신장은 두 개가 있고, 건강한 사람은 그중 하나만 있어도 사

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잖아요. 그럼 하나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특히 본부가 하는 릴레이 신장이식 결연사업은 여러 사람을 살리는 일

이니까, 그 기적의 시작점에 제가 있을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아직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 큰 산이 남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딪혀 볼 거예요.

생명나눔 운동에 진심 같아요.

저를 위한 거예요. 저나 가족의 소중한 생명이 다른 사람에

게 전해져 건강하게 잘 살아준다면, 오히려 정말 고마울 것

같거든요. 사랑하는 존재가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라는 건

모두 마찬가지일 텐데, 죽었다고 해서 완전히 떠나보낼 필

요는 없잖아요.

애니메이션 <일하는 세포>를 보면 인간의 몸이 세포들의

세상으로 비유돼요. 세포들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열심히

싸우고, 상처가 나서 무너진 구역은 열심히 보수해요. 그런

1 장기기증 희망등록증을 들고 환하게 웃는 이차영 씨

2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이차영 씨의 헌혈 기록

데 인간이 죽어가면서 세포들의 세상이 무너질

어떤 세포는 여전히 살아갈 힘이 있거든요. 그러니 다 른 사람의 몸을 빌려서라도 생명을 이어가게 해주는 것

다고 생각해요.

후원으로 본부의 생명나눔 운동을 응원하고, 지난해에는

송년 행사에도 참석해 주었어요.

본부 소식지에서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감격하곤 했어요. 또 생존 시 신장기증인들이 기증 후

에도 건강하게 살고 계시는 모습은 많은 용기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지난해 참석한 송년 행사에서 기증인들과 이식인들 이 한마음 한뜻으로 장기기증 운동에 함께하는 현장을 직

접 보면서 더 큰 감동을 받았어요. 모두 자랑스러운 생명나 눔 운동의 주인공이시고, 저 역시 언젠가 장기기증을 실천 할 수 있기를 바라요.

차영 님이 바라는 좋은 세상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헌혈이나 장기기증을 이야기하면 낯선 시선으로 보 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상이에요. 어느 날 갑자 기 가족이 장기기증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증할 수 있는 건 강한 장기가 있다는 것에 다 함께 축하해 줄 수 있는 분위기 가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내 가족이 더는 살아갈 수 없지만, 그 일부는 다른 사람의 몸 안에서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요. 그런 세상 을 만들기 위해 저도 열심히 노력할게요!

생명나눔을 응원합니다

플레이실용음악학원 김다래•김은식 원장

경상북도 영천시의 �플레이실용음악학원�에는 신나는 선율과

학생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서 학생들을 위한 �정겨운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이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음악처럼 삶에 감동을 주는 선물, 바로 생명나눔이죠. �

�저는 12살, 아내는 5살 무렵에 시작한 음악이 이제는 저희 부부의 삶, 그 자체가 되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신앙과 음악의 길을 따라 걸어온

두 사람은 찬양 사역 밴드인 �그리심밴드�에서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사

랑방을 꿈꾸며 플레이실용음악학원의 문을 열었다. �학생들의 실력 향

상은 물론, 배우는 과정까지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자는 것이 우 리 학원의 교육 철학이에요. 아이들이 기쁘게 음악을 배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원 개원과 동시에 발발한 코로나19의 여파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지역 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 가 되었다. 이후 부부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생명나눔가게까 지 동참하고 있다. �장기기증으로 수많은 환자가 생명을 선물 받았다는

생명나눔가게 현판을 든 김다래(위)•김은식 원장

생존 시 신장기증의 조건은 무엇일까?

생존 시 신장기증이란?

신장이 모두 망가져 투석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해, 대가 없는 순수한 사랑으로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하는 것을 말합니다.

