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1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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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문화

2016년 3월 1일

컬처 인 무비(Culture in Movie)

&lt;히말라야&gt;

때로는 ‘가슴으로 올라야 하는 산’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들만의 세계가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세계가 있 는가 하면, 극소수만이 공유하는 세계 도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즐기 는 레저스포츠인 등산은 대다수의 사람 들이 공감하는 세계지만, 히말라야와 같 은,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해발 8000m 이상의 산 을 등정하는 산악인들의 세계는 분명 극 소수인 그들만의 세계다. 가벼운 등산 정도를 즐기는 필자는 산 악인들의 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왜 목숨을 걸고 그렇게 높은 산에 오르려고 하는 것일까. 영화 &lt;히말 라야&gt;를 본 뒤에도 의문이 남기는 마찬 가지다. 그럼에도 분명 내겐 의미 있는 영화였다. 적어도 그들만의 세계를 조금 은 들여다볼 수 있었으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한국 산 악계의 레전드 엄홍길(황정민 분)과 실 력파 신예 산악인 박무택(정우 분)의 뜨 거운 우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누군가 이 영화를 “눈 덮인 히말라야 고산지대 에 열린 국제시장”이라고 평했다. &lt;국제 시장&gt;과 마찬가지로 ㈜JK필름이 제작한 영화인 &lt;히말라야&gt;는 관객을 ‘웃기다 울 리는’ 전형적인 한국 상업 영화의 화법에 충실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해발 8000m 이상의 히말라야 봉우리를 연이어 정복한 한국 산악계의 레전드 엄홍길 대장과 실력파 신예 산악 인 박무택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우연한

첫 만남은 악연에 가까웠고, 두 번째 만 남은 박무택과 박정복(김인권 분)이 엄 홍길의 원정대 막내 대원으로 합류하면 서 이뤄진다. 엄홍길은 풋내기인 박무택 과 박정복을 못마땅해 하지만 서서히 그 들의 열정에 마음을 연다. 그렇게 첫 원 정길에 오르게 된 뒤 박무택은 엄홍길의 파트너가 돼 해발 8000m 이상의 히말라 야의 봉우리들을 하나 둘 정복해 나간다. 문제는 엄홍길 대장의 몸 상태다. 더 이상 등반에 나서면 안 될 만큼 몸 상태 가 악화된 엄홍길은 결국 원정대를 떠나 게 된다. 그렇게 처음으로 엄 대장 없이 히말라야 등반에 나선 박무택은 안타깝 게 사망하고 만다. 이제 히말라야 산맥 위에 홀로 남겨진 박무택의 시신이라도 데려오기 위해 엄홍길은 또 다시 히말라 야 원정에 나선다. 엄 대장이 떠난 뒤 뿔 뿔이 흩어졌던 옛 원정 대원들도 하나 둘

커피의 인문학 / 얼마 전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더 치커피(Dutch coffee)에서 아메리카노 보다 4배 이상 많은 카페인이 검출됐다 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화들짝 놀랐 다. 찬물로 우려내기 때문에 카페인이 거의 녹아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더치커피는 카페인에 민감한 사 람들이 카페인을 덜 섭취하기 위해 찾 는 커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치커 피의 가치는 카페인보다는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지방산이 덜 우러난다는 점에 있다. 여러 논문을 통해 카페인은 물의 온도 가 섭씨 80도를 넘어설 때 급격하게 추 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실온 에서도 양이 적긴 하지만 카페인은 분 명 추출된다. 얼음을 넣은 물로 실온에 서 더치커피를 추출할 때 카페인이 녹 아내리는 양은 적긴 하지만, 그 시간이 4시간 이상 최대 12시간까지 늘어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통상 커피가루 50g을 물 600ml를 사

모여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가슴 뜨거운 여정을 시작한다. 그 계기가 되는 것은 박정복의 ‘무모 한’ 등반과 사망이다. 부상을 당해 하산 하지 못한 채 히말라야에 고립된 박무택 을 구조하기 위해 나선 박정복은 혼자서 기적적으로 박무택을 찾아낸다. 하지만 이미 그는 박무택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결국 자신 역시 히말라야 고지 대에서 사망한다. 이런 박정복의 무모한 등반이 다시는 히말라야에 가지 않으려 했던 엄홍길의 마음을 움직이고, 영화를 보는 관객의 마음까지 뒤흔든다. 영화 전 반부 내내 코믹 코드를 담당해온 김인권 의 값진 연기를 통해 영화의 톤이 자연스 럽게 웃음에서 울음으로 넘어간다. 사실 다소 뻔한 스토리이고, 웃기다 울 리는 한국 영화의 익숙한 상업적인 화법 에 조금 지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영

