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번역 해설집_시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69

일러두기

1. 시편이 산문이 아닌 ‘시’인 만큼, 세상 모든 언어의 시에서 쓰듯 이 시편 원문에서도 쓴 함축적인 표현은 함부로 풀어서 쉽게만 번역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내용 전달이 표현의 함축성 반영 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함축적인 표현을 구체적인 번역어로 바꾸어 옮겼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의 앞부분에서 는 어순에 대한 해설도 가끔 나옵니다. 뒷부분에서는 앞부분에 맞추 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어순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 다. 아무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한국어로는 부자연스러 워서 독자들에게 낯설더라도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에서 드러나는 본 문의 특징을 최대로 살려 번역했습니다.

1) 어떤 언어에서든 어떤 낱말이 문장의 첫머리에 나올 때, 중간 에 나올 때, 마지막에 나올 때, 그 뜻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문장 첫머리에 나오는 낱말은 글을 쓴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인 수가 많습니다. 특히 목적어나 부사구를 문장 맨 처음에 둘 때가 그렇습니다. 문장 맨 뒤에 나오는 낱말은 앞에서 말한 내용 전체에 해당되는 내용을 담고 있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독자들에게 반 드시 기억해 줄 것을 암시하는 수도 있습니다. 문장 중간에 나오는 낱말들은 또한 서로 사이에 엇갈리게 해서 문장 전체가 동심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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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전문용어로는 ‘교차대구’)를 띄면서 문장에서 강조하려는 바가 이 한가운데에 있다는 점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이는 히브리어 본문 의 문학적 표현 기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2) 이렇게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존중하며 번역하다 보니 도치 문장이 많아졌습니다. 그냥 물 흐르듯이 수월하게 쓸 수 있는 문장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뒤 순서를 바꾸어 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어떤 한 낱말이나 표현만 뚝 떼 내어 따로 두기도 합니다. 서술어나 부사구 등이 먼저 나오고 주어가 문장 끝에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한국어의 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므로 아주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시편은 산문이 아닌 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더더욱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3. 이 모든 과정을 통틀어 시편 히브리어 본문에서 느낄 수 있는 운율을 제대로 살려 번역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새삼 스럽게 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히브리어 어순에 맞추어 번역하려고 애 쓴 덕택에 가끔은 원문의 운율 비슷한 운율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4. 문장의 마침꼴을 시 각 부분의 상황에 맞추어 다양하게 썼습니 다. 그래서 ‘-다’뿐만 아니라 ‘-게나’, ‘-입니다’, ‘-요’ 등도 썼습니다. 이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전체의 마침꼴 사용법과 통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성경 원문에 쓰인 대부분의 표현이 각 시대의 일반인 들이 쓰던 입말이었던 것과, 세계 개신교 성경 번역 초기에서부터 대 중들의 입말을 번역어로 써 온 전통도 살리려고 했습니다. 게다가 오 늘날 교회 현장에서 교역자들이 일반인들 앞에서 말할 때는 마침꼴 ‘-요’나 ‘-입니다’를 쓰는 것이 보통이라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시편의 경우에는 혼잣말이 분명한 경우에는 ‘-다’를 쓰지만, 말의 상대방이 있는 것이 확실하거나 본문에 드러나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으나 상 대방의 존재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때는 마침꼴 ‘-요’나 ‘-입 니다’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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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 편의 시 안에서 시인은 하나님께로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혼잣말도 하고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게 말을 걸기도 하는 형식으로 도 말하는 수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변화에 따라서 한 편의 시 안에 서도 문장의 마침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기존 한글 번역 본들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좀 더 드러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침꼴이 달라질 때마다, ‘기도’, ‘혼잣말’, ‘사람에게 하는 말’ 등을 따로 괄호 안에 써넣어서, 시 안에서 대화의 상대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독자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아가(노래 중의 노래)’에서, 말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밝혀 ‘여자’, ‘남자’, ‘무 리’, ‘여자의 혼잣말’을 괄호 안에 적어 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본 문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런 표시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 지만, 그 점은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표시해 둠으로써 독자들이 갑자기 달라지는 문장의 마침꼴 때문에 당황하는 점은 줄 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런데 한 편의 시에서 시인의 대화 상대가 한결같을 때에는 그런 표시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일반 사람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된 1장, 혼잣말 형식으로 된 8장이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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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시편( 찬양모음) ’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신구약성서 66권의 이름도, 한글 번역본에서 전통적으로 써 오던 이름과 아울러 원어 성서에서 쓰는 이름도 새롭게 선보이려고 합니다. 평소에 책 이름으로 쓰이는 ‘시편’과 개별 시편을 가리킬 때 쓰이 는 ‘시편’이 잘 구별이 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또 ‘시편’이라는 번역어는 문학 장르인 ‘시’라는 점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장점이 있 으나, 시편이 본래 실제로는 가락 붙은 노래였다는 점을 전혀 살려 내지 못합니다. 히브리어 성서에서 시편의 이름은 ‘찬양하다’라는 뜻의 동사에서 나온 여성형 명사에 이상하게도 남성 복수형 접미어를 붙인 형태입 니다. 이는 시편 앞부분에 많이 나오는 탄원시나, 엄격히 찬양시에 해당하지 않는 여러 유형(감사시, 예배의식시, 지혜시, 제왕시, 역사시 등)의 시편조차도 ‘찬양’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는 신학적인 의도에 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히브리어 성서에서는 ‘찬양’을 뜻하는 명사를 책 이름에 쓸 때만 남 성 복수형으로 쓰고, 그 밖에 그저 ‘찬양’을 뜻하는 문맥에서 복수로 쓸 때는 여성 복수형으로 씁니다. 시편 22:3(‘그래도 주님은 거룩하십 니다. / 앉아 계십니다, 이스라엘의 찬양들 위에.’)이 그런 보기입니다. 시편은 여러 편의 찬양을 한데 모아 묶은 책입니다. 그래서 ‘찬양 모음’으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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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 장

1:1 복 있습니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복 있는 사람은’(개역한글, 개역개정, 새 번역), ‘복되어라’(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도 대체로 이와 비슷하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더러는 ‘오, 이런 사람의 행복은’, ‘행복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복 받았습니다, 이런 사람은’, ‘얼마나 복된지요, 이 런 사람은’, ‘행복하다고 기릴 만합니다, 이런 사람은’이라는 식으로 조금씩 다르게 번역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원문에서는 한 낱말 이더라도 번역에서는 여러 가지로 옮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맘에 드는 식으로 번역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번역을 두고 대뜸 잘못된 번역이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3) 이 히브리어 낱말을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행복합니다 (또는 ‘복 받았습니다, 이런 사람은’)’라는 식으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1) 원문의 어순을 되도록 살려서 번역하였습니다. ‘복 있습니다’ 를 맨 앞에 둔 것은, 말이나 글에서 보통은 중요한 내용을 먼저 내세 우는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어 성서 시편 1장의 짜임새를 보 면 1-3절이 하나로 죽 이어져 있습니다. 개역개정 의 번역어를 사용 해서 자연스러운 한국어 어순에 최대한 맞추어 다시 써 본다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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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이 번역할 수 있습니다.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 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함으로써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 귀가 마르지 아니하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서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는 사람은 복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복 있다’라는 뜻의 낱말을 맨 앞에 둔 원문의 의도와 분위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에서조차 ‘복 있는 사람은’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1절 첫머리에 두었 습니다. 이는 임시방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원문의 어순에서 드러나는 의도 와 분위기를, 번역문으로 성경을 읽는 분들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번역했습니다. 우선 서술어(‘복 있습니다’)를 앞세우고 그 뒤 에 주어(‘~한 사람은’)를 두었습니다. 다음으로 주어가 너무 길기 때 문에 한 마디씩 끊어서 번역했습니다.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한 문장 이 16어절 50글자를 넘지 않도록 번역하고, 한 문장에는 한 가지 내 용을 담기로 한다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번역 원칙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 있습니다, 그릇된 사람들의 의논 따라 걷지 않는 사람은!’으로 번역했습니다. 도치문은 히브리어 성서에서 도 특히 시에 자주 나타납니다.

(2) ‘복 있다’로 번역한 히브리어 낱말은 하나님이 내리시는 복을 받았다고 할 때 쓰는 낱말과는 달리, 그저 사람이 행복한 상태를 객 관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점만 생각하면 ‘행복하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복 있다’로 옮긴 까닭은 마태복 음 5:3-10을 비롯하여 신약 여러 곳에서 ‘복 있습니다, ~한 사람은’라 고 할 때 ‘복 있다’라고 옮긴 신약 그리스어의 번역에 맞추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신약과 구약 양쪽에서 다 찾아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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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은 되도록 같은 번역어로 옮겨서 신구약의 연관성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3) ‘복 있습니다’에서 마침꼴 ‘-습니다’를 쓴 것은, 시편 전체의 첫 장이자 서문이라 할 수 있는 시편 1장이 하나님이 사람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형식으로 되어 있지 않고, 어떤 사람이 아마도 불특정 다 수의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사람은 복이 있으므로, 내 말을 듣 는 여러분도 그런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라는 뜻으로 부르는 노래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러 사람들에게 권하는 말을 할 때 는 상대방이 손아랫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 마침꼴로 말하는 경우 가 드뭅니다.

