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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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YANG 2022 vol. 118

SPRING

너머

총학생회 출범 총학생회비

코로나19와 손실보상

2022 vol.118

스트릿 우먼 파이터

SPRING

제20대 대통령 선거 백신패스

독립서점

너머

한양교지편집위원회


김지현

김가연

최지원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 Dear Me – 태연 ♬

원밀리언을 추천합니다

김어진

송미주

이진재

Child

냉정과 열정 사이

다시 돌아오는 봄에는

정예림 Heart full of equity, you’re an asset

편집장_ 김지현

이진재 국어교육과 21학번 jeremy02@hanyang.ac.kr

정책학과 19학번 HYgyoji@gmail.com

정예림 정책학과 20학번 chloej7@hanyang.ac.kr

부편집장_ 김가연

펴낸이

김지현

국어교육과 21학번 kayeon0428@hanyang.ac.kr

엮은이

한양대학교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위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한양대학교

최지원 의류학과 19학번 bereno6@hanyang.ac.kr

학생회관 4층 교지편집실

수습위원

전화

010-4653-6855

김어진 독어독문학과 21학번 kimeojin@hanyang.ac.kr

디자인

(주)티에스업앤업 02-2285-6846

송미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1학번 smju711@hanyang.ac.kr

펴낸날

2022 봄

*학생회비에 포함된 교지 대금 2,000원을 내주신 학우 여러분이 『한양』의 주인입니다. *본지는 한양 학우의 소중한 학생회비와 광고비로만 만들어집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지합니다. *본지가 나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HANYANG 2022 vol.118

SPRING


목차

004 여는 글

008 지금 우리 학교는 026 나비효과: 모두의 날갯짓으로

040 제20대 대통령 선거: 도둑맞은 청년 문제 058 백신 접종자만의 황금 티켓 070 COVID-19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086 손짓, 발짓, 몸짓 그리고 춤 102 우연이 주는 기쁨


기고문

120 성실을 향한 기대

책 추천

122 편집위원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128 경제금융학부 21학번 장윤택

129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21학번 보 응억 아잉 트

날적이

132 교지와 나 134 대학 언론을 위하여

139 편집후기


4 여는 글


여는 글 오랜만에 학교가 북적입니다. 공식적인 대면 학기가 얼마 만인지, 다닐 학기보다 다녔던 학기가 더 많은 저에게도 다소 어색한 풍경입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는 상황에서 재개된 대면 수 업, 앞으로의 대학 생활은 어떤 양상을 띠게 될까요. 이번 봄 호의 기조는 걸음입니다. 우리는 두 다리를 부단히 움직이며 앞으로 한 발짝씩 내딛습니다. 현재라는 산등성이 너머에 있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말입니다. 『한양』은 현재에서 넘어가기 전, 그 간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해보았습니다. 2017년 이후로 자취를 감춘 총학생회가 5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긴 공백을 깨고 등장한 만큼, 제50대 총학생회의 행보가 훗날 출범하게 될 총학생회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에 제50대 총학생회가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지 학우들의 목소리와 함께 낱낱이 살 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총학생회비가 뒷받침되어야 하겠 죠. 하지만 애석하게도,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반등할 기미없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대면 학 기를 대비하고 학교의 불통 행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바삐 걸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총학 생회비가 줄어들면서 걸음이 더뎌질지 걱정되기만 합니다. 대선과 백신패스, 우리가 올봄 넘어야 할 산 중 이보다 더 큰 산이 있을까요. 청년들은 대선 앞두고 정치권으로부터 유례없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목만큼이나 각 후보가 진정 청년들을 위한 공약 을 내세웠는지, 그 속내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미접종자의 기본권 침해를 둘러싸고 열띤 논의가 있었던 백신 패스도 다뤘습니다. 사회의 마지막은 코로나19 상황 속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를 이야기한 외부 필진의 글로 장식했습니다. 코로나19, 필자의 깨달음, 카뮈의 <페스트>,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자칫하 면 제각각일 수 있는 내용을 절묘하게 풀어냈습니다. 문화에서는 지난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트>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여태껏 대중의 시야에 보이지 않았던 스트릿 댄스가 화려하게 부상한 과정부터 메이저 장르로 자리 잡 기 위한 방법까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으로 운영진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독립서점 3곳을 소개했 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독립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겨 나의 취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걸음과 너머에 맞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1년 반의 교지 생활을 돌아보았습니다. 어떤 기사를 싣든 ‘세상을 보는 한양인의 창’이라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더군요. 이는 앞으로의 『한양』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양질의 교지를 선보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할 것입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께서 많은 성원과 비판을 아낌없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2022년의 사계절을 교지와 함께하시길 바라며. 『한양』 편집장 김지현 드림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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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총학생회 출범 수습위원 송미주 smju711@hanyang.ac.kr

02 총학생회비 부편집장 김가연 kayeon0428@hanyang.ac.kr 수습위원 이진재 jeremy02@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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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총학생회 출범 #학생 자치

지금 우리 학교는 수습위원 송미주 smju711@hanyang.ac.kr

HANYANG 8 학내


G “R=VD 2021년 11월 총학생회 선거는 무산되지 않는다”고 했던 <신호등>의 외침을 기억하는가. 그로부터 한 계절이 지난 2021년 12월 3일, 밤새도록 이어 진 제 50대 총학생회 선거 개표 마지막 순간에 <HY:phen>의 당선이 확정됐다. 52.36%의 투표율과 96.27%의 높은 찬성률은 기나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막이 내리고 총학생회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주었다.

한양 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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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이 돌아왔다 지난 4년간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를 뒤로하고 한양대학교의 총학 생회(이하 총학)가 돌아왔다. 2021년 11월의 선거는 무산되지 않았고, 과반수의 표를 얻은 <HY:phen>의 정후보 정지호(산업융합학부 19)와 부후보 김태현(사학과 17)은 학생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이제는 돌아온 총학과 함께 학생 자치의 포문을 열 때다. 총학은 그 기반을 잘 다 지려는 듯 임기 시작부터 추진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가 논의 없이 외국인 유학 생 등록금 인상을 통보하자 심의위원회를 열어 상황을 유보했고, 오랜 숙원 사업이었 던 기숙사·학점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분 명 총학을 향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상승세로 바꿀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학교는 여전히 모든 중요 사안도 논의가 아닌 통보를 하고 있고, 해결되지 못한 학내 문제는 아직 많기 때문이다. 총학은 지금의 추진력으로 이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생 자치의 완전한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 자치는 자 치 기구와 학생이 소통할 때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의 피드백이 무 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총학의 오랜 공백으로 판단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현재 상 황에서, 섣부른 옹호나 비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한양』은 학생 자 치의 담론과 함께 여러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총학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 도록 판단 기준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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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는 당신에게 필요한가?

“총학생회도 아닌 비상대책위원회 너희가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느냐...” - 2019 고위급 처장 간담회 中

한양대학교 학생 사회는 오랜 기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HY:phen>에 따르면, 비대위는 학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우선, 시간적 한계다. 비대위의 운영 방식으로는 문제 발생부터 협의까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비대위는 6개월마다 교체되었고 이에 업무의 연속성이 저하돼 장기적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했다. 다음으로 행정적 한계다. 6개월 중 인수인계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으며,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으로 인해 잦은 자료 누락과 유실이 발생했다. 또한 40명 내외로 운영되는 총학과 달리 비대위는 10명 내외로 꾸려져 업무 부담이 막중했다. 마지막으로 대표성의 한계다. 학교 측은 비대 위라는 조직에 대한 의구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비대위는 이 근본적인 한계와 행정적 한계에 부딪혀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지 못했다.1) 하지만 이것은 학생회 내부 차원의 문제다. 학생들이 이것만으로는 총학의 필요성 을 체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총학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필요성이 확실 히 증명되어야 하기에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학생 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1) <HY:phen> 정책 공약집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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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목소리

경영대 20 R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필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정식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기구 이니까.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5년 만에 출범한 만큼, 잘 운영되었으면!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기숙사 환경 개선과 한플 엘리베이터가 기대된다.

공대 21 J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필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상징성 있는 단체가 필요하기 때문.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타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A학점 비율 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숙사 확장 건도 주변 주민들 말고 학생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으면 좋겠고요. 또 총학이 학생들 을 대변하는 대표 집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5년만의 출범이라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권 의식이나 총 학 집단만을 위한 이익 추구와 같은 방향으로 빠지지 않는 투명한 학생 대표 집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공약을 잘 몰라서...

사회대 21 Y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필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일반 학생들이 학교 측에 목소리를 전하기 는 굉장히 어렵다, 물론 우리의 의견이야 전달할 수 있겠지만 그 과 정이 체계적이기 힘들다. 이런 복잡한 절차와 학우의 목소리를 대 변해 주는 것이 총학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이 있어야 학교 측과 학 생 측이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 학내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5년이라는 공백이 길어서 사람들이 총학에 대 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잊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학이 학우들에게 총학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줬으면 한다.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성적 세부 사항 공개 의무화’이다. 좋은 성적을 받아도,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도 과제 나 시험에 대한 교수님의 아무런 피드백이 없으면 발전하기가 힘들 다. 적어도 과제나 시험에 대한 점수를 아는 것은 학생이 가진 최소 한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부분이 관례적으로 공개되지 않다 보니 성적에 의문을 가진 경험이 많다. 꼭 성적 세부 사항 공개가 의무화되어 학생들의 권리가 지켜졌으면 한다.

사회대 21 J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솔직히? 필요하지 않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작년에 아무 것도 모르는 새내기여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총학이 없다고 딱히 불편한 점이 없었다.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왜 한양대학교에 총학이 있어야 하는 지를 제 대로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려되는 점은 당연히 공약을 잘 이 행할 수 있는 지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애지문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데 굳이..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그나마 ‘한양 사회봉사 이수 요건 완화’가 가장 기대된다. 학교에서 인정하는 봉사 활동의 범위가 매우 좁다고 느꼈는데 이번 기회에 외부 기관에서 실시한 봉사 활동 역시 인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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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대 21 N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물론, 총학이 출범하여 활동한 바를 보진 못 했으나 총학이 없었을 당시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와 총학생회의 큰 차이를 잘 모르고, 총학생 회가 들어섰을 때 어떤 것이 실현 가능해지고 학생들에게 어떤 긍 정적인 효과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5년 만에 어렵게 총학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 고 체감되는 변화가 없을까 우려된다. 특히, 한양대 제 50대 총학 생회 후보 정책 공청회 방송을 시청하면서 애지문 에스컬레이터 공 약이 터무니없다고 느꼈다. 단발성과 홍보성만을 타깃으로 한 공약 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과연 실현이 가능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인 입장이었다.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베리어프리 학교 환경 구축 공약이 가장 기대된다. 한양인이라면 누구나 공부하기 좋은, 생활하기 좋은 학교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다. 단순히 물리적인 장벽 이외에, 심리적 장벽 또한 축소되길 바란 다. 이 공약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개인적으로 학교에 대한 자부심 도 커질 것 같다.

음악대 19 M

총학은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필요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학교를 이끌어 줄 상위 기구가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학교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개인의 욕심을 위해서가 아닌 학생들을 위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학교를 바꿀 수 있도록 소통하고 노력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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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애지문 에스컬레이터 설치와 수강 포기제가 가장 기대됩니다.

인문대 21 K

총학은 당신에게 필요한가? 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각 과와 단과대에 대표가 있는 것처럼 한양 대 학생들 모두를 대표하는 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단체든 대표자가 없으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하나된 목소리를 찾 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총학이 5년 만에 출범했다. 당신이 이번 총학에 바라는 점 또는 우려 되는 점은 무엇인가? 코로나가 3년째 지속되면서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지쳤을 것 같다. 이런 일상 속에서 학교생활에서라도 활 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교와의 확실한 소통 창구가 되어 주길 바란다.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되는 공약이 있는가 성적 세부 사항 공개 공약이 가장 기대된다.

학생들의 답변이 나오기까지의 맥락을 살펴보도록 하자. 2017년, 운동권 총학의 등 장으로 학생 자치의 위기가 시작됐다. 이듬해였던 2018년에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 가 무산됐고 같은 해 12월, 비대위원장의 학생회비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총학이 정치 화된 것에 이어 발생한 횡령 사건은 학생 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회의감을 가중시켰고, 학생회를 더 이상 신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후 기나긴 비대위 체제가 이어져 총학을 경험한 세대가 전무한 시대가 왔고 몇몇 학생들은 묻는다. “총학이 왜 필요한가” 질문이 무색하게 지난 몇 년간의 일들은 총학의 필요성을 충분히 증명해 왔다. 코로 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학교는 예측할 수 없는 학사 운영으로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다. 불합리한 시험 방식과 평가 제도에 학생들은 이를 공론화하고자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한양대는 소통하라’는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로 올리는 등 소통을 요구했으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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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학교는 소통마저 방역해 버리는 태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 인상, 불통 행 정 등 학교와 학생 간의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를 순 있으나 학교가 학생을 도외시한 채 독단적으로 행동할 경우, 학생의 권리가 침해될 가 능성이 높다. 이때 총학은 뚜렷한 대표성과 조직의 체계성, 대의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비대위는 위 세 가지 요소가 취약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권리 보호에 있어서는 총학이 우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대위가 아닌 총학이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과 필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그리고 학교생활 및 자 치활동을 보장하는 투명한 학교 운영을 위하여 학생 자치 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문제는 총학의 필요성 여부가 아닌, 총학의 방향 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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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이 올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 <HY:phen> 공약집

이제는 총학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공약은 어떻게 이행되는지, 지켜볼 때 이다. 우리가 앞으로 총학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지를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알아보자.2)

▲ 지난 11월 24일 개최된 <HY:phen>의 정책 공청회에 △한양교지편집위원회 △한대방송국 △한대신문 △한양저널과 일반 학우가 참석해 공약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 = 황성주)

Check Point 1 소통의 혁신 찾아오는 총학생회 | 청원 시스템 |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 | 하이픈 제로-백 | 중앙운영위원회 참관 제도 Q.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 공약은 이미 지난 6월, 비대위가 학교와 논의했던 사안이 다. 이전 정책과 차별 지점이 있는 것인지, 진행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 주기로 진행할 것인지 궁금하다. A. 이전에 논의되긴 했어도 간담회를 확실하게 제도화해 학교 본부 측에도 책임감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총학과 총장이 만나서 얘기하는 자리가 아닌 다양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간담회 참석자 일정 조율 및 준비 과정을 고려해 주기는 분기당 1회 정도로 생각 중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간담회 정책은 지난 비대위에서 이미 학교에 제안했던 것 으로, 중복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간담회가 확실히 제도화 되는 과정을 살 펴보아야 할 것이다. 2) 지켜봐야 할 point가 있는 공약들 위주로 질의 내용을 선별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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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2 학생 참여형 교육 제도 구축 한양 사회봉사 완화 및 폐지 | 학점 포기제 도입 | 성적 세부 사항 공개 | 학점 인플레 대책 | 조기졸업 제도 개선 | 폐강 기준 완화 | 24-27 교육과정 Q. 성적 세부 사항 공개의 경우 본질적으로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 다. 꼭 강제성을 부여해야 하는지, 교수가 불응한다면 어떻게 대비할 지 궁금하다. A. 강제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적 개선을 취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수 에게 이의를 제기헤야 세부 성적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 없이도 열람할 수 있 도록 개선하고자 한다. 만약 교수가 불응할 경우 교무처 학사팀과 논의할 것이고, 그럼 에도 학교 측이 불응할 경우 대학평의원회, 그리고 각 단과대를 통해 제도의 효용성을 알리고, 설득할 것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실행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공약이다. 공약 이행 여부와 함께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효용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Check Point 3 문화·복지가 있는 학교 코로나 학번 새내기 배움터 | 선후배간 교류사업 | 대학 문화 활성화 (라치오스 축제) | 복지사업 강화 | 장학 정보 알림 서비스 Q. 코로나 학번 새로 배움터 추진 및 대학 문화 활성화 공약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라는 변수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A. 현재 단과대·학과 학생회는 비대면 행사에 익숙한 학번으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대면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총학에서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 다. 만약 코로나19가 악화돼 대면 행사 진행이 어렵다면 제한된 범위에서라도 안전하고 다양한 대학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행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우려도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될 시 총학만의 특별한 차선책이 제시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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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4 학생 친화형 학교 환경 구축 한양플라자 엘리베이터 설치 | 애지문 에스컬레이터 설치 | 베리어프리 | 석면 천장 관리 | 성동 03-2 마을버스 노선 연장 | 교내 시설 개방 시간 확대 Q. 5 생활관 앞 철문을 제거한다고 진정 베리어 프리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교 내 키오스크 베리어 프리 정책은 이미 장애 학생 인권 센터에서 추진 중인 사업인데 중 복 정책이 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A. 5 생활관 앞 철문 제거는 베리어 프리의 단적인 예시다. 해당 공약은 학교 본부 차원 에서 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내 곳곳에 개선이 필요하단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교내 키오스크 베리어 프리 문제는 현재 장애 학생지원센터에서 이미 추진 중이긴 하지만 총학에서도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 외 아직 총학 차원에서 마련한 구체적인 정책은 없 지만, 장애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 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베리어프리와 관련해서 총학이 학교 측에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Check Point 5 총학생회 혁신 디지털화 | 업무 프로세스 혁신 | 구조 혁신 | 근로장학제도 | 단위 학생회 역량 강화 Q. 근로장학제도 도입에 있어 발생하는 문제들의 해결 계획이 궁금하다. 또, 학생 자치 활동 기구들도 열정 페이 문제가 심각한데 이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공약의 목표는 학비 감면형 장학금의 문제점인 중복 수혜 불가능한 부분을 구제하 는 것이다. 우선, 근로 시간 측정 제도를 도입해 베타 테스트를 먼저 거치고, 이후 제도 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학생 자치활동 기구 중 언론사의 경우 학생처 주관으로 예산 이 지급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처의 예산상의 이유로 기자 인원수 제한, 기자재 구매 불충분 등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회뿐만 아니라 자치 기구 내 모든 학생 이 노력에 걸맞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근로장학제도 공약은 단계적 과제로 나뉘어 있는데, 학생 자치 기구에 관한 시급한 사안이기에 총학의 추진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로장학 제도 사업의 진행 상황을 계속 확인해보자.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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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6 주거 환경 개선 및 기타 질의 주소 이전 캠페인 | 기숙사 및 자취 환경 개선 | 상생 학사 수혜 대상 확대

Q. 그간 학교는 기숙사에 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왔는데, 리모델링 외 기숙사 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다양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전 방위적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기숙사 의 경우 장기적으로 계획을 갖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 출범하게 되면 기숙사 운영 위원회 혹은 기숙사 학생 대표를 선출해 전달 창구를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접수된 안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Point 임기 내 실현될 수 있도록 높은 추진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면 다음 총학 과제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다음 총학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따로 있을 텐데,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총학의 중장기적 로드맵에 이 과정들이 들어가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청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네 개의 언론사가 공통적으로 말했던 것은 공약집 속 공약을 모두 이행하기에는 1년이라는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총학은 이 에 대해 “완벽히 이행되지 않더라도 제도의 실효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시간이 필 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적 공약의 경우 학교 본부와 소통하며 보완해 나갈 것이 고, 이행되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 총학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답 변했다. 그러나 장기화된 공약이 학생들로 하여금 총학의 역할과 필요성을 실감케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이다. 총학은 모든 공약을 임기 내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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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의 봄은 이미 시작되었다 학생 자치의 본질은 학생과의 소통에 있다. 총학은 앞으로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 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총학 출범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에 총학은 어떤 입장일 까? 앞선 논의 내용들을 질의하기 위해 총학을 찾아가 보았다.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이는 <HY:phen>, 그들은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 총학생회장 정지호(이하 정지호)와 인터뷰 하는 모습

