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금요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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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커피를 주문할 때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마시려면 약간의 공간을 남겨야 한다. 김치

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통에 담을 때도

여유가 필요하다. 꽉꽉 눌러 담은 김치는 발

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 때문에 국물

이 흘러 넘쳐 냉장고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

다. 이 간단한 사실을 채득 하는 데도 여러

번의 실수와 후회를 반복했다.

인생의 기나긴 항로 속에서 갈 곳을 잃고

헤맬 때가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내

일에 대한 숨 막히는 불안과 근심이 공허를

넘어 존재의 이유까지도 흔든다. 그래서일

까? 보험을 드는 기분으로 뭐든 넉넉하게

채우고 싶은 욕구가 발동한다. 책장을 빼곡

히 채운 책들, 수납장과 창고에 쟁여 둔 수

많은 물건들이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말이

다.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고 정신적 평안을

가져다주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 작은 것

에 감사하며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고난

에 굴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는 인내로 내

면을 채우는 것, 묵은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

로운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내가 진실로 원

하는 것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것들을 채

울 마음의 여유가 없다. 어쩌다 쓰레기처럼 버리야 할 것들을 쌓

아놓고 동동거리며 살게 된 걸까? 걷어내고

비워서 꼭 필요한 것을 담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복잡한 생각과 염려로 가득 한 마음에는 사랑, 공감, 연대와 같은 아름

다운 가치를 담을 자리가 없다. 과감하게 정

리하고 쓸어버리고 싶다.

마음의 여백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나

는 잘 모른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책상부

터 정리하고 앉아 컴퓨터를 켠다. 창밖으로

보이는 연둣빛 신록과 새들의 명랑한 지저 귐이 새삼스럽게도 행복감에 미소 짓게 한

다. 봄볕이 이렇게 찬란하고 따뜻했구나. 나

뭇잎이 더 짙어 지기 전에 여린 잎사귀의 신

비를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젠가부터 먹고사는 것에 정신이 팔려 삶의 수단이어야 할 물질이 목적이 되어 버

렸다. 그래서 가득히 쌓아놓고 살면서도 늘

결핍감에 시달렸던 것일지도. 값없이

복은 빌 수 있어도

견뎌야 하는 일은

심산 절간에 간다 한들

빌어서 될 일이 아니더군

하늘 문 두드려

그 꽃밭 언저리에 앉았어도

몸이 해 할 몫은

몸으로 견뎌 헤쳐가는 것

생멸의 시간을 함께 숨쉬는

몸과 마음의 인연은

멀고도 길고도 무거운

2인3각 억겁의 동고동락

저녁 무거운 어스름 타고

하루가 마무리되는 점호의 시간

한자리에 마주한 몸과 마음

흩어져 널려 있는

써보지 못한 쉼표들을 보며

쓸쓸한 “혼술 한잔" 이 됩니다

날카롭게 벼려서 날을 세워

내일과 다시 뒤 엉켜야 할

마음이 몸에 건네는 다독거림은

몸이 몸으로 써가는 선혈의 낱말들에

밑줄 그어가며 토 달아주는

들켜도 부끄럽지 않은

젖은 눈시울 그 마음…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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