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번역 해설집 - 마가복음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9

일러두기

1.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은 기존의 다른 한글 번역본 들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새로운 번역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러한 변화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해설은 새한글성 경 신약과 시편 을 읽을 때 만나게 될 이런 새로운 특징들을 간략하 게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 새로운 점 가운데 하나는 문장의 어순입니다. 번역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성경 원문과 우리말의 언 어적 차이 때문에, 원문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는 것으로는 뜻이 잘 통하지 않거나 우리말의 자연스러움이 파괴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기존 한글 번역본들은 우리말의 자연스러움을 고려해서 원문의 어순 을 재조정하여 번역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도 그것을 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말 어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 한 과 는 에

원문을 따라 어순을 새롭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 시편 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문장을 짧게 끊어서 번역하 것과 대화문에서 입말체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 따라 번역할 때 원문의 어순을 반영하여 번역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3. 문장의 마침꼴을 다양하게 번역했습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들은 개역 성경과 같이 전통적인 ‘-느니라’체로 번역했든, 새번역 처럼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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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 문체로 번역했든 마침꼴은 단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대화 상대자나 대화 상황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마침꼴을 활용하여 대화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자 애썼습니다.

4. 다매체 시대 독자들의 독서 습관을 고려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 기 위해 문장 부호와 아라비아 숫자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5. 역사적 현재 시제의 번역을 원문대로 현재 시제로 번역했습니 다. 한글과 서양어 번역본들은 모두 역사적 현재 시제를 과거 시제로 바꾸어 번역해 온 전통과 매우 달라진 부분입니다.

6. 그리스어 어원에 담긴 일차적인 그림을 번역어에 담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번역어를 통해서 본문 내의 신학적, 문학적 연관 성을 고려한 성경 공부와 묵상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7. 인명과 지명 등 고유 명사의 번역은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 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용례를 따라 기존 음역을 일부 고쳤습니다. 현대 독자들에게 성경에 나오는 지명과 인명이 일반 역사와 실제적 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8.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한자어나 순우리말로 쉽게 번역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 용어 가운데서도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말은 쉬 운 우리말로 바꾸고 그 옆에 괄호를 두어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9. 그리스어 원문이 두 가지 이상의 뜻으로 이해될 수 있을 때에 는, 기존 번역본에 아직 소개된 적 없는 번역을 본문에 채택하고, 다 른 이해의 가능성은 각주에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 번 역본을 나란히 두고 비교하며 읽는 독자들에게 원문 이해의 폭넓은 가능성을 알려주도록 했습니다.

10. 장애나 질병 관련 용어, 사회적 약자를 가리키는 용어의 번역 은 차별이나 비하의 뜻을 피하도록 애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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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장

1:1 예수 그리스도, 곧 하나님의 아들의 복음의 시작.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이 ‘문장’으로 번역된 경우도 있고, ‘제목’으로 번역된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개역한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개역개정)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공동개정)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러하다.(새번역)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도 마가복음 1:1을 ‘문장’으로 번역하는 경우와 ‘제목’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비율로 보면, ‘제목’ 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 구절을 ‘문장’이 아니라 ‘제목’으로 번역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글 번역본 가운데 에도 마가복음 1:1을 ‘제목’으로 번역한 적이 있고 서양어 번역본들에 서도 ‘문장’이 아니라 ‘제목’으로 번역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새한 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번역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개역개정 을 주로 읽어 온 독자들의 경우에는 매우 새로운 변화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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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가복음 1:1은 그리스어 원문으로 볼 때, 분명 하나의 문장이 아니라 명사구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서양어 번역본들은 이 점을 고려하여 마가복음 1:1을 제목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물론 1:1이 그 자체로 ‘제목’을 이루는 독립적인 명사구가 아니라, 이어지는 2-3절의 주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또는 1:1이 삽입구인 2-3절에 이어 4절 의 주어가 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주석서 들은 마가복음 1:1을 마가복음 전체의 독립된 제목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마가복음 1:1을 ‘제목’으로 번역하여 개역 성경을 주로 읽어 온 독자들에게 새로운 이해 가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5) 참고로, 마가복음 1:1의 경우처럼 책의 첫 구절이 책의 제목 역 할을 하는 경우는 구약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사야서 1:1; 예레미야서 1:1; 호세아서 1:1; 요엘서 1:1; 아모스서 1:1; 오바댜서 1:1; 미가서 1:1; 나훔서 1:1; 하박국서 1:1; 스바냐서 1:1; 말라기서 1:1에서 그러한 보기가 나타납니다.

6) 신약에서 마가복음 1:1과 비슷한 경우가 마태복음 1:1에도 나옵 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마태복음 1:1도 아래와 같이 ‘제목’으로 번역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곧 다윗의 자손이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분의 출 현의 기원에 대한 책.

1:1의 어순 1) 다른 한글 번역본과 비교해 볼 때, 마가복음 1:1에서 관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변화는 어순입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 은 어순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개역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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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개역개정)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공동개정)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러하다.(새번역)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기존 한글 번역본과 달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 곧 하나님의 아들’로 번역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과 ‘예 수 그리스도’가 언급되는 순서가 한글 번역본들과는 다릅니다. 이는 서양어 번역본들이 그리스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른 결과입니다.

3) 기존 한글 번역본과 서양어 번역본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어순 의 차이는 한글과 서양어의 언어적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 니다. 서양어는 그리스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라 번역하기에 우 리 한글보다 훨씬 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글로 번역할 때 그리스 어 원문의 어순을 따르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조금 낯설거나 불편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라 번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곧 하나님의 아들’로 번역했습니다. 원문의 어순에 더욱 충실하게 번역하려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리스어 원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먼저 언급되고 예수 그리스도께 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을 나중에 보충 설명하는 원문 어순 의 의도를 우리말로 읽는 독자들도 함께 느껴 보도록 했습니다. 우리 말과 그리스어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리스어의 어순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매번 그대로 일치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러나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할 수 있는 한 원문의 어순을 최대한 존중하여 번역함으로써, 우리말로 읽는 독자들이 정보를 받아 들이는 순서가 원문을 읽는 독자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순서와 비 슷해지도록 했습니다.

4) 참고로, 마태복음 1:1에서도 개역개정 에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고 되어 있던 것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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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자손이며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이 ‘아브 라함의 자손’이라는 사실보다 ‘다윗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그리스어 원문에서 먼저 언급된 것을 번역에서 그대로 드러내 본 것입니다. 마 태복음은 익히 알려진 대로 유대적 배경을 가진 독자들을 주 대상으 로 하여,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 가운데서 오시기로 약속된 메시아라 는 사실을 강조하는 특징을 가진 복음서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원문 의 어순을 그대로 지켜서 번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4세기의 교부 암브로시아스터는 마태복음 1:1에서 왜 예수님이 아브라함의 자 손이라는 사실보다 다윗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이에 답하는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1:2-3 문장 부호의 사용 1) 기존 한글 번역본 가운데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은 문장 부 호를 사용하지 않았고, 공동개정 과 새번역 은 문장 부호를 사용하 였습니다.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은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번역본으로서 셩경젼서 (1911년)에서부터 이어지는 번역 전통을 이 어오는 가운데 최소 개정의 원칙에 따라 다듬어져 왔고, 새번역 과 공동개정 은 현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 는 데 더 큰 비중을 둔 것에 따른 결과입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은 디지털 세대 독자들을 대상으로 새롭게 번역하는 성경인 만큼, 필요한 곳에 문장 부호를 사용하여 독 자의 이해를 돕고 소통의 효과를 높이려고 했습니다.

3) 문장 부호를 사용함으로써, 인용이나 화법의 층위가 달라질 경 우에 인용 부호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2-3에 나오는 구약성경에서 인용된 두 구절이 그러한 보기에 해당 합니다.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를 활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한결 쉽게 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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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이렇게 적혀 있다. “보라, 나의 소식꾼을 너보다 앞서 보낸다. 그가 너의 길을 마련할 것이야.

3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이다. ‘너희는 닦으라, 주님의 길을. 곧게 만들어라, 주님 걸으실 좁은 길들을.’”

1:2-3 신약에 인용된 구약 말씀의 마침꼴 1) 기존 한글 번역본들을 보면,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은 ‘-니라’, ‘-더라’와 같은 전통적인 마침꼴로 되어 있습니다. 공동개정 과 새 번역 은 ‘-다’와 같은 현대적인 마침꼴로 되어 있고, 예수님의 대화 상대자들이 예수님께 말씀드리는 경우에는 마침꼴이 ‘-합니다’와 ‘-하 십시오’체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 문장의 마 침꼴은 단순한 편입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대화 상대자들의 변화나 대화 상황의 차이에 따라 마침꼴을 더욱 다양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번에는 우선적으로 신약과 시편을 먼저 선보이지만, 구약에서도 마침꼴은 번 역 원칙에 따라 다양하게 번역될 것입니다.

