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치동행일자리 성과사례집_지역복지사업단_강동50플러스센터(서울명일유치원 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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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명일유치원입니다.”

아이를 등원시키는 학부모와 반가운

인사를 주고 받는 정현주 씨. 밝게 웃

으며 아이와 눈을 맞추는 모습에서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어난 다. 그는 명일유치원(서울시 강동구

소재)에서 이정희 특수교사를 도와

장애아동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평

범한 가정주부였던 그가 어떻게 유

치원에서 활동할 수 있었을까.

“국가유공자 가족으로 혜택을 많이

받았고,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환원

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연년생

손주들 육아를 하던 중에 딸이 가치

동행일자리에 알려줘서 지원하게 됐

죠.”

그는 젊은 날엔 내 아이를 키우고, 자

식이 장성한 후엔 손주를 보느라 시

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라도 하면서 나

라로부터 받은 혜택을 보답하고 싶

었다고 한다.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정현주 씨는 처음 가치동행일자리를

할 때에만 해도 ‘장애 아동이라고 뭐

가 다를까. 아이들은 다 똑같지. 내가

아이를 본 경력이 몇 년인데...’ 하는

마음이 컸다며 너무 쉽게 생각하고

안일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 부끄럽

다고 밝혔다.

“장애아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

어요. 그저 내 손주를 보는 것 마냥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어 주면 되겠

다고 생각했고, 진짜할머니처럼무

한한사랑으로대했어요.이것이오

히려아이들에게독이될수있다는

걸전혀몰랐던거죠. 무지에서 오는

용감함이랄까. 이제와 돌이켜보면

창피한 일이에요.”

아이를 보육하고 교육하는 데 있어

당연히 사랑이 최우선이지만 사랑이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무한한 사

랑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금세 경계

를 풀고 그와 유대관계를 쌓을 수는

있었으나, 교육적인 방향으로 이끌

기는 어려웠다. “아이들이위험한행동을해도,안 된다는말을하지않았어요.사랑스 러운 아이들에게 어떻게 안 된다고

하겠어요.다할수있게도와주고싶

죠.근데그럴수록선생님께서더힘

들어지더라고요. 제가 생각이 짧았

던거예요.”

‘아차’하는 마음이 들어 그날부터 장

애아동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전

문 서적을 사서 읽고, 선생님께 궁금

한 것을 물어가며 익혔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이면서 이정희

교사와 손발이 더 잘 맞아가고 아이

들도 더 잘 이해하게 이르렀다.

이 교사는 “유치원에 4명의 장애아

동이 있다. 아이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을 때가 많지만 혼자라 버거울 때

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혼자였다면

채우지 못했을 영역을 정현주 선생

님이 사랑과 연륜으로 보완해주신

다”라며 정현주 씨가 있어 힘이 된다

고 강조했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유

아특수교사 1명이 4명의 장애를 맡

게 되어 있다. 1명의 교사가 완벽하

게 케어하기란 쉽지 않는 것이 현실

이다. 하지만 이 교사와 정현주 씨는

서로의 빈 자리를 채워주며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같이가치, 오래도록 함께

정현주 씨는 일주일에 3~4번 명일유

치원에서 중증장애아동 활동을 보조

한다. 그가 전담하는 7세 아동은 의

사소통은 물론, 혼자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있는 편이어서 처음에는

상호작용이 어려웠다. 그래도 정 씨

의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이며 교류

한 덕분에 조금씩 나아져 지금은 어

느 정도 혼자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일상이 가능해졌다. 유아교

육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

로 관심과 사랑을 베풀며 작은 변화

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는 그의 마

음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는 “아이가 점차 경계를 풀고 다

가오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늘

보던 선생님이 아닌 낯선 저를 기다

리고, 좋아해준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라

며 “가치동행일자리를 시작하고 나

서 주변에서 예뻐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밝고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

다보니 저도 모르게 많이 웃는 것 같

아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요. 아이들이 너무 귀하고 좋아서

요. 이렇게 많이 웃으니까 표정도 바

뀌고 예뻐보이는 게 아닐까요? 진짜

예뻐진 건 아니고요.”(웃음)

아이들, 특히 장애아동들은 낯선 사

람에 대한 경계심도 크고, 불안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일유

치원에서 오래 가치동행일자리 활동

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수줍게 웃

는 정현주 씨.

“가치동행일자리는 이름을 참 잘 지

은 것 같아요. 이름처럼 ‘가치’있는

일자리이면서 나라는 개인이 사회

를 위해 동행할 수 있다는 보람을 주

거든요.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살아있

다는 생동감도 느끼고요. 자존감도

엄청 올라갔어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고요. 평생을 가

정주부로 살았고, 연년생 손주를 10

년 동안 양육했어요. 계속 애기들하

고만 있어서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

었는데 이제는 시야가 트인 기분입

니다. 저는 아마 가치동행일자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집에서 TV보면 서 시간을 보냈을 거에요. 가치동행

일자리를 하면서 일상의 루틴이 생

겼어요. 저처럼 많은 중장년들이 가

치동행일자리를 통해서 보람을 느끼 고 활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치동행일자리는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이름처럼

‘가치’있는 일자리이면서

나라는 개인이 사회를

위해 동행할 수 있다는

보람을 주거든요.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생동감도

느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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