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다 Vol.26(3) : Ewha Pharm magazine 2024.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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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인터뷰 |

Interview 04 이수정 청장님 - 1988. 이화여대 약학대학 졸업 - 現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 前 허가총괄담당관 - 前 의약품품질과장 - 前 의약품안전평과과장 - 前 의약품정보평가팀장 - 前 식약처 연구관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내고 계신 이수정 선배님을 만나뵈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 직에서 힘써오고 계신 이수정 청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직자로서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청 장님의 부드럽고 인자한 카리스마와 함께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리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시 간이었다. 임성미, 신윤정 | 편집위원

Q 학업에 관련된 질문 먼저 드리겠습니다. 선배님

Q 대학원 진학은 선배님께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의 학창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연구 방법과 접근법을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

A 학창시절에 여러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

대학원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이라고 생각해요.

요. 사진반, 생약반, 연합 동아리를 하면서 여행도 많

이화여대 제제학실에서 석박사를 했는데, 그때는

이 했어요. 생약반에서는 여러 학교 생약 교수님들,

‘마이크로캡슐’, ‘마이크로스피어’의 유행이 시작되

학생들과 연합해서 방학 때 산에 가서 생약을 관찰

던 시기여서 관련 제제를 만들고, 특성을 확인하는

하곤 했답니다. 약대 주홍제 때는 전공을 살려 오미

연구를 했어요. ‘생물학적동등성’ 이라는 것이 산업

자차나 감초차 등을 생약실험실에서 직접 끓여 제조

계에서 이슈되기 시작되던 때라서 제가 공부하던 것

하고 약대 건물앞에서 판매했어요, 각 생약의 효능,

과의 연관성이 높기도 했고요. 석사 때는 연구의 접

효과를 써 놓으면 인기 만점이었어요. 지나가시던

근 방법을 배우며 다양한 과정을 익힐 수 있었고, 박

교수님들께서 한 잔씩 드시고 기부금도 주셨던 기

사 과정은 회사의 실제 업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억이 나요. 사진반에서는 외부의 전문 사진작가 선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당시 회사들이 제형에 대한

생님을 모시고 매주 출사를 나갔고, 방학 때는 더 길

연구 개발을 하던 때여서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이

게 국내 다양한 곳에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직접 현

나와 허가신청이 들어오면 품질관리 방법을 고민하

상도 했어요. 각자의 작품으로 전시회도 개최하면서

고, 그 활용 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는

즐겁게 보낸 것 같아요.

데 이때 대학원에서의 경험이 크게 도움 됐어요. 예 를 들어 패취제(patch)는, 어떤 방법으로 용출을 하 고 어떤 기준을 두어 품질관리를 할지 등 해당 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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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특성에 맞춘 시험방법 및 기구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에요. 처음에 일을 시작할

과정 또한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었어요.

때는 맡은 일을 전문적으로 해내는 게 더 중요해서 개인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직급이 높아질수 록 업무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전체를 조망해야 하

Q 그렇다면 공직생활에 있어서 대학원 진학이 필 수적일까요?

는 경우가 많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일을 대하는 태도의 비중이 처음 주무관

A 필수는 아니에요. 공직에는 연구직과 행정직이

으로 업무를 담당할 때는 거의 90:10, 부서장일 때

있는데, 연구직은 대학원이 대부분 필수이고 석사

는 70:30, 지금은 반대로 30:70이 되었다고나 할까

가 중요할 수도 있지만, 행정직의 경우엔 꼭 그렇지

요? 그동안 갈고 닦은 전문적인 경험치를 이용해서

만은 않아요. 그런데 업무를 하면서 학위의 필요성

중요한 지시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구

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서 약학 뿐만 아니라 행정

성원들이 더 즐겁게 일하도록 해서 각자의 역량을 최

학이나 MBA 과정 등 다른 분야의 석사 과정을 밟으

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을 하게 돼요.

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학위의 필요성은 본인이

판단하면 될 것 같아요.

Q 의약품을 허가 받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다고 알 고 있는데, 허가 총괄 담당관으로 계셨을 때 이를 위

Q 직장생활과 대학원 생활을 병행하셨다고 했는데 힘들진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당연히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의지로 버텼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 생이 요구되는 거잖아요. 그 당시에는 주 6일 근무 였는데, 6일 근무하면서도 주말을 반납하고 대학원 생활을 병행했어요. 나름 즐겁기도 했고, 새롭게 느 끼는 바도 있었어요. 그때 만났던 대학원 선후배들 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해 힘쓰셨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식약처는 회사가 제출한 허가자료를 직접 심사 하는 것 외에 비임상, 임상시험 등 여러 단계의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실험을 제대로 하도록 해서 잘못 된 길을 가지 않도록 인도하는 중대한 역할을 하기 도 해요. 목적지까지 길을 헤매지 않고 지름길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의약품 허가는 직접 결과로 써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법령에 따라 심사 하여 적합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 법령과 규정이 과학의 발달이나 사회 변화를 실시간으로 따라 가 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최근에는 유전자 검

Q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에서 의약품 품질 과장, 식

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만 투여하는

약처 차장 직속 허가 총괄 담당자로서 활동하실 때

항암제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

와 비교해서 광주식약청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계신

는데, 이런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유전자 진단이

지금, 선배님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 또는 태도에 어

선행되어야 해요. 이제 의약품허가는 의약품에 국한

떤 변화가 생기셨는지 궁금합니다.

되지 않고 의료기기와 연계되는 융복합 시대로 가고

A 태도의 변화가 크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일에 대한 태도는 ‘업무 숙련도를 높여 맡은 바를 잘 해내 는 것’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이나 업무 분위기를 잘 구축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업무나 직책에 따라 위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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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요. 기존의 규정에만 매몰되어서는 앞으로 나아 갈 수가 없죠, 그래서 해결이 잘 안될 때는 현장으로 많이 뛰어 다녔어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폐암치료제의 허가 때는, 진단기기 이슈가 있어서 여러 차례 회의도 하고 의 견도 들었었어요. 의료현장에서는 유전자 진단을 어


떻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병원 진료시간이 끝

품, 식품분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나고 진단 실험실이 비어 있는 시간에 삼성병원 진

이 그 다음이고, 마지막으로 우리 청의 직원들이 직

단 검사실에 찾아가서 교수님, 연구원과 직접 진단

장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

과정을 확인하고, 여러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 ‘안전한 식의약, 건강한 국민’이라는 식약처의 비

이전에 의료용가스의 제조품질관리 기준을 만들 무

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의약품 분야에서는 특히 마

렵에는 멸균가스는 산소 등과 같이 실제 환자에게

약범죄 예방과 관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식품 분

사용하는 가스와 동일하게 할 수 없다는 업계의 의

야에서는 식중독, 식재료(수산물 등)를 철저하게 관

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서울아산병원과 오송 베스

리할 거예요. 현재 우리나라는 2011년 후쿠시마 원

티안 병원을 찾아가 수술도구 등의 멸균과정을 살펴

전사고 이후, 일본의 8개 현으로부터 수산물 수입을

보고, 관리 현황을 확인하면서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전면 금지하고 있고, 일본의 나머지 지역의 수산물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어요,

도 국제기준보다 약 10배 높은 기준으로 방사능 검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장을 확인하면서 최선의 결과

사하는 등 타국에 비해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으

를 내려고 노력했어요. 실제 제품을 허가받은 회사나

며, 이를 지속할 것입니다.

업계에서 ‘식약처가 많이 도와준 덕분에 약을 개발하 고 발매할 수 있었다’라는 말을 해줄 때 굉장히 보람 을 느끼죠. 언론에서 해당 제품의 해외 허가나 수출사 례들이 나오면 혼자서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요.

