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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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동북권 아카이브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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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지음


이 책은 2021년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동북권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기획을 함께 하고 원고를 작성해주신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회원 및 활동가 여러분과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주신 시민사회 활동가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동북권 아카이브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목차 … 08

인사말

도봉시민회는 계속 꿈꿀 것입니다

축사

걸어온 20년의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 09

도봉시민회 소개

지역과 함께 한 20년

… 10

도봉시민회 연혁

도봉시민회 탄생부터 지금까지

… 12

도봉시민회 활동 1. 주민활동가 양성    도봉여성희망학교(동북시민학교)

… 19

즐거운멤버(즐거운코디네이터)

… 23

정보화나눔

… 26

유우지적

… 30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 32

3. 지역 네트워크 활동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 49

좋은도봉아이디UP

… 51

4. 지역경제 활성화    너른마루

… 53

꿈꾸지

… 58

5.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    책마루

… 61

도봉시민회 성장 스토리

2. 지역공동체 활성화    초안샘

… 37

우리는 신난다

… 39

초록나라도서관

… 43

우물 밖 개구리

… 46

마음 돌보기

… 47

1. 도봉시민회를 연 사람들

… 62

2. 도봉시민회의 현재를 움직이는 사람들

… 67

3. 도봉시민회의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 74

도봉시민회를 축하하다

… 77

도봉시민회 20주년 축하 메세지

… 79


인사말

도봉시민회는 계속 꿈꿀 것입니다

우리들의 도봉시민회가 창립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도봉시민회의 20년 활동을 정리해보자

축사

걸어온 20년의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도봉시민회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우리는 생각했지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

돌이켜보면 도봉시민회의 지난 20년의 발자취는 도봉구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사 그 자체라 해

나.’ ‘뭐 그리 대단한 활동을 했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정리하면서 우리

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나 있는 풀꽃들이 돌보지 않아도 지천으로 피듯이 도봉시

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주민과 지역을 위한 20년의 활동, 그 과정에서 얻

민회는 화려한 외침이나 주장을 내걸고 출발하지 않았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지속적인 성장

은 경험과 교훈을 모아 도봉시민회의 20년을 정리한다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도봉시민회는 도봉구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역사회에서 마을민주주의

었습니다.

를 성숙시키고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그 덕분에 도봉구가 ‘사람을 향한 도시’라는 지향을 굳건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도봉시민회

요즘 ‘시민운동의 위기’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시민운동의 전환을 말합니다. 그럼 어떤 전환

가 민관협력의 핵심적 파트너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필요할까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우리 도봉시민회가 생각하는 시민운동은 언제나 풀 뿌리 민주주의입니다.

그동안 쉽지 않은 도봉시민회 20년의 여정을 이끌어 오신 조이제, 박철수, 정보연, 김은경, 김

2000년, 주민에 의한 주민운동을 꿈꿨던 도봉시민회는 ‘치유와 키움 그리고 나눔’이라는 독특

수경, 이은경 전임 대표님과 김경애, 채미화 현 대표님, 그리고 함께 해주신 많은 회원님들께 큰

한 활동방식을 만들었습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만드는 것, 그 관계를 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도봉시민회 20년보다 앞으로의 20년이 더욱 빛날 수

반으로 지역사회를 바꾸는 것. 이것이 풀뿌리 활동,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계속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갈 것입니다. 도봉구청장 이동진 ‘꿈은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도봉시민회는 계속 꿈꿀 것입니다.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 고 중심이 확고한 질적 성장을 지속할 것입니다. 풀뿌리의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확고한 신념 아래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유연하게 활동하는 단체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도봉시민회와 비슷한 경험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 지역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에게 도움 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신 도봉시민회 활동가들과 서울시동북권 NPO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공동대표 김경애, 채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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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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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소개

지역과 함께 한 20년

2000년에 시작된 도봉시민회가 지역과 함께 한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도봉시민회는 도봉구 의 지역 시민단체로서 치유와 키움 그리고 나눔이라는 독특한 활동방식으로 활동해왔으며, 소외

핵심가치

치유, 키움, 나눔

된 계층의 시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그들이 지역에서 자원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고, 활동가들은 자신의 가치와 삶의 질을 높여 그것을 지역과 사회에 환 원했다. 지역과 함께하는 공익활동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도봉시민회는 앞으로도 시민들

나의 가치를 찾아 행복해진다. 도봉시민회의

사명

나의 재능을 이웃과 나눈다. 나눔이 햇살이 되어 따뜻한 마을을 만든다.

의 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인간존중의 지역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 우리는 사람들이 가진 선의를 깨운다.

도봉시민회 정관 제3조(목적) 본회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시민들의 주체적인 활동으로 인간존중의 지역공동체 실 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방식

•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이미 있는 좋은 뜻을 관계로, 놀이로, 활동으로, 주장으로 깨운다. • 우리는 사람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안다. • 우리는 가끔 화가 나거나 두려워지면 누구나 자기 안의 선의를 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우리는 우리가 꿈꾸는 선의로 가득 찬 세상이 쉽게 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안다. • 우리는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다. • 우리는 그래도 우리의 필요를 직감한다. • 우리는 선의를 깨우는 그 작업 자체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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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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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연혁

도봉시민회 탄생부터 지금까지 2000~2004년 대표 조이제/사무국장 정보연

2000년

2008~20011년 대표 김은경, 정보연/사무국장 박윤주

2007년 ~ 2008년 • 주부 컴퓨터 강사 양성반 개강 • ‘도봉 역사문화 길라잡이’ 신설 및 오리엔테이션 • 체신청 주관 어르신 정보검색대회 예선 대상 수상 • 주부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 ‘도봉여성희망학교’ 신설

• 발기인 대회 4월 15일, 창립대회 7월 17일

• 실무자 중심의 뮤지컬 공연과 회원 만남의 날 행사 개최

• 도봉구 예산감시 활동 ‘도봉구 곳간지기’ 1차 활동

• 컴퓨터 장애인반 개설 • 시니어 사회공헌 아카데미 사업 신설

2001년 ~ 2003년

• 지역사회기업을 목표로 한 ‘버드나무학교’ 신설 • 한국여성재단 공모 선정(도봉여성희망학교)

• 정보화나눔 시작(2001년)

• 한국토지공사 사회공헌사업 공모 선정(초록사회 만들기)

• 무료 법률상담 시작(한상혁 회원), 초안산 자연해설가 양성사업 시행

•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 희망 나누기 공모 선정(버드나무학교)

• 교육품앗이 ‘우리는 신난다’, 첫 주부 독서모임 ‘노래나무’ 시작

• 초안샘 습지 자료집 및 활동 자료집 발간

• 도봉구청 사회단체 임의보조금 사업 선정(교육품앗이 외 2개 사업) • 주부 교육 프로그램 ‘행복한 학교’ 개최 •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일자리’ 7명 배정

2009년 ~ 2010년

• 제1회 초안산 딱따구리 자연학교 개최

• 사무실 이전(도봉구 창1동 659-17)

• 지역활동가 양성모임 ‘즐거운 멤버’ 시작

• 기금 마련 일일호프 개최(우이동 O2) • 아름다운 가게 공모 선정(교육네트워크사업 ‘다키넷’) • 교육공동체 ‘꿈꾸지’ 서울형 사회적기업 선정

2005~2007년 대표 박철수/사무국장 정보연, 김수경

• 수익배분사업 ‘치유와 키움 사업’ 1차 공모 및 선정(초록나라도서관)

2004년 ~ 2006년 • 첫 주민사업 공모 개최, 제1회 어린이 나눔장터 시행(2004년) • 도봉구청 여성위원회 ‘여성 임파워먼트 사업’ 지원 결정 • 아름다운 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공모 선정, 3개년도 지원 확정

2012~2013년 대표 김수경/사무국장 김지희

2011년 ~ 2012년

• 제3회 초안산 딱따구리 자연학교 개최

• 사무실 이전(도봉구 창5동 296-6 3층)

• 도봉구청 사회단체 보조금 사업 선정(초안산 자연해설가)

• 좋은도봉아이디UP 공모사업 개시

• 정보통신부 지원 어르신 정보화 무료교육 실시

• 시니어 사랑방 기금 마련 합창공연

• 초안산 자연해설가팀 ‘초안샘’으로 이름 변경

• 꿈꾸지 서울시교육청 중학생 직업체험 시범 실시(북서울중학교)

• 서울시 환경과 지원사업 공모 선정(중랑천 감시단)

• 동북시민학교 제1회 사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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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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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창안사업 개시

• 고령사회고용진흥원 활동비 지원사업체 선정

• 자연을 닮은 사람들 소모임 시작

• 민관거버넌스 마을의제찾기 사업 동참

• 핑크 데이 소모임 시작

• 창5동 벼룩시장 동참

• 좋은도봉아이디UP 정책제안 행사

• 도봉구 의회 심사위원 활동

• 시니어 수지침 자원봉사

• 서울시NPO지원센터 컨설팅 작업 참여(임팩트테이블)

• 동북시민학교 제2회 사진전 개최

• 북부여성발전센터 강사진 지원사업 협약식 • 여성친화일촌기업 업무협약, 도봉중독관리지원센터 업무협약

2014~2018년 대표 이은경/사무국장 김지희, 유경, 오경희

2013년 ~ 2014년 •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선정(우물 밖 개구리) • 시니어 건강강좌 수지침 중·고급반 개강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제3회 사진전 개최 • 시니어팀 자원봉사 • 알뜰시장 • 어린이날 행사 참여 • 도봉 여성건강 페스티벌 참여 • 마을박람회 참여 •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창립총회 개최 • 도봉시민회‘랑’사회적협동조합 준비위원회 개최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제4회 사진전 개최

2016년 •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법인 등록(11월 30일)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제6회 사진전 개최 • 너른마루 자원활동가 교육 및 워크숍 진행, 각종 지역 후원 • 너른마루 2주년 행사, 마을기금 마련 행사 • 너른마루 청소년 직업체험학교, 프리마켓 행사 •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고령사회고용진흥원 활동비 지원사업체 선정 • 창5동 민관거버넌스 및 창5동 벼룩시장 참여 • 도봉구 의회 심사위원 활동, 도봉구 인권위원 활동,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 활동 • 세월호 활동, 도봉촛불문화제 지원 • 이사진 워크숍, 도봉시민회 만남의 날 행사

