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itizen: Vol 2. 2023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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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김성환 前 외교통상부 장관 갈등에서 협력으로, 국제사회의 대전환
2 SUMMER 2023
VOL.

표지정보

최영욱 I Karma _ mixed media on canvas

통권 제 2 호 2023 년

ISSN 2951-4916

발행일 2023 년 08 월 16 일

발행처 ( 사 ) 미래희망기구

발행인 정진환

편집장 하현경

자문위원 최두환 , 조창범 , 오준 , 이상기

출력 및 인쇄 삼경광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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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가치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

더 나은 지구촌을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 발행인 인사말 중에서

세계시민 나와 우리의 이야기 ,

‘Global Citizen: 세계시민’은 지구촌의 함께 사는 사람과 그들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서로를 이해하며 포용하는

사람을 싣고, 함께 이루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는 오늘날의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곳곳의 이슈를 접할 수 있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도 쉽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으며, 언제든 다른 문화로 여행하고 다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연결성은 분명 편리함과 기회이지만 인류의 또 다른 도전(challenge)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가치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류가 더

나은 지구촌을 위해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Global Citizen: 세계시민’은 청년 세대가 이러한 도전을 마주할 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자 합니다. 또한,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 가꾸는 데에서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를 통해 다름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입니다.

지구촌의 약 80억 인구가 함께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미래 사회의 구성원인 청소년들이 더

나은 삶, 깨끗한 환경, 그리고 안전한 제도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류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단순 수혜자가 아닌 이해관계자로서 청소년 또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동참하며, 자신의 능력과 기회를 확장해 나감으로써 스스로를 위한 사회 발전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Global Citizen: 세계시민’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구촌이 당면한 문제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기사를 담았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히고, 높아진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 발전의 주체로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의 참여 활동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며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세계시민으로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늘 응원하겠습니다.

2023년 8월 11일 발행인 정 진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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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I N E
LETTER from
A G A

Letter from Global Citizen 발행인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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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갈등에서 협력으로, 국제사회의 대전환

_김성환 前 외교통상부 장관

10 국제사회에서 의학이 이끄는 국제협력

_이순형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

당당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보세요

_박은하 前 주영국 대사

변화를 향한 청소 년 교육

_에텔 아그네스 ASEAN 교육 고문

열정과 공 감으로 함께하는 가치를 말하다

_장욱진 유엔 경제사회국 국장

30 단 하나의 제목에 위로를 담는 ‘Karma’

_최영욱 작가

34 디아스포라가 곧 미래입니다

_전후석 감독

보기 좋은 길 보다는 뜻이 있는 길을 걸어요

_정은희 사단법인 아이베카 대표

아프리카를 통해 세계를 바라봅니다

_류지선 국제개발협력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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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간

_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Now!

_황인범 민간외교 자전거 탐험가

MESSAGE

COVER STORY
ART
STORY
ORGANIZATION TRAVEL

EDUCATION

62 세계시민교육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양성의 요람 _경남외국어고등학교

작은 새싹이 큰 소망으로 자랄 때 _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An educati onal revolution is going on silently but steadily _나고야 상과대학

EMERGING

72 마음 한 켠의 따뜻한 가치를 실현해보세요 _조현지 UX/UI 디자이너

너무 다르게 자 라 온 우리의 첫 공공외교 _기민정 학생

78 우리가 세우는 오늘, 아이가 일어서는 내일 월드비전이 쌓아갑니다 _월드비전

시 민사회를 통한 국제 개발협력, SDGs에 한 걸음 가까워집니다

내 작업실은 오직 숲이고 산이다 _최기순 감독

새싹이가 들려주는 세상을 바꾸는 17가지 목표: SDGs _황수아 학생

물이 곧 인권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자원이다 _청년기자단 2기 유지후, 박시원

102 104 편집자가 추천하는 세계시민 도서 매거진 발행기관 소개
CIVIL SOCIETY 86
PHOTO 90
SDGsTOON 98
YOUTH PRESS
_KCOC

갈등에서 협력으로, 국제사회의 대전환

인터뷰 김성환 前 외교통상부 장관 취재 양승원 학생

경제학을 전공하셨지만 전문 외교관을 직업으로 삼으셨는데요.

사실 제 첫 직장은 한국은행이었어요. 처음부터 외교부에서 일을 한 것은 아닙니다. 기업가를 꿈꾸

는 경제학도이던 대학 시절, 전 서울시장이셨던 고 조순 선생님께서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발전

하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시면서 행정고시를 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관료가

되어도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제가 관심있어 하던 독일어가 외무고시 과목에 있 더군요. 그래서 남들이 행정고시를 준비할 때 저는 색다른 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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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그렇게 외무고시 1차에 합격했는데, 군 입대를 앞두고 대학원에 진학해 버렸어요. 이것마저 계획에

없던 일이었고, 결국 한국은행 조사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외무고시 2차에 합격한 후, 여러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결국 외교부에 몸을 담게 되었는데 생각해보니 제 적성에도 더 맞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은행 조사부는 아무래도 하루종일 앉아서 글을 쓰고 연구하는 정태적인 일이라

면, 외무부는 하프 아카데미션(half academician)이니까요. 외교부에서도 공부는 늘 해야 하지만

절반은 외부 행사와 미팅이 있기에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이 섞여있다고 할까요. 내가 관심있던 언

어를 활용한 관료가 되고 싶어 외무고시를 준비했고, 학술적이면서도 활동적인 외교관이라는 직

업을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약 35년간 외교 현장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핵심 가치는요.

네 가지로 말할 수 있어요. 국익우선, 국민봉사, 인류공헌, 최고지향. 결국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

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되, 국민들을 위한 영사 업

무를 원활히 하고 봉사하며,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최고로 업무를 수행 하자는 의미입니다.

특히 그 당시 저를 비롯해 모든 국민들이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을 쏟았습니다. 북한이 핵 실험을 수

차례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는 결국 한반도의 문제이니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 했습니다. 미국도 이에 찬성했지만 북한은 핵 보유국가인 미국과의 교섭을 원한 것이 문제였죠.

저는 계속해서 직접 북한과 접촉하여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11년 발리에서 아세안지역안 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ARF) 회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인도네시아 정부의

아·태 시대의 한·미 동맹(ROK-US Alliance in the Asia-Pacific Era) 연설 모습(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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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으로 북한의 외무장관인 박의춘과 40분 동안 이야기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이후로

도 북한 측과 두 번 더 만났지만 안타깝게도 북핵 문제에 대한 진전은 없었고, 우리나라는 한·미 동

맹,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조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 습니다. 현재는 시진핑-트럼프 시기를 지나오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더 어려운 상 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지도자가 되든, 시간이 어떻든 결국 외교의 근본,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한반도의 평화를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덧붙이자면, 소련 시절과 러시아 시절 모두 근무해본 5명 중 한 명의 외교관으로서 현재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참 안

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부터 반공산주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처음 근무할 때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자연스러운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겪어보니 달랐죠.

마침 공산주의 마무리 단계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너무나 순박해서 오히려 이 나라가 어떻게 공산

주의를 받아들였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 급작스러운 러시아의 자유화로 인해 안보를 비롯해 경제 체제가 모두 바뀌면서 경제적으 로 어려워지고, 누군가는 다시 공산주의의 통제 아래에 있기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영토

와 인구가 줄면서 인근 나라인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거고요. 더 이상의 무력

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전쟁이 언젠가 끝난다면 우리는 한·러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애를 써 야 할 거예요. 제가 러시아에 있을 때에는 러시아산 가스를 북한을 거쳐 파이프로 수입하는 방안, 철도 협력 등을 노력했었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면 다시 시작해야 겠죠.

당시 ‘글로벌 코리아’라는 외교 정책도 추진하셨는데 그간 얼마나 성취되었다고 생각하시

는지요.

맞아요.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된다는 것을 상상한 적이 없었는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로건을 '글로벌 코리아'로 내걸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자는 뜻이었는 데, 한국어로 풀어 설명하면 '성숙한 세계 국가'라는 표현이라 조금 어색하더라고요. (웃음)

한·미·일 3국 간 외교장관회의에 참여한 모습 (왼쪽에서부터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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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우리나라는 현재 OECD에서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의 일원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이러한 성장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하고요. 그 중 하나가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의장국으로서 의제를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태도입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여한 것

을 시작으로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HLF-4),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죠. 국

제회의를 유치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준비가 요구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입장도 고려

된 규칙을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룰 팔로워가 아닌 룰 세터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글로벌 코리아'도 어느 정도 성취되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기후변화 문제가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얼 리 무버(앞서 움직이는 사람)가 되어 녹색 성장을 추구하기로 했고 전 세계 모두가 동참하고 있습 니다. '녹색 성장'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갖는 두 단어를 조합해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를 조화롭게 이루어내자는 뜻을 담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입니 다. 이후 OECD를 비롯해 국제적 호응이 많았고, 우리 정부는 두 개의 국제기구를 송도에 유치하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개발도상국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 원

조를 제공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가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투표를 통해 결정되어 국제

적인 흐름을 주도하게 된 만큼, 우리나라의 외교가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퇴임 후 10여 년간 교수, 동아시아재단, 태재아카데미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이런 활

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제 만 70세가 되었지만, 우리 세대가 이룬 것에 감사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네덜란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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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위원회'처럼, 노년, 중년, 청년 등 모든 세대가 참여해 자원의 배분을 논의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2012)

우리 세대에서 모든 자원을 사용해버리면 후대에 사용할 수 없게 되니까 다가올 미래를 고려한 소

비를 하고자 하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2년 반, 한양대학교에서 4년 반 정도 가

르쳤는데 그 과정에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죠. 우리가 나서서 미래 세대를 위한 방향을 제

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교를 앞두고 있는 태재대학교(한국형 미네르바대학) 미래 전략 연구원의 4가지 연구 주제도 이

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점점 불가능해지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로

창출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것을 바탕으로 갈등에서 협력으로의

대전환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뒤처지는 세대로서, 이미 디지털 일에 능숙한 젊은 세

대에게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며, 우리 세대가 빠르게 대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태블릿 PC를 처음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니 UAE 정부 주관

의 국제회의에서 회의 자료를 디지털로 준비해줬던 때더라고요. 그 때 깜짝 놀라서 모든 간부들에

게 1대씩 선물하고, 저도 디지털 매체의 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교부 정책을 제 SNS에서 직접

소개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댓글

도 달고, 우리나라 장관들 중 팔로

워 수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웃

음) 그러다 SNS 소통 최우수 고위

공직자 상도 받았었네요. 제가 이제

는 직접 정치적인 역할에 참여하지

는 않지만, 태재대학교를 비롯한 교

육기관에서도 젊은 세대를 위한 역

할을 수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함께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내 위상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들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세계시민>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제가 중고등학생 때를 생각하면 해외 여행이 거의 없었어요. 너무 가난해서 비행기 티켓을 살

재정적 여유도 없었고, 나라 밖으로 나가기엔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입지도 매우 좁았습니다. 고등

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보이 스카우트 컨퍼런스에 참석했었는데 우리나라가 이런 국제 규모의 행

사에 초대되는 것 자체가 국가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도 참석하셨습니다. 우리

가 안내해드리면서 손 잡고 인사도 나누고, 인사 말씀도 해주셨는데 그 때 찍은 사진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해외 근무를 가면서 짐을 보관하고 있던 지하실에 물이 차서 사진

들이 훼손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사진 자료를 온전히 보관할 수 있을 만한 기술이나 시설도, 국제 행사에 초청되는 횟수도, 심지어는 지금은 이렇게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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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을 수 있는 우리나라 회사도 없었어요. 광화문 외교부 청사 옆의 정부종합청사도 그 당시 우리나라 기 정부 부처 최초의 SNS 생중계 국민 대담에 참여하는 모습(2012) COVER STORY

술력이 부족해 필리핀 회사가 지었거든요.그런데 요즘은 너무 많이 달라졌죠. 일반화하기는 어렵

겠습니다만 해외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국내든 해외든, 매일을 지내는 곳

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졌어요. 우리가 마주한 사

건들이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하나 혹은 그보다 더 많은 나라가 얽히고 설켜

연관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모두가 협력해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를 봤는데, 학교 폭력 이야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학교

에 다닐 때에는 거의 보지 못했거든요. 가끔 친구들 사이에 주먹다짐을 하거나 다투는 경우는 있었

지만 의도적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과정

에서 많이 가진 사람과 덜 가진 사람이 생기면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나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상생하는 발전을 목표했는데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시각이 생겨버렸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모습이 나왔 죠. 민주화와 발전을 천천히 이루어낸 나라들에서는 이런 모습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 생들끼리 힘을 모아 약자를 보호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려는 태도를 많이 봤어요.

국제적으로도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데 왜 여전히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 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 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예술에 소질이 참 없어요. 음악만 해도 괜찮은데, 그림은 전혀 그릴

줄 모릅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뚝딱 그려내는 친구들이 있죠. 각자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가

가진 다른 점을 존중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드라마들에서도 그런 점을 강조하고 싶

었던 것 같아요. 훌륭한 세계시민을 위한 첫 걸음은 이렇게 간단합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후 외무부에 입부하여 제36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하며 동아시

아의 평화 안보 및 디지털 세대로의 전환 외교를 수행하였다. 장관을 끝으로 은퇴 후

에는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자문위원, 국제 평화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였으며 현재

태재아카데미 초대 원장으로 미래 세대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 성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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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의학이 이끄는 국제협력

10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인터뷰 이순형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 취재 김아정 학생 감염병은 사회적 차원의 질병인데요. 기생충학을 전공하게 되신 계기는요. 평소 남이 하지 않는다 하면 왠지 더 그 일에 호기심을 느끼는 성격이었는데요, 이러한 저의 성향 이 진로 선택에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제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선호하는 지금과는 달리 외과와 산부인과가 가장 인기가 있었어요. 연봉도 높고 많은 수술을 경험 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제 동기들도 인기 학과를 선택했지만 저에게는 남들이 관심을 갖진 않지 만 하고 싶은 분야를 연구해 보겠다는 의지가 강렬했습니다. 이러한 진로를 선택하는 데는 제 선친

이 걸어오신 희생과 헌신의 삶이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선친께서는 적십자 병원

에서 20년간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여 서로 돕고 구

제하여 주자는 인도주의적 적십자 정신이 투철하셨고 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삶을 다하

신 진정한 의사셨습니다. 그래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머뭇거림이 없었고 아버지의

인도주의적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연구 분야로 기생충학의 길을 걷게됐죠.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기생충으로 인한 감염이 많았습니다. 인분을 비료로 사용해 농사를

짓던 시절이었기에 인분 속 기생충 알이 밭작물에 뿌려지고 그렇게 재배된 채소를 먹어 기생충에

감염되고 몸 속에서 자란 알이 다시 변으로 배출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기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변 검사에서 양성률이 60~70%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회충이 없으면 주민등 록증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 할 정도였으니까. 저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뜻을 같이 한 기생

충 학회 선생님들과 기생충 질환 예방법부터 대변 검사 방법, 구충법을 개발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

을 통해 양성률이 2~3%로 떨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보람있는 일이에요.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도 저개발 국가였으니까요.

그렇죠. 전쟁을 일으키는 것보다 구충을 해주

는 게 더 쉽고 효과적인 식민지 점령 방법이

라는 말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웃음) 기생

충으로 전염되는 감염병은 의료 기술이 낙후

되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더 많

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깨끗하게 씻고,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위생적 환경이

확보되어야 예방을 할 수 있는데, 저개발 국

가에서는 이러한 예방이 어렵다 보니 이미 걸

린 감염병을 치료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당시 ‘미네소타 프로

젝트’의 지원으로 의료 기술과 시설을 확보할 수 있었고, 1963년에 발생한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여아 사망 사건이 발단이 되어 의료계와 교육계 등 관민 합동으로 기생충 박멸을 성공시켰어요. 지

금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우수한 의료 기술과 노하우를 저개발 국가에 전수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는 우리가 받은 도움에 보답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 에 의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의 관점에서 보면 저개발 국가의 기생충 관리를 지원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도, 경제 적 관점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국제사회의 곳곳에서는 영양이 부족해 성장이 더디고, 그로 인해 뇌 발달이 지연되어 학습 장애로 이어지고, 가난이 심화되고 빈민 지역이 확장되고 경제

성장이 저해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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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감염 인구의 수가 준 다는 것은 국가의 의료, 교육, 복지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국민 소득도 증가할 수 있다 는 희망의 전주라고 생각합니다.

