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juChosun_0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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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THE MIJUCHOSUN E*NEWS

서울대 규장각, 6월 ‘암행어사 박문수’ 고령박씨 고문헌 수탁

역대 최대 수탁자료…예산 부족에 본격 연구작업은 ‘아직’

“혹 주선해서 선혜청의 일 잘 아는 아

전을 초치해서 꼭 찾아내 주시길 바랍니

다. (중략) 일이 성사되면 그가 의당(마땅

히) 수십 량의 돈을 해당 아전에게 보은할 것입니다.”

14일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이 수탁 중인 ‘구당가 소장자료’를 보

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 다

산 정약용(1762∼1836)이 광산 박종유 (1789∼1848)에게 서신을 보내 부탁하는

대목이 나온다.

정약용은 서신에 “세선(稅船) 복호(復戶·

잡세를 면제해줌) 문제는 유상(留相·광주

유수)이 말하길 ‘선혜청 사례등록 절목’(宣 惠廳事例謄錄節目) 중에 관련 문구가 있으

면 의당 이전 관찰사의 처분에 따라 시행

하겠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아마 ‘충주 가흥창 조선 절목’ 중 에 (복호에 대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이 미 본전세(本田稅)를 운반하니까 이 절목

이 혹 호조(戶曹)에 있을 수도 있겠다”며 “

꼭 형이 상세히 해당 아전에게 언급해 기 꺼이 찾아내달라”고 당부했다.

요약하자면 조세 제도인 대동법을 집행

하는 관청인 선혜청의 실무자를 찾아가 세

금으로 거둔 쌀을 배로 운반하는 일을 하

는 조운선 선주가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 도록 법적 근거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다.

강진군청이 제작한

‘동네 법률상담사’였다

다산 정약용이 광산 박종유에게 보낸 간찰.

자이자 이웃이었다.

두물머리 실학박물관 근처에는 박종유 의 집터가 남아있는데, 이 집터 동쪽에 정

약용의 생가인 여유당(與猶堂)이 있었다

고 한다. 현재는 팔당호에 잠겨 있다.

정약용보다 27세 어린 박종유는 정약용

陵詩社)라는 이름의 문학 모임을 만들기 도 했다. 정약용이 박종유에게 보낸 서신은 박문 수의 후손인 고령박씨 진사공파 집안이 지

난 6월 13일 수탁 협약을 맺고 규장각에

맡긴 구당가 소장자료의 일부다. 박문수의

증조부인 구당 박장원(1612∼1671)을 시작

서신이 작성된 시기는 정약용이 18년간 의 유배를 마치고 고향인 두물머리(오늘날 경기 양평군)로 돌아온 이후다. 서신을 통해 정약용이 고향에서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법률 조언을 해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박종유는 조선시대 암행어사의 대명 사 격으로 현대인들에게 인식되는 박문수 (1691∼1756년)의 증손뻘로, 정약용의 제

석탑에 새긴 자물쇠·문고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된다

국가유산청, 보물 지정 예고…“조성 기록 명확·11세기 석탑 양식 확인”

부처의 가르침을 기리며 독특한 문양을

새긴 것으로 잘 알려진 포항 보경사 석탑

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3일 예고했다.

보경사 석탑은 높이가 약 4.6m에 이르

는 탑이다.

단층으로 된 기단 위에 탑의 몸돌인 탑

신석(塔身石)을 5층으로 올렸고, 지붕돌 역 할을 하는 옥개석(屋蓋石)을 뒀다. 탑 꼭대 기에는 사발 모양의 돌로 장식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

정된다.

사명대사 유정(惟政·1544∼1610)이 1588년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

山寶慶寺金堂塔記) 기록에 따르면 1023년

에 사찰에 탑이 없어 5층 탑을 만들었다

는 내용이 있다.

기록에는 푸른빛을 띤 응회암, 즉 청석( 靑石)으로 탑을 조성했다고 전한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석탑의 1층 탑신석 정면에는 문비형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

다. 문비형은 문틀이나 창틀에 끼워서 여

닫는 문이나 창의 한 짝을 형상화한 것이

다.

이런 문양은 석탑 내부에 사리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석탑과 승탑에서 시작돼 고려 때까

지 계승된 사리 신앙의 상징”이라며 “사리

를 섬기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

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석탑에서는 물이 탑의 몸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파둔 홈도 볼 수 있다.

