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토요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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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헤븐 김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내가 변했다! 아니 내가 바뀌었다!!” 변

한 것은 그동안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적재적소에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

지만 내가 바뀌었다는 것은 정말 오랜만

에 느껴보는, 어떤 희열과도 같은 기분을

끌고 왔다. 변한 것과 바뀐 것은 미묘한 차

이라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 둘의 차이

는 극명하게 나눠진다. 이미 오래전에 내

가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당연한 것

으로 여기었고, 되레 당연히 여기는 내 나

름의 수긍이 놀라울 만큼 자연스러워서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불과 두어 시간

전의 내 모습을 되돌아볼 때 변했다기보

다 나도 모르게 “내가 바뀌었어! 내가!” 감 탄인지 탄성인지 모를 혼잣말을 나지막이

반복적으로 뱉어 내기만 했다. 신선한 충

격의 여운은 쏟아지는 비에도 전이되었는

지 밴쿠버에 사는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

는 굵고 강한 빗줄기가 힘차게 유리창에

내리꽂히는 것이었다. 마치 엄청난 크기

의 파편과 소리의 위력에 놀란 적이 있던 갈매기의 배변처럼 운전대 너머로 빗방울

은 눈물과 섞여 옆으로 퍼지고 있었다. ‘감

사할 조건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만

더욱 감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말처

럼 내가 바뀌었다는 자각은 새로운 감사

로 이어졌고 불과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조금 전의 일에서 비롯되었다.

지난밤부터 조용히 내리던 비는 아침 해의 낯을 가리면서 빗줄기는 더욱 굵어

졌다. 한국의 장맛비처럼 거세게 달려드

는 기세는 지난 며칠 동안 고개 들던 봄

기운마저 숨죽이게 하고 자리 내준 겨울

을 불러왔는지 허연 입김이 허공을 가르

는 아침에 나는 서둘러 다운타운으로 향 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이스트 헤이스팅

스트리트 (East Hastings St.)에서 노숙인 들에게 점심 대접하는 갈렙 선교사님을

오래된 생각 감사는 늘 새롭다!

도와 나는 러브 밴쿠버의 일원으로 참석

했다. 몇 년 전에 처음 그곳에 참여했을 때

는 종이 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는 일을 했

다. 그런데 갈렙 선교사님의 권유로 노숙

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전단지와

중보기도를 원하는 노숙인들의 기도 제목

을 적는, 역할 분담이 바뀌었다. 그러다 보

니 음식이 놓인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노

숙인이 들고 있는 접시에 음식을 담아 줄

때와 달리 이야기를 들으려면 내 귀를 그

들의 얼굴에 가까이 대어야 했다. 약에 취

해 흔들리며 굽어지는 등과 고개를 떨군

그들의 말소리를 듣는 것은 생각보다 어

려웠고 내가 마스크를 끼고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내뿜는 독특한 체취는

마스크를 끼고 있다 한들 그 냄새를 도저

히 막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마스크 안에

향수를 뿌리고 갈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향수 냄새로 울렁거리고 어지러워서 이래

저래 생각지 못한 냄새와 전쟁하게 되었 다. 날이 춥거나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콧물을 흘리는 노숙인이 많은데 맑

고 투명한 콧물보다 누렇고 걸쭉한 콧물

을 흘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더욱이 구

부러진 몸에 떨궈진 얼굴이 받아 든 음식

접시에 닿을 듯하고 때론 음식에 콧물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솔직히

더러워서 외면하면서도 내 목소리는 가식

적으로 부드럽고 친절하게 맛있게 먹으라

며 그들의 호주머니 안에 교회에서 받아 온 전단지를 슬쩍 넣어주었다. 차마 낯을

찡그릴 수는 없으니까 가식적인 미소라도

지으며 “Jesus loves you!”라고 친절한 척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덤으로 지었다. 매주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김주영 장로

님과 함께 러브 밴쿠버 행사 때마다 시간 되는 대로 참여하다 보니 나를 알아보는 단골도 생기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낯이 조금은 익숙해졌

다. 그러는 사이 거짓으로 짓던

윤미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뭘 잘 못 버리겠어 타국살이 공간이 얼마나 된다고

