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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왜? -아까 본 애기 이쁘지? -어.. 근데 왜? -왜긴? 이렇게 감정이 메말라서야. 너 뭐 느낀거 없냐? -아니. 근데 너는 뭐 느꼈냐? -어. 아∼주 많이. -어, 그래?? 뭘 그렇게 많이 느꼈는데? -우리도 애 하나 갖자? -뭐, 뭐라구? -뭘 그리 놀래. 너랑 안지도 8 년이다 8 년. 그니까 갱년기가 안 오겠냐? 그니까 토끼 같은 자식 좀 보자고. -얘가 점점!! 기가 막혀서. 농담이 좀 지나치다. 이게 장난을 받아 주니까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와요. 이보슈,이지후씨 정신 좀 차리셔요? -야, 장하슈! -또 왜? -나 지금 너한테 프로포즈하는 거야. 이 둔녀야... -뭐.......뭐라고? 25 살. 여자 나이로 그리 적다고만은 할수 없는 나이에 하슈는 그에게서 프로포즈를 받았다. 이렇게 황당하게 어이없게.... 좀 멋있게 하면 어디가 덧나냐? 첫 만남부터 황당하더니 끝까지 황당한 놈이네..하고 하슈는 지후의 프로포즈에 든 첫 생각 이 었답니다. 아무튼 이 황당한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렵니다.


이 천하의 장하슈가 이 황당한 남자의 마누라가 된 사연부터.. 아주 파란 만장한 6 년이었답니다요. 모두 기대해주세요.. 1. -너희들끼리 자리에 모여 앉아서 친해져라. 아무리 그래도 나중에는 동기 밖에 없을거다. 알지? 동기 사랑! 나라 사랑! 동아리에 가입을 한지 오늘로서 일주일째.. 어떻게든 선배들은 신입생들이 불편해하지 않고 친해질 수 있도록 부단히도 노력 중이었다. 선배들과는 일주일동안 그런 대로 친해졌지만 같은 동기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술자리를 마련해준 선배들의 노력이 하슈는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이 었다. 신입생은 하슈를 포함한 네명으로 하슈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였다. 하슈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나쁘다고 해야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 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를 남녀공학을 다녔으나 친구들은 그런 그녀만은 유독 여고 를 나왔다고 주장을 했던 것이다. 그 이유인 즉슨 고등학교에서 별 써클 활동도 하지 않았 던 터라 남녀공학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3 년동안 한명의 남학생도 알지 못하고 졸업을 한 것이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고등학교 친구인 정연이 하슈에게 여고라고 놀려도 하슈로 서는 할말이 없을 수 밖에.. 그러니 대학 생활 한번 잘해보자 하고 들은 동아리에 동기들이 남자 뿐이라니 좋아해야 핳 일이건만 하슈로서는 영~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중학교때는 그래도 남자 동 창생들하고 한두마디는 했었고, 그리고는 내리 3 년동안 남자라고는 아빠와 밑에 남동생 둘 밖에는 말한 남자가 없으니... 하슈는 내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서로들 인사해야지. -저는 99 학번 기계공학과 강윤서라고 합니다.


-저는 99 학번 법학과 김상연이라고 합니다. 아니 해요... -저는 99 학번 국문학과 장하슈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99 학번 경영학과 이지후. 하슈는 첫 소개부터 짧게 끝나는 동기 남자애를 유심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말끔히 생긴 얼굴.. 뭐 이정도면 합격점인데.. 원~ 이렇게 예의가 없어서야.. 처음 만낝리부터 소개가 끝나자마자 지후라는 남자애는 담배를 꼬나 물고 있었다. -야, 니 이름이 뭐라고? 하슈는 탐탁치 않게 지후를 쳐다보다가 난데없이 들려온 질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런 드디어 올 것이 왔군.. -하슈.. 하슈는 두 눈을 아래로 새초롬하게 깔고서는 조용히 말했다. -성은? -장.. -하하. 그럼 니 이름이 장하슈야? 장하다 장해!!! -아니. 그건 언니 이름.. -뭐? -장하다는 울 언니 이름이라고? 순간 좌중은 그야말로 웃음의 바다가 되어 버렸다. 항상 어딘가 에서 사람을 처음 대할 때마다 이런 풍경은 통과 의례 같은 것이었다. 하슈에 대한 호기심과 하슈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터지는 웃음. 19 년, 정말이지 고생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튀는 이 이름 때문에... 결코 평범하다고 말할 수 없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 이름을 어떻게 이렇게 지을 생 각을 다하신건지. -너 형제가 어떻게 되냐? 언제 만났다고 반말이야 반말은? 동기긴 하지만. 하슈는 말끝마다 반말로 일관하는 지후가 맘에 안들기 시작했다.


-2 남 3 녀 -다들 그렇냐? -뭐가? -이름이 다들 그렇게 웃기냐고? 이 뻔뻔한 작자의 질문에 다시 좌중은 웃음으로 가득찼다. 침착하자. 장하슈.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니잖아. -그렇게 웃기지는 않아. 조금 특별할 뿐이지. -그래? 특별하긴하다. 조금이 아니라 엄청.. -이름이 어떻게 돼? 궁금하다.

가만히 앉아 하슈와 지후의 대화를 듣던 윤서가 하슈에게 질문을 했다.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첫째 언니 이름은 장하다, 둘째 언니 이름은 장하리. 셋째는 나, 장하슈. 그리고 남동생 둘 이름은 장하우,장하오.. 또 다시 웃음이 이어지고 있는 술자리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름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 옆집 아저씨가 강아지 세 마리를 얻어 오셨는데 이름을 뭐라고 지었는지 아냐? -뭔데요 형! -초복이, 중복이, 말복이... 황당하지 않냐? 늘상 이어지는 대화지만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슈는 어릴적에 자신의 이름에 대해서 극도로 싫어 했었다. 학년이 바뀔때마다 하슈의 이 름에 대한 끝없는 놀림은 계속 되었다. 그런 일들이 어린 나이에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었 던지.. 그런데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인해 한층 다가가기가 쉬워진 분위기가 자신의


이름때분이라는 사실에 하슈는 19 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자랑 스럽게 느껴지기 시 작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주는 동아리 생활이 재미 있을거 같은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 했다. -니들 여기 시간 좀 나면 들러라.. 아까 그 뻔뻔이라는 이지후라는 동기가 갑자기 다른 셋을 향하더니 주머니에서 네모난 종이 를 꺼내 돌리기 시작했다. 벙진 표정으로 말없이 지후가 건네준 종이를 받아든 하슈와 상연, 윤서는 그야말로 소스라 치게 놀라고 말았다. -88 나이트, 이정재!!! -이게 뭐냐? -어, 내 친구가 웨이터 하고 있는 나이튼데 언제 가보라고... 이런 황당하고 어이 없는 일이. 첨 본 사람들에게 버젓이 삐끼 소개나 하고 다니는 인간이 나, 삐끼를 친구로 든 대학생이라는 이사람..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건지.. 하슈는 정말이지 어이없는 지후의 행동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물론 옆에 있던 상연과 윤서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동기들의 시선은 아랑곳않고 자신의 일을 하는 지후를 보며 하슈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 었다.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신입생들의 환영 파티는 성공적으로 이어졌다. 이지후라는 그 인간에 대한 조금의 황당함을 간직한 채... 2. -청연오빠! 왜요? -어. 여기 대학론데 너 시간있냐? -네. 지금 수업 끝났어요. 집에 가는 길인데.. -그래. 잘 됐다. -여기 상연이랑 지후랑 술 마시는데 나와라


어렵사리 찾은 술집에 쭈삣쭈삣 들어서는 하슈를 세 남자가 쳐다보고 있었다. 하슈는 헉헉 대며 술자리로 들어 서며 세 남자를 쳐다 보았다.청연 오빠는 95 학번으로 군대 를 갓 제대한 선배로 경제학부 2 학년으로 복학한 상태였다. 얼마나 후배들에게 잘 해주는지 그야말로 신입생들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그리고 상연이는 조금 이상한면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순수하기 이를데 없는 친구 였다. 그리고 지후.. 정말알다 가도 모를 친 구였다. 솔직히.. 맨날 맨날 비실비실 웃고 다니는게 나사 하나가 풀린것처럼 보이는 아이다. 도대체 본 모습은 어떤건지? 아님 이것이 진정 지후의 진짜 모습인지. 하슈는 가끔가다 그 런 생각을 하곤 했다. -뭐 먹을래?(청연 오빠) -어..... 보구요... -뭘 보긴 봐 소주지... -아니 이건 뭐에요? 솔바람주... -그런걸 먹냐? -오빠아아앙.. 사주세요.. 솔바람주. 이쁘잖아요.. -그래그래.. 내가 못 산다. 김상연, 이지후... 니들 동기니까 니들이 책임져라. 언제나와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술자리가 무르익었다. 갑자기 상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않았다면 아마 그렇게 시간이 흐른 줄을 몰랐을 것이 다. -왜 일어나냐?(하슈 왈) -어. 집에 오늘은 일이 있어서 일찍 좀 들어가야 할거 같다.. 청연이 형. 먼저 좀 가볼께요.. -그래, 일 있다고 하면 어쩔수 없지. 가봐라. 조심해서 들어가고.. -잘가.


-잘가라... 어느덧 시간이 10 시 가까이 되어 있었다. 하슈는 집에 가기 위해 슬며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가야 할거 같다는 뜻을 말하려고 했는데 그런 하슈의 바램은 무참히 깨져 버렸 다. 청연 선배의 단 한마디 말에.. -좀 있다가 가라.. 10 시에 집에 들어 가서 뭐 할려고? 선배의 말에 움찔하며 하슈는 제자리에 앉았다. 엉거주춤 주저 앉는 하슈의 모습을 보며 옆 에 앉아 있던 지후는 픽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얄미운 넘!! -저기... -선배는 하늘!! 알지 장하슈? 청연 오빠의 얼굴에 퍼지는 야릇한 미소를 보며 하슈는 속으로 아차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 했다. 윽, 악마 같은 미소... 걸려 들었다... 그리고는 자리를 뜨는 청연 선배.. -오빠..... 어디..... -여자는 몰라도 된다.... 그리고는 유유히 화장실로 사라져간 청연 오빠.... 하슈는 갑자기 술자리에 둘만 덩그라니 남았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멀뚱멀뚱하게 잔을 만지작 거리며 딴척을 피고 있는 지후의 모습이 보이자 한숨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저히 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하슈에게는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 이었다. 성격상 이런 분위기를 못 견뎌하는 하슈가 결국에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왜... -너 몇 년 생이야? -79 넌?


-나? 지후의 말을 듣는 순간 하슈는 자신이 괜히 손해 볼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너. 괜히 놀라고 있어. -어 ,, 나.. 81 -그래... 이외로 순순히 넘어가는 지후의 반응에 놀란 하슈는 벙진 표정으로 지후를 쳐다 보고 있었 다. 사실은 지후가 자신의 말에 딴지를 걸어 올것이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던 터 였기 때문 이었다. 그런데 이외로 지후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던 것이다. 사실 지후는 1 년을 재수하여 들어 온 셈이고 하슈는 제 학년에 들어 왔으나 생일이 빠른 관 계로 둘은 같은 학번임에도 불구하고 2 살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었다. -근데 왜 이렇게 늦게 들어 왔냐? -재수했지뭐. 다른 학교 다니다가 아닌거 같아서... -그래.. 근데 내가 너보다 2 살이나 어린데 그냥 이름 불러도 되지? 아니....요? 오빠라고 불러줄까? -하하.. 너 정말 웃긴다. -내가 왜? -계속 반말하더니 무슨 새삼스럽게 존댓말이야. 닭살 돋는다. 그만해라.. -그러지뭐.. 헤...... -너 디게 재밌는 애다... 보고 있음 재밌어..... -뭐... 뭐라고? -너 보면 웃긴다고... 황당한 지후의 말에 하슈는 두눈을 크게 뜨고 그게 뭔소리냐는 뜻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가 그렇게 웃긴데? -모두 다.. 혼잣말하면서 얼굴 찡그리는거 하며, 웃을때마다 보조개가 들어가는 거하며.. 너 근데 그거 아냐? 너 가만히 있어도 이마가 들어간다는거? -뭐.. 뭐가 어떻다고? - 니 이마.. 그 있잖아 부처님 이마처럼 쏘~옥 들어 간다고.. 니 보조개 처럼.. 그리고 맨날 맨날 딸기 우유 꼭 끌어 안고 동아리방에 들어오는 거하 며... 암튼 널 보면 재밌어... 과연 얘가 19 살이나 맞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지후의 웃음기 가득한 말은 하슈에게 조롱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이값이나 하라는.. 그런 생각이 들자 하슈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모든게 맘에 들지 않았다. 은근슬쩍 남을 비웃는 듯한 저 웃는 얼굴 하며, 처음 만날때부터 반말을 하는 거며, 담배를 끊임없이 피워대는 거하며.. 등등.. 이루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 이 하슈의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하하.. -너 왜 웃고 난리야? -웃겨서.. -뭐가 웃긴대? -너!! -너 정말 이럴래? -내가 뭘? 너무나도 태연하게 시치미를 떼는 지후의 행동에 하슈는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지금 날 보고 웃는 거잖어.. -어.. -왜 날 보고 웃는거냐고?


-웃겨서.... -너 정말!!! -하하.. 그렇게 하슈는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혼자 울분을 삭혀야만 했다. 그렇게 지후에게 두눈 시퍼렇게 뜨고 당한 것도 억울한데 하슈에게 더 기가막힌 사실은 늦 은 귀가로 인하여 부모님께 엄청나게 혼이 났다는 사실이었다. 그 누군가 그랬던가? 불행은 한꺼번에 겹쳐서 온다고... 그런데 동아리를 들고부터 차츰차츰 늦어지는 귀가 시간에 드디어 아버지께서 태클을 걸어 오신 것이었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지후는 뭐가 좋아서 그렇게 실실대고, 아빠한테 왕창 깨지고...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은 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모르겠다. 하슈는 잠자리에 누워 엉망이 되어버린 하루를 생각하며 머리를 신경질 적으로 긁적였다. 3. -하슈야. 1 학년 신입생 또 들어 왔단다. -정말요? -그래 -여자요? 남자요? -여자... 디게 이쁘단다.. 너 이제 어떡하냐? -제가 뭐 어떡하긴 어떡해요. 여자 동기 들어와서 얼마나 좋은데요. 3 월의 마지막날.. 수요일. 동아리 전체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하슈가 들은 동아리는 문학동 아리로 '한얼'이라는 동아리였다. 요즘 추세가 그러한지 문학동아리에는 많은 사람이 있지 않았다. 하슈가 들어온 시점에서 한얼에는 3 학년 선배 둘에 2 학년 선배 셋이 전부였다. 그러니까 99 학번 넷이 들어오면서 동아리는 구색을 갖추게 된 것이었다. 3 학년 95 학번에 청연오빠와 태진오빠, 그리고 2 학년 98 선배 수연언니와 은영언니,


그리고 신이 오빠.. 이들이 동아리 선배들의 전부였다. 선배들 말로는 군대에 가서 그렇다고 말을 했지만 99 학번 신입생들은 그사실을 반신반의 하면서 믿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한달만에 여자 신입생이 들어 온것이었다. 수연언니는 정말이지 이번 년은 성공했다면서 내심 기뻐하는 눈치였다. 하슈 역시도 자신의 여자 동기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아무리 과동기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동아리에서 1 학년이자신 뿐인지라 셋이서 나보란 듯이 붙어 다니는 상연이와 윤서, 지후의 태도가 그간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나만 그렇게 쏙 빼놓고 지들끼리만 다니는 건지.. 뭐! 여자는 이해못할 곳이라나.. 정말이지 밉상인 지후가 불만을 토로하는 하슈에게 내뱉은 말이었다. ���런 지후의 한마디에 하슈는 속이 부글부글 끓기는 했지만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었는데 여자 동기가 들어왔다니.. 이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인가...솔직히 새로 들어온 여자 동기가 너무 이쁘서 내가 찬밥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은 근슬쩍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하슈는 기대반 불안 반이 되어서 동아리 실로 들어섰다. -안녕. 99 학번 교육학과 박하현이야.. -그래. 나는 국문학과 장하슈... 잘 부탁해... 두눈이 커다랗고, 긴 생머리를 늘어 뜨린 늘씬한 아이 박하현.. 웃는 모습이 무척이나 이쁜 아이다. 왠지 여성 세력 확장에 도움이 될거 같은 아이다. 기대하시라 남성 동지들이여. 여자들의 뽄대를 보여주마... 하! 기분 좋다.

-이지후 일어나 7 시야.. -음.. 으... -일어난거야? -으.......


-일어 났냐고? 이지후. 수업 들어야지? -으...으.. 매일 아침 하슈는 이런 기괴한 인간의 말도 안되는 요구 때문에...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한

-장하슈 너 월욜날 몇시 수업이야? -왜? -몇시냐구? -9 시 수업.. -그래? 잘됐다. 나좀 아침에 전화해서 깨워주라! -뭐? -나좀 깨워달라고!! 한달동안 아침 수업 다 안들어갔다. -왜? -자느라고! 알았지 나 깨워주라.. 너만 믿는다... -싫어. 내가 왜? -야! 장하슈 나라사랑 동기 사랑 몰라? 내가 학고 맞는걸 봐야 네 속이 편하겠냐? 부탁 좀 하자.. -그럼 뭐해줄껀데.. -아.. 너 많이 컸다. 그런게 어딨어. 동기끼리.. -허.. 이럴때만 동기래요.. 그렇게 상연이랑 윤서랑 돌아다닐 때 나는 동기 아니라고 말한거 같던데.. 아닌가?? -헉.. 아니지 얘가.. 오늘 뭘 잘못 먹었나?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밥 사줄게. 거하게.. 그럼 됐지? 하슈는 지후의 요구에 밥한끼라는 미끼에 그대로 넘어가 버렸다. 그러나 지후의 그러한 요구는 하루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지후는 자신을 아침에 깨워주기를 요구했다. 하슈는 처음에 그러한 사태에 대해서 전화 한통화가 뭐 대수냐 하는 식으로 지후의 요구를 들어 주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하슈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매 아침마다 같은 식 이었다. 계속해서 깨워 주건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지후라는 이인간은 아침에는 영~ 젬병인 지라 아무리 불러대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더더욱 하슈를 황당하게 한 것은 그렇게 힘 들여서 깨워나도 일어났다고 말하고는 수업이 끝나고 확인해 보면 다시 자고 있는 것이 부 지기 수였던 것이었다. 그러고서는 일주일 내내 아침 수업을 듣다니.. 하슈로서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놈의 정이 무엇인지 하슈는 이를 갈며 이와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음.. 일어났어.. -정말 너 깨우기 힘들다. 어떻게 고등학교는 다녔는지 용하다.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학교 가라... -그.....래... 오늘 역시도 하슈는 이마를 찡그리며 전화기를 끊었다. 아이고!! 머리야. 괜히 깨워준다고 하고는 ...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 오는 하슈였다. -이지후 너 어디야? -집!! -너 집이면 어쩌자는 거야? -왜? -오늘 무슨 날인지 알어? -수요일 -하.. 말은 잘한다. 수요일 동아리 모임이잖아. 얼른 와


-알았어... -지금 몇신지나 알어? 4 시가 넘었어. 아침 일찍 깨워 줬더니 아직도 집이라고!! 내참 기가 막혀서.. 이제 안깨워 줄꺼야. 네가 일어나서 학교를 오던지 맘대로 해.. -어제 주호랑 술먹어서 새벽 5 시에 들어왔단 말이야.. -그래 잘났다. 언제 누가 그렇게 술 마시라고 했어? 내가 그랬냐? 그러라고!! 몰라 암튼 주호한테 깨워달라고 하던지 니 맘대로 해.. 전화세 있는대로 나가고 너 깨워주는거 이제 지쳤어. 알아서해.. -어 그러기야.. 금방간다.. 금방간다고. 쪼잔하게 그러기야.. 밥 사줄게. 어 하슈야... 하슈는 거칠게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맨날 이런 날의 연속이다. 밀려드는 과제에 치여 꼬박을 세우고 아침 수업 듣도 그리고 그 넘 깨우느라 아침마다 진을 다 빼먹고.. 그리고 수욜날은 이녀석, 상연이 넘, 윤서 넘.. 그리 고 믿었던 하현이까지 모임에 참석하게 챙기느라고 있는 힘 없는 힘 다빼고... 아이고 머리 야, 허리야.. 뒷골까지 땡기네..... 하슈는 전화기를 들여다 보며 혀를 낼름 내밀었다. 내가 무슨 돼지냐? 네가 밥 사준다고 하면 다하게? 4. 헐레벌떡 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후를 하슈는 애써 무시하려고 했다. 매끈하게 차려입고 나선 지후의 모습을 보니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렇치도 않게 실실 거리고 웃고 있는 모습이란... -하슈야~~ -... -하슈야~~ 지후가 평소와는 다르게 하슈를 느끼하게 그리고 애타게 부르자 동아리 분위기가 싸하게 변 하고 있었다. 그런 지후의 부름에 응하지 않는 하슈를 이상하게 쳐자보며.. 이를 보다 못한 태진 오빠가 그들 사이에 끼어 들었다.


-니들 싸웠냐? -네? 에.. 형은 무슨.. 우리가 이렇게 다정한데... 지후는 정말이지 느끼하게 말을 하며 은근히 하슈곁에 붙어 앉았다. 그러나 하슈는 얼른 일 어나 청연오빠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 하슈의 반응에 동아리 사람들의 눈이 다 휘둥그 레 지고 말았다. 그런 노골적인 태도에 지후 역시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얼 굴이 굳어졌다. -왜들 이래.. 장하슈, 이지후!! 수연언니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하슈와 지후를 쳐다보았다. -언니는 저희가 뭘요.. 청연오빠 저기 이번에 기형도 시인에 대해서..... 하슈는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심각하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지후의 눈길을 무 시하며 청연선배에게 아무렇치도 않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당황한 사 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하슈의 질문을 받고 있는 청연 선배였다. 하슈의 질문에 대 해서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고는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나보고 어쩌라는 표정으로 동아리 사람들을 쳐다 보고 있었다. -장하슈 그런 걸로 삐지기냐? 참나... -.... 잠자코 하슈의 태도를 보고만 있던 지후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너무나도 차가운 어조로... 그러나 여전히 하슈는 지후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곁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만 조마조마 하고 있을 뿐이었다. -야!! 장하슈.. 사람이 말하는데 그렇게 쳐다보지도 않냐? 잘못했어. 그래 내가 잘못했다고.. 다음부터는 깨워주면 잘 일어나면 될거 아니야. 네가 아침부터 나 깨우느라고 고생했다는거 아는데 나도 무지 노력 했다구! 근데 안 되는걸 어쩌냐.. 그런데 네가 나 안 깨워주면 난 어쩌라구... -너희 어머니한테 깨워달라고 하면 되잖어..


-내가 나이가 몇갠데 엄마한테 깨워달라고 하냐?? 하슈야~ 깨워주라.. 너무나도 불쌍한.. 거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동아리 사람들 앞에서 애원조로 사정을 말하는 지후의 태도에 자신이 너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하슈는 이만하면 나의 노고를 알 아 주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든 하슈는 씨~익하고 아주 간사한 웃음 을 흘렸다. 그런 하슈의 얼굴을 보며 지후의 표정도 그제서야 밝아 지기 시작했다. -너...너! 장하슈... -내가 뭘?? -너 나 가지고 장난친거지? -아니다.. 정말 화났었어.. 그렇게 둘은 다시 말싸움을 시작했다. 주위의 이상야릇한 시선도 알지 못한채.. -니들 사귀냐? 한참 동안을 티격태격 싸우고 있던 하슈와 지후는 태진 선배의 난데 없는 말에 뛸 듯이 놀 라고 말았다. -네?? 하슈와 지후는 서로 태진 오빠의 말에 동시에 같은 말을 하고 서로를 쳐다봤다. 그제서야 하슈와 지후는 자신들의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모두들 두눈을 커다랗게 뜨고 헤~하고 입을 벌린채 하슈와 지후를 주목하고 있었다. -아뇨. -오빠는 어떻게 그런말을... 하슈와 지후는 연신 고개를 흔들면서 절대 그런 일이 없노라고 부정의 뜻을 전달하기 시작 했다. -근데 왜 하슈가 널 깨워주냐? 하슈가 니 마누라냐? -무슨 형은... 내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아이가 날 보고 있는데.. 어디서 요런..


-오빠는 무슨 제가 이런 애랑... 근데.. 이지후.. 뭐.. 요런... 어디 하던 말 더해봐라.. -아니.. 그게.. 하슈야.. 요런 깜찍한 이라고 하려고 했어.. 윽.. 정말이야.. 그러나 지후의 말도 안되는 둘러대기는 무자비한 하슈의 손놀림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고 말 았다. -지후 너 사귀는 사람 있냐? -저요? 형은 그럼 제가 여기 있겠어요? 이 후질근한... -뭐!! 욘석이.. 사실 동아리 방이 후질근한 것은 사실이었다. 99 년 신입생 맞이로 대청소를 하긴 했다고는 하나 무슨 정신 병원 같다는 소리를 이번 신입생들에게 들어야만했던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던 선배들은 아무렇치도 않게 이런 말을 하는 지후를 눈을 흘기며 쳐다보았다. -찍는 나무는 있죠. 근데 어디 넘어 와야지.. 경영학과의 프리마돈나라고.. 헤헤.. -그래. 잘 해봐라. 근데 그런 전설이 있지. 한얼에는.. -뭔데요? 청연 오빠가 뭔가에 대해 말할 낌새가 사람들이 청연 오빠 곁으로 모여 들었다.

느껴지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한얼 동아리방에 시집 못가고 죽은 귀신이 붙어서 한얼 사람들 장가가기 힘들다는 전설이 있지. 덕분에 한얼 동아리 선배들도 전통적으로 장가를 아마 제때 못가고 늦게 서야들 갔지. 태진이나 나나 정말 걱정이다.. -정말이에여?<윤서왈> -그래!! 봐라. 여기 그 보기 좋은 예가 있잖냐.. 벌써 학교 들어 온지 4 년이 넘어가는데 여자


친구 하나 없이 정신병원 같은 동방에 24 시간 죽치고 앉아 있는 유청연군과 나 김태진이 그 좋은 예 아니겠어.. 니들도 어여 어여 짝 만들어 둬라. 그래야 고생 안한다. -그말이 맞긴 맞는거 같아요.<수연언니> -뭐!!!<태진 오빠와 청연 오빠> -하하.. -하하.. 아주 자그마한 소동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하루 모임은 끝나고 있었다. 청연 오빠의 말에 조금씩 얼굴이 상기된 지후와 윤서, 그리고 상연의 얼굴을 제외하고는 모 든 것이 예전과 같았다. 5. -하슈야 너 어디야? -은영 언니세요? 저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그래? 지금 학교로 와라. 학교 앞에서 술 먹고 있거든. -예? 저 지금 집에 들어가지 100M 전인데요. 좀..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하슈는 수연언니에게서 온 전화를 끊고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 점점 많이 오네.. 하슈는 황급히 발을 놀리기 시작했다. 조금 걸어가는데 다시금 전화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집앞. -그래. 아직 안들어 갔구나. 여기 학교 앞인데 어여 와라.. -은영 언니도 학교 앞 이라고 하던데. 전화해서 같이 마셔.


-참.. 은영 누님이랑 같이 있다. 빨랑 와.. -집 앞이라니까. -그러니까 오라는거지.. -비도 오고 그냥 집에 갈래. -빨리 와라. 떡뽁이 시켜 줄테니까.. -어.. 저기.. -뚜뚜... 어이없게 끊겨진 수화기를 보며 하슈는 정말이지 황당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할말만 하고 떡하니 끊어버리는 지후의 전화매너에 황당해서 말이 안나오기 시작했 다. 하슈는 가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다시금 전화를 들었다. -야!! 니 말만 하고 끊음 어떡해! -어!! 아직 안왔냐? -헉.. 아직 안오다니? -얼른 와라.. -집앞이라 그냥 집에 간다니까.. -와라. 와라.와라!!! -헉... -오는걸로 알고 끊는다. 술값은 내가 낼거니까 그냥 와라... 알았지? 또다시 하슈는 벙진 표정으로 전화기만을 뚫어져라 쳐다봐야만 했다. 도대체 이 인간을... 그러면서 더욱 어이없는 사실은 그런 전화를 받고도 또다시 학교 앞으 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장하슈.. 미친게 틀림없어..그래..아니야. 단지 술을 먹 고 싶을 뿐이야.. 하슈는 못내 발걸음을 옮기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단지 술을 먹고 싶을 뿐 이라고 자신을 합리화 시키고 있었다.


술집으로 가는 길에 간간히 내리던 비가 조금씩 굵어 지기 시작했다. 우산이 없었다. 하슈는 들고 있더 신문을 머리에 쓰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까지 하면서 술을 먹으러 가야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미 먼길을 와 버렸다. 비에 젖은 옷을 털며 술집에 들어서니 은영 언니와 지후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난생처음 보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날 불러야 겠냐? -왔음 됐지뭐. 앉아라.. 여기는 내 친구 장주호.. -안녕하세요. 장하슈라고 합니다. -네.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장주호라고 합니다. -네? 무슨 얘기요? -뭐, 이런 저런... -주호씨. 아니 주호.. 뭐라고 부르지.. -편하게 부르지요. 뭐.. 지후 친구니까 말 놓아도 되고.. 뭐 편한대로.. 정말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자리. 그런 자리가 이런 자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은영 언니는 98 학번이니까 22 살이고 지후는 재수 했으니까 역시 22 살. 그리고 지 후 친구인 주호는 22 살.. 그리고 하슈는 같은 1 학년이지만 일찍 들어와서 19 살.. 하슈는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은영언니한테는 존댓말 쓰고 지후한테는 반말하고.. 그럼 주호 한테는.. 잠깐 고민을 하던 하슈는 이윽고 결정을 내렸다. -구래? 그럼 편하게 주호라고 부른다. 알았지.. -그래. 하슈의 당돌함에 조금은 당황했는지 주호는 멋쩍게 웃고 있었다. 주호의 첫인상은 서글서글 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처음 맞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에 만난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오 는 사람이었다. 너무나도 어색할거 처럼 느껴지던 자리가 술자리가 끝날 쯔음해서는 거의


하슈와 주호의 이야기만이 오가고 있었다. 은영 언니와 지후는 이야기를 듣 고 있었다.