Q 긴 세월 동안 의약품 안전 및 평가 분야에서 힘 쓰시고 계신데, 쉴 틈 없이 커리어를 쌓아오신 원동 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Q 광주식약청장으로서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A 새로운 일이 계속 생겨나서 힘들긴 했지만 재미 있게 했어요. 일이 끝나고 나면 ‘또 하나 이루어졌구

A 식약처 본부에서 수립한 정책 방향에 맞게 실행

나’ 하는 뿌듯함 덕분에 계속 달려온 게 아닌가 싶

을 하는 게 지방청의 업무여서 그 소임을 다하는 것

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도 흔히 사용하지만, 90년

이 저의 첫번째 임무예요. 지역 특색에 맞게 의료제

초만 해도 굉장히 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IR, N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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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 spectrometer 같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장비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의 길은 병원이나

를 새로 도입해서 사용법을 익히고 실험을 하는 것

약국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이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또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생각보다 공직에 있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필

것도 즐거웠어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요해요. 중앙 부처는 내가 뭔가를 제도를 만들 수 있

의약품안전평과과장으로 있을 때 처음 시행하기 시

는 곳이고, 사회를 바꿀수도 있는 곳이거든요. 예를

작했어요. 의약품은 정상적으로 사용해도 환자의 특

들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때처럼 제도를 새롭

성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게 만들 수도 있고, 기존 제도를 개선할 수도 있어요.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지만 환자가 처한 억울한 상황

공직은 이처럼 내 아이디어가 제약산업에 반영될 수

을 해결하고자 국가차원에서 보상 체계를 만든 것

있도록 해줘요. 공직은 국가를 대표하는 일이고, 회

이에요. 제약회사에는 “이건 보험 같은 거다. 회사가

사에 있거나 개인일 때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자

개개인별로 다 협의를 하고 보상을 해주려면 얼마나

리에요. 국제사회에 관심이 있다면 WHO 같은 곳에

힘들고 돈이 많이 들겠냐.”라고 설득하고, 실제로 규

파견을 가서 직접 일을 해볼 수도 있고, 국제회의도

정을 만드는 국회나 법제처에는 “환자는 개별로 소

많이 가요. 예를 들면 국제 규정을 만들고 이를 회의

송을 하려면 굉장히 오래 걸리고 승소할 확률도 적

를 하는 협의체로 의약품 허가분야에서는 ICH, GMP

으니까 이런 게 필요하다.”라고 설득을 해서, 법령과

분야에서 ‘PIC/s’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국제위상과

규정을 만들었고, 회사들이 내는 부담금으로 재원도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회원국으로 회의에 참석하

마련하였어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하에서

고 다른 회원국과 함께 규정을 만들기도 하죠. 의약

첫 번째 케이스를 심사해 예기치 못한 의약품 부작

품 분야는 나라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체계를 가

용 발생으로 사망한 환자에게 보상을 지급해줬을 때

지고 있어요. 그런데 의약품을 개발 했는데 나라마

정말 뿌듯했어요.

다 각기 다른 규정을 가지고 있으면 그 나라에 허가 를 받기위해 임상 및 비임상시험을 다시 해야 되는 일이 생기게 되죠. 이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드는

Q ‘재미있었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이런 적 성을 어떻게 발견을 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선배님 께서 생각하시기에 어떤 학생들이 공직에 잘 맞을 것 같은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의약품 개발에선 불가능한 일이어서 규정의 큰 틀 을 다 동일하게 해서 그대로 쓸 수 있게 해주는 하는 일들을 국제적으로 많이 하거든요. 회의체 회원국은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고요. 회원국에 가입하

A 제가 학교 다닐 때는 현장실습이라는 것이 제도

는 일부터 이러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공무원이

화 되어 있지는 않았어요. 어느 날 과사무실 게시판

할 수 있는 일이고, 국익을 대변하는 국가대표의 역

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신청을 해서 3

할을 하는 거죠. 공직에서 생각보다 다양하게 일을

학년 여름 방학 때 당시는 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

할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현재는 식품, 의약품등 의료제품분야는 식품의약품 안전처로, 미생물과 곤충 등 질병관리분야는 질병관 리청으로 재편되었음)으로 실습을 가게 되었어요. 학교에는 없는 자동 적정기도 있었고,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HPLC(당시에는 집 한 채 값이었음)도 다뤄볼 수 있었고, 거기 계신 분들도 좋았어서 너무

Q 예전 인터뷰 중에서 “30초의 여유를 가지고 즐 겁게 살자” 라는 좌우명을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현 재 선배님의 좌우명이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새롭 게 생긴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재밌게 보냈어요.

A 사는 동안에 뭐든지 즐겁게 하자는 게 인생 철학

반면에 겨울에 실습을 간 종합병원은 제 적성에는

은 변함이 없어요. 하지만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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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인터뷰


이 좌우명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는데 있

서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어요. 저희는 그

어서는 한창 때인 40~50대 중반까지는 “유지경성

과정에서 내용적인 준비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당연

(뜻을 세우면 반드시 이루어진다)”의 자세로 일을 했

하고 내용을 넘어선 감동을 줘야 했어요. 유럽에서

고, 50대 후반에는 “이청득심(귀 기울여 듣는 잘 듣

2주간 실사를 위해 온 3명의 감독관을 위해 직접 웰

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로 일하고

컴박스를 만들어 실사단 도착 전 미리 호텔 숙소에

있어요. 최근 젊은이들에게 많이 해주는 말은 “전소

준비하고 실사 기간 내내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살피

미” 이건 제가 만든 말인데, ‘전’은 일을 할 때 전문성

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성을 다 했어요. 그랬더니

이 있어야 된다, ‘소’는 소통을 잘해야 된다는 거예

그 사람들이 마지막 발표에서 “We will recommend

요.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listing the Republic of Korea.”라고 적힌 PPT를 띄우

얻을 수 있으니 일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

더라고요. 그걸 보는 순간 너무 감격해서 그 자리에

람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

서 거의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그때는 마치 국가대

‘미’는 미래를 대비하라는 거예요. 앞으로 어떤 일이

표가 금메달을 딴 기분이 이렇겠구나 생각이 들었어

일어날지, 어떤 징조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배

요. 실사가 성공적으로 끝났을지라도 화이트리스트

워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의약품과 의료

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유럽 의회를 통과 해야

기기, 전자 제품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변화

돼요.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실사단은 약간의

와 관련해서 공직자로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관리할

팁을 선물로 주었는데 ‘내년 5월에 의회가 한 번 열린

지 생각해둬야 하는 것 처럼요.

후 의원들이 다 교체될 예정이고, 그러면 다음 의회 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해서 화이트리스트 등재가 언 제 확정될 지 모른다’라고 했죠. 그래서 실사 이후에

Q 32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계속 유럽대표부와 긴밀하게 연락하고 회의도 하면 서 다음해 5월 의회에 안건이 상정될 수 있도록 치밀

A 저의 공직 생활 중 가장 뿌듯했던 에피소드 중 하

하게 준비해서 마침내 2019년 5월 14일 우리나라가

나는 우리나라를 유럽의 화이트리스트에 등재하는

세계 7번째로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

일이었어요. 대한민국이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다

었어요. 실사준비부터 실제 화이트리스트에 등재까

는 것은 우리나라의 회사들이 원료 의약품을 유럽에

지의 과정을 직접 지휘하고 함께 하면서 성공을 이끌

수출할 때, 유럽에서 요구하는 많은 검사 요건을 면

어낸 일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화이트리스트에 국가를 등재할 때에는 정부나 회사 자체의 관리 능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거든요. 당시 우리나라가 등재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 때도 ‘유지경성’을 마음속에 더 강하게 새기고 반드 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으로 직원들 모두 한 마음으 로 힘을 합쳐 이루어낸 것 같아요. 제가 2018년 7월 에 의약품품질과에 부임을 받아 갔는데 11월에 유럽 에서 실사단이 오기로 이미 결정된 상태여서 준비기 간은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였어요. 또 그 전에 이 미 한 번 부적격 판정을 받은 상태였기에 어려운 상 황이었지만 꼭 해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매진해

Q ‘이것까지 식약처에서 해봤다!’라고 생각하시는 에피소드도 있을까요? A 식약처 업무는 다 규정에 나와있지만, 규정에 나 와있지 않더라도 식약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을 많이 해요. 예를 들자면 코로나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 을 때, 원활한 수급을 위해 마스크가 얼마나 유통되 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국 마스크 생산 업체에 직원 들이 매일 나갔었어요. 그때 일손이 모자란 어느 공 장에서는 우리 식약처 직원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같 이 포장작업을 하기도 했답니다. 또 중국에서 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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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이 많은 것처럼 보이도록 분유에 멜라민을 섞

리나라도 발빠르게 대응할 방법을 고민하고, 한편으

은 ‘멜라민 분유 사태’가 있었는데, 식품관련 일이지

로는 국제사회와 진행속도 및 방향을 공유하기도 하

만 워낙 큰 사건이어서 그 당시에는 식약처 전 직원

죠. 앞으로도 미량 분석에 관한 이슈는 점차 많아 질

이 슈퍼를 다 돌아다니면서 실제로 그 제품이 유통

것이고, 국제적으로 잘 공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구요. 신종플루때는 타미

다고 생각해요.

플루라는 치료제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당

우리나라 내부에서 다른 부처와 협력하는 것 또한

시 실험실에 근무하고 있던 때인데 유효기간이 얼마

중요해요. 불순물이 있는 의약품을 확인하고, 제조

남지 않은 제품을 하루 사이에 실험을 마쳐야 했기

공정을 확인하는 일 등은 식약처에서 하지만, 검출

에 밤새 함량, 용출실험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외

된 의약품을 어떻게 환자들에게 교환해 줄지는 복지

국으로 직접 약을 구하러 간 팀과 국제전화로 연락

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

을 하면서 밤을 새고 다음날 오후에 비몽사몽으로

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대내외로 국제적인 협력체계

집에 갔던 기억도 나네요.