『한양』: 입후보하신 계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정지호: 작년에 비대위 직무를 2주간 대행하며 비대위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영된다 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보탬이 되고자 비대위에 합류했고, 일을 하면서 총학과 같은 체계화된 조직의 필요성을 느껴 입후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오랜 공백으로 총 학의 역할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 학우 분들이 많습니다. <HY:phen>은 학우 분들께서 총학의 역할과 성과를 직접 체감하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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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HY:phen>을 총학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소통’인데 요, 총학은 앞으로 어떤 소통을 보여주실 건가요? 정지호: ‘피드백이 있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우 분들께서 요청 사항이나 질문을 주셨을 때, 구체적인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총학,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총학이 될 것입니다. 『한양』: “작년 한 해 총학이 없어도 큰 불편함을 겪지 못했다.”는 학생층 의견이 있습니 다. 총학에게 묻고 싶습니다. ‘총학생회’는 왜 필요할까요? 정지호: 불편한 지점이 있어도 그것을 총학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지 못하셨기 에 총학의 필요성을 실감하지 못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총학생 회는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근시일 내에 보여드릴 것입니다. 이것이 총학에 대한 신뢰 감 회복으로 이어져 모든 상황이 선 순환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기대 중입니다. 『한양』: 본격적인 공약 이행에 앞서 중장기적 계획 로드맵을 작성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중장기적 로드맵은 완성되었나요? 공약집 속 모든 공약들이 반영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지호: 모든 공약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담당국을 배정하였고, 각 국별 중· 장기적 계획에 관해서도 국장님들과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장기적 로드 맵은 앞으로도 꾸준히 검토 및 수정의 과정을 거칠 계획입니다. 『한양』: 소통의 혁신 공약이었던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가 한 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간담회가 학교 측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개최될 계획 인지 듣고 싶습니다. 정지호: 해당 공약에 방점을 찍었던 이유는 학교 조직의 방향성을 파악하고, 또 학우 분 들의 의견을 직접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현재 월 1회 진행을 요청 드렸으나,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아 분기별 1회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민 첩한 대응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부총장님과의 소통도 요구 드린 상황입니다. 『한양』: ‘성적 세부 사항 공개’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아직도 제기되고 있습 니다. 시스템화 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일각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인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지호: 현재 성적의 세부 사항을 알기 위해서는 이의 제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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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히 궁금한 것일 수도 있는데 의도가 왜곡되어 전달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도입 의 첫 번째 이유였고, 교육의 진정한 목적에 달성하기 위함이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공 약 도입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가용률에 관해서는 저희도 걱정 중입니다. 교 수님을 만나 뵈면서 교수님의 입장과 우려 지점들을 체크한 후, 그것을 해결해 나간다면 가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한양』: 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공약 중 하나가 바로 ‘대학 문화 활성화’ 공약 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비대면화 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학생들을 만족시킬 만한 차선책, 마련 중이신가요? 정지호: 우선 지금은 새내기 맞이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교육부 지침을 준수하는 선에 서 대학 문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의 피드백을 이정표 삼아 체육대회, 봄 축제 등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한양』: ‘애지문에는 이미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굳이 설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라는 학생층 의견이 있습니다. 애지문 에스컬레이터 설치 공약은 필요성, 시 급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진할 예정이신가요? 정지호: 해당 공약의 목적은 ‘에스컬레이터를 포함한 애지문 개보수’인데요. 이 사업은 보편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입니다. 모든 학우분께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공약 을 이행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애지문은 학우 분들과 내빈 분들이 가장 처음 접하는 곳이기에 개보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총학이 주도해서 한다면 학우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양』: 공청회에서 무조건 ‘속도’를 추구하기 보다는 공약의 실효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 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나 일부 공약들은 그 속도가 중요해 보입니다. ‘기숙사 주거 환경 개선’, ‘학생회 근로 장학제 도입’ 공약의 단계별 이행 계획을 묻고 싶습니다. 정지호: 담당 부처에 논리를 잘 갖춘 상태로 대응했을 때 효율이 극대화될 것이라 생각합 니다. 실효성을 파악하고 잘 대비하는 것이 결국엔 ‘속도’ 차원에서도 좋을 것입니다. 기 숙사 문제는 현재 온라인 설문조사 중이고, 이후 총학 차원에서 현장 점검할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기숙사생 분들과 간담회, 생활관 담당자와의 실무적인 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근로장학제도의 경우 현재 학생처에 의도를 전달해 둔 상태입니다. 타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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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사례와 더불어 시간 측정 시스템을 도입할 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를 검토할 것입니다. 『한양』: 공약이 장기화될 경우 차기 총학이 해당 공약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향이 없을 수도 있는데 장기 계획의 실현이 가능할까요? 정지호: 그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우 분들이 불편함 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면 차기 총학도 필요성을 느끼고 공약에 반드시 포함시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인수인계 대비 자료 또한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대한 임기 내에 끝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안 될 경우에도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양』: <HY:phen>은 이제 한양대학교 학생들을 대표합니다. 학생 대표자로서 학우 여 러분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정지호: 총학은 소통에 큰 열망이 있습니다. 저희는 학우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피드 백을 원합니다.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낫다 생각합니다. 물론 악플을 받고 처음엔 마음 이 아프겠지만, 악플이라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총학은 캠퍼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또 소통의 총학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 또한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많은 관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Y:phen>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총학은 다르다, 총학은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총학의 이행 계획에는 비대위와는 달리 체계와 대의가 살아 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의 대부분이 미래지향적이었던 만큼, 총학의 행보를 앞으로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총학은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학생을 향한 자치 기구다. 그 방향성에 맞춰 학생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다 만, 총학이 당부했던 대로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총학의 바 람직한 행보가 선행되어야겠지만, 학생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에는 그 구성원인 학생 개인의 책임도 분명 존재한다. 옳은 방향으로 학생 자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쓴소리 도 환영이다. 총학이 나아가는 걸음에 많은 관심이 향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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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For A Better World 겨울이 아무리 춥고 길다 해도 언젠가 봄은 온다. 한양대 학생 사회에도 4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다시 봄이 올 듯하다. 하지만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은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피어나야 진정한 봄이라 할 수 있기에, 아직 모르는 얘기다. 공동체의 의미는 점점 낯설어 가고 우리는 경쟁 사회 속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 다.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개인주의라는 이름 속에 놓아 버리기도, 학생 자치가 나에게 득을 가져다줄지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 자치의 실효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학생 자치를 회복시켜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지금은 총학을 균형적으로 판단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총 학이 학생의 이해를 대변하는 지점에서는 무한한 지지를, 그와 어긋나는 지점에서는 건강한 비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선두에 있는 총학은 끊임없이 소통 하며 학교와 학생을 잇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다짐과 각오로 진정한 봄을 맞 을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모두가 잘 해낸다면 지난 4년간 잊고 있던 우리의 권 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2022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는 한양인의 첫 걸음이 학생 자치가 될 수 있 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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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납부율

나비효과: 모두의 날갯짓으로 부편집장 김가연 kayeon0428@hanyang.ac.kr 수습위원 이진재 jeremy0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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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의 근간이 되는 학생회비라 하지만 저조한 납부율을 보고 있으면 학생 자치가 얼어붙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 씨의 변화를 일으키듯, 학생들의 관심이 모인다면 총학생회비의 납부율은 다 시 높게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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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시작, 일단 돈부터 주세요!

하냥이는 22학번 새내기다. 두근두근 입학을 알리는 합격통지서와 함께 온 등록금 고지 서 한쪽에는 총학생회비 납부금이 찍혀 있다. 총학생회비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혹 여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대학 생활에 소외될까, 불이익이라도 생길까 걱정이 든다. 고민 끝 에 돈을 이체하고 나면 그래도 자신이 낸 돈으로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냥이는 새 학기에 여러 혜택을 누리며 활기찬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을까?

추운 겨울이 사그라지면 학교는 여느 때처럼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총학 생회 또한 학생 대표 자치 기구로서 학생들을 위해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총학생회비 예산안을 짜기 시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총학생회의 노력은 학생들에게 와닿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총학생회비를 어떤 이유로 납부했든 체감할 수 있는 혜택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회비가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 돌아온 혜택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비 납부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끊이 지 않고 매년 이어져 왔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자 학생들은 납 부의 필요성을 더욱 못 느끼는 듯하다. 이처럼 계속해서 떨어지는 납부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이 학교에 찾아오는 3월, 한양대학교는 대부분의 수 업 형태를 대면으로 전환했다. 다시금 활기찬 학교가 기대됨에 따라 학교생활의 기반 이 되는 총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진다. 『한양』은 총학생회비를 면밀히 살 펴보고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총학생회비가 되도록 제언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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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만 원은 어디로

한양대학교 학생들은 매 학기 만 원을 지불하면서도 총학생회비가 적재적소에 쓰 이는지에 대한 물음에 명쾌한 답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아마 알아서 잘 사 용되고 있겠죠.”라고 말하며 안도할 만큼 학생들에게 만 원의 가치는 낮게 느껴지는 것일까. 이처럼 총학생회비의 가치는 학생들마다 다르게 매겨질 것이다. 가령 누군 가는 “돌아오는 것도 없는데 굳이?”라며 납부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 는 “만 원쯤이야”라며 회비를 아무 생각 없이 낼 수 있다. 한 개인이 내는 금액은 만 원에 불과하지만 총액을 고려하여 학생회비로서 제구실을 하는지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총학생회비는 총학생회와 중앙특별기구1)가 전체 금액의 56% 를, 단과대학 학생회가 나머지 44%를 나누어 갖는다. 총학생회는 총학생회비와 교비 로 사업을 진행한다. 교비를 제외한 순수 총학생회비만으로 진행하는 사업들은 대표 적으로 간식 사업, 제휴 사업, 각종 이벤트 등이 포함된다. 사업 보고와 더불어 총학 생회비 사용 내역은 매년 총 3차례 열리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2)에서 결산 보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학년도 1학기

2021학년도 1학기

2021학년도 2학기

5

6 39 55

1

18

34 56

73 9

▒ 잔액 ▒ 축제 ▒ 기타

▒ 잔액 ▒ 간식사업 및 이벤트 ▒ 자치

▒ 잔액 ▒ 간식사업 및 이벤트 ▒ 자치 ▒ 기타

▲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의 총학생회비 사용 비율

1) 중 앙특별위원회를 지칭하는 말로, 업무의 성격이 총학생회 정학생회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기 에는 무리가 있고, 지속성·독립성·전문성이 필요한 것일 때, 그 특정 업무를 전담하여 집행하는 기구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칙 제34조 제1항) 2) 전 체학생대표자회의는 전체학생총회의 최고의사결정권을 위임받은 의결기구로, 총학생회 회비의 예산 과 결산 등을 이곳에서 심의·의결한다.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칙 제14조 제1항 및 제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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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의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산 보고 자료에 따르면 총학생회비의 사용 양상은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보였다. 이월금액을 포함한 2018학 년도 1학기 총수입 18,437,702원 대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축제였다. 하 지만 2021학년도 1학기 총수입 31,395,245원 대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다 름 아닌 잔액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 축제가 활발함에 따라 이에 대한 지출의 비중이 높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축제가 사라지며 학생회비는 계속 이월되었 다. 그 결과, 잔액이 전체 회비의 73%까지 육박하게 된 것이다. 또한 2018학년도 1학 기에는 총학생회비가 아닌 후원금으로 집행되었던 간식 사업이 2021학년도 1학기에 는 총학생회비 사용 내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유난히 간식 사업 및 이벤트 의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코로나19로 다양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쓸 수 없는 제한적 인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1학년도 2학기 잔액은 총수입 31,331,145원 대 비 56%로 여전히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1학기와 비교했을 때 제50대 총학생회 선거로 인해 자치 비용이 늘어나 잔액의 비중이 조금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제49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비대면 콘텐츠를 제 작하는 데에 학생회비를 쓰며 취소된 축제의 빈자리를 채우려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재학생들은 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올해는 학교에서 수업의 형태 를 대면으로 전환함에 따라 학생회비의 사용 방향은 어떤 양상을 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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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모르는 하향곡선

총학생회비의 사용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해도, 납부된 금액 이 적다면 실행에 옮기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학생들은 납부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하다. 2012년도에 50%가 넘었던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10년 동안 지속해서 떨어져 2020학년도 2학기 19%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학 생회비의 미래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60

55.8 52.6 48.4

46.4

44.2

40

36.6

34.1

34.7

29.4

30

30.3

30.1

24.6

29.8

31.3

29.2

24

21.7

20.9

19.2

20

20 2012-1

2013-1

2014-1

2015-1

2016-1

2017-1

2018-1

2019-1

2020-1

2021-1

● 납부율

▲ 2012학년도 1학기부터 2021학년도 2학기까지의 총학생회비 납부율 추이 (출처: 학생처 학생지원팀)

그렇다면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왜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한양』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회비 결산 내역 확인 여부와 원하는 총학생 회비의 방향성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3) 설문조사 결과, 재학생들은 분명히 원하는 사용 방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산 내역을 잘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 다.4) 총학생회가 결산안이나 사업 내용을 SNS와 전학대회 자료집에서 볼 수 있다고 하나, 학생들 대다수가 어떻게 확인하는지 모르며 실제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도 크 지 않았다. 심지어 전학대회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러한 모 습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단절을 떠나 학생 자치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비롯된 것이며 학생 사회의 어두움을 내비친다. 학생회비의 사용이 당장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 생각하며 무관심한 태도는 한 학기에 만 원을 내는 것도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3) 1월 11일부터 24일까지 구글폼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57명이 응답하였다. 4) 응답수 57명 중 44명이 총학생회비 결산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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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학생들은 학생회비의 투명한 사용을 원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이들 중 일부는 2018학년도 총학생회비 횡령 사건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당시 이강현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개인 부채와 생활비 등의 개인적인 용무로 총 학생회비의 약 5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자진 고백했다. 소중한 학생회비를 관리하는 학생 대표가 이를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도 충격이었지만, 자진 고백이 있기 전까지 아무도 횡령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였다.5) 2018년 총학생회의 불투명성이 학생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상황이기에 총학생회는 회계 정리에 더욱 노력을 가하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의 상황도 낮은 납부율에 한몫했다. 이는 납부율의 감소 추이에 막대한 영향 을 끼쳤다고 볼 수는 없으나 납부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더해주는 하나의 변수로써 작 용했음은 분명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학생들은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 는 상황이기에 총학생회비의 필요성 또한 느끼지 못한 것이다. 납부함으로써 얻는 학교 생활의 이점이 충분치 않다는 생각은 총학생회비 납부를 고민하게 만든다. 다양한 이유로 낮아진 납부율을 다시 높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총학생회는 재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을 조사하여 이를 어느정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설문 조사에서 총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면 좋을지에 관한 물음에 학생 복지 증진과 학교 시 설 관리, 자치활동 지원 등 여러 응답이 있었지만 대다수 복지라 답하였다.6) 이는 설문조 사에 참여한 재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총학생회와 모든 학생이 인지하고 원하는 방향이라 생각된다. 학생회비를 향한 바람을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납부율 추이 그래프가 계 속 하향곡선일지, 상승곡선으로 바뀔지 정해질 것이다.

5) “그 많던 학생회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한양』 106호 <되-감기>, 2019.03, 8-22. 6) 응답수 54명 중 33명이 학생회비의 사용이 복지로 쓰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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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hen이 이어갈 너와 나의 학생회비

▲ (왼쪽부터) 부학생회장 김태현(사학과 17), 정학생회장 정지호(산업융합학부 19)과의 인터뷰

5년 만에 새로 출범한 총학생회 <HY:phen>(이하 하이픈)은 학생회비 납부율이 상 승곡선으로 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한양』은 앞으로의 총학생회비 사용 계획과 저조한 납부율을 타파할 만한 전략들은 무엇이 있는지 하이픈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한양』: 하이픈은 소통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회비 사용 방향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이픈: 아직 대대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거본부 인력과 지인분들에게 물어본 결과 총학생회비 납부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근본 적인 것들이 전부였습니다. 때문에 설문조사를 당장 시작하지 않은 이유는 근본적인 원 인에서 더 세분화하여 물어보는 것이 실용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양』: 『한양』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7) 및 에브리타임에서 간식 사업을 선착순으로 진 행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방도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하이픈: 코로나19 상황상 소통의 방식에 있어 한계가 있다 보니, SNS를 하지 않은 학우분 들은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졌고 이에 따라 선착순의 문제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선착순보다는 특정 채널에 국한되지 않게 홍보하여 사전에 예고된 시간에 신 7) 총학생회비와 관련하여 총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응답한 20명 중 2명이 간식사업 선착순에 대한 공정성 확보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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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할 수 있도록 전체 문자 발송의 방법 등을 고려해 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착 순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면 랜덤의 방식 등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여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양』: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총학생회비도 계속 이월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월금에 대한 활용 방안이 궁금합니다. 하이픈: 새내기 맞이 행사, 체육대회, 봄 축제 등 대규모 행사에 있어 교비로 메꾸기 어 려운 부분을 학생회비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전 비대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신규 사 업을 진행하여 총학생회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차년 도에도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를 감안하여 사업은 공격적으로 하되, 예산은 안정적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양』: 전학대회 등의 학생자치 관련 용어와 더불어 총학생회비 결산 내역을 어디서 보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하이픈에서 새로 개설한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결산 내역을 주기적으로 볼 수 있게 공유해 보는 방법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하이픈: 내역 공개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용어 정리입니다. 의결, 인준, 전학 대회 등의 단어는 학우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쉬운 용어로 바꾸거나 설명 을 덧붙여 정리할 예정입니다. 결산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기에 총학생회 홈페이지 를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해 드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역 공개 주기를 얼마 큼 앞당길 수 있는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안정적으로 올리려고 합니다. 『한양』: 공약 정책 자료집에 따르면 제휴사업과 관련한 혜택을 확대하여 학생회비의 가 치를 빛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어떠한 혜택이고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이픈: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을 토대로 기본적인 방향을 조사한 결과, 일방향적인 제 휴가 아닌 학우분들이 제휴사업으로 하여금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재학생분들이 코로나로 인해 결여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보다 나은 문화 및 복지사업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체로부터 제휴 제안 을 받아 검토 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하이픈이 먼저 실효성이 다분한 외부 기관에 제안 을 하여 타 대학과의 차별성을 둔 제휴를 맺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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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저조한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학생들이 총학생회비를 내는 것에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학생회비를 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이픈: 총학생회비 납부의 필요성은 재정적 독립입니다. 납부율이 낮아질수록 교비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학교 본부가 원하는 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총학생회가 자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예산에서의 독립이 필요합 니다. 총학생회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학우분들이 기대하시는 다양한 사업을 자율 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니 학우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하이픈은 배 이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대위 체제가 길었던 만큼 하이픈은 재학생들이 총학생회비 납부의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계획을 검토 중임을 알 수 있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학생회 비를 납부한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또한 신입 생 맞이 행사, 체육대회, 봄 축제와 같은 사업은 비대위 체제에서도 가능한 사업이기 에 비대위와의 차별을 둘만큼 특색 있는 것이 아니다. 이에 하이픈은 같은 사업이더 라도 규모나 질적으로의 수준을 높여야 재학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이 픈의 목표가 학생회비의 제대로 된 활용으로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것인 만 큼 가시적인 성과로써 재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총학생회비를 내야 하는 이유는 자율과 독립에 있다. 하이픈은 총 학생회비 납부의 필요성에 대해 재정적 독립이라 답하였다. 교비에 의존하지 않고 학 생들의 자율에 맡겨 학교를 개진해 나갈 수 있음에 납부의 이유를 말한 것이다. 우리 는 총학생회비를 냄으로써 의견 표출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학교를 독립적으 로 이끌어 나가는 데 힘을 실을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의 불통 사태를 지켜만 봐서 는 안 된다. 모두가 건강한 학생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소통하는 학생 자치의 근간은 바로 학생회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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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를 위해서라도

매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 적힌 총학생회비 만 원. 이렇게 모인 총학생회비는 학생들 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총학생회는 이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 회의 열띤 노력에도 학생들은 여전히 납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하다. 납부율은 점점 바닥을 향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사업 진행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 다. 따라서 총학생회는 곤두박질치는 납부율 그래프를 보며 총학생회비의 투명성 제고 와 코로나19 상황 속 적절한 사용을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총학생회비의 적절한 집행에 앞서, 학생들의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총학생회 비는 학생의 돈으로, 학생의 결정에 의해서 모여 학생을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혜택 의 주인공인 학생들은 관심이 없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총학생회비의 중요성을 되돌 아봐야 한다. 과연 학교의 주인은 누구일까. 당연히 학생이 주가 되어 발전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우리의 권리가 학교 본부에게 빼앗긴 것 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심화된 개인주의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잃어버린 학생 자 치를 되찾기 위해선 우리만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롭게 힘이 실린 우리의 의견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총학생회비가 절실히 필요하다. 학생들은 그저 멀 리서 학교가 변화하기만을 기다리며 지켜볼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나서서 그 누 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학교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총학생회비를 납부 해야 하는 이유이다. 학생들이 여태껏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는지, 그저 외면하고 있 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제 행동으로 보여줄 시간이다. 당신의 만 원이 모 여, 나비의 날갯짓이 주는 변화처럼 한양대학교에 큰 파도를 몰고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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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직접 찍은 사진을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응모 작품과 함께 이름, 학과, 학번,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당선된 작품은 119호에 기재될 예정입니다. 당선되시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해드립니다. (최대 두 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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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제20대 대통령 선거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02 백신패스 수습위원 이진재 jeremy02@hanyang.ac.kr

03 COVID-19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호경 junghk@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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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030세대

제20대 대통령 선거 : 도둑맞은 청년 문제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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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폭등하는 부동산값, 등록금 마련, 젠더 갈등으로 혐오가 만연한 사회 는 청년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선택 불가능한 현실적 문제이다. 하지만 남일처럼 취급하고 일회성 공약으로 메꾸는 정치인들은 청년들의 문제를 득 표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결국 청년을 향한 텅 빈 외침이 그들을 돋보이게 할 ‘다채로운 쇼’일 뿐이었다면 우리는 꿈을 잃은 현실 속에 서 청년 문제마저 도둑맞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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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2030세대를 잡아라! 3월, 우리는 새로운 정치적 국면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간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대 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대 선의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2030세대’와 ‘MZ세대’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OOO후 보, 2030세대 겨냥하는 정책 마련’과 같은 헤드라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번 대 선 정국에서 유독 2030세대가 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2030세대는 자신의 피부에 와닿는 정치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조국 사태와 LH 사태에서 드러난 집권 세력의 내로남불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이하 인국공 사태), 실업,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계층 이동의 사다리 상실은 2030세대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는 투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서 오세훈 시장, 6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대표 당선을 이끌어내자 정치 권은 청년 세대에 본격적으로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의 두드러지는 특 징은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자와 언제든지 표심을 맞바꿀 수 있는 스윙 보터 가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4050 세대, 윤석열 후보는 6070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는 한편, 모두 2030세대로부터는 확 고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1) 이와 같은 청년층의 유동적인 표심으로 각 정당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030세대’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의 행보와 우리가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정치권이 강조하는 것처 럼 청년2)들이 그토록 중요한 존재였다면 관심과 함께 청년의 삶의 질은 상승곡선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여전히 일자리난과 주거난에 허 덕이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청년들은 지금껏 자신들이 정당에 의해 반복적으로 소비만 되었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번 대선 후보들은 득 표만을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아닌 진정성 있는 공약을 내세웠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 다.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에는 무엇이 있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대응은 우리의 고민과 맞닿아 있을까? 1)

코리아정보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지난해 12월30일 40.2%에서 올 해 1월 19일 20.7%를 보였고,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28.5%→48.2%로 모두 변동폭이 컸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1월 20일 조사까지 40대는 이 후보가,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가 큰 변동폭 없 이 우세를 보였다.(출처: 홍영식, “이재명·윤석열의 '찌질이' 대선전? [여기는 논설실]”,<한경 정치>, 2022.01.26)

2) 청년 기준 나이는 지자체와 법규마다 상이하다. 본 기사는 서울 청년의회를 따라 19-39세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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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청년 9인에게 듣는 20대 현실 이야기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2030세대 독자는 취업, 집 마련, 등록금 납부 등 각자 직 면하고 있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이에 『한양』은 각 후보의 공약을 파헤쳐 보기 앞서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문제와 지지하는 후보에게 기대하는 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대상자는 다양한 연령, 학과, 성별, 학번에서 골 고루 선별되었다. 인터뷰 결과 9명 중 3명이 윤석열을, 2명이 심상정을, 2명이 안철 수를 지지하며 나머지 2명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로 지원한 학생은 없었다.