감염병 퇴치가 한 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

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의학의 목적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연장시

키고 결국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유할 수 있

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제사회 전체

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는 뗄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2002년 중국에서 시작

된 사스, 2012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시작

된 메르스, 2014년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

볼라, 그리고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렇듯

이 감염병의 여파는 사회적 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지고 이는 빈곤한 국가일수록 생존을 위

협할 정도의 위험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입니

다. 따라서 의학 기술만 있다고 해결할 수 있

는 문제도 국제사회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의학 기술과 의료 지

원 및 국제적 협력이 결합될 필요가 있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는 예방약을 만

드는 것이 까다롭고 굉장히 골치 아픈 감염병

입니다. 일반 구충제와는 달리 말라리아가 약

에 저항을 띠어 새로운 특질을 만들어내기 때

문입니다. 분포 지역도 대부분 열대 지방이기

때문에 재원도 많이 필요합니다.

미네소타(Minnesota) 프로젝트

미네소타 대학 총장 서한, 1954

한국의 발전을 위한 국제적 교육 원조 기구로

는 미네소타대학교가, 대상 학교로는 서울대

학교가 결정되어 ‘국립서울대학교 협력프로젝

트(Seoul National University Cooperative Project) (약칭: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추진되

었다. 1954년 9월 28일 미네소타 대학이 서울

대학교와 협정을 체결하여 교류하기로 한 것에

관한 서한의 일부 내용이다.

“Whereas, On the twenty-eighth day of September, 1954, the University of Minnesota entered into a contract with the Foreign Operations Administration designed to assist in strengthening and developing the educational and research programs of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Korea …”

특히, 세계화는 국가 간의 교역, 여행, 이동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감염병

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의료 시스템을 바라봤을 때, 이러한 준비

되지 않은 세계화는 감염병의 확산에 더 취약합니다.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야생 동물과도 밀접하

게 접촉하고, 면역력이 높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발현되지 않던 증상이 저소득층이 많은 나라에

서는 크게 유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역 설적이게도 기생충을 관리할 설비가 없는 나

라에는 기생충이 많고, 잘 관리할 수 있는 선

진국에는 기생충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반대로 세계화로 인

해 국가 간의 협력이 증대되기 때문에 감염

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게이츠 재

12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단은 열대병 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

인데요, 기금 조성액이 2022년 12월 기

준 510억 달러(한화 약 66조)로 우리나

라 ODA 지원 규모의 2배 이상입니다.

여러 재단, 기업 등도 재정적으로 감염

병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

다. 이처럼 의학을 통해, 그리고 국제사

회의 노력을 통해 범세계적 문제를 해결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청소년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은 기생충, 감염병으로부터 참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습니다. 이렇게 발전한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의학 연구를 세계에 알리고,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의학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세계 의학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저개발 국가들에게 우수한 의료 기술과 인프라를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의 건강 증진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이제는 세계 경제와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이라는 것을 상

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발전된 의학 문화를 전파할 뿐만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교류

또한 병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세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주체로 자리

매김함으로서 나눔과 공존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꼭 의학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세계 시민으로서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

라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협력 정신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책임감 있게 행

동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이 위와 같

은 태도를 갖춘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더욱 존경받는 국가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바입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생충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참굴큰 입흡충’, ‘서울주걱흡충’의 인체 감염사례를 발견한 세계적인 기생충학 연구자이

다. 현재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이며 서울대 풍토병연구소 소장, 서울의대 학 장, 의학교육연수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장을 역임하였다.

이 순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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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보세요

인터뷰 박은하 前 주영국 대사 취재 김태림 학생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외교관으로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40년 전에는 우

리나라도 국제사회 내에서의 역할이 크지 않았고, 저도 역사학을 전공하던 대학교 3학년 때 유럽

으로 배낭 여행을 가면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바깥의 세상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도움이

필요해서 대사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게 외교라는 분야를 처음 경험하게 된 일이었습니다. 책상 '관계지향적 평화촉진계획(Relational Peacebuilding Initiatives)' 대표 분들과 함께

14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위에 태극기를 두고, 가슴에 태극 마크 뱃지를 달고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외국에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학교에서 공부하던 우리나라 역사의 암흑기를 떠올리니 식민지 시대를

이겨내고 당당히 유럽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 대사관이 든든한 보호처 같더라고요. 저는 임

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이런 시기에도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하고 대처했더라면 도탄에 빠진

우리 국민들을 좀 더 보호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가올 미래를 역사로 만들어가

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제가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는 아직 여성이 일을 하기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나 여건이 좋

지 않았어요. 지금도 그런 남성 우호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점차

긍정적인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배 세대의 여성들이 더 열악한 환경 속에 사회로 진출했고, 바통을 이어 받아 우리 세대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해왔고요. 사실 성별을 떠나서

저 스스로 자아를 실현해보고자 노력한 것이 결국엔 좋은 발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 과정에

서 도움을 주셨던 선배들이나 가족, 조직 문화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받은 만큼 돌려줘 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미래의 여성 외교관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모든 사람이 처한 여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제

경험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긴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남성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

도 많고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여성이었

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도 많습니다. 더 많

은 도전을 받아봤기 때문에 상대하는 과정에서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었

던 것은 여성 외교관으로서의 좋은 점이었어

요. 제가 보여주는 것들이 ‘여성의 리더십’이 되

고,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를 조금씩 바꿔가는

데에도 자연스럽게 기여가 되고요.

여성으로서, 혹은 다른 사회적 약자로서 부조리

를 부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스스로 부서지기도 하거든요. 준비 없이 벽에

달려들면 멍이 들고 피가 나죠. ‘벽을 치워야겠

다’는 결심을 했다면 공론을 만들어 의견을 같

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육아나 가족을

영국 외무부 국제이슈담당 국무상 Lord Ahmad와 함께

케어하는 책임이 예전에는 여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요즘은 다양한 가치들이 생겨나면서 전통적인 의

미가 희미해지고 있잖아요. 그런 다양화 속에서 나름대로 잘 해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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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굉장히 많죠. 지난 37년 동안 3등 서기관부터 주영 대사까지 다양하게 외교 업무를 했으니까요.

1998년, 제가 뉴욕 영사였던 시절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한국관이 개관했어요. 세계 3대 박물

관에 독립적인 전시실을 가지고 있는 나라, 세계의 중심에서 각자 나라의 문화 예술을 펼쳐보일

있는 나라가 많지 않거든요. 보통 문명을 중심으로 그리스·로마실, 이집트실, 이렇게 구분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였어요. 고려청자나 반가사유상과 같이 우

리나라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작은 공간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우리나라 밖에, 심지어는 뉴욕의

중심지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우아하던지요. 어느새 이렇게 민주화를 이루어 낸 나라로서 당당하

게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또 다른 자부심을 느껴요. 우리가 다

른 나라 공항으로 입국하면 입국 심사가 필수인 거 아시죠? 요즘 무비자 취업, 테러, 불법 체류가

생각보다 많다보니 그 나라에서 외국인인 우리가 안전한지 아닌지를 대면 인터뷰로 판단하는 과 정입니다. 그동안 영국은 유럽연합(EU)이나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 국민에게만 포용적이어 서 우리나라는 6개월 이내 무비자 여행이 가능했지만 이민국 직원 앞에 서서 방문 목적, 호텔 주

소, 여행 기간 등등 질문에 잘 대답해야만 통과되었어요. 제가 영국 대사였을 때 ‘자동입국심사 (E-passport gate)’ 제도를 도입하느라 무척 애를 썼어요. 우리나라에 입국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영국에도 갈 수 있는 거죠. 여권 찍고, 지문 인식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고 태극기가 보이거든요. 우

리 국민들에 대해 외교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이었고, 외교를 하는 보람도 느껴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16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BBC Studio

남편인 김원수 前 유엔 군축고위대표와 반기문 前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에 대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거의 40년 동안 우리나라를 위한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니 고향의 국제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

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나 혼자 잘 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 지역사회, 국가

가 서포트해주었기 때문에 이만큼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항상 했거든요. 그렇게 우리나라, 특히

고향인 부산에 세계 3대 메가 이벤트 중 하나인 세계박람회(World Expo; 이하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부산이 고향이라서는 아니고요. 부산이라는 도시에는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고 우리나라

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창구였고, 6.25 전

쟁 때에는 임시 수도로서 피난민과 원조 물자를 수용하던 창고이기도 했고요. 최남단에 있어 어

려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찍이 육로와 해로가 발달하다보니 삼성과 LG 등 우리나라 대기업이 기

적적인 발전을 이루어 낸 경제 발상지이자 성장의 발판이었어요. 이제는 개방과 포용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져 있죠. 과거 우리나라가 1993년, 2012년 대전과 여수 엑스포에서 ‘신흥 산업국’과 ‘해

양 문명국’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게 우리나라의 기술적인 성장 면모를 다룬 전문박람회

(Specialized Expo)였다면, 이번에는 성장 노하우와 인류 청사진을 모두 갖춘 모습을 보여줄 수 있

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개최지로는 부산이 가장 이상적인 부지가 아닐까 싶어요.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에 이

어 일곱 번째로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엑스포를 모두 유치한 나라가 됩니다. 역사적인 기록이기

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에서 중심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개최 후에 대한민

국의 국가 브랜드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하게 되는 디딤돌이 될 거예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전

인류의 축제로서 단결력을 보여주는 무대라면 엑스포는 기후 위기나 빈부 양극화와 같이 인류가 직면한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죠. 특히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단 하나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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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장축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7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거쳐 부산의 포용력이나 국제적 영향력

이 강화된다면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시드니와 멜버른처럼 두 번째 경제 성장축이 되어 현재 가진

성장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무대에서 뜻을 펼치기 위해 준비 중인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세계시민이 되어야 하고, 국제적인 역

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정부가 나서서 주도하는 것이 아니

라 내가, 우리나라가, 세계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하거든요.

세계박람회 전문박람회

영문명 World Expo Specialized Expo

인류 활동의 산물이나 발전 과정 전체

명확한 특정 주제

주제

주기/기간

예: 마음의 연결, 미래 창조 (2020 두바이 세계박람회)

예: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2012 여수 전문박람회)

18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매 5년 마다 / 6주~6개월 세계박람회 사이 / 3주~3개월 경비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경비로 국가관 건설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축하고 참가국에게 유·무상 임대 공인박람회는 어떻게 구분되나요?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쉬운 예를 들어볼게요. 우리 말고도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살펴보면, ‘내가 지금

음식을 남긴다고 해서 지구 전체 쓰레기의 몇 퍼센트나 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면 개인 역량이

아직은 갖춰지지 않은 거죠. 음식물 쓰레기 한 봉지를 버릴 때에도 고민하고, 어떤 방식으로 삶의

방식을 바꿔야 조금 더 지속 가능한 지구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실천하고자

하는 실천 의식이 뿌리 깊이 내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북핵 문제에

대한 학계나 여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다각도에서 살펴볼 줄 알아야 하겠죠. 하지

만 전통적으로 외교라 함은 국가와 국가 간의 교섭활동을 말하는데, 점차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대

중들이 가지는 인식도 정책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흔히 ‘공공외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상대

국가의 지지를 위해서는 그 나라 전반의 여론이 호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위한 한류, 전통 문화, 미술 등의 성장도 기반이 되 어야 하죠.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고자 하는 당당함과 자신감을 갖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럽 출신의 외교관들은 국경을 접하고 있 다 보니 이탈리아 출신 아버지, 영국 출신 어머니, 프랑스 출신 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경우는 이 미 3개 국어를 능통하게 하겠죠. 그러한 노력에는 마음가짐도 뒷받침되어야 해요. 우리는 겸손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때로는 ‘너무 쉬운 질문이라 놀림받으면 어떡하지?’ ‘아직 잘 모 르겠지만 혼자 알아봐야겠다.’ 라는 소극적인 태도보다는 스스로의 주장을 강하게 표현하고, 틀릴 지라도 당당하게 발표하는 태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자기 자신을 마케팅하는 과정이 라고 표현하는데요. 다른 사람보다 우수하더라도 눈에 띄어야 그 명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듯이, 우리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히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여성 최초의 외무고시 수석 합격자로서 외교부에서 주뉴욕 영사, 개발협력국장, 공공외교대사 등을 역임하였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주재 대사로 임용된 첫

번째 여성 외교관으로서 약 37년간의 외교 공무원 활동을 끝마쳤다. 현재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힘쏟고 있다.

박 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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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변화를 향한 청소년 교육

인터뷰 에텔 아그네스 ASEAN 교육 고문

취재 홍지유 학생

번역 한서진 학생

‘교육의 변혁’을 어떻게 실천하고 계시는지 소개해주세요.

저는 동남아시아 내 11개 회원국의 교육 정책 집행위원회 역할을 하는 동남아시아 교육장관기구

(Southeast Asian Ministers of Education Organization; SEAMEO)의 사무총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ASEAN)의 교육 분야 고문으로 초빙됨) 이렇게 길게 풀어 설명하려니 새롭지만,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내 11개 회원국의 교육 정책 집행위원회 역할을 하는 정부 간 기구라고 이해

하면 쉬울 것 같네요. 특히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교육 격차가 크게 벌어져있기 때문에 본부는 방콕 에 위치하지만 지역 전역에 26개의 전문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특히 SEAMEO는 교육(Education), 과학(Science), 문화(Culture)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을 바탕

으로 운영되는데요.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리고, 교육 정책에 이러한

요소가 반영될 수 있도록 각국의 교육부와 연계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한국과 같은 교육 선진국과

협력해 다른 회원국 내에서의 교육 접근성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움을

바탕으로 이끌어 간다(Leading through Learning)’는 모토 아래 교육과정에 세계시민교육을 융합

하도록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국제관계 과목에서만 타 문화 이해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 아

니라 영어, 수학, 사회와 같은 여러 과목에서 세계시민교육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

죠. 그래서 교사들도 교육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2015년 이후, 지속가능발전목표가 교육현장에 얼마나 많이 적용되었다고 체감하시나요.

과거로 돌아가보자면, 제가 1986년부터 1994년까지 약 8년간 생물학을 가르칠 때에는 수업 교구

를 직접 준비해야 했어요. 글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체세포 분열이나 물의 순환을 설명할 때 그

래프는 물론이고 분필로 칠판에 그림을 그려 가며 설명해야 했거든요. 환경 문제를 설명할 때에는

온실효과,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가르쳤는데 유튜브 동영상이나 실제 사례를 보여줄 방

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론적인 개념만을 다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 스스로 멀 티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사례들을 통해 과학적 의제

들을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가지 목표가 무엇인지 직접 검

색해서 알 수 있고, 미세먼지 농도를 구글에서 확인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챗GPT를 이용해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메타버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환경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을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가능하죠.

SEAMEO와 세계시민교육

SEAMEO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지역 협력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교육 환경을 구성하고자 1965년에 태국 방콕에 설립되었다. 이러한 교육

요소 연구, 창의 혁신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

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며, 회원국의 교육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지역 리더십 및 국제사회

내 글로벌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세계시민교육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 특히 전 과목에 세

계시민교육을 융합할 수 있도록 교사와 교사 교육가, 학교 관리자의 역량 강화 연수도 주요 안건으로 다

룬다. 최근 우리나라의 에듀테크 학습 시스템과 교육 방법론을 벤치마킹하고자 교육 플랫폼 협력을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 https://www.seam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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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적 변화가 교육 환경을 급속도로 변

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더 쉽게 공부할 수 있

고, 접근성도 좋아지고, 교육의 질도 훨씬 향상

되었죠. 예전에는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

해 관련 서적을 책장을 넘겨가며 읽어야 했지

만 지금은 컴퓨터가 이런 일을 대신해 주니까

요. 더욱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세계적

인 연구를 기반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찾을 수

있고, 해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가보

지 않아도 알 수 있고, 심지어는 새로운 해결

방안이나 아이디어를 생성해낼 수도 있고요.