를 시스템화하여 유지해야 해요.

Q 발사르탄 사태를 공직에 계실 때 겪어보셨나요? 당시 어떤 일들이 기억에 남는지, 그리고 이 사건을

Q 마지막으로 청장님께서 약대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바탕으로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A 너무 한 곳만 바라보지 말고 다양하게 생각을 하

A 발사르탄도 그렇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전에는

면 좋을 것 같아요. 세상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고

정밀하게 검출하지 못했던 것을 검출하며 여러가지 불순물을 인지하고 인체 위해도를 확인하게 되는 경 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또 그동안 쌓인 국제 네 트워크로 다른 나라의 규정과 기준, 품질관련 사건 사고에 대한 정보도 빠르게 알게 되죠. 이에 따라 우

생각해요. 힘든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지나고 보면 다 의미가 있고 소중한 기록이거든요. 그러니 힘들 다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양한 분야에서 본 인의 삶을 사랑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 니다. 미래는 여러분의 시대입니다. 약대생 여러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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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인터뷰


Interview 05

한주연 선배님 - 2004. 이화여대 제약학과 졸업(00학번) - 이화여대 제약산업학과 석사 (14학번)

| 진로인터뷰 |

- 현) 아스트라제네카 Associate Director (Senior RA)

아스트라제네카 RA 중에서도 Associate Director로 일하고 계신 한주연 선배님 을 만나 뵈었다. 편집위원을 포함한 5명 의 바다가다 부원이 직접 아스트라제네 카를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였다. RA를 꿈꾸는 약 대생들을 위한 선배님의 아낌없는 조언 과 경험담을 이번 교지에 실을 수 있게 되어 뿌듯하고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학생 들이 RA라는 직업에 한 발짝 더 다가가 꿈에 더 가까워졌기를 바란다. 양다인, 조은가은 | 편집위원

학부시절 관련 질문 01

선배님의 학부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공유하고 싶은 기억이 있으신가요? 00학번이라 너무 오래되었지만 바다가다 교지를 만들면서 방학마다 인터뷰를 나가고 교지 의 오탈자를 검토했던 추억이 생각나요. 또, 다른 약대 연합과 의약 분업 관련된 투쟁을 할 때 “바위처럼” 이라는 노래에 맞춰 이대 정문에서 율동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02

바다가다에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진로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당시 바다가다 활동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동아리 활동하면서 글도 써보고 문서 오탈자를 검사했던 것이 허가 문서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에스티로더에 근무하시는 선배님을 인터뷰하러 회사에 방문했었는데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지금 회사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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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3 지금의 진로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학부 시절부터 뚜렷한 진로 목표나 계획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뚜렷한 진로는 없었고,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생 때는 주변에서 성인이라 고 하니까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학생도 어려요. 계속 더 배워가면서 정하면 돼요. 사회에서 약사들의 영역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많이 탐구해보면서 전통적인 약사 역할에 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진로탐색 커리큘럼에 해외 활동, 인턴 활동이 있는데, 제 학부 시절은 지금처 럼 체계적이지 않았어요. 저는 방학 때 합성 교수님 연구실에 1~2달 정도 있었어요. 그리고 회사와 병원 실습을 경험해보니 회사가 더 낫다고 느꼈어요. 그때는 약사가 회사에서 어떤 역 할을 하는지 까지는 자세히 몰랐어요. 지금은 허가 쪽에 왔는데, 적성에도 맞고 만족해요.

0 4 직장 생활 중 석사 학위 취득을 하겠다고 다짐하신 계기가 있나요? 그 중에서도 배승진 교수 님 연구실과 사회약학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배승진 교수님 연구실에서 제약산업학 석사를 했어요.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고, 아이도 빨리 낳았거든요. 아이가 자라며 여유가 생겼을 때 석사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시 작하게 됐어요. 석사 학위는 회사 생활에서 꼭 필수는 아닌 개인의 선택이에요. 학교는 합성, 약물학과 동물 실험 분야에 포커싱되어 있지만, 막상 회사 생활을 하면 더 중요 한 것은 오히려 사회약학 쪽이에요. 약사법규, 심평원의 가격 산정 방식, 복지부에서의 절차, 식약처 규정 등이 실무적으로 더 중요해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약을 직접 개발하 는 역할이 아니라 전달자의 역할이잖아요. 저도 학부 때는 사회약학이라는 분야를 잘 몰랐는 데, 사회에서 실무를 하다 보니 배웠던 과목 중 사회약학이 제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배 승진 교수님의 사회약학 분야 연구실로 갔어요.

RA 관련 질문 0 1 RA라는 직업과 그 중에서도 Associate Director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의약품이 우리나라에서 수입되어서 판매되려면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한데 첫 번째 관문이 국내에서 식약처의 승인 및 허가를 받는 거예요. 미국은 FDA에서, 유럽은 EMA에서 허가를 받는데, 그 허가를 우리나라 규정에 맞춰서 식약처에 제출하는 게 허가팀의 역할이에요. 미 국, 유럽 등에서 허가 받은 데이터 자체로 우리나라 규정에 들어맞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허 가팀 총괄 매니저로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과 출시 예정인 신약들을 deliver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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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인터뷰


02

Associate Director로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제약회사 내의 다른 여러 직무와 차별화된 필요역량이 있나요? 허가서류를 봐야 해서 해당 약의 개발에 대한 배경지식을 이해할 수 있어야 돼요. 더불어 기 본적으로 식약처와의 소통 능력도 있어야 되기 때문에 약학 지식이 많이 필요하죠. 또 본사랑 소통하려면 영어도 잘 해야 하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어요. 정리하자면 영어 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서류를 이해하고 해당 기관의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 해요. 그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협업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 아리고, 나의 관점 만을 주장하지 않는 것도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역량인 것 같아요.

03

소통 능력을 강조하셨는데, 학부 시절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토익과 토플을 보고 영어학원, 연세어학당도 방학 때 계속 다녔어요. 그런데 회사를 다니다보 면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어요. 말하고 쓰지 않으면 늘지 않거든요. 업무에 필요한 영어 정도 는 회사 다니면서 저절로 습득하게 된 것 같아요.

04

RA로서 새로운 약의 허가를 위해 다양한 약들과 동향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야 할텐데 이 과 정에서 선배님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으실까요? 약에 대한 지식을 모두 갖추고 있을 필요는 없어요. 당뇨 약이든, 항암제든, 희귀질환 약이든 요건은 다 비슷하거든요. RA로서 조금 더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것은 업계 동향과 규제 등이에 요. 외국에서는 그걸 regulatory science라고 해요. 요즘에는 regulatory science가 계속 발전 하고 있어서 그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려고 하고 있어요. 본사와 이야기하고, 산업계 모임 에서도 정보를 얻죠. 공부한다는 마음보다는, 나의 업무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지식의 지평 을 계속 넓힌다는 마음으로 찾아보고 있어요.

05

학교 졸업 후 바로 RA 직무로 일할 수 있는지 아니면 대학원 진학이 필수적인지 궁금합니다. RA로서 석사 학위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요? 지금은 제가 졸업한 20년 전과는 달라져서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바 로 MNC(다국적기업)로 넘어왔는데 요즘에는 국내사를 거쳤다가 간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 으로는 대학원 진학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특히 실험을 주로 하는 분야는 크게 도움이 안 돼요. 저도 채용을 할 때 대학원 진학을 필수적으로 보고 있진 않아요. 대학원에 진학하는 대신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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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6 팀 전원이 약대 출신이라고 하셨는데, 약대 출신 RA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약 대생으로서 어떤 부분을 추가적으로 배우거나 경험하면 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요? 약대생으로서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이대는 한 학년의 인원수가 많고 졸업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데, 나중에 졸업하고 만나게 되는 동기나 선후배들 이 중요한 네트워크가 되거든요. 다른 회사의 업무 방식을 파악할 때도 인맥을 활용할 수 있 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약의 개발 과정에 대해 충분히 배웠다는 점이 약 대 출신 RA가 많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0 7 외국계 제약회사 근무 중 식약처와 FDA 간 의사 전달 과정에서 느끼신 외국과 한국의 차이 점, 특히 제약 산업 또는 의약품 관련 법률 및 규제 분야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 합니다. 식약처가 최근 10~20년간 외국 규정과 우리나라 규정의 조화를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 어요.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잖아요.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10개의 자료를 요구하는데 한국은 20개를 달라고 하면 누가 한국에다 약을 공급하고 싶겠어 요. 그렇기에 식약처에서도 과도한 것을 요구할 수는 없어요. 물론 식약처가 약을 검토할 의 무가 있고 품질 좋은 약을 공급해야 하는 건 맞지만, 과한 데이터를 요구할 필요는 없는 거예 요. 식약처에서는 제출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데이터를 외국에서는 제출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에 대한 이유를 RA가 설명하며 규제 조화를 해 나가는 거예요. 또한, 다국적 제약산업협회 와 네트워킹도 하고 사례도 공유하면서 식약처에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을 변경하자고 제안하 기도 합니다.

