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3-1

Page 42

[소협은 노자의 제자인데 아무려면 보통 사람과 같겠어요? 분명 우리를 구해줄 좋은 방법이 있을테니 당신은 낙심하지 마세요!] 간장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보잘것 없는 벌레조차 살려고 애쓰는데 하물며 사람이 오죽 하겠소? 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살 가능 성은 없소. 오죽하면 내가 이 한 몸을 희생해서 당신들 두 모자의 목숨을 지키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겠소?] 귀곡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막야는 눈물을 잘 흘린다는 여자의 약점을 지니고는 있지 만, 그래도 그의 남편인 간장에 비하면 그녀의 성품이 훨씬 굳세구나. 사람이 죽는 것은 어렵지 않고,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역경을 어떻게 이기고 살아 남는가 하는 것이니, 이 점 에서 보면 막야는 간장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구 나!) 귀곡자는 이런 생각이 들자 간장 부부를 액운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저들을 살릴 시간을 버는 것이 다. 시간을 벌어서 그들이 보검을 완성하도록 도와 오왕 합 려에게 바친 후 그 다음의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귀곡자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갑자기 눈 앞이 밝아지는 느 낌을 받고 간장에게 물었다. [형님, 당신이 방금 말하기를, 만약 쇠가 녹지 않는 경우 사 람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것은 누가 가르쳐 준 것인 지요?] 간장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것은 내 은사님께서 임종시에 말해 주신 것이라네. 검을 주조하던 평생의 경험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을 가르쳐주신 것이지.] 귀곡자의 눈 앞에 갑자기 건곤결 중의 용화건곤의 초식이 번 쩍 스치고 지나가면서 마음속의 괴로움이 순식간에 사라져버 렸다. 그는 미소하며 말했다.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