인터넷만 있으면 그 누구도 지속가능발전목표

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으니, 기술 발전

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효과인 거죠.

그렇다면 젊은 세대를 위한 교육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속 가능한 교육이란 교육의 수준과 형평성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동등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건데요. 특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나이, 성별, 종교에 관계 없이 똑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의 권리이자 의무이고요. 저는 청소년들이 교육 정책 개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개발하는 곳이니 청소년과의 대화를 통

지속가능발전교육이란?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은 모든 연 령대의 학습자들이 기후변

화와 환경문제, 생태다양성의 손실, 빈곤, 불평 등과 같이 상호연결되어있는 글로벌한 과제를 풀어가는 지

식과 기술, 가치, 태도를 갖추도록 돕는 교육입니다. ESD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4 번의 통합적 요소 이자, 모든 SDGs에 직접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 2030(이하 ‘ESD 2030')은 유엔 ESD 10년(2005-14), ESD 국제 실천 프로그램(201519)에 이은 유네스코의 ESD 실천 프로그램입니다. ESD 2030은 SDGs의 달성에 교육이 중추적으로 기여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5개의 우선 실천 영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esd.unesco.or.kr/

22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반영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역할이 결코 작거나 가볍

지 않고, 어려서부터 이렇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공동체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십을

기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거라 생각하시

겠지만, 어떻게 존중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교육을 통해서 다양성이 곧 강점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이 다를 테니 그 환경에 맞게 적용해야 하

겠죠. 예를 들어, 저희는 싱가포르에서는 초등 교육 단계에서의 세계시민교육에 집중하고, 태국에

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SDGs 학교를 설립하고, 말레이시아에서는 공

립 학교 내의 문제기반 학습전략(Problem Based Learning; PBL)을 개발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다양성을'어떻게’ 존중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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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젊은 세대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행

동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누군가는 청소년기에 학점, 인턴십, 리서치, 운동, 대회 등으로 너무

바쁘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절대 타협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더 나은

교육을 통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간 협력, 국가 간 협력 등을 위해 노력해 온 이유이

기도 하고요. 저는 지난 30년 동안 11개 이

상의 나라에서 일을 했는데, 학교에서 직접

영어와 과학을 가르쳤던 것, 교육자와 정치

인 사이의 협력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것, 그리고 지금 하는 모든 일들에 열정과 목표

가 있어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

이에서 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만

들어 내고,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제 목표입니다. 청소년들도 저의 노력에 동

참해 나무 심기,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인

스타그램에 평화 관련 게시물 올리기 등 직

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았

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변화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저는 멘토로서 언제

나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에텔 아그네스

동남아교육장관기구(SEAMEO) 첫 여성 사무총장을 역임한 후 아세안(ASEAN) 회원국의 교육 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SDG-교육 2030 운영위원회 회원으로서 동남아시아 내 교육 빈곤 지역에 원격 교육을 활성화하였으며, 나아가 평생 교육의 개념을 도입하여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꾸준히 교육받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24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Passion Compassion

열정과 공감으로

함께하는 가치를 말하다

인터뷰 장욱진 유엔 경제사회국 국장 취재 이다영 학생

유엔 경제사회국의 목표와 국장으로서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은 유엔이라는 큰 본부의 경제사회 분야를 담당하는 부서인데요, 특히

저는 유엔의 여러 이해관계자 중 시민사회 부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엔에서는 Civil Society라

고 표현하지만, 흔히 NGO나 비영리단체로 설명되는 기관들을 관리한다고 하면 이해하기 편할까

요? 제가 이 포지션에 지원할 때 전 세계 2천여 명이 지원한 가운데 선발되기도 했고, 본부 내 4천

여 명의 직원 중 한국인 국장이 저 포함 단 2명이다보니 긍지도 있지만 책임감도 아주 막중한 시간

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과 협력 지위를 맺은 NGO들은 전 세계에 6,300개가 넘고, 새로

UN 직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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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원하는 기관들도 연간 600여 곳이 넘죠. 유엔 창설 시에는 51개 주권 국가의 공동체로서 서

로 연합하여 주권국가의 이해 관계를 바라보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회원국의 국가 이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보다 전문성 있는 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 유

엔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NGO들의 협조가 중요하고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

과 전 세계 NGO들 사이의 교량 역할이라는 보람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근무하고 있는 NGO 위원회에서는 각 기관들이 유엔 외적으로도 활약할 수 있도록 여

러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년에 2번씩 수천여 기관들이 모여 국제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

고 어떻게 활동했는지 공유하는 회의 세션이 진행되는데, (인터뷰 당시) 마침 현재도 정기 회의 기

간입니다. 정기 회의 때에는 NGO들이 자유롭게 유엔에 출입할 수 있고, 안건에 따라 기술적인 협 조가 필요하거나, 정부 간 협조가 필요하거나, 심지어는 유엔 본부의 협조가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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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from Global Citizens
경우에 서로 협력하는 매우 큰 규모로 진행됩니다. 현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저개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들이 더 많이 가입할 수 있도록 유치하고 있고요.

현재까지 국제사회 내에서 NGO들의 활동 중 성공적인 면과 아쉬운 면이 있다면요.

사실 겉으로는 유엔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러한 데에는 각 국가의 NGO들 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NGO들이 설립된 국가 내에서는 물론이고, 그

외의 국제적 사회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범국가적 문제들을 다루는 데에 많은 활약을 하고 있습

니다. 유엔 내에서 NGO들의 활동은 1990년도부터 시작되었는데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가

진것은 반기문 총장의 역임 기간동안 파리 협정,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설립 등을 거쳐 폭발적

으로 증가했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각 국가가 달성해야 할 목

표를 지표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동참을 촉구했다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국가뿐만 아니라 NGO, 지방자치단체, 학교, 심지어는 사기업도 모두 참여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이기 때문에 현재 는 인권, 환경 문제, 동물 보호 등의 초국경적인 문제에서 NGO들이 국가보다도 더 많은 활약을 하

고 있기도 합니다. 국경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NGO에서 축적하는 데이터는 범위가 넓고 더 정 확한 경우가 많아 실제로 유엔에서 공동으로 일하는 과정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관들이죠.

다만 대부분의 NGO들이 미주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에 모여있다는 점이 현재로서는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유엔과 협력하는 6,300개의 NGO 중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기관들은 100개가 채 되지 않거든요. 앞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대륙의 NGO 활동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개인적으로 제가 그 과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유엔과 NGO

경제사회이사회는 그 권한 내에 있는 사항과 관련이 있는 비정부기구와의 협의를 위하여 적절한 약정을 체결할 수 있다. (...후략) - 유엔(UN) 헌장, 제10장 71조 -

유엔은 설립 이후부터 모든 분야에 걸쳐 수많은 NGO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오고 있으며, 유엔과 NGO

간 강화의 필요성은 새천년 선언을 비롯해 여러 공식 문서에서도 강조되고 있어요. 특히 경제사회이사회 (ECOSOC)는 NGO의 활동 역량에 따라 세 가지 지위를 규정하여 유엔의 정책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권

한을 부여하죠. 2022년 12월 기준 총 6364개의 NGO가 ECOSOC과 협의 지위(consultative status)를 맺 고 있어요.

• 일반협의지위(general status): 의제 제안, 회의 참석 및 발언, 구두 의견진술, 의견서 제출

• 특별협의지위(special status): 회의 참석 및 발언, 의견서 제출

• 명부지위(roster status): ECOSOC 및 산하 위원회 요청 시 회의 참석 및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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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유엔에서 한국의 위상, 그리고 역할은 어 떠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작년 3월 유엔으로 오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외교관으로 일했습니다. 직전 업무는 외교부 국 제기구 국장으로서 유엔 외에 한국이 가입되어 있는 국제기구를 총괄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중 가 장 중요했던 행사 중에 하나가 2021년에 진행했던 우리나라의 유엔 가입 30주년 행사였고요.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 가입 당시까지만 해도 전통 문화나 역사 조차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

니다. 남북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외교적으로도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요. 그 이후 우리나라

의 위상은 1996년에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했을 때, 2001년

에 한승수 전 외교부 장관이 유엔 총회 의장으로 선출되었을 때, 그리고 2007년에 반기문 전 유

엔 사무총장이 당선되었을 때를 거쳐 지금까지 눈에 띄게 발전해왔습니다. 현재는 유엔의 정규예

산을 분담하는 비율이 전 세계 9위에 해당할 정도로 외교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국제사회도 그만 큼 우리나라에 기대하는 바가 커졌습니다. 단순히 외교적으로 잘했다기보다는 김치, BTS, 기생충 등 문화적인 발전도 영향을 미쳤고요. 이렇게 짧은 기간에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최초의 국 가라고 봐도 될 정도로 지금은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먼저 찾아주는 나라가 된 것에 뿌듯 함을 느낍니다.

28 MESSAGE from Global Citizens

<세계시민> 독자 청소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국경을 초월하는 세상’이나 ‘공존하는 세상’이라는 키워

드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다시 국가, 정부, 지역으로

국한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제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반기

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보좌관으로 유엔의 193개 회원국 중 120개 국가에 다녀왔는데요, 여전히

기성 세대인 지도자들이 얕은 시민의식으로 자국의 이익이나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완전히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목적과 분야가 다르더라도 각자

가 서로 다른 가치를 발휘해 세계적 단위로 공감하고,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초

국경 사회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Passion & Compassion (열정과 공감)’의 자세로 생각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거나 모자람 없이, 뭘 하든지 열정적이되 냉정하기보다

연민을 가지고 이해하는 자세를 가지면 스스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과정에 서도 배우는 점이 많을 겁니다. 우리가 중시하는 가치와 상식만을 기준으로 ‘저 사람은 왜 저럴까’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편협에서 벗어나 공동의 가치를 위해 배려도 할 줄 알아야 하고요. 우리 청소 년들에게는 한반도가 너무 좁고, 그런 한반도 안에는 우수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안에서 경쟁 하기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더 큰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보좌관 등을 역임한 후 현재 뉴욕

유엔 본부의 경제사회국 국장으로 취임하여 활동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함과 동시에 국제 평화와 안보 수호라는 유엔의

창설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유엔에 진출하였다.

장 욱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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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제목에 위로를 담는

'Karma'

그림 최영욱 작가

[카르마: 업(業), 업보(業報)]

작가 최영욱은 조선시대의 도자기인 달항아리에 스스로를 담는다.

도자기의 윗 부분과 아랫 부분을 따로 만들어 하나로 합쳐야 했던 당시의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든

부정형의 곡선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생기는 균열이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제가그리는카르마(Karma)는선에그의미가담겨있습니다.

도자기의빙열을사실적으로표현하려는게아니라,

만났다헤어지고어딘가에서다시만나는우리의인생길을표현한것입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 편의 달항아리를

30 ART for Global Citizens
조우한 뒤 2005년부터 오직 달항아리만을 그려온 작가는 그림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극히 세련된 한국적 미(美)의 깊이를 담고 있다.
- 작가 노트 '기억의 이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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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 작가는 실존하는 도자기의 형체를 보고 그리는 구상화가 아닌, 마음 속 깊은 곳의 기억과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아 추상화에 풀어낸다. 사회적 메시지나 무거운 교훈을 담기보다는 아 무 생각 없이 보고만 있어도 ‘그냥 좋은 그림’이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작가는 줄곧, 중생이 과거의 업으로 인해 현세에 받게 되는 응보를 가리키는 불교 용어인 ‘카르마 (Karma)’라는 단 하나의 제목으로 연작을 그려왔다. 젯소와 백색 돌가루를 섞어 칠하고 마르면 사 포질로 다듬고, 또 다시 덧칠하고 다듬기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완성되는 그림을 소통의 매개체로 삼고 있다.

계산되지않은자연스러운만남, 단순함속비대칭이라는아름다움, 달항아리처럼살고싶은

작가스스로의기억속이야기를

한군데에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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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 W _ mixed media on canvas 165x150cm, 2012

“나의그림을바라보며한기억을떠올려그안으로들어가보라. 그속에착한인간의존재가있다.

그안에서삶의이야기를찾는여정을시작해보기를바란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에 방문한 후 달항아리를 작품의 소재로 채택하였다. 평면 그림에 입체감을

담는 달항아리 작품을 통해 도전에 흔들리지 않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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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spora

디아스포라가 곧 미래입니다

인터뷰 전후석 감독

취재 김준희 학생

“세상을중심부의눈뿐아니라약자의눈으로도볼수있도록

이런메시지를영화에담아다같이생각해보도록하는게저의목표입니다.”

34 STORY from Global Citizens

재미변호사 활동을 하다가 영화감독이 되신 커리어 여정이 인상적입니다. 영화감독으로 방

향을 바꾸는 데에 결정적이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쿠바 여행에서 우연히 한인들을 만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미국으

로 이민을 오면서 재미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물론이고, 저와 같이 한반도 밖에 사는 한인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야 할지 늘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쿠바에서 만난 한인들은 그 고민을 선 행했더라고요. 특히 헤로니모라는 입지전적인 인물을 알게 되었는데요, 평생 ‘디아스포라적 정체

성’에 대해 사유했던 분이죠. 제가 그 분에게서 얻을 수 있는 삶의 교훈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끌림

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쿠바에 간 게 서른 한 살 때였거든요. 그 나이 또래 대부분의 우선순위는 직업적 발전 혹은 경

제적 축적일 거예요. 하지만 저의 우선순위는 정체성 확보였습니다. 그래서 그것 외의 문제는 그만

큼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문득 ‘내가 디아스포라적 삶을 산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에 방해되는 것은 생각보다 없더 라고요. 처음에는 간단한 유튜브 다큐멘터리 클립을 만들자는 계획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긴 시간 감독으로서 일하게 되었네요.

디아스포라의 유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디아스포라'는 그리스어 전치사 dia(‘over’ 혹은 ‘through’)와 동사 spora(‘to sow’)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디아스포라는 대문자 Diaspora를 써서 팔레스타인 또는 근대 이스라

엘 밖에 거주하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 왔으나 소문자 diaspora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이주민, 국외로 추방된 난민, 초빙 노동자, 망명자 공동체, 소수민족 공동체와 같은 의미도 지니게 되었습니다. 확장

된 의미의 디아스포라는 타지에서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

준 국외에 거주하는 동포의 수는 약 732만 명이며, 국내거주 외국인은 약 215만 명입니다. 전후석 감독의 다

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 <초선>을 통해 한인 디아스포라에 대해 알아보고, 독자 여러분의 디아스포라는

무엇일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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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 과제 제출물

한국인이 미국에서 한인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 때, 까다로운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한

국인 관객과 미국인 관객이 영화를 보는 시선에 차이가 있나요?

조금 다르죠. 제 영화는 미국인에게는 생소한 한인 사회의 깊숙한 면을 들여다 보거든요. 한인 사

회 내부에 있는 갈등, 즉 세대, 이념, 정치, 종교적 시각의 차이가 영화에 드러납니다. 영화 안에는

성소수자도, 혼혈 한국인도 등장해요. 미국 내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알게 모르게 ‘모범적 소

수자(Model Minority)’로 보여지는 시선이 있습니다. 공부 잘하고 성실한 아시아인의 이미지가 있

어요. 그런데 제 영화에서는 그 틀을 깨고 다양한 한인의 모습을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

들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낄 것 같네요.