(4) ‘복 있습니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낱말은 시편 2장 마지막 문 장인 12하반절 첫머리에도 나옵니다. 1장 첫 문장 첫머리와 2장 마지 막 문장 첫머리에 같은 낱말을 씀으로써 1장과 2장이 각각 독자적인 시편일 뿐만 아니라 이 둘을 한데 묶어서 읽을 것을 독자들에게 암시 합니다. 1장의 가르침에 비추어 2장을 이해하고, 2장의 배경에서 1장 을 읽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우선 1장 자체의 뜻을 살핀 다음에, 그 뜻을 2장에서 묘사하는 복잡한 국제 정세에 비추어 새롭게 생각 할 수 있습니다.

1:1 그릇된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악인’(개역한글, 새번역), ‘악인들’(개역개 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사악한 사람들’, ‘불경건 한 사람들’, ‘악한 사람들’, ‘범죄자들’, ‘하나님 공경하지 않는 사람 들’, ‘힘센 사람들’로 번역했습니다.

3) 이 히브리어 낱말의 뜻을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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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그 본질이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악인’으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에서 (1) ‘의인’을 ‘올바른 사람’이라는 순우리말로 바꾸기로 함에 따라 그 반대말인 ‘악인’을 ‘그릇된 사람’으로 바꾸어 번역했습니다. 위 3)을 따르면 ‘잘못된 사람’으로도 옮길 만하지만, ‘잘못되다’를 뜻하는 다 른 히브리어 낱말들과 구별하기 위해 ‘그릇된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 습니다.

(2) ‘복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히브리어 본문 1-3절에서 는 단수형(‘… 걷지 않는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이와는 달리, 그 사 람 반대쪽에 있는 ‘그릇된 사람들’(1, 4, 5, 6절), ‘죄짓는 사람들’(1, 5 절), ‘비웃는 사람들’(1절)은 모두 복수형으로 표현합니다. 다른 한편 으로 ‘그릇된 사람들’의 반대말로는 이미 (1)에서 알아보았듯이 ‘올바 른 사람들’(5, 6절)이라는 복수형을 씁니다. 시편 1장의 이러한 흐름 으로 보면, ‘복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여러 ‘그릇된 사람 들’, ‘죄짓는 사람들’, ‘비웃는 사람들’ 가운데 홀로 힘들게 지내고 있 지만, 알고 보면 이런 사람이야말로 ‘올바른 사람들’ 가운데 들어가 는 사람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 람을 ‘올바른 사람들’의 전형적인 인물로 소개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에 대해 지금은 홀로 여럿에게 어려움을 겪고 그들 을 상대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결코 홀로가 아니라 예로부터 맥을 이어 오고 있는 ‘올바른 사람들’의 공동체, 또 지금 다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올바른 사람들’의 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 다.

(3) ‘그릇된 사람들’로 옮긴 원어의 뜻을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 에서는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폭력을 써서 기어 코 얻어 내는 사람’이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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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의논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꾀’(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도움말’, ‘협의’, ‘본보기’, ‘음모’, ‘간계’, ‘모임’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히브리어에서 이 낱말의 뿌리가 되는 동사는 ‘도움말하다’, ‘조 언하다’, ‘계획하다’, ‘결정하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이 동사에서 비롯 된 명사는 ‘도움말’, ‘조언’, ‘충고’, ‘계획’, ‘결정’을 뜻합니다. 이런 도움말, 조언, 충고, 계획, 결정의 주체가 ‘그릇된 사람’ 하나가 아니 라 ‘그릇된 사람들’이라고 할 때, 이 낱말은 그릇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도움말을 주고받으면서 의논하는 것을 뜻한다고 이해할 수 있 습니다.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시편 1:1뿐만 아니라 욥기 10:3; 21:16; 22:18에 ‘그릇된 사람들’과 ‘의논’이라는 두 낱말이 함께 나오는데, 이런 경우에 이 낱말은 그릇된 사람들의 계획을 뜻한다기 보다는 그릇된 사람들의 공동체, 그릇된 사람들 전체를 가리키는 것 이라고 합니다.

4) 새한글성경 에서는 원문에서 이 히브리어 낱말과 직접 관련되 는 동사인 ‘걷다’에 맞추어 ‘의논’으로 번역했습니다.

1:1 죄짓는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죄인’(개역한글, 새번역), ‘죄인들’(개역개 정, 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죄인들’ 말고도 ‘혼란에 빠 진 사람들’, ‘하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앞 문장의 ‘그릇된 사람들’, 뒤 문장의 ‘비웃는 사람들’에 맞추어 ‘죄짓는 사람들’로 번역했습니다. ‘죄지은 사람’으로도 옮길 수 있지만, 계속 죄를 짓고 있는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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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글의 흐름에 더 알맞기 때문에 ‘죄짓는 사람’으로 했습니다. ‘죄짓는 사람’으로 옮긴 원어의 뜻을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하나님에게 등을 돌리고 떨어져 나와서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는 사 람’이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1:1 비웃는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오만한 자’(개역한글, 새번역), ‘오만한 자들’(개역개정), ‘조소하는 자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비웃는 사람들’ 말고도 ‘조소하는 사람들’, ‘남들을 비방하는 사람들’, ‘뻔뻔스런 사람들’, ‘양 심 없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이런 번역어들은 이 히 브리어 낱말이 본래 지니고 있던 뜻을 넓혀서 이해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3) 이 낱말의 뿌리가 되는 히브리어 동사의 본뜻은 ‘비웃다’입니다.

4) 그 뜻을 그대로 살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비웃는 사람들’로 번역했습니다. 이들은 앞에서 ‘그릇된 사람들’, ‘죄짓는 사 람들’이라고 한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인 만큼, 여기서 그들이 비웃는 대상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나님까지 들어가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시편 73:8-11; 이사야서 28:15; 말라기서 3:14에서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2 가르침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율법’(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법’, ‘율법’, ‘가르침’, ‘명령’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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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히브리어 낱말은 원래 ‘가 르침’, 그것도 개별 가르침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1) ‘가르침’으로 번역합니다.

(2) ‘가르침’으로 옮긴 원어의 뜻을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히브리어는 ‘토라’. 율법. 하나님의 뜻을 글로나 말로 전해 온 것을 뭉뚱그리는 말.”이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3) 이 낱말이 2절의 상반절과 하반절에 각각 한 번씩 나옵니다. ‘여호와의 가르침에 자신의 기쁨을 둔다’는 상반절 번역은 그리 이상 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반절에서는 ‘소리 내어 읽다’의 목 적어로 ‘여호와의 가르침을’이라는 번역어를 둔 것은 어색하게 들립 니다. 읽는 대상은 글로 적힌 책이거나 편지이거나 문서인 것이 보통 이고, 독자들도 그렇게 기대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 면 하반절에서는 ‘가르침’이라고만 하기보다는 다시 전통 번역어로 돌아가서 ‘율법’이라고 하든지 아니면 ‘율법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가르침’을 그대로 둠으 로써 독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다름 아니 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호와의 가르침 자체이지 가르침이 책이나 문서의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율법책, 가르침 을 적어둔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며 그 뜻을 새긴다고 할 때, 읽는 사 람이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은 책 자체가 아니라 책에 적힌 가르침 입니다!

1:2 낮이든 밤이든 이 히브리어 표현 자체는 ‘주야로’(개역한글, 개역개정), ‘밤낮으로’ (공동개정, 새번역), ‘밤낮없이’, ‘낮에도 밤에도’로도 번역할 수 있습 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밤’보다 ‘낮’을 앞세운 히브리어 본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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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순을, 다른 한편으로는 순우리말 입말의 분위기를 살려 보려고 ‘낮 이든 밤이든’으로 번역했습니다.

