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잡지 [재봉틀맵] (vo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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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패션과 옷수선가게

재봉틀맵 vol.4 비건패션브랜드 낫아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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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동물성을 사지 않을 거야

비건패션브랜드 낫아워스

[인터뷰 진행] 비건책방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분의 각자 개인적인 소개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진영 박진영이고요. 낫아워스에서는 디자인 맡고 있어요. 전공이 원래 패션 디자인이고요. 제 소개라고 할 만한 특징이 딱히 없어서 그런 건 별로 없는 것 같고. 비건으로 생활한 지 좀 오래됐어요. 한 10년 넘은 것 같아요. 지금 낫아워스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고 계시잖아요. 이 낫아워스라는 브랜드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는 이유, 왜 이 일을 하시는지, 한 마디로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진영 저희 낫아워스는 두 명이 운영하고 있거든요. 직원도 없고 그냥 공동 대표로 하나씨랑 저랑 운영하는데 업무가 딱 분담이 돼 있어요. 그래서 하나 씨는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고, 저는 디자인 담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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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제 이름은 신하나고, 저는 전공은 경영이고요. 그리고 여기서는 마케팅이라든가 그런, 커뮤니케이션, 브랜딩 같은 걸 담당하고 있습니다.

두 분 다 근데 엄청 자기 전공을 너무 정석대로 살려서 일을 하고 계시네요. 낫아워스 하기 전에도 계속 같은 일을 쭉 하고 계셨나요?

진영 네. 저는 졸업하고 거의 패션 디자인 일했었던 것 같아요.

하나 저도 뭐 그렇죠. 홍보 마케팅도 종류가 되게 많은데 애널리스틱 쪽으로도 해봤고, 디지털 마케팅도 하고. 다양하게 했었어요. 네, 각자의 길에서 자기 전공을 살려서 일을 하고 계시다가, 본격적으로 우리 둘이 낫아워스를 만들자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몇 년도쯤에 어떤 계기였나요?

하나 2017년도에 저희가 그전에 다른 의류 브랜드에서 만났었는데 거기서 이제 동료로 지내면서 친구가 됐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서로 이제 다른 데서 이제 일을 하다가 제가 2017년에 다른 회사에서 우연한 기회에, 게리 유로프스키라는 동물권 활동가의 영상을 보게 됐는데, 그 강연을 계기로, 동물을 먹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됐고 비거니즘을 지향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렇게 결심을 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진영 씨는 이미 비건을 하고 있었고. 그전에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가 이제는 저도 관심이 생겼으니까 (비거니즘에 대한) 궁금증 같은 걸 만나서 얘기하게 된 거죠. 그때쯤 제가 굳이 살 필요는 없지만, 겨울 아우터가 갖고 싶었었어요. 근데 그때 “이제 나는 동물성을 사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을 했었기 때문에 울 같은,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고서 퀄리티 좋은 아우터를 사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비건 아우터를 사기가. 마침 그때 시즌이 또 서로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둘 다 그만 시기였고 ,어차피 우리 지금 할 것도 없는데데 옷 하나, 진짜 딱 하나, 만들어서 클라우드 펀딩으로 한번 팔아볼래? 한 거죠. 솔직히 저희는 (전공이 그렇다보니) 얼마가 드는지 알잖아요. 그냥 딱 하나만 만들어서 팔아보자, 그게 시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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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를 약간 세속의 말로 아다리가 맞았다.(웃음) 정말로 그 당시에 텀블벅에서 대대적으로 펀딩이 호응이 되게 높았던 걸로 기억해요.

