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Journal (샌프란시스코 저널) Sep,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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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인생을 바꿔놓게 됩니다. 바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가니>(2011)에도 교사의 개입이 존재하지요. 장애인 특수학교에

Poets Society, 1989) 이지요. 더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언제

부임하게 된 인호. 그가 목격하는 현실은 믿기 힘든 학교의 폭력이

나 마음은 태양>(To Sir, With Love, 1967>은 1960년대 말 런던

자, 장애아들에게 학교가 가하는 성폭행이었습니다. 이제 그 착취

의 빈민촌! 한창 자유로움이 방종과 짝을 같이 하던 시기 아이들

와 탄압에 맞서기 위해 인호는 학교 안이 아닌 사회 밖으로 이 문

은 사회로 나아가기 직전이지만, 학교는 그저 시간을 때우는 곳이

제를 끄집어 내기 시작합니다. 헐리우드의 학교의 문제는 한국이

지요. 학교 교장도 학교 교사들도 이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전혀

그리고 있는 학교의 문제와 비교할 때 오히려 천진하고 희망적으

없습니다. 그저 별 사고 없이 하루를 지나는 것이 그들의 무료한

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학교 안의 문제로 끝나지

일상이자, 그들이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않는 학교라는 공간의 억압과 공포. 이게 바로 한국의 학교 영화에

학교에 부임한 흑인 교사 태거리는 아이들의 방만한 수업태도와

어른이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패배적 냉소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그룹으로 있을 때는 불량

이렇게 놓고 볼 때, 헐리우드의 영화 속 학교는 한국의 학교와 달

한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각자 개별적으로는 상처 많은 여전히 어

리 현실 문제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그 비중을 덜합니다. 한국의

린 학생들이라는 것을 발견하지요. 아이들과 진로, 결혼, 생계 문

학교는 사회와는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없는 독특한 현실의 문제

제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비로소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대

로 영화 속에서 다뤄지게 되지요. 그 메시지야 어떠하든, 그 심각

하는 선생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졸업식 날 학생들은 스승에 대한

함이야 어떠하든, 학교를 추억할 때 우리의 기억은 희극과 비극이

진정한 존경과 감사를 담은 마음을 표현하게 되지요. 주제가로도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학교에 대

유명한 <언제나 마음은 태양>은 오히려 지금 다시 보기에는 너무

한 추억은 어떻습니까? 타임머신이 있다면, 학창 시절로 돌아가

도 착한 영화로 비춰져 현실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한국의 <도

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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