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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THE MIJUCHOSUN E*NEWS

내세요!

힘 내세요!

FAITH MAKES ALL POSSIBLE

(히브리서 11:6)

임진왜란 영웅인 사명대사를 기리는 밀

양 표충사는 영남알프스 아홉 봉우리 중

두 봉우리와 국내에서 가장 큰 고원 억새

밭인 사자평을 이고 있다.

표충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황

산과 재약산의 위용은 적장 앞에서 한 치

의 허점도 보이지 않았던 사명대사의 드높

은 기상을 떠올린다.

◇‘선샤인’ 밀양의 3대 신비

사명대사의 비석인 표충비에 흐르는 땀,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 두드리면 종

소리가 나는 만어사 경석은 봄볕이 맑고

따사로운 밀양의 ‘3대 신비’이다.

흔히 ‘땀 흘리는 비석’ ‘한비’(汗碑)라고

불리는 표충비는 사명대사의 국난 극복 의

지를 기린 비석으로, 조선 영조 18년(1738)

에 건립됐다.

표충비는 나라에 큰 사건이나 위기가 발

생했을 때 비면에 물방울이 맺힌다.

사람들은 이를 비석이 흘리는 땀이라고

부르며, 겨레를 근심하는 사명대사의 영험

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 신성시하고 있다.

표충비가 땀을 흘린 사례는 기록된 것만 30차례 이상이다.

표충비가 있는 홍제사. 표충비.

기록에 의하면 표충비는 1894년 11월 19일 동학농민혁명 7일 전 3말 1되, 1910 년 7월 22일 국권피탈 17일 전 4말 6되, 1919년 2월27일 독립만세운동 3일 전 5말 7되의 땀을 흘렸다.

광복, 한국전쟁, 4·19혁명, 5·16 군사 쿠 데타 전에도 땀을 흘렸다는 기록이 있다. 천황산 중턱 해발 600m 지점에 있는 얼

음골은 한여름에 얼음이 얼고, 처서가 지 날 무렵부터 얼음이 녹는 이상기온 지대 이다.

무수한 돌밭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얼음 골은 전국 100대 명소로 꼽힐 만큼 관광객 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만어산 8부 능선에 있는 만어사 입구에 는 물고기 형상의 바위들이 정상을 향해 누워 있는데 두드리면 종소리, 쇳소리, 옥 소리가 난다. ⇬7면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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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 한국 장편이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하면서 충무로에 실망과 위기감이 감돌던 지난달 말, 뜻밖의 낭보 가 칸에서 날아왔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허가영 (29) 감독이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1등 상을 거머쥐 었다는 소식이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학생 영화를 상영 하는 칸영화제의 경쟁 부문이다. 2001년부

터 거의 매년 한국 작품이 초대장을 받았

으나 1등 상을 받은 것은 허 감독이 처음

이다. 645개 영화 학교에서 2천678명이 출

품한 작품을 제치고 심사위원단의 최종 선

택을 받았다.

라 시네프 수상자 자격으로 파리의 유서

깊은 극장 팡테온 시네마에서 ‘첫여름’을

상영하고 최근 귀국한 허 감독을 지난 11

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만났다.

“한국 장편이 이번에 초청받지 못해서

저 역시 속상했습니다. 아직 학생이지만,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심란

하고 불안하기도 했죠. 하지만 칸에서 만

난 사람 중에 ‘영화가 죽었다’고 말한 사람

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모두가 한국 영화

를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허 감독은 한국 영화계가 어려운 상황에

서 “저의 작은 영화로 기쁜 소식을 안고 돌

아갈 수 있어서 한국 영화인으로서 너무

뿌듯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허 감독의 KAFA 졸업 작품인 ‘첫여름’

은 콜라텍에서 춤추다 만난 연하의 남자친

구 학수(정인기 분)가 죽었다는 소식을 뒤

늦게 들은 영순(허진)을 주인공으로 한 작

품이다. 영순이 외손녀의 결혼식과 학수의

49재 중 한 곳에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칸영화제 측은 ‘첫여름’을 초청하며 “인

간성과 가까운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허 감독은 그

한 문장에 감격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허 감독은 시상식 때 심사위원장인 마렌

아데 감독이 “당신의 다음 작품이 너무 궁 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해준 것 역시 기억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학생 영화 부문 1 등상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

학생영화

“외할머니에게서 영감받아…취재차 콜라텍 갔다 ‘입뺀’ 당하기도”

에 남는다고 했다.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좋은

작품들 사이에 제 작품이 있다는 것만으

로도 감사했고 시상식에서도 즐기자는 마

음으로 있었죠. 그런데 제 이름이 호명된

거예요.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아데 감독님

의 말이 끝나고 나서야 ‘아, 내가 소감을 말

해야 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하하.”

무대에 선 그는 관객과 심사위원단 앞에

서 “인간과 소수자, 삶에 가장 가까운 이야

기를 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첫여름’에도 이런 그의 영화관이 듬뿍

배어 있다.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전형적인

할머니 모습과는 달리 자기 욕망에 솔직한

노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그

동안 ‘노인’을 얼마나 뭉뚱그려 이미지화했

는지를 깨닫게 한다.

주인공 영순은 허 감독이 외할머니에게

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릭터다. 몇 해 전

작고한 그의 외할머니 역시 “’할머니’ 하

혀 다른 사람”이었다고 한다. 허 감독은 10 대 때 외할머니와 단둘이

게 담아내 이들에게 위안도 주고 싶었다” 고 강조했다. ‘첫여름’은 허 감독의 외할머니에게서 출 발한 작품이지만,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 외에 대부분의 이야기는 허 감독이 만들 어낸 픽션이다. 부산의 콜라텍을 찾아다니 고 노인들을 만나며 시나리오의 디테일을 살렸다.

지 않았다. 특히 영순

알았다.

“할머니가 꺼낸 첫마디가 ‘내가 남자친구 가 있는데 지금 연락이 안 된다. 걱정으로

잠이 안 와 수면제를 먹고 잔다’였어요. 그

때 처음으로 그가 저의 외할머니도 아니고

엄마의 엄마도 아닌 한 명의 여자로 보였어 요. 노인에 관한 저의 인식이 완전히 뒤집힌

순간이죠. 그날 집으로 돌아오며 느꼈던 얼 얼한 감각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는 “성과 사랑은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이 영화로 말하고 싶었다”며 “노년 여성의 욕망을 적나라하고 솔직하

허 감독은 콜라텍에 처음 갔을 때 “나이 가 너무 어려 이른바 ‘입뺀’(유흥주점에서 손님의 출입을 거부하는 것)을 당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다 노인 관련 영화를 만들려고 한 다는 그의 말에 콜라텍 손님들은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보조출연자로 영 화에 출연하고 의상을 빌려주며 허 감독 을 도왔다. ‘대선배’인 배우들도 허 감독을 학생이 아닌 감독으로 대하며 존중과 배려를 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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