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juChosun_030524

Page 1

전자신문

THE US CHOSUN E * NEWS

B3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전면광고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청룡의 해 전북 부안 내소사에서 청룡을

마주쳤다. 입을 쩍 벌린 용 한 마리가 똬

리를 틀고 있는 내소사 동종(銅鍾·구리로

만든 종)의 아름다움과 완성도는 전율마저

일으키게 한다.

내소사 템플스테이에는 특별함이 있다.

새벽 4시 모두가 잠든 시간 일어나 예불에

참여하면 온몸이 후끈해진다. 개암사를 들 러 차 한 잔 마시고 나면 마음마저 가뿐해 진다. 곰소 염전과 젓갈 등 부안지역의 관 광 요소는 덤이다.

◇청룡의 용트림 인상적인 내소사 동종

내소사를 수년 만에 다시 찾게 된 것은

고려 동종 때문이었다.

고려 후기 불교계를 대표하는 유산으로 손꼽히는 동종이 최근 국보로 지정되면서 주목받았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됐던 높이 104.8㎝, 입지름(원통 모양으로 된 물건의 지름) 67.2㎝인 종은 이번에 그 가치를 인 정받아 국보로 승격됐다. 이 동종이 때마 침 청룡의 해를 맞아 고려의 예술혼이 깃 든 대표적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동색 영롱한 동종은 꼭대기의 용 모양 걸이(용뉴)가 핵심이다. 극히 제조하기 힘 든 세밀한 터치가 과연 1천년 전 우리 조상 의 솜씨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랍다.

내소사 동종은 13세기 최고의 금속 공 예장인이 정교하게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종을 칠 때 망치가 늘 닿는 자리인 당좌 (撞座)는 보통 2곳인데 내소사 동종은 4 곳으로 늘었다”면서 “13세기 최고의 금속 공예장인이 정교하게 완성했다”고 설명했 다. 그는 용뉴를 비롯한 대부분 조각이 파 손된 곳 없이 잘 보존돼 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최 청장의 말을 듣고 용뉴를 살펴보니 구부러지거나 깨진 부분 하나 없이 잘 보 존돼 있다. 당초 동종은 ‘청림사’라는 절에 봉안됐다가 1850년 내소사로 옮겨진 것으

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안전한 보관을 위

해 수장고에 따로 보관돼 있으며, 개인 관 람객에게 곧 공개될 예정이다.

◇내소사 템플스테이

내친김에 내소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 험해 보기로 했다. 관건은 새벽 4시 예불이 다. 알루미늄 섀시 문과 전통 한지로 만든 나무 덧문을 닫고 나오니 한기가 음습했다.

대웅전으로 가는 스님과 템플스테이 객들

의 모습이 보였다. 좀 있다 예불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새벽을 깨웠다. 이윽고 스님들이 한두 명씩 모여들고 있었다. 내소사의 새벽은 열기로 후끈했다. 아침 공양은 대웅전 오른쪽의 작

은 건물에서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과 스님들의 식사 장소는 팻말로 구분이 돼 있지만, 주 지 스님과 템플스테이 손님이 한자리에 앉 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침 공양이 끝나 면 자신의 접시와 국그릇은 깨끗이 씻어 놓아야 한다.

◇‘용의 보호를 받는 듯’ 아름다운 개암사 개암사 바로 뒤에는 병풍처럼 바위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아래는 운무가 내려 앉았다. 때마침 비가 내려 운치가 더했다. 대웅전 왼편에 있는 작은 차방으로 들어 섰더니 개암사 주지인 종고스님이 선문답 을 건넨다. 종고스님은 “한결같은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인간이 한결같 기가 참 힘들다”면서 “들어오는 호흡은 어 디서 왔는지 나가는 숨은 어디로 가는지를 하루에 5분 정도만 명상하면 한결같은 삶

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 그런 게 쌓이면 정말 필요할 때 쓰일 것이 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지혜라고

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 듯 모를 듯 한 이야기다. 하긴 누구

나 탁 무릎 칠만한 얘기라면 선문답이라

고 하겠는가. 대웅전 위 닫집에는 용 여러 마리가 부 처를 지키고 있는 조각이 보였다. 색이 바 랜 용 여러 마리가 부처를 향하고 있는 모

습은 마치 수호신처럼 보였다. 불상을 향해

오는 어떤 불경스러운 것들도 물리칠 듯한

기개가 보인다. 부처의 모습도 특징적이었다. 임란 이후

불타버린 절을 복원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력 있는 기술자들이 전국 유수의 사찰로 불려 다니며 불상을 다시 만들었는데 개임 사 불상은 그런 불상이라는 것이다.