1:2 소리 내어 읽습니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묵상하다’(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되새기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개역개정 과 새 번역 에 각각 ‘작은 소리로 읊조리다’와 “또는 ‘읊조리는’”이라는 난 외주가 붙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묵상하다’ 말고도 ‘공부 하다’, ‘(깊은) 생각에 잠기다’, ‘두고두고 생각하다’, ‘중얼거리다’, ‘읊 다’, ‘낭송하다’, ‘홀로 소리 내어 읽다’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동사를 ‘낮은/작은 목소리로 읽다’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일단 ‘소리 내어 읽다’로 번역 합니다. 원어의 뜻을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글자 그대로는 ‘중얼거리다’라는 뜻. 예전에는 듣는 사람이 없더라도 소리 내어 읽 었다. 읽은 것을 자신의 마음에 더 잘 새겨 넣기 위해서였다.”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1:3 물길 곁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시냇가’(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냇 가’(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시냇)물가’, ‘흐르는 물가’, ‘물웅덩이들 가’, ‘물길들 가’, ‘물길들 사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곳은 사람이 일부러 파서 만든 물웅덩이나 물길의 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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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3)과 이를 지지하는 2)의 번역 본들을 따라 ‘물길 곁’으로 번역했습니다. 이렇게 이해할 경우에 독자 들은 ‘복 있는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메마른 땅에 일부러 물길을 만들어서라도 ‘복 있 는 사람’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해 주신다는 점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1:5 올바른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의인’(개역한글, 새번역), ‘의인들’(개역개 정, 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의인들’ 말고도 ‘경건한 사람들’, ‘그분의 뜻대로 사는 사람들’, ‘검증된 사람들’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히브리어 낱말을 사람에게 쓸 때, 한편으로는 법이나 도덕의 잣대로 보더라도 잘못이 없고 올바 른 사람, 무엇보다도 공동체가 잘 유지되도록 충실하게 처신하는 사 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면에서 하나님 앞에서 올바르고 경건한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를 서로 엄격히 구분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에서는 (1) ‘의인’을 ‘올바른 사람’으로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의’, ‘정의’, ‘공의’라는 말을 나름대로 구분하여 써 온 것을 한데 연관시켜 생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 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맺는 올바른 관계는 ‘의’, 사회생활에서 이웃과 맺는 올바른 관계는 ‘정의’, 또 하나님이 이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리고 움직여 나가시는 것이나 사람이 공공생활에서 올바르게 처 신하는 것을 두고서는 ‘공의’라고 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만 성경은 이 셋이 서로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올바른 사람 곧 의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하나님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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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를 입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웃 개개인과도 올 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가 잘 유지되고 발전 번영 해 나갈 수 있도록 올바르게 처신한다는 것입니다.

(2) 바로 이런 점을 ‘올바른 사람’에 대한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 의 짧은 풀이(‘의인. 하나님의 명령을 따름으로써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서 알려 줍니다.

1:6의 어순 히브리어 본문의 상반절 앞부분에서는 ‘여호와가 알고 계시거든요’ 가 나오고 하반절 뒷부분에서는 ‘사라질 것입니다’가 있고, 이 둘 사 이인 상반절 뒷부분과 하반절 앞부분에 각각 ‘올바른 사람들의 길은’ 과 ‘그릇된 사람들의 길은’이 들어 있습니다. 이 점을 번역에서도 살 려 보려고 했습니다. 여호와가 알고 계시거든요, 올바른 사람들의 길은. 그릇된 사람들의 길은 사라질 것입니다.

1:6 알고 계시거든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인정하시나’(개역한글, 개역개정), ‘인정 하시지만’(새번역), ‘보살피신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아시기 때문입니다’ 말고 도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아십니다’, ‘그렇지, 돌보십니 다’, ‘지켜보십니다’, ‘주의해 보십니다’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히브리어 동사의 일차적인 뜻인 ‘알다’를 문맥에 따라 여러 가 지로 달리 번역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 원래의 뜻 그대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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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히브리어 동사가 능동 분사형이어서 ‘알고 계시다’로 번역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 히브리어 문장 맨 앞에 나오는 접속사가 원인을 나 타낸다고 이해하여 이를 살려 보려고 ‘-거든요’라는 마침꼴을 썼습니 다. 또 시에 들어 있는 문장이라서 ‘여호와께서’라고 하지 않고 그냥 ‘여호와가’로 했습니다. 문장이 산문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게 하려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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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 장

2장 1, 7, 10절 앞 괄호 안에 들어 있는 안내의 말 1, 7, 10절 첫머리에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는 도움말을 넣어 두 었습니다. 또 6절 첫머리와 7절 중간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괄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히브리어 본문에 있는 것이 아니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인 것입니다. 한 편의 시 안에서 이처럼 말하는 주체가 바뀌는 수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1-5절에서는 하나님을 ‘여호와’(2, 4절), ‘주님’(4, 5절)이라는 3인 칭으로 부르고 있어서 하나님께 올리는 말씀으로 보기보다는 사람에 게 하는 말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은 7절과 10-12절에서도 마찬 가지입니다. 이와는 달리 7절 중간-9절에 나오는 단수 1인칭 ‘나’, ‘내’는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2장의 연 표시 1) 한 편의 시가 여러 연으로 이루어질 때는 연 사이에 한 줄을 띄웠습니다. 2장은 1-3절, 4-6절, 7-9절, 10-12절의 네 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그런데 연 구분이, 말하는 주체의 변화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2장에 나오는 첫 ‘사람에게 하는 말’인 1-5절은 첫째 연인 1-3절을 넘어서서 둘째 연의 첫 두 절인 4-5절까지 이어집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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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하면 둘째 연은 ‘사람에게 하는 말’인 4-5절과 ‘하나님의 말씀’인 6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7-9절도 ‘사람에게 하는 말’인 7절 앞부분 과 ‘하나님의 말씀’인 7절 나머지 부분-9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1 무슨 까닭으로 1) 전통적으로는 ‘어찌하여’(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 로 번역한 히브리어 의문사를 새롭게 번역해 보려 한 것입니다.

2) 이 히브리어 의문사는 ‘때문에’를 뜻하는 전치사와 ‘무엇’을 뜻 하는 의문 대명사가 합한 꼴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구성 요소 가 드러나도록 ‘무슨 까닭으로’로 번역했습니다.

3) 독어 번역본과 불어 번역본의 번역어에서도 이 두 가지 구성 요소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2:1 시끄러운가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분노하며’(개역한글, 개역개정), ‘술렁대 는가’(공동개정), ‘술렁거리며’(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난외주로 는 ‘소란’(개역한글, 개역개정), “칠십인역에는 ‘격노하며’”(새번역)가 붙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격노하다’, ‘반역하다’, ‘공모하다’, ‘모이다’, ‘움직이다’, ‘광란하다’, ‘소란하다’, ‘소란에 빠지 다’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히브리어 낱말은 ‘소란하 다’를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이를 순우리말 ‘시끄럽다’로 바꾸었습니다. 칠십인역에는 이 히브 리어 낱말에 상응하는 자리에 ‘(건방지게 굴면서) 설쳐 대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동사가 있습니다. 이 점을 각주에 밝혀 두었습니다. 사도행전 4:25에서 시편 2:1을 인용할 때는 이 칠십인역을 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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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민족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열방’(개역한글), ‘이방 나라들’(개역개 정), ‘나라들’(공동개정), ‘뭇 나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나라들’ 말고도 ‘백성들’, ‘민족들’, ‘이방인들’, ‘세상 족속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이 히브리어 낱말을 문맥에 따라서는 ‘나라’로 번역할 수도 있 습니다. 공동개정 에서는 시편 2:1상반이 그런 경우라고 생각해서인 지 ‘나라들’로 번역했고, 새번역 에서는 ‘뭇 나라’로 번역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히브리어 낱말이 원래 뜻하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 닌 다른 민족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이 구절에서는 뒤에 이스라엘 민 족의 임금을 가리키는 표현들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다른’이라는 형 용사를 쓰지 않고 ‘민족들’이라고만 해도 오해할 여지가 적습니다. ‘열방’은 일반 사회에서는 거의 안 쓰고 교회 안에서만 쓰는 전문 용 어로 볼 수 있고, ‘이방인’이라는 표현은 때로는 어떤 사회의 주류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낮추거나 차별해서 부르는 말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피했습니다.

2:1 백성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민족들’(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뭇 민족’(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민족들’ 말고도 ‘나라들’, ‘백성들’로 옮겼습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민족들’이라는 번역어를 이미 앞에서 썼고, 2:1하반의 주어로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은 앞서 나온 ‘민족들’과 비슷한 뜻을 지닌 낱말이어서 ‘백성들’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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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떠들어 대는가요, 헛되이?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허사를 경영하는고’(개역한글), ‘헛된 일 을 꾸미는가’(개역개정, 새번역), ‘헛일을 꾸미는가’(공동개정)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여러 가지로 새로운 시도 를 합니다. ‘헛된/실패할 음모를 꾸미다’, ‘헛수고가 될 계획을 세우다’, ‘아무것도 아닌 계획을 세우다’, ‘허망한/빈 것을 생각하다’, ‘헛되이 떠들어 대다’, ‘빈말을 해 대다’, ‘허공에 대고 떠들어 대다’라는 식으 로 번역했습니다.

