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은 대한성서공회 누리집 [새한글성경 자료실]의 구약 번역 해설 파일(https:// www.bskorea.or.kr/bbs/board.php?bo_table=saehan&wr_id=26)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파일의 내용은 계속 보충할 예정입니다.
1. 시편 번역 해설은 2021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에 붙여 발간한 소책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번역 해설집”, 67-114쪽에서 시편 1-3장에 국한하여 다 룬 적이 있으므로 해당 부분은 다루지 않습니다.
2. 『새한글성경』 구약에서 나타나는 국어 관련 특성은 민현식 교수님이 어휘론 적, 문장론적, 담화론적, 표기론적 의의로 나누어 다루십니다. 아래에서는 원문 관 련 내용에 초점을 맞춥니다.
3. 해설은 대체로 원어 성서 어떤 부분이 기존 한글 공인번역본과 2000년대 영
어 번역본과 독일어 번역본과, 또 가끔은 중요한 주석서에 어떻게 번역되어 있는 지, 그 부분을 이루고 있는 원어 낱말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에서 어떻게 풀이하고 있는지를 소개한 다음에, 『새한글성경』에서는 어떻게 번역했는지를 밝히 는 식으로 합니다. 1) 기존 한글 공인번역본으로는 1911년판 『셩경젼셔』와 1961년판 『성경전서 개
역한글판』과 1977년판 『공동번역 성서』와 1998년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과 2001 년판 『성경전서 새번역』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렇지만 필요할 때는 1926년판 『선한 문 관주 구약젼셔』나 1938년판 『셩경 개역』도 인용합니다. 다만 현대 맞춤법으로 바
꾸어 인용하고, 『선한문 관주 구약젼셔』는 한자로 적힌 부분은 먼저 한글로 바꾸고
바로 뒤 괄호 안에 한자를 적는 식으로 인용합니다.
2) 서양 외국어 성서 번역본으로는, 이전의 번역 경향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차
이가 나는 2000년대 영어 번역본 두 가지와 독일어 번역본 세 가지를 기본으로 인용 합니다. 영어 번역본으로는 우선 2001/2007년판 <영어표준번역>(English Standard Version)과 2004/2005년판 <새영어번역>(New English Translation), 독일어 번역 본으로는 2007년판 <취리히성서>(Zürcher Bibel)와 2017년판 <루터성서>(Luther Bibel)와 2021년판 <기초성서>(BasisBibel)를 인용합니다. 2000년대에 나온 프랑스 어 번역본은 찾기가 힘듭니다. 그 밖에 2000년대에 나온 다른 여러 독일어 번역본
이나 2000년 이전에 나온 영어 번역본이나 프랑스어 번역본은 꼭 필요할 때만 이름
을 밝히고 인용합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으로는 1995년판 쾰러(Ludwig Köhler)/바움가
르트너(Walter Baumgartner)의 <구약 히브리어아람어사전>( Hebräisches und Aramäisches Lexicon zum Alten Testament)과 그 영어 번역본인 2001년판 The Hebrew and Aramaic Lexicon of the Old Testament를 기본으로 삼습니다. 드물게 영
어 번역본의 번역이 만족스럽지 못한 점은 따로 언급합니다.
4.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를 비롯하여 외국어를 한글로 음역한 낱말은 작은따옴 표(‘ ’)에 넣습니다.
5. 성서 번역본들에서 인용한 부분은 그것이 문장이든 단 하나의 낱말이든 구별 하지 않고 모두 큰따옴표(“ ”)로 둘러쌉니다.
6. 히브리어 낱말의 한글 음역 방식은 「성경원문연구」 8호(2001.2)에 실린 졸고, “개역한글판 히브리어 고유명사 한글 음역 방식과 히브리어 한글 음역 시안”을 따 르기로 합니다.
해설 목차
19 출 24:5 평화의희생제물( 화목제물
21 출 25:22 증언상자
23 출 26:33 거룩한곳( 성소 ), 거룩거룩한 곳( 지성소 )
24 출 26:36 천막 입구
29 레 2:3 곡식제물( 소제물 ) 달라진 제물이름 44
30 레 5:6 잘못없애는제물( 속건제물 ) 달라진 제물이름 44
31 레 12:6 깨끗하게하는제물( 속죄제물 ) 달라진 제물이름 45
32 레 13:2 두드러진 자국이 되었다고 하자. 새로운 번역어 45
33 레 13:3 그것은 심한피부병이다. 새로운 번역어 45
34 레 13:47 옷에 무슨 두드러진 자국이 날 수 있다. 새로운 번역어 47
35 레 14:4 삼나무( 백향목 ) 달라진 식물이름 48
36 레 14:34
집에 내가 두드러진 자국이
생기게 했다고 하자. 새로운 번역어 49
37 레 25:10 해방의해( 희년 ) 새로운 번역어 49
38 민 1:2 가문별로, 아버지 쪽 집안별로 새로운 번역어 51
39 민 13:21 친 광야 달라진 음역 52
40 신 28:37 끔찍한 본보기 새로운 번역어 54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17
책장절 내용 범주 쪽
41 수 2:1
매인 데 없는 여자 새로운 번역어 55
42 삿 3:10 옷니엘 위에 여호와의 영이
내려와 계셔서, 그가 이스라 엘을 재판관( 사사 )으로서 이 끌었다.
43 삿 6:34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성령 의 두루마기를 입히셨다. 새로운 번역어 58
44 룻 2:20 그 사람은 …
집안을 살 려 낼 사람 가운데 한 분이 시지. 새로운 번역어 59
45 삼상 1:19 예배하고 기존
역사일지2 ) ’ 책 이름 69
54 대상 15:19 맞추어 노래했다. 새로운 번역어 70
55 라 7:9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 새로운 번역어 71
56 욥 30:29 자칼 달라진 동물이름 72
57 시 8:5 영광스러움과 존엄함이라는 왕관을 … 씌워 주셨습니다. 새로운 번역어 75
58 시 10:4 악인은 콧대가 높아서 … 새로운 번역어 76
번호 책장절 내용 범주 쪽
59 시 14:6
여호와가 그의 대피소이시 니까요. 새로운 번역어 78
60 시 23:6 한결같은 사랑 기존 번역어 활용 80
61 시 46:1 잘 만나 주십니다. 원어 특성 반영 82
62 시 75:4 힘세다고 뻐기지 마시오! 새로운 번역어 83
63 시 84:6 그들은 바카( 눈물 ) 골짜기를 지나가면서 그곳을 샘이 있는 곳으로 만듭니다. 기존 번역 다듬기 83
64 시 106:23 틈새 새로운 번역어 86
65 시 130:1 아주 깊은 데서부터 내가 주
님을 부릅니다, 오, 여호와여! 원문 어순 반영 86
마음을 낮추고 어려운 사람들
과 함께 사는 것이, 뽐내는 사
66 잠 16:19
67 잠 28:12
68 전 3:1
69 아 5:4
70 사 1:17
람들과 뺏은 물건을 나눠 갖
는 것보다 낫지.
의인들이 기쁨에 겨워할 때
는 큰 영광이 있지만, 악인들
이 일어날 때는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지. 기존 번역 다듬기 91
무엇에든 알맞은 시기가 있지
요. … 일마다 때가 있고요.
내 심장이 그이 때문에 쿵쾅 거렸어요.
바로잡아 주어라, 억누르는 사람을!
새로운 번역 93
새로운 번역 95
달라진 원문이해 97
이 닿도록 하고 밭에 밭이 이
어지도록 하는 사람들은! 더
71 사 5:8 ( 하나님 ) “ 끝장났다, 집에 집
는 공간이 없을 때까지 그
랬지. 그래서 너희끼리만 땅 의 한가운데서 자리 잡고 있 구나.
달라진 원문이해 98
72 렘 3:22 ( 하나님 ) “ 돌아오너라, 뒤돌 아 나간 자식들아! 돌아서 서 …
73 렘 31:20 나의 애간장이 들끓는구나, 새로운 번역어
75 단 10:13 페르시아 왕국의 수호천사
76 호 4:14 … 놀아난다고
79 슥 12:10
80 말 2:15
그래서 그들이 나를 우러러
볼 것이다, 그들이 찔러 꿰뚫
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
러고는 … 그를 두고 울부짖
을 것이다.
한 사람도 그렇게 하지 않았
을 것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남아 있었다면요! 그
한 사람이 무엇을 구하고 있
었던가요? 하나님이 주실 후
손이었습니다.
기존 번역 다듬기 110
새로운 번역 112
창세기( 처음에 )
01. 창세기 1:3 빛이 생기기를!
1) 히브리어 표현 ‘여히 오르(rAa yhiy>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빛이 있으 라”(『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와 “빛이 생겨라!”(『공동』)와 “빛이 생겨라”(『새 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영어 번역본에는 “Let there be light”(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Es werde Licht!”(‘빛이 생기기를!’, ZB, LB)와 “Es soll Licht werden!”(‘빛이 있어야 한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영어 번역본들에서는 서술 동사로 ‘이다’/‘있 다’/‘되다’라는 뜻의 be를 쓴 것과 달리 독일어 번역본들에서는 영어의 be에 상응하
는 동사 ‘자인(sein)’을 쓰지 않고 ‘되다’/‘(무슨 일이) 생기다, 일어나다’라는 뜻의 동 사 ‘베르덴(werden)’을 썼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무엇으로 되다’라는 식의 문장이 아니어서 ‘(무슨 일이) 생기다, 일어나다’를 뜻하도록 번역해 놓았습니다.
3) 히브리어 표현 ‘여히 오르’라는, 히브리어 두 낱말로 이루어진 이 말씀을 하시
는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문장의 형식상 주어는 ‘빛’(‘오르[rAa]’)입니다.
(1) 히브리어 성서에 쓰인 동사 ‘하야(hy"h' )’는 원래 ‘(무슨 일이) 생기다, 일어나
다’를 뜻하는 역동성을 표현하는 낱말입니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는 문맥에 따라 때
때로 ‘있다’나 ‘이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니까 빛의 존재를 말한다기보다는
빛의 생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창세기 1:3의 경우에는
이제껏 없는 ‘빛’이 ‘있게 되다’를 뜻하므로 ‘생기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2) 또 이 동사가 여기 쓰인 형태는, 말씀하시는 주체인 하나님이 3인칭 주어인 ‘빛’에게 바라는 바를 드러내는 청유형(jussive)을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빛이 생겼
떻게 해 주기를 바라거나 어떻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나타내는 청유형 동사를 쓰 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번역입니다.
이는 어떤 대상에게 직접 대고 무엇을 하라,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는 경우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런 명령문의 보기로는 창세기 1:22의 “번성하여 불어나고 … 가
득하라!”와 28절의 “번성하여 불어나라. … 지배해라. … 다스려라.”라는 명령형 동
사들이 나타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02. 창세기 1:6 둥근지붕(궁창)
1) 히브리어 낱말 ‘라키아으([:yqir"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궁창”(『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과 “창공”(『공동』, 『새번역』)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 는 “expanse”(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Feste”(‘단단한 것’, ZB, LB)와 “Dach”(‘지붕’,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라키아으’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넓게 쳐 펼 쳐 놓은 (철)판’(das Breitgeschlagene [Metall-] Platte/the beaten metal plate, or bow), ‘하늘의 단단한 둥근 천장’(das feste Himmelsgewölbe/the firm vault of heaven)으로 풀이합니다.
3) 2012년판 독일어 BB 신약과 시편 앱에 들어 있었던 용어 해설 ‘하늘’ 항목에 따르면, 성경에서 말하는 하늘은 옛 중동 사람들이 생각한 세계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세계가 삼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맨 아래에는 깊은 물, 맨 처음 바다가 있습니다. 이는 혼돈의 세력인데 하나님이 온 누리를 창조
하실 때 힘을 못 쓰게 만들어 버리셨습니다. 바다 위에는 땅이 있고, 땅 위에는 하
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창공을 땅 위에 넓게 펼쳐진 종처럼 둥글게 덮
고 있는 단단한 덮개로 생각했습니다. 이 둥근 지붕이 ‘하늘 바다’를 떠받치고 있는 데, 하늘 바다는 맨 아래 깊은 물과 이어져 있습니다. 이 둥근 하늘 지붕은 머릿속으
로 그려 볼 만하고 어떤 건물이나 텐트를 생각나게 합니다. 하늘은 펼칠 수 있고(사 40:22), 하늘에는 창문이나 물막이 둑이 있어서 그 창문이나 둑을 통해 비가 내리며 (창 7:11), 하늘을 받치는 기둥(욥 26:11)이나 기초(삼하 22:8)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기초는 하나님이 화를 내시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늘에는 물, 바람, 눈, 우박을 모 아 두는 곳간이 여럿 있고, 하늘에서 유황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4)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궁창(穹蒼)’을 “「1」 맑고 푸른 하늘.=창천.”과 “「2」 『기
독교』 유대교에서 구분하는 세계의 하나.”라 하고, ‘창공(蒼空)’은 “맑고 푸른 하늘.= 창천.”이라 하여 두 낱말의 뜻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식으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두
낱말은 무엇보다도, 하늘이 맑을 때는 푸르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런 관점은 히브리어 낱말 ‘라키아으’의 배경이 되는 옛 중동 사람들의 하늘에 대한
생각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5) 위 2)와 3)에서 알아본 바를 살려서 ‘라키아으’가 원래 가리키는 내용을 잘 드
러내는 현대식 표현으로 꼽을 만한 것은 무엇보다도 외래어 ‘돔(dome)’입니다. 『표
준국어대사전』에서는 ‘돔’의 뜻을 맨 먼저 “반구형으로 된 지붕.”이라고 풀이하고
“국회 의사당 지붕은 돔 모양이다.”를 보기 문장으로 소개합니다. 실제로 1989년판
영어 번역본 <새표준개역>(New Revised Standard Version=NRS)에서 창세기 1:6
의 ‘라키아으’를 “dome”으로 번역해 두었습니다.
6) 『새한글성경』에서는 ‘라키아으’의 새로운 번역어로 붙여 쓴 “둥근지붕”을 쓰 고, 전통 번역어인 “궁창”은 바로 뒤 괄호 안에 넣기로 합니다.
03. 창세기 8:20 다태우는제물(번제물)
1) 히브리어 명사 ‘올라(hl'[o )’는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번제”(『구역』, 『개역한 글』, 『개역개정』)와 “번제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burnt offerings”(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 에는 “Brandopfer”(‘불태워진 제물’,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0세기 프
04. 창세기 8:21 구수한 냄새 1) 두 낱말로 이루어진 히브리어 표현 ‘레아흐 한니호아흐(x:xoyNIh; x:yrE )’를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한결같이 “향기”(『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향긋한 냄새”(『공동』)로 번역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pleasing aroma”( ESV)와 “the soothing aroma”(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en beschwichtigenden Duft”(‘분노를 누그 러뜨려 주는 향기’, ZB)와 “den lieblichen Geruch”(‘기분 좋게 하는 냄새’, LB)와 “Der Geruch”(‘냄새’,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글성경』 구약에서도 특별히 문맥으로 보아 “향기”를 뜻하는 경우(아 1:12; 2:13; 7:13; 호 14:6)가 아니면 그냥 중립적인 표현인 “냄새”(창 27:27 등)로 번역해 놓았 습니다. “향”(아 1:3; 7:8; 렘 48:11), “향내”(아 4:10, 11)로 번역하기도 했지만, 가 장 자주 나오는 것이 “구수한”으로 번역한 형용사와 함께 나오는 ‘레아흐’입니다 (출 29:18, 25, 41; 레 1:9, 13; 2:2, 9, 12; 3:5, 16; 4:31; 6:15, 21; 8:21, 28; 17:6; 23:13, 18; 26:31; 민 15:3, 7, 10, 13, 14, 24; 18:17; 28:2, 6, 8, 13, 24, 27; 29:2, 6, 8, 13, 36; 겔 20:28). 다른 한편으로 이 ‘레아흐’의 뿌리가 되는 동사도 보통은 창세기 27:27; 신명 기 4:28에서처럼 ‘냄새(를) 맡다’로 번역하지만, 출애굽기 30:38에서처럼 문맥에 따 라서는 ‘향기를 맡다’로도 번역합니다.
4) “구수한”으로 번역한 히브리어 낱말 ‘한니호아흐(x:xoyNIh; )’는 『새한글성경』 에 스겔 16:42; 21:17; 24:13에서 ‘(노여움을) 누그러뜨리다’로 번역한 동사에서 비롯된
명사입니다. 따라서 ‘레아흐 한니호아흐’를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노여움을) 누그
러뜨리는 냄새’ 정도가 됩니다. 창세기 8:20에서 노아가 제단에서 바친 제물은 다태
우는제물(번제물)로, 깨끗한 집짐승과 깨끗한 새 몇 마리였습니다. 이런 제물을 태
울 때는 냄새가 납니다. 마치 우리가 집이나 식당이나 야외에서 동물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나는 냄새와 같습니다. 그런 냄새를 향기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 한결같이 “향기”라고 한 것은 이것이 하나님께 바치는 제
물의 냄새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한글성경』에서 “구수한 냄새”라고 번역한 것은 일단 우리의 일상생활 경험
과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바꾸려고 한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에서는 ‘구수하다’를 세 가지 뜻으로 풀이하는데 그 첫 풀이는 “보리차, 숭늉, 된장
국 따위에서 나는 맛이나 냄새와 같다.”이고 보기 문장으로는 “보리차 끓이는 구수 한 냄새.”, “숭늉의 구수한 맛.”, “두부를 넣고 끓인 된장 감잣국 냄새가 구수하다.
≪최명희, 혼불≫”를 들고 있습니다. 이 풀이를 좀 확장해 생각해 봤을 때, 한국인
에게 보리차나 숭늉이나 된장국이 구수한 냄새를 풍겨서 입맛이 당기게 하고 기분
좋게 한다면, 옛 이스라엘 사람들의 다태우는제물(번제물)에서 나는 냄새도 자신들
에게는 구수한 냄새였을 수 있고, 그런 식으로 하나님의 노여움을 누그러뜨리려 했
다고 할 만합니다.
때로는 짐승 제물이 아니라 곡식제물(소제물), 붓는제물(전제물), 더 구체적으로
는 포도주를 바칠 때도 “구수한 냄새”가 되도록 하기도 합니다(출 29:41; 민 15:7; 28:7-8; 겔 20:28).
5) 아무튼 이 히브리어 표현에서 ‘냄새’가 향기로우냐 구수하냐의 문제보다 더 중
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이렇게 동물을 불태워 냄새가 나게 하는 목
적이 이 히브리어 낱말의 뜻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표현에는, 신이 사람들
의 저지른 죄 때문에 몹시 노여워하고 계시므로 이런 냄새라도 피워 올려 신의 노
여움을 가라앉히고 싶다는 옛 시대 사람들의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스라 엘의 하나님 여호와는 그런 짐승 제물을 태워 바치는 냄새를 맡고 노여움을 누그러
뜨리시는 정도의 신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옛 이스라엘에서는 그 당시 중동 지방 에 널리 퍼져 있던 그런 생각과 표현을 빌려서, 죄를 지은 사람들이 제물을 태워 바 쳐 좋은 냄새가 신에게 이르게 하고 신은 그 냄새를 맡고 노여움을 누그러뜨리신다
는 식으로 기록했을 것입니다.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25
05. 창세기 12:8 베델
1) 히브리어 낱말 ‘벳(tyBe )’과 ‘엘(lae )’이 한데 어우러진 이 고유명사(lae-tyBe )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벳엘”(『구역』)과 “벧엘”(『개역한글』, 『개역개정』)과 “베 델”(『공동』, 『새번역』)의 세 가지로 음역되어 있고,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Bethel”(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Bethel”(LB)과 “Bet-El”(ZB, BB)로 음역되어 있습니다.
2) 지금 한국 교회는 “벧엘”에 익숙해져 있습니다만,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
법에 따른 『표준국어대사전』의 올림말을 따라 “베델”로 음역합니다.
3) 히브리어 성서에는 ‘-의 집’을 뜻하는 ‘벳 …(… tyBe )’ 형식으로 된 지명이 상
당히 많이 나옵니다. 히브리어로 둘 이상의 낱말로 이루어진 지명은 그 전체를 하나
로 묶어 음역합니다. 그런데 『구역』의 “벳엘”을 소리 내어 읽으면 ‘베셀’이 되어 원
음과 다릅니다. 그래서 ‘벳’ 다음에 나오는 낱말이 ‘엘’처럼 우리말로 음역했을 때 모
음으로 시작하는 히브리어 낱말일 때는 ‘벳’의 마지막 히브리어 철자 ‘타우’의 전통
적인 음역 ‘ㄷ’을 ‘엘’의 첫소리로 써서 “베델”로 음역한 셈입니다.
06. 창세기 15:1 여호와의 말씀이 아브람에게 내려오는 일이 일어났다.
1) 히브리어 문장 ‘하야 드바르야훼 엘아브람(~r"b.a;-la, hw"hy>-rb;d> hy"h'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 아브람에게 임하여”(『구역』, 『개역한 글』, 『개역개정』)와 “야훼께서 아브람에게 … 나타나시어 말씀하셨다.”(『공동』)와 “주님께서 …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word of the LORD came to Abram”(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erging das Wort des Herrn an Abram”(‘주님의 말씀이 하달되었다/일어났다’, ZB)과 “begab sich’ s, dass zu Abram das Wort des Herrn kam”(‘주님의 말씀이 아브람에게 내려오는 일이 일어났다’, LB)과 “kam das Wort des Herrn … zu Abram”(‘주님의 말씀이 아브람에게 내려왔다’, BB)으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히브리어 동사 ‘하야’는, 히브리어 성서에 나오는 모든 낱말 가운데서 16번째 로 많이 나오고 동사로서는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 ‘아마르(rm;a' )’ 다음으로 두 번
째로 자주 나오는 동사라고, 예니(Ernst Jenni)/베스터만(Claus Westermann)의
<구약신학용어소사전>(Theologisches Handwörterbuch zum Alten Testament=THAT)
의 부록에서 알려 줍니다. 이처럼 중요한 히브리어 동사 ‘하야’는 영어 동사 be처럼 그저 주어와 보어를 이어 주는 품사가 아닙니다. 그렇게 쓰이는 수도 있지만 원래
의 쓰임새를 두고 말하자면,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 밝히듯
이, 히브리어 성서에 3750번쯤 나오는 동사인 ‘하야’는 ‘-으로 되다/무슨 일이 일어
나다’(werden/to come to pass), ‘무슨 일이 시작되다/일어나다’(eintreten/occur),
‘무슨 일이 일어나다/생기다’(geschehen/to happen, occur)라는 역동적인 뜻을 나
타내는 동사입니다. 이런 점이 위 2)의 ZB, LB뿐만 아니라 2017년판 독일어 <새통
일번역본>(NEÜ)과 1997년판 소진(J. Alberto Soggin)의 주석과 1981년판 베스터
만(Claus Westermann)의 주석과 1976판 폰라트(Gerhard von Rad)의 주석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4) ‘하야 드바르야훼 엘…’이라는 히브리어 문장이 실제로 뜻하는 바는, 그저 ‘여
호와의 말씀이 아무개에게 임했다’라고만 번역하는 것으로는 뜻을 제대로 다 드러
내지 못합니다. 여호와께서 아무개라는 사람 전체를 완전히 사로잡으신 가운데 그
에게 여호와의 뜻을 알려 주신, 계시하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하나의 번역 문장에 이 놀라운 뜻을 다 담기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여 호와의 말씀이 아무개에게 내려오는 일이 일어났다’라는 정도로 번역해 볼 만은 합 니다. 그렇게 『새한글성경』에서 번역합니다.
07. 창세기 26:17 마른시내
1) 히브리어 낱말 ‘나할(lx;n: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골짜기”(『구역』, 『개역한 글』, 『개역개정』, 『공동』)와 “평원”(『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Valley”(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Tal” (‘골짜기’,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골짜기’ 는 “산과 산 사이에 움푹 패어 들어간 곳.”입니다.
3) 그런데 히브리어 낱말 ‘나할’은 그냥 골짜기가 아닙니다. ‘골짜기’를 뜻하는 히
브리어 낱말로는 보통 ‘비크아(h['q.Bi )’나 ‘에멕(qm,[e )’이 쓰입니다. 이와 달리 ‘나할’
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바닥이 말라 버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가 내리면 갑자기
물이 불어나는 골짜기를 가리킵니다(사 30:28). 지리학의 전문 용어로는 ‘와디’입니 다. 1985년판 <유대교영어번역본>(Jewish Publication Society Tanakh=TNK)에서 이 구절의 ‘나할’을 wadi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 ‘와디’에 가장 가까운 우리말로는 “조금만 가물어도 이내 물이 마르는 내.”(『표준국어대사전』)를 뜻하는 ‘건천(乾川)’
이 있습니다. 이를 순우리말로 풀어 ‘나할’을 “마른시내”로 번역해 보기로 합니다. 4) 대부분의 경우에는 히브리어 성서에 나오는 ‘나할’을 “마른시내”로 번역하는 것이 알맞지만, 때로는 글의 흐름에 맞추어 조금씩 달리 번역하기도 합니다. 신명기
8:7; 열왕기상 17:3-7 등에서처럼 마른시내에 물이 흐르고 있는 경우를 뜻할 때는 “시내”로, 사사기 16:4에서처럼 마른시내가 자리한 지역 자체를 가리킬 때는 “골짜 기”로, 에스겔 47:5-12에서처럼 여러 번 나오는 물이 점점 불어나 헤엄쳐야 건널 수
있는 곳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을 때는 “강”으로 번역합니다.
08. 창세기 30:6 내 권리를 찾아 주셨어.