생존 시 신장기증의 조건

건강 상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분

※ 신장질환, 고혈압, 당뇨, 전염성 질환, 심각한 내과질환, 정신질환, 가족력(다낭성 신장질환, 양부모 당뇨)이 있는 경우 신장기증이 불가합니다

가족 동의 여부 •가족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분 ※ 기혼은 배우자, 미혼은 부모, 형제, 4촌 이내 친족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검사와 입원, 수술 및 회복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분

기타

•일정한 거처와 안정된 직장이 있어 수술 후 복귀가 가능한 분

문의 특별후원팀 02-363-0711

그동안 세상에 수많은 �좋은 일�을 전했습니다. 뾰쪽하고 날카

롭게 누군갈 찌르기보단 둥글둥글한 무언가로 어떤 이들을 토

닥거리고 싶었거든요. 훈훈한 이야기를 퍼트리는 게 너무 좋

아서 그런 소식만 전하는 코너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는 코너가 그렇습니다. 국민일보 동료들과 함

께 둥그런 마음을 모아 수년째 코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

장기기증 해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더워진 날씨에 음식 배달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한 손님이 카페에서 주문하면서 리뷰 이벤트로 선물 받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배달 기사님에게 양 보했습니다. 카페 주인이 인스타그램에 이런 사연을 알렸고, 저는 그 소식을 더 많은 독자님이 보시라고 기사로 작성했습 니다. �자기 돈으로 산 것도 아니면서 호들갑 떤다.

상엔 여전히 선한 마음으로 타인을 돕는 이들이 많거든요. 세

상에 미처 닿지 못한 선한 마음을 모아 전하며, 그런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그래, 세상은 아직은 살만하지

장기기증은 무엇에 비교할 수 없는 선한 행위입니다.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간 사연도 기자로서 적지 않

게 전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다가 뇌출혈로 하나님

의 품에 안긴 한 남성의 사연이 가장 최근에 전한 기사로 기억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자식의 생전 뜻을 알면서도 한동안 힘

들어했습니다. 그러다 하나님이 주신 평안함과 아들이 세상에

남긴 선한 의지에 큰 위로를 받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만약 선행에 크기가 존재한다면 장기기증은 그 무엇과도 비

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랗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

슨 마음이 제 발목을 붙잡았던 것일까요. 지면을 빌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장기기증 서약을 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신청하는지 몰랐다.�라고 핑계 댈 수 없겠습니다. �가

족이 크게 반대해서�라는 이유를 대기도 머쓱할 만큼 저는 어

른이 됐고요. 평소 제 일을 통해 설파하고 추구하던 가치와 딱

맞아떨어지는 일인데 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을 품고

이번 기고를 청탁받은 김에 본부 홈페이지를 찾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습니다. 서약을 마치고 든 후련한 마음에

�진작 할 걸. �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

이 날 새는 줄 모른다.�라는 옛말은 틀린 것이 하나 없었습니 다. 서약하고 나니 주변 지인에게 �너도 했느냐. �라고 오지랖

전 본부 홍보팀 구성원들과 잠시

있었 습니다. 제가 의학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장기 기증에 대한 일화를 감명 깊게 봤다고 이야기하자, 마침 기다

렸다는 듯 �인기 드라마에 등장하거나 유명인이 SNS에서 언 급해 주면 장기기증 신청이 순간 급증한다.�는 경향을

었습니다. 현재 본부 서약서 표지에는 배우 최지우 씨가 있습 니다. 예전에 같은 빌딩의 사무실을 썼을

최지우 씨가 장 기기증 확산에 대한 취지에 공감해 모델로 서주었다고 합니다. 톱스타 최지우 씨가 담긴 서약서를 얻으려고 일본인 관광객이

몰려온 적 있다는 무용담처럼, 또 다른 톱스타나 인플루언서 가 장기기증이라는 선한 일을 독려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

리고,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같은 일에 우르

르 동참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장기기증 현황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미국의 장기기

증 희망등록자는 전체 인구의 56%인데 반해, 한국은 그 수치

가 3.4%에 그친다고 합니다. 저도 이 참담한 현실에 일조했음

을 인정합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만 16세면 누구나 신청 할 수 있으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서약이기에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처럼, 하루를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위해서 선한 일을 행할 수 있는 장기기증 서약에 많은 이가 동참해 주 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숨겨진 착한 일을 찾아서 전하려는 저의 마음이 독자님들에게도 닿길 바랍니다.