0 8 코로나 이후로 아스트라제네카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백신 개발 과정에서 RA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선배님은 어떤 과정에 참여하셨나요? 코로나 백신 3상 데이터가 나오기 전부터 회사에서는 백신이 생산되고 있었고, 데이터가 나 오면 바로 식약처에 제출해서 허가를 받아야 했어요. 데이터가 나오고 난 다음에 허가를 제출 하면 너무 늦기 때문에 사전에 정부, 복지부, 질병청과 굉장히 많은 교류를 하고 있었어요. 임 상시험 보고서만 하더라도 몇만 페이지이고, 다 합치면 양이 더더욱 많아요. 코로나 백신은 개발 과정을 짧게 하려다 보니 생략된 절차들이 있어요. RA로서 식약처와 함께 개발 과정에 서 가장 중요한 몇 가지만 확인하고 넘어갈 수 있게끔 결정을 도왔어요. 이후 몇만 도즈의 방 대한 양을 한국에서 생산했고 상당 부분은 동남아 등 다른 나라와 WHO에 수출했어요. 또 수 출을 할 때 식약처가 국가 검정을 해서 보내는 과정들이 있었고요. 개발 도상국에 백신을 공 급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어요.

100 진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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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과 같이 대응하기 어려운 감염병에 대한 제약회사 내 대비책이 원래 존재했는 지, 그리고 코로나 전후로 제약회사의 목표나 방향성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Big Pharma 같은 경우에는 개발 R&D의 파이프라인 제품이 많아요.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경 우 이미 mRNA를 플랫폼으로 해서 항암제와 같은 약물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아직은 약으로 개발할 만한 단계가 아닌데 코로나를 계기로 일단 내보낸 거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에도 옥스포드의 제너 연구소에서 개발한 걸 저희가 공급하게 된 거예요. 그걸 생각하면 본사 는 항상 대비책을 갖추고 있을 것 같아요.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안에서 대안을 선별하는 방 식인 거죠. 요즘에는 vaccine & immunology와 호흡기계 감염병 분야가 비교적 활발하게 개 발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확연하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아요. 회사는 어떤 계기로 갑자기 달라지기보다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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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근무하셨는데 RA로서 가장 보람찼던 일이 궁금합니다. 제가 14년 동안 재직하면서 40개 이상의 품목을 허가받았어요. 그 중에는 당뇨약도 있고 항 암제도 굉장히 많은데요, 우리 회사의 좋은 약을 위중한 병을 앓고 계신 환자분들에게 공급하 는 것 자체가 가장 보람차요. 약사로서, 또 제약회사 직원으로서,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약을 공급하는 일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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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인터뷰 |

❶ 선배님의 학창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학부

Interview 06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공유하고 싶은 기억이 있으신가요? VVC라는 동아리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가 장 기억에 남아요. ‘생명경외클럽’이라는 연합 의료봉사 동아리였는데, 매주 주말 다양한 학교, 의대·간호대·치 대·수의대·한의대 등 다양한 학과의 선후배들과 상계동 북부종합사회복지관에 가서 진료 봉사를 했었어요. 매 년 여름마다 장기 진료봉사를 갔었는데 그때만 해도 농 촌의 초등학교에서 숙식하면서 진료 봉사를 다녔어요. 3년 내내 그렇게 했으니 VVC 활동이 학창시절의 많은 추억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름방학에는 (지금은 퇴임하신) 도정애 교수님의 생약반에 들어, 원광대 뒷산 에 올라가서 식물을 관찰하며 생약 공부를 했던 경험도

한혜원 약사님 - 1996. 이화여대 약학대학 졸업

기억이 나네요. 무언가 제가 직접 선택해서 열심히 했던 활동들, 그 속에서 일어났던 사소한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 2002. 이화여대 임상보건과학대학원 임상약학 석사 - 2021. 이화여대 약학대학 임상약학 박사 - 現 서울아산병원 약제팀장 - 2023. ~ 현재.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

❷ 대학원을 다니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약대 졸업 후 학위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일 단 취직을 바로 했어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공부를

서울아산병원의 약제팀장과 한국병원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야 문헌을 읽고

약사회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계신 한

논문을 작성하는 수업이 많이 있겠지만, 그 당시에 우리

혜원 약사님을 만나 뵈었다. 인터뷰어

학교에는 임상약학 교수님이 안 계셨고, 약대 전체 커

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도움이 되는

리큘럼 중에서 임상약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

정보를 하나라도 더 주시고자 하시는

거든요. 병원에 입사하고 나니 임상약학에 대한 지식이

선배님의 따뜻한 모습이 인상적인 만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이쪽으로 석사를 해야겠다

남이었다. 병원약사라는 직업이 어떤

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야간으로 임상보건융합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지 생생

학원(현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에 다녔는데, 오랜만에

하게 전해 들을 수 있었고, 병원약사

캠퍼스를 가니 되게 좋더라고요. 다시 학부생 때의 열의

를 희망하는 많은 이약인들은 이 인터

가 생기는 느낌도 들었어요. 그렇게 석사를 마치고 박사

뷰를 통해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를 할지 또 한참 고민했는데 아이를 낳고 너무 바빠서

있기를 기대한다.

10년 뒤에야 실행을 하게 됐어요. 병원에서의 업무가 워

김효은, 박현주 | 편집위원

낙 다채롭다보니 다른 관심거리들도 생겨서 박사를 약 대로 할 것인가, 타 전공으로 할 것인가 또한 많이 고민

102 진로 인터뷰


했던 것 같아요. ‘다른 직업을 가져볼까?’ 등의 생각을

요. 3학년 실습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긍정적인

중간에 했던 적도 있는데, 결국에는 제가 제일 잘 할 수

기억이 강하게 남았지요. 시간이 흘러서 졸업 무렵, 입

있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약학 박사를 하겠다고 결

사원서 쓸 때가 되니까 이 병원이 갑자기 생각나서 지원

심했어요.

했죠. 그런데 그 해부터 갑자기 전공약사를 뽑는다고 하 더라고요. 입사시험을 본 뒤 전공약사 1기로 들어왔어 요. 전공약사 1기를 마치고 다시 정규로 발령을 받으면

❸ 지금의 일을 선택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 요? 그리고 많은 병원들 중에서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하 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서 지금 이렇게 27년 넘게 근무하게 된 거죠. 그냥 우연 이에요. 그때 그 교수님이 저를 이 병원에 배정하지 않 았다면, 혹은 가는 부서마다 매일 간식을 먹지 않았다

우연이었어요. 혹시 「포레스트검프」라는 영화 알아요?

면, 지금 이런 인터뷰를 못할 뻔했죠. 아주 사소하고 작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 달리기를 통해 성장하

은 우연이 27년의 큰 인연을 만들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는 이야기인데, 인상 깊었던 대사가 있어요. 초콜릿 상 자를 딱 열고, “내가 어떤 초콜릿을 선택할지는 우연으 로 결정되듯이, 우리 인생의 선택도 비슷하다”라고 얘기 하는 장면이 생각나요. 서울아산병원에 오게 된 것도 비

❹ 서울아산병원의 약제팀장으로 계시면서 가장 기억 나는 에피소드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슷해요. 저는 이 병원의 존재도, 병원 약사가 무엇을 하

사실 제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은 게 여러 가지가 있어

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당시 외국에서 오셨던 임상약

요. 전공 약사도 1기였고, 이후 항암제를 조제하는 주사조

학 교수님이 강의하셨던 임상약학, 병리학, 약물치료학

제실에 발령을 받았는데, 거기서도 국내 최초 항암제 전

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화학, 약물학 책이

산 처방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대부분의 병원이

모두 한문과 한글로 된 책이었는데, 그 교수님의 교재는

프로그램을 잘 갖추고 있지만, 당시 항암제 처방은 용량

영어로 된, 지금도 유명한 문헌이었거든요. 그 교수님이

계산 오류, 조제오류가 생길 위험성이 컸던 업무였고, 항

공식적인 병원실습을 방학기간 2주간 할 수 있도록 만

암제 투약 스케줄에 맞게 처방을 입력하는 것도 오류가

들어 주셨는데, 제가 그때 서울아산병원으로 배정이 되

나기 쉬웠어요. 관련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산 프로

었어요. 저는 병원 위치도 모르고 심지어 병원 이름도

그램의 개발 필요성이 컸고, 이에 따라 직접 암 종류별 항

잘못 알고 있을 정도였어요. 당시 우리 병원은 ‘고객중

암제 처방 프로토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여 데이터베이

심’, ‘서비스 만족도’라는 개념을 업계에 처음 도입했던

스를 만들고, 항암치료 프로토콜 처방전산을 만들게 되니

터라 깨끗하고 넓고 밝은 분위기의 환경이었어요. 또한

뿌듯했어요. 또, 지금은 약사들이 회진에 참여하는 게 자

진료 끝나고 약을 기다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때는 그런 게 거의 없을 때였어요.

