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치동행일자리 성과사례집_북부권 노인인지케어_김경자, 전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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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권 가치동행일자리 노원구치매안심센터 김경자, 전숙경

중계 중앙하이츠 경로당 어르신들은 금요일 오후 두 시를 손꼽아 기다린다. 김경자, 전숙경 참여자가 찾아와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이 들어 즐겁게 살 수 있어 좋다며 어르신들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두 참여자의

얼굴에는 덩달아 웃음꽃이 핀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한 시간 반 내내, 명절 앞둔 고향집처럼 왁자한 웃음이

경로당 문 밖까지 흘러넘쳤다.

총 열 분의 어르신이 색연필을 쥐고

색칠하는 데에 집중한다. 서 회장은

‘최애’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두 참여자를 향한 칭찬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둘 다 친딸 같고 얼마나 예쁜지 몰

라. 이 선생님(김경자 참여자)은 아

주 싹싹하고 말하는 게 귀에 쏙쏙 들 어와. 여기 선생님(전숙경 참여자)은

어찌나 칼 같은지 춤 출 때도 동작을

정확하게 알려줘. 그래서 둘이 잘 맞

는다니까? 최고의 호흡이야. 선생님

들이 가져온 건 뭐든 다 재밌어서 좋 아.”

서로가 서로에게 일상생활의 활력소

두 참여자는 노원구 소재 경로당 세 곳을 방문하며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계 중앙하이츠 경로당

은 매주 금요일 오후에 방문하고 있 다. 경로당 한 곳에 배정된 수업 시간 은 일주일에 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

이 지켜진 적이 없다. 우선 어머니 대 하듯 일일이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

치매라는 게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완전히 고칠 수 없는

질병이잖아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저희와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며 아픈 곳은 없는지 확인을 거쳐야

한다. 프로그램도 여러 가지 활동을

차례로 진행하다 보니 일찍 시작하

고도 삼십 분쯤 초과하는 건 예삿일

이다. 인터뷰를 위해 경로당을 방문 했던 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색칠 활

동으로만 한 시간을 채운 뒤로도 ‘핫

도그 아줌마’ 율동, 건강박수 율동에

스트레칭이 줄줄이 이어졌다.

여러 인원이 모이는 만큼 어르신 각

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짓수도 다양하다. 색칠하기, 간식 퍼즐, 또

는 색종이 접기 등. 어느 한 분 뒤처

지거나 서운할 일 없게 매회 프로그

램을 고안하고, 매번 여러 종류의 교

구를 모두 챙겨야 한다. 하지만 두 참

여자에게서 지친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나이 든 어르신들 챙긴

다고 너무 고생한다’, ‘괜히 기운 뺏

기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종종 들었 어요. 근데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갈 때마다 친딸 대하듯 진심으로 반겨

주시고, 준비해간 프로그램도 열심

히 참여해주시는 모습 볼 때마다 행

복해요.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

도 된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니까요.

어르신들 덕분에 저희가 얻는 게 훨

씬 더 많을 걸요?” (김경자)

“요즘 제 일상이 이 활동 기준으로

돌아간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 정 도에요. 쉬는 시간에도 유튜브 찾아

보면서 다음엔 어떤 프로그램을 할

지 고민하거든요. 프로그램 한 회차

를 준비하려면 시간을 굉장히 많이

할애해야 돼요. 근데 좋아하실 어르

신들을 생각하면 힘들지 않고 마음

이 두근두근 설레요.” (전숙경)

당신과 나의 행복을 위해

프로그램 진행은 유기적으로 이뤄진

다. 김경자 씨는 프로그램을 진행을

맡고, 전숙경 씨는 어르신들이 잘 따

라오고 있는지 확인한다. 시간 분배

상 김경자 씨가 활동을 갑자기 끊어

도, 전숙경 씨는 당황하지 않고 다음

활동 교구를 꺼내 준비한다. 이윽고

율동 시간이 되면 전숙경 씨가 진행

을 맡는다.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

득한 덕택에 어느 부분을 자극해야

뇌를 활성화시키는 데 좋은지 알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있을 까.’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두 사람

은 활동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도 동일한 목표에 골몰해있다.

“치매라는 게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완전히 고칠 수 없잖아요. 그 래도 어르신들이 저희와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 겠습니다. 어르신들이 나중에 눈 감 으실 때에 ‘그래, 그때 그 사람들 덕 분에 나 행복했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요. 지금으로선 그것 말고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김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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