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자 이재명 후보(이하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9명의 인터뷰이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목 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미지’를 큰 치명타로 꼽았다. 정치 목적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실리를 위한 정치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형수 욕설 녹음 파일과 대장동 사건에 대한 큰 반감을 보이고 “전과 4범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떠 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상상이 안 간다.”고 말한 대목이 이 후보의 비호감 이미지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 한 인터뷰이는 다양성을 포용하지 않는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2.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자 여느 거대 양당 후보 지지자가 그랬듯, 최선책 이 아닌 차악책으로서 윤석열 후보(이하 윤 후보) 를 선택했다. 공통적으로 지지자들은 윤 후보의 공정성 가치가 가족 비리 논란을 봤을 때 모순적 이지만 타 후보에 비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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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생각했다. 한 인터뷰이는 윤 후보가 아닌 이준석 대표의 국민을 위하는 태도를 높이 사 윤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들 3명 중 2명은 취업을 20대들에게 있어서 가장 와닿는 현실적 문제로 꼽았다. 특히나 인문·상경 계열의 취업시장이 가혹해져 자신의 적성을 살리기보다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기업이나 전문직을 선호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다. 취업과 관련하여 청년들에게 논란이었던 인국공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자 3명 모두 당시 정규직화 조 치 방법은 정당한 경쟁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윤 후보가 내세우는 공정성 가치를 옹호하는 것과 연결되었는데, 지지자들은 정부가 공 정의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회적 공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젠더 갈등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은 한 지지자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실정 을 비판하며 현 정권은 특정 성별을 위한 정치를 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남녀 간의 화 합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이하 문 정부)의 과정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평균 2점3)이 나왔다. 최저임금과 군인 월급 인상 등의 정책은 의미가 있었지만 특히 주거 정책은 결 과적으로 완전한 실패에 가까웠으며 세대 갈등을 야기했다고 보았다. 또한 코로나로 혼란스러울 때 정책이 다방면으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지지자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윤 후보가 청년 세대의 문제에 그나마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는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정책을 내세운다는 한계가 있지만, 과거의 정치권과 달리 청년에게 필요한 공약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지지하였다. 병사 월급 200만원 정책은 좋다는 의견 과 정작 중요한 군 인권 보장을 위한 시스템이 시급한 현실을 외면했다는 의견으로 갈 렸다. 반면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와 같은 공약에 대해서는 문 정부의 여성 특혜 정책 을 일부 시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일치하였다.

3) 각 지지자는 10점 중 1점, 2점, 3점의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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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지지자 심상정 후보(이하 심 후보) 지지자들은 사회적 약자를 고려할 수 있는 대통령상을 바랐다. 사회 적 약자를 대변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편향된 의 견만을 반영하거나 포퓰리즘 정책을 양산하는 것 이 아닌,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정치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들에게 있어서 가장 현실적 문제로 취업을 꼽은 한 지지자는 여성과 청년층, 그리고 인문·상경 계열의 실업률이 심각한 현실을 토로했다. 경제적 기반이 되는 취 업이 해결되지 않아 삶이 각박해지고 다른 문제들도 뒤따라온다고 보았다. 다른 지지 자는 청년이 월·전세살이를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짐으로써 빈 익빈 부익부 현상이 강화되는 정세를 비판했다. 심 후보 지지자들은 문 정부의 성과를 타 후보 지지자에 비해 매우 높게 평가했다. 평균 7.5점4)을 주며 코로나 시기의 안정적인 대처로 국민을 납득시킨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코로나 대응책에 집중하느라 청년이 겪는 문제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취업의 경우 청년 예술·창업 정책은 좋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법적 지원을 제 대로 마련하지 못한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지자들은 공약의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 후 공약 이행의 가능성을 면밀 히 따졌다. 모두 사각지대에 귀를 기울인 심 후보의 공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하며 공통적으로 주4일제 도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지지자는 코로나 상황 속 의료 환경 개선 공약은 시기 적절하며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전 국민 고용보험은 안정적인 복 지 확충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다른 지지자는 공약 시행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이 소개되지 않은 점을 아쉽게 생각하였다.

4) 각 지지자는 10점 중 7점, 8점의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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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자 안철수 후보(이하 안 후보) 지지자들은 타 후 보 지지자에 비해 공약이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 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며 이는 후보가 이공계 출 신으로서 이룬 성과가 주는 신뢰에서 기인했다. 2명의 지지자 모두 안 후보의 공약들이 과학기술 의 발전이 중시되는 사회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점을 높이 샀다. 한 지지자는 이공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안 후보의 이공계 비중을 늘리는 교육 구조 개선으로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 했다. 다른 지지자는 지원금 지급으로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공약은 경제 성장에 큰 도 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으나 과학 기술 발전에 대한 안목을 높게 평가했다. 예컨 대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한 부분과 G5 정책, 탄소 정 책 등을 인상적인 정책으로 꼽았다. 두 지지자는 문 정부의 성과에 평균 1.5점5)을 부여했다. 인국공 사태와 여성 할당제 의 취지는 좋으나 정규직 전환과 선발 기준이 무작위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변질되었다 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대입 수시 전형 폐지, 이공계 확대와 같 은 교육 제도 개편과 과학 기술 발전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 맞추기를 기대 했다.

5) 각 지지자는 10점 중 0점, 3점의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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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은 공통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자질을 가진 후보가 없어 기권할 의향도 있다고 하였다. 그들이 생각하는 현실적 문제에는 여러가 지가 있었는데, 한 유권자는 거주를 꼽았다. 멈출 줄 모르는 부동산 폭등과 줄어드는 전세 매물로 학교 주변 자취방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본 유권자는 다주택자를 억제하는 규제 정책으로 임대 매물의 감소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초래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과에 점수 1점을 부여했다. 한편 다른 유권자는 취업, 집 마 련, 젠더 갈등 문제의 근원을 파악한 후보가 없다고 하였다. 그 근원은 박탈감으로, 예컨대 남녀는 서로가 서로의 권리를 빼앗아간다는 논리로 인해 타협이 불가능한 상 황에 다다르게 됨으로써 젠더갈등이 심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력은 했으나 이러 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점에서 현 정부에게 3점을 부여했다. 그들이 바라는 대통령상은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이었다. 혐오사회에서 화합과 통 합을 이룰 수 있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을 바라지만, 후보자들의 도덕 을 지지자 결정의 걸림돌로 보았다. 이와 상반되게 다른 유권자는 과거에는 도덕성을 엄격하게 따졌다면, 이제는 사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랐다. 이를 통해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기보다 변화를 원하지만, 오히려 현실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후보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지하는 후보를 막론하고 인터뷰이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20대 청년의 현실적 문제를 꼽았고 그러한 문제를 현 정부가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공통적으로 거대 양당 후보 지지자들은 뽑지 않을 기준을 근거로 차악책으로서 해당 후보를 지지 하는 한편 제3정당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후보의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로 지 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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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청년 공약’인가 그렇다면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들은 청년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 고 있을까? 또 무엇이 20대들을 공약에 대해 회의적이게끔 만들었는지, 알아보고 현 정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해보자. 각 후보들의 주요 청 년 공약을 위주로 선별하여 분석했다.

일자리 # 좁아지는 취업의 문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 중 취업은 62.9%로, 1위를 차지했다.6) 2021년 상반기 기준 청년층 실업률은 7.8%인 반면, 비자발적 단시간 근로자, 구직 단념자와 취업준비자 등 사실상 취업자를 반영한 체감 실업률은 25.4%7)로 실업률의 3배에 달한다. 이러한 실업률 악화 해결에 각 후보들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다음 표를 통해 알아보자.

일자리 “청년 고용률 임기 내 5%p향상”

이재명

•디지털 창업 지원 •구직자 청년 대상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지급 •비정규직 공정수당 공공·민간 분야 확대

“급속히 변하는 산업 수요에 맞춤형 일자리 창출”

윤석열

•AI기반의 실시간 일자리 매칭 앱 개발 •청년도약수당: 저소득층 청년 대상 월 50만원씩 최장 8개월 지급 •비정규직을 위한 노사간 자율적인 대타협 필요

6) 취 업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9-21일 ‘청년들이 미래의 대통령에 바라는 것, 그리고 현재 고민’을 주 제로 2030세대 회원 636명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출처: 윤화정, “MZ세대 청년들이 미래의 대 통령에 가장 바라는 것은? 주거 취업보다 공정 경쟁과 기회 균등한 사회 만들기”, <워크투데이>, 2021.11.25) 7) 2 021년 상반기 기준 청년 15세-29세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출처: 차승은, “작년 일자리 7년 만에 최대폭 증가…체감은 글쎄”, <연합뉴스>,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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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보장제”

심상정

•공공기관 청년고용의무할당제 상향 및 연장 •구직 급여 최대 3회 지급 •비정규직 노동자 평등 수당 지급

“핵심 인재 IN”

안철수

•초격차 기술(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핵심 인재 50만명 추가 양성 •채용 절차 공정화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아닌 대접받는 비정규직 안착 ▲ 주요 정당 후보 일자리 공약

화려한 청년 지원 정책들은 많지만 막상 하나하나 읽어보면 허울 뿐인 정책은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 네 후보 모두 접근 방법, 실현 가능성, 부작용 우려의 측면에서 한 계를 띤 공약이 많다. 거대 양당 후보 모두 구직지원금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는 청년들에게 잠깐이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일자리 개선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 현금 지원 공약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취업난 해결을 위한 본질적인 문제의 접근은 빼고 정부 재원으로 충당하겠다는 구상은 ‘재정살포식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지원금 정책의 핵심은 결국 그 재원을 어디서 확보해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가의 문제이다. 두 후보 모두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일자리 경쟁은 치열하지만 대규모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따라서 새로운 일 자리 창출이 필요한데, 이 후보의 ‘디지털 대전환 전략’은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일자 리 창출 방안이라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쿠팡, 배달의 민족 등 점차 늘어 나는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업체들이 배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그림자 노동자 논란 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대전환 전략의 그늘을 살펴야 할 것이다. 한편 윤 후보의 일자 리 정책은 기존 정책과의 차별화가 부족하다. 중복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지므로 기존 정책의 한계에 대한 보완에 주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 연계 일자리 매칭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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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존재하는 수도권의 ‘청년 구인·구직 플랫폼’과 유사하다. 하지만 상당수가 계약 직·파견직이었던 것을 고려하여 고용의 질적 수준에 대한 방안을 내세워야 할 것이다. 윤 후보와 비슷하게 민간 일자리 확충을 내세운 안 후보의 공약은 연신 ‘G5 경제강국’만 을 외치지만 아직까지 일자리 확보를 ‘어떻게’ 추진할지는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 비정규직 심화 차기 정부는 단순 일자리 양 늘리기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해야 한 다. 현 정부 실정을 보면 채용형 인턴 수는 감소한 반면, 체험형 인턴은 매년 큰 폭으 로 뽑는 추세이다. 채용형 인턴은 인턴 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선발하는 제도인 반 면, 체험형 인턴은 정규직 채용과 연계 없이 청년 스펙 쌓기로 이용되는 단기 일자 리이다. 체험형 인턴을 늘리면서도 신규 채용은 거의 하지 않는 공공기관이 다수이 다. 한 사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9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2020년에는 118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2019년과 2020년 모두 채용형 인턴은 1명도 뽑지 않았 다. 반면 체험형은 2017년에는 137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219명), 2019년(257명), 2020년(404명)에 이어 2021년에는 396명으로 늘어났다.8) ▒ 신규채용인원 ▒ 채용형인턴

단위: 명, 2021년은 2분기 기준

3만9683 3만2055 2만8185 2만1615

1만348 6328 2017년

6631

2018년

4767 2019년

자료: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기획재정부

3911 2020년

1337 2021년

The JoongAng

▲ 줄어든 공공기관 신규채용 인원과 채용형 인턴 (출처: The JoongAng)

8) 정진호, “채용형 인턴 줄인 공공기관, 스펙용 체험형은 늘렸다”, <The JoongAng>,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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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규직 전환을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일자리 양산은 저임금 단기 일자리, 즉 비정규직 상태만 남길 것이다. 후보들은 불안정한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각기 다른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중요하지만, 완전한 전환은 어 려우므로 비정규에 대한 추가 보수 지급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를 공공기관에서 시작해 민간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심 후보는 기업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를 해소하 기 위해 기업이 평등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들은 기업 측 부담으로서 작용하기에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전반적인 고용 조건을 낮출 수밖에 없 다. 기본적인 노동의 질 향상의 면에서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따라서 기업들에게 비정 규직 지원을 장려하는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유인도 마련함으로써 기업과 노 동자 사이의 딜레마를 풀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여야 모두 청년의 취업난 해소에 대해 모두 세분화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 상태이다. 추상적인 말로 이루어진 피상적인 접근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질 높 은 일자리를 늘리는 구체적인 해결방안과 보조적 제도 장치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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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집값은 계속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일자리와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인구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9) 따라서 공간이라는 자원 공급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주택 수요는 증가함에 따라 집값은 폭등할 수밖에 없다. 주택 가격의 조절은 경제 이론처럼 이상적 으로 흘러가기 어렵다. 하지만 완화는커녕 문 정부가 26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사이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의 상승은 심화되고 있다.10) 이러한 주택가격의 상향평 준화로 인한 불안감으로 빚을 내서 집을 사려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11) 한편 청년들의 소위 ‘영끌’을 통한 자금 마련도 부모님의 증여를 빼놓고 이루어지기 힘들다. 즉, 금전적인 지원이 없다면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것이다. 서울시에서 추진해온 역세권 청년주택의 원룸형 임대료는 대부분 빠르게 마감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청 년 주택 마련에서 나타나는 양극화 문제를 각 후보들은 어떻게 해결하고자 할까.

이재명

“국가가 책임지는 청년 내 집 마련 프로젝트” •청년분양주택 32만 호 공급 •청년 대상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최대 90%까지 완화

윤석열

“내 집 마련 사다리 제공” •무주택 청년 대상 청년원가주택 30만 호 공급 •청년 대상 LTV 최대 80%까지 완화

심상정

“집 없는 시민 44%를 위한 시민안심주거” •보증금 없는 청년공공임대주택 마련 •청년 주거급여 확대

안철수

“맞춤형 제도와 금융자본을 활용” •토지임대부 청년안심주택 50만 호 우선공급 •집값 80%까지 기준금리 적용 45년 초장기 대출 •부동산 청약제도에 ‘연령대별 쿼터제’ 도입 ▲ 주요 정당 후보 청년 주택 공약

9) 수 도권 면적은 전체 국토 중 11.8%(11,851.26㎢)를 차지하는데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 중 50.28%(2 천600만728명)이 밀집되어 있다. (출처: KOSIS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2020) 10) 지 난 6년간 잠실 A아파트의 매매가는 11억, 전세가는 최대 4억가량 상승했다. (출처: MBC, PD수첩 1316회, 2022.01.11) 11) 소 병훈 의원실을 통해 지난 4년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집을 구매한 2030의 자금조달계획서 407,488건 분 석 결과, 지난해 20대의 주택 매입 비율은 4년 전보다 238% 증가했다. (출처: MBC, PD수첩 1316회,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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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청년들을 위한 해결방법으로 모든 후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청년주택 몇 호 마련’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택 공급 대책은 또다시 재원 확보에 의구심을 제기한 다. 재원을 조달하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없다면 이는 결국 세수 부족이라는 부작 용을 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예산 지출 조정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는 손 쉬운 답변만을 남길 뿐이다. 또 용적률 상향 등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실행 방 안이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과거 정부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큰 결실을 보 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제시한 대규 모 LTV 완화 정책은 실질적인 효과와 부작용이 우려된다. 후보들은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 규제의 대폭 완화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하지만 청년들이 LTV 완화로 인한 혜택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들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사회에 막 진출한 청년들은 LTV 상향 조정에 크게 영 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12) LTV를 10%포인트 늘린다 해도 집을 사는데 몇 억원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현 소득으로는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가계부채 증가세와 급증하는 이자부담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어 완화 정도에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아파트라는 성벽을 넘지 못하고 고시촌이나 원룸으로 밀린다. 1인 가구 고착화와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거 형태는 주택의 질 또한 담보되어야 함을 알려준다. 최대한 많은 청년들에게 저렴한 공공임대주 택을 보급하겠다는 취지로 정부(LH)와 지자체의 청년 임대주택은 14㎡를 기준으로 양 적인 공급에 치중하고 있지만, 집 다운 집에 살아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고려한 안 후보의 청년안심주택은 초고층 주상복합형 ‘청년 캠퍼 스’를 모델로 하고 있다.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지만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한계는 남아 있다.

12) 이용우, “李·尹, 청년에겐 LTV 푼다지만…‘공염불’ 가능성 높은 이유”, 이코노미스트,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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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 성평등 정책의 ‘정당한’ 기준은 어디에

폭력 대응 이재명 “성차별 없고 안전한 사회” 윤석열 “임신·출산·보육 지원 강화”

심상정 “성차별·폭력 없는 사회”

안철수 “출산·보육 국가책임제”

고용 차별

육아휴직/돌봄

• 디지털 성폭력 전담 • 고용평등임금 • 범정부 차원의 통합 수사대 설치 공시제 도입 적 온종일 돌봄 체 계 구축 • 성범죄·무고죄 처벌 강화 •권력형 성범죄 근절

없음

• 육아휴직·출산휴 가 확대 • 육아 중인 노동자 재택 근무 선택권 부여

•비동의 강간죄 신설 • 성평등임금공 • 육아휴직 급여 상 한선 285만원으로 •차별금지법 제정 시제, 성별임 •조기 성교육 제도화 금격차해소법 인상 • 육아휴직 아빠 도입 할당제 • 사회적 돌봄 체계 구축 • 디지털 성착취 플랫폼 규제 강화 • 성교육 내실화

없음

• 방과 후 7시까지 전 일제 학교 운영 • 공공보육시설 아동 수 대비 70%까지 확대

▲ 주요 정당 후보 성평등 공약

제20대 대선에서의 젠더 이슈는 역대 대선과 다르게 성평등 제고보다 젠더 갈등으 로 부각된다. 젠더 공약을 두고 대선 후보 간 입장 차이는 두드러지며, 어떤 공약을 제 시하느냐가 곧 어떤 지지층을 대변하느냐로 치환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후보들의 젠더 공약은 슬로건만 있고 알맹이는 없다고 표현할 수 있다. 즉, 타깃 유권자들을 정해 놓 고 그들을 공략한 뒤,반응이 좋은 것만 선별해 CF 슬로건처럼 남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젠더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은 첫 번째로 모든 사람이 차별 받지 않고 ‘상 생할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에 부합하는 성평등 정책에 대한 정당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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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걸음은 성 불평등의 실정에 대한 파악인데, 대부분의 후보들은 다양한 영역에 실 재하는 성 불평등의 문제를 폭넓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고용 차별 현장은 외면 한 채 출산만 돕는 것은 여전히 여성을 출산을 위한 도구로만 치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예컨대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차별 없는 채용과 성별 임금 격차 해결 등 노동 환경 내 사각지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빈칸으로 남겨져 있는 ‘고용 차별’ 항목도 채워져야 진정한 성평등 정책이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후보의 고용평등임 금공시제와 안 후보의 돌봄국가책임제는 노동문제와 성차별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인지 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성평등의 핵심을 가장 적절하게 다룬 것은 심 후보였다. 심 후보의 공약은 성 불평등에 대한 해결에 앞서 그 원인에 대한 진단을 하였다. 특히 저출산이 여성의 문제인 것처럼 여겨지는 실태가 잘못되었고, 실제로는 사회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했음을 이야기하며 경 력 단절과 독박 육아의 해결을 도모했다. 다른 후보들은 현재의 제도가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것을 짚지 못한 반면, 심 후보는 육아휴직급여와 육아 휴직 아빠 할당제를 통해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세운 것이 이 를 보여준다. 더불어 성적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육에 기반한 성 평등 인식의 확산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대응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처벌 강화만을 내세우고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의 신설을 ‘공정한 성평등 정책’으로 분류하여 피해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윤 후보와 상반된다. 젠더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은 두 번째로 한 집단의 목소리만 반영하여 편향돼서는 안 된 다. 정치권은 현재 차별을 조장함으로써 젠더 갈등이라는 이름을 붙여 성평등의 가치를 왜 곡하고 있다. 후보들의 여가부 존폐 공약 대결이 대표적이다. 득표를 위한 정치가 아닌 정 책으로서 여가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또한 특정 성별 을 고용 등의 분야에 할당하는 쿼터제에도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예컨대 현 정부가 공무 원 채용에서 한쪽 성별이 30% 미만일 때 해당 성별 지원자를 추가 지원하는 것과 같이 성 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하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따 르는 역차별 논란은 불가피하므로 최소화하기 위해 지나친 우대 정책은 피하고 정확한 선 발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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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무지는 폭력이다 선택적 무지란 특정 영역을 우리가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하거나 굳이 주 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지배 규범이나 특정 이데올로기 바깥을 보 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 ‘선택적 무지’로 덮어버리고 만다. 이러한 선택적 무지를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에서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후보들이 특정 집단만을 타겟으로 공약을 만들어 정작 다루어야 할 중요한 문 제는 도외시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거대한 재원 마련이 요구되기만 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우는 실정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의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소확행 정책’ 전략의 일환인 탈모에 대한 건강보험료 지원 공약은 2030세대의 절박한 문제에 는 눈을 감고 그들이 당장 환심을 사야 하는 사람들에게 사탕 주듯이 달래는 모습을 반영한다. 두 번째로 양당의 대선 후보가 사안에 따라 민감하거나 기득권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영역은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 실재하 는 차별과 불평등을 외면하게 만든다. 담론이 필요한 젠더 갈등 해결의 핵심인 성별 의 화합에서 점차 멀어지고 한 쪽 성별의 눈치만을 보는 공약들이 이를 보여준다. 앞선 인터뷰에서 “20대로서 정당의 후보들이 2030세대를 고려하는 정치를 한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인터뷰이 9인은 모든 후보자들이 이면적으 로 관심을 기울이는 듯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선 심성 공약이 다분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앞선 정권의 정책들을 보면 청년들이 외면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에는 눈을 가리고 일시적인 결과 보이기에만 급급한 결과, 우리는 오히려 ‘꿈을 잃은 세대’가 되었다. 허울 뿐인 관심만 느껴지는 청 년들은 관심을 주더라도 질 높은 개선 방향을 제시하도록 이끄는 정치를 바란다. 선택적 무지는 정치적 의제 앞에서 폭력으로 작용한다.13) 우리 사회에 해결하기 시 급한 불평등, 차별, 혐오를 덮어버리고 만다. 제20대 대선 후보들의 쏟아지는 공약들 로 난무하는 정치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13) “그들만의 ‘공정’ 무지와 백래시는 가라”, <시사IN>, 2022.01.25, 제5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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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것은 ‘꿈 꿀 수 있는 사회’

“다양성이 열려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요.” “모두 여유를 가지며 혐오를 내뱉지 않는 사회는 올까요?”