그리고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서 간 한인들이 걱정없이 잘 살 것이라고 생각

하곤 하는데요. 영화 ‘초선’은 한인이 소수자로서 미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고, 폭동 등으로 우리의

정체성이 어떻게 거듭나는지 등 어렵고 불편한 주제들을 많이 다룹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신다

면 재미 한인들이 이런 고충이 있었구나 이런 역사적 아픔이 있었구나를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영화 <초선> 촬영 당시 인터뷰 모습 (왼: Grace Yoo, 오: Marilyn Strickland)

시애틀에서 진행된 영화 <초선> 상영회에서 관객들과

36 STORY from Global Citizens

청와대에서 영화 <헤로니모> 상영회를 진행한 모습

영화라는 수단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표현하고 계신데요. 감독님의 작품에 담고 싶은 메시

지 혹은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저는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유 방식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국적 상 미국 시민이지만 성장기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고, 현재 부모님

도 한국에 계시거든요. 사춘기 즈음인 10대 후반에 미국에 오게 되었으니 제 정체성의 절반 정도

는 한국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바라보면, 아직 이 사회에서는 ‘공존’이 실현

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5년 전 예멘 난민 사건을 떠올려보면, 다른 문화권에서 온,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을 한국 사회가 과연 포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환대 정신, 평화 공존의 능력이 내

재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재외동포의 스토리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재외동포는 한반도

를 떠난 순간부터 이방인, 소수자, 이민자로 살게 됩니다. 그들은 이미 소수로서 다양한 사람들과

공존하는 법을 이미 터득하고 디아스포라적 삶을 영위하게 되고요. 사실 우리가 ‘세계시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칫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들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세계시민으로서의 삶을 직접 체험하면서 그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는 거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 밖에 있는 한인들뿐 아니라 한반도 안의 외국인도 재외 동포죠. 그들도 이중, 삼중, 다중 정 체성을 갖고 씨름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렇게 몸소 세계시민의식을 깨우친 사람들이 한반도

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그 정체성을 영화에 담아내고자 하고 있어요.

재외동포 혹은 디아스포라적 삶, 소수자로서 사는 사람들의 사유 방식이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전 달되면 좋겠다라는 목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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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STORY from Global Citizens
영화 <초선>으로 Unforgettable Gala 시상식에 초청 영화 <헤로니모> 개봉 후 배우 정우성과 함께 제45회 AAIFF 국제영화제 모습 국내에서 진행된 '디아스포라 다이얼로그' 행사에서

감독님이 ‘세계시민’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12세기 프랑스의 신학자 세인트 빅토르가 한 말이 떠오르네요

“인간은 세 가지 부류의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고향을 달콤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직 미숙아다. 두 번째, 그보다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은 모든 곳을 고향처럼 느끼는 코스모폴리탄

이다. 세 번째, 가장 궁극하게 성숙한 사람은 모든 곳을 타향이라고 생각하는 이방인이다.”

“ The man who finds his homeland sweet is still a tender beginner; he to whom every soil is as his native one is already strong; but he is perfect to whom the entire world is as a foreign land.”

저는 ‘세계시민’이 우리가 도달해야 할 가장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해왔어요. 어느 곳에 가도 편

안해하고, 모든 문화에 적대감 없이 접근해서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그런 정신이요. 그런데 아

이러니하게도 이 철학자는 세계시민이 중수 정도라고 말하죠. 그리고 고수는 모든 곳을 가도 타향

이라고 생각하는 이방인, 즉 디아스포라라고 이야기했어요. 저는 궁극의 성숙이 중심에서 멀어져

소수자나 이방인이 되려는 몸부림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즉 세상을 중심부의 눈뿐 아니라 약

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는 사람이 됐을 때인 것이죠. 그래서 이런 점을 영화에 담아 다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후 다시 미국에서 영화와 법을 전공했다. 뉴

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떠난 쿠바에서 첫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에 대한 영감

을 얻어 늘 품고 지내던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표현하며, 두 번째 작품 <초선>으로

제45회 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전 후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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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길보다는

뜻이 있는 길을 걸어요

인터뷰 정은희 사단법인 아이베카 대표

취재 전서영 학생

아이베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아이베카는 Intercultural/International Virtual Exchange of Classroom Activities를 가리키는

말로 국제 문화 간 교육(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

공간 및 실시간 화상 수업을 통해, 국제협력학습 및 창의적 문제해결학습 활동을 학교교육과정과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죠. 학교의 교과 수업의 일환으로서 운영할 수도 있고, 방과

후 프로그램 및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방법

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대학원을 포함한 모든 학교 및 교육기

관에서 운영 가능합니다.

특히 저희는 세계시민교육을 교과과정에 융

합하여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더불어 살기에 더 좋은 곳으로 만들자’는 신

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속한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관심을 갖

고 그 상호 연계성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나 국제사회

이슈들에 대한 지식만을 습득하고 평가받게

하거나, 지구 반대편에 형편이 어려운 상황

에 있는 사람들을 단순히 불쌍히 여겨 자선

을 베풀게 하는 식이 되지 않도록 세계시민

교육의 방향성을 이끌어나가고 있어요.

세계시민교육의 중심지, 아이베카(IVECA) 국제가상학교교육센터

아이베카는 가상 학교 프로그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국제가상학교교육센터(IVECA Center for International Virtual Schooling)의 이름이

기도 하다.

미국에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유엔 경제사 회이사회(UN ECOSOC) 특별자문지위를 획득

하였으며, 유엔 공보국(UN DGC)에 소속되어

아이베카는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세계시민을

양성하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본

다. 특히 ICT를 통해 시공간을 넘어 전 세계의

학급을 연결하는 협력교류학습 프로그램에 힘

쓰고 있다.

40 STORY from Global Citizens

당장 눈앞에 직면한 생존 문제가 큰 개발도상국에도 이러한 아젠다가 중요한 이유와,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요.

흔히들 ‘세계시민의식'을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

우가 많습니다. ‘세계시민(global citizen)’은 자

신이 더 나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혹은 가진 게

더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 생각하죠. 아니면 국제적 삶을

사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진국

에서나 거론할 문제라고 생각하죠. 그보다는 서

로가 동등한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비

롯한 주변의 삶과 지역 사회에서 겪는 일에 대

관계성을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서로의 위

치에서 바람직한 인간의 삶을 누리며 평화롭고

건강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개발도상국을 도와주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

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사

상 그리고 삶의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 습니다. 각 지역의 문화, 역사, 경제 사회적 배경

과 주어진 환경에 따라 지역에 필요한 것들에 대

한 그들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거든요. 지역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다른 지

역의 관점과 자원이 더해져 창의적인 해결 방안

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운영

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가 선진국

의 환경에 잘 통할 때도 있구요. 이런 협력은 상

호보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아이베카에서는 서로 다른 교육 및 사회·경제적 환경에 있는 학생들 사이에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

고, 대화를 통해 본인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나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에서의 문제점을 공유하게 하

고, 그 해결방안을 협력해서 도출할 수 있게 합니다. 학생들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

면 놀라울 만큼 스스로 해결방법을 만들고, 성장합니다. 다른 나라나 세계의 문제를 떠안고 해결해

보자는 것이 아니고, 본인인 속한 해당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함으로써 지속가능발전목

표 달성에 접근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그 나라 국민으로서의 역량을 끌

어올려주는 것, 그런 게 개발도상국에서의 세계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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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들도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인해 세계시민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이 어떻게 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

시나요.

사실 저는 그와 반대로 생각해요. 학생들이 입시 경쟁으로 인해 세계시민교육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 활동이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알려고 하

지 않거나 그 방법이 아주 특별한 활동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입시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는 고등학교들에서 세계시민교육의 하나로서 아이베카 활동을 해오고

있고, 그 활동이 오히려 교과학습과 학교의 교육목표와도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 다. 아이베카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학교 수업과 연계해 학교 수업 시간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래서 저희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학기와

그 전 학기의 교육 시간표도 살펴봅니다.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기반 지식이 되어서 국제 교류

활동을 할 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학교의 교육과정 내용을 세계시민교육 목 적과 융합하여 재디자인 하거든요.

제2회 세계시민교육의날

연례 기념행사 필자와 공동 의장인

스캇 칼린 박사(Dr. Scott Carlin)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2019)

이런 과정을 거치니 초등학교에서는 반응이 즉각적이더라고요. 국제 교류 활동이 없던 학기에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던 학생들이 활동을 거치고 나니 일반 수업 때에도 적극적으로 참

여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파트너 학생들과 얘기할 거리를 준비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역사

나 음식, 문화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과정을 즐기게 되었죠. 이런 모습을 보면 세

계시민교육은 학교교육활동에 효과적으로 융합될 수 있다는 걸 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체계는 제도가 굳건히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게 장점이자

42 STORY from Global Citizens
취약적입니다. 입시 중심의
교육 체제와 교수학습 방식에 유연성이 없다보니 새로운 교육방법을 접목하거나 획기적인 체계

적 변화를 주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서로에 대한 경쟁의식보다는 자신의 가치체계를 확립

하고 학습의 목적을 인지하며, 주변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고 공감하면서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교육환경이 필요합니다. 이 사례도 한번 들려드릴게요.

그간 학업성취도가 우수하다고 하는 고등학교들이 아이베카 프로그램에 여러 해 참여해 왔는데

요, 2020년도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과 국제썸머캠프도 진행했어요. 이 학생들에게 있어

첫 시작은 질문처럼 ‘입시를 위한 세계시민교육’이었을지도 몰라요. 의사가 되기 위해, 우주과학자

가 되기 위해 공부해왔는데 그 이유와 목적이 뚜렷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어요. 똑똑하고 성실한

학생들이라 좋은 대학 혹은 직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을지 몰라도, 진로

에 대한 방향성은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으로서의 국제 온라인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베카에서 가장 먼저 안내하

는 것은 ‘파트너 나라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우리나라에 대해 공부하기’입니다. 자신의 관점과 나

라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 다른 나라에 대해 이해하고 그 관계성을 파악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계시민의 중점 역량인 문화 간 이해적응력

(intercultural competence)의 핵심은 본인의 관점과 정체성 확립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무엇을 할 것이다’라는 방향을 스스로 인 지하게 될 것이고요. 그 이후에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다른 나라의 문화나 사회 현상 등을 비교적

관점에서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확인해 가는 중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제시하는데 있어 더욱 넓고 다각적인 사고를 하게 되죠.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의 세계

시민교육의 융합은 기존의 학교 교육과정 활동 중에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과 가치체계를 분명히

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을 깨닫고, 여러 범위의 사회 경제 문화 과학 현 상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학습과 성장이 타인의 삶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를 모

든 교과학습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생각해보고 공유해볼 기회를 주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제61차 유엔 사회개발

위원회(CSocD)에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 재건을 위한

세계시민교육' 사이드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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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주의가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가 무

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세계시민주의보다 개인주의가 우선시되고 있다고는 보지는 않습니다. 개인주의 현상이 드러

나긴 했으나 오히려 반대인 공동체의식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시민주의는 자신과 남,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을 파악함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

감을 가질 것을 강조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오히려 상생을 위해서 자신만이 아닌 집단 공동체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서 마스크도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했지요. 한국은 이 부분이 잘 실행되어

오히려 개인주의적인 나라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구요. 오히려 자신의 자유만 주장하며 마스크 착

용을 거부하던 개인주의는 드러난 만큼 더 큰 비판을 받은 것으로 봅니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는

전염 예방과 치료를 위한 청결과 건강 관리 등 개인의 안녕을 개인이 책임지고 철저히 관리해 나갈

수 밖에 없는 행동방식이 나타난 점도 있지요. 무역을 예로 들면, 이 역시 팬데믹, 보호무역, 그리고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국가 간의 물품 공급과 수요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각 국가들이 다른 나라에

서의 수입에 의존하지 않도록 생산품과 기술 등의 수요를 국내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경향이 생겼

고, 전염을 막고 자국만 지키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다든지, 전염을 유발시킨 국가와 국민을 공격하

는 등의 국가주의가 드러나기도 했죠.

하지만, 그 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국제적 위기 상황은 지역 간 국가 간의 경제, 사회, 정치적 상호

연계성으로 인해 서로 공조하고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세계시민주의의 기본 원리를 더욱 절감 하게 되었지요. 자신과 자국의 대처가 타인과 타국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을 몸소 명확히 체험한

만큼 자가진단키트의 긴급 조달 및 백신의 세계적 공급 확대 등 인류 건강과 보존을 위해서도 세계

시민주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어요. 더욱 뜻 깊은 것은 팬데믹으로 인간의 활동이 공기 오염 과 동식물 및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극명하게 드러나 기후변화 등 환경 보존을 위한 세계 시민의식의 필요성을 그 어떤 방식으로보다도 강하고 명확하게 전세계가 인식하게 되었지요. 이 것이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들입니다.

[좌] 2011 DOHA 제4차 유엔문명간연대(UNAOC) 연례포럼(2011) [우] 유엔 75주년 유엔교육위원회(CTAUN)와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 “세계시민의식을 위한 변혁적 교육” 공동주최(2020)

44 STORY from Global Citizens

UN컨퍼런스 5개국 8개 학교의 고등학생 4개 팀이 SDGs 달성을 위한 STEAM 챌린지 프로그램(2018)

아이베카에서 하는 모든 교육의 중점과 목표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의식이라고 생각합 니다. 대표님은 어떤 세계시민인가요.

저희 활동을 잘 해석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세계시민인가 봅니다만, 세계시민의

식은 평생 학습되는 것인 만큼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지역이나 세계의 이슈

에 관심을 갖고, 여러 문화 간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자 노 력합니다. 특히 조화롭게 함께 사는 세상을 이루는데 있어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제가 기여할 수 있 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편입니다. 굳이 정의를 한다면 저를 ‘성찰하는 세계시민’이라고 표현해보

겠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인류가 추구해야할 가치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고 역량있는 세계시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네요.

그러한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 꼭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기성찰을, 현

상을 판단하기보다는 다각적 이해를, 말보다는 진심으로 행동하는, 보기 좋은 길보다는 뜻이 있는

길을 걷는 생활입니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과학교육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교육기술학 석사, 교육학 박사 를 취득하였다. 이러닝 및 국제교류 전문가로서 사단법인 아이베카를 설립하였으며, 국제교육협력포럼, 유엔 세계시민교육 포럼, 유엔 물 컨퍼런스 등 국제행사에서 활 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 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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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통해

세계를 바라봅니다

글 류지선 국제개발협력 컨설턴트

평범한 회사원에서 ‘아프리카의 딸’이 되다

나의 학창 시절은 답답하고도 지루했다. 대입을 위해 억지로 공부를 했다. 다행히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 때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 여행을 몇 번 했지만 그때까지도 내가 무엇을 좋아

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답을 얻지 못해 나의 20대는 방황으로 가득했다. 졸업 후에는

언어 전공을 살려 IT회사에 입사하여 해외 영업을 담당했다. 답답한 한국에서 벗어나 일을 통해 세

상을 구경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컸다.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 통신사업자들을 상대로 해외 영업을 하면서 조금씩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운명적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담당하게 되었다. 2007년부터 2010년

까지 10여 개국의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하고 이 중 6개국(나이지리아, 남아공, 케냐, DR콩고, 탄

자니아, 앙골라) 에 성공적으로 제품을 런칭했다. 한국 중소기업체로서는 전무후무한 큰 성과였다.

이때부터 회사 동료들은 나를 ‘아프리카의 딸’이라고 부르곤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창

해외영업을 하던 시절, 홍콩 컨퍼런스에서

아프리카 통신 사업자 고객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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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에서 멀티잡러로

그 가운데서 늘 내 안에는 두 가지 질문이 늘 맴돌았다.

1. 나는 정말 해외 영업을 잘하는 사람일까? 혹시 이것만 해봤기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닐까?