1) 히브리어 낱말 ‘단난니(yNIn:D"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나를 위하여 신원하
사”(『구역』)와 “아(我)의 억울(抑鬱)한 것을 해(解)하사”(『선한문 구역』)와 “내 억울 함을 푸시려고”(『개역한글』, 『개역개정』), “내 사정을 바로 보살펴”(『공동』)와 “나의
억울함을 풀어 주시려고”(『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
르면, ‘신원(伸冤)하다’는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 버리다.”를 뜻합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서는 “has judged me”( ESV)와 “has vindicated me ” (‘내 권리를 옹호하셨다’, NET)로 번역해 두었습니다.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 서는 “hat mir Recht verschafft”(‘내 권리를 찾아 주셨다’, ZB, LB)와 “hat mir zu meinem Recht verholfen”(‘내 권리를 찾도록 도우셨다’, BB)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히브리어 동사 ‘딘(!yDI )’의 뜻 을 ‘-의 권리를 찾아 주다’(jm. Recht Schaffen)로 풀이합니다. 결혼한 여자에게 아
들이 없으면 아무런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옛 중동의 문화 관습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는 좀 어색하지만 이 표현을 그대로 써 보기로 합니다. 하나 님이 아들을 주신 사건을 법적이고 사회적인 권리를 찾아 주신 것으로까지 번역어
에서 표현함으로써, 이 사건의 밑바탕에 깔린 문화적인 맥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 게 해 보려고 했습니다.
09. 창세기 35:4 참나무 1) 히브리어 명사 ‘엘라(hl'ae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상수리 나무/상수리나 무”(『구역』/『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느티나무”(『공동』)로, 2000년대 영 어 번역본에는 “terebinth tree”(‘테레빈 나무’, ESV)와 “oak”(‘떡갈나무’,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Terebinthe”(‘테레빈나무’, ZB)와 “Eiche”(‘떡갈나무’, LB)와 “Orakeleiche”(‘신탁[神託]떡갈나무’,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엘라’가 번역본들에서 ‘떡 갈나무’(Eiche)나 ‘테레빈나무’(Terebinthe)로 번역되지만 어떤 나무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고 하면서, 그저 종교 의식에서 중요한 ‘우람한 나무’(mächtiger Baum/
massive tree)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3) 2012년에 영어로 출판되고 2015년에 대한성서공회에서 권성달 번역, 정규영
감수로 한글로 번역된, 쿱스(Robert Koops)의 『성서 속의 식물들』, 54-56쪽에서는
히브리어 낱말 ‘엘라’와 ‘알라(hL'a; )’는 세 가지 피스타치오나무 가운데 하나를 가
리킨다고 합니다.
4) 그런데 피스타치오나무가 아직 한국어 사용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
으므로 피스타치오나무와 비슷한 “참나무”로 번역하기로 합니다. 한편 ‘상수리나
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식물』 참나뭇과의 낙엽 교목. 높이는 20~25미터이
며,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5월 무렵에 누런 갈색 꽃
이 피고 열매는 다음 해 10월에 견과(堅果)를 맺는다. 열매는 묵을 만드는 데 쓰고 목
재는 가구의 재료로 쓴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미얀마, 네팔 등지에 분포한다.≒
상목, 작목, 참나무.”로 풀이합니다.
출애굽기( 이름들 )
10. 출애굽기 3:12 예배할 것이다.
1) 히브리어 동사 ‘타아브둔(!Wdb.[;T;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섬길지니”(『구 역』)와 “섬기리니”(『개역한글』, 『개역개정』)와 “예배하리라.”(『공동』)와 “예배하게 될 때에,”(『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you shall serve”( ESV)와 “you and they will serve”(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werdet ihr … dienen”(‘너희가 섬길 것이다’, ZB, LB)과 “sollt ihr … dienen”(‘너희가 섬겨야 한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동사의 기본형인 ‘아밧 (db;[' )’ 단순능동형의 뜻을 여덟 가지로 나누어 단계별로 풀이합니다. ‘힘써 일하
다’(bearbeiten/toil), ‘일하다’(arbeiten/work), ‘아무개를 위해 일하다’(arbeiten für jmd./work for someone), ‘섬기다’(dienen/serve), ‘종으로 아무개를 섬기다’(jmd. als Sklave dienen/serve someone as a slave) 등을 거쳐 ‘(예배 의식에서) 맡은 일 을 하다’([kultischen] Dienst tun/perform service [in the cult]), ‘어떤 신에게 예배 의식을 치르다’(einen Gott Kult leisten/serve God in the cult), ‘섬기다’(dienen), ‘숭배하다’(verehren)까지 뜻한다는 것입니다.
4) 영어나 독일어 등의 서양어에서는 ‘섬기다’라는 뜻의 낱말이 ‘예배하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특히 영어 service는 그 자체로 ‘예배’를 뜻하기도 합니다. 독일어 에서는 ‘섬김’을 뜻하는 ‘딘스트(dienst)’ 앞에 ‘하나님’을 뜻하는 ‘곳(Gott)’을 붙인 ‘곳테스딘스트(Gottesdienst)’가 ‘예배’를 뜻합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우리말의 ‘섬기다’는 “신(神)이나 윗사람을 잘 모시어 받들다.”를 뜻하고, ‘예배하다’는 “신이나 부처와 같은 초월적 존재 앞에 경배하는 의식을 행하다.”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섬기다’는 ‘하나님을 예 배하다’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예배(禮拜)’라는 한자어에는 ‘예를 갖추어
절하다’라는 뜻이 들어 있어서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 가운데 특별한 의식을 치르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 점이 분명히 나타나는 히브리어 낱말은 ‘히쉬타하와(hw"x]T;v.hi )’입니다. 이와
는 달리 ‘섬기다’라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는 낱말인 ‘아밧’은 문맥에 따라 구체적
인 종교 예식을 통하여 섬긴다는 문맥에 나올 때 ‘예배하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이런 경우에 주로 ‘경배(敬拜)하다’로 번역합니다. ‘경배하
다’는 “존경하여 공손히 절하다.”를 뜻하는 낱말입니다. 여기서는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 앞에서 나를 최대로 낮추는 마음을 엎드려 절하는 몸가짐으로 표현하는 모 습을 묘사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45. 사무엘상 1:19 예배하고” 번역 해설에서 찾아보실 수 있 습니다.
11. 출애굽기 3:15 나를 기억하여 부를 것이다.
1) 히브리어 낱말 ‘지크리(yrIk.zI )’를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기억하여 일컬을 지니라”(『구역』)와 “기억(記憶)하여 칭(稱)할 것이라”(『선한문 구역』)와 “기억할 나 의 표호니라”(『개역한글』)와 “기억할 나의 칭호니라”(『개역개정』)와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공동』)와 “기억할 나의 이름이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I am to be remembered”( ESV)와 “my memorial”(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so soll man mich anrufen”(‘이렇게 사람들이 나를 불러야 한다’, ZB)과, “mit dem man mich anrufen soll”(‘그 [이름으로] 사람 들이 나를 불러야 한다’, LB)과, “so will ich bei all ihren Nachkommen genannt werden”(‘이렇게 내가 그들의 후손들 가운데서 불려지기 바란다’, BB)으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구절의 ‘지크리’를 ‘엄숙하 게 하나님을 부르며 예배하기/예식을 갖추어 하나님을 언급하고 부르기’(feierliche Nennung und Anrufung Gottes/the mention and invocation of God in liturgies)로 풀이합니다.
4) 히브리어 명사 ‘지크리’는 ‘기억하다’를 뜻하는 동사 ‘자카르(rk;z" )’에서 비롯된
명사 ‘제케르(rk,zE )’에 ‘나의’라는 단수 일인칭 소유격 대명 접미어가 붙은 낱말입니 다. 따라서 아주 단순하게는 ‘나를 기억하는 것/기억하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 해할 만합니다. 그런데 구약에서 이 낱말이 쓰이는 흐름을 보면 그냥 어떤 이스라엘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31
사람이 마음속으로 하나님을 기억한다는 뜻을 넘어서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의
예배공동체로서 하나님을 생각하며 한자리에 모여 하나님을 부르는 상황을 떠올리 게 합니다. 위 3)의 사전에서 풀이하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런 배경을 고려하여 제대로 번역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나를 기억
하여 부를 것이다.” 정도로 번역합니다.
12. 출애굽기 12:17 누룩없는명절(무교절)
1) 이 구절에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 ‘함맛촛(tACM;h;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 는 “무효절”(『구역』)과 “무교절”(『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과 “무교절 축
제”(『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Feast of Unleavened Bread”(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Tag der ungesäuerten Brote”(‘누룩 넣지 않은 빵의
날’, ZB)와 “das Gebot der ungesäuerten Brote”(‘누룩 넣지 않은 빵의 명령’, LB)
와 “das Fest der ungesäuerten Brote”(‘누룩 넣지 않은 빵의 명절’, BB)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2) 이 절기 이름을 비록 신약 본문이기는 하지만 1887년판 로스(John Ross)의 『예
수셩교젼셔』 마태복음 26:17에서부터 “누룩금하는절”로 번역했습니다. 『새한글성
경』에서는 현대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누룩없는명절(무교절)”
로 번역했습니다. 이는 출애굽기 12:19에서 이 절기 “7일 동안 너희의 집에서 누룩
을 찾아 볼 수 없어야 한다.”라고 한 점에 맞춘 것입니다.
13. 출애굽기 12:21 넘는명절(유월절) 제물
1) 이 구절에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 ‘합파사흐(xs;P'h;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 는 “유월절 양”(『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과 “과월절 제물”(『공동』)과 “유월절 제물”(『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Passover lamb”( ESV)과 “the Passover animals”(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as Passa”(‘유월절’, ZB, LB)와 “für das Passamahl”(‘유월절 음식’,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어 오늘까지 이르렀습니다.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유월절”이라는 말을 들으 면 6월에 있는 절기로 오해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순 한글 성경전서
가 1911년에 나오기 24년 전인 1887년판 로스의 『예수셩교젼셔』에 비록 신약 본문 이기는 하지만 마태복음 26:18에서부터 “넘는절”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는 아마 도 출애굽기 12:23에서 유월절 제물의 피를 문 위쪽 가로대와 양쪽 기둥에 발라 둔
것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그 문은 넘어가실 것이라는 내용에 비추어 생각해 낸 번역
어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구절에 쓰인 동사 ‘파사흐(xs;P' )’가 ‘넘어가다’라는 뜻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예수셩교젼셔』의 “넘는절”을 살리되 현대 어법에 맞게
조금 고치면서도 전체가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넘는’과 ‘명절’을 붙여
쓴 꼴인 “넘는명절”로 번역합니다. 동시에 “유월절”에 익숙한 독자들이 너무 낯설
어하지 않도록 “유월절”을 괄호 안에 넣어 덧붙이기로 합니다.
4) 다만 문맥에 따라서 이 구절에서처럼 ‘페사흐’가 ‘넘는명절(유월절)에 바치는 제물’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에서는 “넘는명절(유월절) 제물”로 번
역합니다.
14. 출애굽기 12:39 동글납작빵
1) 히브리어 명사 ‘우가(hg"[u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떡”(『구역』)과 “(무교) 병”(『개역한글』, 『개역개정』)과 “과자”(『공동』)와 “빵”(『새번역』)으로, 2000년대 영 어 번역본에는 “cakes”(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Brote”(‘빵’, ZB, LB)와 “Brotfladen”(‘동글납작한 빵’,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의 번역어인 “동글납작빵”은,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 번역자
들을 위해 만든 책 가운데서 한 권으로 프리츠(Ray Pritz)가 써서 2009년에 출판하
고 김창락 외 4인이 번역하여 대한성서공회에서 2011년에 출판한 책, 『성서 속의 물 건들』의 번역 과정에서 제안되고 받아들여진 번역어입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
전(HAL/HALOT)에서는 ‘우가’의 뜻을 ‘재 속에서나 달군 돌들 위에서 급하게 구
운 동글납작한 빵’(kreisrunder, in Asche od. auf Glühsteinen rasch gebackener Brotfladen/round flat loaf of bread, which is quickly baked in ashes or on glowing baking stones)으로 풀이합니다.
15. 출애굽기 19:1 시나이 광야 1) 이 구절에 나오는 히브리어 지명 ‘밋바르 시나이(yn"ysi rB;d>mi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시내산 광야”(『구역』)와 “시내 광야”(『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와 “시나이 광야”(『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wilderness of Sinai” ( ESV)와 “the Desert of Sinai”(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ie Wüste Sinai”(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에서 히브리어 보통명사 ‘밋바르(rB;d>mi )’는 다른 한글 번역본과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33
마찬가지로 “광야”로 번역합니다. 히브리어 고유명사 ‘시나이(yn"ysi )’를 지금까지는
“시내”로 음역했습니다만, 『새한글성경』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표기 방식, 또 신문 방송 언론계를 비롯하여 일반 공공 생활에서 따르는 표기 방식, 국립국어
원의 공식 표기 방식에 맞추어 “시나이”로 바꿉니다. 이미 1977년판 『공동』에서 그
렇게 바꾼 적이 있습니다.
이미 성경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시내”로 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기독
교도 잘 모르고 성경도 처음 읽는 사람은 “시내”는 동음이의어를 떠올릴 수 있습
니다. “시나이”라고 하면 오늘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있는 반도와 산의 이름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어서, 성경의 내용을 현실 역사와 관련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6. 출애굽기 20:24 평화제물(화목제물)
1) 히브리어 명사 ‘셸렘(~l,v, )’의 복수형 ‘숼라밈(~ymil'v.. )’이 기존 한글 번역본
에는 “화목제”(『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와 “화목제물”(『공동』,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peace offerings”(‘평화제물’, ESV, TEV)로, 독일어 번
역본에는 “Heilsopfer”(‘구원제물’, ZB)와 “Dankopfer”(‘감사제물’, LB, BB)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낱말의 뜻풀이와 관련하
여, 칠십인역에서 이 히브리어 낱말의 번역어인 ‘구원제물’(Heilsopfer/offering for salvation) 또는 ‘평화제물’(Friedensopfer/offering for peace)이 현대 학계에 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언급합니다. 그러고는 이 낱말을 ‘종결제
물’(Schlussopfer/conclusion offering)이나 ‘교제제물’(Gemeinschaftsopfer/community offering)이나 ‘언약제물’(Bundesopfer/covenant offering)을 가리키는 것 으로 이해하는 주장도 있다는 점을 알려 줍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한편으로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성서로 알고 있었던 칠십인역의 번역어 가운데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에서 널리 쓰이고 있 는 “평화제물”로 번역합니다. ‘화목’이 특히 개역 전통의 번역/개정본들을 통해 교 회의 용어로 굳게 자리 잡은 표현이기는 하지만, 교회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는 ‘평 화’가 훨씬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을 따르면 “서로 뜻이 맞고 정다움.”을 뜻하는 낱말 ‘화목(和睦)’으로는 성서에서 말하는 ‘평화’의 넓은 뜻
을 다 드러내지 못합니다.
4) 이 ‘숼라밈’을 “평화제물”이라고 번역하고, ‘평화제’라고는 번역하지 않는 까 닭이 있습니다. ‘제(祭)’가 제물 드리는 일 자체를 뜻하는 ‘제사(祭祀)’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될 수 있는데, ‘제물’과 ‘제사’는 뜻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사’는 “신령
이나 죽은 사람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냄.”(『표준국어대사전』)을 뜻
하기 때문입니다.
17. 출애굽기 23:1 폭력을 덮는 증인 1) ‘증인’을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 ‘엣(d[e )’과 ‘폭력’을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 ‘하
마스(sm'x' )’로 이루어진 ‘엣 하마스(sm'x' d[ee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모해하
는 증인”(『구역』)과 “무함하는 증인”(『개역한글』)과 “위증하는 증인”(『개역개정』)과 “유리한 증언”(『공동』)과 “거짓 증언”(『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malicious witness”( ESV, NET)로, 독일어 번역 본에서는 “als Zeuge Gewalt deckst”(‘증인으로서 폭력을 덮다’, ZB, LB)와 “abstreiten, dass jemand Gewalt ausgeübt hat”(‘누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부
인하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 ‘엣 하마스’의 뜻은, ‘하마스’ 항 목에서 ‘불법을 행하는 증인’(Zeuge, d. Unrecht übt), ‘거짓 증인’(falscher Zeuge)
으로 풀이하는 한편, ‘엣’ 항목에서는 ‘폭력을 행사하는 증인, 곧 거짓 증언으로 무죄 한 사람을 공권력에 넘기는 증인(또는 고소인)’(Zeuge der Gewaltat, d.h. Z. [od.
Ankläger] der durch falsche Uassage den schuldlosen der Strafgewalt ausliefert/witness of an atrocity, I.e. a witness [or accuser], whose false evidence lets the innocent be handed over for punishment)으로 풀이합니다.
4) 이런 여러 가지 자료를 참고하여 『새한글성경』은 “폭력을 덮는 증인”으로 번 역합니다.
18. 출애굽기 23:16 거두어들이는명절(맥추절), 가을걷이명절(수장절)
1) 상반절의 ‘학 학카치르(ryciQ'h; gx; )’와 하반절의 ‘학 하아십(@sia'h' gx;;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각각 “맥추절”과 “추수절”(『구역』, 『공동』), “맥추절”과 “수 장절”(『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Feast of Harvest”와 “the Feast of Ingathering”(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 는 “das Fest der Ernte”(‘거두어들임의 명절’)와 “das Fest der Lese”(‘과일 땀의 명절’)(ZB, LB) 또는 “das Fest der Ernte”(‘거두어들임의 명절’)와 “das Fest des Einbringens”(‘가지고 들어옴의 명절’)(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반도에서 공들여 재배한 농산물을 거두어들이는 계절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35
은 우선 가을입니다. 봄에 보리와 밀을 거두어들이기도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성
격을 띨 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의 철마다 따 먹을 수 있는 과일들
이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쌀을 재배할 수 없는 이스라엘 땅에서는, 곡식으로는 보 리와 밀을 봄에 거두어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농작물에서 또한 중요한 포도
와 무화과와 올리브 등의 익은 과일은 8, 9월에 땁니다(https://www.die-bibel.de/ ressourcen/wibilex/altes-testament/ernte).
이런 배경에서 봄걷이 명절을 두고서 ‘학 학카치르’ 곧 ‘수확/거두어들임 명절’이
라고 합니다. 과일걷이 명절은 ‘학 하아십’ 곧 ‘모아들임 명절’이라고 합니다. 곡식
걷이 명절을 가리켜 출애굽기 23:16상반에서는 “네가 밭에 씨 뿌리고 가꾸어 얻은
첫 열매의 명절”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하반절에서 과일걷이 명절을 “한 해의 끝”, “밭에서 네가 일해 얻은 것을 거두어 갈무리하는 때”라고 합니다. 옛 이스라엘에
서는 한 해가 가을에 시작됩니다(https://www.die-bibel.de/ressourcen/wibilex/ altes-testament/kalender-at).
그동안 한글 성서에서는 한반도와 이스라엘 땅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학 학카
치르’를 “맥추절”로 번역해 왔습니다. 특히 『구역』과 『공동』에서는 뒤이어 하반절에
나오는 ‘학 하아십’을 “추수절”로 번역하여 두 명절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게 했습니 다. 『새한글성경』에서는 ‘학 학카치르’와 ‘학 하아십’을 각각 “거두어들이는명절”과
“가을걷이명절”로 다 붙여 쓴 말로 번역하고 각각 그 전통 번역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괄호 안에 “맥추절”과 “수장절”을 써넣기로 합니다.
19. 출애굽기 24:5 평화의희생제물(화목제물)
1) 히브리어 표현은 출애굽기 20:24에 나온 히브리어 명사 복수형 ‘숼라밈 (~ymil'v.. )’과는 달리 두 낱말로 이루어진 ‘즈바힘 숼라밈(~ymil'v. ~yxib'z>> )’입니다.
이 표현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화목제”(『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
와 “화목제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peace offerings”(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
에는 “Heilsopfer”(‘구원제물’, ZB)와 “Dankopfer”(‘감사제물’, LB, BB)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3) 히브리어 낱말 ‘즈바힘(~yxib'z>> )’은 동물을 죽여 불태워 바치는 ‘희생제물’을 가
리키는 단수 명사 ‘제바흐(xb;z<< )’의 복수형입니다. 그래서 ‘즈바힘 숼라밈’은 “평화의 희생제물”로 번역하여 ‘숼라밈’만 나오는 경우와 구별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즈 바힘’이 없는 경우와 다른 제물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히브리어 두 낱말이 한
데 어우러져 하나의 제물을 가리키게 되었으므로 한글 번역에서도 ‘평화의’와 ‘희생 제물’을 띄어 쓰지 않고 한데 묶는 식으로 씁니다. 이처럼 히브리어 성서에서 달리 표현된 것은 번역에서도 다르게 번역합니다.
4) 레위기 3:6 등에서 단수형 ‘제바흐’가 ‘숼라밈’과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경우에도
뜻에는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평화의희생제물(화목제물)”로 번역합니다.
20. 출애굽기 25:9 내가 머물 천막
1) 히브리어 ‘미쉬칸(!K'v.mii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성막”(『구역』, 『새번역』)
과 “장막”(『개역한글』, 『개역개정』)과 “성소”(『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abernacle”(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Wohnung”(‘주거’, ZB, LB, BB)으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미쉬칸’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주거’ (Wohnstatt/abode)로 풀이합니다. ‘주거(住居)’는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삶. 또는 그 런 집.”을 뜻합니다(『표준국어대사전』). ‘미쉬칸’의 뿌리가 되는 동사 ‘샤칸(!k;v' )’은 ‘(일정 기간) 눌러살다/머물다’(sich [zeitweilig] niederlassen/to settle for a certain period of time), ‘오래 계속해서 눌러살다=살다’(sich länger od. dauernd niederlassen=wohnen/to settle for a long period of time, or indefinitely, to reside)를 뜻합니다. 그런데 ‘미쉬칸’은 주로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 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한가운데에 여호와께서 머무시도록 세워 둔 천막을 가리 킵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에서는 일단 각 문맥에 맞추어 “내가 머물/머무는 천 막”, “여호와께서 머무실/머무시는 천막” 등으로 번역합니다.
3) 출애굽기 27:21부터 나타나는 표현인 “만남의 천막”(‘오헬 모엣[d[eAm lh,ao]’) 이 여호와와 이스라엘 백성의 만남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내가/여호와께서 머물/ 머무실/머무는/머무시는 천막”(‘미쉬칸’)은 여호와께서 머무신다는 데 초점을 둔 표 현으로 이해하고 그런 차이를 늘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21. 출애굽기 25:22 증언상자 1) 히브리어 표현 ‘아론 하에둣(tdU[eh' !roa])’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법궤”(『구 역』)와 “증거궤”(『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 본에는 “the ark of the testimony”(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Lade des Zeugnisses”(‘증언의 상자’, ZB)와 “Lade mit dem Gesetz”(‘율법을 담은 상자’, LB) 와 “Lade mit den Geboten”(‘계명들을 담은 상자’,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37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에둣(tWd[e )’을 ‘증거, 증
떤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증, 징거. 「2」 『법률』 법원이 재판의 기초가 될 사
실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재료. 인적 증거, 물적 증거, 상황 증거가 있다.”
를 뜻하는 ‘증거’와 “「1」 어떤 사실을 증명함. 또는 그런 말. 「2」 『법률』 증인으로서 사
실을 진술함. 또는 그런 진술.”을 뜻하는 ‘증언’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표준국어 대사전』).
바로 앞 절인 21절에서 나무로 만든 상자에 ‘에둣’을 넣어 두도록 하라고 하셨으
므로, ‘에둣’은 ‘증거가 되는 무엇’, 좀 더 구체적으로는 여호와께서 시나이산에서 주
신 말씀을 적어 둔 돌판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에둣’이
들어 있는 상자 위에 설치해 둔 두 크룹 사이에서 하나님이 모세와 이야기를 나눈
뒤에 그 모든 것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알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이 ‘에둣’
상자는, 하나님이 말씀하셨고 말씀하시고 앞으로도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그냥 확
인해 주는 것을 넘어서서, 마치 사람처럼 증언해 준다고도 하겠습니다. 그래서 『새 한글성경』에서는 ‘아론 하에둣’을 “증언상자”로 번역합니다.
3) 다른 한편으로 이 ‘에둣’이 담겨 있는 ‘아론’을 전통적으로는 “궤(櫃)”로 번역 합니다. “물건을 넣도록 나무로 네모나게 만든 그릇”이 ‘궤’입니다(『표준국어대사 전』). 10절에서는 이 상자의 길이가 125센티미터(히브리어로 2.5암마), 너비가 75센 티미터(히브리어로 1.5암마), 높이가 75센티미터(히브리어로 1.5암마)라고 알려 줍 니다. 이 정도 크기이면 보통 가정용 책상 크기만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목재 가구 를 ‘궤’나 ‘궤짝’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은 이런 말을 잘 쓰지 않으므로 그냥 “상자” 로 번역합니다.
22. 출애굽기 26:31, 33 나눔막
1) 히브리어 낱말 ‘파로켓(tk,roP'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휘장”(『구역』, 『개 역개정』, 『공동』, 『새번역』)과 “장”(『개역한글』)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veil”( ESV)과 “special curtain”(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Vorhang”(‘커튼’, ‘막’, ZB, LB,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휘장(揮帳)’ 은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 장막.”이고, ‘장(帳)’은 “둘러쳐서 가리 게 되어 있는 장막, 휘장, 방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2) 이 낱말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일단 ‘막 (幕)’(Vorhang/curtain)으로 풀이하고는 이것이 출애굽기 26:31-35; 27:21; 30:6;
36:35; 38:27; 40:3, 22, 26; 레위기 4:17; 16:2, 12, 15; 민수기 18:7에서 성막 안의 뜰을 거쳐 들어가는 핵심 내부 공간을 둘로 나눈다(dieser teilt das Innere des Stiftzelts in zwei Räume/it divides the inner part of the tent of meeting into two areas)고 합니다.