“모든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다름 아닌 ‘꿈을 꿀 수 있는 사 회’를 원한다고 답한 청년들. 청년의 표심은 어디로 흘러갈까. 후보들의 공약이 우리 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후보들의 공약 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던져봐야 할 때이다. 청년들의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되기에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원 인과 그 해결방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청년들이 구직활 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간과한 채 단순히 “어려움이 있으니 바꿀 것”이라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는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청년 공약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구조적인 해결은 놔둔 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우리 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은 결국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 를 반영해야 한다. 우리는 약자와 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국가적 비 전을 원한다. 대선 후보들이 진정 청년을 위한다면 자신의 경험 바깥에 있는 사람들 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무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치인들의 도약이 있다면 우리가 각자 꿈꾸는 사회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은 미래세대를 이끌 주역이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일회성 공약으로 메꾸기만 한 채 청년 문제를 그들의 득표를 위한 수단으로 훔쳐가서는 안 된다. 이번 대선을 통해 청년을 향한 진정성 있는 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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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 #기본권 침해

백신 접종자만의 황금 티켓 수습위원 이진재 jeremy02@hanyang.ac.kr

“띵동~ 접종완료자입니다.” 이 문구 하나로 우리는 두 분류로 나뉘게 되었 다. 접종완료자와 미접종자. 백신 접종을 이유로 선이 그어진 것이다. 미접종자 들은 식당이나 카페 등의 시설에서 출입이 제한되며 그어진 선에 가로막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백신 접종이라는 성벽 너머에서 고독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 이 있다.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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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협화음

2020년 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때만 해도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우리 곁에 다가온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우리가 잃었던 일상들이 다시 돌아올 기미가 보인다. 2022학년도 1학기, 한양대학교는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삼았 다. 덕분에 텅 비어있던 강의실은 3월부터 다시 학생들의 소리로 북적거리게 될 것 이다. 대학 생활의 낭만으로 불리는 OT, MT, 축제 등의 대면 행사 역시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볼 만하다. 그러나 이 행복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백신패스 도입으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라면 이 생활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미접종자의 불편한 현실은 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식당, 카페, 헬스장 등 다양한 시설에 접종완료자만이 출입 가능한 것은 이제 익숙한 일이다.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구들과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도, 헬스장에서 자기 관리를 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우리는 어느 새부터 당연하게만 여겼던 것들을 잃어버 렸고, 이 ‘당연함’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은 전염병과의 싸움 속에서 심리적 불편함을 더욱 더 제공한다. 『한양』은 이 상황 속에서 정부와 국민의 화음이 맞지 않는 이유를 알아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목소리를 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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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 백기 내려! 청기 올려!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백신패스의 자격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면 얻을 수 있다. 이는 180일간 유효하며 만료될 경우 3차 접종을 해야만 자격 이 갱신된다. 음성확인서나 접종 예외자1) 확인서를 제시하면 백신패스를 대신할 수 있다. 이러한 백신패스는 도입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21.11.01.

고위험 다중이용시설과 감염취약시설의 백신패스 도입

21.12.06.

식당, 카페, 학원, 독서실 등 백신패스 적용시설 확대

22.01.03.

백신패스 6개월 유효기간 도입

22.01.04.

서울행정법원의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백신패스 효력정지 결정

22.01.10.

백화점, 대형마트 등 백신패스 적용시설 확대

22.01.14. 서울시 3,000㎡ 이상의 대형마트, 백화점 백신패스 효력 정지 결정 12~18세 청소년 백신패스 효력정지 결정 22.01.18.

전국 대형마트, 독서실, 학원, 도서관, 영화관 등 백신패스 해제

22.01.24.

백신패스 예외 대상 확대

22.04.01.

만 12세 이상 청소년 백신패스 도입

이렇게 난무하는 적용 대상자와 장소의 변화 및 예외사항은 국민의 혼란을 초래했 다. 그럼에도 정부가 백신패스를 도입한 것은 확진자 수를 줄여 의료 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함이다. 지난 2월 9일 방역 당국은 12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는 6.2%에 불과 하지만 8주간 중환자의 60.8%를 점유했다고 발표했다.2) 백신 미접종자가 감염 위험 과 중증화율이 훨씬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전파를 줄이려면 접종완료자만 1) 백 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혈전증, 모세혈관누출증, 심근염·심낭염 등의 중대한 이상 반응이 발생한 경우, 백신 구성물질에 중증 알레르기 발생 이력이 있거나 면역결핍, 면역억제제·항 암제 투여로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출처: 서병립, “방역패스 ‘예외 대상’, ‘인과성 불 충분’·‘입원자’까지 확대…시행 24일부터”, <KBS>, 2022.01.19) 2) 강승지, “코로나19 중환자 60.8%·사망자 64.5%가 백신 미접종자”, <news1>,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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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백신패스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파로 인해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 병상이 부족해져 치료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 백신패스 카드를 꺼낸 것이다. 또한 백신패스는 접종완료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 닌, 코로나19의 전파를 줄여 미접종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정부의 백신패스에 대한 비논리적인 입장 표명은 도입 목적에 의문을 가지 게 한다. 지난 1월 7일 마트·식당 등 17종 시설의 백신패스 집행정지 신청 사건3) 심 문기일에서 피고 보건복지부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4)

현 재 전체 성인의 접종 완료율이 94% 수준인데, 나머

보건복지부

지 6%의 미접종자 때문에 의료 체계 붕괴 위험이 있 기에 백신패스를 적용해야 합니다. 재판부

그 럼 접종완료자가 99%가 되면 의료 체계 붕괴가 안 되나요?

아닙니다. 재판부

9 9% 달성돼도 의료 체계 붕괴된다는 겁니까?

예방접종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재판부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그 럼 예방접종 상관없이 의료 체계는 붕괴한다는 겁니까? 아니, 백신패스는 의료 체계 붕괴를 막는 거라면서요?

유행 증가할 때 백신패스 적용을 넓히고 유행이 줄어들

보건복지부

면 좁히는 식으로 유행을 조절합니다.

3) 조 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대형마트·식당·카페 등 17종에 적용되고 있는 백신패스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출처: 구자창, “‘방역패스’ 질문에 복지부 ‘고구마’ 답변, 판사 결국 “하아…””, <국민일보>, 2022.01.10) 4) 선정민, “법원 “방역패스로 얻는게 뭔가” 묻자… 제대로 대답 못한 복지부”, <조선일보>,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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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제 가 궁금한 건 백신패스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게 뭐냐는 겁니다.

의료 체계 확보를 위해서…. 재판부

보건복지부

하 아….

정부는 의료 체계의 확보를 위해 백신패스를 도입했지만, 백신 접종과는 상관없이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정부 스스로 입증했다. 일례로 계속해서 폭증하는 확 진자 탓에 모든 확진자의 치료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고, 결국 지난 1월 10일부터 재 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정기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되었다.5) 이는 백신패스로 이루고자 했던 ‘의료 체계 붕괴 막기’라는 목적이 실패한 것은 아닌지 의 문이 든다. 또한, 백신패스를 통해 확진자 수가 실제로 감소하는지도 미지수다. 정부 는 지난해 12월 6일 백신패스를 확대한 뒤 12월 중순 이후부터 한 달간 확진자가 감 소하는 패턴이6) 나타나 백신패스 확대가 효과적이었다고 판단했다.7) 그러나 오미크 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며 2월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5만 명에 육박함에 따라 효과를 확신할 수는 없다. 백신패스의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는 현시점에서 과연 백신패스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5) 신은진, “‘셀프 코로나 재택치료’ 10일부터 시작”, <헬스조선>, 2022.02.09 6)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2월 중순 7천 명 대에서 1월 중순 4천 명 대까지 감소했다 7) 김규빈, “정부 ‘유행 감소 방역패스 덕분…국민 불편 최소화할 것’”, <news1>,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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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평등 자유 권리

백신패스의 필요성 논란과 더불어 백신패스 정책의 허점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 다.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미접종자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 다. 부작용을 겪었음에도 접종 예외자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흔히 있다. 지난해 7 월, 이 씨는 부정맥 환자로 1차 접종 직후 정신을 잃었다. 이송된 종합병원에서 백신 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추가 접종을 하지 말라는 진단 을 받았다. 하지만 이 씨는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의 백신접종 예외 기준에 해당하 지 않아 백신패스를 발급받아야 했다. 질병청은 백신과의 인과성이 뚜렷한 경우에만 접종 예외자로 인정하기 때문에 민간 의료기관의 소견만으로는 접종 예외 인정을 받 지 못한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정부가 아나필락시스 기준을 굉장히 엄격하게 했다며 백신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접종 예외자로 분류되지 않는 사 례를 조사해 따로 조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8) 정부는 이러한 허점들을 시정하며 백 신 부작용에 대한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의 료진의 소견서를 토대로 부작용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임상 3상 9)

에 나오지 않은 국내 부작용 사례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예외 진단을 인정하면

기준을 손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10) 정부는 위와 같은 전문가들의 제언에 따라 억울하게 부작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발 빠르 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한편 백신 부작용이 우려되어 접종을 기피하는 미접종자들도 있다. 이들은 백신의 위험성을 의식하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미접종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러한 미접종자 의 자기결정권과 평등권 등을 백신패스가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보다 많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백신패스를 도입해야 하고, 그 과정 에서 기본권 제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생활에 차

8) 이정한, “접종예외 못 받고 방역패스 차별에 분통”, <세계일보>, 2022.01.04 9) 의 약품, 의료기기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으로, 3상 에서는 대부분 수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출처: 「임상시험」, 두산백과) 10) 정영철, “"백신 맞고 알레르기로 고생"…방역패스 예외 대상될까”, <노컷뉴스>,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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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이 생길 정도의 큰 기본권 제약은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 했지만11) 여론은 여전히 뜨겁다. 방역이라는 공익과 비교했을 때 개인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된다는 것이 다. 실제로 재판부는 백신패스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고 판단했다. 지난 1월 4일,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12)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판결 선고일까지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의 시설들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패스 효력이 정지되었다. 또한, 1월 14일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서울 내의 3,000㎡ 이상 상 점, 마트, 백화점에 적용한 백신패스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라는 개인의 신체에 관한 의사결정을 간접적 으로 강제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는 백신 미접종자 집단에게만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 서울행정법원의 결정문

헌법상 모든 국민에게는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 평등권 등이 보장된다. 그러나 백신패스로 인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한다. 헌법 제37조 제2 항에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 11) 최인영, “정부 "방역패스 확대 안 했다면 거리두기 장기화로 힘들었을 것"”, <연합뉴스>, 2022.01.10 12) 행 정청의 처분으로 처분 대상자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경우, 처분의 집행이나 효 력을 임시로 막는 법원의 결정 (출처: 백인성, ““방역패스 집행정지” 법원 결정의 진짜 이유”, <KBS>,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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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본권 제한을 감수하고도 백신패스를 강제 할만한 정당한 명분이 존재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 인 방역수칙이 존재하기에 백신패스 해제가 코로나19 중증화율을 상승시키는 등 공 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13) 또한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원이나 독서실 등에 가지 못한다면 교육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의 기본권이 침해된다.14) 3,000㎡ 이상의 상점, 마트, 백화점처럼 감염의 위험도가 상대 적으로 낮고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마저 통제하는 것 역시 과도한 제한으로 볼 수 있 다. 법원은 청소년 백신패스를 반대하는 입장의 손도 들어주었다. 1월 14일, 12∼18 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패스 역시 서울의 모든 시설에서 정지되었다. 청소년 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화율과 사망률이 현저히 낮기에 이들을 백신패스 적 용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적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15) 코로나19 감염과 위중증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는 있지만 압박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은 백신 접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자기결정권을 가진다. 그러나 미접종자에게 암묵적으로 백신이 강요되는 사회 분위기는 미접종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방역이라는 공익을 위해 도입된 백신패스가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13) 최 민영.안태호.임재희, “방역패스 또 제동…미접종자도 마트·백화점 갈 수 있다”, <한겨례>, 2022.01.14 14) 백인성, ““방역패스 집행정지” 법원 결정의 진짜 이유”, <KBS>, 2022.01.05 15) 임 찬종, “[취재파일] 방역패스 집행정지 결정문 비교 분석 - 엇갈린 판단의 이유는?”, <SBS>,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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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 속 불협화음을 맞춰나가며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패스가 정말 필요한가?”이다.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의료 체계가 붕괴한다면 백신패스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물음표를 달고 다닐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백신만으로는 집단면역이 힘들다고 설명한다. 이 스트 앵글리아대 의대 폴 헌터 교수는 백신 2회 접종도 감염을 50%밖에 못 막기 때 문에 집단면역이란 개념은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16) 정당해야 할 백신패스 도입 목적 자체에 결함이 있으니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뜻에 따라 백신패스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 우선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부작용에 대한 인 정이다. 부작용을 겪었는데도 접종 예외자로 인정되지 않아 백신패스에 대한 걱정을 계속 품게 해서는 안 된다. 물론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점차 쌓여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작용에 대한 기준을 조정해 야 한다. 다행히 지난 1월 24일부터는 길랭-바레 증후군17) 등과 같이 인과성 근거가 불충분한 이상 반응이 발생하거나 접종 후 6주 이내에 이상 반응으로 인한 입원 치료 를 받은 경우 역시 접종 예외자 대상에 포함되었다.18) 다음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백신패스 적용 시설의 기준이다. 정부는 종교시설 이 아닌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만 백신패스를 적용한 바 있다. 유흥시설처럼 밀접·밀 폐·밀집되어 감염 위험이 큰 곳과 식당처럼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곳에는 제한 조치 가 불가피할 수 있지만 종교시설은 왜 백신패스 적용 시설에서 제외되었는지 의문이 든다. 집단감염에 따른 확진자 규모로만 보았을 때, 종교시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보다 약 12배 위험하다. 1월 4일을 기준으로 종교시설의 경우, 접종자로만 입장할 때 예배 인원의 70%만 참여가 가능하며 미접종자가 함께 예배하는 경우에는 30%만 참 여할 수 있다. 인원 규모는 300명 미만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두 칸 건너 앉기가 시행 16) 김광태, “영국 전문가 “집단면역 불가능…중증환자에 집중해야””, <디지털타임스>, 2021.08.11 17) 원 인을 알 수 없는 신경의 염증성 질환으로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라는 절연물질이 벗겨져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 (출처: 『길랑바레증후군』, 질환백과, 삼성서울병원) 18) 정성원, “'이상반응 입원'·'인과성 불충분', 오늘부터 방역패스 예외”, <newsis>,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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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정부는 이 규제를 백신패스로 전환하게 되면 오히려 100% 인원을 허용하는 형 태가 되기에 현재의 체계가 더 강한 방역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9) 그러나 종 교시설에도 인원 제한을 시행함과 동시에 백신패스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미접종자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시설 전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백신패스를 적용할 경우 영업 시설에 인원 제한이 나 영업시간에서의 혜택을 주고, 백신패스를 미적용하는 영업 시설에는 더 강력한 거 리두기 정책을 시행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미접종자도 시설의 이용이 완전히 차단되 는 것은 아니기에 기본권의 침해 정도가 최소화될 것이다.20) 백신패스가 공익과 기본 권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으며 변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와 방식을 제시 해야만 한다.

19) 박정훈, “마트보다 확진자 12배 많은데, 종교시설 방역패스 제외 논란”, <오마이뉴스>, 2022.01.04 20) 김수민, “[김수민칼럼] 방역패스에 관한 논란을 바라보며”, <중부일보>,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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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염병은 처음이라

어느새 코로나19가 우리 곁에 찾아온 지 2년이 넘었다. 이러한 전염병은 처음인지 라 전 세계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백신패스 역시 마찬가지로 아직은 미숙하다. 시설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따르는 것은 지난 시간 동안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에서 학업, 직장 생활 등을 하기 위해 백신패스 대상 시설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결국 미접종자는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모두가 겪는 이 상황과 함께 백신패스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심각한 전염병이 찾아온 재난 상황에 맞닥뜨린 이상, 백신패스는 아무리 탄탄한 논 리와 근거 위에 있어도 ‘개인의 기본권’과 ‘공공복리’라는 상반된 가치를 놓고 딜레마 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방역을 위한 규제는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기본권이 잊혀서는 안 된다.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통제할 권리, 국민이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모두 잃지 않은 채로 최대한 부드럽게 이 딜레마가 해 결되어야 한다. 두 가치를 올려둔 저울이 한쪽으로 쏠린다면, 그저 갈등만이 발생할 뿐이다. 모두가 처음 겪는 힘든 상황 속에서 언성을 높이지 말고 협력하여 밝음을 되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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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카뮈의 <페스트>와 소상공인 영업손실보상을 생각하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호경 junghk@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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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어떤 한 도시를 아는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1947년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첫 장편소설 <페스트>의 구절이다. 카뮈의 <페스 트>는 알제리의 한 도시인 오랑시에 페스트가 창궐하여 도시가 봉쇄되었을 때의 사람들 행동과 삶을 다루고 있다. 페스트라는 질병과 바이러스의 공포라는 극한 상황 속에 처한 오랑시 사람들의 삶과 행동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의 본 성을 드러내고 있다. 소설 <페스트>에는 의사인 리우, 신문기자인 랑베르, 신부 인 파늘루, 시의 말단 공무원 그랑, 자율보건대를 조직하는 타루 등이 주요 인물 로 나온다. 소설 속의 이들은 결코 할리우드 영화에 나옴직한 영웅들은 아니다. 2022년 COVID-19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대한민국의 한 도시의 의사요, 종교인 이요, 공무원이요, 시민의 모습의 반영이라고 해도 좋은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 일 뿐이다. <페스트>에서 카뮈는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봄으로써 어떤 한 도시를 안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저자는 페스트 로 상징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의 다양한 인간의 삶과 행동들을 들추어냄으로써 결국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이 사는 세계는, 14세기 지구상에 살던 인간의 3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간 페스 트와 같은 극한의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잔혹한 전쟁, 혜성 충돌이나 홍수, 가뭄, 지진,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 등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인 사태들이 늘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고, 그런 세상 속에서 우리는 ‘홀로’ 그리고 ‘함께’ 그 세상을 ‘살아 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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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있다가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 훈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가지고 어느 행복한 도시 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스트>의 마지막 구절이다. 오늘 이 글을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로 시작하 는 것은 아직도 COVID-19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2022년의 서두에서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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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가 가져온 변화들