하나, 진영 (웃음) 대대적인 건 아닌데. 그때 아마 금액이 좀 많이 팔리지 않아서 더 금액이 커 보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영 실제로 많이 큰 금액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약간 어떻게 보면 전문가 입장에서는 큰 금액은 아니잖아요. 그게 사실상, 근데 이제 텀블벅에서 엄청 크게 보이기는 했던 것 같아요. 텀블벅은 사실 작은 시도들도 많은 플랫폼이고 근데 한 번씩 크게, 비건 아우터 종류는 없었는데 짠 하고 나오니까 더 눈에 띄었었고 또 비건 패션이라는 것 때문에 많이 회자가 됐던 것 같아요. 만들고 나서도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뭘 하나 새로 만들고 런칭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 데다가 비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먹는 거를 뛰어넘어서 비건을 실천하는 게 쉅지 않잖아요. 혹시, 아직 그러기엔 짧을 수 있지만 정말 마음 한번 크게 접을까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진영 네. 진짜 진지하게 그만둬야겠다 생각하는 건 아닌데, 이거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문득 매일매일 하고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회사나 모든 사업이 다 그렇겠지만 수익이 일정하지가 않고, 막 크게 성장하는 느낌은 아닌데 하루 하루보면 더 나아오긴 한 것 같긴 하고. 이 속도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네. 그런 생각은 자주 합니다. 사실. 정말 365일 중에 보통 다 지금 하루도 안 쉬실 것 같아요. 하루도 안 쉬잖아요. 진영 저희는 잘 쉬어요. 정말요. 하나 네 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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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신자들. 저는 이렇게 약간 완전히 머릿속에서 신경을 끄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완전히 마음에서 신경을 끄는 날이 없는 거. 결국은 한 편에서 어디 가서 뭘 보더라도 연결시켜서 생각하게 되는 게 있더라고요. 스위치를 끄기가 좀 어렵달까. 사실상 이런 식이면 하루도 안 쉬는 거겠는데. 하나 그런 식이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하신 말씀이 되게 고민이 되고 우리는 계속 지속가능한을 얘기하잖아요. 비건에 대해 얘기할 때 근데 막상 내 사업은 지속가능하냐에 대한 고민들, 특히 이쪽 분야에서 많이 하시더라고요. 특히 패션은 당연히 유행이 있는데 비건 패션이라는 분야, 혹은 어떤 그런 거 안에서도 흐름이라는 게 있었을까요? 진영 비건 패션이 특별한 어떤 한 장르의 패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그냥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패션의 유행은 아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조금은 반영해야 하지만 그 유행이 너무 지나치게 중요하진 않고 좀 우리만의 색깔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을 타는 옷 보다는 내년에 봐도 입을 수 있는

