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호_산업통상자원부 경제다반사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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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만 쓰던 고급 필기구, 볼펜 볼펜은 1945년 미군이 우리나라에 진주하면서 처음 소개되었는데, 이 필기구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외국 종군기자들이 취재를 다니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당시 볼펜 은 기자들이 쓰는 펜이라 하여 ‘기자펜’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필이나 잉크를 찍어서 쓰는 펜, 만년필 등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볼펜의 편의성에 주목한 국내 문구사들은 이 필기구를 생산하려 했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특수 합금으로 만든 볼펜 촉과 굳지 않는 잉크를 개발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60년대 초반까지 이 볼펜 촉을 밀 수하다가 적발된 회사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볼펜, 모나미153 그래도 우리나라 문구회사들은 자체 기술로 볼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1958년 부 산의 왕자화학공업사에서 우리나라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볼펜 왕자볼펜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쓰인 볼펜은 1963년 광신화학공업사(현 모나미 사)에서 개 발한 ‘모나미153 0.7’볼펜이었습니다. 당시 광신화학공업사의 송삼석 사장은 일본의 거래처 직원이 길고 하얀 막대기를 들고 간편하게 글을 적는 모습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신기한 필기구 가 일본에선 보편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즉시 볼펜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그 결 과 우리에게 익숙한 육각형 모양의 모나미 볼펜이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모나미볼펜 153 광고

모나미 볼펜의 성장과정은 순탄치 못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연필과 펜 제조사들은 흑색선전에 나서 볼펜을 쓰면 악필이 된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사람들은 이런 속설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또 몇 몇 문인들은 볼펜으로 쓴 원고는 정성이 깃들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볼펜 사용을 거부하기도 했습 니다. 모나미 회사는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은행이나 관공서 등에 볼펜을 공짜로 나눠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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