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발병하여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자리 잡 은 중증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가 인류에게 심각한 위해를 야기한 지도 이제 만 2년이 지났다. 코로나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고, 백신의 보급으로 완전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현재 80%가 넘어섰는데, 델타 변이의 등장에 이어 갑작스러운 오미크론 변이의 등 장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다. 질병 관리청의 상황보고에 의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2월 7일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자 1,009,688명, 사망자 6,873명, 위중증 272명, 격리해제 654,621명, 치 명률 0.68%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224개 국가에서, 확진자 394,838,371명, 사망자 5,756,525명, 격리해제 311,306,937명, 치명률 1.46%라고 한다. COVID-19는 직접적으로 막대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모든 영역에 광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민간인 사망자가 약 600만 명 (군인 사망자 제외) 정도 된다고 하는데, 사망자만으로는 100여 년 전에 5년간 행해진 세계대전의 민간인 희생자 수와 비견될 정도의 피해 규모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바 이러스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며, 그로 인한 생산, 소비, 여가활동 등의 위축으로 인한 간접적 손해까지 더하면 그 피해규모는 추산조차 쉽지 않다. 어떤 통 계자료에 의하면 경제적 손실은 20세기 초의 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경제적 손실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COVID-19는 강력한 사회 적 거리두기를 불가피하게 하여 우리 인류에게 소위 ‘언택트(untact)’ 시대라는 새로 운 사회현상을 불러왔고, 이는 앞으로도 인류 삶의 한 양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 망된다. 지금의 팬데믹 현상은 우리에게 단순히 전염병 대유행과 이로 인한 인명과 재산적 손해를 끼치는 것을 넘어서, 현시대의 전 인류의 정신 건강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인류 전체 차원에서 현저하게 불안감이 올라가고, 우울증도 대폭 증가하 였다는 것이 정신건강 의학계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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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COVID-19가 남긴 인명피해와 경제적, 정신적 피해, 사회적 변화양상 을 열거하는 것은 피해의 광범함과 심각함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다. 문제는 이러 한 팬데믹 상황에서 지구라는 도시에 사는 우리 각자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 하며,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기 위함이다. 동두천에서 두레교회 를 운영하는 김진홍 목사님께서 아침 묵상 메일을 통해서 말씀하신 내용에 기반하여 COVID-19가 가져온 변화와 관련된 몇 가지 생각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첫째, 건강과 가정의 소중함이다. COVID-19가 창궐하기 전에 우리는 평소 질병 과 노화,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대해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나 팬데 믹 이래로 우리는 항상 코로나바이러스를 의식하면서 행동하고, 우리의 삶에서 건강 의 소중함을 새로 인식하고 건강을 지키고자 매우 애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직장 인들은 사실상 가정보다는 직장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관행 내지 문화 속에 생활해 왔 고, 그 연장 선상에서 퇴근 후의 회식문화가 일상화되어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임금지 조치와 조기 귀가는 이러한 관행과 사회적 문화 속에 살던 우리에게 새삼 건강뿐만 아니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가정은 바로 코 로나바이러스로부터 우리가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의 평등함과 불평등함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든 인간에게 지극히 평 등하게 작용하는 것을 봄으로써 우리는 새삼 인간이 평등함을 느끼게 되었다. 팬데믹 이래로 우리는 언론에서 세계적인 유명인사와 부호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그로 인해 사망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는 가난한 자와 부자, 유명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인간은 모두 유한하고 훼손되기 쉬운 육신을 지니고 있고, 그로 인한 삶과 죽음의 문제는 유명인이나 부자도 피해갈 수 없음을 눈 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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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OVID-19는 인간의 평등함을 알려주는 것 그 이상으로 인간의 불평등 함도 깨닫게 해 주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창궐해도 생존을 위한 직업활동을 중단할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접촉 을 피할 수 없다. 바이러스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우리는 만원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다른 계 층의 경우는 일시적으로 직업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사회적 접촉을 줄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전염병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언론에 보도된 바처럼 세계적인 부호들은 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호화 로운 리조트나, 아예 자신의 가족만 거주할 수 있는 섬을 사서 그곳에 거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바이러스는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작용하지만, 바이러스에 감 염될 확률은 결코 평등하지 않음을 이번 팬데믹으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셋째,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이다. 이에 대한 깨달음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도 희망있는 인식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산재하고 분자화된 개인들의 행동만으로는 결코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음도 알게 되었다. 나와 함께 사는 이 세계의 누군가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면, COVID-19는 완전히 종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호화로운 리조트나 섬을 살 수 있는 경 제적 여유를 가진 부자라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세상과 격리된 리조트와 무인도 에 혼자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모두가 연대하여 우리가 사는 이 지구상에서 전염병을 종식시키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전염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연대의 원리는 한 국가 내에 그치지 않으며, 이번 팬데믹 현상에서 보듯이 전 세계, 인류 전체에 걸친 문제라는 점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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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페스트> 속 인간들이 보여준 행동들

<페스트>에서 전염병으로 봉쇄된 오랑시에도 다양한 인간들이 함께 살았을 것 이다.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젊은이, 지위가 높은 자와 낮은 자, 부자와 가난한 자, 유명한 자와 아닌 자, 모든 종류의 사람·사람·사람들이 살고 있었을 것이 다. 그들은 지금처럼 모두 페스트에 평등하게 무력했을 것이며, 동시에 부와 사회 적 지위 등에 따라서 무력한 정도는 불평등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가정으로 돌아가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을 것이나,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페스트가 만연한 상황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동시에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와 불안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은 서로에게 동료이기도 하 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염병의 숙주이자 잠재적 가해자이기도 한 것이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봉쇄된 도시 속에서 <페스트> 속의 인간들은 어떻게 행동 하였을까? 오랑시에서도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였고, 일단 의사의 진단이 내 려지면 환자는 강제로 격리되고 입원당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격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종종 경찰이 출동하여 무력으로 환자를 탈취하기도 하는 극한 상황 도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두고 온 연인을 그리워하며 페스트로 인해 우연하게 갇히게 된 그 도시를 어떤 수를 쓰더라도 탈출하려 애쓰는 사람도 있고(기자 랑베르), 페스트 를 신이 내린 재앙이라 설교하며 초월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으며(파늘루 신 부), 페스트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밀수나 암거래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코타 르), 리유나 타루, 그랑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이유,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로 개인 의 안위를 뒤로하고 자원봉사대를 조직하여 페스트 치료에 헌신하는 사람들도 있 다. 등장인물들의 행동 양태와 동기, 심리의 변화에 따른 행동의 변화 과정 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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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어야만 공감하고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이만 생략한다. 다만 그것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관점에 기한 것이든, 직업적 성실성에 기한 것이든, 또 어떤 다른 이유에 기한 것이든, 대부분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소설 후반부에는 자원봉사대에 참여하여 페스트 치료에 헌신하고, 어떤 의사가 혈청을 개발함으 로써 마침내 페스트를 물리치게 된다. 페스트 치료에 헌신하는 등장인물들의 사상과 행동이 모든 면에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사상과 행동에서 공통된 점 하나로 ‘연대(solidarity)’의 의식을 들 수 있다. 의사 리유는 부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사람 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업무에 성실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페스트 치료에 헌신했 다. 기자 랑베르는 처음에는 불법적인 수를 써서라도 도시를 빠져나가려고 하였 으나, 정작 나중에 도시를 나갈 수 있었을 때는 이를 포기하고 개인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며 전염병 치료에 헌신한다. 소설 <페스트>의 주제와 내용을 한두 문장이나, 한두 가지 개념으로 요약하는 것은 다소 힘든 일일 수 있겠지만, 이 소설에서 작가 카뮈는 페스트로 봉쇄된 오 랑시와 같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리 삶의 행동 기준으로 ‘사회적 연대’와 삶에의 ‘성실성’을 제시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연대’와 ‘성실성’ 만이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삶을 회복할 수 있다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대작가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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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영업손실보상의 현황과 과제

지금 세계는 마치 카뮈의 <페스트>에 나오는 봉쇄된 오랑시와 같고, 우리는 오 랑시의 주민과 매우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이래 지 난 시간의 경험에서, 우리는 ‘함께’라는 ‘연대’의 의식 없이는 이 극한 상황을 이겨 낼 수 없음을 명백하게 배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이 아무리 무서워도, 우리는 출퇴근 시간 너와 나의 어깨가 부딪히는 지하철과 만원버스를 타고 생업 을 위해 직장을 오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 저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보는 관점에서도 기본적으로 ‘사회적 연대’라는 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법학에서 ‘손실보상(損失補償)’은 적법한 공권력행사에 의해 생긴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특별한 희생에 대하여 사유재산권 의 보장과 공평부담이라는 견지에서 국가 등이 행하는 재산적 보상을 말한다. 종 래 법실무에서 손실보상의 대상과 금액 산정에서 중요한 것은 재산권에 가해진 특별한 희생의 유무와 크기였다. 그러나 팬데믹이 가져온 심각하고도 광범한 정 치적, 사회적, 경제적 현상 및 개인에게 미치는 신체적, 정신적 영향을 바라보면 서, 나는 COVID-19에 따른 행정조치로 인해 지급할 손실보상의 대상과 금액 문 제에서도 이전에 비해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 회적 연대’의 궁극적 지향점은 우리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 사 회가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은 무한하지 아 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한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여 우리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우리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 법과 규범은 객관성과 평등을 위해 기준을 명확하게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규범의 적용과정에서 적재 적소에 자원이 배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문제에서 법과 규범의 특성으로 야기되는 그러한 단절의 영역을 ‘사회적 연대’의 이념으로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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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2022년 1월에만 “33만여 명에 소상공인 손실보 상금 1조6654억 원 선지급”하였다고 한다. 이번 소상공인 영업손실보상 지원대상 은 ’21.4분기 및 ’22.1분기 모두 손실보상 대상에 해당되는 ①소상공인ㆍ소기업으 로, 이번 선지급에서는 ②’21.12.6일부터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고 있는 55만 개 사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며, 선지급되는 보상금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손 실에 대한 것으로, 대상자들에게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한다. 현행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제 12조의 4제 1항에 따른 손실보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소상공인 외의 자로서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자에게도 손실보상을 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제12조의 2 제2항), 한편 위 법 부칙 제2조에서는 “제12조의 2의 개정 규정은 이 법이 공포된 날 이후 발생한 손실부터 적용한다.”고 하여 원칙적으로 손 실보상의 대상을 위 법이 제정·공포된 2021년 7월 7일 이후의 손실만 보상대상이 되도록 규정하였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서 “정부는 공포된 날 전에 코로나바이러 스감염증-19와 관련하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 호에 따른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 행정명령으로 인하여 발생한 심각한 피해에 대 해서는 조치 수준, 피해규모 및 기존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를 회 복하기에 충분한 지원을 한다.”고 규정하여, 이 법 제정 전의 손실보상에 대해서는 국가가 임의로 손실보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소상공 인에게 손실보상을 청구할 권리를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법적인 관점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논의할 문제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아래 두 가지 문제만 언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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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손실보상의 대상을 소기업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한지의 문제이다. 「소 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소기업의 정의를 위해 준용하고 있는 “중 소기업기본법”에 의하면 중소기업을 업종별 매출액에 따라 중기업과 소기업으로 구분한다. 논자에 따라서는 중기업도 당연히 손실보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손실보상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중기업도 국가의 영업제한조 치로 인해 손실을 입고 그 손실이 특별한 희생에 해당한다면, 국가가 그 손실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 일견 타당할 것이다. 둘째, 소기업의 영업손실 보상의 범위 문제이다. 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에 관한 법률 조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가 취해지고 나서 거의 1년 6개 월가량 후에 제정되었는데, 동법 부칙에서는 법 시행 전의 손실은 필수적 보상대상 에서 제외하고, 다만 피해를 고려하여 정부가 일정한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 후의 국가의 영업제한조치로 인한 손실이 손실보상의 대상이 되는 특별한 희생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법 제정 전의 손실 또한 보상을 부정할 근거가 빈약하다 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이러한 문제들이 소기업 영업손실보상의 신청 대상 확대 문제와 손실보 상 금액의 적정성 문제로 정치권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 글 이 이와 관련한 법적 논의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손실보상과 관련한 법 적 문제는 이 정도로 언급하는 것으로 그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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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 ‘함께 사는 세상’을 생각하자

우리 헌법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하도 록 하고 그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법문제로 서 손실보상의 요건인 ‘특별한 희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예민한 문제이다. 영업제한조치로 인한 상공인들의 손실이 ‘특별한 희생’에 해당한다고 보면 지금 현행의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규정보다 지원대상은 더 확대되 고 보상금액도 더 커질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필시 소상공인 이외에도 영업제한조 치로 인해 손실을 입은 자가 있을 것이며, 소상공인의 경우에도 위 법의 내용은 손실 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긴급한 상황에서 국가의 영업제한조치가 공동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그로 인한 손실은 공 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할 부분으로서 ‘특별한 희생’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위 법률에서 보상 여부 및 그 내용은 좀 더 탄력적으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손실보상의 대상과 금액의 확대나 축소에 대해 쓰는 글이 아니다. 내가 바 라는 것은 COVID-19에 따른 영업제한조치로 인한 손실보상의 문제에서 ‘사회적 연대’ 의 가치를 좀 더 중요하게 고려하자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함께’ 이 위기 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가진 한정된 자원으로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는 것 이 최선인지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이미 위 법 시행 전에 재정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 고 폐업한 소상공인들을 보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한 것인지, 법상 중기업으 로 분류되는 기업들도 재정적 지원 없이 존속할 수 있는 것인지를 세심한 눈길로 살펴 야 할 것이다. 위 법의 제정과 시행의 과정에서 공동체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 지,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함께’ 안전과 행복을 쟁취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우리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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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하여 포퓰리즘적 태도로 지나치게 선심적 공약과 정책을 남발하여 희소한 자원을 부적절하게 배분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수비적인 자세로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취약한 구성원들이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때, 이를 섣불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 고 낙오자로 낙인찍는 잘못을 범해도 안 될 것이다. 21세기에 최초로 닥친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상황을 <페스트>에서 카뮈가 말했듯 ‘사회적 연대’의 정신과 ‘삶에 대한 성실성’으로 ‘모두’ ‘함께’ 이겨내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기 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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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스트릿 우먼 파이터 편집위원 최지원 bereno6@hanyang.ac.kr

02 독립서점 수습위원 김어진 kimeojin@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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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댄스

손짓, 발짓, 몸짓 그리고 춤 편집위원 최지원 bereno6@hanyang.ac.kr

“…댄서 전나마 형의 생전 소원은 단 두가지였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춤을 통해 평생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과 직업이 댄서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 것이었다.” - <스트리트 댄스> 중, 김상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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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 어서오고 Mnet이 힙합, 노래 서바이벌에 이어 기획한 댄스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 하 스우파). 매 회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나아가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스트릿걸스 댄스 파이터와 스우파 콘서트까지 나오게 되었다. 방영을 거듭할수록 스우파의 인기는 높아졌고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경연 때 쓰인 곡이라는 이유로 일부 곡의 영상 조회수는 급등했고 스우파는 방영 9주 간 화제성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을 정도였다.

▲ 방영 내내 영향력 1위를 차지한 스우파 (출처: CJ 채널)

스우파는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를 넘어서 댄서들과 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까 지 했다. 스우파 제작진은 “마이너 문화로 인식되었던 스트릿댄스라는 장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했다.”고 말했고 댄서들은 “스우파 이후 여성 댄서에 대한 시 선이 바뀐 것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우파는 대중들이 스트릿댄스가 하나의 장르로 여길 수 있게 했고, 그동안 딴따라로 여겨지던 댄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스우파를 통해서 스트릿댄스라는 마이너 장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넘 어, 대중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남아있다. 아직은 시기상조인 생 각일 수 있지만 스우파의 파급력을 떠올리면 불가능한 상상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한양』은 스우파의 근본인 스트릿댄스의 유래와 하위 장르를 이해해보고 대중들의 관 심을 이끌 수 있었던 요인을 탐색하고자 한다. 또한 스트릿댄스가 대중적인 장르로 이어지기 위해서 댄스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논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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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한 에너지가 가득한 스트릿댄스 스트릿댄스는 1960년대 이후 스트릿 문화와 함께 발생한 모든 형식의 춤을 일컫는 말이다. 스트릿 문화란 거리에서부터 발생한 여러가지 문화 형태, 춤, 패션, 스포츠 등 을 말한다. 스트릿댄스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다양한 댄스 장르들은 모두 장소에 구애 받지 않으며 즉흥적이고 자유롭게 춤을 춘다는 특징이 있다. 즉 스트릿댄스는 단어 그 대로 ‘길거리 춤’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길거리가 아니어도 자유로운 장소인 클럽 등에 서 시작된 춤 역시 스트릿댄스의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

# 스트릿댄스, 그 유래를 알고싶다 스트릿 댄스와 스트릿 문화는 흑인 인권운동과 흑인인권예술운동에서 유래했다.1)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00년대 흑인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천대받던 역사를 생 각해볼 필요가 있다. 차별이 난무하던 1955년, 한 흑인 여성이 만석인 흑인전용 칸을 피해 백인전용 좌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이에 분노한 흑인들은 버스 승차를 거부하는 등 흑인 인권운동을 진행하였다. 이후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를 필두로 미 국 전역에 있는 흑인들은 흑인 인권을 위해 폭력 혹은 비폭력 시위를 전개해 나갔다. 이 에 따라 미국 사회는 혼란스러워졌지만 흑인들의 인권운동은 그치지 않았다. 인권운동이 계속되자 흑인들 사이에서 차별을 예술적으로 승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즉 흑인에 의한, 흑인을 위한, 흑인에 관한 예술운동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순수흑인 예술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아프리카 노예선의 참혹함을 다루는 연극이나, 백인들을 경 고하는 내용이 담긴 소설 등 다양한 예술의 형태로 흑인 인권에 대한 메세지를 대중에 게 던졌다. 이러한 예술가 중 제임스 브라운은 소울이라는 음악 장르를 통해 침체되어 있는 흑인음악시장에 활기를 돋우고 삶의 희망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그가 무대 위에 서 행한 격렬한 스텝은 스트릿 댄스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이 흑인인권예술가들 의 노력 끝에 그들의 인권과 문화는 점차 인정받게 되고, 나아가 백인들에게 동경을 받 기도 하였다. 즉 인종차별 문제는 점차 옅어지게 되고 흑인들과 백인들의 관계는 빠른 속도로 호전되었다. 1) 노유성, 「스트릿댄스의 대중화 활성방안」, 『한국무용연구』 3호, 2014, 75-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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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흘러 흑인 문화가 인권, 동성애, 공포증 등의 범문화적인 주제를 다 루게 되면서, 흑인 문화에서 유래된 스트릿 문화 역시 흑인차별이라는 메세지를 넘어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문화로 정착했다. 자연스레 스트릿 문화에서 비롯된 스트릿 댄스가 자리를 잡으며 왁킹, 락킹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만들어지게 된다.

# 한국에 정착하며 한국 스트릿댄스는 댄스비디오의 유입을 통해 이루어졌다. 1980-1990년대 즈음 마이클잭슨의 빌리 진 무대, 스트릿댄서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플래쉬 댄스는 비디오 의 형태로 한국에 전달되었고 이것이 한국 스트릿댄스의 시발점이다. 스트릿댄스가 한국에 정착한 초반에는 댄서에 대한 시선은 곱지 못했다. 딴따라나 문제아와 같은 취급을 당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한국의 비보이들이 세계적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10년대에는 케이팝의 인지도 상승, 대 중문화사업 활성화나 팝핀현준같은 댄서들의 활동 등을 통해 스트릿댄스의 인지도는 점차 상승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저명한 댄서들이 계속 배출되었고, 그들은 전 세계 스트릿댄스계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대중들은 그 모습을 알지 못했다. 훌륭하고 열 정적인 댄서들과 다양한 스트릿댄스 장르들은 대중들에게 조명 받을 순간을 기다리 고 있었고, 스우파는 그 순간을 포착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크루들과 댄서들의 프 로페셔널한 모습, 대리 만족을 시켜줄 만큼 화려하고 압도적인 동작, 인물 간의 갈등 을 포함한 여러 서사는 대중들을 정확히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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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스우파가 사랑받게 된 이유는 스트릿댄스의 문화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우 파는 시작부터 댄서들간의 배틀을 통해 춤의 종류를 보여주었고, 주어진 미션에서 댄 서들이 보여준 춤 동작은 미션곡과 조화를 이루며 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 다. 스우파에서 보여준 스트릿댄스의 다양한 장르들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춤의 특징과 함께 알아보자.

여기서 잠깐 힙합 음악 장르 올드스쿨(Old School): 1970-1980년대 유행한 펑크 음악 장르로, 상대적으로 랩이 적고 곡이 대체적으로 신나는 분위기이다. 왁킹·락킹·팝핑·브레이킹이 속한다. 뉴스쿨(New School): 1990년대 이후 유행한 힙합, 하우스 장르로, 상대적으로 랩 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이 많다. 힙합·크럼핑·하우 스가 속한다. ※ 올드스쿨과 뉴스쿨은 힙합 음악의 상대적인 트렌드를 구분하는 단어임을 밝힌다.

# 왁킹 (Wacking) 왁킹은 미국 게이 클럽에서 시작된 댄스 장르로, 댄서 샤바두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990년대 즈음 뉴스쿨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등장으로 그 인기가 잠깐 사그라들었으나 다시 2000년대 이후 부활하였고 현재 그 명성을 되찾았다. 섹 슈얼한 태도로 무드를 느끼고, 팔을 돌리거나 뻗으며 모델처럼 인상적인 포즈를 취하 는 것이 특징이다.

▲ 팔을 돌리거나 뻗으며 왁킹을 보여주는 댄서 립제이 (출처: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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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킹 (Locking) 댄서 돈 켐벨이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삐끗하여 자물쇠가 잠기듯 몸이 툭하고 멈추 었던 것이 락킹의 유래이다. 주로 펑크 음악을 사용해 춤을 추며 익살스러운 분위기 를 연출하고 몸을 잠구는 듯한 락(Lock), 누군가를 가리키는 동작인 포인트(Points), 주먹을 쥔 채 귀 옆에서 손목을 돌리는 트윌(Twirls)등으로 구성된다.

▲ 주먹을 쥔 채 손목을 돌리고, 몸을 잠구는 듯한 동작을 보여주는 댄서 성지연 (출처: Mnet)

# 팝핑 (Popping) 팝핑은 그 움직임이 마치 관절을 꺾는 듯해 ‘관절 꺾기’, ‘각기 춤’ 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관절이 아닌 근육에 순간적으로 힘을 줬다가 이완하면서 몸 을 튕기듯이 추는 춤이다. 댄서 부갈루 샘에 의해 유래된 춤이며, 한국에서는 위너스 크루가 팝핑의 기초를 다져 개념을 정립하였고 팝핀현준 등 유명 댄서가 팝핑을 전파 시켰다. 가장 대표적인 동작은 무게중심을 움직이며 발을 바꾸고 그에 맞춰 팔을 위 아래로 크게 흔드는 프레즈노(Fresno)이다.

