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hila Times Vol 1022 July 19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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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찾았다. 튀는 역할이라 화면에서 너무 오버스럽지 않

▶아쉽더라. 영화를 처음 보고 감독님에게 춘배가

을까를 계속 걱정했다. 그러다가 다른 배우들이 촬영

좀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묻기도 했다. 춘배의

한 것들을 보니 오히려 묻힐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서사가 조금 더 있었다면 더 깊지 않았을까란 생각

완성된 영화를 보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 들었다. 그래도 '비스트'는 한수(이성민)와 민태(유 재명)의 이야기니깐, 그냥 아쉬웠죠. 뭐.

-전혜진이란 걸 모르게 하고 싶었다는 건, 다른 역 할, 다른 모습에 갈망이 있었다는 뜻인가.

-영화에선 그려지지 않은 춘배의 서사를 어떻게 상상했나.

▶물론 나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내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왜 작품마다 다

▶일단 춘배는 감옥에서 나오면 내가 극 중에서 죽

른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들을 동경하지 않나.

인 조두식에게 살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기 위해서 먼저 감옥에서 귀휴를 나와서 선수를

-그렇게 해서 다른 모습을 잘 찾아갔나.

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춘배는 계속 그곳을 벗어나

▶첫 촬영 때도 자신감이 없었다. 이성민 선배랑 차

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원래 영화 속에서 춘배의 공간

에서 기다리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첫 촬영

이 있어서 그런 그녀의 마음을 드러내는 게 있었는데

때 모습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그 때는 눈이 이

많이 없어졌다. 어려서 할머니 밑에서 혼자 키워졌다

상했다며 마지막까지 왜 첫 모습이 안 나오냐고 계속

가 살기 위해서 살아간 인물. 그녀의 등에 그려진 십

이야기하더라. '비스트'는 현장에서 배우들을 누르는

자가와 천사는 그런 춘배의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했

뭔가가 있었다. 감독님도 열어놓고 들어가면서 찍는

다. 손가락에 그려진 문신도 무덤 같은 걸 뜻하고. 아

성격이고. 머리를 반을 파고 떡지게 하고 끝을 각기

잘 알아서 믿고 갔다. 그럼에도 맞기도 하고, 때리기

무도 쳐다보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그런 문신으

염색하고 붙이고 가서 이 정도면 되게 좋아하지 않을

도 하고 그랬다. 다른 배우면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

로 그렇게 꾸미고, 그래서 누가 건드리기만 해봐라,라

까라고 생각해서 가면 "그래도 삭발이 낫지 않나" 막

다. 이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

는 그런 모습. 그렇게 자신을 과대포장하는. 팔에는

이러곤 했다. 더 더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다. 쓰레기더미에 얼굴이 파묻힌 채로 구둣발로 얼

꽃 문신이 있는데 춘배가 마약을 하면 떠오르는 환

굴을 맞는 장면에서 너무 아파서 절로 눈물이 나기

각이 꽃이기도 해서 그렇게 새긴 것이었다. 꼭 마약

도 했다.

을 하는 장면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감독님에

-이성민과 격렬한 액션합이 계속됐는데. 많이 맞 고 많이 때리고. 진짜로 맞아서 눈물도 흘렸다던데. ▶합이 짜여져서 간다기보다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이 많았다. 이성민 선배를 연극할 때부터 워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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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라 JULY 19.2019-JULY 25.2019

게 이야기해서 찍지 않았다. 한수에게 마약 갖고 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스트'에서 춘배의 서사가 상

라고 경찰서를 찾아가는 것도 다른 사람이 보면 똘아

대적으로 적은 게 아쉽지는 않았나.

이 같지만 그녀는 진짜 살려고 간 것이다. 원래는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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