3) 구약의 문맥에 따라 다양한 마침꼴로 번역된 구약 본문이 신약 에서 인용될 때, 신약의 인용문에서 마침꼴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 제가 발생합니다. 직접 인용의 경우 구약의 본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우리말 번역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마침꼴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마침꼴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은 신약에 인용된 구약 본 문의 경우, 마침꼴을 단순화하기로 했습니다. 신약에서 구약이 인용 될 때, 구약 문맥에 따른 마침꼴을 고려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에 ‘-다’ 마침꼴로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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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가복음 1:2-3의 경우, 인용된 구절은 각각 말라기서 3:1과 이 사야서 40:3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인용 구절은 각 책의 문맥에서 서로 다른 마침꼴로 번역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붙어서 나오는 신약의 인용문 안에서 서로 다른 마침꼴이 사용될 경 우, 독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물론 주의 깊은 독자라면 인 용된 구절의 맥락이 각각 다르다는 점까지 세밀하게 생각하면서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장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묵상은 성경 공부나 주석 작업을 할 때 이루어지도록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인용 된 구절이 신약에서 어떤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지를 살펴보고자 할 때에는 물론 그 구절이 원래 구약 문맥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 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1. 신약에 인용된 구약 본문과 실제 구약 본문의 내용이나 표 현이 가끔 다르게 번역된 이유

1) 관심 있게 성경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에는, 신약에 구약이 인용 된 경우에 실제 구약 본문을 직접 확인해 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런데 때때로 신약에 인용된 구절과 실제 구약 본문의 번역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것을 관찰하면서 궁금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 듯 신약에 인용된 구절과 실제 구약 본문에 나오는 구절의 내용이나 표현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우선, 신약에서 인용된 구약 본문은 주로 칠십인역에서 따온 것 이기 때문입니다. 칠십인역은 히브리어로 적혀 있는 구약성경을 그리 스어로 번역한 성경입니다. 신약시대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이 칠십 인역을 주로 읽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칠십인역이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칠십인 역에 기초하여 신약에 인용된 구절이, 히브리어 원문에 기초하여 번 역된 실제 구약의 본문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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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으로, 신약의 저자들이 구약을 인용할 때 기억에 의존하여 인용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신약에 인용된 구약의 내용이 실제 글로 적혀 있는 구약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어떤 경우에는, 신약의 저자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뒷받 침하기 위해 구약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목적에 맞추어 구약을 약간 바꾸어 인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신약에 인용된 구약의 본 문이 실제 구약 본문과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1:5 고유 명사의 음역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이 구절에 나오는 고유 명사가 ‘유대’, ‘유다’, ‘요단 강’, ‘요르단 강’ 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개역개정)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공동개정) 그래서 온 유대 지방 사람들과 온 예루살렘 주민들이 그에게로 나 아가서, 자기들의 죄를 고백하며,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새번역)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기존 번역에서 ‘유대’, ‘유다’로 번역되었던 지명을 ‘유대아’로, ‘요단 강’, ‘요르단 강’으로 번역되었던 것을 ‘요르단강’으로 하는 등 일부 고유 명사의 음역을 새롭게 했습니 다. 이는 그리스어 원문의 고유 명사 표기 원리를 고려하면서, 국립국 어원 외래어 표기법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용례에 따른 것입니다.

3) 개역 성경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년)이 제정되기 전인 1911년에 나온 최초의 우리말 성경 셩경젼셔 에 뿌리를 두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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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그 뒤로 1938년, 1961년, 1998년에 크게 세 차례 개정하였으나, 그 당시에는 개정의 폭을 꼭 필요한 경우로 최소화하여 개역의 전통 을 이어 갔습니다. 그 결과 기존 번역본들에서는 지역 이름과 사람 이름의 음역이, 새롭게 정비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인·지명 용례 나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다른 경우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런 까닭에 젊은 세대들이 성경에 사용된 인·지명과 일반 서적이나 교 과서에 나오는 인·지명의 불일치로 성경과 실제 역사의 관련성을 파 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젊은 세대를 포함한 오늘날 독자들 이 교과서나 일반 자료에서 자주 듣고 보게 되는 인·지명의 경우, 교 과서 기준을 따라 새롭게 번역하기로 하였습니다.

4) 먼저 ‘요르단강’의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요단강’과 ‘요르 단강’이 둘 다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요단강’은 “‘요르단강’을 성경에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하여, 성경에 사용된 ‘요단강’이 성경 이외의 곳에서 불리는 이름과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새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성경 이외의 곳에서도 통용되는 ‘요르단강’ 으로 음역하였습니다. 여기서 기존 번역본에 쓰인 표현과 차이나는 한 가지는 띄어쓰기입니다. 예전에는 강이나 산 이름을 띄어 쓰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요단 강’, ‘요르단 강’처럼 적었으나, 현행 맞춤 법은 붙여서 적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요르단강’으로 붙여서 번역했습니다.

5) ‘유대’ 또는 ‘유다’를 ‘유대아’로 음역한 것은 국립국어원의 용 례를 벗어난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유대’가 표제어로 등재 되어 있고, ‘고대 팔레스타인에 있던 유대인의 왕국’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굳이 표준국어대사전의 용어를 따르지 않은 것은 그리스어 원문에서 지명을 표기하는 독특한 원리를 반영 하여 음역을 개선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그리스 어 지명들은 대체로 ‘-아’로 끝나는 특징을 보여 줍니다. 기존에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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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마케도냐’, ‘아가야’, ‘가이사랴’ 등으로 번역된 지명들이 그리 스어로는 ‘갈릴래아’, ‘마케도니아’, ‘아카이아’, ‘카이사레아’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성경 지명의 그러한 특징을 살려서 기존의 ‘유대’를 ‘유대아’로 번역하고, 이를 국립국어원에 알려서 성경의 고유한 지명을 음역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의논하도록 할 것입니다.

1:7 샌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신발’(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로 번 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신발’로 번역하기도 하고, ‘샌들’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서는 이 낱말을 ‘샌들’로 풀이하고, 끈 을 이용해서 발밑에 잡아매는 가죽 밑창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과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을 참조하여 ‘샌들’로 번역했습니다. ‘샌들’이 비록 외래어이긴 하지만, 일상어로 자리를 잡은 외래어의 경우에는 새한 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번역어로 활용했습니다. 고고학적으로 보더라 도, ‘신(발)’이라고 하기보다 ‘샌들’로 할 때 그 내용이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발’이라고 하면 현대 독자들은 흔히 운동화 나 구두를 떠올리기 쉬운데, 예수님 당시의 신발은 오늘날의 ‘샌들’ 과 비슷합니다.

1:8 입말체 어순과 마침꼴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글말체로 읽을 때의 자연스러움을 고려 해서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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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개역개정)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공동개정) 나는 여러분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는 여러분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입니다.(새번역)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입말체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서 글말체의 자연스러움을 고려한 기존 번역들과는 다르게 아래와 같이 번역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세례를 줍니다, 물로요. 그러나 그분은, 여러분에 게 세례를 주실 것입니다, 성령으로요.

3) 개역 성경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입말체로 된 새한글성경 신 약과 시편 의 어순과 어투가 조금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 화문에서 입말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번역함으로써, 대화의 생생한 느낌을 더하면서 화자의 강조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대화체에서는 말하는 이가 글말에서처럼 정제된 어순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떠오르는 중요한 생각을 먼저 말하고, 나중에 필요한 보충 설명을 덧 붙이는 식으로 말을 이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4) 이런 입말체로 번역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그리스어 원문의 어순을 더 충실하게 따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로요’나 ‘성령으로 요’ 같은 어구를 글말체의 자연스러움을 생각해서 문장 중간으로 옮 겨서 번역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세례를 베푸는 방법(‘물로’ ‘성령으로’)의 대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참고2. 신약의 그리스어 원문은 ‘일상 그리스어’이다 1) 성경의 원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신약이 ‘코이네 그리스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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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혀 있다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코이네’는 보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코이네 그리스어’ 를 우리말로 번역해 본다면 ‘일상 그리스어’로 옮겨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평범하게 일상적으로 사용하 는 언어라는 뜻입니다.

2) 다른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어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변 화를 겪었습니다. 기원전 8세기에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로스의 일 리아스 나 오디세이아 같은 작품에 사용되던 ‘호메로스의 그리스 어’가 따로 있고, 기원전 5세기에 투키디데스의 펠레폰네소스 전쟁 사 나 플라톤의 대화편에 사용된 ‘아티카 그리스어’가 따로 있는가 하면, 헬레니즘 시대에 널리 사용되었던 ‘코이네 그리스어’가 따로 있습니다. 신약의 말씀은 헬레니즘 시대에 널리 사용되었던 ‘코이네 그리스어’, 곧 ‘일상 그리스어’로 기록되었습니다.

3) 하나님의 말씀인 신약성경이 더 격식 있고 정제된 형태의 그리 스어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시장이나 일상의 평범한 삶의 자리에 서 편안하게 사용하던 바로 그 입말을 반영하고 있는 헬레니즘 시대 의 ‘일상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합 니다. 사람들이 평소에 자기가 아무런 불편 없이 사용해 왔던 그 언 어로 성경이 기록됨으로써,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신 하나님의 섭리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수준으로 올라가서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친히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셔서 우리에 게 하나님의 뜻을 보이시고 알려 주셨습니다. 신약의 말씀이 ‘일상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성육신의 정신에도 부합하 는 현상입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은 이 점을 번역어의 문체 에 간접적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은 원문의 표현이 거칠거나 투박할 때, 그것을 굳이 번역문에서 매끄럽게 다듬 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산뜻하게 정제되지 않은,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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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흔히 오르내릴 만한, 그래서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표현도 번역 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자연스러운 글말체만 고집하지 않고, 조금은 거칠게 들릴지라도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의 언어를 번역어로 사용 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문체에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시려고 애쓰시는 하나님의 사랑 가득한 마음, 모든 사람에게 손을 내미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함께 느껴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8 인칭대명사의 강조 용법 1)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마가복음 1:8을 다시 한번 보면, ‘나는’과 ‘그분은’이라는 대명사 주어 뒤에 쉼표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세례를 줍니다, 물로요. 그러나 그분은, 여러분에 게 세례를 주실 것입니다, 성령으로요.