•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 개업(‘랑’ 운영위원회) • ‘우물 밖 개구리’ 자체 진행 • 너른마루 강좌 및 소모임 운영 •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 공익사업 ‘어른신 건강하데이’ 진행

2017년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활동 진행 • 너른마루 활동가 및 강사단 양성, 워크숍 진행, 마을기금 지원 • 서울시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대표단체 선정 및 활동

2015년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제5회 사진전 개최 • 너른마루 자원활동가 교육 및 워크숍 진행, 지역 청소년·어르신 후원 • 너른마루 1주년 행사 및 무료강좌, 활동가 전원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 너른마루 ‘공유마루’ 선정, ‘예쁜 우리말 가게’ 선정, 나눔가게 씨감자 운영 시작 •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옹기박물관 살리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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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50플러스 고령사회 활동비 지원사업체 선정 • 창5동 민관거버넌스 및 창5동 벼룩시장 참여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50플러스 워킹그룹 활동, 도봉구 의회 심사위원 활동, 도봉구 인권위원 활동,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 활동 • 세월호 활동, 도봉구 소녀상 지원 • 이사진 워크숍, 도봉시민회 토론회(4회) 진행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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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활동 진행(덕성여대) • 너른마루 활동가 및 강사단 양성, 마을기금 지원 • 서울시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대표단체 2차 선정 및 활동 • 도봉구청 특색 있는 의제사업 선정 및 활동 • 서울시 50플러스 재단 ‘같이살래?’ 공동주택 사업 선정 및 활동 •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한국직업상담협회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참여기관 선정 • 창5동 주민자치회 활동, 창5동 벼룩시장 참여 • 시민자산화 활동,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 및 경제분과 활동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50플러스 워킹그룹 활동, 도봉구 의회 심사위원 및 인권위원 활동 • 세월호 합창단 활동, 지역 책축제 참여

2020년 • 동북시민학교 출판업 등록, 마을동화책 1호 출판 바코드 등록 • 너른마루 3기 위탁, 활동가 및 강사단 양성 • 서울시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대표단체 3차 활동 • 서울시 뉴딜 지원사업 선정(시민협력플랫폼 3인 지원) •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한국직업상담협회 및 고령사회고용진흥원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참여기관 선정 • 창5동 및 창1동 주민자치회 활동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공모사업 선정(즐거운멤버) • 기후위기도봉비상행동 캠페인 참여 • 청년협력 사업(청년인정협동조합) • 시민자산화 사업 추진

2019~2020년 대표 김경애/사무국장 오경희

2019년 • 동북시민학교 인문학 강좌, 소모임 활동 진행(덕성여대/문화도시/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 동북시민학교 추억소환 전시회, 마을동화책 1호 《무수골에 무슨 일이?》 발간 • 너른마루 활동가 및 강사단 양성, 마을기금 지원 • 서울시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대표단체 3차 선정 및 활동 • 도봉구청 1365 봉사기관 활동 • 한국직업상담협회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참여기관 선정 • 창5동 주민자치회 활동, 창5동 벼룩시장 참여 • 청년협력 사업(청년인정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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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활동

1. 주민활동가 양성 도봉여성희망학교(동북시민학교) 즐거운멤버(즐거운코디네이터) 정보화나눔

도봉여성희망학교(동북시민학교) 2007년 도봉시민회와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덕성여대가 함께 인문학 강좌 시범운영을 시작 했고, 한국여성재단(2008년)과 도봉구청(2009년)의 지원으로 지역 여성리더 발굴을 위한 ‘도봉 여성희망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 2010년에는 덕성여대 인문대학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되어

유우지적

‘동북시민학교’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와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진행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하게 된다. 인문학 강좌는 ‘희망이 있는 인문예술콘서트’, ‘인문의 숲에서 미디어를 만나다’, ‘인문학이 나 에게 말을 걸다’, ‘마을 안, 실천인문학’ 등 해마다 특색 있는 주제로 진행됐는데 상반기에는 집중 적으로 강좌를 열고 하반기에는 강좌 참여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원하는 소모임을 운영했다. 마을 지도 그리기, 마을의자 만들기, 마을동화책 쓰기, 사진 찍기, 지역 답사, 정리정돈 방법 익히기, 글 쓰기, 공익영화 만들기, 컴퓨터 배우기 등 취미 모임부터 전문지식을 배우는 모임까지 다양한 소 모임에 참여한 주민들은 이를 통해 지역활동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사진을 찍는 모임은 반응이 좋아 매년 운영이 됐는데 ‘내가 버린 여자, 내가 만난 여자’, ‘더불어 함께, 고요한 함성’, ‘소망 몇 개, 열정 몇 개, 기다림 몇 개’, ‘기억을 묻고 길을 찾아 행복 을 만나다’,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 ‘사진으로 통감하다’ 등의 제목으로 사진전을 열어 지역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기도 했다. 또 마을동화책을 쓰는 모임은 마을동화책 시리즈 1호 《무수골에 무슨 일이?》를 출간했는데, 기획부터 원고 작성과 작화까지 모임 참여자들이 직접 작업하여 그 결과물은 지역의 중요한 자료로 남게 되었다.

도봉시민회 정관 제4조(사업) 본회는 제3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의 사업을 한다. 1. 주민자치역량의 강화를 위한 주민자원활동가의 양성사업 2.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활동사업 3. 지역공동체 연계를 위한 지역네트워크 참여사업 4. 지역공동체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공익사업 5. 기타 본회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 제5조(수익사업) 본회는 목적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때에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 도봉여성희망학교 활동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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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박은희(앤)

2007년 시작된 도봉여성희망학교(동북시민학교)의 인문학 강좌는 시민이 주도한 인문학 강좌 로 자기성찰에 기반하여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실천인문학이 중심을 이루었다. 정보전 달을 넘어 변화와 실천을 도모하는 실천인문학의 차별성은 성인 대상의 여타 인문학과 구별되는 매력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시민강좌의 핵심 목표는 ‘주도성’이었다. 시민의식, 자율에 의한 실천인문학을 꿈꿨고 다수의 여성이 강좌의 핵심 멤버로 함께 했다. 캠퍼스의 낭만을 추억하며 아름다운 덕성여대 캠퍼스를 즐겼고 강좌 수료 후에도 지속적인 만남과 소모임 활동을 수행했다. 상·하반기 평가를 토대로 이듬해 강좌를 기획하는 숙의 과정을 중시, 시민강좌의 새 지평을 연다는 자부심을 가졌고 큰 호 응과 깊은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 수료식을 할 때도 수강자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 행사를 진행 했다. 수강자가 주연이 되도록 기획과 운영에 수강자 모두가 참여했다. 쓸모없음에서 유용함을 찾았던 폐가구 재활용 마을의자 만들기는 맞춤형 마을어르신 의자로 환골탈태해 쓸모와 감동을 선사했고, 마을이야기를 발굴하여 옛 지명과 기억 속의 장소를 담는 도봉여성희망학교 강좌에 참여한 수강생들 모습

마을지도 만들기는 공간과 시간의 서사가 담긴 감동적인 결과물을 생산하여 참여 만족도가 높았 다. 분과별 강좌도 참여율과 집중도가 매우 높았으며 심리학 강좌 등 내적 성찰에 집중하는 강좌

인문학 강좌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의 영향을 받아 기획되었는

들도 많았다.

데, 인문학 교육이 소외계층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삶의 지표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삶이 고단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정신적 인 위로가 필요하며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는 힘이 바로 인문학에 있기 때문이다.

*클레멘트 코스 1995년 미국의 언론인 얼 쇼 리스가 노숙자, 빈민, 죄수, 마 약중독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시, 미술, 역사, 논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을 가르친 교육과정을 일컫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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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동북시민학교 추억소환 전시회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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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멤버(즐거운코디네이터) 도봉여성희망학교라는 명칭이 주는 한계를 넘어 서울 동북지역의 시민강좌로 자리잡길 소망

도봉시민회가 운영하는 사업의 간사들과 시민사회 활동에 관심 있는 시민이 참여하여 즐거운

하며 2010년 ‘동북시민학교’로 강좌명을 변경했다. 도봉시민회와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이 주도

멤버(이하 즐멤)라는 중간 리더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매주 1회 모여서 시민운동의 현황, 시민단

적으로 강좌를 준비하고, 장소대관 및 일정 조정은 덕성여대가 협력해주었다. 대학에 우리 강좌

체 실무, 인성 개발, 이렇게 세 개 분야의 교육을 받고 실제 도봉시민회 사업에 투입되어 현장경

의 특수성인 수강자 주도성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몇 차례의 조율을 통

험을 쌓았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지역사회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참여자들은 지역활동가

해 강좌의 30%를 덕성여대 강좌로 배분하고 ‘여성희망학교’의 기조를 유지하는 합의과정을 거

로 성장했다.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따라하기’라는 모임을 만들어 아이들과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쳐 동북시민학교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장소를 여행하며 당시에는 새로웠던 ‘역사탐방’을 시도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만들어보자는 제안

시간이 흘렀어도 그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얼굴, 이름, 사연이 한가득이고 현재까지 이어진

을 받기도 했다.