1010년에 건립된 것으로 조성되는 보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등에서 확인되 는 형태로, 통일신라부터 11세기까지 이어 진 고려 전기 석탑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국가유산청은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

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

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

학술적으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 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를 거쳐 보경사 오층석탑을 보물로 지정 할 계획이다.

으로 11대 300여년에 걸쳐 만들어져 구당 가 소장자료로 불린다. 구당가 소장자료는 가서(家書·집안 사 람끼리 주고받은 편지), 시고(詩稿·시의 초 고), 병록(病錄·병의 증세를 적은 기록), 교 첩(敎牒·5품 이하 관리로 임명될 때 받는 임명장) 등 5천153종 8천547점으로 이뤄 졌다. 규장각이 수탁한 자료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고령박씨 집안 자료는 규장각 외에 성균 관대 존경각과 천안박물관에도 대량으로 소장돼 있다. 박종유의 외가인 평산신씨 집안 자료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돼 있어, 이들 자 료를 함께 검토하면 조선 후기 경화사족 (京華士族·수도권에 사는 사족)과 양반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과 탑신부에 새겨진 문 비형 및 자물쇠 문양, 상륜부와 기단부(위쪽 부터 차례로).

세계자연유산 ‘용암동굴 신비’ 화보 발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용천

동굴 등 용암동굴을 주제로 한 화보가 발

간됐다. 19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

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

암동굴계’를 화보로 담은 ‘어둠에서 빛으 로…14㎞의 여정’이 최근 나왔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2007년 한라산 과 성산일출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으로 등재된 지질학적 보물이다.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월정리 바

닷가까지 약 14㎞를 이동하면서 형성한 용

암동굴군 등이다. 용암동굴군에는 벵뒤굴, 웃산전굴, 북오

름굴, 대림굴, 김녕굴, 만장굴, 용천동굴, 당

처물동굴 등 8개 동굴이 포함됐다.

이번 화보에는 8개 동굴에서 촬영한

130여점의 사진이 수록됐다.

동굴 입구와 내부 경관, 미지형(작은 기

복이 있는 지형), 동굴 생성물, 동굴 내부 생태계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 제주도 용암동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거문오 름용암동굴계에 대한 설명과 용암동굴의 형성 과정, 동굴 내부의 대표적인 생성물 과 구조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비공개로 볼 수 없는 용암 동굴을 화보 를 통해 간접적으로나 체험할 수 있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릉이 최근 훼손된 사건과 관련해 국가유산청이 폐쇄 회로(CC)TV 추가 설치와 외곽 순찰 강화 등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유산청은 19일 궁궐과 조선왕릉에 서 경비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추가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불시침입에 대

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훼손된 선릉의 경

우 CCTV를 모니터하는 관리사무실과 왕 릉 간 거리가 다소 먼 점을 감안해 이달 중

으로 총 4곳의 외곽 담장에 동작감시 기

능과 경고음을 발송할 수 있는 인공지능

CCTV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선릉에

는 현재 21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또 범죄에 취약한 시간대 인 오전 2∼4시 외곽 순찰을 강화하고 위 험 지역의 보안등 조도를 높이는 등 선릉 과 정릉의 외곽 경비 강화 방안을 경찰 등

과 논의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훼손에 대해서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2시30 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 세 종대왕릉에 침입한 50대 여성 이모씨가 봉분에 주먹 하나 크기의 구멍을 파 훼 손했다.

선릉은 조선의 9대 왕인 성종과 그의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 윤씨가 묻힌 능으 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 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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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는 7개의 토호국이 뭉쳐 만들

어진 나라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다.

두바이와 달리 관광산업에는 크게 신

경 쓰지 않던 아부다비가 최근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관광 명 소들이 부쩍 늘어나며 관광·레저의 중심

지가 되고 있다.

거친 사막 사파리 등 모험적 요소에다 럭셔리의 끝판왕인 8성급 호텔과 아부다

비 루브르 등 문화적 요소까지 가미되면 서 아부다비의 매력은 그 끝을 알 수 없 게 한다.