3) 여기에 쓰인 히브리어 동사는 시편 1:2에서 ‘소리 내어 읽다’로 번역한, 바로 그 동사입니다. 거기서 복 있다고 칭송받는 ‘올바른 사 람’이 ‘여호와의 가르침’을 ‘소리 내어 읽’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민족들’이 시끄럽게 하고, ‘백성들’이 떠들어 댑니다. 여기서 동사에 뒤이어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은 원래 ‘빈 것’, ‘공허한 것’, ‘아무것도 아닌 것’, ‘헛된 것’을 뜻합니다. 이 동사와 명사를 한데 묶어 ‘헛되이 떠들어 대다’로 번역했습니다. ‘떠들어 대다’로 옮긴 히브리어 동사의 뜻에는 (1) 소리를 내는 것 자체와 (2) 소리를 내는 목적의 두 요소가 들어 있는데요. (1)에 초점 을 맞추면 ‘떠들어 대다’라는 식으로 번역할 수 있고 (2)에 초점을 맞 추면 ‘(음모를) 꾸미다’, ‘계획하다’라는 식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한글 번역본들을 비롯하여 기존 번역본들 가운데서는 (2)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위 2) 끝부분에서 소개한 최근 외국어 번역본들 가 운데서는 (1)의 경우가 더러 나타납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 (1)에 맞추어 번역한 것은 무엇보다 도 시편 2장의 대조 구도를 드러내 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땅의 권 력자들이 불안해하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1절과 하늘의 주님 이 여유 있게 웃으시고 비웃으시는 모습, 분노하시고 노여워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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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시는 모습을 그려 보게 하는 4-5절이 강력한 대조를 이룹니다.

4) 마침꼴을 ‘-요’로 한 것은 여기서 말하는 사람을 7절 첫머리의 ‘나’, 곧 시온의 임금자리에 오르는 사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땅의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보다 나은 자리에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또 자신에게 굴복당한 다른 나라 통치자들에 대한 말을, 자신의 신하들이나 백성의 대표자들 앞에서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 고 점잖게 말한다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의 어순 1) 2:1상반은 히브리어 본문이 의문사(‘무슨 까닭으로?’), 서술어(‘시 끄럽다’), 주어(‘민족들이’)의 차례로 이루어져 있는 점에 맞추어 ‘무 슨 까닭으로 시끄러운가요, 민족들이?’로 번역했습니다. 이렇게 함으 로써 우선 시끄러운 상황을 강조하려는 원문의 의도를 좀 더 분명히 드러낼 수 있습니다.

2) 이와는 달리 2:1하반 히브리어 본문은 주어(‘백성들이’), 서술어 (‘떠들어 대는가요?’), 부사(‘헛되이’)의 차례로 되어 있습니다. 이 문장 에서는 앞 문장의 주어 ‘민족들’을 다른 말로 하면 ‘백성들’이 된다는 점을 먼저 알려 주고, 뒤이어 그들이 하는 일은 ‘떠들어 대는’ 것이며, 그것이 헛수고가 될 일이라는(‘헛되이’) 사실을 하나하나 일러 줍니다.

3) 2:1 히브리어 본문을 통틀어 그 어순을 살펴보면, 의문사, 서술 어1, 주어1, 주어2, 서술어2, 부사의 차례로 되어 있어서 안쪽으로는 주어1과 주어2가 짝을 이루고, 그 다음 바깥으로는 서술어1과 서술 어2가 짝을 이룹니다. 양 문장의 바깥에는 의문사와 부사가 자리 잡 고 있습니다. 이는 어순을 통해서 민족들/백성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도 헛수고일 뿐이라는 점을 첫머리 수사 의문사를 통해 똑똑히 드 러내고 있습니다. 이 구절을 각 상응 부분을 쉽게 다시 적어 보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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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까닭으로 시끄러운가요, 민족들이? 백성들이 떠들어 대는가요, 헛되이?

2:2 높은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관원들’(개역한글, 개역개정), ‘왕들’(공동 개정), ‘통치자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통치자들’ 말고도 ‘군주 들’, ‘권력자들’, ‘고위 관리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히브리 낱말이 ‘고위 관리’ 를 뜻하지만 ‘높은 관리’로 번역한 다른 히브리어 낱말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높은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2:2 함께 손을 잡았는가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서로 꾀하여’(개역한글, 개역개정), ‘음모를 꾸미며’(공동개정), ‘음모를 함께 꾸며’(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함께 협의하다’, ‘협력하 다’, ‘공모하다’, ‘군사 회의를 하다’, ‘함께 남몰래 음모를 꾸미다’, ‘제휴하다’, ‘함께 의논하다’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표현의 뜻을 ‘제휴하 다’, ‘힘을 합치다’, ‘~와 손을 잡다’, ‘공모하다’로 풀이했습니다.

4) 이 가운데서 ‘함께 손을 잡다’를 번역어로 쓰기로 했습니다.

2:2 기름부음받은 사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기름 받은 자’(개역한글), ‘기름 부음 받 은 자’(개역개정), ‘기름 부은 자’(공동개정), ‘기름 부음 받은 이’(새번 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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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신 외국어 번역본이나 주석서에서는 ‘기름 부음 받은 사람’ 말고도 ‘기름 부음 받은 임금’, ‘메시아’, ‘그분이 기름 부어 주신 임 금’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① 이 히브리어 낱말이 원래는 ‘기름을 붓다’라는 동사에서 나 온 수동 의미의 명사이지만, 신구약성서에서는 고유명사처럼 쓰일 때 가 많고,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사람’을 가리키는 ‘자’나 ‘이’를 되도록 쓰지 않기로 했으므로, ‘기름부음받은 사람’으로 번역 합니다. ② ‘기름부음받은 사람’으로 번역한 히브리어 낱말은 그 자 체로 한 가지 특수하고도 중요한 뜻을 드러내고 있으므로, 그 점을 ‘기름부음받은’만큼은 다 붙여 써서 넌지시 드러내도록 했습니다. ③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기름부음받은 사람’을 ‘메시아라 고도 하는데, 이는 아람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하나님의 위임을 받아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임명된 사람. 나중에는 온 세상의 통치자로 정 해진 구원자를 가리키기도 한다.’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2:2 여호와를 거스르고 또 여호와의 기름부음받은 사람을 거스르 려고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거스르다’라는 뜻의 전치사를 (1) 히브리어 본문과는 달리 한 번만 번역한 경우(개역한글: ‘여호 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개역개정: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며’)와 (2) 히브리어 본문에서처럼 두 번 번역한 경우(공동개정: ‘야훼를 거슬러, 그 기름 부은 자를 거슬러’; 새번역: ‘주님을 거역하고, 주님 과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이를 거역하면서’)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도 ‘거스르다’라는 뜻의 전치사를 (1) 히브리어 본문과는 달리 한 번만 번역한 경우와 (2) 히브리어 본문에서처럼 두 번 번역한 경우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91

3) ①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전치사를 두 번 쓴 히브리 어 본문을 따라 ‘여호와를 거스르고 또 여호와의 기름부음받은 사람 을 거스르려고요?’로 옮겼습니다. ② ‘또’는 바로 앞의 ‘거스르고’와 바로 뒤의 ‘여호와의 기름부음받은’이 이어지지 않고 끊어지게 하려 고 덧붙인 것입니다. ③ 원문에 들어 있는 ‘그의’에서 ‘그’는 실명 사 ‘여호와’로 바꾸어 여호와 하나님을 최대로 높이는 방식으로 번역

했습니다.

2:2의 어순 1) 1절 첫머리의 의문사 ‘무슨 까닭으로’가 2절 끝까지 영향을 미 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2) 1절과 마찬가지로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되도록 살려 번역했 습니다. 이런 짜임새를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줄을 바꾸어 가며 다 시 써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상반절

굳게 자리 잡았는가요, 땅의 임금들이? 높은 사람들이 함께 손을 잡았는가요? 하반절 여호와를 거스르고 또 여호와의 기름부음받은 사람을 거스르려고요?

3) 상반절은 서술어, 주어, 주어, 서술어의 차례로 되어 있습니다. 1절 처럼 두 주어가 안쪽 자리를 차지하고 서술어가 이 두 주어를 에워 싸면서 바깥 자리에 있습니다.

4) 하반절은 상반절 두 문장 전체에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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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의 어순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따라, 동사를 앞세우고 목적어를 뒤에 두 었습니다. 그리함으로써 여기서 강하게 드러내려는 것은 ‘끊어 버리 고 벗어던져 버리는 것’이라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2:4하반의 어순과 마침꼴 1) 히브리어 본문에서 상반절과 하반절이 같은 내용을 비슷한 낱 말들을 써서 두 번 말하고 있다는 사실(‘동의평행법’)을 번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드러나게 할 수 있습니다. 상반절의 주어 ‘하늘에 앉아 계시는 여호와가’와 하반절의 주어 ‘주님이’가 실제로는 같은 대상을 가리키고, 상반절의 서술어 ‘웃으십니다’와 하반절의 서술어 ‘비웃으 십니다’가 실제로는 같은 뜻을 지닙니다. ‘하늘에 앉아 계시는 여호 와’ 곧 ‘주님’은 2절의 ‘땅의 임금들’이나 ‘높은 사람들’과 대조를 이 룹니다.

