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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다시 치렀다. FD 출신들은 대부분 기술직에 합격하여 정직원이 되었다. 그러 나 나는 6 개월쯤 지나서 스튜디오 녹화를 가능한 내가 맡았다. AD 들을 설득했 던(?) 것이다. 한편으론 힘드니까 녹화 때는 좀 쉬라고도 하고 FD 니까 스튜디오 녹화는 내가 책임져야 할 당위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4 년제 출신 AD 들 사이 에서 조용히 나의 자리 찾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 때 나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 도 연출자로 더욱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다. 당시 서울예전 출신의 방송 연출자는 없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 4 년제를 졸업하여 KBS 에 정직원 PD 로 근무하는 이가 딱 한 명 있었다. 그래서 어떤 연기자는 우리 동문 모임에는 전혀 안 나오고 나중에 졸업한 4 년제 졸업 동문 모임에만 나가는 이도 있었다. 전문대 출신을 감추는 때였으니 밀어 줄 빽 도, 이끌어 줄 선배도,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전혀 없었다. MBC 근무가 없는 날을 이용해서 16 밀리 독립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일용직인 나의 월급은 20 여 만 원에 불과하여(야외도 안 나갔기에 더욱 적다.) 저녁에는 밤 9 시 이후 DJ 를 다시 맡았다. 녹화가 정시에 끝나면 총알같이 명동 까지 날아와서 일했고, 녹화로 밤을 새면 조수가 메워 주었다. 필름 작업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밤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86 년까지 ‘벽’, ‘밥’, ‘관찰 노트’, ‘부드러운 산책’등 16 밀리 네 편을 만들었다. 길이도 13 분부터 35 분까지 점차 늘어갔고 제작비도 가중되었다. 경제적으로 고통스러웠지만 MBC 에 다니면서 16 밀리 독립영화를 만드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의 자기 확인이요, 방송이나 예술은 성적순이 아니란 것의 증명 작업이었고 학력에 대한 반항이었다. 제 3 회 대한민국 단편 영화제 우수동백상(우수상), 제 12 회 한국 청소년 우수 작 품상과 조명상, 제 4 회 대한민국 단편 영화제 동백대상(최우수상)을 수상해 당시 국내에 있던 두 영화제에서 3 년간 최다 수상을 기록하였다. 그러고는 다음 작품 을 위해 미련 없이 MBC 를 떠났다. ‘학력 유감’의 87 년 4 월이었다. 시대유감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숱한 가식 속에서, 오늘은 아 우성을 들을 수 있어 얼마 전 공연윤리위원회에서 금지 공방으로 말썽난 서태지의 ‘시대유감’가 사 중 일부이다. 도대체 가사의 어떤 부분이 청소년이나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일까? 삼천억짜리 무궁화 위성을 쌩쌩 띄우고 2002 년 월 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전세계를 돌며 거국적 노력을 하는 이 마당에 귀신이 곡 할 노릇이다. 지난해엔 30 년 만에 지방자치 투표가 있었다. 줄줄이 2 번만 찍었다. 민주당과 김대중 씨계의 인물들이 대거 당선되어 야당의 압도적 승리였다. 그런데 선거 직후 은퇴한 김대중 선생께서 정계에 재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8 년 전 87 년 대선 땐 혹시나 했지만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서울내기라 서 ‘군정종식, 민주수호’등의 구호를 외쳐 부르며 여의도에서 시청까지 김영 삼 씨 지지 대열에 적극 참여했다. 당연히 내가 갖고 있던 유일한 한 표도 ‘공 삼이’한테 갔고. 다 알다시피 3 등의 결과로 고배를 들었고, 그 얼마 후 김영삼 씨는 구국의 결단이라며 3 당 합당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그렇게 믿었던 영삼 씨의 배신을 4 천만이 목격한 것이 엊그제였는데도 말이다. 최근에도 어제까지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며 인기 표를 몰아가던이가 대통령과 단독 회동 후 면 차를 갈아탔다. 동포들이 가장 정확한 뉴스를 얻는다는 9 시 뉴스에서도 요즘 정치 패션은 복고조풍으로 ‘차 갈아타기 패션’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역사 는 돌고 있나보다. 이 강토에 역사 바로 세우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미국으 탓이 크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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