귀한 인연도 많다. 존중받고 있다는 고마움을 상기된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던 모습이 지 금도 생각난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다수 수강자가 강좌를 통해 또 다른 나를 찾거나 스스로 위로 와 위안을 받았다는 점이다.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당혹스 러웠지만 행복했다고 말하는 참여자들 사이에는 끈끈한 동질감이 있었다. 당시에 활동하던 매력적인 젊은 활동가들과의 만남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오랫동안 가족 중심 적인 삶을 살아온 나와 달리 젊은 활동가들은 우리 마을과 지역, 더 나아가 전 지구적이고 생태 중심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타자를 보는 시선, 우리를 생각하고 지역사회와 연대 하는 건강한 에너지를 바라보며 활동에 열과 성을 더하는 동력을 얻었다. 진정한 활동가로 거듭나기 위해서 성공회대학교와 노동부가 주관한 사회적기업 아카데미, 희 망제작소 소셜디자이너, 혁신적 사회적기업 과정, 마을이 학교다 등에 참여했다. 선배 활동가들 이 후배 활동가들의 역량강화를 돕기 어려운 구조였기에 그 경험은 활동가로서 기초 역량을 강 화하는 자양분이 되었고, 이는 활동가 리더십을 키우는 긴 호흡의 교육과정을 만들어낸 ‘도시마 을연구소’로 확장되었다. 도봉여성희망학교(동북시민학교)에는 긴 시간 함께 해온 모든 이들의 소중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함께 수고하고 애썼던 운영자들과 수강자들, 도봉여성희망학교 (동북시민학교)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도봉시민회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한 즐거운멤버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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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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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멤 1기는 2004년 봄에 시작되었고, 2005년 즐멤 2기는 도봉시민회와 초록나라도서관의 일 꾼 대다수를 키워냈다. 즐멤 2기 과정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체계와 규모를 갖췄는데 2004년 문을 연 초록나라도서관 초기 멤버들은 이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 2기의 슬로건은 ‘살기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김수경(수피)

좋은 동네 함께 하는 우리’였는데 이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의 지역 일꾼을 다수 배출했다. 2006

즐멤 2기 때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활동가라는

년 3기에는 지난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골목놀이터’를 운

의식을 갖게 됐다. 그 전까지는 도봉시민회에 그냥 오는 사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이었는

영하며 마을도서관이나 방과후교실에서 실행할 수 있는 교육계획을 함께 만들고 역할을 분담하

데 교육받고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여 동네에서 공동체운동을 실천했다. 즐멤 4기에는 별주부 체험학교라는 주부활동가 모임을 진

즐멤의 새로운 버전인 즐거운코디네이터(이하 즐코) 활동은 동네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

행했는데 이 모임은 2008년 버드나무학교로 새롭게 탄생했다. 버드나무학교는 도봉구의 사회적

그램을 구상하여 실행하는 것이었는데, 도봉1동 활동가들이 모여 작은도서관 지원 프로그램을

기업으로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수업을 진행할 주부강사를 양성하고 직접 학교에 나가 수업을

만들었던 게 기억난다. 힘도 들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즐거움에 충분히 행

진행했다. 즐멤의 교육을 이수한 후 참여자들은 자신이 ‘겨자씨’가 되어 거주지를 중심으로 사람

복했고 많이 성장했다. 혼자 하면 외롭지만 같이 하면 서로에게 힘이 된다. 즐멤이 했던 것처럼

을 조직하고 자신이 하고 싶거나 주민들이 요구한 주민운동을 펼치는 활동가가 되었다. 이후에는

활동가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동네에서 마을에서 활발히 실

즐거운코디네이터로 명칭이 바뀌었고 도봉시민회의 운영위원과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사

행되기를 기대해본다.

업에 색깔을 입히는 작업을 함께 했다.

작은도서관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즐거운코디네이터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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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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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나눔 ‘무료로 배우고 배운 만큼 가르친다’는 슬로건 아래 2001년 도봉시민회 회원을 중심으로 구성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이명선(평강)

된 모임이다. 1기 졸업생이 2기 강사가 되어 후배 기수를 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모임 참여 자들은 자원봉사의 의미를 깨닫고 도봉시민회의 초보 활동가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성된 강사들은 고령층 정보화 교육, 장애인 컴퓨터 교육을 개설하여 운영했고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전문 강의도 진행했다. 전문강사 양성반, PC 조립반이 만들어졌고, 홈페이지 구축 등 외주사업을 시도했으며, 취약계층 정보화 교육으로 교육의 범위를 확대했다. 정보화나눔 활동가들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평생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등 질적 성장의 기반도 마련했다. 특히 ‘어르신반’ 구성원들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르신 정보화제전’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활동을 통해 자긍심을 키우고 봉사의 기회를 제공받았다.

2001년 도봉구청의 협조로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성황리에 발대식을 열고 정보화 나눔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는 자원봉사의 개념을 뛰어넘어 내가 배운 만큼 가르치고 강사 로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모뎀을 사용하여 PC통신 프로그램에 접속했는데 기존의 전화망을 사용하 는 방식이라 모뎀을 사용하면 집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 컴퓨터를 공부하고 연습하느라 전화비 폭탄을 맞기도 했지만 도봉구청와 연계하여 장애인집을 방문하여 컴퓨터를 가르치던 그때가 새 삼 그립다. 2003년에는 인터넷 중독을 걱정하는 엄마들이 모여 연구사업을 진행했고, 자치정보화조합에 서 강사비를 지원받아 정보화나눔 교육을 9기까지 운영했다. 그 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강사이자 지역활동가로 훌쩍 성장했다. 어린이반, 주부반, 어르신반이 개설되었고 한글, 워드, 포토샵, 스위 시 등의 강의가 이루어졌다. 강사로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대학에 편입학하여 실 력을 쌓았다. 2011년에는 정보화나눔 사업을 기반으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아 무산되었다. 그 후에도 정보화나눔 활동은 소모임으로 남아 주민을 대상으 로 실생활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자격증반을 개설해 교육 을 지속해왔다.

2009년 어르신 정보화제전 참여 모습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2012년 소모임으로 전환했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에는 결 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고, 현재는 IT부문의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하며 팀워크를 다지고,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정보화나눔 활동 초기에 단순히 컴퓨터를 알고 싶어서 참여했던 수강생들이 현재 도봉시민회 의 주역으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에서 실무자로, 간사로, 대표로 도봉시민회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정보화나눔 사업의 중요성이 더 선명하게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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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나눔 어르신반 강의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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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오경희(허브)

2006년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처음 도봉시민회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매달 추첨 으로 수강생을 뽑는 도봉구청의 정보화 교육과 다르게 도봉시민회에서는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 을 수 있었다. 구성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다음 달 과정을 논의하고, 원하는 강좌를 진행하고, 자 격증에 도전하는 등 컴퓨터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2007년에는 어르신반 보조강사를 제안받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한 끝에 정보화나눔팀에 합류 했다. 보조강사를 하면서 컴퓨터 전공으로 대학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는 도봉시민회와 너른마루 에서 실무자로 일해왔다. 도봉시민넷 실무자로 네트워크 활동까지 그 영역을 넓히게 된 중심에는 늘 도봉시민회 식구들이 있었다. 항상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요정님에게 무한 감사를 드린 다. 정보화나눔 어린이반 수업 모습

누군가 나에게 도봉시민회에서 왜 활동을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답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들과의 만남, 재미 때문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항상 계획대로 되진 않지만 뭔가 만들어지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과 같이 성장해가는 과정이 재 미있고 즐겁다.

정보화나눔 주부반 회원들 모습

개인적으로 정보화나눔 활동을 통해 강사로서 많은 꿈을 꾸고 펼칠 수 있었다. 또 도봉시민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고 의기투합할 친구들을 만났다. 들고 나던 모든 이들과 함께 했던 기억과 추억에 감사한다. IT서포터즈 교육에 참여한 정보화나눔 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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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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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탐방 모습

유우지적 시니어 사회공헌 아카데미 사업으로 진행된 유우지적悠友知摘은 ‘여유 있게 친구를 사귀고 배 우고 그리고 지역사회에 적용한다’는 뜻이다. 참여대상은 은퇴하거나 은퇴 예정인 시니어였는데 그들이 숨 가쁘게 살아온 첫 번째 삶은 여유 없이 쫓기듯 살아온 삶이었다면, 두 번째 삶은 첫 번

유우자적 참여자들의 마을박람회 활동 모습

째 삶에서 얻은 경험과 재능을 나누는 삶이라는 생각에서 이름을 지었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

2~4차 유우지적은 ‘시니어 자원활동가’ 양성

를 얻기 위해 희망제작소를 방문해 문의하고, 은퇴 후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분의 자문을 받

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여러 번

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일반적인 시니어 사업과 다

의 회의 끝에 건강강좌를 진행해보자는 의견

르게 사회공헌에 관심 있는 이들로 대상을 특화해야

이 모아져 서금요법(수지침) 강좌를 개설했다.

한다는 생각에 프로젝트 후의 활동도 계획했다.

강사 섭외부터 기관 홍보와 언론 홍보까지 꼼

유우지적은 3년에 걸쳐 4번 실행됐다. 1차 아카데

꼼히 계획했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뜨거

미는 2011년에 NPO를 주제로 8주차 과정으로 진행

운 관심을 나타냈다. 수지침 자격증을 보유하

됐다. 내용은 은퇴에 대한 재인식, 자신의 경험 나누

고 있는 도봉시민회 회원과 교육 참여자들은

기, NPO 참여방법, NPO 활동방법, 활동가 간담회,

도봉 여성이 만드는 건강마을 ‘도봉 여성건강

워크숍 등으로 은퇴 후 삶을 더 유익하고 이타적인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해등나누미 활동이란

활동으로 채우기 위한 준비에 집중했다. 교육 종료

이름으로 여러 차례 노인정을 방문하여 봉사

후 시행된 교육만족도 조사 결과 매우 높은 만족도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마을박람회에

를 보였고, 은퇴 후 건강한 활동을 계획할 수 있게 됐

참여하고 마을 중구난방 물품나눔터에서 봉사

다는 참여후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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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을 방문해서 수지침을 시침하는 해등나누미 활동 모습

활동을 하는 등 배우고, 즐기고, 나누는 건강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도봉 여성건강 페스티벌 참여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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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신중년이란 전체인구의 1/4, 생산가능인구의 1/3을 차지하는 5060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 일자리 등에 종사하며 노동시장 은퇴를 준비 중인 과도 기 세대이다. 신중년이라는 단어는 고령자나 노인을 대신하는 것으로 활력 있는 생활인이라는 긍 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러한 신중년을 소중한 사회적 자원으로 끌어안을 대 책으로 지역현장에 시급한 서비스를 신중년 일자리와 연계하여 신중년의 소득창출과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은 자원봉사와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참여자의 경력을 우선시하여 적 합한 참여기관의 업무영역에 배치된다는 점에서 자원봉사와 다르다. 현재 사회공헌활동 참여자 는 경영전략, 마케팅홍보, 인사노무, 외국어, 사회서비스, IT정보화, 법률업무, 문화예술, 행정지 원, 교육연구, 상담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치단체 사업 운영기관

