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수)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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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외면받던 과거 딛고 K외교로

☞ 1면에서 계속

장석흥 국민대 명예교수는 “당시 전

세계 외교가, 정치가, 언론인들이 이곳

으로 몰려 포화 상태였지만, 전쟁( 제1

차 세계대전) 이후 이곳엔 전기가 없어

촛불을 켜놓고 외교문서나 보도문을

작성했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며

“독립운동가들은 1인 다역을 맡아 만

방으로 뛰어야 했지만 누구도 알아주

지 않았을 설움은 감히 상상도 되지 않

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노력이 모두 성과 없이

끝났 던 것은 아 니었다. 파리 정계 인

사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설치한

파리위원부를 지원하기로 했고, 런던

( 1920년)과 파리( 1921년)에선 한국을

돕기 위한 유럽 지식인 모임 ‘한국친우

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파리에서 결성된 프랑스 한국친우

회의 중심엔 학자 출신 프랑스 유력 정

치인 루이 마랭( 1871~1960)이 있었다.

1901년 대한제국의 수도 서울을 방문

하기도 했던 그는 우리 외교 독립운동

가들을 만난 뒤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

는 목소리를 함께 내기 시작했다. 지난

1900년대 국제외교 중심 파리서

독립운동가들 1인 다역 분투에

유럽 지식인들 지지^연대 이어져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에도 역할

독립운동가들 외교 활동 현장서

K산업 교민들도 “부끄럽지 않게”

달 28일( 현지시간) 파리에서 만난 도

미니크 바르조 해외과학 아카데미( 마

랭이 설립에 참여한 정부 지원 학 술기 관 ) 사무총장은 “마 랭은 1901년 한

국의 수도( 서울)를 찾았을 때, 폭압적

인 일본의 실상을 목격했다”며 “그 시 절 그의 고향 ‘로렌(Lorr aine )’이 당 시 독일에 넘어간 모습과 비슷한 ( 한국

의 모습을) 목격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르조 총장은 즉석에서 마랭이 쓴

‘여행기’를 꺼내 보여줬다. 마랭은 이 책 에 1901년 러시아- 시베리아- 몽골- 만 주- 중국- 한국을 탐 방했던 기록을 담

았고, 당시 서울의 모습도 생생하게 묘

사해 뒀다. “( 고 종)황제의 옛 영지( 領

地)는 여전히 황실 소유지만, 넓은 정

원과 정자들은 더 이상 관리되지 않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파괴되고 있다. 드

넓은 연못은 연꽃과 수련으로 뒤덮였

다. 사슴, 다람쥐 꿩이 그 자리를 지배 했다. ( 명성)황후가 살해당한 그늘 아

래엔 풀이 자리를 뒤덮고 있다.” 당시 대한제국은 여전히 주권을 가진 나라

였음에도 경복궁은 이미 더 이상 왕궁

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방치돼 폐허가

되고 있었던 모습 을 본 대로 묘 사한

것이다.

이런 경험 덕분에 마랭은 1919년 파 리강화회의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

교관들을 만나 한국 독립을 지지했고,

본격적으로 독립을 도왔다. 그는 1921

년 결성된 프랑스 한국친우회 초대 회

장도 맡았다. 바르조 총장은 “마랭의

한국 지원은 프랑스에서만 그치지 않 았다”며 “상하이에 있는 프랑스 조계

지( 외국인 통치 특별구역)에 임시정부

를 세우는 데도 마랭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

년 4 월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

에 세워졌고, 이곳에서 1 3 년 동안 활동 했다. 프랑스 조계 당국은 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을 묵인하고 독립운동가

들을 보호했다.

불과 100여 년 전 전 세계 외교무대

에서 최약소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이제

가장 주목받는 나라로 거듭났다. 특히

임시정부 독립운동가들이 “한국을 알

아달라”고 목놓아 외쳤던 파리에서 한

국의 위상은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 다. 유럽인들에게 한국을 아는지 물었 더니 가장 먼저 이강인( 24·PSG)과 손 흥민( 33·LA FC)을 떠올렸다. 시내 곳 곳에서 K팝, K푸드, K뷰티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었다. 파리 도심 곳곳에선 ‘조소앙 호텔’처 럼 유럽인들이 가득한 한식당을 어렵 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파리 ‘프랭탕

백화점’ 한가운데에는 K뷰티 팝업 행

사장이 화려하게 열려 있었다.

백화점 손님들은 이 행사장에 시선 을 빼앗겼고 뷰티 제품을 유심히 살피

거나 구매하는 이들도 많았다. 파리 시 청 옆 BHV백화점에선 아예 6 층 전체 를 통 틀어 ‘한 류’라고 적힌 표지판을

세우고 한국 제품들을 진열 판매하고 있었다.

BHV 백화점 행사의 담당자인 채호 임 조아그 룹 대표는 “역사 깊은 백화 점의 한 층을 우리 제품으로 꾸린다는 건 민간외교 성과도 상당히 성장했다 는 것”이라며 “1992년 파리에 처음 왔

을 땐 그야말로 무시당하던 소수 민족 이었지만, 지금은 어딜 가나 존중받고 각광받는 게 한국인”이라며 뿌듯한 표

정을 지어 보였다.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파리 교민

들은 과거 ‘외교 전쟁’에 나섰던 독립운

동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걷겠

다고 다짐했다. 이창 균 세계한인경제

무역협회( 월드옥타) 런던지회장은 “아 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존

중받는 건, 열정을 가지면서도 예의 또 한 갖췄기 때문”이라며 “과거 외교 독

립운동가들도 이런 자세로 유럽인들 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했다.

“외교는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구축

하는 ‘문명적 독립운동’이었으며, 독립

이후 대한민국이 국제사회 일원이 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지난달 28일

파리 팡테옹 앞 마들렌 드 상리스

( madeleine de senlis

난 재불 독립운동사학자

박사과정) 이장규

날 우리는 외교 독립운동을 새로운 방

식으로 조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

다. 이 호텔은 1900년대 초 파리에서 활

동한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설립한 ‘고

려통신사’가 있었던 곳이다.

그는 “외교는 눈에 보이는 전투나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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