화에서 힘이 느껴지는 까닭은 바로 산악 인들만의 세계를 제대로 그려냈다는 데 있다. 이 영화를 보면 히말라야 원정대가 어 떻게 구성되며 각각의 대원들이 어떤 역 할을 맡는지 알 수 있다. 베이스캠프를 지키는 대원부터 등반 도중 각 캠프에 남 는 대원들까지 원정대원들은 각자의 역 할이 있다. 결국 정상까지 가는 것은 대 장과 그 파트너 등 일부 대원들뿐이지만, 모든 대원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때 등반이 성공할 수 있음을 알려준 다. 또한 베이스캠프가 왜 중요하며 거기 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원정대원이 조 난을 당했을 경우 어떻게 구조 작업이 이 뤄지는지 등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이 러한 과정을 통해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산악인들만의 세계, 그들이 공유하는 정 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 진다. 아직도 필자는 왜 산악인들이 목숨을 걸고 높디 높은 산에 오르려 하는지 이해 하지 못한다. 다만 동료의 시신을 찾으러 에베레스트 데스존으로 떠날 수밖에 없 었던 산악인들의 우정과 휴머니즘은 이 해할 수 있을 듯하다. 그들에게 서로는 ‘산 아래 하나였고, 그렇기에 또 다른 가 족’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도면 &lt;히 말라야&gt;가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했 던 게 무엇인지, 어느 정도는 따라잡은 게 아닌가 싶다. 신민섭 영화칼럼니스트

더치커피와 카페인의 비밀

용해 2~3초에 한 방울 떨어지도록 하는 상태에서 추출하면 3시간 만에 500ml가 량의 더치커피가 만들어진다. 더치커피 는 3시간 정도 추출하는 것이 향미를 더 잘 보존하는 동시에 위생적으로 유익하 다. 그러나 적지 않은 생산자들이 퇴근 무렵 물을 천천히 떨어지도록 해서 12시 간을 추출한 뒤 출근과 함께 용기에 담 는다. 한 번에 추출하는 양에 따라 24시 간을 찬물과 커피가루를 접하게 하는 경 우도 있다. 물을 떨어뜨리는 속도를 똑

같게 해도 커피 가루의 굵기가 가늘어지 면 추출시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이에 반해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 해 제조하는 아메리카노는 물의 온도를 90도~95도로 해서 추출하지만 커피가루 와 물이 만나는 시간이 25초 정도에 불 과하다. 드립커피라고 해도 3분 안팎이 다. 더치커피를 찬물로 추출한다고 해도 3시간이 걸린다면, 커피가루와 물의 작 용력은 아메리카노의 430배, 드립커피 의 60배가량 강해진다. 더치커피의 인기가 올라가는 가운데 이 같은 소식은 여러 측면에서 경각심을 준다. 오랜 시간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 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세균의 오염 문제 도 발생하는 만큼 더치커피를 만들어 파 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당 국도 시판되는 더치커피의 카페인 양을 표기토록 해서 소비자들이 하루 카페인 을 얼마나 섭취하는지를 파악해 조절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1일 카페인 섭취제한량은 성인은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권

고량은 150mg 이하)이다. 어린이는 몸 무게 kg당 2.5mg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몸무게가 20kg인 아이는 하루 카 페인 섭취량을 50mg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커피 한 잔에 약 1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이 때 커피 한 잔의 분량은 250~300ml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취향이 바뀌면서 ‘한 잔’의 의미 는 많이 달라졌다.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이른바 ‘아메리카노’ 16온스(약 473ml) 에 함유된 카페인은 223mg 정도이다. 커피 외에 다른 음료나 약품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함량을 살펴보면 △콜 라 12온스(350ml) 한 캔에 30~60mg △홍차 한 잔에 약 60mg △ 코코아 한 잔에 4~5mg △다크 초콜릿 그램당 0.7~0.9mg △레드불 8.2온스들이 1캔 에 80mg △박카스 1병에 30mg △게보 린 1알 50mg △어린이판콜시럽 75ml 들이 1병 75mg △판콜캡슐 1개 20mg 등이다. 박영순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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