사업계획 수립,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기관 선정 사업계획서에 따라 사업 수행 컨소시엄 기관으로 참여, 사업관리

사회공헌활동 참여자 활동 모습(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공예, 행정지원, 어린이 한자교육, 바리스타 활동)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참여신청

연계 및 관리

오경희(허브)

참여신청

도봉시민회는 2015년 처음 사회공헌활동을 접하게 되었다. 점점 많아지는 퇴직한 전문인력에 게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약간의 활동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여기관으 활동협의 및 수행

참여자

참여기관

로 합류했다. 처음에는 신청자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예 작가, 어린이 한자 강사, 자 격증을 갖춘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다. 참여기관으로서 6년간 사업을 진행해보니 도봉구와 그 인근의 동북4구에는 사회공헌활동 참여기관이 많지 않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폭넓은 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는 도봉시민회가 운영기관으로 나서

교육

교육기관

교육

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전하여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021년 운영기관으로 선정되었고, 현재 활 동 중이다.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사실과 더 나 은 일자리 매칭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또 이 사업에 참여한 많은 분들의 사회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운영주체별 추진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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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이 조금씩 따듯하게 변해간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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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조이전(넉살)

참여자 인터뷰-그 사람 그 스토리 이명선(평강) 20

2021년도 서울시 사회공헌활동 운영기관은 총 9개 기관으로 도봉시민회는 올해 첫 선정되어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참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도봉시민회는 15개 참여기관과 100여 명의 참여자를 선발하여 12개 직업

여기관과 참여자를 발굴할 때 지역의 고른 참여와 활동분야의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선

군 분야에서 참여기관과 참여자 매칭을 진행하고 있다. 운영기관으로 활동해보니 동북4구에 사

발해야 하지만 참여자는 적은 활동비를, 참여기관은 만족스러운 지원이 없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회공헌활동을 알려 참여기관과 참여자들을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경우가 있어 기준대로 선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활동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과의 관계형성을 통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지역에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도봉시민회를 지역에 알릴 수 있었다. 설문을 통해 참여자들은 적은 활동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2021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참여기관·참여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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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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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활동

2. 지역공동체 활성화 초안샘 우리는 신난다 초록나라도서관 우물 밖 개구리 마음 돌보기

초안샘 모니터링 활동 모습

초안샘 2000년 초안산 습지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오려고 할 때 주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섰다. 도봉시 민회, 동북여성민우회, 복지관 등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민대책위를 꾸렸고 다양한 행사와 운동, 축제 형태로 반대운동을 지속한 결과 결국 사유지였던 그 땅을 서울시가 사들였다. 이는 모 범사례가 되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후 초안산을 지속적으로 지켜 나가기 위 해 ‘도시의 작은 산 초안산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지역 주부들에게 자연해설 교육을 실시하여 주체적인 초안산 지킴이를 키워내고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연학교를 운영하자는 계획에 따 라 2001년 12월 자연해설가 사업이 제안되었고 2002년 자연해설가 1기 양성교육이 시작됐다. 2002년 첫 딱따구리 자연학교에는 20여 명이 지원했고, 매년 규모가 늘어 2007년에는 130여 명이 신청하는 초안샘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2005 년에는 학부모 자연해설 자원활동가를 양성하는 등 방 과후교실과 연계한 자연학교 운영, 어린이날 행사 지 원, 초록나라도서관 지원, 작은음악회 개최, 지속적인 초안산 모니터링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초안산의 의미를 알리며 자연생태지킴이로서 활동을 계속했다. 2007년에는 초안샘의 활동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의 대표사례로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초안산 딱따구리 자연학교 활동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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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난다 교육품앗이 우리는 신난다는 지역 주부들이 중심이 돼서 내 아이와 이웃 아이의 교육을 함께 기획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품앗이로 나누는 교육공동체 운동이다. 1996년부터 지역에서 아이 들의 교육 문제를 논의해온 몇몇 엄마들이 2001년 도봉구 소식지에 교육품앗이를 함께 할 사람 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때 합류한 이들과 함께 도봉시민회 내에 ‘도봉산 품앗이 모임’을 구 성해 활동하다가 이듬해 4월 우리는 신난다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나갔다. 2003년에는 도 봉구청 사회단체 임의보조금 사업으로 선정됐고 2004년에는 어린이 나눔장터, 참새방앗간, 아주 특별한 만남, 시골장터, 반찬품앗이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2006년에는 도봉시민회와 초록나라 도서관이 자매단체가 되어 품앗이 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동생품앗이, 생일품앗이, 전통놀이 행사, 생활공동 체 지침서 작업 등으로 활동 내용이 풍성해졌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상처를 보듬고 성장하는 ‘마 음 다스리기와 치유하기’ 시간을 마련했으며 즐멤에 참여했던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들이 중심 이 되어 ‘도봉 자연생태학교’라는 소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도봉시민회에는 ‘백기 흔들기: 난 지금 무조건 쉬어야 해요’와 ‘119 부르기:요일 당번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면 무조건 와서 도 와주기/술 사주기/눈물 받아주기/하소연 들어주기’ 라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우리는 신난다에서 초안산 작은음악회 개최 장면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이를 적극 활성화시켰다.

김명희(해랑)

초안산 자연해설 사업으로 출발한 초안샘은 매주 점심 도시락을 챙겨 들고 초안산과 중랑천을 모니터링했다. 어느 날인가 모니터링을 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빗속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기억이 난다. 함께 비를 맞으며 마음이 하나로 뭉쳐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산에 갔 다가 숲에서 홀로 피리를 부는 사람을 봤는데 숲속에 울려 퍼지는 조용한 피리 소리가 너무 좋았 다. 그래서 초안산에서도 앰프를 사용하지 않는 음악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이 실행되어 지 역주민과 함께 초안산 숲해설을 즐긴 후 차를 마시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앰프 없는 조용한 음악 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 음악회는 나중에 도봉구청의 지원을 받게 됐는데, 그 후로는 앰프를 사용 하는 시끌벅적한 음악회로 바뀌어 안타깝다.

우리는 신난다 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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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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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김수경(수피)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이순임(햇살/사랑해)

교육품앗이를 시작할 당시에는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품앗이에 대한 강의를

도봉구청 소식지에 실린 교육품앗이 모집공고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단박에 신청하고 활동

듣고 동네에서 한번 해보자 했는데 같이 할 사람들 모집이 잘 안 돼서 도봉시민회 회원과 몇몇 지

에 참여했다. 우리 안에 있는 재능들로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냈다는 것이 언제나 대견하고 가슴

인들이 모여 시작했다. 엄마와 아이가 네댓 명 모이면 돌아가면서 도서관도 가고 놀이체험도 했

벅차다.

다. 엄마 입장에서는 자기 시간도 생기고 애들을 학원에 안 보내도 돼서 좋았다. 도봉구청 소식지

재능나눔품앗이 : 아주 멋진 화가 한 분이 계셨다. 배고픈 예술가는 아니었다. 횟집을 운영하고

에 실린 모집공고를 보고 몇 사람 더 참여하게 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교육품앗이 활동을 시작

있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으니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

했다. 동네 뒷산에서 놀다가 모여서 수학 공부도 하는 활동을 2002년 6월부터 2004년까지 계속

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칠 생각이셨는데 지역의 주부들을 미술교사로 양성해달라고 부탁했

했다. 그 당시에는 열정적인 참여자들이 있어 품앗이 활동에 활기가 돌았고 같은 지역에서 활동

다. 마을의 일꾼으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헌신할 이들이었다. 물론 전제는 있었다. 1년

하는 엄마들 모임에까지 퍼졌다.

을 무료로 지도받으면 1년은 자원활동을 해야 했다. 잘 배워서 남 주자. 받은 만큼 돌려주자. 이러 한 제안에 합의하고 소모임이 꾸려졌다. 데생부터 유화까지 어릴 적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친 주부 들은 1년 후에 도서관의 방과후 미술교사가 됐다. 반찬품앗이 : 요리에 자신 없는 주부들이 모여 각자 자신 있는 요리 한 가지를 5인분씩 해와서 1주일에 한 번 나누기로 했다. 세세한 규칙은 형편에 따라 정했다. 직장을 다니는 주부들이 제일 좋아했고 회원 중 한 명이 맛있는 일품요리를 선보일 때는 비법 레시피를 서로 나눴다. 대가 없이 자매애로, 공짜로, 우리는 우리의 품과 지식을 나눴다. 지식나눔품앗이 :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사회, 육아, 여성, 환경, 생활, 유머까지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맡아서 신문과 인터넷을 뒤져 1주일에 한 번 서로에게 정보를 나눠줬다. 이때 가져온 정보 중에 토론이 필요한 것들은 자연스레 설전이 벌어졌고 나머지는 각자의 컴퓨터에 곱게 저장되어 자산이 됐다. 주부품앗이 :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재주를 서로 나누는 일, 이러저러한 집안 대소사를 서로 살피고 돕는 일은 오래전부터 우리 어머니들이 살던 삶의 지혜였고 우리네 핏속에 간직되어 있 는 빛나는 유전자다. 다섯아이를 이렇게 따뜻한 품을 가지고 있는 동네 엄마들의 관계망 안에서 키웠고, 나 자신도 이 관계망 안에서 치유받고 성장하며 오늘의 내가 됐다. 중학교품앗이 : 아이들의 목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것이었다. 티켓을 사기 위해 떡볶 이 장사를 하고 벼룩시장에 참여하며 시베리아를 공부했다. 모임의 원칙은 무엇이든 아이들이 스 스로 결정하는 것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영화도 보고 보드게임도 하고 캠프도 진행하며 인생의 선 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우리는 신난다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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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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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나라도서관 생일품앗이 : 품앗이 엄마들은 실내 놀이터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하는 생일파티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의 생일날 놀이터나 집에 풍선을 달고 아이들과 신나게 몸으로 놀아주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소중한 아이의 존재를 확인하는 자리이므로 굳이 선물은 없어도 됐다. 놀이터에서 나눠 마시는 음료수 한 잔으로도 생일은 풍성해졌다. 축하와 축 복의 메시지를 받은 그날을 우리 아이들은 오래 기억했다.