▲ 팝핑은 근육을 이완하듯 튕기는 특징이 있다. (출처: boogaloo sam Taiwan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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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이킹 (Breaking) 비보잉 혹은 비걸링이라고도 불리며, 가사 없이 비트만 나오는 브레이크 타임에 춤 을 춘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가장 대중적이며 인기있는 하위 장르 중 하나로, 2024 년 파리 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한국은 브레이킹 강대국으로 자 리잡을 정도로 저명한 댄서들이 여러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 다.2) 전투적인 분위기가 중시되며 아크로바틱 등의 동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 몸을 공중에 던져 한 바퀴 도는 기술을 보여주는 댄서 김예리 (출처: 중앙일보)

# 힙합 (Hip hop) 힙합 음악에 맞춰 바운스나 웨이브를 넣어 추는 춤이다. 특히 걸스힙합은 힙합댄스 라는 베이스를 토대로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이용해 허리나 골반 등을 이용해서 추는 춤이다. 한국의 걸스 힙합은 댄서 허니제이가 개념을 다잡았다고 알려져 있다.

# 크럼핑 (Krumping)

▲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크루 훅(좌)과 최고의 크럼프 크루로 알려진 프라임킹즈(우) (출처: Mnet(좌), 프라임킹즈(우)) 2) 임성은, “000의 강대국으로 인정 받는 우리나라, 종목은 브레이크 댄스”, <한국연예스포츠신문>,2021.10.21. 한양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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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 타이트 아이즈가 창안한 크럼핑은 미 남부 지역에서 길거리 폭력을 비폭력적 인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하고자 만들어졌다는 가설이 있다. 에너지나 감정을 나타내 는 데 표현력이 있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손을 휘두르거나 발을 구르는 동 작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프라임킹즈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을 넘어 서 아시아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크루로 평가받는다.

# 하우스 (House) 하우스 음악3)에 맞춰 추는 춤으로, 풋워크가 매우 타이트하다는 특징이 있다. 즉 하반신 스텝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며 대조적으로 상체의 움직임은 작은 편이다. 대 표적인 기술로는 셔플(shuffle), 스케이트(skate)가 있다. 다른 춤 장르에 비해 움직 임이 얌전해 보이고 하우스 음악에만 어울릴 정도로 선곡의 영향이 매우 크다. 따라 서 댄스 배틀에서 하우스를 추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 하우스의 활발한 풋워크를 볼 수 있다. (출처: JustDance(좌), Jardy Santiago(우))

# 보깅 (Voguing) 보깅의 시초는 뉴욕 할렘의 성소수자들이다. 패션 잡지 보그의 표지 속 모델에 영 감을 받았으며 음악에 맞추어 모델 포즈를 연결하는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절제미와 각선미가 돋보이며 팔다리의 움직임은 각지고 직선적인 특징이 있다. 보깅은 초기에 이집트의 상형문자처럼 절제된 느낌에서 쪼그려앉아 발을 차는 덕워크(duckwalk), 한 쪽 다리를 든 채 한번에 주저앉는 딥(dips) 등의 동작으로 변화해 나갔다. 3) 반 복적인 4/4박자, 드럼 머신으로 찍어낸 리듬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전자음악 (출처: 『하우스』, 네이버 음 악장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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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보깅의 형태 (출처: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 배틀 스트릿댄스가 다른 댄스 장르와 구별되는 매력은 단언컨대 배틀에 있다. 스우파도 배틀을 통해 우승자 혹은 탈락 팀을 가렸다. 그만큼 배틀은 스트릿댄스에만 존재하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누가 더 즉흥적으로 춤을 출 수 있는지, 누가 더 자유로움을 잘 드러내는 지를 겨루는 것이 배틀의 목적이다. 그러나 승자를 가리는 것 외에도 배틀 은 커뮤니티의 장이라는 또 다른 의의를 가지는데, 바로 댄서들간의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배틀을 통해 다른 댄서와 겨루며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배틀의 필수요소로는 음악을 담당하는 DJ, 배틀의 진행자인 MC, 승부를 결정하 는 져지, 전반적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태프, 마지막으로 관중이다. 이 중 가 장 중요한 역할은 승패를 결정하는 져지이다. 독창적인 정체성, 동작과 음악의 조화 등의 일정한 평가 기준이 있으나 져지들의 취향이 담긴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댄서여야 하고, 주로 댄서 들 사이에서 존경받거나 상징적인 사람이 져지를 맡는다. 상당한 공을 들여 져지를 구성하는 만큼 져지들은 오프닝, 브레이크 타임, 결승 직전 등 배틀 중간에 직접 무 대로 나와 져지 쇼를 선보인다. 스우파도 초반부터 배틀을 실시해 전투적으로 임하며 배틀을 즐기는 댄서들의 모 습을 보여주었다. 선곡의 비트와 안무를 정확히 맞추는 비트킬링 (Beat killing)이 나, 훌륭한 배틀을 보여준 댄서들에게 찬사의 의미로 신발을 던지는 행위인 리액션 (Reaction)을 볼 수 있다. 또는 적극적인 호응을 보내는 락(Rock)과 배틀에 참여하지 않는 댄서가 무대에 올라올 때 제지하는 백오프(Back off)등도 배틀의 묘미다. 이런 배틀의 묘미는 댄서들의 배틀을 직접 관전하는 것과 같은 몰입력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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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 자체가 전략이지 않나? 스우파의 미션과 배틀에서 볼 수 있었던 댄서들의 진정성은 대중들의 관점을 바꾸 기에 충분했다. 물론 춤과 댄서에 대한 왜곡된 시선은 스우파 전부터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브레이킹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한 몫 했다. 이 처럼 한걸음 한걸음 스트릿댄스에 대한 선입견과 멀어져 가는 중에 스우파는 댄서에 대한 관심을 폭발시키며 댄서 신드롬을 촉발했다. 그 파급효과는 직업의 선입견을 깨 트렸다. 직업분류 체계에서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직업분류1

수정

직업분류2

노출 직업명

대중문화인 대중문화인

스트리트댄서 비걸 비보이

안무가

문화예술인

무용인

등재기준: 공연이나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로 확인되거나 국제대회 상위 입상 내역이 확인되는 경우

직업분류1

직업분류2

노출 직업명

대중문화인

댄서

댄서 스트리트댄서 비걸 비보이

문화예술인

안무가

안무가 댄스안무가 무용안무가

등재기준: 대회 참여, 수상 경력, 직업과 관련해 방송 출연, 작품 참여가 확인되는 경우

▲ 수정된 직업분류 체계 (출처: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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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스우파 열풍에 힘입어 댄서 직업군에 대한 관심과 인지 도가 높아지는 등 사회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직업분류체계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대 중문화인의 하위 분류로 흩어져있던 스트리트댄서, 비걸, 비보이 항목이 신설된 상 위 항목인 댄서 항목으로 조정되어 체계를 갖췄다. 또한 현실적으로 ‘댄서’라는 단어 를 가장 흔히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댄서를 하위 항목으로 개설했다. 안무가에 대 한 분류도 개편했다. 무용인의 하위 항목이었던 안무가를 상위 분류로 조정하고, 그 하위에 안무가, 댄스안무가, 무용안무가를 추가하였다. 댄서 등재기준은 완화되었다. 기존의 등재 기준인 ‘국제대회 입상 내역’을 삭제하 는 대신 ‘관련 대회 참여, 수상 경력 확인, 직업 관련해 방송 출연, 공연 등의 작품에 참여한 경우’로 확대했다. 직업이 가진 선입견이 사라진 것은 이런 객관적인 지표 외에도 댄서 스스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스우파에 출연 이후 댄서들은 입을 모아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댄서 허니제이는 “일반적으로 여성 댄서라 하면 과거에는 쇼 적인 부분, 볼거리, 이런 가벼운 느낌의 뉘앙스가 있었던 것 같다. 스우파를 통해 여 자들의 리더십, 열정, 의리, 우정 등을 보여드렸고 '멋있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시 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이 많이 변했구나 느끼고 있다.” 고 언급했다.4) 이러한 변화는 스우파 출연진이 아닌 댄서들도 느꼈는데, 유명 댄서 제이블랙은 “댄 스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고 댄서에 받는 스포트라이트가 지속되면 좋겠다.”고 말했 다.5) 이처럼 스우파는 마이너 장르였던 스트릿댄스를 대중에게 확실히 알리며 메이 저 장르로 나아갈 수 있는 물꼬를 틀었다.

4) 황서연, “허니제이 ‘스우파’, 女댄서 인식 바꿔놨다”, <티브이데일리>, 2021.10.29 5) 김현식, “제이블랙 “국내최고가 곧 세계최고, 댄서 향한 관심 기뻐” [인터뷰]”,<이데일리>,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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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점 이런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스트릿댄스가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그 가능성에 안주하지 않고 대중적인 문화의 궤도에 들어가야 춤과 댄서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전환될 것이다.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는 방법을 논하기 전에 한국 스트릿댄스계의 문제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 번째 문제는 스트릿댄스계가 체계화되지 않은 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트릿댄스를 교육하는 기관은 대부분 실기를 비중있게 다뤄, 상대적으로 이론 교육 은 미흡한 편이다. 또한 기관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강사를 채용해 수강 생들이 부정확한 수업을 듣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두 번째는 안무 저작권 문제이다. 안무 저작권은 연속 동작을 통하여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이 포함된 하나의 극을 표 현하는 전체적인 부분이 인정돼야만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법적인 권리를 적용시키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데이터화의 어려움, 신탁기관의 부재로 인해 제 3 자가 안무를 사용할 경우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댄서 노제는 창작한 ‘hey mama’의 안무가 압도적인 화제성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작권료로 벌어들인 수익이 0원이라고 밝혔다.6) 세 번째는 협회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협회 는 보통 각 문화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대회를 열거나 페스티벌 등을 개최한다. 이 렇듯 협회가 한 문화 내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 그러나 한국의 두 협회 인 한국스트릿댄스협회와 국제스트릿댄스협회는 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제스트릿댄스협회의 경우 홈페이지나 관련 기사가 전무할 정도로 실질 적인 협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한국스트릿댄스협회는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 이라는 문화 사업을 진행하나 이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이 조차 도 2019년에 시작한 신생 사업이다.

6) 김현식, “작곡가는 있는데 안무가는 없다…저작권 보호 못받는 댄서들”, <이데일리>,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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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방안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한다면 스트릿댄스계에 기존 댄서들을 지키고 유입의 수를 늘려 메이저 문화로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다. 그 방안으로는 우선 전문화된 교육이 필요하다. 평생교육원 등에서 스트릿댄스 전공을 신설하며 점차 스트릿댄스 에 대한 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문화 전공에 비해서 이론 교육의 양 이 아직 한참 부족하며, 대학 및 대학원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육할 수 있는 자격요 건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댄서들은 스스로 스트릿댄스에 대한 교육의 필 요성을 느끼며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원을 졸업한 스트릿댄스 전 공의 석·박사들이 많이 배출되어 실기만큼이나 스트릿댄스의 역사나 이론적 배경을 탄탄히 확립하는게 바람직하다. 스트릿댄스는 역사에 관한 연구를 충분히 하지 않았 으므로 스트릿댄스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 학술지 등이 계속 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론의 발전과 함께 실기 교육 역시 전체적으로 왕성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스트릿 댄스의 이론과 실기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들의 수가 더욱 늘어나고, 교육자 들을 양성하며 스트릿댄스 전문화에 힘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협회의 영향력이 커져야 한다. 스트릿댄스협회가 더 활발하게 공연과 경연 대회 등의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홍보물 제작 등 스트릿댄스의 대중화에 힘쓰게 된다 면, 스트릿댄스를 향유하는 인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협회의 영향력이 커지 게 된다면 댄서들의 안무 저작권료 문제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게 된다. 이 문제 를 그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댄서 개인이 홀로 안무를 저작물로 등록하고 체 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어렵고, 저작권료 관리 및 분배를 담당할 단체나 협회가 없었 기 때문이다. 즉 안무 저작물에 대한 권리가 댄서들에게 정당하게 귀속될 수 있도록 협회가 나서서 구조를 만들어주고, 안무 저작권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면 댄서들의 직업 안정성은 높아지고 댄서라는 직업의 유입이 확대되어 댄스 대중화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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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스트릿댄스 이제 시작이다! 춤의 매력은 무한하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어떤 이에게는 성 취감을 느끼는 수단이다. 또 호응을 해줄 때 느껴지는 즐거움을 맛보는 자도 있고 춤 을 추면서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춤을 추는 사람의 미래는 춤의 매력과 상반 되게 그다지 투명하지 않았다. 댄서에 대한 인식은 회의적이었고 시장 자체가 좁아 백업 댄서나 공연이 선택의 전부였다. 또한 댄스계에서 저명한 인사들일지라도 대중 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기에, 공급 대비 수요는 극히 적었다. 하지만 스우파를 통해서 댄서들이 날라리가 아닌 춤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진 사람 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편견과 싸우며 대중문화의 한복판에 진입했고, 댄스 시장의 판은 넓어졌다. 앞으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대중 문화로 자리매김할 스트릿댄스의 미래가 그려진다. 더불어 콘텐츠의 영역이 확장되며 댄서로서 도전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지길 바란다. 들인 노력과 시간이 언젠간 빛을 발한다는 것은 스우파를 통해 증명되었다. 이번에 대중들이 댄서들의 매력과 실력에 빠졌듯 다음에는 어떤 마이너 장르가 메이저로 탈 바꿈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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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 교지에서 기고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주제: 자유 형식: 글, 그림, 사진 등 자유 분량: 자유 문의: 편집장 김가연 010-5270-5259 접수: 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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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책방 #독립출판물

우연이 주는 기쁨 수습위원 김어진 kimeojin@hanyang.ac.kr

“저는 이런 독립서점들이 동네에 한두 개씩 더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 연남동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 이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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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작은 책방, 독립서점

어느 새부터 사람들은 더 이상 긴 글을 읽지 않는다. 한 줄 요약을 찾아 빠르게 스 크롤을 내리는 손가락들이 있는가 하면 우스갯소리로 ‘긴 글 공포증’이라는 단어가 생 겼을 정도이다. 주변에는 과제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읽을거리가 쌓여있지만, 그 책 들은 대부분 의무감에서 비롯되었을 뿐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서 그저 잊히곤 한다. 서점은 이러한 책들만을 찾은 뒤 금세 떠나는 공간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렇게 서점에 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진 만큼 서점을 향한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점에서 방문할 가치가 있는 이유는 ‘우연’이 주는 기쁨이 있기 때 문이다. 물론 휴대폰 속 알고리즘이 광고란에 띄워준 책이 마음에 들 수 있다. 하지 만 책장으로 직접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펼쳐보고,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책의 표지 와 작가의 문장들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순간은 서점에서만 겪을 수 있다. 서점의 이러한 묘미는 동네 책방에서 극대화된다. 동네 책방은 2010년대 초반부터 독립서점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생기기 시작했다. 독립서점에 들어선다면 오랜 시 간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운영자의 취향이 반영된 특색있는 책장들과 기성서점에서 쉽 게 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이 이곳저곳에서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나만 아는 공간’으로 불리며 골목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독립서점들은 어느새 그 시장이 커져 서울에는 240여 개의 다양한 특색을 가진 서점들이 생겨났다. 『한양』은 그 중 특색이 분명한 세 곳의 독립서점을 소개해 한양대학교 학우들에게 서점에 대 한 낭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독립출판물과 독립서점은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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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Hello), 독립서점!

▲ 연남동 골목의 헬로인디북스

헬로인디북스가 문을 연 2013년은 독립서점이나 독립출판물이라는 용어가 막 생 겨날 즈음이었다. 인터넷 사이트 그리고 동아리방처럼 운영되던 작은 공간에서 시작 한 헬로인디북스는 이후 자리를 옮긴 뒤 9년째 연남동 한 켠을 지키고 있다. 한국 독 립출판 시장의 시작부터 쭉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헬로인디북스의 이보람 책방지기 가 어떤 이유로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세계에 뛰어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책방 영업 한 시간 전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한양』: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를 열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보람: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제가 정말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10년 넘게 꾸준히 좋아하던 홍대 문화와 독립출판물들이 떠올랐어요.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조그만 책자들을 사고 읽으면서 매력 있다고 느꼈죠. 독자의 입장에서 독립출판 문화를 더 알고 싶었고, 동시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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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람 책방지기(우)와 헬로인디북스 내부에서 진행한 인터뷰

『한양』: 책방지기님의 노력 덕분일까요. 현재 서울 곳곳에 여러 독립서점이 생겨났고 독립출판물 애호가들도 많은 듯합니다. 이런 상황을 체감하신 적이 있나요? 이보람: 네, 예를 들면 제가 2013년에 참여했던 첫 번째 독립출판 페어에는 40팀 정도 밖에 참여를 안했어요. 심지어 장소도 여의치 않아 좌식 공간에서 진행되어 다들 신발 을 벗고 참여했죠. 그때와 비교하면 최근 개최되는 독립출판 페어는 규모가 매우 커요. 미술관이나 아트센터를 빌려서 진행하기도 한답니다. 『한양』: 늘어나고 있는 독립서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보람: 참 좋은 것 같아요. 책방은 오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책 냄새도 나고, 책들의 질감도 하나하나 다 달라요. 책방지기나 작가와 가깝게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고 요. 온라인 서점이 저렴하고 책 종류가 훨씬 많다고 하더라도 독립서점은 이렇게 독립서 점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굉장히 편안하지 않나요? 어느 주말에는 한 손님께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여기 들어오니 마음이 평화롭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연남동이 정신 없을 때는 되게 정신이 없어요. 그런 와중에 무언가를 주문하지 않아도, 꼭 돈을 내지 않아도 잠시 여유 한 숨 돌리고 갈 수 있는 공간이 헬로인디북스가 되었다는 게 기뻐요. 저는 이런 독 립서점들이 동네에 한두 개씩 더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이보람 책방지기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도 쭉 책방을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서 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한 마음이 담긴 헬로인디북스에는 쉽게 볼 수 없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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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들이 책장 이곳저곳을 채우고 있었다. 기존의 책과 특별히 다를 것 없어보 이는 책이 있는가 하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이 눈에 띄었다. 독립출판물을 어떻 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한양』: 책방지기님이 정의하시는 독립출판물은 무엇인가요? 이보람: 독립출판물은 편집의 자율성을 가지고 만든 책이기에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 난 책이에요. 그래서 정말 다양하죠. 예를 들면 잘 찍은 사진집뿐 아니라 <망한 사진집> 이라는 이름의 책도 있거든요. 또는 엄마가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엮어 만든 작은 책도 있답니다. 그런데 제본이나 두께가 기존 책과는 달라 책으로 여기지 않는 손님들도 많 더라고요. 거꾸로 들어 읽는 엄지용 작가의 시집 <제목은 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제 이 름도 제가 정하지 못한 걸요>은 파본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하하. 하지만 그 런 낯선 부분들도 독립출판물의 매력인 다양성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라요. “이게 무슨 책이야”라는 반응보다도, “이 사람은 이런 책을 만들었네”라고 하면서 누군가의 개성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독립출판물을 즐기시면 좋겠어요.

▲ 다양한 형태의 독립출판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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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헬로인디북스에는 정말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간의 영업 기간동안 가장 잘 팔린 독립출판물이 있다면 한 권 소개해주세요. 이보람: 9년 내내 잘 팔린 스테디셀러 책은 없어요. 왜냐하면 독립출판물은 대부분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부수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연남동이 젊은 20대나 30대분들 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회사 생활이나 연애 관련 에세이 책들이 꾸준히 팔리곤 해요. 『한양』: 오래 운영하신 만큼 단골도 많을 것 같아요. 이보람: 네. 초창기부터 꾸준히 와 주시는 친구 같은 손님들이 있어요. 그런데 꼭 단골이 아니더라도 매일 매일 이곳을 스치는 손님들이 저는 다 좋아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들도, 계산하면서 현금을 주고받다가 동시에 웃음이 터지는 순간들도요. 그리고 가 끔은 오셔서 몇 시간이고 책을 둘러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책을 안 사시더라도 전 그런 손님들이 되게 좋더라고요. 애정을 가지고 책을 봐주시니까요. 『한양』: 방문하는 손님들은 저마다 감상이 다르겠지만, 책방지기님이 헬로인디북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이보람: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이 가장 좋아요. 어느 날, 한 작가가 책방 한 편에서 사인 을 하고 있었고 손님 몇 분은 정말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어요. 그때 잔나비의 노래가 흘 러나오고 있었는데요, 그 시간과 공간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죠. 늘 지키고 있던 공간이었는데도 꼭 여행 온 기분이었어요.