2. 방황하던 내게 삶의 활력을 준 아프리카에서 만일 살아 보면 어떨까?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아프리카 정보를 검색을 하고 아프리카 사업구상을 하며 나

의 영혼은 이미 아프리카를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1년을 탐색하던 중 나이지리아에서 인테리어 사

업을 하는 한국 회사에 지원하여 합격했다. 당시 나는 IT업계의 과장이었고 많은 업체에서 스카웃

제의도 받은 상황이었기에 업계 지인분들이 모두 만류했다. 그동안 쌓은 경력이 아깝지 않냐고. 하

지만 내게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들의 조언이 들리지 않았다. ‘아프리카

드림’을 향해 2012년 9월에 드디어 나이지리아의 경제수도 라고스로 이주했다. 한국 회사에서 50

여명의 현지 동료들과 10명 안되는 한국인들과 함께 글로벌 기업의 브랜딩 마케팅을 하는 일을 하

며 하루하루 나이지리아를 알아가는 것은 단기 출장과 너무 달라 힘든적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다

른 한국인들보다 급속도로 현지인들과 친숙해졌고 사무실에서 가끔 쥐가 나와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책상위에 올라가면 현지인 동료들이 낄낄거리며 놀려댔다.

반면 나이지리아를 경험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나만의 사업을 하며 시장을 움직여 보고 싶었다.

조금씩 사전 준비를 하여 3년 후 퇴사를 하고 나의 쥬얼리 브랜드 ‘아프로마(Afroma)’를 만들어 현

지 오프라인 쇼핑몰에 입점하여 한국 쥬얼리 제품들을 소싱하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생각

보다 고객들 반응이 좋아 사업은 괜찮았지만 나의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부

터 멀티잡러의 삶이 시작됐다. 현지 직원들을 고용하여 제품 판매를 하므로 나는 사업 운영비를 마

련하기 위해 생계형(?) 사업가가 되어야 했다. 한국 기업들을 위한 통역, 현지 시장 조사, 한국 기업

현지 마케팅 컨설팅, 한국 정부 행사 코디네이터 등 한국에서라면 전문업체들이 다 맡을 일들을 나

이지리아에서는 나같은 프리랜서를 찾기 어렵다 보니 ‘일단 해보지 뭐’ 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

게 나이지리아의 한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어가며 2017년에는 한인회 사무국장이 되었다.

나의 쥬얼리 브랜드 아프로마가 현지 쇼핑몰의 입구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지 아프로카 직원들. 다들 한 멋쟁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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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잡러, 세계시민이 되다

나의 관심이 점차 공공으로 향하면서 정부기관들과의 미팅 통역, 국제개발협력사업 코디네이터와 같은

업무의 비중이 커졌다. 그러다보니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국제적 위상, 그 안에서 나의 사명과 역할에 대

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과거에 IT 제품을 다루다가 이제 정부 시스템을 다루는 컨설팅 사업에 참

여해 보니 그 영향력에 매료되어 국제개발협력 영역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이

를 위해 2019년 나이지리아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여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KDI 국제정책대학원 석

사과정을 밟았다. 당시 업무가 가나에 통관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가나의 시간에 맞추어

일을 하다보니 낮에는 공부를 하고 저녁 때부터 새벽 3시까지 일을 하는 살인적인 일상이었다. 피곤에

찌든 나날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공부가 너무 재밌고 교수님들의 강의가 뼛속 깊이 공감이 되었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재미없던 공부가 실제 개발도상국에서 경험을 하고 이론과 강의를 접하니 잠이

부족해도 행복했다.

지금은 IT 정책 박사과정 연구원, 온라인매체에 [인사이트 아프리카] 칼럼리스트, 작가, 컨설턴트, 강사, 아프리카 사업가 등 여전히 멀티잡러로서 살아가고 있다.

관세행정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 중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세계시민 추천도서

이 책은 '나의 첫 다문화 수업 시리즈'의 하나로, 나이지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돕는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 보유국, 최대 산유국으로서 대

륙의 문화를 선도하는 나이지리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있는 그대로' 살

펴보고 편견을 깨뜨릴 수 있다. 자주 들어봤지만 잘은 몰랐던 나이지리아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48 STORY from Global Citizens
모리셔스에서
「있는 그대로 나이지리아」 류지선 저

다문화와 대한민국

이제 한국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한국에 거

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2백만 명이 넘고, 다

문화 가정은 80만 명

(2020년 기준)이라고

한다. 그 중 초중고 학

생들은 14만 정도가 된

다. 우리나라 전체 초

중고생 인구 중 2.8%

에 해당한다. 100여 개

국이 넘는 국적의 사람

나이지리아 영화감독 친구와 함께 주최한 영화제에서 스탭들과 함께

들이 한국으로 이주하여 한국 문화와 융합하며 자신의 소중한 삶의 한 부분을 경험하고 있다. 내가

나이지리아에서 그랬듯이.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모른다. KDI에서 졸업한 석, 박사 출신 학생들 중

본국으로 돌아가도 생계가 어려워 한국에 남아 일을 하는 친구들 소식을 종종 접한다. 그들 중 상

당수는 한국에서 직업을 얻기가 어려워 지방의 농장에서, 공장에서 부당한 대우, 차별을 일상적으

로 받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해외에서 UN이나 정부사업을 통해 접하는 현지인들은 존중하나 지방

공장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들은 그들의 배경과 상관없이 ‘외국인 노동자’로 똑같이 규정해 버린다.

그들을 우리 삶에 초대하지 않기에 길에서 마주쳐도 투명인간일 뿐이다.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 함

께 소통하며 배울 수 있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숭고한 가치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다양성이 부족한 한국사회에서 그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이제 이곳

대한민국에서 다함께 세계시민으로서 고민해 보면 미래 우리 사회가 더욱 다채롭고 멋진 선진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로서 나이지리아에서 7년 동안 거주하며 정부 사업 코디네이

터, 한인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쥬얼리 브랜드 ‘아프로마’를 창업하였다. 이후 국

제개발협력의 뜻을 품고 개발협력 컨설턴트, IT 정책연구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있는 그대로 나이지리아] 책을 발간하였다.

류 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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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간

글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50 ORGANIZATION for Global Citizens

유엔여성기구란?

유엔여성기구는 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해 2010년 설립된 국제연합(UN·유엔) 기구입니다. 대 표적으로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유엔 체제 내에서 유엔 기구들이 여성의 권리와 기회 확대에

참여하도록 관할하는 ‘조율 기능’, 정부와 시민 사회가 협력해 법과 규제를 개선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규범 기능’, 전 세계 여성이 진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정책, 프로그램, 서비스를 만드는 ‘운영 기 능’이 있습니다.

유엔여성기구가 탄생하기까지는 수십 년에 거친 전 인류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었습니다. 1946년 여 성지위위원회(CSW)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기능위원회로 창립된 것이 시작이었습

니다. 이후 1979년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1993년 여성폭력철폐선언(DEVAW), 1995년 베이징 행동강령(Beijing Platform for Action)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여성 인권이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현

실을 인지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관념이 정립되어 왔습니다.

특히 유엔여성기구 탄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2010년 재임 당

시 유엔 기구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분산된 성평등과 여성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조직을 하

나의 기구로 병합하고 창설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여성지위향상국(DAW), 국제여성발전연구훈련원 (INSTRAW), 여성 문제에 대한 사무총장특별자문관실(OSAGI),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이 유엔 여성기구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탄생합니다.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서 ‘성평등 달성을 위한 혁신과 과학기술, 그리고 디지털교육’을 주제로 제67회 여성지위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유엔여성기구/Ryan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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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과 여성의 역량 강화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는 1980년대까지 국가 발전의 대표적 지표로 ‘경제’를 중시했습니다. 경제가 개발되면 전 국

민의 삶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리란 인식에 기반했는데요. 이를 토대로 국제 기구도 경제적 측면에서

의 원조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경제 발전 과정에서도 극빈층이나 여성 등 소외된 계층이 생겼

고, 실제 건강과 교육 수준과 같은 개인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았고, 환경이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2015년 이를 보완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를 구축합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발전의 지표를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 영역에서 17가지

로 다변화합니다. 17가지 요소들이 경제 개발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도달해야 하는 목

표 그 자체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성평등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다섯 번째 목표입니다. 성평등이 발전 정도를 대변하는 목표로 자리잡

을 만큼 발전의 필수 요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인구의 절반이 여전히 폭력

에 노출되고, 정치적 참여가 어렵고, 경제적 활동에 제약이 있다면, 그 사회를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 부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녀를 합산한 통계만 본다면 경제 발전에 따라 인구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참여도는 높아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별을 기반으로 구분한 통계 데이터들을 분석해보 면, 여성과 남성의 권리 보장 정도는 차이가 납니다.

지난해 유엔은 현재와 같은 성격차 개선 속도로는 완전한 성평등까지 286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서를 통해 경고했습니다. 유엔여성기구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앤 해서웨이는 이에 대해 “여성의 참여

유엔여성기구 친선대사 앤 해서웨이 사진: 유엔여성기구/Celeste Sl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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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ZATION for Global Citizens

와 성평등은 우리 모두의 발전에 필수적”이라면서 “300년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

하리라 생각한다”고 호소하기도 했지요.

성평등에 도달하는 과정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성평등은 여성의 삶뿐만 아

니라 남성의 삶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기 때문이지요. 여성의 경제적 · 정치적 · 사회적 참여도가 높

아질수록 다양성이 보장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경제적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

은 이미 많은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성이 부담하고 있던 전통적 역할론도 타파할 수 있는 기회입 니다.

더욱 강력합니다”

이에 따라 유엔여성기구는 지난 2014년부터 ‘히 포 쉬(HeForShe)’ 캠 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펼쳐왔는데요. 유엔여성기구 친선대사인 영화

배우 엠마 왓슨은 남성이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

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마초적’ 남성상

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을 돌보기 어려운 현실도 지적했죠. 그는 “남성 여러분, 성평등은 당신의 이슈이기도 하다”면서 “남성이 성별 고정관념에 억압돼 있는 현실 속에서 이에 대한 공론화 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남성들이 자유로워질 때 자연스럽게 여

성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히포쉬 캠페인 2주년 기념행사에서 엠마 왓슨 사진: 유엔여성기구/ Celeste Sl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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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유하는 것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란?

유엔여성기구는 본부, 지역사무소, 국가사무소 이외에도 현재 3개의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젠더 통계 생산 및 분석·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젠더 통계 센터(멕시코), 성인지 예산 분야 전문

성 개발 등을 위한 성인지 예산센터(모로코), 최근 한국에 세운 성평등센터가 이에 해당하지요.

서울의 성평등센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첫 전문 센터로 이곳 지역 내 성평등과 여성의 역량 강화

를 증진하고자 지난 해 문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지식 및 파트너십 허브’로서 성평등 달성을 위한 혁

신적 접근법을 전파하고, 유해한 사회적 규범을 바꾸며, 여러 부문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기여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개발-교육훈련-협력 및 교류관계 구축’ 등 세 가지 활동

을 중심으로 센터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성평등 정책 입안자나 연구자에게 통계 활용을

장려하고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수행해 증거 기반의 성평등 정책을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

합니다. 정부 기관, 학계, 시민 사회, 민간 부문에 전문화된 젠더 교육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마

지막으로 성평등 달성을 위한 다자간 파트너십 구축과 다양한 협력을 촉진합니다.

올해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기념 행사를 주최했는데요. 어린이들이 누리지 못하는 권리

에 주목하는 ‘세계 어린이의 날(11월 20일)’처럼, ‘세계 여성의 날’은 성평등 의제에 관한 의식을 제고

하고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국제 기념일입니다. 올해 유엔이 선정한 주제는 ‘모두를 위한

디지털(DigitALL): 성평등을 위한 기술과 혁신’이었습니다. 저희는 과학기술계 여성 인사들을 모시고

여성인력 양성 방안과 성인지적 관점에서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또 국제외교 및 기

업 대표들이 여성의 리더십 증진 방안을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30여 명의 주한

대사와 7명의 국제기구 지부장을 비롯한 국제개발 전문가, 여성가족부와 젠더 관계자를 포함한 100 여 명은 “성평등을 위해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외쳤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젠더 기반 폭력, 기술과 혁신, 인도주의적 지원,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여성·평화·안보 분야 등과 관련된 연구, 교육, 파트너십 활동을 진행합니다. 활동 결과들과 모범

사례들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알리는 일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에 참여한 주한 대사와 국제기구 지부장이 “성평등을 위해 함께 하자”고 외치고 있다. 사진: 유엔여성기구/Jaeyeon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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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취업을 위한 Key Note

이아정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대외협력팀장

유엔여성기구를 비롯해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원하시는 분들께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자주 여쭤보시는데요. 저의 개인적인 답변을 몇 자 적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

는 외교부에서 주관하는 국제기구초급전문가(JPO)시험을 통해 선발되어 2009년에

유엔에 입사했고,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유엔개발계획(UNDP) 인도네시아 국가

사무소, 방콕 소재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한국 정책센터에서 근무하다가 2022

년 11월에 유엔여성기구로 이직을 했습니다.

우선 본인의 전공과 무관하게 국제사회와 국제정치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다방면 으로 쌓고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고 고민해 보세요.

예를 들어, 성차별, 전쟁, 난민, 기후변화, 양극화, 인권유린 등에 대한 글로벌한 문제

들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또한 영어로 생각하고 강력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저는 영문 글쓰기를 최우선적으로 노력

하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발음이나 스피킹이 네이티브 수준이 아니어도 논리적이

고 명확한 업무 이메일과 보고서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어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

닌, 원어민과 실무를 치를 수 있는 실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유엔에서의 커리어는 마라톤입니다. 작은 곳에서라도 우선 시작하고, 한 분야에서 전

문성을 키워보면서, 실제적으로 무엇이든 책임지고 성과를 내는 일을 해보세요. 유엔

에서 필요한 인재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업무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새로운 이니

셔티브를 만들고 스스로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또 유엔 입사는 공무원처럼 정년이

보장된 커리어가 아니니 삶의 목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전문

적으로 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과연 계약이 유연하고 해

외 이주를 반복해야 하는 삶이 본인에게 행복할지, 본인의 성격과 가족관계와 개인

적인 우선순위를 깊이 성찰하고 결정하세요.

한 번에 유엔에 취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조직생활을 빨리 시작해서 기초적 인 업무능력을 키우시고, 여러가지의 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해내는 능력을 키우세요.

유엔은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잘하는 실무자를 찾습니다.

55
언젠가가
Now! 황인범 민간외교 자전거 탐험가 56 TRAVEL for Global Citizens
아니라, 지금

자전거로 세계여행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만 가면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어렸

을 때부터 주위에서 계속 들어오던 말입니다. 하지만 2003

년, 막상 대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그런 자유는 없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의 울타리만 없어졌을 뿐이지 각종 과제와

시험, 군대와 취업 준비까지, 모든 것들이 짜여 있고 저는 그

중 일부인 것만 같았습니다. 더욱 암담한 것은 졸업한 선배

들의 말이었습니다. “대학생 때가 좋은 거야, 졸업하면 아무

것도 못 해. 그리고 결혼하면 더더욱 아무것도 못하고.” 그

래서 저는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는 주 위 친구들을 보며 청개구리처럼 ‘지금 아니면 내가 원하던 것을 평생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그 때 결심했죠. 바로 지금 떠나야겠다고.