3) 출애굽기 26:33에서는 ‘파로켓’이 성막 내부 공간을 거룩한곳(성소)과 거룩거
룩한곳(지성소)을 나누는 막(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이 점이 잘 드러나도록 『새한글성경』에서는 ‘파로켓’을 “나눔막”으로 번역합니다.
23. 출애굽기 26:33 거룩한곳(성소), 거룩거룩한곳(지성소)
1) 히브리어 낱말 ‘학코데쉬(vd<Qoh; )’와 히브리어 표현 ‘코데쉬 학코다쉼 (~yvid"Q\h; vd<qoo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각각 “성소”와 “지성소”(『구역』, 『개역한 글』, 『개역개정』, 『공동』,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Holy Place” 와 “the Most Holy”( ESV), “the Holy Place”와 “the Most Holy Place”(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as Heilige”(‘거룩한 것’)와 “das Allerheiligste”(‘가장 거룩한 것’,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히브리어 낱말 ‘코데쉬(vd<qo )’는 ‘거룩함’을 뜻하는데, 문맥에 따라서는 ‘거룩 한 물건’, ‘거룩한 공간’ 등을 뜻합니다. 공간의 경우에는 ‘거룩한 곳’을 가리키는데, ‘거룩한 곳’ 자체는 어떤 곳이든 하나님께 속한 곳이면 그렇게 부를 수 있습니다. 그
런데 히브리어 성서에서 ‘코데쉬’가 장소를 가리킬 때는 대부분의 경우 성막이나 성
전의 ‘거룩한 곳(성소)’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냥 일반적인 표현으로 쓰이는 ‘거룩한
곳’과 구별하기 위해서 『새한글성경』에서는 “거룩한곳”으로 붙여 써서 특별한 뜻으 로 쓰인다는 점을 독자들이 알아차릴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전통 번역어인 “성소” 의 새로운 번역어를 쓴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3) ‘코데쉬’의 단수 연계형과 정관사 붙은 복수 절대형으로 이루어진 표현 ‘코데 쉬 학코다쉼’은 히브리어 최상급 표현으로, ‘거룩한 곳들 중 거룩한 곳’ 곧 ‘가장 거 룩한 곳’을 뜻합니다. 구약 아가의 히브리어 이름 ‘쉬르 핫쉬림(~yrIyVih; ryvi )’이 ‘노래들 중 노래’ 곧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뜻하는데 우리말로는 “노래 중의 노래” 로 번역할 수 있듯이 ‘코데쉬 학코다쉼’은 ‘거룩한 곳 중의 거룩한 곳’으로도 번역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새한글성경』에서는 이를 줄여서 “거룩거룩한곳(지성소)”으로
붙여 써서 한 낱말로 번역합니다.
24. 출애굽기 26:36 천막 입구 가림막
1) 히브리어 표현 ‘마삭 르페타흐 하오헬(lh,aoh' xt;p,l. %s'm' )’이 기존 한글 번
역본에는 “장막 문을 위하여 문장”(『구역』)과 “성막 문을 위하여 장”(『개역한글』)
과 “성막 문을 위하여 휘장”(『개역개정』)과 “성막 문간을 가릴 막”(『공동』)과 “장
막 어귀를 가리는 막”(『새번역』)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screen for the entrance of the tent”( ESV)와 “hanging for the entrance of the tent”( NET)로, 독
일어 번역본에는 “Decke für den Eingang des Zelts”(‘천막 입구 덮개’, ZB, LB)
와 “für den Eingang des Zeltes … Vorhang”(‘천막 입구에 … 막’, BB)으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성막과 관련하여 쓰이는 낱말
‘마삭(%s'm' )’이 출애굽기 26:36, 37; 35:15; 36:37; 39:38; 40:5, 28; 민수기 3:25; 4:25 에서는 ‘성막 입구에 치는 막(幕)’(Vorhang am Engang der Stiftshüttte/curtain, at the door of the tent of meeting)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깥에서 성막
1) 히브리어 낱말 ‘켈라으([l;q,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휘장”(『구역』, 『개역개 정』, 『공동』, 『새번역』)과 “장”(『개역한글』)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hanging”(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Behang”(‘늘어뜨려 놓은 것’, ZB, LB)과 “Stoffbahn”(‘띠 모양으로 끊은 천’,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켈라으’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커튼, 막’ (Vorhang/curtain)으로 풀이합니다. 『성서 속의 물건들』, 229-230쪽에서는 ‘켈라 으’를 ‘걸침막, 두름 휘장’(hangings, perimeter curtain)으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3) 실제로 ‘켈라으’는 바깥에서 성막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성막 뜰을 따라 경 계선을 빙 둘러 가며 쳐 놓는 막을 가리킵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그 기능에 초점 을 맞추어 ‘마삭(%s'm' )’과 마찬가지로 “가림막”으로 번역합니다.
26. 출애굽기 27:21 만남의 천막
1) 히브리어 표현 ‘오헬 모엣(d[eAm lh,aoo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회막”(『구 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과 “만남의 장막”(『공동』)으로 번역되어 있습 니다. 한자어 ‘회막(會幕) ’이 『표준국어대사전』의 올림말에는 올라 있지 않습니다.
『동아 새한한(漢韓)사전』에 따르면, ‘회(會)’는 ‘모이다’, ‘모으다’, ‘만나다’, ‘합치다’
등의 뜻을 지닙니다. 그렇다면 ‘회막(會幕) ’은 ‘모임의 천막’, ‘모음의 천막’, ‘만남의
천막’, ‘합침의 천막’을 뜻합니다.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tent of meeting”(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
본에는 “Zelt der Begegnung”(‘만남의 천막’, ZB, BB)과 “Stiftshütte”(‘성막’, LB)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히브리어 성서에서 140번 정도 나온다는 이 표현의 뜻을 최신 구약 히
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전통적으로 마르틴 루터를 따라 ‘성막, 장
막’(Stiftshütte/tabernacle)으로 번역해 왔지만, 그보다는 ‘(서로) 만남의 천막’(Zelt des Sichtreffens, d Begegnung/tent for assembly, meeting)이 더 낫다고 합니다. 3) ‘오헬 모엣’은 보통 ‘천막’을 뜻하는 ‘오헬(lh,ao )’과 ‘만남’을 뜻하는 ‘모엣 (d[eAmo )’이 한데 어우러진 표현입니다. 『구역』에 뿌리를 둔 개역 전통에서 ‘오헬’의
번역어로 주로 “장막”을 써 왔습니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
과 만나 주시려고 세우라 하신 ‘오헬’을, 그냥 사람들이 세우고 걷는 ‘천막’과 같은
말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장막(帳幕)’을 “「1」 한데에서 볕 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둘러치는 막.≒장악.” “「2」 어떤 사실이나 현상을 보이지 아니하게 가리는 사 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기독교』 모세가 신의 계시로 시나이산에 만든 천 막. 하나님을 예배하던 곳이다.”로 풀이합니다. ‘천막(天幕)’은 “비바람이나 이슬, 볕
따위를 가리기 위하여 말뚝을 박고 기둥을 세우고 천을 씌워 막처럼 지어 놓은 것. 또는 그 천.≒천포, 풍막.”이라고만 합니다.
4) 요즈음의 한국어 사용자들 가운데 아직 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회막’이나 ‘장막’보다는 ‘천막’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철의 장막’ 등의 표현에서 ‘장막’이 오히려 부정적인 문맥에 쓰이는 경우가 있어서 오히려 ‘천 막’보다 덜 적합한 낱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에서는 “만 남의 천막”으로 번역합니다.
5) 성막을 가리키는 표현인 ‘막(幕)’을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로는 ‘미쉬칸(!K'v.mii )’ (출 25:9 등) 말고도 ‘파로켓(tk,roP' )’(출 26:31 등)과 ‘마삭(%s'm' )’(출 26:36 등)과 ‘켈
둘러 가며 치는 ‘켈라으’는, 바깥과 안을 나누면서도 바깥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 을 합니다. ‘오헬 모엣’은 성막에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만나신다는 점에
초점을 둔 표현이지만, 때로는 그냥 ‘오헬’만으로도 그런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의미와 기능을 고려하여 『새한글성경』에서는 ‘미쉬칸’을 “여호와께
서/내가 머무시는/머무는/머무실/머물 천막”으로, ‘파로켓’을 “나눔막”으로, ‘마삭’ 과 ‘켈라으’를 “가림막”으로, ‘오헬 모엣’을 “만남의 천막”으로, ‘오헬’을 그냥 “천막” 으로 번역합니다.
27. 출애굽기 30:10 … 제단의 뿔에서 죄를 없애라. … 제단 위에서 죄를 없애라.
1) 이 부분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론이 일 년 일차씩 그 향단 뿔 위에서 속
죄하는 예를 행하되 속죄하는 죄제의 피로써 너희 대대토록 일 년 일차씩 속죄할지
니”(『구역』)와 “아론이 일년 일차씩 이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되 속죄제의 피로
일년 일차씩 대대로 속죄할찌니라”(『개역한글』)와 “아론이 일 년에 한 번씩 이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되 속죄제의 피로 일 년에 한 번씩 대대로 속죄할지니라”(『개역 개정』)와 “아론은 분향단 뿔에 한 해에 한 번씩 속죄예식을 하여야 하고, 한 해에 한
번씩 속죄의 피를 발라서 분향단을 속죄하여야 한다. 너희는 대대로 이와 같이 하여
라.”(『새번역』)와 “아론은 분향단 뿔에다가 해마다 한 번씩 속죄예식을 행해야 한다. 해마다 한 번씩 속죄제물로 바치는 희생제물의 피를 발라 분향단을 정하게 하여라. 너희는 대대로 이렇게 해야 한다.”(『공동』)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Aaron shall make atonement on its horns once a year. With the blood of the sin offering of atonement he shall make atonement for it once in the year throughout your generations.”( ESV)와 “Aaron is to make atonement on its horns once in the year with some of the blood of the sin offering for atonement; once in the year he is to make atonement on it throughout your generations.”( NET)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 가운데 ZB에서는 “Und Aaron soll an seinen Hörnern (‘그 뿔들에’) einmal im Jahr die Sühnehandlung vollziehen. (‘속죄 예식을 거행하다’) Mit dem Blut des Sündopfers der Sühnehandlung soll er
einmal im Jahr auf ihm (‘그것[=향피우는제단] 위에서’) die Sühnehandlung vollziehen (‘속죄 예식을 거행하다’), von Generation zu Generation”으로, LB에서
는 “Und Aaron soll an den Hörnern (‘그 뿔들에’) dieses Altars einmal im Jahr
die Sühnung vollziehen. (‘속죄 예식을 거행하다’) Mit dem Blut des Sündopfers soll auf dem Altar (‘그 제단 위에서’) die Sühnung (‘속죄가’) jährlich einmal geschehen (‘이루어지다’) bei euren Nachkommen”으로, BB에서는 “Einmal im Jahr soll Aaron den Räucheraltar (‘향피우는제단을’) reinigen. (‘깨끗하게 하다’)
Dazu streicht er das Blut des Sündopfers an die Hörner des Altars. (‘그 제단의 뿔들에’) Jedes Jahr soll er ihn (‘그것[=향피우는제단]을’) einmal reinigen. (‘깨끗 하게 하다’) Das gilt für alle kommenden Generationen”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이 구절 히브리어 본문은 두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술동사로는 ‘카파
르(rp;K')’ 강의능동형이 거듭 쓰이고 전치사구가 뒤따릅니다. ‘알(l[; )’ 전치사의 목
적어가 앞 문장에서는 ‘그것의 뿔’(‘카르노타우[wyt'nOr>q;;]’)이고, 뒷문장에서는 ‘그것’
(‘아우[wy ]’)입니다. 여기서 ‘그것’은 향피우는제단(향단)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결
합된 부분의 번역이 번역본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이 부분만 다시 위 1), 2), 3)에서
인용한 번역본들에서 뽑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구역 』 ① 향단 뿔 위에서 속죄하는 예를 행하다 ②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다
『 개역한글 』/
『 개역개정 』 ①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다 ② 속죄하다
『 새번역 』 ① 분향단 뿔에 속죄예식을 하다 ② 분향단을 속죄하다
『 공동 』 ① 분향단 뿔에다가 속죄예식을 행 하다 ② 분향단을 정하게 하다
ESV ① make atonement on its horns ② make atonement for it
NET ① make atonement on its horns ② make atonement on it
ZB ① ‘ 그 뿔들에 ’ ‘속죄 예식을 거행 하다’
② ‘그것[=향피우는제단] 위에 서 ’ ‘속죄 예식을 거행하다’
LB ① ‘그 뿔들에 ’ ‘속죄 예식을 거행 하다’ ② ‘그 제단 위에서 ’ ‘속죄가 … 이루어지다’
BB ① ‘향피우는제단을 ’ ‘깨끗하게 하다’
② ‘그것[=향피우는제단]을 ’ ‘깨끗하게 하다’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43
문제는 히브리어 본문의 두 문장에 나오는 전치사 ‘알’을 어떤 뜻으로 이해할 것
인가 하는 데 있습니다. ‘알’을 ‘-의 위에/위에서’나 ‘-에서’로 이해하면, 향피우는제
단(향단)은 이 구절에서 말하는 속죄 예식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됩
니다. 그렇지 않고 ‘-을 위하여’나 그냥 목적격 ‘-을’로 이해하면 ‘향피우는제단(향
단)’ 자체가 속죄 예식의 대상이 됩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첫 번째의 ‘알’은 “-에 서”로, 두 번째의 ‘알’은 “-위에서”로 번역합니다.
28. 출애굽기 34:22 … 칠주후명절(칠칠절)을, … 지켜야 한다. 1) ‘워학 샤부옷 타아세 르카 빅쿠레 크치르 힛팀(^l. hf,[]T; t[obuv' gx;w>> ~yJixi ryciq. yrEWKBi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맥추 시작에 마땅히 칠칠절을 지키 고”(『구역』)와 “칠칠절 곧 맥추의 초실절을 지키고”(『개역한글』, 『개역개정』)와 “밀 곡식을 처음 거두어 들일 때 추수절을 지켜라.”(『공동』)와 “너희는 밀을 처음 거두어
들일 때에는 칠칠절을 지키고,”(『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You shall observe the Feast of Weeks, the firstfruits of wheat harvest”( ESV)와 “You must observe the Feast of Weeks ― the firstfruits of the harvest of wheat ―”(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ein Wochenfest sollst du feiern mit den Erstlingen der Weizenernte”(‘그리 고 주[週]의 명절을 너는 밀걷이 첫 것들을 가지고서 축하해야 한다’, ZB)와 “Das Wochenfest sollst du halten mit den Erstlingen der Weizenernte”(‘주[週]의 명 절을 너는 밀걷이의 첫 것들을 가지고서 지켜야 한다’, LB)와 “Wenn du den ersten
Weizen erntest, sollst du das Wochenfest feiern”(‘네가 첫 밀을 거두어들이면 너
는 주[週]의 명절을 축하해야 한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히브리어 표현 ‘학 샤부옷(t[obuv' gx; )’ 자체는 ‘일곱들의 명절’, ‘주(週)들의 명 절’을 뜻합니다. 신명기 16:9-10에서 “밭에 있는 곡식에 낫을 댄 때부터 7주를” 지 나 맞이하는 명절이 이 절기입니다. 이 점을 좀 더 잘 기억하도록 “칠주후명절(칠칠 절)”로 번역합니다.
4) 신명기 16:5-8에서 “넘는명절(유월절)”과 “누룩없는명절(무교절)”을 다루고 나서 뒤이어 9-10절에서 “칠주후명절(칠칠절)”을 다루고 있는 흐름에 비추어 보 면 “누룩없는명절(무교절)” 이후 7주가 지나서 맞이하는 명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위기( 부르셨다 )
29. 레위기 2:3 곡식제물(소제물)
1) 여기 쓰인 히브리어 명사 ‘민하(hx'n>mii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소제”(『구 역』)와 “소제물”(『개역한글』, 『개역개정』)과 “곡식예물”(『공동』)과 “곡식제물”(『표
준』,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grain offering”(‘곡식제물’, ESV, NET)으로, 독일 어 번역본에는 “Speiseopfer”(‘곡물제물’,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1985 년판 <유대교영어번역본>(TNK)에는 “meal offering”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소제물”을 한글로만 적어 두면 ‘작은’ 제물이나 ‘청소한’ 제물로 오해될 수 있 습니다. 『새한글성경』은 1993년판 『표준』의 번역어 “곡식제물”을 그대로 넘겨받아 쓰기로 합니다.
30. 레위기 5:6 잘못없애는제물(속건제물)
1) 히브리어 명사 ‘아샴(~v'a' )’을 기존 한글 번역본 중 『구역』과 『개역한글』에서 는 “속건제”로 번역했습니다. 『개역개정』에서는 “속죄제”로 번역하고는 “히, 벌금” 이라는 난외주를 붙였습니다. 『공동』에서는 “속죄제물”로, 『새번역』에서는 “속건제 물”로 번역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compensation”(‘배상’, ESV)과 “penalty”(‘벌 금’,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Sühne”(‘속죄’, ZB)와 “Buße”(‘벌금’, LB)와 “Wiedergutmachung”(‘보상’,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아샴’이 제 물의 한 종류를 뜻할 때는 보통 ‘속건제’(Schuldopfer/guilt offering)로 번역합니 다. 위 2)의 경우들을 보면, 이 구절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이해하여 달리 번역된 것 으로 보입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제물의 한 종류를 가리킨다고 이해하여, 『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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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 이 구절에서 뒤이어 나오는 ‘핫탓(taJ'x;;)’(‘속죄제물’ )과 구별하여 ‘아샴’을 “속건제물”로 번역한 것과 마찬가지로, “죄없애는제물(속죄제물)”과 구별이 되도 록 “잘못없애는제물(속건제물)”로 바꾸기로 합니다.
31. 레위기 12:6 깨끗하게하는제물(속죄제물)
1) 히브리어 명사 ‘핫탓(taJ'x;;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속죄제물”(『구역』, 『공 동』)과 “속죄제”(『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sin offering”(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 는 “Sündopfer”(‘속죄제물’,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이처럼 현대 번역본에서는 ‘핫탓’을 ‘죄 없애는 제물’로 번역하는 것이 보통입
니다. 그렇지만 현대 주석가들 가운데서는, 정결법(깨끗하게 하는 예법)에서 산모
법과 같이 죄와 상관없이 제의적 부정함을 없애기 위한 제물까지 ‘속죄제물’ 곧 ‘죄
없애는 제물’이라고 하기보다는, ‘깨끗하게 하는 제물’로 이해하고 그렇게 번역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새한글성경』 레위기 기초 번역자도 이 견해를 적극적으로 받
아들이기를 제안하여 “깨끗하게하는제물”로 번역합니다. 다만 뒤이어 괄호 안에는
전통 번역어인 “속죄제물”을 넣기로 합니다.
4) 번역자들의 논의 과정에서 또한 전통 번역어를 따라 “죄없애는제물”로 표현
만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상당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죄’라는 개념 안에
제의적인 부정함까지 들어 있다는 사실을 각주에서 밝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견해 도 있었습니다.
32. 레위기 13:2 두드러진 자국이 되었다고 하자.
33. 레위기 13:3 그것은 심한피부병이다.
1) 해당 부분의 히브리어 문장은 각각 ‘워하야 … 르네가으 차라앗(… hy"h'w>> t[;r"c' [g:n<l.)’과 ‘네가으 차라앗 후(aWh t[;r"c' [g:n<< )’입니다. 이 둘에 공통된 표현 은 명사구 ‘네가으 차라앗(t[;r"c' [g:n<< )’입니다.
2) 이 두 부분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각각 “문둥병과 같이 되면”과 “문둥병이 니”(『구역』)로, “문둥병 같이 되거든”과 “이는 문둥병의 환처라”(『개역한글』)로, “나 병(난외주: 넓은 의미로 악성피부병을 뜻함) 같은 것이 생기거든”과 “이는 나병 의 환부라”(『개역개정』)로, “문둥병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니”와 “그것은 문둥병이 다.”(『공동』)로, “악성 피부병에 감염된 것 같거든,”과 “그것은 악성 피부병에 감염 된 것이니,”(『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2절에서 질병의 증상이 나타
난 때를 다루는 것과는 달리 3절에서는 그 증상을 제사장이 살펴본 뒤에 특정한 질
병으로 확정된 경우를 말합니다. 그래서 번역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두 절 모두의 중심 표현이 “문둥병”(『구역』, 『개역한글』, 『공동』)
에서 “나병”(『개역개정』)을 거쳐 “악성 피부병”(『새번역』)으로 달라졌다는 점은 지
나쳐 볼 수 없습니다.
3)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서도 조금 다른 두 히브리어 문장을 각각 “turns into a case of leprous disease”와 “it is a case of leprous disease”( ESV)로
번역하고 2절의 “leprous”에 “Leprosy was a term for several skin diseases”라는 각주를 붙였습니다. NET에서는 2절의 경우에 “that may become a diseased infection”으로 번역하고 “a diseased infection”에 “Heb ‘a mark [or stroke; or plague] of disease.’ … it could be translated ‘a contagious skin disease.’ Although the Hebrew term t[;r"c' (tsara ’at) rendered here ‘diseased’ is translated in many English versions as ‘leprosy,’ it does not refer to Hanson’ s disease, which is the modern technical understanding of the term ‘leprosy’(HALOT 1057 s.v. t[;r>c' )”라는 긴 연구용 각주를 붙였습니다. 3절의 경우에는 “then it is a diseased infection”으로 번역했습니다.
4)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조금 다른 두 히브리어 문장이 각각 “und es wird daraus ein Aussatzmal”(‘거기서 한센병 자국이 생기거든’)과 “ist es ein Aussatzmal”(‘그것은 한센병이다’, ZB)로, “zu einer aussätzigen Stelle … wird”(‘한 센병 증상 있는 곳이 되거든’)와 “so ist es Aussatz”(‘그러면 그것은 한센병이다’, LB) 로, “Anzeichen für Aussatz können sein”(‘한센병의 징후일 수 있다’)과 “Es ist wirklich Aussatz”(‘그것이 실제로 한센병이다’,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5) 이 표현의 첫 낱말인 ‘네가으([g:n< )’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 HALOT)에서는 ‘일반적인 의미의 발병’(Krankheitsbefall im allgemeinen Sinn/ onset of illness in a general sense)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 구체적인 보기로 ‘피부 병의 표/자국’(Mahl, Hautkrankheit)을 듭니다. 그러면서 특히 레위기 13:2-59에 ‘네가으’가 여러 번, 정관사 붙은 명사 ‘차라앗(t[;r:c' )’과 연결되어 ‘네가으 핫차라앗 (t[;r:C'h; [g:n< )’이란 형태로 나올 때 ‘네가으’는 ‘접촉(감염)’(Berühunrung/attack) 을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네가으’ 자체로 한센병이나 심한피부병을 가리 키기보다는 발병이나 감염 사실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그런데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는 레위기 13-14장의 문맥을 더욱더 꼼꼼하게 살 피고 자세히 분류하여 ‘네가으’가 때로는 발병이나 감염 사실뿐만 아니라 그렇게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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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났거나 감염된 신체 부위, 그 질병이 진행되는 모습, 더 나아가서 그 질병에 걸려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번역해 놓았습니다.
6) ‘네가으 차라앗’의 둘째 낱말인 ‘차라앗’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뿌리
가 되는 동사 ‘차라으([r:c' )’의 뜻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
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동사 단순능동형의 수동태는 발진, 부스럼이 생 기다’(vom Ausschlag betroffen/afflicted with a rash)를 뜻하고(레 13:44, 45; 14:3; 22:4; 민 5:2), 강의수동형은 ‘발진, 부스럼이 생기는 피부병에 걸리다’(vom
Ausschlag, Hautlkrankheit betroffen/afflicted with a rash, with a skin disease)
를 뜻한다(출 4:6; 레 14:2; 민 12:10; 삼하 3:29; 왕하 5:1, 11, 27; 7:3, 8; 15:5; 대하 26:20, 21, 23)고 합니다. 이리하여 동사 ‘차라으’에서 비롯된 명사 ‘차라앗’은 ‘피부
병’(Hautkrankheit/skin disease)을 뜻한다고 합니다.
7) 그런데 ‘네가으 차라앗’이 레위기 13:47-59에서는 옷이나 가죽에, 14:33-53에
서는 집에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그러니까 사람 몸에 생긴 피부
병 같은 현상이 옷이나 가죽, 집에도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모두 한센병에
견주어 표현하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센병을 가리키는 독일어 표현
‘아우스자츠(Aussatz)’의 뿌리가 되는 동사 ‘아우스제첸(aussetzen)’이 본래는 ‘바깥
에 두다/내놓다/내버리다’, ‘드러내다’를 뜻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바깥에 두고 내놓
고 내버릴 정도로 눈에 뚜렷이 드러나는 증세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
다. 그래서 “두드러진 자국”이라는 표현을 번역어로 삼을 만합니다.
이리하여 『새한글성경』에서는 2절의 해당 부분은 “두드러진 자국이 되었다고 하 자.”로, 3절의 해당 부분은 “그것은 심한피부병이다.”로 번역합니다. “심한피부병”
이라는 번역어는 한센병 관련 단체의 요청에 응해 성경번역연구소가 오래 논의해 서 제시한 새로운 번역어입니다.