족 이 나 다 름 없 는

저는 젊어서부터 당뇨와 고혈압을 앓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극심한 피로감이 몸을 짓누르더니 신장마저 망가졌다는 진단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생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자식걱정뿐인 부모님을

떠올리며 어렵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2019년 8월 26일. 병원 침대에 누워 처음으로 혈액투석기를 바라보던

순간, 제 마음속에는 두려움과 절망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투석 치료

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되고 고통스럽더군요. 특히 치료 초기에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운이 없어 하루 종일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결

국 경제적 활동을 할 여력도 없어 경상북도 구미에서 10년 동안 이어

오던 사업을 정리하고, 요양을 위해 거제도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하

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인 고립감과 우울증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무채색으로 변해가던 그때, 치료를

받던 병원 간호사 선생님께서 라파의 집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2022년 처음으로 찾은 라파의 집은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숙식과 치

료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장점은 어느 병원에서도 누릴 수 없는 호사 였습니다. 늘 투석기에 매여 지내던 제가 치료 후 처음으로 제주의 이

라파의 집을 만나 삶의 투쟁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곳저곳을 자유롭게 여행했습니다. 함께 지내는 환자들은 오랜 시간

봐왔던 사이처럼 친근한 벗이 되어주었지요.

라파의 집에서의 행복한 기억이 켜켜이 쌓인 저는 지난봄 제주도로 낙향해 라파의 집 10분 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는 이른 아침 라파의 집에 들러 투석 치료를 받은 후, 식당 간 사님들께서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신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며 하루하루 몸과 마음을 치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게 라파의 집이 최 고의 이웃사촌이 된 셈입니다.

얼마 전 20대 남성분이 뇌사로 세상을 떠나며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장기기증인의 선의는 저와 같은 장 기이식 대기환자가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게 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

는 큰 용기를 줍니다. 장기기증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 여러분과 생명 나눔 운동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여러분의 마음을 잊지 않고, 저 역시 생의 투쟁을 담대 하게 이겨나가겠습니다.

라파의 집 이용 환자 김광훈 드림

제주 세화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후원금 전달식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세화고등학교(교장 윤철훈) 학생자치 회 학생들이 만성 신부전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후원금

80만 원을 제주 라파의 집에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학생자치회 봉사부 학생들이 졸업한 선배들로부

터 기부받은 교복을 재판매한 수익금과 체육대회에서 간식 및

음료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마련했다. 특히 체육대회에서는 장

기기증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장기 모양의 쿠키를 판매하며 장

기기증에 관한 퀴즈 이벤트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금을 주도한 학생자치회 회장 3학년 김민지 학생은 �그

동안 장기기증에 대해 알지 못했던 학생들이 장기기증의 의미

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라며, �생명나눔 운

동의 가치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모금액을 더 의미 있게 사

용하기 위해 라파의 집을 후원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역 교회 및 목회자들

환자들 위해 기부 릴레이

지난 6월과 7월, 제주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와 서귀포중앙교회

는 각각 300만 원과 1천만 원의 후원금을 제주 라파의 집에 기

부하며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생명나눔 사역에 힘을 쏟았다.

먼저 6월 20일에는 제주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위원장 김재옥

목사)가 호텔샬롬제주에서 �2024 후원의 밤�을 개최하며 후원

금 300만 원을 기탁했다. 위원장 김재옥 목사는 �혈액투석 환자

들과 보호자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제주도민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라파의 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

라고 말했다.

이어서 7월 28일에는 서귀포중앙교회(김상현 담임목사)가 후

원금 1천만 원을 전달하며, 혈액투석 환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였다. �생명 살림의 교회�라는 비전을 품은 서귀포중앙교회

의 김상현 담임목사는 �라파의 집이야말로 제주 교회와 지역사 회의 아름다운 협력이 이루어지는 장소다.�라며, �이번 후원금이

장기기증

희망등록

소감

약속합니다

어쩌면 사람의 몸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닐까요.

언젠가 제가 세상을 떠나는 날,

남겨진 저의 몸이 누군가에게

기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합니다.

2024년 7월 5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 김정덕 씨

하나님께 받은 몸을

생명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나누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보다는 기쁜 마음이 앞섭니다.

저의 작은 용기가 환자들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7월 6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 문소현 씨

1,213,640명

항상 도움만 받고 살아왔기에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따뜻한 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듯이, 저 또한

마지막 순간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생명을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2024년 7월 12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 노현미 씨

부모님께서 모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셔서 저 또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년 8월 7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 윤인혜 씨

더는 몸도 마음도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합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면 기꺼이 나누고 싶어 후원에도 참여합니다.

