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고 떠난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기억합니다” 뇌사 장기기증인 故 이금례 씨의 아들 고승민 씨 ‘아들아, 나는 여전히 살아있어.’ 오늘 이 순간에도 고승민 씨는 마음속에 울려 퍼지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큰 위로를 얻는다. 평생 베풀며 살아왔던 어머니께서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으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떠났기 LIFE 네버엔딩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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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향년 85세 고령에도 생명을 살린 어머니의 나눔은 고 씨 가족들에게 특별한 유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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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고 씨의 집에는 설 명절을 맞아 형제들
이날 오후, 가족들은 잠들어 있던 중 의식을 잃은 이
과 그 자녀, 손주들이 오랜만에 모여 이야기꽃이 피
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설상가상으로 구급
어올랐다. 올해 85세가 된 고 씨의 어머니 이금례 씨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이 씨에게 심정지가
는 세 아들 내외부터 증손주에 이르기까지 자손들의
찾아왔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기능은 되
세배를 받고, 평소처럼 가족들에게 따뜻한 덕담을 건
찾았지만, 병원에 도착한 이 씨는 여전히 의식이 없
넸다. 이어 가족들은 그동안 감사했던 일들을 한 명
었다. 이 씨의 병명은 뇌출혈. 고령이라 수술조차 힘
씩 돌아가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전하는
든 상황이라는 사실에 가족들은 큰 절망에 휩싸였다.
이야기에 한참을 귀기울이던 이 씨는 “코로나19 속
그리고 의료진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이 씨가
에서도 2년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할 수 있어 감사
뇌사 상태로 추정된다며 고 씨 가족에게 장기기증을
하다.”라며 자신이 느낀 마음을 전했다. 가족들과 따
권유했다.
뜻한 시간을 가진 이 씨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방
“어머니께서 우리 가족에게 늘 당부하신 이야기가 떠
에 들어갔고, 이내 잠이 들었다.
올랐어요. 절대 연명 치료는 하지 말고, 장기기증을
“갑자기 막냇동생이 소리를 질렀어요. 어머니가 숨을
하게 해 달라는 말씀이었죠.”
안 쉰다고 말이죠.”
사실 지난 2007년 고 씨 가족이 함께 다니고 있는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