34. 레위기 13:47 옷에 무슨 두드러진 자국이 날 수 있다. 1) 히브리어 표현 ‘키이흐예 보 네가으 차라앗 브베겟(t[;r"c' [g:n< Ab hy<h.yI-yKi dg<b,B.i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만일 문둥이의 입은 의복은”(『구역』)과 “만일 의복 에 문둥병/나병 색점이 발하여/발생하여”(『개역한글』/『개역개정』)와 “문둥병이 옷 에 생겼을 경우에는,”(『공동』)과 “곰팡이가 옷 …에 묻었을 때에,”(『새번역』)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새번역』에서 쓴 “곰팡이”라는 번역어가 독특합니다. 그런데 ‘곰팡 이’를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은 55절에 나오는 ‘프헤텟(tt,x,P. )’으로 따로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When there is a case of leprous disease in a
garment”( ESV)와 “When a garment has a diseased infection in it”(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wenn sich an einem Kleid ein Aussatzmal bildet”(‘그 리고 어떤 옷에 한센병 자국이 생기면’, ZB)와 “Wenn eine aussätzige Stelle an einem Kleid ist”(‘한센병 있는 곳이 어떤 옷에 있으면’, LB)와 “Aussatz kann auch an Gegenständen auftreten. Das betrifft Kleidung aus Wolle oder Leinen”(‘한 센병이 물건에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 옷에 해당된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 니다.
3) ‘네가으 차라앗(t[;r:c' [g:n<< )’은 사람 몸뿐만 아니라 옷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한피부병과 색과 모습이 비슷한 것이 옷에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
람 몸에 생기는 ‘네가으 차라앗’을 “두드러진 자국”으로 번역했으므로 이 표현을 그 대로 옷에도 쓸 수 있습니다.
35. 레위기 14:4 삼나무(백향목)
1) 히브리어 명사 ‘에츠 에레즈(zr<a, #[e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백향목”(『구 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과 “송백나무”(『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
역본에는 “cedarwood”(‘히말라야삼나무목재’, ESV)와 “cedar wood”(‘히말라야삼 나무 목재’,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Zedernholz”(‘히말라야삼목재’,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에레즈(zr<a, )’가 전통적으로 는 ‘히말라야삼나무’(Zeder/cedar)를 가리킨다고 풀이합니다. 그런데 세계성서공
회연합회에서 펴낸 성서 번역자들을 위한 참고서 가운데 하나인 쿱스의 『성서 속 의 식물들』, 16-19쪽에서는 ‘에레즈’를 ‘레바논개잎갈나무’로 번역하면서도 레위기
14:4-6, 49-52; 민수기 19:6의 ‘에레즈’는 아마도 페니키아향나무를 가리킬 것이라 고 합니다. 더 나아가서 북아메리카의 삼나무,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있는 삼나무도
레바논개잎갈나무와 비슷한 까닭에 번역 대용어로 ‘삼나무’를 쓰기도 하지만 권장 할 만하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튼 영어로 ‘cedar’, 독일어로 ‘Zeder’로 불리는 나무
는 북아프리카 산지, 히말라야산맥, 북아메리카에서 볼 수 있다고도 합니다. 영한사 전과 독한사전에서 각각 ‘cedar’와 ‘Zeder’를 ‘히말라야삼나무’로 풀이하고 있는 것 은 아시아 중심의 뜻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삼나무’를 “낙우송과의 상록 교목. 높이는 40미터 정 도이며, 둥글고 녹색인 암꽃과 누르스름한 수꽃이 3월에 피고 열매는 둥근 구과(毬果)
로 가을에 익는다. 나무는 목재로 쓴다. 일본 특산종이다.”라고 소개하고 사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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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들이고 있습니다.
‘레바논개잎갈나무’는 이름이 너무 길고 또 ‘에레즈’가 반드시 이 나무를 가리키
지 않는 수도 있다고 하므로, 대중적인 이름인 “삼나무”로 ‘에레즈’를 번역하고 전통
번역어인 “백향목”은 괄호 안에 넣어 덧붙여 쓰기로 합니다.
레위기 14:4의 ‘에츠 에레즈’는 ‘삼나무(백향목) 나무’가 되므로 줄여서 “삼나무 (백향목)”로만 번역합니다.
36. 레위기 14:34 집에 내가 두드러진 자국이 생기게 했다고 하자.
1) 히브리어 표현 ‘워나탓티 네가으 차라앗 브벳(tybeB. t[;r:c' [g:n< yTit;n"w>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내가 어느 집에 문둥병을 발하게 하면”(『구역』)과 “내가 …
어느/어떤 집에 문둥병/나병 색점을 발하게/발생하게 하거든”(『개역한글』/『개역개 정』)과 “내가 내린 문둥병이 … 어떤 집에 생기거든”(『공동』)과 “나 주가 내린 악성
곰팡이가 … 어떤 집에 생기거든,”(『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and I put a case of leprous disease in a house” ( ESV)와 “and I put a diseased infection in a house”(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ich lasse an einem Haus … ein Aussatzmal auftreten”(‘그리고 내가 어떤 집에 한센병 자국이 나타나게 한다’, ZB)과 “und ich lasse an irgendeinem Hause … eine aussätzige Stelle entstehen”(‘내가 어느 한 집에 한센병 있는 곳이 생겨나 게 한다’, LB)과 “kann es passieren, dass ich Aussatz an einem Haus auftreten lasse”(‘내가 어떤 집에 한센병이 나타나도록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BB)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3) ‘네가으 차라앗(t[;r:c' [g:n<< )’은 사람 몸뿐만 아니라 옷에도, 심지어는 집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심한피부병과 색과 모습이 비슷한 것이 집에 생기는 경우 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 몸에 생기는 ‘네가으 차라앗’을 “두드러진 자국”으로 번역 했으므로 이 표현을 그대로 집에도 쓸 수 있습니다.
37. 레위기 25:10 해방의해(희년)
1) 히브리어 낱말 ‘요벨(lbeAy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희년”(『구역』, 『개역한 글』, 『개역개정』)과 “희년으로 지킬 해”(『공동』)와 “희년으로 누릴 해”(『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jubilee”(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Jobeljahr” (‘요벨의 해’, ZB)와 “Erlassjahr”(‘면제의 해’, LB)와 “Jubeljahr”(‘환희의 해’,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 따르면, ‘요벨’은 원래 ‘숫양’ (Widder/ram)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낱말이 이스라엘에서 특별한 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된 데에는, 레위기 25:9에서 숫양의 “뿔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함으
로써 시작하는 해를 가리켜 ‘숴낫 하요벨(lbeAYh; tn:v. )’이라고 부르는 데서 비롯되
었다고 합니다(레 25:13, 28, 40, 50, 52, 54; 27:17, 18, 23, 24). 심지어 ‘숴낫’ 없이 그
냥 ‘요벨’만으로 이 해를 뜻하기도 합니다(레 25:10, 11, 12, 15, 28, 30, 31, 33; 27:18, 21; 민 36:4).
3) ‘숴낫 하요벨’ 자체는 ‘숫양의 해’를 뜻하지만, 이는 숫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어서 이 특정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는 점 말고는 실제 이 해의 성격을 제대로 나
타내지 못합니다.
4) 그보다는 이 해에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에 비추어 이 해의 이름을 번역
하는 것이 좋습니다. 레위기 25:10에서는 이 해에는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땅에 사
는 모든 사람에게 해방을 널리 알려라.”라고 합니다. 여기서 “해방”으로 『새한글번
역』에서 번역한 히브리어 ‘드로르(rArD> )’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 HALOT)에서는 ‘안식년에 노예들을 풀어 주는 것’(Freilassung der Sklaven im Sabbathjahr/release of slaves in the sabbatical year)으로 풀이하는데, 이 낱말은
레위기 25:10 말고는 예레미야 34:8, 15, 17; 에스겔 46:17에서 이런 뜻으로 쓰인다 고 합니다.
5) 또한 이 해에는 땅을 쉬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레 25:11). 그뿐만 아니라 이 해
는 가난해서 땅을 판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렇게 판 땅을 거저 돌려받는 해(레 25:28)
이고 가난해서 제 몸을 팔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유로운 몸이 되어 제 땅으로 제
가족에게로 돌아갈 수 있는 해(레 25:41, 54)입니다. 결국 이 해는 땅도 사람도 그동
안 원치 않게 빼앗겼던 데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해방의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붙여 쓴 “해방의해”로 ‘하요벨(lbeAYh; )’ 또는 ‘숴낫 하요벨’을 번역하고, 전통
번역어인 “희년”을 괄호 안에 써넣어 두기로 합니다.
6) 이런 번역이 괜찮다는 점은 에스겔 46:17에서 이 해를 가리켜 ‘숴낫 하요벨’이
라 하지 않고 ‘숴낫 핫드로르(rArD>h; tn:v. )’라고 풀어서 쓴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 습니다.
민수기( 광야에서 )
38. 민수기 1:2 가문별로, 아버지 쪽 집안별로
1) 히브리어 표현 ‘르미쉬프호탐 르벳 아보탐(~t'boa] tybel. ~t'xoP.v.mil. )’이 기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by clans, by fathers’ houses”( ESV)와 “by their clans and families”(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nach ihren Sippen, nach ihren Familien”(‘그들의 씨족을 따라, 가족을 따라’, ZB)과 “nach ihren Geschlechtern und Sippen”(‘그들의 가문과 씨족을 따라’, LB)과 “nach den Großfamilien ihrer Vorfahren”(‘그들의 조상의 대가족을 따라’,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의 ‘바잇(tyIB; )’ 항목에서는 ‘벳 압(tyBee ba' )’, 또 그 복수형 ‘벳 아봇(tboa] tyBe )’이 ‘아버지 쪽 가족’(väterliche Familie/paternal family), ‘아버지 쪽 혈족’(Blutsverwandte vom Vater her/blood relation on father’ s side)을 뜻하는데, ‘미쉬파하(hx'p'v.mii )’의 하위 단위라 합니다. 외가보
다 친가를 앞세우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아버지 쪽 집안 못지않게 어머니 쪽 집안
도 중시하므로 ‘벳 압’을 그냥 “조상의 집”이라 하던 데서 벗어나 “아버지 쪽 집안”
으로 번역하기로 합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의 ‘미쉬파하’ 항목에서는 ‘지파’의 하위 단위인 ‘씨족’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르미쉬프호탐 르벳 아보탐’은 ‘씨족을
따라, 또 아버지 쪽 집안을 따라’로 옮길 만합니다.
4) 이런 견해는 Anchor Bible Dictionary II(1992)에 실린 Familiy 항목(C. J. H. Wright, 761-769)의 761-766쪽 내용과 같습니다. 옛 이스라엘의 친족 개념을 나타
내는 히브리어 표현을 큰 단위부터 작은 단위로 죽 적으면 ‘셰벳(jb,ve )’, ‘미쉬파하’, ‘벳 압’의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여호수아 7:16-18에서 아이 점령을 실패
하게 한 장본인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아간을 소개할 때는 이
순서가 뒤집어집니다. 18절에서 아간을 두고 ‘아간 벤 카르미(아버지) 벤 잡디(할아
버지, ‘벳 압’의 우두머리) 벤 제라흐(‘미쉬파하’의 이름) 르맛테 여후다(‘셰벳’의 이
름)’라 합니다. 이런 세 단계 친족 범위 표현은 사무엘상 10:20-21; 9:21 등에도 나 타납니다. ‘벳 압’의 규모는 보통 50-100명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암(~[; )’, ‘셰 벳’, ‘미쉬파하’, ‘벳 압’은 각각 민족, 부족, 씨족, 대가족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5) 다른 한편으로 독일어 <구약신학용어사전> 제5권(Theologisches Wörterbuch zum Alten Testament, 1986)의 ‘미쉬파하’ 항목(H.-J. Zobel, 86-93) 87쪽에서도, ‘미 쉬파하’를 지파와 가족 사이에 자리 잡은 친족 관계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하고 있습
니다. 또 같은 사전 제1권(1973년판)의 ‘벳 압’ 중 앞 단어 ‘벳(tyBe )’의 히브리어 원형
인 ‘바잇’ 항목(H. A. Hoffner, 629-638) 636쪽에서도 ‘바잇’을 ‘미쉬파하’의 하위 개
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전통 깊은 영어권 구약 히브리어 사전(The Brown-Driver-Briggs Hebrew and English Lexicon=BDB)에서도 ‘미쉬파하’는 “clan”으로, ‘벳 압’은 “father’ s house, of familiy or clan”으로, ‘벳 아봇’은 “father’ s house, families”로 풀이합니다. ‘미 쉬파하’는 ‘씨족’ 말고도 ‘집안’, ‘친족’, ‘종족’, ‘패거리’ 등의 여러 가지로 번역되기 도 합니다.
6) 『새한글성경』에서는 ‘미쉬파하’를 “친족”과 “종족”과 “가문” 등 여러 가지로 번 역합니다. 민수기 1:2에서는 ‘부족’이라는 말보다는 “지파”를 써 온 기존 한글 번역 본의 번역 전통에 맞추어 ‘미쉬파하’도 “가문”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히브리어 전치사 ‘르(l. )’는 『새번역』처럼 “-별로”로 번역할 만합니다.
7) 이리하여 ‘르미쉬프호탐 르벳 아보탐’을 “가문별로, 아버지 쪽 집안별로”로 번 역합니다.
39. 민수기 13:21 친 광야
1) 히브리어 고유명사 ‘밋바르친(!ci-rB;d>mi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신 광 야”(『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씬 광야”(『공동』)로, 2000년도 영 어 번역본에는 “the wilderness of Zin”( ESV,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ie) Wüste Zin”(‘친 광야’, ZB, LB,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53
2) 『새한글성경』에서 “신 광야”로 번역한 출애굽기 16:1; 17:1; 민수기 33:11, 12 에 나오는 히브리어 고유명사 ‘밋바르신(!ysi-rB;d>mii )’과는 히브리어 철자가 서로 다 릅니다. 따라서 이 “신 광야”와 구별되도록 “친 광야”로 번역합니다. 민수기 20:1; 27:14, 14; 33:36; 34:3; 신 32:51; 여호수아 15:1, 3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명기( 말씀들 )
40. 신명기 28:37 끔찍한 본보기
1) 히브리어 낱말 ‘샴마(hM'v;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놀라는 바”(『구역』)와 “놀램”(『개역한글』, 『새번역』)과 “놀람”(『개역개정』)과 “충격을 받아”(『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horror”( ESV)와 “occasion of horror”( NET)로, 독일 어 번역본에는 “Entsetzen”(‘깜짝 놀람’, ZB, L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샴마’의 뜻을 맨 먼저 ‘(심판
을 받아 황폐해지면 늘 나타나는) 오싹해지는 것, 깜짝 놀랄 만한 것’(Schauerliches, Entsetzliches [immer Verheerung im Gericht]/horrific, atrocious event [always referring to destruction following judgement])이라고 풀이합니다.
3) 이 낱말에 이어지는 “이야깃거리”와 “비웃음거리”에 맞추어 “끔찍한 본보기” 로 번역합니다.
여호수아
41. 여호수아 2:1 *매인 데 없는 여자(*각주: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어떤 남자 아래에도 있지 않은 여자를 가리킴)
1) 히브리어 표현 ‘잇샤 조나(hn"Az hV'ai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기생”(『구
역』, 『개역한글』, 『개역개정』)과 “창녀”(『공동』,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
는 “prostitute”(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Hure”(‘창녀’, ZB, LB, BB)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2)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기생’은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 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라고, ‘창녀’는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일을 직업
으로 하는 여자.”라고 풀이합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2006/2011년판 독일어 <정의로운언어성서>(BGS)의 번역 을 따릅니다. 거기서는 ‘잇샤 조나’를 ‘매인 데 없는/제약받지 않는/속박받지 않는
여자’(eine[r] ungebundene[n] Frau)로 번역하고 이 가운데 “ungebundene[n]”에
붙인 미주(尾註) 123에서 “히브리어 낱말로는 ‘조나’이고 이를 대부분 ‘성매매 여성’ 으로 번역한다. 그렇지만 본문에서는 그런 내용을 분명하게 찾아볼 수 없다. 확실한
것은, 혼인한 여자가 아니고 또한 어떤 남자 아래에 있지도 않은 여자를 가리킨다는 점이다.”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4)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기생”이나 “창녀”나 “창기”로 번
역해 온 히브리어 낱말 ‘(잇샤) 조나’는 이스라엘 왕정기에 이르러서야 성매매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왕정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모계 중심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여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이런 최근 성서학의 연구 결과
를 따라, “매인 데 없는 여자”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여호수아 6:17, 25에도 이 표 현이 나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독일어 성서학 사전인 <인터넷성서사
전>(Das Wissenschaftliche bibellexikon im Internet[=WiBiLex])에 들어 있는
‘Hure/Hurerei (AT)’와 ‘Rahab’ 두 항목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https://www. bibelwissenschaft.de/stichwort/21670/; https://www. bibelwissenschaft.de/ stichwort/31780/).
5) 다른 한편으로 『취리히성경해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서울: 대한성서공회, 2021)의 여호수아 2:1-24 해설에 들어 있는 다음 내용도 참고해 볼 만합니다.
라합이 기생이라는 것은 그 여자의 온전한 가족 관계, 부모와 형제자매들에 대
한 관계와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2:13, 18). 그렇지만 이 관계는 이야기에서 말하
고자 하는 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자면 라합은 자신의 씨족을 대표
한다. 그런데 성매매는 혼자 사는 여자들의 운명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야기는 그
‘정탐꾼들’ 곧 외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라합 씨족의 시조
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은 그 이름과 연관이 있다. 라합은 옛 중동에서 세계의
기원에 대해 상상했듯이, 창조의 신이 물리쳐 죽여야 했던 암컷 혼돈의 용이었다. 여
기서 용이라 불리는 그 다른 민족의 여자는 여호와의 영광을 위하여 이스라엘의 세
계 질서 안으로 통합된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이집트(애굽)로부터 인도해 내실 때
에 바다에서 일어난 놀라운 일에 대한 라합의 고백(10절)은 옛 구절들을 전제한다 (출 14:16-29; 민 21장). 또 나중의 구절들을 준비하게 한다(수 4:23). 유일하신 하나
님에 대한 고백과 함께(2:11) 라합은 다른 민족들 가운데 처음으로 유대교로 넘어온 사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된다. 이것으로 그 여자는 이스라엘 혈통이 아닌
데도 이스라엘의 신앙 공동체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룻과 함께 예수님의 계보
안에서 다른 민족 출신의 믿음 깊은 사람들을 대표한다. 여호수아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정탐꾼들은 라합의 고백(9-11절)을 심지어 군사 전략적으로 평가한다(24절).
사사기( 재판관들 )
42. 사사기 3:10 옷니엘 위에 여호와의 영이 내려와 계셔서, 그가 이스라엘을
재판관(사사)으로서 이끌었다.
1) ‘왓트히 알라우 루아흐야훼 와이쉬폿 엣이스라엘(hw"hy>-x:Wr wyl'[' yhiT.w: laer"f.yI-ta, jPov.YIw::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의 신이 저에게 임하시니 저
가 이스라엘 자손의 사사가 되어”(『구역』)와 “여호와의 신이/영이 그에게 임하셨으
므로 그가 이스라엘/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개역한글』/『개역개정』)와 “야훼의
영이 그에게 내리자 그는 이스라엘의 판관이 되어”(『공동』)와 “주님의 영이 그에게 내리니, 옷니엘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Spirit of the LORD was upon him, and he judged Israel”( ESV)과 “The LORD’ s spirit empowered him and he led Israel” (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der Geist des Herrn war auf ihm, und er verschaffte Israel Recht”(‘그리고 주님의 영이 그의 위에 계셔서 그가 이스라엘에 정의를 이루었다’, ZB)와 “Und der Geist des Herrn kam auf ihn, und er wurde Richter in Israel”(‘그리고 주님의 영이 그의 위에 오셔서 그가 이스라엘의 재판관 [사사]이 되었다’, LB)과 “Über ihn kam der Geist des Herrn. Der befähigte ihn, über Israel zu herrschen und es im Krieg anzuführen”(‘그의 위로 주님의 영이 오셔서 그에게 능력을 주셔서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이끌게 하셨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앞부분 ‘왓트히 알라우 루아흐야훼’는 여호와의 영이 그, 곧 옷니엘 위에 머무 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옷니엘 위에 여 호와의 영이 내려와 계셔서,”로 번역합니다. 뒷부분 ‘와이쉬폿 엣이스라엘’에 들어 있는 서술 동사 ‘샤팟(jp;v' )’은 이 경우에 옷니엘이 ‘쇼펫(jpevo )’ 곧 “재판관(사사)” 으로 이스라엘을 이끌게 되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가 이스라엘을 재판
관(사사)으로서 이끌었다.”로 번역합니다.
4) 이처럼 동사 ‘샤팟’이 ‘재판관(사사)으로서 (이스라엘을) 이끌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어 그렇게 번역한 또 다른 경우로는 사사기 4:4; 10:2, 3; 12:7, 8, 9, 11, 11, 13, 14; 15:20; 16:31; 룻 1:1; 사무엘상 4:18; 7:15, 16을 들 수 있습니다.
43. 사사기 6:34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성령의 두루마기를 입히셨다.
1) 히브리어 문장 ‘루아흐 야훼 라브샤 엣기드온(!A[d>GI-ta, hv'b.l' hw"hy> x:Wr)’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Spirit of the LORD clothed Gideon”( ESV)
과 “The LORD’ s spirit took control of Gideon”(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er Geist des Herrn war in Gideon gefahren”(‘주님의 영이 기드온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ZB)과 “erfüllte der Geist des Herrn den Gideon”(‘주님의 영이 기드
온을 가득 채웠다’, LB)과 “packte der Geist des Herrn den Gideon”(‘주님의 영이 기드온을 감동시켰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직역하면 ‘여호와의 영이 기드온을 옷 입었다’ 정도가 됩니다. 『새한글성경』은
한국 교회에서 흔히 들어 왔던 표현을 활용하여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성령의 두 루마기를 입히셨다.”로 번역합니다.
4) 같은 표현이 역대상 12:18; 역대하 24:20에도 나옵니다.
룻기( 룻 )
44. 룻기 2:20 그 사람은 … 우리 집안을 살려 낼 사람 가운데 한 분이시지. 1) 히브리어 문장 ‘하이쉬 믹고알레누 후(aWh Wnlea]GOmi vyaih' )’가 기존 한글 번 역본에는 “그 사람이
하나이라”(『구역』)와 “그 사람은
… 우리 기업을 무를 자 중/중의 하나이니라”(『개역한글』/『개역개정』)와 “그분은 … 우리를 떠맡아 줄 사람 가운데 한 분이다.”(『공동』)와 “그는 집안간으로서 우리를 맡 아야 할 사람이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one of our redeemers”( ESV)와 “our guardian” (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서 “der Löser”(‘해결자’, ZB, LB, BB)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3) 둘째 낱말 ‘믹고알레누’에 들어 있는 핵심어인 ‘고엘(laeGO )’은 동사 ‘가알(la;G" )’ 의 능동분사형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명사로 쓰입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 (HAL/HALOT)에 따르면, ‘가알’은 옛 이스라엘의 가족법에서 통용되던 한 가지 개
념으로, 어려움에 빠진 친척이 팔아 버린 땅이나 집을 되사서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것, 스스로 몸을 팔아 종의 신분이 된 친척을 값을 주고 풀려나게 하는 것, 제물로 바
친 것을 값을 내고 되사 오는 것을 뜻할 뿐만 아니라 남편이 자식을 남기지 않고 죽
어 홀로 남은 여자와 결혼하여 죽은 남자의 대를 이어 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식 으로 자식 없이 죽은 남자의 재산도 회복시키고 후손도 이어 주어서 그 집안을 살
려 내는 것을 가리켜 ‘가알’이라 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친족을 가리켜 ‘고엘’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재산을 팔아 버리고 자손을 남기지 않고 죽은 남자에게 가 장 가까운 친척이 ‘고엘’이 됩니다. 죽은 친척의 “집안을 살려 낼 사람”이 됩니다. 이 점은 룻기 4:4에서 보아스에 앞서 엘리멜렉 집안의 ‘고엘’이었던 사람이 죽은 친척 엘리멜렉이 팔아 버렸던 땅을 다시 사 주겠다고 선뜻 나서지만, 4:5-8에서는 홀로
남은 룻까지 떠맡으라고 하자, 그리하지 못하겠다고 물러선 데서도 잘 드러납니다.
사무엘상( 사무엘1 )
45. 사무엘상 1:19 예배하고
1) 히브리어 낱말 ‘와이쉬타하우(Wwx]T;v.YIw: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경배하 고”(『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와 “예배를 드리고”(『공동』)와 “경배를 드리고 나서”(『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worshiped”( ESV)와 “worshiping” (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warfen sie sich nieder”(‘납작 엎드렸다’, ZB)와 “sie angebetet hatten”(‘숭배했다’, LB)과 “fielen … auf die Knie und beteten”(‘무
릎 꿇고 기도했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이 낱말에 들어 있는 동사 ‘히쉬타하와(hw"x]T;v.hi )’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
1) 히브리어 본문 5절 끝에서 셋째 낱말인 ‘르숍테누(Wnjep.v'l. )’가 기존 한글 번
역본에는 “우리를 다스리게”(『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 『새번역』)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서는 이 낱말을 “to judge us”로 번역합니다.
NET에서는 “to lead us”로 번역하고 여기에 “Heb ‘judge’(also in v. 6)”라는 각주를
붙여 놓았습니다.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이 낱말이 “uns Recht verschaffe”
(‘우리에게 정의를 이루어 줄’, ZB)와 “uns richte”(‘우리를 재판할’, LB)와 “Der soll unsere Angelegenheiten entscheiden”(‘우리의 일들에 판결할’, BB)으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3) 이 낱말에 들어 있는 동사 ‘샤팟(jp;v' )’은 한편으로는 앞 1절과 2절에서 재판 관(사사)을 가리킬 때 쓰인 동사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앞에 나오는 명사 ‘멜
렉(%l,m,)’(‘임금’)의 통치 행위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판하다’와 ‘다스리
다’ 두 개념을 다 넣어 확장 번역합니다.