잠자코 그들의

-지후 녀석 모닝콜 해준다며? -어? 어.. 그렇게 됐어. 지후가 워낙 아침 잠이 많으니까.. -좋겠다. 누구는 동기 여학생이 모닝콜도 해주고.. 내 후배들 중에 그런 애 없나.. 주호는 지후의 친구지만 지후와 달리 재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학교 2 학년에 다니고 있 었다. 그래서 이렇게 후배들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도 낼 사진 찍으러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아이구 이렇게 술마시고 어찌 일어나누... -자지 말고 일어나서 가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 잠자코 있던 지후가 주호에게 조금은 딱딱하게 입안에 털어 넣었다.

말을 하더니 술잔을 들어 한꺼번에

-내가 깨워줄게. 뭐, 지후만큼 아침에 힘들지만 않으면... -정말? 이런 복을 내가 받아도 되나 몰라... -뭐, 괜찮아.. -그래. 그러면 ���치 불구하고 부탁하지뭐.. 헤... 또다시 주호와 하슈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고 굳은 얼굴로 지후는 그런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6. -아구!! 머리야!! 다음날, 하슈는 하루종일 숙취로 고생을 해야만 했다.그런 하슈를 보며 지후는 눈깜짝안하고 쌤통이라는 표정으로 하슈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런 지후의 표정에 참다못한 하슈가 버럭


소리를 질러대자 지후는 내가 뭘~ 이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너무나도 얄밉게... -지후야~~~~ 좀 약국에 가서 약 좀 사와라.. 어?? -내가 왜? 그러게 서방님 나두고 다른 남자랑 시시덕 거리니까 벌 받는거야? -뭐라고!! 누가 서방이야? -나!! 마누라가 겁없이 외간 남자 앞에서 벌컥벌컥.. 잘하는 짓이다. 이걸 확~~~ -정말!! 누가 마누라라는 거야?? 아구 골땡겨... -흐흐흐 -그 기괴한 웃음 소리는 뭐냐?? -흐흐흐. 아줌마!! 몸조리 잘하셔. 이 낭군님은 청춘 사업 좀 하러 갈려니까.. 빠빠이.. -탕-야! 이지후!! 문을 닫고 휑하니 사라지는 지후의 둣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며 다시 머리를 싸매며 하슈는 쇼파위에 누워 버렸다. 아구구!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어젯밤 그렇게 술을 먹어서는... 뒤늦게 후회를 하는 하슈였 지만 지끈거리는 머리는 좀체로 가라앉지 않았다. 근데 왜 저 인간까지 속썩이는 거야! 내 팔자야! -어. 주호야? 어쩐 일이야? 그래 자 ㄹ있지. 영화 보자고? 언제? 일요일? 어.. 나 시간 있어.. 지후는? .. 어.. 그래.. 그럼 그때 보자.. 동아리의 시화전을 무사히 끝내고 중간고사도 끝난 5 월 중순.. 난데없이 주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공짜표가 생겼으니 영화나 보러 가자며.. -지후야? 주호랑 왜 영화 안 보러 간다고 했어? -영활 무슨 재미로 보냐? 차라리 잠이나 자지. -가도 되나 몰라. 주호 한번밖에 안봤는데..


-가고 싶음 가는 거지 뭔 말이 그렇게 많냐? 참 주호 녀석도 꽤나 사람이 없었나 보다. 너 한테까지 전화를 한거보면.. 불쌍한 넘.. -뭐야? 주호 좋은 놈이야! 그니까 걱정마. -그런게 아니잖아! -누가 뭐래냐? 지후는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고는 가방을 들고 동방을 나가 버렸다. 얘가 요즘 왜 이런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하슈를 남겨둔채...

너무나도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조금은 걱정스런 맘으로 극장에 나선 하슈였다. 미리 나와 있었는지 주호가 하슈를 보자 하슈에게 다가 섰다. 그러나 왠지 주호의 얼굴은 조금 굳어 보였다. -오랜만이야 -그래... -근데 지후도 왔다. -뭐, 지후가? 영화 안본다고 하던데..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갑자기 어제 연락이 와서... -그래. 자식이 오고 싶음 어제 온다고 했음 됐지..빼기는 .. 근데 어디 갔어? -어, 그게... 재희랑 잠깐... -재희? -왜.. 너도 알걸? 경영학부 프리마돈나라는 지후가 목메고 있는... -그래.. 잘 됐네... 순간 하슈의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 앉아 버렸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하슈 자신도 알수 없었다. 단지 주호가 들려주는 사실에 놀랐다는 것뿐.. 그래.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기에 그럴거야.. 자신의 맘을 추스리며 고개를 든 하슈는 멀리서 실실 거리며 다가서는 지후와 너무나도 이 쁘장하게 생긴 여자를 보게 되었다.

7. 프리마돈나... 정말이지 그 별명이 잘 어울리는 여자 였다. 매끈하게 빠진 다리에 긴 생머리. 생글생글 웃을때마다 생기는 볼우물.. 그리고 새햐얀 얼 굴.. 무대위의 프리마돈나도 울고 갈 정도로 정말 이쁜 여자였다. 하슈는 정말이지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이렇게 이쁜 여자를 보았다. 옆에 있는 주호 역시도 지후에게 말만 들었는지 오늘 처음 재희를 본다며 넋이 나간 하슈를 보며 말을 건냈다. -야! 장하슈 이제 왔냐? 누에같이... -뭐! -아니다.. 여기는 한재희 98 학번이니까 누님이라고 불러라. 재희야 여기는 내 동아리 동기 장하슈.. -장하슈? 정말 웃긴 이름이다.. 반가워. 지후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예. 저도 언니 얘기 많이 들었어요. -지후가 내 얘기를요? 오!! 이지후 별일이다.. -장하슈, 너는 왜 그런 소릴 하고 그러냐? 재희야 가자... 하슈는 재희의 손을 이끌며 성큼성큼 앞장서서 극장으로 들어서는 지후의 뒷모습을 물끄러 미 쳐다보고 있어야만 했다. 뒤늦게 주호가 자신의 어깨를 툭 칠때까지.. 영화는 엄청나게 재미가 없었다. 적어도 하슈한테는 그랬다. 지후와 재희언니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영화관에서 내내 웃어대고 있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치 않았다. 그런 하슈의 기분을 느꼈는지 주호가 옆에서 하슈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었지만 좀체로 하슈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 주호의 모습에 너무나도 미안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영화만을 보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재희 언니가 하도 집에 가지 못하게 잡는 바람에 그것도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슈에게 있어서 저녁을 먹는 자리며, 술자리건 모든 자리가 가시 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 었다. 도무지 그럴 이유가 없는데 왜 그런지.. 하슈는 정말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 시가 넘어 있었다. 이제서야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 며 헤어지게 되었다. -재희 언니 안녕히 가세요. 지후도 잘가고.. 주호야 오늘 영화 잘 봤다. 안녕!! 하슈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는 차가 오자마자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빠르게 인사를 하고는 차에 올라탔다. 자신도 모르게 다시금 휴~ 하는 한숨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차창 너머로 정 류장을 보니 재희 언니와 주호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라!! 지후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툭하고 치는 바람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버스안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렇다. 원래대로라면 넘어져야 했다. 그러나 하슈는 누군가의 팔에 낚아 채져서 멀 쩡히 서있을 수 있었다. -살 좀 빼라.. 어휴... 이렇게 여자가 무거워서야..누가 데리고 살지.. 참... 하슈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 인간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거지? 몸을 바로 세우고 자신을 잡아준 사람의 얼굴을 본 하슈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정류장에 있어야할, 재희와 함께 있어야 할, 지후가 자신의 손을 붙잡고는 입을 헤벌쭉 벌린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너.. 너 왜 여...여..깄냐? -왜? -너 왜 여깄냐고? -왜 나는 이차 타면 안 돼냐? 장하슈.. 네가 이 버스 전세라도 냈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 너네 집 우리 집이랑 반대 방향이잖어.. -그냥.. 이 버스가 타고 싶어서.. 맘에 안드냐? 내릴까? 에~ 얼만데.. 어.. 자리 있다. 앉자...

그건 안되겠다. 차비가

정말이지 이해 못할 인간이다. 하슈는 집에 가는 버스안에서 내내 입을 부득부득 갈아야만 했다. 그 이유인즉슨 버스에 자리 하나가 남았건만 떡~ 하니 자신이 앉아서는 자신의 무릎 을 가리치며 하슈에게 얼른 와서 앉으라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인간이.. 도대체 무슨 생 각을 가지고 이러는건지.. 거기서 끝났으면 다행이건만 자꾸만 지후는 뻔뻔스럽게도 하슈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도 큰 소리로.. -마누라.. 이리와.. 마누라.. 에구~~ 내가 못 살아.. 하슈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지후에게서 최대한 떨어져 외면하려 애썼지만 지후는 주위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다리를 더욱 노 골적으로 가리치며 더큰 소리로 하슈를 불러 대고 있었다. 흥미로운 구경거리에 버스안 승 객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새악시.. 저기 낭군님이 부르는데.. 어여 가보는게 어떻겄소.. -요즘 젊은 것들은... 쯔쯔... -부럽다. 부러워.. 우리도 저런때가 있었지.. -신랑 멋있고만... -색시 그만 화 풀어.. 하슈와 지후를 쳐다보며 버스 승객들이 각기 한마디씩 헤대고 있었다. 그런 말들이 하슈의 귀에 들리자 하슈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이런 사건의 장본인인 지후는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 거리며 주위 승객들 의 말에 일일이 대답하며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새신랑이라도 되듯이...

8.


-너...너.. 너 지금 뭐하는거야? -내가 뭘? 너 오늘 이상하다. 생글거리며 나와서는 하루종일 뾰루퉁하더니... 지금은 나한테 닥달을 하냐.. 너 그날이냐? 이해해.. 이 오빠가 다 이해 한다구... -뭐. 뭐가 어째? -거봐!.. 이렇게 또 성질을 내니.. 그렇게 성질내면 오래 못 산다. 난 일찍 홀아비 되긴 싫으 니까 오래 살려면 성질 죽여라. -내참.. 기가 막혀서.. 홀아비? 그래 그건 좋다 이거야. 근데 왜 쫓아 오는 거야? 너 집에 안가?

이렇게 졸랑졸랑

-졸랑졸랑? 서방님한테 말하는거 하며.. 아이구~ 한 개라도 나이많은 내가 참는다. 근데 울 집에 들어와서 까지 그러면 곤란하다. -이지후!! -또 왜~ -.... 하슈는 씩씩 거리며 지후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금방 말했잖어. 성질 죽여라.. 너네 집 여기서 머냐? -너 자꾸 그럴래? 네가 왜 내 서방님이냐? 그리고 내가 왜 네 마누라냐? -아이구~ 이제 이 마누라가 아예 서방님을 부인하네.. 너 오늘 정말 이상하다.. 그렇게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동안 어느새 하슈는 자신의 집앞까지 와 있었다. 아직까지 지후엑 따질 일이 많았지만 시간이 늦기도 하고 무엇보다 집앞이니 말을 끊을 수 밖에 없었 다. -여기야 우리집.. 아무튼 데려다 줘서 고마워. 잘가라.. 참참... 그리고 낼 부터는 마누라니, 서방님이니 하는 소리 한번만 더하면 알아서 해라. 누구 혼삿길 막히는 걸 보고 싶어서 그


러냐? -철컥육중한 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고 하슈는 집안으로 들어섰다. 하슈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잠자코 있던 지후가 입을 읆조렸다. -그래.. 그렇게 하슈가 이를 부득부특 갈며 다시는.. 네버.. 절대로 그런 헛소리를 하지 말라고 지후 에게 당부했지만 지후는 눈깜짝않고 하슈를 마누라라고 줄기차게 불러대기 시작했다. 아니 예전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는게 하슈의 생각이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동아리내에서도 아주 장하슈 하면 이지후 마누라라는 공식이 통용이 되 고 있었다. 수요일 동아리 정기 모임.. 지후가 조금 늦을라 치면... -하슈야 니 낭군님은 어데 두고 너만 나와 있냐? -낭군님 간수 좀 잘해야 겄다. 애궃은 하슈를 향해 쏟아지는 말! 말! 말! 하슈는 자신의 뜻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서 이제는 뭐라고 변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 이런 상황에 대해서 하슈가 반발을 안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하슈의 변명은 말 그대로 공중에 흩어진 소리가 되고 말았다. 하슈가 변명을 하며 아니라고 외치면 외칠수록 사람들은 '오! 그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을 의미한다는데... 니가 그러니까 나는 이지후의 마누라입니다라고 말하는 거 같 다'하며 말하는 것이 아닌가... 즉, 하슈의 결론은 그런 말을 누군가 해도 딴 사람 얘기 것 꺼니 하며 무시를 하자로 났다. 그러나 무시하자 무시하자 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다 보니 귀가 솔깃하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은 그 결론도 포기하고 아예 맞불 작전으로 돌아서기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마누라 엄마가 일찍 들어오란다..


아무렇치도 않게 말하는 지후의 말에 대하여, 이제 당황하기 보다는.. -그래.. 네가 전화들여서 어머니한테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말씀드려라. 며느리도 하루 종 도는 쉬어야 되지 않겄냐..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하슈의 반응을 본 동아리 사람들은 두눈을 휘둥그레 뜨고 하슈를 쳐다 보는 것이었다. 그런 반응에 대하여 이제 하슈는 완전히 면역이 된 탓인지 어깨를 한 번 으쓱 해주곤 했다. -아주.. 이제 살림을 차렸구만..그래.. 나중에 졸업해서 지후네 집에 쳐들어가도 눈총 받을 일은 없겠다. 10 년만에 한얼에서 다시 커플 탄생인가? 좋아해야 하는건지 말아야 하는건 지. 암튼 잘해봐라... 하슈는 이 어이없고 황당한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좀체로 갈피를 잡을 수 가 없었다. 단지 무언가가 잘못되어 간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9. 그렇게 한 학기를 무사히 (?) 마친 하슈는 여름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하였다. 조금은 집에서 먼 패스트 푸드점에서 카운터를 보기로 한 것이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일이 기에 힘든 감이 없지않아 있기는 했지만 1 달 뒤에 들어올 돈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감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일의 힘듬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방학이 되 어서 이제는 지후의 마수에서 벗어나려니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하슈는 지후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눈앞이 깜깜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뭐? 어디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누구 맘대로? 허락은 받은거야? -무슨 소리야? -거기서 알바한다고 허락 받았냐고?


-알바하는데 누구 허락 받아야 하냐? -그럼... 내 허락을 받아야지.. 내 영역인데.. -네 영역? -그래.. 우리집에서 한정거장 밖에 안떨어져 있거든.. 열심히 해라. 부지런히 놀러가 주마. 글구 나가면 공짜겠지? 설마하니 낭군님한테도 돈 받을까? 마누라 수고해라... 이런 황당하고 그러나 이러한 것을.. 막연히 지후의 알바를 하기로 했으니

기막한 일이... 어쩌자고 그런 적진에 파고 들어갔단 말인가... 하슈의 후회는 정말이지 한참이나 뒤늦은 후였다. 미리 알아보고 할 집 방향만 알고 있었던 하슈는 땅을 치며 후회를 했으나 당장 낼부터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뭘 그렇게 쳐다봐! 너 그렇게 할 일 없냐? -어... 이 뻔뻔스런 넘의 얼굴을 보라!! 하슈는 며칠째 분통이 터지고 있었다. 그 이유인즉슨 지후 녀석이 하슈가 알바를 하는 패스트 푸드점에 매일 매일 출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아무일 없이 멀거니 자리에 앉아서 음료수만 축내면서, 빤히 하슈를 쳐다보며... 그렇게 할 일이 없냐 하고 물으면 대답은 항상 "어"라는 단한마디 뿐이니.. 하슈만이 전전긍 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매일 그러는 상황이다 보니 이제 같이 알 바를 하는 사람들이며 심지어 지점장 아저씨까지 지후의 일을 눈치채고 계셨다. 완전히 학 교에서와 같은 상황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었다. -마누라 열심히 돈 벌어라... 말이라도 안하면 안 밉지.. 정말이지 창피하게 이 인간은 아무렇치도 않게 그런 ���을 남발하 고 있었다. -왜 왔어 오늘은? - 집앞의 패스트푸즈점 오는데도 네 허락 받아야 되냐?


원~ 이렇게 불친절해서야.. 쯔쯧... 착한 내가 참아야지. 치킨버거 셋트 4 개.. 포장이다.. 됐지? -그래. 진작 이렇게 나와야지.. 하슈의 알바가 이주일이 다되어 갈 무렵이 되어서야 지후는 처음으로 패스트 푸드점에서 주 문을 한 것이다. 항상 멍하니 앉아만 있다 가더니만... 지후의 전과는 다른 행동에 하슈는 물 론이거니와 주위의 사람들 눈까지도 휘둥그레진 판이었다. 어쩐일로 지후가 주문을 다하나 하는 표정으로 모두들 지후를 주목하고 있었다. -..... -돈 내놔? 유유히 포장 봉지를 들고자 손을 뻗어대는 지후를 보며 황당해진 하슈는 자신이 일하고 있 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 버렸다. -마누라가 일하는데다가 내가 돈을 써야겄냐? 달아놔라.. 지후는 하슈의 손에서 포장 봉지를 낚아채더니 당당히 가게를 빠져나갔다. -야! 이지후! 여기가 무슨 구멍가게냐? 달아놓게? 나쁜놈... 하슈가 고래고래 악을 쓰며 소리를 쳤건만 지후는 돌아보지도 않고 하슈를 놀리기라도 하듯 봉지를 빙빙 돌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못살아.. 내가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다고.. 저런 놈을 동기로 만나서.. 이런 고생을 하냐...뭘 잘못했다고... 죽어라고 일해서 내가 니 먹여 살릴려고 일하냐고!!! 툴툴 거리며 지갑을 꺼내 지후가 사간 값을 채워놓는 하슈를 보며 가게안의 손님을 비롯해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이 기막힌 커플을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하슈가 미처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기에 알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길기만 했다. 적어도 하슈에게 있어서는... 유난히 패스트 푸드점에는 사람들로 들끓었고 그 사람들 가운데 지후란 놈은 척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사람들의 눈치를 무시하며 죽치고 앉아 있었다. 뻔뻔한 넘!!!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일을 하고 밤늦게 까지 지후와 전화를 하고.. 언제부턴가 이런 일들의 반복이 하슈의 일과가 되어가고 있었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밤늦게까지 이야기하고 것도 모자라 패스트 푸드점에서 농담을 주고 받는 일상.. 하슈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이런 일상에 대해서.. 그러나 중독처럼 하슈는 빠 져 들고 있었다. 항상 뒤돌아 서면 지후가 서 있는 풍경에... -죄송합니다. 손님 지난밤의 지후와의 통화는 유난히도 길었던 모양이었다. 새벽까지 계속되었던 통화에 제대 로 잠도 자지 못하고 알바를 하고 있는 하슈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정신이 몽롱한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 그런 상태에서 일하다보니 일이 다 끝날 쯤해서 결국에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만 분리수거를 하다가 콜라를 엎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옆에 손님 이 있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그렇게 깐깐한 손님도 아니었고 그렇게 많이 손님에게는 튀지 않아서 잘 넘어갈 수 있었지만 문제는 하슈의 옷이었다. 가뜩이나 여름옷이라 얇은 옷이 콜 라를 뒤집어써서 환하게 비치고 있었던 것이다. 손님에게 사과를 하다가 미처 자신의 처지 를 깨닫지 못하고 있던 하슈는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아 이끄는 손에 퍼뜩 놀라 자신의 모 습을 내려다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적나라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속이 환하게 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시뻘개진 얼굴로 고개를 들어올린 하슈는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 의 손을 이끌며 가게 밖으로 끌고 가는 지후를 볼 수 있었다. -사장님! 우리 하슈 데리고 갑니다! 질질 하슈를 끌고 나가며 지후는 카운터를 향해 소리를 질러대고 밖으로 빠져 나갔다. -뭐하는 짓이야? -이러고 집에 가려고? 아님 이러고 일할려고? 빤히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후의 시선에 얼굴이 붉어진 하슈는 손을 들어 앞을 가리기 시작


했다. 그러나 콜라에 젖은 부분은 손으로 커버하기에는 너무나도 컷고 몸에 착달라 붙은 옷 은 적나라하게 하슈의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다. -야..야.. 고개 좀 돌려라. 민망하게 시리.. 태연을 가장하며 힘들게 하슈가 지후에게 한마디를 하자 지후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올렸 다. -그나저나 이꼴로 어디를 간다냐.. -... -어둠을 틈타서 가야겠다. 넌 멀뚱멀뚱 서서 뭐하는거야? 어여가! -넌.. 어둠이 밀려 들때까지 뭐할건데? -나? -그래. 그 꼴로..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안되면 그냥가고.. 뭐, 조금 어쩔건데.. 안그 냐?

볼쌍사납기는 하지만..

-안 그렇다.. 하여튼 여자애가.. 조심성도 없고.. -야!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오냐? 그리고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사태를 순전히 니탓이라구? 밤새서 전화 안했으면..

초래한건

-그래? 내탓이라구? 그렇게 싫었음 끊지 그랬냐? -뭐 사람의 예의상.. -그래... 장~하~슈~~ 장한 일 하셨수... 암튼 가자.. -어딜? -내 탓이라며? 잘못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지는게 또 이지후 아니겠냐? 잠자코 따라와라.. 참.. 그꼴로 그냥 가기는 그렇겠구나?... 으랏차.. 언젠가 말했지만 너 상당히 나간다. 살 좀 빼야 쓰겄다. 아무리 내 이상형이 조금은


살이 찐 여자라지만 지금부터 그러면 곤란하다. 갑자기 뒤돌아선 지후는 하슈를 등에 둘러 엎어 버렸다. 일이었 다. 하슈가 미처 깨닫기전에..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뭐하는 짓이야? 얼른 안 내려놔? -흐흐.. 그래도 이게 나을걸? 만천하에 되지도 않는 몸매 공개하는 거 보다는? -예가 점점.. 빨랑 내려놔.. -쫌만 참아. 조금만 가면 되니까? 길거리의 뭇 남성들의 시력을 위해서 내가 희생 봉사하는 거다. 너의 그 요상스런 몸매보고 다들 시력 상실할까봐.. -뭐. 뭐야? -버둥대지 마셔 아줌마.. 안 그래도 충분히 무거우니까. 지후의 한마디에 하슈는 잠자코 지후의 등에 엎혀 말 그대로 실려 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어디 가는 거야? -내가 말 안했냐? 집에 가는 거야? -집? 버스 타야 가지.. -장모님 댁 말고 우리 집.. -뭐? -참 이 여자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심각하다..우리 집에 가는거라구?

10. -내려놔! 내려놓으라고? -장하슈! 무겁다니까? 그만 좀 버둥거려? -어딜가? 어딜간다고? 너네집? 미쳤냐? 내가 왜 너네 집을 가?


-그럼 그러고서 길바닥에 나좀 보세요 하고 서 있을거야? -그래도 그렇치 이 차림으로 어떻게 너네 집에 가냐? -뭐 어때? -뭐가 어떠냐니? 이 꼴로? -흐흐.. 장하슈 너 그래도 장래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의식되기는 하나보네... -아니야!! -그럼 왜 이렇게 까다로운데? 넌 친구네 집에 안 놀러가냐? 편히 생각해. 옷 말리러 친구네 집 가는거라고.. -하지만.. -왜? 내가 남자라서? 21 세기가 코앞인 시점에서 그게 말이 정말로 보 수적인거 알어?

되냐? 가만 보면 너

-그래도... -뭐가 그래도야? 우리집에 너 보고 뭐라 그럴 사람 없어 그러니까 걱정하지마라.. 아! 뭐라 그러겠다. 울 엄마가.. -뭐.라..고 하실거 같은데? -아마 한탄을 하시겠지. 내 아들놈이 이렇게 눈이 낮은가 하고.. 뭐, 그런데 어쩌겠냐? 부전 자전이라고.. 아버지나 나나지.. -뭐야? -다왔다.. 어느새 지후와 말다툼을 하고 있는 사이에 지후의 집에 당도해 있었다. 단독 주택이었고 이층집으로 마당 한켠에는 소담한 꽃밭이 가꾸어진 아주 단란한 보이는 집 이었다. 대문을 지나 집으로 들어오면서도 지후는 좀체로 하슈를 내려 놓치 않았다. -이제 볼 사람도 없고 좀 내려놔! 무겁다며..


-그거 모르냐? -뭐? -신랑이 신부 안고서 문지방 넘어가야 행복하게 산다는 말! -근데? -안고 가는건 아무래도 무리인거 같아서 엎고 가는거야. -헉.. 기가 막혀서... 지후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흘리면 서...

극구 하슈를 집안까지 엎고 들어갔다.

땀을 줄줄

-실례하겠습니다. 거실로 들어서며 하슈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조심스레 인사를 했다. 어쩌자고 지후는 자 신의 집으로 자기를 끌고 들어온건지..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로써 친구 집에 놀러 갈수 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자가 남자 집에 간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지후 녀석 완전히 날 여자로 보지도 않는건가? 아무리 그래 도 나 여자 맞는데? 이런 하슈의 생각을 알기는 하는지 지후는 뭐가 그리 웃긴지 실실 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렇게 쫄 필요 없어. 아무도 없으니까 -... -야! 이걸로 갈아 입어라. 내 옷이라 조금 크겠지만.. 그것보다는 나을거 같다.. 영~ 어색해서 쭈삣쭈삣하게 옷을 갈아입고 서 있는 하슈를 바라보며 연신 지후는 웃고만 있 었다. -왜 아까부터 사람 무안하게 웃고 그래? -내 맘이다.


-근데 집안 식구들 들어 올 때 안됐어? 그만 가봐야 겠다. 옷은 낼 줄게. 성급히 지후의 집을 빠져나오려고 몸을 돌린 하슈는 밖에서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그 자리 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흠칫 놀라서 지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지후는 어깨를 윽쓱해보 이며 인터폰으로 향했다. -어, 형이야!! 우리 첫째 형님이시다. 얼굴 좀 펴라.. 굳어 있는 하슈의 얼굴을 보며 얼굴을 쫙피라며 손을 양쪽으로 늘리며 지후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쩐 일이냐? 막내가 이렇게 초저녁에 들어오고... 어라!! 누구십니까? 머리를 어깨까지 기르고 생글거리며 들어온 키가 큰 남자를 하슈는 넋나간 듯 쳐다 보고 있 었다. 지후가 하슈를 툭 칠때까지.. 한국에 저렇게 잘 생긴 사람이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형, 내가 전에 말했지 동아리 동기.. 장하슈.. -안녕하세요. 장하슈라고 합니다. -어, 그래 남매들 이름이 특이하다고 했었지? 지후의 형되는 이민후 라고 합니다. 막내, 어린 것이 벌써부터 여자친구나 집에 끌어들이고.. 잘하는 짓이다.. 엉?? 이지후.. -어, 형!! 무슨 소리를.. 얘가 여자로 보여? 에~ 형 안경써야 겄다. 안그냐 하슈야? -어? 어... 아니지.. 뭐라고? 이 눔이... 하슈는 지후가 하는 말을 늦게서야 깨닫고는 주먹을 쥐고 지후의 머리를 콩콩 찍어대기 시 작했다. 그런 하슈와 지후의 모습을 보며 민후는 이마를 짚으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우리 막내가 아주 꽉 잡혀 사는구만.. -형은.. 아니라니까..그러네.. 하슈가 난처해 하잖어. 그냥 동아리 동기야. 저앞에서 아르바이 트 하는데 옷이 젖어서... 그래서.. 어휴~ 내가 왜 형한테 이런 소리까지 해야


되는거야? 하 슈야 가자.. 가던 길이었지? 가자.. 지후는 얼굴이 시뻘게진채 하슈의 손을 잡아 이끌었고 하슈는 그런 지후의 손에 이끌려 지 후네 집을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야! 정신 좀 차려라. 아무리 우리 형이 잘 생겼기로서니 그렇게 넋을 놓고 쳐다보냐.. 사람 무안하게.. -어.. 그래.. 미안... 이제 들어가봐라. 아! 버스 온다.. 오늘 고마웠어. 들어가.. 하슈는 지후의 말도 제대로 듣지 않은채 버스를 향해 뛰어 갔다. 그렇게 뒷모습을 보이며 뛰어가는 하슈를 보며 지후는 멍하니 서 있어야만 했다. 제가 왜 이런데 하는 표정으로 하슈의 행동을 의아해 하며.. 이상했다.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왜 이렇게 지후의 말이 맘에 걸리는거지? 『그냥 동아리 동기야. 그냥 동아리 동기야......』 지후의 말이 하슈의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다. 알잖아. 동기일뿐이라는거 그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런데 하슈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이 기분은 뭐지..