2) 이러한 쉼표는 얼핏 보기에 불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것 은 그리스어 원문에 나타나는 인칭 대명사의 강조 용법을 번역에 반 영해 보려고 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리스어는 동사나 명사가 그 쓰 임새에 따라 형태 변화를 하여 그 쓰임새를 드러내는 언어입니다. 그 렇기 때문에 동사 변화형을 보면 그 동사의 주어가 누구/무엇인지를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그리스어 문장에서 ‘나, 너, 우리, 그, 그들’과 같은 인칭 대명사 주어를 따로 써 줄 필요가 없습 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리스어에서는 그 주어를 강조하고자 할 때 대명사 주어를 한 번 더 밝혀서 써 줍니다. 이러한 강조형 대명사는 현대어 번역에서 구별하여 드러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현대어에서 는 대부분의 경우에, 동사에 내포된 주어를 드러내어 번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글 번역과 서양어 번역을 가릴 것 없이, 기존 번역본들에서는 이런 강조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불어 로 된 번역본 하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서양어 번역본들도 그리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23

어의 인칭 대명사 강조 용법에는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3)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강조의 의미로 사용된 인칭 대명사의 경우에, 그 뒤에 ‘쉼표’를 붙여서 그 강조의 의미를 살려 보기로 했습니다. 때때로 인칭 대명사 주어 뒤에 불필요해 보이 는 쉼표가 나올 때는 그리스어의 인칭 대명사 강조 용법을 반영하려 고 노력한 결과로 이해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1:10 하늘이 찢어지고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하늘이 갈라짐과’(개역한글, 개역개정), ‘하늘이 갈라지며’(공동개정), ‘하늘이 갈라지고’(새번역)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병행 본문인 마태복음 3:16과 누가복음 3:21에는 이 부분이 각 각 ‘하늘이 열리고’, ‘하늘이 열리며’(개역개정)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 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개역개정, 막 1:10)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개 역개정, 마 3:16)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수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개역개정, 눅 3:21)

2) 병행 본문인 마태복음 3:16과 누가복음 3:21에서 ‘열리다’ 동사 가 사용된 것은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에 사용된 그리스어 동사가 다 르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 1:10에서 사용된 그리스어 낱말은 ‘찢어 지다’라는 동사가 사용된 반면, 마태복음 3:16과 누가복음 3:21에서는 ‘열리다’라는 동사가 사용되었습니다.

3) 그런데 기존 한글 번역본들이 마가복음 1:10을 번역할 때, 원문 의 그리스어 동사가 ‘찢어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하늘이 찢어 지고’라고 번역하지 않고 ‘하늘이 갈라지고’로 번역한 까닭은 무엇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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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요? 우리말 표현에 비추어 볼 때, ‘하늘이 찢어진다’는 것이 어색하 게 들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우리말 표현상 썩 자연스럽지 않음에도 이 동사를 굳이 ‘찢어지다’로 번역했습니다. 학자들의 관찰 에 따르면, 마가복음 1:10은 15:38(‘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 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 개역개정)과 수미상관(inclusio)을 이루고 있 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받으실 때 하늘이 ‘찢어졌고’, 예수님이 십자가 에 달려 돌아가실 때 성소 휘장이 ‘찢어졌다’는 점을 강조해서 묘사하 기 위해 마가는 의도적으로 마가복음 1:10과 15:38에서 동일한 동사를 사용한 듯합니다. 이러한 문학적, 신학적 연관성을 번역에 반영하려면, 마가복음 1:10과 15:38에서 같은 번역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 1:10에서 ‘하늘이 찢어지고’로 번역한 것입니다.

5) 예수님 당시에도 하늘이 찢어진다는 표현이 어색하기는 마찬가 지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태나 누가는 동일한 장면을 전하면서 마 가가 사용한 ‘찢어지다’라는 동사가 아니라, 더 일반적이고 자연스럽 게 들리는 ‘열리다’라는 동사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사야서 64:1에 ‘찢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동사(히. ‘카라’)가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개역개정 에서는 ‘원하건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로 번역했습니다. 마가복음 1:10에서 ‘찢어 지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동사를 ‘하늘이 갈라지고’로 번역한 것과 같은 선택을 보여 줍니다. 히브리어 구약성경의 그리스어 번역인 칠 십인역은 ‘찢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동사를 ‘열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동사로 바꾸어 번역했습니다. 이로 보건대, 칠십인역 번역자의 생각 에도 ‘하늘이 찢어진다’는 표현은 어색하게 들렸던 모양입니다.

6)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표현상의 부자연스러움을 무릅쓰고 특별 한 동사를 선택한 저자의 의도를 따라 번역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 게 할 때 독자들은 저자가 의도한 뜻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강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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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떠올리며 말씀을 묵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 다. 마가복음의 경우, 예수님의 오심과 십자가 사역은 죄로 막혔던 하늘과 땅 사이에 새로운 길을 내신 사건, 죄 때문에 하나님 앞에 갈 수 없었던 죄인이 이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여신 사건이었음을 인상적으로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 일은 손쉽게 이루어 진 일이 아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이라는 엄청난 희생을 통 해 가능하게 된 일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7)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에서는 ‘열리다’, ‘나뉘다’, ‘찢어져 열리다’, ‘찢어지다’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양어로도 하늘이 찢어진다는 표현은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1:12 내모신다(역사적 현재 시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몰아내신지라’(개역한글, 개역개정), ‘내 보내셨다’(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표현의 차이가 있 지만 동사의 시제는 모두 과거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기존 번역본들과 달리 ‘내모신 다’라고 현재형으로 번역했습니다. 독자들이 보기에는, 같은 단락의 다른 문장에 들어 있는 동사들은 과거형으로 되어 있는데 ‘내모신다’ 만 현재형으로 되어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3) 이것은 ‘역사적 현재’ 시제를 그대로 살려서 번역한 결과입니다. 복음서 저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마가는 역사적 현재 시제를 적극 활용하여 내용 묘사에 생동감을 더하는 특징을 자주 보여 줍니다. 새 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역사적 현재 시제를 번역문에서도 현 재형으로 번역하여, 번역으로 성경을 읽는 독자들도 원문으로 읽을 때 나타나는 이러한 독특한 문체의 변화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 습니다. 이는 그리스어 원문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한다는 번역 원 칙을 철저히 따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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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병행 본문인 마태복음 4:1-2나 누가복음 4:1-2를 보면, 마가복음 에 쓰인 것과 다른 동사가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동사의 시제가 과거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가보다 후대에 복음서를 기록한 마태나 누가가 마가의 역사적 현재 시제를 과거 시제로 바꾸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5) 역사적 현재 시제를 살려서 번역할 경우, 위의 4)에서 설명한 복음서 저자들 사이의 문체적 차이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 다. 아직까지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복음)을 서로 대조하여 연구 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번역한, 만족할 만한 한글 번역본은 없 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도 그런 면에서 완전하지는 않습 니다. 그렇지만 이번 번역에서는 복음서의 경우 최대한 병행 본문 사 이의 차이들을 번역에 반영하려고 했습니다.

6) 마가복음 1:21의 ‘들어간다’, 마가복음 1:37의 ‘말씀드린다’도 역 사적 현재 시제를 살려서 번역한 보기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본문 중간에 갑자기 현재 시제가 나타나는 경우는 역사적 현재 시제의 번 역으로 이해하고 읽으시면서 이런 문체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직접 느껴 보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13 40일(아라비아 숫자의 사용)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모두 ‘사십 일’(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 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옮겼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읽기에 혼동을 주지 않는 범 위에서 아라비아 숫자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눈으로 읽을 때 훨씬 쉽 게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포함한 현 대 독자들과의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독자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읽힐 가능성이 있는 10 이하의 숫자, 또는 ‘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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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처럼 너무 익숙하게 굳어진 표현의 경우에는 한글로 풀어 번역 하였습니다.

1:31 섬겼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수종드니라’(개역한글, 개역개정), ‘시중 을 들었다’(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편 새한글성 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섬겼다’로 번역했습니다.

2) ‘수종들다’는 요즘 세대가 잘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한자 표현 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좀 더 알기 쉬운 표현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 니다. 공동개정 과 새번역 에서 활용한 ‘시중을 들다’는 한결 이해 하기 쉬운 좋은 번역입니다.

3) 그런데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 이 동사를 ‘섬기다’로 번 역한 것은 마가복음 전체에서 이 동사(그. ‘디아코네오’)가 가지는 중 요성 때문입니다. 마가복음 10:45에서 예수님은 섬기러 오신 분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도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바로 이 구절에서 베드로의 장모가 마가복음에 서는 처음으로 이런 섬김을 실천한 인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섬김’ 은 예수님이 강조하신 그리스도인의 삶의 덕목이며 이러한 섬김을 실 천한 첫 번째 인물로 베드로의 장모가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 잘 드러 나도록 하려면, 여기에 ‘섬기다’라는 동사를 써 줄 필요가 있습니다.

1:40 심한피부병을 앓는 사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문둥병자’(개역한글), ‘나병환자’(개역개 정, 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편 새한글성경 신약 과 시편 에서는 ‘심한피부병을 앓는 사람’으로 새롭게 번역했습니다.

2)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을 부르는 말에 차별이나 비하 의 뜻이 들어가지 않도록 그 표현을 순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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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하 고, 당사자들에게 상처가 되는 용어를 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동 안 정부 기관의 순화 노력이나 이 문제와 관련된 여러 논문들을 참 조하여, 장애인 관련 용어나 질병 이름을 번역할 때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3) 위에서 적은 것처럼, 개역한글 에서는 ‘문둥병자’라는 말이 번 역어로 사용되어 원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 병에 걸린 분들에 게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역개정 에서는 이를 ‘나병환자’ 로 개정하였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개정된 번역어도 여전히 만족스럽 지 못한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분들의 어려움을 고려하 면서도 원문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번역어를 찾으 려고 노력한 결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심한피부병을 앓는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성서학자들은 신구약 원문에 사용된 단어가 반드시 ‘나병’을 일컫는 것은 아니고, 심각한 피부병의 일종 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질병 이름을 나타내는 특수 용 어인 점을 감안하여 ‘심한피부병’은 붙여서 적기로 했습니다.