2) 다만 하반절 맨 뒤에 나오는 ‘그들을’이 실제로는 하반절의 ‘비 웃다’뿐만 아니라, 상반절의 ‘웃다’와도 연결된다는 것을 독자들이 느 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따로 맨 뒤에 번역했습니다.

3) 1-3절에서 다른 나라 통치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두고 말했 다면, 4-9절에서는 하나님을 두고 신앙고백적인 성격을 띠는 말을 하 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문장의 마침꼴도 한층 높여서 ‘-입니다’로 번역했습니다.

2:5의 어순 1) 히브리어 본문으로 보면 첫 낱말 ‘그때에’는 5절 나머지 부분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2) 상반절의 나머지 부분은 ‘주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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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분노 가운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반절은 ‘주님의 노여움 가운데’가 먼저 나오고 ‘그들을 깜짝 놀라게 하십니다’가 뒤따릅니다.

3) 이처럼 이 구절의 가운데에는 ‘주님의 분노 가운데’와 ‘주님의 노여움 가운데’가 들어 있고 그 바깥으로 ‘주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십 니다’와 ‘(주님이) 그들을 깜짝 놀라게 하십니다’가 있습니다. 이런 짜 임새를 살려 번역한 것을 줄을 바꾸어 가며 다시 써 보면 아래와 같 이 됩니다. 그때에 주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분노 가운데. 주님의 노여움 가운데 그들을 깜짝 놀라게 하십니다.

4) 이런 어순은 땅의 권력자들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기름부름받은 사람에 맞서는 것을 하나님이 몹시 노여워하고 계신다는 것과 하나님 은 결코 이런 상황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2:6 바로 나야 히브리어 본문에서는 서술어인 동사(‘취임시키다’)에 이미 주어 ‘내가’ 가 들어 있는데도 이 동사 앞에 따로 단수 1인칭 대명사 ‘내가’를 두어 서 주어를 강조합니다. 이 점을 살리려고 ‘바로 나야’로 번역했습니다.

2:6 취임시킨 것은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세웠다’(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세 웠노라’(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세웠다’ 말고도 ‘두었다’, ‘취임시켰다’, ‘임명했다’, ‘앉혔다’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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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무개를 무엇으로 ‘세우다’라고 할 때 쓰는 히브리어 낱말이 따로 있으므로, 여기서는 그 낱말과 다른 낱말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취임시키다’로 옮겼습니다. 스스로 임금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를 임금으로 만드셔서 임금자리에 오르는 예식을 치르게 하셨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려고 어색함을 감수하고 써 본 것입니다. 더러 ‘임명하다’라고도 번역하지만 ‘임명’과 ‘취임’은 아무래도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2:6 시온 곧 내 거룩한 산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내 거룩한 산 시온’(개역한글, 개역개정), ‘나의 거룩한 시온 산’(공동개정), ‘나의 거룩한 산 시온 산’(새번역)으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시온, 나의 거룩한 언덕/ 산’, ‘나의 거룩한 산 시온’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히브리어 본문에서는 ‘시온’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이 ‘시온’에 대해 덧붙여 설명하는 말로 ‘내 거룩한 산’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순 서를 따라 ‘시온 곧 내 거룩한 산’으로 옮겼습니다.

4) ‘시온’에 대해서는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 ‘예루살렘 성전 이 있던 산이지만 예루살렘 도성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도 되었다.’라 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2:6의 어순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에 맞추어 강조된 주어(‘바로 나야’)와 목적 어(‘내 임금을’)와 서술어인 동사(‘취임시킨’)와 장소를 나타내는 고유 명사 전치사구(‘시온 곧 내 거룩한 산에서’)의 차례로 번역했습니다.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보통 그런 순서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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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나, 널리 알립니다 1) 이는 히브리어 한 낱말의 번역입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내가 … 전하노라’(개역한글, 개역개정), ‘들어라’(공동개정), ‘나 … 선 포한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내가 말하려네’, ‘임금이 말한다’, ‘내가 널리 알리려네’, ‘그분이 세우신 임금이 알릴 것이다’ 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① 여기서는 바로 앞 절인 6절에서 하나님이 시온에서 취임시 켰다고 하시면서 ‘내 임금’으로 부르신 그 사람, 곧 2절 마지막 부분 에서 ‘여호와의 기름부음받은 사람’이라고 한 그 사람 본인이, 하나 님이 그에게 말씀해 주신 것을 직접 말합니다. ② 하나님의 뜻으로 이스라엘의 통치자가 된 사람이 일반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게 말하 는 것이므로 히브리어 문장의 서술어인 동사를 ‘널리 알리다’로 번역 했습니다. ③ 임금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지만, 오늘날 한 나라 의 대통령이나 수상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 관해서 말할 때 낮춤말을 쓰지 않고 ‘-입니다’의 정중한 어조로 말하는 것을 생각하 면서 ‘-입니다’를 썼습니다. 이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신약 복 음서에서 부활하시기 전의 예수님이 일반 사람들 앞에서 하신 말씀 을 마침꼴 ‘-입니다’로 옮긴 것과 통합니다.

2:7 확정하신 것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영’(개역한글), ‘명령’(개역개정), ‘칙령’ (공동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법령’, ‘결정’, ‘주님이 결정하신 것’, ‘확정한 것’, ‘규정’, ‘정함’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낱말이 여기서는 ‘정 해 놓은 것’, ‘규칙’, ‘규정’을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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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낱말은 ‘확정하다’, ‘정하다’는 뜻의 동사에서 나온 명사이므 로 글의 흐름에 맞추어 ‘확정하신 것’으로 번역했습니다.

2:8의 어순 히브리어 본문의 짜임새와 어순을 반영하여 번역했습니다. 명령문 (‘나한테 요청하렴’) 다음의 결과문에서 한 서술어인 동사(‘내가 주 마’)의 두 목적어(‘민족들을’, ‘땅끝까지를’)와 두 전치사구(‘너의 몫으 로’, ‘너의 소유로’)가 다음과 같이 안팎으로 짝을 이루도록 했습니다. 나한테 요청하렴. 내가 주마, 민족들을 너의 몫으로, 너의 소유로 땅끝까지를.

2:9 쇠막대기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철장’(개역한글, 개역개정), ‘철퇴’(공동개 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쇠막대기’, ‘철퇴’, ‘(통치자의) 쇠지팡이’, ‘쇠곤봉’ ‘쇠채찍’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막대기’와 ‘지팡이’를 가리킬 수 있는 히브리어 낱말을 좀 더 넓은 뜻의 ‘막대기’로 번역했습니다. 이 ‘막대기’에 대해 2021년판 독 일어 번역본에서는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데, 본디는 목자의 지팡이 였다.’라고 짧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2:9 진흙그릇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질그릇’(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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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 외국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옹기장이의 그릇/항아리’, ‘진흙그릇’, ‘흙항아리’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히브리어 원문에서 두 낱말로 이 루어진 이 표현을 ‘옹기장이가 만든 그릇’, ‘옹기그릇’, ‘흙그릇’으로 풀이했습니다.

4) 히브리어 표현 자체는 두 낱말로 이루어져 있어서, (1) ‘옹기장이의 그릇’으로 옮길 만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 면,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틀어 이르는 말. = 옹기그릇.’으 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또 ‘질그릇’은 ‘잿물을 덮지 아니한, 진흙만으 로 구워 만든 그릇. 겉면에 윤기가 없다.’로, ‘오지그릇’은 ‘붉은 진흙 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 운 그릇. 검붉은 윤이 나고 단단하다.’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질그 릇’과 같은 뜻의 말로 ‘흙그릇’을 찾을 수 있고, 한자어 ‘도기’도 비슷 한 말로 나옵니다. 도기는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 운 다음, 유약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 기초 재료가 되는 흙이 중간 강도이며 불투명성을 띤다. 굽는 온도는 1,100~1,250℃이다. 주로 욕 조, 건축 자재, 장식품, 그릇 따위로 쓰인다. 넓은 의미로는 자기, 질 그릇 따위도 포함한다.’로 길게 설명해 두었습니다.

(2) 국립국어원의 ‘초등학교교과서 어휘 조사 연구’(2009년)의 목 록에는 ‘오지그릇’과 ‘옹기’, ‘옹기그릇’, ‘옹기장이’=‘도공’은 나오고 ‘질그릇’과 ‘흙그릇’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는 ‘옹기’ 나 ‘오지’라는 말을 잘 쓰지 않아,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심지어 젊은이들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잘 쓰이는 말은 ‘금수저’, ‘은수저’에 맞서는 말로 ‘흙수저’가 있어서, ‘금그릇’, ‘은그 릇’에 맞서는 말로 ‘흙그릇’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고린도후서 4:7; 디모데후서 2:20의 ‘흙그릇’과는 달리 요한계시록 2:27의 ‘진흙그릇’이 시편 2:9 칠십인역

98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그리스어 성서를 번역하고 있으므로 이에 맞추어 여기서도 ‘진흙그 릇’으로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2:9의 어순 1) 히브리어 본문의 짜임새와 어순을 반영하여 번역했습니다. 두 문장의 주어+목적어+술어(‘너는 그들을 깨뜨릴 거야’와 ‘[너는] 그들 을 부숴 버릴 거야’)와 전치사구(‘쇠막대기로’와 ‘진흙그릇처럼’)가 다 음과 같이 안팎으로 짝을 이루도록 했습니다. 너는 그들을 깨뜨릴 거야, 쇠막대기로. 진흙그릇처럼 그들을 부숴 버릴 거야.

