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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휘는 김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이 불여우 같은 마누라 같으니. 그녀는 그를 구름 위로 띄워 놓았다가는 다시 땅 위로 내려놓으며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을 다시 맛보고 싶으냐고 묻고있었다. 그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 그의 허탈한 웃음에 미례가 의아해하며 손길을 잠시 멈추었다. "....싫어요?" 다시 그의 어깨를 만지며 미례가 물었다. "날 약올리는 군. 하지만 미례야,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너와 굳이 약속하지 않아도 난 내가 원하는 아들을 가질 수 있는데" "...아뇨. 그럴 수 없을 거예요." "어째서?" "다른 여인을 통해서라면 모를까 내게선 그럴 수 없을 거예요." "널 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거야, 지금?" 그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였다. 그는 그런 식의 좌절이나 타협을 원치 않았다. "그건 아녜요. 어차피 힘으로도 난 당신 상대가 안되잖아요." "그러면...?" ".......아이를 갖지 않는 법을 배웠어요." "뭐라구?" "....잠자릴 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구요." "누구에게서?"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건...말할 수 없어요." "새타니로군, 달리 누가 있겠어? 그 못된 노파 같으니 라구." 경휘가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잘도 미례에게 무기를 쥐어주는군. 그 못된 할망구 같으니. 참견할게 따로 있지, 이런 일에까지 끼어 들다니. "아녜요, 새타니가 아녜요, 휘." 미례가 그와 눈을 맞추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누구야? 새타니 말고 달리 누가 네게 그런 걸 가르쳐 준단 말야? 응? 누구야, 그 못된 것이?" 그의 얼굴이 울그락 붉으락 하니 변하고 있었다. 미례는 잠시 불안했으나 이내 웃음을 참으며 그를 피해 고개를 돌리고는 입술 을 깨물었다. "웃음이 나오나? 날 비웃는 거야, 미례?" 미례가 그의 화난 음성에 화들짝 놀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나 그에게 잡힌 눈가에 담긴 웃음기마저 숨길 수는 없었다. "잘도 웃음이 나와?" 그가 이를 갈며 으르렁거리듯 물었다. "...제발 요, 휘, 제발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무섭단 말예요." 미례가 정색을 하고는 애원하는 눈으로 그에게 다가가 그를 다시 의자에 앉도록 권했다. 마지못해 그가 의자에 앉았다. 미례가 다시 그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말해봐, 그런걸 가르쳐준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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