솔섬 내변산은 갈 때마다 주단(綢緞)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가장 필자 가 아끼는 산책길 가운데 하나다. 최상의 품질을 가진 비단을 주단이라고 하는데, 내변산이 그런 느낌이다. 가는 길이 일단 험하지 않다. 산책하듯 이 언덕길을 몇 번 오르내리면 아름다운 직소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가는 길에 호수를 만날 수 있는데 호수 는 바람이 크게 불지 않으면 마치 거울처 럼 주변 풍광을 반사해준다. 야트막한 언 덕길을 올라가면 그래도 제법 숨이 차다. 언덕 위로 올라간 순간 왼편으로 폭포 2 개가 한꺼번에 보인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제법 된다.

◇주단 같은 내변산과 석양 명소 부안

내변산에서 나오는데 뒤를 돌아보니 거 울에 비친 듯한 산의 풍경이 드러났다. 마 침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그 모습을 넣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부안에는 갈 곳 볼 곳이 참 많다. 변산면 수락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솔섬은 약 8천 만 년 전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 다. 섬 대부분이 화산쇄설암의 일종인 구 상암으로 이뤄졌고, 정상부에는 곰솔 군락 이 있는데 곰솔을 배경으로 한 낙조 장면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군은 이곳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에 탐방로를 개설했다. 탐방로에 는 밀물에도 풍경을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 도록 데크와 망원경 등이 설치됐다. 솔섬은 부안 변산 마실길 한가운데 있 다. 변산 마실길은 바다를 끼고 송림과 대 나무 등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운 길이 다. 마실은 ‘마을’을 뜻하는 사투리다. 여유 가 있는 사람들은 변산마실길 투어를 따 로 즐겨도 좋다.

B7 2024년 3월 7일 목요일

힘 내세요!

힘 내세요!

FAITH MAKES ALL POSSIBLE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

(히브리서 11:6)

믿음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B8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전면광고
SPONSORED BY K.H.PARK

미주조선 특집 www.mijuchosun.com

‘패스트

The US Chosun

2024년 3월 7일 목요일

라이브즈’ 셀린 송 “로맨스 아닌 미스터리”

6일 개봉한 한국계 캐나다 영화감독 셀

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국 뉴욕의

분위기 좋은 술집에서 한 여자와 두 남자

가 대화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는 나영(그레타

리 분)과 그의 남편 아서(존 마가로), 나영

의 초등학교 시절 친구로 24년 만에 그를

만나러 뉴욕에 온 해성(유태오)이다.

“어느 날 밤 뉴욕의 한 술집이었어요. 한

국에서 놀러 온 어린 시절 친구와 미국인

남편 사이에서 제가 통역하고 있었죠. 우

리 셋은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뭔가 특별

한 일이 벌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문득 ‘내

가 나의 과거, 현재, 미래와 술을 마시고 있

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감 정이 남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 죠.”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 즈’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렇게 답 했다. 송 감독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 을 방문 중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캐 나다로 이민을 가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 하다가 이 영화로 감독에 데뷔했다.

나영과 해성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로맨스물은 아니라는 게 송 감독 의 설명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스터리 영화예 요. 첫 장면에서 ‘세 사람은 서로에게 무엇 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는데, 대답 자체 가 미스터리거든요. ‘인연’이란 말밖엔 생 각할 수 없으니까요.”

송 감독의 말처럼 ‘패스트 라이브즈’는 인연이라는 말을 끌어들여 인생의 신비를 포착한다.