2) ‘너’가 휘두를 ‘쇠막대기’와 부서질 ‘그들’의 모습 같은 ‘진흙그 릇’이 대조를 이룹니다. 이 경우 ‘막대기’는 통치자의 지팡이를 가리 키고, ‘진흙그릇’은 지상 권력의 허약함을 상징합니다.

2:10 오, 임금님들, 이제 시인은 세상 권력자들에게 말합니다. 여기서 ‘임금님들’은 호 격입니다. 그 점을 확실히 하려고 ‘오,’를 앞세웠습니다. 호격 다음에 느낌표(!)를 넣을 만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슬기롭게 처신하세요!’에 넣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2:10 슬기롭게 처신하세요!

1) 기존의 한글 번역본에는 ‘지혜를 얻으며’(개역한글, 개역개정), ‘깨 달아라’(공동개정), ‘지혜롭게 행동하여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깨달아라’와 ‘지혜롭게 행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99

동하라’ 말고도 ‘지혜로와라’, ‘지혜로운 일을 하여라’, ‘신중하여라’, ‘이해하여라’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동사의 뜻을 ‘통찰력 을 가지다’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4) ① 히브리어 성서에서 ‘지혜롭다’라는 뜻으로 가장 자주 쓰이는 낱말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의미의 낱말은 ‘슬기롭다’로 번역해서 서로 구별해 번역하려고 합니다. ② 다른 한 편으로 시편 2:1-9의 흐름으로 볼 때, 여기서 말하는 ‘슬기’는 머리로 만 생각하는 슬기가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고 처신하고 살아갈 때 드 러나는 슬기를 뜻한다고 이해할 수 있으므로 ‘슬기롭게 처신하다’로 번역했습니다. 그러니까 함부로 겁 없이 하나님과 하나님이 취임시키 시는 시온의 통치자를 거스르지 말고, 하나님의 권위와 하나님이 세 우신 통치자에게 굴복하는 것이 슬기롭게 처신하는 것이라는 뜻입니 다. ③ ‘처신’이라는 한자말이 조금 어렵기는 합니다만 국립국어원에 서 2009년에 공개한 ‘초등학교 교과서 어휘 조사 연구’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④ 임금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함부로 대들 수 없는 상대이므로 마침꼴 ‘-요’를 썼습니다.

2:10 가르침을 받아들이세요 1) 기존의 한글 번역본에는 ‘교훈을 받을지어다’(개역한글, 개역개 정), ‘정신을 차려라’(공동개정), ‘경고하는 이 말을 받아들여라’(새번 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경고를 받아들여라’, ‘징계에 복종하 여라’, ‘징벌을 받아들여라’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동사의 뜻을 ‘가르침 을 받다/받아들이다’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도 이를 따라 번역했습니다.

100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2:10 오, 땅의 재판관님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세상의 관원들’(개역한글), ‘세상의 재판관 들’(개역개정), ‘세상의 통치자들’(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땅의 통치자들’, ‘땅의 재판관들’, ‘땅의 정복자들’, ‘땅의 지배자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① 앞서 살펴본 2상반절의 ‘땅의 임금들이’의 경우처럼 ‘땅’은 4절 의 ‘하늘’과 대조가 됩니다. 그러므로 굳이 ‘땅’을 ‘세상’으로 번역할 필요가 없습니다. ② ‘재판관님들’은, 아래 ‘2:10의 어순’에서도 알아 차릴 수 있듯이, 결국 상반절의 ‘임금님들’과 같은 대상을 가리킵니 다. 예전에 임금이 하는 일 가운데 매우 중요했던 것은 백성들 사이 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다툼을 두고 올바르게 재판해서 그 다툼을 가라앉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③ 이는 또한 전통 번역에서 ‘사사’ 로 옮긴 낱말이 원래는 ‘재판관’을 뜻한다는 점도 생각나게 합니다. ‘사사’가 아직 임금은 아니었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재판’을 중심으로 잘 돌보다가 외적의 침입이 있으면 백성을 끌고 가서 물리치는 지도자였기 때문입니다. ④ 상반절에서 ‘땅의 임금들’ 이 호격이라는 점을 알리려고 ‘오,’를 쓴 것처럼 여기서도 ‘땅의 재판 관님들’이 호격이라는 사실을 좀 더 분명히 하려고 그 앞에 ‘오,’를 붙였습니다.

2:10의 어순 1) 히브리어 본문 상반절은 접속사(‘그러니’), 부사(‘이제’), 호격 (‘오, 임금님들’), 명령형 동사(‘슬기롭게 처신하세요!’)의 차례로 구성 되어 있고, 하반절은 명령형 동사(‘가르침을 받아들이세요’)와 호격 (‘오, 땅의 재판관님들!’)의 차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그래서 첫머리 접속사와 부사를 제쳐 놓고 보면, 아래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두 가지 호격이 바깥에서 짝을 이루고 명령형 동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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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서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오, 임금님들, 슬기롭게 처신하세요! 가르침을 받아들이세요, 오, 땅의 재판관님들!

2:11의 어순 1) 히브리어 본문의 상반절에서는 명령형 동사(‘섬기세요’)와 목적 어(‘여호와를’)와 전치사구(‘두려워하면서’)의 차례로 문장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반절에서는 명령형 동사(‘기뻐하세요’)와 전치사구(‘떨면 서’)로 문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순서를 살려 번역해 보면 그 짜 임새가 다음과 같습니다. 여호와를 섬기세요, 두려워하면서. 기뻐하세요, 떨면서.

2) 이 구절에서 중요한 것은 여호와를 섬기는 것과 기뻐하는 것입 니다. 거기에 두려움과 떨림이 뒤따라 붙는 것입니다. 이 구절을 여 호와를 두려워하며 섬기고 떨면서 기뻐하라는 식으로 번역하면 이런 원문의 의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서 ‘섬김’과 ‘기쁨’보다 더 강조되기 때문입니다.

2:12 입맞춤하세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입맞추라’(개역한글, 개역개정), ‘입맞추 어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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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키스하다’,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 라’, ‘좋은 믿음으로 경의를 표하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표준국어대사전에 ‘입맞추다’는 올림말로 나오지 않고, ‘키스하 다’라는 뜻으로 ‘입맞춤하다’를 올림말로 올려놓았습니다. 또 ‘입맞추 다’는 어떤 잘못을 함께 저지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려고 서로 거짓말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입맞 춤하다’로 번역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103

시편 3 장

3:1 노랫말(시). 다윗의 것. 그가 압살롬 곧 그의 아들을 피해 달 아날 때.

1) 기존 한글 번역본 가운데서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 공동개 정 , 새번역 은 이 부분을 이 시에 대한 안내하는 말로 여겨서, 본 문의 절수에 넣지 않고 괄호 안에 써 두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 과 시편 에서는 히브리어 원문을 따라 본문과 마찬가지로 괄호 없이 번역하고 1절 첫머리에 넣었습니다.

2) 이 부분은 각 시의 제목 또는 표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히브리 어 본문에서도 완전한 문장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번역 에서도 문장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3)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다윗이 그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에 지은 시’(개역한글), ‘다윗이 그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에 지은 시’ (개역개정),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읊은 다윗의 노래’(공동개정),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지은 시’(새번역)로 번역해 놓았 습니다. 한결같이 히브리어 본문에서 제시하는 세 가지 요소를 하나 로 엮어 우리말로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한 것입니다. 그런데 개별 시편 첫머리에 나오는 이런 말들은 그 시편의 문학적인 유형, 기원, 역사적인 배경, 연주 방식 등의 여러 요소를 나타냅니다. 그런 만큼 요소마다 각각의 독자성을 띠고 있으며 나름대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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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요소를 배열하는 순서도 중요도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 니다. 따라서 우리말로는 어색하더라도 원문의 순서를 최대한 살려 번역할 필요가 있습니다.

3:1 노랫말(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시’(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노래’ (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보통 그냥 ‘시편’으로 번역 합니다. 그리고는 전체 시편을 가리킬 때는 그 복수형을 씁니다. 그 런데 히브리어 성서에서는 여기에 쓰인 낱말과 전체 시편을 가리킬 때 쓰는 낱말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이 둘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 니다. 조금 오래된 독일어 번역본 하나에서는 이 히브리어 낱말을 ‘하프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로 번역했습니다.