◇사막 한가운데서 ‘다카르 랠리’ 느낌

을 맛보다

하얀색 도요타 랜드크루저가 모래 언 덕을 붕 날았다 떨어지며 미끄러진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 45도 각도는 되

는 듯했다. 탑승한 사람들의 괴성이 차량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프랑스의 모험가 티에르 사빈이 만든 ‘

다카르 랠리’에 참가한 느낌이었다. 촬영

을 위해 차창을 열었더니 모래가 사정없

이 들어온다.

서둘러 창문을 닫았다. ‘사막 사파

리’(Desert Safari) 경험이었다.

동물들을 관찰하는 아프리카 사파리

와는 사뭇 다르다.

사륜구동 차량 하나에 의존해 사막 한

가운데로 들어가 광활하고 거친 대자연

을 오롯이 즐긴다.

랜드크루저 차량 바퀴가 사막의 모래

에 빠지지 않는 것은 사막 초입에서 바람

을 빼기 때문이다.

바람이 적당하게 빠진 차량은 접지력

이 좋아져 모래에 빠지지 않고 마음 놓고

'분노의 질주'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날 방문한 곳은 아부다비시에서

80km 떨어진 알카팀 사막이다.

아부다비와 알아인 사이에 있으며, 오 프로드 라이딩에 최적의 장소 가운데 하 나다.

차량에는 대여섯명의 인원이 타게 되는 데 조수석이 가장 짜릿하다.

차량 운전자가 높다란 사구 위로 차를

몰고 올라가더니 곧장 아래로 차를 곤두

박질치게 했다.

마치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더니 다시 위로 솟구쳐 또 다른 언

덕을 향한다.

20여분가량 진행된다던 사막 사파리

코스는 40여분 넘게 이어졌다.

승객의 환호성이 높아질수록 운전자는

더 신이 나서 운전하고 모험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사막 한가운데서 나를 마주치다

청마 유치환은 시 ‘생명의 서’에서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

라비아의 사막으로 가자’고 노래했다.

보이는 것은 하늘과 모래벌판뿐인 광활

한 사막. 누구나 시처럼 마음만 먹으면 그

런 사막으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

고함을 지르다 목소리가 쉴 때쯤 되자

사막 한가운데 잠시 멈춘 뒤 풍경을 감상 할 시간을 준다. 차 밖으로 내렸더니 모래 가 너무나 곱다.

잠시였지만, 보이는 것은 지평선뿐인

사막에 서니 묘한 느낌이 든다.

그야말로 사막 한가운데 홀로 뚝 떨어 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다른 차들과 승객들이 있었지만, 고립감은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혹시 조 난이라도 당한다면 살아 나갈 수 있을까’ 등등 별생각이 다 들었다.

맨발로 사막의 모래를 느껴보는 사람 들도 있었고, 기념 촬영에 전념하는 사 람도 있었다.

이어 들른 낙타 농장은 귀여운 낙타들

이 사막 한가운데 모여있는

내륙과 아프리카까지 사 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아랍인들을 베 두인이라고 한다.

◇사막 한복판에서 펼쳐진 베두인 연 회 베두인 캠프에서는 피부에 천연 도료 인 헤나로 아랍 전통 문양을 새기는 타투 도 경험해볼 수 있다. 원한다면 베두인 전통 의상 체험도 가 능하다.

사막 사파리 최적의 시기는 원래 우리 나라의 겨울에 해당하는 11∼3월 사이 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한여름이어서 무척이나 무더웠다. 베두인 천막 내부는 더 더웠다. ⇬7면으로 이어집니다

내세요!

힘 내세요!

FAITH MAKES ALL POSSIBLE

(히브리서 11:6)

“사실 이번 작품에서 저는 액션 연기가

없어서 속으로는 ‘이번엔 조금 편한가?’ 싶

었는데, 막상 다른 배우들이 찍은 액션 장

면을 보니까 너무 부러웠어요.”(김선호)

“몸으로 보여주는 액션 장면은 시선을 그쪽으로 돌릴 수 있는데, 저희는 맨날 둘

이 앉아서 촬영해야 하니까요. 사실 그게

오히려 더 힘들거든요.”(김강우)

최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

폭군’은 파괴력이 극도로 과장된 액션 장면

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모든 주연배우

가 액션 연기를 한 것은 아니다.