옷, 괜찮은 옷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유행에 크게 연연하거나 그걸 어떻게 따라잡을까 고민하지는 않아요. 또 패션산업에서 재고 문제, 쓰레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덜 해를 끼칠까를 브랜드 시작 단계에서부터 많이 고민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어요. 다른 패션 브랜드에 비해서 시즌별 가지 수가 너무 없다 싶을 정도로 옷이 많진 않은데 시즌마다 컬렉션을 멋있게 구성하고 그런 것도 좋지만 저희가 가는 방향은 아닌 것 같아요. 한 시즌이 지났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옷들이 너무 많잖아요?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세일도 너무 많이 하지 않아요. 작년에 팔았던 제품도 올해도 당당하게 팔고, 약간 시즌 없이 브랜드를 운영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옷에 대해서도 그게 좀 의문이기는 했어요. 세일이라는 게 패스트 패션의 핵심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말씀하신 부분, 비건 패션이 단순히 동물성,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거에서 나아가 유행을 좇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이란 게 많이 와 닿았어요. 또 궁금했던 건 비건 패션 브랜드로서 가짓수예요. 생각보다 가짓수가 적잖아요. 그게 어떤 선택이신 건지도 궁금했었어요. 진영 저희는 그래서 비건 패션이랑 슬로우 패션 두 가지 모두를 가치로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비건 패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게 비건은 곧 친환경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동물성 소재도 친환경 동물성 소재다 그러면은, 그게 비건 패션이라고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예를 들면 리사이클 나일론으로 제작한 옷이 비건 패션이다, 이건 아니거든요. 사실 그냥 나일론으로 만든 것도 분명히 비건 패션이잖아요. 분명히 비건이 환경적으로 더 낫다는 거는 분명히 사실이지만, 그게 아예 같은 개념이라고 혼동하지는 않도록 구분은 좀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하나 예를 들면 내가 비거니즘을 한다고 하니까, 이거 더 해 이건 왜 안 해 약간 이런 느낌인 거. 일반 브랜드들은 아무 울 쓰고 나일론 막 써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내가 이런 브랜드를 하는 이유만으로 좀 더 허들을 더 높이는 게 너무 많아서 저희는 그런 걸 좀 지양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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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사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 그 자체만도 되게 힘든 일이거든요. 맞아요. 그걸 사용하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해결되는 게 분명히 있으실 텐데, 그게 비건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이 그 얘기를 할 때 저는 제일 충격받았거든요. 유기농 쓰면 비건이라고 하더라. 사실 나이롱 양말도 비건 양말이죠, 비건 패션이죠. 요즘 저는 자기 자리에서 일단 하나라도 할 수 있는 걸 확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어떤 사람은 열악한 주방이나 전자레인지 말고는 조리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원룸을 가진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나 (애초에)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을 완전히 길을 꺾어 버리고 의미가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안 되는 거죠. 허들이란 표현이 좀 와닿는데 패스트푸드 안에서도 비건을 많이 찾아서 먹고 이렇게 하는 것도 나름의, 어쨌든 먹고는 살아야 되고 나의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어서니까. 사실은 지금 앞서 질문지에 나온 내용들을 다 엄청 많이 얘기를 해 주셨는데, 새로운 옷을 만들 때 도대체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고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진영 근데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저희는 좀 베이직한 디자인이랑 실용적인 디자인이 많아요. 그래서 어디서 막 놀라운 아이디어나 영감이나 이런 걸 보여주는 브랜드는 또 아닌… 진영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가 쑥스럽기도 하고 말할 거리가 있나 싶기도 한데요. 그냥 저희가 항상 필요한 아이템이 뭔지 많이 고민을 해요. 제품의 가지 수가 워낙 적고 작년에 판매했던 제품들도 올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아이템들이 겹치지 않도록 구성을 하려고 하고, 이번 시즌에 어떤 아이템을 내야 할지, 그런 아이템에 대한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걸 먼저 정한 다음에 이제 디자인이 뻗어나가는 거죠. 과일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항상 채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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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이나 너무 예쁘잖아요. 근데 예쁘다고 생각하는 무늬들이 보통 꽃무늬라든지 자연에서 온 것들인데 과일이나 꽃이 패턴으로 쓰이는 경우를 그렇게 많이 못 본 것 같았어요. 이것도 플라워 패턴만큼 충분히 예쁘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에서 좀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비건 브랜드의 정체성을 좀 보여주는 데도 과일이나 채소 이런 것들이 적합하기도 해서 좋아하는 모티브입니다. 그리고 저는 워크 옷이 너무 좋았더라구요. 여성복 중에는 특히 주머니 없는 옷들이 너무 많은데 주머니가 여러 개 있는 게 있으니까. 아무래도 직접 일하시는 여성들이다보니 그런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진영 주머니 얘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저희 주머니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하나 가짜가 없어요. 저희는 주머니에, 진영 비건들이 환경까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바리바리 짐들이 많아요. 그래서 가방의 크기라든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소지품과 수납 공간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두 분께서는 혹시 일상에서, 일단 비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시지만, 조금 분리해서 슬로우 패션에 관해서 혹시 실천하고 있는 팁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만드는 비건 패션 브랜드 말고, 그냥 일상에서 개인으로서 실천하는 게 하나라도 있으시다면 정보나 팁을 공유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진영 저는 일단 가장 큰 거는 쇼핑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게. 그냥 낫아워스 입으면 되잖아요. 진영 근데 저희 옷이라고 해도, 신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다 뜯어 입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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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크게 가장 중요하게 실천은 옷을 아끼려고 평소에 하는 실천이고요. 그리고 원래는 세탁 건조기 돌리는 걸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저도 자취하기도 하고 공간이 작고 그래서 건조기가 꼭 필요한 날도 있어요, 너무 습한 날도 있으니까. 예전에는 그게 너무 좋아서 수시로 건조기를 돌려서 옷을 입곤 했었는데. 쓰다 보니까 옷 수명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거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건조기 사용은 하지 않고 자연 건조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 건조만 해도 옷이 좀 수명이 늘어난다는 말씀이신가요?

진영 세탁 자체가 옷의 수명을 계속 줄이는 일이긴 한데요. 건조기가 사실 옷에 제일 좋지 않아요. 빨리 낡아지게 하는 원인이거든요. 환경적으로도 안 좋은.

저도 건조기는 안 쓰는데, 세탁기는 손으로는 못 하겠더라고요.

하나 그렇죠 네 맞아요.

손목도 아파서 짜지도 못하겠고.

진영 모아서 하면 되죠.

하나 최소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되니까.

의외로 많은분들이 건조기가 옷감의 수명을 줄인다라고까지 확실하게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오늘 새삼 또 명시하게 되네요.

진영 예를 들면은 미국 같은 데는 옷을 무조건 건조기를 다 돌리는 게, 자리 잡혀 있는 생활 습관 같은 거더라고요. 그래서 근데 한국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건조기 있는 삶이. 그러네요. 미드 같은 데 보면 꼭 세탁기 했다, 건조기 꺼내는 거를 패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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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소재 상관없이 다 건조기를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미국 문화가 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음식에 있어서도 그냥 다 버리고, 한 군데 음식 음식 뭐 뭐 다 버리고, 옷도 보면 다 이만큼 빨고 이만큼 건조기 꺼내고, 그게 미디어로 계속 노출되는 문제점을 얘기하시는 분들 있더라고요. 옷 말고 음식 관련해서 쓰레기 문제를 미국에서 미디어에서 노출할 때 너무 한 번에 다 버린다, 그냥 쓸어넣는 걸 미디어에 계속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근데 옷도 지금 말씀하실 때 머릿속에 빅뱅 이론 이런 거 지나가면서 걔네 항상 건조기에서 꺼내잖아요. 그러네요. 그러면 하나님은?