11. 긴긴 여름이 가고 9 월. 하슈의 대학 생활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되었다. 동아리방은 학기초임에도 불구하고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무슨 열기인가 하면 10 월말에 있 을 문학제 준비가 한창이었던 것이었다. 매년 문학동아리임을 감안하여 직접 대본을 써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연극 대본을 쓰기 위해서 학기초부터 동아리 사람들이 모여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후와 하슈의 티격태격 전쟁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진행 중이었다. 이제는 그런 그림에 익숙해져 버린 동아리 사람들은 어디서 개가 짖나 보다 하며 그들을 지 켜 볼 뿐이었다. 동아리에 새 변화가 있었다면 군대를 제대한

96 학번 선배가 복학을 해서 새로이


동아리에 들어 온 일이었다. 유이언이라는 선배로 조금은 첫인상이 날카롭게 다가서는 선배인지라 하 슈는 그야말로 쫄았다고 해야 하나 말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해야했다. 군대를 갓 졸업해서 인지 짧은 머리에 햇볕에 그을려 까맣게 되어버린 피부.. 월남 파병 군인이라고 믿을 정도로 아주 건장한 선배를 보며 하슈는 움츠러들고 말았다. 또 얼마나 입이 거친지 차마 선배에 게 말을 걸지도 못하고 있었다. -거기 신입. 이리루 와봐라.. 하슈는 동아리 구석에서 하현이와 수다를 떨고 있다가 둔탁한 목소리를 듣고는 흠칫 놀라 쇼파 끝에 앉아 있는 선배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저.. 저요? 하슈는 조심스레 자신을 가리치며 말을 했다. 그런 하슈의 모습을 보며 태연하게 이언 선배 는 고개를 까딱이고 있었다. -왜... 왜요? 하슈는 하현의 눈을 쳐다보며 다시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언 선배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고개만을 끄덕 거리고 있었다. 그런 이언 선배의 태도에 한껏 움츠러든 하슈는 탁자에서 일어나 쇼파로 다가가 선배 맞은 편에 앉았다. -왜 이렇게 눈치를 보는 거야? 하슈라고 했던가? -네? 네... -참..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렇게 범죄자 보듯이 보냐? -그게 아니라.. 저기.. 죄송해요.. -죄송하다.. 그거면 되겄냐? -네? -수업 끝났지?


-네.. -그래. 가자. 술 먹으로.. 거기 하현이라고 했던가? 하현이도 가자.. 그날 그렇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질질 이언 선배에게 끌려 대낮부터 하슈는 술을 마 시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렇게 이언 선배는 나쁜 사람도 그렇다고 다가가기 힘든 사 람도 아니었고 오히려 무척이나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하현이와 하슈는 맨 처음 술자리에서 어정쩡하게 앉아만 있다가 차츰차츰 선배의 언변에 넘어가 오래 사귄거와 같은 관계가 되어 술자리를 끝마치게 되었다. 하슈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람을 첫인상만으로 파악해서는 안되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극 준비를 들어가기전에 앞서서 친목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마음 가짐을 가지자는 뜻으로 mtf 를 가게 되었다. 장소는 남이섬.. 두 번째 mt 인지라 무척이나 떨리는 하슈였다. 그도 그 럴 것이 첫 mt 때는 너무나도 서먹서먹해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서로 익히기에만 바빳기 때문에 하슈로서는 이번 mt 가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다. 남���섬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지만 강위에 섬이 떠있다는 사실 만으로 하슈는 감동하고 말았다. 하나의 공원 같은 느낌을 주는곳.. 신기한 나무들이 가득했고 넓다란 잔디밭이 뻗어 있었다. 서둘러서 저녁을 해먹고 넓다란 잔디밭에서 공놀이를 하고.. 정말이지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둑어둑 해진 시간이 되어서 푸짐하게 안주감을 풀어 놓고 삥 둘러 앉아 술자리를 만들었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불안감도 접어두고 맘놓고 술을 마셔대기 시작했 다. -이거 다들 왜 이렇게 안 먹는거야? <청연 오빠 왈> -오빠 최선을 다해 먹고 있는대요.. -안돼 안돼!!! 원할한 술문화를 위하여 지금부터 게임을 하겠다. 일명 3.6.9....


저기 끝에 이언이부터 한다.. 욱~~ 청연 오빠의 게임이라고라고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슈는

신음을

내뱉었다.

-1.2.짝.4.5.짝.7.8.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고 드디어 하슈의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긴장을 하고 만 하 슈는 그만... -9 라고 외쳐 버리고 말았다. 벌주로 한잔... 하슈는 정말이지 게임이 싫었다. 또다시 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제발 그만하자는 하슈의 말은 무시되었고, 또다시 공포의 숫자가 불려지기 시작했다. -짝...아니 13..아~~ 난 몰라... 하슈는 또다시 걸리고 말았다. 무려 연속해서 5 번을..그말인즉슨 소주를 5 번을 원샷을 했다 는 소리였다. 아무리 한주량 한다는 하슈였지만 연속해서 5 번을 마신지라 6 번째 걸리자 속 에서 나좀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잔뜩 얼굴을 찡그리는 하슈를 보며 태진 선배 는 유유히 웃으며 하슈를 쳐다 보았다. -하슈야 흑기사 불러라.. 흑기사.. -그게 뭔대요? -네가 지명한 남자가 네 술 너 대신 먹어주는거야.. 근데.. -정말요? 그럼 누구할까... 하슈는 살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휙하니 둘러 보기 시작했다. 거의 반쯤 취해있는 청연선배.. 하현이와 티격태격, 태진 선배 왜 얼굴을 희색이 만연한거 야?, 그리고 이언 오빠.. 줄기차게 안주를 축내고 있고, 신이 오빠.. 곯아 떨어진지 오래고, 상연이는 혼자서 홀짝홀짝, 윤서는 은영언니와 이야기중.. 그리고 도도한 넘...빤히 내 얼굴을


쳐다 보고 있었다. 자신의 손가락으로 유유히 자신을 가리치며... 그래? 그렇게도 술이 먹고 싶냐? 뭐, 동기 좋다는게 뭐겠어.. 술이나 잔뜩 먹어라. 이지후.. 하는 심정으로 하슈는 지후 를 지목하기로 했다. -지후여... -그래? 이지후 당첨이다.. 쭉 마시그래이.. 동기 좋다는게 뭐냐? 그리고 흑기사하면 하슈가 지후 소원 들어주는거야? -네? 그러말 없었잖아요. 태진 오빠!! -네가 말하는데 네가 끊어 버렸잖어. 내탓이 아니여.. 선배의 말을 끊은 니탓이지? 그지? -이지후 스톱!!! 기겁을 하고 놀란 하슈는 지후를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이미 늦어 버렸다. 지후는 꼴딱하고 술잔을 비우고 빈 술잔을 머리에 털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흐흐.. 그렇게 좋은게 있었어? <지후 왈> -옛날 내 동기 하나는 흑기사 부르고 아마도 그 선배 뺨에 키스해줬을걸... 그때가 95 년이니 까.. 지금은 .. 아마... 흠흠... 지후야 니 소원이 뭐냐?<청연 선배 왈> -오빠!! 청연 오빠의 말에 걱정이 된 하슈는 다시 급하게 청연 오빠를 불러 댔지만 지후는 뭐를 알 겠다는 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12. -얼른해라. -와!!! 모두의 시선이 지후에게 집중되며 지후를 재촉하고 있었다. 하슈의 입은 타들어 갔다. 드디어 계속헤서 웃음을 짓고 있던 지후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콩닥콩닥 하슈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어대기 시작했다.

바짝바짝


-음... 밥이나 사라. 귀찮다는 듯이 뱉어대는 지후의 말에 하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지후가 예상과는 어긋나는 말을 하자 모두들 야유를 퍼부으며 지후에게 짓궂은 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후는 그저 어깨를 으쓱 일뿐이었다. -정말이지? 하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후를 쳐다 보았다. 그런 하슈를 지후는 오히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왜? 넌하고 싶었어? 정~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뭐, 이 한몸 희생하야.. -됐네 이사람아.. 암튼 고마워. 너 땜에 살았다. 휴~ 그런 하슈의 반응을 보면서 지후의 얼굴은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만상을 찌푸릴 정도로 싫었냐? 너무나도 황당하고, 어이없고, 뜻밖의 질문인지라 하슈는 얼이 빠져서 그런 지후를 빤히 쳐 다보았다. -그럼 좋겠냐? 처자의 순결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처자? 순결? 어디? 어딨는데? 갑자기 지후는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이지후 너!!! -내 말이 틀리냐? 하슈는 지후의 말에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술자리에서 그렇게 황당한 일을 당한 하슈는 새벽까지 계속되는 술자리에서 무작정 마 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셔서 하슈는 그야말로 술이 머 리 꼭대기까지 차 버렸다. 어디서, 어떻게, 언제 잠이 들었는지 하슈는 기억조차 할 수가 없 었다. 그리고 정말이지 황당한 것은 하슈의 꿈이었다. 일어나서도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꿈에서 하슈는 악몽같던 아까의 술자리로 돌아가 있었고, 선배들의 황당한 요구에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시점까지는 현재의 상황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 지후는 꿈속에서 자신에게 ...자신의 입을 내밀며 키스를 요구하고 있었다. 머뭇거리는 하슈를 꽉 붙잡은 지후 는 그런 하슈의 입에 자신의 입을 부딪혀 왔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후 얼빠진 자신의 얼굴 을 보며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씨익~ 웃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 하슈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싸매고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고 더욱 깜짝 놀라 버리고 말았다. 질서없이 누워서 다들 잠이 들어 있었고 자신의 곁에 지후가 잠 이 들어 있었다. 한팔을 하슈 곁으로 뻗은채... 민망하게 뻗어있는 지후의 팔을 보며 하슈는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미쳤어! 미친게 분명해.. 내가 지후 팔베게 하고 잔거야? 미쳤어! 미쳤어! 장하슈... 하슈는 머리를 쥐어 박으며 후회를 하였지만 자신이 지후의 팔을 베고 잤다는 사실에는 변 함이 없었다. 제발이지 지후가 모르기를... 모든 사람들은 다 자고 있고 잠이 깨어 버린 하슈는 할 일이 없었다. 멍하니 주변을 둘러 보고 있는데 왜 자꾸만 세상모르고 잠이 들어 있는 지후에게로 눈이 돌아가는지... 하슈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다 생각하며 자꾸 시선을 돌리려고 애썼지만 그것이 영~ 쉽지가 않았다. 결국에는 물끄러미 지후의 모습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눈썹이 보기 보다 기네.. 무슨 남자애가...오똑하게 코가 서 있고, 그리고 입술은... 하슈는 지후의 입술로 자신의 시선을 내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꿈을 생각해 내고는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하슈는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눈을 부비기 시작했다. 뭐하는 짓이야 장하슈!! 한참을 자신을 책망하던 하슈는 손을 내리고 아래를 쳐다보고는 다시금 화들짝 놀라고 말았 다. 분명히 잠을 자고 있었던 지후가 눈을 뜨고서 그런 하슈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일어났냐? -음... -더자.. 아직 9 시밖에 안됐어..


-으..음... -정말이지 아침에는 잼병이구나 너! 자라 자.. -그래.. 너는? -나? -이리와 너두 더자... 지후는 하품을 요란하게 해대며 하슈에게 더 자길 권하였다. 그런데... 지후는 자신의 옆자리 를 가리치며 손을 뻗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내가 왜 네 손을 베고 자냐? 하슈는 얼굴이 붉어지며 지후를 쳐다보았다. 그런 하슈의 반응에 지후는 하 슈를 쳐다 보았다.

의외라는 듯이

-어젯밤에는 자기가 손 끌어가서 베고는.. 내참 기가 막혀서.. -뭐? 내가 그랬단 말이야? -그래.. 내가 무슨 미쳤다고 팔 아프게 너의 그 육중한 머리를 떠받치고 있었겄냐? -미..미안해.. -됐어.. 난 더 잔다.. 자기 싫음 관두고.. 심심하면 밥이나 해놓고... 지후는 얼빠진 가만히 하슈는 조금은

몸을 돌아 눕더니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하슈를 남겨 놓은채... 있기도 뭐하고 하고 그렇다고 밥을 하기에는 왠지 청승맞아 보이고.. 세수를 하고는 밖으로 나와 남이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상한 맘을 수습하기 위해서...

13. mt 를 다녀오고서 본격적인 문학제 준비에 들어간 하슈는 정말이지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 루가 시작되었다. 최소한의 수업만을 듣고 거의 동아리방에서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대본을 쓰기위해 고심한 것이 2 달이었다. 그리고 10 월... 드디어 대본의 완성을 앞에 두고 있었다. 이번 연극의 제목은 "신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종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작품이었 다. 조금은 강하게 그려졌던 로미오를 마마보이로 그리고 줄리엣을 얌전한 양가집 규수에 서 로미오를 사로잡는 당찬 여자로 그려지고 있었다. 거의 최종 대본을 받아본 1 학년들은 다들 자신들의 성과물에 대만족이었다. 드디어 배역 배정날.. 모두다 무대에 선다는 것 때문에 서로가 주인공인 로미오 역과 줄리엣 역을 하지 않겠다고 미루고 있었다. 결국 선배들은 너네들이 주인공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자 마지막이다라는 말로 그들을 설득하려 애써지만 서로 눈치만 볼뿐 누구하나 나서는 사 람이 없었다. 결국에 선배들은 선배들이 일방적으로 배역을 정해 1 학년에게 통보를 하는 식 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드디어 무대 연습이 있는날.. 모두가 수업을 제끼고 서로의 연기를 보기위해 소극장에 모였는데 연습이 진행 되기는커녕 웃음 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야! 장하슈 잘 좀해봐!!<지후 왈> -다들 그렇게 보지 마요. 창피하게... 무대위에는 하현이와 하슈가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슈가 입만 열면 구경을 하고 있 는 지후를 비롯해 동아리 모든 사람들이 낄낄 거리며 웃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만들 웃어. 하슈가 얼마나 무안하겠냐? 연출을 맡은 이언선배가 보다 못해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제는 아 예 하슈 얼굴만 보아도 웃긴지 아주 배를 쥐어 잡고 웃고 있었다. -하슈야 다시 해봐! -오빠!! -다 그런거야.. 다시 해봐.. -네.. 심호흡을 하고는 다시 대사를 읊기 시작했다.


-아가씨~ 그러심 안 되셔요~< 옥희 번전> 하슈의 대사가 채 한마디도 끝나지 않았는데 다시금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주위 상황에 다시금 얼굴이 붉어진 하슈는 얼굴을 들지를 못했다. 아침부터 줄곧 이런 상황이었다. 로미오 역을 맡게된 지후와 줄리엣 역을 맡게된 하현이 씬 을 무사히 끝내고 줄리엣인 하현과 그 유모로 분한 하슈의 씬이었는데 여기서 더 이상의 진 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슈가 하기로 한 유모의 캐릭터가 한참 tv 에서 유행인 옥희 버전을 옮겨서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슈의 입에서 한마디가 나올때마다 모두가 파 안대소를 하니 더 이상의 진도는 꿈도 꿀수가 없었다. -다음 씬부터 하자. 상연이랑 윤서.. 빨랑 올라와!! 티볼트 역과 머큐쇼역을 맡은 상연과 윤서는 배를 움켜쥐고 웃고 있다가 이언선배의 말에 웃음을 멈추고는 무대위로 올라섰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하슈의 얼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채 무대를 내려서고 말았다. 연극이 올려지는 11 월 초까지 계속 이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여자가 두명인지라 주인공 역을 맡은 하현은 자신의 역만으로도 바빳기에 하슈는 줄리엣의 하녀역에, 줄리엣의 엄마 역까지 1 인 2 역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슈가 무대에 올라 설때마 다 사람들의 웃음 소리는 계속되었다. 드디어 무대가 올려지는 당일.. 시작하기전에 한번 리 허설을 하기로 했는데 이제는 실전과 똑같이 분장을 하고 의상을 갖춰 입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일찌감치 분장을 마친 하슈는 친구들의 분장 모습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었다. 하현이는 긴 생머리를 늘여 하늘 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부럽다. 나도 줄리엣하면 평생 입어 보지도 못하는 하늘 거리는 드레스 입어 보는건데... 하슈는 앞치마를 두르고 머릿수건을 쓴 자신의 의상을 보며 혀끝을 차고 있었다. 자신의 역에 대해서 애는 먹었지만 불만은 없는 하슈 였지만 하현이의 옷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상연과 윤서의 분장이 끝나고 지후가 분장을 할 차례였다. 평소의 캐쥬얼 복장이 아닌 양복 을 차려 입은 지후의 모습이 영~ 낯설게만 느껴졌다. 분장하는 언니의 손길이 스치자


지후 의 웃는 얼굴이 사라지고 조금은 엄숙해 보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푸르스름하게 턱에 칠한 분 때문에 생긴 희미한 구렛나루 덕에 지후가 조금은 나이가 들어 보였다. 드디어 분장이 끝나고 일어서는 하슈의 모습에서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 하슈의 모습 을 지켜 보고 있었던지 장난스런 표정으로 바뀐 지후가 하슈를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커 다랗게 입모양으로만 '어때 나 멋있지. 마누라' 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지후의 모습에 흠칫 놀란 하슈는 얼른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얼굴이 붉게 물들어서는... 요즘들어 부쩍 지후의 말에 얼굴이 붉어지는 횟수가 늘어난 하슈였다. 자기 자신은 얼굴 붉 어지는 회로에 이상이 생겼나부다 하고 넘어가고 있었지만 뭔가 이상했다. 왜 유독 지후의 말에만 얼굴이 붉어 지는건지.. 연극을 준비하면서 더더욱 동아리 사람들은 친해 졌고 지후 와 하슈는 밤새도록 전화를 하기가 일수였다. 항상 전화를 하는 쪽은 지후였고 말하는 것 역시 지후였다. 항상 지후는 하슈에게 전화를 걸어 재희 이야기를 하기가 일수였다. 재희와 있었던 일에 대하여 얘기를 하고 하슈는 지후에게 충고를 해주고.. 그날 하루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어떤때는 재희 얘기만 하다가 통화가 끝나는 날도 있었다. 그런 지후에게 왠지 실망스런 생각이 들곤 했지만 하루라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잠이 들때까지 전화만 쳐다보는 버릇이 생기고만 하슈였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다가 집에서는 만났을때보다 더많은 얘기를 전화로 나누고.. 전화가 오지 않으면 왠지 초조하고... 왜 이런 맘이 드는지 하슈는 자신의 맘을 알수가 없었다. 무사히 이틀간의 공연을 끝내고 마지막날은 소극장에서 뒷풀이를 가졌다. mt 를 가는 대신에 무대에서 mt 를 하���로 결정한 것이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청연 선배가 갑작스럽게 제안을 했다. -야!! 우리가 무대에 설때가 흔하겄냐.. 어디 신입생들 한명씩 무대 올라가서 노래나 한곡씩 불러봐라.. 선배의 갑작스런 질문에 웅성거리던 술자리가 갑자기 물이라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어이.. 그러지들 말고.. 한 곡씩 뽑아봐.. 조명까지 내가 빵빵하게 넣어 줄테니까.. 상연아 저기 마대 걸레 좀 가져와라. 저게 마이크니까..그래..저기 하슈부터 노래 좀 불러봐 라 난데 없이 하슈를 지목하는 청연오빠 때문에 술을 넘기던 하슈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저..저요? -그래..여기 하슈가 너밖에 더 있냐? -저 노래 못해요.. -못하는거 아니까 그러니까.. 빨리 불러...

시키는거야.

노래

잘하면

여기

앉아

있겠냐?

방송나갔지..

하슈는 옆에서 밀어대는 선배들의 강요에 못이겨 무대위에 올라 섰다. 하슈가 무대에 올라 서자 조명이 켜지고 하슈가 서있는 자리만 동그랗게 불이 들어왔다. 하슈는 멀뚱멀뚱 무대위에 서서 사람들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빨리해.. -... -아무거나 해라..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다니까.. -네. 그러면 아무것도 하겠습니다. 심호흡을 한 하슈는 머리에 생각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뾰로롱 꼬마마녀 ~....무지개빛 오로라를 당신에게 보내드릴께요.. 하슈의 노래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역시 하슈다워... 어쨌든 노래를 끝마친 하슈는 무대아래로 내려왔다. 다시금 붉어진 얼굴을 하고서는... 하슈의 뒤를 이어 하현이의 발라드풍 노래가 이었고, 상연이의 랩.. 그리고 윤서의 끊이질 않는 노래가 이어졌다. 그리고는 우리의 기대주 이지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기서


지후를 기대주라고 말하는 것은 그동안 한번도 지후가 노래방도 같이 가지않았던 관계로 지후의 노 래를 들어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지후의 노래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후 는 노래방을 가자는 말이 나오기만 하면 스타일이 구긴다는 핑계를 대고는 항상 피했기 때 문이었다. -도대체 노래 솜씨가 이지후..<태진선 배왈>

어떻길래

그동안

그렇게

자리를

뺐는지

두고

보겠어

-아하.. 무슨 형님은 그런 소리를.. 그냥 스타일상... -자식 무슨 스타일은 .. 얼른 노래나 불러... 태진 오빠의 재촉에 지후는 마지못해 마대걸레를 폼나게 쥐어 잡고는 노래를 시작하기 시작 했다. -긴머리.. 긴 치마를 입은... 지후의 노래가 무대위에 조용히 퍼져 나가자 술렁 거리던 분위기가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하슈 역시도 이런 지후가 의외라는 듯이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후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았던 것이 었다. 더군다나 노래 솜씨 역시 수준급이었다. 이런 솜씨를 가지고 왜 이렇게 노래방 가기 를 꺼렸는지.. 음치인 하슈로서는 그런 지후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지후의 노래가 끝나자 우뢰성같은 박수가 시작됐다. 지후는 한손을 허공에 휘둘르며 감사의 표시를 하며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넌 그렇게 노래를 잘하면서 왜 여태까지 노래 한번 안 불렀냐?< 하슈 왈> -왜? 낭군님 목소리가 그렇게 좋았냐? 너 반했구나! 그럼 안돼.. 우리 재희가 두 눈 시퍼렇 게 뜨고 있는데.. 오늘 봤지? 커다란 꽃다발 들고 온거.. 쫌만 더 찍으면 넘어 올거야.. 암.. 하슈 앞에서 익살스럽게 말을 하고 있는 시작했

지후의 모습이 갑자기 하슈는 낯설어지기


다. 저녁.. 재희의 꽃다발을 받고 입이 귀에 걸린 지후의 모습에도 하슈는 그런 지후의 모 습이 낯설게만 느껴졌었다. 가슴이 아프다. 아무렇치도 않게 그런 말을 하는 지후의 모습에 하슈는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하슈는 벌떡 일어나더니 이언 오빠를 향해 술을 건네고 는 지후의 옆을 떠나 이언 오빠 곁으로 자리를 옮겨 버리고 말았다. 더 이상 지후 옆에 있 으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할지 자기 자신도 알수가 없기에...

14. -하슈야 나, 하현이.. 지금 어디야? 하현이의 전화가 온 것은 지리한 오후 수업이 끝난 조금은 이른 저녁이었다. 평소의 발랄한 하현이의 목소리와는 다른 조금은 축 가라앉은 하현이의 목소리에 하슈는 의구심을 가지고 하현의 전화를 받았다. -어, 학교? -그래? 잘됐다. 여기 학교 앞 술집.. 나랑 술 좀 마셔주라.. -그래. 금방 갈게. 하슈는 하현이에게 이유는 묻지않고 술집을 향해 내려갔다. 어두운 술집.. 조금은 이른 시간 이라서 술집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 가게 한 구석에 하현이 혼자 앉아서 술을 먹고 있 었다. 아무런 안주도 없이 깡소주를... 마음이 다급해진 하슈는 뛰다시피 하며 하현의 테이블 로 달려가 하현이 앞에 섰다. -하현아! 언제부터 마신거야? 자리에 앉은 하슈는 우선 하현이 무작정 술을 마시는 것을 막고는 안주를 시키고는 하현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하현은 그런 하슈의 행동을 보면서 아까 처럼 술을 무작정먹지는 않 고 있었다.


-너.. 참 이상해.. -나? -그래.. 장하슈. 너 정말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애야. -그런가? 하현이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헤헤~~ 순간 머슥해진 하슈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 내렸다. -다른 사람 같으면 왜 그러냐.. 이유가 뭐냐 하고 다자고자 물어 볼텐데.. 넌 바라보기만 하 는 구나.. 하현이의 말에 하슈는 하현을 빤히 쳐다보며 눈이 진지해졌다. -내가 그렇게 물어 봐 주었으면 좋겠어? 하슈의 질문에 대해 하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 뿐이었다. 그리고는 하슈에게 술잔을 내밀 었다. -자 먹어.. -그래.. 그리고서 한참을 하슈와 하현은 술잔을 비워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묵묵히 술잔만 비워대던 하슈와 하현은 갑자기 침묵을 깨고 들려오는 하현의 목소리로 깨져 버렸다. -하슈야 너... 좋아하는 사람있니? 난데없이 들려온 하현의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놀란 하슈인지라 뜬금없는 질문에 그만 두 둔을 동그랗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 -아! 아.. 미안 하슈야.. 내가 너무 뜬금 없었나? 그런 하슈의 모습에 놀란 하현은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아니..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니까.. -하슈 너는 그런 생각 안해봤어? 누구랑 사귀고 싶다라던가 누군가 맘에 든다던가?


하슈는 하현의 질문에 대해 불현 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름에 자신이 그만 당황하여 술잔을 들어 들이켜 버리고 말았다. 왜 이럴 때 지후 이름이 생각나는거야? 하슈의 조금은 어색한 행동을 보며 하현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너.. 있구나? 하현의 말에 표시하였다.

깜짝

놀라고

하슈는

두손을

들어

손사래를

치며

거부의사를

-아..아니... 얘는... -에~ 그러지 말고.. 누구야? 혹시.... -혹시라니... -지후아냐? -윽~ 콜록콜록~~ 하슈는 하현이 지후의 이름을 거론하자 넘기던 술이 목에 걸려 사래가 걸려 버리고 말았다. 한참이 지나 주인아저씨가 가져온 물을 마시고서야 사래가 가라앉았다. -얘.. 얘는 클날 소리한다. 내가 지후를 왜.. 그런 양아치 같은 넘을... -하슈 너.. 과민반응이다. 나는 그냥 하도 지후가 내 마누라 내 마누라 하고 노래를 불르고 다니고 너도 그렇게 싫은 기색이 아니니까 그런건데.. 이거.. 진짜 아냐? -아냐.. 하현이 너 누구 혼삿길 막히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러냐? -그래. 아니면 아니겠지.. 그럼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없어? -뭐, 아직은..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다. -그럼 지금껏 사겨본 사람은.. -없어.. -좋아한 사람은...


-.... -설마 없을라구! 하현의 재촉에 하슈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었어. 초등학교 6 학년때부터 좋아했던 사람.. 3 년 동안이나 좋아했던거 같애.. 쑥스럽네. 옛날 얘기 할려니까... 마셔라 박하현... 무안하다.. 하슈와 하현을 술잔을 부딪히며 웃어제꼈다. -근데.... 너 오늘 따라 사랑 타령이야? -어.. 그냥.. 사랑이라는 거.. 남을 좋아한다는 거.. 그런 거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냥 힘들어. 왜 내가 이런 걸 시작을 했는지.. -난 사랑을 못해봐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랑은 그런거 아닐까? 서로에 대한 믿음.. 서로에 대한 애절함 역시 중요하지만 남녀간에 중요한 건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결혼한 사람들끼리 갱년기다 어쩐다 하는거, 정 때문에 산다는거...... 난 그런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생기는거라고 생각해.. 서로에 대해 그만큼 모른다는 거겠지. 믿음이 사랑에 진실이 아닌가 싶어.. -장하슈.. 무슨 어디서 누가 이런말 들으면 네가 사랑 철학이라도 하는지 알겠다. -그런가? 헤헤.. 이거 쑥쓰럽네.. 한바탕 다시 웃음을 터트린 하슈는 좀전과는 다른 진지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 보았다. -청연오빠랑 잘 안되니? 하슈의 말에 하현은 놀랐는지 놀란 눈으로 하슈를 쳐다보았다. -그런 눈으로 볼거 없어. 둔탱이 장하슈도 알 정도면 동아리 진배 없 으니까. 아! 신이 오빠 빼고는 아마 다 알거다.. -그렇게 티났냐? -그래.

사람들은 다아는거나


-후후.. 그래도 우리는 숨기느 라고 꽤나 애썼는데.. -그래? 그럴려면 그렇게 서로를 죽일 듯이 쳐다보지 말아야지.. 어설프게 사람들 앞에서 티 겨태격하기는... -하하.. 우리가 심하기는 했나보다. 장하슈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무슨 문제는 모르겠지만..나중에 생각해서 네가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했으면 좋겠어. -그래. 그래야 겠지.. 그 얘기 이제 그만하자. 술자리 우중충해진다. 이런 자리 처음이잖아. 우리들끼리 술먹는거.. 맘껏 먹고 취해 보자.. 까짓거 술먹고 취하면 선배들 부르면 되겠지. 하슈야 너는 지후 있으니까 맘놓고 먹어라. 내가 정신을 놓아도 니 낭군님은 부르고 쓰러지 마.. -얘.. 얘는... -장하슈 얼굴 붉어진거 보게.. 이거 진짜 아냐? -아니.. 아니라니까.. 술먹어서 그런거야.. 그뒤로도 한참을 하슈와 하현은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현이의 말대로 우중 충한 말들은 배제하고 철저하게 세상 사는 이야기들로... 술을 먹고 헤어지면서 하슈는 하현의 얼굴에 언뜻언뜻 비치는 괴로움을 생각하며 기분이 우 울해졌다. 사랑을 하면 그렇게 힘든거니 하현아!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또 뭐니? 누군가라... 갑자기 그 누군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던 하슈는 길거리에 서서 자신의 머리를 꼭꼭 쥐어 박기 시작했다. -미쳤어! 술 취했구나. 장하슈.. 걔는 아니야. 동기 일뿐이라고!!!

15. -이지후.. 너 뭐하냐?


