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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
이달의 살림 물품
입안 가득 봄향기 가득
쑥 씀바귀 방풍나물 얼어 있던 땅이 녹는 봄이 온다. 여기저기 푸른 싹들이 천천히 고개를 내미는 시기이다. 바닥에 바싹 누워 있는 푸른 쑥, 노란 꽃망울이 맺히는 씀바귀가 자라고, 겨우내 바닷바람을 맞은 방풍나물이 제철을 맞이한다. 긴긴 겨울 동안 봄을 기다린 고마운 나물들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쑥쑥~ 쑥
은 새순이라 크기가 작지만, 실제 쑥
로도 피부병약으로도 사용한다.
특유의 향이 좋다. 강한 바람이 불어
은 2미터까지 자란다. 쑥밭에서 새순
몸에 좋은 건 알지만 씀바귀의 쓴맛
도 잘 자라 방풍이라고 불린다고 한
우리나라에는 매우 어지럽고 못쓰게
이 자라나면 농부는 새순이 다칠까
때문에 잘 먹지 못하겠다면 소금물에
다. 이름에 붙은 ‘풍’이 바람이 아니
된 곳을 가리키는 ‘쑥대밭이 되다’라는
조심조심하며 김매기를 한다. 김매기
살짝 데쳐서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
라 중풍을 뜻해서 방풍나물은 중풍
속담이 있다. 쑥은 번식력이 강해 아
를 하고 새순을 수확하는 것은 오로
려내면 된다. 잎과 어린 순은 무치거
에 좋다고도 한다. 『동의보감』에 방풍
무것도 자라지 못할 것 같은 곳에서도
지 농부의 손에서만 이루어진다.
나 쌈으로 먹고, 김치를 담가 먹고 뿌
나물이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리는 장아찌로 먹어도 맛있다. 어떻
맛이 달아 36가지 풍증을 치료한다
게 먹어도 건강한 나물이니 기분 내
고 기록되어 있다.
그만큼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쓴 맛은 몸에도 좋은 법 씀바귀
키는 대로 먹어도 좋다.
방풍나물은 독특한 향이 별미인데,
나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햇쑥
조선시대의 가사 「사여재가(四餘齎
씀바귀는 씨앗을 뿌리지 않고 뿌리로
이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쌈
으로 만든 쑥국은 잊을 수 없는 봄의
歌)」에서는 옛 남편에게 냉대받은 여
파종을 한다. 씀바귀가 무럭무럭 자
으로 먹는 것이 제일이다. 생으로 초
맛이다.
자의 고통을 ‘씀바귀가 비록 쓰다고
랄수록 잡초도 무럭무럭 자라기 마
고추장에 무쳐 먹어도 좋고, 끓는 물
쑥은 여러해살이 국화과의 식물로 약
하나 냉이처럼 달다’고 표현하고 있
련인데, 이럴 때 한살림 농부들은 제
에 살짝 데쳐 된장에 무쳐 먹어도 좋
재로도 이용된다. 속담 중에서 ‘7년된
다. 옛 선조들은 쓴 씀바귀를 봄에
초제를 사용하는 대신 손으로 일일이
다. 어린 잎이나 뿌리로 쑤어 먹는 죽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먹어야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
잡초를 제거한다. 이 작업은 여름이
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말이 있을 정도이니 알만하다. 마늘,
고 말했다. 역시 몸에 좋은 것은 입
지날 때까지 서너 차례 계속된다. 이
한살림은 바닷가에서 자생하던 방풍
당근과 더불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3
에도 쓴 법이다. 우리 몸에만 좋은
렇게 뜨거운 여름과 손이 꽁꽁 얼어
나물의 뿌리를 채종, 직접 연구하고
대 식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쑥에
건 아니어서 개와 같은 동물들도 몸
붙을 것 같은 겨울이 지나서야 씀바
길러 공급한다. 방풍나물은 모래밭이
는 지혈작용도 있어, 쑥잎을 비벼서
에 회충이 있거나, 몸이 다쳤을 때
귀는 모습을 드러낸다.
나 절벽 같은 곳에서도 잘 자라지만
상처에 붙이면 피가 멎는다. 또한 피
씀바귀와 같은 풀을 먹는다.
를 정화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손
『동의보감』에 따르면 씀바귀는 내장
발이 찬 사람에게도 좋다고 한다.
잘 자란다. 그래서인지 쑥대머리, 쑥 대밭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지만
진딧물과 같은 병충해에는 약해 농부 들은 노심초사할 때가 많다. 화학농약
의 독소와 미열 때문에 발생하는 한
한번 먹으면 잊히지 않는 향 방풍나물
한살림 쑥은 한해 수확이 끝난 후 훌
기를 없애주고,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주로 바닷가 바위틈이나 절벽, 모래
충해가 생기면 미생물 발효액을 뿌리
쩍 큰 쑥대를 예초기로 베어내는 것
봄에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적혀 있
밭에서 잘 자라는 방풍나물은 미나
거나 일일이 손으로 제거한다.
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먹는 쑥
다. 한의학에서는 씀바귀를 기침약으
리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미나리과
을 사용하지 않는 한살림 농부들은 병
글·사진 박지애·문재형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