초록나라도서관은 1996년부터 도봉구 도봉 1동의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동화 읽는 어른들의 모임인 ‘또래또’를 결성, 3년간 활동을 펼친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품앗이를 결성하기도 하고 주 부 독서 모임을 갖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오다가, 2004년 9월 컨테이너 박스에서 품앗이 수업 을 진행하던 시기에 도봉초등학교에서 1,500여 권의 아동 도서를 기증받았다. 이에 학부모들은 도봉구 도봉 1동 아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아 초록나 라도서관이 탄생하게 됐다.

초록나라도서관 사랑의 책배달 참여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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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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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이순임(햇살/사랑해)

초록나라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에서 자발적인 엄마들의 교육품앗이로 시작된 모임 이 사설 도서관이라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는 점이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살림하는 주부 들이 동네 안에서 품앗이라는 우리네 조상들 이 남겨준 지혜로 여러 가지 실험적 활동을 했 다. 돈이 오고 가지 않아도 내가 원하고 바라는 아이들 교육, 문화적 향유, 다양한 관계 맺기, 삶의 질 높이기, 나의 공간과 일 찾기 등을 실 현할 수 있었다. 초록나라도서관을 통해 경험 한 활동은 수억 원을 주고도 살 수 없다고 생 각한다. 우리 안에 있는 재능과 자원을 끌어내 도서를 정리하는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들 모습

동네를 활기차게 만들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웠던 초록나라도서관의 기억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초록나라도서관을 찾은 아이들과 엄마들

초록나라도서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도서관의 자원활동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부와 친 목을 동시에 다지는 ‘도서관 친구들’, 도봉산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생태적 삶에 대해 공부하 는 ‘도봉 자연생태 모임’, 품앗이를 하는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그림 그리기, 종이접기, 동화 읽기 등의 활동을 하는 ‘방과후 품앗이 수업’, 저소득 여성 가장의 자녀에게 직접 책을 배달해주는 ‘사 랑의 책배달’ 등 많은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됐다. 또 어린이날 기념 책잔치, 중랑천 생태 탐 사, 우리 동네 영화제 같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초록나라도서관 책잔치 한마당에 참여한 도서관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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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 개구리

마음 돌보기

우물 밖 개구리는 2013년 가사와 육아로 외부 활동이 단절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

마음 돌보기 소모임에서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아무런 편

부활력 프로젝트로 강의를 듣고, 육아 정보를 나누고, 외부 탐방을 함께 하며 이웃과 소통하고 내

견 없이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의사소통을 실행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주 1회 진행되는 모임

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육아에 지친 주부를 성장시켜 이들이 지역의 아이들과 부모

에서 참여자들은 삶의 모든 상황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고 삶의 주도권을 갖고 활기차

들에게 관심을 갖고 마을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육아 커뮤니티 디자이

게 사는 방법을 함께 찾았다. 새로운 회원을 받기보다는 기존 회원들의 결속에 주력했고, 2013년

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부터는 마음의 영역을 넘어 지역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따라 참여자들 친환경 토탈 공예, 숲 해설가와 함께 하는 힐 링 산책, 희망앨범 제작, 상·하반기 간담회,

은 시민사회 활동과 마을축제에 참여하는 등 지역 활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참여의 계기 를 마련했다.

역량교육, 이렇게 5개 프로그램이 매월 운영됐 는데 시간이 갈수록 참여자들의 반응이 뜨거 웠고 결속력도 높아졌다. 비즈반지와 팔찌, 한 지 바구니, 카네이션 볼펜, 친환경 바구니, 크리 스마스 리스, 친환경 샴푸 등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느낌을 정리해 희망앨범을 제작하고, 초 안산과 솔밭공원, 오패산, 무수골을 함께 탐방 했다. 육아와 가정에 묶여 있던 전업주부들은 1년 동안 계속된 강의와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 면서 집 밖으로 나오게 됐고 신선한 자극을 받 친환경 제품 만들기에 참여한 우물 밖 개구리 회원들

았다.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극복하기도 했고,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존귀함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다.

희망앨범 제작에 참여한 우물 밖 개구리 회원들 마음 돌보기 소모임 참여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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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활동

3. 지역 네트워크 활동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좋은도봉아이디UP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2017년 시작된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은 도봉지역 시민사회,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문화예 술, 혁신교육, 여성, 상인, 청년 등이 참여한 포괄적 네트워크다. 도봉시민회를 대표단체로 4개 단 체가 컨소시엄을 이루어 구성됐고 시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활성화하여 진정한 지역협치를 실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21년에는 ‘더나은도봉 시민협력네트워크/도봉시민넷’으로 명칭을 변경 했으며 세부 사업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시민사회 포괄적 네트워크 활성화 20여 명의 시민사회 활동가로 구성된 시민사회 포괄적 네트워크는 인터뷰를 통 해 신규단체를 발굴하여 네트워크에 합류 시키는 활동에 주력했다. 여기서 발굴된 단체들은 네트워크에 합류하여 다른 단체 들과 자연스러운 협업을 실행했다. 시민사회 포괄적 네트워크의 단체 인터뷰 모습

█ 온/오프라인 플랫폼 거점 활성화 온라인 거점으로 홈페이지나 어플을 만 들지 않고 정말 필요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페이스북을 기본 플랫폼으로 삼고 카카오채널로 주 1 회 더나은도봉 소식지를 발행해 배포했다. 사무공간 현황조사를 통해 다수의 시민단 체 사무실의 접근성이 낮다는 사실에 착안 해 더 좋은 환경의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

시민자산화 회의 모습

는 공유 오피스 구성을 논의했으며, 시민 자산화에 대한 요구가 등장하여 주요 의제 로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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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나은도봉 컨퍼런스 진행 시민사회 자립전략 실행기반 마련으로 시민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된 지역의 미래 청사 진을 제시하는 지역 컨퍼런스를 기획, 길고 깊은 숙의 과정이 동반된 컨퍼런스로 설계하여 진행했다.

좋은도봉아이디UP 지역은 주민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고 주민들의 삶 속에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행 정 등은 중층적으로 겹쳐 있으며 각 부문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좋은도봉아이디UP은 이렇 듯 지역의 모든 부문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정책제안이 정치인과 공무원만 의 것이 아니라 주민의 것이기도 하며 주민이야말로 지역의 중요한 공공 행위자임을 알리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아름다운가게 주최로 ‘모든 시민은 정책가다’라는 슬로건 아 래 진행됐으며 미래는 시민이 정부와 함께 공공을 이끌어가는 시대, 시민 이니셔티브의 시대가 된다는 전제 위에 좋은 도봉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그것을 정책화하여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넉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한 달간 접수를 받았는데 51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되었고 엄격한 심 사 과정을 통해 13개 팀이 선정됐다. 선정된 팀은 창조스쿨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세 번의 전문 코 칭을 받고 팀별로 서포터즈를 배정받아 아이디어를 정책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이 끝나 면 정책제안 행사를 개최하여 팀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최종 세 팀을 선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지역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도봉에 대한 관심과 지역주민으로서의 자긍심 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2020 더나은도봉 컨퍼런스

좋은도봉아이디UP 정책제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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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학교 활동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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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활동

4. 지역경제 활성화 너른마루 꿈꾸지

너른마루 너른마루는 2014년 도봉구에서 위탁받아 시 작한 마을 커뮤니티 공간이다. 건강한 차 문화 와 전통차 보급 및 확산을 통해 주민의 건강을 돌보고,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하는 한편 공간을 매개로 마을공동체 활성화 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어르신과 양육자, 장 애인 등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 운영 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고 이곳에서의 소통

너른마루 카페 입구

과 참여를 통해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 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너른마루의 활동 은 네 가지 갈래로 정리할 수 있는데 그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너른마루 카페 전경

1. 너른마루 활동가 성장 프로젝트 ①역 량강화 교육 - 카페 실무 교육, CS 교육 등 연 4회 직무 역량강화 교육 실행 - 다양한 자격증 취득 지원 ② 사회참여활동 및 경제활동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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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민 성장을 돕는 공간 운영

4. 공익활동 프로젝트

① 소모임 운영

①너 른마루의 수익금 전액 지역 환원

- 캘리그래피, 퀼트, 기타, 우쿨렐레, 중국어, 영어, 어반스케치, 수묵화, 꽃꽂이, 다도 등 다양한 주제의 소모임 운영

②사 회공헌활동 지원사업 - 참여자의 경력을 고려하여 적합한 기관에서 소정의 활동비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 소모임 활동 전시공간 지원

기회 제공

- 배워서 나누는 재능기부 활동 프로세스 제공

③ 시니어활동 지원사업 - 바리스타 교육 및 자격증 취득 지원 - 시니어카페 취업 기회 제공 - 지역 초등학생을 위한 특강수업 기회 제공 ④청 소년활동 지원사업 - 마을공동체학교 제프와 연계하여 청소년 직업체험 교육 실시 - SE마켓과 연계하여 사회적경제 교육 실시 - 청소년 대상 UCC공모전 진행

너른마루 다도 소모임 활동 모습

너른마루에 전시된 소모임 참여자들의 작품

- 도봉기후위기 청소년시민활동팀 지원 ⑤나 눔가게 씨감자

② 지역자원 연결

- 누군가 차 한 잔 값을 미리 계산하고 씨감자 종이에 메모를 남기면 후에 찾아온

- 소모임 참여자들이 방과후학교 교사, 마을학교 강사, 복지관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할

누군가가 그 음료를 마시며 답장을 남기는 나눔 프로그램 운영

수 있는 기회 제공 - 프리마켓, 마을축제 등 지역 활동에 참여할 기회 제공

3. 장애인 및 친환경 문화활동 지원 ① 문턱이 없는 베리어 프리 공간인 너른 마루에서 <장애인 인권영화제> 개최 ② 친환경 면생리대, 커피찌꺼기를 이용 한 퇴비, 친환경 장바구니 등 친환경제 품 만들기 무료강좌 실시

문턱이 없는 너른마루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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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마루에 비치된 씨감자 게시판

씨감자 종이에 적힌 따뜻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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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이은경(온달)

우범지역 창동역의 변화 10여 년 전 창동역 1번 출구로 건너가기 위해 들어서는 굴다리는 지나가면서 눈을 들면 안 되 는 곳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과 눈이 마주치면 시비가 걸리기 일쑤였다. 처음 너른마루 카페를 오픈하고 2번이나 큰 유리창이 청소년들의 싸움으로 깨지기도 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창동역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낀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 감사한다. 얼른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청소년들이 너른마루에 가득 모여서 과제를 함께 준비하는 모습을 보 고 싶다.