이젤 앞에 앉아 있는 지후를 어깨를 툭치며 하슈는 웃어대기 시작했다. -하하하... 그런 하슈의 웃음소리에 잔뜩 얼굴을 찡그린 지후가 서서히 이젤 앞에서 고개를 돌리기 시 작했다. -장하슈.. 그만 좀 웃어... -미안..미안.. 근데....쿠쿡..넘 웃긴다... 이게 뭐야? 그런 하슈의 말에 지후는 눈을 흘기며 하슈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보면 몰라? 시화전 그림 그리잖어!! -그러냐? 근데 나는 무당 춤추는 그림 그리는 줄 알았다.. 후후후.... -뭐야? 이게 어디 봐서 무당 춤 추는 그림이냐!! -붕~ 떠 있는 사람하며.. 그 주위를 둘러싼 빨갛고, 퍼렇고 한 줄들... 이게 굿판이지... 사람 이 걸어가는 오솔길이야? 네가 정.. 그렇다고 끝까지 주장하면 할말이 없지만 서도... 함께 조화를 추구해야하는 시화전이니만큼.... 쪼깨 동기로서 충고를... -그래? 어디 그럼.. 그렇게 충고 그려주 라..

잘하는 네가 오솔길 걸어가는 이쁜

처자 하나 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지후는 너도 한번 당해보라는 듯 하슈에게 제안을 하였다. 그러나 하슈는 그런 지후의 말에 이젤 앞에 앉더니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지후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우와~ 장하슈..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이거 대단한대? 지후의 말에 하슈는 뾰루퉁한 얼굴로 얼굴을 돌리며 지후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굼.벵.이? 붓을 멈추고는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하슈를 보며 지후는 손을 들어 가로 지으며 황급 히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아..아니... 너.. 그림 넘 잘 그린다고.. 그나저나 우리 아가 나면 날 닮지 말 고 널 닮아야 할텐데.. 그지?

그림 솜씨만은

-뭐야? -그렇잖아. 나 닮으면 뭐, 잘 생기고, 이쁘고, 멋있고, 수려해서 어디다 내 놓아도 손색이 없 겠지만 그림 솜씨만은 날 닮으면 분위기 깰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림 솜씨는 엄마를 닮았 으면 좋겠다는 거지... 또다시 시작되는 지후의 농담에 평소와는 다르게 반박도 그렇다고 박자를 맞추는 것도 아닌 하슈의 반응에 지후의 얼굴이 왜 그러냐는 듯이 하슈를 쳐다 보았다. -그런 농담 하지 말어. 재희 언니한테나 그런 소리해라! -뭐야 재미없게 장하슈~ -지금까지도 하나도 재미없었다뭐.. 거의 다 그렸으니까 담부터는 네가 그려.. 나 그만 수업 들으러 간다. 내 그림은 이따 그릴거니까 오빠들한테 말해주고.. 수고해라.. -야! 장하슈.. 사람 기분 엉망으로 만들고 그렇게 쏙 가버리면 어쩌자는거야? -내가 뭘~ -동기 하나 남은게 사람 장난도 못 받아 주냐? 2 학년이 되면서 동아리 상황은 정말이지 크게 변해 있었다. 그렇게 사랑이라는 이름 때문에 고민하던 하현이는 결국 청연 오빠와 헤어지고 어학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두 사람 의 분란이 되었던 윤서는 갑작스럽게 군 입대를 해버렸다. 거기다가 4 년을 다 다니고 군입 대를 하겠다던 상연이마저 1 학년 마치고 돌아와서 사법고시를 준비해야겠다며 부리나케 군 입대를 해버렸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동기는 하슈와 지후만이 남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 었다. -장난도 도를 지나치면 더 이상 장난이 아닌 거야... 기분 나빴다면 미안.. 어,


늦었다.. 수업 들어간다.. 이따 보자... 동아리 실을 나서며 하슈는 떨리는 손을 주먹을 꼭 쥐며 빠르게 계단을 내려 가기 시작했 다. 1 년이면 족해.. 너에게 그렇게 놀림 당하는거.. 이제 더 이상 너한테 휘둘리고 싶지도 너에게 기대하고 싶지도 않아. 하슈는 입술을 깨물며 조금은 착찹한 심정으로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 했다. 수업을 마치고 시화전 준비를 하기 위해 들른 동아리 방은 동아리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 었다. 그러나 그 북적거림 속에 지후는 없었다. -수연 언니.. 지후 어디 갔어요? -어? 수업 있다고 가더니 안오네.. 네가 전화해봐.. -수업 끝나면 오겠죠.. 묵묵히 자리에 앉아 자신의 작품��� 그리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하슈에게는 자신의 하얀 도화지가 눈에 들어오기 보다는 수업이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그려 주었던 지후의 작 품에 눈이 들어왔다. 자신이 그리다만 그림은 한군데도 달라진 곳이 없이 그렇게 걸려 있었 다. 지후는 자신의 그림에 손도 대지 않은 것이었다. 도대체 두시간 동안 뭐한거야? 그림이나 그리지... 한참을 망설이다 하슈는 자신의 그림을 옆으로 치우고는 지후의 그림을 마저 그리기 시작했 다. 지후의 그림을 마치고, 거기에 자신의 그림까지도 완성을 시키고, 선배들 그림에 후배들 의 그림까지 마치고 시계를 쳐다보니 벌써 늦은 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되도록 지후는 오지 않았고 전화도 오지 않았다.

16. 그로부터 며칠이 흘러도 지후는 동아리 방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아침에 전화를 걸어 깨 워 줄래도 지후의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다는 말만 들린채 지후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화전에 지후는 작품을 걸지도 못하고 시화전은 끝나 버렸다.


처음에는 워낙 뺀질이로 통하고 있는 지후가 술이라도 먹고 안 나오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 나 지후의 부재가 하루 하루 길어지고 그러다가 지후가 나타나지 않은 채 시화전을 치루게 되자 모두다 이제는 지후네 집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지후가 어디가 아픈 것 은 아닌지..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하슈는 그렇게 말싸움을 하고서 지후가 사라진 것이 못내 맘에 걸리면서 지후가 나타나지 않는 기간을 속을 태우면서 보냈다. 그러나 지후는 이런 하슈의 걱정을 아 는지 모르는지 한 달만에 실실거리면서 전화를 걸었다. -마누라? -여보세요? -마누라.. 나다.. -누구? -어.. 이거 실망인데... 서방님 목소리도 까먹은 거야? -야? 이지후 너 어디야? -나? 집.. -너..너... 어딨다가 이제 나타나는거야? -그렇게 됐어.. 아무렇치도 않게 그렇게 됐다는 말로 한달간의 부재를 설명하는 지후의 말에 하슈는 지난 한달간 자신의 걱정이 얼마나 부질 없었는지를 깨달음과 동시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됐다구? 끊어.. 사람들 걱정을 그렇게 시켜놓고는 아무렇치도 않게 나와서는 그렇 게 됐다구? 다신 너랑 말 안해.. 끊어... -에이~ 울 마누라 삐졌구나!! 미안해.. 다시는 안그럴께..어? 용서해 줄꺼지? 어울리지 않게 애교를 부리는 지후의 목소리를 말았 다.

들으며 하슈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와! 마누라 웃었다. 그럼 나 용서 해 주는거지? 그런 지후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트리던 하슈는 웃음을 멈추고는 딱딱하게 말을 이었다. -아직 아냐!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내 마누라가 날 용서 해줄려나.. 전화니까 찐하게 키스도 해줄 수 없고, 그렇다고 안아 줄 수도 없고.. 어쩐다..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떠는 지후의 말에 하슈는 기가 막혀서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듣기 만했다. -됐어. 됐어.. 누가 그런걸.... -나중에 그말 후회하지 마라.. 이래뵈도 수준급인데... -뭐가 수준급이라는거야? -암튼... 그런게 있어.. 있다면 있는거야... -그나저나 한달동안 학교도 안나오고 동아리도 안나오고 거기다 전화기도 꺼놓고...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은근슬쩍 넘어 갈 생각하지마.. 그러면 진짜로 너랑 말 안할거니까? -알았어.. 알았어.. 지방에 좀 내려갔다 왔어.. 친구가.. 문제가 좀 있어서... -잘 해결은 봤어? -어... 그나저나 내 마누라는 참 이뻐.. 꼬치꼬치 캐묻지 않으니까... -하현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칭찬인지 욕인지... -100% 칭찬...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욕인거 같다.. -흐흐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뭐야?


실로 오랜만에 하슈와 지후는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하였다. 한달간의 조바심이 전화 한통 화로 순식간에 날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웃고 떠들며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함~~ 졸리다.. 으메.. 새벽 2 시다.. 이제 자자... -그래.. 참나.. 군대가! 군대? 지후의 말에 하슈는 물밀 듯이 밀려드는 잠이 순식간에 달아나 버렸다. -어...언제? -아직 멀었어.. 세 달후에.. 그러니까.. 9 월에... -그..그래.. -... -재..희 언니는 어쩌구 가냐? -아! 내가 말 안했나? 잠시 전당포에 맡겨 놨어? -전당포? -그래 한석규같이 생긴 맘씨 좋은 전당포 아저씨한테 재희 잠시 맡겨놨어. 제대하면 찾으려 가야지... -너 참 이상한 애야.. 지가 좋아하는 여자 딴남자랑 사귀는데 그렇게 태평스럽냐? -그렇게 네가 생각하는거 보다 나 태평스럽지 않아.. 어린 너는 그 정도만 알고 있어. 어른 들의 세계는 오묘한 거니까.. 그럼 잘자라..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 난다는 데... -너두 잘자...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멍하니 전화기를 응시하며 생각에 잠겼다. 군대를 간다고? 재희 언니가 딴 남자랑 사귀고 있다고? 그런 대도 넌... 재희 언니 포기 못하는거구나.. 그렇게 매일 웃고 있었으면서...


바보 같은 넘.. 지 여자도 못 챙기고.... 왜 이렇게 지후의 말에 신경을 쓰고 지후의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는지. 이러지 않기로 했잖 아.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그러나 그런 자신의 맘을 어쩌지를 못하고 그냥 방치 할 수밖 에 없었다.

17. -하슈야.. 얼른 와라.. 이 서방님이 점심 거나하게 쏠테니까 학생 식당으로 와라. -야! 그러나 미처 하슈가 말하기도 전에 지후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어이없게 끊긴 전화를 바라 보며 하슈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오라고 하면 가야되냐? 내가 동기만 아니면...

일 있으면 어쩔라구 이렇게

그렇게 투덜거리며 불평불만이 쌓였으면서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건 순전히 공짜 밥 때문에 가는 거라고... 하며 자신의 이치를 합리화 시키며...

전화를 하냐? 확~

하슈는 어슬렁어슬렁 학생식당으로

학생식당으로 들어선 하슈는 싱글벙글 웃는 낯으로 자신을 대하는 세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그런 하슈를 보며 지후는 손을 들어올렸다. -마누라 여기! 순간..... 학생 식당에 밥을 먹기 위해 몰려 든 수십명의 인파가 지후와 하슈에게 시선을 두 기 시작했다. 미친 인간... 어쩌자고 .. 그런 소릴 여기서 하는거야... 대학에서 남자만나 결혼하긴 다글러 먹었네.. 어쩌자고 한얼이라는 동아리를 들어서, 저런 동기를 만나서.. 이런 시련을 겪게 하 는건지.. 그나저나 저 녀석이 왜 저 넘들이랑 있는거야?


또다시 투덜거리며 약간 굳은 얼굴로 지후가 있는 곳으로 다가섰다. -늬들 여기 왜 있어? 하슈는 자신의 누나가 왔는지 누가 왔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 쌍둥이 동생 하 우와 하오를 보며 말을 걸었다. 쌍둥이는 일제히 밥을 먹다가 고개를 들고 누나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다시금 밥에 얼굴을 묻었다. -야! 요것들이 누나말이 말같지도 않아. 장하우, 장하오!! 하슈의 다구침에 마지못해 입안 가득히 음식물을 머금은 하오가 입을 오물거렸다. -매부가 밥사준다고 해서.. -뭐...뭐라고? -야.. 처남들 좀 그냥 밥 좀 편히 먹게 해줘라.. 누나가 되가지고.. 그렇게 괴롭히냐... -하...누..누가 매부가.. 처남이라는거야.. 요것들이 아주....... -화낼 사람은 난데 니가 화를 내냐? -네..가 화낼게 뭐가 있는데? -요렇게 귀여운 처남들이 같은 학교에 들어왔는데... 누나 되는 서방한테 알려 주지도 않고.. 1 학기를 처남들을 방치하게 한죄! 알겠냐? 이제 하슈 너의 죄를.... 그런 지후의 말에 자신의 말에는 대꾸도 사격을 해주고 있었다.

사람은 그 사실을

안하던 쌍둥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원

-늬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라.. 난 몰라... 하다 언니는 남자 친구가 있는거 같고.. 하리 언니나 소개 시켜주던지... 난 이인간 모르니까.. 쌍둥이 늬들이 알아서 해라.. 그리고 이지후 밥 사준다고 했지? 얼른 밥이나 사.. 그러나 지후는 하슈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쌍둥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처남들... 누님이 부끄러워서 그런거야..알지? 여자들이... 아무튼 이렇게 늦게 라도 알게 됐 으니까 무슨 어려운 일이라도 있음 전화래..자, 여기 내 핸드폰 번호....술먹고 싶거나 밥 먹 을 때 전화해.. 그리고 누님이 바람 피거나 그러면 즉각 전화 하는거 알지? -네. 매부... 자신의 말에는 대답도 안하는 쌍둥이들이 지후의 식당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말에는 껌뻑 넘어가며 큰 소리로

그날 이후 하슈는 한가지 고민을 더 끌어 앉고 지내야만 했다. 학교에서는 이리저리 지후 에게 치이다가 집에 가서는 쌍둥이들이 지후에 대해 허튼 소리를 하지 못하게 입막음을 하 기 위해서 솔솔치 않게 용돈을 쌍둥이들에게 주어야만 했다. 장하슈.. 나이 20 살.. 이 파란 만장한 꽃 띠 처자에게 이 무슨 시련이란 말이냐... 하슈는 땅 을 치고 통곡을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하늘은 무심하기만 했다. 시간은 흘러흘러 길게만 느껴지던 세 달이 지나 지후가 군대 가는 날이 이틀 후로 다가왔 다. 지후의 군대 송별회를 위해 동아리 사람들이 학교 앞 술집에 모였다. 군대를 다녀온 태진 오빠와 청연 오빠, 그리고 이언 오빠는 자신의 군대 생활을 윤서와 상 연이 송별회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은 레파토리를 끊임없이 내뱉고 있었다. -지후야.. 군대에서는 몸 성히 나오는 것이 성공하는거야? -아직도 군대에서 개죽음 당하는 사람이 꽤 된다지 아마... -군대에 구타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일이병은... -아이구.. 오빠들.. 그만해요..지후 얼굴 상기된거 봐요. 정말이지 지후는 아무런 말도 없이 얼굴이 상기 되어 있었다. 모두들 난생 처음 보는 그런 지후의 표정에 입을 막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무섭냐? 웃음을 머금은 하슈가 지후의 얼굴에 얼굴을 없었

드리밀며 물었지만 지후는 아무런 말이


다. -눈 딱감고 갖다와. 남들 다 가는데 너라고 못가겄냐? -... -자식이 겁은 많아 가지고... -지후야... 얼굴 좀 펴라.. 그나저나 지후의 마지막 소원을 우리가 지후가 서운 해 하겠지?

안 들어주면

청연 오빠의 천연덕스러운 말이 들리자 술자리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필시 윤서와 상연이 군대가기 전에 한 소원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음이리라... -동아리에서 뭐 바라는 거나.. 뭐 그런거 회심탄회하게 말해봐라. 윤서처럼 말도 안되게 여 자 후배 많이 들어왔음 좋겠어요. 하는 뭐 말도 안되는 그런 거 말고... 태진 오빠의 말에 한참을 지후는 망설이다가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진 가운데 입을 열었다. -mt 가서 못한거 하슈한테 받아 가고 싶어요.. 영~ 찝찝해서... -뭐...뭐라고? 내가 너 밥사줬잖아!! -내가 언제 밥 못먹어서 환장했냐? 부들부들 떠니까 할 수 없어서 그런거지.. 생각해보니까 영~ 손해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군대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단 말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앉아 있던 지후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고 있었다. -아무리 네가 그래도 끝난거야.. game over 라네요. 군발이 아저씨... -하슈야 서방님한테 너무 냉정한거 아냐?<태진 선배 왈> -하슈야 키스 한번 해준다고 네 입술이 다는 것도 아니고.. 한번 해줘라..<청연 선배 왈> -나두 여자 동기 하나 있었으면 저런 소원 말하고 군대 한번 더가겠다.<이언 선배 왈> -낼 모레면 갈 앤데... 불쌍하잖냐..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군발인데.. 함 해줘라..<은


영 선배 왈> -해줘라. 해줘..< 수연 선배 왈> -해요. 해요<후배들의 이구동성 합창> 하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에서는 지배적으로 하슈를 지후 옆으로 시작했다. 난처 해지기 시작한 하슈는 얼굴이 찡그리기 시작했다.

떠밀기

-하슈야.. 그렇게 싫으면 볼에다가나 해라.. 엉? <신이 선배 왈> 에라 모르겠다. 불쌍해서 한번 해준다.. 굳은 결심을 한 지후에게 다가갔다.

하슈는 주먹을 꼭 쥐고는

-우리 눈감을 테니까 후딱 헤치워라.. 알았지? 선배들은 그런 말을 하고서는 모두다 손을 들어 눈을 가리기 시작했다. 물론 손가락 틈새는 다 벌린채... 쿡쿡 거리는 소리가 술집을 가득 채웠다. 지후는 아무렇치도 않게 볼을 하슈에게 내밀었다. 그래.. 거울에다가 한다고 생각하고 후딱하고 마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하슈는 입술을 내밀고는 지후의 볼로 서서히 다가갔다. 지후의 볼에 거의 다 다다랐을 무렵 갑자기 지후는 얼굴을 돌리고는 자신의 입술을 하슈의 입술에 갔다 대었 다. 그런 지후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하슈는 몸을 떼려고 했지만 갑자기 지후의 손이 테 이블 아래 있는 하슈의 손을 잡고는 하슈를 끌어 당겼다. 그로 인해서 싫건 좋건간에 하슈 는 지후의 입술과 자신의 입술을 꽤 오랫동안 밀착 시키고 있어야만 했다. 숨을 못 쉴정도 로... 정말이지 영원처럼 길게만 느껴지던 시간이 끝나자 지후는 살며시 하슈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숨셔... 지후의 싱글거림에 화가 난 하슈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는 지후를 째려봤다. -와!! 길기도 하네.. -역시 지후가 화끈하다니까...


선배들의 말이 왁자지껄하게 이어지며 하슈는 어쩔 돌리고는 아무렇치 않은 척을 해야만 했다.

수 없이 지후에게서 고개를

송별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슈는 자신의 어이없는 첫 키스를 생각하며 씩씩거리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후 이넘..다시는 안 볼테다.. 다시는... 하슈는 씩씩거리며 분을 참지 못하고 혼잣말을 중얼 거리며 골몰길로 들 어섰다.

집앞에 들어가는

-장하슈 어쩌냐.. 그넘을 또보게 되서... 하슈는 난데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혼비백산하고 말았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 지후가 담벼 락에 기대어 서 있었던 것이다. -너.. 어..떻게... -택시타고 왔지.. 같이 버스타고 오면 네가 나를 잡아 먹을 거 같아서.. -그래 너.. 말한 번 잘했다. 어떻게 순진한 처자의... 첫...키스를.......헉~~ 하슈는 자신이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는 자신의 입을 틀어 막았다. -우짠지... 첫키스 갔더라..호흡 조절도 못하고.. 잃어 버리 니... 쯧쯧...서방님한테 고마운지나 알아라..

키스를 하면.. 코로 숨쉬는

것도

-누가 너한테 고마워한데? -그나저나 늦었다. 들어가봐라.. -너 그말 하려고 여기까지 왔냐? -아차.. 할말이 있었지? 그냥 갈뻔했네.. 너의 그 황홀한 첫키스.. 볼에다가 하면 군대가서 두고두고 후회할거 같아서, 너의 입에다 한거니까.. 그렇게 알라고... 나 간다... 잘지내고... 지후는 빠르��� 자신의 말을 하고는 길가로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에


얼이 빠 진 하슈를 남겨둔채....

18. 지루하기만 했다. 비좁게만 늦겨지던 학교 캠퍼스가 왜 이렇게 넓게만 느껴지고 자꾸만 입 에서는 한숨이 새어 나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하슈는 도대체 자신의 맘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도 학교 생활이 재미가 없었나? 특별히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무료하다거 나 지루하지는 않았던거 같은데...2 년이면 학교 생활이 익숙해져서 그런건가? 하슈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제 빛을 잃은 채 무채색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뭔가 부족해... 무언가가? 근 한달 동안을 하슈는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써야만 했다. 뭐지? 내게 지금 부족한 것이? 달라진 것이 없잖아.. 달라진 것이... 그러나 문득 한달이 지나서야 하슈는 인정을 하고야 말았다. 수시로 울려 대는 전화 소리가 조용해진 이유, '흐흐흐' 기괴한 웃음소리가 타인들의 웃음소리에서 이제는 더 이상 들려오 지 않는 이유, 아침에 일어나서도 진을 빼며 누군가를 깨우지 않아도 되는 이유, 술자리에 앉아서 마누라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어서 이제 더 이상 황당해질 이유가 없어진 이유...... 그 모든 것들이 이지후라는 그 단한 사람이 없어서 생긴 이유라는 것을...... 그 한넘이 내 인생에서 빠짐으로 해서 크나큰 구멍이 생겼다는 것을.... 끝끝내 인정하고만 그 사실에 하슈는 머리게 세차게 흔들며 아니라고 부정을 하였지만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하슈 자신은 알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저녁 요란 스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하슈는 왠지 모르게 가 슴이 뛰기 시작했다. 3 달이 흘러 가고 있었다. 지후가 군대를 들어간지..이제 휴가를 나올때 가 되었을텐데.. 자신도 모르게 지후의 휴가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었지만 이제나 저제나하고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기에 하슈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여보세요?


-마누라. 나... -지후? -고럼.. 마누라라고 부를 사람이 나밖에 더있냐? -어디야? -집.. 휴가나왔어.. 낼보자.. 선배들한테는 네가 연락해라.. 대학로.. 4 시다.. 잘자구.. -딸깍 -야??? 그러나 하슈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려 퍼질뿐 지후는 자신의 말만하고는 전화를 끊어 버리 고 말았다. 여전하군.. 군발이 아저씨.. 자기말만하고 딱끊어..확 안나가버릴까 부다... 잠자리에 누워서 씩씩거리며 하슈는 지후를 욕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이 되자 대학로는 크리스마스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막히는 교통을 고려하 여 일찍 길을 나선 하슈는 약속시간보다 10 분은 일찍 도착하였다. 아무도 없겠거니 하고 약 속장소로 나가니 깊게 모자를 눌러쓴 지후가 웃음을 지으며 하슈에게 다가왔다. -이지후.. 너 살 찐거봐!! 장난 아니다... -3 달만에 보는 서방님한테 그게 할 소리냐 너! -살이 찐건 찐거잖어! 하슈의 말에 지후는 입을 샐쭉이며 고개를 돌렸다. -선물 줄려고 했는데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주기 싫어 졌다. -뭐? 선물? 너 살쪘다고 한 거 취소할게.. 취소..취소다...그러니까 빨리 선물 주라... 헤헤~~ -그래..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맘 넓은 내가 이해하고 꺼내야 하 니까 눈감고 있어..

선물을 주도록 하지.. 선물


-음음... 하슈는 선물에 대한 기대에 얼른 두눈을 꼭 감았다. 그러나 한참이 되어도 지후는 하슈에게 눈을 뜨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하슈는 샛 눈을 뜨고는 지후를 쳐다보았다. -눈감고 있으라니까 지후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퍼뜩 놀란 하슈는 얼른 눈을 감았다. -아직 멀은거야? -아니 다됐어..조금만 기다려.. 지후는 하슈의 팔을 잡았다. 그런 지후의 행동에 하슈는 지후가 자신의 손에 선물을 쥐어 주려나 부다 하는 생각에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지후의 선물은 손바닥에 전해지는 감각이 아니라 하슈의 볼에서 감각이 전해졌다. 부드러운 지후의 입술이 하슈의 볼에 닿은 것이었 다. 순간적으로 놀란 하슈는 눈을 번쩍 뜨고는 지후를 밀쳐냈다. -뭐하는 짓이야? -선물..... -이...이... 능청스런 지후의 말에 하슈는 말을 잇지 못하고 버벅대기만 했다. -감격스러워서 말을 못잇는 구나.. 그럴줄 알았어.. 3 달 동안.. 내 마누라가 나의 이 입술을 그리워 할 생각을 하니까 잠이 안오더라구..... -누..누가...... 감히...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키스를...... -키스? 너는 이게 키스라고 생각하는거야? -.... -순진하시기는... 자봐...... 지후는 갑자기 하슈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손에 부비기 시작했다.


그런 지후의 행동에 하슈는 이상야릇한 흥분이 밀려들며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너의 손과 나의 손이 접촉하는 것을 가지고 너는 키스라고 하냐? 아니지? 그거와 마찬가진거야.. 내가 나의 입술로 너의 뺨에 갖다대는 것과 너의 손과 나의 손이 접촉하는건 같다는 말이야. -그럼 키스는 뭔대? -궁금해?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하슈를 쳐다보는 지후의 시선에 갑자기 두려움을 느낀 하슈는 황 급히 지후 곁에서 몸을 빼며 멀찍히 떨어졌다. -아니.. 안 궁금해.. 전혀....... -그래? 난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네가 싫다면 미루기로 하 지뭐...

뭐.. 시간은 많으니까.. 담으로

-아..저기 청연오빠 오네.. 하슈는 청연 오빠를 구세주로 여기며 황급히 청연오빠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런 하슈의 모습을 보며 지후는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재밌어서 죽겠다는 듯한 웃음으로.. 그런 지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하슈는 그제서야 지후에게 자신이 또 당했음을 깨닫게 되었 다. 하슈는 지후에게 매번 당하는 자신의 우매함을 깨닫는 동시에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지후의 짓궂은 장난에 대해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19. 그 이후로 지후는 어떤식으로든 하슈를 속여서는 휴가를 나올때마다 하슈의 볼에 키스를 하 기 시작했다. 나오자 마자 만나서는 키스를 하기도 하고 어느때는 하슈가 방심을 한 때에 기습적으로 감행하기도 하였으며 휴가를 마치고 들어가는 마지막 날에 하슈를 만나서 기회 를 틈다 하는 둥.. 두문분출하며 하슈의 볼을 탐내기 시작했다. 지후의 그런 식의


장난이 반 복되자 하슈는 면역이 되었는지 지후의 그런 장난에 일일이 반응하기 보다는 무관심 해지기 시작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이 있다면 지후의 입술이 점점 하슈의 볼에서 입술을 향해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이었지만 설마 지후가 그러겠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우려를 떨쳐 버 렸다. 그러나 갈수록 지후의 장난의 농도는 더욱 짙어가기만 했다. 그러다가 하슈가 3 학년에 올라 가고 2 학기가 넘어갈 무렵에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후가 세 번째 휴가를 나올때, 상연이의 휴가 날짜와 겹치게 되었고, 우연치 않게 지후가 하슈의 볼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상연이 하슈에게 짓궂게 장난을 치면서 사건은 발 생하였다. -하슈야.. 지후만 하게 해주는거야? 나는? 같은 군발인데..... 너무 차별하는거 아냐? -뭐..뭐가? 상연은 대답 대신에 자신의 입술을 가리쳤다. 그런 상연의 태도를 옆에서 보고 있던 지후가 갑자기 하슈가 미처 말을 꺼내기 전에 소리를 질러 버렸다. -김상연..너 너는 네 마누라한테 해달라고 그래.. 내 마누라한테 찝쩍대지 말고! -야.. 그러지 좀 말고.. -뭘 그러지를 말어.. 너는 군대갈 때 스페셜 안주 시켜 보는게 소원이라고 그래서 안주 시 키고 갔잖어. 나는 대신에 내 마누라 볼에 키스한번 해보고 간거아녀.. 근데 어디서 남의 마 누라 건드리려 그러는 거야? 안주나 먹어...김상연! -그렇게 갈때는 그렇게 좋은것도 되는줄 누가 알았냐? 그렇게 수시로 사용할 수 있는 티켓 인줄 알았으면 하슈한테 내가 먼저 그러는건데... -눈길 돌려라. 김상연.. 어디 형수님한테......혹.여.라.도 담에 너 혼자 휴가 나와서 하슈한테 찝쩍 됐다는 소리 들리기만 해봐..그날로 너네 부대로 쳐들어 갈 줄 알어..


-알았다. 알았어. 괜히 말 잘못했다가...휴~~ 이지후 눈에 핏발 세우지 좀 마라.. 사람이 장난 친거 가지고... 상연이 조금은 험악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 꽤나 애를 쓰고 있었지만 좀처럼 분위 기는 바뀌지를 않았고 그런 분위기에서 술자리를 접어야만 했다. 술자리를 마치고 나오는길 에 지후는 하슈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말을 하고는 하슈의 집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하슈가 말리기도 전에... -상연이가 장난친 거 가지고 그렇게 술자리 분위기를 망쳐야 겠냐? 당사자인 자신을 제쳐두고 말도 않되게 언쟁을 높히고만 상연과 지후에게 지금까지 뾰루퉁 하게만 있었던 하슈는 급기야 버스안에서 그 분통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런 하슈의 말에 느 닷없이 지후는 하슈의 손을 잡아 끌더니 운전사 아저씨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저씨 문 좀 열어 주세요.. -너.. 뭐하는거야? 버스가 정차하자 지후는 하슈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슈와 버스에서 내리고 말았다. -너..너 지금 뭐하는거야? -너야말로 지금 뭐하는거야? -내가 뭘? 너 오늘 엄청 이상한거 알어? -너... 그러니까 상연이가 너한테 입맞춰도 그래도 좋다는거야? 그런거야? -누가 그렇대? 상연이나 너나 웃기다는거지? 누가 내볼에다가 키스하라고 허락했냐고? 그 런데 서로들 말도 안되는 싸움이나 하고.. 난 뭐냐? 난 뭐냐고? 사람 중간에서 민망하게 하 는것도 정도가 있는거지? 사람 중간에서 바보로 만들어 놓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또 하는거야? 하슈는 자신의 말을 마치고는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 아직 말 안했어? 지후는 그런 하슈를 따라오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말을 지후의 질 문에 하슈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는 지후를 쳐다보았다.

