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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전 중원을 통틀어 그 어느 누가 청살기검 유구령의 공격을 손을 묶어두고 대항할 수 있단 말인가?' 중인들, 심지어는 용조진인마저도 가슴에 한 가닥 서늘함을 느꼈다. '청살기검은 이곳에서 나를 제외하고는 제일 고강한 고수이다. 으음…… 결코 헛수작만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두고 보자!' 한편, 검을 곧추 세우고 있는 청살기검 유구령도 전신의 털구멍이 몽땅 오그라드는 기분을 느꼈다. '으음…… 허장성세일 것이다! 허나 큰소리를 치는걸 보니 예사로운 자는 아닐터…… 조심하지 않으면 괜한 망신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때 다시 나천웅의 음성이 그의 귓가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허허…… 청살기검, 노부는 자네에게 십초를 양보하겠네!" "좋습니다!" 이층 안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중인들은 손에 땀을 쥐고 이들의 대전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갑니다!" 청살기검 유구령이 대갈을 터뜨렸다. 순간, 쐐애액---! 가공할 검기가 나천웅의 미심혈을 노리며 뻗쳐 들었다. 신랄하기 그지 없는 검초였다. 유구령의 검이 나천웅의 미간을 일촌 거리에 이를 때까지 나천웅은 조금의 미동도 보이지 않고 태연히 뒷짐까지 지고 있었다. "……!" 중인들은 태연자약한 나천웅의 태도에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동시에, "아……!" 중인들의 입에서 부지불식중 경탄성이 일었다. 물밀 듯 몰아치는 유구령의 검세 속에서 나천웅의 모습이 안개처럼 흩어지는 것이 아닌가? 중인들은 그러한 광경에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어찌 그들이 경악하지 않겠는가? 지금 나천웅은 영무환신술을 펼친 것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청살기검이 공격한다 해도 나천웅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할 수밖에. 파파파팟! 츠츠-- 츠츳! 눈깜짝할 새에 십여 초가 흘렀다. "자! 이제 약속한 십초가 다 지났네." 나천웅은 여전히 뒷짐을 진 채 부드러운 시선으로 유구령을 바라보았다. '무…… 무서운 자다! 내가 평생토록 연마한 검법을 이토록 여유만만하게 피해내다니……' 청살기검 유구령은 도시 혼란이 이는 정신을 수습할 수가 없었다. "자! 노부가 시작하겠네." 찰나 또 한 번 그의 신형이 안개인 양 흩어졌다. 스스스…… 어느새 나천웅은 청살기검 유구령의 검신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것도 단 두 손가락으로. 그런 행동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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