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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음이 울리며 이번에는 물의 한 가운데에서 하나의 석대가 올라왔다. 그것을 바라본 중인들은 일제히 안색이 변했다. 뜻밖에도 석대 위에는 한 개의 오색찬란한 구슬이 놓여져 있었다. "으하하하... 저 구슬이야말로 금마별부를 빠져나갈 열쇠다." 신공의 광소에 이어 엽고운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오! 저것은 단지 죽음으로 인도하는 마물일 뿐이오." "으하하... 마물이라고?" 신공은 비웃음과 동시에 한 중년인에게 명령했다. "혈섬(血閃)! 즉시 저 구슬을 가져와라. 내 친히 출구를 열어보이겠다." 그를 항상 그림자처럼 따르던 혈섬 사마군이 몸을 날렸다. 휙--! "안된다! 절대로." 엽고운이 재빨리 나서 혈섬의 앞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느덧 신공의 소매가 무섭게 떨쳐진 것이었다. "네 놈이 감히 나 신공의 일을 방해하려느냐?" 그 순간,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경기가 노도같이 짓쳐 들어왔다.엽고운은 온몸이 터질 듯한 압박을 느끼며 급히 쌍장을 뻗었다. 콰르르릉--! 두 줄기 암경이 부딪치자 폭음과 함께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폭풍이 일었다. 그 속에서 엽고운이 답답한 신음을 발하며 뒤로 네 걸음 물러났다. "으음......." 신공도 두 걸음이나 밀려 있었다. 그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내심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럴 수가? 어린 놈이 노부와 맞먹다니.' '과연 신공답다!' 와중에서 혈섬 사마군은 벌써 석대로 내려가 구슬을 막 움켜쥐어가고 있었다. "크아악--!" 어찌 된 영문인지 그는 처절한 비명을 지르더니 피보라와 더불어 뒤로 날아가고 말았다. "아... 아니......!" 중인들이 대경하는 찰나, 한 가닥 음침한 음성이 들려왔다. "크흐흐흐... 신공, 네 놈이 감히 나를 두고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아뿔싸! 영제가......." 신공은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을 발했다. 통로로부터 광장 안으로 이백여 명의 인물이 들이닥쳤다. 과연그들의 선두에는 영제의 모습이 보였다. 혈섬 사마군은 바로 그가 발출한 무형살강(無形殺薑)에 의해 날아간 것이었다. 신공을 비롯하여 신공부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안색을 굳혔다.그러나 곧 신공의 싸늘한 외침이 떨어졌다. "팔황천마(八荒天魔)! 오행수(五行 )! 너희들은 무조건 저 구슬을 취해라." 이와 동시에 영제도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얘들아! 절대로 저 구슬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탈취해라." 콰쾅! 펑--! 차차차창--! "크아아악--!" 순식간에 장내는 아수라장으로 화하고 말았다. 실로 처참무비한 혈투가 재개된 것이었다. 약 삼사백 명에 달하는 인원이 드넓은 광장 전체에서 각기 생사를 건 악투를 벌였다. 피가 튀고, 수급이 날았으며, 팔다리가 끊어지는 참경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했다. 이는 금마별부의 최대 참사라 아니할 수 없었다. 사십 년 전 금마무고가 발견되었을 때의 상황과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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