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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예, 보주님. 아가씨께서는 벌써부터 보주님을 기다리셨어요." "음." 종리자허는 월동문 앞에서 부드럽게 물었다.

"향아야, 들어가도 되겠느냐?" 안에서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아버님이신가요?" 하후성은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웬지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안에서 들려온 여인의 음성은 매우 부드러운 한편 특이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써, 그 음성에는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사 람의 마음을 강하게 끄는 신비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하후성은 짧은 순간 자신도 고 그 음성은 다시 들렸다.

모르게 아름답고 은은한 음성에 취했

"아버님, 들어 오세요." 종리자허는 월동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여인의 규방(閨房)으로 은은한 여인 특유의 향기가 감돌고 실내의 장식은 지극히 섬세하면서도 고아했다. 사방 벽에는 고서화 몇 점과 수를 놓은 걸려 있었다.

부드럽고 단아한 장식이

하후성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방 한가운데에 놓인 침상이 었는데 연자색 휘장이 반쯤 걷혀 있고 거기에는 한 미녀가 비스듬 히 기대앉아 있었다.

막 보던 책(冊)을 덮는 그녀는 백의의 미소녀(美少女)로 한 번도 햇볕을 보지 못한 듯 안색이 창백했으며 몸이 극히 유약해 보였 다. 나이는 대략 십칠팔 세 정도로 보였으나 기이한 매력이 그녀 의 전신에서 발산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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