2024년 8월 11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 박경진 씨

인천 갈월어린이집, 두 번째 생명나눔 후원금 전달식

지난 6월 10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갈월어린이집(원장 심점

숙)이 후원금 173만 6천 원을 경인지부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후원금은 갈월어린이집의 교사와 원생들이 함께 진행한 �제11회

사랑나눔 바자회�의 수익금으로 마련됐다.

전달식에 앞서 지난 6월 1일에 열린 �제11회 사랑나눔 바자회�는

원생들이 깨끗하게 사용한 장난감과 책, 옷가지 등에 어린이집에

서 직접 키운 신선한 채소까지 더해져 정성이 담긴 기부 물품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아이들의 따뜻한 손길로 마련한 다양한 물품

들은 학부모를 비롯해 졸업생과 갈월감리교회 성도 및 지역 주민

들에게 판매되며, 바자회는 나누는 기쁨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갈월어린이집 심점숙 원장은 �아이들의 따뜻한 응원이 장기이식

을 기다리는 환아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학부모 운영위원회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며, �아이들도 바자회 수익금으

로 아픈 친구들을 돕는다는 말에 매우 뿌듯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갈월어린이집은 지난해 11월에도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수

익금 115만 6천 원을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본부에

기부한 바 있다.

7월, 전국 4개 교회에서 창립주일 기념 생명나눔예배

7월 한 달간 전국 4개 교회에서 창립주일을 기념해 생명나눔예배

를 드리며, 총 337명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지난 7월 7일, 서울 은평구 수색감리교회(김모세 담임목사)는 창 립 112주년을 맞아 생명나눔예배를 드렸다. 김모세 목사는 �우리

는 죽으면 한 줌의 재가 되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간다.�라며, �마 지막 순간 누군가에게 빛과 소망이 될 수 있는 장기기증 희망등록

에 동참해 달라.�라고 권면했고, 이에 161명의 성도가 장기기증을

약속했다. 수색감리교회는 2006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생

명나눔예배를 드리며 현재까지 총 249명의 성도가 생명나눔 사

역에 동역하고 있다.

이어 7월 21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명성제1교회(신광호 담임목사)

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생명나눔예배를 드렸다. 신광호 목사는 �천국에 갈 때 나의 일부를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생

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라며, �우리

모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여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기쁨

을 나누자.�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85명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광탄교회(최진우 담임목사)와 문래동 감리교회(최호찬 담임목사)도 창립주일을 맞이해 생명나눔예배를 드리며 거룩한 생명나눔의 빛을 밝혔다.

2024 원주나이트워크 챌린지

장기기증 캠페인

6월 29일 원주시 로아노크광장에서 열린

�2024 원주나이트워크 챌린지�에서 장기

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그 결과 25명이 장

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생명을 살리

는 숭고한 나눔에 동참했다.

제13회 포곡읍 경안천 창포축제

장기기증 캠페인

6월 10일 용인시 경안천 둔치에서 개최된

�제13회 포곡읍 경안천 창포축제�에서 장기

기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에 15명이 장기

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며 지역사회의 화

합을 이끌었다.

제1회 진주시장배 TCG대회

장기기증 캠페인

8월 3일 진주중앙지하상가에서 열린

�제1회 진주시장배 TCG대회�에서 장기 기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에 31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하며 생명나 눔의 감동을 이어갔다.

장기기증 설명회

7월 22일 광주시 장애인공동체 즐거운 집 회의실에서 장기기증 설명회를 진행 했다. 이에 12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생명나눔 운동에 희망의 불씨 를 밝혔다.

2024 메디엑스포 코리아 장기기증 캠페인 6월 21일부터 3일간 대구시 엑스코에 서 열린 �2024 메디엑스포 코리아�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142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 며 생명의 선순환을 이루는 건강한 의료 문화를 선도했다.

‧충남지부

대전사랑메세나 영화제 및 금산 K-인삼&글로벌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 장기기증 캠페인

7월 24일 �대전사랑메세나�가 주최한 영화 제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친 결과 12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이어서 7월 27일 �금산 K-인삼&글로벌 청소년 동아리 경 진대회�에서 11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 여하며 생명나눔 문화를 이끌었다.

부산‧울산지부

동아대학교 장기기증 캠페인 5월 21일부터 이틀간 동아대학교 승학 캠퍼스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이에 104명의 학생이 장기기증 희망등 록에 동참하며 뜨거운 생명나눔의 열기 를 이어갔다.