4) 사무엘상 8:6, 20; 열왕기상 3:9; 역대하 1:10, 11에서 ‘샤팟’을 이렇게 번역할 수 있습니다. 왕정 시대 단락에서도 동사 ‘샤팟’은 한편으로 ‘재판하다’를, 다른 한편 으로는 ‘다스리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임금의 기본 임무는 백성 사이에 다툼이 생
겼을 때 이를 잘 재판하여 가라앉히는 것이고, 이런 재판을 통해 임금은 나라를 다
스립니다.
열왕기상 3:9에서 솔로몬이 여호와께 “주님의 이 까다로운 백성을 재판하며 다
스릴 수” 있도록 “알아듣는 마음을 주십시오.”라고 간구하고 그에 대해 12절에서 여 호와께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력 있는 마음을 줄 것이다.”라고 대답하신 단락 바 로 다음 16-28절에 솔로몬의 유명한 재판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이런 ‘재판을 통 한 통치’의 보기를 잘 보여 줍니다.
47. 사무엘상 20:14-15 여호와의 한결같은 사랑 … 자네의 한결같은 사랑 1) 14절에 나오는 ‘헤셋 야훼(hw"hy> ds,x,, )’와 15절에 나오는 ‘하스드카(^D>s.x; )’ 가 기존 한글 번역본, 2000년대 영어 번역본과 독일어 번역본에는 각각 아래와 같 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14절에 나오는 ‘헤셋 야훼’의 번역 15절에 나오는 ‘하스드카’의 번역
『 구역 』 여호와의 은혜 네( 가 ) 은총
『 개역한글 』 여호와의 인자 네 인자
『 개역개정 』 여호와의 인자하심 네 인자함
『 공동 』 야훼 앞에서 맺은 우정 의리
『 새번역 』 주님의 인자하심 의리
ESV the steadfast love of the LORD your steadfast love
NET the loyalty of the LORD your loyalty
ZB die Barmherzigkeit des Herrn ( ‘ 주님의 자비 ’ )
deine Barmherzigkeit (‘네 자비’)
LB die Barmherzigkeit des Herrn ( ‘ 주님의 자비 ’ ) deine Barmherzigkeit (‘네 자비’)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에서 풀이하는 ‘헤셋’의 뜻과 기존의 여러 한글 번역 본의 ‘헤셋’ 번역어에 대해서는 아래 “60. 시편 23:6 한결같은 사랑” 번역 해설에서 다루기로 합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헤셋’의 대표 번역어로 “한결같은 사랑”을 씁니다. 그에 맞추어 사무엘상 20:14의 ‘헤셋 야훼’는 “여호와의 한결같은 사랑”으 로, 15절의 ‘하스드카’는 “자네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번역합니다.
3) 이에 맞추어서 이 두 구절의 나머지 부분도 『새한글성경』에서는 기존 한글 번 역본과는 상당히 다르게 번역합니다. “14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네가 나에게 여호와의 한결같은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되네. 내가 죽는다고 하
세. 15 그래도 나의 집에 대한 자네의 한결같은 사랑을 자네가 끊어 버리는 일은 영
원히 없어야 하네. 여호와께서 다윗의 원수들 하나하나를 이 땅 위에서 끊어 버리 실 때도.”
이처럼 히브리어 본문에서는 “여호와의 한결같은 사랑”과 요나단에 대한 “다윗 의 한결같은 사랑”을 긴밀하게 관련시켜 이해하도록 표현했습니다.
48. 사무엘상 30:6 하지만 다윗은 여호와 그의 하나님을 굳게 붙잡고 힘을 냈 다.
1) 히브리어 문장 ‘와잇핫젝 다윗 바야훼 엘로하우(wyh'l{a/ hw"hyB; dwID" qZEx;t.YIw:)’
를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그러나 다윗이 그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어 기력을 강 하게 하더라”(『구역』)와 “[다윗이 …] 그/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 었더라”(『개역한글』/『개역개정』)와 “[다윗은 …] 자기의 하느님 야훼를 믿고 힘을 얻었다.”(『공동』)와 “그러나 다윗은 자기가 믿는 주 하나님을 더욱 굳게 의지하였 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But David strengthened himself in the LORD his God”( ESV)과 “But David drew strength from the LORD his God”( NET)으 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avid aber wusste sich stark durch den Herrn, seinen Gott”(‘그렇지만 다윗은 자신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통해 자신을 강하게 할 줄 알았
다’, ZB)과 “David aber stärkte sich in dem Herrn, seinem Gott”(‘그렇지만 다윗
은 주님 안에서 자신을 강하게 했다’, LB)과 “David aber vertraute auf den Herrn, seinen Gott, und das gab ihm neuen Mut”(‘그렇지만 다윗은 그의 하나님이신 주
님을 신뢰하였고 그것이 그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이 히브리어 문장의 서술어는 동사 ‘하작(qz:x' )’ 강의재귀형입니다. 그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자신이 강해진 것을 느끼다’(sich gestärkt fühlen/to feel strengthend)로 풀이합니다. 동사 ‘하작’ 단순능동형의 기
본 의미는 ‘강하다’, ‘강하게 되다’를 뜻하지만, 이 동사가 사역능동형으로 쓰일 때는
문맥에 따라 ‘붙잡다’라는 뜻을 지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에서는 ‘하작’
사역능동형을 ‘붙잡다’로 번역한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창 19:16; 21:18; 출 4:4; 9:2; 레 25:35; 신 22:25; 삿 16:26; 19:4, 29; 삼상 15:27; 삼하 13:11; 왕상 1:50; 2:28; 왕하 4:27; 욥 8:15, 20; 사 4:1; 27:5; 41:9, 13; 42:6; 45:1; 56:2, 6; 64:7; 렘 50:33; 단 11:6; 슥 8:23, 23; 14:13). 이 가운데서 특히 이사야 64:7의 “주님을 붙잡는 사람”이 사무엘상 30:6과 비슷한 문맥에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히브리어 동사의 강의재귀형도 재귀형의 한 종류이므로 주어의 행동이 주어 자체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뜻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하작’ 강의재귀형 도 ‘스스로를 강하게 하다’, 곧 ‘힘을 내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이 두 가지 관점을 하나로 묶어 “(하나님을) 굳게 붙잡고 힘 을 냈다.”로 번역합니다.
열왕기상( 임금들1 )
49. 열왕기상 3:9 알아듣는 마음
1) 히브리어 표현 ‘렙 쇼메아으([:mevo ble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지혜로운 마 음”(『구역』, 『개역한글』, 『새번역』)과 “듣는 마음”(『개역개정』)과 “명석한 머리”(『공 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an understanding mind”( ESV)와 “a discerning mind”(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ein Herz, das hört”(‘듣는 마음’, ZB)와 “ein gehorsames Herz”(‘순종하는 마음’, LB)와 “ein hörendes Herz”(‘듣는 마음’,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이 경우 ‘렙 쇼메아으’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듣는 마음’(ein hörendes Herz/a listening heart)으로 풀이합니다. 동시에 1968년
판 노트(Martin Noth)의 주석에서 이 표현은 이집트 지혜 문헌에 잘 알려진 것으 로 아마 열왕기상 3:9에서도 그 전통을 활용했을 것으로 본다는 점을 밝힙니다. 노
트의 주석에서 이 부분을 찾아보면, 여기서 ‘듣는 마음’은 재판 상황에서 양측의 말
을 잘 듣는 것을 넘어서서 여호와 하나님이 그 재판 상황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듣는 마음’까지 생각하게 하는 표현으로 이해할 만하다는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백성 사이의 다툼을 잘 가라
앉히고 평화롭게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 지녀야 할 태도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표 현으로 읽을 만합니다. 어쨌든 이 표현에서 능동분사형으로 쓰이면서 ‘마음’을 수식
하는 형용사 역할을 하는 ‘쇼메아으’의 뿌리가 되는 동사 ‘샤마으([m;v' )’의 기본 의
미는 ‘듣다’인 만큼, 그냥 ‘지혜로운’이나 ‘순종하는’으로 번역해서 ‘듣다’라는 뜻이 전혀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듣는 마음’으
로만 번역하면 단순히 듣는 것 이상의 뜻이 나타나지 않아 아쉽습니다.
3) 우선 임시방편이지만 “알아듣는 마음” 정도로 번역하여 그런 아쉬움을 조금은
덜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밝히는 “알아듣다”의 뜻은 “「1」 남
의 말을 듣고 그 뜻을 알다.”와 “「2」 소리를 분간하여 듣다.” 두 가지입니다. 이를 그
대로 이 경우에 적용해 본다면, 까다로운 백성 사이에 일어나는 숱한 다툼을 두고
판가름해야 할 임금은 구체적인 사건을 두고 다투는 사람들의 소리뿐만 아니라 그
상황을 두고 하나님의 목소리도 잘 듣고 그 뜻을 알고 분간해서 올바른 판결을 내
리고 다툼을 가라앉히며 하나님 백성의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이 구절을 읽어 볼 만합니다.
50. 열왕기상 3:9 까다로운 백성
1) 히브리어 표현 ‘암므카 학카벳(dbeK'h; ^M.[; )’에 들어 있는 ‘암 카벳’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많은 백성/많은 … 백성”(『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새번 역』)과 “큰 백성”(『공동』)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great people”( ESV)과 “great nation”(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Volk, das so gewaltig ist”(‘이처럼 강력한 백성’, ZB)와 “mächtiges Volk”(‘힘 있는 백성’, LB)와 “Volk, das doch so bedeutend ist”(‘이처럼 중요한 백성’,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경우의 ‘카벳’의 뜻을 “schwierig(‘슈비리히’)/difficult”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에른스트 뷔르트바인 (Ernst Würthwein)의 주석(ATD 11,1 [1977])과 2006/2011년판 독일어 <정의로운
언어성서>(BGS)에서도 ‘슈비리히’로 번역합니다. 그런데 교학사의 『현대독한사전』
에서 ‘슈비리히’를 “까다로운”으로도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암므카 학카벳’을 “까다로운 백성”으로 번역해 봅니다.
51. 열왕기상 10:11 알묵나무
1) 히브리어 낱말 ‘아체 알묵김(~yGImul.a; yce[]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박달나
무”(『구역』)와 “단목(檀木)”(『선한문 구역』)과 “백단목”(『개역한글』, 『개역개정』, 『새 번역』)과 “오동나무”(『공동』)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박달나무”를 “자작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 높이는 30미터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으로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 니가 있다. 5~6월에 갈색의 단성화(單性花)가 수상(穗狀) 화서로 피고 열매는 작은 견과(堅果)로 9월에 익는다. 나무질이 단단하여 건축재나 가구재로 쓴다. 산 중턱 이하의 깊은 숲속에 나는데 한국 전역과 일본, 만주, 우수리강 등지에 분포한다.”로 소개합니다. “단목(檀木)”은 박달나무의 한자어입니다. “백단목”은 『표준국어대사 전』에 올림말로 올라와 있지 않고 대신 ‘백단(白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백단’은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67
“『식물』 단향과의 상록 활엽 교목. 높이는 6~10미터이고 청백색에 광택이 나며, 잎
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다. 꽃은 원추(圓錐) 화서로 가지 끝에 몰려 피거나 잎겨드
랑이에 꼭 붙어서 피는데, 안쪽은 붉은색, 바깥쪽은 처음에 누런 녹색이었다가 누
런 흰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지름 1cm 정도의 공 모양이며 검게 익는다. 나무의 속
은 누르스름하고 좋은 향기가 나며, 향료·약품·세공물 따위에 쓰인다. 동남아시
아에 자생하는데 인도 등지의 열대 각지에서 재배한다.”라고 합니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의 낙엽 활엽 교목. 높이는 15미터 정도이며, 잎은 마주나고 넓은 심장 모양
이다. 5~6월에 보라색 꽃이 원추(圓錐) 화서로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의
삭과(蒴果)로 10월에 익는다. 재목은 가볍고 고우며 휘거나 트지 않아 거문고, 장롱,
나막신을 만들고 정원수로 재배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남부 지방의 인가 근처
에 분포한다.”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almug wood”( ESV)와 “fine timber”( NET)로, 독
목재’(Sandelholz)라고 번역해 왔지만 레바논에는 그런 나무가 없다고 합니다. 『성 서 속의 식물들』, 46-50쪽에서도 전통 견해를 따라 “홍목(sandalwood, 자단[red saunders])”으로 다룰 따름입니다.
4) 『새한글성경』에서는 HAL/HALOT을 따라 ESV와 ZB처럼 그냥 “알묵나무” 로 음역합니다.
52. 열왕기상 22:8 미가여후
1) 히브리어 사람 이름 ‘미카여후(Why>k'ymi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미가 야”(『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 『새번역』)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 는 “Micaiah”(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Michajehu”(‘미햐예후’, ZB)와 “Micha”(‘미햐’, LB, BB)로 음역되어 있습니다.
2) 히브리어 성서에서 ‘미카여후’로 불리는 사람은 셋 있습니다. 사사기 17:1, 4 에 등장하는 에브라임 산지 사람 ‘미카여후’와 열왕기상 22:8-28; 역대하 18:7-27에
나오는 이믈라의 아들 ‘미카여후’(왕상 22:8, 9, 13, 14, 15, 24, 25, 26, 28; 대하 18:7, 8, 12, 13, 23, 24, 25, 27)와 예레미야 36:11, 13에 나오는 그마랴의 아들 ‘미카여후’ 입니다.
3) 그런데 사사기 17:1, 4의 ‘미카여후’가 17:5-18:31에서는 짧은 꼴인 ‘미카
4) 열왕기상 22:8-28; 역대하 18:7-27의 ‘미카여후’는 단 한 군데 역대하 18:14에
서 ‘미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두 “미가여후”로 음역하고 이 한 군데만 “히, ‘미가 ’ ”
라는 각주를 붙이기로 합니다.
역대상( 역사일지1 )
53. 책 이름 ‘역대상(역사일지1)’, ‘역대하(역사일지2)’
1) 역대상과 역대하를 유대교 전통에서는 한 권의 책으로 헤아립니다. 히브리어 성서에서는 역대상과 역대하에 각각 ‘디브레 하야밈 알렙(a ~ymiY"h; yrEb.DII )’과 ‘디
브레 하야밈 벳(b ~ymiY"h; yrEb.DI )’이라는 이름을 붙여 두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디브레 하야밈’에 들어 있
는 복수형 명사 ‘하야밈(~ymiY"h; )’은 ‘통치 기간’(Regierungszeit/length of reign)
으로, 이 앞에 ‘책’을 뜻하는 명사 ‘세페르(rp,se )’가 붙은 꼴인 ‘세페르 디브레 하
야밈(~ymiY"h; yrEb.DI rp,se )’은 ‘날마다 일어나는 사건들을 적어 둔 책’(Buch der
Tagesreignisse/account of daily event, chronicle)이라고 풀이합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역사일지”로 번역해 볼 만합니다. ‘일지(日誌)’는 “그날그날의 일을 적은 기 록. 또는 그런 책.”(『표준국어대사전』)이고 ‘역사’는 실제로 ‘왕들의 역사’를 줄인 표
현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세페르 디브레 하야밈’ 또한 너무 길어 서 책 이름으로 쓸 때는 ‘디브레 하야밈’으로 줄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디브레 하야밈’이라는 표현이 주로 나오는 책은 열왕기상하입니다. 열왕기상 14:19에서 시작하여 열왕기하 24:5에 이르기까지 33번이나 나옵니다. 역대기에는 역대상 27:24에 단 한 번 나올 뿐이고 그 밖에는 느헤미야 12:23; 에스더 2:23; 6:1; 10:2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페르 디브레 하야밈’이라는 표현이 주로 열왕기에
나오는데 열왕기에 ‘디브레 하야밈’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역대기에 그런 제목 을 붙인 까닭이 궁금합니다. ‘믈라킴(~ykil'm.)’(‘임금들’)이라는 책 이름은 통치자들 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디브레 하야밈’은 통치자들보다는 각 통치자의 통치 기 간에 일어난 사건들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54. 역대상 15:19 맞추어 노래했다.
1) 히브리어 문장의 마지막 낱말 ‘르하쉬미아으([:ymiv.h;l. )’가 기존 한글 번역본 에는 “쳐서 소리를 크게 내고”(『구역』)와 “크게 치는 자요”(『개역한글』, 『개역개정』)
와 “치고”(『공동』,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sound”(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erklingen … lassen”(‘울리게 하다’, ZB)과 “hell klingen[den]”(‘맑게 울리다’, LB)
과 “ließen … erklingen”(‘울리게 했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낱말에 들어 있는 동사 ‘샤
마으([m;v' )’ 사역능동형의 뜻을 ‘제 소리가 들리게 하다, 소리와 울림이 나게 하
다=노래하다, 연주하다’(abs. als sich hören lassen, Laute, Klänge hervorbringen=singen, spielen/abs to make oneself heard, to produce noise, create a din, meaning to sing, play)로 풀이합니다. 그리하면서 전치사 ‘브(B. )’의 목적어는 악기
1) 히브리어 표현 ‘얏엘로하우 핫토바(hb'AJh; wyh'l{a/-dy:: )’가 기존 한글 번역본
에는 “하나님의 선한 손”(『개역한글』, 『개역개정』)과 “하느님께서 잘 보살펴 주셨
던 것이다.”(『공동』)와 “하나님이 … 잘 보살펴 주셔서,”(『새번역』)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good hand of his God”( ESV, NET)으로, 독 일어 번역본에는 “die gute Hand seines Gottes”(‘그의 하나님의 좋은 손이’, ZB, LB)와 “Gott seine Hand schützend”(‘하나님이 자신의 손을 [두어] 보호하시면서’,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직역하면 ‘좋은 손’인 이 표현이 실제로 뜻하는 바를 한국어 사용자들의 정서 에 가장 실감 나게 하려고 “따스한 손길”로 번역합니다. 독자들은 이처럼 새롭게 시도되는 번역어를 읽으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히브리어 표현은 에스라 8:18; 느헤미야 2:8, 18에도 나옵니다.
욥기( 욥 )
56. 욥기 30:29 자칼
1) 히브리어 낱말 ‘탄(!T; )’의 복수형이 이 구절의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이 리”(『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승냥이”(『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jackals”(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Schakale”(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올라와 있는 낱말은 ‘재칼’이 아
니고 ‘자칼’입니다.
2)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 성서 번역자들이 참고할 자료로 호프(Edward R. Hope)가 써서 2005년에 출판하고 채은하 외 5인이 번역하여 대한성서공회에서
2018년에 출판한 책, 『성서 속의 동물들』, 77-82쪽에서는 ‘자칼’을 ‘여우’와 함께 다
루고 ‘늑대’는 122-125쪽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새한글성경』에서 “여우”로 번역한 히브리어 낱말로는 ‘슈알(l['Wv )’이 따로 있
습니다(삿 15:4; 느 4:3; 아 2:15, 15; 애 5:18). 그런데 시편 63:10; 에스겔 13:4에서 는 ‘슈알’을 “자칼”로 번역합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슈알’이 반드시 ‘여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자칼’로 보는 견해들도 소개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새한글성경』에는 동물 이름 ‘이리’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 데 『개역한글』에서 ‘탄’ 말고도 “이리”로 번역한 히브리어 낱말 ‘즈엡(baez> )’을 『새한 글성경』에서는 “늑대”로 번역합니다(창 49:27; 사 11:6; 65:25; 렘 5:6; 겔 22:27; 합 1:8; 습 3:3). ‘늑대’라는 번역어를 개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3) 히브리어 낱말 ‘즈엡’과 ‘슈알’과 ‘탄’이 들짐승을 가리키는 말로 쓰일 때 『개역 한글』과 『개역개정』과 『공동』과 『새번역』에 어떻게 번역되어 있는지, 『새한글성경』 에서는 어떻게 번역하는지를 서로 비교해 보려고 아래 도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창 49:27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이리 늑대
삿 15:4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여우
느 4:3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욥 30:29 ‘ 탄 ’ 이리 이리 승냥이 이리 자칼
시 44:19 ‘ 탄 ’ 시랑 승냥이 여우 승냥이 자칼
시 63:10 ‘ 슈알 ’ 시랑 승냥이 승냥이 승냥이 자칼
아 2:15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아 2:15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사 11:6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이리 늑대
사 13:22 ‘ 탄 ’ 시랑 승냥이 이리 승냥이 자칼
사 34:13 ‘ 탄 ’ 시랑 승냥이 승냥이 승냥이 자칼
사 35:7 ‘ 탄 ’ 시랑 승냥이 승냥이 승냥이 자칼
사 43:20 ‘ 탄 ’ 시랑 승냥이 승냥이 이리 자칼
사 65:25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이리 늑대
렘 5:6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늑대 늑대
렘 9:11 ‘ 탄 ’ 시랑 승냥이 여우 여우 자칼
렘 10:22 ‘ 탄 ’ 시랑 승냥이 여우 여우 자칼
렘 14:6 ‘ 탄 ’ 시랑 승냥이 여우 여우 자칼
렘 49:33 ‘ 탄 ’ 시랑 큰 뱀 여우 이리 자칼
렘 51:37 ‘ 탄 ’ 시랑 승냥이 여우 여우 자칼
애 4:3 ‘ 탄 ’ 들개 들개 여우 들개 자칼
애 5:18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여우
겔 13:4 ‘ 슈알 ’ 여우 여우 여우 여우 자칼
겔 22:27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이리 늑대
미 1:8 ‘ 탄 ’ 들개 들개 여우 여우 자칼
합 1:8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늑대 늑대
습 3:3 ‘ 즈엡 ’ 이리 이리 늑대 이리 늑대
말 1:3 ‘ 탄 ’ 시랑 이리 - 들짐승 자칼
4)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자칼’은 “갯과의 포유류인 가로줄무늬자칼, 검
은등자칼, 황금자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여우’는 “갯과의 포유류. 개와 비슷
한데 몸의 길이는 70cm 정도이고 홀쭉하며, 대개 누런 갈색 또는 붉은 갈색이다.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데 꼬리는 굵고 길다.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북아메리카 등
지에 분포한다.≒야호. (Vulpes vulpes)”이고, ‘이리’는 “갯과의 포유류. 몸의 길이는
120cm, 꼬리는 35cm, 어깨높이는 64cm 정도이다. 몸과 꼬리는 대개 검은색이 섞인
누런 갈색이나, 서식지에 따라 색깔의 변이가 다양하다. 개와 비슷한데 머리가 가
늘고 길며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다. 귀는 짧고 쫑긋하며 가슴이 좁다. 육식성
으로 10여 마리가 떼 지어 생활한다. 구대륙과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나 멸종 위기에
처한 보호 동물이다.=늑대.”이고 ‘늑대’는 “갯과의 포유류. 몸의 길이는 120cm, 꼬리
는 35cm, 어깨높이는 64cm 정도이다. 몸과 꼬리는 대개 검은색이 섞인 누런 갈색이
나, 서식지에 따라 색깔의 변이가 다양하다. 개와 비슷한데 머리가 가늘고 길며 앞
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다. 귀는 짧고 쫑긋하며 가슴이 좁다. 육식성으로 10여 마 리가 떼 지어 생활한다. 구대륙과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나 멸종 위기에 처한 보호 동
물이다.≒말승냥이, 이리. (Canis lupus)”이고 ‘승냥이’는 “갯과의 포유류. 어깨의 높 이는 40∼50cm이며, 몸은 황색 또는 붉은 갈색이다. 바위산이나 관목 숲에 살며 떼
를 지어 교묘한 집단 사냥을 하는데 인도, 몽골, 티베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인 도들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한자어 ‘시랑(豺狼)’은 “승냥이와 이리를 아울러 이
르는 말.”이라 합니다.
5) 결국 ‘자칼’, ‘여우’, ‘이리’, ‘늑대’, ‘승냥이’, ‘들개’는 다 갯과의 동물인데, 몸의
크기와 길이에서 차이가 납니다. 현대 도시 중심 사회에서는 이런 야생 동물은 일
부러 동물원에 가서 보지 않는 한 만나 보기도 서로 식별해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여섯 가지 동물 가운데서 ‘자칼’은 한반도에서 보기 힘든 짐승입니다. 그렇
지만 외국 동화나 서적에서 비교적 자주 마주치는 짐승이기도 합니다. ‘이리’는 동 음이의어(同音異議語)가 있어서 장소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오해할 수 있고, ‘승냥
이’는 ‘성냥’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우”와 “늑대”는 그대로 쓰고 ‘이
리’와 ‘승냥이’는 “늑대”로 바꾸고, 외래 명사인 “자칼”은 새롭게 써 보기로 합니다.
시편( 찬양모음 )
57. 시편 8:5 영광스러움과 존엄함이라는 왕관을 그에게 씌워 주셨습니다.
