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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뉴욕일보·THE KOREAN NEW YORK DAILY

THURSDAY, JANUARY 23, 2014

“가요 프로가 성인방송?” 선정적인 걸그룹 섹시 경쟁 지나쳐 ‘걸그룹 방송심의 안 걸리나요. 15 세 관람가인데 가족들과 못 볼 정도로 민망해 죽겠네요. 소속사에 문의해서 춤을 변경하든지 성인방송도 아니고.’ (윤**) 지난 19일 SBS ‘인기가요’ 게시 판에는 걸스데이, 에이오에이(AOA) 등 걸그룹의 무대를 본 시청자의 항의 글 이 올라왔다. 걸그룹 의상과 춤의 선정성에 대한 시청자의 지적은 어제오늘이 아니지 만, 이달 들어 걸그룹들이 대거 섹시 코 드를 앞세워 컴백하며 수위가 지나쳐 보인 것이다. ‘섬싱’ (Something)으로 활동 중인 걸스데이는 이 곡의 방송 무대에서 한 쪽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트임 치마를 입고 바닥에 엎드려 골반을 흔들거나 깃털을 든 손으로 다리를 훑는다. 멤버 들은 게슴츠레 한 눈으로 카메라를 쳐 다본다. ‘B.B.B’ 로 컴백한 달샤벳 역시 레깅 스처럼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입고 각선 미를 드러낸다. 골반을 흔들거나 가슴 을 문지르는 듯한 느낌의 손동작을 선 보인다. 뒤를 이어 컴백한 걸그룹은 마치 경 쟁이라도 하듯 수위가 더 강하다. 지난 20일 에이오에이, 레인보우 블 랙의 기획사들은 각각‘원초적 본능 춤-샤론 스톤 연상 퍼포먼스 후끈’ , ‘쇼걸 변신-가터벨트·코르셋·채찍 춤 등 섹시포인트로 섹시 종결’등 자 극적인 문구의 홍보 자료를 냈다. 이들의 뮤직비디오 내용은 꽤 노골

‘아빠 어디가’2기 첫 공개… 귀염둥이 총출동 김유곤 PD 등 제작진 간담회 “새 가족 합류…성장 과정 주목해달라” 걸그룹 걸스데이(위)와 레인보우 블랙.

곤을 드러낸 것이란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한 음반기획사 이사는“신생 기획사 가 크레용팝처럼 재미있는 콘셉트의 그룹을 탄생시켰다” 며“이런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아야지 걸그룹은 무조건 섹시해야 뜬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문제는 문화란 테두리 안에서 가이 드라인을 통한 권고 외에 이를 법적으 로 규제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 이다. 특히 K팝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 화 콘텐츠란 점에서 국내 시장 정서와 눈높이에만 맞춰 제작할 수도 없는 상 황이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 vs 아이디어 빈곤 드러내 “10대 청소년에 모방 심리 일으켜… 기획사 의식 변해야” 적이다. 신곡‘짧은 치마’ 를 발표한 에이오 에이는 여섯 명의 샤론 스톤을 콘셉트 로 한 뮤직비디오에서 서로의 엉덩이 에 손을 대고 골반을 흔들거나 일제히 미니스커트의 지퍼를 올린다. 스타킹 을 벗거나 원피스 뒤 지퍼를 내리는 장 면 등이 교차 편집된다. 신곡‘차차’ (Cha Cha)의 뮤직비디 오에서 쇼걸로 변신한 레인보우 블랙 은 핫팬츠에 가터벨트를 착용하고 양 손에 채찍을 든 채 허리를 연속해 돌린 다. 코르셋 의상을 입고 가슴골을 드러 낸 멤버가 화장대에 야한 포즈로 앉아 있거나 소파에서 다리를 쩍 벌린다. 가요계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치열 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 라고 설명했다. 유독 섹시 콘셉트를 택 하는 팀 중 신인이나 뜨지 못한 팀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로 보인다. 한 음반기획사 신인개발 팀장은“주 목도를 높여 가수를 띄우기 위한 몸부 림” 이라며“여러 걸그룹들이 섹시미를 무기로 성공한 사례가 있고 일단 자극 적이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니 전략적으 로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이다. 시장 상 황이 안 좋으니 그만큼 절실해진 것” 이 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획력 부재와 아이디어 빈