위해서 진료구역마다 외래약국을 두었고, 때문에 진료

그런데도 BMT(골수이식)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하니까

가 끝나고 약국에 오면 이미 약이 준비되어 있으니 환자

처음으로 골수이식 병동에 회진을 가보는 경험도 했어요.

들이 놀라워했던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었

이후에도 약사로서 처음으로 의료정보실로 4년 동안 파

죠. 외래약국만 6곳이 있다보니, 학생이 실습할 부서가

견근무를 하면서 의료정보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어요. 제

너무 많았고 실습 부서가 매일 달랐어요. 그런데 우연히

가 평소에 IT나 약품정보 쪽에 관심이 많았고, 파견 가서

제가 가는 부서마다 그날이 간식을 먹는 날이었던 거예

많이 공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평가해보

요. 2주 내내 매일 간식을 먹었지요. 그래서 자유롭고 화

면서 관심이 더 많아지게 됐어요. 그런 경험들이 저만의

기애애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특별한 경험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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❺ 서울아산병원 약제팀장으로 계시고 동시에 병원약

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사회 부회장도 역임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두 일을 하시면서 힘든 순간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❻ 회진에서 약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많죠. 여자로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챙겨야 할 가정사도 너무 많으니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요즘은 육아 휴직 제 도가 잘 지켜지고 있지만, 제가 출산휴가를 낼 때만 해도 육아휴직 제도는 있지만 막상 쓴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 대였어요. 특히 저는 출산을 하고 한달 반만에 복귀해야 했어요. 회복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육아와 직장을 양립 하는 것 자체가 제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의료정보실에 파견을 가서 매주 전략회의 발 표자료를 만드느라 잠을 거의 못 자며 다니기도 하고, 의 료기관 평가, 병원 전사적인 프로젝트 등으로 집에 늘 늦 게 귀가해야 했었거든요. 아이들이 아픈데도 사진으로만 봐야 되는 순간이 진짜 힘들었죠. 그래도 친정 부모님이 도와주셨고, 병원에서도 그런 상황을 공감하고 지지해 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버텨낼 수 있었어요. 사실 여러 가 지 일들을 겪으면서 사직서를 내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 저를 말려주셨던 분들이 있었으니까 여태까지 다

우리 병원에서는 중환자, 소아, 신생아, 암 환자, 장기이 식 환자 등 특정분야를 담당하고 회진 등의 팀 의료에 참여하고 있는 약사를 임상약사라고 불러요. 그런 환자 들은 사용하는 약이 특히 복잡하기도 하고 환자별로 정 확히 용량을 조절해야 해요. 뿐만 아니라 함께 사용하 는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부작용도 모두 면밀히 따져봐 야 돼요. 중환자의 경우는 국내 허가사항과 다르게 약을 써야 할 때도 있어요. 그때는 문헌을 찾아보며 오프라벨 (off-label use, 허가범위 외 사용)로 쓸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혹은 외국에는 있는데 지금 국내에서 쓸 수 없 는 약이라면 어떤 걸로 대체할 수 있는지 등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들을 검토해요. 또한 의료진들과 함께 회진 을 돌면서 환자의 치료 방향을 직접 듣고, 약이 치료 방 향에 맞게 처방됐는지, 누락되진 않았는지 등을 감사해 서 잘못된 것을 중재하거나 추천하는 업무를 합니다.

니고 있지 않나 싶네요. 30년 가까이 한 직장을 다닌다 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시간이 준 다양한 경험들 을 통해서 사고의 폭과 시야가 넓어졌죠. 또 병원약사회 일도 쉽지 않죠. 보수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고, 봉사하

❼ 전문약사와 일반약사의 업무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 고 전문약사 제도에 대한 약사님만의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합니다.

는 마음으로 병원약사의 직능 발전을 위해서 해야 하는 활동이거든요. 전문약사 법제화와 같은 정책들을 만들어

전문약사의 역사는 사실 되게 오래 됐어요. 병원약사회

낸 것도 병원약사회에서 열정적으로 헌신한 분들이 없

에서 자격시험을 보고, 국가공인 자격증이 아닌 한국병

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힘들지만 약사라는 직업을 위

원약사회 차원의 자격증을 10년 동안 줬어요. 우리 병원

해서 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런 과정은 저를 성장시키는

은 1996년부터 NICU(신생아 중환자실)에 약사가 상주

경험이 되기도 해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해서 모든 환자들의 약 처방을 다 봐주고 있었고, 2000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할까’ 등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년대 초반부터 이미 내과·외과 성인 중환자실이나 종

시간을 얻을 수 있거든요.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업무

양·혈액질환 분야에 담당약사가 다 있었어요. 그래서 담

흐름을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히 사

당 약사로 근무하게 되면, 회진에 참여하면서 누가 시키

고방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리되지 않은

지 않아도 담당 분야에 대한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던

주제들을 체계화하고, 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좋

거죠.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약사

아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시간들을 통해 많은 것들

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전문약사 자격을 인정하게 된 거

104 진로 인터뷰


예요. 또한, 요즘은 전공의들도 88시간 근무시간을 준

을 결정하는 약사위원회에서는, 통과된 약을 병원에서

수하며 퇴근해야 해요. 그리고 본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써보고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사후

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모니터링을 해요. 이 모니터링 결과물을 논문으로 출간

함께 결정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약사의 역할이 커지고

을 안 할 뿐이지, 원내 위원회를 통해 계속 보고하고 있

있는 상황이에요. 환자 안전이 강조되고 있고, 약의 사

어요. 이렇게 특정 약과 관련된 주제도 많고, 환자와 관

용은 점점 복잡해지면서 전문약사의 필요성이 공식적

련된 주제도 많아요.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보고 있으니

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국가자격 전문약사 배출이 올해

까, 특정 환자군을 가지고 여러 코호트 연구를 할 수도

처음 이루어지게 된 거죠. 국가 자격으로 인정받았다고

있고, 케이스-컨트롤 스터디(case-control study)를 할

당장 많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수도 있어요. 또 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

서 일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고 앞으로 더 기

의무기록)만 가지고 사후 모니터링한 결과를 분석해서

대가 됩니다.

쓸 수도 있고, 주제는 정말 많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노력만 하면 연구를 많이 할 수 있어요.

❽ 서울아산병원 약제팀은 처방 검수, 조제 업무 이외에 도 연구 활동이 매우 활발한 걸로 알고 있는데, 특히 선

❿ 서울아산병원 약제팀은 국내 최초로 검수 기능을 탑

배님의 논문은 당해 병원 약학 연구 논문으로 선정이 되

재한 자동 조제 장비를 도입해 사용해오고 있는 것으로

기도 하고 SCI급 학회지에 수록될 예정이라는 기사를

알고 있는데, 임상에서 자동조제장비를 적극적으로 활

보았습니다. 이렇게 실무와 연구를 병행하시는 데 어려

용하고 계신 입장에서, AI 로 인한 약사 직능 축소에 대

움은 없으셨는지, 어떻게 좋은 연구 주제를 찾으시는지

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또한 인공지능

궁금합니다.

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약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사실은 병원이 연구하기가 정말 힘든 환경인 동시에 연 구할 주제가 너무 많은 환경이에요. 중환자실에서 일을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는지에 관한 약사님의 생각도 궁 금합니다.

하다가 교수님들께서 같이 연구하자고 하시는 경우도

사실 이 질문은 박사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일과 관련

되게 많아요. 이 조직의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자기가

이 있어요. 2018년 병원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대강당에

어떤 연구를 더 하려면 결국 업무 이외의 시간을 투자해

서 리더십 강의가 있었는데,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강연

야 하잖아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논문을 쓰기

을 해 주신 두 강사님 모두 약사가 제일 먼저 대체될 직

어려운 거지, 노력을 들이면 결과물이 나오기에는 정말

종이라고 하셨어요. 그 이유로 첫째, DUR 시스템으로

좋은 환경이에요. 저는 논문을 많이 쓰고 싶어요. 사실

처방감사 업무가 대체될 것이고, 둘째, 조제로봇으로 조

박사를 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죠.