인터뷰가 끝나자 책방지기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커튼을 걷었다. 그러자 책방 안으로 햇빛이 가득 들어왔고 이 시간대를 가장 좋아한다던 답변이 떠올라 고개가 절 로 끄덕여졌다. 그런 헬로인디북스는 바깥에서 보는 모습도 굉장히 예뻐 문가에서 책 을 보고 있으면 어디론가 향하던 발걸음들이 “잠깐 들어가 볼까”하는 목소리가 되어 들어오곤 했다. 지난 9년이란 시간동안 그랬듯, 앞으로도 헬로인디북스엔 셀 수 없이 많은 이들 이 찾아올 것이다. 헬로인디북스는 사람들에게 어떤 곳으로 남기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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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인디북스 내부, 커튼을 걷자 햇빛과 함께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양』: 헬로인디북스를 방문할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이보람: 편안하게 방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헬로인디북스가 너저분하게 보일 수 있는데, 이게 정리한 거예요. 하하. 너저분한 스타일이 제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사실 다른 책방들 처럼 깔끔하게 해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제 나름대로의 색을 지키고 있어요. 그런데 덕분 에 손님들이 편하게 느끼시더라고요. 친구 방처럼요. 책이 널브러져 있어서 아무 책이나 꺼내 보실 수 있는 거죠. 게다가 독립출판물이 굉장히 친근한 책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쓴 것 같은 책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 공간에서 그 책을 만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헬로인디북스는 연남동 골목에 작게 찍힌 쉼표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편안한 공간 이 되고자 한다. 독립서점 그리고 독립출판물과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곳 에서 그 첫만남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구석구석에서 ‘헬로’하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주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여러 책의 형태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 책

헬로인디북스

<제목은 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제 이름도 제가 정하지 못한 걸요>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33

‘잡은 손이 시의 제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5시-21시 영업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elloindie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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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안에서의 소요, 서점 밖에서의 소요

▲ 을지로 세운상가의 소요서가

을지로의 세운상가 3층 데크로 올라가면 힙지로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멋들어 진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그 사이에서 ‘철학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여덟 가지의 언 어로 적혀있는 소요서가를 만나볼 수 있었다. 2021년 7월 문을 연 소요서가는 철학 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특정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독립서점 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소요서가 운영진들과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한양』: 철학을 주제로 한 독립서점을 열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소요: 소요서가는 철학뿐 아니라 미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지인들의 철학 공 부 모임에서 시작했습니다. 좋은 철학책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이 늘 아쉽더라 고요. 어떤 책들은 찾으면 꼭 품절이거나 오래 기다려야 했고요. 그렇게 철학 전문서점 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반 대형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분명 유통되 고 있는 책들이 있거든요. 그런 책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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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온라인이라는 선택지도 있는데, 오프라인 서점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 소요: 책을 살 때 온라인 서점은 사려고 이미 정해둔 책이나 광고로 노출된 책, 이 두 가지 선택밖에 없죠. 반면에 오프라인 서점은 오프라인 서점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이 있 어요. 예컨대 A라는 책을 찾을 때, 책장에는 A와 무수하게 연관된 책들이 주변에 꽂혀 있어요. 그러면 A로부터 주변에 있는 책들로 다시 안내되며 수정되고 확장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꼭 특정 한 권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양』: 그런 과정과 생각들이 소요서가라는 이름에도 담겨 있나요? 소요: 소요서가의 소요는 ‘한가롭게 또는 여유롭게 거닐다’라는 의미입니다. 서점을 구 경하는 것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반복해서 돌아보게 되죠. 처음 서점을 돌 때는 간단하게 배치해둔 큐레이션1)을 훑어볼 테고, 두 번째에는 처음과는 다른 곳으로 시선 이 향하게 되겠죠. 그다음에는 이전엔 눈에 띄지 않았던 다른 작가나 주제들을 발견하 게 될 거예요. 이렇게 서가를 돌아보는 시간이 바로 소요입니다. 또는 사다리를 놓고 올 라가서 손에 책이 닿는 행동이 소요가 될 수도 있고요. 책을 꺼내서 목차를 보거나 펼 쳐서 작가의 문투가 나에게 적합한지를 보는 시간도 소요죠.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쉬움에서 시작된 서점이기 때문일까. 소요서가는 아 쉬울 틈도 없이 꽉 찬 공간이었다. 소요서가의 책장은 입문서, 주제서, 연구서와 원 전 순서대로 놓여 있었고 책장 별로 구분이 잘 되어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정치, 종교, 예술, 정신분석, 여성학 등 누구나 하나씩은 관심있을 법한 주제 들이 모두 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서점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처음에는 그저 스쳐 지나갔던 코너가 눈에 밟혔고, 어떤 주제 앞에서는 유독 오래 머물기도 했다.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소요서가에 발을 들이 는 순간부터 소요는 이미 시작되고 있던 것이다. 운영진들에게 ‘소요하는 법’을 더 자 세히 물어보았다. 1) 콘 텐츠를 목적에 따라 수집, 분류하고 선별하는 일을 뜻하는 용어로 미술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었 으며 최근에는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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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서가 운영진 중 한 명의 책방지기(우)와 진행한 인터뷰

『한양』: 어떻게 하면 소요를 더 의미있게 할 수 있을까요? 소요: 서점 안에서의 소요가 서점 밖에서의 소요로 이어진다면 좋겠어요. 소요서가는 세운상가의 앞뒤로 긴 다리들이 연결된 데크에 있습니다. 이 데크를 이용해 종로에서부 터 충무로를 지나 남산까지도 갈 수 있어요. 힙지로라고 불리는 서울의 구도심을 다 보 는 거죠. 소요서가를 거닐며 자신의 삶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는 철학적 체험을 하셨 다면, 그것에서 확장하여 서점 밖 데크 전체를 거닐며 서울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보는 소요의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도시 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행위요. 그 행위가 바로 철학이거든요. 『한양』: 책장 속 철학책들 사이에 동그란 메모들이 눈에 띕니다. 특별히 추천하시는 책 들인가요? 소요: 네, 책은 많은데 정작 어디에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손님들을 위해 추 천사를 달기 시작했어요. 밤하늘이 온통 깜깜하면 막막하지만, 거기에 별자리 몇 개를 그려주면 보다 편안하게 나아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꼭 별처럼 밝아서가 아니라 귀를 기울여줬으면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추천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밝게 빛나는 책들 은 읽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작게 빛나더라도 소중한 목소리들은 의외로 쉽게 읽히곤 하거든요. 그 별자리들을 붙여둔 덕분에 손님들이 책장으로 좀 더 쉽게 손이 가는 모양 이에요. 그래서 반응이 올 때 굉장히 기뻐요. 별자리를 붙여두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 칠 수 있었는데 또 한 번 주목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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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서가 책장마다 붙여져 있는 추천사들

▲ 입문서, 주제서, 연구서와 원전 순으로 배치된 소요서가 내부

『한양』: 철학가들은 새 학기를 맞이한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을까요? 소요: 철학자 칸트라면 <계몽이란 무엇인가> 속 “너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 라”라는 말을 해주었을 것 같아요. 저희 서점의 표어이기도 한데요. <계몽이란 무엇인 가>에서 칸트는 누군가의 권위에 의존하고 조직의 명령만을 따라야 하는 상태가 미성 년의 상태라면, 지성을 사용하고 얼마든지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성의 보편적 사용 을 성년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두려움 없이 사유하고 누군가에 게 시선을 드러내는 것을 겁내지 않는 청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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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요서가를 통해 만난 철학은 기존에 딱딱하게만 여겨졌던 이미지와는 정 반대였다. 그 이유에는 운영자들이 건넨 친절도 있겠지만, 철학적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과 책장 곳곳에서 별자리가 되어준 메모들 덕분이었으리라. 특색을 가진 독 립서점과 철학이 가진 따뜻한 매력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소요서가 방문을 추천해본다. 서가에서 소요의 시간을 보내며 사유하고 시선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 뒤에도 충분하지 않거나 소요가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아카데 미 소요를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아카데미 소요는 책을 읽고 드는 생각들을 함께 나 누며 초청 강사의 철학 강의를 듣는 모임이다. 신청은 소요서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으며 현재는 철학 입문 강의부터 서양철학사의 철학가들을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강의 모임이 개설되어 있다.

추천 책

소요서가

<계몽이란 무엇인가>

서울특별시 중구 청계천로 160 청계상가, 3층 309-310호

“지금 우리는 계몽된 시대에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아니다, 하지만 계몽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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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시 영업 월요일과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oyoseoga


취향을 한데 모아

▲ 충무로에 위치한 스페인책방 내부

독립서점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운영자의 취향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책방의 에바 책방지기는 스페인을 너무 좋아해버린 나머지, 남산 아래 작은 스페인을 만들었다. ‘이런 곳에 정말 서점이 있을까?’ 의심하며 다섯 층의 계단을 올라가다 보 면 의심하던 시간이 무색하게 작은 스페인 국기가 보인다. 운영자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스페인책방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에바 책방지기를 만나보았다.

『한양』: 스페인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독립서점을 개업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에바: 사실 제가 삶을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할 때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아요. 하하. 고민 을 많이 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망하더라도 빨리 망해보 자는 태도로 바로 실행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책방도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해보자!”하 며 시작했죠. 『한양』: 스페인의 어떤 매력에 빠지게 되신 건가요? 에바: 시작은 건축가 가우디였습니다. 고등학생 때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가우디 책을 봤고,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찾아보다가 좋아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바르 셀로나와 스페인에 관심이 갔어요. 점점 확장된 거죠. 맑은 날씨,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이 녹아든 스페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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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바 책방지기(좌)와 스페인 책방 내부에서 진행한 인터뷰

『한양』: 스페인책방의 입고 기준은 온전히 책방지기님의 취향인가요? 에바: 궁극적으로는 제 취향이 많이 반영돼요. 그렇지만 저희 서점의 테마인 스페인과 중남미 관련 서적을 1순위로 입고합니다. 사실 여행 책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 은데, 저는 스페인과 중남미의 문화나 예술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그리 고 스페인과 관련 없는 책들도 다수 있어요. 그래서 스페인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주저 없이 방문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양』: 스페인책방과 같은 독립서점들의 특징을 알려주세요. 에바: 운영자들만의 특성이 묻어있는 큐레이션 책방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리고 베스트셀러 없이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고 판매가 되는 게 큰 장점입니다. 대형서 점을 가보면 어디든 같은 베스트셀러가 놓여져 있잖아요. 유명한 책이기 때문에 유명해 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대신 스페인책방과 같은 독립서점들은 베스트셀러 없이, 다 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운영자가 직접 읽고 좋았던 책들 위주로요. 덕분에 신간 과 구간 상관 없이 평소 찾아보기 어려운 책들도 만나실 수 있답니다. 사실 스페인책방이 위치한 충무로에서는 이국적인 것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이태원 이나 홍대와 비교하면 외국인 유동인구가 적은 곳이다. 게다가 스페인책방 안에는 스 페인 국기나 지도가 눈에 띄는 큰 크기로 걸려있지 않고, 창문 너머에는 서울의 트레이 드마크인 남산타워가 한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책방은 스페 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 비결을 에바 책방지기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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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스페인책방에서 가장 스페인다운 곳이 있다면 어느 곳일까요? 에바: 스페인의 따뜻한 분위기를 담기 위해 색감에 신경 썼어요. 그리고 스페인이 로마, 이슬람, 가톨릭의 지배를 받은 시간이 있어서 여러 문화가 섞여 있거든요. 그래서 스페인 책방의 산만함 속 조화로움도 스페인과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하하. 아, 무엇보다도 항상 스페인어로 된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요. 이런 점들이 스페인 분위기를 주고 있지요. 『한양』: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스페인책방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에바: 스페인책방만의 여권이 있답니다. 구매하신 책과 함께 만 원당 하나의 스페인책 방 출입국 도장을 찍어드려요. 덕분에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도 어떤 책을 구입했는지 한눈에 보실 수 있는 거죠. 일반 쿠폰은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으니 소장욕구가 들 수 있도록 여권 형태로 만든 거예요. 요청해주시는 분들은 모두 받으실 수 있답니다. 『한양』: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스페인책방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시나요? 에바: 이 공간은 저의 취향이 집약되어 있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오시는 분들이 ‘이 공 간은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 만든 공간이네’나 ‘이 사람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네’ 와 같은 생각들을 하시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 요. 책들을 살펴보시면서 뭔가 작은 부분이라도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실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아요.

▲ 스페인책방 여권과 스페인어 동화책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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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책방에서는 독립출판물이나 전문서적뿐 아니라 여행 에세이, 소설, 사진집 등 다양한 출판물들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책방지기의 취향으로 한데 모인 것들이었 다. 한 사람의 취향이 책장이 되는 일은 흔하지만, 한 사람의 취향이 책방이 되는 일 은 흔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책방은 더욱 특별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확신없는 이들이 있다면 스페인책방을 찾아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방지기의 취향들을 둘러보다보면 유독 손이 가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추천 책

스페인책방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6길 29 기남빌딩 5층인데 603호

“부디 이 이야기들이 또 다른 정답으로서가 아니라, 당신이 이미 갖고 있던 불씨에 불을 지피고, 갇혀 있던 틀을 깨고 나와 나다운 일과 업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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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14-20시 토요일과 공휴일 13-18시 영업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painbookshop


서점을 향한 걸음

독립서점의 문을 여는 것은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을 펼쳐보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안에는 운영자의 취향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독립서점들 은 같은 동네에 있다고 할지라도 들어서는 입구부터가 각양각색이다. 사람이 저마다 가진 분위기와 취향이 모두 다른 것처럼 말이다. 같은 서점이라 해도 저마다 다른 특 색을 지니고 있기에 독립서점이 이토록 매력적인 것 아닐까. 책방지기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꺼낸 이야기는 사람들 가까이에 독립서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헬로인디북스의 책방지기는 누구나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이, 소요서가 운영진들은 서점 본연의 기능을 가진 공간이, 그리고 스페인책방의 책방 지기는 언제든지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동네 곳곳에 있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독립서점이 늘어나는 만큼 사라지는 곳도 많다는 사실이다. 폐업 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낮은 매출에 있다. 그러나 이대로 사라 지기에는 아쉬운 독립서점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누군가의 아지트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와 배움을 안겨줄 수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간들이 사라 지지 않고 우리 곁에 오래 남아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글의 끄트머리에 내비쳐본다. 『한양』은 세 곳만을 소개했지만, 현재 전국에는 760여 개의 다채로운 독립서점들 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더 많은 독립서점을 찾고 싶다면 ‘동네서점’ 사이트를 이용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네서점’ 사이트에서는 원하는 지역과 컨셉에 맞는 서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찾은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 기쁨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한양대학교 학우들이 겪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독립서점을 향해 기대에 찬 걸음을 내디뎌 보자. 오늘도 어딘가에선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당신으로부터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 동네서점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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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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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성실을 향한 기대 연극영화학과 20학번 김명진

성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

목적지의 망각,

사실 성실은 아주 이기적인 습관이다.

즐거움의 망각,

눈을 가리고 노를 젓는다 하여,

성실의 결말은 자각이다.

내가 바라는 곳에 도착할 리 없는데, 그 성실이라는 명분 하나로,

수준의 자각.

억울함을 누릴 자격이 생긴다.

끝의 자각.

애초에 눈을 가린 자는 누구인가.

성실에게는 죄가 없다.

눈보다 손을 선택한 자는 누구인가.

성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나의 죄뿐이다.

보고 싶지 않은 미래를 피하려, 성실을 택한 것뿐이다.

그럼에도 성실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성실은 쉽게 이해받는 덕목이니까.

나의 세월

난 성실이 두렵다.

그럼에도 성실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성실에 기대어 착각을 하게될까 두렵다.

나의 희망

내가 뭐라도 되는 줄 알까봐. 나의 성실한 친구들이여, 난 지금까지 많은 성실의 결말을 봐왔다.

그대들의 성실은 안녕한가요?

헤피앤딩은 극히 드물었고, 세드앤딩은 더 드물었다. 성실의 결말은 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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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편집위원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책 읽기, 이제는 실천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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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20대부터 시작하는 부동산 공부

- 포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감자를 꼽 자면, 아무래도 부동산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 열기가 어 찌나 뜨거웠던지 투자에 문외했던 저도 부동산에 슬금슬 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분야는 특히나 전문 가들마다 의견이 달라 쉽게 추천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저 와 같은 초심자인 학우분들은 이 책을 통해 희미하게나마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파 트 투자에 관한 개념, 아파트 투자의 상승-하락 사이클, 정부의 부동산 규제, 미래 부동산 시장의 전망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부동산 공 부에 있어 일종의 기본서로 활용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야 너두 부 동산 공부할 수 있어! - 김지현

비행운

- 김애란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겨우내 많은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생각 들이 김애란 작가님의 유려한 문장들로 하여금 제 마음을 콕콕 쑤셨습니다. 겨우 내가 되려 이다지도 부단히 애쓸 까. 더 무딜 수는 없었나. 늘 찬란한 20대를 동경하고 꿈 꿔왔는데 막상 20대가 되고 두어 년 살아보니, 내가 하는 이 모든 것이 나중에 후회가 되어 돌아오지 않을지 저울 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청춘이니까 실패해도 된다며 위로 하기에는 그 무엇도 실패하고 싶지 않은 너무 큰 욕심이 었을까요. 다 알면서도 간사한 인간인지라 자꾸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쓸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문장들 덕에 마치 깊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몰입하며 읽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꿈꿉니다. 제발 나 좀 잘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고 밤을 지새우면서 공부를 하듯 말입니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 을 더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과 마주해 보길 추천합니다. - 김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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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테크

- 김미경 외 7인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은 앞으로 미래 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아는 만큼 보 이도록 해줍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미래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미래를 대비하는 걸 넘어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식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이나 메타버스 등 우리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이 우리 미래 사회에 어떻게 적 용될지 생각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 최지원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 프레드릭 배크만

기억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할아버 ㅁ지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와 작별을 나누어야만 하는 순간은 언제나 두렵 기 마련이죠. 그래서 할아버지도 손자 노아의 손을 꼭 붙 잡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지만, 노아만큼은 가장 늦게까지 기억하고 싶어서요. 그러나 할아버지와 노 아는 두려움 없이 작별하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와 매일 작아지는 할아버지의 광장은 눈물 나게 슬프지만 그만큼 따뜻합니다. 제가 보고 싶은 사람도 노아의 할아버지와 같은 마음이었겠죠. 그런 생각 을 하면서 저는 이 책을 몇 번이고 읽곤 했습니다. 혹시 작별을 앞두고, 또는 마친 뒤에도 두려움이 밀려오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제게 그랬듯 여러분들께 도 이 책이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네 주변의 어른들은 대부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 나 좋을까 후회하고 있다고 보면 돼. 우리는 그런 식으로 작별 인사를 하지는 않을 거야. 완벽 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할 거야.” - 김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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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 에쿠니 가오리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각각 여자와 남자 의 이야기를 맡아 잡지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묶어 냈 다는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소설은 냉정과 열정 사이 에 선 두 남녀가 이탈리아 도시 피렌체를 배경으로 서로 를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과거의 연인, 그리움, 두오모 성당에 얽힌 약속 등의 시퀀스를 지닌 이 소설에는 묘한 잔향이 숨어 있습니다. 실제로 두 작가는 글을 연재하는 동안 마치 서로가 정말 연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 다고 하는데요. 집필 방식조차 로맨틱한 소설 냉정과 열 정 사이, 그 중에서도 에쿠니 가오리의 세련·감성 문체 가 담긴 Rosso 버전을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 송미주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타일러 라쉬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마음으로 작은 용기를 낸다.” 방송인 타일러가 환경에 관해 쓴 책입니다. 현재 우리의 지구는 정말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글쓴이는 방송 에서도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싶었지만, 재 미없다는 이유로 편집되거나 풍자의 대상이 되곤 했다고 밝혔습니다. 환경은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가장 중 요한 문제이지만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무관심 이 지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지구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번째 지구는 없습니다. 이제는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할 시간입니다. - 이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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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 도둑맞은 가난

- 박완서

가난이 하나의 재산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상실’이 라는 키워드가 관통하는 장·단편 7편 중 <도둑맞은 가 난>은 빼앗긴 가난으로 인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분명 같은 계층으로서 가지는 공감으로 사랑도 피웠던 가슴 아픈 서사 속 박완서 작가 의 생동감 넘치는 문체는 그 냉혹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합니다. 이는 ‘가난은 나의 소명’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누 구보다 벗어나고 싶은 주인공의 교차하는 감정을 반영하 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부자들이 그들의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자 가난마저 이용하는 행태는 비단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 닌 듯합니다. 무주택자였다고 호소했지만 호화로운 집을 소유했던 정치인들의 이중성은 우리로 하여금 주인공이 느꼈던 괴리감을 느끼게 하죠. 가족, 전쟁, 방황을 이야기하며 여 운을 남기는 이 소설 모음집을 때로는 사무치는 고독감을 선사하는 추운 겨울날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 정예림

* 도서 사진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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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독립 서점은 주인의 취향이 담긴 작은 공간이다. 개인의 취향은 모두 다르기에 독립 서점의 탄생은 언제나 새롭 게 느껴진다. 만약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독립 서점을 열 게 된다면 서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학생들과 직접 인터뷰 해보았다.

수습위원 송미주 smju711@hanyang.ac.kr

경제금융학부 21학번 장윤택

1. 본인의 성향이 어떻게 되나요? (MBTI

3. 그 서점에 두고 싶은 책 한 권만 소개

와 함께 설명해 주셔도 좋아요.)

부탁드려요.

ENTP 입니다. 감성적인 음악이나 분위기

“우울할땐 뇌과학”이요. 우울까진 아니

는 좋아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감정

지만 무기력함에 빠져 있을 때 친구의 추

보다는 이성을 중시해서 ENTP 답다는 말

천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비대면 수업으

을 자주 듣습니다. 항상 효율성을 따지고,

로 전환된 이후 생활 패턴이 무너지고 해

문제 상황에서도 위로보다는 해결책을 우

야 할 일에 소홀했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

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도 마음에 전혀 와닿지 않았고, 여전히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막막했습니

2. 만약 독립 서점을 열게 된다면 어떻게

다. 그 때 이 책을 읽었는데, 책에서 부정

꾸미고 싶으신가요?

적 감정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오래 머무르면서 책을 읽고 싶은 분위기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줘 큰 도움이

의 서점을 만들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됐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다방

밝고 따뜻한 느낌으로 꾸미고, 라탄 인테

면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이를 조

리어를 좋아해서 그런 소품과 식물들도

절하는 방법을 몰라 힘들어 하는 사람이

두고 싶습니다. 서점을 개방적인 공간과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해결

독립적인 공간으로 분리해서 앉을 수 있

책을 제시해 주는 좋은 책입니다. 기나긴

는 자리도 다양하게 배치할 것 같습니다.