1) 히브리어 문장 ‘카봇 워하다르 트앗트레후(WhrEJ.[;T. rd"h'w> dAbk'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영화와 존귀함으로 관을 씌우셨도다”(『구역』)와 “영화와 존귀로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you have) crowned him with glory and honor”( ESV)와 “You grant mankind honor and majesty”(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
는 “mit Ehre und Hoheit hast du ihn gekrönt”(‘명예와 위엄의 왕관을 주님이 그에
게 씌워 주셨습니다’, ZB)와 “mit Ehre und Herrlichkeit hast du ihn gekrönt”(‘명 예와 영광의 왕관을 주님이 그에게 씌워 주셨습니다’, LB)와 “Du schmückst ihn mit einer Krone ― so schenkst du ihm Herrlichkeit und Würde”(‘주님이 그에 게 왕관으로 치장해 주셨습니다 ― 그처럼 주님이 그에게 영광과 존엄을 선물하셨 습니다’,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우리말로 조금 더 자연스럽도록 “영광스러움과 존엄함이 라는 왕관을 그에게 씌워 주셨습니다.”로 번역합니다. ‘존엄(尊嚴)’이라는 한자어가 어렵습니다만, 1948년 12월 10일 유엔 3차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 연합 인권 선언」
의 기본 정신인 ‘인간의 존엄성’(『표준국어대사전』: “감히 범할 수 없는 높고 엄숙한
성질.”, dignity, Würde)이 바로 이런 시편의 한 구절 고백을 비롯하여 기독교의 경 전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사실을 늘 새롭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선언문의
제1조 첫 문장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 하다”(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에 바로 ‘인간의 존엄’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58. 시편 10:4 *악인은 콧대가 높아서 그분을 찾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하나님
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의 잔꾀입니다. (*각주: 또는 ‘악인은 콧대가 높아서
「하나님은 살펴보지 않아. 하나님은 없어!」 하고 말합니다.’)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악한 자는 교만한 모양으로 말하기를 살피
지 아니하시리라 하며 모든 생각에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구역』)와 “악(惡)한
자(者)는 교태(驕態)로 언(言)하기를 찰(察)치 아니하시리라 하며 제사(諸思)에 하
나님이 무(無)라 하는도다”(『선한문 구역』)와 “악인은 그/그의 교만한 얼굴로(난외
주: 용모로 찾지 아니함이여 그의 모든 사상에)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감찰치/ 감찰하지 아니하신다 하며 그/그의 모든 사상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이다”(『개역한
글』/『개역개정』)와 “악한 자 우쭐대며 하는 말, “벌은 무슨 벌이냐?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이것이 그의 생각 전부입니다.”(『공동』)와 “악인은 그 얼굴도 뻔뻔스럽게 ‘벌주는 이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합니다. 그들의 생각이 란 늘 이러합니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는 “In the pride of his face1 the wicked does not seek him;2 all his thoughts are, “There is no God.””으로 번역되어 있 고, 각주 1에는 “Or of his anger”, 각주 2에는 “Or the wicked says, “He will not call to account ” ”가 들어 있습니다. NET에는 “The wicked man is so arrogant he always thinks, “God won ’t hold me accountable; he doesn’t care.”1”로 번역 되어 있고, 각주 1에는 “tn Heb “the wicked [one], according to the height of his nose, he does not seek, there is no God, all his thoughts.” The phrase “height of his nose” probably refers to an arrogant or snooty attitude; it likely pictures one with his nose turned upward toward the sky in pride. One could take the “wicked” as the subject of the negated verb “seek,” in which case the point is that the wicked do not “seek” God. The translation assumes that this statement, along with “there is no God,” is what the wicked man thinks to himself. In this case God is the subject of the verb “seek,” and the point is that God will not hold the wicked man accountable for his actions. Verse 13 strongly favors this interpretation. The statement “there is no God” is not a philosophical assertion that God does not exist, but rather a confident affirmation that he is unconcerned about how men live morally and ethically (see v. 11).”라는 긴 해 설을 붙여 놓았습니다.
독일어 번역본 중 ZB에는 “Hochmütig wähnt der Frevler: Er greift nicht ein,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77
es ist kein Gott. Das ist all sein Denken.”(‘건방지게도 악인이 언급합니다: 그는 개입하지 않아, 하나님은 없어. 이것이 그의 생각 전부입니다.’)으로 번역되어 있습 니다. LB에는 “Der Frevler meint in seinem Stolz, Gott frage nicht danach. »Es ist kein Gott«, sind alle seine Gedanken.”(“악인은 자신의 교만에 빠져 말합니다, 하나님은 그 일에 대해 묻지 않는다고요. ‘하나님은 없어.’ 이것이 그의 모든 사상입 니다.”), BB에는 “Hochnäsig, wie der Frevler ist, sagt er: »Er straft doch nicht!
Also gibt es keinen Gott!« So sind alle seine Gedanken.”(“콧대 높게, 악인이 그
렇듯이, 말합니다: ‘그는 벌하지 않아! 그러니까 하나님은 없는 게야!’ 이렇습니다, 그의 모든 사상이.”)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히브리어 본문은 ① ‘라샤으 크고바흐 압포(APa; Hb;gOK. [v'r" )’, ② ‘발이드로
쉬(vrod>yI-lB;; )’, ③ ‘엔 엘로힘(~yhil{a/ !yae )’, ④ ‘콜므짐모타우(wyt'AMzIm.-lK' )’의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새한글성경』에서는 그 차례에 맞추되 ① ‘악인은 콧대가 높습니다’와 ② ‘그
분을 찾지 않습니다’는 인과관계에 있다고 보아서 이어서 번역하고(“악인은 콧대가 높아서 그분을 찾지 않습니다.”), ③ “그에게는 하나님이 없습니다.”와 ④ “모든 것
이 그의 잔꾀입니다.”는 독립된 문장으로 번역합니다. ②의 목적어 “그분을”과 ③의
“그에게는”은 글의 흐름으로 보아 보충한 것입니다.
(2) ①의 둘째 낱말 ‘크고바흐(Hb;gOK. )’에 들어 있는 ‘고바흐(Hb;gO )’는 ‘높다’를 뜻
하고, 셋째 낱말 ‘압포(APa;O )’는 ‘그의 코’를 뜻하는데 이 둘을 합하면 ‘코가 높다’로
직역할 수 있습니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흔히 하는 말로 사람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함부로 건방지게 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점은 NET의 각주에서
도 언급합니다. 이를 그냥 ‘교만하다’로만 번역하면 원어 표현에서 그림 그리듯이
알려 주는 표현의 참맛을 느끼기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 말의 ‘콧대 높다’라는 표현
을 새로운 번역어로 골라 보았습니다. 2021년판 독일어 BB의 번역어 ‘호흐네지히 (hochnäsig)’도 ‘높은’을 뜻하는 ‘호흐(hoch)’가 ‘코’를 뜻하는 ‘나제(Nase)’의 형용 사형 ‘네지히(näsig)’와 한데 어우러져 건방지고 오만하고 교만한 태도를 코를 높이
치드는 모습을 가지고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3) ①의 둘째 낱말 ‘크고바흐’에 들어있는 ‘크(K. )’는 문맥에 따라 원인, 이유를 설 명하는 기능으로 쓰이기도 하는 전치사입니다. 이 경우에도 그런 뜻으로 쓰인다고
보아서 첫 부분과 둘째 부분을 한데 묶어 번역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반절이 “악인 은 콧대가 높아서 그분을 찾지 않습니다.”라고 번역된 것입니다. 이 점에서 『새한 글성경』은 기존 여러 번역본들과 다릅니다. 기존 번역본들에서는 ② ‘발이드로쉬’,
직역하면 ‘그는 찾지 않는다’를 교만한 악인이 하는 말을 인용한 것으로 이해하여
히브리어 본문의 ①에는 없는 ‘말하다’, ‘언급하다’라는 번역어를 덧붙입니다. 그리
고 그 인용문이 하반절 앞부분에서도 계속되는 것으로 이해하여 그렇게 번역합니
다. 『새한글성경』에서도 이렇게 번역할 만도 하다고 생각하여 “또는 ‘악인은 콧대
가 높아서 「하나님은 살펴보지 않아. 하나님은 없어!」 하고 말합니다.’”라는 각주를 붙여 놓았습니다.
(4) 그렇지만 『새한글성경』에서는 일단 ③도 악인의 상황을 설명하는 서술문으 로 보고 “하나님이 없습니다.”라고 직역합니다. 다만 “그에게는”을 덧붙여 악인에
게 그러하다는 점을 밝혀 불필요한 오해를 막으려고 합니다.
(5) 마지막 부분인 ④에 들어 있는 히브리어 명사 ‘므짐마(hM'zIm. )’는 문맥에 따라
여러 가지를 뜻할 수 있습니다. 한글 번역본들이나 2000년대 영어/독일어 번역본들
에서는 시편 10:4의 경우에는 주로 ‘생각’, ‘사상’으로 번역합니다. 그렇지만 이 낱말
은 문맥에 따라 ‘계획’, ‘계략’, ‘신중함’, ‘음모’, ‘속셈’ 등 여러 가지 말로 번역할 수 있 습니다. 악인과 관련되어 쓰이는 시편 10:4의 경우에는 ‘잔꾀’ 정도로 이해하고 번역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 문장에서 이 넷째 부분은 ‘전부’를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
‘콜(-lK' )’과 ‘그의 <므짐마>들’을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이 이음줄로 하나로 묶여 있 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그의 모든 <므짐마>들’로 번역할 수 있으나, 글의 흐름에 따
라 ‘콜’을 주어로 하고 ‘그의 <므짐마>들’을 보어로 보면 “모든 것이 그의 잔꾀입니 다.” 정도로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59. 시편 14:6 여호와가 그의 대피소이시니까요.
1) 히브리어 본문에서 하반절인 ‘키 야훼 마흐세후(Whsex.m; hw"hy> yKi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오직 여호와께서는 그의 피난할 곳이 되시도다”(『구역』)와 “오 직 여호와는 그/그의 피난처가 되시도다”(『개역한글』/『개역개정』)와 “야훼께서 그 들을 감싸 주신다.”(『공동』)와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신다.”(『새번역』)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2) 히브리어 명사 ‘마흐세(hs,x.m; )’는 ‘피하다’를 뜻하는 동사 ‘하사(hs'x' )’에서 비롯되었으므로 ‘피할 곳’, ‘피난처’, ‘도피처’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한글 독자들은 ‘피난처’라는 번역어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마흐세’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히브
리어 낱말로 ‘마오즈(zA[m' )’와 ‘마오젠(!z<[om' )’과 ‘마노스(swOnm' )’와 ‘미플랏(jl'p.mi )’ 이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명사를 히브리어 성서에 많이 나오는 순서대로 적으면 ‘마오즈’(36번), ‘마흐세’(20번), ‘마노스’(5번), ‘마오젠’(1번), ‘미플랏’(1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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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횟수]
( 보기 구절 )
‘ 마오즈 ’[36]
( 삿 6:26 ) 반석 견고한 성 산성 산성 산성 피난처
‘ 마흐세 ’[20] ( 시 46:1 ) 피난 곳 피난처 피난처 피난처 피난처 대피소
‘ 마노스 ’[5]
( 욥 11:20 ) 도망할 곳 도망할 곳 도망할 곳 도망칠 길 도망칠 길 도피처
‘ 마오젠 ’[1] ( 사 23:11 ) 산성 견고한 성 견고한 성 요새 요새 피난처
‘ 미플랏 ’[1] ( 시 55:8 ) 피할 곳 피난처
3) 2000년대 영어 번역본과 독일어 번역본의
낱말 ( 보기 구절 ) ESV
‘ 마오즈 ’ ( 삿 6:26 ) stronghold stronghold
‘ 마흐세 ’ ( 시 46:1 ) refuge refuge
‘ 마노스 ’ ( 욥 11:20 ) way of escape escape
‘ 마오젠 ’ ( 사 23:11 ) stronghold fortress
Zufluchtsstätte ( ‘ 피난처 ’ ) Felsen ( ‘ 바위 ’ ) Berg ( ‘ 산 ’ )
‘ 미플랏 ’ ( 시 55:8 ) shelter place that is safe einen sicheren Ort ( ‘ 안전한 곳 ’ ) entrinne ( ‘ 벗어날 ’ ) in Sicherheit ( ‘ 안전하게 ’ )
4)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의 다섯 명사와 그 뿌리가 되는 동사의
뜻풀이
명사 뜻풀이 동사 뜻풀이
‘ 마오즈 ’ ‘ 산성 ’( Bergfeste/ mountain stronghold )
‘ 피할 곳 ’( Zufluchtstätte/ place of refuge ) ‘ 우즈 ’ ‘ 피하다 ’( Zuflucht nehmen/ to take refuge )
‘ 마흐세 ’ ‘ 피할 곳 ’( Zufluchtsort/ place of refuge ) ‘ 하사 ’ ‘ 피하다 ’( Zuflucht suchen/ to take refuge )
‘ 마노스 ’ ‘ 달아날 곳 ’( Zufluchtsort/ place of refuge ) ‘ 누스 ’ ‘ 달아나다 ’( fliehen/flee )
‘ 마오젠 ’ ‘ 피할 곳 ’( Zuflucht/ refuge, sanctuary ) ‘ 우즈 ’ ‘ 피하다 ’( Zuflucht nehmen/ to take refuge )
‘ 미플랏 ’ ‘ 피할 곳 ’( Zufluchtsort/ place of refuge ) ‘ 팔랏 ’ ‘ 안전하게 피하다 ’( sich in Sicherheit bringen )
5) 이처럼 뜻이 아주 미세하게 서로 다른 다섯 명사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마 오즈’를 “피난처”로 번역하고 그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마흐세’와 ‘마노스’를 각각
“대피소”와 “도피처”로 번역하고 한 번씩만 나오는 ‘마오젠’과 ‘미플랏’은 “피난처” 로 번역하기로 합니다.
60. 시편 23:6 한결같은 사랑
1) 이 구절에 나오는 히브리어 명사 ‘헤셋(ds,x,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인자 하심”(『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과 “복”(『공동』)으로 번역되어 있습 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mercy”(ESV)와 “faithfulness”(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Gnade”(‘은혜’, ZB)와 “Barmherzigkeit”(‘자비’, LB)와 “Güte”(‘호의’,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헤셋’의 뜻을 (1) 친척, 친구, 주객, 소속이나 고용의 관계라는 ‘공동체 안에서 수행해야 할 의무’(Gemeinschaftspflicht/ joint obligation), ‘결속’(Verbundenheit/closeness), ‘연대’(Solidarität/solidarity), ‘충성’(Loyalität/loyalty), (2)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전체나 개인 사이의 관계에서
는 ‘신실함’(Treue/faithfulness), ‘호의’(Güte/goodness), ‘은총’(Huld/graciousness)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81
으로 풀이하고, (3) ‘헤셋’의 복수형은 연대에서 비롯되는 개별 행위를 가리키는데 ① 사람의 경우에는 ‘경건한 행동’(frommes Tun/godly action), ‘성과’(Leistungen/ achievements), ② 하나님의 경우에는 ‘은혜의 증거들’(Gnadenerweise/proofs of mercy)을 뜻한다고 합니다.
4) 히브리어 성서에 230번 정도 나오는 ‘헤셋’을 『개역개정』에서는 문맥에 따라 “인자(하심)”, “자비”, “사랑”, “아름다움”, “인애”, “은총”, “은혜”, “후대”, “선대”, “긍휼”, “호의”, “동정”, “선한 일”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 가
운데서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헤셋’을 가리킬 때는 “인자하심”이 두드러지게 자주 나타납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시편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우리말 ‘인자(仁慈)’
는 “마음이 어질고 자애로움. 또는 그 마음.”(『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하는 낱말이어 서 히브리어 ‘헤셋’이 지니고 있는 관계성과 역동성을 제대로 다 드러내기 힘듭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헤셋’의 대표 번역어로 “한결같은 사랑”을 쓰기로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한결같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다.”를
뜻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거듭 배신할지라도 사람과 맺은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끝
까지 유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잘 드러내는 낱말로 알맞습니다. 물론 구약 히브
리어에 ‘사랑’을 뜻하는 낱말로 ‘아하바(hb'h]a;; )’가 있습니다(창 29:20; 신 7:8; 삼상
18:3; 20:17; 잠 27:5 등). ‘헤셋’은 그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진하게 하나님의 사랑을 가
리키는 표현이어서 “한결같은 사랑”으로 번역하여 ‘아하바’와 구별하기로 합니다.
5) ‘헤셋’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처음으로 번역한 번역본은 1977년판 『공동』입 니다(시 26:3 참고). 시편 23:6에서는 “복”으로 번역했습니다만, 구약에서 모두 20번
(창 39:21; 출 20:6; 신 5:10; 삼하 22:51; 느 1:5; 시 17:7; 18:50; 26:3; 31:16, 21[22]; 32:10; 33:5, 22; 36:10; 52:8; 77:8; 호 2:19[21]; 렘 31:3; 미 7:18, 20) “한결같은 사 랑”으로 ‘헤셋’을 번역했습니다. 여기서 [ ] 안의 숫자는 히브리어 성서의 절 표시를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서는 ‘님차 므옷’을 “very present”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NET의 경우에는 이 두 낱말의 번역어 “he is found [to be] greatly”
를 각주에서 찾아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독일어 번역본에는 “wohl bewährt”(‘잘 실증된 바입니다’, ZB)와 “(in den großen Nöten,) die uns getroffen haben”(‘우
리에게 닥친 [큰 어려움 가운데]’, LB)으로 번역되어 있고, BB에서는 상응하는 번역
어를 찾기 힘듭니다.
3) ‘님차(ac'm.nI )’는 히브리어 문법에서 말하는 ‘허용의 단순재귀형(니팔)’으로 이
해하여 ‘만나 주다’로, ‘므옷(daom. )’은 이 ‘님차’를 꾸미는 말로 보아 ‘님차 므옷’을 “잘 만나 주십니다.”로 번역합니다.
62. 시편 75:4 힘세다고 뻐기지 마시오!
1) 히브리어 표현 ‘알타리무 카렌(!r<q' WmyrIT'-la;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뿔 을 들지 말지어다”(『구역』)와 “뿔을 들지 말라”(『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와
“오만한 뿔을 들지 말아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Do not lift up your horn”( ESV)과 “Do not be so confident of victory”(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Erhebt nicht das Horn”(‘뿔 을 들지 마세요’, ZB)과 “Brüstet euch nicht mit Macht”(‘힘세다고 뻐기지 마세요’, LB)와 “Hebt euer Horn nicht so hoch”(‘당신들의 뿔을 그렇게 높이 들지 마세요’,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헤림 케렌(!r<q, ~yrIhe )’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의 ‘케
렌(!r<q, )’ 항목에서는 “말 그대로는 ‘뿔을 높이 들다’=‘강하게 하다’”(wörtlich das Horn erhöhen=stärken/to raise the horn, meaning to strengthen)로 풀이하지
만, 여기 쓰인 동사 ‘룸(~Wr )’ 항목에서는 ‘자신의 뿔을 높이 들다=권력이나 힘을 두 드러지게 보이다’(erhöht sein Horn=auszeichnen, Macht oder Kraft verleihen/ he lifts up his horn, meaning to confer honour upon, give power or strength) 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에서는 LB의 번역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여 “힘세다고 뻐기지 마 시오!”로 번역합니다.
63. 시편 84:6 그들은 바카(눈물) 골짜기를 지나가면서 그곳을 샘이 있는 곳
으로 만듭니다.
1) 이 부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본문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이 사람은 눈물 흘리는 골짜기로 행하되 샘물이 나는 곳이 되게 하고”(『구역』)와 “저희는 눈물 골짜
기로(난외주: 바카 골짜기로) 통행할 때에 그곳으로 많은 샘의 곳이 되게 하며”(『개
역한글』)와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난외주: 바카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
은 샘이 있을 것이며”(『개역개정』)와 “메마른 골짜기(난외주: 혹은 통곡의 골짜기.)
를 지나갈 적에 거기에서 샘이 터지고”(『공동』)와 “그들이 ‘눈물 골짜기’(난외주: ‘발 삼 나무 골짜기’, 또는 ‘바카 지역의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샘물이 솟아서 마실 것 입니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는 시편 84:6상반이 “As they go through the Valley of Baca they make it a place of springs”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NET에는 “As they pass through the Baca Valley, he provides a spring for them”으로 번
역되어 있고 “Baca Valley”와 “he provides a spring for them”에 각주가 붙어 있 습니다. 그 가운데서 두 번째의 경우에는 많은 중세 히브리어 사본과 칠십인역을 따 라, ‘그들’이 주어가 되어 있는 문장을 하나님을 가리키는 ‘그’로 바꾸어 읽고 그렇게
번역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Ziehen sie durch das Bachatal, machen sie es zum Quellgrund”(‘그들은 바카 골짜기를 거쳐 갑니다, 그들이 그것을 샘이 솟
는 땅으로 만듭니다’, ZB)와 “Wenn sie durchs dürre Tal ziehen, wird es ihnen
zum Quellgrund”(‘그들이 메마른 골짜기를 거쳐 갈 때면 그것이 그들에게는 샘이
솟는 땅이 됩니다’, LB)와 “Müssen sie durch ein dürres Tal, stellen sie sich eine
Quelle vor Augen”(‘그들이 메마른 골짜기를 거쳐 가야 하면, 그들은 눈앞에 샘을
둡니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이 구절 번역에서 우선 쉽지 않은 것은 『구역』에서 “눈물 흘리는 골짜기”로, 개
역 전통에서 “눈물 골짜기”로 번역해 온 히브리어 표현 ‘에멕 합바카(ak'B'h; qm,[e )’
에서 ‘바카(ak'B' )’가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1) “눈물”이라는 번역어는 히브리어 몇몇 다른 사본과 고대 번역본을 따라 현재
까지는 마소라 본문(현재 히브리어 성서의 표준)과는 조금 다르게 읽은 결과입니 다. 현재 성서 사전학이나 주석학에서는 ‘바카’를 고유명사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입 니다. ‘바카’를 고유명사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바카’ 골짜기가 도대체 어디를 가리 키는지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2) 사무엘하 5:23, 24; 역대상 14:14, 15에서는 ‘바카’가 나무 이름으로 쓰이고 있 습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 전 세계의 성서 번역자들을 위해 2012년에 펴내 고 대한성서공회에서 2015년에 번역해 낸 책, 『성서 속의 식물들』, 44-45쪽에서는 이 ‘바카’나무가 사시나무 가운데 한 종류일 것으로 봅니다. 아무튼 ‘바카’나무가 유
난히도 많이 있는 곳이어서 그 골짜기를 ‘바카 골짜기’라 불렀을 가능성도 있습니
다. 또 시편 84:6의 분위기로 봐서는 ‘바카 골짜기’는 물이 귀하여 몹시 메마르고 순
례자들이 힘들게 지나가야 하는 곳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그런데도 이미 1911년판 『구역』에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회 에서는 시편 84:6의 “눈물 골짜기”라는 표현에서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이나 가슴 뭉클한 가운데 은혜를 받아 온 상황을 생각하여, 『새한글성경』에서는 일단 고유명 사로 보고 “바카”로 음역하지만 곧바로 괄호 안에 “눈물”을 넣기로 합니다.
5)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순례자들이 바카 골짜기를 지나간다는 사실을 표현 한, 히브리어 문장의 첫 낱말 ‘오브레(yrEb.[o )’를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통행할 때
(1) 현재 히브리어 성서에 나타난 서술어 동사 ‘여쉬투(Wtyviy> )’는 분명히 주어 가 3인칭 복수여서 순례자들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면 순례자
들이 아마도 몹시 메말랐을 것으로 보이는 바카 골짜기를 지나면서 많은 샘을 만
든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먼 길 가기 바쁜 순례자들이 무슨 힘이 있
다고 골짜기를 파서 많은 샘을 만들 수 있을지 얼른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
서 위 2)에서 짧게 언급한 것처럼 이 3인칭 복수형 주어를 비인칭주어로 이해하거
나 많은 다른 히브리어 사본이나 칠십인역을 근거로 복수형을 단수형으로 바꾸어 하나님이 순례자들을 위해 이 골짜기에 많은 샘이 솟아나게 해 주신다는 뜻으로 번
역하기도 합니다.
(2) 오늘 우리의 경건한 감정에 어긋나고 이상하더라도 표준 히브리어 본문에 적 힌 그대로 이해하고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이상하고 어색한 것일수록 원문에 가
깝다는 본문비평의 원칙에도 잘 들어맞습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에서는 “그들은
바카(눈물) 골짜기를 지나가면서 그곳을 샘이 있는 곳으로 만듭니다.”로 번역합니
다. 이리하여 『개역한글』에서 “그곳으로 많은 샘의 곳이 되게 하며”로 번역하여 어
쨌든 ‘되게 한’ 주체는 첫머리에 주어로 나오는 “저희”라는 점을 암시한 것을, 1993
년판 『표준』에서 아예 “그들은 그 곳을 샘들이 터져 나오는 곳으로 만들 것입니다.”
로 주어를 “그들은”으로 명시하는 쪽을 발전시킨 전통을, 『새한글성경』에서 이어받
는 셈이 됩니다. ESV와 ZB가 이런 번역을 지지합니다.
7) 이렇게 시편 84:6상반을 표준 히브리어 본문에 적힌 대로 번역하는 전통을 살
리면, 시편 84장의 주인공인 순례자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집니다. 순례자들은 그저 순례의 목적지만 바라보고 서둘러 순례하지 않습니다. 순례 과정에서 주민들이 살 기 힘든 지역을 그저 지나가기만 하지 않고 그 지역이 살 만한 곳이 되도록 만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순례자들을 통해서 순례 도중 순례
자들이 지나가는 지역 사람들도 당장 혜택을 받는다는 말이 됩니다. 순례자들이 수 고한 덕택에 샘이 생기게 될 것으로 읽히는 바로 이 점에서 『새한글성경』은, 기존
역본에서보다 좀 더 분명히 더 좋고 다른 느낌으로 시편의 말씀이 다가온다는 느낌
을 받을 수 있습니다.