처음 자전거 여행을 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입 니다. 해남 땅끝마을에 가보고 싶은데 교통비를 아끼기 위 해 자전거라는 이동수단을 택했고, 친구와 둘이 서울에서 해남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그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

죠. 처음에는 자전거를 단순히 값싸고 자유로운 이동수단으

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더라고요. 나를 끊임없이 숨쉬게

하여 시골의 향기를 맡게 해 주었고, 이른 새벽 차가운 공기

를 녹여 주는 아침햇살의 따사로움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

다. 또 초여름의 더위를 식혀 주는 빗방울의 촉촉함을 일깨

워 주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나의 오감이 주위 환경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것을 느꼈고 자연이 피부에 와 닿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창문이 굳게 닫힌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행복이었습니다. 그렇게

대학교 3학년, 23살의 나이에 자전거에 몸을 싣고 268일간

18,500km를 달리며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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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만난 동네 어린이들과 함께(2009)

세계여행이라 하면 거창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여행에 필요한 것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동을 위 한 교통수단,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시설, 그리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 이 세 가지만 충족되 면 며칠이건, 어디로건 여행을 떠날 수 있죠. 일반적으로는 가기로 마음을 먹고난 후 항공편, 버스, 기차, 숙소, 식당, 마트 등등 수많은 것들을 미리 확인을 해야 하지만 자전거는 이런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해결사더라고요. 자전거를 타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달리면 그것이 교통편이 되

고, 적당히 한적하고 평평한 곳에 텐트를 펴면 그곳이 숙소가 되고, 코펠과 버너를 이용해 식사를

준비하면 식당이 따로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도를 보고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을 선택하기만 하

면 그것이 나만의 여행 루트가 되는 것이죠.

달리는 민간외교

“우리나라를 벗어나면 애국자가 된다.”라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해외에서는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가장 궁

금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교통법규를 더 잘 지키게 되고, 현지인들과 교감을 할 때는 늘 대

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언행을 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은 상상하시는 것

보다 더 대단합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한국 사람들을 그저 ‘동양인’ 정도로만 받아

들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외모나 말투만 보고도 한국인,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

58 TRAVEL for Global Citizens

대학교 3학년 첫 유라시아 횡단 당시(2009)

을 구분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해

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국내 기업들의 우

수한 제품과 K-팝, 드라마, 영화 등이 맞

물려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식당은 예약을 하지 않으

면 밥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

고, 한글로 본인 이름을 적어달라고 부

탁하는 현지인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 경찰은 여

행을 잘 이어나가라며 격려금을 주기도

하고, 어떤 군인은 군복에 붙어 있던 부

대 마크를 칼로 뜯더니 “이걸 여권 사이

에 끼워두면 러시아에서는 무조건 통과

야!”라며 제게 건네주더라고요. 저는 그

답례로 옷에 달려 있던 태극기를 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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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하얀 우유니 소금사막 원정에서(2018)

네팔 안나푸르나 원정(2022)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에서부터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더 나아가 한 국가 의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도전이라는 것

저는 심각한 도전 중독자입니다. 음식을 예로 들면 매번 새로운 요리와 맛집을 찾아다녀 단골이라

고 할 만한 음식점도 메뉴도 없을 정도죠. 하지만 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거

라는 기대와 호기심은 그 음식을 먹고 있는 순간에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철학처럼 제 몸에 배어 버렸죠.

우리 내면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개척해 보려는 도전정신이 잠재되어 있다고 믿

습니다. 도전이라고 해서 번지점프나 스카이다이빙과 같이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

로 생긴 음식점에 가 보는 것, 처음 출시된 영화나 책을 보는 것 또한 도전정신이라 할 수 있죠. 사

람에 따라서 정도가 조금 다를 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세

상에 새로이 경험할 것은 무수히 많습니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문화, 새로운 기후 등

을 맛보고, 느끼다 보면 하루하루가 무척 짧게 느껴지죠. 혹시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머뭇거리고만 있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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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아타카마사막 원정(2018)

대학생만 되면, 직장만 구하면, 결혼만 하면, 은퇴만 하면... 이 ‘언젠가’라는 전제조건이 따라다니는

한, 그것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나의 꿈, 간절히 원했던 것을 할 수 있는 시

기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도전’이라는 것은 언젠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대에 했을 때 신선하고 재밌던 것이 30대

에는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고, 30대까지는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이 40대에는 힘겹게 느껴질 수

도 있습니다. 이렇듯 도전이라는 것은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것이 다른 만큼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할 수 없는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2003년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 같은 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다

만 처음에는 오로지 나를 위한 여행을 했다면 지금은 제 경험을 살려 자전거 해외여행을 꿈꾸는 다

른 사람들을 위해 팀을 꾸려서 해외원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대륙 최고봉 중 하나인 탄자니아

의 킬리만자로 산을 자전거로 오르기도 하고, 네팔 안나푸르나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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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돌기도 하고, 볼리비아의 하얀 우유니 소금사막을 횡단하기도 하고,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민간외교를 실천하고 있다는 초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자전거 안장 위에서 열심히 세상탐험과 민간외교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경남외국어고등학교

세계시민교육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양성의 요람

오늘날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개인과 공동체, 국가들은 복잡한 상호의존성 속에 살아

가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은 개인이 속한 지역 공동체와 국가뿐 아니라 지구촌과 연계되어 있으

며, 우리가 알고 있는 환경파괴, 빈곤, 갈등과 분쟁 등의 인류 공동의 문제들은 개별 국가가 아닌

전 지구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남외국어고등학교는 경남 양산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신불산의 중턱에 있는 기숙 형 학교입니다. ‘자주·창의적으로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봉사를 통하여 겨례와 인류를 위해 기여

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새 시대에

62 EDUCATION for Global Citizens 글 김호성 경남외국어고등학교 교사
맞는 꿈과 희망을 설계할 수 있도 록 돕고 있습니다. 교사가 끌어주면 학생은 언젠가 따라온다는 줄탁동시( ) 의 마음으로 스스로 알을 깨고 세계라는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진하고 있는 경남외국어고등학교의 발자 취를 따라 가보려고 합니다.

교육부문 세계시민의 역할에 대한 교육활동

경남외국어고등학교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며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 및 강연자를 학

교로 직접 초청해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진행하는 ‘글로벌 특강-멘토와의 만남’ 을 실시하고 있습 니다. 멘토는 본인의 해외 활동 경험뿐만 아니라,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과정, 청소년기에 누구나 안

고 있는 고민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인생 선배로서 청소년의 공감을

국가의 문 화를 접하며 국제사회의 이슈를 배울 수 있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을 다지고 있습니다.

대사 · 영사 초청 특강

경남교육청 국제이해교육 과제중점학교로 지정된 후 이후 매년 미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폴란 드 대사와 영사 등 각국 외교관 초청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연구 발표 기회를 제공하여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국제학술교류 활동

본교는 뉴질랜드 Auckland Westlakeboys High School, 호주 Melbourne Point Cook Senior Secondary College, 미국 Wisconsin Lutheran High School, 중국 초작시 제1고등학교, 일본 오카 야마 조토고등학교 외 다수의 해외 학교들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여 교환학습, 문화체험을 하

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세계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63
끌어내고,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범세계적인 안목을 기르고 다양한

외교부 소속 국제관계대사를 초청하여 세계시

민교육의 영역에서 외교의 분야가 단순히 정치

가 아닌 환경,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됨을 알리며, 단순한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과

소통하며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이해를 돕는 시간입니다.

본교는 유네스코학교로 지정되어 평화, 자유, 정의, 인권과 같은 유네스코의 이념을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인종차별, 난민문제 등 다양한 테마를 선택해 연구하고 공유하는 활동에 열의를 다하고 있습 니다.

경남외국어고등학교는 학생들이 빈곤, 인권, 환경, 평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관해 배운 바를 우 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실천의식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글로벌 봉사단체와 협약을 체결하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세계 여러 빈곤국가의 아이들에게 따 뜻한 마음을 전달하며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운동화에 희망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하는 빈곤국가 어린이들에게 전 달하는 ‘희망나눔 운동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통해 나눔의 봉사정신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64 EDUCATION for Global Citizens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외교부 국제관계대사 초청 특강 미래희망기구 희망나눔 운동화 그리기 유네스코학교 세계시민교육 실천부문 세계를 향한 우리들의 움직임

세계 빈곤국가의 아이들과 본교 각 학급별 학생

들의 1:1결연을 통하여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제 3세계에서의 극심한 가뭄과 재해, 내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동들과, 교육 받지 못 하는 아동에게 굶주림에서 벗어나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본교는 유니세프 지정 학교로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어린이들의 예방접종 및 말라리아

모기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은 후원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의식

을 실천하기 위하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하고 있습니다.

65
후원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청과 아름다운동행이 함께하는 기부운동으로 UN최빈국가로 지정된 라오스와 캄보디아 같은 빈곤국가 아이들에게 본교 학생들의 노력으로 신발과 옷, 학용품을 모아 기부하였습니다. 아름다운동행 GIVESTORY 유니세프 지정 세계시민교육 월드비전 한학급 한생명 살리기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작은 새싹이 큰 소망으로 자랄 때

글 동아리 Supplies With Hope

안녕하세요, 저희는 아동인권을 신장하고, 아이들의 올바른 삶의 방향 개척을 지원하는 용인한국외

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봉사 동아리 Supplies With Hope입니다.

‘작은 새싹(아이들)’이 ‘큰 소망(세계시민)’이 되기까지의 길을 지원하고자 하는 저희는 미래 세대의

아이들을 바른 길로 성장시키기 위해 그 기반이 되는 ‘아동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활동을 진행하

고 있으며, 더 넓게는 전반적인 ‘인권’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국제연합총회에서 선포한 세계인권선언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서 동등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와 세계에서는 작은 도움조차 받지 못해 고통받 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여전히 이들에게 무관심하고, 무지하며, 그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눈조차 가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아직 학생의 신분인 저희

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며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밝게 비추는 햇살이 되기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활동으로 펀드레이징을 통한 물품 지원, 아

동인권 에세이 작성 및 토론, 아동인권 포스터 제작 및 홍보를 통한 학생들의 인식 확산 등을 진행하

고 있습니다.

66 EDUCATION for Global Citizens

아동인권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되어야 하며, 아동들은

보호와 존중이 필요한 취약한 집단입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많은 침해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는 6세 이상

의 아동 중 2억 4천만 명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교

육 받을 권리의 침해를 의미합니다. 또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도 전 세계에서 2억 5천만명

이상의 아동들이

One way in which children's rights are violated is through the deprivation of their childhood. In other words, child labour; work that is mentally, physically, socially, or morally dangerous and harmful to children, or work that interferes with their schooling. According to the latest Child Labour Global Estimates, published in June, 160 million children – 63 million girls and 97 million boys – were in child labour globally at the beginning of 2020 with 53 million of these children not in school.Child labor is also more prevalent among boys than girls at every age. Child labor exposes children to various risks, making them vulnerable to other issues such as trafficking and sexual harassment.

인권에 대한 교육을 실

시하는 것입니다. 아동에게 존재하는 권리는 무엇이며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어른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아동을 대할 때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교육을 통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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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동 들의 인권 침해로 이어지며, 교육의 부적절한 제공은
인권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동들의
그렇다면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에는 간편하고도 훌륭한 아동 인권교육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아동의
이 교육은 아동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효 과적인 방법인 동시에 아동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children’s right 아동인권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당장의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SSAY
아동인권 침해? 아직 현재진행형!

ESSAY

베이비 박스, 천사의 속삭임일까, 악마의 속삭임일까?

베이비 박스는 ‘영아 임시 보호함’을 말합니다. 길거리에 갓난아이가 함부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하

여 특정한 곳에 설치해 익명으로 아이를 놓고 가게 한다는 점에서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최초 도입은 종교 단체인 주사랑교회이며 현재 전국의 베이비 박스 운영 주체는 국가가

아닙니다. 저희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단편적이지 않고 온기가 오래 남는 농도 짙은 희망을 기

부하겠다는 포부로 모여, 발달법과 보호법에 초점을 둔 베이비 박스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찬성 >>>>

첫째, 베이비 박스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베이비 박스가 없었다면, 어린 생명들은 베이비 박스가 아닌 길거리에 버려져 생명이 위험에 노출됩니다. 또

한 주사랑 공동체 사무국에 따른 베이비 박스 프로젝트 보고서를 살펴보면 베이비

박스를 찾는 부모들의 41%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 출신으로, 아이들을 유기하려는

의도가 아닌, 어떻게든 아이를 살리기 위해 부모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영아 살해, 유기 집단과 다른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최후의 수단이자 아이에게 더 나은 양육 환경을 제공합니다. BTOB 프로젝트

에서 2010~2013년간 베이비 박스를 찾은 500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경제적 어려움, 원치 않은 성관계, 가족에게 도움을 처할 수 없는 특징

이 나타났고, 이들의 대부분은 10대 혹은 20대였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부모에게서

자라기보다 베이비 박스를 통해 조금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대 >>>>

첫째, 베이비 박스는 유기에 대한 합리화로 이어집니다. 영아 유기는 베이비 박스와

관계없이 엄연한 불법이며 부도덕적 행위입니다. 보통의 영아 유기는 영아를 보호

없는 상태에 놓아두거나,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곳에 버리고 떠나며 이루어집

니다. 베이비 박스에 영아를 넣어두고 가는 행위 또한 영아 유기에 포함되지만, 이

는 안전한 곳에 아기를 보낸다고 합리화되며, 죄책감을 줄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보

호를 해주지 않는 행동이 베이비 박스 하나로 합리화된다면 영아 유기에 대한 불을

지필 수 있습니다.

둘째, 베이비 박스에 유기된 이후 아동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베이비 박스

로 들어가는 아이들은 출생 신고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12년 시행된

입양특례법에 의해 입양마저 불가능합니다. 베이비 박스 영아들의 정식 처리 절차

도 밝혀진 바가 없어 베이비 박스 이후 영아들의 미래는 불분명합니다. 또한, 베이

비 박스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것이 아니기에 전적으로 교회의 관리 하에 유지되며, 정부가 아닌 시설의 한계가 나타나 실제로 주사랑교회의 자원봉사자가

68 EDUCATION for Global Citizens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신생아를 학대한 사건도 발생하였습니다.

전쟁, 경제, 지역에 따라 아이들이 받는 복지나 혜택이 천차만별 입니다. 태어나는 환경은 아이들이 스스로 정할 수 없는데 그저

그렇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린 시절이 결정됩니다. 세계

각국 어린이들이 모두 동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기는 어렵더라 도, 아이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복지는 받아야 한다고 느꼈습 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희는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지구본

위에서 손을 잡는 그림을 연출하였습니다.

서플라이위드호프는 앞으로도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발돋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인류가 동등한 자리에서 세

계시민으로서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미래를 계속해서 꿈꾸고자 합니다. 저희는 그러한 미래를 그려나갈 지금의 아동들이 자유롭 게 활동할 수 있는 세계의 무대를 설계하고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자라나는 새싹에게 더 많은 햇살을 비추어주는 동아리 Supplies With Hope가 되겠습니다!

69
누구나 희망을 가졌던 ‘어린시절’

나고야 상과대학

AWAKEN YOUR FRONTIER SPIRIT

나고야 상과대학(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 NUCB)은 자국뿐 아니라 세계에 통용되는 ‘프론

티어(frontier) 인재’ 육성을 목표로 전 세계 58개국의 149

개 학교와 협정을 맺어오고 있다. 특히 일본인 최초로 캐

나다 앨버타 대학교를 졸업한 창립자인 유이치 쿠리모토

(Yuichi Kurimoto) 박사가 설립한 일본 최초의 사립대학으

로서, “교육의 최고 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숨겨진 잠재

력을 일깨우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교육을

통해 인류와 사회, 국가를 이롭게 한다는 교육 철학을 바

탕으로 운영 중이다.

능동 학습법 (Active Learning)

일반적인 교수 주도형 수업 방식과는 대조적인 혁신 학

습법으로, 학생들이 순수학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토론, 문제 해결, 역할극 등을 통해 교육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학생 중심형 수업 방식이다.

사례 연구법 (Case Study)

실제 사례를 분석하는 학습법으로, 학생들이 학습자가

아닌 의사결정자의 위치에서 사건을 바라보도록 하는 실

습형 수업 방식이다. 기업에서 비판적 사고 및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식이다.