내뱉었다. 그런 황당한

-뭘? -상연이가 해도 넌 상관 없냐고? -너.. 사람 말을 뭘로 알아들은거야? 너와 상연이한테는 결정권이 없다고 했잖아. 글구 내 볼 가지고 내가 어떻게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 그말인 즉슨 상연이든 나든 상관없다는 소리야? -이게... 너랑 상연이한테는 장하슈의 볼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했잖아! 사람 말을.. -상연이는 권리가 없지만, 나는 있잖아! 안 그래? -허..... 이지후..착각도 유분수지..누가 언제 너한테 그럴 권리 줬는데? -자... 이런데도 자꾸 나한테 권리 없다고 할래? 지후는 갑자기 하슈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 들이더니 자신의 입술로 하슈의 입술을 덮었 다. 하슈는 그런 지후의 행동에 깜짝 놀라 지후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 쳤지만 지후는 더욱 단단히 하슈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안에 가두어 놓았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입술로 하 슈의 입술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하슈는 이상야릇한 기분을 느끼며 그만 두어야 겠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만......웁.. 하슈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지후의 혀가 하슈의 입속에 들어와 움직이기 시작했 다. 하슈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낯선 느낌에 멍해져서는 아무런 말도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지후의 혀가 탐험을 하듯 들어와서 그녀의 혀를 희롱했고, 하슈는 전신을 타고 흐르는 흥분 감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흘리고 말았다. 놀랄 정도로 달콤하고도 짜릿할


정도로 에 로틱한 느낌.... 하슈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 생각 뿐이었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로지 이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지후가 자신의 입에서 입술을 떼고는 넋나간 듯이 서 있는 하슈의 볼을 장난스럽게 잡아 당기고 있었다. -흐흐.. 정신차려 마누라.. 그렇게 나의 키스가 황홀하다고 그렇게 정신 빼 버리면 어떻게 해.. 이제 알았지? 내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이런 너무 늦었잖아. 택시 잡아 줄테니까 택 시타고 가라.. 멍하니 서 있는 하슈를 잡아 끌며 지후는 안에 하슈를 밀어 넣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들어올리고는 택시

-아참.. 아까 그게 키스라는거야..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알았냐? 이 순딩이 마누라야.. 글구 다른 놈한테 그렇게 네 볼 아무렇게나 허락하면 안된다. 네 볼.. 니꺼 아니고, 내꺼야. 알았 어? 담 휴가때 보자.. 벙진 표정으로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는 하슈의 이마에 지후는 또다시 황급히 입술을 맞추 고는 택시 문을 닫았다. 미처 하슈가 거부할 틈도 주지 않고....... 뭐, 시간이 있어도 하슈는 정신이 나간 상태라서 아무말도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20. -하슈야.. 넌 나 어떻게 생각하니? -네? -나는 네가 맘에 드는데.. 넌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청명한 가을 날씨라고 동아리 사람들끼리 남산으로 소풍을 갔다. 그러고는 졸업 선배님들의 집을 순회하며 술을 얻어먹고 늦은 밤이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뿔뿔히 자신의


집으로 헤어지고 있었다. 마침 집 방향이 같았던 이언 오빠와 함께 버스를 타고 하슈는 여느 때와 같이 조잘거리며 이언 오빠에게 말을 했지만 이언 오빠는 평소와 다르게 말이 없었다.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하고 하슈는 입을 다물고는 자신의 집에 다다르자 인사를 하고 황 급히 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이언 오빠는 그런 하슈를 따라 버스를 내렸다. 그리고는 하슈에게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평소와는 다른 굳은 얼굴로... 그리고는 난데없이 이언 오빠는 오랜 침묵 끝에 황당한 질문을 하슈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저..저... -갑작스럽게 내가 이런 질문해서 놀랐겠지만.. 나로서는 고심하다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거 야.. 너랑 만난지 2 년째가 다 되어 가는거 같은데...... 너는 어째 내가 아무리 눈치를 줘도 아 무 기색이 없고... -전요... 오빠... 좋은 선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딱 잘라서 말하지 말고.... 생각의 여지가 없겠니? -죄송해요..하지만 청연오빠나 태진오빠 처럼 오빠도 그냥 저한테 선배일 뿐인걸요. 아마 생 각을 더해도 마찬가질거에요. 냉정하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그래요... 좋은 선배일 뿐인 걸요.. -... -죄송해요.. -아니.. 네가 죄송할 거까지야.. -하지만 정말 좋은 선배라고 생각해요.. -그래.. 알아.. 너의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어째 그렇치가 않다. 장하슈, 나 지금 너한테 실연당한거야..알���? -네?...알아요..

오늘은


-그러니까 조금 불쌍하게 생각해줘.. -... 한참 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고 집에 가기 위해 하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빠 저 들어가볼께요.. -그래 늦었다.. -네..오빠도 가세요.. 죄송하구요.. 하슈는 집으로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순간 낮은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포기하기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네? -너.. 혹시 좋아하는 사람있니? 수월할거 같 아...

왠지 네가 네라고 대답하면

포기하기가 한결

-아니요.. 아직.... 하슈는 이언의 질문을 받고는 잠깐 지후의 이름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애써 그 이름을 부정하며 이언에게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나한테도 아직은 기회가 있는거네? -모르겠어요... -그래.. 늦었다. 가봐라.. 맘 혼란하게 만들어서 미안... 낼 만나면 예전처럼 얘기할 수 있는 거지? -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선배의 고백에 하슈는 정 신이 다 없을 지경이었다. 이언오빠가 날 좋아했다고? 고백을 듣고 들어서는 길임에도 불구 하고 하슈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나한테 여러번 눈치를 줬었다고? 언제?


하슈는 머리를 싸매며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해보았지만 그런 이언오빠의 기색은 도무지

지후가 자신에게 키스를 하고 도망간 이후로 며칠은 그 휴유증에 시달리고 말았다. 왜 괜시 리 앉아 있으면 지후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다가오는 환상이 어른거리는지... 그럴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사라지라고 주문을 걸었건만 끊임없이 하슈를 찾아들어와 하슈를 괴롭히고 있었다. 왜 지후가 나한테 키스를 했을까? 화가 나서 그랬나? 성질 더러운 넘.. 그렇다고 순 진한 처자의 입술에... 아니면 남자만 있는 군에서 정신이 조금 이상해진건가? 그럴지도... 하 슈는 지후가 자신에게 키스한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하며 며칠째 고민중이었다. 그런데 그 결론도 아직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언 오빠의 느닷없는 고백은 그런 하슈의 머릿속을 헤집 어 놓고 있었다. 사실 3 학년이 되면서 동아리는 청연오빠와 태진오빠가 졸업을 하고 수연언니,은영언니, 신이 오빠는 사실상 4 학년이 되면서 동아리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남아있 는 선배로는 이언 오빠와 하슈 뿐이니 서로 친해 질 수밖에 없었다. 서로 농담을 하면서 동 아리 일을 의논하기 위해 둘이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하슈는 한번도 이언 오빠에 게서 그런 낌새를 느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고백이라니... 멍하니 책상에 앉아 이생각 저생각에 잠겨 있던 하슈는 11 시가 넘어서 울려대는 자신의 핸 드폰을 짚어 들었다. -여보세요? -마누라? -지후야? 너 이밤에 전화를 어떻게 했냐? -다 방법이 있지... 그나저나 아무일 없지? -어? 무슨 일은....


하슈는 지후의 질문에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하는 통화 였건만 왜 이언 오빠의 고백이 떠오르면서 왜 지후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는건지.. 하슈로서는 도통 알수가 없었다. 짧은 통화를 끝내며 하슈는 한숨을 푹 쉬고 말았다. -왜 바람피운 마누라가 된 기분이 드는거냐구?

21. 두 번째주 일요일, 오후 네시... 하슈는 온 신경을 전화기에 두고 전화벨이 울리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하슈가 행복해 지는 시간이었다. 매번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지후에게서.... 이언 오빠의 고백이후, 그 고백의 여파는 엉뚱한 식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꽁꽁 감춰두고, 부정하려 했었던 지후에 대한 감정이 봇물 터지듯이 터져 버린 것이었다. 나는 지후를 좋아한다. 그래 지후를 좋아해.. 그렇게 인정을 한 후에야 왠지 모르게 하슈의 맘은 편해지기 시작했다. 십년 묵은 체증이 일시에 가라앉은 느낌이랄까...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일찍 그래 조금 더 일찍 이 감정을 인정했다면 지 후와의 관계가 조금은 달라졌을까? 문득 들기 시작한 생각에 솔직히 하슈는 자신이 없었다. 만약 자신이 지후를 좋아한다는 감 정을 고백한다면 지후는 자신을 안 볼지도 모를 일이었다. 재희 언니를 좋아한다는 지후에 게 내가 고백을 한다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었다. 아마 이렇게 동기로써 친한 사이 로 지낼 수도 없었겠지... 씁쓸한 생각에 하슈는 문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다시는 이런 외사랑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왜 바보같이 나는 이런 사랑만 하는거지... 너무나도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유쾌해 보고만 있어도 절로 웃음 이 나오게 하는 아이... 중 1.. 어린 나이에 그런 모습이 눈에 들어올 정도였으면 얼마나 그 애가 좋았었을지 능히 짐작이 가고 남음이었다. 초등학교를 함께 다닐 무렵에는 무엇이 못


마땅한지 시시껀껀 말다툼 뿐이었다. 그러나 중학교에 가고 학교가 달라지자 그제서야 하슈 는 그애를 좋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몇날 며칠을 고민을 하다가 그애에게 고백을 하기위해 전화를 했다. 그러나... 하슈는 그애에게 고백 할 기회조차도 갖지 못하고 전화를 끊아야만 했다. 뭐가 그리 쑥스러운지 계속해서 말을 돌리다가 간신히 말을 내뱉은 그애의 한마디에... -저기.. 하슈야.. 네 친구 중에 미연이라는 애.. 혹시 사귀는 애 없니?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용기를 내서 겨우 고백을 하려고 했는데 그 애는 나의 친구를 내게 소개시켜 달라는 말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하늘은 내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 거지? 하슈 는 그 아이의 말에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는 속 좋은 소리를 하고 수화기를 내려 놓을 수밖 에 없었다. 뜨거운 눈물이 하슈의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지만 하슈는 즐거운 목소리로 친구 에게 전화를 걸어 그 아이를 소개 해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 아이와 하슈의 친구는 커 플이 되었다. 환하게 웃는 그 아이와 친구를 보며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가슴은 끊어질 듯 아파 오고 있었지만... -하슈 너는 정말 좋은 나의 친구야... 하슈 밖에 없어... 이런 칭찬이 어디 있을까? 자신의 어깨를 치며 말하는 그 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며 하슈는 또 바보처럼 웃고 말았다. 그런데 너한테만은 이런 말 듣고 싶지 않아. 너한테만은 이런 소 리 듣고 싶지 않아....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하슈의 머릿속에 공허하게 떠돌뿐 겉모습으로는 너무나도 침착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 발랄하다 고나 할까... 3 년내내, 미연이와 친구를 하며 싫든 좋든 미연과 그아이를 보아야 했 던 하슈 였다. 미연과 그 아이의 이별도 함께...

가장 가까이서 지켜

겁이나. 지후 역시 나를 친구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 괜히 내 맘을 들켜서 얼굴 도 볼 수 없으면 어떡하지. 그러면... 어떡하지...


4 시 20 분... 전보다는 조금 늦은 시간... 전화벨이 울렸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하슈는 전 화벨 소리를 듣고서야 자신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흠칫 놀란 하슈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여..보세요? -너 무슨 도둑질하다 걸렸냐? -누구... 지후의 목소리라는 것을 암에도 불구하고 으레 자신임을 알길 바라는 지후의 태도가 늘 못 마땅하던 하슈는 모른 척 시치미를 떼며 질문을 했다. -지후.. -그래? 잘 있었어? -그럼.. 무슨 일이 있겄냐. 군대는 여전하시지... 흐흐.. -그랴.. 네 웃음소리도 여전하구나. -야! 근데 우리학교 수학과에 이쁜 여자애 들어왔다며? 투둑!! 심장이 내려앉았다. [저기.. 하슈야.. 네 친구 중에 미연이라는 애.. 혹시 사귀는 애 없 니?] 10 년전 자신의 친구를 소개시켜 달라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하슈에 귓속에 빙글빙글 메아리 치고 있었다. -야? -어? 미안.. 몸이 좀 안좋아서... 수학과? 우리학교 수학과도 있었나? -그냐? 알아봐봐.. 곧 제대니까. 나두 청춘 사업 좀 시작해야 겠지 않겠냐? -그래.. -몸 안좋다니까 그만 끊을게. 잘 지내라. 아마 담에 말년 휴가 나갈듯하다. -그래.. 나오면 전화해..


-딸깍 육중한 소리를 내며 전화기가 끊겼다. 4 학년 2 학기.. 너무나도 긴 시간 이었다. 3 년 가까운 시간.. 이제서야 겨우 지후에 대한 나의 맘을 알았는데...난 그저 너한테 친구 일 수밖에 없 구나.. 친구... 그래.. 좋치.. 친구도... 하슈는 쓴 웃음을 지으며 이불을 싸고 침대 위로 누워 버렸다. 하슈의 볼 위로 조용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근래에 들어서 부쩍 많아진 눈물이....

22. 4 학년 2 학기.. 지후가 제대를 했다. 복학을 준비하며 지후는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를 찾아 오고 있었다. 휴가 때마다 매번 얼굴을 보고 수시로 전화를 했건만 제대를 하고 나온 지후 의 느낌은 왠지 예전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지후 뿐만이 아니라 지후보다 훨씬 전에 제대 를 한 윤서와 상연도 마찬가지로.. 그래서 남자들은 군대를 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가? 하기사 이제 더 이상 하슈는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찢어진 청바지에 남방이나 걸치고, 운동 화를 주로 입던 그런 하슈는 이제 없었다. 얇은 화장을 하고 정장을 입으며 취업을 준비할 나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하슈의 변한 모습에 지후는 얼굴을 찌푸리며 하슈를 구박 했다. -야? 마누라..치마가 너무 짧잖아.. 이건 또 뭐야.. 왠 립스틱은 왜 이렇게 씨뻘게? 쥐 잡아 먹고 왔냐? 군대 갔다 오니 아주 이 아줌마가 바람이 나도 한참 났네.. 어? -뭐.. 뭐가 어째? 이쁘다고 해주면 어디 덧나냐? -이쁘다 이뻐.. 우리 마누라 이뻐.. 됐냐? -음... 하슈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하슈의 표정을 보며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지후는


-넌 어째 된 게 4 학년이 됐는데도 똑같냐? -뭐가? -애 같애.. 지후의 말이 도대체 칭찬인지 욕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어리벙벙해 있는 하슈를 보며 지후 는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근데.. 너 취업 어디로 할거야? -어? 취업? -설마.. 취업할 때 없는 거 아냐? 그럼 일찌감치 시집와라. 다 이해해 줄 테니까 -됐네요. 그런 걱정은 붙들어 메셔..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오라 그래서 고민 중이니까 -그래? 하기사 일찍 결혼해서 뭐하겠냐. 나도 조금은 자유를 만끽해야 되지 근데 어디 어디 생각하고 있는데?

않겠냐?

-강남 쪽 에 출판사하고, 종로 쪽에... 두 군데 고려하고 있는데 고민 중이야.. -강남 쪽으로 해! -뭐? -강남 쪽으로 하라구! -왜? -학교에서 가까우니까 -피.. 아무래도 종로 쪽으로 알아봐야 겠다. -너... 강남 쪽으로 가.. 그래야 네가 너 돈벌면 얻어 먹으로 다니기 편할 거 아냐? 지후의 말에 하슈는 4 년 전의 아르바이트하던 때의 악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종로로 갈래.. 종로로 갈 거야... -너!!!


지리했던 겨울이가고 2 월 하슈는 추억 가득한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지후를 무시하며 취업은 강남의 출판사로 하게 된 하슈였다.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며 웃는 지후의 표정을 보며 하슈는 자신의 결정이 잘된 것인지 의심스러웠지만 집에서 멀리 출퇴근 하는 것을 반대하였기 때문에 하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뭣도 모르는 지후는 자 신 때문에 하슈가 강남의 출판사로 취업을 했다고 착각을 하고는 좋아라 했지만 말이다.

취업을 한 하슈는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게 취업을 하였기 때문에 일에 대한 걱정은 없 었다. 또한 원체 사교성이 좋은 하슈인지라 사람들을 사귐에 있어서도 그렇게 큰 문제는 없 었다. 그러나 하슈는 며칠째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자신을 그렇게 당황하게 만들며 고심하 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이지후였다. -하슈야.. 네 남자 친구 정말 잘 생겼다. 월요일 아침 회사를 출근해 보니 회사의 희수 언니는 하슈를 보자마자 호돌갑을 떨며 뜻 모 를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네? -퇴근할 때마다 회사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 보니까 네 볼에다 키스도 하는거 같던 데.. 그랬다. 2 학기 복학인 지후는 마땅히 할 일이 없는지 하슈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하슈의 회사 앞에 서서 하슈를 기다리곤 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누라 수고했어 하며 항상 하슈의 볼에 키스를 하곤 했던 것이다. 마치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때처럼.. 아 니 그때는 하슈에게 기습적으로 행했던 일이라면 지금은 당연한 듯이 하슈의 볼에 키스를 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런 지후의 행동에 이제는 말리는 것도 지쳐 버린


하슈였지만 필시 남이 보기에는 연인처럼 보였음이리라.. -아니에요. 그냥 대학 동기에요. 걔가 워낙 장난이 심해서요.. -하슈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 좀 보게... 안다 알아.. 회사 생활 첨인데 그런 소문 돌까봐 걱 정하는 너의 맘.. 그런데 남자친구도 아마 불안할거다. 동기라고? 그렇다면 더더욱 불안할거 다. 자기는 학교 다니는 학생인데 여자친구는 벌써 사회 생활하면서 돈 버는 상황이니.. 남 자들 왜 그런 거 있잖아. 여자친구한테 돈은 자기가 써야 한다 뭐.. 그런 강박관념 같은거.. 그것도 그런데 사회에서 돈 버는 남자들이 혹시나 내 여자 친구 채 가지나 않나 하고 노심 초사할거야..기반이 없어서 불안할거야... 그러니까 하슈도 남자친구한테 잘해. 회사 회식자리 다 뭐다 하면서 남자 친구랑 동떨어진 얘기하면 조금 소외감 느낄지도 모르니까. 희수 언니의 긴 사설을 들으며 하슈는 맘속으로 긴 한숨을 쉬고 있었다. 언니. 저도 그녀석 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와의 관계 불안해서 절 이렇게 찾아오는 거였으면 좋겠다구요. 그 런거 였음 정말이지 언니 말이 고마운 충고로 들렸을 텐데... 그날도 어김없이 지후는 퇴근을 하고 있는 하슈를 회사 정문에서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지후는 자신의 입술을 하슈의 볼에 가져왔다. 짧은 순간이었고 이미 익숙해 질 만 한 일이었지만 서도 하슈에게는 항상 가슴 설레는 순간이기도 했다. -마누라 수고 했다. -너... 이제 그만 와! 이제 복학 준비해야지. 자꾸 이렇게 오면 어떻게 해.. -서방님 걱정도 해주고 내 마누라 철 드셨네.. 근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마.. 설 마하니 이 천하의 이지후가 졸업 못해서 내 마누라 굶기겠냐? 암.. 그럴리 없지. 그니까 걱 정마.. -그게 아냐.. 소문 쫙 나서 회사를 못 다니겠단말이야. 그러니까 오지 말란 말이야. -그래? 잘 됐네. 그럼 내 마누라 넘볼 남자도 없겠구.


-뭐야. 누구 혼삿길 막히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러냐? 암튼 낼부터 오면 밥도 안 사줄줄 알 아. 알았어? -몰라. 지후는 시치미를 떼며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지후는 그 다음날도 그다다음날도 아무렇치 않게 하슈의 회사를 찾았다. 하슈의 말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23. -하슈야 살려줘!!! 하슈의 취업 2 년차, 지후는 대학 3 학년이 되었다. 옛날처럼 어김없이 지후는 줄기차게 하슈 를 찾아 다니는 통에 하슈는 학교 다닐때와 별반없이 지후를 보고 있었다. 시화전을 하면 그림을 그려달라고 쫓아다니고, mt 를 가면 꼭 하슈에게 함께 가기를 촉구했고, 작년 가을 연극제때는 심지어 하슈에게 배역까지 맡기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것만은 제발이라고 우겨 서 우겨서 후배들 밥사주는 걸로 끝냈지만 하슈는 정말이지 자기가 재학생인지 착각을 하며 살 정도였다. 아니 내가 무슨 원더우먼도 아니고 학교 생활에 회사 생활에... 으.. 미쳐 버리 겠다. 그런 생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하슈에게 난데없이 죽는 소리를 하는 지후의 전화 가 걸려 온 것은 아카시아 향기가 물씬 풍기는 5 월의 일이었다. -왜? -나... 팔렸어.. -어? 뭐라고? -나.. 팔렸다구!! 구해주러 올 거지? 그지? 마누라..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제발 차근차근 말해봐. 지금이 무슨 17 촵 8 세기냐? 팔리게? -학교 축제때 노예팅에 노예로 팔렸단 말이야!


-뭐 노예팅? 그런게 어딨어? 대학가에 그런게 없어진지가 언젠데? -몰라~몰라~ 암튼 딱 걸렸어.. 그니까 구해주러 와.. 화장 덕지덕지한 모르는 여자애 한테 팔려가서 죽도록 고생하면 어떻게해.. 그니까 서방님 좀 살려주라. 엉? 이쁜 마누라~~~ -가서 구경이나 해야겠다. 재밌는 구경 있다고 알려주기도 하시네요. 우리 낭군님께서... 어 떤 화장 덕지덕지한 뚱뚱한 아줌마가 울 낭군님 죽도록 고생시키면 정말이지 재밌을텐데... 하하하... -악녀.. 장하슈..너.. 정말 그러기야? 어? -내가 뭘~~~ -제발...이번 한번만 구해주라.. 그러면 내가 평생 업고 다닐께..어, 마누라~~ -네가 며칠간 어떻게 하나 하는거 보고... -하슈야~~~ 집 잃은 강아지처럼 애교를 떨며 하슈에게 사정을 하는 지후의 모습은 군대를 다녀온 복학 생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귀여운 면이었다. 그 며칠간 지후는 정말이지 그 귀여운 면을 유감없이 하슈 앞에서 보여주었다. 지후의 말을 빌리자면 남자임을 포기하고 부탁을 한다던가 뭐라던가... 결국 노예팅이 예정된 축제 마지막 날 밤에 하슈는 지후의 꼬임에 넘 어가 지후를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야 말았다. 축제 마지막날... 아침부터 지후는 하슈에게 확인 전화를 걸면서 하슈에게 오겠다는 다짐을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하였다. 하슈가 학교 정문에 들어서 자신의 눈앞에 보이기 직전까지... 벌써부터 행사가 진행되는 운동장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인파의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하슈는 한얼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한얼 동기들과 후배들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며 행사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하슈 왔어?


-어.. 상연이 아는 척을 하며 하슈를 반겼다. -너희들은 노예팅 참가 안해? 하슈의 질문에 대해 한얼 여자 아이들은 배꼽을 쥐면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얼의 남자 아이들은 똥씹은 얼굴이 되어 서로를 외면하고 있었다. 이상스런 반응에 놀란 하슈는 복학 을 하고 4 학년이 된 동기 하현을 쳐다 보았다. 하현 역시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고 있었 다. -왜.. 왜들그래... -하슈야 그만해라.. 애들.. 표정 안보여? -왜? -노예팅 나가는 남자들 자격이 얼마나 빵빵한 줄 아냐? 왠만해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학생 회에서 이번에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노예팅 도입한다고 얼마나 말 많았는지.. 그리고 학생 회 임원들이 직접 남자애들 찾아다니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그런 말 하면 애들 이 기죽지.... -그렇게 기준이 까다로워? -말도 마라.. 장난이 아니다.. 아주 빵빵한 애들만 나올거다. 연예인들 뺨치는 애들만 나올거 야.. -지.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슈가 지후의 이름을 거론하자 동아리 사람들은 또다시 웃 음을 터트렸다. -네가 그런 표정 지을 줄 알았다. 네가 생각할때는 전대미문의 미스테리겠지만 그래뵈도 지 후 어디 데리고 나가면 외모는 안 빠지잤냐? 장하슈,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인정할 건


인정 해라.. 엉? 하현의 말에 하슈는 자꾸만 수긍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만 할 뿐이었다. 지후가 잘 생겼다고? 그리고 노예팅 자격이 그렇게 빵빵했는데 양아치 이지후가 통과를 한 거라고? 아구.. 우리 학교가 아무리 인재가 없기로 서니.. 이지후까지..이거 말세다 말세야... 혀를 차며 얼굴을 찡그리고는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궁시렁 거리는 하슈를 보며 하현은 웃 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화려한 개막과 함께 노예팅의 서막이 올랐다. 아름다운 미팅이라는 거창한 로고를 붙이고 화려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실상 노예팅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무대 위로 남자 아이가 올 라오고 그애의 프로필이 소개되고 사회자가 경매를 시작하면 여자 아이들이 손을 들어 금액 을 적어내는 식이었다. 그 방식은 여는 경매 방식과 동일했다. 단, 사람이 경매 물건으로 대 체 되었다는 사실만 빼놓고는...총 참가자는 15 명이었고, 지후는 그 중에서 맨 마지막에 나오 게 되어 있었다. 경매가 시작되고 1 번 남자 아이부터 남자의 외모가 수려하기 그지 없는 지라 하슈는 자꾸만 올라가려고 설쳐대는 손을 묶어놓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아니, 언제 우리 학교에 이 런 꽃미남들이 득실득실했지지. 하슈는 허벌쭉 입을 벌리고 무대를 정신없이 쳐다보기에 바 빴다. 그러던중 전화벨이 요란하게 들려 오기 시작했다. 무대에서 눈을 돌리기가 싫은지라 하슈는 한참을 전화벨을 방치하다가 끈질기게 울려대는 전화기에 마지못해 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마누라, 입 안다물어!! -에.. 하슈는 수화기를 귀에 대자마자 들려오는 지후의 거렸 다.

목소리에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

-그렇게 두리번 거릴 필요 없어. 거기서 나 안보이니까.. 어쭈구리.. 침 까지 흘려 가면서 잘


한다. 마누라~~ 이렇게 시퍼렇게 낭군님이 살아계시는데 외간 남자들 얼굴 허벌레 해가지고는... 동아리 방 올라갔다가 내 차례되면 내려와! 알았어?

보고는

-싫어. 내가 왜 이 좋은 구경 거리를 놓치냐? -점점.. 이 아줌마가... -끊어. 나 꽃미남들 구경해야 되니까? -꽃미남? -그.래.. 근데 진짜 의외다. 저런 꽃미남들만 나오는데 너 어떻게 기준을 통과했냐? 혹시 학 생회에 친구 있는거 아냐? 아님.. 가서 사정이라도 했나... 정말 세기의 미스테리다.. -나의 외모가 원래 출중한거지...암 그렇고 말고... 암튼 고개 좀 돌려 알았어? 마누라!!! -야? -왜? -근데.. 왜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는 수영복 심사 있는데 여기는 수영복 심사 같은거 그런거 없냐? 혹시 너 수영복 준비했냐? -야!! 장하슈.. 너 정말~~~ -쩝!! 아님 말구.... 학생회에 내년에는 그것도 넣으라고 건의해야 겠다. -장하슈, 너 이따 보자... -이따 보자는 사람 하나도 안 무섭네요.. 아저씨.. 그리고 내가 너 안 불러 주면 어쩔려구?? -헉~~~ 알았어. 알았어. 네가 무대 의 남자들 보면서 입을 벌리고 웃던, 정신 놓고 있던 상 관 안할테니까 제발... 알았지? 꼭이다.. 꼭!!! -봐서.. 이만 전화 끊는다.. 수고해~~ -장하...


-뚝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하슈는 전화의 충전지를 빼 버렸다.