3) 이처럼 이 히브리어 낱말은 구약성서에서 ‘악기를 연주하다’, ‘노래하다’, ‘찬양하다’의 뜻으로 쓰이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어서 악 기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4) 그래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노랫말’로 번역했습니 다. 그러고는 전통 번역어인 ‘시’를 바로 뒤 괄호 안에 적어 넣었습니 다. 이런 낱말은 결국 시편에 실린 개별 시편의 음악적이거나 문학적 인 성격, 또는 유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1 다윗의 것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다윗의’(공동개정), ‘다윗이 … 지은’(개역 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서양어 번역본에서도 주로 ‘다윗의’로 번역하지만 ‘다윗과 관련 됨’이라고 번역한 경우도 더러 눈에 띕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105

3) 이 히브리어 낱말은 결국 이 노랫말의 기원을 알려 주려는 것 입니다. 여기에 쓰인 히브리어 전치사 자체는 문맥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을 지닙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도 ‘다윗을 위한 것’, ‘다윗에게 바 치는 것’, ‘다윗에게로 돌리는 것’, ‘다윗에 관한 것’, ‘다윗으로부터 나온 것’, ‘다윗에게 속한 것’, ‘다윗의 것’의 여러 가지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일단 속격 관계를 나타내는 전치사로 풀이합니다.

4) 그래서 ‘다윗의 것’으로 옮겼습니다.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 서는 ‘다윗’에 대해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임금. 기원전 1000-960 년쯤에 다스렸다. 숱한 노래와 기도문을 지은 사람으로 통한다.’라는 짧은 설명을 붙여 놓았습니다.

3:1 (기도) 1) 위 2장 첫머리에서 이미 알려드린 것처럼, 1절 표제 다음에 시 가 ‘오, 여호와님’이라는 부름말로 시작하기에 앞서서 써 놓은 ‘(기 도)’와 4절 앞에 써 놓은 ‘(혼잣말)’과 7절 앞에 써 놓은 ‘(기도)’는 히 브리어 본문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맨 앞의 표제를 뺀 1-3절은 ‘기도’이고, 4-6절은 ‘혼잣말’이고, 7-9절은 다시 ‘기도’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시 인이 기도를 하다가 하나님을 생각하며 혼잣말을 하고 다시 기도를 이어 갔다는 것입니다.

2) 시편의 어떤 부분이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부분은 ‘기도’입니다. 그렇지 않고 하나님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그 대상으로 볼 만한 다른 사람이나 대상이 없는 것이 확실하면, 그 런 부분은 ‘혼잣말’입니다. 표현 형식을 두고 말한다면, 하나님을 직 접 부르는 말이 나오거나 하나님을 2인칭으로 표현하는 부분은 ‘기 도’이고, 하나님을 3인칭으로 표현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대상을 부르

106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거나 2인칭으로 표현하는 말이 없는 부분은 ‘혼잣말’입니다.

3) 번역에서 ‘기도’와 ‘혼잣말’은 마침꼴이 달라집니다. ‘기도’는 당 연히 높이는 말투, 곧 ‘-입니다’나 ‘-이십니다’를 씁니다. 내용에 따라 더러 ‘-요’를 쓰기도 합니다. ‘혼잣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롭고도 편하게 ‘-야’, ‘-지’ 같은 마침꼴을 씁니다.

4) 따라서 독자들은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을 읽다가 마 침꼴이 달라지면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기도’에서 ‘혼잣말’로, 또는 ‘혼잣말’에서 ‘기도’로 바뀌었다고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5) 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도 시편에 더러 나오기도 합니 다. 시편 2:10-12가 바로 그런 단락이었습니다. 또 시 자체에는 뚜렷하 게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라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시 전체의 배 경 상황이나 분위기를 두고 보면 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일반 인들에게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혼 잣말을 번역할 때보다는 좀 더 격식을 갖춘 문체를 씁니다. 격식의 정 도는 시의 내용과 전제되는 배경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편 1장의 경우는 시편을 시작하는 시인 동시에 내용 자체가 일반인에게 하나님 의 가르침 중심의 삶을 권유하는 시이므로 정중한 문체를 썼습니다. 앞서 이미 언급했습니다만 시편 2:10-12의 경우에는 세상 권력자들에 게 시온 임금이 하는 말이어서 마침꼴 ‘-요’ 수준으로 번역했습니다.

3:1 오, 여호와님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여’(개역한글, 개역개정), ‘야훼여’ (공동개정), ‘주님’(새번역)으로, ‘-(시)여’나 ‘-님’을 붙여 호격인 것을 알 수 있도록 번역되어 있습니다.

2) 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접사 ‘-님’을 “｢3｣ ((옛 성인이나 신격화 된 인물의 이름 뒤에 붙어)) 그 대상을 높이고 존경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풀이하고 나서 그렇게 쓰인 보기로 ‘공자님’, ‘맹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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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예수님’을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호와’ 다음에도 ‘-님’ 을 붙일 수 있겠습니다. ② 그렇지만 ‘-님’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호 격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 ‘오,’를 덧붙였습니다. ③ ‘여호와님’에 느낌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뒤이어 본격적으로 하 나님께 말씀드리려는 내용(‘얼마나 많은지요, 내 적들이!’)이 나오므 로, ‘여호와님’에는 쉼표만 붙이고, 느낌표는 ‘적들이’에 붙였습니다.

3:3 나를 감싸 주는 방패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나의 방패’(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 정), ‘나를 에워싸주는 방패’(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방패’, ‘나를 위한 방패’, ‘나에게 방패’, ‘나를 지켜 주는 방패’, ‘내 주위의 방패’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경우의 전치사의 뜻을 ‘빙 둘러싸고’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3)을 따라 ‘나를 감싸 주는 방 패’로 옮겼습니다.

3:3상반의 어순 1) 히브리어 본문 3:3상반에서는 호격(‘오, 여호와님’)이 문장 중간 에 들어 있습니다. 이전 한글 번역본에서는 한국어 문장의 자연스런 어순에 맞추어 호격을 한결같이 접속 부사 바로 다음에, 문장 맨 앞 에 두었습니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요’(개역한글, 개역개정), ‘그러나 야훼여! 당신은 나의 방패’(공동개정), ‘그러나 주님, 주님은 나를 에워싸주는 방패’(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호격이 나오기 전에 나오는

108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낱말이 중요하다는 점이 번역에서도 드러날 수 있게 번역했습니다. 이 경우에는 ‘주님이’가 바로 히브리어 본문이 강조하는 낱말입니다. 그래서 이 문장 전체를 ‘그렇지만 주님이, 오, 여호와님, 나를 감싸 주는 방패이십니다!’로 번역했습니다.

3:4 (혼잣말) 1) 3절에서 ‘오, 여호와님’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호격으로 부르던 시인이 4절에서는 ‘여호와께’라고 하면서 ‘여호와’를 3인칭으로 부릅 니다.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는 상황이라면 ‘주님께’( 새한글성경 신약 과 시편 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에서 하나님을 2인칭으로 부르는 경우 에도 ‘당신께’가 아닌 ‘주님께’로 번역하므로)라고 했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말에서는 윗사람과 대화할 때 윗사람을 2인칭으로 불러 야 할 경우에도 직함을 쓰는 수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사제 간의 대 화에서 제자가 선생에게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살고 있습니다.” 라고 할 때, ‘선생님’이 실제로는 ‘당신’을 뜻합니다. 고대 중동 세계 에도 그런 어법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비추어 보면 시편 3:4 첫머리 에 ‘주님께’가 나오지 않고 ‘여호와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는 시인이 ‘여호와’를 3인칭으로 불렀다고 하기 힘듭니다.

2) 그런데 4하반절의 ‘여호와’는 ‘그’를 하나님께 쓰지 않으려고 실 명사 ‘여호와’를 쓴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인이 1-3절에서 뒤 이어 계속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다면, ‘그’라고 하지 않고 ‘주님’이 라고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내게 대답하십니다’로 번역해야 했을 것입니다. 결국 1-3절에서 하나님께 말씀드리던 시인이 4절에 이르러서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그래서 ‘여호와’가 주어인 동사 ‘대답하다’의 마침꼴도 ‘-지’를 써서 ‘대답하시지’로 번역했습니다. 시인은 5절에서도 지난날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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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경험했던 일에 대해 생각하면서 혼잣말을 계속합니다. 마침 꼴로는 내용에 맞추어 ‘-지’, ‘-거든’을 썼습니다. 6절에서는 그런 경 험에 근거해서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혼잣말로 표현합니다. 마침꼴로는 내용에 맞추어 ‘-아’, ‘-지’를 썼습니다. 7절에서는 다시 ‘오, 여호와님’이라고 하나님을 부르면서 기도를 이어 갑니다. 따라서 4-6절을 혼잣말로 볼 수 있습니다.