제업무가 대체될 것이며, 셋째, 키오스크 상담과 복약설 명문 출력으로 복약지도가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그 강의를 듣고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충

❾ 대학병원, 특히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하는 연구에 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격을 받았어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약사가 하는 일이 처방감사, 조제, 복약지도,

각 분야별로 무궁무진해요. 약물감시센터에서 부작용을

딱 세 가지라고 생각하는구나’라는 게 첫 번째 생각이었

평가하는 일도 약사들이 하고 있고, 새로운 약의 도입

고요. 두 번째는 ‘약사법에 약사가 해야 되는 일로서, 처

BADAGADA 2023

105


방감사, 조제, 복약 지도만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

이 또래, 선후배 관계여서 함께 인생을 논할 수 있는 분

이 약사 업무의 전부라고 알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위기라고 할까요? 특히 여자 동료들끼리 결혼, 출산, 육

었어요. 사실 약사가 병원에서 하는 일, 해야 하는 일은

아 관련 고민들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정말 많은데, 그런 것들을 법이나 문헌으로 문서화 해놓

게 굉장한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병원의 업무는 생

은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알 수가 없는

각보다 굉장히 체계화 되어있고 분업화되어 있어 다양

거죠. 약사의 업무가 어떤 효과가 있다는 내용들을 것을

해요. 학생실습 때 약품정보실에서 실습을 했다고 해서

자꾸 외부로 알려야 ‘약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텐데’

정보실 업무를 다 알 수는 없어요. 또, 약 관련한 업무 외

라는 생각이 들어서 논문을 써야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에도 기획, 예산, 물류, 보험체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지고 그 해 여름에 박사 원서를 냈어요

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지요. 취급하는 품목도 대략 3천

개인적으로 조제처럼 단순하지만, 온통 수작업에 의존

품목이 넘기 때문에 다양한 질환과 약에 대한 공부가 많

하고 있어 오류를 낼 위험성이 높은 업무들은 AI든 로봇

이 되고요. 그리고 업무를 계속 하다 보면, 본인에게 맞

이든 기술을 활용하여 자동화하는 것이 맞는 방향 같아

는 성향의 업무를 알게 되고, 성과가 좋다면 그 업무를

요. 사람의 수작업에 의존하는 일은 실수가 종종 발생

담당하는 부서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자기가 흥

할 수밖에 없고, 조제업무는 정확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미롭다고 생각하고 잘 맞다 생각하는 부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우리 업무가 없어진다

살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하지만 교대로 휴일

고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수작업에 매몰되어 있기 때

당직근무를 해야 하는 점이 있어요. 요즘은 개인의 일상

문에 약사들이 정작 해야 하는 업무를 못하고 있는 경우

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이니 휴일 당직근무를 힘들

가 더 많거든요.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는 기계에 맡겨

어 하시는 것 같아요.

놓고, 약사들은 오류를 검증하거나 환자별 처방 적절성 에 대해 검토하거나, 올바르게 약을 사용하고 있는지 모 니터링 하면서 안전한 약품 사용에 대한 관리책임을 져 야 한다고 생각해요. 업무를 수행하는 조건이 명확하고

⓬ 병원 약사가 가져야 할 자질이나 학부생들이 지원을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 있나요?

단순한 업무는 대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의료진들과 소

기본적인 서류 심사, 면접에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면 학

통하고 조율하는 업무나 병원 내에서 프로젝트를 기획

부생이 꼭 준비해야 할 건 없어요. 대신 실습하고 있는

하는 부분들은 대체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WHO에서

곳의 분위기를 익히면서 병원업무를 내가 감당할 수 있

정의한 약사의 역할을 살펴보면 종류가 되게 많잖아요.

을지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엔 병원 실습을

그래서 저는 약사라는 직능 자체가 없어질 것 같진 않아

의무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 병원의 업무가 본인

요. 오히려 숙원 사업이었던 전문약사제도가 국가의 인

과 맞는지 대략 판별은 될 것 같아요. 학생 실습 때 기대

정을 받았다는 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약사에게

를 너무 많이 할 필요도 없지만, 성실하게 하나하나 경

기대하는 역할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험하려고 노력하는 건 아주 중요해요. 또한 학부생 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면서 내가 보람 있다고 느끼고

⓫ 병원 약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조언 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 사실 저는 제가 뭘 하고 싶어 하고 뭘 좋아하는지 에 대한 생각을 늦게 했어요. 산후에 한 달 반 쉬는 동안

병원은 확실히 장단점이 있어요. 장점은 우리 병원 기준 으로 얘기하자면 수평적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대부분

106 진로 인터뷰

‘내가 진짜 뭘 좋아하나’, ‘나 무슨 일을 잘하더라?’와 같


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병원에서 경험

는 방향대로 인생이 흘러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

했던 것들을 차분히 생각해보니 병원에서 어떤 업무를

하면 원대한 목표를 정한다고 해도 매번 내 뜻대로 되는

맡았을 때 내가 힘들지만 보람 있다고 느꼈는지 그때 알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이 병원을 선택했던 것 자체

게 됐어요. 그 후에는 병원에 출근하는 마음이 이전과는

도 우연에서 시작되었고, 의료정보실에 4년 간 파견근무

아예 달라졌고, 이 직장과 직업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

를 하게 된 것도 우연히 제안을 받아서 가게 된 것이었는

었던 것 같아요.

데, 처음 접하는 분야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새로운 분야 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어요. 재미있는 일을 우연히 하 게 되고, 그 일들을 정성스럽게 열심히 하다 보니 예상하

⓭ 마지막으로 선배님의 최종 목표와 꿈이 있으신가요?

지 못했던 방향으로 제 경력이 계속 쌓여가고 있어요. 스

저는 최종 목표가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뭘 해야 행복할

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내가 지나왔던

지 늘 고민했지만 답을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약사를

점을 쭉 연결해 보면 ‘원래 내가 이 일을 하려고 이런 일들

그만둘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 출산 휴가를 쓰며 스스로

을 해왔던 거구나’ 하고 나중에서야 비로소 보인다”고 말

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이후에는 그냥 특별한 목표를 두

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목표를 정해 놓고 그것을 달성

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팀장으

하려고 아등바등 노력한다기보다는, 그냥 하루하루 좋아

로서 매순간 올바른 의사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부담이 크

하는 일을 하면서 재밌게 살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

고, 힘들 때도 많지만 어쨌든 저와 맞는 일을 하고 있다고

에 매순간 성실히 임하다 보면 나중에 내가 원하던 방향

생각하니 행복한 거예요. ‘내가 여기서 뭘 해야겠다’가 아

대로 열심히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하다보면 나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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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챌린저 활동후기 민다경, 박수린 | 편집위원

CAR-T 라이더 팀 19학번 박서령, 박수연, 박정민, 배소정

01

팀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CAR-T 치료제가 직면한 한계점 및 향후 과제: 고형암과 동종 CAR-T를 중심으로’를 주 제로 팜챌린저에서 우승한 ‘CAR-T 라이더’팀입니다. 2022년도에 CAR-T 치료제를 주제로 캡스톤 프로젝트 를 진행해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에는 미국 탐방을 수행하였습니다.