64. 시편 106:23 틈새
1) 히브리어 낱말 ‘페레츠(#r<P,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결렬된”(『개역한글』)
과 “어려움”(『개역개정』)과 “갈라진 틈”(『새번역』)으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 중
ESV에서는 “breach”로, NET에서는 ‘페레츠’를 포함하여 일련의 표현 곧 ‘하나님
앞에 서다’까지를 뭉뚱그려 “interceded”라는 한 낱말로 번역했습니다.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이 ‘페레츠’가 “Bresche”(‘갈라진 틈’, ZB, LB,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도 ‘페레츠’를 (1) ‘찢어진 곳’ (Riss/breach)과 (2) ‘갈라진 틈’(Bresche/breach), ‘틈’(Lücke/gap)의 두 가지로 나
누어 풀이하면서 에스겔 22:30; 시편 106:23의 히브리어 표현 ‘아맛 밥페레츠(dm;[' #r<P,B;)’는 ‘갈라진 틈 안으로 들어서다’(in die Bresche treten/to stand in the gap) 를 뜻한다고 밝힙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한 음절로 된 번역어는 되도록 피해서 “틈새”로 번역합니 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틈새’는 “벌어져 난 틈의 사이.”를 뜻합니다. 시편 106:23에서는 출애굽기 32:7-14의 내용을 간추려 노래하고 있습니다. 범죄한 백성 을 멸망시키려고 하시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가 벌어지자 그 틈새에 모세가 끼어들 어 하나님께 매달린 덕분에 백성이 멸망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
서 생각하면 모세가 들어선 이 “틈새”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들어서서 망할 사람
들을 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는 지도자의 자리를 상징하는 표현이 됩 니다. 번역어 “틈새”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서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모세의 모습 을 한층 더 극적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65. 시편 130:1 아주 깊은 데서부터 내가 주님을 부릅니다, 오, 여호와여!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여 내가 깊은 웅덩이에서 주께 아뢰 었나이다”(『구역』)와 “여호와여 내가 깊은데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개역한글』) 와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개역개정』)와 “야훼여, 깊은 구렁 속에서 당신을 부르오니,”(『공동』)와 “주님, 내가 깊은 물 속에서 주님을 불렀 습니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Out of the depths I cry to you, O LORD”( ESV)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87
와 “From the deep water I cry out to you, O LORD”(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
는 “Aus der Tiefe rufe ich, Herr, zu dir”(‘깊은 곳에서부터 내가 부르짖습니다, 오, 여호와여, 주님께’, ZB, LB)와 “Tief aus dem Abgrund, Herr, rufe ich dich”(‘심연
에서부터, 주님, 내가 주님을 부릅니다’,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이 히브리어 문장을 이루고 있는 세 낱말을 차례대로 적으면 ① ‘밈마아막
킴(~yQim;[]M;mi )’(“깊은 데서부터”)과 ② ‘크라티카(^ytiar"q. )’(“내가 주님을 부릅니
다”)와 ③ ‘야훼(hw"hy> )’(“오, 여호와여!”)입니다.
(1) 이 가운데서 가장 먼저 따져 보아야 할 것은 둘째 낱말에 들어 있는 동사의
완결형 시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번역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위 1)에서 인용한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는 『공동』을 제외한 번역본들 모두 과거형으로 번역했습니 다. 이와는 달리 위 2)에서 인용한 영어 번역본들과 독일어 번역본들에서는 모두
현재형으로 번역했습니다. 이 경우 히브리어 동사의 완결형 시제는 하나님께 직접
아뢰는 말 가운데 들어 있으므로 우리말로는 현재형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Diethelm Michel, Tempora und Satzstellung in den Psalmen, 1960, 80쪽).
(2) 다음으로는 동사의 목적어를, 여격 목적어 ‘주께’로 옮길 것인지 대격 목적어
‘주를’/‘주님을’로 옮길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여러 번역
본들 가운데 『공동』과 『새번역』과 독일어 BB에서는 대격 목적어로 옮겼고, 다른 번 역본들은 여격 목적어로 번역했습니다. 히브리어 낱말 ‘크라티카’ 자체는 대격 목적
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대격 목적어로 번역합니다.
4)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이 번역에 반영되는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생각해 볼 필
요가 있습니다.
(1) 히브리어 본문을 이루는 세 낱말의 순서를 위의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③ 여호와여/야훼여/주님 ②-1 내가 ① 깊은 웅덩이에서/깊
은데서/깊은 곳에서/깊은 구렁 속에서/깊은 물 속에서 ②-2 주께 아뢰었나이다/주
께 부르짖었나이다/당신을 부르오니/주님을 불렀습니다”라는 순서로 되어 있습니 다. 이와는 달리 2000년대 영어 번역본과 독일어 번역본은 한결같이 히브리어 본문 처럼 ①을 번역에서도 첫 자리에 번역해 놓았습니다. ESV와 NET는 히브리어 본문 과 마찬가지로 ②와 ③이 ①을 뒤따릅니다. BB에서는 ③을 ②보다 앞세우고, ZB와 LB에서는 ②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그 사이에 ③을 둡니다.
(2) 한글에서는 보통 호격이 맨 먼저 나오고 뒤이어 주어, 목적어, 서술 동사, 전치 사구의 순서로 문장이 이루어집니다. 히브리어 문장의 세 요소를 이런 한글 구조에 맞추어 다시 각각의 자리를 정해 본다면, ③ ②-1 ① ②-2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3) 성서 번역에서는 개별 낱말이나 표현의 번역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만
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못지않게 중요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순에서
드러나는 진술 의도를 번역 어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장
첫머리에 “깊은 데서부터”라는 전치사구가 나온 것은,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먼
저 하나님께 알려 드리고 싶은 시인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 습니다. 따라서 『새한글성경』에서도 이 전치사구의 번역을 맨 앞에 두기로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점은 ‘깊은 데’를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이 복수형으 로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수 명사의 뜻을 강화하거나 확장하는 복수형으 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깊은 데”로 번역합니다.
(4) 이처럼 이 시편에서 시인은 첫 문장에서부터 도치법을 써서 자신의 긴박한
상황을 하나님께 알리며 하나님이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절부터 끝까
지 이런 도치법과 반복법 등의 수사적인 방식을 한껏 활용하면서 어순이 매끄럽지
는 않으나 곤경 가운데 빠진 사람으로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담아 기도한
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5) 이리하여 이 구절 전체를 『새한글성경』에서는 “아주 깊은 데서부터 내가 주님
을 부릅니다, 오, 여호와여!”로 번역합니다.
잠언( 격언모음 )
뺏은 물건을 나눠 갖는 것보다 낫지.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교만한 자를 사귀어 장물을 나누는 것보다 나으니라”(『구역』)와 “겸손한 자와 함께
하여/함께 하여 마음을 낮추는 것이 교만한 자와 함께하여/함께 하여 탈취물을 나
누는 것보다 나으니라”(『개역한글』/『개역개정』)와 “거만한 자들과 어울려 전리품을
나누는 것보다 마음을 낮추어 낮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낫다.”(『공동』)와 “겸손 한 사람과 어울려 마음을 낮추는 것이, 거만한 사람과 어울려 전리품을 나누는 것보 다 낫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It is better to be of a lowly spirit with the poor than to divide the spoil with the proud”( ESV)와 “It is better to be lowly in spirit with the afflicted than to share the spoils with the proud”( NET)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Besser bescheiden sein mit den Elenden, als Beute teilen mit den Stolzen”(‘어려운 사람들과 소박하게 함께하는 것이 노획 물을 교만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보다 낫다’, ZB)과 “Besser niedrig sein mit den Demütigen als Beute austeilen mit den Hoffärtigen”(‘겸손한 사람들과 함께 낮
추어 지내는 것이 노획물을 높게 구는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는 것보다 낫다’, LB)과 “In Demut mit bedürftigen Menschen zu leben, ist besser, als auf der Seite der Sieger zu stehen”(‘결핍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겸손히 사는 것이 승자들 편에 서는 것보다 낫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이 구절 히브리어 본문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상반절의 히브리어 자 음 본문에 원래 적힌(‘크팁[bytiK.]’) ‘아니임(~yYInI[] )’과 유대 전통에서 고쳐 읽기(‘크
레[arEq.]’)로 제안된 ‘아나윔(~ywIn"[] )’ 가운데 어느 것으로 읽을지를 정해야 합니다. ‘아니임’의 단수형인 ‘아니(ynI[' )’는,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 풀이하는 대로 일반적으로는 ‘가난한’(arm), ‘홀로 서지 못하는’(unselbständig/not independent)을 뜻합니다. 사회학적으로는 ‘토지가 (충분히) 없어서 남에게 기대
어 사는’을 뜻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살기 어려운’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와는 달리 ‘아나윔’의 단수형인 ‘아나우(wn"[' )’는 ‘구부러진’, ‘꺾인’(gebeugt/bowed)
을 뜻하는데 하나님에 대한 관계에 대해 이 낱말이 쓰일 때는 ‘겸손한’(demütig/ humble)을 뜻합니다.
위 1), 2), 3)에서 소개한 번역본들 가운데서 ESV와 NET와 ZB와 BB는 ‘아니임’
으로, 『공동』을 제외한 기존 한글 번역본들과 LB는 ‘아나윔’으로 읽고 번역한 셈입 니다. 『새한글성경』은 ‘아니임’으로 읽습니다. ‘아나윔’으로 읽으면 하반절의 ‘교만 한 자’/‘거만한 사람’(the proud/die Stolzen/Hoffärtigen)과 대조를 이루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읽기 어려운 쪽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문에 더 가깝다는 본문비 평의 원칙을 따른다면 ‘아니임’으로 읽는 것이 더 낫기 때문입니다.
5) 어순을 두고 볼 때 대부분의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 한결같이 전치사구 “겸
손한 자와 함께하여”를 앞세우고 그다음에 “마음을 낮추는 것이”라고 한 것과는 달
리 『새한글성경』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최대로 살려서 “마음을 낮추고”를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 앞에 둡니다. 이럴 경우에 뜻에 미묘한 차이가 납
니다. “겸손한 자와 함께하여 마음을 낮추는 것”이라 할 때는 ‘마음 낮춤’이 ‘겸손한
자와 함께함’의 결과로 이해하게 되지만, “마음을 낮추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사
는 것”이라 할 때는 ‘마음 낮춤’이 전제된 결과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뒤따른다는 뜻으로 읽게 됩니다.
은 둘 다 복수형입니다. 우리말에서는 단수와 복수를 반드시 구별하지 않고 때로는 복수형을 쓸 자리에도 단수형을 쓰는 수가 많기는 하지만, 이 구절의 경우에는 원문 의 복수형을 번역에서도 복수형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6) 그래서 이 구절 전체를 『새한글성경』에서는 “마음을 낮추고 어려운 사람들 과 함께 사는 것이, 뽐내는 사람들과 뺏은 물건을 나눠 갖는 것보다 낫지.”로 번역 합니다.
67. 잠언 28:12 의인들이 기쁨에 겨워할 때는 큰 영광이 있지만, 악인들이 일
어날 때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지.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의인이 이길 때에는 큰 영화가 있고 악인이
일어날 때에는 사람이 몸을 숨느니라”(『구역』)와 “의인이 득의하면 큰 영화가 있고
악인이 일어나면 사람이 숨느니라”(『개역한글』, 『개역개정』)와 “착한 사람이 세력을 잡으면 나라가 크게 빛나고 나쁜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사람들이 숨는다.”(『공동』)
와 “정직한 사람이 이기면 많은 사람이 축하하지만, 악인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숨 는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When the righteous triumph, there is great glory, but when the wicked rise, people hide themselves”( ESV)와 “When the righteous rejoice, great is the glory, but when the wicked rise to power, people are sought out”( NET)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Wenn die Gerechten triumphieren, ist der Jubel gross, wenn aber die Frevler sich erheben, halten sich die Menschen versteckt”(‘의인이 승리하면 환성이 크고 악인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몸을 숨긴다’, ZB)와 “Wenn die Gerechten Oberhand haben, so ist herrliche Zeit; wenn aber die Gottlosen hochkommen, verbergen sich die Leute ”(‘의인들이 우세하면 영 광스러운 시대이다. 그렇지만 악인들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숨는다.’, LB)와 “Wenn Gerechte die Oberhand gewinnen, blüht die Gemeinschaft auf. Wenn Frevler an die Macht kommen, lässt sich kein Mensch mehr blicken.”(‘의인들이 우세 하면 공동체가 피어난다. 악인들이 권좌에 오르면 더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우선 히브리어 본문의 첫 동사 ‘알라츠(#l;[' )’의 번역이 번역본에 따라 여러 가 지입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낱말의 뜻을 ‘기뻐 어 쩔 줄 모르다’(frohlocken/rejoice), ‘환호하다’(jauchzen/exult)로 풀이합니다. ‘기 뻐하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낱말이 여럿 있는데, ‘알라츠’를 『새한글성경』에서는 ‘기 쁨에 겨워하다’로 번역합니다.
5) 대부분의 번역본에서 ‘숨다’로 번역한 히브리어 동사의 기본형인 ‘하파스 (fp;x' )’ 단순능동형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샅샅이 찾다’(durchsuchen/search out), ‘조사하다’(prüfen/examine)로 풀이합니다. 또 강 의능동형의 뜻은 ‘(철저히) 찾아보다’([gründlich] suchen/to search [carefully])로 풀이합니다. 따라서 그 강의수동형을 우리말로는 능동으로 바꾸어 ‘찾아볼 수 없다’
나 ‘찾아보기 힘들다’로 번역할 만합니다. 2021년판 독일어 BB의 번역이 이런 견해 를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 이 구절 전체를 『새한글성경』에서는 “의인들이 기쁨에 겨워할 때는 큰 영광이 있지만, 악인들이 일어날 때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지.”로 번역합니다.
전도서( 집회설교자 )
68. 전도서 3:1 무엇에든 알맞은 시기가 있지요. 하늘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
마다 때가 있고요.
1) 이 구절의 히브리어 본문은 두 문장, 곧 상반절인 ‘락콜 즈만(!m'z> lKol; )’과 하
반절인 ‘워엣 르콜헤페츠 타핫 핫샤마임(~yIm'V'h; tx;T; #p,xe-lk'l. t[ew> )’으로 이
루어져 있습니다.
2)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천하만사가 다 기한이 있고 만 가지 사무가 각각 그
때가 있나니”(『구역』)와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 니”(『개역한글』)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개역개정』)
와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 다.”(『공동』)와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For everything there is a season, and a time for every matter under heaven”( ESV)과 “For everything there is an appointed time, and an appropriate time for every activity on earth”( NET)로, 독일어 번역 본에는 “Für alles gibt es eine Stunde, und Zeit gibt es für jedes Vorhaben unter dem Himmel”(‘모든 것에 시간이 있고, 하늘 아래 의도하는 것마다 때가 있습니다’, ZB)과 “Ein jegliches hat seine Zeit, und alles Vorhaben unter dem Himmel hat seine Stunde”(‘어떤 일에든 제 때가 있고 하늘 아래 모든 의도에도 제 시간이 있 다’, LB)와 “Für alles gibt es eine bestimmte Stunde. Und jedes Vorhaben unter dem Himmel hat seine Zeit”(‘모든 것에 정해진 시간이 있다. 그리고 하늘 아래에 서 의도한 것마다 제 때가 있다’,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이 구절의 번역에서 주의할 점은 우선 상반절과 하반절에 한 번씩 나오는 히 브리어 낱말 ‘콜(-lk', lKo )’을 ‘모든 것’/‘모든 무엇’으로 번역할 것인지, ‘-마다’로
번역할 것인지입니다.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콜’의 뜻을
일단 ‘전체’(Gesamtheit/the whole)로 풀이하고, 이 낱말 홀로 정관사 붙은 꼴로 나
올 때는 ‘모든 것’(Alles/all), ‘전체’(Ganze/the whole)를 뜻하고, 정관사 붙은 단
수 명사가 하나의 단위를 표현할 때 그 앞에 ‘콜’이 붙으면 그 명사가 뜻하는 것 ‘전
부’(ganze/whole)를, 정관사 붙은 단수 명사가 개별 단위를 표현할 때 그 앞에 ‘콜’
이 붙으면 그 명사가 뜻하는 것‘마다’(jeder/every)를 뜻한다고 합니다.
5) 전도서 3:1상반에 나오는 ‘락콜(lKol; )’의 ‘콜’은 ‘모든 것에’뿐만 아니라 ‘무엇
에든’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하반절의 ‘르콜헤페츠(#p,xe-lk'l. )’의 ‘콜’은 ‘-마 다’를 뜻합니다. 명사 ‘헤페츠(#p,xe )’는 이 경우에 ‘일’(Angelegenheit/matter), ‘장 사, 사업’(Geschäft/business)을 뜻합니다. 그래서 ‘르콜헤페츠’는 “일마다”로 번역
점’(Zeitpunkt/point in time)을 뜻합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전도서 3:1의 ‘즈만’
은 “알맞은 시기”로, ‘엣’은 “때”로 번역하여 서로 구별하기로 합니다.
7) 한 가지 더 주의해서 볼 점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하반절의 전치사구 ‘타핫 핫샤마임(~yIm'V'h; tx;T; )’은 바로 앞에 있는 ‘르콜헤페츠’를 수식하는 것이므로 하
반절 번역에 들어가야 하지 이 구절 전체에 걸리는 것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사 실입니다.
8) 이런 여러 가지 점을 정확히 살펴 히브리어 본문의 상하반절 구분에 맞추어 『새한글성경』에서는 “무엇에든 알맞은 시기가 있지요. 하늘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 마다 때가 있고요.”로 번역합니다.
아가( 노래 중의 노래 )
69. 아가 5:4 내 심장이 그이 때문에 쿵쾅거렸어요.
1) 하반절 히브리어 본문 ‘메아이 하무 알라우(wyl'[' Wmh' y[;me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내 마음이 저를 인하여 감동이 되도다”(『구역』)와 “내 마음이 동하여 서”(『개역한글』)와 “내 마음이 움직여서”(『개역개정』)와 “나는 마음이 설레어”(『공 동』)와 “아, 설레이는 나의 마음.”(『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my heart was thrilled within me”( ESV)와 “ my feelings were stirred for him”(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bebte mein Inneres ihm entgegen”(‘내 속이 그를 향해 요동쳤다’, ZB)과 “mein Leib bebte ihm entgegen”(‘내 몸이 그를 향해 요동쳤다’, LB)과 “verlangte alles in mir nach ihm”(‘내 안의 모든 것이 그를 갈망했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여기 쓰인 동사 ‘하마(hm'h' )’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
에서는 ‘불안정하다, 불안하다’(unbeständig, unruhig sein/to be restless, to be turbulent)로 풀이합니다. 다른 문맥(시 46:3; 사 17:12; 51:15; 렘 5:22; 6:23; 31:35; 50:42; 51:55)에서는 바닷물이 무섭게 출렁이는 모습 등을 묘사할 때도 이 동사가 쓰
입니다. 또 아가 5:4에서 이 동사의 주어인 ‘메에(h[,me )’는 원래 ‘창자’(Eingeweide/ bowels)를 가리키지만 사람의 내면의 상황을 표현하기도 해서 ‘심장’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메아이 하무 알라우’는 내 심장이 그(남자) 때문에 쿵쿵 뛰
면서 엄청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같은 표현이 나오는 구절로 구약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예레미야 31:20인데 거기서 100여 년 전에 멸망한 북왕국 백성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의 ‘애간장이 끊 어진다/다 탄다’, ‘속이 뒤집어진다’는 뜻으로 ‘메에’와 ‘하마’가 같이 쓰이고 있습니 다. 『개역개정』에서는 “창자가 들끓으니”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 구절에 대해 서는 아래 “73. 예레미야 31:20 나의 애간장이 들끓는구나,” 번역 해설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5) 아가 5:4의 경우에는 사랑하는 남자가 찾아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젊은
여자에게 생긴 반응을 묘사하는 표현으로 쓰인 것이므로, ‘나의 심장이 쿵쾅거렸
다’로 번역해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쿵쾅거리다.”를 “폭발물이나 북소
리 따위가 크고 작게 엇바뀌어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가 잇따라 나다. 또는 그런 소
리를 잇따라 내다.”로 풀이하고 그 첫 예문으로 “심장이 쿵쾅거리다.”를 들고 있습
니다. 이리하여 ‘메아이 하무 알라우’를 “내 심장이 그이 때문에 쿵쾅거렸어요.”로
번역합니다.
이사야
70. 이사야 1:17 바로잡아 주어라, 억누르는 사람을!
1) 이 구절에 세 번째로 나오는 히브리어 명령문 ‘앗숴루 하모츠(#Amx' WrV.a;)’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굴한 자를 펴 주고”(『구역』)와 “학대 받는 자를 도와주며/도와 주며”(『개역한글』/『개역개정』)와 “억눌린 자를 풀어 주고,”(『공동』)와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correct oppression”( ESV)과 “Give the oppressed reason to celebrate”(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weist den, der unterdrückt, in seine Schranken”(‘억누르는 사람에게 자제를 요구하여라’, ZB)과 “helft den Unterdrückten”(‘억눌리는 자들을 도와주어라’, LB)과 “Weist den Unterdrücker in die Schranken”(‘억누르는 사람들에게 자제를 요구하여라’, BB) 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이 경우의 동사 ‘아샤르(rv;a' )’ 강의능동형의 뜻을 ‘꾸짖다’/‘바로잡다’(zurechtweisen/reprove), ‘자제하게 하 다’(in Schranken halten/to keep within reasonable limits)로 풀이합니다. 또 ‘하
모츠(#Amx' )’는 ‘억누르는 사람’(Bedrücker/oppressor)이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4) ZB, BB처럼 이를 따르면서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에 맞추어 ‘앗숴루 하모츠’를 “바로잡아 주어라, 억누르는 사람을!”로 번역합니다. 이는 억눌리는 사람을 도와주
는 것을 넘어서서 그렇게 억누르는 사람이 더는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지 못하게 막
는 데까지 나아가도록 하는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71. 이사야 5:8 (하나님) “끝장났다, 집에 집이 닿도록 하고 밭에 밭이 이어지
도록 하는 사람들은! 더는 공간이 없을 때까지 그랬지. 그래서 너희끼리만 땅
의 한가운데서 자리 잡고 있구나.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화 있을진저 땅 위에서 혼자 살려는 너희들
이여 집 위에 집을 더하고 밭 위에 밭을 더하여 빈 곳이 없도록 하는도다”(『구역』)
와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가운데에서 홀로 거하려/거주하려 하는 그들은/자들은 화 있을찐저/있을
진저”(『개역한글』/『개역개정』)와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집을 연달아 차지하 고 땅을 차례로 사들이는 자들아! 빈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세상을 혼자 살듯이 차
지하는 자들아!”(『공동』)와 “너희가, 더 차지할 곳이 없을 때까지, 집에 집을 더하고,
밭에 밭을 늘려 나가, 땅 한가운데서 홀로 살려고 하였으니, 너희에게 재앙이 닥친 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Woe to those who join house to house, who add field to field, until there is no more room, and you are made to dwell alone in the midst of the land”( ESV)와 “Those who accumulate houses are as good as dead, those who also accumulate landed property until there is no land left, and you are the only landowners remaining within the land”( NET)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3) 독일어 번역본에는 “Wehe denen, die Haus an Haus reihen, die Feld an Feld rücken, bis kein Platz mehr ist und bis ihr allein noch im Herzen des Landes wohnt”(‘화를 당할 것이야, 집에 집을 잇고 밭에 밭을 물려 자리가 더 없도 록 하고 너희만 땅의 핵심부에서 사는 자들은’, ZB)와 “Weh denen, die ein Haus zum andern bringen und einen Acker an den andern rücken, bis kein Raum mehr da ist und ihr allein das Land besitzt”(‘화를 당할 것이야, 집에 집을 붙이 고 밭에 밭을 물려 자리가 더는 없도록 하고 너희만 땅을 소유하는 자들은’, LB)와 “Wehe denen, die ein Haus neben das andere stellen und ein Feld nach dem anderen aufkaufen! Am Ende gibt es keinen freien Platz mehr. Sie haben das ganze Land an sich gerissen.”(‘화를 당할 것이야, 집 곁에 다른 집을 세우고 밭을 잇따라 사 모으는 자들은! 마지막에는 남은 빈자리가 더는 없구나. 그들은 온 땅을
빼앗아 제 것 삼는구나.’,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히브리어 본문의 첫 낱말 ‘호이(yAh )’는 사람이 죽었을 때 느끼는 슬픔과 안타 까움을 이기지 못해 내뱉는 외마디 소리로 우리말의 ‘아이고’에 견주어 볼 만합니다
새한글성경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99
(왕상 13:30; 렘 22:18, 18, 18, 18; 34:5). 이 ‘호이’가 예언서에서는 다른 뜻으로 쓰입
니다. 무서운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벌하시기로 하나님이 확정하셨으므로 그들은
이미 죽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NET의 번역문 중 “as good as dead”에 반영되어
있듯이)고 예언자들을 통해 선포될 때, ‘호이’를 맨 앞에 내세운 것입니다. 그러고는
그렇게 벌받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슨 악독한 짓을 저질렀는지를 밝히는
말씀이 뒤따릅니다. 이처럼 돌이킬 수 없도록 징벌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이 번역에
서도 잘 드러나도록 ‘호이’를 “끝장났다”로 번역합니다.