24. 한명 한명의 경매가 진행됨에 따라 시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애인이 경매에 나왔는지 갖 은 애를 쓰며 자기 애인을 구출하기 위해 애를 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꽃미남 건져 보겠다고 애인이 옆에서 기를 쓰고 돈을 올리고 있는 줄 알면서도 나오는 남자마다 경 매에 손을 드는 조금은 안쓰러운 아이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에 몇몇 커플은 애인 탈환에 성공했는지 붙들고 우는 진풍경이 벌어지는가 하면 결국에는 올라가는 금액을 감당하지 못 하고 다른 여자한테 남자친구를 울며 겨자 먹기로 넘겨줘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었 다. 왠지 그럴 웃지 못할 상황에 하슈는 얼굴이 찌푸려지고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으로 지후의 차례가 되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무대 위에 올라서면서부터 연 신 웃어대는 지후의 얼굴 때문에 아주 행사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여자 아이들은 무 슨 지후가 연예인이라도 되는 냥 꽥꽥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지후의 소개가 끝나고 경매가 시작되자 경매는 다른 사람들의 경매 때보다 훨씬 열기를 띄고 있었다. 마지막이라서 그런 지 아직까지 경매를 따내지 못한 사람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몰려드는 사람이 있 는가 하면 지후의 미소에 한마디로 '뻑'가서 경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하슈는 지후가 무대에 올라서고부터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대 는 여학생들의 모습도 싫었고, 천장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는 지후의 몸값(?)도 맘에 들지 않 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연신 싱글거리며 상황을 즐기는 듯한 지후의 얼굴 때문이었다. 저 인간이 뭐가 좋다고 난리람... 이 생각 저생각을 하는 와중에 지후의 몸값은 빠르게 5 만원대를 임박하고 있었다. 학생임을 고려하여 경매 금액은 그렇게 높게 책정되지는 않는 상황인지라 5 만원대면 정말이지


특등이 었다. 지금까지 15 명의 참가자 중에 5 만원을 넘은 이는 그렇게 많치도 않았다. 그런데 지후 의 몸값은 5 만원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칠 기세가 아니었다. -6 만원!!! 얼굴에 덕지덕지 화장을 한 여대생이 6 만원을 부르자 더 이상 불려지는 값이 없었다. 모두 들 그 여자를 부러운 듯이 쳐다보았다. 자신들도 가격을 부르고 싶지만 하루의 미팅을 위해 서 6 만원이라는 거금을 쓰기에는 아깝다고 판단을 했는지 더 이상 가격을 부르지 않고 그 여대생을 모두다 주목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 여대생은 아예 지후와의 미팅이 성사된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우쭐해져서 지후를 쳐다 보고 있었다. 더 이상 아무도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없자 사회자는 다시 한번 경매 참가 의향을 좌중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사회 자가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는 때의 지후의 표정이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도 그런 표정을 짓지 않을 거라는 것이 하슈의 생각이었다. 연신 실실거리며 웃던 지후의 표정이 이쯤되니 까 딱딱하게 굳어서는 하슈를 뚫어 질 듯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발이라는 표정을 가득 가득 담고서는.... -이제 더 이상 가격을 부르실 분이 없으신가요? -10 만원!! 하슈의 말에 좌중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고 잔뜩 찡그러져 있던 지후의 얼굴은 활 짝 펴져서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하슈를 지켜보고 있었다. 10 만원. 이번 경매의 최고 금액이자, 경매에서의 최고 마지 노선이 10 만원이었다. 그런데 하 슈가 10 만원을 불렀으니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하슈를 쳐다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승 리를 장담하고 있던 여학생은 난데없이 튀어나온 여자 때문에 자신의 달콤한 꿈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엉엉~~ 울고 난리도 아니었다.

-마누라!!


지후가 무대에서 내려와 웃음을 지으며 하슈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 -부르지도 마라.. 아휴~~ 돈 아까워~ 저런 넘이 뭐가 잘났다고 10 만원이나해? 내가 미쳤지... -알아 네 맘... -내 맘을 네가 어찌 아냐? 무슨 도사냐? -암튼 고마워... 이쁜 마누라 선물 줘야지. 미처 거부 의사를 표명하기도 전에 지후는 하슈의 입술에 입을 겹쳐오고 있었다. 4 년만에 지후는 하슈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4 년전과 마찬가지로 하슈의 머릿속 에서는 거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곧 지후가 주는 느낌에 함몰되어 지후의 목에 팔을 두르며 지후의 키스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참이 지난후에 지후는 하슈의 입술에서 입을 띄고는 씨익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 지후 의 미소에 그만 하슈는 자신의 한 행동을 깨닫고는 얼굴이 빨갛게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졌 다. 지후의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돌리는 하슈를 보며 지후는 재빨리 하슈를 끌어 당겼다. -립스틱 번졌어! -어! -잠깐만~ 지후는 하슈를 다시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하슈의 입가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뭐..뭐하는거야? 다시 지후는 아찔한 미소를 지으며 흐흐흐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립스틱 닦아주는 거야. 가만있어... 하슈는 지후의 혀가 자신의 입가를 쓸고 지나가는 것을 잠자코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후의 긴속눈썹이 바람에 불면 날아갈 듯이 자신의 눈앞에서 어른 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잠자코


있던 하슈는 문득 지후의 입술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화들짝 놀라 지후 에게서 떨어지려 몸을 떼었다. 그러나 지후의 강한 팔이 하슈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왜..왜? 지후는 하슈의 말에 대답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술을 하슈에게 내밀었다. -뭐..뭐 어쩌라고? 그러나 여전히 지후는 자신의 입을 내밀고는 천연덕스럽게 하슈의 말을 있었다. 눈가에는 잔뜩 장난스러운 표정을 담고서는...

무시하고

-뭘~~ 말을 해야 알꺼 아냐? 그러나 지후는 말을 하기는커녕 자신의 몸을 하슈에게 부비적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어미 잃은 강아지 마냥~~ -징그러워. 저리가!! 하슈는 힘껏 지후를 밀어 냈으나 지후는 찰거머리처럼 하슈에게 들러붙었다. -말을 하란 말이야.. 말을~ 어휴~~ 무슨 무대 위에 올라갔다 오니까 네 입이 얼어 버렸냐? 그러한 하슈의 말에 그제서야 얼굴을 찡그리며 지후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네 입에만 립스틱 묻었냐? 내입에 묻은건 어쩌라구? -뭐...뭐라구? -말했잖아. 빨리 닦아줘. 애들 오기전에... -어떻게 닦아? -내가 한 대로... -..... -빨리.. 애들한테 우리 키스한거 공개하고 싶어서 그래? 나야 뭐 상관 없지만...


-아..알았어.. 하슈는 조심스럽게 지후의 입술로 입술을 내리고는 주저하며 지후의 입가를 혀로 핥기 시 작했다. 고양이가 우유를 먹듯이 살짝살짝, 지후의 표정을 살피며... 그러나 지후의 표정에서 는 만족스러운 빛이 떠올라 있었다. 하슈가 조심스럽게 지후의 입가를 닦아주는 일을 거의 ��� 마쳤을 무렵 동아리 사람들이 우 르르 그들에게 몰려 오고 있었다. 모두 희색이 만연해서는... 그러나 하슈는 좀처럼 식지 않 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한발짝 물러서서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기만 했다. 그러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지후는 하슈와의 일은 잊어버린 듯 아무렇치도 않게 평소와 다름 없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하슈는 그런 지후의 웃는 얼굴을 보며 씁쓸해 지기 시작했 다. 이번에도 역시 나 혼자만 들떠서 그런건가? 나만 지후의 장난에 넘어가서 괜히 흥분하 고 그런건가? 하슈는 동아리 사람들을 뒤로 한채 발길을 조심스레 돌려 학교를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감미로웠던 키스를 뒤로 한채....

25. -마누라! 9 일날 시간있어? -어? 9 일? 금요일이잖아. 음..있어.. -그래? 그럼 아침 8 시까지 학교로 나와라! -아침 8 시? -시간 있다며? -야! 내가 무슨 대학생인줄 알어? 회사는 안 나오냐? 저녁에나 시간이 있지 아침에 시간을 내?

어떻게

-그래? 그럼 월차 내.. 지후의 어의 없는 요구에 황당해진 하슈는 눈만 껌뻑 거리며 그리고

말을 못 잇고 있었다.


는 있는 힘껏 힘을 모아서는 전화기에 대고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지후!! 너 그렇게 내가 할 일 없어 보이냐? 월차까지 내면서 학교를 가게. 안가 . 아니 못가.. 그리 알어. 너땜에 내가 못살겠다. 퇴근 시간마다 맞춰서 후배들 데리고 와서 술값내 느라고 내 허리가 휘청거리는데 거기에다 월차까지 내라. 회사 생활 3 년하면서 술값으로 버 는 돈 고스란히 들어가서 시집갈 자금도 모자라는 판에..이제는 회사까지 쉬라고... 한번만 그런 소리하면 다시는 너 안봐! 알았어! 한껏 소리를 질러 대고는 하슈는 씩씩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후는 그런 하슈의 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느물거리는 목소리로 한마디를 했다. -너 혼수 안 가져와도 돼. 그러니까 젊을 때 번거 다 써라.. 숟가락 하나만 가지고 나한테 시집오면 될 것을... 쯧쯧.. 너도 별 고생 다한다... 우리 마누라 하여튼 신랑 고생할까봐.. 착 한 마누라. 지후의 말도 안되는 말에 할말을 잃어 버린 하슈는 말하기를 포기하고 잠자코 지후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금욜날 나 졸업식이니까 꽃단장하고와..아참.. 그리고 립스틱도 꼭 바르고 와야 된다.. 알았 지? -졸업식? -그래 -누구? -나.. -에.. 거짓말은.. 너 1 년 남았잖아.. -몰랐냐? 나 조기졸업이야.. 내가 또 한머리 하잖냐...암튼 오는걸로 알고 끊는다. -안돼.. 나 바쁘단 말이야. 바로 설 연휴라서...


-안돼! 안돼! 안돼! -이번에는 네가 그렇게 떼써도 안된단말이야! -몰라! 몰라! 몰라! 마누라 없으면 나 졸업 안해. 그런 꼴 보고 싶으면 오지 말고. 한 사람 의 인생이 너한테 달렸다는거 그것만 알아라. 끊는다. -야!! 이지후!!! 그러나 끊긴 전화기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보고 어쩌라고??? 황당하게 끊긴 전화를 보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우째 7 년을 알 아왔는데 이지후 너는 전화 매너는 바뀔 줄을 모르는구나. 하현이 졸업인줄은 알았는데...... 지후도 졸업이라니.... 미리 좀 말해줬음 안돼나? 하현이 2 년간 어학 연수를 하고서 늦게 졸업을 하고 무역 회사에 취직을 했다는 말은 하현 에게는 물론 다른 선배들한테도 익히 들어 아는 바였다. 그러나 지후의 졸업 이야기도 지후 가 어딘가에 취업을 했다는 소리도 하슈는 어느 것 하나 아는 바가 없었다. 이지후, 취업 못한거 아냐? 으휴~~ 일찍 졸업하면 뭐하냐? 취업을 해야지... 혀끝을 차며 하슈는 월차를 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불쌍한 지후를 위해....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도 주차 공간이 모자라서 학교 안은 차와 사람으로 극심한 혼잡을 이 루고 있었다. 꽃다발을 두 개를 사들은 하슈는 사람들을 헤치고 한얼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갔다. 벌써부터 후배들이 모여서 사진 촬영이 열심이었다. 예쁘게 차려 입은 하현 과 그리고 멋지게 양복을 차려 입은 지후...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졸업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후가 사진을 찍다가 하슈를 발견했는지 손을 들어 하슈에게 아는 척을 했다. 잠자코 멀리 떨어져서 사진 촬영을 보고 있던 하슈는 어느정도 후배들과 사진 촬영이 끝난 것처럼 보이자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후의 이름을 부르며 밀 어 닥쳤다. -이지후!! -어, 형!


지후가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하슈가 예전에 보았던 민후라는 지후의 첫째 형이었다. 그 렇다면 밀어닥친 사람들은 지후의 가족들인 모양이었다. 지후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첫 째 형 민후, 그리고 젊은 여자 두명과, 선그라스를 쓰고 나타나서 그 무엇도 짐작할 수 없게 하는 의문의 남자...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후의 첫째 형 민후를 보는 것을 빼고는 지후의 가족은 처음인데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하슈는 지울 수가 없었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친숙한 느낌이 드는거지... 하슈와 하현, 그리고 동아리 후배들은 지후가 가족들과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서 나왔다. 그리고 하슈는 궁금증을 하현에게 물어 보기 시작했다. -저기.. 하현아..있지.. 저기 지후.. 가족분들..있지.. 왠지.. 낯익지 않냐? 하슈의 약간은 뜸들이는 듯한 질문에 대해서 하현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하슈를 쳐다보 기 시작했다. -왜..왜 그런 표정 짓고 그래? -너..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뭐..뭘?? -지후네 부모님..그리고 지후 형들... -지후 첫째 형은 한번 봤는데..다른 사람들은..근데 왠지 모르게 낯이 익어.. -후후.. 진짜 모르는거야? 너? -뭘? -그런 질문을 우리 학교 모든 이들에게 해도 같은 대답이 나올거다. 지후네 가족들이 눈에 익다고... -그래? 왜? -어머.. 너 진짜 모르는거야?


자꾸 대답은 하지 답답해지기 시 작했다.

않고

하슈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하현을

보며

하슈는

-박하현.. 답답하다. 빨리 말좀해봐. 진짜 모르겠으니까 물어보는거 아니야? -지후 아버지.. 유성 그룹 회장님이잖아. 그리고 어머님은.. 유성 백화점 사장님이시고... 그 리고... 지후 첫째 형은 유진 코리아 부사장에 있고.. 또.... 둘째 형은... 저기 선그라스 쓰고 있는 남자 있지? 아마 지금 여기서 저 남자가 선그라스를 벗으면 우리학교가 여자들의 비 명소리로 가득 덥힐거다. 영화배우겸 가수로 요즘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는 사람.. 이시후가 바로 지후 둘째 형이다. 그리고 저기 아름다운신 숙녀 분들 한명은 지후 첫재 형수님... 대학 교수로 계시는데 천재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그리고 다른 한사람은 지후 둘째 형수.. 이시후 부인이라고 하면 너도 짐작은 하겠지? 영화배우 홍세인이야. 지금 변장을 해서 못 알아보겠 지만... 유성그룹?? 하슈는 하현이 입을 열었을 때부터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재벌 그룹의 회장님이 지후 아버지라고?? 그리고 또 가족들은.... -지후 이번에 유성 그룹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 첫째 그룹에는 관 심도 없고..결국 지후가 맡은 모양이야.

형, 둘째 형 모두 유성

지후가 유성 그룹에??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이지후..저기 200m 도 안되는 곳에서 웃고 있는 이지후라는 아이 가,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의 무리 속에 갇혀 있는 이지후라는 사람이 과연 내가 7 년 간 알고 지낸 사람인건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이지후라는 사람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지후의 모습은 부모님에 두형, 그리고 ...그리고 아는 것이 없다. 지후에 대해서... 혼란스럽다. 내가 그동안 알고 지낸 지후의 모습은 뭐지? 지후가 졸업한다는 사실도, 지후가 그렇게 대단한 집안의 아들이라는 것도, 그리고 대재벌 기업에 후계자로 들어 갔다는 사실도... 하슈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한


사실을 하현이에게 듣는 사실이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거지...그래도 지후와는 내가 제일로 친하다 고 생각했었는데...그랬는데... 그것도 아니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슈는 실망스런 맘에 자꾸만 눈시울이 젖어 들고 있었다. 아무리 화장실에 가서 눈물을 닦아 내도 소용이 없었다. 웃고 있는 지후의 얼굴만 봐도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사진 촬영을 끝내고 점심을 먹고, 뒷풀이를 하고, 노래방을 가고... 그러나 하슈는 의도적으 로 지후를 피하며 자리를 옮길 때마다 멀찍히 떨어져 앉았다. 이상스런 표정으로 후배들을 비롯하여 윤서, 상연, 하현은 하슈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하슈는 모른 척을 했다. 지후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뒤늦은 시간.. 모두들 술자리에 일어나서 뿔뿔히 흩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말도 없던 지후가 하슈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하슈는 그런 지후의 청을 거절하며 상연에게 데려다 달라는 말을 했다. 맘속에서는 몇 번이 고 그런 지후에게 따져 묻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그러지 말라고 하슈의 자존심은 하슈를 말리고 있었다. 분명 둘만 있다면 하슈는 그 맘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말리라. 상연이와 집 방향이 같던 차라 하슈는 지후에게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상연이와 가겠다는 말을 했다. 지후는 그런 하슈의 말에 불쾌한 듯 표정을 일그러 뜨렸지만 지후는 더 이상 아 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뿐이었다. 그것뿐이었다. 그이상 그 이하, 그 무엇도 아니었던 것 이었다. 하슈는 왠지모를 아픔을 느끼며 술자리를 빠져나왔다. 다시금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참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며...

26. -마누라!! 늦은 밤 회사를 나서던 하슈는 느닷없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서 돌아섰다. 여느때 와 다름없이 지후가 회사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여트때와 다름 없이라고 하 면 틀린 말이겠지. 지후와의 이런 만남이 한달만이었으니.. 졸업식이 끝나고 이런


만남이 한 달 만이니.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지후의 모습을 보며 하슈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 지만 하슈 역시도 여느때와 같이 지후를 맞이했다. -어쩐 일이야? 이밤에... -어..나도 늦게 끝나서... -바빠? 피곤해보여.. -그래..엄청 바빠.. 회사 다니는거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래..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 알겠냐? 지후는 대답대신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런 지후의 모습에 하슈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웃음을 터트렸다. 지후 역시 그런 하슈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근 한달.. 얼굴도 보 지 못하고 전화만으로 서로의 근황을 물어보고 있었다. 그저 그런 일들만을... 졸업식에 있었 던 어색한 그날의 기억은 어느 누구도 '왜?' 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술이나 하러갈까? 지후의 제안에 하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하슈와 지후는 처음에는 숨막 힐거 같은 어색함으로 서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하슈 생전에 이지후를 앞에 두고 할말 이 없기는 7 년전 대학로에서 지후와의 대화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곧 술이 들어가면서 한달간에 있었던 서로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었다. 전화로는 미처 다하지 못 한 이야기로... -나.. 부서 이동했어.. 그래서 무지 바빴어. -부서 이동? -어... -어디로? -기획실..


-기획실? -음.. -잘됐네! 네가 바라는 대로 이제 책 기획할 수 있겠네.. 어~ 우리 마누라 능력있는데~ -이제 알았냐? 나 능력있는지? -응 -너!!! 하슈는 눈을 흘기며 지후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후는 두손을 모아 살려달라며 빌 기 시작했다. 1 달전에는 이러한 모습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었는데.. -저기.. 이언 오빠.우리 회사로 왔다! -뭐? 누구? -이언오빠! -유학 갔다고 했잖아.. -어. 근데 우리 회사로 왔더라. 것도 사장님으로.. 이지후 놀랬지? 놀랬다. 얼마 나 놀랬던지..

그지? 나도

-그래? -멋있어져 가지고 왔더라 이언 오빠! 역시 외국물이 좋긴 좋은가봐? 이럴줄 알았으면 이언 오빠가 사귀자고 할 때 확~ 사귀는거였는데.. 그럼 이렇게 꺽어지는 50 신세 안되는건데? 그지? 에궁~~ 후회된다. -뭐..뭐라고? 이언이 형이 뭐? -어? 실수했다.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옛날 얘기.. 헤헤~~ -그렇치 아무 것도 아니지. 어떻게 이언 형이 널? 맞아..그럴 리가 없지.. 난 또~ 빈정되는 지후의 말에 하슈는 그만 기분이 상해 버리고 말았다.


-난 또 뭐? 그러나 지후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씨~ 사람 무시하고 있어. 한때는 뭐,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어도 명색이 고백까지 들은 사 람이야. 너처럼 그렇게 재희언니한테 채이지는 않았다구? 알어? 창피해서 말 안 할려고 했 느데.. 한참동안을 분을 삭히기 위해선지 아니면 자신을 무시한 지후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함인 지는 모르지만 하슈는 끊임없이 말을 늘어 놓았다. 그동안 지후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술을 들이붓고 있었다. 딱딱해진 얼굴로... 하슈가 그 것을 눈치채고 말릴 때에는 이미 지후는 주 량을 초과해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간신히 술집을 빠져 나오기는 했는데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어떻게 지후를 데리고 갈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길거리에 앉아 생각을 하던 하슈는 이언 오빠를 생각해내고는 이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언은 차를 가지고 나와 싫은 기색 없이 지후를 집으로 데려다 주고 거기에다 하슈까지 집 까지 데려다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다음날 아직도 정신이 없는지 지후는 거의 잠긴 목소리로 하슈에게 전화를 했다. -마누라..너 용하다 용해. 어떻게 나를 집에다 데려다 놨냐? -내가 널 어떻게 데려다 놨겠냐? 누구 좀 불렀다. -누구? -이언 오빠. 역시 차가 있으니까 편하긴 편하더라. 헤헤~ 나 똑똑하지? -그래. 똑.똑.하.다. -그나저나 왠 술을 그렇게 마시냐? -그렇게 됐다. -회사 생활..그렇게 힘들어?


-아니. 그냥 그렇치 뭐.. -그래.. 하슈는 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지후의 말을 들으면서 왠지 어제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괜히 재희 언니 얘기는 꺼내서는... 군대 가기 전 다른 남자와 사귄다는 재희 언니를 찾으면 된다고 담담히 말하던 지후는 어디 가고 그 뒤로는 한번도 재희 언니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재희 언니는 사귄다는 사람과 잘 되었는 모양이다. 저렇게도 몇 년이 지나서도 괴로워하는 것��� 보면... 이지후..바보 같은 넘.. 그러게 내가 그때 잘하라 고 했잖아. 전당포? 얼어 죽을... 이지후 답지 않게 말도 못해보고... 우매하기 그지없는 지후 의 행동을 하슈는 혀끝을 차며 비난했지만 왠지 그럴수록 지후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겹 쳐져 보이는 것은 왜인지 하슈는 알지 못했다.

27. 근 2 달간 하슈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장으로 들어온 이언 선배가 영~ 낯설기만 하더 니 지후를 차로 데려다준 이후로 스스럼 없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또한 학창 시절 내내 가슴에만 간직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 생활 3 년만에 돌연 집에 독 립을 선언했다. 하슈의 꿈.. 작가의 꿈을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쓰기 위한 환경이 필요했는데 솔직히 하슈의 집 상황에서는 그런 글을 쓰기 위한 아늑한 분위기는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5 남매가 시끌버적하게 살다가 두 언니가 시집을 가면서 조금은 조용해지겠지 라는 하슈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두 언니는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으로 시집 을 가거나 혹은 멀리 시집을 갔어도 집 가까이로 이사를 오면서 남매애를 과시했다. 그로인 해 두 형부에다가 조그만한 꼬맹이 조카들이 하나둘 생기다 보니 항상 집은 북적북적 사람 들로 가득하기 일수였다. 처음 집에서 하슈가 독립의사를 밝히자 집안에서는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극구 반대를 하더니, 다음에는 언니들과 동생들, 그리 고 다음에는 형부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조그만한 조카들까지 동원하여 하슈의 독립을 반대 하였다. 그러나 하슈가 야반도주라도 하겠다는 말에 모두들 손을 들어 보이고 말았다. 부모 님들 딴에는 하슈가 야반도주라도 하면 아주 연락을 끊겠다는 소리로 들렸던 모양이었다. 결국 하슈의 승리로 끝난 독립은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10 평 남짓한 원룸을 얻어 회사 근 처로 이사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하슈 독립에 의외의 복병이 나설 줄을 하슈는 꿈에도 생 각지를 못했다. -지후야? -어..마누라? -너. 일요일날 시간있어? -왜? 데이트하자고? -아니.. 일요일날 집들이 할껀데 너 올수 있냐고? -너희집 이사했어? 그럼 가야지.. 장인, 장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아냐.. 나만 이사했어. 나 독립했거든. -네가 뭘 해? 독립? 무슨 삼일절이야? 독립 선언하게? -하여튼 난 독립했고, 집들이 할꺼니까 선물이나 사들고와!! -무슨 여자애가..얌전히 집에 있다가 살림배우고 시집이나 가면 되지.. 무슨 독립이야? 겁도 없이? -너.. 이지후!! 말다했어? 무슨 여자애가..라고?? -그래. 다했다. 내 말이 틀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여자애가 겁도 없이 혼자 살아 혼자 살긴.. 어여 짐 싸 가지고 집에 안 들어가? -너..너.. 이지후..말을 그렇게 밖에 못해? 내가 미쳤지. 해가지고서

어쩌자고 너한테 전화를


는... 여자가 뭐가 어째? 다신 전화하나 봐라.. 하슈는 화가 나서는 지후의 말도 듣지 않고 수화기를 내려놔 버렸다. 그리고 그날부터 하슈 는 지후의 전화는 일체 받지를 않았다. 물론 지후가 처음부터 집들이 계획에 초를 침으로 말미암아 하슈의 집들이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일주일 내내 회사 앞에 서있는 지후를 무 시하며, 또한 전화를 받으면 끊어 버리기를 수십 번.. 그래도 하슈는 화가 풀리지를 않았다. 그리고 원래 하슈의 바램대로 라면 시끌벅적해야 할 일요일이 다가왔다. 그러나 계획에 차 질이 생기면서 하슈는 집에서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며 지후를 욕하기 시작했다. 원시인 같으니라고? 뭐, 여자가 어때? 살림이나 배우다 시집이나 가라고? 너 어디 그런 생 각 가지고 장가가나 보자. 원시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넘, 화석 같은 인간... 별별 욕을 다하며 있던 하슈는 갑자기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머리를 극적이며.. -누구세요? -.... -누구? 하슈는 밖에서 아무런 말이 없자 현관문을 열어제꼈다. 그러자 현관문을 열자마자 벼락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아무한테나 문을 열면 어떡해? 하며 지후가 성큼성큼 집안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한 손에는 길다란 야구방망이를 들고... -어쩐일이야? 원시인아? -원.시.인? -그래. 이 원시인아.. 구석기 인간.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인간 아!!! -집들이 한다며?


-안해. 그리고 해도 원시인은 취급안해!!! -얘 좀 보게 월요일 날은 집들이한다고 오라고 하늘같은 서 방님이 시간 내가지고 왔더니만 원시인이라니?

하더니만 황금 같은 일요일날

-그럼 내가 원시인이지 뭐냐?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 이거야? 가..꼴도 보기 싫으 니까 얼른 가!! -너 그것 때문에 삐져서 그렇게 전화도 안 받고, 아는 척도 안한거야? -.... -알았어. 미안해.. 걱정되서 그런거지. 우리 짓지마..여자가 하늘이 고 남자는 땅이라고 믿고 사는 사람이라고 나는...

마누라..

진짜?

그런

표정

-거짓말? -아냐..아냐.. 내가 우리집에 울 엄마를 비롯하야 두 형수님을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고 모 시는데.. 그리고 울 마누라 집들이 한다고 해서 이렇게 선물도 가져왔잖아~ 하며 지후는 야구 방망이를 하슈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도둑놈 퇴치용! 아까처럼 문 열지 말라구!! 그렇게 허리를 굽히고 들어온 지후 때문에 하슈의 독립은 성공적으로 복병을 퇴치하고 자 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하슈야? -네? -오늘...시간 있어? -무슨... -그냥... 밥이나 사줄까하고... 선배가 밥 사준다는데 이유가 있나?


-네.. 그럼 맛있는거 사주셔야 되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헤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하슈는 이언 오빠의 저녁 약속을 받아 들였다. 그러나 식사를 하는 내내 이언 오빠는 무언가가 불안한 듯 자꾸만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나이프를 떨어뜨리기 도 하고 물을 엎지르기도 하고.... 내심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하슈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러던 차에 하슈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마누라? 어디야? -밥 먹어.. -어딘데? -지젤.. -알았어. 금방 갈게.. -여보세요! 그러나 지후는 말이 없었다. 빌어 먹을 인간.. 아주 전화 매너하고는... 전화기를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하슈를 보며 이언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훈가 보구나? -네.. -항상 보면 둘이 사이가 참 좋아.. -..... -둘이...혹..시.. 사귀..는거야?


이언은 머뭇거리며 하슈에게 질문을 했다. -아뇨.. 오빠는... 친구에요. 친구... 하슈는 이언 오빠의 말에 손사래를 치며 부정을 했다. -그래? 그럼... 내가 하슈한테 5 년 전에 한말을 다시 하면 ..하슈는 다시 생각해 볼 맘 있어? -네? 목이 갈증이 나는지 이언 오빠는 물을 마시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랑 사귀지 않을래? -네?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하슈를 보며 이언 오빠는 웃음을 터트렸다. -5 년전의 반응과 똑같구나.. 하나도 변하지가 않았어. 그때나 지금이나 둔해.. 엄 청.. 그거 알어? 장하슈 너 보기 보다 엄청 둔한거?

하슈 너는

-... -너무 갑작스럽나? 언제나 처럼 나는 갖은 애를 쓰며 언제나 알아 줄까 하고 기다리는데... 넌 예전처럼 아무 내색도 없으니..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또 고백을 하게 되네... -전... 오빠한테...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그저 좋은 선배라는거... -아무 느낌이 없다... 이거 매우 섭섭한데...그래도 이번에는 하슈의 맘 을 차지한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져...

조금은 기대했는데...

-없어요.. 그런 사람... -그래? 그럼...내 느낌이 어떤지 한번 시험해 보지 않을래? -네? 하슈가 미처 이언 오빠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기도 전에 이언 오빠는 하슈를 끌어 당겨 입을 부딪쳐 왔다. 하슈는 그런 이언의 행동에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지후이외에는 낯선 남자와의 키스에 하슈가 든 생각은 몹시도 불쾌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사람이 누구 지.. 누군데... 기분이 너무나도 좋치가 않았다. 하슈는 있는 힘을 모아 이언 오빠를 밀어 냈 다. -그만해요.. 싫어요.. 이러는거... -미안해.. 그렇치만.. -오빠한테 실망이에요... 다시는 그러지 말아요. 이번 뿐이에요. 하슈는 차갑게 말을 내뱉고는 자리를 빠져 나왔다. 불쾌한.. 너무나도 불쾌한 이 기분이 너 무나 싫었다. 화장실에 들러 하슈는 입을 헹구어 내기 시작했다. 흐트러진 머리에, 입가에 번진 립스틱... 왠지 그런 자신의 모습에 하슈는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오빠가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거지? 이 더러운 기분은 뭐냐고...지후가 할 때는...갑 자기 지후 생각이 미친 하슈는 허겁지겁 화장실에서 나와 지젤 앞으로 달려 갔다. 그리고는 한켠에 서서 지후를 기다렸다. 그러나 지후는 한시간이 지나도 두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 았다. 기다림에 지친 하슈가 지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지후의 전화에서는 전화기가 꺼졌다 는 소리만이 들려 올 뿐이었다.