70 EDUCATION for Global Citizens
An educational revolution is going on silently but steadily.

SDGs PROJECT

국제적 사고력과 경영 기술을 모두 갖춘 리더와 기업가를 양성하여 아시아 국가 간 격차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을 달성하는 데에 기여하겠다는 사명 아래, 나고야 상과대학은 매년 ‘SDGs 프

로젝트’를 운영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심화 체험 프로젝트(Immersion Experience Project; IXP)’

방식을 채택하여 학생들이 ESG 경영, 순환 경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등의 개념을 기존 사업

에 접목하여 신사업전략을 직접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학협력 SDGs 프로젝트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가 제기하는 ESG 경영 목표에 학생들이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하여 학계와

산업이 상호작용하고, 기술적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목표한다. 본교가 위치한 일본과 전 세계 각국의

산업별 지속 가능성 달성 실태를 공유하고 사례 공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Industry

•기술이전 및 R&D를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

•학계와의 호혜적 협력을

통해 기업의 미래 인재 양성

Academy

•경영자가 직면하는 도전

과제를 효과적으로 체험

•사회적·환경적 책임 및

윤리 의식 체득

International Society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

•지속 가능한 경영 수행

기업의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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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켠의 따뜻한 가치 를

실현해보세요

글 조현지 UX/UI 디자이너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일상생활에서 ‘세계시민’이라는 단 어를 사용하시나요?

저는 유학을 결심하게 된 2016년 이후 이 단어를 입 밖으로 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소 거 리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제 삶은 ‘세계시민’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특히 ‘세계시민의식’은 그 단어를 넘 어 우리의 삶에 다양한 표현과 형태로 스며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저의 분야에서, 그리고 각자의

분야에서 어떻게 이 숭고한 개념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즐겨보는 넷플릭스 영화의 자막을 보면 청각장애인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보입니다. “경쾌한 재즈 소

리,” “신나는 탱고 음악”과 같이 배경 음악에 대한 부연 설명도 자막으로 표현되죠. 이러한 자막들은 비

장애인이라면 무심코 넘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에겐 영화 속 분위기를

보다 풍부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다양한 환경의 시청자에게 평등한 경험을 제

가가 신체적 제약을 가진 시청자들도 온전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직업인 UX 디자인에도 이와 비슷한 가치가 녹아있는데요. 어떤 상황에 처한 유저도 프로덕트를 편

리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Accesibility,” 즉, 접근성입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색감, 활자

와 배경의 대조, 그리고 글자 크기를 결정할 때 색맹 또는 시각장애인 유저를 소외시키지는 않는지 확인

합니다. 개인의 신체적 제약이 스스로를 소외시키지 않도록, 모든 소비자에게 최대한 평등한 경험을 제

공하고자 하는 것이죠. 유저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어떤 문화권에 있든, 어떤 신체적 제약이 있든 쉽

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 반대로 “Dark Pattern”이라는 디자인 금기사항도 있습니다.

72 EMERGING Global Citizens
공하고자
들은 ‘세계시민의식’이라는 단어로 불리지는 않지만 그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공동체 의식을 가진 누군
하는 넷플릭스의 노력이죠. 단순한 대사 전달을 넘어 세심한 맥락까지 전달하는 이 음성 자막

구독 서비스의 취소 버튼을 찾기 어렵게 숨긴다

거나 불필요한 단계를 추가하여 이탈 유저 수를

줄이고자 하는 방식으로, 단순 이윤만을 추구하

는 기업들의 프로덕트에서 볼 수 있죠. 이러한 패

턴은 디자인 윤리에 어긋나며, 사용시 시장에서

뭇매를 맞곤 합니다. 디자인에서 세계시민의식

에 부합하는 가치들이 보이는 사례입니다. 이렇

듯 세계시민의식의 가치는 주말에 즐겨보는 영

화 자막에서도, 수시로 확인하는 스마트폰의 어

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용어 자체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의

분야에서 스스로의 전문성을 발휘해 탐구하고, 모든 이들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영향을 확

대하는 것이 세계시민에 가까워지기 위한 방법

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 배려

와 공감이라는 친숙한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또

이 가치들이 세심한 자막, 대조감이 있는 색상,

그리고 음성 안내가 제공되는 신호등처럼 우리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 스며들 때 우리 모두는 인

류 보편적 가치를 누리는 세계시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역할은 다양

한 분야에 녹아있는 이 개념을 알아보고, 이 가치

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누군가의 가치를 인정하

고, 더 나아가 이를 확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아마 치열하게 학교 생

활을 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는 분

야를 찾고 계시겠지요? 어떤 길을 택하든 우리가

속한 곳에서 항상 이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시민

으로 성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해보면 좋겠습니다.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오준 대사님과 함께(2016)

뉴욕에서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졸업식날 모습(2022)

73

서두에 잠깐 언급했던 지난 2016

년은 제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

트였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비교

과 활동의 일환으로 뉴욕에 위치

한 유엔 본부에서 진행되는 약 2

주간의 교육에 참여했던 때인데

요, 많은 학생들이 국제관계학, 정

치외교학 분야로의 진로를 굳히

게 된 순간 오히려 저는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모두 다른 언

어를 사용하지만 ‘공용어’와 ‘공동선’으로 묶인 사람들이 공통의 주제에 대해 열정을 나누는 창의적이

고 평등한 문화에 매료되었습니다. 또 이러한 현상이 전 세계에서 가장 번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뉴욕의 중심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자니, 뉴욕에서 저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제기구와 IT 업계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일 수 있지만, 저의 한 경험이 다른 경

험으로 이어졌듯 여러분의 호기심과 관심에 매 순간 적극적으로 임하며 나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 진심 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경험을 통해 본인의 길을 탐구하고, 그 중 어떤 길을 택하든 마음 한 켠 에 세계시민의식이라는 따뜻한 가치를 품고 각자의 재능과 방식으로 이를 실현하기를 응원합니다.

조 현 지

경주에서 개최된 UN DPI NGO 총회에서(2016) 제8기 유엔 전문가 교육을 수료한 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디자인의 가치를 깨닫고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진학하였다. 소비자의 편의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서비스를 제

공하기 위해 상호교감 모델을 기획하였고, 이를 디자인에 접목시키는 UX 디자이너 로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다.

74 EMERGING Global Citizens

너무 다르게 자라 온 우리의 첫 공공외교

21세기의 외교 방안들은 과거 외교 방식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의 진중한 대화와 단절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교류는 점차 음악, 음식, 매체 등 문화 나눔의 여러 형태로 다양화되었다. 세계 영

토의 5%가 채 되지 않는 조그만 나라, 대한민국의 외교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경제 성장, 개

발도상국의 롤모델 등의 수식어를 뒤로 하고 ‘소프트파워’와 ‘K-pop’ 등이 새로운 키워드가 되었고, 그렇

게 지난 겨울, 나는 청소년 공공외교에 참여할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비영리 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The Justice Desk)가 지난 겨울 방한해 아프

리카 전역의 인권 실태를 꼬집고 갔던 일을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백인 CEO인 제시카 듀허스

트(Jessica Dewhurst)가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의 완전 폐지가 선언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땅과 재

산을 백인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 난민 센터나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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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깨닫게 된 자선 사업의 한계, 수십 군데의 법률 자문을 거쳐 국가 조례를 바꾸어보고자 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는 생각에 설립한 기관이다. 저스티스 데스크와 미래희망기구는 청소년 대표를 10명씩 선정하여 청 소년 중심의 공공외교를 실천하고자 했다. 글 기민정 학생
“22시간의 비행과 한국에서의 11일. 눈 앞에 펼쳐진 한국과 그 무수한 추억들 속에서 우리는 훨씬 더 값진 의미를 찾아냈다.”

지난 프로젝트는 ‘인권을 위한 청소년의 공

공외교(Human Rights Youth Network for Public Diplomacy)’라는 테마로 진행되었다. 공

공외교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지역 사회가

다른 나라나 지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

고, 상호작용을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

요성이 대두되면서 청년들의 타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국제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

가의 의견이 자주 들려온다. 공공외교의 가치

를 담아, 프로그램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

에 모여 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학생들이 처

음 대중교통을 접하고, 공공 문화콘텐츠를 소

개하고, 사립 학교를 체험하는 과정으로 구성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당연히 서로에게

놀라기도 했고,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

왔는지 다시금 느끼기도 했지만 같은 ‘학생’으

로서 하기 싫은 숙제를 빨리 끝내는 방법, 수업

제나니 들라미니 주한 남아공 대사와 청소년 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간에 티 안 나게 조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접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문화를 통해 간격을

좁히고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고, 이것이 진정한 청소년 공공외교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참여한 이 활동은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두 나라의 비영리단체가 협력하여 같은 지구촌

의 미래 세대인 두 나라 청소년들의 만남의 장을 만들어 낸 공공외교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간호사

가 꿈이라던 남아프리카공화국 학생 한 명은 성범죄 피해자(victim)가 아닌 승리자(victor)로서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다고 했는데, 나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간호학이라는 분야지

만 더 지속 가능한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같은 생각을 하

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공공외교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곳에서도 하나의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의

미있는 시간이었고, 우리나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

공외교의 밑거름을 다진 중요한 발판이기도 하다. 앞으

로도 인권, 교육, 과학 등의 분야에서 청소년들의 공공외

교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라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쌓은 소중한 추억이 남아 우리 모두에게 큰 보탬이 되길 바란다.

서울 창경궁에서 우리나라 전통의상 체험

76 EMERGING Global Citizens

한국체육대학교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한 태권도 체험

강원도 양양에서의 생애 첫 온천 체험

서울 롯데월드에서의 우리나라 대중놀이문화 체험

제19기 유엔 전문가 교육을 수료한 뒤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다각도에서 바

라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동참하고자 UC 버클리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

였다. 사회가 국제화되며 점점 개인화되는 모순을 꼬집으며 모든 분야의 평등과 평

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기 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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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우는 오늘, 아이가 일어서는 내일, 월드비전이 쌓아갑니다

월드비전은 가장 어둡고 소외된 이들의

풍성한 삶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상황과 근본적 환경을 변화시키고, 자립을 이끌어주었지요.

순간의 고통만을 해소하는 단발성·일회성 도움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일상을 되찾고 자립으로 온전한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문제 근원의 해결을 돕고 있습니다.

‘믿음·함께·자립·삶·꿈’ 다섯 개의 가치는 월드비전이 쌓아온 걸음을 의미합니다.

아동, 지역사회, 후원자님, 자원봉사자님과 함께 평화와 사랑을 향해 걸어간 발걸음.

차곡차곡 쌓여가는 월드비전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78 CIVIL SOCIETY for Global Citizens

한국선명회(현 월드비전) 설립

전쟁고아 및 남편을 잃은 부인 대상 구호사업 시작

선명회 아동진료소 개설(대구 동산병원 내)

특수피부진료소 개설(한센병 환자 치료)

선명회어린이합창단(현 월드비전 합창단) 창단

장학사업 시작

음성한센병 정착촌 지원사업 시작

국내아동후원사업 시작

농어촌 지역개발사업 시작

40여 년 동안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전환, 사랑의 빵·동전 모으기 캠페인 시작

북한사업, 가정후원사업 시작, 제1회 기아체험 개최

한국선명회에서한국월드비전으로 명칭 변경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관 개관

제3회 삼일투명경영대상 수상

국내 꿈꾸는아이들사업단 출범

코로나19 확산: 전 세계가 기억한 우리의 나눔(잠비아에서 보낸 손수 만든 15장의 천 마스크를

시작으로 한국이 지원한 재봉틀을 돌려 만든 마스크 4000여 장이 10여 개 나라에서 도착)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선정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NGO 부문 1위

비전

사명

우리의 비전은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것이며, 우리의 기도는 모든 사람들이 이 비전을 실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월드비전은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과 함께 일함에 있어, 우리의 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가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기독교인들의 국제협력기관으로서

우리의 소명은 인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의를 구현하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핵심가치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는 청지기입니다.

우리는 동역자입니다.

우리는 응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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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1953 1954 1959 1960 1963 1971 1978 1981 1991 1994 1998 2010 2011 2018 2020 2021
"Our vision for every child, Life in all its fullness. Our prayer for every heart, The will to make it so."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빈곤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근본 원인을 해결

하려면 사회 구조와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월

드비전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빈곤, 인권, 평화, 문화 다양성 등 지구 공동

의 가치를 배움으로 성숙한 세계시민을 양성합니다.

#세계시민학교 #생리대지원사업 #가정밖청소년인식개선 #공공정책개선활동

북한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지금 북한 땅에서는 아이들과 주민

들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식량, 보건의료, 기술교육을 펼치고 있습니다.

#신종자개발 #과수묘목사업 #협동농장지원 #농업기술훈련

국내사업은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목표 아래 국내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들이 스스로 처한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며 스스로 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월드비전은 성장 단계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과 경제적 도움을 통해 꿈을 찾아 도전하며 나누는 사람으로 성

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사랑의도시락 #꽃때말공부방 #위기아동지원 #아동권리옹호

지역사회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여 다섯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아동을

취약하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아동이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

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마련합니다. 월드비전은 지역사회가 스스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자립할 힘을 길러주어 아동이 사는 마을과 지역 전체를 변

화시킵니다.

#교육사업 #식수위생사업 #보건영양사업 #소득증대사업 #아동보호사업 국제구호사업 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하루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날이 없고, 아이티 대 지진,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생각하지 못했던 자연재해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아동, 가족 및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구호사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합니다.

#재난경감 #긴급구호 #재건복구 #식량위기대응 #취약국가지역재건

옹호사업 국내사업 북한사업
국제개발사업
80 CIVIL SOCIETY for Global Citizens

합창단

월드비전 합창단은 1960년부터 지속적으로 활동

하는 국내 최초의 어린이 합창단으로 미션연주, 정

기/기획연주, 해외연주, 초청연주로 폭 넓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월드비전 합창단 후원 또는 단

원(초등학교 1~6학년 어린이 대상)으로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1. Global 6K for Water

- 러 닝 : 깨끗한 물을 선물하기 위해 전 세계 30여

개국이 함께하는 글로벌 기부런 캠페인

- 하이킹 : 산을 오른 만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는 기부 하이킹 캠페인

2. Chosen(초즌)

후원자님의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해주시면

아동이 사진을 보고 후원자를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후원자와 아동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

3. 꿈엽서그리기대회

아이가 꿈꾸는 세상을 엽서에 그려 마음껏 꿈꿀 수 없

는 지구 마을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대회

4. 소녀의 60일(Protect 60)

취약한 환경에 놓인 전 세계 여아들이 생리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알리고, 해결을 돕는 캠페인

5. Give a nice day

전쟁피해아동을 지키기 위해 정기후원을 시작하고, 난민아동이 착용하는 팔찌를 모티브로 제작된 '하루 팔찌'를 착용하는 작은 실천으로 전쟁구호사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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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원하는 캠페인 캠페인

시민사회를 통한 국제개발협력, SDGs에 한 걸음 가까워집니다

KCOC’s Mission

Mission 1.

Mission 2.

Mission 3.

빈곤 퇴치를 위한 국민의 의식을 제고하고, 그들의 적 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세계시민정신을 함양한다.

정부가 지구촌 빈곤 퇴치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확립하고 그

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NGO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활동을 조정할 수 있도록 연대 와 네트워킹을 강화한다.

Mission 4.

NGO와 그 실무자의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한다.

빈곤과
하고
보호되며
지구촌
불평등이 없는 정의로운 세계,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결정
그들의 기본적 권리가
지속 가능한 환경이 보장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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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NGO 행동규범

국제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NGO가 준수해야 하는 가치와 기준을 규정하여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회

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KCOC 회원단체는 행동규범을 준수하고 연 1회 책무성 자가진단

을 통해 책무성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국제개발협력NGO

행동규범 선언문

우리는 KCOC의 비전과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아래의 행동규범을 준수할 것을 약속합니다.

하나. 보편적 가치와 공익에 부합하는 비전과 사명을 추구한다.

하나. 시민사회단체로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한다.