예레미야
72. 예레미야 3:22 (하나님) “돌아오너라, 뒤돌아 나간
1) 이 구절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반역한
내
가 너희의 반역한것을 바로잡으리라”(『구역』)와 “배역한 자식들아 돌아오라 내가
너희의 배역함을 고치리라”(『개역한글』)와 “배역한 자식들아 돌아오라 내가 너희의
배역함을 고치리라 하시니라”(『개역개정』)와 “배반한 자식들아, 돌아오너라. 너희
의 마음을 바로잡아 나를 배반하지 않게 하여주리라.”(『공동』)와 “너희 변절한 자녀 들아, 내가 너희의 변절한 마음을 고쳐 줄 터이니 나에게로 돌아오너라.”(『새번역』)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Return, O faithless sons; I will heal your faithlessness.”( ESV)와 “Come back to me, you wayward people. I want to cure your waywardness.”( NET)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Kehrt zurück, abtrünnige Kinder, ich werde eure Abtrünnigkeiten heilen”(‘배교한 자식들아, 내가 너희의 배교 행위들을 고쳐 줄 것이다’, ZB)과 “Kehrt zurück, ihr abtrünnigen Kinder, so will ich euch heilen von eurem Ungehorsam”(‘배교한 자식들아, 내가 너희의 불순종을 고쳐 주겠 다’, LB)과 “Kehrt endlich um, ihr, die ihr auf dem falschen Weg seid! Ich werde eure Treulosigkeit heilen!”(‘잘못된 길에 있는 자들아, 너희는 마침내 돌아오너라! 내가 너희의 불충을 고쳐 줄 것이다!’,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위 1)에서 인용한 한글 번역본들에서는 호격(“반역한 모든 아들들아”, “배역 한 자식들아”, “배반한 자식들아”, “너희 변절한 자녀들아”)을 첫머리에 두었습니 다. 이와는 달리 히브리어 성서에서는 명령형 동사 ‘슈부(WbWv )’가 맨 먼저 나옵니 다. 『새한글성경』에서는 히브리어 성서의 어순을 따라 명령형을 맨 처음에 번역합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101
니다. 다만 ‘돌아오라’보다는 “돌아오너라”로 바꾸어 번역합니다. 하나님을 떠나가
버린 이스라엘 백성을 자식으로 여기고 하나님 아버지가 그 자식들을 애타게 부르
시며 하시는 말씀이므로 그냥 ‘돌아오라’는 명령형보다는 예스러운 표현인 “돌아오
너라”로 번역합니다.
5) 히브리어 성서에서는 이 ‘슈부’(“돌아오너라”)에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
시는 말인 ‘바님 쇼바빔(~ybib'Av ~ynIB' )’이 나옵니다. 그 첫 낱말 ‘바님(~ynIB' )’은 우
선 ‘아들들’을 뜻하지만 이 경우에는 ‘딸들’까지 포함된 ‘자식들’을 뜻합니다. 이 ‘바
님’을 꾸미는 말로 뒤이어 나오는 ‘쇼바빔(~ybib'Av )’은 ‘돌아오다’, ‘돌아가다’를 뜻
하는 동사 ‘슙(bWv )’에서 비롯된 형용사 ‘쇼밥(bb'Av )’의 남성 복수형입니다. 예레미
야 3:22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여기서 ‘쇼밥’은 아버지 하나님한테서 등을 돌리고 “뒤돌아 나간”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할 수 있는 형용사입니다.
6) 이리하여 히브리어 본문의 첫 세 낱말인 ‘슈부 바님 쇼바빔(~ynIB' WbWv ~ybib'Av )’을 『새한글성경』에서는 “돌아오너라, 뒤돌아 나간 자식들아!”로 번역합 니다.
7) 뒤이어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 ‘에르파(hP'r>a, )’는 큰 어려움 없이 “내가 고쳐 주겠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8) 히브리어 본문 상반절의 마지막 낱말 ‘므슈보테켐(~k,yteboWvm. )’은 여성 복
바(hb'Wvm. )’는 예레미야 3:22의 문맥에서는 하나님한테 등 돌리고 ‘뒤돌아 나감’이
라는 추상 명사입니다. 그런데 이 추상 명사가 복수로 쓰일 때는 그 추상성이 구체
적으로 나타난 결과를 가리키거나 추상 명사가 표현하는 뜻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 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앞의 경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므슈보테켐’
을 『새한글성경』에서는 “돌아서서 나간 너희의 여러 잘못”으로 풀어서 번역합니다. 9)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에 맞춘다면, ‘에르파 므슈보테켐(~k,yteboWvm. hP'r>a, )’
은 ‘내가 고쳐 주겠다, 돌아서서 나간 너희의 여러 잘못을’이라는 도치 문장으로 번
역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히브리어 본문에서 뿌리가 같으면서도 품사가 다른 세 낱 말, 곧 동사 ‘슙 ’과 형용사 ‘쇼밥’과
상반절의 첫째, 셋째, 다섯째 문 장에 함께 나와서 매우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까지 한글 번역문에서 그런대 로 잘 반영해 보려면, 목적어 ‘므슈보테켐’의 번역어를 ‘에르파’의 번역어보다 앞세 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에서는 “돌아서서 나간 너희의 여러 잘 못을 내가 고쳐 주겠다.”로 번역합니다.
10) 이리하여 ‘슈부 바님 쇼바빔 에르파 므슈보테켐(~ybib'Av ~ynIB' WbWv ~k,yteboWvm. hP'r>a, )’ 전체는 “돌아오너라, 뒤돌아 나간 자식들아! 돌아서서 나간
너희의 여러 잘못을 내가 고쳐 주겠다.”로 번역합니다.
11) 이처럼 『새한글성경』 예레미야 3:22상반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특징 두 가
지를 살려 번역했습니다.
(1) 어순: 명령형 동사를 호격보다 앞세운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대로 번역했습 니다.
(2) 독특한 표현 형식: 같은 뿌리에서 비롯되었으나 품사가 다른 세 가지 히브리
어 낱말을 함께 쓴 점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돌아”라는 표현을 세 번 거듭 써서 번역 했습니다.
73. 예레미야 31:20 나의 애간장이 들끓는구나,
1) 히브리어 문장 ‘하무 메아이 로(Al y[;me Wmh' )’가 “내 창자가 저희를 위하여 아 프고”(『구역』)와 “그를 위하여 내 마음이 측은한즉”(『개역한글』)과 “그를 위하여 내 창자가 들끓으니”(『개역개정』)와 “가엾은 생각에 내 마음은 아프기만 하였다.”(『공 동』)와 “측은한 마음이 들어”(『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my heart yearns for him”( ESV)과 “I am deeply moved with pity for them”( NET)으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ist mein Innerstes seinetwegen in Unruhe”(‘내 속이 그 때문에 요동치고 있구나’, ZB)와 “bricht mir mein Herz”(‘내 심장이 터진다’, LB)와 “Mein Herz schlägt ganz für ihn”(‘내 심
장이 오로지 그를 향해 뛰는구나’,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우선 ‘창자’를 뜻하는 낱말 ‘메에(h[,me )’가 이 경우에는 ‘내면(감정의 자리, 흥분)’(Inneres [Sitz der Gefühle, Erregung]/inner being [seat of emotions, excitement])을 표현한다고 풀이합니 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초조한 마음속.”을 뜻하는 낱말 ‘애’(『표준국어대사전』)가 있고, ‘애’를 강조하는 표현인 “애간장”이 ‘메에’의 번역어로 아주 적합합니다.
4) 게다가 이 히브리어 문장의 서술 동사인 ‘하마(hm'h' )’는 바닷물이 무섭게 출렁 이는 모습을 묘사할 때도 쓰이므로 ‘애간장’이 ‘들끓는다’로도 번역해 볼 만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애간장’ 항목에서 보기로 드는 문장 가운데 “도도한 목청은 차
츰 선학동 사람들을 주막까지 건너오게 하였고, 그 소리는 또 날이 갈수록 듣는 사 람의 애간장을 온통 들끓어 오르게 만들곤 하였다. ≪이청준, 선학동 나그네≫”에 바로 ‘애간장을 들끓어 오르게 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여기서 ‘애간장’을 주어로
바꾸면 ‘애간장이 들끓는다’라는 식의 문장이 생겨납니다.
에서는 ‘하무 메아이 로’를 “나의 애간장이 들끓는구나,”로 번역합니다.
에스겔
74. 에스겔 22:7 이주민
1) 여기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 ‘게르(rGE)’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나그네”(『구역』, 『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와서 몸붙여 사는 떠돌이”(『공동』)로,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sojourner”( ESV)와 “foreigner”(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Fremder” (‘낯선 사람’, ZB, BB)와 “Fremdling”(‘낯선 자’, L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게르’의 뜻을 최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홀로 또는 가족
과 함께 전쟁(삼하 4:3; 사 16:4)이나 흉년(룻 1:1)이나 돌림병이나 살인에 대한 보
복을 피해서 자신이 살던 마을이나 부족을 떠나 낯선 곳에 와서 머무는 까닭에, 땅 도 소유하지 못하고 아무런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종교 의식과 전투에도 참가할
그렇지만 “나그네”로 번역한 경우에도 실제로는 ‘이주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만 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4)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나그네’는 무엇보다도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
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을, ‘이주민’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가서 사는 사람.
또는 다른 지역에서 옮겨 와서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어서 두 낱말 다 히브리
어 성서의 ‘게르’가 처한 상황을 다 드러내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오늘의 세계 상 황에 비추어 생각한다면 때로는 ‘이주노동자’가 좀 더 알맞은 번역어라고 할 경우
도 있을 것입니다.
다니엘
75. 다니엘 10:13 페르시아 왕국의 수호천사
1) 히브리어 표현 ‘사르 말쿳 파라스(sr:P' tWkl.m; rf;;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 는 “바사국 군”(『구역』)과 “바사국왕(國王)”(『선한문 구역』)과 “바사 국군”(『개역한 글』)과 “바사 왕국의 군주”(『개역개정』)와 “페르샤 호국신”(『공동』)과 “페르시아 왕 국의 천사장”(『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The prince of the kingdom of Persia”( ESV,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der Fürst des Königreichs Persien”(‘페르시아 왕국 의 제후’, ZB)과 “der Engelfürst des Königreichs Persien”(‘페르시아 왕국의 제후 천사’, LB)과 “Der Schutzengel des persischen Reiches”(‘페르시아 제국의 수호천 사’,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다니엘 10:13, 13, 20, 21; 12:1에 나오는 히브리어 명사 ‘사르(rf; )’의 뜻을 최
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수호천사’(Schutzengel/a guardian angel)로 풀이합니다. ‘말쿳(tWkl.m; )’은 이 경우에도 그냥 ‘왕국’으로 번역하면 될 것이므로 굳이 ‘제국’으로 번역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을 바치기 때문이다.
호세아
바친 여자들과 함께 희생제
1) 이 구절에 들어 있는 히브리어 동사 ‘자나(hn"z" )’와 그 여성 분사형 ‘조나(hn"zO )’
와 ‘나압(@a;n" )’과 ‘크데샤(hv'dEq..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 자나 ’ ‘ 조나 ’ ‘ 나압 ’ ‘ 크데샤 ’
『 구역 』 음행하다 기생 간음을 행하다 음부
『 개역한글 』 행음하다 창기 간음하다 음부
『 개역개정 』 음행하다 창기 간음하다 음부
『 공동 』 바람을 피우다 - 간음하다 성소의 창녀*
『 새번역 』 음행을 하다 창녀 간음을 하다 창녀
*난외주: 가나안 성소에는 “거룩한 여인들”이라고 부르는 창녀들이 있었다. 그 들과 성교하면 풍성한 곡식과 많은 가축이 난다고 믿었다.
2)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음행’은 “음란한 짓을 함. 또는 그런 행실.”이고 ‘행음’ 은 “간음을 행함.”이고, ‘간음’은 “부정한 성관계를 함. 주로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의 성관계 따위를 이른다.”라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기생’은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
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이고 ‘창기’는 “몸을 파는 천한 기생.”이고 ‘음부’는 “성격이나 행동이 음란하고 방탕한 여자.”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서 ‘바람피우다’는 “한 이성에만 만족하지 아니하고,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107
가지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런 표현 대부분은 예스러운 표현이어서 요즈음 일상
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보통 그 자체가 도덕적 판단에 따른
비난과 경멸의 뜻을 품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현대 사회에서 절대 빈곤이나 자신
의 의식이 제대로 형성되기 전에 잘못된 성인들에 의한 성 착취의 결과로 성매매를
하게 된 여자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힘든 경우도 있어서 히브리어 성서에 나오는 ‘자나’와 ‘나압’ 같은 낱말에 대한 새로운 번역어를 찾아볼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3) 『새한글성경』에서는 ‘자나’를 문맥에 따라 ‘음행하다’, ‘바람피다’, ‘간통을 범하
다’라는 전통 표현을 넘어서서 ‘(마구) 놀아나다’라는 표현을 새로운 번역어로 씁니 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풀이하는 ‘놀아나다’의 뜻 가운데 한 가지는 “이성과 건
전하지 못한 관계를 가지다.”입니다. 그런 보기로 “외간 여자와 놀아나다.”와 “아무
래도 그 두 남녀가 놀아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문장이 제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또한 요즘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쓰이는 표현이 아닐 수 있지만 순우리말인 점에서
그런대로 살려 쓸 만합니다. 이리하여 ‘자나’의 능동분사 여성형인 ‘조나’는 보통 “놀
아나는 여자”로 번역합니다.
4) ‘나압’은 『새한글성경』에서 ‘잠자리하다’, ‘배우자 아닌 사람과 잠자리하다’, ‘아
내 아닌 여자와 잠자리하다’, ‘남편 아닌 남자와 잠자리하다’, ‘바람피다’라는 대체로
새로운 표현으로 번역합니다. ‘자나’가 건전하지 못한 성행위를 포괄적으로 가리키
는 표현으로 이해하도록 ‘놀아나다’ 등으로 번역하는 것과는 달리 ‘나압’은 그 범위
를 부부 관계에 한정시켜 특정된 뜻으로 이해하도록 번역한 셈입니다. 십계명에 들
어 있는 ‘간음하지 말라’를 “배우자 아닌 사람과 잠자리하지 마라.”로 바꾼 데서 이
점이 분명해집니다(출 20:14; 신 5:18).
5) ‘크데샤’는 『공동』의 난외주에서도 밝혀 놓은 것처럼 옛 가나안 종교에서 다산 과 풍요를 기원하는 종교 예식의 틀 안에서 그 예식에 참여하는 남자들과 성관계를
맺는 여자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이미 『공동』에서 “성소의 창녀”로 번역했습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몸을 바친 여자”로 번역하여 앞의 두 경우 가운데 하나에 속 하는 여자와 구별해 보기로 합니다. 신명기 23:17에서는 좀 더 분명히 “신전에서 몸 을 바치는 여자”로 번역합니다.
6) 이리하여 호세아 4:14에서는 동사 ‘자나’의 한 형태인 ‘티즈네나(hn"yn<z>tii )’는 “놀아난다”로, 동사 ‘나압’의 한 형태인 ‘트나아프나(hn"p.a;n"t.. )’는 “남편 아닌 남자 들과 잠자리한다”로, 동사 ‘자나’ 여성 분사의 한 형태인 ‘조놋(tAnZO )’은 “놀아나는 여자들”로, 여성형 명사 ‘크데샤’의 복수형 ‘크데숏(tAvdEq. )’은 “몸을 바친 여자들” 로 번역합니다.
77. 호세아 5:11 법질서는 무너졌구나.
1) 히브리어 표현 ‘르추츠 미쉬팟(jP'v.mii #Wcr>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재판 의 압제를 당하였도다”(『구역』)와 “재판의 압제를 당하는도다/받는도다”(『개역한 글』/『개역개정』)와 “심판을 받아 산산조각이 나리라.”(『공동』)와 “심판을 받아 … 짓 밟혔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crushed in judgment”( ESV)와 “crushed under judgment”( NET)로, 독일어 번역본에는 “misshandelt wird das Recht”(‘법이 잘
못 다루어지고 있다’, ZB)와 “zertreten ist das Recht”(‘법이 짓밟히고 있다’, LB)와 “die Rechtsordnung ist zusammengebrochen”(‘법질서가 무너져 있다’, BB)으로
신 구약 히브리어 사전(HAL/HALOT)에서는 ‘라차츠’의 뜻을 ‘잘못 다루다’(misshandeln/mistreat), ‘억누르다’(unterdrücken/oppress)로 풀이합니다. ZB가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실제로 이런 표현이 뜻하는 바를 우리말로
조금 더 실감나게 옮기기 위해서 BB처럼 “법질서는 무너졌구나.”로 번역합니다.
학개
78. 학개 2:11 너는 제사장들에게 가르침을 요청해 보아라.
1) 히브리어 문장 ‘숴알나 엣학코하님 토라(hr"AT ~ynIh]Koh;-ta, an"-la;v.. )’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너는 제사장에게 율법이 어떠한가 물어보며”(『구역』)와 “너 는 제사장에게 율법에 대하여 물어”(『개역한글』, 『개역개정』)와 “사제들에게 법을
물어 보아라.”(『공동』)와 “너는 제사장들에게 율법의 가르침이 어떠한지 물어 보아 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Ask the priests about the law”( ESV, NET)로, 독
일어 번역본에는 “Frage doch die Priester nach Weisung”(‘제사장들에게 가르침 을 요청해 보아라’, ZB)과 “Frage die Priester nach dem Gesetz”(‘법에 대하여 제
사장들에게 물어보아라’, LB)와 “Frag die Priester nach einer Weisung”(‘제사장들 에게 어떤 가르침이라도 요청해 보아라’, BB)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여기에 쓰인 명사 ‘토라(hr"AT )’는 출애굽기부터 신명기까지에 적혀 있는 ‘율
법’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이스라엘 평민이 살아가다가 부딪치는 종교 의식과 관련 된 문제를 두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제사장을 찾아가서 물을 때
제사장이 답해 주는 ‘가르침’을 뜻합니다. 종교 전문가가 평신도의 신앙 관련 질문에 유권 해석을 해 주는 식입니다. 구약학계에서는 이런 ‘토라’를 ‘제사장의 토라’라고 합니다. 이는 이미 모세에게로까지 소급되어 경전에 확정되어 있는 ‘토라’와는 구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해가 없도록 이런 경우의 ‘토라’는 “가르침”으로 번역할 필요 가 있습니다. 실제로 히브리어 낱말 ‘토라’는 원래 ‘길을 가리켜 줌’(Wegweisung/ direction), ‘가르침’(Weisung/instruction)을 뜻하기도 합니다. 4) 학개 2:11의 ‘토라’를 “가르침”으로 번역한다면, 동사 ‘샤알(la;v' )’(fragen/ ask)도 거기에 맞추어 ‘요청하다’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숴알나 엣학 코하님 토라’를 “너는 제사장들에게 가르침을 요청해 보아라.”로 번역합니다.
스가랴
79. 스가랴 12:10 그래서 그들이 나를 우러러볼 것이다, 그들이 찔러 꿰뚫었 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러고는 … 그를 두고 울부짖을 것이다.
1) ‘워힙비투 엘라이 엣 아셰르다카루 워사프두 알라우(tae yl;ae WjyBihiw>> wyl'[' Wdp.s'w> Wrq'D"-rv,a])’가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저희가 찌른 나를 우러러볼 것이요 위하여 애통하기를”(『구역』)과 “그들이 그 찌른바/찌른 바 그를(난외주: 히, ‘나를’ 어떤 역본에는, ‘그를’) 바라보고 그를 위하여 애통하기를”(『개역한글』/『개역 개정』)과 “그들은 내 가슴을 찔러 아프게 한 일을 … 슬퍼하며”(『공동』)와 “그러면 그들은, 나 곧 그들이 찔러 죽인 그를 바라보고서, … 슬피 울며,”(『새번역』)로 되어 있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so that, when they look on me, on him whom they have pierced, they shall mourn for him”( ESV)과 “so that they will look to me, the one they have pierced. They will lament for him”( NET)으로 번역되 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sie werden aufblicken zu mir, den sie durchbohrt haben. Und sie werden um ihn trauern”(‘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찔러 꿰뚫었던 나를 우러러볼 것이다. 그러고는 그를 두고 울부짖을 것이다.’, ZB) 과 “Und sie werden mich ansehen, den sie durchbohrt haben, und sie werden um ihn klagen”(‘그리고 그들이 자기들이 찔러 꿰뚫었던 나를 바라보고, 그들이 그 를 두고 울 것이다.’, LB)과 “Dann werden sie schuldbewusst zu mir aufblicken und an den Menschen denken, den sie durchbohrt haben. Sie werden um ihn trauern”(‘그러면 그들이 잘못을 깨닫고 나를 우러러보고, 자신들이 찔러 꿰뚫었던 사람을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그를 두고 울부짖을 것이다.’, BB)으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4) 히브리어 본문에서 그들이 우러러볼 대상은 ‘나’이고, 그들이 찔러 꿰뚫었던
대상이자 울부짖게 될 계기가 된 사람은 그냥 3인칭 남성 단수(‘그’)로 표현합니
다. 그래서 ‘나’가 곧 그들에게 찔려 꿰뚫린 사람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새한글성경』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최대로 반영하여 “그래서 그들이
나를 우러러볼 것이다, 그들이 찔러 꿰뚫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러고는 … 그
를 두고 울부짖을 것이다.”로 번역합니다. ‘우러러볼 나’와 ‘그들이 찔러 꿰뚫었던
사람’인 ‘그’의 차이를 일단 히브리어 본문을 따라 그대로 두고, 이 둘이 같은지 다
른지는 주석에서 다룰 문제로 남겨 둔 점에서는 BB와 같습니다. 1993년판 레펜틀
로우(Henning Graf Reventlow)의 주석에서는 “sie werden auf mich blicken im Bezug auf den, den sie durchbohrt haben, und sie werden über ihn klagen”(‘그
들은 자신들이 찔러 꿰뚫었던 사람과 관련하여 나를 우러러보고는 그를 두고 울부
짖을 것이다’)으로 번역하여 그 둘을 관련시킵니다.
말라기
80. 말라기 2:15 *한 사람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그
에게 남아 있었다면요! 그 한 사람이 무엇을 구하고 있었던가요? 하나님이 주 실 후손이었습니다.(*각주: 또는 ‘그분께서 모두 만드시지 않았나요? 남아 있
는 모든 영이 그분의 것이지요. 그분께서 무엇을 찾으실까요? 하나님의 자손 이지요.’)
1) 히브리어 본문 말라기 2:15상반 ‘월로에핫 아사 우숴아르 루아흐 로 우마 하
에핫 므박케쉬 제라으 엘로힘(dx'a,h' hm'W Al x:Wr ra'v.W hf'[' dx'a,-al{w>> ~yhil{a/ [r:z< vQeb;m. )’이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께서 성신이 유여하시되 일
남 일녀를 지으신 것이 아니뇨 어찌하여 일남 일녀를 지으셨느뇨 이는 경건한 자손 을 얻고자 하심이라”(『구역』)와 “여호와는 영이 유여하실찌라도 오직 하나를 짓지 아니하셨느냐 어찌하여 하나만 지으셨느냐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니
라”(『개역한글』)와 “그에게는 영이 충만하였으나 오직 하나를 만들지 아니하셨느냐
어찌하여 하나만 만드셨느냐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개역개정』)와 “야훼께서 너희의 몸과 마음을 묶으실 때, 무엇을 바라셨겠느냐? 하느님께서는 후
손을 주시려고 하신 것이다.”(『공동』)와 “한 분이신 하나님이 네 아내를 만들지 않으
셨느냐? 육체와 영이 둘 다 하나님의 것이다. 한 분이신 하나님이 경건한 자손을 원 하시는 것이 아니겠느냐?”(『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새번역』에서는 “또는 ‘(주님께서) 그들을 하나가 되게 하지 않으셨느냐? 육체와 영에 있어서 그들은 주님 의 것이다. 왜 하나냐? 주님께서 경건한 자손을 찾고 계셨기 때문이다.’”라는 난외 주를 붙여 놓았습니다.
2) 2000년대 영어 번역본에는 “Did he not make them one, with a portion of the Spirit in their union? And what was the one God seeking? Godly offspring.”( ESV)과 “No one who has even a small portion of the Spirit in him
구약 간추린 번역 해설 | 113
does this. What did our ancestor do when seeking a child from God?”( NET) 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3) 2000년대 독일어 번역본에는 “Und das hat keiner getan, der einen Rest von Geist hatte. Und was wollte dieser eine? Er wollte Nachkommenschaft von Gott.”(‘그리고 영이 남아 있던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한 사 람은 무엇을 원했는가?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후손을 원했다.’, ZB)과 “Einer, in dem noch ein Rest von Geist war, hat das nicht getan. Was sucht dieser eine?
Nachkommenschaft von Gott.”(‘그 안에 아직 영이 조금 남아 있던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한 사람은 무엇을 구할까?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후손이다.’, LB)과 “So etwas macht keiner, der noch halbwegs bei Verstand ist. Und was macht jemand, der noch bei Verstand ist? Er bleibt den Nachkommen Gottes treu. ” (‘어떻게든 아직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아직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그는 하나님의 후손에 충실하지.’, BB)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4) 위 2)의 ESV와 3)의 ZB, LB, BB 말고도 2017년판 독일어 <새통일번역본> (NEÜ), 2006/2011년판 독일어 <정의로운언어성서>(BGS), 2005년판 독일어 <헤르 더성서>(HRD), 1993년판 레펜틀로우(Henning Graf Reventlow)의 주석, 1975년 판 엘리거(Karl Elliger)의 주석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5) 『새한글성경』에서는 이런 흐름을 따르면서도 히브리어 어순을 최대로 반영할 수 있
도록 문장을 구성단위별로 끊어서 “한 사람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호와의 영
이 그에게 남아 있었다면요! 그 한 사람이 무엇을 구하고 있었던가요? 하나님이 주실 후 손이었습니다.”로 번역합니다. 그렇지만 달리 이해할 여지도 적지 않으므로 “또는 ‘그분께 서 모두 만드시지 않았나요? 남아 있는 모든 영이 그분의 것이지요. 그분께서 무엇을 찾으 실까요? 하나님의 자손이지요.’ ”라는 각주를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