칩거 생활로 무기력해지신 분들께 감히

제가 집중력이 부족해서 음악은 절대 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틀 것 같습니다.

알고 이해하는 것이 스스로의 감정을 다 스릴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입니다.

128 일상


모든 한양인이 INTERVIEWEE이다

우리는 캠퍼스 내에서 한 번쯤 외국인 유학생들을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한국에서 한국어 능력 향상, 다양한 친구 들과 놀 수 있는 대학 생활 등 많은 기대를 품고 방문했을 것 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우리도 타국으로의 유학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들은 어떤 구체적인 계기로 한국에서의 생활을 결심 하게 된 것일까? 4년 프로그램으로 재학 중인 베트남 유학생 을 만나보았다.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21학번 보 응억 아잉 트

1. 한국으로 유학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

의 전문성과 열정을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조

인가요?

사해보니 상당수가 한양대학교 동문이라는 것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한류 열풍은 한국인들이

을 알게 되어 한양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미디

자신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미디어의 힘을

어 프로듀서 양성 교육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알게 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장 좋아

되었습니다. 교수진들에게 인정받고 체계적으

하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한국만의 가치

로 짜인 프로그램이 ‘한양대학교’가 당시 제 꿈

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국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

의 학교가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는 매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국의 음악, 요 리, 영화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

3.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대학 생활 전반에 어떤

를 좋게 전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죠. 그렇게 모국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의 문화 또한 한국의 문화와 같이 국제적으로 알

언어 장벽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저와 대

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어 촬영과 영상 편집

부분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유학 오기 전 한국

에 대한 열정을 길렀습니다. 일찍이 미디어 커뮤

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1-2년 정도로 상당히

니케이션 전공을 목표로 두고 이를 콘텐츠 제작

짧기 때문에 한국어 강의를 따라잡기 어렵습

에 대한 열정을 지펴준 한국에서 이루고자 한국

니다. 하지만 사회과학대학에서 주관하는 멘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한국 학생들을 만 날 기회를 가졌고, 과제와 한국에서의 일상

2. 한국의 학교 중 ‘한양대학교’를 선정하여 기

적응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유학생의 입장

대한 바가 무엇이었나요?

에서는 이러한 행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렵

제가 한양대학교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

기에 찾기 쉽게끔 학교가 개선해주었으면 하

니다.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세계 정

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다

상 회담이 열렸는데요, 저는 당시 역사적인 행

양한 친구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

사를 취재하러 온 3천여명의 한국 기자, PD들

어 얼른 대면 수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양 118호

129


130 날적이


날적이

한양 118호

131


날적이

교지와 나 편집장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교지를 처음 접한 건 2019년 3월 초 무렵이었다. 애지문 계단을 헥헥 대며 올라갔 는데 웬 책들이 쌓여있었다. 언뜻 보니 우리 학교 학생들이 쓰는, 주간지보다 더 텀이 긴 기사 같았다. 일간지보다 주간지를 좋아하는 터라 호기심에 읽어본 교지는 첫 기사부터 충격적이었다. 비대위원장이 횡령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한술 더 뜬 건 비대위 체제였다. 하다못해 초등학교에도 학생회장이 있는데 대학교에는 없다는 사실에 놀라서 그 이후로 학생 자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SNS에 올라오는 전학 대회 회의록도 찾아보고, 건물마다 붙어있는 대자보도 살펴보고…. 그때마다 교지는 일종의 가이드북이었다. 학교가 이렇게,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그렇게 1년이 지나고, 교지에 지원했다. 고등학교 때 품어온 기자라는 꿈을 접기 전에 그래도 한 번은 직접 기사를 써보며 적성에 맞는지 판단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 뿔싸. 기존에 하고 있던 동아리와 활동 시간이 겹쳤다. 지원에 눈이 멀어 제대로 확 인도 안 한 것이다. 부랴부랴 사과의 문자를 보내며 동네방네 바보라고 소문냈던 게 아직까지 기억난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동아리를 끝내자마자 재도전했다. 나중에 선배들한테 들어보니 다들 그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해서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지켜 봤다고 했다. 다행히도 합격 연락이 왔고, 너무 기쁜 나머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교 지에 뼈를 묻겠다고 올렸는데.. 꽤나 위험한 발언이었다. 교지 활동은 상당히 힘들었다. 일주일에 두 번, 그것도 기본 4시간씩 진행되는 회 의는 집중력이 0에 수렴하는 나에게 너무나도 버거웠다. 무엇보다 항상 일의 초반에 만 열정이 불타오르는 편이라 마감 때 가면 거의 죽상이었다. 편집장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하필이면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일단 일을 벌여두고 나중에 겨우겨우 수습하기 일쑤였다.

132 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그럼에도 6권의 교지를 발간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원동력은 처음처럼 학생 자치였다. 나는 교지를 하기 전부터 반복되는 비대위 체제와 학교의 답 없는 행정에 힘쓰지 못 하는 모습을 꾸준히 봐왔고, 이러한 현실이 무척이나 답답했다. 그래서 글로써 학우 들에게 전달하며 조금이나마 상황을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국 총학생회가 출범한 모습을 보니 이러려고 학내 기사 썼구나 싶었다.

마지막 글이다.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어째 칙칙한 걸로 봐선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두서없이 나의 교지 생활을 정리한 이 글을 끝으로 1년 6개월간의 교지 생활을 마친다.

한양 118호

133


날적이

대학 언론을 위하여 부편집장 김가연 kayeon0428@hanyang.ac.kr

텅 빈 강의실에 먼지가 쌓이는 대학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상상도 못 한 것이 현 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니 어쩌면 마스크를 끼지 않고 대학 교정을 거니는 것이 상 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청춘이라는 명목하에 뜨거운 열정으로 북적거리 는 교정을 볼 수 없음에 개탄스러운 요즘이다. 대학 사회가 죽어간 지 벌써 2년이다. 아니, 어쩌면 대학 사회가 죽은 것은 코로나만을 탓할 수 없는 것 같다. 조용하지만 깊게, 대학 사회는 지금껏 죽어왔다. 의기투합하던 학생 운동권의 시절은 갔고 개인 주의 사회로 치달으며 제각기 치열하게 살다 보니 공동체의 삶을 잃어가고 있다. 대 학 사회가 죽으면 자연히 대학언론도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대학 언론은 하 고 싶은 말도 많고 목소리를 내는 데 스스럼이 없었다. 대학생만의 뜨거움이 문장 하 나하나에 드러났고, 정제되지 않은 문체가 대학언론의 맛이었다. 과거 교지의 두께를 보면 그들의 목소리가 굵었음을, 조그마한 글자들을 보면 하고픈 말이 많아 겨우 욱 여넣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목소리는 책의 두께만큼이나 얇다. 텅 빈 강의실 안 먼지의 존재보다도 작은 듯 희미하다. 과거 대학 언론은 민주와 자유를 들어 누구나 동의할 만한 확실한 명분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그저 “있어야 하니까 있 어요.”라는 목적이 없는 그렇지만 나름의 명분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다소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언론인들에게 무관심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 의문도, 비판도 없는 소시민적인 태 도로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대학생들은 초점 잃은 눈을 하며 배회한다. 과 거 민주화 투쟁 당시 흑백으로나마 남은 사진 속에 서린 청년들의 눈빛을 보면 그들의 눈동자는 흑백을 뚫고 나와 유색으로 빛난다. 요즘 시대는 컬러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들의 눈 속에 열정은 찾기 힘들다. “누군가는 이 학생 자치를 위해 힘써주겠 지. 난 그저 짜인 틀 속에서 순수히 응해주기만 하면 돼.”, “학생 자치니 사회니, 뭐니 눈 돌릴 틈이 어딨어. 과열된 경쟁 속에 나 하나 살아남기도 벅차.” 학생을 탓해야 하 나, 이 사회를 탓해야 하나. 책임을 전가할 만한 대상이 있기는 한가. 탈정치화된 대

134 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학 사회의 학생들에게 무턱대고 자치와 언론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도 현 사회의 흐름 과는 이치에 맞지 않은 듯 보인다. 현실의 버거움을 감당하며 살다 보니 이미 개인화 된 사회 속에 연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는 곧 나 하나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무기력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언론은 한 시대의 양심과 진실의 표현이어야 한다.1) 소리가 있어야 표현을 대변하는데 무관심 속 언론은 소리 없는 아 우성을 치며 재정난과 종간의 위기를 겪는 등 위태롭게 홀로 서 있다. 대학 언론과 학 생 자치는 원인도 타파하지 못한 채 색이 바래어가고 있다. 뱃사공 하나 없이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것은 사실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 는다. 오히려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는 원경의 평화로움에 속아 배의 외로 움과 두려움을 유념치 못했다. 배는 정처 없이 그저 물살이 흘러가는 대로 넘실거렸 을 뿐이다. 현 대학의 언론도 배와 같다. 주체가 없는 언론은 물살에 수동적으로 이끌 릴 뿐이다. 그럼에도 대학 언론은 이 사회에 동요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건재해 야만 한다. 대학 언론은 학생 운동권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 사회를 비 판적인 시각으로 꾸짖는 기구 하나 없다면 대학 사회는 더욱 편중되어 무너질 것이 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창이며, 그 어떠한 것도 묻히지 않도록 깨끗한 창으로 만들 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불의를 봐도 숨지 않고 나서서, 현실의 문제 점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제 신의입니다.” 교지편집 위원회에 지원할 당시에 했던 말이다. 활동한 지 벌써 1년인데 내가 꿈꾸는 언론을 만 들며 신의를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세상의 수많은 소리를 한 글에 담아내기란 벅차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나의 소박한 글에 누구라도 뜻을 연대하기 시작한다면 이후 나에게는 든든한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자유와 연대 속 제나름의 신의로 대학 언론의 힘이 커지길 바라며. 대학 언론을 위하여. 1)

“대중문화의 맹점”, 『한양』(16), 1986, 105.

한양 118호

135


독자엽서 간추리기 : 한양 117호 학우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한양』을 만듭니다. 이 코너에 본인의 의견이 실린 학우 께서는 찾아와주세요. 5천원 상당의 상품을 드립니다! ^_^

『한양』 117호를 100점 만점을 평가해주

지만, 학내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았으

세요.

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20 안태연)

1. 이번 호에 수록된 글의 완성도 : 100 (관광학부 이진수)

『한양』 117호에서 가장 좋은 기사와 아쉬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매우 뛰어났습니

운 기사는 무엇인가요?

다.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만 익

BEST

명과 에브리타임의 예시를 많이 든 것이

•다 (관광학부 이진수)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국이

•사회봉사의 불시착 (20 안태연)

시국이고, 또 다들 실명 밝히는 것을 꺼

WORST

려해서겠죠...ㅠ (20 안태연)

•리셀:가격을 불리는 연금술 (20 안태연)

2. 학내 및 사회 이슈연관성: 100 (관광학 부 이진수)

학내에서 불편한 것

중요한 사안들을 심도있게 다뤄 주었다.

• 2학생생활관. 신발장도 없는 협소한

특히 한사봉과 교내 소통 부재 이야기가

공간이기 때문 (20 안태연)

흥미진진했다. (20 안태연) 3. 표지와 내지 디자인: 100 (관광학부 이

사회에서 불편한 것

진수)

• 경제적 여유 (20 안태연)

‘눈길’의 중의성을 이용하여 발간 계절인 겨울을 상징하는 길을 나타낸 것과 이슈

당신이 궁금한 것

에 대한 시선을 동시에 나타낸 것이 좋

• 학교지의 주제 선정과정과 자료조사 집

았다. 내지 역시 기사 배치 및 구도가 보 기 편하게 되어 있었으며, 첨부된 이미 지 또한 깔끔했다. (20 안태연)

필과정 (관광학부 이진수) • 왜 학교는 코로나 속에서 재정 사용 현 황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을까요? 변 동사항만이라도 알려주면 불만이 적었

『한양』 117호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지면이 그렇게 나뉜 것인지는 모르겠

136

을 텐데 말입니다. (20 안태연)


한양교지 편집위원회 광고비 사용내역(12,1,2월) 1. 117호 내부원고료

1,655,500원

2. 117호 외부원고료

64,000원

3. 비품구입비

0원

4. 기타

0원

합계

1,719,500원

* 금액 사용 기준 외부 원고료 : 외부 필진 원고료 및 한양 학우 기고 원고료 비품 구입비 : 사무용품 구입비 및 수리비 기타 : 문화상품권 지급비, 교비 발송비, 복사비, 송금 수수료, 교통비, 홍보비 등

* 2021년 12, 2022년 1,2월 사용내역입니다. * 정확한 원고료 책정을 위해, 교지가 발행된 이후 pdf 파일을 이용하여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 본 118호의 원고료 책정 내역은 119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한양 118호

137


고민 중이니?

수습위원 모집 대

3학기 이상 활동 가능한 한양대학교 재학생

한양대 유일의 자치 언론 기구에서 편집권을 보장받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장학금(등록금의 30%)을 받을 수 있습니다.(편집위원부터) 편집실 비품(에어컨, 컴퓨터, 프린터, 쇼파, 복사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과의 선배·동기·후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원방법 아래로 연락주시거나 학생회관 4층 편집실에 배치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해주세요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김지현 010-4653-6855/HYgyoji@gmail.com


편집후기

한양 118호

139


편집후기

김지현

김가연

세상에. 6권이 끝났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안녕하세요 이번 118호에 총학생회비 기사

때만 해도 언제 6권을 다 채우나 했는데 결

를 쓴 부편집장 김가연입니다. 이번 호는 여

국 끝을 내니 기분이 묘합니다. 또 한편으로

러모로 아쉬움 투성이었습니다. 새해의 시

는 후련합니다. 원체 일을 즐기기보다는 스

작을 참 많은 생각들로 지새웠던 것 같네

스로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면서 하는

요. 여러 고민의 흔적과 총학생회비의 발전

터라 힘들었던 때가 먼저 떠오릅니다. 편집

을 바라는 마음이 잘 전달되었길 간절히 바

장이 건강해야 교지가 건강하다는 역대 편

랍니다. 진재는 첫 학내 기사였고 저만 믿고

집장 선배님들의 말씀을 지키지 못해서 교

따라와 줬을 텐데 큰 부담과 상처를 지어준

지실 식구분들께 죄송하기만 합니다. 제 욕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

심으로 사업이나 귀찮은 일들을 이것저것

구하고 씩씩하게 잘 임해주어 고맙습니다.

벌이고 떠나서 가연이한테 면목이 없지만,

그리고 봄호를 끝으로 교지를 떠나는 우리

다 교지를 위해서^^~ 한 거라고 변명을 덧붙

집장님! 언니 덕에 많이 배웠고, 고마웠다고

여봅니다.

전하고 싶습니다. 언니가 있어 든든했고 의

교지를 하면서 얻은 건 너무나도 많지만, 아

지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휴학생의 신분

무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게 최

을 마음껏 누리며 그 누구보다 많이~ 푹! 쉬

고의 수확이지 아닐까요. 아직도 얼렁뚱땅

길 바랍니다. 그동안 너무 수고 많았어!!♥

거리는 저와 1년 반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

난춘(暖春)을 바라건만 난춘(亂春)이 될

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덧붙

까 벌써 걱정이 많아지는 나날입니다. 부디

여 청탁글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주신 정

2022년의 봄은 난춘(暖春)이길, 너무 큰 욕

호경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심이 아니길 바랍니다 ㅎㅎ 교지편집위원회

앞으로의 교지도 늘 응원할게요. 모두 안녕!

는 훌륭한 식구들이 많아 늘 든든합니다. 앞 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호도 감사합니다.

140 편집후기


최지원

도 그런 기억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대면 강 의가 시작되는 이번 봄엔 더 많은 기억들이

여름 호부터 봄 호까지 일년 동안의 교지 4

쌓이기를! Stay safe and spread love.

권 모두 발간했습니다. 고학년인지라 교지

God bless you!

활동 내내 굵직한 다른 활동들이 저를 괴롭 혀와서 1년이 나와의 싸움 그자체였는데...

송미주

또 막상 1년을 이렇게 채우고 나니 뭐 별거 없네요. 힘들었던게 다 엄살이었나 싶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날에는 마음이 편하지만

이번 겨울 호를 기점으로 제가 최연장자가

은 않아요. (왠지 우리 교지 식구들이 보면

되었는데 몇 번이고 겪어도 어색한 마음 ~

‘편하지만은 않아요.’에 노란 밑줄을 긋고,

제 또래들은 다 취준하거나 졸업했겠죠? 뭐

‘음 다른 표현 뭐 없나’라고 적을 거 같은 ㅋ

저도 곧 밟아야 할 길이니까 조급해 하지 않

ㅋㅋㅋ) 네. 피드백은 쉽지 않아요.. 누군가

기로 했습니다.

정성들여 쓴 글을 건드린다는 것 자체가 굉

얼른 실물로 기사를 보고 싶네요. 함께한 교

장히 민감한 일이잖아요. 주는 마음에도, 받

지 위원들 정말 수고했고 새학기까지 파이

는 마음에도, 항상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래

팅입니다~

도 그 어려움 덕에 참 많은 걸 배워요. 글 앞 에서 냉정해지는 법, 냉정한 피드백에 열정

김어진

잃지 않는 법, 2시간 내로 5교 쌓는 법(50p 상당의 글 읽기) 등. 교지는 제게 냉정과 열

겨울방학 내 교지를 쓰면서, 교지가 없었다

정 사이에서 버티는 법을 끊임없이 알려줍

면 이 시간에 내가 무얼 했을까라는 생각을

니다. 덕분에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하곤 했습니다. 서점에서 인터뷰하면서는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입니다.

감사하게도 와닿는 말씀들을 많이 들을 수

교지 식구들 너무 애정하구요. 이번 호 제작

있었고요. 교지 기자가 아니었다면 해보기

하느라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3 그리고

어려운 경험이었겠죠. 저의 겨울방학을 그

이 대단한 여정을 마친 편집장님~! 지현이가

냥 흘러가지 않게 해준 교지가 고맙습니다.

민간인이 되어도 제 연락처에는 언제나 ‘편

저는 겨울을 싫어하는데 사실 돌아보면 겨

집장 지현’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교지 너머

울에도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이번 118호

로 펼쳐질 당신의 삶이 언제나 찬란하기를!

한양 118호

141


이진재

직 젊기에 그런 생각은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교지를 지원하

제게는 정말 힘들었던 118호였습니다. 글

는 과정만큼은 간단했습니다. ‘나 글 쓰는

을 쓰는 과정도 힘들었고, 많은 일이 있던

것을 좋아하니, 한 번 제대로 써보자’는 생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끝나게 되어

각으로 큰 고민없이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118호와 함께

2019년 12월, 애지문을 처음 들어설 때 반

수습으로서의 기간 역시 끝났습니다. 너무

겨주던 <부재중>호가 선명합니다. 입학할

나도 부족한 제가 편집위원이 될 자격이 있

때부터 눈 여겨 봤던 『한양』. 그 순간이 지

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습기간 동안 저를 가

금 편집후기를 쓰는 순간으로 이어졌다는

르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깔끔하고

것이 저에게 벅차게 다가옵니다.

멋진 글을 가르쳐주신 본성 선배, 언제나 밝

수습위원의 패기로 덜컥 대선 기사를 쓰겠

게 웃어주신 스더 선배에게 감사합니다. 그

다고 나섰을 때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정치

리고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기사는 방대하기도 하며 민감한 주제일 수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고 이끌어 준 교지 선

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스로 인터뷰도 진

배이자 과 동기인 가연 누나에게 고맙고 미

행하고 지식도 쌓아간 모습을 보니 도전한

안합니다. 이분들 덕분에 저의 수습이 끝났

제 자신에게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좋은 피드백들을 달

그 과정에서 교지 식구들이 없었다면 너무

아주신 다른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이렇게

나 외로웠을 것입니다. 센스 있는 미적 감각

많은 사람의 노력과 애환이 담긴 118호, 재

으로 아이디어를 주는 지원 언니, 야무지게

밌게 읽어주세요!!

책임을 다하는 가연이, 함께 얘기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진재, 교지 글의 정석을 술

정예림

술 쓰는 미주 언니, 분위기 메이커 어진이, 교지를 위하는 길로 늘 노력하는 지현 편집

저는 생각과 고민이 많은 사람입니다. 가끔

장님. 여러분을 보며 책임감과 글쓰기의 겸

은 너무 많아 스트레스도 받곤 했죠. 특히

손함을 배웠습니다.

동아리나 단체에 들어가기 전에는 늘 ‘이 일

마음도 날씨도 유독 공허했던 이번 겨울, 교

을 하는게 내 스펙에 도움이 될까?’ 하는 다

지와 여러분 덕분에 저를 잃지 않았습니다.

소 이해타산적인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

앞으로도 함께 성장할 날들이 기대됩니다.

만 삶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지금은 아

감사합니다.

142 편집후기


한양 118호

143


144 학내


보내주실 곳

『한양』 118호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학생회관 4층 교지편집실 HYgyoji@gmail.com 페이스북 『한양』교지ㅣ인스타그램 @hy_gyoji

『한양』 118호에서 가장 좋은 기사와 가장 아쉬운 기사는 무엇인가요?

(QR코드를 스캔하여 모바일에서 작성하거나 엽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셔도 됩니다.^ ^)

BEST

교지를 읽은 당신이 궁금합니다. 이름

WORST

학교 내에서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적어주세요. 집필 시 참고하겠습니다.

학과(학번) 연락처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사회에서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적어주세요. 집필 시 참고하겠습니다.

『한양』 118호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주세요.

1. 이번 호에 수록된 글의 완성도

당신이 궁금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적어주세요. 집필 시 참고하겠습니다.

2. 학내 및 사회 이슈와의 연관성 3. 표지와 내지 디자인 ※ 독자엽서를 보내주신 분께는 추첨하여 총 5분께 5천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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