4) 같은 맥락에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기존의 ‘맹인’ 을 ‘시각장애인’으로, ‘못 걷게 된 이’를 ‘지체장애인’으로 하는 등 장 애인을 가리키는 명칭은 공식적으로 권장되는 순화 용어로 바꾸어 번역했습니다.

1:41 가슴이 아프셨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민망히 여기사’(개역한글), ‘불쌍히 여기 사’(개역개정),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공동개정), ‘불쌍히 여기시고’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애처롭게 여기시어’, ‘연민을 느끼시 어’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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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동사는 ‘창자’를 뜻하는 명 사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낱말입니다. 옛 시대에 창자는 오늘날 가슴 과 같이,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 기관으로 여겨졌습니다. 연민의 감정 이 일어난 것을, 창자에 움직임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표현한 낱말이 라 할 수 있습니다.

4)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낱말의 어원도 살리면서 절절한 감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가슴이 아 프셨다’로 번역했습니다. 이번 번역에서는 그리스어 낱말의 어원까지 고려하여, 그러한 어원을 담아내기에 가장 알맞은 우리말 표현을 찾 아 번역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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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2장

2:3 마비증에 시달리는 사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중풍병자’(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 정), ‘중풍병 환자’(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대체로 ‘마비된 사람’ 또는 ‘마비증 이 있는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몸이 마비되어 신 체에 장애가 생긴 상태를 가리킵니다.

4) 그런데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 사용된 ‘중풍병’이라는 말은, 표준 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 따르면, ‘뇌혈관의 장애로 갑자기 정신을 잃 고 넘어져서 구안괘사, 반신불수, 언어 장애 따위의 후유증을 남기는 병’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한편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는 병의 원 인보다는 질병으로 인한 증상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표현 입니다. 또한 중풍병은 한자어로 된 질병 이름이어서 이 낱말을 듣고 환자의 상태를 바로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질병의 상태에 초점을 맞추면서 도 그 상태가 어떠한지를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쉬운 표현으로 풀 어서 이 낱말을 ‘마비증에 시달리는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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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깔자리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상’(개역한글, 개역개정), ‘요’(공동개정), ‘자리’(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들것’, ‘침상’으로 번역했습니다.

3)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 낱말은 ‘크라바토스’입니다.

4)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 펴냈고,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 출판한 성서 속의 물건들 의 ‘침대, 잠자리 깔개’ 항목(322쪽)을 참고해 보 면, 이런 설명이 나옵니다. “많은 신약성서의 문맥에서, 그리스어 용 어 ‘클리나리온’, ‘클리니디온’, ‘크라바토스’는 환자나 회복기에 있는 사람이 누워 쉬거나 그들을 운반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간이침대 또는 들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갈대나 천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것 은 얇고 가벼워서 쉽사리 말거나 접을 수 있었으며 한 사람이 간편 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에 사람이 기대어 눕는 긴 의자(couch)를 가리키는 문맥은 신약 성서에는 없다.”

5) 위의 설명을 참조하면, ‘크라바토스’는 ‘쉽사리 말거나 접을 수 있 으며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새한 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 낱말을 ‘깔자리’로 번역했습니다.

6) 한편 성서 속의 물건들 에 나오는 설명에 따르면, ‘클리나리 온’, ‘클리니디온’도 같은 종류의 물건을 가리키는 또 다른 그리스어 낱말들입니다. 이 두 낱말과 뿌리를 같이하는 ‘클리네’라는 단어도 신약의 다른 본문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원문에 쓰인 낱말이 서로 다를 경우에, 비슷한 대상을 가리키더라도 그 어원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대로 번역어도 달리해 보려고 했습니다. ‘클리네’(‘눕자리’, 마 9:2, 6; 막 7:4, 30; 눅 5:18; 17:34), ‘클리나리온’(‘작은눕자리’, 행 5:15), ‘클리니디온’(‘자리’, 눅 5:19, 24)은 ‘클리-’라는 어근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고, 동사 ‘클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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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기대어 눕다’, ‘드러눕다’라는 뜻을 가집니다. 따라서 우선 가장 사용 횟수가 높은 ‘클리네’는 ‘눕다’와 ‘자리’라는 의미를 담아서 ‘눕 자리’로 옮겼습니다. ‘클리나리온’은 ‘클리네’와 같은 뜻이지만, 그보 다 크기가 작은 물건을 가리키는 단어여서 ‘작은눕자리’로, ‘클리니디 온’은 누가복음 5장에서 ‘클리네’와 동시에 함께 쓰이고 있어서, 문맥 에 따라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다른 단어라는 사실만 드러내도록 ‘자 리’로 옮겼습니다.

7) 정리하자면,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크라바토스’, ‘클 리네’, ‘클리나리온’, ‘클리니디온’을 원래 용도에 맞게, 그러면서도 비슷한 다른 단어들과 구별되게 각각 ‘깔자리’, ‘눕자리’, ‘작은눕자 리’, ‘자리’로 옮겼습니다.

8) ‘깔자리’와 ‘눕자리’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까지 등재되어 있지 않은 낱말들입니다. 이처럼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번 역에서는 필요한 경우 새로운 번역어를 만들어 쓰기도 함으로써 한 국어 어휘의 범위를 확장하려고 했습니다.

2:5, 10 말씀하신다 1) 2:5, 10의 ‘말씀하신다’는 역사적 현재 시제를 그리스어 원문대 로 번역한 것입니다. 역사적 현재 시제에 대해서는 위의 1:12의 번역 설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 마가복음 2:5의 병행 본문인 마태복음 9:2와 누가복음 5:20을 보 면, 마태와 누가는 마가의 역사적 현재 시제를 과거 시제(단순 과거) 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3) 마가복음 2:10의 경우에는, 병행 본문 가운데 하나인 마태복음 9:6에서는 역사적 현재 시제를 유지하고 있고, 누가복음 5:24는 과거 시제(단순 과거)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은 이와 같이 다른 복음서에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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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 본문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그 차이점도 관찰할 수 있도록 번역하였습니다.

5) 이 단락에서 예수님은 죄를 용서하는 권세가 자신에게 있음을 알리시려는 의도로 기적을 베풀고 계십니다. 따라서 역사적 현재 시 제의 사용을 통해 독자의 주목을 끌고, 독자들이 이 중요한 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현재 시제의 사용 의미가 있습니다.

2:14 세금 걷는 자리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세관’(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 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에서는 ‘세금 걷는 작은 공간, 칸막이 된 자리’, ‘세금 걷는 사무소’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세금 걷는 사무소’로 풀이되 고 있습니다. 이 그리스어 낱말은 오늘날의 세무서 건물이나 큰 사무 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한자어를 피하면서도 동시에 제대로 갖춰진 사무실이 아니라, 간이 사무소에 가 까운 장소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세금 걷는 자리’로 번역했습니다.

5) 인쇄용과는 별도로 제공될 온라인판 성경에서는 ‘세금 걷는 사 람들은 로마 정부의 명령에 따라 도시의 성문에서 세금 걷는 자리를 설치하고 관세를 부과했는데, 걷은 세금을 자기들 호주머니에 빼돌리 기도 했다.’라는 간단한 배경 설명을 덧붙일 것입니다.

6) 여기서 말하는 세금이 어떤 종류의 세금인지에 대해서는 본문 자체에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번역본들도 세금의 종류 를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번역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주석서들은 여기서 말하는 세금이 ‘통행세’ 또는 ‘관세’를 가리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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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세금 걷는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이스 라엘 백성의 관점에서 볼 때 종교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다른 민족 사람들과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이 보기에는 세금 걷는 사람들이 제의적으로도 깨끗하지 못한 상태에 있게 됩니다. 불의한 방법으로 세금을 걷는 것 외에도 이러한 제의적 부정의 문제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세금 걷는 사람들은 죄인들과 같은 취급을 받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2:15 비스듬히 앉아 잡수실 때이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앉아 잡수실 때에’(개역한글, 개역개정), ‘음식을 잡수시는데’(새번역), ‘음식을 잡수시게’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식탁에 앉으셨을 때’, ‘식탁 앞에 기 대어 누웠을 때’, ‘음식을 잡수실 때에’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여기에 쓰인 동사는 ‘비스듬 히 눕다’는 뜻으로, 이는 이 당시 사람들의 식사할 때에 식탁 둘레에 놓인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눕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4) 이 당시 사람들의 식사 자세는 현대인의 식사하는 모습과는 너 무나 다릅니다. 그래서 여기에 쓰인 그리스어를 그대로 직역하여 ‘비 스듬히 누우셨을 때이다.’처럼 번역하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 서 대부분의 현대 번역들은 뜻이 통하게 음식을 잡수시는 일과 연관 시켜 번역하고, 원문 그대로의 뜻은 각주에 밝히고 있습니다. 개역 성경과 새번역 에서는 ‘그리스어로는 비스듬히 누웠다는 뜻으로 유 대인들이 식사할 때 가지는 자세’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5)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단어의 뜻도 살리면 서 의미도 통하도록 하기 위해서 ‘비스듬히 앉아 잡수실 때’로 번역 했습니다. 일종의 이중 번역을 한 셈입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 편 에서는 필요한 경우에 이중 번역을 통해 원문 단어의 뜻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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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직접 담아 보려고 했습니다.

