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00

Page 36

"방금 노래를 시작했는데, 벌써 휴식이에요?" 이사벨이 말을 걸어왔다. "곧 돌아올게. 그런데 일전엔 차 한잔 하자고 초대하고서 내 멋대로 취소해서 정말 미안해." "또 다른 기회에 함께 만나기로 하죠. 하지만 그 장소가 세이프하버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겠죠?" 이사벨은 킬킬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브로디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사벨은 분명 취해 있다. 제리가 억지로 마시게 했을 거야. 제리는 좀 지쳐 보인다. 다음 쇼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쉬려고 분장실로 막 가려는데, 뒤쪽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위스키소다의 손님은 역시 그였구나 … 드루가 손을 들었으므로 브로디는 그의 자리로 갔다. "왜 여기에 있죠?" 브로디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는 일단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다시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브로디의 쇼가 보고 싶어서." "골프 치러 갔던 게 아녜요?" "가긴 갔지만 반 라운드 돌고선 갑자기 여기로 오고 싶어지더군. 이상해?" "쇼를 봤으면 무슨 의견이 있을 텐데요?" "내 생각 따윈 듣고 싶지 않겠지." "아녜요. 저는 프로 가수예요. 무슨 말을 들어도 충격받진 않아요." "알았어. 그렇담 얘기하겠는데, 쇼는 시시하고 넌 나이트클럽 가수로는 맞지 않아." "절 생각해 주셔서 고마와요." 그녀는 맞받았다. "언제나 그렇지. 넌 이곳에 있으면 안 돼." 브로디는 피식 웃었다. "당신이 음악 전문가예요?" "아니, 하지만 어쨌든 쇼는 유치하기 짝이 없고 비평가가 볼 만한 것이 못돼. 확실히 네 목소리는 훌륭하지만 이곳 쇼에는 어울리질 않아." "지배인도 그랬어요. 여긴 카네기홀이 아니라구요. 하지만 신출내기인 제가 별안간에 그렇게 화려한 무대에 설 순 없잖아요?" "이곳을 나와 다른 데에 갈 때쯤엔 이미 네 목소리는 쓸모없게 될 거야." "하늘에 운을 맡기고 해보는 수밖에 없지요. 전 이제 가봐야 해요."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