서로 대립하며 이야기에 당위성을 부여

하는 ‘최 국장’ 역할의 김선호와 ‘폴’ 역할

남긴 김선호는 ‘귀공자’에서 거친 액션 연

기를 선보였고, 이번 작품에선 냉정하고

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최 국장의 감정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김선호는 “사실 끝까지 사태를 지켜보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인물을 연기해본 게 이

번이 처음”이라며 “첫 시도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최 국장은 프로젝트 성과를 빼앗으려는

한미 정보기관 간부로 호흡…긴장감 불어넣고 배경 해설 김선호 “3개월 흡연 연습”…김강우 “영어 대사에 압박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배우 김선호와 김강우.

의 김강우를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

에서 만나 뒷이야기를 들었다.

‘폭군’은 인간의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연구 ‘폭군 프로젝트’를 이끄는 국가정보원

최 국장(김선호)과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노리는 미국 정보기관 담당자 폴(김강우)

의 대립을 다룬다.

프로젝트의 샘플을 손에 쥔 채자경(조 윤수)과 그의 뒤를 쫓는 암살자 임상(차승 원)이 액션을 담당한다면, 최 국장과 폴은 극의 서사를 전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스타트업’(2020)과 ‘갯마을 차차 차’(2021)에서 로맨스 연기로 강한 인상을

폴과 수시로 신경전을 벌이는데, 최 국장

이 폴에게 취조당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이 장면에서 김선호는 “왜 너

희는 다 해도 되는데 우리는 핵도 안 되고

이것(인체 강화 프로젝트)도 안 되는 거냐”

고 따져 묻는다.

김선호는 “이 장면은 감정을 터뜨리는

버전과 감정을 갈무리해서 말하는 버전,

완전히 톤을 낮춘 버전 세 가지를 준비해 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초췌한 최 국장이 되기 위해 김선호는

체중을 7㎏ 줄였다고 한다. 비흡연자인 김

선호는 최 국장이 애연가라는 설정에 맞춰

3개월 동안 담배 피우는 장면을 연습했고,

초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눈을 비벼

가며 연기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김선호는 대사뿐 아

니라 표정으로 최 국장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했다. 그는 “손의 떨림이라든지 앉은

자’ 역시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고, 극 중 김선호와 대립한다는 점에서 공통

점이 있다. 연달아 공통점이 많은 인물을 연기한 점 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지 묻자, 김강우는 “사실 두 역할이 비슷하다고 느끼지는 않 아서 그 부분 때문에 망설이진 않았고 다 만 ‘폭군’의 폴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 해야 하는 고민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작품이다 보 니까 외국인들이 보기에 영어를 너무 못하 면 창피할 것 같아서 엄청난 압박을 느꼈 다”며 “연습 외에는 다른 방법이

자세라든지 ‘침묵의 무게’를 드러낼 수 있

는 표현을 신경 썼다”며 “침묵할 때도 눈썹

이나 눈빛 하나하나가 대사라는 걸 이번

작품에서 배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강우는 최 국장의 대척점에 선 폴 역

할을 맡아 선이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폴

은 인체 강화 프로젝트의 성과를 빼앗으려

는 미국 정보기관의 간부라는 설정이다.

김강우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귀공자’에

서도 악역인 한 이사 역할을 맡았다. ‘귀공

고 대답했다.

김강우는 “폴은 자칫 허공에 붕 떠 있는

듯 비현실적인 인물로 여겨질 수 있어서 어

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 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의 설명처럼 폴은 한국계이면서도 미국 정보기관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로 한국어만큼이나 영어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영어 대사에 대해 김강우는 “글로벌

장면이 많다. 김강우 는 폴이 해설자로서 기능도 수행하는 점 을 고려해 대사를 소화하는 박자에 신경 썼다고 한다. 그는 “일부 장면은 대사를 거의 1.5 배 속에 가깝게 했다”며 “대사만 2분 가까이 되는 장면인데, 평소 속도로 말했다면 4분 으로 늘어나고 긴장감이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러 부담 때문인지 김강우는 “차 라리 액션 장면을 찍는 게 편하겠다, 치고 받고 싸우는 게 오히려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부담감 속에서도 ‘귀공자’에서 합을 맞췄던 김선호와 어려운 말싸움 장면 을 촬영하면서 서로 동병상련을 느끼고 의 지했다고 한다. “부담이 있긴 했지만, 서로 ‘이번에는 피 범벅은 안 되니까’ 하고 위로하면서 찍었어 요. 서로 ‘앉아서 촬영하면 좋지 뭐’, ‘이번 촬영은 몸이 편해서 불안해요’ 하면서요.”