02

주제 선정 계기와 주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CAR-T 세포는 암세포 표면의 항원을 인지하는 항체를 T세포의 세포막 외부에 융합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T세포가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인지 및 공격할 수 있게 되어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 가 좋습니다. 하지만 고형암에 적용하기 어렵고, 5억이라는 큰 비용이 필요하다는 등의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CAR-T 연구의 동향을 공부해 보고자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108 활동후기


03

캡스톤과 비교하여 팜챌린저의 차별화된 부분이 궁금합니다. 세계에서 각광받는 연구 분야이지만 국내 도입이 어려웠던 연구, 또는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 은 연구를 탐색할 수 있다는 점과 해외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팜챌린저의 차별 화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이번 겨울에 CAR-T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Carl June 박사님의 연구실을 방문하여 연구 진행 과 정을 직접 보았습니다. 또한,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 방문하여 미공개 자료를 포함한 CAR-T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04

전문가와의 컨택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나요? 방문하고 싶은 지역과 기관별 전문가분들께 팜챌린저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인터뷰 목적 및 진행 방식을 담은 “Interview Request Letter,” 예선 때 작성한 팜챌린저 제안서 그리고 심사 때 제작한 ppt를 첨부하여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답장이 오면 구체적인 인터뷰 일정을 잡은 후 인터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 했습니다. 많은 분께 이메일을 보냈으나, 처음에는 답장이 오지 않아 컨택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학회(AACRKCA)에 가서 관심 있는 교수님께 직접 인터뷰를 요청드리기도 하고, 필드에 계신 분의 소개를 받기도 했습 니다. 이후에 답장을 주신 분도 계셨고, 같은 기관에서 근무하고 계신 다른 전문가분들까지 연이어 소개해 주셔서 많은 분과의 컨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05

해외 탐방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필라델피아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놓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출발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버스 대기 줄이 열리지 않아 당황스러워 데스크에 상황을 여쭤보니 버스가 취소되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다 행히 같은 시간대의 다른 버스가 있어 무사히 탈 수 있었습니다. 마치 미드의 한 장면 같아서 그런지 아 직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뉴욕에 돌아가지 못하고 필라델피아에서 노숙할 뻔해 서, 버스에 타서도 놀란 심장이 진정되지 않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06

해외 탐방 때 언어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만약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아무래도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전 문가분들의 국적이 다양해서 인터뷰를 정리하고 대본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전문가분 들이 저희의 서툰 표현을 이해해 주셨고, 인터뷰도 천천히 진행해 주셔서 보다 수월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터뷰를 하기 전에 질문지를 미리 드렸고, 저희도 인터뷰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았 습니다. 공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니 큰 어려움 없이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07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팜챌린저의 취지가 ‘국내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호기심이 있다면 해외로 나가 그 호기심을 해결하고, 많은 것을 배워와라’입니다. 따라서 Emily Whitehead, CAR-T 세포치료제로 완전관해에 성공한 첫 ALL 환자의 주치의나 CAR-T의 여러 임상시험을 진행하신 의사분들을 만나며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게 저희의 목표 를 달성한 게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팜챌린저에 참여한 다른 팀들도 뛰어났기에

BADAGADA 2023

109


실력과 더불어 운도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승 이면에는 팜챌린저의 원활한 진행을 도와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탐방 전 국내에서는 많은 조언을 주 신 학교 교수님들과 캡스톤에 이어 다시 인터뷰에 응해주신 큐로셀의 김건수 대표님이 계십니다. 미국 에서는 Dr. Carl June과 Dr. Presad S. Adusumilli 덕분에 Verismo Therapeutics 방문과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연구원분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우승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CAR-T 라이더의 팀워크는 최고였습니다. 물론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캡스톤 프로젝트 때부 터 마치 약속한 것처럼 서로 돌아가며 밤새워 인터뷰를 준비하였습니다. 귀국 전날에는 교수님 네 분을 만나게 되어 정리할 것이 산더미였는데, 다른 팀원이 맡은 부분까지 서로 도우며 밤을 새워 모든 인터뷰 정리를 마쳤을 때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CAR-T 라이더 팀 수고 많았습니다!

08

팜챌린저를 통해 깨닫거나 배우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팜챌린저를 후배들에게 추천하시나요? 해외 연구원분들과 교수님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하면서, 모든 연구는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결과라 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외 기관의 개방적인 연구 시설을 탐방하며 그분들이 세계 각 분야의 선두주자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고 참신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필드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신 전문가분들을 인터뷰하고, 그분들의 인생 이야기와 진로 관련 조언을 듣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팜챌린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지 만 문제가 생기면 팀원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면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경험은 곧 자산”이라는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 많이 보고, 듣 고, 느껴보세요. 팀원들과 행복한 추억도 쌓고,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10 활동후기


동아리 활동후기

김혜원, 선하빈 | 편집위원

# 봉사 동아리 구구진료회

메디볼

구구진료회는 서울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한양대

메디볼은 정기적으로 라파엘나눔홈리스진료소에서

의대, 이화여대 약대, 숙명여대 약대, 이화여대 간호

활동하는 교내 봉사 동아리입니다. 올해 5월 19일,

대, 총 6개의 단과대학이 모여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20학번이 함께 MT를 다녀왔습니다. 탁 트인 루프탑

찾아 뵙고 진료/처방/간호 봉사를 진행하는 연합봉

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상품이 걸린 게임도 즐기고,

사동아리입니다. 올해 강북 평화의 집에서 대면 진

다같이 웃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료봉사가 이루어졌고, 4박 5일 동안 충남 예산군에 서 하계진료를 진행했습니다. 총회, MT, 홈커밍 등의 행사 또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무궁화 로타랙트 무궁화 로타랙트는 라파엘 명동성당에서 의료 혜택 을 필요로 하는 취약 계층을 돕는 정기 봉사에 참여 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비정기 봉사활동을 통해 책 임감과 배려심을 키우며 보건 전문인으로서의 윤리 의식을 함양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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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동아리 소금회

MS

소금회는 매달 동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처방약 조

MS는 의학과, 치의학과, 약학과, 간호학과, 임상병리

제, 재고 정리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하계진료

학과, 치위생학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한적십자사

및 3박 4일 MT, 구구 연합 체육대회에도 참여하였습

와 연계한 정식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

니다. 38기~40기 약국반의 끈끈한 관계를 다질 수

학과인 저희는 처방전을 토대로 약을 조제, 검수하

있었고, 의료봉사를 하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

고 어르신들께 복약지도를 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낼

니다. 진료반 및 치과반과 교류하며 기쁨과 재미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봉사 후 뒷풀이를 하며 다양한

느낄 수 있었던 1년이었습니다.

학교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고 재미있는 활동들을 진 행하였습니다.

VVC VVC는 1958년 슈바이처의 생명경외사상을 이념으로 창 립된 의과, 치과, 한의과, 약과, 간과, 수의과 연합 의료봉 사 동아리입니다. 매 학기 북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12회 의 진료 봉사와 홈비지팅, 3회의 컨퍼런스, 의・약과 연합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또, 매 봉사마다 진행하는 뒤풀 이를 포함해 수의과 봉사, 전체 MT, 빠지 여름캠프, 정기 대의원 총회, 등산 모임, 임원진 MT 등 다양한 활동을 진 행하며 돈독함을 다지고 소중한 추억을 쌓았습니다.

112

활동후기


# 공연 동아리 국악반

에페드린

국악반은 매년 정기연주회를 통해 다양한 악기들이

에페드린은 이약 유일의 밴드 동아리입니다. 밴드 동

서로 어울려 만들어내는 선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리인 만큼 이화 대동제, 전국 약대생 축제 등 교내외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국악을 국악원의 전문가 선생

의 여러 무대에 올랐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성약과 함

님들께 배워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께 에페드린 정기공연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점이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매호씨

ETC

매호씨는 농악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고창에 직접

ETC는 이대 약대의 통기타 동아리로 기타 공동구매,

방문하여 타 대학 풍물동아리들과 함께 일주일 간

짝라인 이벤트, 학기 중 레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

풍물가락을 배웠습니다. 함께 바다도 보러 가고, 치

습니다. MT에서 바비큐 파티를 함께하고 다양한 게임

복을 입고 사진도 찍고, 여러 사람들과 공연도 하며

을 하면서 부원들과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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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동아리 팜므파탈 팜므파탈은 매년 신입생 환영회, 전약제, 겨울 정기 공연을 진행하며 즐겁게 춤을 추는 이화여대 약대 댄스 동아 리입니다. 대면 신입생 환영회와 여름 MT를 통해 춤으로 하나되어 부원들과 친목을 다졌고, 춤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학년들이 모여 한층 더 다채로워진 팜므파탈의 공연들도 있을 예정이니 많 이 기대해주세요!

EPHO EPHO는 약대 최초 오케스트라 동아리로, 올해 김영의홀에서 제 30회 정기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5년 만에 3박 4일간 진행된 뮤직캠프는 동기 및 선후배와 음악을 통해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할 수 있던 뜻깊고 즐 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대동제 부스 운영을 재개하였으며, 앞으로 제3회 홈커밍데이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114 활동후기


# 교내 동아리

선교부

모노롤

선교부(IaM)는 이화여대 약학대학내의 유일한 기독

이약의 사진 동아리인 모노롤은 짝라인별로 함께 미

며 입학키트로 성경책을 배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

션을 수행하며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봄

학생 간 교류활동, 토요 아침 기도 모임, 졸업선배님들

출사로는 서울숲에 방문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소

과 함께하는 월례예배 등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하나

규모로 활동했던 작년에 비해 많은 부원들이 함께할

되고 은혜를 나누는 활동을 합니다.

