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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좀처럼 마을로는 나가지 않아요." "내 전화번호를 가르쳐 드릴게요…" 터로우는 연필을 꺼내 무언가 종잇조각이 없는가 주머니의 여기저기를 뒤졌다. 죠디는 핸드백에서 수첩을 꺼내어 뒷페이지를 열었다. "여기에 써요." 라고 가리켰다. "무엇인가 용무가 있으면, 무어라도 좋으니까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 여기로 연락해요." 터로우는 수첩을 되돌려 주었다. 죠디는 잠깐 동안 그가 쓴 번호를 보았다. "도움받을 필요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그것은 모르는 일이에요. 당신은 혼자서 그곳에 살고 있고― 벌 할아버지는 제외하고― 언젠가 틀림없이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을 거예요. 그때 내가 필요하게 되겠지요." "고마워요." 죠디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잘 기억해 두어요." 코너가 호텔로 돌아온 것은 여섯 시 조금 지나서였다. 죠디는 긴 의자에 푹신하게 앉아 거리를 걸을 때 산 책을 읽고 있었다. 그가 온 것을 보고, 죠디는 천천히 몸을 똑바로 가누었다. 그는 이상한 얼굴을 하고 물끄러미 그녀를 내려다보고 서 있었다. "당신은 어린 고양이 같은 동작을 하는군." 코너는 그렇게 말하며 눈살을 찌푸리며 급히 저쪽으로 가버렸다. 꽤 동작이 빨랐기 때문에 죠디는 상처를 받았다. "일은 잘되었나요?" 죠디는 긴 의자의 옆에 일어섰다. 왜 그는 저렇게 말한 후 인상을 찡그렸을까? 그것은 단지 놀리는 것뿐이었을까? "모든 것에 대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로 되었어요." 그의 검은 눈이, 죠디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방황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지냈나요?" "그라운드 거리 가게에 들려 투피스와 드레스를 샀어요. 그 후에 점심을 먹고 나서 공원에 갔어요." 터로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했지만 그만두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래요, 즐거운 하루였군요." "무척 즐거웠어요. 그렇지만 당신이 없어서 쓸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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