길어지는 넷플릭스의 부진…‘오징어게임2’ 구원투수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1위

기업인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가 연이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이용자 규모가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2월 공개될 ‘오징

어 게임’ 시즌2 등 기대작들이 분위기를 반

전시킬지 관심을 모은다.

18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8월 5∼11일)까지 넷플릭스 한국 오

리지널 시리즈가 세계 시청 수(Views) 주

간 1위를 기록한 것은 총 일곱 차례다.

‘기생수:더 그레이’가 두 차례 1위를 차지

했고, ‘선산’과 ‘살인자ㅇ난감’, ‘피지컬:100’

시즌2, ‘더 에이트 쇼’, ‘하이라키’가 각각 한

주씩 1위에 올랐다.

2021년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오징어

게임’ 시즌1, 2022년 5주 연속 1위에 오른

‘지금 우리 학교는’, 2022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다섯 차례 주간 1위를 차지한 ‘더

글로리’의 뒤를 잇는 흥행작은 나오지 않

고 있다.

화제성 면에서도 최근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매주 화제성 순위를 발표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한 차례

도 주간 화제성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 같은 부진은 최근 넷플릭스의 이용

자 수가 감소한 것과 무관치 않다. 오리지

널 콘텐츠는 자사 플랫폼에만 공개한다는

점에서 구독자 확보와 유지에 중요한 역할

을 하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

덱스가 OTT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를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는 6월 말 기

준 1천96만명으로 작년 12월 1천306만명

이었던 것에 비해 16%가량 줄었다.

올해 상반기 화제가 된 tvN 드라마 ‘선

재 업고 튀어’의 최종회가 공개된 5월 28일

이 드라마를 독점 스트리밍했던 티빙의 일

간 시청 시간(모바일 앱 기준)은 250만시

간으로 같은 날 넷플릭스의 241만시간을

뛰어넘었다.

임정수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올해

OTT 트렌드’에 기고한 글에서 “구독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일반적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독점적일수록, 미공개 작품일수

록 유리하다”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넷

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해온 것”

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진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지목된다. 먼저 시각

효과나 장르적인 쾌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중요한 서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

다. 예를 들어 ‘닭강정’, ‘경성크리처’ 시즌1, ‘스위트홈’ 시즌3 등은 유명 배우를 앞세우

거나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한 화려한

시각 효과를 동원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이 작품들은 서사가 아쉽다

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범죄 스릴러나 괴수물(크리처물) 등 특

정 장르물에 편중돼 있어 시청자들이 점점

식상함을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는

“2021년 ‘오징어게임’을 중심으로 넷플릭 스의 한국 시리즈는 범죄 스릴러 장르가 큰 호응을 얻었는데, 범죄 스릴러물의 경쟁 력은

대한 시청자들의 니즈(요구)가 전보 다 낮아졌고, 그런 장르물에 시청자가 이

미 익숙해져 2021∼2022년에 넷플릭스가

줬던 새롭고 놀라운 느낌을 넘어서기 어려

워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화제작들을 살펴보면 ‘눈물의 여 왕’,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

등 일상적인 배경의 드라마가 대부분이었 다. 올해 범죄 스릴러로 큰 성공을 거둔 드

라마는 SBS ‘커넥션’이 유일하다.

다만 넷플릭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

대작이 여럿 있는 만큼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것은 올해 12월 26

주지훈·정유미 ‘사랑은~’ 출연 올

일 공개 예정인 ‘오징어 게임’ 시즌2다. 역 대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 가운데 최고 흥행 성적을 낸 시즌1의 기록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그동안 넷플릭스가 자주 제작해온 범죄 스릴러 또는 서스펜스, 액션 등 장르물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3일 김윤석, 이정 은, 윤계상, 고민시가 주연인 범죄 스릴러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공개되 고, 9월엔 박서준과 한소희 주연의 ‘경성 크리처’ 시즌2가 공개된다. ‘지옥’ 시즌2, ‘ 트렁크’ 등은 아직 공개 일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로맨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예정 돼 있다. 우도환과 이유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미스터 플랑크톤’은 올해 초 촬영을 마쳤고, 첫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코미디언들 의 웃음 배틀 ‘코미디 리벤지’, 스포츠 서바 이벌 ‘최강럭비’ 등이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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