2:15 세금업자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세리’(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 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세금 걷는 사람’, ‘세금 징수관’, ‘징 세청부인’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세금 걷는 사람’, ‘세무 공무원’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신약 시대에 로마 정부는 조 세 징수 도급제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로마 정부는 일 정한 지역에서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권리를 특정한 사람에게 통으로 맡겨서 세금을 거둬들였습니다. 따라서 로마 정부로부터 일정한 지역 에서 세금을 거둬들일 권한을 확보한 세금 징수 청부인은 다시 자기 밑에 세금 징수인을 고용하여 세금을 걷도록 하였습니다. 최신 신약 그리스어사전은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 ‘세리’로 번역했던 낱말이, 세금 징수 청부인을 도와 세금 걷는 일을 담당했던 이 징세인을 가 리키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이런 제도 아래에서 세금 징수 청부인 이나 그 밑에서 일하는 세금 징수인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부당한 방법으로 세금을 걷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기 쉬웠습니다. 따라서 복음서에서는 세리들은 늘 죄인들의 대표적 보기로 언급되었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 낱말을 ‘세금업자’로 번역 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배경을 염두에 두면서 세금 걷는 일에 종사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세금업자’가 잘 어울린다고 본 것입니다. 고리대금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고리대금업자’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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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율법학자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서기관들’(개역한글, 개역개정), ‘율법학 자들’(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율법학자들’, ‘율법 전문가들’, ‘서기 관들’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그. ‘그람마테우스’)은 정부의 고위 관료에 해당하는 ‘서기관’을 뜻하기도 하고, ‘율법 전문 가’를 뜻하기도 합니다.

4) 그런데 비슷한 사람을 가리키는 비슷한 뜻의 다른 그리스어 낱 말들이 있어서, 그리스어 원문의 다른 단어들을 우리말 번역에서도 달리 번역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노미코스’, ‘노모디다스칼로 스’ 같은 단어가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노모디다스칼로스’는 ‘율 법’을 뜻하는 말과 ‘선생’을 뜻하는 말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율법 선 생’으로 번역하여 번역어를 달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미코스’는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서 ‘율법 전문가’로 뜻풀이를 하고 있어서, 마가복음 2:16에 쓰인 단어와 뜻이 겹칩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 신 약과 시편 에서는 이미 새번역 과 공동개정 에서 이 낱말을 ‘율법 학자’로 번역한 선례를 따라 ‘율법학자’로 번역하고, ‘노미코스’는 ‘율 법 전문가’로 번역하였습니다.

5) 정리하자면, 마가복음 2:16에 쓰인 ‘그람마테우스’는 ‘율법학자’,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다른 낱말 ‘노미코스’는 ‘율법 전 문가’(예. 마 22:35), ‘노모디다스칼로스’는 ‘율법 선생’(예. 눅 5:17)으 로 번역했다는 말입니다. 표현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 낱말들이 가리 키는 대상도 서로 구별되는지에 대해서는 더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 다. 우선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원문에 쓰인 단 어가 다른 경우에는 번역어도 달리하여, 우리말로 읽는 독자들도 그 리스어 원문에 다양한 표현이 쓰였음을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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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참고로, 마가복음 2:16에 쓰인 그리스어 낱말이 사도행전 19:35 에서는 로마 정부의 관료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에, 오늘날 에도 공무원 직급의 하나로 사용되는 ‘서기관’으로 번역했습니다. 이 처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원문에 쓰인 단어가 같더라도 문맥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질 때는 번역어를 달리하여 번 역했습니다. 간혹 그리스어 원문의 단어가 같은 경우에, 무조건 번역 어도 일관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2:23 밀 이삭을 꺾기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이삭을 자르니’(개역한글, 개역개정), ‘밀 이삭을 자르기’(공동개정), ‘밀 이삭을 자르기’(새번역)로 번역되어 있 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에서는 밀 이삭을 ‘꺾다’, ‘뽑다’, ‘잡아 뽑 다’, ‘잡아 뜯다’, ‘뿌리째 뽑다’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은 여기에 사용된 동사를 ‘꺾다, 뽑다’라 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밀 이삭을 꺾기’ 시작했다고 번역했습니다. 이렇게 번역할 때 작은 차이이지만 독자들의 오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자르다’라는 말에서는 독자들이, 제자들이 마치 낫이나 칼 같은 도구를 가지고 밀 이삭을 잘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26 제단에 차려 두었던 거룩한빵(진설병)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진설병’(개역한글, 개역개정), ‘제단에 차 려놓은 빵’(공동개정), ‘제단 빵’(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하나님 앞에 드려진 빵’, ‘거룩한

38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빵’, ‘봉헌된 빵’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을 따르면, 이 구절은 ‘하나님 앞에 드린 빵’, ‘하나님 앞에 내놓은 빵’으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4)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진설병’을 ‘유대교에서, 성소의 상 위에 차려 놓은 떡. 일주일에 한 번씩 새것으로 갈아 놓는다.’라고 풀이합 니다. 구약·유대교의 제사 전문 용어로, 그 배경을 알지 못하는 사람 이 글자만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입니다.

5)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성경이나 한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단에 차려 두었던 거룩한 빵’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개역개정 을 주로 읽어 온 독자들에 게는 새로운 번역어가 다소 낯설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덧붙여 두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39

마가복음 3장

3:1 한쪽 손을 못 쓰게 된 사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한쪽 손 마른 사람’(개역개정), ‘한쪽 손 이 오그라든 사람’(공동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에서도 ‘한쪽 손 마른 사람’,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신체장애 관련 용어를 국립국 어원에서 제시한 순화 용어로 번역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 인, 언어장애인, 신체장애인’ 등의 표현이 그러한 보기에 해당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제시한 순화 용어가 없는 경우에는, 최대한 같은 취 지를 따라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한쪽 손을 못 쓰게 된 사람’이라는 표현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새로운 시도의 결 과입니다.

3:3 말씀하신다 1) 역사적 현재 시제의 사용. 위의 ‘1:12 내모신다’의 번역 설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 병행 본문인 누가복음 6:8에서는 과거 시제(단순 과거형)으로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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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쭉 뻗으세요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내밀라’(개역한글, 개역개정), ‘펴라’(공동 개정), ‘내밀어라’(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여기에 쓰인 그리스어 낱말 ‘엑테이노’를 ‘쭉 뻗으세요’로 번역했습니다. 그 까닭은 원문의 어원 을 번역에서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담아내 보려는 것입니다. 신약성경 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지만, 고전 문헌(호메로스, 헤로도토스, 소포클 레스 등의 작품)에 사용된 같은 계열의 동사로 ‘테이노’(‘뻗다’)가 있 습니다. ‘엑테이노’는 ‘테이노’에 전치사 ‘엑크’가 덧붙여져 만들어진 파생 동사입니다. 여기서 ‘테이노’에 덧붙은 전치사 ‘엑크’는 ‘~에서 밖으로’라는 뉘앙스를 더해 줍니다.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러한 파생 동사의 강조 의미를 살리면서 현장의 상황을 눈 으로 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해 ‘쭉 뻗으세요’라고 번역 한 것입니다.

3:7-8 고유 명사의 음역 1)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인명과 지명을 국립국어 원 외래어 표기법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용례에 따라 기존 음역의 일부를 고치기로 했습니다.

2) 이 구절의 기존 한글 번역본에 나오는 ‘갈릴리’, ‘유대’, ‘이두 매’, ‘요단’, ‘두로’ 등의 지명을 ‘갈릴래아’, ‘유대아’, ‘이두매아’, ‘요 르단’, ‘티레’로 번역했습니다. 위 1:5의 유대아, 요르단강의 번역 설 명 부분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로마의 지배 아래 있었던 지명 이름 들이 ‘아’로 끝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3) 이때 ‘두로’의 경우에는 ‘티루스’로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티루스’는 ‘티레의 옛 이름’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따로 익혀야 하는 옛 이름을 사용하기보다는 현재 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41

제로 사용되고 있는 지명을 사용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티레’로 번역했습니다.

3:11 더러운 영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더러운 귀신들’(개역한글, 개역개정), ‘더 러운 악령들’(공동개정), ‘악한 귀신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들에서는 대체로 ‘더러운 영들’로 번역했습 니다. 이러한 번역은 그리스어 원문의 직역에 해당합니다.

3) 한글 번역본들은 문맥에 비추어 뜻을 조금 더 풀어서 확대 번역한 셈입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원문을 그대로 직 역하여도 뜻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아, 원문대로 직역하였습니다.

3:11 당신이야말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당신은’(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야말로’라는 강조 어미를 사 용하여 ‘당신이야말로’로 번역했습니다.

3) 이는 그리스어의 인칭 대명사 강조 용법을 번역에 반영한 결과 입니다. 마가복음 1:8의 번역 설명에서 이미 한 번 밝힌 것처럼, 그리 스어 동사는 주어의 인칭과 수에 따라 각각 다른 모양으로 활용됩니 다. 따라서 주어를 따로 표시하지 않더라도 동사를 보면 그 행위의 주어가 누구인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주어를 강조 하기 위하여 인칭 대명사 주어를 특별히 표시해 주는 경우가 있습니 다. 이러한 그리스어의 특수한 인칭 대명사 강조 용법을 우리말 번역 에서 담아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야말로’라는 강조의 보조사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강조 용법을 살릴 수 있기에 새롭게 시도해 본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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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부르신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부르시니’(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부르셨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부르신다’로 번역했습니다. 이 는 역사적 현재 시제를 그리스어 원문 그대로 반영한 번역입니다. 역 사적 현재 시제에 대해서는 위의 ‘1:12 내모신다’의 번역 설명을 참 조하시기 바랍니다.

3:18 필립, 토마스 1) 열두 제자의 이름 가운데,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 ‘빌립, 도마’로 음역했던 것을 ‘필립, 토마스’로 그 음역을 새롭게 했습니다.