성장의 장:지역주민에서 활동가로, 다시 리더로 너른마루에서 활동하는 지역주민들은 처음에 지역활동가란 명칭을 상당히 낯설어했다. 그냥

제9회 너른마루 활동가 워크숍

커피가 좋아서 왔다는 한 주민은 라테아트 자격증을 땄는데도 실력을 펼칠 곳이 없다며 자원봉 사라도 좋으니 커피를 내릴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가들이 이젠 자긍심을 가지고 멋진 바리스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봉사자로 왔다가 활동가로, 매니저로, 그리고 팀장으

법인화를 향한 뜀박질

로까지 성장하기도 하고, 직접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고, 다른 카페의 매니저로 취업을 하기도 한

오래전부터 도봉시민회 법인화를 준비해왔는데, 시민단체가 법인이 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

다. 지역 활동에 참여하여 공익활동가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너른마루의 소모임 강사들

다. 그런데 하늘의 도움이 있었는지 너른마루를 위탁하기 위해 법인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 일시

도 여기서 처음 강의를 시작해 이젠 경력자가 되어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거나 직접 소모임을

적으로 그 제약이 풀려 그동안 준비했던 비용과 자료로 법인화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법인이 되

운영하는 등 또 다른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기회가 이곳 너른마루에 있는 것이다.

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너른마루 위탁으로 도봉시민회가 얻게 된 혜택이다.

누구나 바라는 성장의 기회를 이곳 너른마루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한 꿈이 이곳에 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간 자격증이 있어도 취업은커녕 봉사할 곳도 마땅히 없던 이들이 꿈도 실현하고 공익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른마루다. 시간을 나눠 일한다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수입이 적다는 단점 보다는 활동시간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고 경력이 없어도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 또 한 일반 카페를 이용하기 어려운 휠체어 이용자, 어린아이를 동반한 양육자, 어르신, 소모임 운영 자들이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수익성을 조금 내려놓고 공익성을 높이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간이 되도록 항상 고민하는 운영진의 노력이 고맙다.

너른마루 1주년 기념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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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마루 카페에서 열리는 강좌들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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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도봉시민회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있는 주부들이 지역에서 아이들과 함께 교육 활동을 하는

참여자 인터뷰 그 사람 그 스토리

조용민(하이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2008년 도봉시민회 활동가들은 지역주민의 힘으로 아동 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자 버드나무학교와 연계하여 교육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을 대상으 로 정보화나눔, 리더십, 자연생태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2년간의 준비 끝에 2010년 2월 1차 서울 시 사회적기업에 지정됐다. 사업명은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꿀단지라는 뜻의 꿈꾸지였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버드나무학교 오리엔테이션 첫날. 지역 활동도 하고 돈도 버는, 지역에 기 여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45명과 함께 첫발을 내디딘 그날이다. 또 ‘교육공동체 꿈꾸 지’가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날도 빼놓을 수 없다. 버드나무학교와 꿈꾸지를 운영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 참여자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온 것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꿈꾸지 활동 당시 성공회대학교에 개설된 사회적기업가학교 기초 과정을 수강했는데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그때 함께 했던 분들을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꿈꾸지 활동을 기 반으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계속 일할 수 있었고, 지금은 사회적경제 교육을 하는 동아리를 이 끌고 있다. 도봉시민회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알게 된 것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꿈꾸지 직업체험 수업 장면

꿈꾸지는 취약계층 여성을 전문강 사로 양성하여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 동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 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특 히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청 소년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단순한 컴 퓨터 교육이 아닌 자격증 취득까지 연결되는 정보화 교육을 진행했다. 이 런 활동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 서비스 제공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을 향상시키는 한편 수익금을 지역에 환원하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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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정보화나눔 강사 직업체험에 참여한 청소년들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가학교 입학식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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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활동

5.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 책마루

책마루 마을카페 책마루는 도봉문화정보도서관 1층에 위치해 있다. 입찰을 통해 도봉시민회가 도봉구 청과 운영계약을 맺고 2020년 11월 영업을 시작했다. 너른마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들과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참여하게 된 분들이 고루 섞여 11명의 활동가들이 카페를 운영한다. 도봉시민회가 마을카페 책마루를 운영하는 이유는 도봉시민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이라 는 큰 뜻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지만 경력자 위주로 직원을 뽑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 초년생으로 치부되는 퇴직한 전문인력,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자신의 꿈 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책마루는 활동가들의 전문지식과 실무 경력을 활용한 활동을 지원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 확대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며, 개인의 역량강화와 네트워크 참여를 독려한다는 운영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가치를 찾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자 하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의 장을 마련하여 신중년 들에게 다양한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공헌활동의 의미를 뿌리내리고 확산시키는 매우 뜻깊은 활동이다. 그래서인지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의 자부심과 만족감 또한 매우 높다. 코로나로 인해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2021년에는 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활동의 폭을 넓혔고, 활동가들을 트레이닝하여 개인적인 역량을 높였으며,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마을카페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책마루 활동가들의 유쾌한 모습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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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성장 스토리

1. 도봉시민회를 연 사람들 재미가 있어야 오래 할 수 있다 … 박철수 正보다는 情에 가까운 … 정보연 지역 활동의 연결고리 도봉시민회 … 김은경

재미가 있어야 오래 할 수 있다 … 박철수 1996년 도봉푸른청년회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지역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북한동포 돕 기운동을 시작했고, 2000년 도봉시민회 창립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도봉시민회가 재정 적으로 어려웠던 2002년에는 매달 상당한 금액을 후원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4년간 도봉시민 회 대표를 맡았는데, 이 시기는 도봉시민회 활동가들이 자신들의 활동영역과 방식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자율성이라는 단체문화를 만들었던 때이기도 하다. 안성의료생협 초기에 생협에 들어가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결국에는 가지 않았다. 아마 거기 갔으면 유명해졌을 거다.(웃음) 당시 양의사였던 이인동 선생님은 안성의료생협에서 일하면서 유명해졌다. 나는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 자기 희생적인 활 동과는 안 맞다. 오래 못 한다. 재미가 있어야 오래 할 수 있다. 즐거운멤버, 즐거운코디네이터 같은 재미 있는 활동을 많이 했고 이벤트를 좋아해서 딱따구리 자연학교와 초안산 작은음악회에 열심히 참여했다. 도봉시민회 대표를 할 당시에는 현장에 뛰어 들어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에 만족한다. 20년이 지나 지금 도봉시민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21세기에 제일 많은 질병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봉시민회에서 우울증 치료를 위한 사업을 하면 좋겠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싸우는 역할보다 싸움을 말리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도봉시민회 회 원들이 오래오래 즐기면서 활동하면 좋겠다.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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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보다는 情에 가까운 … 정보연

지역 활동의 연결고리 도봉시민회 … 김은경

지역의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취지로 1996년에 도봉푸른청년회라는 걸 만들었다. 자원봉사도

참여하고 있던 정치학회 소모임 회원 중 한 분이 내가 아이들 때문에 도봉구로 이사 온 것을 알

하고, 여러 가지 강좌도 열고, 동아리도 운영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이렇게 2년 정도 활동

고 도봉시민회에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해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시민이

하고 1998년 민주당에 입당해 구의원에 출마해서 4년간 구의원으로 활동했다. 시작은 청년회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도봉구 여성위원회 외부 위원장으로 임명돼서 여성센터를 만드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주부 중심의 조직으로 성격을 바꿔보자는 제안을 했고, 자문위원들이 찬성

는 작업도 하고, 중앙 활동도 병행했다. 정보연 대표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내가 대표직을

해서 2000년에 도봉푸른청년회를 도봉시민회로 전환했다.

맡게 됐는데, 여성들이 중심이 돼서 움직이는 분위기라서 재미있게 활동했다. 창동 사거리에서

구의원으로 임기를 다하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봉시민회 활동을 했다. 나는 사회가 안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도봉시민회는 안전했던 것 같다. 실패해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

창동역 뒤 성당 근처로 사무실을 옮기기 전까지 대표를 맡았다. 이사할 때 서로 도와가며 준비했 던 기억이 난다.

고, 뭐든지 해보자는 문화가 있었다. 그렇게 활동했다. 도봉시민회의 운동은 정의의 正보다는 情

2008~2012년까지 도봉시민회에서 리더십 강좌를 했다. 내가 있던 세종리더십연구소에서 사용

에 가까운 것 같다. 운동을 명확히 규정할 수 없어 더 매력적이라고 할까. 서로 같이 성장하는 것,

하던 콘텐츠를 적용했는데, 이 강좌를 수료한 분들은 복지관이나 초등학교로 강의를 나갔다. 버

치유와 키움, 나눔이라는 활동을 정의하고 우리 방식을 만들어냈다.

드나무학교의 리더십 강좌는 19회까지 했다. 자연해설과 리더십이 만나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

즐거운멤버 활동을 할 때 사람과 함께 성장한다는 모토로 행복한 학교라는 걸 했다. 왜 행복해

다. 리더십 교육은 이후 꿈꾸지 사업으로 이어졌다. 당시 사업 참여자들은 활동도 열심히 하고 개

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없느냐는 소박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했는데, 정해진 기간 동안 세

인적으로 공부를 더 해서 자기 역량을 키운 분들이 많다. 그 과정에서 도봉시민회가 큰 역할을 해

명의 강사와 함께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심리치료 프로젝트였다. 사람을 확 바꿔주고 치유해주는

주었다. 정보화나눔에 참여한 분들도 같은 맥락이다. 여성들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과정에서 연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성장 프로그램이었다. 3월부터 6월까지 여행도

결고리 역할을 한 것이 도봉시민회다.