하나 옷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고민을 되게 많이 하고. 한 번 입으면 조금 오래 입는 스타일. 그리고 사실 사람 눈에 또 유행하면 예뻐 보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유행하는 걸 아예 사지 마라, 이것도 조금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거를 예를 들면 살 때 좀 덜 사고, 그리고 갖고 있는 거랑 이게 정말 어울릴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사는 편인 것 같아요. 지금 얘기해 주신 것 중에 갖고 있는 것과 어울릴까라는 고민을 하신다고 했잖아요. 사실 일상에서 내가 갖고 있는 옷과 뭐가 어울릴지 저도 그렇고 대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내 옷이 어떤 옷과 잘 어울릴지를 잘 모르겠으니 쇼핑 라이브 같은 걸 보기도 하고. 슬로우 패션의 입장에서 의생활 소비하세요라는 의미가 아니라, 네가 가진 옷이 옷에서 어울리는 걸 선택하고, 어떤 옷을 네가 오래 입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시는 것들을 많은 패션 전문가들이 좀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저 같은 사람도 있거든요. 위하고 아래하고를 어떻게 맞춰야 될지 모르겠어서 한동안 원피스만 입고 다니고. 진영 그것도 좋은 방법이죠. 하나 오늘은 한 개로 끝내는 거야. 근데 그런 것도 결국에는 음식도 많이 실패해 보고 경험하고 그런 것처럼 옷도 사실은 그런 게 있어요. 많이 실패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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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실제로 맛있는 게 뭔지도 알아가고 그런 거잖아요. 근데 옷도 마찬가지로 말도 안 되는 것도 많이 사보고 진짜 아니다 알 수 있고. 많이 입어봐서 되는 것도 있는데 지금 사람들한테는 많이 사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도 조금 그런 마음도 있긴 있었던 것 같아요. 취향을 찾으세요. 했는데 취향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랑 그런 게 아무것도 없이 있는데, 그냥 바로 찾으라는 것 자체가 조금 말이 안 되잖아요. 사실은. 진영 근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달라요. 왜냐면 저는 그렇게 많이 패스트 패션을 소비하면서, 제 취향을 찾은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패스트 패션이 자기 취향을 모르게 만드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옷을 어울리는 옷들을 되게 싸게 딱딱딱 구성해서 주고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에 비춰지는 거를 그냥 사 입으니까, 저는 패스트 패션이 사람들한테 너무 다 너도 옷을 잘 입어야되고 멋있게 입는 사람이 되어야 돼, 이렇게 부추기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맞아, 싼 게 핵심이 아니었어. 진영 근데 옷을 그렇게 모두가 멋있게 잘 입고, 이렇게 멋진 나의 모습을 뽐낼 필요가 있나? 그냥 좋은 옷 내가 좋아하는 옷 그냥 내가 내 취향대로 입으면 되지 않나? 그게 내가 옷을 찾는 방법이고 나한테 맞는 옷을 찾는 거아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옷을 생각하면 즐거운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정해진 어떤 티셔츠에 어떤 바지를 입으면 멋있고 이런 거는 사실 패션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제시해야하는 부분이지만, 일반인들이 그거를 꼭 다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듣다 보니까 저도 마음속에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남들이 보였을 때 내 옷이 이상해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니까 저도 모르게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그 말이 확 이렇게 완전 통과했어요. 진영 근데 또 옷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이 살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게 다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예를 들면 콜렉터들의 취향 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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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너무 멋있고, 그게 자기를 풍부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그런 콜렉터가 있음으로써 또 다른 사람들의 그 주변 사람들이라든지 어떤 문화가 발전하고 풍부해지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옷을 막 잘 입고 막 사 모으고 이런 게 무조건 나쁜 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콜렉터라든지 특별한 예술가처럼 모두가 이렇게 다 특별해져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근데 그게 패션에서는 너무 과하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미디어를 통해서 일반인들도 다 옷을 잘 입어야한다는 인식이 계속 퍼지고 있고 패스트 패션이 거기에 일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옷을 잘 입는 게 굉장히 중요한 능력. 전 좀 용기가 생기는데요. 그간 놀림을 받기도 했었는데 오늘 당당하게 얘기해야 하네요. 낫아워스에 진영 님이 그러는데 그거 다 좋은 거래, 이렇게 얘기를 해야겠어요. 진영 저는 그게 내 취향을 찾은 거고, 내가 옷 입는 방법을 찾은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는 취향이 아니고, 궁여지책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근데 궁여지책 아니고 취향이다. 이건 나 입으면서 편했으니까, 편하고 그냥 편하면 됐다. 너무 용기가 생겼어. 낫아워스 같은 경우는 팝업을 들어간다거나, 혹시 외부 행사 콜라보를 하거나 이런 것들이 많으셨나요? 하나 많지는 않았어요. 저희는, 일단은 뭐 한다 그래도 물건이 너무 없어서 거기서부터 걸림돌이 되기도 해서. 대신에 그래서 저희가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은 역으로 더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바이론 비론이라는 프랑스 브랜드를 소개를 했던 거고요. 혹시 그런 식으로 만나거나 했을 때 기억에 남는 행사라거나, 손님들 중에서 어떤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들었다거나 하는 게 있으면 한번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우리만이 저희들 이걸 읽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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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혹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후기를 남겼다거나, 어떤 사람이 자기 블로그나 sns에 남겼는데 낫아워스 옷에 대해서 엄청난 긴 주접과 찬양글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어디 행사에서