교 동아리로, 새내기 배움터에서 개회예배를 주관하

수 있어서 더욱 활기차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가페 아가페는 올해 캠퍼스 모임, 한강 나들이, 연합 채플, 지 도 교수님과의 만남, 홈커밍데이, 토요일 의료봉사, 해

별 헤는 밤

외 의료선교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예배를 드리

별 헤는 밤은 문학 동아리로, 학기당 네 번의 세미나를

다. 또한, 무주에서 열린 CCC 여름수련회에서 5박 6일

진행합니다. 뒤풀이와 12개의 별자리로 만든 별라인

동안 학생들과 교류하며 비전을 나누었습니다.

고 서로의 일상과 기도제목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

을 통해 선후배 간 친목을 도모합니다. 올해 대동제에 서 부스를 운영하여 자체 제작 굿즈와 음식을 판매했 고, 여름방학에는 다 함께 단체 티를 맞춰 입고 MT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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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HIE

EPHART

EPHIE는 각 학년당 8명씩으로 구성된, 이화여대 약학

EPHART는 1968년 창립된 이약의 미술 동아리로, 올

대학 내 유일한 국제문화교류 동아리입니다. 올해는

해 2회의 단체 전시회 관람과 7회의 원데이 클래스를

마니또 행사, 시험기간 카공 및 줌공, 스승의 날 행사,

진행했습니다. 여름방학에는 유화 레슨을 받으며 각

외국인 유학생들과의 언어교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완성된 작품들은 대산 갤

또한, 첫 홈커밍데이를 개최하여 선배님들을 만나 뵙

러리 제53회 정기 전시회에서 선보였고, 시상식 등의

고, 진로에 대한 설명과 조언도 들었습니다.

이벤트를 추가하여 재미있는 전시회를 꾸렸습니다.

YOLO

싸이팜

YOLO는 이약 유일무이 액티비티 동아리로, 올해 더

싸이팜은 올해 뇌과학 박람회, GI innovation 등 기관

많아진 부원들과 자유로운 야외 활동을 즐겼습니다.

탐방을 진행하였습니다. 짝선배, 짝후배 이벤트를 통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진행하였으며, 한강에서

해 부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였고, 스승의 날에는 지

따릉이, 카약, 패들보드를 체험했습니다. 여름방학에

도 교수님이신 이혁진 교수님께 감사를 표하였습니

는 가평 빠지에서 엠티를 즐기며 다 함께 친해지는 시

다. 또한, 여름 방학에는 세미나를 개최하여 각자 진행

간을 가졌습니다.

한 학술활동을 공유하였습니다.

116 활동후기


후 원 글

1997년, 첫 번째 바다가다 교지가 발행되었습니다. 끊임없는 시험 일정, 학업에 대한 부담감에 지칠 때에도 함께 있어 참 다행이던 친구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함께 진로를 모색하고, 약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던 친구들. 세월이 흘러 이약인들의 이 소중한 추억들이 기억 속에 바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바다가다는 26년째 바다가다의 모금으로 발행되어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26호 바다가다를 지켜주신 후원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도움으로 27호 바다가다를 지켜주세요. 바다가다를 아껴주시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이약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쑥 찾아와 후원을 부탁드리는 저희를 너무나도 반갑게 맞아주시고, 선뜻 후원해주시는 이화 약대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한 마음 잊지 않고 저희도 항상 이약인이라는 마음가짐과 후배를 향한 내리사랑 또한 간직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바다가다는 밤새워 퇴고합니다.

바다가다 후원계좌 카카오뱅크 3333114621903 김민지

BADAGADA 2023

117


한해살이 김가현, 김정인, 전혜리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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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다 신입생 환영회 (3.10)

드디어 20학번부터 23학번까지 40명의 받갇둥이들이 바다가다에 모였습니다. 설레는 신입생 환영회 날, 자기소개 및 짝라인 뽑기 후 짝라인끼리 모여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습 니다. 인원이 2배가 된 만큼 즐거움도 2배! 앞으로의 바다가다 생활을 더욱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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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라인 만남

20학번~23학번 짝라인이 화기 애애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학 교 근처 맛집 탐방부터 인생네 컷까지! 소소한 추억을 쌓으며 서로의 취향도 알고 한층 더 가 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신입생 들은 이약 생활에 대한 꿀팁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 다고 하네요~ 앞으로의 학교생 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긴 기쁨 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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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정기회의 (3.21, 5.16, 9.8)

정기회의는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회의 주제는 전년도 교지 피드백, 교지 코너 아이디어 제 시하기, 홈커밍데이 준비 등 다양했으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 있게 발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쁜 학기 중, 늦은 시간이었지만 모두 열심히 참여하는 받갇둥이들의 열정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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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첫 만남

아직은 어색한 우리... 이약의 새내기인 21학번, 23학번이 5명씩 밥도 먹고 사진도 찍으며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표가 겹치지 않아 자주 볼 수 없었던 동기들과 한층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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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교수님과의 만남/ 1차 대면회의 (4.14)

지도 교수님이신 장선복 교수님께서 사주신 피자를 맛있게 먹으며, 대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이 선정에 관련해 20학번, 22학번이 준비한 발표를 들으며 열정적인 회의가 이루어졌습 니다! 올해 발행할 교지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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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5.15)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지도 교수님이신 장 선복 교수님을 찾아 뵙고 카네이션과 케이 크, 그리고 부원들의 편지를 모아서 드렸습 니다! 교수님께서 환한 미소로 좋아해주셔 서 받갇둥이들도 기뻤답니다~! 동아리에 애정이 많으신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 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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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7.25~7.26)

우이동 ‘월벽타운’에서 1박 2일 엠티가 진 행되었습니다! 다 함께 맛있는 바베큐 파 티도 하고, 짝라인끼리 팀을 이루어 안주 내기 게임과 주루마블을 하며 바다가다의 소속감을 확실히 느꼈답니다~ 여름 방학에 자주 만날 수 없었던 동 기들 및 짝라인과 함께할 수 있 어 너무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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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커밍데이 (9.23)

코로나 이후로 처음 개최하는 바다가다 홈커밍데이가 성황리에 이루어졌습니다! ECC 이삼봉 홀에서 진행된 홈커밍데이에는 현 바다가다 부원은 물론이고 졸업하신 바다가다 선배님들도 방문하셨으며, 바다가다 현 지도 교수님이신 장선복 교수님, 바다가다 1대 회장님이신 서은영 선배님, 전 바다가다 지도 교수님이신 권영주 교수님의 축사를 비롯해 재미있는 퀴즈 시간과 다 과 시간까지 알차게 가졌습니다~ 다과 시간에는 선배님들, 교수님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많 은 걸 얻어갈 수 있는 영광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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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면회의 (11.3)

지도 교수님이신 장선복 교수님이 사주신 맛있는 피자를 먹으며 2023년 바다가다의 두 번째 대면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내년 임원진 관련 공지와 앞으로의 바다가다의 활동 기간 정하기, 올해 바다가다 교지의 표지 정하기 및 여러 규칙을 결정한 회의였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바다가 다 대면 행사라서 더욱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학년별 단체 사진

20학번

21학번

22학번

23학번

122 바다가다 이야기


바다가다 26호 편집위원

편집장

부편집장

총무

홍보부장

20 이유진

20 엄현아

20 양은영

20 양다인

20 김은서

20 안효빈

20 이지윤

20 전수빈

20 정유진

20 한주예

21 김가현

21 김민지

21 김혜원

21 민다경

21 박수린

21 선하빈

21 안지민

21 우지윤

21 이승유

21 최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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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다 26호 편집위원

22 김경인

22 김서현

22 김효은

22 박현주

22 배유미

22 신윤정

22 용지혜

22 임성미

22 조은가은

22 최지민

23 김가현

23 김민서

23 김영서

23 김정인

23 손가은

23 양서연

23 이나경

23 이유진

23 전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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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20 김은서 20 엄현아

20 안효빈 20 양다인

20 양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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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유진

20 이지윤

20 정유진 20 한주예 21 민다경

20 전수빈

126 편집후기


21 김가현

21 이승유

21 김민지 21 김혜원

21 박수린

21 선하빈

21 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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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최이준

22 김경인

22 박현주

22 김서현

21 안지민

22 용지혜

22 임성미

128 편집후기


22 최지민

22 김효은 22 조은가은

22 신윤정

22 배유미

23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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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김가현

23 김정인

23 양서연

23 손가은

130 편집후기


23 전혜리

23 김영서

23 이유진

23 이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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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다 Vol.26

스물여섯 번째 발걸음

편집장

이유진

발행일

2024.03.02

발행인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바다가다 교지편집위원회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52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관 A동 100-2호

인스타그램 @badagada_ 디자인

㈜브로스그룹 broslab.co.kr


바다가다 ‘이화약학의 점층적인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의 단어로서 [밟아가다]의 고어’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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