가고, 하루 종일 놀기도 하고, 술도 먹으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스무 명 정도 시작해서 열

버드나무학교와 정보화나눔을 아이템으로 사회적기업을 할 때 노출된 문제로 사업이 중단된

서너 명 정도 남았다. 하반기에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출하도록 했다. 꼭 시민운동 관련 활동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신만의 커리어가 축적되어 독립이 가능할 정도가 될 때까지 기다렸으

이 아니어도 됐다. 뭐든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출하면 한 프로젝트당 50만 원 정도 지원했고

면 좋았을 텐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받게 된 국비

두세 명씩 팀을 짜서 12월까지 실행했다.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망하

와 시비 지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든 흥하든 자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성장하게 되니까. 그중에서 괜찮은 프로젝트는 다음 연도 도봉시민회 사업으로 선정했다. 도봉여성희망학교도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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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는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한 때도 있고 축소돼서 명맥만 유지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보면 도시재생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협동조합 같은 풀뿌리 운동을 도

우리 사회는 경쟁이 심하고 속도가 빨라서 늘

봉시민회는 20년 전부터 해왔다. 도봉시민회가 20년 전부터 하던 운동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다

긴장하고 산다. 많은 발전을 했지만 사람들 사는

른 단체나 기관들이 현재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그런 이유에서 도봉시민

모습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나

회의 존재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민단체로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는 치유의 정치를 해보고 싶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 몇몇 사람에 의해

도봉시민회는 참 선도적이었던 것 같다. 세상을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지만 여전히 많은 회원들의 애정과 격려 속에서 건강하게 움직

향기로 변화시키는 활동에 기여하고 싶다.

이고 있기 때문에 아직 희망이 있다.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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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성장 스토리

2. 도봉시민회의 현재를 움직이는 사람들 실패해도 괜찮아 … 이은경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 오경희

실패해도 괜찮아 … 이은경 도봉시민회 사무실 벽에 오랫동안 걸려 있던 글귀가 있다. ‘실패해도 괜찮아.’ 누군가 써놓은 이 글귀는 주부에서 지역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우리에게, 서류 작업도 회계 보고도 모든 게 낯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 유지는 노력이다 … 조이전

설었던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게 만들었다. 카페에서 일한 경험도 없이 어깨

배움의 과정에서 마을활동가로 성장하다 … 문세정

너머로 배운 실력으로 겁 없이 카페 문을 열게 했고, 경영상의 어려움이 닥쳐도 긍정적으로 고민

도봉시민회 3년차 이용자입니다 … 김점숙

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게 했다. 백지상태에서 배우며 도전하게 만든 힘은 도봉시민회 사무실에 걸려 있던, 실패해도 괜찮다고 우리를 감싸주던 그 글귀다. 이 지면을 빌려 글을 써주신 그 누군 가에게 감사를 표한다. 도봉시민회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기억 한 가지가 떠오른다.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를 위탁 운영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조직인 도봉시민회‘랑’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어려웠다. 지역의 공익 카페이므로 지역주민들이 활동하고 운영하며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더 이상 추진하 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서 너른마루와 책마루 활동가를 중심으로 다시 협동조합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는 소식이 반갑다. 만약 실현된다면 지역의 활동가 양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도봉시민회 30살! 40살! 그리고 시민단체 환갑잔치! 와, 벌써 설렌다. 10주년 때만 해도 참 멀게 느껴졌는데 20주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앞으로 다시 10년, 30 주년은 더 빨리 올 것 같다. 10주년 때 서로 깔깔대며 꿈꾸듯 그렸던 우리의 건물이 지금 20주년 엔 현실로 다가와 ‘시민자산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지역과 시민이 모여 서로의 힘으로 공 간을 마련하여 꿈꾸는 장을 만들고,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역에서 사업 을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회원들의 귀한 회비를 월세로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꾸리는 활동가들에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 을까. 지난 10년간 도봉시민회가 건물주에게 지불한 돈이 1억여 원이다. 진작에 우리 건물을 구 입할 생각을 왜 못 했을까. 단체들이 모여 공간을 공유하고 활동을 공유하면 지금보다 더 힘이 날 텐데.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모아 오늘 ‘시민자산화’를 그려본다. 그러다 보면 30주년 땐 우리 건 물에서 지원에 목매지 않고 우리 자금으로 하고 싶은 지역 활동을 당연하게 하고 있지 않을까? 어떤 사업을 하든 공익적인 우리의 활동이 당당한 힘을 발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10년 안에 시 민사회가 제안하는 정책이 수용되고 시민사회의 저력이 인정되는 사회,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 성을 공감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도봉시민회가 지역에서 든든한 지지대로서 버팀목이 되어 많은 주민들이 ‘활동가’로 성장하고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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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대한 관심이 ‘운동’을 넘어 당연하게 누리는 ‘생활’로 펼쳐지길 바란다. 순수 시민단체로 30년을 살아낸 ‘도봉시민회’는 도봉지역의 보물이 되지 않을까? 도봉구는 물론 서울의 소중한 보배로 다시 10년을 또 살아가련다. 모두 파이팅!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 유지는 노력이다 … 조이전 2015년 도봉혁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도봉구 마을교육활동가로 창동권역 마을학교를 진행하 면서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를 알게 되었다. 혁신교육사업으로 관내에 마을학교가 활발하게 진 행되던 때라 지역주민들과 초등학생들은 방과후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하고 질 높은 수업 을 마을학교를 통해 경험하고 참여했으며 참여 열기도 높았다. 도봉시민회는 2016년에 거점기관과 함께 하는 혁신교육사업을 진행하면서 알게 됐다. 당시 도봉시민회 사무국장이 너른마루 매니저 일을 제의했고 이를 수락해 연을 맺게 되었다. 서비스업 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였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 관리였고, 그 다음이 메뉴 만들기 였다. 함께 하는 동료가 있었지만 혼자일 때는 약간 두렵기도 했다.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 유 지는 노력이다’라는 생각으로 몇 년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활동했다. 어느 정도 카페 운영에 대한 흐름이 눈에 들어올 때 즈음 도봉시민회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여러 사람들한테 도봉 시민회가 도봉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시민단체’라는 것 뿐이었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사단법인 도봉시민회가 어떤 단체이며 도봉구에서 어떤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 오경희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궁금증을 가지게 된 것이. 딱히 이렇다 하는 주력사업은 없지만

재미나게 활동하고 싶은데 자꾸 일이 많아져요. 이게 요즘 나의 고민이다.

초기 선배들의 활발한 활동 무용담은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는 선

처음 도봉시민회와 인연이 된 정보화나눔으로 소소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생각했다. ‘이런 신

배 활동가와 역대 시민회 대표님들이 계시지만 후배를 양성하고 계속 도봉시민회와 함께 활동하

세계가 있다니!!’ 젊은 시절에 사회생활을 1년 정도 한 게 다여서 도봉시민회의 모든 활동이 새롭

는 선배들이 많이 없는 점은 아쉽다.

고 또 재미있었다. OA과정을 배우면서 정보화나눔 강사님의 칭찬에 흥이 나서 난생처음 공부를

2019년에는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해 일 나눔을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해 정

해보겠다는 욕심을 가지게 됐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나의 모습에 적잖게 놀랐고, 친정엄

확히 알게 되었다.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하는 기관은 참여기관과 운영기관으로 나뉘

마는 혀를 끌끌 차며 “하랄 때 하지 굳이 아이들 키우는 지금 왜 공부를 하겠다고 나서냐”며 등짝

는데 2021년 도봉시민회는 5년간 해온 참여기관의 역할을 내려놓고 운영기관에 지원했다. 아기

스매싱을 날리셨다. 보란 듯이 공부를 마치고 다시 도봉시민회로 돌아온 때가 너른마루 사업을

가 태어나 성장하듯이 참여기관 5년을 했으니 이제는 운영기관을 해도 잘할 수 있을 거란 믿음과

위탁받은 2014년이었다.

신뢰가 있었다. 주위에 많은 도움으로 2021년 운영기관에 선정되어 25개 자치구 모두를 아우르

도봉시민회에서 너른마루를 위탁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요정님을 만났더니 카페 봉사 활동을 제안해주셨고 그것을 기회 삼아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은 도봉시민회의 안살림을 맡 아 꾸리는 한편 네트워크 사업과 마을카페 책마루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재미있던 일도 많았고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도봉시민회와 함께 한 십여 년의 활 동으로 내가 성장한 것처럼 지역주민들도 자원활동가로 함께 하면서 인생의 다음 단계를 꿈꿀

지는 못했지만 목표 인원을 달성해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활동가를 양성하고 지역공 동체를 활성화함으로써 도봉시민회만의 색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함께 하는 인연이 있고 같이 가는 동지가 있기에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 다. 사람과 이웃을 생각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으로 치유, 키움, 나눔의 정신을 한데 모아 함 께 하는 세상을 꿈꾸는 도봉시민회의 큰 도약을 기대해본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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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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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과정에서 마을활동가로 성장하다 … 문세정 도봉시민회? 참 생소하고 다가가기 쉽지 않은 무거운 이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같은 학부 모이자 이웃이었던 친구의 손에 이끌려 생소하게만 느껴지던 도봉시민회에 한발 내딛게 된 게 2008년 봄이다. 동네 지인들과 삼삼오오 손을 잡고 컴퓨터를 배우러 도봉시민회를 찾았다. 몇 해 컴퓨터를 배우며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도봉구청 지원으로 컴퓨터 강좌도 진행했는데 그때 도봉 시민회가 큰 역할을 해줬다. 배움과 나눔의 과정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데 도봉시민회가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었다. 2014년 문을 연 너른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너른마루를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작은 역 할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매니저로 일한 지 벌써 7년이 되었다. 매니저 업무를 하면서 힘 들기도 했지만 많은 경험을 통해 또 한 발짝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것이 치유라면, 너른마루에서 활동하면서 나는 치유받았다. 주민들

도봉시민회 3년차 이용자입니다 … 김점숙

스스로 만든 모임을 지원하는 과정이 키움이라면, 너른마루의 소모임과 강좌를 운영하는 과정에

나는 도봉시민회 컴퓨터실에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르친다. 주로 한글, 엑셀,

서 주민과 강사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주민운동의 필요성을 느꼈고 나도 마을도 행복한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법 같은 기본적인 것을 가르친다.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사람, 남편

키움을 경험했다.