한국인에게 인연은 친숙한 개념이고, 어 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송 감독도 마찬가 지다. 그러나 외국인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영화에선 나영이 아서에게 인 연의 뜻을 설명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인연이란 단어가 뭔지 알려주는 영화기도 해요. 어디에 사 는 누구든지 이 세상을 살아봤고, 나이를 먹었고, 살다가 지나쳐버린 게 있다면 인연 이란 말의 느낌을 알 수 있어요. 단어가 없 을 뿐이지, 이탈리아든 어디든 다 이해하 더라고요.”

‘패스트 라이브즈’가 로맨스물이 아니라 고 하더라도 사랑이란 말을 빼놓고 설명하 긴 어렵다.

송 감독은 이 작품이 사랑에 관한 이야 기이기도 하다며 “사랑과 연애는 다르다.

연애라고 하면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됐다

가 결혼도 하는 그런 이야기지만, 사랑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 우연히 말을 섞는

순간에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송 감독은 극작가로 활동할 때도 이민 자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에 녹여냈다.

한국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엔들링

스’가 대표적이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선

나영을 통해 정체성의 주제가 다뤄진다.

“(넓은 의미의)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이

민자의 이야기는 이제 보편성을 얻은 것

같아요. 국적이나 언어를 바꾸지 않더라도

이사를 하거나 다른 도시로 옮기고, 그렇 게 인생이 바뀌곤 하잖아요?”

송 감독이 영화감독이 된 건 ‘패스트 라

이브즈’의 이야기가 연극보다는 영화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과 공간이 중요한 이야기라

36세 신인으로 아카데미 입성 “인연이 뭔지 알려주는 영화 유태오, 아이 느낌에 캐스팅 앞으로도 영화 계속할 것”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서울과 뉴욕의 빛과 소리가 다른 걸 보여줘야 했고, 어린 아이와 어른이 한 얼굴에 교차해야 했다” 고 말했다.

유태오를 캐스팅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송 감독은 “유태오 배우는 어린아이와 어 른이 함께 있는 느낌이다. (처음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라며 웃는데, 진짜 어린아

이 같았다”며 웃었다. ‘패스트 라이브즈’엔 가수 장기하가 해 성의 친구 역으로 깜짝 출연한다. 장기하

도 해성 역의 오디션에 참여했고, 그 인연

▲ 셀린 송 감독.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한 장면.

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음 달 열리는 제 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 본상에 노미네이트돼 있다. 올해 36세 신 인인 송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런이나 마틴 스코세이지 같은 세계적인 거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송 감독은 한석규·최민식·송강호 주연 의 ‘넘버 3’(1997)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버지가 걸 어간 길에 들어선 셈이다. 송 감독에게 영화를 계속할지, 극작가로 돌아갈지 물어봤다. “지금은 영화에 푹 빠져 있어요. 아무래 도 영화를 계속하고 싶을 것 같아요. ‘패 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하면서 너무 재밌었 거든요.”

씨엘, K팝 가수 최초 패션 시상식 ‘LVMH 프라이즈’ 심사위원

가수 씨엘(CL)이 K팝 가수로는 처음으 로 세계 최대 패션 시상식 ‘2024 LVMH 프라이즈’(2024 LVMH Prize 포스터)의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고 소속 레이블 베리체리가 29일 밝혔다.

‘LVMH 프라이즈’는 루이뷔통 등의 브 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패션 그룹 LVMH 가 주관하는 패션 시상식이다. 미래를 이

끌어갈 젊고 창의적인 디자이너를 발굴

하고 후원하고자 제정됐다.

‘LVMH 프라이즈’ 측은 전날 오후 공 식 SNS를 통해 “올해 준결승에 새로운 전문가 중 한명이 될 씨엘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퍼포머이자 K팝 아이 돌, 뮤지션, 작곡가인 씨엘은 수년간 국경 을 넘나들며 성공적으로 활동한 세계적

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라고 밝혔다. 씨엘은 지난 2009년 걸그룹 투애니원 으로 데뷔할 당시부터 독특하고 개성 강 한 모습으로 음악 외에 패션으로도 주 목받았다. 베리체리는 “씨엘은 현재 다양한 국가 의 아티스트와 교류를 이어가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703-256-620 4
D3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전면광고
D5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전면광고
D8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전면광고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