28. 이틀이 지나서야 지후와 통화가 되었다. 이틀만에 듣는 지후의 이를 때 가 없었다. -왜.. 그제 지젤 안 왔어? -어..갑자기 일이 생겨서. -전화기도 꺼져 있던데... -갑자기 회의 들어가느라고. -그래... 기다렸어..많이...

목소리는 황량하기


-그래..미안해..전화라도 해줬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니야.. 전화를 끊으며 왠지 모르게 하슈는 가슴이 아파 오기 시작했다. 이언 오빠와 그 일이 있고 서는 하슈는 이언 오빠를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뭐, 전체 모임이야 같은 회사야 어쩔 수가 없다지만 그 일 이외에는 이언 오빠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하슈는 진땀을 빼야 했다. 그렇 게 이틀을 신경을 쓰다보니 지칠 대로 지쳐버린 하슈였다. 그런데 지후와는 그날 이후 전화 도 되지 않으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이틀만 에 통화 신호음이 가자 하슈는 얼마나 기쁘던지 통화 신호음이 가는 내내 가슴이 콩닥거렸 다. 그러나 지후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말에 걱정스런 맘이 덜어 지긴 했지만 왠지 그런 지후의 반응에 하슈는 지후에게 하고 싶었던 말도 하지 못하고 전화 를 끊고 말았다. 위로 받고 싶었는데... 술이라도 사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마누라 속도 모르면서 그러면서 무슨 서방님이라고... 그러나 퇴근 시간이 될 무렵 하슈는 자신도 모르게 발길을 지후의 회사로 옮기고 있었다.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을 다급하게 뛰어가며 혹시 늦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며...깜짝 놀 랄 지후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까의 조금은 서운했던 맘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슈가 지후의 회사를 찾아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하슈의 그런 첫 방문은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회사를 찾아간 하슈는 보기 좋게 회사 정문에서 얼싸 안은 남녀를 발견했다. 여자가 울고 있는 모양이었다. 남의 회사 앞에서 왠 추태야하며 옆을 지나가는 사이 하슈는 여자를 달래는 남자의 목소리에 흠 칫 놀라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리고는 남자와 눈이 딱 마주쳤는데 그건 다름 아닌 지후 였던 것이다. 하슈와 눈이 마주친 지후의 눈에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하슈 역시 놀란 것 은 마찬가지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만들어 보이고는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얼핏 보이는 여자의 얼굴을 본 하슈는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 었다. 6 년만에 보는 여자의 얼굴은..다름 아닌 재희 언니였던 것이다. 6 년전에 비해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서로 부둥켜 안은 여인들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하슈는 비수로 가 슴을 꽂은 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축하해 줘야 하는건가? 지후야? 너의 짝사랑이 성공했 으니.......근데.... 난 무지 아퍼.... 무지...... 하슈는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길거리를 하 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어떻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건지... 자신은 이렇게도 가슴이 에어나가는 듯이 아프기만 한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있었다. 먼저 연락을 하고 싶다. 그런데 망설여 진다. 왜 그렇게 내게 기대감을 가지게 호응해 준거야?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의문이 생긴다. 혹시? 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예전에도 나만의 착각 이었으니까.. 가장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 하면 바로너다. 내 절친한 친구도, 동아리 선배도, 아닌 바로 너.. 이지후다. 항상 그랬다. 하루만 안봐도 궁금하고 그랬는데 두달이란.. 정말 보고 싶다. 솔직히 내 맘이 좋아하는 감정인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단지보고 싶다. 아니 너무 보고 싶고 너의 목소리 듣고 싶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애. 그리우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려 고 해도 이제는 내맘을 내가 모르겠어. 이건 나조차 어쩔 수가 없다. 어찌보면 친구로써의 감정에 대한 배신스런 감정일지도 모르 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해해 주라. 지후야 너도 이 정도는..그래.. 이 정도는 이해 해 줄수 있지? 언젠가 그애에게도 항상, 여러번 매 번 같은 질문을 했었다.'기대해도 되는거니'하고... 그런데 그애는 내 친구가 좋다고 했지.. 내가 아닌 나의 친구가... 하기야, 그래도 넌... 한번 도... 재희 언니가 싫다는 말, 싫어졌다는 말, 그런말 한 적이 없으니까.. 재희 언니 얘기만 했으니까..그런데 내가 너에게 무슨 기대를...우수운 거겠지.. 이런 감정... 너한테


나는 그저.. 친구일 뿐이데.. 친구.. 그래 친구....근데.. 그게 날 더 슬프게 해.. 이럴땐 말야.. 솔직히 차라 리 널 몰랐으면..그랬음..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이렇게 네가 보고 싶은데.. 너무 괴로우 니까... 그날 저녁 그렇게 황당한 마주침을 당한 후 하슈는 지후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지후 역 시 연락도, 그리고 더 이상 회사 앞에서 기다리는 일도 없었다. 퇴근을 하면서 정문을 여러 번 두리번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하슈는 자신의 머리를 꼭 쥐어 박으며 정신 차 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습관이라는 것을 하루 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두 달이 지나가 버렸다. 지금까지 지후를 알아온 것이 7 년..그러나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연락을 안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졸업식 이후에도 만나 지는 못해도 연락은 꾸준히 했었는데... 여자 친구 사귄다고 연락을 안하냐.. 그래..누군가 그 랬지. 우정보다는 사랑이라고.. 너도 별수 없나보지..뭐..애써 태연한척 하슈는 지후를 이해해 보려고 좀처럼 흐르는 눈물은 두달이 지나도 마르지를 않았다.

29. 두 달이 지나면서 하슈는 도저히는 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되겠 다. 아무리 사랑이 중하다지만 7 년 지기를 하룻밤만에 잃어 버린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생 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지후 좋아하는 건 짝사랑이었는데 우정까지 포기할 필요 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짝사랑도 포기해야 하는 마당에 우정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는거야... 아침... 다른 날과는 다르게 심기일전을 하며 하슈는 집을 빠져 나왔다. -뺘쌰! 뺘쌰!!! 장하슈.. 힘내자.. 사랑 실패했다고 설마 죽으라는 법 있냐?


용기를 내서 지후와 연락할 결심을 했건만 하슈는 오전 내내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며 망설 이기만 하고 정작 지후에게 전화를 걸지 못하고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화를 내면 어 쩌지... 7 년 동안 지후에게 전화를 걸면서 이렇게 망설이기는 아마 처음인거 같았다. 예전에 는 무슨 말을 하려고 전화를 했었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점심 시간이 되자 하슈는 다시금 용기를 내고 지후의 회사로 찾아 가기로 했다. 얼굴 을 마주치면 내가 아니어도 지후가 말을 하겠지. 설마하니 쫓아내기야 하겠어 하는 심정으 로... 지후의 회사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하슈는 다시금 심호흡을 하고는 성큼성큼 지후의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음..7 층이라고 했겠다. 점심 시간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있었다. 점심 먹으러 갔으면 어쩌지.... 불안감을 가득 안고서 지후의 사무실을 찾아간 하슈는 문을 슬그머니 열고 들어섰다. 그러 나 사무실에는 왠 여자만이 앉아서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저기..이지후... -아..실장님요? 실장? 지후가 실장이야? 두눈이 동그래진 하슈의 표정을 보며 미루어 짐작하건데 비서로 추정되는 여자는 난처한 표 정을 짓기 시작했다. -누구 시라고 전해 드릴까요..근데.. 저기...사정이... -네? 하슈가 입을 열기가 무섭게 실장실에서는 고함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험악 한...그리고 조금 지나지 않아 얼굴이 시뻘겋게 상기된 양복을 입은 사람이 문을 열고 실장 실에서 빠져 나오고 있었다. 그사람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면서 누군가 잡기라고 할


것 처 럼 빠르게 사무실을 빠져 나가고 혀를 차고 있었다.

있었다. 그런 사람을 보며 비서는 안되었다는 듯이

-요즘..내내 이렇게 실장님이 저기압이시거든요..뭐..항상 그랬지만서도,요즘에는 더 심해졌다 니까요.. 지금 저렇게 한바탕 했으니..찾아오신 분도..왠만하면 담에 만나는 것이..좋을 것 같 아요. 맘씨 곱게 생긴 비서는 하슈에게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충고를 했다. -저기 장하슈라고..해요.. -네..장하슈씨요.. 잠시만요.. 삐- 실장님... -무슨 일이지 김비서? 왠만한 전화면 돌려버리라고... 젠장!! 김비서는 하슈의 눈치를 살피며 망설이고 있었다. -저기..손님이 찾아오셨는데요.. -약속이 되었던 손님인가? -그건..아니지만... -그럼 왜 연결하는거야? 김비서 비서일 하루이틀 하는것도 아니고... 젠장!! 되는 일이 하나 도 없군..누군데... -장하슈씨라고...... -누구? -장하슈씨라고..하는데... 비서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실장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지후가 나오고 있었다. 그런 지후의 표정에 비서는 그대로 얼어버리고 있었다. 중간에 서서 지후의 표정과 비서의 표정을 살피던 하슈는 이해 못할 이 사태에서 자신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를 고민하고 서 있었다.


-마누라..왔어? -어.. 나 배고파... -그래? 이런..점심 시간이네..그래..나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 줄게.. 김 비서..나 식사.. 김 비서에게 말할 때는 얼굴의 안색이 싹 바뀌어서는 말을 하고는 다시 하슈를 바라 볼때는 실실 거리는 예전의 얼굴로 돌아오는 지후를 보며 하슈는 할말을 잃고는 지후의 손에 이끌 려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자신의 얼굴보다 더 황당해 하는 김 비서를 남겨두고... -너... 야누스같애.. -뭐? -야누스. -왜? -이쪽에서 보면 차갑게 굳어졌다가, 저쪽에서 보면 바보같이 실실거리며 웃고... 네가 무슨 두 얼굴의 사나이야? 수시로 얼굴이 바뀌게? 나 잘못 찾아 온지 알았다. 네 고함 소리 듣 고... 마침 엘리베이터가 서자 하슈와 지후는 말을 그치고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러나 지후와 하슈가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엘리베이터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갑자기 하슈와 지후가 타자마자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지후의 눈치를 보더니 지후의 얼굴 을 보더니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이상야릇한 분위기에 하슈가 지후를 쳐다보자 지후는 웃음 을 머금은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는 헛기침 소리를 내자 엘리베이터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막히는 듯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하슈는 1 층에 무사히 당도 할 수 있었다. 회사 정문을 빠져 나옴과 동시에 하슈는 오랜만에 큰소리를 내서 웃기 시작했다.


-후후후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하슈를 보며 지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하슈를 쳐다보기 시작 했다. -왜 웃어? -지금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들이 너 보고 뭐라고 했는지 알아? -.... -후후후...얼굴... 근육..이 풀린..헐크..래..하하하... 하슈의 말을 듣자 마자 지후의 얼굴은 있는대로 찡그러지기 시작했다. -어디 이 잘난 얼굴 가지고 헐크라는거야? 집단으로 라식 수술을 시키던지 해야지... -근데...너.. 그렇게 얼굴 찡그리면..있지..후후후..진짜루..헐크 같애...후후... -뭐야? 너는 서방님이 헐크라는데 기분 좋냐? -어...하하하... 오랜만의 만남은 하슈의 오랜 고민과는 다르게 평소와 같은 만남이 되어 가고 있었다. 적어 도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전까지는... -저기... -저기... 한참을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지후와 하슈가 동시에 같이 입을 서로 어색했던지 웃음을 터트렸다.

열었다. 그런 모습에

-네가 먼저 해... -아니.. 할 말 있으면 네가 먼저 해... 서로 먼저 말하기를 미루다가 지후가 맘을 굳게 먹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앞에 있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요즘...바빴어? -어... 너..는? -나도 좀... 근데... 저기...이언..선배랑은.. 잘돼가? -아니..저기..너는.. 재희 언니랑..잘 돼가? -아니... 아니... 그말이면 충분했다. 그래 그말이면 충분했다. 그이상 그이하의 설명도 둘에게는 충분 했다. 언제 그렇게 어색했냐는 듯이 그 질문들을 끝으로 하슈와 지후는 여느때와 마찬가지 로 어울리기 시작했다. 두 달간의 공백은 무슨 꿈결에나 있었던 듯이... 철저히 서로에 대한 감정은 가면 뒤로 숨긴채 친구 이지후와 장하슈의 관계로..

-지후야... 저기..말야..저기 ..부탁이 있는데... 가을 하늘이 바닷물처럼 푸르기만 한 화창한 가을날...하슈는 아침내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를 내서 지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낑낑거리던

-마누라 뭔일 있어? 왜 이렇게 장하슈 답지 않게 버벅대고 그래? 할말 있음 빨리해라. 낭군 님 무지 바쁘니까... -그러니까 그게... -야? 하슈의 버벅댐을 그새 참지 못하고 지후는 버럭 하슈를 불렀다. -아니다. 딴 사람한테 부탁해야겠다. 바쁜데 미안해..방해해서.. 일 열심히 해.. -무슨 말을 하다 말아?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가서 키 스해 버린다. 지후의 으름장에 하슈는 얼른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저기 ...그러니까..나랑 비디오 좀 같이 보자고!!!

셋 셀 때까지 말 안하면.. 당장


-비디오? 뭐 그게 그렇게 힘든일 이라고 그렇게 뜸을 들이냐... 근데...차라리 영화를 보는게 어때? -저기.. 근데..그냥 비디오가 아니라..그런거 있잖아... 남자들끼리 모여서 보는 포..뭐 있잖아? -포? 무슨 포? -알면서 그래 왜!! 창피하게... 글 쓰는데..그런 부분이 필요한데...도저히 못쓰겠는걸 어떡해.. 내가 너한테 부탁한게 잘못이지... 윤서한테나 같이 보자고 해야겠다. 일 열심히 해.. -아니.. 누가 뭐래? 알았어. 알았다구.. 삐지기는... 빌려갈게. 빌려 간다구..몇개 빌려갈까? -니 맘대로해! -흐흐..그래 알았어..아주 사다주마.. 찐한걸루...... 흐흐흐 지후의 기괴한 웃음 소리를 들으며 하슈는 붉어진 얼굴을 뺨으로 가리며 자신이 한 일이 잘 한 것인지를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30. 퇴근 시간이 무섭게 지후는 두손 가득 시커먼 봉지를 들고서는 이상야릇한 웃음을 지으며 하슈의 원룸을 찾아왔다. 그리고는 당당히 저녁을 요구했다. 지후의 저녁을 차려준 하슈는 슬그머니 부엌에서 나와 거실에 나동그라진 검은 봉지를 응시하다가 조심조심 다가가 봉지 를 개봉했다. 두근반 세근 반 이된 심장을 부여 잡고서... -한낮의 정사?, 그리고 이건 또 뭐야...영계 백숙??????? 야시꾸리한 제목을 단 화려한 색채의 비디오가 후루룩 봉지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말이 지 지후는 그런 비디오를 사온 듯 비디오들은 봉지를 그대로 두르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몇 개야? 내가 무슨 에로 소설이라도 쓰는지 아나? 저 인간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자꾸 비디오 커버에 눈이 가는지 하슈는 자신도 알수 가 없었다. 거나하게 저녁을 먹은 지후는 비디오를 보고 있는 하슈를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으 며 거실로 다가왔다. -마누라~ 맘에 들어? -어.... -나 이뿌지.. 그럼 뭐 먼저 볼까? -이제 그만 가...봐... 이런걸 어떻게 같이 봐!! 빌리기가 조금 그래서..그래서 부른거야.. -싫어. 하슈의 말에 지후는 팩 토라져서는 주섬주섬 비디오 테입을 봉지에 넣기 시작했다. -왜...왜 그걸 넣는거야? -이거 다 신판이란 말이야.. 근데 왜 내가 널 주고 가. 누구 좋으라고... -그러는게 어딨어? 내가 오늘 보고 너 낼 주면 되잖아... -싫어. 나 오늘 볼거야.. -야..이지후!!! -왜~~ -알았어..알았어..너 여기서 보고가..그러면 되지? -엉.. 지후는 하슈의 허락의 말이 끊나기 무섭게 테이프를 꺼내 한참을 고심하더니 하나를 골라 비디오에 짚어 놓고는 벽에 기대어서 폼을 잡고 들어 누웠다. 그리고는 한쪽 손을 내리고는 팔베게를 만들고는 하슈를 불렀다. -마누라..빨리 이리와.. 아? 시작했다... -내가..왜 거기 서봐? -편하라구.. 싫어? 싫음 말구...


좁은 방이었기에 하슈는 어찌됐든 지후의 팔베게를 비지는 않았지만 지후의 옆에 가서 비디 오를 보기 시작했다. 현란한 화면과 함께 정말이지 홀딱 벗은 여자들이 나와 춤을 추어대기 시작하자 하슈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힐끗 쳐다본 지후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 신 싱글벙글하며 tv 화면에서 눈이 떨어질지를 몰랐다. 으그~ 남자들이란.... 하슈는 혀끝을 차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마누라? 어디가? -어...목말라서... 맥주나 마실려고... -그래? 나두... 지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이지후, 아주 네 마누라 누가 될지 몰라도 꽤나 고생하겠다. 아 마 하나부터 열까지 마누라 죄다 시켜먹게 생겼구마... 하슈는 투덜대며 맥주를 꺼내 다시 tv 앞으로 갔다. -우리 이러고 보니까 신혼 부부 같지 않냐? -엉? 어... 하슈는 화면의 외설스러움에 당혹스러워서 도무지 눈을 어디에 둘지를 몰라 지후의 말이 하 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하슈는 맥주를 홀짝이기만 했다. 그러다 맥주가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일어나 다시 맥주를 가지러 가고...몇번을 그렇게 하자 지후는 걱정스러운 듯이 하슈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마누라... -엉? -너..술 너무 먹는거 아냐? -어..아니..이정도 가지고 뭘... 그러나 하슈가 먹은 캔맥주의 계수는 이미 다섯 개를 넘어서고 있었다. 걱정스럽게 쳐다보 는 지후의 시선을 보며 하슈는 씨익 웃어 보이고는 지후의 팔을 끌어 당겨 팔베게를


하고 드러 누웠다. -뭐..뭐하는거야? -에~~ 편하다.. -너..취했어? -아니.. -근데..왜 그래.. 무섭잖아... -무슨 남자가... 보던거나..봐... 그런데...있지..진짜..저렇게 하냐? -뭘... -남자랑 여자랑... -나도 몰라.. -에~~~ 거짓말... 너 해봤지.. 그지? -너 취했어? 뭘 그런걸 물어 보냐? 여자애가? -에~~~~ 이지후... 너..진짜 해봤구나? 은근슬쩍 넘어가기는... -... -기분이 어때? -뭐가? -해본 기분이 어떠냐고? 저기 저 남자처럼..저렇게 기분이 좋아? -몰라!!! 얼굴이 붉어져서는 지후는 하슈에게서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남자가 부끄러워 하기는...아까는 저런거 신판이라고 보러 간다고 하구서는... -그게 이거랑 같냐? -뭐가 틀린데?


-몰라.. 넌 아직 어려서 몰라도 돼... -그래? 그래도 난 궁금한데..소설을 쓰려면 말이지... -소설 한번만 더 쓰면 모든 남자들한테 경험 있는지 묻고 다니겠다? -뭐? -아냐 -근데..기분이 정말 어때? 키스하는거 보다 좋아? 저렇게 신음나올 만큼? -모른다니까! 너 자꾸... 그러면... -자꾸 그러면..어쩔건데... -너 취했어? 알아? 장하슈 너 지금 취했다고! -나 안취했어.. 그런데 내가 자꾸 이러면 어쩔건데? 엉? -어쩔거냐고? 너..진짜 그말 후회 안해? -어... 짧게 끝나는 하슈 말에 기가 막힌지 지후는 자신의 눈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한숨을 하슈를 자신의 팔에서 밀어내더니 서둘러 일어나더니 뭔가를 급하게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 슈앞에 흰 종이와 펜을 내밀었다. -자.. 써!! -뭔데? -순결 포기 각서.. -순결 포기 가서? -그래? -이게 뭔데? -내가 널 가져도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다는 그런 동의서지..


-너

사업가 다 됐구나? 그래, 기분이다. 어디다 사인하면 되는건데?

펜을 들고 설쳐 되는 하슈를 보며 지후는 두 눈이 동그래져서는 하슈를 쳐다봤다. -너...너 지금 내가 무슨 말 했는지 잘 알아 들은거야? -어. -너... 근데도 어라는 말이 쉽게 나와? -어.. -내가 너한테 키스보다도 더 찐하게 할건데도? -어.. -저기..저기에서처럼...할지도 모르는데? -어. -왜? -기분이 좋아서... 헤~~~ 헤~ 입술을 벌리며 웃고 있는 하슈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는 지후의 눈빛이 갑자기 진하게 변하더니 하슈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너... 정말 후회하기 없기다. -그래. 사인한다니까? 하슈는 툴툴거리며 흰 종이에 싸인을 했다. 그리고는 지후에게 지후의 눈앞에 가져와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보라는 듯이 종이를

-봐! 봐! -그래.. 봤어.. 진짜~로 후회하면 안된다. -그래~ 지후는 조심스럽게 하슈를 감싸더니 그녀의 입술에

입맞추었다. 하슈의 입술에서는


만족의 신음 소리가 새어나오면서 입술을 벌렸다. 지후는 주먹을 쥐고는 용기를 내려는 듯 하슈의 입속으로 자신의 혀를 집어넣었다. 그녀의 혀와 자신의 혀가 서로 얽히고 서로의 자리를 차 지하려는 것처럼 맹렬히 서로를 밀고 당기며 휘감고 있었다. 혀에서 느껴지는 하슈의 알싸 한 술기운에 지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키스만으로도 충분히 지금 자신의 온몸 은 산산이 부서 버릴 것 같았다. 하슈는 지후를 더욱 끌어안으며 지후를 자극하고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한 욕망을 억제하기엔 하슈와 지후는 이미 정도를 지나치고있었 다. tv 에서는 여전히 남녀 주인공들의 신음소리가 이어지고 있었고 그 신음소리에 하슈와 지후의 신음소리가 자연스럽게 섞여져 들어가고 있었다. 누군가가 tv 를 껐는지 그리고 언제 그들이 거실 바닥에서 옮겨와 침대위로 자리를 옮겼는지 하슈도 지후도 알지 못했다. 그저 서로의 몸이 주는 낯선 느낌에 취해 그렇게 밤은 깊어 가 고 있었다.

31. 따사로운 햇살이 길게 창을 통과해 하슈를 내리쬐고 있었다. 햇살??? 욱~~ 어떻해..지각이다!! 눈을 반쯤 뜨고 쳐다본 시계의 눈금이 열시를 가리치는 것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 서 깨어났다. 그런데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가 자신을 짓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엄습하는 차가운 공기... 눈을 뜨고 옆으로 돌린 하슈는 비명 을 지르기 시작했다. -캬~~~~~악~~~~~~~~~ 지후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하슈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 랬는지 지후가 눈을 살짝 치켜 올렸다. -마누라..시끄러워.....나는 아침에는 힘들다구...자자..더자... -너...너....왜 ..여깄어? 얼른 안 일어나!!!


-음..으.... -일어나!! 일어나!!! 하슈는 베게를 짚더니 지후의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후는 베게에 얼굴을 묻고 있 다가 서서히 얼굴을 들어 올렸다. 잠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로...반쯤 치켜뜬 눈으로... -섹시한대~~~~~ 울 마누라!!! 단지 그말만 하고는 다시 얼굴을 베게에 묻어 버렸다. -뭐... 섹시해? 이게 아주... 순간 지후의 말이 이상하게 들리기 시작한 하슈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그 런데 맨 가슴을 그대로 내놓은채로 베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서 지후를 때리고 있었으니.. 완전히 지후는 하슈의 가슴을 적나라하게 본셈이 되는 것이었다. 하슈는 지후를 째려보며 이불을 당겨서 몸에 감싸기 시작했다. -야~~~ 너만 춥냐? 서방님도 추워... 베게에서 얼굴도 들어 올리지 않은 지후가 투덜거렸다. 이불을 계속해서 끌어당겨 자신의 몸을 감싸던 하슈는 지후의 말에 놀라서 지후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지후 역시도 맨몸으 로 누워 있었던 것이었다. -어...얼른 옷 입어? -싫어!! 더자자..어???????? 졸리단 말이야.. 어제 힘을 너무 써서.. -얼른 안 일어나? 어..어떻게 된거야? 이게... 그니까..왜 너랑 나랑... -너랑 나랑..왜 이렇게 원초적인 모습을 하고 있냐? 뭐, 그런 질문을 하는거야 지금?

이렇게 나란히 한 이불 속에

얼굴을 베게에서 들어 올린 지후는 몸을 돌리고는 하슈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누워


-어..그래.. -너..진짜 몰라? -뭐..뭘? -어제 너랑 나랑.. 화끈하게 보낸 밤이 진정으로 생각 안난다고 지금 말하는거야? -뭐... 화끈한..뭐? 허튼 소리하지 말고...빨랑 일어나..회사 늦었단 말이야.. -오늘 일요일이야.. 이 바보 마누라야!!! -그래... 근데..바보라니... -그럼 네가 바보지? 어떻게 기억도 못하냐? 어? 그러게 내가 술 좀 작작 마시라고 했지? 아주 하나뿐인 여편내가 아주..술이라면 좋아가지고.. 너 그거 알어? -뭐.뭘? -원래 이런 대사는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거야? 알아? 여자가 남자한테 술 좀 그만 먹으라 고 바가지 긁는 거라구!! -별~~ 법칙이 다 있다.. 암튼..... 얼른 일어나서 옷 입어.. 옷 입고...멀쩡한 정신으로.. 이 사태 를 수습해보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빨리 옷 입어!! -싫어.. 난 정신도 말짱하고, 나의 온몸은 지극히 정상적이야..단지 잠이 모자랄 뿐이야..그니 까 난 잠을 더 잘 테니까 정신없는 너나 혼자 수습해.. 다시 눈을 감는 지후를 보며 하슈는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난감해 하며 이불을 들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오! 맙소사.. 완전 알몸이잖아... 하슈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좌절했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을 한다지.. 힐끔힐끔 지후를 쳐다보니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아무래도 다시 잠이 든 듯했다. 그래도 알몸으로 일어 난 다는 건... 이맛살을 찌푸리며 하슈는 이불을 감싸고는 침대에서 내려섰다. -마누라~ 나 추워...


지후의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리며 침대로 눈을 향한 하슈는 이불을 쥔 채로 그대로 얼 어 붙고 말았다. 지후 역시도 자신과 같은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던 것이다. 얼굴에는 화사한 얼굴을 띄운 채... 그런 지후의 모습에 하슈는 당혹스러워 하며 다시 침대에 앉아 얼굴을 돌리고는 이불 을 지후의 허리 아래를 덮어 버렸다. 그런 하슈의 모습을 보며 지후는 소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어때? -뭐..뭐가? -섹시하지? 뭐..우리 마누라 가슴만큼은 안해도... -너..넌 창피한 것도 몰라!!! 얼른 빨리 돌아 누워.. 나 옷 입을 꺼니까... -싫어 -넌..무슨 남자애가 싫어 소리가 입에 붙었냐? 어? 빨리 돌아 누워!!! -그게 내 맘대로 안된단 말이야? -왜? -흥분했거든...... -뭐? -울 마누라가 끈적끈적한 배기겠냐? 그 니까.. 책임져...

시선으로

요놈을

쳐다보니..요놈이

지가

흥분안하고

-뭐...뭘? 하슈는 지후의 이상야릇한 시선을 느끼며 침대에서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왜....왜 그러는거야? 이상한 눈초리로... -어제 그렇게 봤는데도 모르겠어? -뭘....


-남자가 흥분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지후는 하슈를 덮쳐 버렸다. 그리고 바둥거리는 하슈의 입에 키스를 하 기 시작했다. 지후의 키스가 계속되자 하슈는 저항을 포기하고는 지후를 감싸 안으며 열렬 히 지후의 애무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지후와 하슈는 강렬한 쾌감을 느끼며 무너져 내렸다. 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고 지후는 하슈를 가슴에 끌어 당기고는 고른 숨을 쉬고 있었다.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한참을.... -미안해..어제..처음이라서..또 이러면...안돼는건데... 지후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아니...나도 뭐... 네 잘못만은 아니지.. 그나저나..고마워 -뭐..뭐가... -솔직히..요즘 남자들..숫처녀는 싫다며? 25 살이나 되가지고... 처녀 딱지 가지고 있었으니.. 나중에 내 남편 되는 사람은..아마도..감사할지도 모르지..고리타분한 여자를 안 만나서 다행 이라고... 그래서... 하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후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옷을 주 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왜? 밥이나 먹고 가? -..... 지후는 하슈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옷을 챙겨 입고는 현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정도로 봉사 해줬으니 소설 쓰는데는 문제 없겠지? 뭐, 더 필요하면 전화하고.. 나간다... 싸늘한 지후의 말이 허공을 맴돌며 현관 문을 닫는 소리가 크게 거실안에 울려 퍼졌다.