이나 자식에게 컴퓨터를 모른다고 싫은 소리를 들은 주부, 도봉시민회 회원의 지인, 자격증 취득

너른마루에서 나는 순간순간 즐겁고 행복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다.

을 원하는 사람들이 수업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도봉시민회 활동가가 아니라 이용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을 얻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지금까지 활동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나는 그저 도봉시민회의 컴퓨터실을 이용할 뿐이라고

해오지 않았나 싶다. 너른마루와 함께 한 7년의 활동 목표가 ‘더 성장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 나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활동가는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의 활동 목표는 욕심내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자분자분, 한 걸음씩 여유롭게 정도를 걷는 것이다.

힘쓰는 사람’이고, 참여자는 ‘어떤 일에 참가하여 관여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도봉시

지금까지 바쁘게 활동해오면서 혹 놓쳐버린 무언가가 있나 되새김하는 시간도 가져야겠다.

민회 활동에 참여하지는 않고 있어서 스스로를 이용자라고 부른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13년까지 컴퓨터를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며 행복했다. 일할 기회도 많 았고 경제적 보상도 있었다. 몸을 혹사당하지도 않았다. 그 모든 게 나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적 혜택 같았다. 강사 일을 그만두고 나서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래서 일주일에 2시간은 반드시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 일을 시 작했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그 일도 참 좋았는데 너른마루에서 도봉시민회 사람들을 만난 게 계 기가 되어 도봉시민회 컴퓨터실에서 컴퓨터를 가르치게 됐다. 2019년 5월, 강의를 시작했을 때는 네댓 명 정도 참여했는데 수강생이 점점 늘어 어떤 날은 강 의실이 가득 차기도 했다. ‘내가 강의를 잘해서 이렇게 사람이 늘었나’ 생각하며 신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오경희 사무국장의 적극적인 호객행위가 있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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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참여자들의 실력이나 연령, 요구사항이 다양해서 수업진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도

도봉시민회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일로 새 친구들이 생겼고, 규칙적인 생활로 활력을 얻었고,

하지만 현재까지 별문제 없이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참여자 중 한 분은 2년째 네이버 블로그를

이타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얻었다. 이러한 기쁨을 함께 누릴 친구들을 언제나 기다리

이용해 타자연습을 하고 있는데 이미 5권의 책을 입력했고 컴퓨터 이용 능력도 매우 출중하다.

고 있다. 도봉시민회의 컴퓨터 수업은 냉난방 시설이 완비된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최고 사양

그분을 독려하기 위해 나도 영어책 입력을 시작했다. 거의 매일 아침 10~20분간 컴퓨터 앞에 앉

의 최신 컴퓨터로 진행되진 않지만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쉬는 날 없이 수업한다.

다 보니 생각지도 않게 나의 하루가 즐거워졌다. 타자를 치는 것은 누구나 하는 굉장히 쉽고 기

단, 국가공휴일은 쉰다. 컴퓨터에 대한 공포가 있거나 가족, 친구, 지인한테 컴퓨터 때문에 한소리

초적인 일이지만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타자연습

듣고 싶지 않은 분들 환영합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나게 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효과가 컸다. 초 보자인 그분이나 컴퓨터에 익숙한 나나 마찬가지였다. 컴퓨터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서 만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있는데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별로 보지 못했다. 도봉시 민회 활동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프로젝트나 목표를 가진 행사도 훌륭하지만 타자연습 처럼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쉽고 작은 일들을 꾸준히 멈추지 않고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 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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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 성장 스토리

3. 도봉시민회의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더 많이 발전하고 번창하길 … 김수경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도봉시민회 … 조용민 꾸준히 성장해온 도봉시민회 … 문세정 손에 손잡고 굴비 엮듯 엮어서 … 오경희 치유, 키움, 나눔의 비전 … 조이전

더 많이 발전하고 번창하길 … 김수경 2021년 2월 총회자료집을 보니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고 네트워킹 도 하면서 잘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은 자치단체와 바로 소통할 수 없지만, 단체는 개인의 욕구를 모아 자치단체와 소통할 수 있다. 개인의 힘은 작지만 단체는 대안을 찾아 말하는 스피커가 될 수 있다. 도봉시민회 활동가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고 결과에 힘들어하 지 않고 삶의 기쁨을 찾고 서로 소통하는 활동가들이 되길 바란다. 사 업을 기획할 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좋겠다. 도봉시민회가 더 많이 발전하고 번창하길 바란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도봉시민회 … 조용민 도봉시민회에서 하던 일을 이제는 다른 단위에 서도 많이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즐거운멤버와 즐 거운코디네이터 사업은 도봉시민회의 모토인 치 유와 키움에 잘 부합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비슷한 사업을 진행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도봉시민회이 길 바란다.

꾸준히 성장해온 도봉시민회 … 문세정 도봉시민회의 20년을 돌아보니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보람 있고 행복한 기억이 더 많다.

20년 동안 쉼 없이 크고 작은 파동을 겪으며 꾸준히 성장해온 도봉시민회. 그 속

앞으로의 활동에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도록 도봉시민회

에서 나의 가치를 찾아 행복해지고 있는 나! 앞으로도 함께 뜻을 모으고 같이 성장

의 미래를 그려본다.

하는 도봉시민회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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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시민회를 축하하다

도봉 시민사회의 큰언니 도봉시민회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지회 전 대표 신은옥 도봉시민회 사무실에 들어서면 게시판에서 부착된 ‘도봉시민회의 고마운 인물들’로 소개 손에 손잡고 굴비 엮듯 엮어서 … 오경희 그동안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지역의

된 남성 활동가 세 분의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저에게 도봉시민회는 지역 시민사 회의 ‘따뜻한’ 언니들의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수많은 연대회의, 도봉시민회 내부회의로 바쁘게 지내온

두 아이의 엄마로, 공동육아 어린이집 운영자로 한참의 시간을 보낸 후 2017년 참교육학부

시간들 속에서 나는 잘하고 있는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

모회 동북부지회 대표로 오랜만에 다시 지역사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처음 만난 도봉시민

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심정으로 급하게 달려왔다.

회 활동가들은 따뜻한 환대로 지역활동가를 맞이해주는 ‘따뜻한 언니들’이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활동이라는 믿음을 갖고 늘 입버릇처럼 하던 말대로 손 에 손잡고 굴비 엮듯 엮어서 작고 더딘 활동을 계속해 나 가고 싶다. 힘들고 화나는 순간들이 있지만 함께 하는 동 료들이 있으니 오늘도 힘을 내본다.

이 ‘따뜻한 언니들’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역사회의 미래를 고민하고, 도봉시민회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진심으로 후배들을 동료로 존중하는 활동가입니다. 이 ‘따뜻한 언니들’은 쉽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적 인 활동가입니다. 이 ‘따뜻한 언니들’은 지역의 선후배를 연결해주고 웃음과 활력을 전파합니다. 도봉 시민사회의 ‘따뜻한 언니’ 도봉시민회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 30년, 40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치유, 키움, 나눔의 비전 … 조이전 도봉시민회가 치유, 키움, 나눔의 비전으로 지난 20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면 미래 20 년을 위해서는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고 건강을 지키며 즐겁게 같이 할 수 있는 일거 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의 장이 되는 도봉시민회,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도봉시민회, 과거의 성공이 아닌 미래의 꿈에 취하는 도봉시민회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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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든든한 우산 도봉시민회

도봉시민회 20주년 축하 메세지

LOE 대표 최인설 도봉의 활동가로서 지난 몇 년간 경험한 도봉시민회는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습 니다. 그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2017년 시민협력플랫폼 실무자로 일하면서 제대로 도봉시 민회를 만났습니다. 지난 몇 년의 활동을 돌아보면 도봉시민회는 도봉 시민사회의 네트워크 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시민협력플랫폼이라는 사업을 도봉시민회의 사업이 아닌 도봉 전체를 위한 사업으로 인정하고 지역에 공유하였으며, 동시에 대표단체로서 든든한 우 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시민단체 네트워크에 꼭 필요한 것으로 빈번한 만남과 모임을 꼽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개별 단체를 넘어 지역을 생각하고 어떤 경우에는 책임까지 감당하는 조직의 존재가 더 중 요했습니다. 도봉의 활동가로 일하면서 보아온 도봉시민회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잘 드러 나지도 않는 그 책임을 맡아 묵묵히 해내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도봉시민회의 20주년이 정 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30년, 40년이 가도 계속 도봉시민회로 있어주길 바랍니다.

도봉시민회의 20주년을 축하합니다 청년인정협동조합 대표 홍주현 저에게 도봉시민회는 친정과 같은 곳입니다. 2019년 동네 청년모임이었던 청년인정을 협 동조합 법인으로 만들고 지역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막막했습니다. 사무실, 예 산, 지역 네트워크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필요했던 순간 어느 지역이나 시민회, 주민연대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가 중심이 되어서 시민사회 활동을 한 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주저 없이 도봉시민회로 연락했고 시민회 선생님들은 청년의 일 이면 당연히 도와야 한다며 일면식도 없는 우리 단체에 사무실을 내어주시고 격려해주셨습 니다. 도봉시민회의 핵심가치인 치유, 키움, 나눔을 제가 도봉구에서 클 수 있도록 나눠주신 마 음 덕분에 저도 다른 활동가에게 똑같이 그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네에 서 처음 함께 동거동락한 어른이 선생님들이어서 참 다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좋은 뜻을 가지고 관계로, 놀이로, 활동으로, 이웃으로 계속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도봉시민 회의 20주년 축하드리며 30주년 40주년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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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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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도봉시민회 Dobong-human community 전

화 02-998-5682

홈페이지 http://dbca.or.kr 다음카페 http://cafe.daum.net/dhcd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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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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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동북권 아카이브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지 은 이

사단법인 도봉시민회

발 행 일

2021년 12월 27일

발 행 처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01414)서울특별시 도봉구 마들로13길 84 창동 아우르네 2층

02-906-2018

이 메 일

info@dbnpo.kr

홈페이지

www.dbnpo.kr

디 자 인

아리에뜨 ariette.co.kr

*이 책의 저작권은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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