하나. 시민 참여적이고 민주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하나. 국제적으로 합의된 원칙에 따라 사업을 수행한다.

하나. 현지 주민의 요구와 인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하나.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여 후원자의 신뢰를 얻는다.

하나. 건전한 재정 운영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

하나. 이해관계자 및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한다.

하나. 단체 상호간 협력하고 연대한다.

하나. 높은 윤리적 책임의식을 갖춘다.

개발 협력에 대한 대중 이해증진과 참여촉구

국내 개발협력관련 정책제안 및 형성과정에 참여

국제기구, 시민사회와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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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영역 국제사회 시민 정부 NGO
협력네트워크 구축
개발 NGO 역량강화/

월드프렌즈 NGO봉사단

지구촌 곳곳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기관의 사업 현장으로 봉

사단원을 파견합니다. 2004년 33명 파견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700여

명에 이르는 단원들이 현지 지역사회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

습니다.

파견기관 본부 파견기관 현지사업장 봉사단원

NGO봉사단 사업계획 봉사단 모집 및 선발 단원활동지원 및 보고 봉사단 관련 사업보고

인도적 지원

인위적 재해와 자연재해 당시 및 직후에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경감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재해 상황을 예방하고 대비 태세

를 강화합니다. 재난(Disaster) 발생 전후로 예방 및 대비, 긴급구호 그리 고 조기복구를 모두 포함합니다.

정책/ 애드보커시/ 연구조사

국제개발협력정책에 대한 한국 개발협력 CSO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및 국제사회의 논의 과정에 참여하여 개발효과성 증진을

위한 애드보커시 활동을 진행합니다. 최신 정보 동향 및 연구 결과를 공유

하여 CSO의 역량을 강화합니다.

국제기구 [ 국내 개발협력정책 개선 ] 국제개발협력관련 정부 정책 및 실행 모니터링, 제언 [ 국제 개발협력정책 개선 ] 국제기구와 국제정상회의의 개발협력의제 대응

시민사회 [ 국내 CSO와의 정책협력 ] 회원단체를 중심으로 한국 개발 CSO들의 정책 의견수렴

[ 국제 CSO와의 정책 협력 ]

국제 CSO와 연대하여 주요 개발협력 이슈 모니터링 및 정책 제언

봉사단 관련 사업진행 국내 교육 참가 파견분야에서 활동 정기적인 활동보고 공통 국내 국제 정부 및
현지적응교육 단원활동지원
84 CIVIL SOCIETY for Global Citizens

회원단체의 국내 및 현지 활동가의 전문성 향상과 사업수행능력 강화를

위해 특성화 프로그램, 사업수행관리 역량강화 과정, 조직운영 책무증진

교육을 진행합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기본 이해와 심화 지식을 습득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특성화 프로그램

신입활동가교육(국제개발협력 ABC)

이슈별 세미나

민관협력 인큐베이팅

사업수행관리 역량강화 조직원영 책무증진

PCM 기본교육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 조사 사업 모니터링과

시민들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구적 도전과제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

다. 적합한 소양, 지식과 태도를 가진 세계시민으로서 더불어 사는 지구촌

을 함께 만들어 나갑니다.

KOICA 민관협력사업의 목적과 정의에 부합하는 양질의 사업 발굴 및

사업을 수행하는 역량 있는 파트너 단체의 육성을 위하여, 참여단체가

조직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을 스스로 수립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지 원합니다.

85 개발NGO 역량강화 세계시민교육
평가 조직운영 워크숍/ 리더십세미나 회계투명성 교육 해외출장자 안전관리 기본교육 온라인 사전교육 이수 조직역량진단 참여단체 선정 조직역량강화 활동 조직역량강화 전략 수립

내 작업실은 오직 숲이고 산이다

최기순 감독

PHOTO for Global Citizens PHOTO from Global Citiz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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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산계곡에서 처음 만난 암표범 마야는 몇 년

후부터 보이지

않았다.(2001)

한반도에서 사라진 동물을 찾아 나서는 최기순 감독은 25년이

넘도록 표범을 기록하고 있다. 언젠가 백두대간에서 표범의 흔적

을 만나기만을 기다린다는 최 감독의 시선을 담았다.

반 세기

백두대간에 서식했던 범,

한국 전쟁으로 남과 북으로 피난했던 맹수들은 1962년 경상남도

합천의 오도산 인근에 숨어살다 생포되었다. 이후 창경궁으로 끌

려와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으나 욕창으로 죽었다.

범이 태어난 곳은 어디일까, 어디로 돌아갔어야 했을까.

나는 남한에서 사라진 범의 흔적을 되짚어 러시아 연해주로 떠나

카메라를 통해 자연을 만났다. 혹여 숨소리가 새어나갈까 숨죽이

던 나는 어느 새 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 아무르 표범과 함께 살아

가고 있다. 너무 아름다워 전 세계에 30마리도 남지 않았다는 모

순과 야생의 배려를 카메라에 담았다. 다시 두만강을 건너 백두

대간으로 숨어들어올 그날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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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디로 숨어들었을까.
3미터 떨어진 곳에서 희망이를
PHOTO from Global Citizens 88
바라보며 교감이 일어나는 순간을 느꼈다.(2012)

마야의 딸 희망이는 마야가 사라진 후 하산계곡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2002)

10년 뒤 숲에서 다시 만난 암표범 은 한 눈에 봐도 희망이였다. (2012)

1988년 EBS에 입사한 후 촬영감독으로서 20여 년간 생태환경과 야생동물을 테

마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으며, 국내 유일의 야생동물 자연다큐 감독으로서

MBC <하산계곡에 포효>, KBS <한국표범의 마지막 포효> 등을 연출했다. 한국방

송 촬영감독상 대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 기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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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TOON for Global Citizens

본 만화의 저작권은 (사)미래희망기구에 있으나 개인, 가정, 기관 등 상업적 활용을 제외한

모든 비영리적 목적으로 별도의 이용허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꾀한다. 한세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에 재학 중

이며 캐릭터, 포스터, 배너, 일러스트 등 다양한 연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러

공모전 수상 이력이 있는 만큼 디자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황 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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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 첫 걸음, 청년기자단 이야기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행동으로 실천하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첫 걸음을 떼는 청소년들이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세계시민' 이라는 단어를 매우 사랑하고 우리

가 직면하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 더 알아가고픈 유지후입니다. 무

엇보다 세계시민의식이 우선시되고,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지후

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작은 노력 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알리고 싶은 박시원입 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좋은 환경과 공평한 의료 서비스를 나 누는 열정을 가진 세계시민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금 지구촌의 곳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다양한 매체 자료 및 리서치를 통해 견문을 넓히는 매거진 <세계시민>의 청년기자단이 직접 펜을 잡았다. 박시원

사진 출처=UN

YOUTH PRESS from Global Citizens 98

물이 곧 인권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자원이다

2023년 3월 22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46년 만에 물 부족 문제를 공식 의제로 채

택한 ‘2023 유엔 물 총회(UN 2023 Water Conference)’가 열렸다. 이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물이라는 귀중한 자원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에 협력을 요구했다. 또 최근 세계를 덮친 재해들이 대부분 물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고갈시

키는 한편, 지구온난화를 통해 증발시키고 있으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하수를 오염시켜 물 순환 시스템을 망가뜨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물이 세계 정치 의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라면서 “미래에 대한 인류의 모든 희망은 어떤 식으로든 ‘물 행동 의제(Water Action Agenda)’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 기반 과정을 계획하는 데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날씨, 물의 위험은 모든 재해의 50%, 모든 사망의 45%, 모든 경제적 손실의 74%를 차지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등으로 날씨가 급변하면서 물과 관련된 재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

구 가열화로 앞으로 폭염은 이전보다 150배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인구도 증가 함에 따라 2050년에는 물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든 사람이 50억 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WMO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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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했다. 그는 본 회의에서 “우리는 인류의 생명줄인 물을 흡혈귀처럼 지속 불가능하게 과소비하여
사진 출처=UN News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덧붙여, WMO는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8

년간 두 배 가량 끌어올리지 않으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30년

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43%를 감축하겠다는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은 현재 상태라면

30% 정도만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WMO의 보고서는 물 부족으로부터 자유로운

태양열과 태양광, 풍력에너지의 발전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기후 위기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탈라스

사무총장은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그 어떤

나라도 이 위험을 피할 수 없다”며 “기후변화

는 현재이며 기후적응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조기경보 시스템 마련에 적극

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물은 인

권이며 더 나은 글로벌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고 강조한 것과 같이 물은 단지 갈증을 해소하

는 것이 아니다. 물은 우리의 생명이고 물 없

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물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아닐

까. 물 부족과 기후변화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

들며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부터 우

리의 인권인 물에 대해 보다 깊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2023 UN 물 총회

2023 UN Water Conference

2023.03.22 - 03.24

2023년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물

총회가 개최되었다. 이는 세계 물의 날을 기

념하는 46년 만의 물 총회였다.

본 총회에는 유엔 회원국 정부 및 국제기구, 학계 등 물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SDGs 달성을 위한 물 행동을 중간점검하였

다. 우리나라는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아

시아물위원회, 유네스코 물 안보 국제연구교

육센터, 유네스코 정부간수문프로그램 한국

위원회, 한국물포럼, 한국환경연구원 등이 대

표로 참여하였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3월

23일 현지시각 오전에 본회의에서 기조연설

을 통해 물 재해의 심각성을 언급하고 우리

나라의 물 관련 정책과 기술을 소개하며 국

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YOUTH PRESS from Global Citizens 100
사진 출처=UN Photo/Rick Bajornas

지속가능 발전목표

2030 Agenda

파리 협정 Paris Agreement

물 행동 의제란 무엇인가

‘물 행동 의제’는 2018부터 2028년 하반기까

지 총 10년간, 물 행동과 SDGs의 진전을 위한

모든 물 관련 자발적 약속의 모음이다. 2022

년 6월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물 행동

10개년을 위한 2차 국제 고위급회의'에서 공

동 주최 국가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회원국

들의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이해관계자들이 통

합하고, 전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

인 약속을 하도록 장려한다. 이러한 자발적 약

속들은 물 행동 10년 및 2030년 의제가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추가될 것이다.

기후회복 New Urban Agenda

재해위험경감

Sendai Framework

물 행동 의제는 ‘지금부터 시작’

리 쥔화 경제사회담당 부비서장은 “물의 미

래뿐만 아니라 세계의 미래를 위해 변화를 만

들 결심이 확고한 지구촌이 함께 모였다”라며, “물 행동 의제는 앞으로 물 행동의 능력 구축

에서 필요한 데이터 및 모니터링 시스템, 온라

인 플랫폼 등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수많은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포용할 것”이라고 말했

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러

한 의제가 정부와 산업계의 자발적 참여를 끌

어내고 수자원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한 ‘정치적

추진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Water Action Agenda

어스테크, EarthTech

저자: 이병한

출판사: 가디언

ISBN: 9791167780041

<책 소개>

20대에는 사회과학도, 30대에는 역사학자, 그리고 40대인 현재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저자는 ‘지구를 살리

는 기술(어스 테크; Earth Tech)’을 만든 4명

의 스타트업 CEO를 만났다. 미생물 기술을 이

용하는 마이셀프로젝트의 사성진 대표, 해조

류 부산물 기술을 이용한 마린이노베이션의

차완영 대표, 재생에너지 활용 기업 루트에너

지의 윤태환 대표, 그리고 농업기술 기업 심바

이오틱의 김보영 대표의 이야기를 한 군데에 담았다.

지구를 망치는 과학기술이 어떤 아이디어를

만나 가능성으로 탈바꿈한 것일까. 그들은 무 얼 위해 이토록 열정을 쏟는가.

<편집자 한 마디>

먼저 두 가지 질문을 해볼게요. 여러분은 지구

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사랑하는 지구를 위해

무얼 하고 있나요? 평생을 공부해온 과학기술

이 지구를 망치는 하이테크(High Tech)로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평범한 가장이자

안정적인 직장인이었던 사람들이 지구를 살리

기 위해 딥테크(Deep Tech) 연구에 뛰어들었 습니다.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재난’에 대응하는 자

세로 똘똘 뭉친 기업가 네 명은 스스로를 ‘비 즈니스 액티비스트’라고 부릅니다. 청정한 지

구를 후세에 물려주겠다는 신념으로 삶의 대

반전을 맞이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

를 들어보세요.

102 ORGANIZATION for Global Citizens

저자: 김지혜

출판사: 창비

ISBN: 9788936477196

<책 소개>

국내의 열악한 인권과 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

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인 김지혜

교수가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

간을 담아냈다.

우리 사회의 차별감수성은 예전에 비하면 놀

랄 만큼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의식하지 못

하는 사이 차별이 공정함으로 둔갑되기도 하

는 일상에서의 사례를 통해 ‘아무리 선량한 시

민이라도 차별을 전혀 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

의 없다’고 말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

는 ‘바보’ 캐릭터는 어떠한가?’ 노키즈존이 정

당하다면, 노장애인존도 괜찮을까?’등 다양한

논쟁을 통해 저자는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대안부터, 길게 나아갈 방향까지 다루고 있다.

<편집자 한 마디>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니. 모순처럼 들리지 않

나요? 차별은 악한 사람만이 하는 것일까요?

저자는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

자’일 수 있다고 말하며 선량한 마음만으로는

평등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공정

하게 판단하려 한들, 서로 가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합리적인 차등을 외치곤

한다고 말이죠.

특히, 우리가 때에 따라 특권을 가진 다수자가,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기도 한다는 접근이 신

선했는데요. 한 개인이 어떤 점에서 소수자라

고 해서 늘 차별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왜 차별하고 있

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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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차별주의자 GoodDiscriminator

미래의 희망주체인 세계시민 양성에 앞장섭니다!

2023년 1월 13일부터 9박 11일간, 청소년 리더 37명과

함께 제20기 유엔 전문가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생

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창의적인 액션 플

랜을 제시하는 등 국제사회의 과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주체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4명의 학생(고건희, 옥

소정, 장유청, Lily Truong)은 전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

진 예일대학교 국제모의유엔대회(YMUN XLIX)에서 수

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023년 6월 23일부터 3일간,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8개 이상의 국가에서 진행된 글로벌 리더십 영어경연

대회(Global Leadership Englisch Challenge; GLEC) 수

상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Global GLEC Conference)가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전문가 강연을 바탕으로 SDGs

주제 토론을 통해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를 위한 아이디어 교류의 장을 펼치 고, 세계시민 역량을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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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래희망기구는 청소년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고, 국제사회의 중심이 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유엔 공식 도서 번역 및 국내 출판

유엔의 공식 언어(영어, 프랑스어, 러

시아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가

아닌 언어인 한국어로 청소년들이 직

접 유엔 공식 도서를 번역하여 국내

에 출판함으로써, 유엔의 아젠다가

더 널리 닿을 수 있도록 합니다. 올해

는 ‘Frieda Makes Difference,’ ‘From My Window,’ ‘A Child’s Right to Right’의 출판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찾아가는 세계시민교육(GCED)

한국국제협력단(KOICA), 유엔아카데 믹임팩트(UNAI) 한국협의회와 함께

국내 곳곳의 학교에서 청소년을 대상

으로 한 세계시민교육이 오는 9월부

터 진행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청소

년들이 국제사회 내 우리나라의 위상

에 대해 알고, 세계가 직면한 도전 과

제를 함께 달성하고자 하는 세계시민

의식을 길러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

니다.

260곳 세계시민 양성을 위한 협력 기관의 수 21명 역대 유엔 공보국 선정 청소년 대표의 수 53,100명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청소년의 수 169개 달성해야 할 공동 목표의 수

일상 속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가치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

더 나은 지구촌을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 발행인 인사말 중에서

06125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176

다나빌딩 4층 (사)미래희망기구

9772951 491008

ISSN 2951-4916

T. 02-6952-1616

F. 02-538-5928

www.theglobalcitiz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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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 나와 우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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