3:4의 어순 1)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3:4상반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반영하여 ‘나의 목소리로’를 맨 앞에 세우고 뒤이어 ‘여호와께’ 와 ‘내가 부르짖는다’가 나오도록 번역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 의 목소리로’를 강조하는 원문의 의도를 좀 더 정확히 전달해 보려고 했습니다.

2) 하반절에서는 ‘여호와는 내게 대답하신다’는 점이 ‘여호와의 거 룩한 산에서’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둘을 히브리어 본문의 순서 대로 나누어서 번역했습니다.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내가 부르짖으면, 여호와는 내게 대답하시지, 여호와의 거룩한 산에서.

3:5 나는야 히브리어 본문에서 ‘눕다’를 뜻하는 서술어에 이미 주어가 ‘나’인 것을 알려 주는 요소가 들어 있는데도 그 서술어 앞에 따로 단수 1인 칭 대명사를 두는 것은 주어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이 점을 번역에 반영해 보려고 ‘나는야’로 옮겼습니다.

110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3:5 떠받쳐 주시거든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붙드심이로다’(개역한글, 개역개정), ‘붙 들어주십니다’(공동개정),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새번역)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떠)받쳐 주셨다’, ‘보호해 주셨다’, ‘보존해 주셨다’, ‘유지해 주셨다’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서는 이 히브리어 동사의 뜻을 ‘받치 다’, ‘밑에서 받치다’, ‘떠받치다’로 풀이합니다.

4) ‘떠받치다’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주저앉거나 쓰러지지 않도록 밑 에서 위로 받쳐 버티다.’로 풀이해 두었는데, 이 뜻이 히브리어 낱말의 뜻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번역어로 삼았습니다.

3:6 수만 명의 사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천만인’(개역한글, 개역개정), ‘천만 대 군’(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수천의 사람들’, ‘수만의 사람들’, ‘숱한 사람들’, ‘수만의 군대’, ‘수만의 전투 군인들’이라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3) ‘수만 명’으로 옮긴 히브리어 낱말은 원래 ‘만’을 뜻하다가 나중 에는 ‘매우 많은’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 복수형이 여기에 쓰이고 있으므로 ‘수만’으로 번역했습니다. ‘사람들’로 옮긴 히브리어 낱말은 원래 ‘백성’을 뜻하지만 문맥에 따라서는 ‘사람들’이 나 ‘군대’로도 쓰입니다.

3:6의 어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는 우리말로 자연스럽도록 번역하다 보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시편 1-3장 번역 해설 ㅣ 111

히브리어 본문 첫머리의 부정어와 서술어(‘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를 맨 뒤에 두는 바람에 원문의 본 의도가 약화되었습니다. ‘천만인 이 나를 둘러치려 하여도 나는 두려워 아니하리이다’(개역한글), ‘천 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 (개역개정), ‘적들이 밀려와 에워쌀지라도 무서울 것 하나 없사옵니 다.’(공동개정), ‘나를 대적하여 사방에 진을 친 자들이 천만 대군이라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새번역)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따라 ‘나는 두려워하지 않아’를 맨 앞에 두었을 뿐만 아니라 상반절과 하 반절의 구별을 알아볼 수 있게 번역했습니다. 하반절은 상반절 끝 낱 말(‘사람들’)을 더 설명해 주는 관계문입니다. 나는 두려워하지 않아, 수만 명의 사람들이라도. 사방에서 나에게 맞서는 사람들이지!

3:7 이빨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이’(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이 빨’(공동개정)의 두 가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서양어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습니다.

3)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인 ‘이빨’을, 이 경우에는 써도 괜찮다 는 생각에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빨’로 옮겼습니다. 글의 흐름으로 보아 지금 시인은 자신을 괴롭히는 적들을 사나운 짐 승에 견주어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는 한 음절 로만 되어 있고 동음이의어도 여럿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 각했습니다.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이빨’에 대해 ‘적들을 사 나운 짐승에 견준다. 하나님은 그들의 공격 무기인 이빨을 해롭지 않 게 만드신다.’라는 짧은 설명을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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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의 어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개역개정), ‘야훼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느님, 구하여 주소서. 당신은 내 원수의 턱을 내리치시고 악한 자의 이빨을 부수시 는 분,’(공동개정), ‘주님, 일어나십시오. 나의 하나님, 이 몸을 구원해 주십시오. 아, 주님께서 내 모든 원수들의 뺨을 치시고, 악인들의 이 를 부러뜨리셨습니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호격을 앞세운 뒤에 하나님의 개입을 요청하는 말을 두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하 나님이 하신 일을 주어, 목적어, 동사의 순서로 자연스런 우리 문장 으로 옮긴 것입니다. 이럴 경우에, 편안할 때 차분하게 드리는 기도 와는 다르게 어순을 바꾸어 가면서 긴박한 상황을 드러내며 기도하 는 히브리어 본문의 분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히브리어 본문의 어순을 되도 록 살려서 번역했습니다. 시인은 호격(‘오, 여호와님!’, ‘오, 나의 하나 님!’)보다 하나님께 요청하는 말(‘일어나십시오’, ‘나를 구해 주십시 오’)을 앞세웁니다. 시인의 조급한 마음이 이렇게 나타납니다. 그런 다음에 자신이 드리는 기도에 대해 하나님이 어떻게 조치하셨는지를 말합니다. 여기서도 우선 주어와 동사(‘주님이 치셨습니다’)를 앞세운 다음에 그 대상이 되는 목적어(‘내 모든 원수의 뺨을요’)를 밝힙니다. 그런 다음에는 순서를 바꾸어 목적어(‘그릇된 사람들의 이빨을’)를 먼 저 언급하고 나서 주어와 동사(‘주님이 부러뜨리셨습니다’)를 둡니다. 일어나십시오, 오, 여호와님! 나를 구해 주십시오, 오, 나의 하나님! 주님이 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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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원수의 뺨을요. 그릇된 사람들의 이빨을 주님이 부러뜨리셨습니다.

3:8 도움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구원’(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승 리’(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에서는 이 ‘구원은’에 ‘승리는’이라는 난외주를 붙여 두었습니다. 문맥에 따 라 이 경우의 ‘구원’은 숱한 적들과 싸워 이기는 것을 뜻한다고 이해 하여 그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과 주석서에서는 ‘구원’, ‘구조’, ‘도움’, ‘도 움과 구조’, ‘해방’, ‘자유’ 등의 여러 가지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구약히브리어사전에 따르면 이 히브리어 낱말의 일차적인 의미는 ‘도움’이고, 때때로 ‘구원’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 약의 대부분 문맥과 시편 3장의 문맥에서는 적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도움’으로 번역했습니다.

3:8 받을 수 문장의 뜻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히브리어 본문에는 없는 말을 덧 붙였습니다. 일종의 확대 번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3:8 주님의 히브리어 본문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단수 2인칭 대명 접미어를 ‘당신의’라고 하지 않고 ‘주님의’로 바꾸어 옮겼습니다. 이런 경우의 ‘주님’은, 2:4하반의 ‘주님’처럼 실제로 원문에 ‘주님’을 뜻하는 히브 리어 낱말(‘아도나이’)이 나오는 경우, 또 뒤이어 2:5에 나오는 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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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칭 대명사 ‘그’를 ‘주님’으로 번역한 경우와는 구별해서 생각할 필 요가 있습니다.

3:8 베풀어 주십시오 이 또한 확대 번역으로, 히브리어 본문에는 없지만 글의 흐름으로 보아 기원문으로 이해하여 덧붙인 것입니다.

3:8의 어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구원은 여호와께 있사오니 주의 복을 주 의 백성에게 내리소서’(개역한글, 개역개정), ‘야훼여, 승리는 당신께 있사오니 당신 백성에게 복을 내리소서.’(공동개정), ‘구원은 주님께만 있습니다. 주님의 백성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히브리어 본문에서 중요한 것은, 절 맨 끝의 ‘셀라’를 제쳐 놓고 본다면, 상반절 앞부분의 ‘여호와한테서만’과 하반절의 ‘주님의 백성 에게’가, 또 상반절 뒷부분의 ‘도움’과 하반절 뒷부분의 ‘주님의 복’이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는 것과, 이 절의 마지막 낱말이자 시편 3장의 마지막 낱말이 ‘주님의 복’이라는 사실입니다. 여호와한테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은요! 주님의 백성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의 복을!

‘주님의 복’에서 ‘주님의’는 히브리어 원문의 단수 2인칭 대명 접 미어의 번역으로 ‘당신의’를 피하려고 쓴 것입니다.

2021년판 독일어 번역본에서는 ‘복’에 대해 ‘하나님이 자신의 창조 물들에게로 특별히 다가가시는 것이복이다. 하나님은 그리하시면서 생 명과 힘과 번영을 선물로 주신다.’라는 짧은 설명을 붙여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