2) 지명에 대해서는 위에서 그런 보기를 살펴보았고, 여기서는 인 명의 음역을 달리한 보기를 볼 수 있습니다. 고유 명사 인명·지명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용례를 따라 일부 수정하는 것이 이번 번역의 원칙이라는 점은 앞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요한, 바울’과 같이 이미 너무나 널리 사 용되어 왔던 사람 이름은 바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빌립’이나 ‘도마’ 도 열두 제자의 이름이어서 매우 널리 알려진 이름들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음역을 바꾸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3) 그렇지만 이 ‘필립’과 ‘토마스’로 음역을 바꾼 데에는 까닭이 있 습니다. 바울 서신에 나오는 지명 ‘빌립보’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 편 에서는 ‘필리피’로 음역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해외여행이 빈번해 진 오늘날에는 직접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늘었고, ‘필리피’라는 지명이 실제로 사용되는 것을 들을 기회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빌 립’이 비록 널리 알려진 제자의 이름이지만 음역을 ‘필립’으로 바꾸었 습니다. ‘도마’를 ‘토마스’로 한 것은, 서양 문학에서 의심 많은 사람 을 숙어적으로 ‘토마스 같은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과 관련이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43

있습니다. 이 ‘토마스’가 성경에 나오는 ‘도마’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토마스 같은 사람’이 의심 많은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쯤은 쉽게 알아 차릴 수 있습니다. 그런 표현이 성경 이야기에서 나온 것을 음역의 차 이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 역 성경이 고유 명사를 음역할 때에는 경음이나 격음을 피하여 발음 을 부드럽게 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발음과 상관없이 ‘도 마’, ‘빌립’과 같이 음역했지만, 오늘날 우리의 언어생활에서는 굳이 그런 고려를 따라 실제 발음과 다르게 음역함으로써 성경의 인물과 실제 인물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기 어렵게 만들 이유는 없습니다.

3:19 가룟 사람 유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가룟 유다’(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가리옷 사람 유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가룟 출신 유다’, ‘유다 이스카리옷’ 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어 낱말 ‘이스카리옷’은 통상 히브리어 ‘이쉬 케룟’의 그리스어 음역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쉬 케룟’을 직역하면 ‘케룟 지역 출신 사 람’이라는 뜻입니다.

4) ‘가룟’이 지역 이름이라는 것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가룟’ 은 남유다에 있는 지역 이름입니다. 기존 번역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은 아니지만, ‘가룟’이 지명인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가룟’ 이 지역 이름이라는 것을 더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가룟 사람 유다’ 라고 번역했습니다.

44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3:23 대화문에서의 마침꼴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사탄이 어찌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개역개정)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새번역)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느냐?(공동개정)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에서는 아래와 같이 번역했습니다. 어떻게 사탄이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소?

3) 기존 번역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가장 큰 차이는 문장 의 마침꼴입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번역할 때, 예수님의 대화 상대자,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의 성격에 따라 마침꼴을 달리하여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이 일반 대중을 향하여 말씀하실 때에는 주로 하십시오체를, 열두 제자나 친근한 사이의 몇 몇 사람과 말씀을 나누실 때에는 주로 해요체를, 논쟁적인 상황에서 적대적인 종교 지도자들과 말씀을 나누실 때에는 주로 하오체를 사 용하여 번역했습니다. 같은 대상을 향해 말씀하실 때에도 때때로 다 른 마침꼴을 섞어서 쓰기도 했습니다. 실제 대화 상황에서 그것이 자 연스럽기 때문입니다.

4) 이 구절은 적대적인 종교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논쟁적인 상황 에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 말씀의 마침꼴을 하오 체로 번역했습니다. 이 단락 전체와 다른 본문들에서도 논쟁적인 맥 락에서 이루어진 대화에 나오는 예수님 말씀의 마침꼴은 계속 하오 체를 사용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45

3:28 아멘 당신들에게 말하는데 1) 여기서 주목해 볼 단어는 ‘아멘’입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멘’이 ‘진실로’(개역한글, 개역개정), ‘분명히’(공동개정), ‘진정으 로’(새번역)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아멘’은 ‘진실로’, ‘분명히’, ‘진실을’ 등으로 번역했으며, 최근 독일어 번역본 가운데에는 ‘아멘’으로 그대 로 음역한 경우도 있습니다.

3) ‘아멘’은 원래 히브리어 동사 ‘아만’에서 파생된 명사 ‘아멘’의 그리스어 음역에 해당합니다.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 말은 예배에서 앞서 말해진 내용들에 대해 강한 동의를 표현할 때 회중들이 사용했던 예배 용어라고 풀이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이 낱말은 엄숙하고 중요한 선언적 진술을 할 때, 그 말을 시작하는 부 분에서 사용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용법은 오직 예수님만 사용하신 것으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아멘’을 그대로 ‘아멘’으로 음 역하여 번역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성도들은 교회에서 성경을 받들어 읽거나 기도 또는 찬양이 끝났을 때, 읽은 내용이나 기도한 내용, 찬 양한 내용에 강력한 동의를 표현하는 뜻으로 회중들이 사용하는 ‘아 멘’의 용법에 대해서는 익숙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실 때, 그 내용의 확실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말의 서두에 사용하신 ‘아 멘’의 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들이 ‘아 멘’을 그 뜻을 따라 ‘진실로’, ‘확실히’ 등으로 풀어 번역했기 때문입 니다.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아멘’을 그대로 ‘아멘’ 으로 음역하여 번역함으로써, ‘아멘’이 우리가 잘 알고 있던 용법 외 에 또 다른 용법으로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5) 마가복음에서 이러한 용례로 사용된 경우에는 이곳 3:28 외에도 12곳에서 더 발견됩니다(참고. 3:28; 8:12; 9:1, 41; 10:15, 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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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3; 13:30; 14:9, 18, 25, 30).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도 같은 용 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아멘’을 두 번 사용하여 ‘아멘 아멘 그대들에게 말합니다.’(요 1:51)와 같이 사용하 시기도 합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47

마가복음 4장

4:5 번역의 어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개역한글, 개역개정) 흙이 깊지 않아서 싹은 곧 나왔지만(공동개정) 흙이 깊지 않으므로 싹은 곧 나왔지만(새번역)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아래와 같이 번역했습니다. 곧바로 싹이 돋아났습니다. 흙이 깊지 않아서입니다.

3) 기존 번역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가장 큰 차이는 문장 의 어순입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들은 우리말에서 통상 더 자주 사용 되는 어순을 따라 번역했습니다. 한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 서는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라 번역했습니다. 사실을 먼저 밝힌 뒤 에 그 이유를 이어서 설명하는 어순이 신약성경 그리스어에서는 더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그리스어 원문의 이런 어순을 번역에서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48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4:7 숨을 틀어막았습니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기운을 막으므로’(개역한글, 개역개정), ‘숨이 막혀’(공동개정), ‘그 기운을 막아 버려서’(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숨을 막아’, ‘질식시켜’, ‘숨통을 막 아’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 단어는 ‘쉬네프닠산’입니다. 전치사 ‘쉰’과 동사 ‘프니고’가 합하여 만들어진 합성 동사입니다. 일반 동사 인 ‘프니고’만으로도 ‘숨을 막다’는 뜻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어에서는 여기에 접두어를 붙여 파생 동사를 만듦으로써, 그 뜻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4)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파생 동사에 담긴 강 조의 뜻을 살려 보기 위해 ‘숨을 틀어막았습니다’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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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5장

5:9 레기온(군대)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한결같이 ‘군대’(개역한글, 개역개정, 공 동개정, 새번역)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개역개정 에서는 ‘헬. 레기 온. 로마 군대의 여단 규모’라고 난외주를 붙여 두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그리스어 원문의 음역인 ‘레기온’이 라고 번역한 경우와, 문맥의 뜻을 따라 ‘군중(multitude)’이라고 번역 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원래 라틴어(legio) 를 그리스어로 음역해 놓은 것입니다. ‘레기온’은 로마 군대 가운데 가장 큰 부대로, 4,000-6,000명의 군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를 ‘레기온(군대)’으로 번역 했습니다. 우리나라 군대 조직에 따르면, ‘레기온’은 3,000-15,000명으 로 구성된 부대 단위인 ‘사단’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사탄을 가리키 는 동음이의어와 혼동하는 경우를 피하고 문맥상 많은 수라는 것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 괄호 안에는 구체적인 부대 단위가 아니 라 포괄적인 의미를 가리키는 낱말인 ‘군대’로 적었습니다. 이를 통 해 마가복음에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차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을 우리말로 성경을 읽는 독자들도 알아차리도록 했습니다.

5) 이와 비슷한 경우로, 마가복음 6:27의 ‘스페쿨라토르(사형 집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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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마가복음 15:16의 ‘프라이토리온(총독 공관)’을 들 수 있습니다. ‘스 페쿨라토르’와 ‘프라이토리온’은 각각 라틴어를 그리스어로 음역하여 사용한 차용어에 해당합니다. 마가복음의 저자가 이런 라틴어 차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마가복음의 독자들이 이런 라틴어 차용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 줍니다.

5:22 회당 지도자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한결같이 ‘회당장’(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이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회당장’으로 번역되는 경우와 ‘회당 지도자’라고 번역되는 경우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회당장’과 ‘회당 지도자’ 둘 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회당에서 이루어지는 예배 관련 사항들을 관장하는 일을 맡은 사람을 가리키는 직책 이름이었 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서양어 번역본들과 사전에 설명된 내용을 고려하여 기존 한글 번역본들에서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표현을 찾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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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6장

6:3 걸려 넘어지고 있었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배척한지라’(개역한글, 개역개정), ‘믿으 려 하지 않았다’(공동개정), ‘달갑지 않게 여겼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개역한글 과 개역개정 에서는 ‘실족한지라’, 새번역 에 서는 “‘꺼려 하였다’ 또는 ‘예수에게 걸려 넘어졌다’”라는 난외주가 붙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넘어짐의 계기가 되었다’, ‘부딪히 다’, ‘믿음을 방해하다’, ‘언짢아하다’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동사는 일차적으로는 ‘걸 려 넘어지게 하다’를 뜻하는데 ‘죄를 짓게 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다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화나게 하다’, ‘충격을 주다’라는 뜻 으로도 쓰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가복음 6:3에서는 예수님을 믿지 않게 됨으로써 결국 죄를 짓는 자리로 이끌려 가게 된 경우를 가리키는 맥락에서 사용된 것으로 풀이합니다.