32. 하슈는 일주일 내내 이상야릇한 꿈을 꾸며 좀체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밤이고 낮이고 자신 을 찾아 오는 선정적인 환상에 하슈는 몇번이고 고개를 흔들며 환상을 지우려고 애를 써야 만 했다.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동료들의 시선도 무시한채... 정신이 들면서 지후와 밤에 있 었던 일이 적나라하게 머릿속에 떠오르고, 아침의 그 뜨거운 일도 뚜렷히 생각이 나는 마당 에 밤에 보았던 포르노 비디오의 화면까지 겹쳐지면서 하슈는 내내 얼굴을 붉히며 지내야 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지후의 알몸은 뚜렷히 기억이 나는건지... 얼굴이 화끈거리며 다시금 지후의 모습이 생각나자 하슈는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에 얼굴을 씻기 시작했다. 미쳤어....지후 이름만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 지니.... 붉게 달아 오른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바라보며 하슈는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연락이 없지..왜...이제..더 이상 나랑 연락하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은 건가... 이제 친 구로서도 지후를 볼 수 없는 건가? 선을 넘어버려서...그래서? 하슈는 갑자기 일주일째 연락도 없는 지후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다가 하슈는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눈물을 훔치며 수화기 를 들었다. -여보세요? -나... -어.. -빨리 나와! 너네 집 앞이야... 그냥 평상복 입고 나오면 돼.. 10 분만 기다릴 꺼니까 알아서 해.. -뚝갑작스럽게 온 전화, 그리고 갑작스럽게 끊긴 전화.. 역시 지후답군... 그런 전화를 멍하니 쳐 다보며 하슈는 언제 울었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5 분도 채 되지 않아 밖으로 나선 하슈는 지후가 차에 몸을 기대고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을 보며 다가섰다.


-왠..왠 차야? -내 차...이언 형 차 있으니까 편하다며? 타라... 의아한 눈초리로 지후를 쳐다보는 하슈의 시선을 올랐 다.

무시하며 지후는 담배를 끄고 차에

-어디..가는거야? -좋은데... 그뿐이었다. 답답한 서울의 도심지를 지나 차는 시외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황금빛 누런 벌 판과 바람결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와!! 정말 이쁘다... 하슈는 가을 정취에 취해 한시도 차창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풍경도 잠시 차는 차들이 꾸여꾸역 밀려드는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디가는거야? -에버랜드.. -뭐? -에버랜드. -갑자기 여긴 왜? -국화 축제 하니까... 짧게 짧게 끝나는 지후의 말에 하슈는 더 이상의 질문을 포기하고는 차창으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고등학교 때 소풍이후로 다시 찾은 에버랜드에서 하슈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놀이 기구란 놀이기구는 다 타보고, 거기에 더해 한번씩 다시 놀이 기구를 다시 타기 시작하자 옆에 있는 지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하슈를 쳐다보았다. -지후야..저거 타자..독수리 요새?


-싫어... -음..타자~~~ -싫어..아니..못타..나...쏠린단 말이야.. 내가 너 이렇게 놀이기구나 타라고 데리고 온 줄 알 아? 분명히 내가 국화 축제한다고 데려왔다고 그랬잖아. 근데 놀이기구나 타고 있고... -국화 봤잖아. 여봐..여기도 있고..저기도 있고.. 아~ 이뿌다..이거면 되지..뭐... 어떻게 놀이공 원을 왔는데 놀이기구를 안타냐? 그리고 무슨 남자애가 나보다 소리를 더 지르냐? 너 어떻 게 소리지르는지 알아? 27 살이나 먹어 가지고....엄마??????? 엄마가 뭐냐? 엄마가? 어? 진 짜 창피해서... 사람들이 너만 쳐다본 거 알아? -그러게 내가 못 탄다고 했잖아.. 괜히 싫다는 사람 여기 저기 끌고 다니고... -너..지금 표정 얼마나 웃긴 줄 알아? 헐크 같애.. 얼굴 근육 풀린.. 암튼 나는 저거 타고 올 테니까..여기서 기다려..불쌍해서 내가 봐준다.. 이따 보자.. 하슈는 지후에게 유유히 손을 흔들며 놀이기구로 향했다. 일그러질 때로 일그러진 지후의 얼굴을 무시한채....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온 하슈는 지후의 웃음 소리를 듣고 지후에 게 다가섰다. -뭐해? -마누라.. 이쁘지..그지? 혜연이래... 지후는 어떤 아주머니가 끌고 있는 유모차의 여자아이를 끌어 안고서는 입에 뽀뽀를 하느라 고 정신이 없었다. 하슈는 지후의 그런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기의 엄마가 그만 가봐야 겠다며 혜연이를 데리고 가자 지후는 연신 사라지는 혜연이를 보며 고개를 돌 리지 못하고 있었다. -마누라!


-왜? -아까 본 애기 이쁘지? -어.. 근데 왜? -왜긴? 이렇게 감정이 메말라서야. 너 뭐 느낀거 없냐? -아니. 근데 너는 뭐 느꼈냐? -어. 아∼주 많이. -어, 그래?? 뭘 그렇게 많이 느꼈는데? -우리도 애 하나 갖자? -뭐, 뭐라구? -뭘 그리 놀래. 너랑 안지도 6 년이다 6 년. 그니까 갱년기가 안 오겠냐? 그니까 토끼 같은 자식 좀 보자고. -얘가 점점!! 기가 막혀서. 농담이 좀 지나치다. 이게 장난을 받아 주니까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와요. 이보슈,이지후씨 정신 좀 차리셔요? -야, 장하슈! -또 왜? -나 지금 너한테 프로포즈하는 거야. 이 둔녀야... -뭐.......뭐라고? -결혼하자고!

33. 하슈는 지후의 입을 빤히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어떤 수가 없었다. 지금..내가 지후..한테 청혼이라는 걸 받은 건가?

말도 할


-마누라? 대답이 있어야 할거 아냐? 대답이..아구~~ 속터져.. 지후의 재촉에 그제서야 하슈는 정신을 차리고 지후의 눈을 쳐다 보았다. -왜? 왜 나한테 청혼하는 건데? -왜..왜라니? -왜 나한테 청혼하냐고? 너랑 나랑 섹스를 해서? 그래서? 하슈의 적나라한 말에 지후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후는 고개를 아래로 떨구더니 입을 열었 다. -어..그것도 그래..나 ..피임도 안 했단 말이야.. 그리고... 지후가 고개를 들더니 조금전의 쑥쓰러워 하는 열었 다.

모습은 사라지고 눈을 반짝이며 입을

-그리고... 하슈 너 보아하니 25 살이나 되가지고.. 나 아니고는 데려갈 사람도 없을 거 같고.. 그래서 구제하는 셈치고.. 어때? 결혼할거지? 결혼할거지? 거의 하슈가 긍정의 대답을 할 것 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지후의 태도에 하슈는 정말이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안해..아니 못해...내가 무슨 너처럼 구석기 시대 사람인줄 알아? 섹스 한번 했다고 시집가 게.. 그리고 미안하지만..너 아니어도 나 구제해 줄 사람 이 세상에 없겠냐? 그리고 지구가 멸망해 남자가 너 하나뿐이라고 해도..너랑은 결혼 안해? 알았어? 하슈는 말을 거칠게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슈의 그런 대답은 생 각도 못했던지 지후는 벙진 표정으로 하슈의 뒷모습을 쳐다 보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안은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아직도 지후의 무례한 청혼에 화 가 풀리지 않은 하슈는 차안에서 내서 씩씩거리고 있었고 지후는 하슈의 거절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하슈의 원룸에 다다르자 하슈는 차문을 열 고 집으로 들어섰다. 뒤는 쳐다보지도 않���...


집에 들어선 하슈는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다. -나쁜 놈..뭐가 어째? 자기 밖에 구제할 사람이 없어? 섹스를 해서... 자기랑 결혼하자고? 웃 기네.. 나쁜 놈... 그럼 세상에 섹스한 사람들 다 결혼하면 남아나는 사람이 없겠다. 한 남자 가 수십번 결혼도 하겠다. 원시인 같은 놈. 헐크 같은 놈... 어쩌자고 저런 놈을 좋아해서... 하슈는 한참을 지후 욕을 하며 울다가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아침이 될 때까지...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고 꼴도 장난이 아니었다. 몸도 욱씬욱씬 쑤시기 시 작했다. 도저히 이 상태로는 회사를 나갈 수가 없을 거 같아 하슈는 회사에 전화를 하고는 다시 침대 위에 쓰러졌다. 아직도 지후에 대한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지후 생각만으로도 화 가 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 하슈는 밥통을 통채로 끌어안고 밥을 먹고, 손으로 김치를 들고 밥 을 먹기 시작했다.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청명하기만 한 가을 하늘을 향해 밖으로 나 섰다. 그래..이런 날 집에만 쳐박혀 있을 수는 없지.. 그 넘이 뭐가 잘 났다고.. 그 넘 때문에... 하슈는 하루종일 정처 없이 거닐다가 결국에는 갈 때도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부모 님의 집으로 터덜터덜 향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집에 들른 하슈를 집에서는 반갑게 맞이해 주긴 하셨지만 회사도 가지 않고 집에 들어 닥친 딸 때문에 은근히 하슈의 어머니는 하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때마침 놀러 오셨던 옆집 아줌마는 오랜만에 보는 하슈를 보며 은근히 선을 주선하겠다고 난리를 쳤다. 처음 옆집 아줌마의 선 이야기를 들으며 하슈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슈는 물론이거 니와 이제는 시집을 간 두 언니들을 보며 옆집 아줌마는 항상 선을 주선하겠다고 수선을 떠 는 것이 그 아줌마의 일과였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왠지 그런 아줌마의 이야기가 귀에 솔깃 해서 들려 오고 있었다. 그래..이거야.. 이지후..내가 너 아니면 시집을 못 간다고? 누고 봐라.... 이번


선에서 잘난 남 자 만나서 보란 듯이 시집을 갈테니... 하슈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줌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은근히 선을 보겠다는 뜻을 밝히자 옆집 아줌마는 당장이라도 된다며 호언 장담을 하시며 하슈의 집을 나서셨다. 그런 하슈를 보며 하슈의 어머니는 왠일이니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딸을 내려다 봤지만 하슈는 그 런 어머니의 시선을 피하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옆집 아줌마는 아줌마가 호언장담한 대로 그주의 토요일에 선 날짜를 잡아 주셨다. 치과 의 사라는 28 살의 훤칠한 총각이라는 사람과.... 화요일, 하루를 쉬고 나온 하슈를 보며 동료들은 괜찮느냐는 말로 하슈를 보러 왔고 그날이 끝나갈 무렵 악마 같은 넘, 지후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누라~ -누가 네 마누란데? -마누라~~ -할말없음 끊어!! -에이~~ 너 정말 그럴 거야? 어제는 전화도 안 받고? 집에는 언제 들어 온 거야? 여자애 가.. 늦도록 집에도 안 들어 오고?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냥 봐 줄려고 했더니만... 오히려 큰소리 칠 사람은 나야 알어? 그런데 어디다가 큰소리야? -네가 내 서방이라도 되냐? 어디다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이제 될거야. 장하슈 서방님 될거라구!! -누가? 누가 그래? 장하슈 서방님이 된다구? -내가 청혼했잖아!! -그랬지. 나는 그리고 거절했고. 알았어? 귀가 먹었냐? -너..너..장하슈...


-그래. 내가 장하슈다. 할말 끝났으면 끊는다. 그 전화를 끝으로 하슈는 핸드펀의 충전지를 빼놓고 끼우지 않았고, 당분간을 부모님의 집 에서 출퇴근을 했다. 그리고 선을 보기로 한 당일 하슈는 평소와는 다르게 옷에서 머리까지 꼼꼼히 신경을 쓰고 선을 보기 위해 호텔 커피숍으로 들어섰다.

34. 하슈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서자 어떤 훤칠한 남자가 일어나서 하슈를 반겼다. 첫인상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남자를 보며 하슈는 다소곳이 앉아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장하슈라고 합니다. -네. 저는 한윤석이라고 합니다. 하슈씨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하슈는 음료수를 마시며 윤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쏙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거부반응을 일으킬 만큼 싫지는 않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는 데 옆에서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후씨~~~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쁜거야? 어? 점심 안 먹을거야? 세연이 배고픈데... 멋진 레 스토랑갈까? -내가 지금 천하 태평하게 고기나 썰게 생겼냐? -왜~ 지후씨 뭔일 있어? -그럼 큰일이지. 마누라가 나 싫다고 선보러 나갔는데 나보고 고기나 썰고 있으라고? -마누라? 어머..그 마누라 못 됐다. 이렇게 멋있는 지후씨 나두고 왜 바람이 났데... 하슈는 흘낏 자신의 옆 테이블을 보고는 눈에서 불이 일기 시작했다. 다름아닌 정말 이지 섹시하게 생긴 노랑 고양이 처럼 생긴 여자와 단둘이 앉아서 얘기를 있었던 것 이다. 그 섹시한 세연이라는 여자는 자리를 옮기며 지후의 몸을 쓰다듬으며 부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코맹맹한 소리로.... 하슈는 자신이 선을 나왔다는 망각한채

지후가 나누고 교태를 사실도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윤석의 존재는 잊어 버리고 자신도 모르게 옆테이블의 말소리에 귀 를 기울이고 있었다. -누가 아니다냐.. 내품에 안겨서 갸르랑 거릴땐 언제고 치과의사래나 뭐래나 하는 의사 나 부랭이랑 앉아서 '안녕하세요. 장하슈라고 합니다'라고 새침떼면서 얘기할 생각을 하면... 피 가 거꾸로 솟는다. 거꾸로 솟아..어휴~~ 무슨 마누라가... -장하슈? -그래.. 내 마누라 장하슈.. 장하다. 그래.. 장하슈.. 서방님이 해야되는걸 지가 다하고 있어요. 술 먹는것도 지가 다하고, 바람 피는 것도 지가 다하고...

-저는 하슈씨가 맘에 드는데 하슈씨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네? 네... 신경이 곤두 서있는 하슈에게 윤석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은지 오래였다. 지후와 노랑 고양 이 만이 지금 하슈의 머릿속에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무조건 윤석의 이야기에는 네라고 대답을 하고 있는 하슈였다. 그러나 하슈의 대답이 끝나자 마자 뒤에서 분노에 찬 지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여자야? 무슨 네는 네야? 이렇게 버젓이 서방님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하슈의 테이블로 향하는 지후를 보며 하슈는 그제서야 뭔가 자기가 잘못 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후의 화난 얼굴을 보고는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런 하슈를 보며 윤석은 하슈를 잡아 끌었다. -조금 시끄럽네요. 일류 호텔이라고 하더니.. 나가도록 할까요? 윤석의 손에 이끌려 하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거기서 그놈 따라 나가기만 해봐. 다시는 안 본다. 장하슈!


-누구신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그러십니까? 윤석의 정중한 질문에 지후는 두눈에 불을 키며 윤석을 째려 보았다. -못들었어? 당신 옆에 서 있는 장하슈라는 여자랑 결혼할 사람이라고? -하슈씨..저 사람 말이 맞습니까? -아뇨. 하슈는 지후의 눈을 피하며 짧게 말을 내뱉었다. -너..너..장하슈...어떻게 나한테... -그럼 나가시죠. 하슈씨.. 분노에 손을 부르르 떠는 지후를 지나쳐 윤석은 하슈의 손을 이끌고 나가려 했다. 그순간 하슈는 자신의 손을 낚아채는 거친 손에 이끌려 뒤로 당겨졌고 그뒤로 지후가 자신의 입술 에 뜨거운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하슈의 입을 열고 들어와 거칠게... 하슈의 신음 소리가 나 올때까지... 그리고는 하슈가 반응을 시작하자 지후는 자신의 입술을 하슈의 입술에서 떼어 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이래도..이래도 아니라고 할거야? 그런 지후의 얼굴을 보며 하슈는 번진 립스틱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아니야. 나 너랑 결혼 안해! -왜! 왜! 도대체 왜 결혼을 안한다는 거야? 너 나 사랑하잖아. 그치? 맞지? 지후의 절망스런 말에 하슈는 지후의 얼굴을 보며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그래...나 너 사랑해!!! 하슈의 말에 절망했던 지후의 얼굴이 밝아지며 하슈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데...그런데 왜 나와 결혼하지 않겠다는거야? -너는? 너는 나 사랑해? 어쩔 수 없어서 나랑 결혼한다고...


-장하슈! 이바보야, 멍청이, 둔탱아!!! 천하의 이지후가 네가 뭐가 잘났다고 6 년동안 쫓아다 녔겠냐? 어쩔수 없어서라구!!! 정말 미치고 돌아 버리겠다..어떻..게 해야 내 맘을 알겠냐? 배 라도 열어서 네 앞에 쫙 펼쳐놓을까? -그..럼... 네가..날 사랑한단 말야? 6 년전부터? -그래.. 이 둔탱이 마누라야!! 이지후가 장하슈 널 사랑한다고...... 여기서 어떻게 더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냐? 63 빌딩 올라가서 널 사랑한다고 소리라도 지르고 뛰어 내릴까? 아님 한강 다리위에 올라가서 너 사랑한다고 시위라도 할까? 아님... -아니..됐어...... 이제 됐어...미리 말해주지..왜 그동안...아무말도..안하고... 하슈는 가슴이 벅차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둔녀 마누라.. 울지마~~~ 너만 모른거야? 너만!! 지후는 하슈를 끌어 안으며 밖으로 나갔다. 물론 뒷처리를 깔끔히 하고.... 노랑 고양이 여자를 보며, -형수님.. 고맙습니다.. 집에서 뵈요... 복숭아 한 박스 사 가지고 가겠습니다. 윤석을 향하여 눈을 치켜뜨고는, -딴 여자 알아 보슈~~~ 지후는 하슈를 끌어 안고 유유히 승리자의 브이 사인을 그리며, 휘파람을 불며 커피숍을 빠 져 나갔다.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다 뜻하지 않게 재미난 구경을 한 커피숍에 있던 사람들은 그런 지후와 하슈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벙진 표정으로 서 있는 패배자 윤석을 불쌍 하게 쳐다 보며.....

35. 지후는 하슈를 차에 태우고 한강 고수부지로 달렸다. 서쪽 하늘에 노을이 지면서 하늘은 그 야말로 핏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하슈야.. 우리 결혼하자... -음... 지후는 주머니에서 준비해온 반지를 꺼내 프로포즈와는 사뭇 다른 진지한 청혼을 하슈에게 했다.

하슈에게

끼워주면

예전의

장난스런

-근데...정말로...나........ 옛날부터 사랑한거야? 언제 울었냐는 듯이 하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지후에게 질문을 했다. -한번 한 말 다시 안해... 지후는 하슈의 말에 얼굴을 돌리며 차창을 응시했다. -말해봐? 엉? 근데..왜 사귀자는 말, 좋아한다는 말, 그런 말도 안 했어? -.... -지후야~~~~~~~~ -창..피...하잖아...... -후후... -웃지마!!! -지후야? 고개 좀 돌려봐!!! -왜~~~ -빨랑~~~~ 하슈의 강요에 지후는 마지못해 얼굴을 돌려 하슈를 바라보았다. 지후의 얼굴은 붉게 물들 어 있었다. -순진한 내 낭군님~~~~ 헤헤... 선물 줘야지..아구~~~ 이뻐~~~~ -선물? -이렇게 울 서방님이 이쁜 반지도 줬고, 무엇보다 날 사랑한다니..선물을 줘야지?


하슈는 씨익 웃음을 터트리며 지후를 끌어 당겨 지후의 입에 입술을 맞추었다. -나..얼마나.. 내가 먼저..키스해보고 싶었는지 알어? -그래? -어... 하슈는 또다시 지후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그러나 이번의 키스는 아까의 키스와는 다르 게 지후를 혼을 빼놓을 정도로 진한 키스였다. -마..누라..그...만해......... -왜? -나...흥분했어.... -후후후 -웃을 일이 아냐? 인상을 찌푸리며 지후는 하슈를 쳐다 보았다. 하슈는 지후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는 웃음 을 짓기 시작했다. -우리 담주에 결혼하자.. -어? 그렇게 빨리? -뭐가 빨라..나는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낼이라고

하고

싶은데....6

년간

기다린건만

지후는 뾰루퉁해서는 하슈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하슈는 방금전의 웃음이 사라지고 근심스 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근데...내가 너한테..너무 모자라잖아..너는...재벌기업에..형들도... -내가 말했잖아..너는 숟가락만 가져오면 된다니까? 아니다..이제 것도 필요없어..내가 장인, 장모님께 오히려 갖다 드려야 겠다. 이렇게 이쁜 마누라 나한테 주시니...알았어? 장하슈! 별


걱정을 다하네... -그래도...너희 부모님들은...왜...잘 사는 집 사람들은...잘 사는 집하고... -너 무슨 네가 신파극 주말 연속극 주인공인줄 알어? 집안 반대? 그런 주인공이 되고 싶은 너의 소원 못 들어줘서 미안한데요..장하슈씨..그런 걱정은 붙들어 메셔요....그리고..우리집 벌 써..너 내 마누란 줄 아셔..아마..담달에.. 손주 보시는 줄 알고 계실걸? -뭐? -그래.. 너밖에 모른다고 했잖아. 내가 너 좋아하는 거..천하가 다 아는데... 우리 집에서 내 권위가 땅속으로 추락한지 오래다..금방 데려 온다 데려 온다 하면서...6 년이나 끈다고..근데 내가 알았겠냐..내 마누라가 그렇게 눈치코치 없는 둔탱이 마누랄 줄...그렇게 눈치를 줘도 몰라요~~ 아주 너 땜에 속썩은걸 늘어 놓으면...아마 책으로 한 세 권 분량은 될꺼다... -나두..너 때문에...속 많이 썩었다..뭐....그리고...너밖에 안보였다..뭐... -알아..알아..그러니까..내가 널 그렇게 기다렸지..흐흐... 지후는 다시금 하슈를 품으로 끌어당기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하슈는 나근 나근하게 지후 품으로 들어오지 않고 몸을 뺏다.. 그런 하슈를 보며 지후는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 다. -너...흥분했다며?

epilogue 지후의 청혼 이후 하슈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양가 부모님은 기꺼히 결혼을 허락해 주셨고, 담주에 결혼을 한다는 지후와 하슈의 의견에도 쌍수를 들어 환영을 하셨다. 그렇게 촉박하게 결혼 일정이 잡히면서 하슈와 지후는 서로 얼굴로 못 볼만큼 바쁘 게 뛰어 다녀야 했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식 날.... 동아리 선후배들이 모두 하슈와 지후의


결혼을 축하해 주러 왔다. 거의 대부분의 동아리 선후배들은 하슈와 지후의 결혼에 대해 당 연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오히려 결혼이 너무 늦는 것이 아니냐며 지후와 하슈에게 핀잔을 주었다. 자기들은 다 알았다나..뭐라나... 청연 오빠는 하현과 다시 사귀고 있는 듯 하현의 손을 잡고 결혼 식장을 찾아와서는 다음은 우리라는 말을 남발하며 다니며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그리고 청연 오빠는 하슈가 있 는 신부 대기실을 찾아 와서는 귓속말로 선물이라며 비밀(?)을 털어 놓고는 유유히 사라졌 다. 그리고 하슈는 신부 대기실에서 또 른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주 호와 재희 커플이었다. 주호와 재희는 곧 자신들도 결혼을 할거라면서, 괜히 하슈에게 오해 를 사게 해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러왔다. 그날 회사 앞에서 재희가 울고 있던 것은 주호 가 재희를 힘들게 해서 그런 맘을 털어 놓고자 지후를 찾은 것 뿐이라는 재희의 말에 하슈 에게는 조금 앙금으로 남아 있던 일을 속 원히 풀어 주었다. 거기에 더 흥미로운 사실은 재희가 지후의 사촌이라는 사실이었다. 재희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슈는 6 년간의 가슴앓이가 한꺼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시간, 손님을 받기에 여념이 없는 지후는 조금은 꺼려지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손 님은 바로 이언 선배였다. 지후와 이언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언은 지후에게 다가 와 손을 내밀었다. -하슈 행복하게 좋다는데...

해줘라..너한테

주는거

아깝지만...하슈가

내가

아닌

네가

-형도..어여 내 마누라 포기하고..다른 여자 만나길 바래요.. 그리고...하슈는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줄 테니.. 걱정 마시고요..

제가

-그래.. 이언은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지후를 뒤로 한 채 동아리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사라졌다.


하슈와 지후의 결혼식은 무사히 끝마쳐졌고 하슈와 지후는 괌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괌으 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하슈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연신 웃어대고 있었다. 그에 비해 무 리한 일정으로 녹초가 된 지후는 하슈의 체력에 감탄을 하며 하슈를 보고 있었다. -지후씨? -지후씨? 하슈가 평소와는 다른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자 놀란 지후가 하슈를 바라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어머님이...결혼 했으니까..존댓말 그래서..에이~~ 근 데..6 년동안 반말했는데..그걸 어떻게 바꿔..그지? 지후야?

하라고

-.... -그럼 어머님 계실 때는 서방님이라고 부를까? -싫어.. -싫어? -그래.. 6 년간 들어 온걸로 충분해..뭐, 자주는 아니었지만.. -그럼 뭐라고 불러? 하슈는 곰곰이 턱을 괴고는 생각에 잠겼다. -왜~ 좋은거 많찮아? -뭐? -뭐, 자기라던가..달링 이라던가.... 지후씨라고는 부르지마...내가 싫어... -창피하게 그렇게 어떻게 부르냐? -몰라..그렇게 안부르면 안쳐다 볼꺼야.... 지후는 고개를 돌리며 입을 쌜쭉였다. -야~~ 어떻게 창피하게... 지후야~~~

하셔서..


그러나 지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알았어. 알았다구... 자...기야~~~ 어렵사리 하슈가 입을 열자 지후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채우고는 하슈를 쳐다 보았다. -그래..그렇게 불러... 흐흐... -근데..자...기야~~ -왜? -청연 오빠가 선물 주고 갔다? -뭐? -자기..나한테 처음 키스한 거...군대가기 전날이 아니라며? mt 가서...새벽에... 했다며? 그지? 청연 오빠랑 눈 맞으니까 씨익 웃었다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흑기사 한다고 밥 얻어 먹어, 거기에 나중에 키스까지 받고서는.. 그렇게 뒤에서 받을 꺼 다 받아 먹은거였어? 어? -왜...지난 일을 가지고 그래..다 지난 일이니까...잊어...알았어? -가만 보면...경험이...풍부해...그치? 이지후 너... 혹시.... -마누라..그렇게 부르면 주셨는데... 그러면 나만 본다...

대답

하다고

했다..그리고..장인

어른이

선물

눈을 흘기며 지후를 쳐다 보던 하슈는 선물이라는 말에 풀려서는 지후의 곁으로 바짝 다가 왔다. -뭔데? -나는 아주 맘에 들더라고? 너도 볼래? -어... 지후가 내미는 장인 어른의 선물이란 작은 쪽지였다. 종이를 펴보니 작은 글씨가 빼곡히 적 혀 있었다..


-이루다, 이루리, 이루니, 이루슈, 이루오, 이루니, 이루시, 이루소..... 이게 뭐야? -손자, 손녀 이름이라고 하시던데? -안돼.. 특이한 이름으로 일생을 불행하게 사는 건 우리 남매들에서 끝내야 한다고...안돼... 이지후 너...절대 안돼..그렇게 이름 지을 거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아이를 안 낳을 수도 있어... -근데..어쩌지..벌써 배 안에 우리 아가가 있을 지도 모르고..그리고.. 나는 이 이름들이 무지 하게 맘이 드는데... 장인 어른이 다른 형님들 이름은 이런 기똥찬 이름을 쓸 수가 없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면서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사위 된 도리로서 장인 어른의 성의 를 무시 할 수도 없고... -안돼!!! 절대 안돼!!!!

<5 년 뒤> -엄마!!!! -어..우리 류한이 왔어? 오늘 유치원 잘 다녀왔고? -어..근데 엄마 있지.. 나 오늘.. 내 색시한테 뽀뽀하고 왔다. -뭐? 네 색시? -어..류한이가 윤이한테 뽀뽀하고 왔다. 근데 윤이는 서방님 말도 안듣고 맨날 징징 거린다~~ -뭐.. 벌써 우리 류한이가 뽀뽀를 했다고? -아~~~~아빠?????? 류한이는 지후가 들어오자 아빠에게 달려갔다. -역시 류한이는 내 아들이 맞다니까?

내가 좋아하는 지도 모르나봐.


-어? -봐봐..자기 색시 있다잖아.. -그래..아빠..내 색시 윤이 너무 이뽀..흐흐... -이 자식이..날 꼭 닮았잖아.. 류한아.. 있지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첫째, 자꾸 자기가 자기 것이 아닌 류한이 것임을 알게 계속 주지를 시켜줘야 하는거야.. 음..예를 들며 윤이 너는 내 색시야 하고 말이야..그리고 둘째, 자꾸 스킨 쉽을 줘서 길들이는 거지.. 음... 오늘 류한이가 한 대로.. 뽀뽀도 해주고 알았어? -어..첫째..색시라고 해주고, 둘째...뽀뽀 해주고... 알았어... 류한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접으며 아빠의 말을 되새김질 하고 있었다. 그런 류 한과 지후를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하슈는 지켜보고 있었다. -이류한..가서 손씻고 와서 밥먹어.. -네..엄마... 류한이는 엄마의 말에 욕실로 사라졌다. 류한이 사라지자 마자 열었 다.

하슈는 지후에게 입을

-지후 너..그럼 학교 다닐 때..나 그렇게 부른거...다 너의 작전이었어? -어머..우리 마누라.. 둔하다니까.. 5 년이 지 나도 그걸 몰라요...

오늘은

이렇게

영특하신가

몰라...

흐흐...

역시

-뭐야? -그렇게 스캔들을 뿌림으로 해서...마누라 내꺼라고 침 발라 둔거지..흐흐 나 잘했지? 너랑 나는 스캔들 감이었다니까? -내가 어쩌자고...아이구 머리야... -사랑해 마누라... 눈을

흘기며

지후를

째려보던

하슈는

지후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지후에게


다가섰다. -나두요..서방님... 지후는 하슈의 입에 입술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잰 발걸음 소리와 류한이가 주방으로 들어서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아빠와 엄마를 쳐다 보았다. -엄마??? -류한아..혼자 저녁 좀 먹어라... 엄마랑 아빠랑 동생 만들러 간다.. 알았지? 지후는 하슈를 안고서는 멍하니 둘을 쳐다보는 아들을 두고 주방을 빠져 나갔다. 그런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며 류한은 익숙하다는 듯이 홀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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