대한노인회 노인지도자대학

장기기증 설명회

7월 10일 부산시 대한노인회 노인지도자

대학에서 장기기증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에 18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

하며 웰다잉의 참 의미를 되새겼다.

제25회 장애인한바다축제

장기기증 캠페인

7월 26일 부산시 다대포해변공원 푸른

광장에서 개최된 �제25회 장애인한바다

축제�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이

에 105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

며 마음 따뜻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전북지부

제27회 어린이 큰잔치

장기기증 캠페인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군산월명체

육관에서 열린 �제27회 어린이 큰잔치�

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89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

참하며 생명나눔 운동의 모범이 됐다.

군산시보건소 치매예방행사 장기기증 캠페인

5월 31일 군산시 은파호수공원 물빛다 리 광장에서 열린 �군산시보건소 치매예 방행사�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이에 103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 약하며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나눔을 약속했다.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장기기증 캠페인 6월 6일 군산시 군경합동묘지에서 진행

된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장기기

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41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갔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지부 안내

경기지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165, 천사의도시 1차 611호 T. 031-782-4044 F. 031-782-4043

경인지부

인천 부평구 장제로 381번길 14, 베스트뷰 202호 T. 032-873-0101 F. 032-873-2525

강원지부 강원 원주시 시청로 89-16, 코아루허브 288 오피스텔 640호 T. 033-766-0440 F. 033-766-0449

강원·영동지부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 531-1 T. 033-641-0801 F. 033-647-0808

대전·충남지부

대전 유성구 반석로 7, 애니빌프라자 406호 T. 042-257-7567 F. 042-223-7567

충북지부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로수로1164번길 41-33, 동광모닝스카이 1702호 T. 043-285-4004 F. 043-283-9669

전북지부

전북 군산시 백릉안 5길 53 T. 063-461-1102 F. 063-461-1104

광주·전남지부

광주 북구 저불로 2, 로뎀빌딩 407호 T. 062-223-0123 F. 062-269-0224

대구·경북지부

대구 수성구 범어로 20길 119, 소울빌딩 3층 T. 053-762-0101 F. 053-622-1026

제주지부 K리그 장기기증 캠페인

부산·울산지부

부산 금정구 오시게로 22, 7층 T. 051-808-0131 F. 051-806-0132

경남지부

경남 진주시 범골로 60번길 26, 센텀타워 1동 304호 T. 055-755-0584 F. 055-755-0984

제주지부

제주 서귀포시 하신상로 174-3 T. 064-762-2114 F. 064-745-2113

제주 라파의 집

제주 서귀포시 하신상로 169 T. 064-767-1432 F. 064-767-1207

신청 대상 30대 이상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및 후원회원 *동반 5인까지 가능

신청 기간

2024.8.12.(월) ~ 2024.10.20.(일)

신청 방법 오른쪽 QR코드 스캔 또는 전화 신청

참여자 발표 2024.10.22.(화) *개별 안내

1. 나눔 특강 · 강사: 손봉호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명예교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 「약자 중심의 윤리」 등 · 주제: 이웃사랑을 위해 남기는 ‘사회적 유산’, 나는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2. 장기기증인 생명나눔 스토리

클래스 신청하기

2024. 11. 9.(토)

14시~17시 TCC

아트센터 우석홀

60명

3. 예풀뮤직 클래식 공연 2 회 차

남기고 싶은 이야기 - 날마다 행복

1. 웰다잉 교육

· 강사: 유경 사회복지사

죽음 준비 교육 전문 강사,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

저서: 「유경의 죽음 준비 학교」, 「마흔에서 아흔까지」 등

2. 웰다잉 체험

· 내용: 나의 사망기, 드라이플라워 방향제 만들기 등

3. 수료식 및 이벤트

*‘리본(Re-born)’은 삶의 마지막 순간 생명나눔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다시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리본 클래스 2회를 모두 참여한 분께는 별도의 수료증과 기념품을 드립니다.

*상기 프로그램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생명과 생명을 잇 는

리본 팔찌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다시 살아가는

기적을 선물하세요! 리본 팔찌 인증 이벤트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일상에서 리본 팔찌와 함께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본부 계정(@donororkr)을 태그해 주시면 매월 초 확인하여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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