4)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 낱말을 일차적인 의미로 번역하더라도 독자들이 문맥에서 충분히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걸려 넘어지다’로 번역했습니다. 이렇게 번역함으로써 구약에서, 신약의 이곳에 쓰인 낱말에 상응하는 단어(그. ‘스칸달리 조’; 히. ‘카샬’)를 ‘걸려 넘어지다’라는 일차적인 의미로 번역하여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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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들이 문맥에서 적절한 의미를 스스로 파악하도록 한 것과 통일성 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6:14 일으킴받아 살아났구나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살아났도다’(개역한글, 개역개정), ‘살아 난 것이’(공동개정), ‘살아났다’(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문맥으 로 볼 때 적절한 번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다시 일어났다’, ‘일으킴받았다’, ‘다 시 깨어났다’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그리스어 동사는 ‘잠에서 깨우다’, ‘일으켜 세우다’, ‘일어나다’의 뜻으로 사용됩니다. 서양어 번 역본에는 이런 사전적 의미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 번 역본에서는 아쉽게도 문맥을 고려하여 확장된 의미로 번역하였기 때 문에 ‘살아났다’라는 번역이 독자의 이해에는 아무런 어려움을 주지 않지만, 원문 단어를 보았을 때 떠올리게 되는 그림을 머릿속에 떠오 르게 해 주지는 못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 편 에서는, 원문에서 수동태로 쓰인 이 동사를 ‘일으킴받아 살아났구 나’로 번역하여 그리스어 원문 단어의 일차적 의미도 함께 떠올려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죽어서 누워 있다가, 살아 일어나는 그림을 떠올 리게 하는 것이 이 그리스어 낱말의 일차적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6:56 겉옷 자락 술이라도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옷 가에라도’(개역한글, 개역개정), ‘옷자 락만이라도’(공동개정), ‘옷술만에라도’(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옷 술’, ‘옷 가’로 번역했습니다.

3)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 낱말은 두 개입니다. ‘옷’으로 번역된 낱말은 ‘히마티온’이고, ‘술’, ‘자락’, ‘가’로 번역된 낱말은 ‘크라스페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53

돈’입니다.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히마티온’은 ‘겉옷’을 가리키고, ‘크라스페돈’은 ‘끝자락, 옷 가, 옷단’을 가리킵니다.

4)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 펴냈고,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 출판한 성서 속의 물건들 ‘6.2.1.1 장식 술, 술’ 항목에 따르면, ‘크라스페 돈’은 겉옷의 네 모서리에 달려 있는 장식 술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이 장식 술은 일반적인 옷 장식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의 계명들을 지킬 의무를 상기시켜 주는 특별한 장식(참고. 민 15:38-39의 ‘옷자락 술’[‘치치트’])과 관련됩니다.

5) 이번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구약성경의 ‘옷자락 술’ 과 관련성을 조금 더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겉옷 자락 술’이라고 번 역했습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온라인판에서는 성서 속의 물 건들 ‘6.2.1.1 장식 술, 술’ 항목에 제시된 해당 그림과 설명을 하이 퍼링크로 연결하여 제공할 것입니다. 여기서 ‘크라스페돈’이, 예수님 이 율법의 계명 준수를 염두에 두면서 다신 ‘옷 술’인지, 일반적인 옷 장식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더 연구해 보아야 한다고 보는 학자들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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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7장

7:9–13 인용 부호의 사용 1)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일러두기에서도 밝힌 것처럼, 인 용의 층위가 여러 단계로 복잡하게 나뉠 경우에는 차례로 큰따옴표 (“…”)와 작은따옴표(‘…’)와 홑낫표(「…」)를 사용하여 인용 층위가 달 라진 것을 표시하였습니다.

2) 이러한 인용 부호가 사용된 구체적인 보기를 마가복음 7:9-13에 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7:24, 26, 31 티레, 시리아 페니키아, 데카폴리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각각 ‘두로’(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와 ‘띠로’(공동개정), ‘수로보니게’(개역한글, 개역개정)와 ‘시로페니키 아’(공동개정, 새번역), ‘데가볼리’(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와 ‘데 카폴리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이를 ‘티레’, ‘시리아 페니키 아’, ‘데카폴리스’로 번역했습니다.

3) 고유 명사의 음역에 대해서는 앞서 밝힌 대로,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용례를 따라 일부 수정하기 로 했습니다. 이때 ‘두로’의 경우에는 ‘티루스’로 번역하는 것도 가능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55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티루스’는 ‘티레의 옛 이름’으로 풀이되 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따로 익혀야 하는 옛 이름을 사용하기보 다는 현재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지명을 사용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 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티레’로 번역했습니다. ‘시리아 페니 키아’의 경우에는 개역 성경의 음역 방식을 따른다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명칭과 관련성을 떠올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공동개정 이나 새번역 에서 부분적으로 개선을 하였지만, ‘시로페니키아’로 할 경 우에 ‘시로-’가 어디를 가리키는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그래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시리아 페니키아’로 음역했 습니다. ‘데카폴리스’는 숫자 10을 뜻하는 그리스어 ‘데카’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의 합성어인 점을 고려하여 음역을 결정했습니다. 온 라인용 각주에는 ‘데카폴리스’가 ‘열 개의 도시’를 뜻하는 그리스어 낱말로, 게네사렛(갈릴리) 호수의 동쪽과 남쪽에 있는 열 개의 도시 를 아우르는 지역 명칭이라는 설명을 덧붙일 것입니다.

56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마가복음 10장

10:46 바르디매오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바디매오’(개역한글, 개역개정, 새번역), ‘바르티매오’(공동개정)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Bartimaeus’로 번역했습니다.

3) ‘바르디매오’에서 ‘바르’는 ‘~의 아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후 기 히브리어와 아람어에서 ‘바르’가 아들을 가리키는 접두어로 사람 이름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번역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디매오의 아들을 가리키는 이 름을 ‘바르디매오’로 번역했습니다. 이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 사람 이름이나 지역 이름의 음역에 그리스어나 히브리어 원문 의 특성을 반영하려는 시도의 본보기에 해당합니다. (참고. 막 15:15, ‘바르압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57

마가복음 11장

11:17 모든 민족들을 위해서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아래와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 였느냐(개역개정)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 냐?(공동개정)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지 않았느냐? (새번역)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대체로 “‘내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 해서 기도하는 집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기록되지 않았느냐?”로 번 역했습니다. ‘모든 민족들을 위해서’라는 어구가 ‘모든 민족들에게’로 이해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한글 번역본들은 후자의 의미로 번역한 셈입니다.

3)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아래와 같이 번역했습니다. 성경에 이렇게 적혀 있지 않소?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불릴 것 이다, 모든 민족들을 위해서.’

4) 기존 한글 번역본에서 ‘만민’으로 번역했고, 새한글성경 신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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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에서 ‘모든 민족’으로 번역한 그리스어 원문은 이 문장에서 두 가지 뜻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민족들이 와서 기도 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모든 민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사야서 56:7의 원래 구약 문맥에서는 모든 민 족들이 와서 기도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곳 마가복음 11:17에서는 ‘모든 민족들을 위해서’라는 뜻으로 이해하 는 것이 그리스어 원문에 더 가깝습니다. 이 구절을 문장의 끝에 둔 까닭은 그리스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른 결과입니다.

5)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점은, 성경의 원문이 때 로는 명백하게 한 가지 뜻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원 문 자체가 두 가지 이상의 뜻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각각의 번역본들은 어느 한 가지 해석을 본문으로 선 택하고, 다른 이해 가능성은 각주에 밝히거나 설교자나 해석자의 몫 으로 남겨 두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번역본들 사 이에서 본문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를 드러내는 번역을 만나게 되었 을 때 매우 놀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현상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 니다. 번역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에는 서로 다른 번역 가 운데 어느 하나가 옳고, 다른 것은 틀리다고 섣불리 결론 내리는 경 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 다. 같은 구절에 대해 서로 다른 번역본들 사이에 서로 다른 뜻으로 읽히는 번역이 발견될 때에는 원문 자체가 두 가지 이상의 뜻으로 이해될 수도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경우가 생길 때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기존 번역본 에서 소개되지 않은 번역을 본문으로 채택하여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해석 가능성은 각주나 자세한 해설에 설명을 덧붙여 두었습니 다. 여러 다른 번역본들을 나란히 두고 비교하며 읽는 주의 깊은 독 자들이, 원문으로 읽는 독자들에게 떠올랐을 원문의 복합적 이해 가 능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59

마가복음 12장

12:33 다태우는제물(번제물)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대체로 ‘번제물’(개역한글, 개역개정, 공 동개정)과 ‘번제’(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제사의 한 종류로 제물을 불로 태워서 드리는 제사를 가리키거나, 그 제사에서 드리는 제물을 가리킵니다.

3)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불로 태워서 드리는 제사(번제)와 그 제사에서 드리는 제물(번제물) 둘 다를 뜻할 수 있는 표현(영어, burnt offering; 독일어, Brandopfer)으로 번역했습니다. 따라서 한자로 옮긴 다면 문맥에 따라 각각 불살라 바치는 제물이나 제사를 뜻하는 ‘번제 물’ 또는 ‘번제’로 번역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서양어 번역본 가운데 에는 전부 다 불살라 바친다는 뜻을 담은 단어(holocaust)로 번역한 경우도 있습니다.