만났는데 이런 일들을 통해서 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거나. 진영 저는 비건 풀이 되게 좁다고 생각해서 저희 고객이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오히려 전철에서 저희 옷을 입은 사람을 보거나 그런 게 너무 신기해요. 아니면 친구들이 밖에서 걸어가다가 너네 옷을 입은 사람을 봤어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 동네가 뻔하게 망원이나 이태원이나 이렇게 비건 식당이 많이 있는 곳이 아니라 강남에서, 분당에서 봤어, 그런 게 신기한 것 같아요. 하나 저도 당연히 저희 고객 중에 논비건 분들도 굉장히 많으신데, 일단은 내 눈으로 전철에서 바로 그렇게 고객을 본 것도 솔직히 너무너무 신기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아이돌 분이 와가지고 저희 저희 지갑을 사가지고 간 적도 있어요. 쇼룸에 직접 오셔서. 아니면 얼마 전에 하하랑 뭐 이런 지나가다가, 왜냐하면 여기 근처에 사시거든요. 그래서 지나가다가 별이랑 하하가 지나가다가 와서 가방에서 사고 이런 거, 소소하게 그 정도. 이분들에 대한 호감도가 좀 올라가네요. 그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부로 호감도가 좀 올라갑니다.

오늘 다 답변을 너무 많이 잘해 주셔서 즐거웠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꼭 듣고 싶었는데요. 〈지구를 살리는 옷장〉이라는 책이요, 그 책에 관해서 사실은 알라딘이나 어디든 설명이 잘 올라와 있지만, 저자로서 이 책에 대해서 딱 한마디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나 그냥 요즘에 요즘 분들이 다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누구나 생각해야 되는 이야기잖아요. 사실은 의류 산업이 너무 크고 갑자기 지속 가능한 패션을 해야된다고 말은 하는데, 왜 그걸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얘기를 하거나 한 군데로 묶어서 얘기하는 데가 없어요. 예를 들면 패스트패션 얘기하는 데는 많지만, 동물성 소재에 대해서 얘기하는 데가 아무 데도 없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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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어서 얘기하는 데가 전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구를 살리는 옷장〉은 그런 것을 전반적으로 훑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두가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많이 보면 되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약간 미안도 하고. 왜냐하면 이미 망쳐놓은 거를 너네가 살려야 돼, 라고 말하고 하는 게 사실은 되게 미안하고 그렇긴 한데… 네. (웃음) 근데 비건 패션이나 슬로우 패션에 되게 청소년들이 관심이 많아요. 하나 그렇죠. 네 그렇죠.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관심가지게 될 수밖에 없지 않지 않을까요.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있죠. 그래서 청소년 그리고 같이 부모님도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럼 지구를 살린 옷장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나요?

진영 저는 패션 업계분들이 좀 읽으셨으면… 패션 업계분들은 아직도 동물이 너무나 당연하게 소재라고 인식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제가 다른 회사 디자이너로 일했었을 때도 동물성 소재 없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그때는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좀 업계 분들이 많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그분들이 생산자니까 바꿀 수 있는 힘을 많이 가지고 계시잖아요. 서로 같이 가면 좋겠네요.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비건 패션을 찾고, 또 만드시는 분들도 그렇게 해 주시면 좋고요. 저는 두 분이 너무 답변을 너무 열심히 잘해 주셔서 그냥 공부하는 마음, 즐거운 마음, 그리고 공감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영, 하나 (저희도)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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