서랍도 옷장도 과거로 꽉 찼어

그러니 사람도 못 끊어내

저도 해 지면 외롭겠지 싶어서

허구한 날 비 내리는 이 타향에서

돌아가고 싶은데 겹겹이 접은 마음

바람에 널어 넣고 숲에도 걸어놓고 반짝이는 강물에도 바다에도 데려가지

모천으로 가는 길 팔천 킬로미터

연어처럼 거슬러

하셨다는 것을, 나를 바꿔 주신 주 님의 사랑을 깨달으니, 감사는 눈물로 화 답한다. 문득 마태복음 5장 7절이 떠올랐 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 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라는 말씀 이다. 성경에서 팔복의 다섯 번째 복인 긍 휼은 그냥 감정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오 는 행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긍휼은 인간

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성품이 아

닌 하나님의 성품이며 예수님의 성품이고

또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성령 하나님, 즉 삼위일체 하나님의 성품이다.

*전문은 www.vanchosun.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밴쿠버 문학 (사)한국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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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부동산 대책 ‘수요 억제’ 효과 있나

어렵게 할 것인가, 보유를 어렵게 할

대책의 구조를 다시 보자. 주 택 담보 대출 총액을 6억원으로 제 한한다는 것은 고가 주택 구매자들 이 일정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억제 정책은 단일한 형태가

아니다. 크게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 은 두 갈래로 구분된다. 첫째는 시장

진입 자체를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는 곧 접근성을 낮추는

정책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거나( 주택담보인정비율·총부채원리금상

환비율 규제 강화 등) 처음부터 주택

을 살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는 방식

이다. 6·27 대책은 바로 이 범주에 속 한다. 대출 총량을 제한해 주택에 접

근하려는 수요 자체를 막는 것이다.

둘째는 시장 진입은 허용하되, 보유

하거나 이용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는 보

유세 인상 또는 차등적 금융 비용 부

과 등의 수단으로 실현된다. 쉽게 말

해, 들어오되 ‘가볍게’ 머물 수 없도록

만드는 구조다. 이 경우, 단기 투기성

수요는 줄고 실거주 또는 장기 투자

목적 수요만이 남는다. 시장 내 참여

자를 거르고 기대 심리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다. 결국 핵심은 다음과 같다. 진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현 재 33평대 아파트 서울 평균 및 중위 거래 가격이 13억~14억원 선임을 볼 때, 이번 조치는 평균(혹은 중위값) 이상의 많은 주택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정책의 의도는 명확하다. 고가 주 택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면 시 장 전체의 수요가 둔화되고, 이로 인 해 가격 상승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 는 가정이다. 그러나 이 접근에는 명 백한 한계가 있다. 과거의 사례들이 증명하듯, 접근성만을 제한하는 정 책은 시장의 가격 기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돈을 가진 자들은 여전

히 현금을 동원할 수 있고 대출 우회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금 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힘든 중산

층과 서민이 고소득층보다 더 큰 어 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 접근성 제한 정책은 모든 계 층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 부담은

중산층과 서민층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고소득층은 자산 여력이 크

고 가족 간 자금 이동이나 사적 금융

을 통해 우회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 진입을 막는

시장에 들어가는 문턱을 높이 는 것만큼이나 진입 이후의 ‘체류 비 용’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투기 수요를 억 제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 구조로 전환하는 데 유효하다. 첫째로, 보유세 인상이 시급하다. 현재 한국의 실효 보유세율은 0.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며, 심 지어 미국 내에서도 최저 보유세율 을 가진 하와이(0.3%)보다도 낮다. 이처럼 보유에 대한 부담이 약한 상 황에서는 고가 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담이 거의 없다. 이는 자산의 ‘잉여’ 보유를 유도하고 다주 택 보유자의 ‘버티기’를 강화하는 기 제로 작동한다. 따라서 실효 보유세 율을 최소한 0.3% 수준까지 인상해 보유 시 적정한 수준의 부담을 느끼 게 해야 한다. 다만, 문재인 정권의 종 합부동산세와 같이 전문가마다 세금 계산 방법과 세금액이 다른 징벌적 세제의 철폐가 병행돼야 한다. 둘째로,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에

차별적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미국에는 이미 잘 작 동하고 있는 제도가 있다. 바로 ‘점보 모기지(Jumbo Mortgage)’다. 미국 에서 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일 반 주택 대출(프라임 모기지·Prime

메트로 밴쿠버 부동산 현황

Burn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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