한다” 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조차 섹시 일색인 걸그 룹의 경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아이돌 그룹 기획사 대표는“앨 범을 만드는 우리도 섹시 콘셉트가 지 겨운데 보는 사람은 얼마나 지겹겠냐” 며“똑같은 콘셉트로 쏠린 걸그룹들이 우후죽순 나오면 소비자는 쉽게 싫증 을 느끼고 결국 외면한다. 되레 아이돌 가수의 수명을 단축하는 독이 될 것” 이 라고 지적했다. 음악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이들 걸 그룹을 동경하는 청소년에게 미칠 영 향을 우려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정희영 (44) 씨는“일부 걸그룹에는 10대 멤버 가 포함돼 있다” 며“10대가 눈을 게슴 츠레하게 뜨고 섹시한 척하는 몸부림 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안쓰러울 정 도” 라고 말했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 석현 팀장은“뮤직비디오 등에서 어느 정도의 노출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그 룹보다 덜 야하면 실패하는 것이니 점 차 과열되는 양상” 이라며“지상파와 케이블TV 등에서 선정적인 안무와 의 상을 반복해 보면 청소년들은 점차 선 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따 라 하려는 모방 심리가 작용한다” 고설 명했다.

지난해 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의 국 회의원들이 연예기획사가 10대 연예 인에게 선정적 공연과 노출을 강요하 지 못하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시민단체와 업계 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시대착오적이란 목소 리가 높았다. 그로 인해 일차적으로 기획사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다. 한석현 팀장은“현실적으로 규제가 어려우니 음반기획자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며“노래와 춤 실력이 떨어지는 데 의상만 과하면 천박하게 느껴지듯 이 화제성보다 음악성에 집중해야 한 다. 또 TV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 가, 뮤직비디오는 주로 청소년들이 즐 기는 콘텐츠란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자정 노력을 해야한다” 고 강조 했다. 22일 에이오에이의 기획사 FNC엔 터테인먼트는 섹시 퍼포먼스의 일부 동작이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안 무의 수위를 조절한다고 밝혔다. FNC 관계자는“ ‘짧은 치마’ 의 컴백 무대 때 논란이 된 몇 가지 안무를 대폭 수정해 지상파 방송 무대에 출연한다” 며“팬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고 설명 했다.

지난해 MBC 주말 예능의‘구세주’ 역할을 했던‘일밤-아빠! 어디가?’ 가 출연진이 대폭 바뀌는 변화를 맞는다. 새롭게 단장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과연 지난해 이 상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 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서 열린‘아빠! 어디가?’기자간담회에 서 연출을 맡은 김유곤 PD는“새로운 가족이 합류해 기존과는 다른 관계를 맺어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에 주목해달 라” 고 당부했다. 김 PD는 이어“아버지와 아이의 관 계와 가족애는 여전히 이어지는 핵심

주제” 라면서도“1기 아이들은 장남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동생들이 많다. 새 로운 형태의 관계가 형성되리라 본다” 고 기대했다. 오는 26일부터 방송되는 2기에는 새롭게 축구 국가대표 출신 안정환, 배 우 류진, 가수 김진표와 이들의 자녀가 합류한다. 기존 출연진 가운데에는 이 종혁, 송종국이 하차하고 성동일, 윤민 수, 김성주가 남는다. 앞서 김진표의 출연 소식에 그의 과 거 방송에서의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르 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PD는“본인이 과거에 대해 반성 도 많이 하고 있었고, 이후 나름대로 많

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대화를 나눈 결과 육아에 대한 고민의 진정성이 느 껴졌다” 고 섭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연예인 출연진을 한 명 바꾸 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 어렵지 않지 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폭력이 될 수 있 다고도 생각했다” 면서“시청자에게 그 의 모습을 방송에서 보시고 평가해달 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고 당부했다. 출연 아동에 대해‘안티카페’ 가생 기며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해서는“안 티카페는 우리 모두가 막아야 할 부분 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무서우니 출연 을 막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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