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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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습성 인간과 비슷” VS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정신분석비평에 관한 수업을 듣다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라캉의 "무의식 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뭐지? 무슨 소리란 말인가, 무의식 그 자체는 구조화되어 있 다고 말할 수 없지 않는가, 무의식을-의식 할 수 없는 것- 구조화되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 어떻게 무의식의 구조에 대해서 말 할 수 있단 말인가. 무의식(無意識)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의식이 없다.’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펴보면 ‘자신의 언동이나 상태 따위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일체의 작 용’, ‘자각이 없는 의식의 상태’이다. 그렇다면 무의식이라는 게 있을까? 무의식이라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어떻게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무의식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의식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말이다. 무의 식을 무의식이라고 명명하는 순간 더 이상 무의식이란 없다. 언어로 규정되면 그것은 더 이 상 無가 아니다. 정말 무의식이라면 우리가 그것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어야한다. 생각할 수 없는 것. 의식이 없다는 것인데, 어떻게 의식하지 않고 '의식이 없음' 을 아는 것일까. 무의식이라는 것은 이를테면 '無', '없음', '의식 속에 그 어떤 현상이나 증상 이 잡히지도 않는', '말할 수조차 없는' 뭐 뭐 뭐 그런 것 아니던 가? 의식적이지 않는 것도 또한 의식적이지 않은가? 억압은 의식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억압이란 어떤 목적성을 가지 고 있다. 즉, 의도적이다. 의식. 무의식적 억압이란 없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의식적 이다. 의식하고 싶은 것만을 의식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싶은 데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은 지워버릴 수도 있다. 내가 기억을 못하는 이유는 무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하지 않은 부분들이다. 비의식적인 것이다. 파도가 흔들리는 이유는 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물이 없으면 나 타는 것은 없다. 바람이 부는 데로 파도가 친다는 사실! 파도가 그저 바람 없이 일렁일 수 없 다는 사실. 결국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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