4) 그런데 ‘번제(燔祭)’로 번역하든 ‘번제물’로 번역하든, 한자를 모 르는 경우에는 ‘번제’의 뜻을 이해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한자를 아 는 경우에도, 번제는 제물을 ‘불살라’ 바친다는 뜻을 담고 있는 표현 이라는 점에서 그리스어 낱말의 번역어로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 리스어 낱말은 ‘다 태워서 바치는 제사나 제물’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60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5) 한자를 잘 모르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다음 세대 젊은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준비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 서는 어려운 한자어도 피하고, 다 태워서 바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그리스어 낱말의 원래 뜻도 살려서 ‘다태우는제물’로 번역했습니다. 다만 이 낱말이 구약의 제사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는 전문 용어인 점을 고려하여 통상적인 띄어쓰기 규칙을 따르지 않고 모두 붙여서 적기로 했습니다.

6) 한편, 이미 오랫동안 교회 생활을 해 온 독자들에게는 ‘번제’나 ‘번제물’도 교회 전문 용어로서 완전히 익숙해진 용어입니다. 성경의 내용에 익숙한 기존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번역어로 바꾼 것이 오히 려 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 편 에서는 ‘다태우는제물(번제물)’과 같이, 새로운 번역어에 바로 이 어서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나란히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번역어 에서 느껴질 수 있는 낯섦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12:35–36 인용 부호의 사용 1)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의 일러두기에서도 밝힌 것처럼, 인 용의 층위가 여러 단계로 복잡하게 나뉠 경우에는 차례로 큰따옴표 (“…”)와 작은따옴표(‘…’)와 홑낫표(「…」)를 사용하여 인용 층위가 달 라진 것을 표시하였습니다.

2) 이러한 인용 부호가 사용된 구체적인 보기를 마가복음 7:9-13에 서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 마가복음 12:35-36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61

마가복음 13장

13:9 지방의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공회’(개역한글, 개역개정), ‘법정’(공동개 정, 새번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지방 산헤드린’, ‘산헤드린’, ‘의회’ 로 번역했습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의회’를 가리킵니 다. 그런데 이 의회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방의회이고, 다 른 하나는 예루살렘에 있는 최고 의회입니다. 마태복음 10:17과 마가 복음 13:9에서는 지방의회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고, 그 밖의 경우 에는 주로 예루살렘에 있는 최고 의회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습니 다. 예루살렘에 있던 최고 의회는 대제사장들과 원로들과 율법학자들 로 이루어졌으며, 로마 정부에 반하지는 않는 범위에서 유대아 지방 에서 종교, 사법, 행정 분야의 최고 결정권을 가진 최고 의결 기구로 기능했습니다. 기원후 200년쯤에,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구전 율법을 문자로 기록한 문서인 미쉬나에서는 이 그리스어 낱말을 히브리어로 음역하여 ‘산헤드린’으로 적었습니다. 현대 서양어에서도 ‘산헤드린’ 이 고유 명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4)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지방의회’로 번역했습 니다.

62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마가복음 14장

14:1 넘는명절(유월절), 누룩없는명절(무교절)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대체로 ‘유월절’(개역한글, 개역개정, 새 번역)과 ‘무교절’(개역한글, 개역개정, 공동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공동개정 이 ‘유월절’을 ‘과월절’로 번역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변화입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유월절의 경우, 원문을 음역하여 ‘파 스카’, ‘파사’로 번역하거나 또는 ‘넘어가다’라는 뜻을 가진 ‘passover’ 로 번역했습니다. 무교절의 경우에는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는 명 절이라는 뜻의 낱말로 번역했습니다.

3) 이 두 절기는 구약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명절들입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하나님 이 이집트에 내리신 10번째 재앙, 곧 처음 난 것은 사람이든 짐승이 든 다 멸하는 재앙을 집행하던 천사가, 하나님의 지시대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의 집을 그냥 ‘넘어간’ 일을 기억하며 지키는 명절입니다. 무교절은, 이때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지시 대로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었던 일을 기억하며 지키는 명절입니 다. 기존 번역어인 ‘유월절’과 ‘무교절’은 이런 뜻을 잘 담아내는 낱 말이기는 하지만, 한자를 모르는 경우에는 이해하기에 참 어려운 용 어들입니다. 공동개정 에서 사용한 ‘과월절’도 ‘유월절’의 ‘유월’이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63

동음이의어인 ‘6월’과 혼동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자를 모르는 경우에는 여전히 이해의 어려움을 해소시키기에 역부 족입니다.

4) 쉽게 서는 쉬운

한자를 잘 모르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다음 세대 젊은이들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준비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 이처럼 어려운 한자로 된 ‘유월절’과 ‘무교절’을 조금 더 알기 말로 바꾸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넘는명절’과 ‘누

룩없는명절’로 번역했습니다. ‘넘는명절’은 한글로 된 최초의 성경을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의 번역에서 이미 ‘넘졀’(눅 22:1, 예수셩교 젼셔 [1887])로 사용된 적이 있는 용어로, 한 번만 익혀 두면 이 명절 의 배경을 기억하도록 돕는 쉬운 용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누룩 없는명절’도, 이 명절의 전체 배경을 다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이 있지 만, 이 명절의 핵심을 포함한 용어로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이 용어들은 이스라엘의 특별한 명 절을 가리키는 특수 용어이기 때문에, 띄어쓰기 규범을 따라 띄어서 적지 않고 모두 붙여서 적기로 했습니다.

5) 한편, 이미 오랫동안 교회 생활을 해 온 독자들에게는 ‘유월절’ 과 ‘무교절’도 교회 전문 용어로서 완전히 익숙해진 용어입니다. 성 경의 내용에 익숙한 기존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번역어로 바꾼 것이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넘는명절(유월절)’, ‘누룩없는명절(무교절)’과 같이, 새로 운 번역어에 바로 이어서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나란히 제시함으 로써, 새로운 번역어에서 느껴질 수 있는 낯섦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14:28 일으킴받아 살아난 뒤에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살아난 후에’(개역한글, 개역개정), ‘다시 살아나서’(공동개정), ‘살아난 뒤에’(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문

64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맥으로 볼 때 적절한 번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다시 일으킴받은 뒤에’, ‘일으킴받은 뒤에’, ‘깨어난 뒤에’, ‘다시 살아났을 때’ 등으로 번역했습니다.

3) 이 그리스어 낱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위의 ‘6:14 일으킴받아 살 아났구나’의 번역 설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4) 자주 있던 손을

이 그리스어 낱말은 이처럼 예수님의 부활을 묘사하는 동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마가복음 1:31에는 열병으로 앓아누워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 주실 때, 예수님이 베드로 장모의 잡아 ‘일으켜 세우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때 사용된 동사

는 예수님의 부활을 묘사할 때 사용된 바로 그 동사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베드로 장모의 병 고침 묘사에 사용된 그리스어 동사가 같은 동사임을 한글 번역으로 읽는 독자들도 알 수 있도록 번역어도 같이 해 주는 것은 독자의 성경 이해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 줄 수 있습니 다. 베드로 장모의 치유 기적에 나타난 놀라운 능력은 바로 예수님의 부활을 가능하게 했던 그 능력의 예고편이었다고 말입니다.

14:55 유대아최고의회(공회) 1) 기존 한글 번역본에는 ‘공회’(개역한글, 개역개정)과 ‘의회’(공동 개정, 새번역)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최근 서양어 번역본에서는 ‘의회’, ‘최고 의회’, ‘산헤드린’으로 번역했습니다. ‘산헤드린’은 그리스어 낱말의 음역에 해당합니다.

3) 최신 신약그리스어사전에 따르면, 이 낱말은 ‘의회’를 가리킵니 다. 그런데 이 의회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방의회이고, 다른 하나는 예루살렘에 있는 최고 의회입니다. 마태복음 10:17과 마가복음 13:9에서는 지방의회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고, 그 밖의 경우에는 주 로 예루살렘에 있는 최고 의회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4) 개역한글 이나 개역개정 은 이 그리스어 낱말을 ‘공적인 문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ㅣ 65

를 의논하기 위하여 열리는 모임’을 뜻하는 ‘공회(公會)’로 번역하였 고, 공동개정 과 새번역 은 조금 더 현대적인 ‘의회’로 번역하였습 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교회 밖에서는 더 이상 잘 사 용되지 않는 ‘공회’ 대신, 요즘 세대 독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으 면서도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잘 담아내는 표현을 고심한 끝에 ‘유대 아최고의회’로 번역했습니다. 이 경우에도 이 낱말이 전문 용어라는 점을 고려하여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모두 붙여서 적었습니다.

5)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앞에서도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이해하기 어렵거나 요즘 잘 쓰이지 않는 한자 용어를 새로운 표현으 로 바꿀 때에 새로운 번역어에 바로 이어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나란히 적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경우에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에서는 ‘유대아최고의회(공회)’로 번역했습니다.

66 ㅣ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마가복음 번역 해설

마가복음 16장

16:15 복음을 선포하여라 1) 이 구절에서는 번역어 문제가 아니라, 마침꼴에 대해서 중요한 특징 하나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2) 앞선 마가복음 3:23의 번역 설명 부분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실 때 그 대화 상대자에 따라 대중이나 제자들에게 말씀하실 때에는 하 십시오체, 해요체를 사용하시고, 논쟁이나 적대적인 상황에서 말씀하 실 때에는 하오체를 사용하시는 것으로 구별하여 번역했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예수님이 말씀하실 때 해 라체로 마침꼴이 바뀌어서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 니다. 여기서 갑자기 마침꼴이 바뀐 이유는 예수님이 부활하시기 이 전과 이후의 문체를 달리 번역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부활 하신 뒤에는 예수님의 주님 되심이 공개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성 육신하신 분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으로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대화 의 상황이 바뀌었음을 고려하여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